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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산림청, 중앙일보, 우리은행, 부산도시공사

    ■ 산림청 ◇ 과장·팀장급 전보 △ 산림환경보호과장 조준규 △ 법무감사담당관 권장현 △ 정보통계담당관 강대익 △ 국유림경영과장 박현재 △ 산림일자리창업팀장 김진아 △ 백두대간보전팀장 김성만 △ 산림교육원 재해방지교육과장 이종근 △ 춘천국유림관리소장 김주미 ■ 중앙일보 ◇ 보임 △ 뉴스룸 및 편집국 정책디렉터 겸 복지행정팀장 겸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 〃 국제외교안보디렉터 차세현 △ 〃 사회디렉터 겸 시민사회환경연구소장 김원배 △ 〃 사회 부디렉터 겸 EYE1팀장 염태정 △ 〃 EYE2팀장 홍주희 △ 〃 경제EYE팀장 문병주 △ 〃 사회2팀장 장정훈 △ 〃 내셔널팀장 김형구 △ 〃 내셔널 부팀장 최경호 △ 〃 산업2팀장 겸 과학전문기자 최준호 △ 〃 경제정책팀 부동산선임기자 안장원 △ 〃 문화팀장 이지영 △ 〃 문화팀 문화선임기자 이은주 △ 〃 콘텐트제작에디터 서승욱 △ 뉴스제작국 ECHO팀장 강정진 ■ 우리은행 ◇ 임원(상무) △개인그룹 겸 디지털금융그룹 박완식 △DT추진단 황원철 △투자상품전략단 심상형 ◇ 본부장 △자산관리그룹 신균배 ◇ 소속장급 승진 <금융센터 기업지점장> △가락중앙 구옥분 △가산IT 이종찬 △도산대로 이승민 △무역센터 채수길 △문정중앙 허진 △법조타운 구은아 △서여의도 노검래 △서초 서병운 △선릉 김상필 △송파 김종학 △신사동 이중엽 △양재남 조일형 △테헤란로 진용두 △남동공단 신상원 △부평 장승욱 △분당중앙 김태섭 △오창 양희성 △부전동 황상수 △울산중앙 신환철 △창원공단 권아섬 △성서 정승윤 △광주 한정수 <지점장> △구로구청 김동현 △글로벌투자지원센터 김건우 △길동 명신욱 △까치산역 이희정 △목동중앙 김정훈 △은평뉴타운 엄창용 △혜화동 최영선 △덕소 정재륜 △수지동천 이상성 △화성정남 이준석 △대전무역회관 박은서 △논산 김태영 △대천 김종섭 △강릉 채수명 △부암동 배한철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본점2 한백수 △중앙 정규석 △종로 권오희 △남대문 임소연 △미래 김효순 <중견기업전략영업본부 기업지점장> △함지석 △김태진 <본부부서 부장> △개인고객부 김광연 △고객센터 김기환 △디지털사업부 이창재 △투자금융부 김홍익 △자금부 예희승 △직원만족센터 정장훈 △여신정책부 공종남 △대기업심사부 이상헌 △여신관리부 정영호 △리스크총괄부 박연호 △비서실 홍성훈 △준법감시실 이동민 <지점장 대우> △두바이 조병조 <해외파견> △베트남우리은행 박종희 <연수> △기상일 △지여옥 △김정심 △백수아 △최윤정 △김희준 △손주현 △도미경 △이연아 △오은주 △임향순 △이소연 △차은영 △오윤경 △임선주 △박은영 △이순선 ◇ 소속장급 이동 <금융센터장> △가든파이브 양진모 △강남대로 변의갑 △문정중앙 정승수 △수서역 이원재 △동백 조주현 △롯데월드타워 허기철 <금융센터 기업지점장> △남역삼동 이영민 <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강남 전준성 <지점장> △가산디지털중앙 이무진 △노량진 김성훈 △서초역 박광욱 △홍제동 김용정 △TC프리미엄강남센터 박승안 △권선 전수일 △김포구래 박창욱 △매탄동 반석용 △수지 최호열 △천안청수 조선주 △시드니 홍의석 △다카 김동헌 △두바이 황규호 <영업본부 지점장> △대구경북서부 이상석 <지점장 대우> △TC프리미엄강남센터 박일건 <본부부서장> △개인고객부 박봉순 △영업추진센터 김동성 △빅데이터사업부 이송희 △AI사업부 전유승 △디지털사업부 한재철 △스마트고객부 윤희준 △자산관리사업부 김영봉 △연금사업부 강용재 △투자상품전략부 최영민 △주택기금부 최종현 △기업고객부 송윤홍 △중소기업지원부 정창화 △외환사업부 차재헌 △증권운용부 최준연 △글로벌IB심사부 이태훈 △준법감시실 한창식 △법무실 장환 <본부부서 부장> △DT추진단 고원명 △디지털사업부 김종우 △신용리스크관리부 김성준 △검사실 김동완 △검사실 심근섭 <해외파견> △우리파이낸스미얀마 김진회 △홍콩우리투자은행 이수진 <지주사파견> △정찬호 <연수> △전필식 △배연수 △곽훈석 △박성봉 △성병규 △김인철 △김학빈 △김호상 ■ 부산도시공사 ◇ 2급 승진 △ 기획관리실장 정재현 △ 토목안전처장 이남기 △ 주택사업처장 이상재 ◇ 3급 승진 △ 혁신기획부장 김대견 △ 분양2부장 손연철 △ 단지기획부장 권현욱 △ 조경사업부장 김장부 △ 주택사업1부장 이상훈 ◇ 부장 전보 △ 안전기술부장 송원섭 △ 시설관리1부장 형남진 △ 개발사업부장 박현수
  • 英 정부, 코로나19로 힘든 공연예술계 2조 3400억원 지원

    英 정부, 코로나19로 힘든 공연예술계 2조 3400억원 지원

    코로나19 때문에 세계 각국의 공연 예술계가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영국 정부가 극장과 갤러리, 박물관, 다른 문화적 공간들의 미래를 지켜내기 위해 15억 7000만 파운드(약 2조 3443억원)의 부양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몇주 전부터 많은 공연 예술계 지도자들이 이들 공간이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한 뒤 이런 패키지 계획이 발표됐다.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 유적지, 콘서트 공연장 등이 긴급하게 대출을 받거나 부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에 11억 5000만 파운드가 지급되며 8억 8000만 파운드는 부조금, 2억 7000만 파운드는 상환해야 하는 대출로 지원된다. 정부는 대출 절차가 상당히 너그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북아일랜드에는 3300만 파운드, 스코틀랜드에는 9700만 파운드, 웨일스에는 5900만 파운드가 제공된다. 이 밖에 잉글랜드와 영국 유산 트러스트 같은 국립 문화시설 등에 1억 파운드가, 팬데믹 상황에 중단된 잉글랜드의 문화 인프라와 유적지 건설 프로젝트를 재가동하는 데 1억 2000만 파운드가 주어진다. 더욱 상세한 패키지 운용 계획은 곧 이어 발표될 예정이라고 BBC는 5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들어 일련의 연극 극단들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오랜 휴관으로 입장 수입들이 줄어 직원 감원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전역의 극단들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다채로운 메시지 전달 작업을 했는데 이틀 만에 이번 발표가 나온 것이다. BBC의 아트 편집장이며 공연 예술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윌 곰퍼츠는 예술계 지도자 모두가 반색하고 있다며 올리버 다우덴 문화부 장관이 그동안 열심히 내각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는데 그가 막후에서 재무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다는 지청구를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정부는 어떻게 지원금이 배분될지는 물론, 어떻게 평가해 우선순위를 매길지에 대해 일절 밝히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언제쯤에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객석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많은 연극 프로듀서들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이 ‘저기선 이 원칙, 여기선 이 원칙’ 하는 식이었다며 기차나 비행기 안에 몇 시간이고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게 하면서 공연장에서는 한두 시간도 그렇게 못하게 막는 이유가 뭔지 황당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 공연계에서도 오래 전부터 정부의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아직 정부나 정치권 모두 이렇다 할 대답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인도의 ‘근육 자랑’에 ‘백기’ 든 중국

