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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엔화 저평가시대 극복은 기술경쟁력 강화로/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열린세상] 엔화 저평가시대 극복은 기술경쟁력 강화로/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엔화의 저평가로 인해 한국 제품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경제연구원은 1달러당 100엔에 이르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수출기업의 비중이 33.6%에서 68.8%로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기가 총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아베노믹스에 의해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경쟁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대외통상 의존율이 70%에 이르고 전체 수출 품목의 45% 수준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의 수출산업은 치명타를 맞게 되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주요 20개국(G20) 경제장관회의에서 엔화의 저평가를 국제사회가 인정해 줌으로써 엔화 저평가는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가격 경쟁력으로 버티는 중소 전문기업에는 수출 감소가 기업을 회복 불능의 상태로 몰고 갈 수 있다. 엔화 저평가 시대에서 중소 전문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소 전문기업의 기술 경쟁력 문제는 우수 인력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데에 기인한다. 필자가 기술지도를 하는 직원 35명의 유압공구 D전문업체는 초고압 유압펌프 제조 기술을 확보한 연간 매출 9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다. 사장은 공업계 고교 기계과를 졸업한 뒤 30년을 유압공구 제조에 전념해 왔다. 매출의 15%를 중국과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공구의 내마모성과 고급 유압 설계기술 분야를 앞세워 부가가치가 높은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기술 경쟁력을 갖춘 일본이 유압공구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가지면서 국내시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 회사 사장은 요즈음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으로 밤을 하얗게 새우기가 일쑤라고 한다. 대학과의 산학 협력을 통해 고압 플렌지 가공기계를 성공적으로 개발했고, 상품 개발을 위한 과제에 오래 참여했던 대학원생을 영입하려 했으나 임금을 많이 준다는 대기업에 취업해 버렸다. 한국이 특히 취약한 부품 및 소재 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며, 이 분야가 미래 선도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흔들림이 없으려면 광학과 나노·마이크로 기술 등의 첨단 과학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제조 기업이 생존하려면 제품의 경박단소(輕薄短小), 즉 가볍고 얇고 짧고 작으면서도 더욱 정밀하고 똑똑한 과학기술이 융합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런데 D전문업체는 이들 분야의 고급 전문인력이 부족해 사장의 30년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전문 중소기업도 우수인력 확보의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창출이 힘든 게 현실이다. 따라서 매출과 이익의 부족은 열악한 근무 환경 및 저임금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우수인력 확보를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주는 방법으로는 먼저 사회 전체의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 하위직이지만 안정되고 평생 직업으로 알려진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이 75대1을 기록하고 있는 현상은 고쳐져야 한다. 창의성과 도전 그리고 포기할 줄 모르는 모험정신이 존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에 대한 사회의 차별 또한 매우 심각하다. 대학 졸업 후 자기 자식이 대기업에 입사하면 자랑스럽고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창피해하는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는 아니지 않은가? 패배자들이 모이는 중소기업에서 세계적인 지식과 제품이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직업의 인식 기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전문가로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가 더욱 중요한 사회가 되어야 한다. 기업이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추는 것은 필수 사항이다. 그동안 엔화의 고평가로 인한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기업을 운영했다면 하루빨리 기술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국민소득 4만 달러의 선진국에 비해 기술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생산성에서 2만 달러 시대인데 4만 달러 시대로 앞서가는 것은 뱁새가 황새를 좇아가는 격이다. 엔화 저평가시대가 한국기업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촉진시키는 보약이 되기를 고대한다.
