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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북구 “소질계발 장학재단 연내 발족”

    강북구 “소질계발 장학재단 연내 발족”

    “교육의 본질은 인성 계발, 즉 소질을 찾는 것입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2일 꿈나무 키움 장학재단을 연내 발족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재단이 단순히 학업우수생을 발굴하는 것이라면 이는 음악, 체육, 미술 등의 분야에서 재능이 탁월한 인재를 키운다는 점에서 다르다. 소질을 갖고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유아·청소년들의 꿈을 이뤄 준다는 계획이다. 최근 장학재단 운영 및 지원조례를 제정·공포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정상 운영을 위한 기본재산을 50억원으로 잡았다. 구는 매년 1억~2억원 이상 지속적으로 예산을 출연한다. 박 구청장 자신도 월급 일부를 기부할 예정이다. 그만큼 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상반기에 발기인 및 추진준비위원회를 만든다. 향후 공정한 수혜 대상자 선정을 위해 학자들로 소질심사위원회도 구성한다. 그는 “후원은 걱정하지 않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면서 “혜택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 성공하면 그 혜택을 돌려줄 것이라 믿는다. 바로 피드백”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유치원생을 둔 학부모들을 만난다. 올가을 어머니독서클럽을 발족하기 위해서다. “소질 계발의 첫걸음은 책 읽기라고 봐요. 어머니들이 먼저 책을 읽으면 아이들도 따라하지 않겠어요. 유소년 때부터 자기주도학습을 체질화하는 거죠. 두고 보세요. 명문사립고 유치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게 독서클럽일 것입니다.” 어머니독서클럽이 발족되면 작가와의 대화, 토론회, 독서지도인사 초청 강연, 작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그는 또 독서클럽의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를 구축했다. 우선 10억여원을 들여 유비쿼터스(U) 도서관 시스템을 마련, 30만 장서를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도록 했다. U도서관은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도서관을 통합해 주거지와 가까운 도서관이나 지하철역 등에서 전체 도서관의 소장자료를 검색·대출·반납할 수 있는 24시간 무인 시스템이다. 독서동아리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도서 정보와 독서감상문을 서로 공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북문화정보센터 홈페이지와 연계, 지역도서관 도서 검색도 가능하다. 박 구청장은 “아이들에게 김소월을 읽고 삼국지를 읽는 습성을 길러 준다면 노년의 삶이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주민들에게 물음을 던진다고 했다. “여러분은 어떤 자녀를 원하십니까.”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성북 아리랑 축제’ 개막

    ‘성북 아리랑 축제’ 개막

    성북구가 2일 조선시대 때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며 왕비가 집전했던 선잠제향(先蠶祭享)을 재현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2011 성북 아리랑 축제’에 들어갔다. 선잠은 누에치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신(神)이고, 제향은 나라에서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이날 선잠제향에선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선잠단지에 이르는 약 800m 구간에서 취타대가 함께하는 왕비와 공주의 웅장한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2011 성북아리랑축제는 이날 선잠제향 외에 ▲3일 성북구민의 날 기념식과 책 읽는 도시 선포식, 구민 체육대회 및 장기자랑(월곡 인조잔디축구장) ▲4일부터 28일까지 북페스티벌(지역 도서관) ▲11일부터 6월 3일까지 찾아가는 예술무대 행복공감(구청 잔디마당, 성북천 바람마당 등) ▲22일 제4회 성북다문화음식축제(성북동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한 달여간 계속된다. 920-3048.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CEO 칼럼] 우리는 무엇으로 결정하는가/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CEO 칼럼] 우리는 무엇으로 결정하는가/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우리는 일상에서 많은 의사 결정에 직면한다.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세 갈래 길 삼거리에 비가 내린다.”는 흘러간 노래 가사에서도 의사 결정에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 의사 결정은 개인적 판단, 이해관계자, 미래 전망 등이 얽혀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국가나 기업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서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거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경우 과단성 있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사결정권자가 결정의 시기를 미루거나, 이해관계자들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아 조직 내에서 갈등 비용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 모든 조직에서는 의사 결정권자의 합리적 의사 결정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절차를 정하고 있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였다 하더라도 수용도가 낮다면 갈등 비용이 완전히 감소되는 것은 아니다. 의사 결정의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사적 입장에서 물러나 공동선을 우선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 중 하나로 치밀한 기록 문화를 발전시켰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병인양요 때 프랑스 해군에 의해 불법 반출된 외규장각 도서 297책과 일본 궁내청 소장 1205책의 우리 도서가 완전히 환수될 예정이다. 환수 도서의 대부분은 왕실의 대소사를 그림 중심으로 세밀하게 기록한 의궤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 기록 문화의 정수로 꼽힌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웃 중국과 일본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실적이 각각 5건과 0건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록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선조들이 이렇게 자세하게 기록을 남긴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 결정 과정과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이 사실 그대로 명확하게 기록되고 후세에 전해진다면, 후대 의사 결정권자들로 하여금 장기적 관점에서 소신껏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최근세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역사 의식을 갖고 시류에 영합하지 않으면서 과감하게 의사를 결정하는 리더십이 있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체로 신생 대한민국을 건국한 것, 대외개방형 수출경제를 지향하여 경제개발에 매진한 것, 중화학공업으로 신속하게 산업구조를 재편한 것, 민주화와 북방외교, 그리고 외환위기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단호히 극복하기까지 오늘의 우리나라를 만든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한 의사 결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국민적 합의가 오늘과 같은 번영을 이끈 원동력인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국가경제 안전판 기능을 수행하게 된 것 또한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 결정의 산물이다. 우리 공사는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성업공사를 공적 구조조정 전담기구로 재편하면서 출범했다. 2003년의 카드대란,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하면서 금융자산과 국가자산, 신용자산을 망라하는 종합 자산관리회사로 발전했다. 우리 공사는 그간의 구조조정 경험과 노하우를 백서와 사례집 발간 등을 통해 기록하고 정리하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에 더하여 기록물 보존센터와 연구 인프라를 확충하고 공사가 가진 방대한 기록과 지식을 활용하여 국가경제와 기업경영을 자문해 주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국가 정책과 기업 경영상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요인을 어떻게 완화할지가 커다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기록을 통해 후세의 평가를 의식하면서 공정하게 의사 결정을 하고자 노력한 선조들의 지혜를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日-佛 반환 조선왕실·외규장각의궤 비교