    중국과 인도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서부지역 관할권을 둘러싸고 중국 인민해방군과 인도군 간에 유혈 충돌 사태를 빚은 이후 인도가 중국에 대해 강력한 경제 보복에 나섰다. “칼로 흥한자 칼로 망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의 전매특허품인 ‘경제보복의 칼’을 인도가 휘두르자 중국은 혼비백산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지난달 15일 히말라야 서부 갈완 계곡에서 중국군이 휘두른 쇠못이 박힌 몽둥이에 비무장 인도군 20여명이 목숨을 잃자 반중 시위가 뉴델리·뭄바이·러크나우·아마다바드·암리차르 등의 지역 사회로 급속히 확산됐다. 반중 시위대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그려진 사진,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 등을 불태우며 중국을 공격했다. 일부 시민들은 중국산 전자제품을 모아 불태웠고, 주택가에선 중국산 TV를 밖으로 내던지는 모습도 포착되는 등 인도 전역이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 편승한 인도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앱)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9일 “중국의 앱들이 국가안보와 공공질서를 침해한 탓에 틱톡 등 중국산 앱 59개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해 반중 분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에 차단 조치된 중국 앱은 틱톡 외에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헬로(소셜미디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 UC브라우저(브라우저), QQ뮤직(음악), 메이투(카메라), 캠스캐너(스캐너), 클래시오브킹즈(게임) 등 59개에 이른다. ‘틱톡’(抖音·TIKTOK)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字節跳)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인도 내에서 1억 20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샹카르 프라사드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이러한 앱들이) 안드로이드와 애플 운영체제(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형태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건의 불만이 제기됐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인도가 중국에 보복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들 중 하나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에 틱톡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틱톡은 인도 법률에 따라 모든 데이터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요건을 준수한다”며 “인도 사용자의 어떤 정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를 포함해 외국 정부와 공유하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인도의 중국산 불매운동의 주요 타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이다. 인도 주요 도시에 있는 중국 스마트폰 샤오미(小米) 매장들은 간판을 가리고 ‘눈치‘ 영업을 하고 있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샤오미는 뉴델리 등 인도 대도시에 있는 매장 간판 위에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라고 쓰인 주황색 천을 덧씌웠다. 중국산 제품을 꺼리는 인도 소비자들에게 자사 제품이 인도산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샤오미는 저가형 스마트폰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인도 시장 점유율 1위(30%)를 달리고 있고, 비보(VIVO)가 점유율 2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인도에 수입된 3250만대의 스마트폰 중 76%가 중국산이다. 샤오미 는 “반중 정서로 사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고 표정 관리를 하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속내는 매출이 떨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서는 창청(長城)자동차(GWM)의 공장 가동 승인이 보류되는 등 중국 기업 3곳의 502억 루피(약 8000억원) 규모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인도의 힌두 민족주의 단체인 스와데시 자르간 만치(SJM)는 중국 상하이터널엔지니어링(STEC)이 수주한 델리~ 메루트 수도권 고속철도(RRTS) 터널 건설사업도 취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철도부 관계사인 DFCCIL은 지난달 18일 중국 업체가 진행하던 47억루피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했다. DFCCIL은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는 점을 파기 이유로 들었다. 중국 해당 업체와 4년 전 417㎞ 길이의 화물 철도 공사계약을 했지만, 공사가 20%밖에 진행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중국산 전기버스 운행도 중단했다. 인도 인프라 건설 사업도 보류했다. 비하르주 정부는 중국항만건설그룹과 산시로드&브릿지그룹이 참여한 대형 교량 건설 입찰을 취소했다. 비하르주 도로건설국 관계자는 “사업을 수주한 4개 컨소시엄 가운데 2곳에 중국 업체가 끼어있다”며 “컨소시엄에 파트너 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입찰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도 국영통신사인 BSNL과 MTNL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중싱(中興)통신(ZTE)을 선정했으나 정부의 반대로 곧바로 중국 기업 배제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중국산 에어컨·자동차 부품·철강 등 370여개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인도는 이와 함께 자동차나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중국 제품 의존 비중을 줄이라고 종용하는 한편 무역 장벽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그동안 주요 부품 등을 중국에서 도입한 뒤 이를 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키워 왔다. 이런 산업구조 때문에 지난해 인도는 중국에서 703억달러(약 84조원)의 제품을 수입했지만 중국에 수출한 제품의 금액은 167억달러에 그쳤다. 인도 정부 내에서도 중국산 퇴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람다스 아타왈레 사회정의 담당 부장관은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과 호텔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중국산 제품 보이콧과 함께 인도 국민은 중국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중국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취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과 비슷한 움직임을 인도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에 대해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인도는 13억 5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어서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IT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특히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3위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샤오미와 오포(OPPO),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여기에다 알리바바(阿里巴巴)·텅쉰(騰訊·Tencent) 중국 ‘정보기술(IT) 공룡’ 등은 인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인도의 경제 제재로 중국의 디지털산업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은 인도와 분쟁이 격화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중국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원칙에 근거해 해외 투자자들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며 주장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중국은 (인도 정부의 규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함께 최근 인도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검증하고 있다”며 “인도는 중국 기업들의 권리를 지켜줄 책임이 있다”고 촉구했다. 인도 주재 중국대사관 역시 ‘부드러운 반대’ 입장을 내놨다. 중국대사관은 “중국의 일부 앱을 겨냥한 인도의 조처는 차별적인 것으로 이유가 모호하다”며 “이는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했을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외교가에서 자국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는 상대국에 툭하면 ‘힘 자랑’을 해오던 중국이 거꾸로 인도로부터 ‘경제 보복’을 당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원’ 7월 한 달간 9곳에서 원없이 감상하세요

    ‘서원’ 7월 한 달간 9곳에서 원없이 감상하세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은 전국 9개 서원에서 7월 한 달간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문화재청과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 주최하는 ‘2020세계유산축전-한국의 서원’이 오는 3일 오후 4시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달 31일까지 9개 서원(소수, 남계, 옥산, 도산, 필암, 도동, 병산, 무성, 돈암)에서 전통무예 공연과 한시 백일장 등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세계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이 올해 처음 추진하는 사업이다. 한국의 서원에 이어 8월 경북, 9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주제로 열린다. 개막 행사에선 퇴계 이황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 상영과 국악 실내악, 전통 타악 등 축하 공연이 펼쳐진다. 개막 전날인 2일부터 19일까지 ‘도산서원, 인류의 정신 가치를 이야기하다’ 전시회도 열린다. 영주 소수서원은 4일 향사(鄕祠) 제향을 진행한다. 향사는 학문이나 정치 등에 이바지한 인물을 추모하는 사당으로, 서원 중에서 향사 기능을 갖춘 곳을 향사 서원으로 일컫는다. 우리나라 첫 번째 사액서원(국가로부터 공인받은 서원)의 향사로서 의미가 깊다. 함양 남계서원에서는 ‘일두 정여창 선생을 그리며’라는 주제로 10일에는 서예 실기대회, 17일에는 한시 백일장이 열린다. 안동 병산서원은 2박 3일간 서원에서 머물며 서애 류성룡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는 ‘서원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한 달간 총 6회 진행한다. 아울러 달성 도동서원에선 과거제 재현 행사(11일)가, 논산 돈암서원에선 조선 선비들이 왕에게 올린 청원서인 만인소 운동 체험마당(9~11일)이 마련됐다. 축전 전야 행사로 소수서원에서 ‘한국의 서원 회화 초대전’(7월 31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에서 ‘한국의 서원 특별전’(8월 30일까지)이 펼쳐진다. 주최 측은 행사장마다 마스크 착용, 1m 거리두기 등 적절한 방역지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한편 안동시는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홍보를 위한 우표 1400세트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우표 세트는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 등 세계유산 4곳의 경관과 세계기록유산 유교책판을 보관한 장판각 모습을 담은 14장으로 구성했다. 시는 회의, 세미나, 박람회 등에서 세계유산을 알리는 데 우표 세트를 사용한다. 서울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셰일 혁명 ‘체서피크’ 끝내 파산… 저유가에 200개 업체 줄도산 공포

    셰일 혁명 ‘체서피크’ 끝내 파산… 저유가에 200개 업체 줄도산 공포

    오일 부지·석유업체 사들인 부채 못 감당 국제유가 붕괴 겹쳐 1분기 83억弗 순손실 배럴당 45弗 회복 안 될 땐 셰일업계 도산미국 ‘셰일혁명의 선구자’로 불리던 체서피크에너지가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지난 4월 ‘대마’ 화이팅페트롤리엄에 이어 체서피크마저 무너지면서 셰일 업체들의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체서피크는 28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 남부지방 파산법원에 파산법 제11조(챕터11)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체서피크는 지난 15일 만기였던 부채의 이자 1350만 달러(약 161억원)를 내지 못했고 다음달 1일 또 다른 부채에 대한 이자 상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와 국제 유가 급락세를 결국 이겨 내지 못했고 수년 전부터 천연가스 가격이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는 지적했다. 체서피크는 이날 부채 70억 달러 탕감, 추가자금 9억 2500만 달러 지원 등 생존 계획을 법원에 제시했다. 법원은 채권자들의 의견을 듣고 체서피크의 생존 가능성을 검토한 뒤 파산보호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체서피크는 올해 1분기 83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체서피크의 파산보호 신청은 상징성이 크다. 1989년 설립된 체서피크는 ‘프래킹’(셰일 암석을 수압으로 깨트려 천연가스와 석유를 함유한 셰일 오일을 추출하는 공법) 등 셰일가스 개발 기술을 주도해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2005년 엑손 모빌을 잇는 미국 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로 떠올랐다. 그러나 창업주이자 ‘셰일혁명 개척자’로 불리던 오브리 매클렌던이 셰일 유전 지대를 속속 사들이고 부동산 재개발에 나서는 바람에 2013년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을 중심으로 한 주주들의 반란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쫓겨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클렌던의 공격적 셰일가스 유전지대 확보는 막대한 부채를 불러 후임 CEO 더그 롤러의 과감한 구조조정에도 역부족이었다. 2018년 과감한 셰일석유 베팅이 실패한 것도 파산을 재촉했다. 이윤이 적은 가스 대신 석유 생산으로 이동하기 위해 셰일석유 업체들을 인수하고, 대규모 시추에 나섰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올해 마이너스까지 가는 붕괴를 겪었다. 2008년 350억 달러를 넘던 시가총액은 26일 1억 1600만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WSJ는 “셰일 업계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수년간의 저유가로 압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2년 동안 200개 이상의 업체들이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가 4월 바닥을 찍은 뒤 오르기는 했지만 셰일석유 업체들의 생존 마지노선인 배럴당 45달러 이상에는 못 미치는 만큼 결국 줄도산을 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존 티로프 무디스 인베스터스서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셰일오일 붐 동안 쌓였던 막대한 부채로 단기적으로는 셰일업체들의 연쇄 파산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도동서원과 한훤당 고택카페/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예전에는 누가 취미를 물으면 ‘절 구경 하기’라 대답했는데 요즘에는 서원 구경이 더 잦다. 지난해 ‘한국의 서원’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도 없지 않다. 낙동강 일대는 특히 흥미롭다. 안동에는 퇴계 이황의 도산서원과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이, 남쪽 달성에는 한훤당 김굉필의 도동서원이 자리잡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서원 구경은 허망할 때가 적지 않았다. 지금 서원이란 선현에 대한 제사를 제외한 다른 기능은 사실상 멈춰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건축물이라는 것은 잘 알겠다. 그런데 서원에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할 ‘그 이상의 무엇’이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서원은 아름답지만 재미는 적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도동서원 일대를 둘러보면서 생각을 바꾸게 됐다. 도동서원은 낙동강이 서남쪽으로 돌아드는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 동북향으로 앉혀 있다. 한훤당 무덤이 있는 뒷산은 대니산(戴尼山)이다. 공자의 자(字)가 중니(仲尼)이니 ‘공자를 받든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한훤당은 인간의 기본 도리를 담은 소학(小學)에 심취해 소학동자(小學童子)로 불린 인물이다. 주희가 편찬을 명한 것으로 알려진 소학은 양반집 어린아이가 8세가 되면 손에 잡는다는 기초 경전이지만, 조선 사림에게는 남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다스리는 이치를 담은 최고의 경전이었다는 것이다. 조금의 과장은 없지 않겠지만, 그래서 한훤당은 나이 설흔이 돼서야 다른 경전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스로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는 소학을 세상을 통치하는 원리를 담은 대학(大學)보다 유용하게 생각했다는 뜻이다. 이런 정도의 배경 지식만 갖추어도 도동서원의 모습은 달라 보였다. 낙동강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유형 유산으로 서원의 존재도 중요하지만, ‘소학 정신의 발신지’라는 무형의 정신 유산 또한 잊혀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런 가르침이 서원에서 부족하게 느껴졌던 ‘오늘날에도 유효한 그 무엇’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니 서원에서 그동안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은 상식도 없이 찾아가곤 했던 ‘내 탓’이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 도동서원을 찾는 사람 가운데는 젊은층이 많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한훤당 고택카페가 벌써부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고, 카페를 목적지로 찾은 사람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도동서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대니산 동쪽 끝에 있는 고택은 서흥 김씨의 종가다. 김굉필의 후손이 1779년 지었다고 하니 한훤당(1454~1504)의 손때가 묻은 집은 아니다. 특유의 정갈한 분위기를 풍기는 한훤당 고택카페는 커피 손님이 많았지만, 미숫가루호두스무디, 가래떡추러스, 흑임자빙수처럼 전통에 바탕을 둔 먹거리도 인기를 끌고 있었다. 카페의 이름은 한글로 ‘소가’라 써 놓았는데, 손님들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다 사랑채인 광재헌에 걸린 편액을 보고 곧 소학세가(小學世家)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소학의 가르침을 대대손손 이어 가는 집안이라는 뜻이겠다. 한훤당 고택처럼 대표적인 도학자 집안의 유서 깊은 종가를 카페로 만들겠다는 종손의 결심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카페를 찾는 손님의 상당 부분은 필자처럼 서원 구경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들이라 감히 짐작해 본다. 카페는 이제 여름이면 고택음악회가 열리는 지역의 문화적 명소로 떠올랐다. 이렇게 카페는 한훤당의 가르침을 알리고 도동서원의 아름다움을 즐기게 하는 일종의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런 게 문화재 활용의 진정한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한훤당 후손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 중국 없이 살수 있을까...인도 反中 여론 딜레마

