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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책이 예술작품으로

    버려진 책이 예술작품으로

    1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도서관에서 개막한 ‘보는책, 노는책, 만드는책 전(展)’에서 관계자들이 폐기 도서를 이용한 조형물과 팝업북 작품을 확인하고 있다. 전시회는 새해 1월 8일까지 계속된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경남지방경찰청, 경남경찰70년사 역사서 첫 발간

    경남지방경찰청, 경남경찰70년사 역사서 첫 발간

    경남지방경찰청은 13일 경남경찰의 역사를 정리해 기록한 ‘경남경찰70년사’를 발간해 이날 출판기념회를 했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경남경찰이 창설 71주년이 넘었는데도 역사를 정리한 역사서가 없어 아쉽다는 경찰 안팎의 의견에 따라 지난 3월 편찬팀을 구성해 경남경찰사를 펴냈다. 편찬팀은 각 경찰서에 흩어진 경찰 관련 각종 사료와 사진 등 6200여점을 모으고 사료가치가 있는 치안일지 등 관련도서 120여권을 수집해 783쪽 분량의 경남경찰사를 완성했다. 편찬 작업을 시작해 책이 나오기까지 9개월여가 걸렸다. 경남경찰은 이번에 경찰사를 편찬하면서 수집한 사료 등은 분실·훼손이 되지 않도록 별도로 보완·정리작업을 한 뒤 기록원과 박물관 등에 보관할 예정이다. 경남경찰70년사에는 경남경찰 전신인 ‘경남도 경무서’가 1906년 진주에 설치된 뒤 1925년 부산으로 옮겨 광복을 거치고 1983년 지금의 경남 창원청사로 이전해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남경찰의 모든 역사가 담겼다. 6·25 전쟁과 공비토벌 등 구국경찰의 활약상을 비롯해 경남경찰청에서 1963년 부산경찰청과 1999년 울산경찰청이 차례로 분리된 과정 등 경남경찰의 지난 역사를 자세히 정리해 담았다. 박진우 경남경찰청장은 “경남경찰의 자랑스러운 활동상을 모아 정리한 첫 역사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경남경찰의 미래를 열어가는 소중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포토]보는책,노는책,만드는책

    [포토]보는책,노는책,만드는책

    일 서울 태평로1가 서울도서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 보는책, 노는책, 만드는책 전(展)’에서 전시 관계자들이 폐기 도서를 이용한 조형물, 팝업북 작품들을 확인하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남녀노소 찾는 보강천… 증평 최고의 힐링공간

    [명인·명물을 찾아서] 남녀노소 찾는 보강천… 증평 최고의 힐링공간

    지난 6일 오후 3시 충북 증평군 증평읍 보강천. 제법 쌀쌀한 초겨울 날씨였지만 주민 수십여명이 나와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다정해 보이는 한 노부부는 털모자와 마스크, 장갑 등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산책로를 걷고 있고, 그라운드 골프장에서는 노인들의 즐거운 비명이 들려왔다. 한 할머니는 걷기운동을 잠시 중단하고 그네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잡고 수다를 떠느라 정신이 없고, 초등학생들은 자전거 도로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달린다. 2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은 야구장에서 투수와 포수 역할을 번갈아 하며 공 받기에 한창이다. 이날 산책을 나온 김모(85) 할머니는 “매일 이곳에 나와 1시간 이상 걷기와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고 간다”며 “보강천은 많은 나무와 꽃들 덕에 공기까지 좋아 최고의 휴식처”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때 애물단지였던 보강천이 최고의 힐링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각종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증평군의 자랑거리도 되고 있다. 군은 2013년부터 보강천 미루나무 숲을 중심으로 보강천 명소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나둘씩 시설을 확충하다 보니 이제는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와 시설들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장과 농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자전거 도로, 산책로, 간단한 운동기구 등에다 주민들을 위한 편의시설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파랑, 빨강, 노랑 등 각양각색의 바람개비와 정글모험 놀이터, 암벽오르기, 하늘다람쥐, 모래놀이터, 동물 캐릭터 조형물 등 나란히 있는 다양한 어린이 놀이시설은 작은 놀이공원을 방불하게 한다. 모래놀이터에 깔아 놓은 모래는 강원 고성군 공현진 해수욕장에서 가져왔다. 대부분 놀이터가 강모래를 쓰지만 홍성열 증평군수가 윤승근 고성군수와의 친분을 활용해 바닷모래를 무상으로 가져왔다. 바닷모래는 강모래보다 곱고 더 하얗다. 놀이시설 앞쪽에는 네덜란드의 상징인 높이 5m 크기의 풍차와 벽천분수 등이 아름다운 꽃들과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풍력발전에 활용되는 풍차는 녹색도시 증평을 상징하기 위해 설치됐다. 군은 녹색도시답게 보강천 시설 상당수의 전력을 태양광으로 해결하고 있다. 풍차 인근에는 책을 빌려볼 수 있는 컨테이너 2개 크기의 ‘김득신책방’이 자리잡고 있다. 1500여권의 도서를 보유한 김득신책방은 매일 오후에 문을 여는 열린도서관이다. 책을 빌려 미루나무 숲 벤치에서 읽은 뒤 반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달 평균 250여명이 이용한다. 증평을 대표하는 인물인 백곡 김득신(1604~1684)은 ‘독서왕’으로 불린다. 젊었을 때 머리가 나빠 공부를 그만두라는 주위의 권유를 받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백이전(伯夷傳)을 11만번이나 읽었을 만큼 다독하고 시를 공부해 노년에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추앙받았다. 김득신책방보다 더 좋은 책방 이름이 있을까. 미루나무 숲을 중심으로 한 보강천 일대는 야경도 일품이다. 미루나무 숲에 800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장미를 심었다. 인근 증평대교와 장미대교 500m 구간에는 LED 조명 437개를 설치해 멋진 밤풍경을 연출한다. LED 장미는 해가 지면 자동으로 꽃에 불이 들어와 오후 11시 40분에 꺼진다. 보강천에는 문화예술의 거리도 있다. 군은 지난달 24일 이곳에서 조상기 시인의 ‘지금도 증평에 가면’ 시비 제막식을 가졌다. 이 시비는 증평 지명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지역균형발전사업 인센티브 사업비 1800만원을 들여 제작됐다. 크기는 가로 4.6m, 높이 2.5m다. 증평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이 시를 읽으면 애향심이 절로 난다. 증평군의 노력으로 아이에서 노인까지 모두가 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변모한 보강천은 각종 공모에 참여해 좋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산림청의 도시 숲 공모에서 녹색도시 우수사례에 선정됐고 환경부의 그린시티로 지정됐다. 군이 2014년 국비 8억원을 지원받아 보강천에 조성한 자작나무 숲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나눔 숲 관리 전국 최우수로 뽑혔다. 조성진 군 산림공원사업소 공원녹지팀장은 “증평을 방문했다가 보강천을 둘러본 외지인들도 칭찬을 많이 한다”며 “내년에도 분수와 산책로 등을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보강천은 각종 축제장소로도 활용되며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증평홍삼포크삼겹살 축제, 증평인삼골축제, 증평대보름제 등 지역을 대표하는 행사가 보강천변에서 열리고 있다. 지금은 보강천이 주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한때는 푸대접을 받는 천덕꾸러기였다. 1970년대 보강천에 미루나무 숲이 조성됐지만 시민들이 외면하면서 미루나무를 베어내자는 말까지 나왔다. 미루나무 숲은 한때 육군 37사단 예비군교육장으로 활용됐지만 보강천의 수질이 악화되고 인근 축사에서 발생하는 악취까지 겹쳐 찾는 이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수질개선 사업과 명소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제는 복덩이가 됐다. 증평군은 행정구역이 1읍 1면이 전부인 내륙에서 가장 작은 ‘초미니 자치단체’다. 하지만 인구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지난달 기준 3만 7264명이다. 면적이 7∼10배 큰 단양군(3만 484명)과 보은군(3만 4192명) 인구를 이미 추월했다. 군은 인구증가의 원인을 좋아지는 정주 여건으로 분석하고 있는데, 일등공신을 보강천 명소화로 꼽고 있다. 미루나무 숲이 보강천의 상징이 됐지만 사실 보강천에는 미루나무가 없다. 미루나무 숲을 구성하고 있는 103그루의 나무는 이태리포플러 99그루와 은사시나무 4그루다. 이태리포플러를 생김새가 비슷한 미루나무로 착각해 주민들이 미루나무 숲이라고 부른 것이다. 군은 한때 ‘이태리포플러 숲’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을 고민했지만 주민들이 수십년간 불러온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미루나무 숲의 열성팬들이 많다 보니 잘못된 이름을 시비 거는 사람은 없다. 군은 나무들을 위해 해마다 영양제 나무 주사와 비료 주기, 가지치기, 병해충 방제 등을 하고 있다. 후계목도 키우고 있다. 글 사진 증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월드피플+] 63년 전 빌린 도서관 책 반납한 여성 화제