    日-佛 반환 조선왕실·외규장각의궤 비교

    왕실의 각종 행사를 상세히 전하는 종합백서이자 뛰어난 기록문화 유산인 조선왕실의궤가 속속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일본 중의원은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조선왕실의궤 등 한국 도서를 돌려주는 한·일 도서협정 비준안을 기립 다수 찬성으로 가결했다. 새달 참의원 의결 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외국과의 조약 비준은 중의원 가결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협정이 발효된 셈이다. 일본에서 들어오는 조선왕실의궤는 민간에서 환수 운동을 시작해 정부가 귀환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프랑스에서 순차적으로 들어오는 외규장각 의궤와 닮았다. 하지만 의궤의 내용, 귀환 형식, 소장 주체 등 다른 점도 많다. ●국내엔 없다! 日 28권 vs 佛 30권 일본 궁내청에서 이르면 다음 달 귀국하는 의궤는 소유권 이전까지 포함한 ‘반환’이다. 일본이 약탈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애써 ‘인도’(引渡)라는 표현을 고집하고는 있지만 귀환 즉시 한국 재산으로 편입된다. 문화재보호법이 적용됨은 물론이다. 문화재 지정 여부, 전시·활용 등 모든 권리를 한국 정부가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귀환이 시작된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외규장각의궤는 5년 단위 임대 형식이다. 우리 정부는 ‘사실상’ 영구 임대라고 주장하지만 소유권은 여전히 프랑스에 있다. 국보 등 문화재 지정이 불가능하다. 전시 등 도서 활용 때도 프랑스와 협의해야 한다. 임대 계약도 갱신할 때마다 프랑스 눈치를 봐야 하는 ‘꼬리표 붙은 귀환’이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사무처장인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궤는 외규장각 도서와 달리 임대가 아닌 소유권 양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대대적 환영행사와 국보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관은? 국립중앙박물관 vs 불교계 “월정사로” 일본에서 돌아오는 책은 모두 150종 1205권이다. 조선왕실의궤 167권을 비롯해 조선시대 마지막 법전인 대전회통(大典會通) 1권과 상고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문물·제도를 백과사전식으로 편찬한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99권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무신사적(戊申事績·1권)과 을사정난기(乙巳定難記·1권), ‘갑오군정실기(甲午軍政實記·10권) 등 6종 28권은 국내에 없는 유일본이다. 외규장각 도서 가운데 유일본은 30권이다. 외규장각 도서는 지난 14일 도착한 1차분과 29일 도착하는 2차분 등 297권 모두 프랑스에서 돌아오는 대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다. 일본에서 오는 조선왕실의궤 167권은 절반 남짓이 원래 강원도 월정사의 오대산 사고에 있던 것이다. 프랑스 사례와 달리 도서 반환운동부터 마무리까지 핵심 역할을 불교계가 거의 도맡았다. 따라서 불교계는 월정사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류춘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은 “도서 보관 장소를 비롯한 활용 방안은 문화재위원회에서 심의,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조선왕실의궤, 오늘 日중의원 본회의 가결땐 새달 귀환

    일본이 조선왕실의궤 등 1205책의 조선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는 내용의 한·일도서협정이 27일 일본 중의원 외무위원회를 통과했다. 중의원 외무위는 일본 정부가 제출한 한·일도서협정 비준안을 심의한 뒤 표결을 통해 다수 찬성으로 가결해 28일 열릴 중의원 본회의로 넘겼다. 표결에서 제1야당인 자민당은 당론으로 반대했지만 민주당과 공명당, 사민당 등의 소속 의원들은 찬성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상은 외무위원회에서 “한국도서의 인도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구축에 도움이 되고 양국 문화교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회의 통과하면 사실상 비준종료 28일 중의원 본회의에서 한·일도서협정이 가결되면 사실상 비준이 종료된다. 다음 달 초에 열릴 참의원 외무·방위 위원회와 13일 열릴 본회의를 통과해야 일본 의회의 비준 절차가 끝나지만 조약의 경우 중의원 가결 우선 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참의원에서 반대해도 협정이 발효된다. 한·일도서협정 같은 조약은 중의원이 비준하면 ‘여소야대’인 참의원이 부결하더라도 일본 헌법 61조의 중의원 우선 원칙에 따라 비준된 것으로 간주한다. 참의원이 심의를 하지 않아도 30일 후 자동 발효된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도쿄를 방문하는 다음 달 21~22일이나 늦어도 6월 안에 우리 정부에 도서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혜문 사무총장은 일본 중의원 제2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약탈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게 된 것이 무척 기쁘다.”며 “조선왕실의궤가 반환되면 정부가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벌이는 것은 물론 이들을 국보로 지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李대통령 방일 맞춰 상반기내 귀환 혜문 스님은 “조선왕실의궤 이외에도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화재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해 8월 10일 한일병합 100년 담화에서 “일본의 통치기간 조선총독부를 경유해 반출돼 일본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 한반도에서 유래한 귀중한 도서를 한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가까운 시일에 인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가 열린 요코하마에서 한·일도서협정을 맺었고, 일본 정부는 지난해 1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비준을 추진했으나 무산되자 이번 정기국회로 넘겼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WHO&WHAT] “B형보다 O형이 더 좋다고? 당신 속았어”

    [WHO&WHAT] “B형보다 O형이 더 좋다고? 당신 속았어”