    중국 없이 살수 있을까...인도 反中 여론 딜레마

    중국과의 국경 유혈 충돌 사태로 인도 내 반중여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전면적인 ‘중국 보이콧’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전세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메이드인차이나 없이 살아보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BBC는 24일(현지시간) “중국은 미국에 이어 인도의 두번째 교역국이며 화학제품과 자동차부품, 가전제품, 의약품 등 전분야에 걸쳐 인도 수입품의 12%가 중국산인 상황”이라고 보도하며 인도 반중운동의 딜레마를 전했다. 중국과의 국경 충돌 이후 인도 철도당국이 중국 업체와 진행하던 47억 루피(약 746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파기하는 등 인도 경제 각 분야에서는 ‘중국 퇴출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 주요 도시에서 중국 제품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중국 음식을 먹지 말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인도무역협회는 인도산으로 대체할 수 있는 3000개의 제품을 제시하며 애국심에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반중운동이 오히려 인도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과의 교역이 없다면 대부분 가전업체들은 생산이 마비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인도기업 블루스타의 고위관계자는 BBC에 “전세계 대부분 업체들이 압축기와 같은 핵심 부품을 중국에서 수입한다”면서 “일부 특정 수입품은 (중국 외에) 대안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인도 스타트업 생태계는 사실상 중국과 ‘한몸’이 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인터넷서비스 전문업체 텐센트 등 중국의 정보기술(IT) 대표기업들은 조마토와 페이텀, 빅바스켓 등 인도 스타트업들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며 관계를 맺어온 상황이다. 인도 싱크탱크 게이트웨이하우스의 아밋 반다리 애널리스트는 “지난 5년간 이뤄진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90여건으로, 인도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30개 가운데 18곳은 중국투자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반중국운동 단체들의 여론동요가 중국에 압박이 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중국의 전체 수출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에 불과해 이같은 중국제품 불매운동이 실제 중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15일 인도·중국 간 국경 지역인 갈완계곡에서 양국 군인들의 난투극으로 인도군 20여명이 사망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촉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내 나이가 어때서?…이 나이에 ‘임계장’ 밖에 할 게 더 있수? [아무이슈]

    격일로 밤샘근무 한달 쥔 돈 198만원男 경비·운전기사, 女 주방보조·청소로 “경력 살려라? 젊은 사장들이 뽑아주나갑질 당하면 때려치워? 업계 소문난다” 불안한 노후, 빈곤과 우울증 등 악순환“보조금보다 맞춤형 직무능력 지원을”“나이 50~60 넘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시 일자리 구하려면 뭐가 있겠어요. 남자는 경비원 아니면 운전기사, 여자는 주방 보조 아니면 청소예요. 그나마도 건강하지 못하면 엄두도 못내니까 나처럼 사지 멀쩡한 게 재산이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원 김준호(가명·63)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5시 50분쯤 시작된다. 전날 근무조였던 동료와 업무 인수인계를 한 뒤 단지를 돌면서 아침 청소를 하고 출근하는 주민들의 출차를 돕다보면 어느새 해가 중천이다. 낮 12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오후 6시~7시 30분 석식시간, 오후 11시~오전 5시 수면시간으로 각각 정해져있지만 사실상 지켜지는 일은 드물다. 휴식 중에라도 주민 요구가 있으면 도와야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택배를 맡아주거나 주차 관리, 분리수거 및 음식물 쓰레기 배출 관리를 하고 방문객을 확인하는 일 등이 모두 김씨의 업무다. “하루 쉬면 13만원 날려… 아파도 휴일에 아파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을 꼬박 근무하면 하루를 쉬는 격일제로 근무한다.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 198만원 남짓이다. 휴가는 1년에 하루씩 생긴다. 그 이상을 쉬고 싶으면 대체 인력의 일당인 13만원을 김씨의 월급에서 공제해야 한다. 하루만 쉬어도 월급의 6.5%가 날아가는 셈이다보니 휴가는 언감생심이다. 김씨는 “어디 아프려면 휴무날에 아파야 한다”면서 웃었다. 김씨도 왕년에는 어엿한 사업가였다. 경기도 시흥에서 약 20년 동안 각종 쇠붙이를 가공해 납품하는 대기업 하청업체를 운영했다. 외환위기(IMF)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할 때도 김씨의 회사는 외려 몸집을 키웠다. 한때는 직원만 24명에 달했다. 하지만 사기를 당하면서 2015년 사업을 접었다. 한동안 경제활동을 손에서 놓고 방황하던 김씨는 지난해 셋째 딸의 결혼을 계기로 더이상 가족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재취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평생 기계만 알고 살던 김씨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씨는 “불경기인데다 노인네가 직원으로 입사하기는 불가능”이라면서 “기업 구매팀 직원들이 이미 아들뻘이다보니 업계에 진입해도 거래처 뚫기조차 어려울 것 같아 단념했다”고 말했다.“20년 베테랑 판매직도 경단녀에겐 기회도 없더라” 송파구의 한 민간어린이집 조리사로 근무 중인 조성은(가명·60·여)씨도 결혼 전에는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매장관리직 사원이었다. 1997년 일을 그만둘 때는 상사가 다른 점포에 자리를 마련했다며 붙잡을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퇴직 직전 월급이 당시 돈으로 약 240만원이었다. 사내 노조가 처음 설립되면서 노조부위원장만 세차례나 맡아 여직원들도 남직원들과 동일하게 승진 및 임금체계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사규를 바꾸기도 했다. 결혼하면서 퇴사해 아이를 낳고 가정주부로 지내다 아들이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지난해 재취업시장에 뛰어든 조씨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지만 직장인으로서 매일 출퇴근을 하고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가 컸다”고 말했다. 오전 9시까지 어린이집으로 출근해 아이들을 위한 간단한 아침식사와 간식, 점심식사를 차례로 준비하고 설거지까지 마치면 오후 1시가 조금 넘는다. 4시간 근무하면 법정 휴게시간이 30분이라고 하지만 그것까진 바라지도 않는다. 주 5일 하루에 4~5시간씩 일하고 매달 조씨 손에 들어오는 돈은 약 89만원이다. 조씨는 “백화점 근무 경력을 살려서 판매직으로 일하고 싶지만 파견직 판매사원은 지인 소개로 일자리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빈곤 노동자가 경험한 노동 현장을 르포한 책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의 저자 나카자와 쇼고(전직 언론인)는 자신의 저서에서 “고령자에게는 큰돈이 움직이는 경우가 거의 없다. 소비 의욕도 적고 얼마 안 있어 입원하거나 죽을지도 모른다. 이직 지도나 기업쪽에서 채용하도록 주선하는 일은 가능할지라도, 기업 쪽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만큼 들여야 할 수고가 청년에 비해 몇배나 든다. 노력해도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고령자는 인재기업에 있어서 밭(노동시장)에 난 잡초다. 방해만 되니까 베어다 밖에다 버린다”고 현실을 차갑게 고발했다.고령층 43% 일하고 있지만 대부분 저임금 노동직 해마다 고령층의 재취업 비율이 늘어나면서 ‘인생이모작’은 우리 사회에서 더이상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노인들은 퇴직 이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임계장’(임시 계약직 노인장)이라는 자조 섞인 신조어가 화제가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상당수의 노인 근로자들이 평생을 몸담아온 분야의 경력을 살리기는 커녕 제한된 업종의 언제 대체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움켜쥔 채 빈곤에 시달리거나 ‘갑질’에 노출되기도 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약 2693만명 중 만 60세 이상 취업자는 512만 1000명으로 약 19.0%를 차지했다. 만 60세 이상 전체 인구 1187만 5000명의 약 43.1%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20~50대의 고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것에 비해 60대 이상의 고용률은 외려 소폭(0.3%p) 증가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서 일하고 있을까.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만 50~59세 임금근로자의 35.5%, 60세 이상 임금근로자의 71.6%가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노인의 대부분은 저임금을 받는 단순 노무직에 종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태로운 노인 일자리는 빈곤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66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치인 17.8%를 훌쩍 뛰어넘는 43.8%로 압도적 1위였다. 갑질에 그만 두면 실업급여 받지도 못해 직업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새로 구직시장에 뛰어들기도 어려운 임계장들은 ‘을‘의 위치로 내몰린다. 김씨는 “매달 주민들 관리비에서 월급이 나오다보니 동료 경비원들 이야기 들어보면 하인 부리듯 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면서 “갑질을 당하면 그냥 때려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언제 다른 곳에 경비원 자리가 날지 모르는데다 자발적 사직을 하면 실업급여를 받지 못해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장모(51)씨는 “아파트가 점점 무인화 되면서 경비원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그나마도 신축 대단지 아파트는 ‘할아버지 경비원’보다 40대 이하의 젊은 경비원을 선호하다보니 구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도 “고용주 입장에서 자기보다 나이 많은 고용인을 채용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중장년층 일자리는 정식으로 채용 공고를 내기보다 지인 소개나 고용주의 추천으로 검증을 받아야 다음 일자리가 연결되는 형태”라면서 “한번 유난스러운 사람으로 소문나면 소개가 끊길까봐 최대한 잡음이 안나게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고 말했다. 경제적 불안정과 불안한 근무 여건은 우울증으로도 이어진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명)은 80세 이상(69.8명), 70대(48.9명), 60대(32.9명), 50대(33.4명) 순으로 높았다. 칠레와 멕시코를 제외한 OECD 회원국 연령대별 자살률(인구 10만명당 명)에서도 대한민국은 70대와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1위를 차지했다. 노동시장의 사각지대에서 ‘노인 비극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퇴직 후 경력이 단절돼 비연속적으로 일을 지속하는 집단의 비율은 한국(18.41%), 미국(11.58%), 독일(10.9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고령 노동자들이 자신의 경력자산을 활용해 인생 2라운드를 열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은퇴 전부터 국가가 재취업 위한 지원을 전문가들은 고령 노동자들이 은퇴하기 전에 이미 재취업을 위한 정부 차원에서의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 교수는 “단순히 보조금을 뿌려서 노인일자리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기보다 개인의 인적 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평생 해온 직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을 하고 생애 주기별 직무역량 강화를 지원해 노인 일자리 생태계를 튼튼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도 “고령 노동자가 본래 직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늦추고 경력을 살려 연착륙할 수 있으려면 임금을 낮추거나 생산성을 높여야하는데, 전자는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조치가 취해지는 반면 후자에 대한 투자는 부족하다”면서 “국가가 개입해 고령층 노동자의 능력 개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생 2모작을 고민할 수 있는 고령자와 생계에 몰려 불안정한 고용을 수용 할 수밖에 없는 고령자를 구분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은퇴 시점과 그 후를 잇는 가교적 일자리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가진 노동자에 해당하는 이야기”라면서 “근본적으로 노인 기초연금, 국민연금 등 노후소득만으로도 생계가 보장될 수 있도록 보장 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역사 속 시인 윤동주·송창근 목사…그의 집요한 고증, 진실 복원하다

