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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환희 대한민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장 “지방의회 예·결산 심사 능력 강화로 신뢰받는 의회 만들 것”

    박환희 대한민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장 “지방의회 예·결산 심사 능력 강화로 신뢰받는 의회 만들 것”

    대한민국시도의회 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국민의힘·노원2)은 지난 19일 국회 도서관에서 ‘혁신적 업무효율 향상을 위한 예·결산 분석시스템 연구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박환희 운영위원장이 지난해 8월 협의회장에 당선된 직후부터 전국 17개 시도의회 운영위원장을 상대로 꾸준히 시스템 도입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꾸준히 설득하고 여러 차례 관계기관 면담과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는 첫걸음으로 평가된다. 박 협의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방의회 예·결산 심사기능에 대한 시민의 기대와 요구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예·결산분석시스템의 도입은 지방의회의 예·결산 심사 기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이바지할것으로 기대된다”며 세미나 개최의 취지를 설명했다.이번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관한 이철규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천명하고 있는 정부의 바람과 같이 전국의 지방의회가 통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우수한 예·결산분석시스템이 구축되고 지방의회의 재정통제 기능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인 서울시의회의 김현기 의장은 “세미나가 지방행정과 교육행정을 선도하는 싱크탱크 지방의회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지방의회의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방재정에 대한 지방의회의 역할 강화가 시민의 복리 증진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의 인사를 건넸으며,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시민을 향한 전국의 모든 지방의회의 끊임없는 노력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축하 인사를 대신했다.개회식에 이어 발제에 나선 한국지방재정학회 임동완(단국대학교)·허형조 교수(단국대학교)는 지방의회 예산과 정책 분석 자료 축적·관리·활용을 위한 업무지원시스템 도입방안을 제시하고, 기존 각종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예산·정책 업무의 고도화와 이용자들에 대한 의견수렴, 이용자 활용성 강화를 위한 통일된 매뉴얼 배포 등을 제안했다. 이어 박선춘 CG INSIDE 대표, 전라북도의회 김정수 운영위원장, 대전광역시의회 송활섭 운영위원장, 서울시립대학교 금재덕 교수, 서울연구원 박형수 원장, 대한민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정유훈 수석전문위원이 시스템 구축 필요성과 기대효과, 시스템 효용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제안 등을 자유롭게 제시했다.이날 세미나는 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하고 박환희 협의회장, 이철규 국회의원, 한국지방재정학회와 한국정책개발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아울러 지방의회 예·결산 분석시스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정치락 울산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 심영곤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운영위원장, 이칠구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신종철 경남도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함께 자리했으며 전국 지방의회 예·결산 업무 담당자들과 국회예산정책처를 비롯해 관계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스템 도입과 향후 운영계획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 박 위원장은 세미나를 마치며 “모든 지방의회가 통일된 예·결산 분석시스템을 갖추고 활용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 등 관계기관의 협조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국비 지원 등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 마포, 아이도 어른도 행복한 독서 프로그램

    마포, 아이도 어른도 행복한 독서 프로그램

    서울 마포구 마포중앙도서관은 구민의 나이와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아동 대상 프로그램으로는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전통 예절을 배우는 ‘우리와 세계의 전통 예절 교실’과 책 소개 영상을 직접 콘텐츠로 제작해보는 ‘마중도 어린이 북튜버’ 등이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인문학 프로그램 ‘화요 미시(味詩)회’는 8월 1일까지 매주 화요일에 진행된다. 김경후 시인과 함께 현대 시인의 시 세계를 탐구하고 더불어 참가자들이 직접 시를 쓰고 다른 참가자들과 합평할 예정이다.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강연 ‘고전 문학, 이야기의 기원을 찾아서’도 마련돼 있다. 극단 ‘산울림’이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작품의 배경을 소개한다. 설화 ‘아기 장수’를 비롯해 프랑스 동화 ‘파랑새’, 이솝 우화, 그리스 신화 등 고전 문학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본다. 구는 프로그램 운영 후 만족도 조사를 통해 내년도 독서 프로그램 편성에 반영할 계획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올여름 시원하고 쾌적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맞춤형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즐기며 더위를 피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알찬 자기 계발의 기회이자 건전한 여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명동역서 남산까지 ‘친환경 곤돌라’ 띄운다

    명동역서 남산까지 ‘친환경 곤돌라’ 띄운다

    서울 남산에 명동역에서 정상부로 이어지는 ‘친환경 곤돌라’(조감도)가 설치된다. 서울시는 운영 수익을 생태환경 복원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환경을 해치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19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시는 대립 개념인 ‘환경 보전’과 ‘이용’을 융합하기 위해 협력을 기반으로 생태환경 보전과 쾌적한 시민 여가 공간 조성을 조화롭게 발전시킨다는 목표다. 이날 발표의 핵심인 곤돌라는 명동역 인근에 위치한 남산예장공원에서 출발해 남산 정상부까지 약 800m를 이동한다. 다인승 객차 두 대가 움직이는 케이블카와 달리 이번에 설치되는 곤돌라는 10인승 캐빈 25대가 동시에 움직이며 승객을 수송한다. 10인승 25대가 운행해 시간당 1600명에서 최대 2000명까지 오갈 수 있다. 2025년 준공이 목표다. 예산은 4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남산에는 1962년부터 민간에서 운행해 온 케이블카가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됐고 접근성이 낮아 새로운 교통수단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2021년 8월부터 경유 관광버스 진입을 제한한 이후 순환버스와 케이블카만으로는 관광객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곤돌라를 통한 관광객 분산과 주변 발전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는 이와 함께 남산도서관에서 남산야외식물관으로 이어져 남산의 자연경관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를 조성한다. 남산의 숲자원과 연계해 전국 지역별 대표정원을 한자리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야외숲 박물관도 만든다. 필요 시기와 재원 등은 곤돌라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는 하반기에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곤돌라 이용 요금 등도 이 시기에 같이 결정된다. 남산 생태복원과 발전계획은 외부 인사로 구성돼 지난 12일 발족한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를 통해 논의한다. 우선 곤돌라 수익금을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 조례를 제정해 생태환경보전지역을 확대하고 식생 병충해, 외래식물 예방·관리를 위한 친환경 방제 활동도 시행한다. 한봉호 협의회 위원장은 “환경단체 및 관련 전문가와 서울시가 함께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해 남산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의 여가 공간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문화유산은 ‘기억의 창고’… 전 세계가 누려야 할 역사” [임형주의 임의 동행]