    [월드피플+] 63년 전 빌린 도서관 책 반납한 여성 화제

    영국에서 한 70대 여성이 63년 만에 빌린 책을 반납해 화제가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잉글랜드 동부 노퍽에 있는 노스월샴 고등학교 도서관에는 한 70대 여성이 찾아와 63년 전 빌렸던 책을 반납했다. 이 여성이 최근 집 정리 도중 발견했다는 이 책은 ‘보물섬’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의 ‘세븐 당나귀 여행기’ 1929년판. 작가가 남프랑스 세벤느 산맥을 195㎞에 걸쳐 홀로 여행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책에는 1953년 반납 기한을 나타내는 이 학교의 스탬프도 찍혀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사서 리즈 소여는 “책을 반납한 여성은 우리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기한이 지나더라도 반납하는 것이 낫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책을 찾으면 반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이 학교는 반납 기한이 지나도 연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에 책을 반납한 70대 여성 역시 연체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학교 사서는 또 “분실 도서는 많지 않지만 이번 일처럼 무심코 반납하는 것을 잊는 경우는 꽤 된다. 그 중 일부라도 돌아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서관 연체금 관련 세계 최고 금액은 345.14달러(약 40만 원)다. 이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케와니 공립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으로, 반납기한인 1955년부터 47년이 지난 끝에서야 책을 빌린 사람의 딸에 의해 반환됐을 때 부과된 금액이라고 기네스 세계기록 측은 밝히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편식 없는 독서습관 위해 ‘독서영양상태’ 알려주는 어플 출시

    편식 없는 독서습관 위해 ‘독서영양상태’ 알려주는 어플 출시

    유아기부터 독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부모들의 ‘독서코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내 아이가 책장의 책들을 골고루 읽고 있는지, 어떤 종류의 책을 더 선호하고 있고 어떤 종류의 책을 더 읽히면 좋을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어플이 출시됐다. 실제 아이의 책장 분석을 통해 ‘독서영양상태’를 알려주는 특허 받은 앱 ‘아이북케어(ibookcare)’는 터치 하나로 내 아이의 독서코칭을 쉽게 할 수 있다. 아이북케어는 국내 유∙아동 도서 약 42만권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후 유아의 경우 누리과정에 따라 의사소통·사회관계·자연탐구·예술경험·신체운동의 총 5개 영역으로, 초등의 경우 교육과정에 따라 국어·수학·사회·과학·예술 5개의 영역으로 표시해 나누었다. 부모들은 이를 바탕으로 내 아이 책장을 쉽게 분석할 수 있다. 분석된 책들에는 저마다 영역 차트와 키워드가 표시되고 자녀가 읽는 책과 관심키워드를 살펴볼 수도 있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사회관계 영역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오면, 사회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도서가 추천되는 방식이다. 또 읽은 책과 읽지 않은 책들을 장르별, 출판사별로 구분해 책장 관리가 용이하고, 방문, 대면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독서성향 및 관심키워드를 가진 또래 아이들의 책장을 구경할 수 있는 이웃 책장을 통해 내 아이 책장의 부족한 영역을 되짚어 볼 수 있다. 북큐레이션을 통해 주제별로 추천되는 실속 정보와 전문가가 엄선한 연령별 추천도서 및 추천소견도 얻을 수 있다. 한편 아이북케어는 도서추천 서비스 제공 장치 및 방법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했으며, 지난달 18일에는 2016 스마트앱 어워드 유아교육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진 동화마을에 아이 장난감 만들러 놀러가요

    광진 동화마을에 아이 장난감 만들러 놀러가요

    ‘장난감 만들러 동화나라로 놀러 오세요.’ 서울 광진구 동화마을창작소에서는 가족 간의 유대감 강화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가족단위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서울동화축제 홍보와 더불어 입주작가의 재능기부로 동화 속 소품 만들기, 글쓰기 등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체험 내용으로 꾸몄다. 프로그램들은 어린이 문화마을과 일상생활 속 문화예술 공간으로 떠오르는 화양동 서울동화센터에서 진행된다. 매주 금요일 오후 4~5시에 열리는 나무공방 프로그램 ‘핸드메이드 나무소품 만들기’는 ‘내 아이 장난감 만들기’라는 주제로 가족 단위 참가자가 이어지고 있다. 권혜영과 손만진 등 입주작가가 안전하게 목공장비를 다루는 방법과 나무소품 디자인 구상 및 제작 등 직접 아이를 위한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게 수업을 진행한다. 또 이달부터는 매주 목요일마다 이영임 입주작가가 진행하는 ‘힐링 반상회’와 ‘육아일기’ 등 2개의 강좌가 새롭게 운영된다. 힐링 반상회는 즐겁고 행복한 나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드로잉북 만들기와 내가 바라는 10년 후 나의 모습 등을 그려보는 수업 등으로 구성되며 쇼핑백과 도화지, 포장지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에 그림을 그리며 가족 간에 따뜻한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 아울러 그림과 일기로 육아에 대한 어려움과 정보를 나누고 배워 보는 육아일기는 아이의 이름은 누가 지었나, 너를 맞이하기 위한 물건들, 아기 때 좋아했던 음식 등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진다. 마지막으로 나루몽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이 동화책을 읽고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상상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직접 책을 만들어 보는 ‘신나는 동그라미 그림책’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동화마을 창작소 입주작가들의 감성과 재능을 지역주민과 나누는 좋은 시간”이라면서 “‘동화나라, 광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양한 가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온정 채운 대형 ‘책 트리’