    초여름 햇살 따가운 금요일 낮에 종로의 한 음식점에서 송우혜 선생을 만났다. 그동안 여러 번 뵈었지만 선생은 그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내 기억 속에 추가해 주신다. 그때그때 휴대전화의 녹음 기능을 쓰게 된 것이 벌써 상당량이 된다. 송우혜 선생은 말할 것도 없이 저 ‘윤동주 평전’의 눈부심을 완성한 저자로 가장 유명하다. ‘윤동주 평전’은 윤동주가 살아 냈던 북간도의 역사와 상황을 사실적으로 복원하고, 당시의 극비 취조문서나 판결문 같은 자료를 섭렵하고 추적해 짧았지만 파란만장했던 윤동주의 삶을 구성해 낸 한국 평전문학의 정점으로 남았다. 정작 선생은 이 책의 가장 빛나는 성과를 무엇이라 생각하실까 한번 여쭈었다.●진실을 바로잡는 귀한 순간들 “북간도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복원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평전을 쓰면서 발견하게 된 가장 귀한 것은 북간도 혹은 명동촌의 실상에 있다는 말씀이었다. 특별히 윤동주의 4학년 때 담임교사였던 한준명 목사의 말씀을 들으면서 소스라쳤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게 다가온다고 한다. “목사님 말씀 가운데 명동학교에서도 일본어를 가르쳤고 은진중학에서도 일본어 교과서를 가지고 동시통역하듯이 우리말로 읽으면서 수업했다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또한 선생은 명동 사람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것도 신앙적 차원보다는 기독교 세계가 제국처럼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는 걸 기대한 현실적, 정치적 선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떠올린다. 아닌 게 아니라 평전 앞부분에 다룬 윤동주 출생 과정은 명동과 용정을 포함한 북간도의 역사이자 일제강점기 이산(離散)의 역사로도 모자람이 없다. 어쩌면 송우혜 선생은 정직한 역사 기록을 통해 그분들의 신산했던 삶이 역사 한복판으로 살아 나오는 순간을 부조(浮彫)한 것인지도 모른다.“아무도 이러한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때였어요. 그때 진실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진실이 왜곡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신앙과 민족이라는 키워드로 신성화됐던 북간도 역사를 사람살이의 현장으로 재현해 낸 이 장면은 선생을 뛰어난 사학자로 세우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윤동주 생애에 송몽규가 빠지면 안 된다는 점을 알아낸 것이다. 송몽규라는 존재를 알려 윤동주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구성해 낸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귀한 성과라고 선생은 강조했다. 아닌 게 아니라 선생은 평전 서문에서 “나의 아버지 송두규 목사님의 삼종형인 송몽규 어른이 윤동주 시인의 동갑내기 고종사촌 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는 점이 더욱 집필의 동력이 됐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송몽규 이야기’야말로 다른 어디에서도 확인할 수 없는 선생만의 창의적 궤적인 셈이다.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형제요, 친구요, 운명적 동지에 대한 고증과 각인은 선생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 땅에 그 모습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시집 초판의 서문과 발문을 쓴 정지용과 강처중, 육필 시집 원본을 보관했다가 세상에 알린 정병욱 그리고 윤일주, 윤혜원, 윤영춘 등 가족들, 김정우, 문익환 등 북간도 친우들의 기억 속에서 윤동주는 선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간 모습으로 충일하게 번져 온다. 이분들의 기억과 증언이 없었다면 아마도 우리가 아는 윤동주는 몇 편의 텍스트 안에 옹색하게 갇혀 버렸을 것이다. 송우혜 선생의 걸작 ‘윤동주 평전’ 초간본은 1988년에 열음사에서 나왔고, 1차 개정판은 1998년에 세계사에서, 2차 개정판은 2004년에 푸른역사에서 나왔다. 그리고 현재는 서정시학에서 출간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번 판을 거듭할 때마다 선생은 매우 중요한 자료들을 공개하고 그에 대한 예리하고도 전문가적인 해석을 덧대 갔다. 특별히 소설가로서의 정확하고 에두름 없는 문장은 이러한 성과를 대중에게 선명하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수많은 인터뷰를 하고 발로 뛰면서 귀납한 자료들을 적정한 곳에 배치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 윤동주와 송몽규의 연대기를 차근차근 구축해 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선생의 섭렵과 고증의 결실을 후학들이 전거를 전혀 달지 않고 인용하거나 심지어 자신이 알아낸 것처럼 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 같다. 객관적 사실이나 정보는 공유돼야 마땅하겠지만, 선생이 직접 인터뷰하고 찾아낸 사실만은 반드시 그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다.●정확성과 집념,뛰어난 문재의 ‘큰 문학가’ 송우혜 선생이 쓴 평전이 또 하나 있다. 선생은 1947년 송두규 목사의 차녀로 출생했다. “송창근 목사님은 아버지의 오촌 당숙이셨지요. 제 이름도 지어 주셨어요. 이분의 생애와 활동이 개신교 역사는 물론 한국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생전에 강원용 목사가 들려주신 말씀 하나를 옮겼다. “평양역 생기고 군중이 가장 붐볐을 때가 두 번 있었는데, 도산 안창호 선생이 감옥에서 나와 평양에 왔을 때 환영 인파가 어마어마했고, 송창근 목사가 평양을 떠날 때 또 한 번 그러했다는 거예요. 오랫동안 그게 전설처럼 전해졌다고 하세요. 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다 온 거지요.” 이 책은 개신교 지도자로서 송창근 목사의 생애를 그려 가면서, 한신대학교 설립자를 송창근 목사로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기록하는 이의 정확성과 집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알려 준 셈이다.선생은 어렸을 때부터 문재(文才)가 남달랐다고 한다. 1951년 1·4후퇴 때 얘기다. 당시 목사와 장로들이 거제도로 피신하면서 바다를 처음 봤다. “잔잔한 바다를 보고는 어린 제가 ‘바다 위에서 물이 살금살금 기어가’ 그랬대요. 그러니까 배에 함께 탄 교인 한 분이 이 아기는 자라서 큰 문학가가 될 거라고 하셨대요. 자랄 때 그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정말 그 아기는 바다 위를 살금살금 기어가는 물의 흐름으로 군살 없는 문장을 쓰는 ‘큰 문학가’가 됐다. 이후 꾸준히 자신만의 서사를 온축해 온 그 아이는 전문적 고증과 작가적 상상력을 결합해 굵직한 작품을 쓰는 소설가가 됐다. 1980년 등단이니 올해 40주년을 맞는 소회가 있을 듯하다. “그간 쓴 작품 가운데 장편 ‘하얀 새’는 정말 마음먹고 쓴 거예요. 역사물이라기보다는 환향녀를 주인공으로 해 권력과 전통과 인간 내면의 모습을 쓴 작품이지요. 그때 독자들이 한번 손에 들면 놓을 수가 없다고 했어요.” 병자호란 때 나라로부터 보호받지 못해 적진으로 끌려가 온갖 수모를 당한 여인들은 살아 돌아왔지만 다시 모진 세월을 살아야 했다. 더럽혀졌다는 남성 권력의 손가락질을 견디며 살아온 여인들의 삶을 두고 여성주의 시각으로 해석하는 평론가도 있었다. 이처럼 ‘하얀 새’는 홍제천에 몸을 씻어야 입성이 가능했던 여인들의 삶을 충격적으로 전해 주면서, 국가권력이 전란 후 체제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여인들을 속박한 역사를 담았다. “병자호란 이전인 정묘호란 때부터 벌써 이러한 논리를 편 여성들이 사료에 남아 있어요. 사료를 철저히 읽고 나서 사실에 근거한 소설을 썼습니다.” 이처럼 선생은 집요한 고증의 노력과 문학적 감수성을 결속해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에 빨려들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불끈 주먹을 쥐었다가 쓰라린 마음에 눈물을 훔치게끔 하기도 한다. 그동안 선생의 브랜드는 이순신, 전봉준, 홍범도, 윤동주 같은 남자들로 알려졌지만, ‘하얀 새’에 그려진 여성들의 삶이 대칭적인 데칼코마니를 이뤄 줄 것이다.●행복 체험으로서의 역사와 문학 “저는 목사의 딸로 태어났어요. 출생 따라 생의 틀이 결정됐지요. 어릴 때부터 성경 인물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인간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힘을 키웠다고나 할까요? 신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세상살이에 초연한 기질을 만들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선생은 세속적 성공이나 인기에 집착하지 않고, 인간과 역사에 대한 정확하고 철저한 이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 그 결과로 ‘윤동주 평전’을 내놓았고, 이순신에 관한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했으며, 그녀만의 문장을 오롯이 담은 소설들을 썼다. 1994년에 선생은 한 일간지로부터 동학 관련 소설을 부탁받고는 직접 연구해 쓰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일본 정부 기밀문서인 정보 보고서들, 현지 조선인의 체험 기록 등 당대 사료들 안에 동학의 실상이 눈부시도록 생생하게 살아 있었어요. 그 사료들을 통해 전봉준이라는 영웅의 위대함을 발견하고 깊이 전율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어요.” 선생의 연재물은 동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전봉준 평전’을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선생은 이때의 행복 체험을 떠올리면서 누구도 넘보지 못할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한다면 하는 분이니. 역사를 가로지르며 진실을 복원해 가는 송우혜 선생이 필생의 업적으로 남길 이순신, 전봉준 작업을 마음 깊이 응원해 마지않는 까닭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손으로 만든 대한민국의 전략무기 ‘현무-2’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우리 손으로 만든 대한민국의 전략무기 ‘현무-2’

