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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6) 청산도 슬로길과 보적산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66) 청산도 슬로길과 보적산

    2007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청산도. 마을 앞 당산나무와 공동우물, 작고 아담한 단층집과 돌담 등 우리나라 고향 마을의 원형을 간직한 청산도에서는 무조건 걸어야 한다. 하늘도, 바다도, 들판도 푸른 섬을 거닐다 보면 청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느껴지고, 흥겨워져 서편제 영화 주인공들처럼 덩실덩실 어깨춤이 절로 난다. 전남 완도에서 남쪽으로 19㎞ 떨어진 청산도는 면적 약 33.3㎢, 해안선 둘레 85.6㎞인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섬이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명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청산도만큼 걷기와 궁합이 잘 맞는 곳도 드물다. # 청보리·유채꽃의 합창 올봄 슬로시티 청산도에 3개 코스 총 20.8㎞의 슬로길이 났다. 슬로길은 해안과 마을을 구석구석 타고 돌지만, 아쉽게도 청산도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보적산(330m)이 빠졌다. 슬로길을 답사한 결과, 슬로길 일부와 보적산을 연결하면 청산도의 아름다움을 거의 다 둘러보는 코스가 나온다. 그것은 배가 닿는 도청항에서 시작해 당리~권덕리~범바위까지 슬로길을 따르다가 범바위에서 보적산에 올라 청계리로 내려오는 길이다. 완도항을 출항한 배가 45분 만에 청산도에 닿자 사람들이 바빠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주민들은 모두 사라지고, 걷기 여행자 서너 팀이 길을 나선다. 여객터미널에서 슬로길 지도를 받고, 도청항을 빠져나가자 인적도 뚝 끊긴다. 구부러진 화살표의 ‘슬로길’ 푯말은 도락리 골목을 가리킨다. 재미있게도 골목 담벼락에는 이곳 주민들의 옛날 사진들이 걸려 있다. ‘1960년도 도청리 초등학교 운동회’, ‘졸업을 앞두고’, ‘1964년 12월 탈상’ 등 흑백 사진 속 주민들의 모습은 낯익다. 다름 아닌 우리 집 앨범 속의 어머니,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의 모습이다. 마을을 벗어나 동구정 샘에서 물통을 채우고 도락리 해변을 지나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서편제 촬영지인 당리 언덕으로 가는 길은 청보리가 넘실거리고, 유채꽃도 활짝 피었다. 마늘밭에서는 허리를 숙인 아낙이 김을 매고, 보리밭을 흔들던 바람이 머리칼을 어루만지다가 역광 속에 반짝이는 도락리 해안으로 사라진다. 아~ 평화롭다! # 얼쑤! 흥겨운 어깨춤 들썩 당리 언덕에 서면 서편제 세트장으로 쓰인 초가집이 나오고, 그 뒤로 유명한 돌담길이 시작된다. 천천히 그 길로 들어서자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즐거워하던 서편제 주인공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어깨춤이 절로 난다. 돌담길 끝에는 TV 드라마 ‘봄의 왈츠’ 세트장이 서 있다. 현대식 2층 건물이 주변 풍경과 어울리지 않아 좀 당황스럽지만, 당리 언덕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봄의 왈츠’ 세트장을 지나 바다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화랑포 입구 사거리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청산도 아니면 보기 힘든 초분이다. 비록 진짜가 아니라 축제를 위해 만들었지만, 청산도에서는 아직까지 초분을 볼 수 있다. “옛날 집안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뱃일 나간 아들들이 들어와야 장례를 치렀지요. 일단 풀로 임시 무덤을 쓴 겁니다. 그게 풍습이 된 거죠. 지금도 청산도 사람들은 초분을 만들어요. 한 2~3년 정도 있다가 다시 매장을 하죠. 헌데 번거롭고 돈도 많이 들어서 지금은 거의 없어지고 있어요.” 초분 사진을 찍는 필자에게 이곳에서 작업하던 아저씨가 친절하게 일러준다. 초분을 지나면 길은 읍리 갯돌밭으로 이어진다. 손톱만 한 돌부터 공룡알처럼 큰 돌까지 각양각색이다. 잠시 갯돌밭에 주저앉아 파도와 돌의 화음에 귀를 기울인다. 다시 해안길로 서너 번 모퉁이를 돌자 낚시꾼들 사이에서 유명한 권덕리다. 손바닥만 한 계단식 논을 지나 언덕에 올라서면 말탄바위. 청산도에서 가장 수려한 해안 절경을 간직한 곳이 바로 말탄바위와 범바위가 있는 남쪽 해안이다. # 어흥! 제 울음에 놀란 호랑이 말탄바위에서 안부를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범바위. 청산도에 살던 호랑이가 자신이 울부짖는 소리가 범바위에 부딪히면서 더욱 크게 울려퍼지자 더 크고 힘센 호랑이가 살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겁을 집어먹고 섬 밖으로 내뺐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범바위 위의 커다란 전망대에 오르니, 남쪽으로 외롭게 솟은 여서도 너머로 망망대해가 끝없이 펼쳐진다. 범바위 주차장으로 내려와 보적산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본래 슬로길은 장기미 해변으로 내려갔다가 매봉산으로 오르는 것이 정석이지만, 매봉산 대신 보적산을 택한 것이다. 보적산에서 아름다운 청산도가 한눈에 들어올 것 같은 예감은 적중했다. 둥글둥글한 산은 부드럽게 구릉으로 내려오고, 그곳에 마을들이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다. 보적산을 넘어 만나는 능선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호젓한 숲길을 따라 청계리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서 보적산 산행은 끝이지만, 슬로길은 보리밭과 돌담이 좋은 상서리까지 이어진다. 글 사진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가는 길 & 맛 집 서울→완도는 강남 센트럴 터미널에서 08:10, 10:00, 16:10, 17:40 운행한다. 5시간20분쯤 걸린다. 광주→완도는 유스퀘어 종합터미널에서 40분~1시간 간격(05:20~20:20)으로 운행하는 직행·직통버스 이용. 2시간30분 소요. 완도→청산도는 08:00, 11:20, 14:30, 18:00, 청산도→완도는 06:30, 09:50, 13:00, 16:50. 완도 연안여객선 터미널 061-552-0116, 청산농협 061-552-9388. 섬 안에서 셔틀버스가 입항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청산버스 061-552-8546, 청산개인택시 061-552-8747. 청산도 여객선 매표소 옆의 어시장에서는 싼값에 청산도산 전복과 해삼 외에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다. 완도 여객선터미널 부근의 활어해산물장터는 다양한 어종의 싱싱한 횟감이 많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산길 가이드 청산도 슬로길 1코스는 도청항~도락리~서편제 촬영장~화랑포~새땅끝~초분~당리 갯돌밭~서편제 촬영장~도청항 약 6.8㎞, 2시간40분. 2코스는 당리 갯돌밭~읍리 갯돌밭~구장리~권덕리~범바위~장기미~청계리 약 7.5㎞, 3시간30분. 3코스는 청계리~매봉산~상서리 돌담길~신흥해수욕장~항도 입구~동촌리 약 6.5㎞, 3시간쯤 걸린다. 필자는 완도에서 오후 2시30분 배로 들어와 1코스를 타고 2코스 중간쯤인 권덕리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보적산을 넘어 3코스까지 1박2일로 완주했다. 이처럼 슬로길의 중간쯤인 권덕리에서 하룻밤 묵는 것으로 계획을 짜도 좋겠다. 2010 ‘청산도 슬로걷기 축제’는 5월2일까지 열린다. 문의 청산도 슬로시티위원회 (061)550-5608.
  • [CEO 칼럼]기업문화가 기업의 생명/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CEO 칼럼]기업문화가 기업의 생명/박종원 코리안리 사장