    온정 채운 대형 ‘책 트리’

    ‘책 읽는 송파’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서울 송파구가 5일 구청 로비에 설치한 대형 책 트리를 어린이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다. 송파구는 트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 책을 글마루도서관에 기부할 예정이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 “늦어서 죄송” 빌린 책 63년 만에 반납한 英 여성

    영국에서 한 70대 여성이 63년 만에 빌린 책을 반납해 화제가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잉글랜드 동부 노퍽에 있는 노스월샴 고등학교 도서관에는 한 70대 여성이 찾아와 63년 전 빌렸던 책을 반납했다. 이 여성이 최근 집 정리 도중 발견했다는 이 책은 ‘보물섬’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의 ‘세븐 당나귀 여행기’ 1929년판. 작가가 남프랑스 세벤느 산맥을 195㎞에 걸쳐 홀로 여행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책에는 1953년 반납 기한을 나타내는 이 학교의 스탬프도 찍혀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사서 리즈 소여는 “책을 반납한 여성은 우리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기한이 지나더라도 반납하는 것이 낫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책을 찾으면 반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이 학교는 반납 기한이 지나도 연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에 책을 반납한 70대 여성 역시 연체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학교 사서는 또 “분실 도서는 많지 않지만 이번 일처럼 무심코 반납하는 것을 잊는 경우는 꽤 된다. 그 중 일부라도 돌아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서관 연체금 관련 세계 최고 금액은 345.14달러(약 40만 원)다. 이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케와니 공립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으로, 반납기한인 1955년부터 47년이 지난 끝에서야 책을 빌린 사람의 딸에 의해 반환됐을 때 부과된 금액이라고 기네스 세계기록 측은 밝히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늦어서 죄송” 빌린 책 63년 만에 반납한 英 여성

    영국에서 한 70대 여성이 63년 만에 빌린 책을 반납해 화제가 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 잉글랜드 동부 노퍽에 있는 노스월샴 고등학교 도서관에는 한 70대 여성이 찾아와 63년 전 빌렸던 책을 반납했다. 이 여성이 최근 집 정리 도중 발견했다는 이 책은 ‘보물섬’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의 ‘세븐 당나귀 여행기’ 1929년판. 작가가 남프랑스 세벤느 산맥을 195㎞에 걸쳐 홀로 여행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책에는 1953년 반납 기한을 나타내는 이 학교의 스탬프도 찍혀 있다. 이에 대해 학교 사서 리즈 소여는 “책을 반납한 여성은 우리에게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기한이 지나더라도 반납하는 것이 낫다”면서 “다른 사람들도 책을 찾으면 반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행인 점은 이 학교는 반납 기한이 지나도 연체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물론 이번에 책을 반납한 70대 여성 역시 연체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학교 사서는 또 “분실 도서는 많지 않지만 이번 일처럼 무심코 반납하는 것을 잊는 경우는 꽤 된다. 그 중 일부라도 돌아오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서관 연체금 관련 세계 최고 금액은 345.14달러(약 40만 원)다. 이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케와니 공립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으로, 반납기한인 1955년부터 47년이 지난 끝에서야 책을 빌린 사람의 딸에 의해 반환됐을 때 부과된 금액이라고 기네스 세계기록 측은 밝히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가격 거품 걷어내니… 신간 베스트셀러 25%P 늘었다

    가격 거품 걷어내니… 신간 베스트셀러 25%P 늘었다

    신간 평균 1091원 떨어져… 콘텐츠 중심 구매 패턴 변화… 복합서점은 두 배로 늘어 2014년 11월 모든 도서의 할인율을 정가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후 신간 단행본이 베스트셀러 상위를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전체 도서 판매량도 늘어나고, 복합적 문화공간 기능을 하는 동네 책방들의 창업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2년에 맞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20위 이내 도서 중 신간(발행일 기준 18개월이 지나지 않은 도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66.7%에서 지난해 92.2%, 올해는 91.6%를 기록했다. 신간 단행본 정가는 2년간 평균 1091원 하락했다. 18개월 이상 구간 재정가도 1만 285종의 가격이 3만 99원에서 1만 7646원으로 41.4% 내렸다. 도서의 가격 거품이 걷히면서 가격을 고려한 구매보다는 신간 중심의 구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개 대형 온라인 서점의 도서 판매량도 지난해 7249만 7000부에서 올해 7707만 3000부(예상치)로 6.3% 늘었다. 대형출판사의 매출은 2014년 대비 2015년 매출 감소폭이 -1.6%에서 -1.2%로 둔화됐다. 중소 출판사는 2014년 대비 매출이 비슷하거나 상승한 출판사는 60.4%에서 70.5%로 10% 포인트 증가한 반면 하락한 출판사는 39.5%에서 29.5%로 10% 포인트 감소했다. 중소형 서점의 감소세는 둔화됐다. 순수서점의 수는 2003년 2247개, 2007년 2042개, 2011년 1752개, 2013년 1625개로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2015년에는 2년 전보다 4.1% 줄어든 1559개로 집계돼 7.2% 감소를 보였던 2013년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됐다. 대신 차와 술을 팔거나 전시, 강연 등을 개최하고 책을 골라 주는 ‘큐레이션’ 기능이 강화된 복합서점은 2014년 50개에서 올해 102개로 두 배 늘었다. 문체부 관계자는 “개정 도서정가제를 통해 도서 구매 패턴이 가격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출판사와 서점 간의 도서 공급률, 재정가 제도 활성화 등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업 상생 특집] 미래에셋생명, 독거노인 말벗 등 전 직원 16개 봉사단 활동

    [기업 상생 특집] 미래에셋생명, 독거노인 말벗 등 전 직원 16개 봉사단 활동

    미래에셋생명은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실천’ 이라는 구호 아래 사회공헌활동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인재 육성, 사회복지, 나눔 문화 등 3개 분야로 나눠 실천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임원들은 매월 급여 1%를 기부하고 있다. 직원들도 자발적 기부에 참여해 모인 후원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에 지원한다. 재단에선 국내 장학생, 해외교환 장학생, 글로벌 투자전문가 장학생 등 다양한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 한부모·조손가정 소외계층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꿈과 희망을 키워 주겠단 취지로 글로벌 문화체험단 등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은 일회성·보여 주기식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며 1년 내내 소외된 이웃을 살피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전 임직원이 16개 봉사단에 소속돼 있다. 매월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도시락이나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말벗 봉사활동 등 지역사회와 밀착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4년째를 맞는 ‘희망듬뿍 도서지원’은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적인 나눔 문화사업이다. 저소득층과 도서벽지의 아동·청소년에게 맞춤식 도서를 선물한다. 신청자가 나만의 책을 소유하도록 원하는 책을 지원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 서경덕 교수팀, 텔레그램에 가미카제 스티커 사용중지 요청