    “문화유산은 ‘기억의 창고’… 전 세계가 누려야 할 역사” [임형주의 임의 동행]

    서울 중구 정동길을 따라가다 국립정동극장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건물이 하나 나온다. 1899년 대한제국 황실도서관으로 태어난 덕수궁 중명전이다. 경운궁(덕수궁의 옛 이름)에 화재가 나면서 1904년 이곳이 고종의 임시 거처가 됐다. 이듬해 11월 일본에 의해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된 곳도 이곳이다. 한일강제병합 이후 외국인들의 사교클럽 장소로 쓰이다가 불이 나면서 외벽만 남긴 채 소실됐다. 이후 민간이 소유하던 건물을 2006년 정부가 사들였고, 문화재청이 대한제국 당시 모습으로 복원해 국민에게 돌려줬다. 건물 2층에는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들어와 있다. 개발과 무지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우리의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한 기관이 이 건물에 자리한 건 당연하다. 통한의 역사라도 잊지 말고 제대로 알아야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인식을 실천하고 있다. ●‘월 1만원’ 회비… 문화유산 매입·관리 이곳에서 만난 김종규(84)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또한 그런 책임감을 온몸으로 실천하고 있다. “기억이라고 하는 건 기록으로 갖고 있으면서도 실제 모습을 기억 창고처럼 해놔야 하는 거예요. 숭례문도, 경복궁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도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누려야 하는 역사인 거죠. 이 모든 걸 보존하는 일을 정부가 어떻게 다 해요. 그래서 우리가 힘쓰는 거지.” 2007년 문화재청 산하기관으로 설립된 문화유산국민신탁은 민간의 모금으로 보존 위기에 처한 우리 문화유산을 매입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전남 보성 ‘보성여관’을 복원한 것을 시작으로, 이상(1910~1937) 시인이 21년간 살았던 서울 통인동 집과 경주지역 교육 및 문화재 복원에 힘썼던 고청 윤경렬의 옛집을 매입하고 대전 소대헌·호연재 고택을 개관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고 항일운동을 했던 서민호 선생의 유택 전남 고흥 죽산재도 관리하는 등 의미 있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관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데는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들의 힘이 크다. 매달 1만원 이상 회비를 내는 회원이 지난해 9월 1만 5000명을 돌파했고, 현재 1만 6000여명에 달한다. 김 이사장도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회원 가입을 독려한다. 월 1만원으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을 설파하면서. “너무 많이 내면 부담이 돼서 금방 그만두고 싶어지니 1만원 이상은 못 내게 한다”는 게 철칙이다.●문화·출판계 촘촘한 인맥 가진 ‘거목’ ‘문화계 마당발’로 유명한 그는 이젠 “최선을 다해서 ‘문화유산 지킴이’로 살 수 있다는 게 굉장한 영광이며 축복”이라고 했다. 4년 전쯤 한 문화계 인사를 회원 가입시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런 감정의 배경을 에둘러 말했다. “나보다 두 살 많은 분께 문화유산국민신탁에 가입하라니까 ‘이 나이에 무슨’이라고 하는 거예요. 젊은이들은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우린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서 좋은 일을 해야 한다고 했죠. 나중에 염라대왕 앞에 가서 ‘가장 잘한 일이 뭐 있나’라는 질문을 받으면, 우리 소중한 문화유산을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잖아요.” 너스레를 떨며 껄껄 웃는 모습에 경외감이 이는 것은, 60년 가까이 지치지 않고 한국 문화계를 위해 헌신한 모습이 겹쳐 보여서다. ‘세계문학전집’(100권), ‘세계사상전집’(36권), ‘한국문학전집’(60권) 등 1960~80년대 지식인의 필독서를 낸 삼성출판사 창업주가 그의 형 김봉규씨다. 1964년 삼성출판사를 창립하자 김 이사장은 부산지사에서 출판일을 시작했다. 삼성출판사 사장을 거쳐 1992년 회장에 올랐다. 1990년엔 국내 유일의 출판 전문 박물관인 삼성출판박물관을 세웠다. 박물관에는 국보 제265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 등 국보와 보물 10점을 포함해 한국 근현대 출판물, 고활자, 도록 등 10만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그는 문화재위원, 한국박물관협회 회장,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에 대한 공로로 문화예술계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문화부 장관 표창, 대통령 표창, 한국출판학회상, 자랑스러운 박물관인상을 수상했다. ‘출판계의 대부’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증명하듯,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연도 읊었다. 김대중 정부 때 차일석 서울신문 사장과 플라자호텔 뒤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일부터 꺼냈다. “그 자리에서 ‘3대 메이저 신문 사장을 지낸 분과 함께하니 아주 밥맛 당긴다’고 했지. 서울신문과 대한매일신보 사장에, 전엔 국민일보 대표도 했으니 3대지. 그분이 ‘누가 출판쟁이 아니랄까 봐’ 그러면서 웃더라고.” 서울신문이 1998~2003년 대한매일로 제호를 변경한 일부터 차 전 사장의 선대인 차남수 선생과 사촌인 극작가 차범석 선생, 전남 목포와의 인연을 술술 풀어냈다. 서울신문이 내놓은 주간지 ‘선데이 서울’로 소재를 옮겨가더니, “선데이 서울을 성인잡지 정도로 보는데, 절대 그리 볼 게 아니다. 선데이 서울은 근대문화유산이라고 할 만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대표적으로 ‘선데이 서울’에 ‘걸레스님’, ‘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던 중광(1934~2002)의 인터뷰가 나온 걸 언급하며 “매체에 여러 가지를 담아내고 파격을 추구할 수 있는 게 선진 언론이다.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은 매우 앞서간 매체였다”고 평가했다. 1974년 국어학자 신기철·신용철 형제가 ‘새우리말 큰사전’을 낼 수 있었던 것에도 서울신문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북한의 ‘조선말큰사전’ 정보를 듣고 한국엔 우리말을 정리한 사전이 없다는 데 체면이 구겨지자 부랴부랴 서울신문에 사전을 발행하라는 지시를 했다. 당시 김종규(김 이사장과 이름이 같으나 한자가 다른) 서울신문 사장이 삼성출판사에 도움을 요청했다. 은행 대출과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기부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 4000쪽에 육박하는 국어사전을 낼 수 있었다는 얘기다. “서울신문이 우리나라의 체면을 살렸다는 걸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이야기를 듣노라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삼성출판사 편집고문으로 ‘문학사상’을 창간한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의 각별한 인연이나, 명창 임방울 선생의 공연 이야기 등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이어졌다. 산수(傘壽)를 넘어선 나이에도 지치지 않는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을 먼저 꺼냈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거다. “내 시간은 지금 여기, 내가 있는 지금 이곳에 흐르고 있잖아요. 내일이 어디 있어. 오늘 이 시간에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이지.” ●사회에 되돌려주는 ‘세 번째 30년’ 그는 모두의 인생은 단 하나로, 이 세상에 나온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을 담아 말했다. 스스로를 두고 한 말이기도 하고, 모든 이에게 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면서 모토로 삼는 말을 들려줬다. “인생을 90세까지로 볼 때 첫 30년은 배움으로 채우고 다음 30년은 생업에 전력을 쏟으며 그 이후 30년은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늘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난 사회에 되돌려주는 30년에 들어가 있어요. 그동안 내가 만들어놓은 것을 주변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나눠줄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요.” 그는 다시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지금 우리한테는 우리 문화를 잘 보호하고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어요. 부끄러워하면 안 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지방 어느 마을에 가도 만날 수 있는 당산나무조차 정말 소중한 유산인 거죠.” 올해 문화유산국민신탁 회원을 2만명까지 늘리고, 답사와 문화 강좌도 많이 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을 꾸준히 할 계획이다. “앞으로 할 일들이 많습니다. 고맙게도 열심히 잘 따라주고 노력하는 우리 직원들과 함께 할 일이죠. 아마도 이러다 보면 90세가 아닌 100세까지 거뜬히 닿지 않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 천진난만한 미소가 가득 번졌다. 2016년 필자가 문화유산국민신탁의 첫 홍보대사로 위촉되며 처음 만났을 때 그 모습 그대로다. 그는 이렇듯 밀도 높은 순수함으로 문화를 사랑하며 한껏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와 같은 문화인으로 나이 들어가기를 꿈꾸게 한다. 임형주 팝페라 테너
  • 인제 ‘기적의 도서관’ 문 열었다

