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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청대는 실물경제] 3월 위기설 실체는

    내년 ‘3월 위기설’이 금융시장에서 슬금슬금 고개를 내밀고 있다.일본 등 외국 금융기관의 결산 시점과 맞물려 외국계 자본이 일시에 빠져 나갈 수 있고,실물경제 위기에 따라 건설업체 등의 줄도산이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정부가 ‘털어 낼 것은 털고 간다.’는 식의 리스크(위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일본계 외채 10억弗 수준 불과” 4일 금융권과 정책 당국 등에 따르면 3월 위기설이 올 수 있다는 근거로 일본계 은행들이 결산을 위해 투자금을 한꺼번에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예로 든다.3월은 국고채 만기 시점이라 국고채에 투자한 외국계 금융사들이 금융 위기에 따른 자금난에 몰리면서 투자분을 일시에 빼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경영난에 몰리고 있는 건설사와 저축은행 일부가 내년 상반기에 무너질 가능성이 있고,내년 초 대학 졸업생들이 쏟아지면서 청년 실업난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3월 위기설의 근거로 제시한다. 정부는 3월 위기설이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3월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일본 금융회사가 대거 자본회수에 들어가면서 국내 외환 위기가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내년 1·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일본계 외채 규모는 10억달러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도 경제부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어려울수록 유언비어가 회자되는 법”이라면서 “일본계 은행들이 돈을 다 가지고 철수해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위기설에 회의적 전문가들 역시 3월 위기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지난 3월에도 일본계 자금 회수 문제가 불거졌지만 대부분 만기가 연장됐고 내년 3월에는 정부나 금융업계에서 대비를 잘 하고 있는 만큼,지난 3월보다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내년 3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 보유 국고채 규모 역시 지난 9월의 5조 7000억원보다 작아 최근 보다는 덜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BN암로 아시아증권 김한준 서울지점장도 “정부 당국자들이 과거보다 시장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으려는 분위기이고,이는 정부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뜻”이라면서 “설사 내년 3월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아직 3개월 넘게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다만 현 정부의 경제 위기 대응 방식이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어 언제든 위기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원대 경제학과 홍종학 교수는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각한 저축은행 업계에 1조 3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위기를 타개하는 게 아니라 저축은행과 부동산 업계의 생명 연장을 위해 부실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런 식의 정책 방향이라면 3월이 아니라 당장 내일 금융 위기가 닥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현대重·대우조선 11월 선박수주량 ‘0’

    현대重·대우조선 11월 선박수주량 ‘0’

    국내 조선업계에 글로벌 경기 불황의 그늘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면서 굴지의 조선업체마저 선박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단 한 척도 따내지 못했다.지난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수주 실적 ‘0’을 기록했다.삼성중공업도 겨우 드릴십 2척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10월에 비해 3척 줄었다. 이른바 조선업계 ‘빅3’로 불리는 이들 업체들이 지난해 10월 18척,11월 24척을 수주했던 것에 견줄 때 초라하기 그지없는 실적이다. 모두 자금력이 풍부한 업체들이라 당장 경영에 큰 문제는 없지만 조선산업이 수출 및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선박 수주 실적 부진은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줄면서 신규 선박 주문이 거의 실종됐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배 만드는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실제로 선박 가격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올 1월 184,5월 186,7월 187,9월 190으로 상승하다가 지난달 14일 186,28일 182로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더 어둡다.해운 시황이 급랭하고 있기 때문이다.건화물선(컨테이너,차량,냉동 화물 등을 싣는 화물선) 운임지수인 발틱해운지수(BDI)는 3일 672를 기록했다.2일 684로 700선이 무너 진 뒤 하강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지난달 26일 763을 기록하며 800선 아래로 내려간 지 불과 1주일새 10% 이상 떨어졌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009년 해운 전망 보고서’에서 “건화물선 부문은 해상 물동량이 2.7% 증가하는 데 비해 선박은 13.5% 늘어나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해운 경기 회복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중소 조선업체들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선박 수주가 급감하자 금융권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호시절’ 때는 잘 내주던 대출이나 선수금환급보증(RG)을 꺼리면서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해 있다.특히 국내 은행의 RG 발행 중단은 다시 해외 해운업체의 발주 취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외신과 싱가포르 해운사인 패시픽 캐리어(PCL) 등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 계약취소 규모는 382척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소형 업체들 가운데 수출 선박을 생산하던 30여개 업체는 환헤지 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로 도산 위기에 처했다.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권의 적극적 지원 없이는 줄도산 사태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기업들 헛장사했다

    기업들 헛장사했다

    흔히 3대 거짓말의 하나로 “팔아봐야 하나도 안 남는다.”는 장사꾼의 말을 꼽는다.한데 지난 3·4분기 우리 기업들은 실제 이런 장사꾼 꼴이었다.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수익은 뒷걸음친 것으로 4일 한국은행이 분석했다.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한 격이다. 한국은행이 상장·등록법인 등 1624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늘었다.이는 지난 2분기의 증가율 24.8%와 비교해도 3.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제조업은 29.9%,비제조업은 26.4%가 늘어 2분기 대비 각각 3.9%포인트,3.7%포인트 상승했다. ●매출액만 보면 선전… 알맹이는 없어 매출액만 놓고 보면 불경기 속에서 기업들이 선전한 셈이다.그러나 속은 다르다.남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이 기간 원재료 가격도,환율도 상승하면서 제품 판매 가격이 올랐다.이 덕에 전체 매출은 쑥 올라갔지만 비용 상승분만큼 가격을 올려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업이 벌어들인 돈은 별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실제 매출액 영업이익률(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은 3분기 5.9%를 나타냈다.7.6%를 기록한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1.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분기 기준으로 통계가 집계된 2003년 1분기(9.0%) 이후 최저치다. 특히 기업의 실제 이익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매출액세전수익률은 2분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매출액세전수익률은 법인세를 내기 직전까지 본래의 영업 활동 외에도 다른 투자(기타 유·무형의 투자,환차손 등 포함)등을 통해 만들어낸 모든 수익을 표시한다.이 매출액세전수익률은 2.8%로,2분기 6.7%에 비교해 3.9%포인트나 떨어졌다.환차손에 파생상품으로 말미암은 손실이 주된 이유다. 실제 3분기 기업의 영업 외 손실은 8조 7400억원으로,이중 외환손실이 95%(8조 3000억원)를 차지했다.결국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우리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67원을 남겼지만 9월부터는 28원밖에 남기지 못한 셈이다.물론 이 돈에서 법인세도 내야 하니 순수익은 더 떨어진다. ●“4분기 성적표 더 나빠질 것” 낮은 수익률과 달리 부채비율은 올라갔다.기업의 재무구조도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9월 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04.3%로,6월 말보다 8.9%포인트 상승했다.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 것은 2004년 2분기(102.5%) 이후 처음이다.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424.6%까지 치솟았지만,이후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최근 2년간 부채비율(분기별)은 85~96%대를 유지해 왔다.박진욱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환율 상승으로 결과적으로 외화부채가 늘었고,차입금도 증가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여전히 (국내기업의 부채비율은) 미국과 일본 기업의 부채비율보다는 낮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돈맥경화’의 위험성을 알리는 현금흐름보상비율(부채상환계수)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통해 조달한 현금으로 기업이 금융비용과 단기 차입금을 얼마만큼 감당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인데 지수가 떨어질수록 흑자도산의 가능성이 커진다. 문제는 4분기 기업 성적표는 더 형편없을 것이란 점이다.우울한 전망의 뒤에는 환율이 있다.2분기 평균 1046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3분기 들어 1207원으로 상승하면서 기업마다 영업성적이 곤두박질쳤다.10월 이후 현재까지 4분기 평균환율이 1370.81원임을 고려하면 4분기 기업 성적표는 3분기 성적보다 나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한국은행측은 “수출과 생산활동이 꺾이는 추세를 고려할 때 4분기에는 기업경영 여건이 더 나빠질 수 있다.얼마나 나빠질지는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열린세상] 미 자동차 빅3 ‘구제의 조건’/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중남미 전문가