    전략무기란 전쟁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군사기지 혹은 산업시설 같은 목표를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중요무기를 뜻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전략무기가 존재한다. 하늘에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바다에는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도산 안창호함(장보고-Ⅲ급)' 그리고 지상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탄도미사일인 ’현무-2‘가 있다.육군 미사일사령부가 운용 중인 ’현무-2‘는 비록 강대국들의 탄도미사일들과 달리 핵탄두를 탑재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재래식 탄두를 가진 다른 나라의 탄도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높은 명중률과 파괴력을 자랑한다. 국산 탄도 미사일의 시초는 지난 1980년대에 개발한 ’현무‘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백곰‘이라는 지대지 미사일이 있었지만, 이것은 미국이 개발한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 미사일을 지대지화 시킨 것이었다. 반면 현무는 외형은 백곰과 비슷했지만 4개의 고체추진체가 묶인 1단 추진부를 하나의 대형추진체로 교체했고, 유도장치로 관성항법장치 즉 복수의 자이로와 가속도계를 조합시켜 그 신호를 컴퓨터로 처리하여 항공기의 위치나 자세 등의 항법정보를 얻는 장치를 장착해 완전한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갖추게 된다.현무-2의 개발은 지난 1999년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면서 가능해지게 된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란 한국과 미국 간에 체결된 탄도 미사일 개발 규제에 대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지난 1999년 1차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는 탄두중량 500㎏, 사거리 300㎞급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현무-2A'가 만들어진다. 미국이 만든 에이태킴스와 대등 혹은 그 이상의 성능을 자랑하는 현무-2A는, 사거리가 300㎞로 기존 현무와 달리 우리나라 고유의 탄도미사일 형상을 처음으로 갖게 된다. 높은 명중률과 함께 현무와 달리 이동식발사차량도 기동성 향상을 위해 트레일러 방식이 아닌 차체형으로 만들었고, 여기에 더해 적 특수부대의 공격에 대비해 차량과 발사대를 방탄화했다.지난 2012년 다시 한번 한미 미사일 지침이 재개정되면서 우리나라는 탄두중량 1t, 사거리 500㎞ 그리고 탄두중량 500㎏,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현무-2B와 현무-2C다. 사거리 500㎞의 현무-2B는 땅속 깊은 곳에 있는 지하시설물을 파괴할 수 있는 고관통탄두를 내장하고 있다. 사실상 ’벙커버스터 탄도미사일‘인 셈이다. 반면 현무-2C는 현무-2A/B와 달리 사거리 연장을 위해 국내 최초로 2단 형식의 탄도미사일로 개발되었다. 특히 탄두 부분에는 카나드 즉 보조 수평 날개를 장착해 최종유도단계에서 미세한 조종이 가능해져 명중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현무-2A/B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가 흡사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어, 일각에서는 러시아 기술이 도입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외형은 공기역학적으로 최적의 설계를 적용해서 비슷해진 것이고, 미사일의 추력편향기술의 경우 현무-2A/B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김천 황악산, 사명대사공원 22일 준공…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

    김천 황악산, 사명대사공원 22일 준공…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

    경북 김천시 황악산 일원에 직지사와 연계한 체류형 복합 휴양관광단지로 조성된 ‘사명대사 공원’이 마침내 문을 연다. 김천시는 오는 22일 김천 대항면 운수리 사명대사공원에서 준공식을 갖는다고 19일 밝혔다. 2011년 ‘황악산 하야로비공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9년 만이다. 시는 지난 2월 공원 명칭을 하야로비공원에서 사명대사공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이름을 떨친 사명대사는 직지사에서 출가해 주지를 지내는 등 김천시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총 81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김천 운수리 일대 터 14만 3695㎡(4만 3400평)에 조성된 사명대사 공원은 주요 시설로 ▲평화의 탑 ▲김천시립박물관 ▲건강문화원 ▲솔향다원 ▲여행자센터 등을 갖췄다.평화의 탑은 사명대사공원의 랜드마크로 5층 목탑 규모다. 내부에는 사명대사 관련 전시공간 등이, 외부에는 경관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웅장한 탑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김천시립박물관(5241㎡)은 사명대사공원에서 유일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졌다. 전시실, 어린이문화체험실, 강당 등이 마련됐으며, 김천 출토 유물 564점이 전시됐다. 김천의 주요 관광지를 VR로 체험할 수 있는 김천패러글라이딩 투어와 터치모니터를 활용한 도자기 만들기, 퍼즐 맞추기 등 다양한 체험형 디지털 콘텐츠로구성했다. 건강문화원은 한옥 숙박동과 체험동으로 꾸몄다. 숙박동은 4동, 5개 객실로 38인이 숙박할 수 있다. 한옥의 특성에 맞게 한 개 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독채 형식으로 꾸며 자연과 어우러져 한옥에서 쉬어갈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를 제공한다. 체험동은 족욕과 온열체험 등 건강관련 장비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건강 상태와 체력, 스트레스를 자가 측정해볼 수 있는 건강측정실이 있다. 숙박동과 체험동 모두 유료 예약제로 운영된다. 솔향다원은 사명대사공원이 내려다보는 멋진 전망을 배경으로 다도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시는 이 공원이 운영에 들어가면 인근 부항댐 주변의 부항권역, 청암사·무흘구곡·수도산자연 휴양림이 있는 증산권역과 연계돼 관광벨트화 된다는 것이다. 특히 연간 260만 명의 관광객 방문으로 144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24억원의 소득유발 효과는 물론 연간 645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사명대사공원은 김천이 체류형 관광휴양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다”면서 “앞으로 관광객들이 체류하면서 즐길 수 있는 관광 김천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더샵 번영센트로, 울산 트램의 수혜 단지로 주목

    더샵 번영센트로, 울산 트램의 수혜 단지로 주목

    울산도시철도(트램·노면전차)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울산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안’이 현재 국토부 내 국토위원회는 통과했고, 최종 승인을 위한 관련 세부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국토교통부 승인이 내려진 상태로 보고 울산시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대비한 연구용역을 진행중이다. 향후 울산시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하고 기재부가 올해 하반기에 예타 대상 사업으로 채택하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까지 예타를 진행하게 된다. 울산시는 1조3316억원을 투입해 4개 노선, 연장 48.25㎞의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선 1, 2를 1단계로 2024년 우선 착공해 2027년 개통하고 노선 3, 4는 2단계로 2028년 이후 추진할 계획이다. 노선1은 동해남부선 태화강역∼신복로터리 구간의 동서축, 노선2는 동해남부선 송정역∼야음사거리의 남북축이다. 노선3은 효문행정복지센터∼대왕암공원, 노선4는 신복로터리∼복산성당 앞 교차로다. 트램이 도입되면 시내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울산 시민들의 교통복지 수준이 한단계 높아짐은 물론 다양한 경제적 효과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트램사업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트램노선에 위치한 아파트 분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램건설의 직접적인 수혜단지가 될 ‘더샵 번영센트로’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이 단지 옆 번영대로변에 2노선이 통과해 정거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 3층, 지상 29층 7개동 총 632세대 규모로 울산광역시 남구 야음동에 들어선다. 공급면적별 세대수는 59㎡A 155세대, 59㎡B 48세대, 75㎡A 106세대, 75㎡B 117세대, 84㎡ 206세대로 실속 중소형 구성이다. ‘더샵 번영센트로’는 모든 생활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우수한 입지를 자랑한다. 단지 바로 옆 울산의 교통중심인 번영대로를 비롯 수암로, 삼산로 등 시내외를 잇는 간선 도로망에 트램 2호선이 단지 옆을 지나게 돼 교통환경이 더 편리하게 확충된다. 자연환경도 최고 수준으로 선암호수공원과 신선산이 1km 거리에 위치하고 단지 뒤편의 여천천 등 빼어난 자연과 휴식공간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반경 2km 이내에 남구청 등 공공기관과 홈플러스, 이마트, 롯데백화점 등 다양한 유통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교육여건도 탁월하다. 도보거리에 도산초가 위치해 안심통학이 가능하며 대현초, 야음중, 대현고, 신선여고 등 남구의 명문교와 옥동 학원가, 도산도서관, 울산도서관 등 우수한 교육시설이 근거리에 위치한다. ‘더샵 번영센트로’는 기존의 대기자들만으로도 높은 청약률이 예상되지만 올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 광역시 대부분 지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권 전매가 입주시까지 금지되면서 7월까지 분양하는 단지에 청약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여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샵 번영센트로’의 견본주택은 남구 달동에 건립되며 6월 중에 개관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구 30년 방치 골든프라자 조성사업 좌초 위기