    서경덕 교수팀, 텔레그램에 가미카제 스티커 사용중지 요청

    “텔레그램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Kamikaze Cat’이라는 스티커가 존재했다” 독일 메신저 프로그램 텔레그램에서 일본의 자살특공대로 유명한 ‘가미카제’를 활용한 모바일 스티커(이모티콘)가 사용되고 있다고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24일 밝혔다. 한 네티즌의 제보로 알게 된 서 교수는 “가미카제의 뜻을 제대로 모른 채 많은 외국인이 사용하고 있었다”며 “텔레그램 측에 가미카제의 정확한 설명과 사용중지 요청 메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현재 영어와 스페인어·독일어·한국어 등 8개 언어로 서비스가 되는 텔레그램은 월 활성 사용자가 1억 명 이상이고 하루 전달 메시지는 150억 개가 넘는 세계적인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이에 서 교수는 “가미카제를 활용한 의류, 모자 등 다양한 상품이 아직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이 잘 몰라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가미카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개월 전 도쿄 야스쿠니신사 전시관에 들렀을 때도 가미카제를 미화한 도서와 비디오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일본의 가미카제에 관한 역사왜곡에 대해서도 세계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일본은 ‘가미카제 자살특공대’ 유서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을 포기했지만, 가미카제를 영웅으로 미화한 ‘영원의 제로’라는 책이 300만부나 팔렸고, 방송 및 영화로도 제작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탄이 장착된 비행기를 몰고 자살 공격을 한 일본군 특공대다. 이들은 이륙 시 목적지까지 편도의 연료만을 지급받아 미군 군함으로 돌진, 약 3천여 명의 전사자를 가져왔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30>TBWA코리아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대표