    [열린세상] 미 자동차 빅3 ‘구제의 조건’/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중남미 전문가

    한때 포드 자동차는 미국 문명의 선도자였다.포드는 테일러주의가 만들어낸 과잉생산과 과소소비의 공포를 일거에 없애 버렸다.해답은 고임금이었다. 자동차 산업에 응용된 테일러주의는 포드가 고안해낸 고임금 제도를 통해 대량소비로 연결되었고 골칫거리였던 상품 실현의 문제를 해결하였다.헨리 포드야말로 대중소비 사회를 연 진정한 혁명아였다.노동자들은 기꺼이 고임금과 소비사회의 헤게모니에 흡수되었다.사람들은 이를 ‘포드주의’라 명명했다.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 안토니오 그람시도 포드주의에 경이를 표했고,옥중에서 ‘아메리카주의와 포드주의’란 글을 썼다.그는 포드주의가 유럽 사회의 낡은 전통을 일소할 것이란 기대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포드,GM,크라이슬러.소위 ‘빅3’가 위기라고 한다.이들이 포진해 있는 디트로이트는 이제 퇴락한 미국 산업자본주의의 상징으로 읽힌다.빅3가 3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정부에 신청했지만 의회에서 의견이 나뉜다.미시간,오하이오,인디애나 출신 정치인들,이번 선거에서 자동차 노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민주당은 구제금융에 우호적이지만,공화당은 냉랭하다.공화당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1000억달러나 퍼부으면 모를까. 자동차 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가장 크기에 도산의 파장이 엄청나다.만약 빅3 가운데 하나만 무너져도 산업 전체가 흔들릴 것이다.1,2 차 부품공급자들의 연쇄도산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업계 도산으로 기록될 것이다.현재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에는 105개의 작업장에 24만명이 고용되어 있고,여기에 1만 3000개의 딜러 사무소가 붙어있다.자동차업계에서 퇴직 후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은 사람은 200만명,연금 수혜자도 거의 75만명이나 된다.그러니 도산은 차라리 악몽에 가깝다. 그렇다면 구제금융을 빨리 풀어야 한다.문제는 오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정치인들의 고민이 있다.비판자들은 자동차 업계의 요구를 “늑대의 울부짖음”이라고 비난한다. 대마불사를 내세우며 위협한다는 것이다.미국 자동차 산업이 이룩한 최후의 이노베이션은 1952년에 개발한 자동변속기라고 한다.그 뒤로 도요타주의를 모방한 적은 있었지만 기술상의 가시적인 혁신이 없었고,국내 시장을 일본,독일,한국에 계속 내주었다.그렇다면 오랜 구조적 문제란 무엇일까. 첫째,빅3가 1990년대 들어오면서 특화한 사륜구동의 SUV 차량 수요가 고유가 시대에 급속도로 줄고 있다는 점이다.이미 중소형 차량 시장은 일본,한국의 텃밭이 되었다.에너지난과 장기불황 시대에 중소형 차량 수요는 늘어날 터인데,이 시장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게다가 연비 효율이 좋은 차세대 자동차 모델 개발에도 일본과 독일에 뒤져 있다.향후 미국 시장에서 일본의 대약진이 예견된다. 둘째,기업의 퇴직연금 기여금과 의료보험 비용도 경쟁력을 좀먹는 요소이다.일본의 경쟁자에 비해 자동차 1대당 140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니,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작년에 노조는 경영진과 합의를 하여 2010년부터 이 부담을 줄이기로 했지만,너무 늦었다.2년 동안 회사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이걸 보면 미국식 의료보험제의 문제점도 잘 드러난다. 딜러십의 거품도 크다.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도요타 딜러는 한 해에 평균 1821대를 팔지만,GM 시보레 딜러는 586대,크라이슬러 닷지 딜러는 378대에 불과하다고 한다.하지만 자동차 회사는 딜러와의 계약 해지도 맘대로 못한다.주 프랜차이즈 법이 딜러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워싱턴 정가가 어떤 대응을 할지 사뭇 궁금하다. 도산은 차라리 악몽에 가깝다.그렇다면 구제금융을 빨리 풀어야 한다.문제는 오랜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데 정치인들의 고민이 있다. 이성형 외교안보연구원 겸임교수·중남미 전문가
  • [사설] 관료 보신주의가 경제위기 키운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무역의 날 기념식 축사를 통해 “정부는 수출에 필요한 무역금융을 선제적이고 확실하게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여섯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자금을 공급하라고 독려했다.하지만 시장에서는 대통령의 지시가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대통령의 지시를 받들어야 할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오죽했으면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보면 대통령 대신 욕을 먹는 각료가 아무도 없다.”면서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개탄했을까.  지금 시중의 돈줄이 마른 것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요즘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대출을 회수하고 있다.중소기업 의무대출비율 45%를 지키라고 하자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대신 대기업의 대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비율을 맞춘다.또 기업에 빌려준 외화대출이 환율 상승으로 대출한도 설정 당시보다 1.5배 높게 매겨짐에 따라 한도를 넘어서자 신규 대출 중단은 물론 기존대출까지 회수하고 있다.대기업까지 돈 가뭄이 든 이유다.업계에서는 두 달 전부터 은행법 시행령의 이같은 모순을 지적하고 있으나 관료들은 팔짱을 끼고 있다.  관료들은 은행시스템이 붕괴된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하지만 돈 가뭄이 이대로 지속되면 실물경제가 붕괴하고 은행 부실이 급증하는 등 미국과 결과는 동일하게 된다.따라서 이 대통령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욕 먹는 것이 싫어 몸을 사리는 장관이나 수석비서관부터 과감하게 교체해야 한다.국책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알고 있는 은행장도 마찬가지다.우리는 이 대통령이 은행의 대출 회수와 만기 연장 거부로 고통받고 있는 기업인들을 불러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 볼 것을 권고한다.
  • [서울광장] 방공호 없는 글로벌 경제전쟁/박정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방공호 없는 글로벌 경제전쟁/박정현 논설위원

