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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시간 책을 누리는 공간·문화콘텐츠 본부가 될 겁니다”

    “24시간 책을 누리는 공간·문화콘텐츠 본부가 될 겁니다”

    잠 못 드는 깊은 밤 혹은 일찍 눈 떠진 새벽녘에 맘 편히 들를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면 어떨까. 꼭 책을 읽지 않더라도 사방을 둘러싼 책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책향기를 느긋하게 맡는 상상만으로도 뿌듯하지 않은가. 내년 5월, 그런 꿈의 도서관이 파주출판도시에 문을 열 전망이다. 파주출판도시 내 복합문화공간인 아시아출판문화센터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공용 공간 1만 6500㎡(약 5000평)에 100만권의 기증 장서를 갖춘 24시간 열린 도서관 ‘지혜의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도서관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언호(한길사 대표)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과 건축가 김병윤 대전대 교수를 만났다. 김언호 이사장은 올여름부터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장서 기증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예산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아시아출판문화센터의 설계자인 김병윤 교수는 기존 도서관과는 차별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책 읽는 사람들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왜 도서관이 필요한지부터 물었다. 김 이사장은 “파주출판도시에 입주한 지 올해로 11년이 됐다. 그동안 출판도시는 책을 만드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독자들이 책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 ‘지혜의 숲’은 책 읽는 장소뿐 아니라 음악회, 낭독회 같은 문화콘텐츠의 헤드쿼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책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도서관 건립은 꼭 필요한 일이다. 학자들이 평생 모은 귀중한 장서를 도서관에 기증하려 해도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퇴짜 맞기 일쑤고, 출판사들의 반품도서는 대부분 파쇄기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다. 김 이사장은 “버려지고, 푸대접받는 종이책의 생명을 다시 살리는 지식의 리사이클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취지에 공감한 개인, 단체, 출판사 등으로부터 기증받은 도서는 벌써 30만권에 이른다. 한경구 서울대 교수, 박원호 고려대 명예교수, 이계익 전 교통부 장관 등이 소장 도서를 기꺼이 내놨고, 교보문고와 한길사, 민음사, 사계절, 박영사, 안그라픽스 등 출판사들도 수천권씩의 책을 기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목표치인 100만권 장서 확보는 무난할 전망이다. 이는 웬만한 서울의 대학 도서관보다 많은 규모다. 최근 열린 ‘파주북소리 2013’에 참여한 해외 출판사들도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 책들도 두루 갖추게 될 예정이다. 100% 기증 도서로 조성될 이 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은 서가 구성과 책의 분류다. 특정 장소에만 책을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복도와 계단, 모퉁이 등 공용 공간의 빈 틈마다 다양한 형태의 서가를 마련해 눈길 닿는 곳 어디나 책이 보이도록 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센터를 설계할 때부터 공공 영역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서가 공간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면서 “기존의 도서관이 주는 정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혜의 숲’이라는 이름에 맞게 숲의 이미지와 빛을 모티브로 해서 시각적으로도 즐거운 공간이 되도록 다른 건축가, 디자이너들과 리모델링 작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이 하나의 설치미술로서도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개념의 책박물관을 기대해도 좋을 듯싶다. 책을 분류하지 않고 기증자별로 서가를 마련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기증자의 학문 궤적과 정서의 흔적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희귀본이나 중요한 장서는 따로 보관해 불가피한 손실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24시간 열려 있는 도서관을 지향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학문을 위한 도서관보다는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김 이사장은 “처음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찾겠지만 익숙해지면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미친 듯이’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에는 ‘잠 안 자고 책 읽기 경연 대회’ 같은 재밌는 아이디어들이 넘친다. “젊은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한탄만 하는데 책을 맘껏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 합니다. 책을 살리고, 지식을 공유하는 도서관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문화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불어라, 독서 열풍! 국회도서관 광장서부터

    독서르네상스운동(상임대표 조남철·한국방송통신대학교 총장)이 지난 7~17일 회원 879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은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 같은가요’라고 묻자 53.1%가 ‘한 권 이하’를 꼽았다. 야박한 평가 같지만, 실상은 우리나라 성인 독서량에 비해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한국출판연구소의 ‘연간 국민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1년 성인의 연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한 달에 한 권을 넘지 못했다. 차츰 책을 멀리하고 진학과 취업을 위해서만 책을 읽는 사회 문화를 바꾸기 위해 국회와 독서르네상스운동이 손을 잡았다. 이들은 한우리와 동양기전 협찬으로 25일부터 사흘 동안 국회도서관 광장에서 ‘읽어라,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독서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작가 6명이 강연에 나서는 ‘북콘서트’와 ‘책 읽는 나라 만들기 국민 대토론회’가 개최되고 70여개 출판사들이 도서를 할인 판매하는 ‘북페어’도 열린다. ‘독서 백일장’, ‘가족신문 만들기’, ‘달빛 독서회’에는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이 중 26일 오후 6~9시에 열릴 ‘달빛 독서회’는 해질 무렵 국회를 책 읽는 공간으로 단장할 전망이다. 독서르네상스운동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행사를 기획한 오서경 한우리 독서문화정보개발원 연구실장은 “책 읽는 국회의 모습을 먼저 선보인 뒤 앞으로 범국민적 독서문화 확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6일 오후 2시에 열릴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독서를 활성화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된다. 최인자 신라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책을 읽으면 균형 잡히고 통합적인 삶을 살 수 있고, 책 읽는 시민이 창발적 변화를 주도하고 화합의 공동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면서 “계몽주의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현역 장성이 정치적 편향 책 집필”