    4월의 화창한 봄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4층 서울신문사 편집국. 두 젊은 남자 기자의 푸념이 이어졌다. 훤칠한 키에 준수한 외모로 나름 ‘킹카’를 자부하는 편집부 김민석 기자와 강신 기자. 두 사람은 솔로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봄이라고 부쩍 늘어난 주변의 결혼 소식은 두 사람의 우울함만 부추길 뿐이다. 작심하고 원인 분석에 들어간 두 사람. 이상형과 최근 자신들이 했던 소개팅을 되짚어 보던 그들은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B형 남자’라는 것. 소개팅을 하자면 꼭 혈액형부터 물어보는 주선자들. B형 남자라고 대답하면 “성급하고 단순하며 자기중심적”이라며 거부당하기 일쑤다. 두 사람은 B형 남자가 ‘최악’이라는 ‘통념’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솔로를 벗어나기 위해선 반드시 깨야 할 잘못된 상식이야.” 머리를 맞댄 두 사람은 가장 기자다운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해 보기로 뜻을 모았다. 전문가를 초청해 기자회견을 하자는 것. 하지만 전문가를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일본 책을 번역한 것이었고, 상당수 이론들이 출처가 불분명했다.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며 무시하는 과학자도 많았다. 결국 두 사람은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인 ‘혈액형’의 아버지 카를 란트슈타이너(1868~1943·오스트리아 병리학자)에게 직접 따져 묻기로 했다. 가상 인터뷰 ‘Who&What’의 이번주 주인공은 란트슈타이너다. ABO식 혈액형, MN식 혈액형, Rh식 혈액형을 구분한 란트슈타이너는 그 공로로 1930년 노벨상을 받았다. 유로화 등장 이전 오스트리아 지폐 도안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의학사에서는 그를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해 낸 인물”로 표현하고 있다. 과연 란트슈타이너는 ‘인류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연구의 산물인 혈액형이 100년 후 성격과 연관 지어질 것임을 짐작이나 했을까. →김민석 아주 기초적인 질문부터 시작하자. 혈액형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란트슈타이너 (웃음) 말 그대로 피의 종류, 혈액형(Blood type)이다. 내가 한창 연구활동을 하던 19세기 말에는 수혈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피를 많이 흘려 죽는 사람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 컸지만, 죄 지은 사람의 피를 바꾸면 악함이 사라진다는 생각도 있었고 심지어 류머티즘이나 결핵이 있는 사람의 피에 특수한 물질이 생긴다는 가설도 있었다. 난 서로 다른 사람의 피를 섞으면 응고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다는 경우가 있다는 데 착안해 피의 종류 자체가 다를 것으로 판단했다. 수많은 실험을 거친 결과 마침내 A 또는 B라는 항원과 이에 대응하는 혈청 속의 항A, 항B라는 응집소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항원의 종류에 따라 A, B, O, AB형 등 네 가지로 나누는 것. 이게 바로 ABO식 혈액형이다. →강신 혈액형이 ABO식만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란트슈타이너 그렇다. 나는 1901년에 ABO식 혈액형을 발견했고, 27년이 지나서 MN식 혈액형을, 1940년에는 Rh형 혈액형도 찾았다. 나의 세 가지 혈액형 구분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혈액형 감별 방식은 150가지가 넘는다. 이것만 조합해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혈액형은 수백조(兆) 가지가 넘는다. 물론 아직도 혈액형의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김민석 당신의 원래 의도와 달리 혈액형 이론이 처음으로 널리 활용된 것은 인종 간 우열을 가르는 ‘우생학’(優生學)이었다. -란트슈타이너 ABO식 혈액형이 등장한 이후 1910년대 독일에서 “유럽에 A형이 많고, 아시아에 B형이 많은 것은 백인이 아시아인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몰지각한 백인 우월주의가 내 발견과 맞물리면서 잘못된 인식으로 굳어졌다. 유감이다. →김민석 혹시 ABO식 혈액형이 사람의 성격과 관련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나. -란트슈타이너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는 애초에 발생 자체가 위에 언급한 우생학과 맞닿아 있다. 처음으로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언급한 사람이 우생학이 유행하던 당시 독일에 있던 일본학자 후루카와 다케지였다. 후루카와는 고작 주변 사람 319명을 조사해 지금 유행하는 것과 거의 흡사한 ‘혈액형에 따른 기질 연구’라는 책을 펴냈다. 물론 당시에는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강신 결국 정확한 과학적 근거나 통계학적인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것인가. -란트슈타이너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알려 주겠다. 혈액형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학술논문을 찾아봐라. 거의 없을 것이다. 그나마 대부분 일본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에서 유행한 것은 1970년대 일본 저널리스트 노오미 마사히코가 후루카와의 연구로 창작에 가까운 책을 써내면서부터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혈액형과 성격에 대해 별자리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건 일본과 한국뿐이다. →김민석 하지만 과학적으로 혈액형과 성격이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또한 이뤄진 적이 없지 않은가. -란트슈타이너 주요한 연구 결과는 아니지만 사람의 성격을 구분하는 심리학 검사인 MBTI 결과와 혈액형별 유형은 상관관계가 없다는 조사는 있다. 몇 가지 과학적 예도 들어 보자. 인구 분포로 보면 한국은 A형 37%, O형 28%, B형 27%이고 일본 역시 A형 37%, O형 31%, B형 22%다. 비교적 고른 분포다. 반면 프랑스는 A형이 44%, O형이 42%이고 미국은 A형 40%, O형 45%다. 그럼 프랑스는 한국에 비해 소심한 사람이 많고, 미국 사람들은 고집이 세다는 얘기다. 동북아시아는 다른 지역보다 B형이 월등히 많은데, 그렇다고 다른 곳보다 자유분방한가. 한국이나 일본에서 혈액형과 성격이 유행하는 건 이렇게 혈액형 분포가 다양해서 설명 가능한 성격의 가짓수가 많기 때문으로 봐야 한다. 특히 혈액형이 성격에 선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 유전적으로 성격을 규정짓는 유전자와 혈액형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동일한 위치에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강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혈액형과 성격을 믿을 뿐 아니라 상당히 정확하다고 느끼고 있는 건 사실 아닌가. -란트슈타이너 기자에게 묻겠다. 당신은 좋아하는 일에는 적극적이지만, 하기 싫은 일에는 소극적인가. →강신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란트슈타이너 이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더 이상한 거다. 이런 애매한 질문이나 ‘자유분방’,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생각이 많다’, ‘주변 사람들의 일에 관심이 많다’는 식의 모호한 표현을 모은 후에 이걸 각각 ABO식 혈액형에 맞춰 나눠 보자. 그럼 대부분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지 않겠나.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면 “당신은 전형적인 그 혈액형 타입이 아니군요.”라고 말하면 그뿐이다. 이걸 심리학에서는 ‘바넘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일반적이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현상을 정작 듣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딱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는 거다. →김민석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는 허무맹랑한 얘기라고 단언해도 되는가. -란트슈타이너 그런 얘기를 계속 듣다 보면 실제로 성격이 바뀌지 않더라도 무의식 중에 비슷하게 행동하게 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결국 성격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닐까. 당신들도 혈액형과 성격 같은 ‘훌륭한 심심풀이’를 절대적이라고 믿지 않는 현명한 여자를 만나길 기대한다. 성공을 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들 ●한규섭 서울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장 ●권석운 울산대 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란트슈타이너가 들려주는 혈액형 이야기 저자)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손영우 연세대 인지과학연구소장(심리학과 교수)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 23일 ‘세계 책의 날’ 곳곳서 행사 ‘풍성’

    23일 ‘세계 책의 날’ 곳곳서 행사 ‘풍성’

    소설가 신경숙은 최근 ‘엄마를 부탁해’의 영문판(‘플리즈 룩 애프터 맘’)을 내놓은 뒤 나눈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책값이 비싸다고요? 난 잘 모르겠는데…. 한국 책값이 너무 싼 것 아니에요?” ‘플리즈’ 양장본(하드커버)의 정가는 24.95달러(약 2만 7000원). 한국의 보통 책값보다는 확실히 비싸다. 아니면 한국의 책값이 미국보다 싼 것이다. 하지만 ‘플리즈’를 온라인 서점에서 살 경우 책값은 13~14달러까지 확 떨어진다. 40% 정도 할인되는 셈이다. 23일은 ‘세계 책의 날’이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준비한 올해 세계 책의 날 행사의 주된 가치는 중·소형 서점 활성화에 맞춰져 있다. ‘꿈을 파는 공간, 독자와 함께하는 서점’을 주제로 캠페인을 벌여야 하는 절박한 배경이다. ●전국 60여개 서점 선정 도서 특별 판매 먼저 23일부터 전국 60여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서 ‘2011 세계 책의 날 선정 도서 60선’을 특별 판매한다. 같은 날 서울 마포 한강문고에서는 만화가 이원복씨의 강연과 사인회가 열린다. 지역 서점별로 작가 고정욱, 황선미, 구효서, 공선옥 등이 참여한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이날 서울 반포동 본관과 국제회의장에서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책 다 모아!’ 행사를 연다. 다 읽은 책, 남들과 나누면 좋은 책들을 모아 활용하자는 책 나눔 사업이다. 수집된 도서 중 중앙도서관이 소장하지 않은 것은 국가 문헌으로 등록해 영구 보존하고, 이미 소장한 자료는 작은도서관, 문고, 병영도서관 등 소외 지역 도서관에 기증한다. ●간행물윤리위 ‘책나라 여행’ 이벤트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오는 26일 문화 소외 지역인 전남 구례군 9개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청해 ‘책나라 여행’ 행사를 갖는다. 도서 기증 및 도서관 활용법, 책쇼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 ‘책의 날’ 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親朴 ‘유시민 국가론’ 쏠린 눈