    인제 ‘기적의 도서관’ 문 열었다

    강원 인제군은 ‘기적의 도서관’을 임시 개관했다고 18일 밝혔다. ‘기적의 도서관’은 인제읍 상동리 일원 9993㎡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2225㎡ 규모로 건립됐다. 1층은 시야가 탁 트인 계단식 열람실, 원형 로비, 열린 극장으로 이뤄졌고, 2층은 종합자료실과 음악·미술 등의 6개 프로그램실로 꾸며졌다. 장서는 총 2만5000여권이다. 외관은 인제 전통가옥을 모티브로 해 친근감을 준다. 임시 개관 기간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평일에만 문을 연다. 정식 개관일은 오는 28일이다. 정식으로 문을 연 뒤에는 정기 휴관일인 금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인제군이 지난 2015년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하며 착수한 ‘기적의 도서관’ 건립에는 국·도비 55억원 등 총 146억원이 투입됐다. 인제군 관계자는 “군민의 오랜 염원을 담아 문을 연 기적의 도서관은 지식·문화·소통의 허브이자 새로운 가치 창출의 산실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 재검토해야”

    이재명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 재검토해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6·15 공동선언’ 23주년을 맞은 15일 야권 출신 인사들이 모여 윤석열 정부 외교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대북 정책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3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윤 정부 출범 이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다”며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의 핵심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한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반도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며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과 대결적 편향 외교를 전면 재검토하고 대화의 문을 다시 한번 활짝 열어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국익을 위한 외교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대북정책에 대한 여야의 초당적인 협력을 요구했다.
  • 천안시, 의사소통 약자를 위한 ‘그림글자판’ 등…AAC 확대

    천안시, 의사소통 약자를 위한 ‘그림글자판’ 등…AAC 확대

    충남 천안시는 발달·청각·언어장애인 등 의사소통 약자의 관공서 이용 편의 증진을 위한 보완·대체 의사소통 사업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보완·대체 의사소통(AAC, 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은 음성적으로 언어를 구사하거나 이해에 어려움이 있어 말 또는 글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체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말한다. 시는 시청과 구청 민원실,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보건소 등에 AAC 그림 글자판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15일 시청사에 장애인업무와 민원 업무 담당자 대상으로 열린 교육에서는 AAC 이해를 넓히기 위한 교육과 응대, 그림 글자판 사용법, 민원 현장에서의 활용 방법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천안시 관계자는 “누구나 민원 신청, 보건소 진료 등 관공서 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AAC 보급과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베베숲 아산시 육아지원센터에 물티슈 후원…행복육아 돕는다

    베베숲 아산시 육아지원센터에 물티슈 후원…행복육아 돕는다

    7년 연속 물티슈 국내 판매 1위 베베숲이 ‘함께 키우고 함께 웃는 행복육아실현’을 추구하는 육아지원 기관인 ‘아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물티슈를 정기적으로 후원한다고 15일 밝혔다 아산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아동친화도시인 충남 아산시에 지역 내 육아지원을 위한 거점기관으로서 어린이집 지원, 관리 및 가정양육 보호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자 설립된 포괄적 육아지원 기관이다. 2020년도 개관이후 가정양육지원을 위해 장난감 도서관, 놀이 체험실 운영, 부모 교육, 부모-자녀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베베숲은 다양한 육아 정보 및 놀이, 공간 제공 등 제공 등 함께 키우는 양육환경 조성이라는 좋은 취지를 실현하는 기관에 물티슈를 정기적으로 후원하여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센터를 이용하는 영유아들에게 양질의 물티슈를 지원하고자 한다. 베베숲 관계자는 “영유아의 행복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한 양육환경 조성에 함께 동참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아이가 안전하고 엄마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 [문화마당] 발칸의 장미가 된 문장들/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발칸의 장미가 된 문장들/이은선 소설가