    중국에 쑹훙빙이 있다면 한국에는 미네르바가 있다.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과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에게 시장은 신뢰를 보낸다.경제학자가 아니라 금융계통에서 일한 경력의 경제관련자에 불과하지만 두사람의 경제예언이 상당히 맞아떨이지고 있는 탓이리라.미네르바 신드롬이 확산되자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고장난 시계도 한두 번은 맞는다.”면서 미네르바의 논리는 허점투성이라고 반박하기에 이르렀다. 알면서도 경제현실과 전망을 속시원히 말 못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심정이야 모르는 바 아니다.하지만 국제금융기구나 내로라하는 국내외 경제학자들의 경제전망도 종잡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인플레이션이 온다고 했다가,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고 말을 바꾸더니,이제는 디플레이션 걱정을 늘어놓고 있다.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렸다가 내린 것은 불과 몇달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100년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신용 쓰나미의 한복판”이라는 현학적인 진단에 국민들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관심은 물가·금리·주식·집값이 어떻게 될지와,자신의 일자리와 먹고살기가 궁금할 뿐이다.  쑹훙빙과 미네르바가 내놓은 내년 봄 경제위기론은 한가해 보인다.기업과 개인들은 당장 냉혹한 겨울을 넘겨야 한다.살아남느냐 아니냐가 갈리는 생존의 시대를 맞고 있다.글로벌 경제전쟁에 기업과 개인 모두 노출돼 있다.경제활동을 모두 접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방법 외에는 피할 수 있는 방공호도 없다.은행과 기업,자영업자와 월급생활자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는 미국에서 벌어졌는데,파편은 세계 곳곳으로 튀고 있다.내년이면 채권보험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폭탄이 우려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지 않으면 자신들이 퇴출될 판이다.그래서 대출을 회수하고 차입금을 갚으러 자금을 꾸러 다닌다.돈이 돌게 하라는 대통령의 독촉에도 은행은 꿈쩍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은행이 돈줄을 조이면 기업의 줄도산은 불보듯 뻔하다.세계적인 미국의 씨티은행이 몇달전에 2만 40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5만 2000명을 추가감원한 것은 세계적인 감원사태를 예고한다.국내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감산은 감원으로 이어지고,하청업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직은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중국 경제도 무너지고 있다.최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기업인들은 “중국경제가 11∼12월부터 심하게 무너질 것”이라고 전한다.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절반은 중국내에서,나머지는 외국에서 충당하던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수입을 거의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다.수입 석유화학제품의 상당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것이다.22∼23%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 감소는 11% 안팎의 미국수출 비중을 감안하면 미국 경제 위축보다 2∼3배 이상의 충격을 줄 것 같다.11월 수출 18.3% 감소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불황기에는 기업에 비해 자영업자가 받을 충격은 더더욱 클 수밖에 없다.얼마나 많은 자영업자와 월급생활자들이 11년전처럼 길거리에 나앉아야 할지 모른다.생존의 시대는 1∼2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생존의 시대를 맞아 개인과 기업은 살아남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사설] 수출 마이너스시대 대비할 때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무너지고 있다.지난달 수출은 작년 동월에 비해 18.3% 줄어들면서 7년만에 최대의 감소세를 기록했다.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 시작된 경기침체가 개도국으로 확산되면서 수출시장 전체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수출이 27.8%나 급감하는 등 수출의 70%를 차지하는 개도국 수출이 17.5% 줄었다.컴퓨터 -55%,가전 -51%,반도체 -44%,석유화학 -37%,석유제품 -19%,자동차 -13% 등 대부분의 수출주력상품이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문제는 수출 감소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낙관적으로 전망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감소세가 이어진다.성장에 절대적인 기여를 해온 수출이 뒷걸음질한다면 경기 회복의 모멘텀마저 실종될 수 있다.더구나 건설과 조선에 이어 자동차산업까지 감원과 감산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수출의 공백을 메워야 할 내수부문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우리 경제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대다수의 국내외 기관들이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 내외로 크게 낮춘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수출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로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수출금융의 애로부문을 제거해줘야 한다.특히 미국 오바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주의 장벽에도 대비해야 한다.정치권은 감세와 재정 확대를 통한 내수진작을 촉구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내년도 예산안을 조속히 매듭지어 재정의 조기 집행을 도와야 한다는 얘기다.총체적 위기국면을 타개하려면 정부와 기업,가계 등 각 경제주체가 합심하는 길밖에 없다.
  • 5+2 광역경제권 재조정 요구

     광주,전남·북 등 호남권 3개 지자체가 ‘5+2 광역경제권’ 개발 계획의 재조정을 요구하며 한달 넘게 사업계획서 제출을 유보하고 나서 정부의 정책 조율 여부가 주목된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시를 방문한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을 만나 “‘5+2 광역경제권’은 지역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5+3’이든,‘6+2’든 호남권을 2개 권역으로 나눠 추진하는 방식으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호남권 3개 광역단체장은 앞서 지난 5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정책협의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조만간 정부에 새로운 지역 선도사업 육성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3개 단체장은 “영남권이 2개 권역으로 나뉘는 것과 달리 호남권은 단일권역으로 지정돼 호남권과 수도권,영남권간의 산업격차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3개 지자체에 따르면 정부가 지정한 선도산업의 경우 호남권에는 ‘광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 2개 산업이 선정된 반면,대경권과 동남권 등 2개 권역으로 나누어진 영남권에는 4개가 포함돼 있다.더욱이 이들 2개 사업은 기존에 추진 중인 것들인 데다 예산규모가 400억원대에 불과하다.그러나 영남권은 수천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들로 배정돼 있다는 것이다.  또 국토부가 추진하는 선도프로젝트의 경우 호남권에는 신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개발은 단 한건도 포함되지 않았다.호남고속철,광주 외곽순환도로 등 대부분 기존에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다.  전북도의회 김호서 의원이 최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3~2008년 정부가 지원한 산업기반자금 가운데 수도권에 7926억원,영남권에 2600억원이 지원됐다.호남권은 228억원이 배정됐고,이 중 전북은 105억원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최근 6년간 호남권이 지원받은 산업기반자금은 수도권이나 영남권에 비해 턱없이 적은 상황에서 광역경제권사업까지 구체화되면 지역격차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에 따라 이들 3개 지자체는 호남권을 2개 권역으로 재조정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또 선도사업에서 탈락한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사업),첨단의료 융·복합단지 개발,연구개발(R&D)특구 지정 등 지역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현안사업을 포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현재의 지역 불균형 상태를 그대로 두고 광역경제권사업을 추진하면 지역간 격차가 더 심해질 수 있다.”며 광역경제권 추진팀 구성을 보류하는 등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도 최근 수도권규제 완화 방침으로 촉발된 지역민심을 추스르기 위해 다음달 초 잇따라 전국 16개 광역시·도지사 간담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인사]