    국회에는 작은 서점이 있다. 국회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는 이들이 많아 이 서점이 하루에 파는 책은 모두 합쳐도 50권 남짓이다. 서점 주인은 19일 “유시민씨의 새 책 10권을 어제 처음 갖다 놓았는데, 하루에 다 팔렸다.”고 했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의 새 책 ‘국가란 무엇인가’가 여의도 정가에서 베스트 셀러가 될 조짐이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을 위해 뛰고 있는 친박계 의원 및 보좌진의 관심이 높다. 유 대표가 책에서 박 전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국가’와 ‘애국’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표가 ‘복지’를 화두로 들고 나왔을 때 야권이 비상한 관심을 보인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유 대표의 책은 국가주의 국가론, 자유주의 국가론, 마르크스주의 국가론 등을 소개한 개론서 성격이 짙다. 그러나 유 대표는 책에서 “자유주의자와 진보주의자들이 애국심을 거론하지 않는 이유는 이해할 만하지만, 이런 태도가 국가주의자와 보수주의자들로 하여금 다수 국민이 고귀한 감정이라고 생각하는 애국심의 사용권을 독점하도록 허용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분석하는 등 자신의 견해를 적극 밝혔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유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쓴 것 같다. ‘제3의 길’을 주장하며 중도에게 다가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 비슷하다.”면서 “하지만 애국은 말이나 글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의원은 “그동안 진보진영은 국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간과한 측면이 있다.”면서 “유 대표가 국가에 관심을 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박 전 대표가 생각하는 국가의 역할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에 따른 양극화를 극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토목경제를 강조한 지금 정부와도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백남중씨 “장애인 IT교육은 재활 수단…강사·강좌개발 지원 늘려 줘야 …”

    백남중씨 “장애인 IT교육은 재활 수단…강사·강좌개발 지원 늘려 줘야 …”

    그는 정보기술(IT) 분야 ‘개안(開眼) 전문의’다. 실명한 눈을 뜨게 해 주듯 컴맹인 시각 장애인들에게 정보화의 신세계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의 백남중(55) 정보화교육팀장. 시각 장애인들은 그를 이렇게도 소개한다. “길 가는 시각 장애인 아무나 붙잡고 ‘백남중’씨를 혹시 아느냐고 물으면 열 중 아홉은 ‘당연히’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처음 접하는 시각 장애인들에겐 대부 같은 존재다. 1995년 본인이 인터넷 세상에 처음 눈뜬 직후부터 발품을 팔아가며 장애인들의 컴맹 탈출 교사를 자처해 온 이다. 20일 제31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서울 상일동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백씨를 만났다. 정부의 시각장애인 정보화 지원 교육은 1999년에야 시작됐다. 하지만 백씨는 이미 1996년 국내 처음으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인터넷 교육을 시작했다. 후원자도 정부 지원도 없던 시절이었다. ●정부보다 먼저 장애인 인터넷교육 “막연히 ‘필드’가 좋아서 사회사업가가 됐는데 16년째 IT교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어요.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저보다 학번이 앞선 분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석사학위 논문도 포기하고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영모 중앙대 사회사업학과 교수 추천으로 복지관에 입사한 게 1982년. 지금은 장애인복지관이 전국 약 150개로 늘어났지만 당시만 해도 두 번째로 생긴 복지관이었다. 처음엔 재활분야에서 점자책과 녹음도서, 흰지팡이 같은 보조공학기기를 자체 제작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정보화교육에 손댄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였다. “1995년 점자 관련 정보를 얻어간 삼성 연구원이 답례로 인터넷 모뎀 접속번호를 귀띔해 주고 갔어요. 그때만 해도 인터넷 접속이 쉽지 않은 때였죠. 토요일 새벽에 어렵게 접속이 됐는데 세상에…, 미국 국회도서관 등 해외 점자 자료가 어마어마한 거예요. 정신없이 모았죠.” 그리고 1996년 6월 ‘장애인과 인터넷’이란 책을 펴냈다. 장애인 유형별로 인터넷 접속법, 유용한 사이트를 모아 놓은 책이었다. 책을 쓰자 주위에서 교육 요청이 쇄도했다. 서너명을 모아 놓고 인터넷 1박2일 강좌로 교육을 시작했다. 강사료도 따로 받지 않았다. 요즘처럼 시각 장애인용 스크린 리더(화면낭독기) 프로그램도 없던 시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타자연습부터 시작해 도스, 이메일, 내 컴퓨터, 음악듣기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면 CD굽기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교육을 했어요.”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장애인은 1000여명, 그중엔 전숙연 한빛맹학교 교사처럼 다른 장애인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는 이들도 많다. 장애인에게 인터넷 교육은 무슨 의미일까. “결국엔 직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반인은 얼마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터넷도 특히 시각 장애인에겐 높은 벽일 뿐이고, 정보 격차는 여기서 시작된다. “장애인 정보화교육은 그 자체도 목적이지만 직업재활의 하위수단으로 봐야 합니다. 그거 아세요. 모든 장애인의 꿈이 세금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예요. 맹학교에서 안마 배워서 안마사 하는 거, 마누라 살 대고 사는 것도 지겨운데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거면 얼마나 비참하겠습니까.” 직업선택권이 없었던 장애인들이 재활훈련을 받고 원래 직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원래 정보화교육의 목표라는 것이다. ●장애인 IT교육 예산 매년 줄어 그는 IT분야에서도 장애인 직업을 따로 구분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항공우주국(NASA)에선 이미 80년대에 장애인들도 일하고 있었다. 그 시절 미국엔 ‘정보 장애인은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니다.’라는 선언도 있었다. 어떤 매체로도 장애인의 정보 격차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지의 표현이었다. 장애인 직업권에 대한 우리나라의 ‘몰개념’을 설명해 주는 일화가 있다. “80년대 중반, 독일 맹인 법률가협회에서 저희 복지관으로 편지 한장이 날아들었어요. 한국의 시각장애인 판·검사들과 교류를 하고 싶으니 소개해 달라는 요청이었죠. 그런데 한국에 그런 사람이 어딨었겠어요. 결국 물거품이 되고 말았죠.”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은 수강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한다. 숙박료는 3주일에 4만원. 최근까지 단돈 1만원을 고수했지만 예산상 피치 못하게 올렸다. 현장 사회복지사들의 의욕과는 정반대로 장애인 정보화교육 예산이 줄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정보화지원 사업에 포함되는 장애인 IT교육은 사업을 주관하는 정보통신부가 행정안전부로 통합되면서 사업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예산도 매년 줄어 지난해 64억원에서 올해 56억원으로 삭감됐다. 그나마 지자체와 매칭펀드 형식으로 바뀌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들이 취약계층 사업에 관심을 쏟을 리도 만무하다. 전국 147개 복지관에서 월 80시간씩 교육을 진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행안부 역점사업인 전자정부 사업에 올해만 1304억원을 쏟아붓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다 보니 강사 보수교육은 엄두도 못 내고 교육 프로그램의 수준도 나날이 낮아지는 실정이라고 백 팀장은 답답해했다. “지자체에서 강사료를 10개월치만 줘서 매년 1~2월은 강의를 못해요. 장애인들의 항의가 빗발치죠.” 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게 강사의 질인데 한달 실수령액 130만원씩 받고 주당 20시간씩 꼬박 교육하라니 외면받는 게 당연지사다. ●지자체, 강사 양성·관리 외면 “지난해 여교사가 출산휴가를 들어가서 서울시 담당부서에 대체교사를 요청했더니 ‘공익요원으로 대신하세요.’라고 합디다. 어이가 없어서 면전에 대고 욕을 퍼부었어요.” 1600만명이 스마트폰을 쓰는 시대에 장애인의 스마트폰 활용률은 10.6%. 때문에 스마트폰 활용 교육 계획도 다 짜놨는데 예산이 없어 두손만 비비고 있다. 백 팀장은 “예산을 내려주는 16개 시·도는 복지관 교육장 관리만 하지 강사 양성·관리는 외면한다.”면서 “사업 총괄교육을 짜는 행안부 산하 한국정보화진흥원이 강사·강좌 개발 지원을 확충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백 팀장은 윈도부터 마우스 없이도 모든 기능을 사용한다 .복지관 컴퓨터, 집 노트북까지 총 4대가 모두 맹인용으로 세팅되어 있단다. “내가 먼저 기능을 숙지해야 그 감각으로 교육할 때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전해줄 수 있으니까요.”라고 말하는 그는 영원한 시각 장애인들의 IT선생님이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145년만의 귀환… 반갑다! 조선왕실의궤

