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서(책)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정용화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위험지역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모스크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 눈 결정
    2026-01-0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094
  • 5000명 ‘책’ 플래시몹

    13일 오전 10시부터 관악구 전 지역이 ‘책 세상’이 된다. 구청 광장을 비롯해 봉천사거리, 신림사거리, 관악산 시도서관 앞 광장 등 7개 장소에서 주민 5000여명이 동시에 책을 읽는 ‘책 읽기 플래시몹’ 행사를 벌인다. 이 플래시몹은 지난 8일부터 진행된 ‘2012년 관악책잔치-평생학습마을축제’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다. 즐거운 책 읽기 문화를 만들어 가는 책잔치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독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플래시몹은 지난해 북페스티벌 때 처음 실시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 플래시몹에서는 책 속 캐릭터가 등장한다. 지역 어린이집 아이들은 동화 속 캐릭터로, 각 학교의 ‘독서문화이끔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과 주민들은 만화·동화책·영화 속 인물로 꾸미고 책을 읽는다. 책 읽기가 종료되면 본 행사가 열리는 구청까지 거리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책, 읽고 듣고 맞혀봐

    서대문구는 13~14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서대문 북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행사는 13일 오후 3시 공원 야외무대에서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저자인 윤성근 작가의 사회로 막이 오른다. 윤 작가와 책 읽기 행사를 비롯해 독서퀴즈, 독서골든벨, 책이야기, 노래 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잇따라 열린다. 특히 종이책 대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휴먼북’으로 나서 도서대출이라는 방식으로 직접 대화를 나누는 ‘휴먼라이브러리’ 행사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공원 메인무대에서는 시민들이 각자 읽고 싶거나 좋아하는 책 한 권을 들고 나와 조용히 읽어주는 ‘책 읽는 소리, 독립문을 흔들다’ 행사가 진행된다. 페스티벌 둘째 날 오후 3시에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씨를 초청해 공원 야외무대에서 북콘서트를 연다.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공부의 달인, 호모 콩푸스’ 등 작가의 저서를 테마로 인문학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이외에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독서 수준을 점검해 주는 독서상담과 우수도서 할인판매, 유율국단 실대악단 및 코리아주니어 빅밴드 공연 등도 관람객에게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헌 책 줄게 새 책 다오”

    서울 중랑구와 새마을문고지부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30분~오후 4시 면목역공원에서 ‘2113 도서무료교환전’ 행사를 갖는다. 책장에서 잠자는 헌 책을 이웃들과 나눠 보자는 취지다. 2113은 ‘2009년 이후 출판된 헌 책 2권을 새 책 1권으로, 1인당 3권까지 바꿔 준다’는 의미다. 행사장에서는 신간도서 1500여권을 갖추고 손님을 맞는다. 당일 새마을문고 회원들은 도서교환뿐 아니라 책도 직접 읽어주고, 좋은 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추천도 해준다. 행사를 마치고 남은 도서는 관내 복지시설 및 도서관에 기증해 여러 주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한다. 구는 지난해 행사 때도 새 책 1853권을 구입해 헌 책 1192권과 교환한 바 있다. 남은 새 책 661권과 헌 책 2384권은 부랑인 복지시설인 은혜의 집, 중랑경찰서, 유린원광종합사회복지관, 중홍초등학교, 그루터기청소년공부방에 기증했다. 새마을문고 관계자는 “올해로 5회째를 맞은 무료도서교환전을 통해 주민들이 따끈따끈한 새 책을 많이 읽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올 서울대 학생들 ‘총, 균, 쇠’ 가장 많이 빌려 봤다

    올 서울대 학생들 ‘총, 균, 쇠’ 가장 많이 빌려 봤다

    올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려 읽은 책은 무엇일까. ●최고 인기 도서로도 뽑혀 10일 서울대에 따르면 ‘인류 역사와 문명이 무엇을 통해 발전했는가’라는 인문학적 논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풀어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총, 균, 쇠’가 81회 대출돼 1위를 했다. ‘총, 균, 쇠’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총 522회의 대출 횟수를 기록하며 최근 5년간 가장 인기 있는 책으로도 뽑혔다. 연도별로 2008년 6위, 2009∼2011년 2위 등 꾸준히 10위 안에 있었다. 서울대 도서관 관계자는 “그간 비문학 서적은 대출 순위 2~3권에 불과했다.”면서 “그동안의 소설, 에세이 편중 현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인문·사회과학 서적 중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과학서적 ‘이기적 유전자’가 63회 대출돼 3위에 올랐고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은 62회 대출돼 4위를 차지했다. 또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인문학 서적 ‘생각의 탄생’은 모두 59회 대출돼 공동 5위를,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57회로 그 뒤를 이었다. ●2위는 ‘달콤한 나의 도시’ 10위권 안에 든 소설, 에세이 서적 가운데는 한국 작가의 작품이 많았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가 71회로 전체 2위, 천명관의 ‘고래’,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각각 57회, 56회였다. 외국 작품으로는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와 에세이 ‘불안’ 두 권이 10위 안에 들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현장 행정] 도서관 리모델링…북카페…양천구 책 속으로 ‘풍덩’[동영상]

    [현장 행정] 도서관 리모델링…북카페…양천구 책 속으로 ‘풍덩’[동영상]

    양천구가 도서문화 인프라의 업그레이드에 팔을 걷었다. 구는 낡은 도서관을 리모델링하고 북카페를 신설하는 등 ‘생활 속의 책과 도서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구는 36개 도서관에 64만 6400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구는 신정6동 평생학습센터 3층에 있는 도서관을 리모델링해 지난달 24일 새롭게 개관했다. 94㎡ 규모에 2만여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연간 8만 3000여명이 이용하고 있지만 시설이 낡은 데다 열람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구는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책장을 새롭게 꾸미고 열람석을 기존 24석에서 50석으로 늘렸다. 구는 주민들이 많이 찾는 신정동 양천해누리타운 1층에 주민들이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최근 북카페를 조성했다. 소음을 줄이기 위해 북카페 둘레에 유리벽을 설치하고 신간 도서와 베스트셀러 등 400여권의 도서를 비치했다. 연말에는 신정3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 내에 북카페 2호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주민들을 위해 양천구 e도서관과 연계된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는 등 모바일 서비스도 강화했다. 구는 e도서관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을 제공, 앱스토어에서 ‘양천도서관’을 검색해 내려받으면 전자책을 바로 읽을 수 있게 했다. 2003년 12월 개관한 양천구 e도서관은 분야별 도서 7000여종 4만 3000여권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까지 54만 200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신월4동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 1~3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 ‘북아트’와 ‘도자기 공예’를 이용한 독서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독도연구 위해 귀화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독도연구 위해 귀화한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 호사카 유지 교수