    불가리아 소피아 시내 스타벅스에 앉아 있다. 갓 나온 커피잔 너머 곧 퇴역을 앞둔 것 같은 낡은 트램과 최신식 트램이 교차했다. 한국에서 여기로 오는 직항이 없던 탓에 로마에서 하루를 묵고 소피아로 들어온 지 사흘째다. 한 시간쯤 지나면 소피아시립도서관의 코리아 코너에서 소설 ‘발치카 No.9’의 기자간담회와 낭독회가 열릴 것이다. 그것을 기다리며 트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중이다. 연초에 발칸반도로부터, 더 정확하게는 소피아대학 한국학과의 김소영 교수 연락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소설에 대한 질문들이 여러 차례 오갔고, 그동안 한국학과의 학생들은 그것을 토대로 내 소설을 키릴 문자를 사용하는 불가리아어로 번역했다. 캠퍼스의 시계로 따지자면 자그마치 한 학기를 통째로 할애한 어마어마한 시간이었다. 방탄소년단(BTS)과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복잡한 한국어 문장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며 한 줄씩 한 문단씩 조심스럽게 옮겨 적었단다. 작가 초청회는 그 학기의 마지막 과정이었다. 소설에 관한 첫 번째 강연에서 작가에 대한 호기심, 소설에 대한 질문들과 이 에피소드가 실화인지 묻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덕분에 이곳이 한국인지 발칸반도 동부 어디쯤인지를 헷갈린 건 정작 나 자신이었다. 소설을 통해서 어떤 교훈을 주고 싶었는지, 이만큼 소설을 쓰며 걸린 시간을 따져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이 들려왔다. 나는 잠시 답변을 머뭇거렸다. 10년쯤 전에 쓴 소설을 펼친 순간 어떤 장면들이 내게로 와서 다시 재생됐기 때문이었다. 참석자들은 소피아에 오면서 어떤 것들이 보고 싶었느냐고도 물어 왔다. 전주 한옥마을의 베테랑 칼국수가 어떤 맛인지, 뮤직뱅크에 BTS와 샤이니가 나온 것을 봤는지도 궁금해했으나 애석하게도 본 적이 없다고 바로 답해 주었다. 대신 한국에 온다면 함께 한옥마을 칼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약속했다. 소설의 배경은 중앙아시아 어디쯤이고, 한국어로 쓰였으나 그것에 대한 질문을 하는 이들은 불가리아 학생들이다. 어쩌다 지구가 여기서 하나 됐나 싶었다. 작가의 사소한 손짓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눈빛들 덕에 그 모든 것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마치 작품과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온몸에 타오르던 스무 살 적 내가 그곳에 앉아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배낭여행으로 19년 전에 갔던 로마 바티칸 성당의 베드로 동상이 떠올랐다. 그 발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던 말이 정말로 실현된 건가. 무수한 사람들의 손길로 미지근해져 있던 베드로 발등의 촉감과 그 쇳내의 기억을 덮은 발칸의 장미향이 내가 쓴 소설을 소리 내어 읽는 소피아대 학생들 곳곳으로 스며들었다. 어떤 기억은 스쳐 사라졌다가 얼결에 돌아오는 방법으로 영원이 되기도 한다. 불가리아어로 변해서 내 귀로 들어오는 내 글들과 이곳의 모든 것들이 장밋빛 문장으로 박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창밖의 트램을 보며 알았다. 두 번째 강연회가 곧 시작될 예정이니 어서 와 달라는 연락을 받고 구글 지도를 켜고서야 알았다. 내가 앉아 있던 스타벅스 맞은편이 바로 시립도서관 건물이었다. 일견 이 모든 순간들이 키릴 문자로 새로 쓰여져 내가 읽을 수 없는, 내가 쓴 소설들 같았다. 발칸의 장미들로 태어난 문장들을 톺아보러 시립도서관의 계단을 씩씩하게 걸어 오른다.
  • 현판·기문 집대성 한 해설집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발간

    현판·기문 집대성 한 해설집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발간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이사장 이배용)는 14일 도산서원 등 ‘한국의 서원’ 9곳에 남아있는 현판과 각종 기문(나무판에 새겨진 글귀) 등을 집대성한 해설집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전 9권)’을 제작, 대학도서관 등 전국의 도서관과 유림 관계자 등에게 배포했다. 서원의 건물 입구와 천정, 기둥 등에 걸려 있는 현판과 기문 등에는 서원의 역사, 건물과 명칭의 유래, 서원 방문자들이 남긴 시문 등이 한문으로 새겨져 있다. 해설집은 현판과 기문 등에 새겨진 글귀의 의미와 함께 누가·언제·어떤 의미로 글귀를 남겼는지 사진과 함께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배용 이사장은 “해설집은 선현들의 훌륭한 정신세계와 품격있는 한국의 서원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초창기 3D 영화 어땠을까…한국영상원 ‘초기영화로의 초대’

    초창기 3D 영화 어땠을까…한국영상원 ‘초기영화로의 초대’