    외규장각 조선왕실의궤가 마침내 우리 품에 안겼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간 것이니 무려 145년 만의 귀환이다. 어제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관된 의궤(儀軌)는 전체 297권 중 1차분 75권으로 나머지는 다음 달 말까지 운송된다. 왕실의 주요 행사를 글과 그림으로 남긴 의궤는 ‘기록문화의 꽃’으로 불릴 만큼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17년간의 협상 끝에 돌려받은 보물을 맞는 심정은 착잡하다. 반가움과 함께 무거운 교훈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문화재도 국력이 있어야 지킬 수 있다, 나아가 되찾아 올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그 점을 생생하게 확인했다. 프랑스 법원에 외규장각 도서 반환청구소송을 낸 문화연대 측은 약탈당한 문화재를 임대 형식으로 돌려받는 건 부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우리는 그 원칙론에 공감하면서도 협상엔 상대가 있는 만큼 절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 또한 외면할 수 없다고 본다. 문제는 5년마다 대여 갱신을 해야 하는 번거로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 하는 것이다. 정부는 대여 형식이지만 사실상 반환 혹은 영구 대여임을 강조한다. 문화재를 지키는 데도 실효적 관리가 필요하다. 궁극적으론 완전한 반환을 위해 보다 정교한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해외 문화재 찾아오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일본·미국·영국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는 14만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문화재의 해외 유출 경로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다음 달 문화재청에 신설되는 해외문화재팀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외규장각 도서 되찾기의 주역인 박병선 박사는 반환이 아닌 대여 형식을 안타까워하며 “내가 책이라면 울면서(서울로) 갈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우리 문화재에 대한 그런 절절한 마음자세로 해외 문화재 환수작업에 나서야 할 때다.
  • 강산 두번 바뀐 귀환운동 강탈당했던 우리 피붙이 “어서오세요 대~한민국”

    강산 두번 바뀐 귀환운동 강탈당했던 우리 피붙이 “어서오세요 대~한민국”

    20년은 강산이 두번 바뀌는 햇수이다.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운동은 1991년 10월에 규장각 도서를 일괄 소장 관리하고 있던 서울대학교가 우리 외교부에 반환 요청을 의뢰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동안 수많은 곡절 속에 강산이 두번 바뀌면서 드디어 귀환의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반환을 처음 제기하여 줄곧 관계당국의 자문에 응해온 나로서는 두팔이 절로 벌려진다. 145년 전 늦가을 찬 날씨 속에 이국 군인들의 거친 손길로 낯선 증기선에 실려 수만리 바다를 건너 돌집 어두침침한 서고에 갇혀 지내다 조국의 열띤 구명운동으로 돌아오는 외규장각 의궤 도서. 조국은 그새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항공회사가 둘이나 생겨 서로 모시겠다고 다투었다고 한다. 그들이 내려진 곳은 강제로 실려 떠났던 강화도에서 지척지간인 영종도. 무슨 힘이 한 세기 반 만에 세계 제일의 허브 공항을 만들고 그 먼 곳에 잡혀 갔던 귀중 도서들이 돌아와 내리는 곳으로 만들었던가. 사람이 하는 일에도 신비라는 단어가 동원될 수 있는 것인가. 외규장각 의궤도서의 귀환을 환영하는 온 국민의 힘찬 외침, “대~한민국 차차차차~.”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운동은 병인양요 때 프랑스 극동함대 지휘관 로즈 제독이 강화도에서 철수하면서 본국 해군성 장관에게 보낸 편지 한장을 발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편지가 쓰여진 뒤 내가 읽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124년이 걸렸다. 한국교회사연구소의 고(故) 최석우 신부가 1950년대 프랑스로 유학하여 병인양요 연구를 위해 모은 자료 속에 묻혀 들어와 연구소가 그것을 한국어로 번역해 내놓은 것이 1986년이었다. 120년 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반출 경위를 알게 된 것이다. 그 편지는 놀랍게도 ‘강화도의 한 건물에 책이 가득한 데 그중에 우리 국립도서관(Bibliotheque Nationale)에 소장할 만한 300여 책은 배에 싣고 나머지는 모두 건물과 함께 불태우고 간다.’는 내용이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찾아낸 박병선 박사도 이 방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나는 국제법 전공의 백충현 서울대 교수에게 자문을 구했고 그는 “이것은 명백한 문화재 전시 약탈행위로서 책이 돌아오지 않더라도 반환 요청을 해놓고 봐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외규장각 도서 반환 운동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외규장각 도서 귀환에 걸린 20년은 결코 짧지 않지만 헛되지는 않았다. 이 반환운동으로 우리 국민들의 문화재, 특히 해외 유출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 규장각을 모르는 국민도 거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반환운동이 시작될 즈음, 서울대학교에 견학 온 초등학생 몇이 규장각이라고 쓰인 건물 안내판을 보고 이거 중국집 아니냐고 까르르 웃던 광경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전화번호부를 펼쳐 보았더니 실제로 영등포에 규장각이란 중국집이 있었다. 이제는 TV 사극 드라마에도 규장각이 자주 등장할 정도로 규장각은 온 국민이 문화의 보고로 인식할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귀환 외규장각 도서는 외롭지 않다. 강산이 두번 바뀌는 가운데 사람의 일도 많이 바뀌었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 1권을 돌려받은 뒤 우리 대통령은 네번, 프랑스 대통령은 세번 바뀌었다. 그분들 중 세분은 고인이 되었다. 나와 함께 반환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백충현 교수도 4년 전에 고인이 되었다. 그는 외규장각 의궤도서처럼 한 나라의 왕실이 국가적 목적으로 생산한 책들은 소유권이 바뀔 수 없는 것이라고 하였다. 프랑스 측은 자기네 국립도서관에 등록하여 국가재산이 되었으므로 돌려줄 수 없다고 하지만 그 등록 자체가 법리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하였다. 반환문제가 난항에 부닥쳤을 때 의논차 아침 일찍 걸려오던 백 교수의 전화 음성이 오늘 아침에 들린다. “이 선생, 우리 정말 큰 거 한건 했어요!” ■이태진 위원장은 1988년 서울대 규장각 도서관리실장을 맡은 뒤 외규장각 도서가 불법으로 반출된 사실을 알고 환수 운동을 벌여왔다. 한일합병 불성립론을 주장, 지난해 한·일 지식인 공동성명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1977년부터 2009년 2월까지 모교인 서울대 국사학과 강단에 섰다. 현재 차관급인 국사편찬위원장을 맡고 있다.
  • [서울플러스] 환자 등에게 말동무 서비스