    [국감 하이라이트] “현역 장성이 정치적 편향 책 집필”

    24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감에서는 현역 육군장성이 진보세력을 종북집단으로 매도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책을 펴내 정치적 중립원칙을 어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책은 인터넷서점에서 학사장교와 부사관의 면접시험 추천 도서로 판매되고 있어 사안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육사 36기인 이상현 소장이 쓴 ‘종북세력의 주장과 비판’이란 책을 보면 ‘진보는 부모 공경이란 전통적 가치를 배제하고, 보수는 전통 가치를 고수하고 부모를 공경한다’고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이 수십 차례 공문을 내려 정치에 관여하지 말고, 특정정당을 거명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했음에도 이 책에서는 ‘민주통합당이 좌경 노선을 걸었던 친노의 색을 빼고 다른 후보를 냈다면 대선결과가 달라졌을 거라는 분석이 있다. 우리는 훌륭한 여성지도자를 얻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고도 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한 “현역 군인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견해를 담은 서적을 발간한 것은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군형법 제94조와 (정치적 중립을 규정한) 군인복무규율 제6조를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의 안규백 의원도 “이런 천박한 인식을 지닌 분이 어떻게 장성이 됐는지 의아하다”면서 “종합 국감까지 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위법사항이 드러나면 엄중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소장은 지난 5월까지 학군단(ROTC) 교육을 담당하는 학생군사학교장을 지내다가 현재 5군단 부군단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난해 국가정보원 직원이 신분을 속이고 장병 대상 교육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규백 의원은 “2012년 육군에서 실시한 종북교육 가운데 현대사상연구회 초빙 강연이 53회 있었는데 이 중 41회는 국정원 공무원 이희천의 강연”이라면서 “총선과 대선이 있던 지난해 국정원 유관기관으로 추측되는 현대사상연구회에서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종북(실체인지)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현역 국정원 직원이 신분을 속이고 강연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하자 정훈공보실장 이붕우 준장은 “신분을 속였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현대사상연구회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계룡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고래 배 속에 책이 한 가득

    고래 배 속에 책이 한 가득

    책 품은 고래 한 마리가 25일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 송파구는 장지택지개발지구 장수근린공원에 ‘송파글마루도서관’을 개관한다고 23일 밝혔다. 도서관 시설이 없는 장지동에 처음 짓는 데다 신축인 만큼 지역에 산재한 여러 도서관의 허브 도서관 역할을 떠맡게 된다. 이를 위해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 도서관 공동 프로그램,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 각종 독서 프로그램 개발과 공급 등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송파의 대표 도서관인 셈이다. 851㎡ 부지에 연면적 3697㎡,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들어선 건물의 외관은 거대한 고래 한 마리다. 푸르고 넓다란 꿈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피노키오 얘기나 성경 속 요나 얘기처럼 고래 뱃속이 어떤 깨달음의 공간을 상징하는 뜻에서도 따왔다. 패널과 콘크리트 기법을 이용해 고래처럼 매끈하고 부드러운 곡선을 많이 살려 주변 경관과의 조화도 꾀했다. 여기다 도심 속 북가든 개념 아래 그냥 도서관이 아니라 공원 속 도서관을 콘셉트로 잡았다. 이에 따라 옥상에는 하늘정원을 만들었다.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과 한 번 쓴 수돗물을 다시 정화해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는 중수도 시설까지 갖춰 ‘친환경건축물 최우수등급’ 예비인증을 받아 둔 상태다. 개관 이후 프로그램도 화려하다. 아이들과 책을 친하게 해주는 ‘마술동화구연’ ‘독서보드게임’은 물론 ‘자녀독서교육법’ ‘어르신 자서전 쓰기’ ‘동화구연지도자과정’ ‘세계사와 함께하는 미술감상 여행’ ‘독서 커뮤니티 코칭수업’ ‘책 읽기를 통한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등 연령이나 관심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개관일에는 타임캡슐을 묻어 두는 ‘희망 글귀 10년 타임캡슐’, 도서관에 내 화분을 꾸미는 ‘글마루도서관과 함께 자라요’ 행사에다 미니오페라, 인형극 등도 마련돼 있다. 박춘희 구청장은 “송파글마루도서관은 사람과 책이 만나는 숲속 사랑방인 만큼 공원 속에서 책도 읽고 얘기도 나누며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사 속 세계사, 세계사 속 한국사… 한눈에 보세요”

    “한국사 속 세계사, 세계사 속 한국사… 한눈에 보세요”