    비에 젖은 모습은 참으로 심금을 울린다. 하여 대중가요 노랫말에도 자주 등장한다. 가수 주현미의 노래 중 ‘비에 젖은 터미널’이 있다. ‘밤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젖은 터미널/인적도 없고 밤바람도 차가운데 어이해서 내 마음을 울려주는가/ 아 당신은 무정한 사람 내마음을 울리는 사람~’ 이 대목을 독도로 옮겨 보자. ‘비에 젖은 독도’라고 말이다. 한 일본인, 그러니까 한국으로 귀화한 독도 사랑인이 어느 비오는 날 독도를 갔을 때 ‘비에 젖은 독도’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큰 바위에서, 그 아래 굽이치는 물결과 빗방울의 만남을 보면서 독도의 숨결과 역사를 느꼈다. 온몸에 전율로 다가온 독도는 ‘무정한 당신’이 아니라 오래도록 ‘기다렸던 유정한 당신’이었다. 호사카 유지(56) 교수, 세종대에서 독도종합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토종 한국인보다 더 독도를 사랑하고 연구하고 세상에 ‘독도는 한국땅임’을 알리고 있다. 그는 한국으로 귀화한 뒤 독도를 방문하던 날 그야말로 비에 젖은 독도를 봤다. 너무도 아름다워 홀딱 반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독도를 그리워했다. 왜 그랬을까. 지난 5일 오전 서울신문 인터뷰룸에서 그를 만났다. 독도 얘기가 나오자 표정이 즐거웠고 어투는 일본말이 섞였지만 논리정연했다. 그러면서 결론부터 나온다. “일본의 주장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논리개발이 숙제이며 (그들의)논리가 대부분 드러나고 있다. 감정이 아닌 논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 인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안식년으로 연구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요즘 하루 3차례씩 강연을 나간다고 했다. 주제는 당연히 ‘독도’다. 먼저 세종대의 독도종합연구소에 관한 얘기부터 나왔다. “독도 주변의 영유권에 관계되는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독도 연구는 1998년부터 했으니까 14년째가 된다. 정식으로 독도종합연구소를 설립한 것은 2008년 5월이다. 연구소에는 연구원 3명, 협력교수 5명, 그리고 필요하면 아웃소싱 등을 하면서 연구를 해나가고 있다.” 그는 2003년 귀화했다. 계기가 흥미롭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에 진출하는 것을 보고 한국의 잠재력, 세계적으로 도약하는 한국에 감동하고 귀화를 결심했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스포츠 스타가 대부분 재일교포였다. “축구의 가마모토, 야구의 장훈, 역도산, 최배달 등 초인적인 인물들은 전부 재일교포다. 이들을 정말 많이 응원했다. 요즘도 그렇다. 이승엽 선수는 한국에 다시 왔지만 이대호 같은 선수가 한국인이다. 야구경기를 볼 때마다 이승엽과 이대호 선수를 많이 응원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화제가 스포츠로 넘어갔다. 그는 “일본 선수보다 한국 선수들이 착하다. 단결심도 있고 선배를 따르고 그런 점이 매력 있다.”며 웃는다. 일본과 한국 축구경기 때 어디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한국이죠.”라고 대답한다. 규모면에서 한국 선수들은 일본 선수들보다 한발 더 내디디는 능력이 있다고 표현한다. 얘기가 나온 김에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정말 훌륭하다. 싸이는 개인적으로 안다. 가수 김장훈이 독도행사에 자주 참여했는데, 그때 싸이와 여러 번 만났다. 싸이가 대단한 이유가 있다. 영어를 잘한다.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다. 앞으로 한국에는 제2, 제3의 싸이가 나온다. K팝 스타들이 많으니까. 그들은 일본 가수, 중국 가수, 아시아 어느 가수들보다 영어를 잘한다. 노래실력은 물론 퍼포먼스하는 능력이 미국 가수 못지않다.” 그는 스포츠와 연예 분야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신이 났다. “중학교와 대학 때 잠시 야구선수를 했다. 포수와 3루수를 맡았는데 부상을 입어 중도에 그만두었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싸이는 이제 선두로 나섰고 그를 따라가는 가수들이 한국에 많이 나올 것”이라고 거듭 장담한다. 얘기를 다시 독도로 돌렸다. 그는 지금까지 독도를 6번 다녀왔다. 독도의 사계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갈 때마다 독도는 우리들을 늘 기다리고 있었다.”고 피력했다. 맑은 날씨, 흐린 날씨, 비오는 날씨 등에 관계없이 독도는 여전히 그를 반기고 있었다고 부연한다. “비에 젖은 독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맑은 날씨에는 독도의 바위모습이 웅장하게 보였고 비에 젖은 (독도의)바위는 베일에 가려진 신비였다.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사람이 비에 젖은 옷을 입은 것처럼 말이다. 맑은 날씨에는 독도가 생각보다 크게 보였다. 독도는 계절별로 아름다우며 그런 모습을 사랑한다.” 이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들려준다. “일본 측 주장은 이제 성립되지 않으며 극복할 논리개발이 이미 돼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한국은 독도문제와 관련해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일본이 독도 논리를 주장할 때 즉각적으로 받아칠 대응 논리로 맞서야 국제적으로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사람들 가운데 일반인들은 독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일본 인구 중 10%가 지식인이라고 하면 그 가운데 5% 정도가 독도 얘기를 한다. 직접 일본에 가서 인터뷰도 했지만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독도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 교사의 입장에서 혹시 틀린 것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일부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했더라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고 있다. 일본에는 양심적인 교사가 많고 잘못 가르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지식인 중 극히 일부가 독도에 대해 큰목소리를 낸다고 말한다. “독도가 한국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왜냐하면 이 같은 주장 뒤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왜곡되고 은폐된 내용들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측은 역사자료와 논리개발만 제대로 하면 (국제적으로)상당히 유리하다. 일본 측은 지금까지 교묘하게 은폐하고 있다.” 일본은 오는 연말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문제를 제기할 것이며 그런 상황에서 선진국의 이해가 일본 쪽으로 기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세계인들이 독도의 진실을 알 수 있도록 한국 측이 준비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독도문제는 아직 미국의 영향력이 있으며 일본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다시 강조한다. “독도문제에 대해 한국은 논리가 아니라 감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면 손해다. 스스로 목을 조이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에는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서양에는 이런 속담이 없다. 말을 앞세워서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본의 주장에 즉각 대응할 시스템이 필요하다. 일본의 주장을 완벽하게 극복할 그런 논리를 내세우는 시스템 말이다. 현재까지 연구해 본 결과 일본의 주장은 왜곡되고 은폐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올해 말 그동안 연구한 새로운 결과물을 국내에서 책으로 내고 내년 초에는 일본어판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독도가 한국땅일 수밖에 없는 자료들을 되도록 많이 축적해 놔야 모든 상황에서 유리하다는 생각에서다. 책 속에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조문에 독도를 언급한 대목이 없다는 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그 내용과 관련해서 물었더니 모방송국과 같이 한 것이라 지금은 밝힐 수 없다고 말한다. 한국으로 귀화했으면서 왜 일본 이름을 사용하고 있을까. 웃으면서 대답한다. 귀화할 때 법원에 ‘호’씨 성을 갖고 갔더니 담당 직원이 “호씨는 중국 성인데 일본 출신이 쓰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그냥 ‘호사카 유지’로 쓰게 됐다고 한다. 그는 한국인 부인과 결혼해 슬하에 2남1녀를 두었다. 자녀들의 성은 어떻게 쓰느냐고 물었더니 “그건 비밀”이라며 웃는다. 부인은 일본 문학동호회 모임에서 만났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국말 배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으냐고 묻자 “배우면 배울수록 심오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日 도쿄 출생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 체류 15년만에 한국으로 귀화…2005년 일본계 인사로 보신각 타종 첫 참가 일본 도쿄 출생이다. 1979년 도쿄대학을 졸업했고 1988년 한·일관계 연구를 위해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세종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으며 2003년 6월 한국 체류 15년 만에 한국으로 귀화했다. 2005년 8월 일본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8·15 보신각 타종 행사에 참가했다. 2012년 현재 세종대 인문과학대학 교양학부 부교수 및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국립국회도서관 독도자료실 자문위원, 국립국회도서관 홍보대사, 동북아역사재단자문위원, 경북 상주시 홍보대사,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상임이사, 한국일본학회 이사, 단국대 일본연구소 편집위원, 동아시아 일보학회이사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저술로는 ‘일본제국주의의 민족동화정책분석’(2002), ‘일본고지도에는 독도가 없다’(2005), ‘일본역사를 움직인 여인들’(2006), ‘조선 선비와 일본 사무라이’(2007), ‘우리 역사 독도’(2009), ‘대한민국 독도-일본 논리의 종언’(2010), ‘대한민국 독도교과서’(2012) 등이다. 번역서로는 ‘독도·다케시마 한국의 논리’(2004), ‘한국전쟁’(2006) 등이 있다. 이 밖에 한·일관계사, 독도영유권 문제, 역사교과서문제, 야스쿠니신사문제, 한류와 일본의 우익사상 등에 관한 논문이 다수 있다.
  • [열린세상] 어떤 출판인/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어떤 출판인/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어떤 출판인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 집에서 받은 약간의 자금으로 출판사를 구입했다. 1980년대 초 서울에서는 출판사를 새로 열기가 어렵고, 이미 있는 출판사의 경영권을 인계받는 것만 가능했다고 한다. 우연히 그는 을지로의 허름한 건물 5층에서 영인본을 파는 출판사를 경영하게 된 것이다. 당시의 영인본이란 개벽, 창조와 같은 일제강점기의 신문예 잡지, 한국고전소설전집 등 고전자료를 모아 복사하여 제본한 책들이었다. 당시 학생들은 고전문학을 공부하더라도 현대문학 자료를 구입했고, 현대문학을 공부하더라도 고전문학 자료를 구입했다. 심지어 문학하는 사람도 국어학 책을 샀고 국어학 하는 사람도 문학 자료를 샀다. 통섭이나 융합이란 말은 없었지만 한 전공 안에서 세부 전공을 나누어 하고 싶은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은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해방 후 학문 첫 세대들이 은퇴하고 학문의 관심사도 전문화한 데다가, 여러 경로로 자료를 참조할 수 있게 되면서 젊은 연구자들은 서적 형태의 자료집을 구입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그 출판인은 단행본을 만들기 시작했으나 잘 팔리지 않았다. 교재를 구입하는 학생들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때 몇몇 원로 교수들이 이 출판인을 찾아와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이 출판인은 하도 고통스러워 출판사 문을 닫아야 하겠다고 말을 흘렸다. 그런데 한 원로 교수께서 지팡이를 휘둘러 탁자를 내리치시고는, “네가 얼마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지 아느냐?”라고 야단을 치셨다. 하도 심한 야단을 들어 이 출판인은 어쩔 줄 모르다가, 한참만에야 기어드는 목소리로 “잘못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속으로는 작은 출판사가 하는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 무어냐, 대체 일마다 국가와 민족을 들먹이는 것은 우습지 않은가라고 생각하면서도, 폐업하려던 결심만은 바꾸었다는 것이다. 지금 출판계의 사정이 어떤지, 특히 전문서적 출판사의 현황이 어떤지, 그것은 잘 모른다. 하지만 책을 내기가 어렵게 된 것은 사실이다. 전문서적은 물론, 서적 구매층의 취향과 맞지 않는 책은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삼동(三冬) 내 글 좀 읽었다고 책을 내는 것은 물론 어리석은 일이다. 나무에 해를 입히는 재목(災木)의 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옛날 한나라 때 양웅이란 사람은 저술가로 유명했다. 그런데 유흠이란 학자는 그가 지은 ‘법언’(法言)이란 책을 보고서, “왜 세상에서 알지도 못하는 글을 이토록 애써서 지었을까. 나중에는 장독 뚜껑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장독 뚜껑을 덮는다는 말의 부부(覆?)라고 하면 자신의 저술을 겸칭하는 말로 되었다. 저 허균이 자신의 문집을 ‘성소부부고’(惺所覆?藁)라고 이름 붙인 것도 그 고사에서 따온 것이다. 학술원이나 문화관광부는 우수 도서의 출판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한국과학재단은 연구자들의 저술을 지원하고 있다. 각 대학마다 출판 장려를 위해 여러 재원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부족하다. 게다가 인문학 분야에서 연구능력이 뛰어난 분들의 저서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한다. 연구자들이 겸손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업적 평가에서 저서를 대상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전문 저술이 줄어들게 되었다고 했다. 연구의 꽃은 저술이다. 단형의 논문을 작성하는 일과 한 권의 책을 저술을 하는 것은 품이 다르다. 그런데도 저술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다면 매우 불합리한 일이다. 원로 교수에게 야단을 맞은 그 출판인은 지금도 그 일갈을 가장 고마워한다고 했다. 양식 있는 출판인이 전공서적을 꾸준히 간행하여 그 분야의 학문을 진작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할 따름이다. 그리하여 전공자들의 저술이 당초에 겸손의 뜻으로 ‘부부’라고 하거나 ‘재목’이라 하지만, 그것이 끝내 ‘부부’와 ‘재목’으로 끝나지 않게 되기를 미래에 가탁한다.
  • “방송서 일본말을 우리말처럼 쓰다니…”