    경영이란 무엇인가. 인터뷰나 강연 때마다 자주 받는 질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경영은 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혁신해 성장·발전하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즉, 경영은 기업문화를 혁신하는 끝없는 과정이다. 사람에게는 특유의 행동을 결정짓는 영혼과 정신이 있듯이, 기업에는 기업의 활동과 성과를 결정짓는 기업문화가 있다. 그것을 처음 깨달은 것은 지난 1998년이다. 당시 나는 관료생활을 정리하고 현재의 회사에 왔는데, 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경제상황 속에서 대규모 경영손실로 인해 도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자본규모보다 훨씬 큰 영업손실이 발생한 막막한 상황,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사람이었다. 선배직원이 신입사원들에게 ‘곧 망할 회사에 왜 들어왔느냐.’고 물을 만큼 패배적이고 부정적인 기업문화가 회사에 팽배해 있었다. 그때부터 나는 방만한 조직구조를 개편하고, 직원들의 고정관념과 패배의식을 없애는 데 주력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직원들에게 매년 10% 이상의 영업성장 목표를 제시하고 내가 먼저 앞장서서 뛰어다녔다. 이제껏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신상품 개발과 고객 서비스는 물론이고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찾아다니며 영업에 나선 결과, 회사는 10년 만에 아시아 1위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공의 에너지는 바로 긍정적인 기업문화에서 나온 것이다. 이런 믿음은 얼마 전에 ‘나비의 꿈’이라는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확고한 신념으로 자리잡았다. 재정 자립도가 10%도 채 안 되는,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전남 함평군이 새로 취임한 군수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혁신하는 과정이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천연자원도, 관광자원도, 산업자원도 전혀 없고 어느 마을이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변변한 특산물조차 없는 답답한 현실 속에서 가난을 대물림하던 마을, 그러나 더 암담한 것은 체념과 절망에 길들여진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뭔가 한번 해보자고 독려하는 30대 젊은 군수의 뒤에서 직원들의 뒷담화가 난무했다. 사람들은 버릇처럼 ‘차라리(그냥 놔둬)’와 ‘어차피(안될 거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나 군수는 ‘어차피’와 ‘차라리’라는 말을 ‘오히려’라는 말로 고쳐 나갔다. ‘오히려 기회야.’라는 긍정의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고, 급기야 아무 것도 없고 낙후된 시골이지만 ‘오히려’ 진짜 시골, 깨끗한 환경을 경쟁력으로 만들어 보자고 의기투합하여 결국 ‘나비축제’라는 독창적인 아이템을 생각해 냈다. 그들은 자신의 미래를 긍정하고 조직문화를 점차 바꾸어 나갔으며 거듭된 실패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일어섰기에 마침내 축제는 대성공을 거뒀고, 함평은 최고 수준의 부자마을로 거듭났다. 그동안 그들에게 정작 필요했던 것은 자원이 아니고, 신념과 긍정의 문화였던 것이다. ‘안 된다.’고 하는 부정적 문화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안 될 수밖에 없다. 일본의 자존심 도요타가 최근에 고전하는 것도 기술력이 아니라 기업문화 때문이다. 그들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격전장인 미국시장에서 전 세계 경쟁자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도모할 때 ‘도요타가 최고’라는 자만심에 휩싸여 초기에 리콜이 급증해도 무시하고 있다가 변화의 타이밍을 놓쳐 오늘날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함평군의 성공사례와 도요타의 위기사례에서 보듯이 조직은 항상 변해야 살아남으며, 이 변화를 이끄는 힘이 바로 기업문화이다. 좋은 기업문화는 조직에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미래를 만들도록 이끌어 준다.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기업문화야말로 기업을 살리는 생명력인 것이다.
  • 광주·전남 건설업체 흔들 1~3위 회사 줄도산 위기

    광주·전남지역 1~3위에 해당하는 대표적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도산 위기에 몰리면서 지역경제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9일 지역경제계와 법원 등에 따르면 지역 도급 순위 3위인 금광기업이 법정 관리(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데 이어 또 다른 중견 업체도 같은 절차를 밟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따라 수많은 협력업체의 연쇄 부도와 해당 업체가 지역에서 시행 중인 각종 건설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도급순위 12위인 금호산업(광주·전남 1위)이 올 초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에 들어간 데 이어 지역 2위인 남양건설이 이달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엔 5위인 대주건설을 비롯해 삼능건설, 한국건설 등 지역의 상징적 건설사들이 잇따라 비슷한 상황에 빠졌다. 불과 1년 새 지역경제의 버팀목이던 건설업계 1~3위가 줄줄이 벼랑 끝에 내몰린 셈이다. 특히 금광기업은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능건설 컨소시엄으로부터 광주 최대의 현안인 어등산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인수받아 추진해 왔다. 이 사업은 2015년까지 광주 광산구 어등산 일원 273만 3000여㎡ 부지에 호텔과 콘도, 골프장(27홀), 테니스장, 수영장, 빛과 예술센터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총 34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광주시는 “모아종합건설로 사업자를 변경해 정상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금광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전남 영암의 F1경주장 조성사업은 경주장 연약지반처리공사 등 토목공사가 거의 완료되고 현재는 SK건설이 시공 전체를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정에서 전체 대출금 1980억원의 17%인 336억원가량을 금광기업이 채무보증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전남도 관계자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난관에 봉착하면서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정부지원금 용도 사업단에 일임…포도 특화 영동 年1000억 수입