    영화 ‘관상’의 배경이 된 계유정난이 일어나던 해(1453년), 서구에선 이슬람세력의 침공으로 콘스탄티노플성이 함락되면서 천년을 이어온 동로마제국이 멸망했다. 정조가 즉위하던 1776년 미국은 독립을 선언했다.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1961년 대한민국에선 5·16쿠데타가 벌어졌고 유럽연합이 출범한 1993년엔 문민정부가 등장했다. 최근 출간된 ‘세계사와 함께 보는 타임라인 한국사’(전 5권·각 권 2만 5000원·다산에듀)는 한국사와 세계사를 동일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통합 역사 교양서다. 인류의 시작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왼쪽에는 한국사, 오른쪽에는 세계사를 배치해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쉽게 대비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함께 다루는 시도 자체가 새롭지는 않지만 단순히 통합 연표를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역사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도록 사건의 내용과 역사적 맥락을 함께 서술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시리즈가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지식의 사슬’ 시리즈, ‘근현대사 신문’ 시리즈 등 대형 역사물에서 남다른 기획력을 발휘해 온 인문학 전문 기획 집단 ‘문사철’이 기획하고 집필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인문학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의 줄임말(文史哲)을 그대로 모임 이름으로 내건 문사철은 출판 기획자이자 역사 저술가인 강응천(50) 대표를 주축으로 철학자 강신주, 도서평론가 이권우, 시인 원재훈이 의기투합해 2007년 시작됐다. 지금은 이권우 평론가 대신 과학 저술가인 강윤재 박사가 기획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사철은 기획과 편집 등 출판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종의 독립 프로덕션이다. 하지만 운영 방식은 일반적인 출판사나 기업과는 다르다. ‘한국생활사박물관’ 시리즈로 2004년 한국백상출판문화상을 수상한 강 대표는 “평소엔 각자 자기 분야의 책을 쓰거나 강연을 하면서 자유롭게 활동하다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협업하는 느슨한 형태의 조직”이라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농담처럼 역사와 철학, 문학 이야기를 나누다 새 책의 기획안이 나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출판 기획을 위해 모인 목적 지향적 집단이라기보다 모여서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획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방식이 문사철의 특징이다. “인문 출판계의 복덕방”이라는 강 대표의 표현처럼 전공 분야가 다르다 보니 관심 영역과 인맥이 확장되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타임라인 한국사’ 시리즈는 3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간 형태로 출간됐다. 한국사의 독자성이나 한국 문화의 우수성만을 강조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우리 역사가 세계사의 보편성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지를 알아야만 역사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한국사를 전공한 강 대표를 비롯해 김덕련(한국사), 김형규(서양사), 백성현(한국사) 등 4명의 역사 전공자들이 공동 집필했고 김원용 북디자이너가 1300여장의 사진 및 150개의 지도와 그래프 등 풍부한 관련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배치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강 대표는 “기원전 역사나 고대사의 경우 사료에 따라 연도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이를 일치시키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한국사와 세계사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역사 인문 저술가들이 믿고 볼 만한 기본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놀이터’ 도서관

    도서관이 생겼다. 도서관 하면 책과 열람석을 떠올릴 법한데 이 도서관은 좀 다르다. 책도 있지만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고민 같은 걸 상담해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초록리본도서관’ 얘기다. 마포구는 14일 아동청소년멘토링전문 비정부기구(NGO)인 ‘러빙 핸즈’가 서교동에 초록리본도서관을 열었다고 밝혔다. ‘러빙 핸즈’는 한부모나 조손 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멘토링 등 정서적 지원을 통해 비행 예방 활동을 벌이는 기독교 사회복지 단체다. 유방암 여성을 위한 후원 사업이 ‘핑크 리본’인 것처럼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아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후원 사업이라는 의미에서 ‘초록 리본’이란 표현을 썼다. 이런 단체가 운영하는 만큼 이 도서관은 공부와 학습 위주의 기존 도서관과는 약간 다르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요즘 아이들은 주로 학원을 돌거나 짬짬이 쉴 때도 PC방, DVD방 같은 곳을 이용하기 마련이다. 그런 곳 말고 도서관에 와서 놀아 보라는, 일종의 청소년 대안 공간이다. 도서관이니만큼 일단 청소년 권장도서 중심으로 문학, 에세이 등 2000여권의 장서에다 열람실을 갖췄다. 동시에 간식이나 음료수를 파는 카페가 있고 스크린과 빔 프로젝트를 갖춘 세미나실도 있다. 카페는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한 아동·청소년들에게는 모든 메뉴를 1000원에 판다. 판매 수익금 전액은 도서관 운영비로 사용된다. 또 세미나실은 미리 예약하기만 하면 아동·청소년의 경우 1인당 3000원, 성인의 경우 1인당 1만원을 내면 기본 3시간 정도를 쓸 수 있다. 이런저런 각종 모임이나 단체 활동을 통해 함께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용 시간도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정했다. 다음 세대를 위한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박홍섭 구청장은 “아이들이 큰 부담 없이 편안하게 쉬고 즐기며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으로 널리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글로벌 시대] 책의 힘으로/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글로벌 시대] 책의 힘으로/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여기서 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서울시 관악구. 압구정처럼 멋진 가게가 줄지어 있는 것도 아니고 (실례!),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통근하는 데 편하지도 않지만, 이 동네에서는 책과 도서관의 힘으로 풍부한 인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네의 여기저기에 독특한 도서관이 있다. 골목 안쪽의 빌딩 2층에 있는 도서관 ‘책이랑 놀이랑’. 그 안에는 아이들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열람실에 놀이 도구가 있다. 방문했을 때는 엄마와 아이가 신문지를 이용해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아이도 엄마도 웃는 얼굴이 빛나고 있었다. 놀이 시간이 끝나면 책을 읽거나 빌려 간다고 한다. 입구에는 유모차가 몇 대 세워져 있었다. 아이들은 여기에 타고 엄마와 책 이야기를 하면서 돌아가는 것일까. 놀다가 지쳐서 그림책을 끌어안고 잠들어 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떠오른다. 관악 문화관·도서관 1층에 있는 취직정보센터인 ‘잡 오아시스’에는 취직 정보와 관련한 도서들이 마련돼 있다. 체육센터 안이나 숲속에도 도서관이 있다. 2010년에 관악구 내에 5개였던 도서관이 무인 도서관까지 포함해 29개까지 늘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을’이라는 목표에 따라 내년 중에는 40여개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어르신들의 자서전 제작 지원도 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을 존중하고, 지식이나 경험을 후세에 전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한다.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젊은 시절 읽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한 구절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다고 한다. ‘새는 알을 깨고 태어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서관에 대한 기존 개념을 깨고, 새로운 발상의 도서관을 태어나게 한다. ‘인터넷 시대야말로 깊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 책의 힘으로 구민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자 한다. 구청장과 직원들의 이런 모습은 마치 이야기책 속의 등장인물들 같다. 구청장의 이야기 중에는 미우라 아야코나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 작가의 이름이나 작품들도 연이어 나오곤 했는데, 구청장뿐만 아니라 일본의 소설을 잘 알고 있는 한국인 지인이나 친구들이 적지 않다. 내가 열심히 읽었던 ‘료마가 간다’ 같은 장편소설도 독파해 함께 감상을 이야기하며 의기투합한 적도 있다. 내 경우는 어떤가. 일 때문에 신문이나 시사 잡지는 읽지만 소설을 읽기에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 일본어로 번역된 소설이라도 3년 전쯤에 한수산씨의 ‘까마귀’를 읽은 정도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계절은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 두꺼운 책은 무리지만, 시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주말에 ‘관악산 시 도서관’에 가 보았다. 여기도 폐쇄된 입산 티켓 판매소를 개조한 독특한 도서관들 중 하나다. 도전의 결과는 참패. 도서관은 아늑했지만, 단어의 의미가 함축된 시는 소설 이상으로 어려웠기 때문에 부랴부랴 밖으로 나와 버렸다. 이제 곧 한국 근무를 끝내고 귀국한다. 일본의 서점에서 번역된 한국 소설을 찾아보는 것으로 하자. 6년간의 한국 생활로 한국을 다 알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책의 힘을 빌려 한국 친구들과의 공감대를 쌓아 올리기 위해….
  • 12일 유명산휴양림서 북콘서트