    1940년대 말 TV가 등장하면서 위기에 처한 미국의 할리우드가 대안으로 내놓은 입체영화 9편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8월 12일까지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기획전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미국에 가정용 TV가 보편화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크게 감소했다. 할리우드는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고자 TV 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3D 입체영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했다. 영상자료원이 공개하는 초기 3D 고전영화는 모두 9편으로, 이 가운데 3편은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제작한 3D 단편영화를 모은 ‘희귀한 3-D’, 한국전쟁 중 한국의 전선에서 직접 찍고 전쟁에 참여한 미군들이 출연하는 세미-다큐 형식의 ‘사격 중지’(1953), MGM 제작 첫 3D 뮤지컬 ‘키스 미 케이트’(1953)다. 이밖에 최초 수중 3D 촬영작품 ‘검은 늪지대의 생명체’(1954), 국내에서 3D로 처음 볼 수 있는 존 웨인 서부극영화 ‘혼도’(1954), 개봉 당시 큰 화제와 흥행 돌풍을 일으킨 3D 호러영화 ‘밀랍의 집’(1953), 앨프레드 히치콕의 유일한 3D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1954)가 포함됐다. 2010년대 관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휴고’(2011)와 로버트 저메키스의 ‘하늘을 걷는 남자’(2015)도 3D로 함께 상영한다.이밖에 클라라 보우를 당대 최고의 배우로 만들어 준 흥행작 ‘잇’(1927)도 선보인다. 오랫동안 소실되었다고 알려졌지만 1960년대 프라하에서 질산염 필름 사본을 발굴해 현재 미국 국립 의회 도서관에 보존됐다. 영상자료원은 파라마운트가 2022년 복원한 ‘잇’을 실험적인 재즈 음악으로 재해석한 라이브 복합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밤의 강’(1956),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클래식 섹션에서 상영한 베라 치틸로바 감독 ‘데이지즈’(1966)와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데뷔작 ‘버진 수어사이드’(1999) 4K 디지털 복원작을 비롯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분노의 주먹(성난 황소’(1980) 등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9편의 해외 복원작도 상영한다. 1950년 프랑스와 문화 교류 차원에서 교환된 영화로, 프랑스에서 16㎜ 프린트를 1993년 기증받아 실체를 알게 된 ‘마음의 고향’(1949), 1977년 SF 애니메이션 영화 ‘태권동자 마루치 아라치’(1977), 이용민 감독 공포영화 ‘살인마’(1965) 등도 이번 특별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만희 감독 ‘돌아오지 않는 해병’(1953)이 4K 복원돼 최초로 공개된다. 복원판과 함께 영상자료원이 지난 2017년 뉴질랜드에서 발굴한 ‘돌아오지 않는 해병’ 미국 개봉판도 함께 상영한다. 특별전은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에서 개최한다. 모든 상영은 무료이다. 자세한 일정은 영상자료원 홈페이지(koreafil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2022 서울시·교육청 결산토론회서 ‘예결산분석시스템’ 도입 주장

    박환희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2022 서울시·교육청 결산토론회서 ‘예결산분석시스템’ 도입 주장

    서울시의회 박환희 위원장(국민의힘·노원2)은 지난 12일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22회계연도 서울시·교육청 결산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는 세출결산 68조 6983억원의 2022회계연도 서울시 및 교육청 결산(서울시 53조 4688억원, 교육청 14조 9295억원)과 관련해 서울시의회 결산 심사에 앞서 집행실태를 살펴보고, 향후 바람직한 예산 운용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바쁜 의사일정에도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킨 박 위원장은 “제11대 의회 결산토론회에서도 비효율적인 예산집행, 가령 ① 용도가 불요불급한 예산 ② 집행목적이 불분명한 예산 ③ 사업효과가 불투명한 예산 ④ 성과목표 및 지표 관리 미흡 등이 지적됐다”라며 “이런 행태가 매년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로 예결산분석을 위한 정보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박 위원장은 “국회처럼, 지방의회에서도 예결산자료를 분석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분기별·반기별로 비효율적인 예산집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철저히 할 수 있다”고 하면서, “예결산자료분석시스템 구축시 AI(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한다면 보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의원 2명당 1명)한 지방의회의 예결산분석업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인 박 운영위원장은 지방의회 예결산자료분석시스템 구축·운영을 위해 국회예산정책처와 업무협약 체결, 한국지방재정학회와의 연구용역 착수 등을 거쳐 오는 19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시스템 도입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 [이창기의 예술동행] ‘문화비 10만원’의 내역서/서울문화재단 대표

    [이창기의 예술동행] ‘문화비 10만원’의 내역서/서울문화재단 대표

    지난 1일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서 사실상 코로나 이전으로의 일상 회복 분위기가 조성됐다. 무려 3년 4개월 만에 ‘노마스크’로 돌아간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많은 것들을 바꿔 놓았는데, 문화생활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서울시민 1만 3000여명이 응답한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가 발표됐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 이후 시민의 문화향유 활동 회복세가 매우 뚜렷하다는 대목이다.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던 2020년엔 1인당 지출한 연평균 문화비가 7만 4000원이었으나 지난해는 36% 증가한 10만 1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문화소비만 회복된 게 아니다. 시민 문화향유 트렌드 변화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미술관 등의 전시 관람이 증가세를 보였다. 문화향유에서 가장 큰 비중을 보이던 영화 관람은 오히려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해 2018년 65.2%에서 2022년 48.4%까지 26% 하락했다. 하지만 미술관 관람은 2018년 11.3%에서 2022년 28.6%로 153% 급증했다. 얼마 전 사전예매만 13만장 넘게 팔린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전과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전의 흥행에서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문화예술 활동의 디지털화도 확산됐다. 코로나 초기에 비대면이 가능한 대체수단으로 온라인이 등장했는데, 지금은 시민 32.8%가 문화예술 활동 시 온라인 플랫폼 이용 경험이 있고 공연ㆍ전시ㆍ문학 온라인 관람 소비층도 일정 수준 확보돼 있다. 이제 온라인 방식은 대체수단을 넘어 문화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문턱이 낮춰진 관람 방식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또한 1인 가구 확산과 나 홀로 문화 증가 등 개인화의 심화로 고립과 단절이 도시문제로 대두되는 현실에서 집 주변 공공문화시설을 이용하는 시민 비율이 62.9%에 이른다는 점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시민들은 거주지 주변의 공공문화시설로 야외 공원(19.7%)을 가장 많이 이용했고, 그다음으로 도서관(18.5%)을 많이 찾았다. 문화향유도 생활권에서 하려는 시민의 활동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이런 수요에 맞춰 최근 5분 이내의 생활권에서 잔디와 꽃을 볼 수 있는 ‘정원도시 서울’ 정책이 발표되고, 도심 한복판 야외 도서관 ‘책 읽는 서울광장’이 ‘광화문 책마당’으로까지 확대돼 많은 시민의 관심과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문화소비 회복세와 활동 변화 양상에도 불구하고 기초 공연예술의 시민 관람 경험은 연극 8.7%, 무용 3.7%, 전통 5.3%, 클래식 7.5% 등의 수준으로 갈 길이 아직 멀다. 그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공연기획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커튼콜의 순간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막이 내릴 때 공연을 끝낸 예술가들에게 쏟아지는 환성과 박수의 그 벅찬 감동 말이다. 더 많은 시민이 이런 감동의 순간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향유자가 되길 바란다. “당신은 올해 어떤 문화 활동을 하셨나요”라는 질문에 커튼콜의 감동을 떠올리며 “공연 관람”이라고 응답할 시민이 더 많아질 그날을 기다린다.
  • 동대문, 시립도서관 분관 부지에 ‘꽃길’