    강서구(구청장 노현송) 노약자와 장기 입원 환자,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 도서 대출, 말동무 해주기 등의 서비스를 확대한다. 관련 교육을 이수한 자원봉사자 8명이 요양기관을 방문한다. 향후 도우미를 늘려 집에 찾아가는 서비스도 할 계획이다. 지난해 자원봉사자 6명이 656시간의 책 읽어주기 봉사를 했다. 교육지원과 2600-6987.
  •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온 국민이 힘 모아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너무 기쁘지요. 이런 일이 마침내 일어나는구나 싶어요. 다만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요.” 프랑스 파리 근교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박병선(83) 박사. 11일 국제전화로 만난 박 박사의 목소리는 힘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외규장각 도서 반환을 지켜보는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1975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베르사유 별관 창고에 파묻혀 있던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이가 바로 그다. 첫 확인 뒤 발이 닳도록 드나들면서 들여다보기를 반복했다. “어휴, 그 과정을 어떻게 일일이 말로 다 설명해요. 발견한 뒤 10여년 동안 찾아가서 보고 또 보고 했지요. 외규장각 도서 한쪽한쪽마다 내 손때가 안 묻은 곳이 없어요. 볼 때마다 새롭고, 신통방통해서…. 하하하”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는 박 박사는 “(내 분신 같은) 그게 정말 한국에 간다니 너무 설레고 행복하다.”며 감개무량해했다. 박 박사는 그럼에도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며 이내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반환이 아니라 대여잖아요. 대여라면 소유권이 프랑스에 있는 건데…. 게다가 영구 대여도 아니고 5년 단위로 갱신하는 형태라서…. 5년이면 정권도 바뀌고 담당하는 사람들도 바뀌고 할 텐데, 서류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거잖아요. 그때 가서 갱신이 안 되면 어떻게 하지요? 되돌려 줘야 하나요? 물론 우리 정부는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하긴 하지만…. 그러니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대여를 반환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프랑스 현지 반응은 어떤가 물어 보았다. “공개적으로 말하긴 곤란하지만 여하튼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거예요.” 박 박사는 외규장각 존재를 한국에 알렸다는 ‘괘씸죄’에 걸려 한동안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냉대받는 등 심하게 가슴앓이를 했다. 박 박사는 1866년 병인양요에 대한 정리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1권은 냈고, 2권은 준비 중이에요. 당시 프랑스 자료들을 보면 함대장이 프랑스 장관에게 1일 보고 형식으로 쓴 편지글도 있고, 병사들이 남긴 기록도 있어요. 그런데 병사들 기록이 참 재밌어요. 프랑스는 조선을 야만인 취급했거든요. 막상 약탈하러 가 보니 다 쓰러져 가는 오두막집에도 수준 높은 책이 있더라, 조선은 문명국가 같다는 얘기가 나와요. 또 의사가 쓴 기록을 보면 프랑스에서 앓던 병사들이 강화도에 왔더니 건강이 완전히 회복되더라, 강화도는 천국이다 이런 내용도 나와요. 아마도 당시 조선에 대해 다방면으로 기록해 둔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자료를 찾고 번역하는 작업을 계속 중인데, 연구비를 지원해 준 문화재청을 비롯해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에게 감사하다는 얘기를 꼭 전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지금도 도시락 싸들고 주불 한국대사관이 마련해 준 사무실로 출퇴근한다는 박 박사. 건강 문제가 제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지난해 한국에 머물면서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프랑스에서 치료를 계속 중이다. 건강을 묻자 전화기 너머로 팔을 휘휘 내젓는 소리가 또렷히 들릴 정도다. “아유, 그렇게 수술받고도 더 살 수 있다는 건 인생을 덤으로 받은 거지요. 할 일이 있으니 조금 더 살아라 하신 게 아닐까요. 그래서 기쁘게 일하고 있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삼성 ‘매일매일 책 나눔 캠페인’

    삼성그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매일매일 책 나눔 캠페인’을 통해 소외계층에 책 6만 2000여권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이날까지 트위터, 미투데이,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활용해 이번 공익 캠페인을 벌인 결과 네티즌 3만여명이 참여했으며 추천된 책은 보육원, 청소년센터, 장애복지센터, 미혼모 쉼터, 다문화센터 등에 전달됐다. 캠페인에는 야구선수 이승엽, 가수 JYJ와 김태원, 개그맨 이윤석, 사진작가 조선희, 서울대 김난도 교수 등도 참여했다. 기부 도서 선정에서 전달까지의 모든 과정은 삼성그룹의 블로그인 ‘삼성이야기’(http://www.samsungblogs.com)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美 ‘맘 신드롬’ 되돌아온 열풍

    美 ‘맘 신드롬’ 되돌아온 열풍

    미국의 ‘맘(Mom) 신드롬’이 한국을 역(逆)강타하고 있다. 미국에서 출시된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국내서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는가 하면, 이 책 영문판과 신경숙의 다른 소설들까지 덩달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하루 1192권 팔려 국내 베스트셀러 재진입 8일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집계에 따르면 ‘엄마를 부탁해’(창비 펴냄) 한글판과 영문판 ‘플리즈 룩 애프터 맘’(Please Look After Mom, 크노프 펴냄)이 각각 국내 도서와 외국 도서 종합 일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지난 7일 하루에만 ‘엄마를’이 1192권 팔려 6위에 오르는 등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도 재진입했다. 이는 2009년 3월부터 9주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하며 거칠 것 없는 기세를 보였던 ‘엄마를’ 전성기 때의 하루 최고 판매량(950권)을 뛰어넘는 기세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도 주간 종합 순위 19위에서 8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전체 판매량 170만부를 넘어서 200만부도 넘길 기세다. 연극에 이어 같은 제목의 뮤지컬도 곧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엄마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美 아마존닷컴 종합순위 33위 미국 반응도 뜨겁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출간되자마자 아마존닷컴(미국 최대 온라인서점)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100위권에 진입하더니 8일 현재 3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미국 독자들의 ‘독후감 배틀’이 치열하다. ‘2인칭 시점이 산만하고 헷갈린다.’는 비판도 있지만 ‘2인칭 화자의 서술이 인상적이다.’ ‘힘이 넘치면서도 문장이 섬세하다.’ ‘한국이 얼마나 가족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지 알게 됐다.’ 등등 호평이 압도적이다. 오히려 아마존닷컴이 평가의 균형감을 갖추느라 애쓰는 모양새다. 이러한 열기에 힘입어 신경숙의 다른 책 ‘기차는 7시에 떠나네’ ‘풍금이 있던 자리’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비롯해 ‘리진’ 프랑스어판, ‘엄마를’ 스페인어판 등도 한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거리엔 다시 제멋대로 현수막·간판… ‘디자인 서울’ 뒷걸음”