    12일 오후 경기도 가평의 유명산자연휴양림에서 제1회 ‘책드림 콘서트’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림청,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여는 행사다. 콘서트에서는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 아동문학가 노경실 등 유명 작가와의 대담, 도서 낭독회, 포크그룹 동물원의 축하공연 등 책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평생친구 책친구 구로에서 사귀어 봐요

    구로구는 올해 처음으로 오는 12~13일 구로근린공원 일대에서 ‘구로 어린이 책 축제’를 개최한다. ‘책 읽는 구로’ 분위기 확산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 ‘평생 함께하는 내친구 책친구’를 주제로 부대행사가 줄을 잇는다. 행사 첫날 오후 2~4시 구민회관 전시실과 소강당에서는 축제 메인 프로그램인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이욱재·이다·김선희 작가를 비롯해 방송인 브로닌, 이나미 정신과 전문의 등이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오후 5시에는 정호승 시인과 함께하는 북 콘서트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다. 13일 오후 3시 아트밸리 대강당에서는 독서를 통한 자녀 교육으로 유명한 최희수씨가 ‘책과 배려 깊은 사람이 영재를 만든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또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 골든벨 퀴즈 대회, 인형극, 마술공연, 시낭송회, 도서 교환전, 글 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푸른 숲 속 책나라, 새싹들 무럭무럭

    푸른 숲 속 책나라, 새싹들 무럭무럭

    “바깥 나무들이 보이는 곳에서 책을 읽으니 더 좋아요.”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에서 만난 신형규(10·제동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는 창가에서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책 읽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바깥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우뚝 섰다. 문을 열고 나가면 까치와 다른 새들이 지저귀며 시원한 바람 소리를 옮겨 왔다. 지난 5일 문을 연 이곳에선 바닥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알록달록 소파 등에 앉아 자유롭게 독서하는 어린이들로 붐빈다. 2011년 종로구청 본관 1층 ‘삼봉서랑’을 시작으로 지역 내 13번째 작은 도서관이다. 삼청공원 내 낡은 매점을 리모델링해 재탄생시켰다. 206㎡에 열람실·서가, 유아방 등을 갖췄다. 책 5000여권을 구비하고 있다. 구는 앞으로 도서 구비를 통해 빈 책장을 차곡차곡 채울 참이다. 작은 도서관은 김영종 구청장의 역점사업이다. 주민들이 다니는 거리에 생활 속 작은 도서관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김 구청장은 “올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어린이와 주민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 17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도서관의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생태 전문 도서관이라는 것이다. 공원 내 숲 유치원, 생태학습장과 연계해 땅파기, 나무타기, 풀·벌레 관찰, 흙공 만들기 등 체험 생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날도 도토리와 솔방울로 만든 자연물 아트전이 한창이었다. 다른 쪽에서는 자연물을 재료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창작 경진대회로 시끌벅적했다. 도서관 리모델링을 맡았던 이소진 건축가는 “자연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친환경 콘셉트로 만들었다”며 “창가 바닥에도 난방을 하는 등 아이들에게 자기 방처럼 편안한 느낌을 안기도록 애썼다”고 말했다. 주민들로 구성된 자립형 마을공동체인 ‘북촌인심 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았다. 도서관 내 카페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꾸려갈 계획이다.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개방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글 사진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시론] 24시간 열린 종이책 도서관을 만들면서/김언호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한길사 대표