    30년 넘게 방치된 대구 북구 복현동 골든프라자 조성사업이 또 다시 좌초 위기에 놓였다. 11일 대구 북구청 등에 따르면 북구 복현오거리 인근에 조성되는 골든프라자는 지하 7층 지상 17층 연면적 3만9994㎡ 규모로 건립된다. 이 사업은 지난 1989년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1999년 법적 다툼 등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그동안 조성사업에 활로를 못찾다가 지난 2018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면서 활기를 되찾는 듯 했다. 공공청년임대주택 40실, 신혼부부주택 28실과 청년창업을 위한 시설 등이 이 곳에 조성되기로 북구청 등과 협의를 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공사 자금 회수 등으로 또 다시 사업 추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같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자금회수에 대해 시공사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사업진행 중 불법 민원발생과 업무방해 행위로 인해 사업추진이 다소 부진하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택도시기금의 융자기간을 1년여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하고 공사를 중지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법적인 책임이 없는 민원에 대한 해결을 강요했다. 또 융자금과 시행사 자금 175억 등 모두 605억원에 대한 자금집행권을 표준사업약정서에 따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사업비를 지급하겠다고 하다가 1년 이상 사업비를 지급하지 않아 사업추진을 힘들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전 업무담당자의 업무처리를 부정하고 현 담당자는 모르는 일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시행자측은 말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이 사업의 감리업체와 시공사에도 용역비용과 기성금 지금을 거절했으며 이로 인해 감리업체는 직원들의 임금 체불과 세금체납으로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측은 이같은 부당성을 지적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키로 했으나 주택보증공사는 단순한 금융기관에 불과해 행정심판 대상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행사 측은 이 사업은 입지성이 우수하고 사업실현성이 높고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현금흐름표상에도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공공성을 가진 이 사업을 무산시키는 것은 공공기관의 책임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측은 이 사업이 충분한 사업실현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관리라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사업을 무산시키로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사업이 1년이상 중단되고 있다. 이 사업 심사 당시 시행사측이 유치권을 알리지 않았고 그동안 이를 해결하지도 않았다. 또 추가 담보 제공을 요청했으나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사유로 기간이익상실에 해당돼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동구 칼럼] 공을 앞세우지 말라

    [이동구 칼럼] 공을 앞세우지 말라

    ‘지심귀재불기 입조당계희사(持心貴在不欺 立朝當戒喜事).’ 58세의 퇴계가 안동의 도산서원에 머물고 있는 자신을 찾아온 23세의 율곡에게 건넨 가르침이라고 한다. ‘평소 마음가짐에서 가장 중히 여겨야 하는 건 속이지 않는 것이고, 벼슬을 했을 때 마땅히 경계해야 하는 건 공(功)을 세우려고 일을 벌이는 것’이라는 뜻이다. 선비정신이 물씬 느껴져 오늘날에도 공직자들이나 사회지도층이 새겨야 할 덕목으로 자주 인용된다. 21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쏟아진 의원들의 언행에서는 이런 선비정신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적인 한풀이나 진영논리에 매몰된 충성 경쟁 같은 의아한 언행들이 쏟아진다. 김영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몇몇이 학술토론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무죄라고 주장한 것은 진영논리로 비친다. 이 지사는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에서 이 의원의 인사불이익 논란에 대해 ‘판사 시절 업무역량 부족’이라고 증언한 김연학 부장판사 등을 포함해 사법농단법관을 탄핵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177석 여당의 의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엿보인다. 거대 여당이 당 차원에서 대법원 판결 뒤집기에 나선 듯한 모습 또한 실망이다. 이미 수년 전에 대법원 판결로 복역을 마친 한명숙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사건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다시 들고 나온 건 어떤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는 건지 모르겠다. 21대 국회 개원 전인 지난달 20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조사를 요구하면서 공론화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KAL 858기 폭파사건 등과 함께 이 사건을 왜곡된 현대사로 비화시키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1일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절차에 착수한 것도 여당의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한다지만 사실상 한 전 총리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뒤집기가 본격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 전 총리의 대법원 판결 뒤집기는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그럼에도 여권에서 재조사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당시 검찰의 강압수사를 문제 삼아 현 여권이 추진 중인 검찰개혁에 고삐를 죄려는 것일 수 있다. 그것도 아니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참여정부의 상징적 인물인 한 전 총리의 명예를 회복시키려는 과도한 충성심이 작용한 것은 아닐지. 이런 배경이라면 그야말로 진영논리에 매몰돼 공을 세우기 위해 일 벌이기를 즐기는 행위로 의심받아 마땅하다. 조해진 미래통합당 의원 등은 “민주당이 총선에서 177석을 얻고 곧바로 이 사건부터 들고나온 것은 국민들 눈에 권력의 힘자랑으로 보일 수 있다. 대법원 판결까지 난 것을 정치적으로 몰아서 다시 뒤집으려는 시도는 사법체계를 흔들 뿐 아니라 정의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공감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야권과 지지자들 사이에 남아 있는 선거불신 현상도 진영논리가 앞선 탓일 것이다. 4ㆍ15 총선이 두 달이나 지났지만 선거부정 의혹을 운운하는 목소리가 여전해 우려스럽다. 총선이나 대선 때는 극렬 지지층이 생겨나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른바 ‘확증편향성’이 도드라지게 마련이다. 이런 연유로 민경욱 전 의원 등 몇몇 낙선자들이 제기한 재검표가 이뤄진다고 해도, 선거부정 의혹이 말끔히 없어질지는 의문이다. 지난 2003년 대선 때는 1100만표를 재검표했지만 투개표 부정 의혹을 종식시키지는 못했다. 총선 전 불거진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의혹, 친여권 인사의 선거관리위원 임명 등도 선거 불신에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는 또 어떤 불신 현상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지 모를 일이다. 사법체계와 선거제도를 위협할 수 있는 작금의 논란들은 여야 정치인 모두가 신중히 살펴야 한다. 물론 논란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검증되고 규명될 수 있으리라 믿지만 진영 간 세 대결을 부추기고 갈등과 분열을 심화하는 일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자신의 명예나 진영의 공을 앞세우려 국민에게 불편을 안겨 준다면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자질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 OECD가 비유한 세계경제 현실은? “줄 위 곡예사처럼 아슬아슬”

    OECD가 비유한 세계경제 현실은? “줄 위 곡예사처럼 아슬아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코로나19 사태를 “2차 세계대전 뒤 최악의 보건·경제위기”라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으로 가는 길이 아슬아슬하다”고 진단했다. OECD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본부에서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건강과 복지, 고용을 해치면서 경제 전반에 매우 심각한 불확실성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OECD는 ‘곡예사의 줄 위에 놓인 세계 경제’라고 이름 붙인 보고서에서 “2020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침체를 경험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췄다. OECD는 저성장 고착화, 기업도산과 금융 불안, 신흥·개발도상국 취약성, 국제 교역 위축 등을 세계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없다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6.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감염병이 다시 한 번 창궐한다면 -7.6%로 떨어진다. OECD는 “경제의 충격은 어느 곳에서나 심각하다”면서 “회복은 느리고 위기는 장기적인 영향을 주면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더 피해를 줄 것”이라고 했다. OECD는 세계 경제의 주요 정책 도전과제로 코로나19 백신의 생산과 배분에 관한 협력, 노동자의 새 일자리 찾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 등을 꼽았다. OEC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로랑스 분 박사는 “2차 감염을 피하면서 경제활동을 재개하려면 유연하고 기민한 정책 입안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높은 공공부채는 피할 수 없겠지만 부채를 기반으로 한 지출은 가장 취약한 계층 지원과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에 특화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1.2% 전망…“2차 확산 시 -2.5%”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1.2% 전망…“2차 확산 시 -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칠 경제적 파장을 고려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2%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4분기에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에는 성장률이 -2.5%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OECD는 10일(현지시간)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없는 경우(Single-hit) -1.2%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내놓은 2.0%에서 3.2%포인트 낮춘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3월 전망(2.3%)보다 0.8%포인트 높은 3.1%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여파가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드는 가운데 한국은 주요 20개국(G20)과 OECD 국가 중 성장률 조정 폭과 절대 수준 모두 가장 양호한 수준이다. OECD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도 고려해 두 번째 시나리오도 내놨다. 올해 말 코로나19 2차 확산이 발생할 경우,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2.5%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1.4%로 예상했다. OECD는 “연중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한국 수출에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디지털·그린 프로젝트 중심의 ‘한국판 뉴딜’은 투자·고용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추가적 조치가 필요할 가능성, 그간의 상당한 재정 지출 증가에도 재정 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OECD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성장률도 줄줄이 낮춰 잡았다. 그 주요 요인으로 저성장 고착화, 기업도산 및 금융 불안, 신흥·개발도상국 취약성, 국제 교역 위축 등을 꼽았다. 만약 2차 확산이 오지 않는다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6.0%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차 확산 시 성장률은 -7.6%로 내다봤다. 2차 확산이 없을 때와 있을 때를 나눠서 미국은 -7.3% 및 -8.5%, 중국은 -2.6% 및 -3.7%, 유로존은 -9.1% 및 -11.5%, 일본은 -6.0% 및 -7.3%로 성장률을 전망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신라의 랜드마크… 텅 빈 폐허, 꽉 찬 위용