  • 朴대통령, 건설업계 금융지원 지시… 후속조치 눈길

    朴대통령, 건설업계 금융지원 지시… 후속조치 눈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이례적으로 특정업종을 언급하며 건설업계의 금융 지원을 지시해 후속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대형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을 보증해 자금에 숨통을 틔워줄 방침이다. 수출입은행은 신용보증 및 대출 확대로 중견·중소 건설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등 예금 취급기관의 건설업 대출은 2010년 말 55조원, 2011년 말 49조 9000억원, 2012년 말 44조 2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건설사들이 경기 침체에 돈줄마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의미다. 규모가 작은 건설사는 사정이 더 열악하다. 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은 “대형사 몇 곳만 빼고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회사 신용도가 낮아 단독으로 해외공사 수주에 필요한 보증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보다 11.1포인트 하락한 54.3에 머물렀다. 2010년 8월(50.1)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60.3) 반등에 성공했지만 아직 불안 요소가 더 크다. 금융당국은 일단 일시적 자금 경색으로 인한 도산 방지를 위해 대기업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을 보증해 주기로 했다. 김정각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장은 “해외건설 저가 수주 문제는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가 자율조정장치로 해결할 문제”라면서 “해외 건설사들의 유동성이 문제되지 않도록 프라이머리담보부증권(P-CBO) 확대를 추가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P-CBO는 여러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묶은 뒤 보증을 붙인 유동화증권으로,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을 돕는 제도다. 그러나 이는 현재 신용보증기금이 지원하는 P-CBO 지원대상을 대기업(재계순위 1~10위 제외)까지 확대하는 것이라 당장 중견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건설공사계약 이행 전 발주자가 요구하는 은행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일종의 신용보증인 ‘이행성 보증’에 2000억원, 중기가 해외에 나가서 제작물을 만들 때 쓰는 비용을 대출해주는 ‘제작금융’에 5000억원 등 중소·중견 건설사 지원 한도를 총 1조원으로 책정했는데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그 ‘아저씨’ 속 전당포는 없다…명품백 전문·IT 전문으로 화려한 변신!

    [주말 인사이드] 그 ‘아저씨’ 속 전당포는 없다…명품백 전문·IT 전문으로 화려한 변신!

    지난 9일 서울 종로3가 귀금속 상가 거리. 허름한 건물들 사이로 ‘전당포’ 간판이 간간이 눈에 띈다. 세월을 머금은 탓일까. 색 바랜 전당포 간판은 북적거리는 종로 거리와 어딘가 어울리지 않았다. 영화 ‘아저씨’에서 봤음 직한 음침한 계단을 지나 굳게 닫힌 전당포 쇠문을 두드렸다. 돌아오는 대답은 “장사 안 되니 해 줄 말도 없다”일 뿐. 10여곳을 찾아 헤맨 끝에 간신히 J전당포 주인 공모(54)씨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업이 잘돼야 인터뷰할 마음도 생기지…. 언론에 대고 맨날 죽는소리 하면 뭐 하나. 바뀌는 것도 없는데….” 같은 날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리. 값비싼 수입차와 명품숍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중 유리벽 너머로 구찌, 프라다 등 여러 종류의 명품 백이 가득 진열된 상점이 곳곳에 있었다. 찾고 있던 ‘명품 전당포’였다. 두 블록당 한곳꼴로 위치한 명품 전당포는 로데오 거리에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었다. 도산공원 옆에 자리한 노블캐시 이성형(37) 대표의 얘기다. “전당포가 캐피털사처럼 금융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미국의 ‘캐시 아메리카 인터내셔널’ 전당포는 500여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당포들도 곧 기업화될 것이다.” 노블캐시만 해도 전국에 가맹점을 네 곳이나 둔 기업형 명품 전당포다. 전당포가 진화하고 있다. 1900년대 초반 본격 등장해 1960~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전당포는 서민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아직도 전당포가 있느냐”는 반문이 나올 정도로 급격하게 쇠퇴하는 추세다. 대신 명품 전당포나 정보기술(IT) 전당포 같은 현대식 전당포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IT 전당포는 노트북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이다. 19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협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전당포는 1036개다. 숫자는 급감했지만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전당포의 흥망성쇠는 매출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공씨가 종로에 터를 잡고 전당포를 처음 시작했던 2005년에는 수입이 꽤 쏠쏠했다고 한다. 매달 20여명의 고객이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갔다. 공씨는 “지금은 법정최고이율(연 39%)이 정해져 있지만 그게 없던 당시에는 한달에 5부(5%), 6부(6%)까지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요즘 수입은 2005년의 딱 절반이란다. 한달에 10건 물건을 잡으면 ‘선방’한 편이다. 