    ‘종이책’이 푸대접 받고 있습니다. 인간이 창출한 가장 탁월한 미디어인 종이책이 버려지고 있습니다. 학자·연구자·지식인·저술가들이 평생을 읽고 연구한 장서들을 학문과 연구의 전당인 대학 도서관도 수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출판사가 서점으로 내보낸 책들이 독자들의 손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반품되고 있습니다. 반품된 책들은 작두로 파쇄되거나 물속에 처넣어 그 존재를 소멸시키기도 합니다. 수입된 외서들이 또 다른 방법으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에 태워져서 없어지는 운명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쉽게 말합니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을 읽으면 된다고.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종이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은 전자책도 읽지 못한다고. 전자책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책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종이책을 내버리는 일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의 교만입니다. 책 없이도, 독서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현대인들, 돈과 물질로 얼마든지 살아가는 자본주의형 인간들의 벌거벗은 행태를, 오늘 우리는 종이책을 푸대접하고 함부로 내다버리는 경박한 물질주의의 슬픈 풍경에서 새삼 확인합니다.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새로운 정신운동·문화운동이 요구됩니다. 인간의 삶에 가장 본원적인 가치를 갖고 있는 종이책을 읽고, 종이책을 보호·보존하는 생명운동이 이 시대에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손에 책이 없습니다. 책을 읽지 못하게 하는 여러 조건이 있지만, 그 가장 큰 조건은 경쟁으로 상대방을 눌러 좌절시키고 나만 사는 것을 당연하게 가르치는 공·사교육입니다. 그리고 수단이 목적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의 과잉생산·과잉사용이라는 기계만능주의입니다. 스마트폰의 기능주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 부재로부터 빚어지는 비독서·반독서로 젊은이들의 이성적·도덕적·감성적 지력이 날로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회가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창조와 문화융성은 어렵게 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당장에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책을 읽지 않는 교육이 지속되고, 스마트폰 같은 것에만 의존하면서 20년, 30년 가면 우리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지혜와 역량은 심각한 위기에 부닥칠 것입니다. 아니, 도덕적이고 정의로우며 민주적인 국가사회와 민족공동체의 영위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파주출판도시는 ‘지혜의 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푸대접받고 버려지고 있는 책들을 수집해서, 24시간 문을 열어놓는 도서관입니다. 파주출판도시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과 지식연수원 지지향 호텔 로비, 복도에 우리 사회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열린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출판사들로부터 반품된 책이나 재고 도서를 기증받고 있습니다. 원로 연구자들과 학자들이 생애를 통해 모은 책들을 또한 기증받아 잘 보호·보존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도서관의 이름을 ‘지혜의 숲’이라고 붙였습니다. 한 권의 책도 아름답지만 수많은 책들이 쌓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우리는 ‘지혜의 숲’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100만권의 책을 소장하게 될 ‘지혜의 숲’은 기증한 출판사와 장서가의 이름을 의미 있게 소개하는 표지판을 붙여 기증자들의 독서정신과 학문정신을 기릴 것입니다. 우리는 ‘지혜의 숲’을 24시간 열어 놓기로 했습니다. 세상의 젊은이들이 한껏 책을 읽게 하자는 것입니다. 책 읽는 젊은이들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아니, 젊은이들은 책을 읽으려 합니다. 어른들과 국가사회의 잘못된 가치와 제도가 젊은이들의 독서를 방해할 뿐입니다.
  • [가을, 축제에 젖은 전국] 울산, 한글의 속살을 들추다

    [가을, 축제에 젖은 전국] 울산, 한글의 속살을 들추다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글문화예술제가 열린다. 울산시는 외솔 선생 탄생 119주년 기념 ‘제2회 한글문화예술제’를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태화강 대공원과 외솔 기념관 등에서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개막식은 11일 태화강대공원 야외공연장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12~13일에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마당극, 외솔 선생의 일생을 다루는 마당극 ‘한글이 목숨이다’, 칸타타 ‘외솔의 노래’ 등 다채로운 무대 행사가 진행된다. 올해는 한글문학 도서를 출판사에서 소개하고 판매하는 한글도서전과 저자가 참여하는 한글책방 등 ‘한글 책 축제’도 선보인다. 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훈민정음 해례본’ 체험, 인쇄활판 체험 행사로 활자와 한글에 대한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울산대에서는 7일 홍윤표 한글박물관장이 ‘한글이 걸어온 길’, 8일 강병언씨가 ‘한글의 멋과 미’, 10일 서경덕 교수가 ‘한글 세계 홍보 이야기’를 발표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독서의 계절… 책 100만권 할인 판매

    독서의 계절… 책 100만권 할인 판매

    3일 서울 중구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마련된 범국민 책읽기 프로젝트 행사장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출판사 19곳과 손잡고 도서 100만권을 준비해 15일까지 전국 90개점에서 정상가 대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문화마당] 책, 아날로그적 감성 속으로/이애경 작가