    야구선수의 타율이나 방어율과 비슷한 지표가 광고인들에게도 있다. 기업들이 어느 광고 대행사에 자사 광고를 맡길지를 정하는 경쟁입찰에서 얼마만큼의 수주를 해내느냐가 그것이다. 통상 2할5푼(4회 입찰해 1회 수주) 정도가 광고업계의 평균인데 박웅현 대표는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10건의 입찰에 참여해서 9건을 수주한 해도 있었다. 그에게 광고를 맡기면 다른 곳보다 확실한 결과를 낸다는 것을 광고주들이 두루 인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제일기획에서 17년을 보낸 뒤 글로벌 광고회사 TBWA코리아로 옮겨 2014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대표(CCO)를 맡고 있다. 광고만의 틀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 다큐멘터리, 공연 등 다양한 틀에 접목 해보는 실험가이기도 하다. 그의 ‘책은 도끼다’와 ‘여덟 단어’가 요즘 출판계에서 보기 드물게 각각 ‘100쇄’를 돌파하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해졌다. ▲1961년 경기 동두천 출생 ▲돈암초, 용호중, 배재고,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뉴욕대 텔레커뮤니케이션 석사 ▲제일기획(1987년), TBWA코리아 제작 전문임원(2004년)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아시아퍼시픽광고제 심사위원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책은 도끼다’, ‘여덟 단어’, ‘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 ‘다시, 책은 도끼다’ 등 저술 그에게 명함 뒷면은 하얀 도화지다. 줄이 쳐져 있지 않은 작은 공책이다. 그때그때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일들을 글자나 그림으로 새겨 넣는다. ‘진심이 짓는다’와 같은 광고 카피가 그곳을 채운 적도 있었고, ‘돈키호테’의 이미지가 거기를 다녀간 적도 있었다. 지금은 ‘망치’란 두 글자가 빨간색 해머와 함께 그려져 있다. 2014년부터 젊은이들의 꿈과 창의력을 키워 주기 위해 진행해 온 강연 프로젝트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에게 ‘세상을 두드리는 작은 망치질’의 의미를 소리 높여 말해 주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박웅현(55) TBWA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대표를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1993년 가을 어느 날. 우리는 오디션 경연장에 선 가수 지망생 같은 심정으로 앞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살폈다. 제일모직 의류 브랜드 ‘빈폴’의 TV CF 최종 시안 발표를 조금 전에 막 끝낸 참이었다. 우리 앞의 그들은 우리에게 CF 제작을 의뢰한 제일모직 간부들이었다. 몇 달을 고민한 결과를 쏟아낸 우리는 그들이 ‘OK’ 사인을 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렸다. 당시 제일모직은 커져 가는 고급 캐주얼 시장에 자체 브랜드 ‘빈폴’을 내놓았지만 ‘폴로’, ‘라코스테’ 같은 외국 회사들에 밀려 고전하고 있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라는 메인 카피를 배우 한석규의 목소리에 담아낸 영상이 끝났지만, 그들은 한참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얼마 후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에 들어와서 뭐가 어쨌다는거요?” 아, 우리가 만용을 부린 걸까. 사실 광고주들이 처음부터 일관되게 요구했던 카피가 있긴 했다. 브랜드의 슬로건이 ‘도심 속의 자연주의’이니 그 표현을 그대로 광고에도 살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카피로는 소비자들에게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을 게 뻔했다. 나는 ‘라코스테’의 악어나 ‘폴로’의 말(馬)과 같은 ‘빈폴’의 자전거에 주목했다.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눈에 들어오잖아요. 사랑하는 여인의 가슴에 붙은 상징 또한 오래도록 기억에 남지 않을까요.” -차가운 반응 속에 시안 발표 자리가 파하려는데, 한 임원이 불쑥 제안을 했다. “40~50대인 우리들이 빈폴의 주요 타깃 고객층은 아니잖아요. 20, 30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봅시다.” 잠시 후 제일모직의 젊은 여직원들이 불려왔고, 상황은 그걸로 끝이었다. 빈폴은 우리가 제작한 CF를 기점으로 소비자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광고를 잘 만들어서 브랜드가 떴다고 말해 주는 광고주는 없다. 자신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잘 잡고 제품을 잘 만들어서 그렇다고 말할 뿐이다. 반대로 제품이 뜨지 않으면 광고주들은 “광고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라 탓을 돌린다. 그것은 우리 직업의 어쩔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1975년 중2 때부터 나의 방대한 양의 책 읽기가 시작됐다. 이유는 수업 때문이었다. 당시 선생님은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 같은 작품들을 읽고 감상문을 써오는 숙제를 많이 내주셨는데, 나는 독후감 낭독에 단골로 호명이 됐다. 그때 나 같은 친구들이 몇 명 더 있었는데 ‘내가 좀더 잘써야지’, ‘내가 더 많이 읽어야지’ 같은 일종의 경쟁심리 같은 게 생겼다. ‘호밀밭의 파수꾼’(샐린저), ‘개선문’(레마르크), ‘폭풍의 언덕’(브론테), ‘수레바퀴 아래서’(헤세), ‘인간의 굴레’(몸) 같은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배재고에 들어가서는 학교신문을 만드는 데 빠져 살았다. 누가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언제나 ‘칼럼니스트’였다. 결국 재수까지 해서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갔고, 여기에서도 꿈을 이루겠다며 14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학보사에 발을 들였다. 대학 때에는 한국문학에 심취했다. 이문열, 황석영, 이외수, 김원일, 이청준, 오정희 등을 찾아 도서관에서 살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책읽기는 내가 기자가 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문학과 철학, 역사를 두루 섭렵하는 것을 기자가 되기 위한 소양으로 생각하던 나에게 사법시험 준비 수준의 언론사 공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었다. ‘피터팬 신드롬’이니 ‘레임덕’이니 하는 시사용어를 모르면 기자가 될 수 없다는 건 내게 난센스였다. 상식책을 덮어버린 그날, 나는 친구들 보란 듯이 도서관에 가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펼쳐들었다. 친구들이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냈다. 나는 그들에게 독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그게 상식이냐, 이게 상식이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의 크리스마스 이브, 나는 학교 다닐때 상상도 하지 않았던 광고회사(제일기획)에 들어갔다. ‘뉴스 콘텐츠’ 대신에 ‘광고 콘텐츠’를 생업으로 택한 것이었다. 내 또래에 나만큼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없고 사고의 깊이가 나만 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란 막연한 자신감이 나에겐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요즘 말로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다독(多讀) 때문이었을까, 광고인으로서 나는 너무 사변적이었다. 81학번으로 군사정권 치하에 학교를 다녔고, 대학 학보사 기자로서 현실을 비판해 왔으며, 학과 선배들과 사회과학의 벽을 깨는 훈련을 받아 온 나는 논리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야, 박웅현, 향수 파는데 무슨 논리가 그렇게 장황하냐.” 선배들은 나와 함께 일하기를 싫어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이 주는 배움과 성장의 섭리는 나에게도 아주 예외는 아니었다. 입사 4년 정도가 지난 1992년. 당시 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오영곤(현재 서울광고기획 부사장) 국장이 우연히 내 카피를 보게 됐다. “야, 이거 누가 썼냐. 광고의 맥을 아주 잘 짚었네. 특히 논리가 뛰어나다.” 그는 이후에도 나를 여러 번 칭찬해 주었다. ‘지나치게 사변적이고 논리적인 게 나의 발목을 잡았는데, 그래서 나는 이 바닥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칭찬을 받게 되다니….’ 자신감은 성과로 이어졌다. 얼마 후 나는 ‘성깔 있는 두부’라는 풀무원 제품 카피를 써서 사내 입지를 확연히 넓힐 수 있었다. 선배들이 “같은 팀이 돼서 일해 보자”며 손짓을 해 왔다. -1995년 삼성그룹 이미지 광고 카피로 나온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시리즈는 ‘빈폴’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삼성의 ‘세계 일류’ 캠페인이었는데, 신문광고를 통해 ‘(닐 암스트롱에 이어) 달에 두 번째로 도착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느냐’, ‘손기정이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일등했을 때 2등이 누구였는지 아느냐’와 같이 1등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어떤 광고에 가장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데, 우리 사회에 담론을 던졌다는 측면에서는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차이는 인정한다 차별엔 도전한다’(KTF) 같은 것들이 의미 있었다고 본다. ‘진심이 짓는다’(대림 e편한세상)는 아파트 광고의 프레임을 바꾸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가 지은 책들이 이렇게 잘 팔릴 줄은 나는 물론이고 출판사도 상상하지 못했다. 2011년에 출간된 ‘책은 도끼다’가 5년이 흐른 지금도 인기가 있는 걸 보면 신기하다. ‘책은 도끼다’가 107쇄, ‘다시 책은 도끼다’가 26쇄를 찍었고 ‘여덟단어’는 119쇄까지 갔다. 100쇄 도서가 많지 않은 요즘 한 사람의 책 2권이 동시에 100쇄를 넘어간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사람들에게 어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책에 대해 말한 기존의 도서들이 “이 책들을 통해 내가 뭘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내 책은 그냥 ‘책으로 접근하는 다리’ 정도의 역할만 해준게 외려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책을 잡아도 잘 읽히지 않는다고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그건 사실 나도 똑같다. 눈으로 받아들인 활자의 내용이 머리에 와닿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는 안 읽는 게 답이다. 잘못하면 보석 같은 페이지를 다 놓칠 수 있다. 어떤 책이 눈에 안 들어오면 다른 책을 읽어 보고 그것도 안 읽히면 놓는 것이 상책이다. 사람이 물리적 시간만 확보된다고 텍스트에 빠져드는 게 아니다. 심리적인 시간이 확보돼야 한다. -책읽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존중이다. 같은 책이어도 10대 때 읽은 것과 50대에 읽은 것이 다를 수 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중국·일본 기행 ‘천상의 두 나라’가 나에겐 딱 그랬다. 40대 중반쯤에 그 책을 읽었는데 카잔차키스의 다른 책들과 달리 그다지 재미있게 읽히지 않아서 서가에 꽂아 두고 있었다. 2~3년 후 서가를 뒤적이다 우연히 책이 손에 잡혀서 펼쳐봤는데 완전히 달랐다. 물리적인 상태의 책은 전과 지금이 같겠지만, ‘나’라는 유기체와의 관계에서 본 그 책은 전과 완전히 다른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좋은 책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 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권장도서’, ‘고전 100선’ 같은 것들을 믿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이유다. 그건 바깥에서 부여한 권위일 뿐이다. 나라는 유기체와 불꽃이 튀겨야 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내가 낸 책들이 잘 팔리면서 마치 ‘인문학의 전도사’ 같은 평가를 받게 됐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나는 광고를 만들어서 먹고사는 사람이다.(인터뷰를 하는 3시간여 동안 그의 휴대전화에는 업무와 관련한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이 쉴새없이 들어왔다.) 그럼에도 앞으로 책으로 다뤄 보고 싶은 단어를 고르라고 하면 ‘사유’나 ‘사색’을 고르겠다. 작은 불 하나 켜 놓고 눈감고 20~30분 동안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내 위치도 한번 돌아보고 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중요하다. ‘인풋’도 ‘아웃풋’도 없는 ‘노풋’의 시대가 와야 한다. 우리는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강박이 있다. 그 결과 지식과 정보의 소화불량에 걸려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책 없는 영재학교 도서관