    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거리엔 다시 제멋대로 현수막·간판… ‘디자인 서울’ 뒷걸음”

    지금껏 진행한 인터뷰 중에서 “안타깝다”는 말을 이렇게 많이 들은 적이 있었나 싶다. 서울시 출입 기자로 처음 만났던 4년 전부터 줄곧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 줬던 권영걸(60·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는 2시간 동안 이 말을 십수번 반복했다. 2007년 초대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장으로 2년간 야심차게 추진한 ‘디자인서울 프로젝트’가 자신이 떠난 뒤 정체된 데 대한 아쉬움과 울분, 심지어 불쾌함을 갖고 있는 듯 느껴진다. 권 교수는 최근 무려 저서 5권을 한꺼번에 냈다. 사실 그를 만나 왕성한 집필력에 대해 들어볼 참이었다. 아직 공직생활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 대부분의 시간을 책 홍보보다는 2년간 서울시에서 보낸 공직생활, 공공 디자인의 앞날을 풀어놓는 데 할애했다. ●40년 만에 맞은 디자인시대 “대학 다닐 때 많은 교수님들이 그랬어요. ‘여러분이 열심히 공부하면 디자인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사실 올 것 같지도 않았고, 오지도 않았죠. 40년 가까이 지난 최근에야 그런 시대가 왔고, 그 중심에 제가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권 교수는 ‘디자인 서울 사업’의 핵심이 된 당시를 이렇게 소회했다. “서울시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지고, 역사의 켜가 쌓인 이야기가 있는 도시입니다. 고등교육을 받은 시민이 많은, 지식 총량이 아주 큰 도시이고요. 이런 기반이 있으니 여러 가지 정책을 만들고, 적용하면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확신도 있었죠.” 그런 확신을 정책에 녹이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본부장 취임 전 서울시 관계자 3명에게 조언을 듣고, 오세훈 시장의 취임사부터 온갖 신문, 방송 인터뷰를 섭렵했다. 임기 2년을 압축적으로 활용하려면 시장의 의중을 꿰뚫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취임 후 첫 한 달은 직원들에게 인사를 다니는 대신 방 안에 틀어박혀 ‘정책의 길’을 찾는 시간으로 삼았다. 그 다음 3개월은 간부회의에서 각 국실이 보고하는 내용을 디자인의 관점에서 충고하면서 실력을 보여 주고, 이후 6개월은 도덕성으로 신뢰를 얻었다. 서울시는 어떤 사업이든 주변에 많은 업체들이 있고, 그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추호의 잡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소위 ‘1-3-6 전략’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실력과 신뢰를 쌓았다. “오 시장도 많은 역할을 해주었죠. 총괄본부장을 부시장급으로 두면서 힘을 실어주고, 모든 사업을 디자인의 렌즈와 언어로 보라고 강조하면서 서울시 행정에 디자인을 접목할 바탕을 탄탄히 잡아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노력이 다시 원점이 된 듯한 느낌이라는 게 그 한숨의 근간이다. ●“디자인 서울 어디 갔나… 한숨만” 디자인 도시의 허브가 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나 시민의 쉼터가 되는 광화문광장 등 수백억원이 들어간 큰 사업을 많이 했지만 그가 무엇보다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는 것은 ‘디자인 거리 사업’이다. 서울시 안에 디자인 거리 50곳을 결정하고, 이 거리를 정비하는 기간으로 3년을 투자했다. “거리는 중요한 곳입니다. 시민이라면 단 하루도 피할 수 없는 공간이 거리거든요. 이 거리를 걷고 싶게 만들고, 머물고 싶게 하면 문화가 소통되고, 사람들이 몰리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는 것이죠.” 디자인 서울 사업에 열중하는 한편 ‘되돌아가지 않는 개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도 매진했다. 공공건축, 공공공간, 공공시각매체 등 5개 분야에서 규제와 권장을 엄밀하게 규정했고, 2008년부터 적용했다. 많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서울시는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를 이루어 냈다. 2007년 10월에는 세계 디자인단체 총연합회가 지정한 ‘2010 세계 디자인수도’로 선정됐고, 서울역 첨단미디어 버스 정류장은 ‘2010 IDEA 디자인어워드’와 ‘iF 디자인어워드’, ‘레드 닷(Red dot)디자인어워드’를 수상했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휩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서울의 거리를 보면 ‘울분’을 느낀다고 했다. “현수막은 다시 걸리기 시작했고,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은 간판도 나타나고 있어요. 길에 놓인 시설물들은 관리되지 않고, 길 안내 사인 표준색상도 완전히 무시되고 있지요.” 그는 “선진도시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3년, 5년, 10년, 그 이상의 흔들림 없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이 실종된 듯한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오히려 지방에서는 공공디자인 붐이 이는데, 서울에서는 식었다. 먼저 시의 의지가 질책받아야 하고, 디자인 가치에 대해 덜 생각하는 시의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끊임없는 저술… 방점은 ‘사제동행’ “차라리 서울시에 계속 남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잘라 말한다. “2년 동안 서울시에서 야전생활을 하면서 내가 ´형질변경´이 될까봐 걱정했어요.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죠. 이제는 외곽에서 공간 디자인이라는 언어에 책임을 져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합니다.” 그 큰 발자국은 ‘공간 디자인의 언어’로 세상에 나왔다. 2001년에 낸 ‘공간 디자인 16강’의 후속편인데, 그동안 배출한 직계제자 중 대학 전임교수 40명과 함께 썼다. “맹자는 군자삼락 중 세 번째 즐거움은 ‘득천하영재이교육(得天下英材而敎育)’이라고 했습니다. 천하 영재를 얻어 가르치고 배출하는 게 즐거움인데, 이런 복을 누리고 있으니 이젠 나눠야죠. 제가 틀을 만들고 각자의 연구 영역을 미시적·입체적으로 썼습니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한 덩어리가 돼서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학문의 으뜸이라는 말이 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제동행’이고 그 결과물이 이 책입니다.” 이 책과 함께 ‘공공디자인행정론’, ‘컬러 프랙티쿰’, ‘쉬운 색채학’, ‘리더는 디자인을 말한다’도 냈다. 이 중 ‘리더는’은 유일한 실용서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디자인은 낭비이고, 겉치레이며 전시행정이라는 등 오해와 편견이 난무한 모습을 보며 집필을 결심했다. 세계적인 리더들이 디자인에 대해 어떤 사고를 했고, 국가·도시·기업 운영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보여 주는 책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설득력을 담고 정확도를 기하기 위해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부터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명사 100여명이 어떤 상황에서 그 말을 했는지 연도까지 밝혔다 원점으로 돌아가자. 그는 대체 왜 이렇게 활발하게 저술활동을 하는 것일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LA)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를 떠올린다. 당시 교수들 사이에는 ‘책을 낼 것이냐, 짐을 쌀 것인가’라는, 교수에게는 협박과 같은 말이 있었다고 했다. 그것이 잠재의식에 박혀 교수 생활을 한다는 것은 늘 책을 쓰고, 논문을 낸다는 것이 옳다고 돼있다고 했다. 그렇게 1986년에 첫 책을 썼고, 25년 만에 서른 번째 책을 출간했다. 여기서 끝일까. 그는 3권을 더 준비 중이라고 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증이 일어 재차 묻자 “제목이나 내용은 비밀이지만 1권은 국민 디자인 도서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아마도 그의 서른한 번째 책은 서울시가 아닌, 대한민국을 겨냥한 거대 담론이 아닐까.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권영걸 교수는 ●195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공업디자인 학사·미 UCLA 대학원 디자인 석사·고려대 대학원 건축공학박사 ●1979년부터 동덕여대·이화여대 교수를 거쳐 현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서울대 미술대학 14~15대 학장 ●2007~2009년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 역임 ●황조근정훈장 수훈 ●현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 ●인터뷰 동영상은 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의 ´TV 쏙 서울신문´ 방영.
  • 고향 도서관에 향토문화 자료 5400여점 기증