    9일 한글날을 맞아 공과대학 교수가 우리말을 올바르게 쓰자는 내용의 책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대 윤천한(공과대학 메카트로닉스공학) 교수는 최근 ‘한글 다 망치는 자들 세종대왕이 진노하신다’란 제목의 260쪽짜리(도서출판 숨소리) 책을 출간했다. 그는 이 책에서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우리말 쓰기의 잘못된 점을 꼬집고 있다. 특히 지나친 오용으로 우리말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종사자들과 방송 출연자들에게 용어 선택에 신경을 써주길 당부하는 각별한 마음이 담겨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된 것이 “…”(점점점)이다. 윤 교수는 “방송에서 흔히 하는 말로 ‘’을 ‘땡땡땡’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일본말”이라며 “방송진행자들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일본말을 우리말처럼 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방송 등에서 일본말, 비속어 등이 여과 없이 쓰여지면서 국민의 정서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사람들의 언어생활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방송 진행자나 출연자의 잘못된 말은 한 번에 그친다 하더라도 시청자나 청취자의 머릿속에는 오랫동안 남아 마치 옳은 표현인 양 착각하게 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우리말 연구에서 아마추어지만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2년 전 미디어의 바르지 못한 우리말 사용에 대한 비판을 책으로 발간했고, 지난해에는 6개월간 국방일보에 ‘우리말 바로 쓰기’란 코너를 맡기도 했다. 윤 교수는 “전공이 아닌 분야를 언급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웠지만 우리말을 사랑한다는 마음에서 이를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어 과감히 다시 책을 냈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책 읽었더니 정책 샘솟아”