    식품산업 육성으로 잘사는 농촌 모델을 만들기 위한 지역 민·관·학의 합동작전이 치열하다. 대표적인 것이 광역클러스터사업이다. 정부가 2005년부터 추진 중인 이 사업은 지역사회의 ‘자율’과 ‘책임’을 핵심으로 한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대학과 농민 등이 특성화한 식품사업단을 세우면 농림수산식품부는 3년간 25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로부터 받은 목돈의 사용처를 정하는 것은 온전히 지역사업단의 몫이다. 보조금을 주되 용도를 한정했던 기존과 차별화된 방식이다. 대신 농식품부는 사업기간 종료 뒤 실적 평가를 통해 최대 2년간 추가 지원 여부를 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촌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지자체와 농민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 수행하도록 했고 이 때문에 국고지원사업의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올해 현재 광역클러스터사업에 참가 중인 사업단은 모두 54개. 이들 대부분은 지역색을 살린 식품산업과 관광산업 등을 연동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의 보르도(프랑스 최대 포도·와인 산지)’를 꿈꾸는 충북 영동의 포도클러스터사업단이 대표적이다. 영동농협과 영동대학, 포도연구회 등이 함께 만든 사업단은 먹는 포도에 치중돼 있던 이 지역 포도산업을 마시는 포도(와인산업), 즐기는 포도(관광산업)로 확대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포도산업을 통해 영동군 농가들이 거둔 수입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다. 영동군 포도클러스터사업에는 지역의 3900여농가가 참여해 연평균 2460여만원을 벌어들인다.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대표는 “클러스터사업은 이윤창출보다는 고용 등 공익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이러한 모델이 전국 농촌에 확산되면 큰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더디 온 복사꽃 진분홍 아우성