    [문화마당] 책, 아날로그적 감성 속으로/이애경 작가

    일본 도쿄 서부에 시모키타자와라는 동네가 있다.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많고 후루기라고 불리는 구제 옷과 액세서리를 파는 상점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장사를 하고 있는 개성 넘치는 동네다. 역 출구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지역이 확연히 분위기가 다른데,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와 가로수길을 조합해 놓은 곳이라고 할까. 며칠 전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한 북카페에 들르게 되었다.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서너 평 되는 작은 도서관인데 작가, 사진가, 문화예술가 등 스무 명의 지각 있는 지식인들이 뜻을 모아 토론과 문화 활동을 하기 위해 마련한 아지트다. 이곳에는 인종차별문제, 베트남전쟁, 공해문제 등이 중요시되던 1960~70년대의 대항문화(counter culture)에 관한 책들을 모아놓았는데, 당시 출간된 책들부터 현재 출간된 것까지 다양한 책들이 작은 공간의 세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조금 열린 문을 살짝 열고 들어가니 열띤 토론을 하던 두 여인의 시선이 내게 향한다. 학생으로 보이는 한 명은 2층 다락에서 열심히 골라놓은 책들을 읽고 있었다. 영업시간은 저녁 6시부터라 커피를 판매할 수는 없지만 책은 마음껏 읽어도 좋으니 구경하라고 하면서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다시 조곤조곤 말을 섞는 토론에 들어간다. 잠시 뒤 다락에 있던 청년이 내려와 다시 책을 고르기 위해 손가락으로 책 목록을 훑는다. 우리나라에 있는 북카페를 몇 번 가봤고, 북카페로 포장된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가봤지만 책들은 카페의 분위기를 우아하고 클래식하게 만들어주는 장식품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언제나 안타까웠다. 그곳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책을 읽기보다는 노트북을 켜놓고 공부를 하거나 업무에 관계된 일을 한다. 우리나라 한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야심차게 북카페를 만들었지만, 관리가 되지 않아 정작 시민들에게는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카페에 있던 운영인에게 물으니 이곳에는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고, 새로운 출판 아이템을 찾아가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새 일본 젊은이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고 스마트폰에 허비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참 큰일이라며 일본의 독서 풍토 변화를 심각한 투로 내게 전달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눈에 비친 일본은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다. 동네마다 소형서점이 살아 있고, 간다 지역의 중고서점가는 활기를 띠고 있으며,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서너 명씩은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어 가고, 책이 사라져 가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비교해볼 때 일본에는 아직도 책이 사람들 손에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찰스 엘리엇은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자,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가장 현명한 상담자, 가장 인내심 있는 교사’라고 했다. 완연한 가을로 접어드는 요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어줄 친구 한 명을 만들면 어떨지. 책장에 꽂힌 지 몇 년이 넘은 베스트셀러도 좋고, 최근 친구에게서 추천 받은 책도 좋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차가운 액정이 아니라 손가락에 착 안기는 아날로그 종이의 향기와 감촉이니 말이다.
  • [느껴봐! 가을] 성동구, 주민 글쓰기대회… 중랑구, 공직 경험담 공모

    선득선득한 가을날엔 역시 뭔가 써야 제맛이다. 성동구는 25일 ‘성동가족 독서감상·글쓰기 경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독후감과 자유주제 2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한다. 독후감은 각 부서에 100여권씩 비치된 북카페 도서나 공직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다산 정약용 관련 책에 대한 얘기면 된다. 앞서 올해에만 500여권의 양서를 구입해 보급했다. 다산 관련 책은 260여권을 구입해 뒀고 하반기에 300여권을 더 구비할 방침이다. 자유주제는 수필이나 체험수기와 같은 형식으로 일상생활 가운데 느낀 점들을 가감 없이 내놓을 수 있다. 다음 달 21일까지 받아 최우수 1명, 우수 2명, 장려 5명 등 16명에게 상을 준다. 우수작들은 연말 성동구 소식지에 게재된다. 고재득 구청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직원들이 창의적 사고를 키우고 숨은 문학적 소질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랑구도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직생활의 경험을 담은 글을 공모해 에세이집을 펴냈다. 신입 직원에서 간부 공무원까지 모두 참여한 가운데 우수작 57편을 뽑아 200여쪽 분량으로 정리했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자책(e-book) 형태로 제작했을 뿐 아니라 우수작은 매주 한 차례 방송되는 구내 방송에서 소개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아시아나 中 어린이에 12번째 선물

    아시아나 中 어린이에 12번째 선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에 12번째 ‘아름다운 교실’을 선물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5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름다운 교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전시 바오안구 루싱 소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밝혔다. 아름다운 교실은 우리 항공사로는 중국 내에 최다 노선을 갖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 전국 21개 지점 근처에 있는 학교를 지원하는 글로벌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지난해 3월 옌지 투먼시의 제5중학교를 시작으로 이날 12번째 자매결연의 주인공을 찾은 것이다. 결연식에는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양창수 주광저우 영사관 총영사, 동진이 바오안구 부교육국장, 후쭤취안 루싱 소학교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윤 사장은 “선전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는 데 아시아나항공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어 컴퓨터 50대, 전자오르간 20대, 도서 1000권 등을 기증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승무원들은 어린이들에게 ‘직업 강의’를 하면서 장래의 꿈을 심어 줬다. 다음 달 17일에는 구이린시에서 13번째 아름다운 교실을 열 예정이다. 연말에는 자매결연 학생 가운데 부모가 한국에서 일하는 학생들을 한국으로 초청, 부모 상봉의 기회도 마련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파주 북소리 28일 개막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 파주 북소리 28일 개막