    신라의 랜드마크… 텅 빈 폐허, 꽉 찬 위용

    삼국시대 국력이 가장 약했던 신라인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세 가지 보물이 있었다. 황룡사 장육존상과 진평왕의 옥대 그리고 황룡사 9층탑이니, 두 가지나 가진 황룡사야말로 국보 중 국보였다. 경주의 황룡사는 진흥왕이 시작해 선덕여왕까지 90여년 동안 건설한 신라 최대의 국가적 사찰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세 나라가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이던 전란의 시대였다.●황룡사의 정치사 “553년 월성 동쪽에 새로운 궁궐을 짓게 했는데 그곳에 황룡이 나타났다. (진흥)왕이 기이하게 여겨 계획을 바꾸어 절로 만들고 황룡사라 했다.” 사실만을 다루었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이다. 후일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세울 때도 용 9마리가 방해했다니 용은 과연 누구인가. 용의 출현을 기존 귀족들의 반발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귀족들의 연합체로 출발한 세 나라에서 왕권이 귀족권을 제압해 가는 과정이 바로 고대국가 형성 역사였다. 불교는 왕권 강화를 위한 강력한 문화적, 사상적 수단이었다. 고구려와 백제의 왕실은 4세기에 불교를 수입해 왕권 강화와 고대국가 성립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반면 신라는 150여년 늦은 527년 법흥왕 대에 불교를 공인했다. 여전히 귀족의 세력이 강했고 왕권 확립은 더뎠다. 법흥왕의 뒤를 이은 24대 진흥왕(534~576·재위 540~576)은 신라의 기틀을 다졌다. 543년 한강 유역에 진출하고 이듬해 국가의 운명을 건 관산성 전투에서 백제 성왕을 전사시키는 대승을 거두었다. 동시에 대내적 왕권 강화를 위해 새 왕궁을 건설하려다, 여전히 유력한 귀족들의 반발에 국찰 건설로 방향을 틀었다. 574년 철 5만 7000근으로 황룡사 장육존상을 주조하고 금 3만푼으로 도금했다. 800여년 전 인도의 아소카 대왕이 이 재료들을 배에 실어 보낸 것이라는 전설 같은 여론도 조성했다. 진흥왕은 불법을 수호하는 전륜성왕이 됐고 황룡사는 왕권에 신성함까지 더해주는 강력한 상징이 됐다.26대 진평왕은 아예 “왕이 곧 부처”라는 신앙을 전면에 내세웠다. 자신은 석가의 부친이고 왕비는 생모인 마야부인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부처가 될 왕자가 없어 덕만공주를 후계로 삼았으니, 최초의 여왕인 27대 선덕여왕(재위 632~647)이다. 재위 16년간은 불안과 위기의 시간이었다. 여왕은 칠숙의 난 직후에 즉위해 상대등 비담의 난 도중에 세상을 떠났다. 대야성 전투 때 백제에 패해 40여개 성을 잃었고 당나라 편을 들어 3만 대군을 고구려에 출병했으나 큰 손실로 민심을 잃었다. 당대 영웅인 고구려 연개소문이나 당 태종은 도움 요청을 “여자가 왕이라서…” 하며 국제적으로 무시했다. 흔들리는 왕권을 지켜준 것은 김춘추의 정치력과 김유신의 군사력, 그리고 자장율사의 종교적 힘이었다. 여왕과 사촌 간인 자장은 불사리를 봉안한 사탑 10여곳을 건설하고 승려 등록제를 시행해 교단을 장악했으며 중국식 관복을 도입해 관료 사회를 조직화했다. 643년 황룡사에 9층탑을 건설하면 주변국들이 여왕을 받들 것이라고 왕실을 설득했다. 그러나 후진국 신라에는 초고층 목조건축을 건설할 능력도 자원도 없었다. 적국인 백제에 비단과 보물을 싸들고 가 도움을 청했다. 그 직전 미륵사 목탑을 완공한 백제는 건축가 아비지와 200여명의 기술자를 파견했다. 우여곡절 끝에 신라 최고의 랜드마크인 황룡사 9층탑이 탄생했다. ●궁궐에서 사찰로, 폐허로 수십 년간 발굴 조사 결과 가람은 3단계에 걸쳐 발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창건가람 때부터 중금당 좌우로 동서금당을 나란히 세웠다. 3금당 사이에 남북 익랑을 설치해 3개의 마당을 구획했다. 장수왕이 건설한 고구려의 안학궁과 같이 확연한 궁궐 형식이었다. 거의 완공 단계였던 새 왕궁은 사찰로 용도를 바꾸면서 익랑을 철거해 큰 하나의 마당에 3개의 금당만이 나란하게 됐다. 선덕여왕이 9층 목탑을 세워 중건가람을 완성했다. 창건가람은 중금당에 봉안한 장육존상이 중심이었다면, 중건가람은 단연 거대한 9층탑이 중심이 됐다. 신라 말로 추정되는 최종가람은 경루와 종루를 설치하고 남행랑을 연장해 사역을 확대했다. 황룡사는 동서 288m, 남북 281m, 2만 5000여평의 거대한 대지 위에 자리했다. 외곽으로 담장을 두르고 중심 영역에는 회랑을 둘렀다. 남북 중심축 위에 남문, 중문, 9층탑, 중금당, 강당을 일렬로 세웠다. 중금당 좌우로 동서금당을 두었고 동서금당 앞쪽엔 경루와 종루를 세웠다. 회랑 바깥과 외곽 담장 사이에는 승방과 부속 생활시설의 터들이 남아 있다. 황룡사는 1238년 고려를 침공한 몽골군이 불태워 폐허로 남았다. 그러나 폐허의 규모만 봐도 대단했던 그 위용을 느낄 수 있다. 중금당은 9×4칸의 몸채에 사방으로 한 칸씩 처마 공간을 덧붙인 특이한 건물이었다. 내부 면적 420평, 2층 내지는 3층의 초대형 건물이었을 것이다. 그 유명한 장육존상을 봉안했던 큰 대좌석들이 남아 있다. 불상 키가 1장 6척이었다니 5m에 가까웠고 실내 높이는 그 두 배로 추정한다. 동금당은 9×6칸, 서금당은 7×4칸으로 크기가 서로 다르다. 다른 시기에 만들었기 때문이다. 불상 대좌가 없어 확실한 기능도 추정하기 어렵다. 경루와 종루는 각각 5×5칸의 정사각형 건물로, 신라 사찰 특유의 유형이다. 종루에는 754년 제작한 대종이 걸려 있었다. 현존하는 성덕대왕신종의 4배 크기였다고 한다. 몽골군이 이 종을 탈취해 토함산 너머로 운반하다 강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래서 대종천이라는 하천에서 때때로 종소리가 들린다고 한다.●9층탑, 정치적 상징에서 도시적 상징으로 황룡사 9층탑의 높이는 225자, 건립 당시의 고려 척으로 환산하면 80여m에 달한다. 보통 아파트 27층 높이다. 우리 역사상 존재했던 최고 높이의 목조 건물이었다. 현존하는 중국 잉셴의 불궁사 5층탑은 67m, 일본 최고인 토지 목탑도 55m, 한국 5층 목탑인 법주사 팔상전은 23m에 불과하다. 아무리 큰 황룡사라 하지만 사찰 안에 품기에는 높아도 너무 높았다.촌락 연합체였던 사로국이 고대국가 신라로 성장하면서 기존 경주의 도시구조도 재편할 필요가 있었다. 이른바 방리제의 시행이었다. ‘방’이란 바둑판같이 구획한 도시 블록이고 ‘리’란 방 외곽의 자연부락이다. 법흥왕은 흥륜사를 1방의 크기로 창건했고 이를 기준으로 방들을 확대해 나갔다. 진흥왕은 4개의 방을 합쳐 황룡사 터를 조성했고 그 남쪽 변에 50m 폭의 동서간선로를 개설했다. 단순한 국찰의 조성이 아니라 왕권 강화, 불교 진흥, 도시 정비 등 다목적 포석이었다. 선덕여왕은 여기에 더해 9층탑을 세웠다. 자장은 탑을 세우면 9개 나라가 복속할 것이라 유혹했다. 일본, 중국, 오월, 탐라, 백제, 말갈, 거란, 여진, 고구려 등 모든 주변국이었다. 물론 취약한 왕권을 보완할 내부 통합용이자 대외 과시용이었다.9층탑 건립 이후로 신라는 삼한 통일을 이루었고 경주는 유수한 국제도시로 발전했다. 전성기였던 8~9세기에 경주는 17만 8936호, 인구 90만명에 육박했다. 1360방과 55리의 행정구역을 가진 초거대 도시였다. 9층탑은 경주를 에워싸는 4개의 산인 소금강산, 명활산, 남산, 선도산의 정중앙에 서 있었다. 위치로나 높이로나 명실상부한 도시의 랜드마크가 됐다. 정치적 상징물로 탄생했지만 도시적 상징, 국가적 상징으로 성장한 것이다.신라인들은 또 하나의 9층탑을 경주 남산 탑골 바위에 새겨 두었다. 가운데 높은 심주, 지붕 꼭대기 상륜부, 각층 처마 끝에 달린 풍경까지 목탑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한다. 현재의 경주인들도 사라진 이 탑을 여전히 도시의 상징으로 여긴다. 황룡사가 사라진 지 800여년이 지난 지금, 복원 논쟁이 뜨거운 이유다. 세계 최고의 목탑을 복원한다면 국제적인 명소가 돼 관광산업을 발전시킬 것이다. 반대 의견도 강하다. 지상 구조를 유추할 물증이 없어 복원 자체가 불가능하며 제자리 복원은 그나마 남은 유적을 파괴하는 행위다. 아직 결론은 없고 연구만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곳곳에 유사 9층탑들이 세워졌다. 기업연수원인 황룡원에 세운 중도타워는 강철제 9층탑이다. 경주엑스포공원의 경주타워는 강철구조물 안에 9층탑 실루엣을 음각으로 파낸 모습이다. 황룡사 9층탑은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되살아날 것이다.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日아소 ‘당신네와는 민도가 달라’ 발언…일본 국민수준 논란