    더디 온 복사꽃 진분홍 아우성

    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풍경의 보고(寶庫)와 만날 때가 있습니다. 늘 평이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곳인데도 시점의 차이로 인해 전혀 새로운 풍광과 마주하게 되는 거지요. 이럴 땐 정말 횡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34번 국도가 그렇습니다. 도시에서 잃어버린 봄을 34번 국도 변에서 찾은 듯합니다. 벚꽃은 여전히 만개해 있고, 산자락 따라 진달래와 개나리도 흐드러집니다. 34번 국도의 끝, 경북 영덕에는 복사꽃의 진분홍 아우성이 한창입니다. 벌과 나비를 희롱하는 하얀 배꽃도 빼놓을 수 없고요. 예년 같으면 순차적으로 피고 졌을 꽃들입니다. 그러나 더디 찾아온 봄은 여러 꽃을 동시에 피웠습니다. 그 덕에 우리 눈도 유례 없는 호사를 누립니다. 틀에서 벗어난 계절의 순환이 염려되는 마음 없지 않으나, ‘일반 국도’ 34호선의 풍경이 아주 ‘특별’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애절한 사부가(思夫歌)는 꽃잎 되어 날리고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을 나와 안동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바로 34번 국도다. 충남 당진과 경북 영덕을 잇는 304.7㎞ 길이의 도로. 어디라 할 것 없이 수려한 풍경과 나란히 달릴 수 있으나, 이맘때라면 경북 안동에서 영덕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빼어나다. 안동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안동댐 아래 월영교(月映橋)다. 달빛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뜻의 다리.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최근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져 절정의 풍광을 뽐내고 있다. 손상락(52)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사는 월영교가 미투리를 형상화해 지어졌다고 했다. 보통의 미투리가 삼이나 모시 등 가늘게 꼰 줄로 만드는 것에 견줘, 월영교의 모티프가 된 미투리는 한 여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함께 만들었다는 것. “그 미투리에는 1998년 안동시 정상동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이응태(1556~1586)와 ‘원이 엄마’로 알려진 부인의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지요. ‘원이 엄마’는 병마에 시달리던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꿰 미투리를 만듭니다. 어서 일어나 미투리를 신고 돌아다니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부인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이응태는 미투리를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맙니다.” ‘원이 엄마’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절절하게 담긴 한글 편지를 미투리와 함께 남편의 품에 넣어줬고, 412년이 흐른 뒤 한 양반가의 묘를 이장하던 중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2003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월영교가 세워진다. 현지 주민들은 밤이면 늘 두 개의 달이 월영교 위로 뜬다고 했다. 하늘에 뜬 달과 물 위에 비친 달이다. 둘은 밤이 이슥하도록 서로를 보듬다, 새벽녘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질 터다. 정하동 안동지방법원 앞에도 ‘원이 엄마’를 형상화한 ‘아가페상’이 서 있다. ●진분홍빛으로 물든 영덕 월영교를 지나 낙동강 상류에서 만나는 벚꽃 군락도 아름답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났던 이 길에 저런 자태가 숨겨져 있었던가. 신록으로 물들어 가는 임하호 주변 풍경도 쉬이 발걸음을 뗄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 하지만 영덕으로 향하는 길은 무엇보다 복사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김종제(50) 시인이 시 ‘34번 국도’를 통해 ‘34번 국도에 복사꽃 아닌 배경 없다.’고 썼듯, 이맘때 복사꽃을 빼고 34번 국도를 말할 수는 없다. 복사꽃처럼 스펙트럼이 다양한 꽃도 드물다. 무릉도원(武陵桃源), 도원경(桃源境) 등 이상향을 상징하는 꽃으로 떠받들어지다가도, 이내 도화살 혹은 도화기를 상징하는 천박한 꽃으로 전락하고 만다. 여염집 마당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은 것도 복사꽃의 화사한 빛깔과 은은한 향기에 취해 과년한 딸이나 새색시의 춘정(春情)이 살아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기운을 더해가는 복사꽃이 바람에 날릴 때면 같은 빛깔의 다른 꽃들보다 더 정신을 혼몽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덕 초입, 오십천 즈음에 이르면 수박 냄새가 나는 듯하다. 복사꽃 필 무렵 황금빛 테를 두른 오십천 은어가 고향을 찾아 바다에서 민물로 오르기 때문이다. 1급수 여울에서 물이끼만 먹고 자라는 은어의 속살에서는 수박향이 난다고 했다. 한여름, 피서 삼아 영덕을 다시 찾는다면 포실해진 녀석의 살점부터 맛볼 일이다. 오십천부터 영덕까지는 온통 복사꽃 세상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영향으로 2003년에 비해 절반 넘게 복숭아밭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영덕의 봄은 진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특히 지품면 삼화1리는 영덕을 대표하는 복사꽃 마을이다. 마을 이정표를 지나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복숭아밭이 펼쳐진다. 삼화1리 마을에서 내려와 달산면 옥계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69호선에서도 복사꽃들의 축제는 이어진다. 영덕군은 새달 26일 등 매달 보름이 가까운 토요일에 ‘동해안 달맞이 야간산행’ 행사를 벌인다. 풍력발전단지를 출발해 해맞이 공원, 창포리 물양장 등 7.7㎞를 돌아 온다. 강구항부터 영해면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진 ‘블루로드’를 걷는 것도 좋겠다. 총길이는 50㎞. 강구항에서 출발해 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A구간(17.5㎞), 창포말등대부터 해안 절경을 따라 축산항에 이르는 B코스(15㎞), 죽도산에서 시작해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끝나는 C코스(17.5㎞) 등 세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영덕군 문화관광과 이영근 담당은 “특히 4월에 블루로드를 찾는다면 지품면과 달산면 일대 복사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글 안동·영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서안동나들목→34번 국도 안동방향→안동→영덕. 안동시 관광안내소 851-6397.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730-6396. →맛집 영덕의 대표 먹거리는 단연 대게. 5월 말까지는 속이 꽉 찬 대게를 맛볼 수 있다. 강구항 인근에 대게종가(733-4147) 등 대게 전문점들이 몰려 있다. 1만원짜리부터 18만원짜리 ‘박달대게’까지 다양하다. 오십천 인근 화림산 가든(733-1077)은 은어요리로 입소문 난 집. 안동에서는 헛제삿밥을 맛봐야 한다. 안동댐 월영교 앞 ‘맛 50년 헛제사밥’이 많이 알려져 있다. 821-2944. 안동찜닭 전문점은 안동 구시장 주변에 몰려 있다. →잘 곳 안동에서는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농암종택과 오천군자마을, 수애당, 지례예술촌 등에서 고택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동관광정보센터(tour.andong.go.kr) 856-3013. 영덕군은 풍력발전단지 내에 캡슐하우스 단지를 조성했다. 5월 시범운영 뒤 6월부터 일반인의 신청을 받는다. 삼사해상공원의 동해해상호텔(733-2222), 삼사파크모텔(733-3001) 등이 비교적 깨끗하다.
  • [名士의 귀향별곡]안동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名士의 귀향별곡]안동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퇴계 이황 선생이 노년에 후진들을 양성하며 수학했던 청량산과 도산서원이 있는 경북 안동 도산면 서부리. 안동댐의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자락에 자리 잡은 한옥이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다. 우리 민족 정신문화의 근간인 유학을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는 한국학의 본산지다. 국학원의 수장이 ‘국민의 정부’ 시절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낸 김병일(65) 원장이다. 고향은 이웃한 상주다. 그는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무보수 봉사직들이다. 30여년간 경제 관료로 일하면서 우리나라의 ‘물질(살림살이)’을 책임졌던 사람이 이제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선비수련원 이사장 겸직 27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생들에게 특강을 마치고 돌아온 김 원장을 만났다. 첫 인상은 듣던 대로 영락없는 선비형 신사였다. 안동에서 인생 2모작을 한 배경을 묻자 그는 “2008년 1월 다리를 다쳐 집에서 쉬고 있는데 도산서원 선비수련원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나를 이사장으로 선임, 통보해 왔어요. 처음엔 내 뜻과 무관해 극구 고사했어요. 하지만 유림들의 삼고초려(三顧草廬)로 결국 뜻을 접을 수밖에…. 아직도 내 마음대로 못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간절했어요.” 자존심 세고 꼬장꼬장하기로 유명한 경북 유림 대표 10여명으로 구성된 선비수련원 이사회가 현대인의 올바른 선비상으로 그를 선정, 중책을 맡긴 것. 김 원장의 귀향 아닌 귀향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선비문화원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선비정신 전도사로 나섰다. 2009년 7월에는 한국국학진흥원 이사회가 그를 제5대 원장으로 추대했다. 역시 자신의 뜻과는 무관했다. 막중한 책무를 진 그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왕성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200여차례 공무원 및 공기업 등의 수련원생 1만 2000여명을 대상으로 ‘현대사회 엘리트와 선비정신’을 특강했다. 이들이 밤늦게까지 벌이는 분임 토의에도 직접 참석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선비정신을 강조한다. “영국은 신사도 정신, 미국은 개척자 정신, 일본은 사무라이 정신으로 선진국이 됐어요. 하지만 우리는 국민 정신이 없어요. 이제는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남을 존중하며 배려하는 선비정신을 갖고 실천해야 돼요.” 김 원장은 주요 문중과 향사 등도 일일이 찾고 있다. 수첩에는 방문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현판 등 민간이 보유한 각종 국학 자료의 수집과 보관 등 국학진흥원의 역할을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다. ●경북도 문중·향사 일일이 방문 김 원장은 “문중 등을 방문할 때 국학 자료를 기탁해 줄 것을 절대 요청하지 않는다. 문중들이 자진 기탁할 경우 깍듯이 감사의 표시를 한다.”고 했다. 그는 2006년까지 자신이 그동안 애지중지 소장하던 1430여권의 장서를 상주대(현 경북대 상주캠퍼스) 중앙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김 원장의 노력은 문중들의 유물 기증으로 이어졌다. 국학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말까지 5개월간 기탁 건수는 모두 9448건에 이른다. 이전 7개월간 5557건의 2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약 력 << ▲경북 상주 출신(1945년) ▲서울 중앙고, 서울대 사학과 졸업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94~95년) ▲통계청장(97~98) ▲기획예산위원회 사무처장(98~99) ▲조달청장(99~2000년) ▲기획예산처 차관(2000~02년) ▲기획예산처 장관(04~05년) ▲삼성고른기회재단 이사(06~현재) ▲황조·청조 근정훈장
  • 울산대 그린카 인재양성기관에

    울산대학교가 동남광역경제권 선도산업인 ‘그린카 인재양성사업’을 이끌어갈 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울산시가 추진하는 ‘그린카 오토벨트 구축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울산시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인 동남권 그린카 인재양성사업 주체로 울산대의 ‘그린카 인재양성센터’를 선정했다. 울산대는 다음달 교과부와 협약을 거쳐 6월부터 그린카 전문인력 양성에 들어갈 계획이다. 그린카 인재양성센터는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17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정부의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육성계획과 연계해 그린카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키워 낸다. 이와 함께 울산은 다음달 기획재정부의 ‘그린 전기자동차(RE-EV) 차량부품개발 및 연구기반 구축사업’ 예비타당성 용역이 완료되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총 2000억원의 사업비를 받아 그린카 기반구축 및 모니터링, 기술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전자소송시대’ 26일 첫발