    독서하기 좋은 계절, 서초구가 직원들의 독서활동을 활성화하고 이를 구정 아이디어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어 화제다. 3일 서초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010년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독서릴레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는 막상 책을 읽으려 해도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직원들에게 독서 문화를 퍼뜨리기 위해 처음 시작됐다. 구에서 매달 ‘이달의 책 10선’과 함께 ‘독서 주자’를 선정하면, 독서 주자가 추천 책을 참고해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은 뒤 커뮤니티 공간 ‘서초한마당’에 북 리뷰를 올리고 다른 직원에게 바통을 넘기는 방식이다. 다음 주자도 같은 방식으로 독서 리뷰를 남기고 다른 직원에게 책을 넘긴다. 이렇게 하면 같은 책을 읽은 직원들의 토론 문화가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사정상 책을 읽지 못한 직원들도 리뷰를 보면서 간접독서를 하게 된다. 특히 독서릴레이는 독서·토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 아이디어 제안으로 이어졌다. 구에 따르면 독서 주자의 40%가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혁신 제안에 참여했으며, 이 중 ‘체납자 수익증권과 CMA 압류를 통한 구 수입 증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세금고지’ 등은 실제 정책으로 채택됐다. 구는 이와 함께 우수 북 리뷰를 쓴 직원들에게 도서상품권과 평가 가점을 주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어린이 독서환경도 지역별 양극화 심각

    “아이 혼자 가기엔 너무 멀고 길도 험해서 보낼 엄두를 못 내요.” 전남 화순에 사는 주부 김민서(34)씨는 열살 난 딸과 보름에 한번쯤 도서관을 찾는다. 걸어서 30분 이상 걸리는 곳에 도서관이 있는 데다 가는 길도 외지고 비포장 도로라서 달랑 딸아이만 보낼 수가 없다. 김씨는 “한번 가면 3~4권씩 책을 빌려 오지만 이틀이면 다 읽어버려 아이가 많이 아쉬워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주부 이윤정(41)씨는 매일 방과 후면 딸(10)의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과다. 집 근처 어린이 도서관은 걸어서 5분 거리. 이씨는 “지리적으로 가깝다 보니 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됐다.”면서 “자연스레 아이가 다양한 읽을거리를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어린이 독서 환경이 도시와 농촌, 대도시와 중소도시 사이에 심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실시한 어린이 독서 및 도서관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광주·호남의 공공도서관 접근성은 서울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조사는 전국 15개 시·도 5~10세 자녀를 둔 보호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집에서 10분 거리 이내에 공공도서관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서울 거주자가 66.1%로 가장 높았고 인천·경기·강원(각 59.4%), 부산·경남(각 47.3%), 대구·경북 (각 42.4%), 대전·충청(각 29.0%), 광주·호남(각 21.8%) 순이었다. 지역 규모별로 특별시·광역시 등 대도시는 응답자의 53.8%, 중소도시는 50.60%, 농·어촌 읍·면 지역은 32.0%가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고 답했다. 도서관 이용률(1개월에 1회 이상 공공도서관 이용)은 도서관이 거주지와 가깝다고 느낄수록 높았다. 서울과 인천·경기·강원은 각각 70.7%와 71.4%로 70% 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그 외 지역 어린이들의 이용률은 지역별로 36~55%에 그쳤다. 도서관 이용률은 독서량과 비례했다. 한 달 평균 어린이 독서량은 대도시가 26.5권으로 가장 많았고 중소도시 20.2권, 읍·면 19.4권 순이었다. 대도시 어린이들이 읍·면 단위 어린이들보다 한달에 7권가량, 연간으로는 85권가량 책을 더 많이 본다는 얘기다.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는 “도서관 접근성뿐만 아니라 아동도서 구입비 예산도 지역별로 편차가 상당할 것”이라면서 “독서환경의 질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역별 맞춤 도서관 증설과 어린이 신간도서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수험생에게도 가을은 독서의 계절

    수험생에게도 가을은 독서의 계절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에 다가왔지만 수험생에게 명절은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럴 때 일수록 마음에 여유를 줄 수 있는 책 한권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입시전문 교육기업 위너 스터디에서 10월 위너 스터디 회원중 고 1~3학년 회원을 대상으로 인기상품 컴백 기획전을 기획해 아이디어 독서대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이번 이벤트 상품인 ‘아이디어 독서대’는 이미 기존 이벤트에서 회원들의 입소문을 탄 제품으로 일반적인 독서대가 가진 불편함을 개선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평소 북커버로 휴대하다가 필요할 때 간단히 접어 독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성을 강조했다. 학교, 도서관, 학원 등 이동이 잦은 수험생들의 생활을 고려한 이벤트 상품으로 알래스카인디고의 특허상품에 위너스터디의 디자인을 입혀 제작됐다. 위너스터디 마케팅 담당자는 “독서대를 이용하면 책을 보는데 피로감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바른자세를 유지하고 책과의 거리도 유지할 수 있어 눈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신청하기 이벤트는 10월 10~23일까지 매일밤 11시 정각에 진행하며 당첨자 발표는 이벤트 마감일인 25일에 별도 공지한다. 선착순신청 이벤트는 신규회원이 이벤트 기간에 선착순 클릭을 통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또 블로그나 카페, SNS를 통해 이벤트 소문내기를 통해서도 경품을 수령할 수 있다.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위너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가능하다. 인터넷뉴스팀
  • ‘다문화가정 어린이 도서관’ 7곳 개설

    ‘다문화가정 어린이 도서관’ 7곳 개설

    해외 지사를 활용해 다문화가정의 어린이가 모국어 동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STX그룹은 27일 ‘국내 거주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맞아 외국인 어린이도서관 ‘모두’를 창원과 부산, 구미, 대구, 충주, 안산 등지에 잇따라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TX그룹은 2008년 9월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처음 문을 연 ‘모두 1호점’을 포함, 7곳에 이색적인 도서관을 만들었다. 어린이도서관 모두에는 네팔어, 몽골어, 이란어 등 13개국의 아동도서 총 6만여권이 비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이들 도서는 세계 각지 130여곳에 이르는 STX그룹의 해외 지사에서 구입해 국내로 보낸 것이다. 부모를 따라 한국에 왔거나 외국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는 누구나 현지어 책을 무료로 읽으며 궁금증을 풀 수 있다. 특히 한국어를 함께 구사할 줄 아는 외국인 자원봉사자 ‘모두지기’가 현지어 책을 한국어로도 통역해 읽어 줌으로써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한국어와 모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이곳에서는 각국의 전통놀이와 음식도 체험할 수 있다. STX그룹은 조선업의 특성상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들과 해외 조선소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임직원이 많아 이러한 사회공헌 사업에 눈을 돌렸다. 아울러 STX그룹은 매년 두 차례씩 19개 계열사의 전 임직원이 3주간 사회 각지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해피볼룬티어위크’도 연다. 결식아동, 저소득층 주민, 홀몸 노인, 장애인, 농어촌민 등을 돕는 프로그램이 204개나 된다. STX장학재단은 2006년부터 231명의 장학생에게 등록금 전액과 월 5만원씩의 학비보조금을 지급했고, 62명의 해외 유학생에게는 연간 5만 달러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대하소설 ‘고구려’ 집필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