    동대문, 시립도서관 분관 부지에 ‘꽃길’

    서울 동대문구는 전농동에 예정된 서울시립도서관 건립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해당 부지는 2006년 학교부지로 지정됐다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지난해 11월 ‘전농7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으로 공공도서관 부지로 용도 변경을 완료했다. 구에서는 최근 이 부지에 구민들을 위한 공원인 ‘초화원’(예상도)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초화원은 착공 전까지 구민들의 편의를 위해 부지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서울시립도서관 건립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하반기 국제설계공모, 2024~2025년 기본 및 실시설계, 2025년 하반기 착공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초화원은 오는 9월부터 2025년 6월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초화원 조성사업은 서울시립도서관(동대문) 착공 전까지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 싱그러운 화초와 함께 거닐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힐링공간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구 차원의 노력”이라면서 “서울시립도서관 건립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서울시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근대 지식인의 삶 들여다본다…종로, 화요일마다 인문학 특강

    근대 지식인의 삶 들여다본다…종로, 화요일마다 인문학 특강

    서울 종로구가 우리소리도서관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근대 지식인의 내면과 삶’ 인문학 특강을 한다고 12일 밝혔다. 특강은 오는 9월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된다. 19세기 자생적 근대화를 위해 노력한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우리소리도서관 현장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참여할 수 있다. 교육 내용에 대한 참여자 이해를 높이기 위해 회차별로 전문가들이 강연을 이끌 예정이다. 총 15회차로 구성된 이번 특강은 ▲열린사회를 꿈꾼 북학 사상의 정수 박제가(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서양 과학을 해체시켜 지구·지동설을 주장한 홍대용(문중양 서울대 교수) ▲실학을 개화사상으로 연결한 박규수(김용태 성균관대 교수) 등으로 구성됐다. 참가비는 무료이며 현장 참여자는 선착순 40명을 모집한다. 이번 특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3 독서아카데미 공모사업’에 종로문화재단이 수행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기획됐다. 구 관계자는 “19세기 시대적 흐름인 근대적 수용과 변용의 패러다임을 살펴보고 깊이 있는 해설을 들으며 우리 근대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무등산 인문축제, 품격 있는 인문 콘텐츠로 대박

    무등산 인문축제, 품격 있는 인문 콘텐츠로 대박

    광주 동구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선보인 올해 첫 무등산 인문 축제 ‘인문 For:rest’가 시민들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쉼이 있는 숲속 인문 생활’을 테마로 무등산 증심사 지구 일원에서 펼쳐진 이번 축제는 이틀간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이 방문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무등산이 보유한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보인 것은 물론, 호남의 진산인 무등산의 의미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아 ‘차별화된 인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5가지 테마로 즐기는 무등산, 브랜드가치 UP 이번 축제는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축제 기간 동안 ‘마음산책’, ‘지식산책’, ‘예술산책’, ‘자연산책’, ‘인문도시 산책’ 등 5가지를 테마로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관심을 끌었다. 평소 만나기 어려운 소설가 정지아 작가와 방송인 타일러를 초청해 진행한 ‘인문 토크’를 비롯해 ‘인문 숲 투어’와 ‘춘설 사유정원’, 고(故) 이성부·문병란 시인의 작품을 재조명한 ‘포엠 콘서트’ 등은 방문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시민자유대학이 주관한 ‘무등의 도시인문학’ 강좌는 딱딱한 학술행사에서 탈피해 광주를 비롯한 서울·부산 등 타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연구자들과 함께 ‘인문도시 동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합과 소통의 장…성숙한 시민 의식 돋보여 특히 이번 축제는 ‘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참가자들로부터 근래 보기 드문 인문 문화축제라는 호평을 들었다. 무등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와 광주시 푸른도시사업소 등 유관기관은 물론 증심사·신림교회 등 종교시설까지 자체 프로그램을 마련해 축제의 다양성을 위해 힘을 모았다. 또한 ‘무등산 아트밸리’로 조성된 의재로권 5개 미술관(국윤·우제길·무등현대·드영·의재미술관)과 협력해 마련한 특별 전시와 아트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도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축제 개최에 앞서 시민참여형 프로젝트 일환으로 마련한 ‘1187 라이브러리’는 단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인문 도서관’이라는 별칭으로 무등산 입구~장불재까지 임택 구청장을 비롯해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직접 책을 배달하며 서가를 완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생태공간에서 열리는 축제인 만큼 ‘차(車)’와 ‘쓰레기’ 없는 축제를 지향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일회용보다는 돗자리·텀블러 등을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발휘됐다. 임택 동구청장은 “무등산에서 열리는 올해 첫 인문 축제는 소통, 성찰, 명상, 감상 등 마음을 살찌우고 어렵게 느껴지는 인문을 조금 더 쉽고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면서 “축제 기간 내내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뜻깊은 시간과 소중한 경험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내년에 더 풍요로운 축제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 시끄러운 클럽에서도 친구 목소리 잘 들을 수 있는 이유 [사이언스 브런치]