    책 없는 영재학교 도서관

    23일 인천 연수구의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도서관 서가가 책 없이 텅텅 비어 있다. 이 학교는 ‘융합형 창의인재’ 육성을 목표로 지난 3월 문을 열었지만 올해 예산의 25%(7억 3800만원)를 분담하기로 한 연수구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연수구는 “전임 구청장이 체결한 협약인 데다 기초자치단체가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지원한 사례가 없다”며 구 예산에 분담금을 편성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 사람중심으로 최고행정 펼치는 관악구

    사람중심으로 최고행정 펼치는 관악구

     ‘사람중심 행정’이란 기치를 걸고 달려온 서울 관악구가 주민에게 감동을 주고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정책을 시민으로부터 직접 인정받았다. 관악구는 그동안 다섯 차례 열린 ‘서울시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발표회’에서 ‘민관협치’와 ‘소통’을 중심으로 달라진 행정과 정책으로 좋은 평가를 얻으며 최우수상을 4회에 걸쳐 수상했다.  2012년 제1회 발표회에서는 10분거리 작은도서관, 지식도시락배달, U-도서관 등 지역 주민들에 대한 밀착형 ‘지식복지’를 주제로 한 ‘감사합니다, 작은도서관’으로, 이후 제2회 발표회에서는 ‘175교육지원 프로그램’으로 행정우수사례 최우수상을 연이어 거머줬다.  관악구 175교육지원사업은 전국 최초로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 동안 청소년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현재 6개 분야 11개의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며 2012년 4월부터 10만여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했다.  또 2015년에는 청년들의 창업과 취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인정받아 ‘청년사회적기업 육성정책’으로, 지난 16일 ‘2016년 서울시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발표회’에서는 자원봉사 활성화 정책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365 자원봉사도시 관악’ 선포식을 기점으로 관악구는 9만80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등록해 주민 5명당 한명이 자원봉사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1년에 36.5시간 이상 봉사하는 우수자원봉사자도 1600여명에 이른다. 우수자원봉사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좋은 이웃 가게도 305개다.  관악구의 자원봉사는 대외기관 평가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 ‘2015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에서는 행정자치부장관상을, ‘2016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거뒀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구가 정책의 기본 방향과 수립과정에서 행정의 안전성과 민간의 다양성과 창의력을 더한 ‘민관협치’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새마을문고를 작은도서관으로 바꾼 것과 책 배달 지식도시락 사업, 장애인 종합복지관 자문회의, 365 자원봉사도시, 주민 주도의 강감찬 축제 및 고시촌 단편영화제 등 구정 전반에 정책수요자인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성공적인 ‘민관협치’를 이루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주민과 소통하고 함께하는 열린행정을 펼치는데 많이 노력했다”며 “그 결과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주민의 만족도를 높이고 외부 기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중구 ‘골목 민원’ 챙기러 빨간 점퍼 ‘최 반장’ 떴다

    중구 ‘골목 민원’ 챙기러 빨간 점퍼 ‘최 반장’ 떴다

    “여기 나 좀 보고 가랑께~.” 11월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친 지난 8일 서울 중구 장충동 골목, 4층 빌라에서 맨발로 뛰쳐나온 60대 할머니가 저만치 앞서가던 빨간 파카 차림의 중년 남성을 황급히 불러 세웠다. “1층 주차장이 어두워서 불량배들이 자꾸 꼬인다우~. 구청에서 환하게 페인트칠해주던데, 여기 기둥도 녹색으로 싹 칠해줘요.” 남성 손을 잡고 신신당부하던 할머니는 “꼭 해 드릴게요” 확답을 들은 후에야 남성을 놓아줬다. 내복에 빨간 파카, 러닝화로 중무장한 이 남성은 다름 아닌 최창식 중구청장. 최 구청장은 지난달 20일 신당동을 시작으로 하루에 한 동씩 지역 15개 동을 종일 구석구석 훑으며 주민들과 소통하는 ‘현장 투어’를 계속하고 있다. 일명 ‘최 반장 투어’의 이날 행선지는 장충동. 인구 5000명의 초소형동으로 어르신 원주민 비율이 높지만, 구도심 옛 골목이 많아 손볼 곳이 적잖다. 장충문화체육센터에 들어서자 젊은 엄마들이 기다렸다는 듯 최 구청장을 붙잡고 늘어졌다. “필동도서관이나 신당도서관은 접근성이 좋지 않다. 장충동에만 ‘작은 도서관’이 없다”며 “학생들이 편하게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이나 공부방이 작게나마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달했다. 동네 아주머니들은 “센터를 15년째 이용 중인데 창문이 없어 환기가 안 돼 땀 냄새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낡은 운동시설을 안타까워했다. 최 구청장은 모두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그랜드앰배서더호텔 뒷골목으로 들어서자 급경사가 펼쳐진다. 마중 나온 신복숙 부녀회장이 “미끄럼방지용으로 벽에 붙어 있는 안전봉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니, 최 구청장은 직접 상태를 확인하고 동행한 직원들에게 교체를 지시했다. 그는 “주민들과 접촉 면을 넓히면서 우범지대, 재개발지역, 위험시설물을 점검하자는 취지”라면서 “동별 추진 중인 명소사업·참여예산사업도 둘러보고, 동마다 주민들이 주도하는 ‘골목문화 만들기’도 변화상을 느낄 수 있다. 1년을 정리하고 내년 정책을 구상하는 의미”라며 자랑에 여념이 없다. 주민 김창남씨는 “동네에 문제가 생기면 출동하는 반장처럼 친숙해서 좋다”고 반겼다. 앞서 신당동 투어 때 최 구청장은 특화거리인 떡볶이골목의 경관조성사업 현장을 둘러본 뒤 홀몸 어르신을 찾아 위로했다. 지난 1일 다산동 투어에선 문화골목으로 뜨는 남산 성곽길 옆 꼬레아트홀에서 주민들과 신나게 타악기를 두들겼다. 최 구청장은 “구정의 시작은 현장이고, 현장에 답이 있다”면서 “어려운 민원도 주민들과 담소로 풀어나가는 소통행정으로 민선 6기를 차질 없이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올해 현장투어는 다음달 9일 회현동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책 읽는 송파