    [김문이 만난사람] 대하소설 ‘고구려’ 집필 중인 베스트셀러 작가 김진명

    ‘베스트셀러’는 말 그대로 일정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을 뜻한다. 원래 미국에서 시작된 용어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954년 정비석의 ‘자유부인’이 출판사상 10만권 돌파를 계기로 ‘베스트셀러’라는 말을 처음 사용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베스트셀러 작가를 꼽으라면 누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여러 작가가 있겠지만 그중 한 사람이 김진명(53)씨라는 데 주저함이 없겠다. 지난 20년 동안 그가 쓴 책 대부분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지금까지 무려 1300만부나 팔렸다.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최근 600만부를 돌파했다. 이어 ‘하늘이여 땅이여’ 100만부, ‘1026(원제: 한반도)’ 100만부, ‘천년의 금서’ 300만부 등이 팔렸다. 그는 요즘 ‘고구려’를 주제로 13권 분량의 대하소설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고구려 1~4권’을 발간했는데 벌써 100만부를 넘어설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 달에는 ‘고구려 5권’을 펴낼 예정이며 2014년까지 전 13권 완간을 목표로 치열하게 고구려 역사의 수레바퀴와 씨름하고 있다. 삼국시대 이후의 역사와는 달리 고구려의 역사자료는 상당히 부족한데 어떻게 방대한 양의 대하소설을 이끌어가고 있을까. 최근 들어 ‘고구려’에 천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쓰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그의 필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시내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자리에 앉으면서 역사소설 ‘고구려’가 서점가는 물론 지자체 도서관에서 인기 순위 상위에 오를 정도로 많이 읽히고 있는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자 ‘고구려’에 대해 잠시 설명한다. 고구려 역사 가운데 가장 극적인 시대로 꼽히는 미천왕 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 장수왕까지 여섯 왕을 그리고 있으며 미천왕과 고국원왕 얘기는 이미 발간됐고 다음 달에 소수림왕 편이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구려를 통틀어 미천왕이 가장 중요한 왕이라고 새삼 강조한다. 까닭을 물었더니 “고구려는 건국할 때 ‘우리 땅에서 한나라를 몰아내겠다’는 것을 국시로 삼았는데 미천왕이 낙랑을 몰락시키고 한사군을 몰아내 비로소 명실상부한 한민족의 나라를 이룩한 왕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금세 돌아온다. 그런데 이런 사실이 역사 교과서에는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중국 역사서 곳곳에 이런 내용이 한두마디씩 기록돼 있으며 자료수집을 통해 얻은 팩트를 토대로 글을 쓰고 있다.”면서 ‘고구려’에는 처음 언급되는 역사적 내용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나올 소수림왕과 광개토대왕, 장수왕 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일부 잘못 알려진 부분도 소설 속에 녹이고 있다고 덧붙인다. ‘고구려’를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일까. 그의 목소리가 다소 높아진다. “중국은 지금까지 버려두었던 요하(遼河)문명을 급속도로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습니다. 요하문명에서 황하문명보다 1500년이나 앞선 유물들이 쏟아져나오자 서둘러 동이(東夷)의 조상 치우(蚩尤)를 자신의 조상으로 둔갑시키고 있지요. 이 과정에서 고조선과 고구려는 물론 지금의 우리 한국인의 뿌리까지 자기네 후손으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작가와 출판사들은 앞다투어 삼국지와 초한지, 수호지 등을 재번역하고 의역해 출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역사인 고구려를 제대로 알 수 있는 문학은 어느 곳에도 없고 누구도 쓰지 않고 있지요.” 삼국지에 등장하는 여러 장수들의 이름은 다 외우면서도 미천왕이 누구이며 소수림왕이 어떠한지조차 잘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는 것. 따라서 젊은이들이 삼국지를 읽기 전에 고구려를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쓰게 됐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삼국지보다 더 재미있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설 여러 자료를 찾고 개발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심혈을 기울여 글을 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정세에 대해 나름대로 전망과 분석을 내놓는다. “앞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대결로 가게 됩니다. 현재는 한국, 일본, 미국이 중심축이지만 중국이 미국과의 힘의 균형에서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고조선, 고구려, 그리고 북한은 물론 한국까지 이어지는 큰 틀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이 견디다 못해 이러한 틀에 끌려올 수밖에 없다고 중국은 판단하고 있지요. 또한 중국이 북한과의 동질화 작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북한이 붕괴되더라도 한국에 금방 흡수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이며, 그것이 바로 동북공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어 우리나라가 왜 대한민국인지 아느냐고 반문했다.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의 한(韓)은 고조선 이전의 한후(韓候)왕에서 시작돼 고조선과 삼국시대 등 한민족의 뿌리로 이어져 내려오는,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한’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기 때문에 덕수궁 입구에 붙어 있는 대한문(大漢門)의 중국식 한(漢)을 하루 빨리 우리의 한(韓)으로 고쳐야 하며, 우리 민족의 젖줄인 한강(漢江)의 한(漢) 또한 한(韓)으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동서고금에서 보면 역사왜곡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역사문제는 미리 깨끗이 정리해 두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구려는 고조선을 잇는 나라로 우리 문화의 발상지입니다. 고구려를 안다는 것은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생각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 민족사에서 반드시 지켜내야 할 과거이자 뿌리입니다.” ‘고구려’를 쓰기 위해 어느 정도 준비했느냐는 질문에서 옛고구려 땅을 여러 번 답사하고 어렵게 자료를 수집하는 등 준비에 20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화제를 바꿨다. ‘무궁화~’를 비롯해 지금까지 쓴 10여권이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그런 필력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물었다. “젊었을 때(학창시절) 기본적으로 ‘인간이 쓴 책은 다 읽어 보자’고 해서 모든 것을 팽개치고 책 속에 푹 파묻혔습니다. 새벽에 도서관에 가면 늦은 밤에 돌아오기 일쑤였지요. 철학, 사회학, 물리학, 화학, 천문학, 수학 등 닥치는 대로 다 읽었습니다. 아마 이런 다독의 힘이 일단 제가 글을 쓸 수 있는 원천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세상의 미래, 세상의 메커니즘을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문제를 제공할까, 또 어떤 스타일을 꺼내야 여러 사람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것인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과 세상의 메커니즘, 그리고 미래라는 틀에 어떤 주제와 스타일의 질문을 던져야 할지, 그런 육감과 인식의 작용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발한 착상과 이야기 반전, 서사적 공간을 만들어 내는 특유의 솜씨로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겠다. 베스트셀러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평단에서는 김씨를 ‘대중소설가’로 인식한다. 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저는 문학의 향기를 좇는 사람이 아닙니다. 또 모든 글이 문학의 향기가 나야 하는 것도 아니지요. 자유로운 정신에서 메시지를 담아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평단은 너무 문예 위주로 형성돼 있어요. 지나치게 문학성이 위주가 되다 보니 청소년들이 재미있는 게임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이제는 다양성에 대해 눈을 떠야 합니다. 그래야 균형이 잡히는 것이지요. 문예를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문학계는 점점 뒤처지게 됩니다.” ‘고구려’가 끝나면 앞으로 어떤 작품을 쓸 생각인지 물었더니 “북한은 남한과 싸울 힘이 없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할 때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반도의 앞날을 집중적으로 다뤄 보겠다고 대답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진명 작가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보성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입시공부와 고시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역사책이나 철학책 등을 좋아해 날마다 남산도서관에 가서 독서 삼매경에 빠졌다. 대학 졸업 후 3년 동안 사업을 했으나 실패하면서 집안 재산을 몽땅 날렸다. 그러던 1992년 북한의 핵개발 의혹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대응 논리가 별로 없다는 것을 직감한 후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3년 데뷔작인 장편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유명해졌다. 이 책은 지금까지 600만부나 팔렸다. 또한 ‘하늘이여 땅이여’(1998년, 100만부), ‘1026:원제 한반도’(1999년, 100만부), ‘천년의 금서’(2009년, 300만부) 등 잇따라 발표한 작품들 대부분이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인기를 굳혔다. 주요 작품으로는 앞에 언급된 것 외에 ‘몽유도원(원제:가즈오의 나라)’(1995)을 비롯해 ‘황태자비 납치사건’(2001), ‘킹메이커’(2007), ‘카지노’(2009) 등이 있으며 다음달 ‘고구려 5권’을 펴낼 예정이다.
  • 도서 구입비 특별소득공제 재추진