    ■행정안전부 ◇서기관급 파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파견 정승준 ■한나라당 ◇1급(국장급) 승진 △대표최고위원실 보좌역 최상화△대변인행정실장 김용환△원내기획국장 박현석△법제사법위 수석전문위원 박형민△외교통상통일위 수석전문위원 이동관 △국방위 수석전문위원 이인호△울산시당 사무처장 강용식△충북도당 사무처장 이규석 ■한국조폐공사 △사업이사 배재필△총무〃 이훈구 ■한국철도시설공단 ◇단장급 △품질안전단장 이강△신성장사업〃 김낙기△전기사업〃 류승균△KR연구원장 김병호△수도권본부장 김선호△영남〃 오병수◇처장급△홍보실장 이동렬△경영기획처장 강근식△전략경영〃 김동훈△재무예산〃 이욱성△사업전략〃 문재석△사업관리〃 김상태△총무〃 이계환△인력운영〃 이원순△노무복지〃 오평수△계약〃 이영주△정보관리〃 임영인△비상계획〃 박홍건△시설관리〃 최견△재산〃 최문규△자산개발〃 김재규△열차계획〃 이광희△건설계획〃 이시용△건설지원〃 이현정△남북민자사업처(T/F)장 류용희△고속철도처장 이동춘△일반철도〃 이양상△광역철도〃 김문진△기술계획〃 권정민△고속철도기술〃 최성권△일반광역기술〃 정재우△궤도기술〃 김연국△건축기술〃 채홍락△품질환경〃 박승진△안전관리〃 윤주광△해외사업〃 신동식△경전철사업처(T/F)장 김종태△자기부상철도처(〃)장 김광길△철도산업정보센터(〃)장 김창길△중국지사(〃)장 허억준△전철전력처장 이근원△신호통신〃 김종헌△KR연구원 신기술개발〃 박광수△〃 기준심사〃 임영록△수도권본부 시설운영사업단장 김창래△〃 건설1처장 노광태△〃 건설2〃 이종찬△영남본부 시설운영사업단장 권영삼△〃 건설처장 권영철△〃 고속철도〃 김학환△호남본부장 최승룡△호남본부 시설사업처장 김우식△〃 건설〃 김계웅△충청본부장 이봉철△충청본부 시설사업처장 이병군△〃 건설〃 임형규△〃 신청사관리처(T/F)장 조순형△강원본부장 남기명△강원본부 시설사업처장 박윤철△〃 건설〃 양동한△중앙기술단장 이규태△공단발전위원회 실무처(T/F)장 김억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기획이사 李逢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본부장급 △선임연구본부장 최용경△오창총괄〃 이형규◇부장급△바이오융합연구본부장 정봉현△의과학연구〃 박병철△바이오시스템연구〃 오희목△바이오인프라사업〃 정준기△바이오의약연구소장 이형규(겸)△인프라사업부장 김환묵△오창 행정〃 박정순◇센터장급△바이오나노연구센터장·장수과학연구센터장·뇌신경연구센터장 정봉현(겸)△오믹스융합연구〃 허광래△바이오모니터링연구〃 김민곤△유전체의학연구〃 염영일△발생분화연구〃 구덕본△단백체의학연구〃 박병철(겸)△바이오화학/에너지연구〃 김지현△식물시스템공학연구〃 권석윤△바이오인포메틱스연구〃 허철구△산업바이오소재연구〃 정태숙△환경바이오연구〃 오희목(겸)△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 박종화△생물자원〃 이정숙△바이오산업화공정개발〃 이홍원△항체치료제연구〃 홍효정△세포치료제연구〃 최인표△면역제어연구〃 오세량△분자암연구〃 이현선△화학생물연구〃 안종석△실험동물담당 이철호△전략정책실장 김흥열◇과장급△인사총무과장 박종덕△정책팀장 김정석△경영〃 조기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원장 이인수△환경전략연구본부장 이병국△통합환경연구〃 김지영△환경평가검토센터장 유헌석△기획조정실장 노태호△연구지원단장 최준규△녹색경제연구실장 김종호△기후변화연구〃 김용건△물순환연구〃 김익재△전략평가연구〃 이영준△환경관리연구〃 주현수△연구기획팀장 이창훈△연구조정〃 문난경△대외협력〃 황욱△연구지원〃 하태환△행정지원〃 이영순△정보지원〃 정의성△검사역 심규형△한반도미래환경T/F팀장 추장민(12.01) ■한국방송통신대 △강원지역대학장 宋大永(11.28)△인천지역〃 安炳國△전북지역〃 光雄△일본학과장 丁振聲(12.01) ■하나대투증권 ◇승진 △홍보실장 유용준 ■신세계 ◇부사장 △백화점부문 강남점장 전우만△〃 지원본부장 김성환△이마트부문 상품개발본부장 이인균△〃 지원본부장 윤현동◇상무△백화점부문 광주점장 이장환△〃 MD1 담당 황철구△이미트부문 패션디자인실장 권오향△〃 인사담당 류기철△〃판매2담당 여한수△〃 가공식품담당 이영수◇상무보△경영지원실 홍보담당 박찬영△〃기업윤리실천사무국장 윤명규△백화점부문 MD5담당 이존성△〃 관리담당 조경우△〃 기획담당 조창현△이마트부문 판매4담당 김용문△〃 점포표준화담당 주성탁◇전보△백화점부문 센텀시티점 부점장 권혁구△이마트부문 판매3담당 박주성△이마트부문 기획담당 김성영△센텀시티점장 박건현△신세계백화점 본점장 박주형△〃 죽전점장 조태현△〃 MD2담당 박인재△이마트부문 판매본부장 심재일△〃 가전레포츠담당 이갑수△〃 마케팅담당 최병용 △〃 중국본부 파견 전현영△〃 재무담당 이규원 ■신세계건설 ◇상무△센텀시티 현장소장 김성우△토목담당 김철기△영업2담당 박근용◇전보△공사담당 조원철 ■신세계푸드 ◇상무보△지원담당 성낙구 △FE담당 강승구◇전보△FS담당 안상도△MD담당 이돈형△외식담당 황진하 ■신세계I&C ◇부사장△전략사업본부장 문성욱◇상무△유통사업부장 김진구△EC사업부장 도동회◇전보△ITO사업부장 공근노△ITS사업부장 노규석 ■조선호텔 ◇상무보△식음조리담당 김제세△업무지원실장 정철욱◇전보△조선호텔베이커리 생산담당 최범수△〃 지원담당 윤판호 ■신세계인터내셔날 ◇전보△여성복사업부장 이경상△GAP사업부장 최영익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부채 14억원…아파트 안팔려 ‘위기’

    Q 투자 실패 및 영업부진으로 아파트 담보채무 9억원, 신용대출 4억원, 사채 1억원의 부채가 있습니다. 재산으로는 서울 시내에 시세 15억원까지 하던 아파트가 있을 뿐인데 팔아서 채무를 정리하려고 해도 도무지 팔리지 않습니다. 그 동안 차도 팔고 보험도 해지하면서 원리금을 갚았는데 다음달부터는 상환자금을 마련하기에 부족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가요. 전문직으로 세금 공제하고 월 7백만원의 급여를 받습니다. - 한세동(39세)- A 통합도산법은 담보가 제공된 채무가 10억원, 그밖의 채무가 5억원 이하인 사람으로서 정기적인 소득을 얻는 개인채무자를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한세동씨는 여기에 해당하므로 일단 개인회생 신청의 형식적 요건은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실현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보채무를 개인회생에 의한 변제계획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통합도산법 하에서 현재의 실무는 채무자의 획일적으로 수입에서 표준적인 생계비를 공제한 금액을 전부 변제에 투입하도록 하고 있으며 담보채무의 이자를 지급하며 현재의 생활을 지키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따라서 개인회생절차에 의하여 한세동씨가 아파트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일단 개인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담보권자를 포함하여 모든 채권자들의 권리행사는 중지되므로 그 사이에 담보권자와의 사이에 적절한 협상을 하거나 아파트를 적절하게 처분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편의를 누리는 것입니다.  한가지 대안은 회생 제도입니다. 채무자의 자산 상황에 맞춰 부채를 조정하는 이 제도는 종래 주식회사에만 적용되었다가 통합도산법 제정 이후 모든 채무자가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담보권자를 변제계획에 포함시켜 채무자의 경상수입이나 적절한 시기의 재산 처분 또는 새로운 차입 등으로 재원을 조달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원칙적으로 담보권자의 4분의3,일반채권자의 3분의2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물론 담보 제공은 그 한도 내에서 이미 담보권자에게 자산을 이전한 것이므로 최소한 담보가치 범위 내에서는 전액을 상환할 것이 기대됩니다.그런데 7백만원의 소득에서는 생계비를 공제하고 나면 일반채권자는 말할 것도 없고 담보채무의 이자를 갚기에도 부족할 것이기에 통상의 회생제도로 가더라도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관기 변호사가 담당하는 채무상담실의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조선·건설업종 구조조정 급물살