    日아소 ‘당신네와는 민도가 달라’ 발언…일본 국민수준 논란

    평소 잦은 막말과 망언으로 유명한 아소 다로(80)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몇달 만에 재연한 부적절 발언 파문이 일본의 국민수준, 즉 ‘민도’(民度)에 대한 시비로 비화됐다. 발단은 지난 4일 국회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 집권 자민당의 나카니시 겐지 의원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록다운’(도시봉쇄)을 한 프랑스 등에 비해 일본은 여유있는 통제로 감염을 막았다며 “코로나19 위기에도 (정부가) 국민의 자유를 지킨 것은 높이 평가받았다”고 치켜세우며 아소 부총리의 답변을 유도했다. 이에 아소 부총리는 외국에서도 일본의 사망자가 적은 이유를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면서 “그러면 나는 ‘당신네 나라와 우리나라는 국민 민도의 레벨(수준)이 다르다’고 말한다. 그러면 모두 말문이 막혀 다른 말을 못한다”고 말했다. 민도를 들먹인 이 말이 외교마찰 비화 가능성 등을 포함해 비판을 받자 그는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다른 나라를) 깎아내리는 얘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일본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아시아 내에서는 한국, 대만 등보다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구미 각국의 민도가 낮다고 한 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경솔하다”고 말했다. 정치분석가 이토 아쓰오는 외무상까지 지낸 인물이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의 정도를 뜻하는 말을 안이하게 사용했다며 맹비난했다. 그는 “(사석도 아니고) 국회에서 민도를 언급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로, 각료직을 사퇴할 만한 일”이라면서 “해외에서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져 일본에 엄중한 시선이 쏠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야마사키 노조미 고마자와대 교수(정치이론)는 “국내에서 음식점 폐점과 도산이 잇따르면서 실업자가 늘고 있지만, 아소 부총리의 생각은 그런 어려운 사람들을 향해 있지 않기 때문에 저런 발언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아소 부총리가 아무리 설화를 반복해도 아베 총리가 책임을 묻지 않다 보니 국민들 사이에 ‘아소이니까’와 같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문제 발언을 불문에 부친다면는 일본의 민도야말로 (해외로부터)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아소 부총리는 여러차례 망언과 설화에 휩싸여 왔다. 가장 최근 설화는 지난 3월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취소 가능성이 거론될 당시 했던 ‘저주받은 올림픽’ 발언이었다. 2018년 4월 후쿠다 준이치 당시 재무성 사무차관이 방송사 여기자에게 “가슴을 만져도 되느냐” 등 성희롱 발언을 해 파문이 일자 “(그 말이) 싫으면 그 자리에서 떠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계속되는 그의 망언에 대해 “책임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며 당당하게도 그 자리에 계속 눌러앉아 있다”며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일본인의 윤리관은 어떻게 될까”라고 비난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韓 “美 완제품 수입” 日 “독자 개발 먼저”…멀고 먼 ‘K무기’ 강국

    韓 “美 완제품 수입” 日 “독자 개발 먼저”…멀고 먼 ‘K무기’ 강국

    지난해 4월 대우조선해양은 인도네시아 해군과 1400t급 잠수함 3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수출 계약을 맺었습니다. 수주 금액은 1조 1600억원으로, 2011년 1차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1조 2000억원)에 이어 2번째로 큰 방위산업 계약이었습니다. 한국의 디젤 잠수함 건조기술은 ‘세계 최강’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우리 해군은 세계 유일의 ‘28년 잠수함 무사고’ 기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최근 처음으로 310m 잠항기록에 성공했는데, 이는 우리가 이전에 수출한 1400t급 잠수함으로 달성한 것이었습니다. 한화디펜스는 2017년 명품무기인 ‘K9 자주포’ 100문을 인도에 수출했습니다. 10문은 한국에서 생산하고 나머지 90문은 인도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올해 1월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하지라에서 열린 ‘K9 바지라(‘천둥’의 힌디어) 생산공장’ 준공식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했습니다. 그는 직접 K9 자주포에 탑승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회사는 자주대공포 ‘비호’에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신궁’을 결합한 ‘비호복합’의 인도 수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K9 등 ‘명품 무기’에도… 높은 세계시장 벽 올해 1월에는 ‘방위산업 발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 법에는 5년마다 방위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수출기업에 국방과학기술을 이전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방위산업을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를 만든 것입니다. 3월에는 기술개발 실패에 따른 제재를 완화하고, 국가가 단독 소유하던 지식재산권을 민간 업체 공동 소유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방과학기술혁신 촉진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에겐 세계시장의 벽이 높기만 합니다. 우리는 잠수함, 자주포, 전투기 등 육해공 모든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무기체계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다음 단계로 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4일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와 방위산업 규모가 비슷한 일본은 수년 전부터 미국산 무기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일본의 무기 구입 예산 중 해외 수입 비율은 2011년 7.4%에서 2017년 18.1%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기본적으로는 ‘국산제품 개발’을 최우선으로 하고, 그다음으로 ‘국제공동개발’, ‘면허 생산’을 하고 가장 마지막 방법으로 ‘장비 수입’을 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무기 수입 확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무기체계 국산화율은 90%에 육박합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비효율’이라는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얻은 첨단 기술력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현재 공동개발 중인 고고도 해상요격미사일 ‘SM3 블록2A’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 2500㎞, 최대 요격고도 1000㎞로, 현존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중 가장 기술력이 높습니다. 양국은 이르면 올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정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요격시험’도 진행할 예정입니다.●日, 美와 탄도미사일 요격체계 공동개발 SM3 기술 기반은 이미 2004년부터 자국에서 면허 생산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요격시스템인 ‘패트리엇 PAC3’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2014년 도입한 PAC3 부품의 30%가 일본산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올해 한국 국방 연구개발(R&D) 예산은 3조 9000억원으로, 전체 정부 R&D 예산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덩치가 큽니다. 일본의 국방 R&D 예산 1조 2000억원(2017년)과 비교해도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러나 무기체계 국산화율은 2017년 기준 66.3%에 그치는 등 60%대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산화율을 일본처럼 90% 수준으로 높인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성은 훨씬 낮아질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일본의 무기체계 기술경쟁력은 한국(100%) 대비 107~109%로 높지만, 가격경쟁력은 92%로 저조한 수준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처럼 첨단무기 완제품 수입에만 역량을 쏟다 보면 국내 방위산업은 서서히 퇴보하게 될 겁니다. 극단적으로 보면 K9 자주포, 3000t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같은 국산 명품무기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방산업체를 직접 지원해 체력을 키우고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는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2019년 방위산업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부터 최근 11년간 방산업체 평균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하락했고 2017년에는 0.5%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7.6%)과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준입니다. 일부 대기업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수의 중소기업은 무기 외 다른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정도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美 무기 구입 4위인데… ‘응용연구’만 진행 또 다른 문제는 막대한 양의 무기를 구입하고 있는 미국과의 무기 공동개발사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과 10여건의 공동 연구개발이 추진됐지만 핵심기술이 아닌 ‘응용연구’가 대부분으로, 큰 이득을 보진 못했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의 ‘2019 세계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미국산 무기를 구입한 국가 순위는 사우디아라비아(134억 7000만 달러), 호주(77억 69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69억 2300만 달러)에 이어 한국(62억 7900만 달러)이 4위입니다. 8위인 일본(36억 4000만 달러) 수입액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무기체계 개발에 활발하게 나서는 일본과 달리 우리는 매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 의지가 높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국제공동개발 예산은 2016년 기준으로 국방 R&D 예산의 2.9%에 그치는 등 미미한 수준입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일방적인 ‘미국산 수입국’에 머물러야 할까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99일만에 2100선… ‘동학개미’ 웃었다

    99일만에 2100선… ‘동학개미’ 웃었다

    하루 거래대금 16조 7754억 ‘역대 최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장주 6% 올라 美증시도 흑인시위·미중 갈등에도 강세 “정부 돈풀기·경기 회복 기대감 반영돼”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탓에 지난 3월 급락했다가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3일 2100선을 회복했다. 3개월여 만이다. 특히 삼성전자 등 대장주의 가파른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미국 증시도 ‘흑인 사망’ 시위와 미중 갈등 등으로 혼란한 정국 속에서도 강세장을 이어 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81포인트(2.87%) 오른 2147.00으로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종가 기준 2100을 넘어선 건 지난 2월 25일(2103.61) 이후 99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16조 775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2포인트(0.80%) 내린 737.66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오름세는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6.03%(3100원) 오른 5만 4500원을 기록했다. 3월 10일(5만 4600원) 이후 석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장보다 6.48%(5400원) 오른 8만 8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한 뒤 개인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지만 이후 반등장에서 상대적으로 재미를 못 봤다. 지난 4∼5월 코스피가 15.67% 상승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6.18% 오르는 데 그쳤다.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삼성전자 주식 6736억원어치를 순매도(시간외 매매 포함)해 차익을 실현했다. 반면 기관은 같은 주식을 5162억원어치 사들였고, 외국인도 178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개인이 판 물량을 받아냈다. 미국 뉴욕증시도 2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67.63포인트(1.05%) 상승한 2만 5742.6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25.09포인트(0.82%) 오른 3080.82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실물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 증시가 오르는 이유를 정부 정책에 따른 유동성 효과와 영업 재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서 찾았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주요국 정부가 돈을 풀며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는데 투자자들이 이를 신뢰하면서 주식시장이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금방 도산할 것 같던 항공사들의 실적이 화물 수요 덕에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기업 실적 전망이 한두 달 전보다 좋아졌고 소비지표도 바닥을 찍은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지수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론이 나오지만 남은 변수 탓에 예단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여부가 가장 큰 변수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지만 실물경제와 주식시장의 괴리가 벌어지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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