    도서 구입비를 특별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소득세법 개정이 재추진되고 ‘출판 한류’ 확산을 지원할 출판수출지원센터가 설립된다. 또 아동, 청소년에게 무상으로 ‘북토큰’이 보급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같은 내용의 ‘출판문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2012~2016)을 26일 발표했다. 극심한 침체를 겪는 출판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5년간 모두 2038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우선 출판 수요 확대를 위해 가구별 연간 도서 구입비에 대한 세제 지원을 다시 추진한다. 2008년에 연간 1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제 혜택을 주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좌절된 바 있다. 이번에는 내년까지 정부 입법으로 추진하되 타당성 확보를 위해 외부 용역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도서 기증자와 수요자를 엮는 ‘책 나눔 센터’를 설립하고 ‘책의 날’ 등에 미취학 아동과 초중고교 학생에게 일반 서적을 구입하도록 북토큰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노원구 8급 ~ 6급 121명 논술시험 왜

    노원구 8급 ~ 6급 121명 논술시험 왜

    “아들 녀석 대학논술보다 어려운 것 같다.”, “구청장님, 진급하기 너무 어려워요….” 지난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노원구청엔 때아닌 공무원들의 탄식이 쏟아졌다. 이들은 8급부터 6급까지의 승진후보자 121명으로 논술시험을 치르는 중이었다. 출제된 문제는 웬만한 대학의 수능 논술 못지 않게 어려웠다. 논술 문제는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러프킨이 쓴 ‘3차 산업혁명’과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등이 쓴 ‘벼랑에 선 사람들’에서 출제된 3개 문항 중 2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물론 한 달 전쯤 필독 도서로 예고됐지만 각종 업무로 바쁜 공무원들로서는 논술을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노원구는 왜 이런 독특한 승진시험을 도입했을까.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취임 뒤 각종 인사청탁에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고 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구청장의 인사권을 절반은 내려놔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또 구청 공무원들이 일에 치여 책을 제대로 읽지 않는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승진시험을 논술로 하면 인사청탁도 차단하고 책 읽는 문화도 확산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같은 방식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다면평가(직원 선·후배가 직접 평가), 서열 등을 종합평가해 구 인사위원회에서 최종 승진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논술시험 우수답안자는 특별 우대를 받는다. 논술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7명으로 구성된 논술고사 채점위원회를 구성했다. 4급과 5급 간부를 비롯해 6급 팀장 등 7명으로 구성된 위원들은 답안 작성자의 인적사항을 전혀 알지 못하도록 한 상태에서 개인별 채점을 번갈아 하도록 했다. 또한 위원들의 평가결과 직급별 상위 10%로 뽑힌 답안지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투표를 거쳐 장원급제자를 선정한다. 노원구는 25일 승진대상자 33명을 최종 선정했다. 7급 승진에 성공한 한 직원은 “공무원 선발시험보다 승진시험이 훨씬 어려운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이사람] 숨쉬는 도서관 행사 ‘사람 책’ 참여 오진아 서울 마포구의원

    [이사람] 숨쉬는 도서관 행사 ‘사람 책’ 참여 오진아 서울 마포구의원

    “내가 뽑은 사람이 열심히 하는지 늘 감시하세요. 그게 정치 발전의 길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한달에 한번, 숨 쉬는 도서관’ 행사에 ‘사람 책’으로 참가한 오진아 마포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민중의집과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한 이 행사는 활자 책이 아니라 특별한 경력을 가진 사람을 만나 책을 읽듯 얘기를 나누며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는 모임이다. 오 의원은 ‘동네구의원의 좌충우돌 의정활동기’라는 제목의 정치 분야 사람 책으로 참가했다. 오 의원은 자신을 대출한 독자들에게 기초의원이 무슨 일을 하며, 그 일이 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의정 경험을 살려 흥미롭게 전했다. 오 의원은 “한번은 민방위교육장에서 와닿지도 않는 기후변화 교육을 하고 있더라.”며 “이를 최근 이슈와 맞물린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바꾸니 주민들의 반응이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오 의원은 또 최근 마포구에서 시작한 텃밭 경작, 논란이 되고 있는 주민참여예산제 확대 등을 예로 들면서 주민 생활 곳곳에 구의원들의 결정이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설명했다. 평소에 듣기 힘든 인간적인 어려움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7살 아이의 엄마인 오 의원은 상임위 토론을 앞두고 있는데 아이가 아프다고 연락이 와 안절부절못했던 경험, 맡길 곳이 없어 회의장에 데려온 아이가 업무를 보는 사이 넘어져 이마까지 꿰맸던 경험 등을 얘기하며 “그때는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서 내가 일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 의원은 “그런 고통을 알기에 보육 문제에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출마 때 마음먹은 것 평범한 엄마·아빠를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람 책’ 오진아를 대출한 허난희(28·은평구 녹번동)씨는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모르는 얘기들을 듣게 돼 새롭고 감동적이었다.”며 “앞으로 같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좋은 책이었다.”고 독후감을 남겼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오 의원을 비롯한 사람 책 11명과 독자 20여명이 참석했다. 숨쉬는 도서관은 오는 연말까지 매달 넷째주 토요일마다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냉전 집착증’ 적나라하게 드러난 케네디

    존 F 케네디(1917~1963년) 전 미국 대통령은 우주 경쟁은 물론 하키 경기까지 러시아를 이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냉전 집착증’을 보였다. 자신의 성공은 가문의 이름에 빚진 것이라며 돈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케네디의 맨얼굴이 그가 재임 시절 최측근들도 모르게 백악관 집무실에 설치해 놓은 녹음기에 담긴 260시간 분량의 대화와 전화 통화, 구술 기록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가운데 주요 내용이 존 F 케네디도서관재단이 25일 펴낼 책 ‘존 F 케네디의 백악관 비밀 녹음을 엿듣다’로 공개된다. 1962년 케네디는 제임스 웹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과의 회의에서 인간의 달 착륙이 자신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밀어붙였다. 웹 국장이 “우주 환경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득하자 대통령은 결국 직설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나는 러시아를 때려눕히는 데만 관심 있지, 우주 따위엔 관심이 없다고!” 냉전에 대한 그의 집착은 러시아와의 하키 경기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963년 3월 미국 남자 하키팀이 스웨덴에 17대2로 패하자 그는 국가대표 하키 선수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빌어먹을, 우리가 대체 누굴 (경기에) 보낸 거야? 여자애들?”이라며 불평했다. 화가 나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전화통화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 해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군 측근들이 영부인 재클린 여사가 산기를 느낄 때에 대비해 케이프코드 공군기지 내 군 병원에 침실을 만들고 5000달러(약 558만원)짜리 가구를 사들였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살 뿐 아니라 의회에서 군 예산이 깎일 것을 우려한 탓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케네디는 언론 담당에게 전화해 “가구를 취소하고 내 사진을 침대 옆에 걸어 놓은 바보 같은 놈과 책임자들을 알래스카로 전근 보내라.”고 호통쳤다. 이후 공군 참모인 가드프리 맥휴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속 사진에 등장한 참모에 대해 “멍청한 개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토머스 퍼트넘 케네디도서관장의 소개대로 “날것 그대로의 역사”인 셈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부자의 경제학? 부채는 정치학!