    시끄러운 클럽에서도 친구 목소리 잘 들을 수 있는 이유 [사이언스 브런치]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식당을 예약했지만 사람들이 많아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목청껏 소리를 내야 할 때도 있지만 큰 소리로 대화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사람이 많지 않아도 맞은편에 앉은 대화상대의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무슨 이유일까. 미국 컬럼비아대 전기공학과, 주커만 마음·뇌·행동 연구소, 뉴욕 파인슈타인 의학연구소, 뉴욕 주커의대 신경외과, 신경학과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집중도에 따라 뇌가 다르게 반응하고 청각신호를 받아들이는 정도도 달라진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생물학’ 6월 7일자에 실렸다. 사람이 많은 혼잡한 공간에서는 말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듣기를 원하는 목소리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듣지는 못하더라도 구분해낼 수 있다. 그렇지만 보청기 같은 음성 증폭 장치는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소리가 우리 뇌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뇌수술을 받은 뇌전증 환자에게 전극을 이식해 소리를 들을 때 신경 활동을 기록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다양한 크기로 말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도록 요청받았다. 연구팀은 이렇게 수집된 신경 기록을 사용해 소리를 들을 때 뇌 활동을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모델을 만들었다.그 결과 서로 대화를 할 때는 뇌의 1차, 2차 청각 피질이 모두 활성화되지만 시끄러운 곳에서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경우는 2차 청각 피질이 특히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청각 피질에서는 주변 소음으로 잘 들리지 않는 부분을 보완, 해독해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시끄러운 환경에서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에는 2차 청각 피질이 활성화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의 목소리도 소음 중 하나로 처리된 것이다. 시끄러운 장소에서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 주의를 기울인다면 배경 소음 때문에 놓친 부분을 뇌의 2차 청각 피질이 복구시켜준다는 말이다. 연구를 이끈 니마 메스가라니 컬럼비아대 교수(신경음성공학)는 “보청기는 소리를 잘 못 듣는 사람에게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장치인데 모든 소리를 똑같이 증폭시키기 때문에 원하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집중하고 싶은 음성만 분리해 증폭시켜주는 보청기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종친부·옛 기무사 터에 새 미술관 건축물 형상보다 사이 공간 확장중립적 마당 중심의 사회적 소통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 어울림1전시실 제외한 모든 공간 지하화관람객에게 능동적인 관람 이끌어마당엔 대형 야외 설치작업 선보여 서울 종로의 삼청로를 걷는다는 것은 한국 문화예술의 혈관을 타고 서울을 탐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삼청동, 사간동, 소격동, 가회동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에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삼청로 30, 서울관)은 이 혈관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에 해당한다.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터에 들어선 서울관이 2013년 11월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아직도 낯선 것과 달리 서울관은 마치 그 자리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울 도심의 풍경으로 자리잡았다.국립현대미술관 사무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옛 기무사 건물, 전시동, 교육동 건물들은 나지막하니 조화롭다. 궁궐터에서 170년 시간을 보낸 비슬나무 세 그루가 여전히 푸르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니 지나가는 사람도,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하다. 미술관 건물들이 에워싼 마당을 지나 2021년 국가 보물로 승격된 종친부(宗親府) 건물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시공의 경계가 없는 공원처럼 방문객들에게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종친부 건물을 등지고 바라보니 왼쪽으로는 붉은 벽돌로 된 옛 기무사 건물이, 오른쪽에는 밝은 베이지색의 테라코타를 두른 미술관 건물이 정겹게 마주하고 있다. 그 사이로 경복궁 담장이 보이고 저 멀리 인왕산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설립 초엔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건축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 대표)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서울관은 처음부터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DDP처럼 오브제적인 미술관이 아닌 ‘무형의 미술관’(Shapeless Museum)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무형의 미술관이란 건축물의 형상보다는 건축물 사이 공간인 ‘마당’이 미술관의 공간 시스템을 정의하며, 미술관이 작동하는 중심이면서 이웃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는 곳이다. 민 교수는 “건축물 자체의 아이디어이기도 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터에 현대미술관이라는 거대한 기능을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미술관도, 문화재도, 이웃도 아닌 중립적인 마당을 중심에 둔 배치는 사회적 소통의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서울관의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관이 위치한 대지의 지리적·역사적 조건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2008년 소격동에 있던 기무사가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그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계획을 밝혔다. 등록문화재인 옛 기무사 건물은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의 외래진찰소로 개원해 1932~1933년 증축했고 광복 후에는 서울대 의대 제2부속병원과 육군통합병원으로 쓰이다 1971년부터 기무사가 사용했다. 기무사 터 안에는 국군서울지구병원과 강당 등 건물 11개 동과 테니스장, 연병장 등이 들어서 있었다. 격동의 역사를 버텨 낸 이 땅에 미술관을 짓기 위한 공모전이 2009년 12월부터 진행됐다. ‘경복궁 옆, 기무사 터’라는 땅의 특이성에 기반한 아이디어 공모에는 국내외에서 113개 팀이 참가했다. 여기에서 선발된 다섯 팀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미술관 면적과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2차 공모전이 진행됐다. 이 무렵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다. 1981년 신군부에 의해 정독도서관으로 옮겨졌던 종친부 건물을 제 위치로 복원하기로 하면서 공모전의 핵심은 ‘종친부 터 미술관’으로 바뀐다. “과거지향적인 종친부와 마주하게 되는 현대미술관의 자세를 재정립해야 했습니다. 조선시대 종친부의 모습이 기록된 화첩 ‘숙천제아도’의 종친부 그림을 미술관 대지에 콜라주해 봤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 위에 옛 기무사 건물과 계획 중이던 미술관 건물을 겹쳐 봤습니다.”종친부와 옛 기무사의 팽팽한 긴장 관계 사이에 새 미술관이 자리를 차지하자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지면서 기존의 도시와 결합한다. 바다에 섬들이 떠 있듯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건물 크기와 높낮이가 다른 건물들을 배치한 ‘군도(群島)형 미술관’이 그려졌다. 민 교수는 서울관의 전체적인 배치가 결정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엠피아트 컨소시엄은 1차 공모에서 내걸었던 ‘무형의 미술관’ 개념을 발전시킨 ‘장소 특정적 미술관’을 제안해 최종 당선했다. 서울관 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잡하게 법규가 얽힌 곳이었다. 경복궁, 종친부와 옛 기무사가 각각 독립적인 문화재이다 보니 건폐율, 용적률 및 높이 제한 등의 일반적 건축 법규 외에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법, 문화재법이 적용된다. 문화재 분야에선 종친부 터에 현대미술관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반감을 드러냈고 이웃한 동네마다 다른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우리 미술계에는 동시대 미술 전시에 적절한 전시환경을 가지고 있는 서울 도심의 미술관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이뤄 내기 위해선 우리의 제안을 주장하기보다는 수많은 의견과 요구를 존중하면서 퍼즐처럼 엉켜 있는 상호 모순적인 제한과 문제들을 3차원 공간 안에서 풀어 나갔습니다.”동시대 미술을 품을 수 있는 서울관의 전시 공간은 1관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에 배치돼 있다. 지상은 문화재와의 관계 때문에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있지만 지하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하를 중심으로 미술관에 필수적인 시설들을 설계했다. 서울관은 4차례의 문화재 심의와 17개 도시 및 건축심의 등 총 34번의 심의를 통과한 끝에 완성됐다. 미술관 마당으로 향하는 낮은 띠창이 있는 장방형 로비 공간의 수평 통로는 예술로 진입하는 시퀀스 역할을 한다. 긴 통로를 지나면 오른쪽에 1전시실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높이 9m의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와 지하의 2~7전시실로 연결된다. 하늘로 열려 있는 ‘전시 마당’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서울박스와 지하공간을 채워 준다. 전시실은 전통적인 벽 중심의 화이트큐브형(1전시실), 설치미술을 위한 공간 중심의 매직 박스형(2~7전시실), 다원 예술을 위한 블랙박스형(다원 공간)의 세 가지 타입이 있다. 1전시실은 로비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관의 대표적인 전시실로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1전시실과 지하의 2전시실은 수직으로 연결된다.서울박스와 전시박스 사이의 4~6전시실은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실로 기둥이 없고 층고가 상대적으로 높다. 7전시실은 뉴 미디어, 비디오 아트 등 첨단예술을 위한 공간이다. 전시실 밖의 ‘역공간’도 독특한 기능을 갖는다. 2~5전시실이 에워싸면서 만들어진 서울박스, 서울박스와 전시마당을 연결해 주는 색동홀이 대표적인 역공간이다. 색동홀은 중요한 동선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다른 전시실로 이동하다가 설치된 작품을 만나는 의외의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 미술관 마당도 역공간이다. 마당에서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등 대형 야외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민 교수는 “고전적 미술관에서는 연대기순으로 작품을 배열함으로써 강요적이고 수동적인 선형 관람 동선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고 주제별 전시를 하는 경우는 이런 동선이 적절치 않다”며 “서울관은 전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전시를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이용해 작품을 감상하는 ‘네트워크 동선’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주인공은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입니다. 한번 보고 다시 찾아가지 않는 곳이 아니라 자주 방문하면서 미술관에 익숙해지고 동네처럼 친근해지는 미술관, 공원 같은 미술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계와 완공까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많은 부분이 의도했던 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방문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민 교수는 서울관의 설계과정을 담은 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건축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는 10년 정도 사용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개관 당시에는 건축 외적인 정치적·사회적 요인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건축 자체로만 볼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강동그린웨이 함께 걷고, 여름밤 콘서트까지 즐기세요