    조선·건설업종 구조조정 급물살

     C&그룹의 조선부문 계열사인 C&중공업이 27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함에 따라 중소형 조선소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공교롭게도 C&그룹은 정부가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는 건설업과 조선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건설업체의 ‘대주단(貸主團·채권단)’ 협약 가입이나 조선업체‘패스트 트랙(기업신속지원제도·Fast Track)’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소 조선업체들 비상  전남 목포에 있는 C&중공업은 그동안 3조원 이상의 벌크선 60여척을 수주했다.그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1700억원의 시설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조선소 건설 및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어 왔다.C&중공업뿐 아니라 다른 중소형 조선소들도 현재 금융권의 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금융권은 세계 조선경기가 하강 국면을 보이자 중소형 조선소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고 판단,대출 리스크 줄이기에 들어갔다.  C&그룹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전국은행연합회가 중소형 조선업체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기 위해 도입한 패스트 트랙이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A·B등급 기업에는 은행이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C등급 기업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되며 D등급은 도태시키게 된다.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C&우방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의 구조조정 역시 빨라질 전망이다.지난 12일 도급순위 41위 신성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62위인 C&우방마저 은행 신세를 지게 됐기 때문이다.대주단 가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이달 24일까지 100대 건설사 가운데 24개사가 가입하는데 그쳤지만 C&우방 좌초를 보면서 건설업체의 위기의식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대주단에 가입하면 채권단 심사를 거쳐 채무가 최장 1년간 연장되고,신규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협력사 피해 예상  C&그룹은 C&상선,C&중공업,C&우방,C&우방랜드,진도에프앤 등 5개 상장사를 두고 있고 전체 계열사는 휴면 법인을 포함해 40개에 이른다.그룹 직원은 모두 6500여명이며 지난해 총매출은 1조 8000억여원이었다.  C&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이 1250억원,인원은 370명이다.1차 협력업체가 200여개로 주로 전남 목포에 몰려 있다.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자산 매각이나 사업영역 축소 등 구조조정이 단행될 가능성이 커 협력업체들의 매출 감소·인력 감축 피해가 우려된다.도산하는 업체가 나올 수도 있다.2,3차 협력업체들에게도 피해가 확산돼 전남 경제권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C&우방은 지난해 매출 3730억원을 기록했고 임직원은 350명이다.협력업체 수는 220여개.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는 5개 단지 1594가구다.분양보증을 들어 입주까지는 안전하지만 어느 정도의 입주지연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 절차는  채권단이 C&중공업과 C&우방에 대해 청산가치와 잔존가치를 검토해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한다.잔존가치가 크다고 판단하면 워크아웃을 통해 회생절차를 밟지만 청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 바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채권 회수에 들어간다.주채권은행을 포함해 75% 이상의 채권을 확보한 금융기관들이 동의하면 워크아웃 개시는 결정된다.현재까지는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과 농협,신한은행 등 비교적 대출 규모가 큰 은행들이 워크아웃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채권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담보가 많은 일부 은행들이 워크아웃에 반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특히 C&그룹이 알짜 부동산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도 워크아웃 개시를 불투명하게 만드는 변수다. 김성곤 유영규기자 sunggone@seoul.co.kr
  • [사설] 정책당국자 오럴 해저드부터 잡아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핵심정책당국자들의 정제되지 않은 말들이 시장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이 대통령은 24일 미국 LA 교포와의 간담회에서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내 부자가 된다.”고 말했다.“그렇다고 사라는 뜻은 아니지만 원칙이 그렇다는 뜻”이라는 사족을 달기는 했으나 적절하지 않은 표현임에 틀림없다.이 대통령이 같은 자리에서 “내년에는 우리 경제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 예측과도 상충된다.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시중금리 인하조치,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 개선 추진,은행 중소기업 대출 확대 촉구 등 시장논리를 거스르거나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로 오인될 수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게다가 국내금융정책 최고 책임자인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은행의 강제 구조조정을 뜻하는 ‘낫과 망치’ 발언을 내뱉었다가 국무총리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는 후문이다.또 건설업체의 대주단 가입시한에 따른 차별대우 여부를 놓고도 하루가 다르게 말을 바꾸어 정책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제는 심리라는 측면에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희망을 얘기하려는 대통령의 뜻과 줄 잇는 흑자도산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답답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전 위원장의 ‘실언’도 은행권과 건설업체들을 독려하려다 빚어진 것이리라.  그럼에도 최근의 오럴 해저드는 그 정도가 상식의 범주를 벗어났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인터넷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하고 있는 ‘미네르바’의 예언이 정부정책보다 10배나 신뢰도가 높은 이유도 이러한 즉흥적 발언들과 무관하지 않다.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조급증은 실수를 수반하기 마련이다.정책의 생명은 신뢰다.따라서 방법론이 동반되지 않은 당국자들의 ‘희망가’는 시장의 불신만 증폭시킬 뿐이다.지금은 고통스럽더라도 경제 기초체력 다지기에 주력할 때다.
  • 中 금리 1.08%P 인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이 26일 금리를 1.08%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0월 이후 11년 만에 최대폭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경제 성장에 통화정책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년 만기 대출 금리는 27일부터 6.66%에서 5.58%로, 예금 금리는 3.60%에서 2.52%로 떨어진다.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직후 금리를 내린 뒤 10월9일,10월30일에 이어 이번에 네 번째다.전문가들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큰 폭의 금리인하라며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단행된 3차례 금리인하의 총합보다 4배나 큰 폭인 1.08% 포인트를 한꺼번에 내린 것은 경제 악화에 따른 중국 정부의 다급함을 반영하기도 한다.중국은 3분기 GDP성장률이 9.0%로 전분기보다 1.3% 포인트 하락했다.지난 10월 수출증가율은 19.2%로 전월보다 6% 포인트 급락했다.주식과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도 거품 붕괴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기업들이 연쇄 도산해 사회적 불안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대출금리는 4%,예금금리는 2%로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이에 따라 달러에 대한 위안화 환율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한편 일각에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탄야링(譚雅玲) 연구원은 “불경기에 중앙은행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면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이번 금리인하가 시장에 꼭 이롭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jj@seoul.co.kr
  • [자동차산업 위기를 기회로](상)상생만이 살길이다