    부자의 경제학? 부채는 정치학!

    ‘위대한 보통 사람의 시대’를 선포했던 노태우 정권 이래 대한민국 중산층의 기준 가운데 하나는 내 집 마련의 꿈, 중형 아파트다. “내 집이라지만 안방만 내 것이고 거실, 건넌방, 주방은 은행 거”라는 농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이 중산층의 기본조건에 요즘엔 ‘가계부채’라는, 무시무시한 뉘앙스의 단어가 붙어 있다. 이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월스트리트의 탐욕’이 문제시되자, 시장경제론자들은 돈 없는 주제에 왜 빚내서 집을 샀느냐며 ‘대중들의 탐욕’이 더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니까 잘나갈 때는 모든 게 월스트리트 천재들이 개발한 최첨단 금융기법 덕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아무 생각 없이 유행을 따른 ‘너희들’의 탐욕 탓인 게다. 그런데 이거 남 얘기가 아니다. 가계부채 문제 해법이란 결국 열심히 돈 벌어다 그 돈 은행에 가져다 바친 죄밖에 없는 ‘우리’를 ‘능력도 없는 주제에 빚만 잔뜩 진 멍청한 대중’으로 규정한 뒤 더 가혹한 조건으로 돈을 갚거나 가진 물건을 내놓도록 하는 작업이니까. ‘부채인간’(마우리치오 라자라토 지음, 허경·양진성 옮김, 메디치 펴냄)은 이 문제를 다룬다. 유럽 각국의 재정위기 와중에 220여쪽의 짧은 분량의 책을 내놓은 심정은 애써 묻지 않아도 짐작된다.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정치 팸플릿으로 읽히길 원한다는 것이다. 재정위기를 겪는 각국에 긴축재정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벌거벗고 죽으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는, 채권국의 이익을 위해 채무국만 일방적으로 희생시키지 말라는, 채무국 국민을 놀고먹는 베짱이나 부도덕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말라는 분노와 항의의 뜻이 담겨 있다. 이 정도면 정치 팸플릿으로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주다. 그럼에도 이 책이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저자가 프랑스 현대철학 전공자라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가 끌어다 대는 인물은 청년 마르크스에다 니체, 푸코, 들뢰즈, 가타리 같은 프랑스 현대철학 쪽이다. 엥? 늘 알쏭달쏭한 ‘설’(說)이나 풀어대는 프랑스 현대철학이? 하지만 이런 접근 자체가 아주 놀랍다거나 새로운 것은 아니다. 니체를 깊이 파고든 고병권 박사의 ‘화폐, 마법의 사중주’(그린비 펴냄), 영국 케임브리지대 사회학과 교수 제프리 잉햄의 ‘돈의 본성’(삼천리 펴냄)도 비슷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막스 베버 등 독일 사회학의 전통을 깊이 있게 소개해 온 김덕영 박사가 내년쯤 꼼꼼한 해제를 달아 선보일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도서출판 길 출간 예정)을 기다려 봐도 좋다. 이들 논의의 가장 큰 공통점을 뽑자면 화폐가 원활한 경제생활에 필요한 중립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부정한다는 데 있다. 이건 주류경제학이 상정하는 개인주의에 대한 비판에 연결된다. 주류경제학자들은 원시시대 물물교환의 필요성이 있었고 이게 누적되다 보니 자연스레 화폐가 등장했다는 입장에 선다. 그래서 그들은 고고학자가 파낸 패총 앞에서 주워든 조개껍데기로 성호를 그으며 “태초에 교환과 화폐와 시장경제가 있었나니, 아멘.”이라고 읊조린다. 화폐가 있는 곳이라면 시장경제가 존재했으리라는, 그래서 시장경제는 인간의 자연적 본성에 가장 잘 어울린다는 주장도 빼놓지 않는다. 반면 철학이나 사회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이들은 교환의 필요성보다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라는 사회의 권력관계에서 화폐가 생겨났다고 본다. 그러니까 ‘지배자의 권리-피지배자의 의무’는 곧 ‘채권-채무’ 관계이고 이 채무를 객관적으로 표시해 둔 것이 바로 화폐라는 것이다. 거칠게 말해 생선 10마리와 사과 50개의 교환을 좀 더 편리하게 하려고 조개껍질 10개를 쓰는 게 아니라 “너는 나에게 생선 10마리를 빚졌다.”는 채무자의 책임을 기록해 두기 위해 조개껍질 10개를 썼다는 것이다. 화폐를 단순한 교환도구로 여기는 주류경제학적 관점에 대해 이들은 문화인류학적 연구 성과가 충분치 않던 시절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고전경제학자들이 제멋대로 추론한 것을 아직까지 진실로 믿고 있다고 비판한다. 여기에서도 의문이 생긴다. 말 안 들으면 두들겨 패면 되지 귀찮게시리 왜 채무를 갚으라는 방식을 썼을까. “부채는 단순한 경제적 장치에 그치지 않으며 피통치자 행동의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하는 통치의 안전기술 중 하나”란다. 즉 채권-채무관계란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냄으로써 미래를 담보”로 잡는 행위다. 이를 통해 “현재의 행동과 미래의 행동 사이의 균형을 예측, 계산, 측정”할 수 있다. 이는 곧 윤리의 문제로 도약한다. “도덕성, 의식, 기억을 갖춘 일종의 주체성 구성에 관한 윤리-정치적 과정의 존재”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채무자, 그러니까 ‘호모 데비토르’(Homo Debitor·부채인간)가 탄생한다. 그러니까 빚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수치심을 느끼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허리띠를 졸라매 그 돈을 갚아 나갈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중간에 딴생각 품지 않고 오랜 기간 열심히 노동에 매진하는 이들을 모범적이고 착실한 인간으로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이미 하나의 권력작용인 셈이다. 그래서 “복지국가에 대한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의 전략적 과정” 1단계는 “사회적 권리를 사회부채에 의해 점진적으로 대체시키는 작업”이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집 사고 교육시킬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각종 사회보장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과 방해작업이다. ‘이건희 아들에게까지 공짜 밥 먹일 필요가 있겠느냐.’거나 ‘복지 전달 체계에 문제가 있다.’면서 복지수급자를 사기꾼으로 은근히 몰아가는 전략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다음 단계가 이 “사회적 부채를 사적 부채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제 국가 지원은 없으니 각 개인은 자신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받아 해결해야 한다. 이는 국민으로서 행복하게 살 “권리를 가진 자들을 채무자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니체, 푸코, 들뢰즈의 말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이쯤이면 그들의 냄새를 충분히 맡을 수 있을 것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지난 우리 10년을 되돌아봐도 된다. ‘부자되세요’를 외치면서 펀드니 연금이니 뭐니 해봤지만 남은 것은 “대다수 국민의 채무자화, 주식배당에서의 소액주주화”뿐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우리의 지갑을 짓누르고 우리의 주체성을 조종하며 포맷하는” 부채사회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우선 “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권력장치의 문제임을 기억”하고 “우리를 가두고 있는 담론 및 부채의 도덕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책없는 대학도서관… 열람실만 넓은 ‘독서실’

    책없는 대학도서관… 열람실만 넓은 ‘독서실’