    고향 도서관에 향토문화 자료 5400여점 기증

    한 문화재 공무원이 자신의 고향 도서관에 무려 6000점에 가까운 자료를 기증했다. 전남 장흥 출신의 김희태(54) 전남도 문화재 전문위원은 최근 쉽게 접하기 어려운 귀중한 문화재 자료와 향토 자료 등 모두 5400여점을 정남진도서관에 기탁했다. 김 위원이 기증한 책들은 각 지역의 연혁을 알 수 있는 향토문화 자료집을 비롯해 역사 자료집과 사회과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특히 ‘낭죽골의 옛노래’, ‘한국기독교 연행도’ 등 일반 서점에서 찾을 수 없는 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정남진도서관에는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소장도서 기증운동으로 모두 4만여권의 도서가 모아졌고, 현재까지 꾸준하게 기증이 이어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김 위원으로부터 기증받은 향토 문화 및 사료들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귀중한 도서들”이라며 “특히 어린이들과 역사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군민들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부산시청사 시민책방 ‘오픈’

    “책 사러 시청으로 오세요.” 부산지역 향토서점을 살리기 위한 시민책방이 부산시청사에 들어선다. 부산시는 지역 문화사랑방 역할을 할 ‘행복한 시민책방’이 10일 시청사 1층에서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이 책방은 지난해 동보서적, 문우당서점 등 지역 대형서점이 잇달아 폐업하자 시와 시 서점조합이 향토서점을 살리고 독서에 대한 시민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했다. 시청사 1층 로비에 40㎡ 규모로 설치됐으며 인문, 과학, 예술, 문학, 역사 분야 등 5000여권의 도서를 갖췄다. (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 부산시 서점조합이 운영을 맡아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오후 7시 문을 연다. 도서판매 외에도 책에 관련된 다양한 문화행사를 마련하는 등 지역의 독서문화 공간으로 운영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경기도는 지금 ‘독서 열풍’

    경기도는 지금 ‘독서 열풍’

    경기지역 지방자치단체에 ‘독서 열풍’이 불고 있다. 시민들이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공공청사에 북카페를 조성하는가 하면 자녀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위드북스타트’ 운동을 전개하고 학교도서관을 일반에 개방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수원시는 시청 민원실에 ‘북카페’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민원실 내 80㎡ 규모로 철학과 역사, 문화, 종교, 예술 등의 인문학 서적과 시정 정보가 담긴 책자 등이 비치된다. 수원지역 8곳의 도서관과 상수도사업소, 시설관리공단 등에도 별도의 북카페를 조성 중이거나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앞서 4개 구청도 북카페를 만들었다. 이들 구는 또 공직자 스스로 독서 토론 등의 모임과 1주일 1권의 책 읽기, 다독상 시상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책 읽는 공직’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군포시는 ‘책 읽는 도시’를 선언했다. 자녀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영아와 부모를 대상으로 ‘위드북스타트’ 운동을 벌인다. 또 다음달부터 시민들에게 학교도서관 4곳을 개방할 계획이다. 지난달 9일에는 ‘책 읽는 군포 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킨 데 이어 군포의 책, 위드북스타트, 작은도서관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정리한 ‘책 읽는 군포’ 홈페이지도 개설했다.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이달부터 ‘1직원 1책 읽기’ 운동에 들어갔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읽고 싶은 책 신청을 받아 2주일간 대여해 주고 독서 릴레이운동도 펼친다. 시청 내부행정망인 새올행정시스템에 ‘책 읽는 군포방’도 신설했다. 시흥시는 오는 5월 은행동주민센터에 ‘은행골작은도서관’, 오이도복합문화센터에 ‘오이도작은도서관’을 잇달아 개관한다. 또 6월에는 대야동 새마을문고사무실을 리모델링해 작은 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부천시는 도서관이 없는 마을 90곳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도서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독서 인구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 각 도서관에서는 연령별 독서 프로그램, 인문학 강좌 등을 운영한다. 모든 시민에게 책을 빌려주는 1인1독서회원증 갖기 운동도 전개한다. 이 밖에 경기도는 은퇴한 노인을 독서도우미로 양성하고 아동에게 독서활동을 지도하는 ‘어르신 독서도우미’, 다양한 분야의 ‘저자와 만남’을 통해 책과 소통하는 프로그램 등을 추진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읽을 책도, 읽는 학생도 없다

    8일 오후 서울의 한 대학 도서관. 학기 초인데도 3층 열람실은 빈자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학생들이 가득했다.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듯 책상에는 토익·토플 교재나 공무원시험 수험서, 자격증 관련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국내에서 규모가 큰 상위 20개 4년제 대학 도서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평균 장서 규모가 미국 등 북미지역 주요 대학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대학생 1인당 연평균 도서 대여량은 이들 대학의 65%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책 읽는 대학생도 드물지만 읽을 책도 없다는 푸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8일 공개한 ‘2010 대학도서관 통계분석 자료집’은 국내 대학의 열악한 도서 보유 현황과 우리나라 대학생의 빈약한 독서량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자료집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 등 규모가 가장 크다는 상위 20개 대학의 도서관 평균 보유도서 수는 191만 4000권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미연구 도서관협회’(ARL)에 가입한 113개 대학의 평균 보유도서 441만 7000권의 43.3% 수준이며, ARL에서 최하위(113위)를 기록한 캐나다 구엘프 대학(185만 4000권)과 비슷한 규모이다. 국내 대학 중 가장 많은 책을 가진 서울대의 경우 409만 5000권으로, ARL대학 평균치보다 10%가량이나 적었다. 이처럼 국내 대학의 열악한 장서량을 반영하듯 대학생들의 대출 이용률도 ARL 대학 평균의 겨우 절반을 넘는 수준에 그쳐 우리나라 대학생의 독서량 역시 매우 적었다. 국내 상위 20위권 대학의 재학생 1명당 연평균 대출 도서는 17권으로 ARL 평균의 65%에 그쳐 71위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비슷했다. ARL의 1인당 대출 도서가 가장 많은 학교는 하버드대(102권)로, 국내에서 도서 대출이 가장 많은 이화여대(35권)의 3배에 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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