    서울 송파구가 책 읽는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6일 구에 따르면 박춘희 송파구청장의 역점사업인 ‘책 읽는 송파’가 최근 속속 결실을 보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다.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연간 독서량은 초등학생이 70.3권, 중학생이 19.4권, 고등학생이 8.9권이었고, 성인은 9.1권에 불과했다. 특히 성인 10명 중 9명은 하루 독서량이 10분이 안 됐고, 3.5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 만들기에 주력해 왔다. 지난 여름에는 도심 속 피서지로 인기몰이를 했던 성내천 물놀이장에 2000여권의 양서를 비치해 ‘피서지문고’를 운영했다. 올림픽공원 평화문 광장에서 열린 지난달 ‘송파 북 페스티벌’의 북 캠핑 행사는 구민 참여가 뜨거웠다. 트렌디 아이템인 캠핑과 독서를 연계해 북 텐트를 설치하고, 선선한 가을 저녁에 가족·친구 단위로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꾸민 것이다. 이 밖에 할머니·할아버지 동화 구연, 독서 골든벨 행사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독서 취약계층을 위해 송파구는 사랑의 양서 보내기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우리나라 최전방 제1사단을 방문해 책 500권을 전달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송파구 새마을문고 송파구지부는 15일 열린 ‘대통령기 제36회 국민독서경진 서울시 대회’에서 종합평가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송파구지부는 2011년 구와 협약을 맺고 2014년부터 매년 신간도서 구입비 1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 온 점이 평가를 받았다. 박 구청장은 “관내 22개 새마을문고는 물론 곳곳에 주민들의 독서 쉼터 공간을 확산시켜 송파가 독서문화를 퍼뜨리는 자치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면목동에 중랑구 관리 마릉공동체 주택 건립”

    서울시의회 김태수의원 “면목동에 중랑구 관리 마릉공동체 주택 건립”

    중랑구에 민간이 직접 설계하고 관리하는 민간주도형 마을공동체 주택이 들어선다. 여기에 책 익는 마을이 더해지면서 중랑구의 새로운 브랜드가 탄생될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김태수 의원(중랑2.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의원회관 의원연구실에서 서울시 관계공무원을 만나 면목2동 ‘마을공동체 주택’ 건립과 ‘책 익는 마을’ 조성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사항을 논의했다고 14일 밝혔다. 공동체 주택이 들어 설 지역은 겸재로 면목한신아파트 삼거리에서 면목2동 사거리까지이다. 이곳은 겸재교 건설 당시 서울시가 매입한 부지 14필지가 있다. 이중 대지 면적이 큰 10곳은 공공주택을 건립한다. 대지 면적이 작은 4곳은 공원부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김 의원은 중랑구에 명품마을을 조성하기 위해 서영교 국회의원, 중랑구의회 조희종, 조회선 의원과 면목2동과 면목5동 사이 겸재로를 찾아 밑그림을 그렸다. 당시 의원들은 공동체 주택이 들어설 곳에 마을도서관, 북(BOOK)카페, 조각테마공원, 보건지소 등 조성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책 익는 마을’ 조성 사업비 예산(시비) 확보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공무원은 “마을공동체 주택은 공모를 통해 민간이 설계를 하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서 사업비 전액을 부담한다. 주택이 완성되면 위탁기관을 선정해 30년간 운영권을 맡길 예정이다”며 “특히, 공동체 주택 1층은 주민들의 제안을 받아 사용 용도를 정하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이에 김태수 의원은 “마을공동체 주택이 제대로 조성되려면 서둘러 추진하는 것보다는 주민공청회 등을 반드시 거쳐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대지 면적이 적은 짜투리 땅은 수목공원보다는 조각테마공원을 만들고, 공동체주택 1층은 도서관과 다양한 북카페, 공방 등을 유치하여 책 익는 마을 조성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세키 발자국 좇다가… 수레 속 보물 찾았다