    [자동차산업 위기를 기회로](상)상생만이 살길이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미국 자동차 산업 붕괴 쓰나미가 국내 자동차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가 감산·감원 등 ‘기침’을 하면 부품 협력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몰려 ‘감기 몸살’을 앓는다. 증상은 1→2→3차 협력업체로 내려갈수록 악성이다.‘갑(甲)’과 ‘을(乙)’의 반복된 관계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품협력업체 부실은 향후 완성차업체의 체질 약화로 되돌아오는 만큼 ‘상생(相生)협력’ 필요성을 강조한다. 당장엔 정부의 한 박자 빠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GM대우, 르노삼성, 쌍용, 대우버스, 타타대우 등 국내 7대 완성차 업계에 부품을 대는 1차 협력업체는 901곳,2·3차 협력업체는 3300여 곳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1차 협력업체의 전체 납품액은 지난해 기준 38조 6409억원으로 업체당 평균 429억원에 이른다.1년새 7.5%(30억원)나 증가했다. 그만큼 완성차 업계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현대차(56.5%), 기아차(60.9%),GM대우(67.5%)등 매출액 대비 납품액 비중이 60% 안팎이나 된다.2·3차 협력업체는 워낙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정확한 규모 파악조차 힘든 실정이다.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최근 협력업체들은 연쇄적인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 감소가 단초를 제공했으나 완성차 업체의 구조조정에 따른 일감 축소와 남품가 인하, 대금 지연 등 ‘연쇄 압박’이 직격탄이 됐다.2차 협력업체인 A부품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및 구조조정이 막 시작 단계인데도 일감이 30% 안팎 줄어 경영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게다가 1차 협력업체는 5개월짜리 어음을 끊어주면서 ‘납품가격을 낮추면 현금을 줄 수 있다.’고 일방통행식 압력을 넣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상처가 곪기 전에 환부를 도려내는 지혜를 강조한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완성차 업체는 여유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먼저 나서서 협력업체에 금융 및 기술개발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과 조선업 못지않게 자동차 산업이 곧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 도요타의 상생경영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산업 팀장은 “완성차업체가 원가절감 추진으로 생긴 추가 이익을 부품업체의 납품단가 인상 등으로 철저히 공유하는 도요타의 성공사례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현대·기아차 등이 협력업체에 연구·개발(R&D) 지원을 하고 있으나 이는 자사의 이익을 위함이지 부품업체의 생존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바람직한 상생 협력은 공정한 거래 및 성과 분배를 통해 쌓은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이 팀장은 “완성차업체가 해외에서 생산할 때도 기존 협력업체들과 동반 진출하고 신제품 구상 단계부터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산 자동차공업협동조합 기획조사팀장도 “보슈나 덴소처럼 협력업체들이 거래 대상을 다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거래물량 보장이나 현금거래 확대 등 임시방편보다 체질 개선 유도가 효과적이다. 부품업계의 잠재적 부실을 사전에 털어내는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이항구 팀장은 “자동차 부품업체 수가 외환위기 전보다 500여개나 많은 4200여개로 늘어나 중·소형화되면서 완성차 업계의 경영악화 파고에 더욱 취약해졌다.”면서 “선택적인 금융 및 연구·개발(R&D)지원과 함께 업체간 인수·합병시 세제지원을 통해 부품업체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위기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tomcat@seoul.co.kr
  • [휘청대는 실물경제] ‘환차손 직격탄’ 맞은 용산전자상가

    [휘청대는 실물경제] ‘환차손 직격탄’ 맞은 용산전자상가

    ‘죄송합니다.내부 사정으로 당분간 AS가 되지 않습니다.’ 23일 오전 서울 원효로2가 용산전자상가 컴퓨터 그래픽카드를 수입하는 A사 앞.일주일째 굳게 닫혀진 셔터 앞엔 손으로 급히 적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회사는 일주일 전 사실상 사업을 접었지만 업계에선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다.매출도 동종 업계 상위권에 들고,평판도 워낙 좋은 업체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몇 년간 매출 상위를 지켜온 회사가 무너졌다면 버틸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겠느냐.이제 올 때까지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高환율에 가격 급등 매출 폭락 환율 폭등과 경기 침체 여파로 용산 전자상가가 도산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특히 환차손의 직격탄은 수입업체부터 도·소매업체까지 누구 하나 예외일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용산 전자랜드 3층 컴퓨터 상가.주말이면 흥정하는 소리가 가득했었지만,복도는 창고 안처럼 고요했다.상인들은 “손님이라곤 씨가 말랐다.”고 하소연한다. “저 복도 끝까지 사람하나 있나 보세요.하루 종일 한 대 팔았습니다.”컴퓨터 장사만 20년 넘게 했다는 이원영(40)씨는 오랜 경력만큼 거래 업체도 많아 인근의 부러움을 샀다.하지만 그는 다가오는 월세 날이 두려울 정도다.“3층에 집세 못 내는 가게들이 반 이상입니다. 10월부터 급등한 환율 탓에 IMF 때의 3분의 1도 못 파는 곳이 허다해요.”  과장일까.실제 환율 폭등은 컴퓨터 업계를 강타했다.국내 컴퓨터는 램을 제외한 대부분이 외국산 부품을 조립해 만든다.CPU는 미국,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등 타이완에서,케이스와 단자 배선류 등은 중국에서 각각 수입한다.지난 9월 만해도 최고 사양인 CPU(인텔 퀴드코어 9400기준)는 32만원 정도면 살 수 있었지만 이제 10만원이 올라 42만원을 줘야 한다.그래픽카드,메인보드,케이스까지 환율만큼 안 오른 게 없다.2~3일 만에 개당 부품 가격이 무려 5만원 이상 뛰기도 했다.두 달 전 50만원 하던 조립PC가 지금은 70만원이나 하니 장사꾼들이 봐도 손님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  옆 가게 조모(29)씨도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한 대도 못 팔았다고 했다.실제 이날 둘러본 인근 20여 곳의 조립PC점에서 주말 동안 2대 이상을 팔았다고 답한 곳은 채 반이 넘지 않았다. 조씨는 “주말에 못 팔면 한 주 장사는 사실 끝”이라면서 “내년 봄까지 못 버티는 곳이 많을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다.상가의 소매상과 수입업체간 채권·채무 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다 보니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파산 사태는 이미 코 앞인 듯하다.”고 말했다.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등 일본 전자 제품 판매가 많은 전자랜드 2층 상황은 황폐할 정도다.원·엔 환율이 100엔당 사상 최고치인 1600원을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 ‘메이드인 재팬’을 고집할 소비자는 사라졌다. ●직원 줄이고 셔터 내리고  엔화가 두 달 사이 100엔당 1100원 선에서 1600원대 턱밑까지 폭등하면서 디지털 카메라 가격은 평균 25% 정도 올랐다.지난 9월15일 대당 30만 9505원하던 캐논 ‘익서스 860IS’는 23일 현재 40만 4685원(인터넷 쇼핑몰 다나와 기준)으로 30.7%나 뛰었다.가게를 접거나 직원 수를 줄이는 구조 조정 바람도 거세다.김모(46) 사장은 “3명이던 직원을 2명으로 줄였다.문을 닫아도 가게가 안 나가다 보니 주변 가게 수는 계속 줄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고(高) 영향으로 용산에서 정품 판매가 늘어나는 기현상도 일어난다.과거 상인들 사이 효자 노릇을 했던 무자료 상품 중간 상인(일명 나카마)’들이 취급하는 상품이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엔화 환율이 연일 뛰는 상황에서 뒤늦게 수입되는 무자료 상품들은 오히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상 이모(43)씨는 “과거 무자료 방식으로 들어온 상품이 60% 이상을 차지했다면 최근엔 10%도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엔고 상황에서 한 푼이라도 더 팔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불꺼진 공장… 지방경제 ‘올스톱’