    ‘전자소송시대’ 26일 첫발

    종이 서류가 없는 전자소송 시대가 26일 개막된다. 재판 당사자가 소장과 증거 등 소송 관련 서류를 인터넷으로 제출하고, 법원이 판결문이나 결정문을 전자문서로 송달하는 인터넷 재판이 시작된 것이다. 이날 특허사건을 시작으로 민사사건(다음해 5월), 행정·가사·도산 사건(2012년 1월)으로 점차 확대된다. ●민사 내년·행정 2012년 실시 대법원 이정석 전산정보관리국장은 25일 “법원을 방문·대기할 필요없이 가정과 사무실에서 인터넷으로 소송서류 제출이 가능해 재판 진행이 빠르고 편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는 대법원의 특허전자소송 홈페이지(ecfs.scourt.go.kr)를 방문해 공인인증서를 활용해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회원 자격은 만 20세 이상의 개인이나 법인, 대리인, 법무사이며 특허청,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기관은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 거뜬 로그인을 하면 각종 소송 문서를 온라인으로 작성·제출하고, 법원이 송달한 전자문서를 열람·확인·출력할 수 있다. 소송비용도 인터넷으로 납부·환급하며, 사건기록도 실시간 조회가 가능하다. 소장 작성이 우선 간편해졌다. 빈칸 채우기 방식인 데다 예시가 많아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도 거뜬하다. 작성문서를 중간에 저장하고, 나중에 마무리할 수도 있다. 공인인증서로 전자서명을 하고 인지대 등을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방식으로 내면 소장이 법원에 등록·접수된다. 소장을 접수한 법원은 사건번호를 즉시 생성해 전자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지한다. 소장부본은 전자우편이나 등기우편으로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증거서류가 멀티미디어로 들어오면 재판부가 이를 법정에서 보고 증거로 채택한다. ●“소송 당사자 사생활 철저 보호” 대법원은 “개인정보 암호화, 전자문서 PDF 전환, 해킹방지 시스템 등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장치를 갖춰 소송 당사자의 사생활과 영업비밀 등을 보호한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자금난 업계 ‘숨통’…거래활성화 ‘글쎄’

    자금난 업계 ‘숨통’…거래활성화 ‘글쎄’

    정부가 23일 4개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 미분양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은 주택건설업계의 심각한 자금난을 덜어 주려는 일종의 고육책 성격을 띠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고 계약자들의 입주 포기가 급증함에 따라 거래 활성화에 다소나마 숨통을 터 주기 위한 조치다.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의 6월 위기설이 파다한 탓인지, 어느정도 정부의 고민과 다급함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주택업체 연쇄도산 때 입주 예정자의 피해가 더 커지고 저축은행과 하도급 업체의 동반부실이 우려된다.”며 “미분양 추가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택건설업계는 이번 정부안에 대해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양도세 재감면의 수도권 확대, 분양가상한제 폐지, 금융규제 완화 등 줄기차게 요구해 왔던 것들이 빠진 까닭이다. ●지방·중소 건설사 미분양 해소 도움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1만 6000가구로 10년간 장기평균치(7만 5000가구)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모두 4만여가구의 미분양을 해소하면 장기평균치에 근접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환매조건부 매입(2만가구) ▲리츠·펀드를 통한 미분양 매입(5000가구) ▲준공 후 미분양 담보 회사채 유동화(5000가구)로 3만가구의 미분양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에만 5조원이 투입된다. 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준공 후 미분양 매입(1000가구) ▲당정협의로 확정된 양도세 및 취·등록세 차등감면의 조기 시행(1만가구)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미분양 리츠와 펀드에 참여하도록 세제혜택을 주고, 주택금융공사는 자금난을 겪는 건설업체가 발행하는 회사채에 1조원 규모의 신용보강도 단행한다. 아울러 환매조건부 매입의 업체당 매입한도를 1500억원으로, 매입가격은 분양가의 50% 수준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분양주택의 이윤이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헐값 매입이란 업계 반발을 사고 있다. “차라리 구조조정을 전제로 매입하라.”는 요구까지 나온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환매조건부 매입이나 미분양 리츠·펀드 등이 포함돼 대형 건설사보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지방의 중소건설사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미분양으로 홍역을 앓는 업체들에 대한 일종의 ‘악성 재고떨이’ 지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연구소장도 “직접적 미분양 해소안이라기보다 중소건설사의 원활한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단기 촉진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소장은 “주택보증의 환매조건부 매입은 환매기간 사업주체의 사정이 악화되거나 환매거부 등이 발생하면 돈을 빌려주는 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리츠·펀드를 통해 매입한 미분양 아파트도 마찬가지로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매각이나 임대가 되지 않으면 다시 미분양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거래활성화안은 보완 필요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한 거래 활성화안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안은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아 새 집으로 이사하지 못하는 사람’의 기존 주택을 구입하는 자(무주택자 혹은 1주택자)에게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초과해 대출받도록 허용했다. 하나은행 이신규 세무사는 “매수자의 연소득을 4000만원, 대출한도 2억원, 금리 5.2%로 한정했는데 중산층·맞벌이부부 등의 연간소득은 보통 4000만원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 세무사는 “거래활성화는 취·등록세 등 세제혜택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2억원 한도로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4억원 안팎의 소형주택 구매 촉진안이라며 거래가 잘 안 되는 중·대형 위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집값의 대세 상승기가 아닌 데다 버블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DTI 완화는 자칫 가계나 금융기관 부실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앞으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시기조절이나 추가적인 금융규제 완화 등 다양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지방이전기업 보조예산 내년 2000억으로 증액

    지식경제부가 21일 내놓은 ‘지역경제 주요 현안 및 대책’은 지역경제 회복을 가속화하고, 지역특화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선 지방이전 기업의 보조금이 미흡하다고 보고 올해 1106억원 규모인 기업이전 및 고용보조금 예산을 내년엔 2000억원까지 증액하기로 했다. 보조금 지원대상에는 기존의 지방이전 기업과 지방소재 신규 투자기업 외에 추가로 지방에 공장을 신설하는 기업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선도산업 기업이 직원을 추가 채용하면 연구·개발(R&D)비의 일부를 고용 장려금으로 지원한다. 올 하반기 반월·시화와 남동, 구미, 안산 등 4개 노후 산업단지에 대한 ‘구조 고도화 시범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기고]한국의 전략적 동반자, 카자흐스탄/김일수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전 주 카자흐스탄대사