    소세키 발자국 좇다가… 수레 속 보물 찾았다

    1장 - 도쿄역서 한 정거장에 책 천국이 일본의 수도인 도쿄, 그 중심에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 기차역이 있고 거기서 지하철을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간다역이다. 도쿄의 고서점거리는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의외로 시내 중심부와 가까운 곳에 고서점거리가 있다는 것에서 우선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올해 57회인 진보초 고서축제는 간다와 진보초 일대의 헌책방 200여곳이 참여하는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이다. 규모가 큰 만큼 축제 기간도 길어서 매년 10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11월 첫 주까지 2주 동안 이 거리가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 기간 동안 유통되는 책만 해도 100만권에 이른다고 하니 직접 가보지 않고는 축제의 면모를 다 알기 힘들 정도다. 이 지역에 헌책방들이 들어서게 된 것은 130여년 전부터다. 당시 일본은 근대 학문을 배우고 익혀 서양에 뒤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여러 대학이 만들어졌다. 메이지대학(1881년 개교), 도쿄대학(1887년 개교) 등이 차례로 생겨났고 그에 따라 자연스레 책의 수요도 많아졌다. 진보초의 헌책방은 이런 역사를 배경으로 하나둘씩 문을 열었고 그것이 지금에 이르러 현재는 ‘세계 최대의 헌책방거리’라는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거리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어도 진보초에 있는 헌책방들은 여전히 예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 많다. 1918년에 처음으로 영업을 시작한 ‘야구치서점’은 100년 전 간판을 아직도 그대로 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비틀스의 멤버인 존 레논이 직접 안경을 맞춘 곳으로도 유명한 안경점이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외에도 둘러보면 곳곳에 100년 전 헌책방 거리의 모습을 이렇게까지 잘 보존하고 있는 것에 부러운 마음이 앞선다. 우리나라에도 인천의 배다리, 서울의 청계천, 부산의 보수동 등 헌책방 거리가 있지만 198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헌책방들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헌책방의 인기가 줄어드는 건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다 1991년 ‘북오프’(Book-off)라고 하는 대형 헌책방 프랜차이즈 업체가 등장하면서 헌책방 업계는 큰 변화를 겪게 되었다. 북오프는 헌책방이지만 새 책을 파는 대형서점처럼 깔끔한 분위기를 갖추고, 컴퓨터로 즉시 검색까지 할 수 있는 편리함이 강점이다. 사람들로부터 책을 매입하는 절차도 처음부터 시스템을 갖추고 시작했기 때문에 많은 중고 책들이 일반 헌책방보다는 북오프로 유입되었다. 매출과 매입에서 동시에 경쟁력을 잃은 기존의 헌책방들은 도미노처럼 도산했다. 진보초 헌책방거리의 상인들은 함께 모여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법을 고민했다. 진보초 고서축제는 이미 1960년대부터 해 오고 있었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면 앞으로 이곳의 상황도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에 고서협회와 진보초 상인연합회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보초 고서축제를 기획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런 노력의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010년부터 매년 축제 기간에 발행되는 고서축제 공식 가이드북은 올해 축제의 주제와 함께 진보초 헌책방들의 면면을 소개하는 자료집이다. 가이드북이라고는 하지만 내용이 충실해서 1200엔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다. 올해 발행된 7호 가이드북에는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의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 소개가 특집으로 실렸다. 소세키는 일본의 1000엔권 화폐에 얼굴이 실렸을 정도로 인기와 문학성을 함께 인정받은 국민작가의 한 사람이다.(현재는 세균학자인 노구치 히데오로 도안이 바뀌었다) 그는 일본의 제1호 국가유학생으로 영국에 건너가 신식 학문을 공부했고 돌아와서 교사생활을 하며 ‘도련님’, ‘마음’ 등 훌륭한 소설작품을 남겼다. 그런 작가에게 있어서 대학과 서점이 몰려 있는 진보초 일대는 특별한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소세키가 쓴 작품 안에는 메이지시대 도쿄의 풍경과 당시를 살았던 지식인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2장 - 2주간 책 100만여권 유통 가이드북은 진보초 일대의 지도를 일러스트로 그려 놓고 소세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에 따로 표시를 해 두었다. 소세키가 산책을 즐겼던 길, 소세키가 책을 구입했던 곳, 소세키가 점심을 먹었던 곳, 소세키가 차를 마시며 오후를 즐겼던 가게…. 옛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면 자료조사를 통해 예측한 장소까지 자세하게 넣었다. 고서축제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책도 책이지만 소세키의 흔적을 찾아 함께 헌책방거리를 걸어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런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이유는 100년 전에 활동한 작가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존해 놓은 노력 덕분이다. 이렇게 쌓아 놓은 역사가 나중에 소중한 콘텐츠가 된다는 걸 배운다. 고서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거리로 쏟아져 나온 200여개 헌책방들이 만드는 ‘야외 책 수레’다. 책이 담긴 리어카를 야외로 갖고 나와서 파는 것이 뭐 그리 특이할까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않다. 일본의 헌책방은 우리나라와 문화가 조금 다르다. 책을 구입하려는 의사와는 상관없이 손님이 헌책방에 들어가서 오랜 시간 동안 서가를 둘러보고 책을 뒤적거리는 것을 실례라고 생각해서 대개 매장에 들어갈 때에는 조심스러운 마음이 든다. 헌책방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헌책방에서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도서목록을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받아서 살펴본 뒤 필요한 책이 있으면 전화로 해당 책을 문의하고 방문 약속을 잡아서 책을 구입한다. 헌책방 이용이 이렇게 조심스럽다 보니 축제 때에 거리로 나온 야외 책 수레가 반가운 것이다. 여기라면 책을 마음대로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으니 매년 고서축제 기간이 기다려진다. 더구나 이때에 맞춰서 각 점포는 그동안 숨겨 뒀던 특별한 책들을 공개하는 일도 있기 때문에 책 구입을 위해 이곳을 찾은 방문객에겐 더할 것 없이 좋은 기회인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을 좋아해서 운영 중인 헌책방 이름도 그가 쓴 작품 제목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비슷하게 지었다. 일본은 루이스 캐럴 학회가 있을 뿐 아니라 진보초에는 빅토리아시대 작품들에 대한 책이 많아서 올해도 앨리스 책을 찾기 위해 서점을 몇 군데 들렀다. 맨 먼저 찾은 곳은 진보초 헌책방거리의 시작 시점인 스즈란거리 앞쪽에 자리잡은 ‘보헤미안 길드’이다. 이곳은 서양화가의 화집과 근현대 사진집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작년에 이곳에서 초현실주의 작가인 얀 슈반크마이어가 작업한 앨리스 그림책을 발견했다. 그다음은 고서센터 건물 근처에 있는 ‘오가와도서’다. 여기는 19세기 영문학에 관련된 책만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앨리스 책을 찾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1800년대 후반에 출판한 초기 앨리스 책은 너무도 가격이 높기 때문에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내 주머니 사정에 구입은 어림없다. 이번에 찾아갔을 때는 도서목록표에 16만엔짜리 ‘스나크 사냥’이 있었는데, 역시나 책을 눈에다가 담아 오는 것으로 서운한 마음을 달랬다. 대신 올해는 찰스 디킨스에 관한 책을 몇 권 구입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영문학 고서의 성지라고 불리는 ‘기타자와서점’이다. 1902년에 문을 연 서점은 지금까지 한 번도 문을 닫은 일이 없이 3대째 가업을 이어 오고 있다. 100년을 훌쩍 넘긴 서점의 역사만큼 고서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오에 겐자부로가 이 서점에 드나들었다고 하니 어쩌면 이곳 서가 어딘가에 그들의 손때도 묻어 있으리라. 나도 이 서점에서 1930년대에 출판된 앨리스 책을 구입한 일이 있다. 오래된 책이었지만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했고 주인의 해박한 서지학(書誌學) 지식에 놀랐던 기억을 지금껏 간직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진보초에는 수많은 헌책방들이 있는데 가장 놀라운 점은 200개에 이르는 헌책방들이 저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곳은 영문학 전문, 다른 곳은 고지도를 전문으로, 만화나 잡지만을 다루는 곳도 있으며,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쇼와시대 문화에 대한 책을 주로 취급하는 가게도 있다. 물론 성인물이나 오컬트, 만화, 스포츠, 서브컬처 전문 서점도 있다. 그러니 독자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든지 진보초에 오면 그것을 전문으로 삼고 있는 서점이 반드시 있다는 말도 있다. 3장 - 역사·개성·새로움 다 잡은 축제 헌책방들이 이렇게 자신만의 색깔을 간직하며 오래 영업할 수 있는 원동력은 상인연합회와 고서협회의 오랜 노력 때문이다. 고서협회는 회원 헌책방들이 달마다 내는 회비로 각종 사업과 헌책 매입을 주도한다. 매입한 헌책은 회원을 상대로 한 자체경매를 통해 순환시키고 전문 서점에는 경매를 진행할 때 나름의 우선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헌책방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새로이 헌책방을 개업하려는 사람에게는 협회에서 마련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서 첫 시작부터 돕는다는 신뢰의 이미지를 더한다. 진보초 고서축제는 단지 많은 책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행사에서 그치지 않는다. 매년 가도 언제나 새로운 이벤트가 있기 때문에 올해 고서축제가 끝나면 내년 축제기간이 기다려질 정도다. 일본은 축제의 나라라고 부를 만큼 전국에 다양한 마쓰리(축제)가 있다. 수십년 정도 이어 오는 고서축제가 있는가 하면 수백년 전통을 간직한 지역축제도 여럿이다. 이런 축제를 바라보면서 크게 느끼는 점은 역시 역사성이다. 축제의 콘텐츠 자체가 두터운 역사성에서 나오지 않는다면 깊은 맛을 내기 어렵다. 말 그대로 때가 되면 하는 행사가 되고 만다. 도쿄의 명물이라 불리는 고서축제를 탐방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나라의 책 문화를 다시금 되돌아본다. 책은 읽으라고 강요해서 독서량이 많아지는 건 아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치보다는 책을 읽어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 환경은 갑자기 만들어내기 힘들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헌책방과 오프라인 서점들이 계속해서 인터넷서점과 멀티미디어매체 쪽에 밀리고 있을 때 생각해낸 해법이 문학의 역사를 발굴해서 독자들에게 그것을 직접 체험해 보도록 하는 것이었다. 인터넷의 약점을 제대로 공격한 통쾌한 한 방이다. 독자들이 방 안에만 있지 않고 서점거리로 나와서 함께 걷고, 즐기고, 작가의 흔적을 찾으면서 나와 비슷한 이름 모를 타인을 길거리에서 만나 자신도 모르게 느슨한 독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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