    불꺼진 공장… 지방경제 ‘올스톱’

    요즘 한국 석유화학의 메카 여수산업단지에서는 ‘설마’ 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 때에도 ‘나홀로 호황’을 구가했던 여수는 온데간데없다. 강원과 충청에선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입주를 앞둔 기업들이 ‘귀경 보따리’를 싸고 있다. 부산과 광양만은 멈춰선 트레일러들이 넘쳐나 ‘수출 한국호’에 적신호를 켜고 있다. 한국 대표 공단들이 밀집한 구미와 창원 일대는 ‘불꺼진 공장’들이 늘어 낮에도 삭막하다. 지방경제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국제 금융위기로 촉발된 실물경제 침체는 가뜩이나 허약한 지방 경제에 직격탄을 날렸다. 수도권 규제완화 등 정부의 엇박자 정책은 지방경제를 더욱 옥죄고 있다. ●지방은 지금 ‘사느냐, 죽느냐’ 23일 한국은행 부산본부에 따르면 부산의 제조·도소매 부도업체는 지난 9월 15개 기업에서 지난달 40개 기업으로 급증했다. 부산 사상공단의 A기계부품업체 사장 김모(60)씨는 “업계에선 앞으로 2년간 어떻게든 버텨야 살아 남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고 토로했다. 전남 광양 컨테이너부두 진입도로에는 멈춰선 트레일러 차량들이 즐비하다. 이달 광양항의 물동량 처리율은 전달 대비 40%가량 줄었다. 여수는 더 심각하다. 여수산단의 여천 NCC는 16년 만에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금호석유화학은 수익성 악화로 여수공장의 가동률을 70%대로 떨어뜨렸다. 강원은 입주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 홍천군 남면 화전 농공단지의 입주업무 계약을 맺은 메디슨 협력업체 12곳 가운데 상당수가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발표로 이전 백지화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준공하는 홍천읍 연봉리 연구단지에도 입주가 확정된 기업은 화진화장품 1곳뿐이다. 경북 구미1·2·3·4공단의 입주업체 1000곳 가운데 현재 가동 중인 곳은 700곳으로 무려 300개 기업이 문을 닫았다. ●쓰러지는 자영업자 속출 지방 자영업과 건설업은 충격적이다. 지난 21일 광주시 북구 유동의 오리탕 음식점이 밀집한 골목엔 점심때인데도 썰렁했다. 예년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북적였던 곳이다.C음식점 주인 김모(62)씨는 “20년 넘게 장사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사채까지 끌어다 써야 할 판”이라고 했다. 한때 20곳에 달했던 오리탕 음식점은 최근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음식업 광주지회는 1만 3500여개의 회원업소 가운데 올 들어 지난달까지 3500곳이 휴·폐업했다고 밝혔다. 전북은 사업승인을 받고도 착공을 못하는 아파트단지가 최근 3년간 30개 단지 1만 7823가구나 된다. ●전방위 경기부양책 나서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강도 처방이 이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경기 활성화와 국고 지원, 규제 완화 등의 전방위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성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만신창이가 된 지방 건설업체 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재정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국공채를 과감히 발행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물린 업체들의 부실 채권을 인수하고,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유예 또는 면제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가세와 소득세 등 국세를 서울과 지방이 똑같이 나눠 갖는 공동세를 도입하면 재정이 풍부해진 지자체가 기업유치 인프라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자체의 예산 확충을 강조했다. 최주락 제주 관광대 교수는 “자영업자 도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출금 상환을 연장해 주고, 신규 창업자금 지원 절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신뢰불황’ 깊은 골

    ‘신뢰불황’ 깊은 골

    경기 불황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신뢰의 축’을 무너뜨리고 있다. 주가와 펀드가 반토막나면서 돈을 모아 같이 투자했던 친구·형제는 물론 지인들의 우정에 금이 가는가 하면, 개인이 사회와 조직을 불신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이 은행권을 믿지 못해 철제 금고를 사들이는가 하면 적자에 허덕이는 일부 중소기업은 ‘고의 부도’마저 서슴지 않는다. 쓰레기 비용을 아끼려고 마구 버린 쓰레기가 이웃간 분쟁으로 번져 인심마저 각박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간의 신뢰가 붕괴되면서 반목과 질시가 횡행하는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진단한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일부 중소기업들은 공장 매각에 따른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고의 도산을 택하고 있다. 공업용 비닐 제조업체를 운영하던 김모(63)씨는 5년간 거래하던 업체의 사장이 지난달 고의 부도를 내고 잠적해 물품대금 등을 받지 못해 7000여만원의 손해를 봤다. 부도업체 사장은 최근까지 어음을 남발했고, 부동산 등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사라졌다. 김씨는 “아무리 불황이지만 20년 넘게 건재했던 회사가 그럴 줄은 몰랐다.”면서 “신용을 담보로 납품했던 다른 업체들도 적잖이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경영하던 K(60)씨도 고의 부도를 택했다.15년째 흑자를 기록했지만, 공장을 매각할 경우 손에 남는 돈은 1억원이 채 안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는 “은행대출도 막혔고, 공장도 안 팔리는 상황에서 계속 회사를 운영하다가는 빚더미에 앉을 것 같아 부도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중소기업 운영자는 “거래 업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안타깝지만 내가 망하게 생겼는데 방법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펀드나 부동산에 공동 투자했던 형제나 친구가 앙숙으로 변하는 경우도 흔하다. 최모(59·자영업)씨는 지난해 자신의 돈 3억원과 동생 돈 2억원, 그리고 대출 2억원으로 수도권의 7억원짜리 아파트(161.89㎡·49평)를 분양받았다. 역세권이었지만 미분양이 속출해 아파트 가격은 5억원으로 떨어졌다. 결국 형제는 지난달 부모님 앞에서 큰 싸움을 벌였고, 그 후로 전화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형제 및 사촌들과 월 5만원씩 내는 ‘형제계’를 해왔던 김모(30·보험회사 직원)씨는 최근 펀드 급락으로 형들과 소원해졌다.19개월을 납입했지만 300만원의 투자금은 150만원으로 줄었다.CMA(종합자산관리계좌)에 있던 돈을 펀드로 옮기자고 권유했던 큰 형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계와 우애가 모두 깨졌다. 쓰레기 봉투값을 아끼려는 시민들의 무단투기 때문에 이웃간의 정도 금이 갔다. 서울 관악구청은 최근 보라매동 당곡초등학교 주변에 CC(폐쇄회로)TV까지 설치해 무단투기를 단속했지만 투기가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에는 주민들이 아예 감시 초소를 세웠다. 인근 지역도 쓰레기 투기에 대한 주민간의 다툼이 많아 이동식 초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불신이 심각해지면서 자산을 현금이나 금괴 형태로 집에 보관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철제 금고를 제작하는 B업체는 “최근 강남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금고 판매가 10% 이상 늘고 있다.”면서 “특히 부부재산을 따로 관리하기 위해 추가로 금고를 들이는 것이 유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방범용 CCTV나 보안서비스는 호황을 맞고 있다.CCTV를 판매하는 E업체는 주문상담이 월 100건에 달해 지난해보다 100% 이상 신장됐다. 보안서비스 C업체 관계자는 “2002년부터 매해 10%선이었던 매출 성장률이 올해 20%로 급격히 뛰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 교수는 “경제위험에 노출된 시민들이 향후 다가올 불안과 위협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는 경향이 사회적 불신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구조조정도 우려돼 불신은 더 깊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지대 홍성태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지면 양극화가 심해지고 생존경쟁이 심해져 불신 사회가 된다는 것은 학계에서 일반적인 견해다.”면서 “한국은 이렇게 형성된 불안심리가 높아지면서 서로 뿔뿔이 흩어지는 ‘난민 사회’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개인회생 중 실직… 변제금 못 갚으면?