    [기고]한국의 전략적 동반자, 카자흐스탄/김일수 서울시 국제관계 자문대사·전 주 카자흐스탄대사

    내일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방한한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렸던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다. 2008년 베이징 정상회담, 지난해 이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방문까지 포함하면 양국 간 정상 교류가 이례적으로 빈번한 편이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외형 못지않게 내용에 있어서도 서로를 ‘전략적 동반자’로 규정할 만큼 의미있는 관계를 맺고 있다. 2008년에는 10억배럴의 예상 매장량을 가진 카스피 해상의 ‘잠빌’ 광구 탐사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27억달러 규모의 카자흐스탄 화력 발전소 건설을 우리가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도 자원협력과 우리 기업의 항만, 발전소 건설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 참여는 물론 산업 다변화 협력, 경제 개발 경험의 공유, 문화 협력 등을 통해 양국 관계를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자흐스탄은 일찍이 대외 개방, 시장주의로의 개혁을 완료하고 원유를 비롯한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2000년대 연평균 10%의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얼마 전 키르기스스탄에서는 국민 시위로 정권 교체가 있었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구소련 공화국 중 거의 유일하게 심각한 정변을 겪지 않았고 이러한 정치적 안정이 고도 경제 성장에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구소련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럽 인권과 민주주의의 전초 기구인 유럽안보 협력기구(OSCE)의 2010년 의장국을 맡아 주목을 받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경제 개방 이후 2008년 세계를 강타한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고속 성장하던 금융 부문과 건설 부문이 집중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2008년도 카자흐스탄의 경제 성장률은 3%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경제 위기에 대한 카자흐스탄 정부의 대응은 인상적이었다. 위기에 직면한 은행권의 도산을 막기 위해 주요 은행에 대한 지분 매입, 금융 지원,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졌다. 결국 국제금융 위기로 인해 도산한 은행은 없었고 건설 시장도 점차 회복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자원 부국에 만족하지 않고 산업을 다변화·고도화하기 위해 통신, 발전소, 항만, 도로, 철도 등 인프라 건설에 힘을 기울이고 중앙 아시아 금융의 중심으로 부각을 노리는 야심찬 나라다. 그리고 개도국으로서 유례 없는 경제, 정치 발전을 이룩해 낸 한국과 경험을 교류하는 데 관심이 남다르다. 카자흐스탄은 현재 일시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나 1998년, 2008년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 남다른 경제 운용 경험을 축적했다.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모범적인 정치 안정과 다민족 간 화합을 구가하는 카자흐스탄의 고속 성장 재개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앙아시아는 우리와 언어적, 인종적 뿌리를 같이한다. 그곳에 거주하는 수십만의 고려인은 우리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연결 고리다. 그래서 풍부한 자원을 가진 중앙아시아는 우리에게 경제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블루 오션으로 다가오고 있다. 7 년 만에 한국을 찾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만남이 양국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제주 T20관광장관회의 유치나서

    제주도가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T(Tourism)20’ 관광장관회의 제주 유치에 본격 나섰다. 1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G20 관광장관들이 참가하는 T20 관광장관회의 개최 도시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도는 10월11~14일 열리는 T20 관광장관 회의를 유치하기 위해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서를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들어갔다. 문화부는 유치 의사를 밝힌 국내 도시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제주를 비롯, 경주 등 4개 도시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유치 제안서를 통해 제주가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풍부하고 정부의 마이스(MICE) 선도산업 지역으로 선정되는 등 T20 관광장관회의 개최 최적지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T20 관광장관회의는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도 참석, 관광산업발전을 위한 공공·민간 및 국제기구 협력,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신관광경제 육성, 저탄소 녹색성장과 관광산업 녹색화 등에 대한 ‘T20 장관선언문’을 채택한 후 G20 정상회의에 전달하게 된다. 관광장관회의는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UNWTO 총회에서 세계 경제촉진제로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창설됐으며 1회 회의는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렸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안동, 원격 문화재 방재…임청각 등 10곳에 시스템 구축

    국내 처음으로 첨단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원격 문화재 방재시스템이 구축됐다. 경북 안동시는 14일 일직면 망호리 소호헌(보물 제475호)에서 문화재청과 시·도 문화재 방재 관계자들을 초청해 문화재 방재 시스템 구축 사업 시연회를 가졌다. 시가 이번에 구축한 방재 시스템은 최첨단 IT 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통합관제시스템으로서 통계적 기법에 의한 정상치 예측은 물론 화재, 침입, 습해 등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담당자나 유관기관(경찰서, 소방서, 문화재지킴이)에 상황 정보를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는 기능도 갖췄다. ‘아이폰’을 활용한 원격 동보 단말기로 24시간 언제 어디서나 손안에 놓고 관찰할 수도 있다. 안동시는 도산서원과 임청각, 화회마을 충효당 등 목조 건축 문화재 10곳에 이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시는 2008년 2월 숭례문 방화 사건 이후 문화재 방재 시스템 개발에 나섰으며, 최근 10개월간 시범 운영해 왔다. 안동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고급인맥에 고수익은 덤

    서울 강남의 500억원대 계주 도피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13일 ‘모나리자계’의 피해금액과 계주 손모(57·여)씨에 대한 조사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추가고소에 따라 피해 인원, 수법 등 사건 전모를 밝혀 해외로 도피한 손씨에 대해 압박수사를 할 방침이다. 강남 일대에서 계가 깨지면서 계원이 계주를 고소한 사건은 처음이 아니다. 다복회·한마음회·청솔회·한아름회·모나리자계 등 2008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강남의 ‘귀족계’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강남 귀족계는 수백억원대를 운영하면서 재계 고위 인사와 조직폭력배가 연루돼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계원들은 “한번 발을 들이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벗어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계주 손씨를 고소한 모나리자계 핵심 계원들은 국내 대기업 간부 부인, 건설사 사장 등 재계 고위 인사 다수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강남 일대 고급식당이나 호텔에서 모임을 가지면서 인맥을 형성하고 재산을 불리기 위해 계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 귀족계 대부분은 ‘문어발식’으로 운영된다. 한 사람이 계를 여러 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공동계주·대리인을 둔다. 손씨도 모나리자계와 금잔디계를 동시에 운영해 왔다. 계에서 활동하다 인맥을 형성하면 독자적으로 자립해 또 다른 계를 운영하기도 한다. 계원들끼리 채무관계가 얽힌 것도 특징이다. 채무자가 빚 독촉을 받으면 계를 소개하면서 관심을 유도한다. ‘바람잡이’도 있다. 계원 A씨는 “계마다 ‘모집책’이 있어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면서 “밥만 같이 먹자면서 모임에 데려가 ‘반반씩 불입하자’고 꼬드긴다.”고 말했다. 계가 깨지면서도 한번 발을 들이면 끊지 못하는 이유는 막대한 수익성 때문이다. 문제가 된 모나리자계 20억원짜리 낙찰계의 경우 한꺼번에 20억원이라는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강남 극소수의 부유층이 가입했다. 2억원짜리 번호계의 경우 순번에 따라 이자를 포함해 한꺼번에 2억 6000만~2억 7000만원 정도를 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열린세상] 금융개혁 멈춰선 안돼/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열린세상] 금융개혁 멈춰선 안돼/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상임자문위원