    강동그린웨이 함께 걷고, 여름밤 콘서트까지 즐기세요

    서울 강동구는 오는 10일 오후 5시 10분 일자산공원 잔디광장에서 제95회 강동그린웨이 걷기대회와 여름밤의 콘서트를 함께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올해는 강동구체육회가 주관하고 ‘건강동시 강동’이 후원한다. 1부 걷기대회에 이어 2부 콘서트가 개최된다. 별도 신청 없이 구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걷기대회 행사는 일자산 잔디광장에 집결 후 해맞이광장과 캠핑장을 지나 다시 잔디광장으로 돌아오는 약 1시간 코스로 진행된다. 서울시립대 응원단 ‘아미쿠스’와 구 태권도시범단의 식전공연, 이기임 체조단의 건강체조, 경품추첨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걷기대회가 끝나면 오후 7시 20분부터 80여분 간 여름밤 콘서트가 펼쳐질 예정이다. 강동구립예술단 소속인 여성합창단과 시니어합창단의 합동공연을 시작으로 7080 대표 포크가수 양희은씨, 여성듀오 보컬그룹 다비치가 명곡들을 선보인다.이수희 강동구청장은 “행사를 통해 건강을 챙기고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들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쌓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구는 안전 관리와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 3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이동하거나 342·2312·3323번 버스를 타고 일자산입구·둔촌도서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 중랑, 무료 셔틀 타고 망우공원 오세요

    중랑, 무료 셔틀 타고 망우공원 오세요

    서울 중랑구가 근현대사의 보고인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찾는 방문객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오는 10월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고 8일 밝혔다. 망우역사문화공원은 언덕에 위치해 있어 어르신,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접근성이 낮았다. 이에 구는 공원의 접근성과 방문객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셔틀버스 운영을 도입했다. 셔틀버스는 하루 총 19회 운행하며, 운행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40분까지다. 휴무일 없이 매일 운행하며 배차 간격은 20~30분이다. 버스정류소는 총 6개로, 망우역사문화공원(중랑망우공간)에서 출발해 ▲망우역사문화공원제2주차장 ▲중랑캠핑숲 ▲양원역 ▲양원숲속도서관 ▲나들이 공원 ▲망우역사문화공원을 순환한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양원역을 순환하는 망우역사문화공원 셔틀버스를 타고 많은 방문객이 편리하고 쉽게 공원을 방문하길 바란다”며 “셔틀버스 운행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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