    아시아 최대 북페스티벌을 표방하는 ‘파주북소리 2013’이 오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열린다. 3회째인 올해 행사는 ‘책으로 소통하는 아시아’를 주제로 특별전과 국제교류 행사, 시민참여 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는 특별전시 ‘고지도, 상상의 길을 걷다’가 열린다. 조선 초기의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와 18세기 후반 제작된 ‘도펠메이어의 천문도’를 포함해 국내외 고지도, 천문도, 지리·역사 관련 고문헌 등 80여점이 전시된다. ‘아시아 작가와 도시’ 국제문학 심포지엄에는 황석영·김미월 등 한국 작가와 베트남의 바오닌, 티베트의 망명 시인 체링 왕모 돔파 등 16개국 30여명의 작가가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의 도시가 어떻게 문학의 배경이 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작가들이 글과 사진, 음악,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도시를 소개하는 문학콘서트와 각국 이야기 구연전문가들이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아시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출판인들 간 소통과 교류의 장인 국제출판포럼에선 경계를 넘어서 책으로 소통하는 협력 방안에 대해 모색한다. 일본의 대표적 지성인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동북아 지역의 위기와 극복을 위한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고, 오카모도 아쓰시 이와나미 서점 대표와 방재석 도서출판 아시아 대표 등 7개국 17명의 출판인이 아시아 각국의 화합과 공존을 위한 출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 시민 참여행사도 풍성하다. 스마트 백일장, 스토리텔링 콘서트 등 글짓기 대축전과 전국 독서동아리를 대상으로 한 독서모임 대축전이 올해 새로 마련됐다. 출판도시 내 출판사들이 주도하는 ‘지식난장’ 행사에는 24개 출판사가 참여해 저자와의 대화, 강연, 워크숍 등 100개가 넘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국내외 조명 디자이너들이 지난 1일부터 출판도시 내 9개 건물을 아름다운 조명으로 물들이고 있는 파주라이트페스티벌도 행사 기간 내내 펼쳐진다. 아시아 출판의 발전에 기여한 출판인과 저자, 출판미술인에게 수여하는 ‘파주 북어워드’시상식도 열린다. 파주북소리조직위원회는 앞서 올해 수상자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저작상), 중국의 북 디자이너 류샤오샹(출판미술인상), ‘왕실문화총서’(돌베개)를 기획한 김문식·박정혜·김재우(기획상)씨를 선정했다. 또 특별상에는 ‘기적의 도서관’을 건립하는 등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한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을 뽑았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뉴라이트교과서 해부] 검증위원들 8개월간 교과서 부실 검정…실제 심사는 27일뿐

    [뉴라이트교과서 해부] 검증위원들 8개월간 교과서 부실 검정…실제 심사는 27일뿐

    지난달 30일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이 국사편찬위원회 검정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이 가운데 교학사판은 뉴라이트 소속인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등이 저자로 참여했다. 2008년 뉴라이트 성향 교과서포럼이 대안교과서를 낸 적이 있지만, 뉴라이트 인사가 참여한 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기는 처음이다. 역사학계는 교과서 공개 사흘 만에 교학사판에서 298건의 서술 오류를 찾아냈다. 이에 교육부는 이례적으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고 고교 채택 절차 연기를 결정했다. 교학사판을 제외한 다른 7종의 집필자들은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검정이 끝난 교과서 전 종에 대한 재검토 사태를 촉발시킨 배경에 국사편찬위의 책임은 없는 것인지,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는 무엇인지 정리해 본다. “교학사 교과서 공개 뒤 2~3일 만에 역사학자들이 잡아낸 문제점만 298건인데, 검정 기간 8개월 동안 검정위원들은 왜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을까. 처음에 460건이 넘는 오류가 있는 상태에서 1차 검정은 또 어떻게 통과한 것인지 의문스럽다.”(주진오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협의회장) “나는 검정 기준에 따랐을 뿐 편향됐거나 어떤 의도를 갖고 판단하지는 않았다. 검정 심의위원회 안에서 각자 역할이 나눠져 있고, 그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익명을 요구한 검정심의회 위원) “검정 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는 집필 기준에 맞춰 집필이 됐는지를 본 것이고,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서남수 교육부 장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하고 3주가 지나는 동안 거의 매일 새로운 오류가 발견되면서 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할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교과서에선 무더기 오류가 발견됐는데 이 교과서가 통과하게 된 과정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없다거나 인터넷 포털에서 사진을 퍼다 쓴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는데 이런 실책에 대해 책임질 기관이 없다는 교육 당국의 해명이 오히려 검정 과정을 주목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학사 교과서의 부실 검정 의혹은 오는 10월로 예정된 국회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22일 “검정심의회 위원을 다양하게 구성하지 못한 점, 위원 수가 감소한 점, 전문분야 전공자가 부족한 점, 검정 기간이 부족했던 점 등 국사편찬위의 부실 검정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국사편찬위의 검정 심사 과정에서 여러 건의 법령 위반 사례가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이 국사편찬위와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정위원 15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학부모나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위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허용되어 있지만 국사편찬위가 교원이나 행정기관 근무자를 중심으로 위원을 구성했다고 유 의원은 밝혔다. 그는 “국사편찬위가 다양한 시각과 관점을 가진 위원 구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성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검정심의회 위원 중 과거 검정 경력자는 3명인데, 2명은 중학교 역사교과서 검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고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 경력자는 1명에 불과했다. 검정위원 인원 자체도 2011년보다 대폭 줄었다. 2011년 검정 심사를 한 중학교 역사 과목의 검정심의회 위원수는 26명이었는데, 이번 한국사 검정위원수는 고교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15명으로 줄었다. 특히 초기 사료오염 및 서술오류를 찾아내야 할 연구위원수는 17명에서 8명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정해진 검정 기간은 8개월이었지만, 실제 검정위원들이 심사한 기간은 한 달이 채 못 된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 표기 오류를 조사한 연구위원들은 재택근무하는 개별조사(18일) 기간을 포함해 28일 동안, 내용 검정 업무를 맡은 검정위원들은 재택근무하는 개별심사(17일)를 포함해 27일 동안 심사했다. 검정과 이후 과정에서의 투명하지 못한 행정은 교학사를 제외한 다른 교과서 집필진, 교사, 학부모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이란 지적도 나왔다. 교육부는 이번 검정 통과 교과서부터 인터넷으로 공개하는 ‘웹전시’를 실시했는데, 고교 교사 중에는 인터넷 사이트 주소와 비밀번호를 몰라 교과서를 아예 보지 못한 채 교육부가 종이책을 보내 주기만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검정 통과 직후 종이책을 보기 위해서는 경기 과천에 위치한 국사편찬위를 직접 찾아 ‘내용 유출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진다’는 서약서를 쓰고 정해진 2시간 동안 볼 수 있었다. 이처럼 까다로운 절차에 대해 교육부는 “교과서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교과서 집필자들은 “검정을 통과해 판매해야 할 교과서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동의한 적도, 원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교육부가 명확한 오류를 지적하지 않은 채 다른 고교 한국사 교과서 7종도 교학사 교과서와 같은 선상에 놓고 재심사를 하기로 한 조치도 도마에 올랐다. 미래엔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인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사진 하나를 실을 때에도 오류를 남기지 않기 위해 수많은 자료를 뒤지고 공인된 학계 의견을 찾아 공들인 교과서를 298건의 오류가 발견된 교학사 교과서와 도매금으로 똑같이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지금&여기]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홍혜정 사회2부 기자