    이번의 글로벌 위기를 경험하면서 재삼 확인하는 사실은 개혁 추진이 힘들다는 점이다. 정작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는 당장의 안정이 중시되기 마련이며, 안정 기미가 보이면 개혁드라이브는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이번 위기도 예외는 아니다. 다행히 전례 없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세계적 정책 공조로 회복의 전기는 마련되었다. 그러나 정작 회복세를 이어가는 데 필요한 개혁드라이브는 여전히 선진국 중심으로 논의 차원에 머물고 있다. 더욱이 글로벌 환경에서 국제금융체제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국가 간 공조와 합의도출은 지지부진하다. 이번 위기 때 건실한 기초 여건이 확인되었다고 판단한 아시아의 신흥시장은 이제 본격적 경기 회복을 낙관하고 있다. 수요 기반이 회복되고 금융시스템 작동도 원활해질 것으로 보는 가운데 야심찬 발전 전략이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체제는 이미 글로벌 차원의 조정을 감당하기에는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태이다. 실제 G7의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재균형(rebalancing)은 물론 부문별 조정(sectoral adjustment)이 불가피해진 상황은 체제적 피로도를 반영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상황은 위기 이후의 조정이 선진국 중심으로 이루어진 점이다. 미국의 경우 공황 수준의 장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한 재정의 역할이 두드러진 가운데 민간부문의 수지는 2007년 4·4분기 GDP의 2.1% 적자에서 2009년 3분기에 6.7% 흑자로 나타났다. 적자 확대로 급증한 정부 부채는 2012년까지 GDP의 100%를 넘을 것이고 중기적으로 금리 급등, 대규모 도산이나 인플레이션 등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 그나마 이러한 일련의 조정은 연방은행과 신흥국가들이 지속적으로 미국채를 매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경제적 중요성이 커진 주변 국가들의 자발적 조정과 개혁 없이 중심국가들의 조정만으로 글로벌 시스템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비기축통화국으로서 정책적 보호막이 약해졌을 때 현재의 취약성이 관리될 수 있을까? 아시아 신흥시장들이 외화 유동성에 대한 구조적 의존 구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수출 위주의 성장전략에 집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선진 경제의 적자 확대를 기반으로 한 회복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이미 고령화의 진전으로 선진국의 재정 위기 상황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평균 200%를 넘으며 일본의 경우 600%에 달한다. 특히 기축통화국의 재정 악화는 향후 적자 확대기반의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짐을 시사한다. 더욱이 환율 강세로 신흥시장의 수출 환경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아시아 성장의 기본 전제 조건이 불투명해지는 향후의 여건은 재무적 투자 차원의 결정이 신중해져야 함을 시사한다. 신흥시장들은 당장의 성장 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고용 등 기초 여건의 확보에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오히려 충격 흡수 능력을 키우고 기초를 튼튼히 하는 금융부문의 개혁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금융의 내부적인 선별 기능이 회복되어야 시스템 차원의 위험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글로벌 위기는 그동안 자리 잡았던 국제금융을 지탱하는 신뢰의 축들이 과용된 결과 전반적 신뢰기반이 오히려 약화되었다는 점이 요체다. 신뢰 기반의 핵심으로서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의 구축과 같은 개혁차원의 노력이 가시화되어야 하나 공감대 형성마저 미흡하다. 앞으로 세계경제가 차별적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신흥시장은 환율 절상 기대 하의 해외 자본 유입으로 안정 기조 유지에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한다. 본격적 조정의 여파가 신흥시장으로 전가되면서 자본 흐름의 급격한 반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신용 팽창, 자산 버블의 생성과 소멸 과정을 통해 다시금 신흥시장의 고용 기반이 잠식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시스템 차원의 위험이 늘어날 수 있는 현 여건에서는 납세자 부담을 담보로 한 거시정책이나 외형적 성장보다는 구조 조정과 역내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의 기초 여건을 다져 나가야 한다.
  • 美 한국전 참전용사들 고향 우체국 이름으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한국전쟁에서 동료를 구하려다 전사했거나 큰 전과를 올린 미국 군인들이 고향의 우체국 이름으로 길이 기억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우정공사(USP S)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한국전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인정해 그들의 이름을 사용하는 우체국이 12곳 있다. 특정 인물의 이름을 우체국명으로 하는 510여건 가운데 약 2%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미 의회가 지난 1967년 제정한 법률에 따라 우정공사가 정치, 경제, 스포츠, 군(軍) 등 사회 각계에서 활동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우체국명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이름이 우체국 이름으로 사용된 첫 사례는 지난 1997년 11월 로드아일랜드주 사우스킹스타운 소재 우체국이다. 이 지역 신인 한국전 참전용사 데이비드 샴페인(해병)의 이름이 그의 고향 우체국 명칭으로 채택됐다. 한국전 참전용사의 우체국명 사용은 한국전 종전 50주년이었던 2003년 1건을 비롯해 2004년 4건, 2006년 2건, 2007년 1건, 2009년 3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이다호주 남파시 사우스애버뉴에 위치한 우체국의 이름이 허버트 리틀턴 일병(해병)의 이름으로 바뀌었고, 2007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세네카시의 우체국은 루이스 왓킨스 하사(해병)의 이름을 간판으로 달기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동료 병사들을 구하기 위해 적군이 투척한 수류탄에 자신의 몸을 던져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산화했다. 캘리포니아주 코비나시의 우체국 명칭으로 기억될 릴리언 킨켈라 케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에서 간호사로 활동했다. 한편 한국인으로 미국의 우체국 명칭에 자신의 이름을 남긴 사람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유일하다.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딴 우체국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6번가에 있다. kmkim@seoul.co.kr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빈 정은주 순회특파원│오스트리아 빈에 자리 잡은 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에 최근 예비 법률가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월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들에 이어 26일부터는 사법연수원생과 연세대 학생들이 찾았다. 이들은 국제상거래 모의 중재재판에 처음으로 출전, 전 세계 로스쿨 학생들과 실력을 겨뤘다. UNCITRAL은 국제무역을 규율하는 대표적인 국제법 통일기구인데다 한국인 진출이 가장 활발한 유엔 기구여서 최근 들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수근 이화여대 법대 교수가 오는 6월까지 위원회 의장을 맡고, 정창호(부장판사) 전 사법협력관이 전문가모임에 초청받아 활동했으며, 이재성(35) 미국 변호사와 이아름(27·여)씨가 사무국 전문 법률가로 일하고 있다. UNCITRAL은 각국의 국제상거래법이 달라서 국제무역의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1966년 12월 유엔 총회 결의로 설립됐다. 유럽국가 중심의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1926년 설립)를 보완하면서 나라별로 다른 국제상거래법의 점진적 조화와 통일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회원국 60개국을 대륙별로 할당해 세계의 주요 경제·법체계를 아울렀다. 아시아 14개국, 아메리카 10개국, 아프리카 14개국, 동유럽 8개국, 서유럽 및 기타 14개국이 임기 6년의 회원국으로 선출된다. 나머지 국가에서는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하는데 회의 논의 과정에서는 회원국과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1980년 4월 참관인으로 참여하기 시작해 2003년 3년 임기의 회원국에 선출됐고, 이후 6년 임기로 2007년에 재선에 성공했다. 헤이그사법회의(HCCH)나 UNIDROIT보다 출발이 늦었지만, UNCITRAL을 국제 상거래분야의 대표적인 국제법률기구로 주목하는 이유는 실무 작업반 때문이다. 회원국 정부 대표단이 참여하는 실무 작업반 회의가 위원회 본회의와 별도로 매년 12주 동안 열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논의가 가능하다. UNCITRAL 위원회는 1968년 국제상거래 가운데 국제 물품 매매, 중재, 운송, 국제 결제 등을 다루기로 하고 실무 작업반을 구성했다. 현재는 ▲정부 조달 ▲중재 ▲운송 ▲전자상거래 ▲도산 ▲담보부 거래 등 6개 작업반이, 위원회가 결정한 큰 틀의 주제와 방향을 기초로 연구활동을 펼친다. 그렇게 마련한 통일 규범안을 위원회가 매년 6월 본회의에서 평가,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국제 규범을 채택하는 형식은 ▲국제 협약 ▲모델(model)법 ▲입법 지침 등 크게 세 가지다. 국제 협약은 회원국에 따라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규범으로 법적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회원국 사이에 견해 차이가 크면 제정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법적 구속력이 없는 모델법을 만들어 각국의 사정에 맞게 국내법을 자체 개정하도록 유도한다. 대륙법과 영미법 등 근본적인 법체계 상 문제라면 상거래 규범의 기본 원칙이나 입법 권고 사항을 천명하는 입법 지침으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국중재협약, 국제물품매매계약협약 등에 가입해 있다. ejung@seoul.co.kr
  •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르노 소리엘 사무국장 인터뷰