    국내 주요 대학 도서관의 소장 도서 규모가 북미권 주요 대학 도서관의 최하위권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 대학 설치 기준에서 도서관 장서에 대한 기준이 사라지면서 대학의 장서 확보에 대한 예산 투자가 줄어든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20일 서울신문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대학 도서관 통계 분석’과 ‘ARL(북미연구도서관협회) 연간 통계’(2011년 기준)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서울대, 경북대 등 국내 도서 보유 상위 20위 대학 도서관의 평균 소장 도서 수는 173만 320권이었다. 2009년 191만여권보다 오히려 줄었다. 반면 ARL 소속 대학 도서관 장서 수 평균은 452만 8262권으로 국내 대학 도서관 평균의 2.6배에 이른다. 국내 상위 20개 대학 도서관의 평균 소장 도서는 ARL 회원 도서관 중 꼴찌인 캐나다 겔프대의 189만 8348권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많은 자료를 보유한 서울대의 소장 도서는 443만 8503권으로 ARL 도서관 평균치보다 10만권 가까이 적다. ARL 순위 36위인 럿거스대의 457만 477권과 비슷한 수준이고, 2위인 경북대 도서관은 257만 6760권을 보유해 ARL 103위인 캐나다 퀸스대학과 비슷하다. 통계가 있는 국내 일반 대학 213곳 중 30개교만 장서 수가 100만권을 넘었다. 대학 도서관 관계자들은 ‘학문의 전당’인 대학의 도서관 장서 수는 곧 교육의 질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ARL 소속 대학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도서를 보유한 대학은 미국 하버드대로 지난해 기준으로 1655만 7002권을 갖고 있다. 이어 일리노이대, 예일대, 캐나다 토론토대,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컬럼비아대 등 유명 대학들이 1000만권 이상의 장서를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하위권 대학들의 도서관은 동네 도서관보다 못한 수준이다. 100개가 넘는 대학이 장서 수 10만권도 채우지 못하고 있고 한려대, 대구예술대, 김천대, 영산선학대, 남부대, 건동대, 경북외대, 신경대, 한북대 등 10여개 대학은 외국 도서가 아예 없거나 1000권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학 설립 요건인 ‘대학설치기준령’에는 도서관 장서 수 규정이 아예 없다. 1996년 기준령이 바뀌면서 도서관 열람실 좌석 규모에 대해서는 기준이 있지만 장서 규모 기준은 폐지됐다. ARL 소속 대학 도서관은 장서 구입에 전체 대학 예산의 3~6%를 투자한다. 반면 국내 대학의 경우 국립대는 1.6%, 사립대는 1.3% 수준으로 오래돼 폐기된 도서의 대체 구입이나 정기간행물 구입도 버거운 실정이다. 곽동철 청주대 문헌정보학과 교수(한국대학도서관 연합회장)는 “우리나라 대학들의 도서관 예산은 미국의 10% 남짓”이라면서 “이마저도 지방 대학은 수도권 대학 예산의 3분의1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사립대의 도서관 사서는 “열람실 환경 개선과 신설에 쓰는 돈이 우선시되고 있다.”면서 “대학이 독서실 위주로 변해 가는 현실이 안쓰럽다.”고 지적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4회) 문화의 중심, 미래로 향하는 도서관

    [독서의 해-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4회) 문화의 중심, 미래로 향하는 도서관

    도서관을 ‘불멸의 지식 창고’, ‘책 읽는 소리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지역마다 작은도서관 수를 늘리고 공공도서관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3회에 걸쳐 도서관 기획을 진행하면서 만난 전문가들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독서의 해’ 캠페인이나 ‘작은도서관 진흥법’(8월 18일 시행)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독서율을 높이는 바탕으로서 도서관 문화를 정착시키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가 지난 7월 발표한 도서관·독서문화 활성화 종합 계획은 주목된다. 현재 868개인 자치구 중심의 생활밀착형 도서관을 2030년까지 1372개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올해 160억원으로 시작해 2015년 348억원까지 매년 순차적으로 지원 규모를 늘려 4년간 총 988억원을 투입해 공공도서관 24곳과 작은도서관 75곳을 새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시민 1인당 장서 2권 이상, 도서관 운영 질 향상, 사서 채용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도서관을 마을공동체의 거점으로 만들고, 시민 독서량을 연평균 20권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주로 도시개발과 건설 사업에 투입했던 서울시의 그동안 행보에 비춰 볼 때 파격적이다. 더불어 책과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기반이 돼 상당히 현실적인 방안이 나왔다고도 할 수 있다. ●사서 인원수도 크게 부족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건물 면적 33~264㎡, 기본 장서 1000권 이상)은 3300여곳에 달한다. 그러나 시설이 낙후되고 도서 구입비가 한 해 300만~400만원에 불과한 곳이 허다하다. 한 해 많아야 200~300권을 사는 셈인데, 이마저도 비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더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시설 개선이나 인력 확충, 도서문화 프로그램 등에 투자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황광선 느티나무도서관재단 사무국장은 느티나무도서관이 140㎡ 남짓한 작은도서관으로 시작했던 것을 예로 들며 “작은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책임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도서관에 책꽂이와 책상만 둘 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필요하다.”면서 “도서관이 단순한 독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문화복합공간으로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일정 규모와 수준의 시설,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서관은 세우는 것보다 제대로 운영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사서의 역할과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현재는 사서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서 채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은 ‘도서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다’<서울신문 9월 12일자 22면>에서 살펴봤다. 사서 채용 규정은 도서관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어떤 인력을 얼마나 선발해 운영할지를 결정하는 행정기관의 총액인건비제도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지자체를 비롯해 행정기관들이 당장 급한 인력 충원에 우선순위를 두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중시’되는 사서 채용에는 소극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서관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수밖에 없지만 이도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미 채용한 사서 인력이 전문성을 갖추도록 재교육하는 사서 연수원을 세우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이상복 대진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사서 채용만큼 중요한 것이 사서 연수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도서관 업무를 사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서관 본래의 정체성과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사서가 돼야 한다.”면서 “도서관이 보유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가공하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이들 전문 집단에 대한 재교육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사서 재교육을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나 사설 교육원에서 개별적으로 하는 실정”이라면서 “국가 차원의 사서 교육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전자책보다 종이책 확보가 기본 도서관이 우수 자료와 정보를 수집·보존하고 이를 제공하는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도서 확보는 필수적이다. 이런 지적이 나올 때마다 당사자들은 예산 부족을 탓하기 일쑤다. 남영준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도서 구입비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전 예산 수준만이라도 유지하면서 꾸준히 도서를 구입하면 보유 도서량을 확실하게 늘릴 수 있다.”면서 도서 구입 예산을 줄이는 현실을 경계했다. 이어 “전자책 구입을 많이 하지만 다양한 연령층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하려면 역시 인쇄물(종이책)을 구입하는 것이 기본”이라면서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렵거나 깊이 있는 내용의 장서를 도서관이 확보해 질적인 측면을 보강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자료 공유에도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도서관이 자체 보유한 장서를 전자책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이를 외부와 공유하면 저작권법에 저촉된다. 국가지식포털과 같은 자료 공유 시스템을 이용해 보는 원문도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자료나 국가 소유 장서로 제한된다. 시의적절한 최신 자료는 거의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모든 자료에 대해 저작권을 풀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저작권도 일종의 나눔 기부로 생각하고, 기초생활보호대상자나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정보 소외 계층에게만이라도 우선 정보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