    [지금&여기]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홍혜정 사회2부 기자

    전직 언론인 노엘 앙슬로는 1984년 부활절 축일을 책 축제로 바꾸자고 서점에 수백 통의 편지를 부쳤다. 이를 계기로 벨기에 뤽상부르의 작은 마을인 르뒤는 유럽 최초의 책마을이 됐다. 스위스 발레의 생피에르 드 클라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르뒤로 찾아가 자문하고 책마을로 변신했다. 르뒤에서는 매년 첫째 토요일 모든 책방이 밤새 문을 열고 주민과 방문객이 어우러져 잔치를 벌인다. 한 해에 책을 사랑하는 수십만명이 르뒤를 찾는다. 이들은 서점 곳곳을 돌아다니며 ‘보물찾기’라도 하듯 책을 고르고 구입한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늘면서 신간 도서 발행 부수와 서적 구입 지출액은 줄고 있다. 스마트 기기 확산과 경기침체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일반 도서 독서율은 66.8%이다. 1년간 한 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이 10명 중 7명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성인의 평균 독서량은 9.9권으로 10권 밑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서적 구입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1만 9026원. 전년 2만 570원보다 7.5% 줄어든 것으로 가계동향조사 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2003년 이후 2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신간 도서 발행 부수는 8690만여부로 전년보다 20.7%나 감소했으며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책 읽는 사람들의 확대와 책 읽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한 달간 지방자치단체, 도서관, 학교 등과 함께 6700여건의 독서문화 행사를 연다. 서울 서대문구·영등포구·성동구 등 자치구도 이달 북콘서트, 도서경매전, 독서 퀴즈 등 다채로운 책 축제를 벌인다. 서울시는 10월 11일 ‘책의 날’을 기념해 11월 중 ‘북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책 읽는 서울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25개 자치구 도서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난독가로 알려진 박원순 시장은 평소 “독서는 인생의 경험치를 키워 내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저서 ‘오직 독서뿐’에서 책을 왜 읽어야 하고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몰라서 고민하는 이들에게 옛 선인들의 글에 모든 답이 있다고 말한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책을 통해 생각도 깊어진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책을 읽고 있나요. jukebox@seoul.co.kr
  • 휴양림 ‘숲속 도서관’ 아시나요

    산림청이 운영하는 국립자연휴양림에 ‘숲속 도서관’이 조성된다. 산림청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건전한 산림휴양문화 정착과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숲에서 책 읽기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0일 밝혔다. 올해 ‘TV 없는 휴양림’인 삼봉과 검마산휴양림 등 2곳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11개 휴양림에 숲속 도서관을 마련하기로 했다. 책 읽는 문화 확산을 위해 경기 가평의 유명산자연휴양림에서는 유명 작가와 함께하는 숲속 북 콘서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캠핑 특화 휴양림인 강원 춘천의 용화산휴양림에서는 1박 2일 일정으로 청소년 북 캠핑을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숲속 도서관에 도서를 지원하고 북 캠핑 콘서트 운영에 참여하는 등 효과적인 독서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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