    [정은주 순회특파원 세계의 법원 가다] 르노 소리엘 사무국장 인터뷰

    │빈 정은주 순회특파원│유엔 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르노 소리엘 사무국장은 최근 정부조달, 전자상거래 분야의 국제상거래 규범을 개정하면서 한국 사례를 적극 검토, 반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터넷 강국답게 한국의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이 앞서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UNCITRAL은 정부가 계약 당사자로 물품을 구매하거나 건설·용역 계약을 체결할 때 통일적인 국제 규범이 필요한 회원국의 요청에 따라 1994년 ‘정부조달에 관한 모델법’을 마련했다. 최근 전자정부 조달 시스템이 출현하면서 개정작업에 돌입한 UNCITRAL은 우리나라 조달청의 인터넷 기반 ‘다수공급자물품계약제(MAS)’ 규정을 이상적인 모델로 삼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최근 신설한 ‘전자 선하증권’ 상법 규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소리엘 사무국장은 “빠른 성장으로 국제 경제 무대에서 위상이 높아진 한국이, 이제 국제 경제법 무대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발도상국 지원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리엘 국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이 국제법률심포지엄 ‘기업도산절차의 국제적 동향’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하는 등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ejung@seoul.co.kr ■후 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환경플러스]

    한식 녹색·웰빙 세계화 추진 정부는 한식의 반찬 가짓수가 많아 세계화를 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아래 표준 상차림 모델을 개발해 보급한다. 녹색성장위원회와 환경부는 올해 11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연계해 한식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G20 준비위원회와 함께 정상회의에 제공될 메뉴 20가지도 개발된다. 한식이 녹색·웰빙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민간기관 중심으로 해외 한식당 평가를 실시, 우수 한식당에는 녹색·웰빙식당이라는 국가 인증로고를 붙여줄 방침이다. 해외반출 생물표본 7454점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김종천 관장)은 지난해 일본 마키노표본관과 헝가리 자연사박물관 등 2개국 8개 기관에 대한 방문조사를 통해 한반도산 생물종 표본 7454점의 목록과 화상자료를 확보했다고 28일 밝혔다. 한반도 생물표본 정보 확인사업은 생물자원의 소유·이용에 관한 국제적 분쟁에 대비하고 생물주권 확보 차원에서 2008년 시작, 2017년까지 10년간 진행된다. 조사된 한반도산 생물표본 중에는 한반도 고유종인 세뿔투구꽃 등 141종 569점과 세계 최초로 발견돼 이름 붙여진 우리변색장님노린재 등 212종 326점 등이 포함돼 있다.
  • 국민銀 300억 국세심판청구 승소

    국민은행이 300억원 규모의 세금을 돌려받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조세심판원으로부터 2건의 국세심판 청구에 대한 법인세를 취소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국민은행은 2002년 도산할 위기에 처한 자회사 주은산업을 높은 가치에 청산하려고 대출금 이자를 면제해 줬다가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부과받았다. 또 국민은행이 설립한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를 청산하기 전 SPC의 지급 여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으려고 2004년 배당을 받지 않았지만, 국세청은 이자를 면제해 준 것으로 판단해 세금을 부과했다. 국민은행이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당하다는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어서 환급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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