    Q외환위기로 실직해 1억원 이상 빚을 졌습니다.2006년에 개인회생을 신청해 월 120만원씩 5년간 변제하는 계획을 인가 받았고 지금까지 성실하게 냈습니다. 그런데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 최근 두 달은 임금까지 주지 못하더니 드디어 어제 경영진도 잠적해버렸습니다. 개인회생 월부금도 못 내게 되었는데, 그동안 힘겹게 갚아온 것은 인정 받을 수 있습니까. 다시 취직하기도 어렵고 답답합니다. -한수영(45세)- A통합도산법에 따르면 변제계획의 인가가 있다고 해서 그 범위 내 원래의 채무가 당연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인가 받은 변제계획을 전부 다 이행하였을 때 법원이 나머지 채무를 포함하여 채무 전부에 대하여 면책결정을 해야 합니다. 채무자가 인가 받은 개인회생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법원은 개인회생폐지결정을 하게 되며 개인회생이 없었던 상태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개인회생계획에 따라 채무자가 기존에 납부한 금액은 원래의 채권 원리금에 충당하는데, 보통 고율의 연체이자를 먼저 계산하니 원래의 채무는 거의 줄지 않습니다. 통합도산법은 채무자가 납입을 하지 못해 개인회생절차를 폐지하는 경우라도 면책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습니다. 첫째, 개인회생은 폐지된 경우라도 언제든지 새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직장을 잃어 먼저 개인회생변제계획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새로 여건을 갖추면 그에 맞춰 새로운 변제계획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변제한 금액을 감안하여 새로 부채금액을 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새로이 5년의 변제기간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채무자에게 가혹한 면이 있습니다. 둘째는 개인회생 변제계획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합니다. 채무자가 변화된 여건에 맞추어 변제액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하여 다시 인가를 받는 방법입니다. 개인회생절차의 새로운 신청에 준하는 것이지만, 기존의 변제계획에서 정한 기간 중 남은 기간만 변제를 한다는 점에서 채무자에게 이익이 있습니다. 셋째는 곤궁한 사정으로 인한 특별면책입니다. 채무자가 과거 파산을 선택하였더라면 채권자들이 변제 받을 수 있었던 금액 이상을 개인회생절차에서 갚았는데 채무자가 책임 질 수 없었던 사유로 인하여 실직 기타 사유로 인하여 앞으로는 갚지 못하게 되었을 때 법원은 즉시 면책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파산절차가 진행되었던 상황보다 불리하지 않게 하겠다는 것으로서 타당한 입법적 결단입니다. 폐지 이후 파산신청도 가능합니다. 개인회생절차를 통하여 변제노력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이행하지 못하였기에 이런 경우 실무상 관대한 면책기준을 적용합니다.
  • [휘청대는 실물경제] 물동량 급감·자금난… 해운→조선→철강 ‘연쇄위기’

    [휘청대는 실물경제] 물동량 급감·자금난… 해운→조선→철강 ‘연쇄위기’

    글로벌 경기둔화의 불길이 국내 건설과 자동차, 조선업계에 이어 ‘호시절’을 누려온 해운과 철강, 항공 업계로 순식간에 번지고 있다. 벌써부터 몇몇 중견 업체들이 쓰러지면서 도미노 부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모두 수출 및 일자리 창출에 큰 몫을 차지하는 효자산업들이라는 점에서 가뜩이나 갈 길 바쁜 우리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업체인 파크로드는 최근 심각한 자금난을 버티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국내 20위권의 중견 기업이라는 점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해운업체들의 줄도산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파크로드와 거래하던 선박회사와 영세업체들의 대규모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미 5∼6곳 중견 해운업체들은 유동성 위기로 부도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에 업체 10곳 정도가 줄줄이 무너질 것이라는 흉흉한 이야기도 나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은 1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 큰 타격이 없지만 배를 빌려 영업을 하거나 전화기, 팩스 한 대만 놓고 영업하는 소규모 선주들은 거래가 줄어 운항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의 위기는 경기침체로 국제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닥쳤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벌크선(원자재, 곡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선)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벌커운임지수(BDI)는 올해 5월을 고점으로 지난 18일 현재 865로 떨어졌다. 불과 5개월 만에 90% 이상 폭락했다. 전망은 더 어둡다. 세계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각국의 수출과 소비 등이 내년까지는 호전될 기미가 적어 물동량 감소세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문제는 해운업계 위기는 곧바로 조선업계로 전이된다는 점이다. 선박 물동량 감소→선박 발주 감소→조선업계 수지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난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수주실적 ‘0’를, 삼성중공업도 단 3척 수주에 그쳤다. 조선업계 위기의 불똥은 철강업계로 튀고 있다. 선박 건조량이 줄면 후판(조선용 철판) 등의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항공업계도 휘청거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4분기 6841억원의 적자를 봤다. 최근 4∼5년 사이 최악이다. 아시아나항공도 4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저가 항공사들의 부실이 깊다. 고유가와 환율 급등이란 악재 속에서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든 것이 단초가 됐다. 올해 들어서만 진에어, 영남에어, 에어부산 등 3곳이 얼굴을 내밀었다. 여기에 인천타이거항공, 이스타항공, 코스타항공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항공사들도 곧 끼어들 태세다. 유류비는 급증하는데 시장은 좁아지다 보니 적자 운영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국 최초 저가항공사인 한성항공은 지난달 운행을 중단했다. 영남에어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진에어(대한항공 계열)와 에어부산(아시아나항공 계열), 제주항공(애경그룹 계열) 등 대기업의 지원을 받는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표 윤설영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Mr.구조조정’이 안 보인다

    정부가 금융 불안의 실물 전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라는 칼을 빼들었음에도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자율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은행권 뒤로 몸을 사리고, 은행들은 정부가 옥석을 가리는 기준과 원칙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다. 상황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구조조정의 칼날은 어떻게든 피하고 지원만 받아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일시적 자금난에 몰린 우량 건설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대주단 자율협약에 단 한 곳도 신청하지 않거나, 중소 조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금융지원프로그램이 ‘탁상행정’으로 백안시되는 이유다. 부실기업을 정리했던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현 상황이 더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서로 눈치보기로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다면 업계 전체가 도산 회오리에 휩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정부가 시장 실패에 대한 개입 원칙을 분명히 하고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에게 미루고, 금융위원장은 환란의 백서를 뒤적이는 식으로 우물쭈물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대통령이 금융위원장에게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하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식으로 위기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133조원에 이르는 혈세를 투입했거나 투입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는 이유는 정부와 금융권, 기업 간의 상호 불신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시장에서는 환란 때 구조조정의 칼날을 매섭게 휘둘렀던 이헌재 전 부총리와 같은 인물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 업계 스스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호황에 편승해 과잉투자된 조선업과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은 한시가 급하다. 은행을 몰아붙이기에 앞서 정부가 할 일을 먼저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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