단골 취급 품목인 금의 값이 오른 것도 전당포의 사양길을 부추긴 한 요인이다. 공씨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1돈당 5만원 하던 금값이 최근엔 20만원을 웃돌면서 사람들이 금을 전당포에 맡기기보다는 아예 팔아버리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대식 전당포는 어떨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IT 전당포 ‘아이티캐시’의 직원 김모씨는 “하루 평균 5~6건 물건이 잡힌다”면서 “한달로 치면 150건 정도”라고 말했다. 주로 고가의 아이패드나 노트북, 카메라 등을 맡기고 돈을 빌리기 때문에 이자 수입은 전통 전당포보다 나은 편이다. 방송용 캠코더 등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초고가 전자기기도 종종 들어온다. 김씨는 “전자제품 시세의 50~60% 수준에서 전당이 나간다”면서 “이자는 월 3% 수준으로 대출 기간은 한달이 기본이지만 2~4개월 연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11년 개업한 아이티캐시는 IT 전당포 호황을 타고 2년 만에 지점이 8곳으로 늘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 고객의 증가다. 엄밀히 말하면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김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스마트폰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면서 “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우니 전당포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2030세대도 IT 전당포의 주요 고객이다. 신용카드 결제일이 몰려 있는 매달 25일 전후로 젊은 고객의 발길이 부쩍 늘어난다. 얼마 전엔 한 30대 남성이 아이티캐시에 찾아와 아기 돌 선물을 사야 한다며 노트북을 맡기고 10만원을 빌려 가기도 했단다. 예나 지금이나 전당포의 단골 고객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이다. 노블캐시의 이 대표는 “우리 전당포가 서울 강남에 있다고 잘사는 사람들만 대출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가계 빚 때문에 급전이 필요한 주부들이 인터넷으로 상담을 받고 전국에서 명품 백을 보내 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노블캐시의 한달 평균 고객은 70~80명이다. 대출 금액도 평균 300만원 선으로 IT 전당포보다 건당 이자 수입이 높다. 롤렉스 등 고가 시계의 평균 대출 가격은 3000만원대로 월 3%를 적용하면 이자 수입만 건당 90만원이다. 하지만 현대식 전당포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있다. 노블캐시 측은 “예전에는 1억 50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맡기고 투자금을 빌려 가던 고객도 있었는데 지금은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이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면서 “가장 호황이었던 2011년과 비교하면 요즘 매출이 10%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IT 전당포도 전국에 100개가 넘는다. 그러다 보니 리스크(위험) 관리는 필수다. 특히 명품 전당포는 ‘열공 모드’다. 새 명품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새 명품이 나올 때마다 공부하지 않으면 언제 사기를 당할지 모른다”면서 “가맹점 교육을 위해서라도 진품 구별법 공부는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른바 ‘짝퉁’을 구분해 낼 줄 아는 능력이 리스크 관리의 첫걸음인 셈이다. 문제는 장물이다. 한 동거 커플이 지난해 고가의 카메라(DSLR)를 들고 왔지만 이 대표는 돌려보냈다. 기본적인 카메라 조작법조차 모르는 게 수상쩍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 커플은 카메라 대여점에서 물건을 빌린 뒤 전당포에서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시가 2억원 상당을 빼돌린 사기범이었다. 이 대표는 “대출해 줄 때 본인 소유인지 꼭 확인한다”고 말했다. 아예 경찰과 공조 체제를 갖추고 있는 곳도 있다. 장물로 확인되면 곧바로 경찰서에 넘기는 식이다. 지난해엔 식당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손님이 두고 간 300만원 상당의 노트북(‘맥북프로 레티나’)을 들고 전당포를 찾았다가 현행범으로 입건된 적도 있다. 김씨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딱 보면 어느 정도는 장물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물을 다룬다는 소문이 나는 순간 사업을 접어야 한다”면서 “누가 그런 물건을 사 가려고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전당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앞서 공씨의 경우 명함에 ‘전당포’라는 문구를 아예 넣지 않는다. 딸이 자신의 직업을 안 것도 불과 얼마 전이라고 한다. 공씨는 “사람들의 편견도 안타깝지만 불법 사채업자 단속을 게을리하는 정부도 야속하다”고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규제 행정의 허실/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열린세상] 규제 행정의 허실/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물가가 오르는데 정부는 뭐하고 있는가? 은행이 해킹으로 뚫리는데 원인은 찾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는가?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집값이 떨어지고 건설회사가 줄도산을 하는데 정부는 무슨 대책을 세우고 있는가? 학교 폭력이 이렇게 심각한데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는가? 저축은행의 부실 여파가 연쇄적으로 퍼져 나가는데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매일 주위에서, 언론에서 정부를 비판하거나 정부가 현안을 조속히 해결하라는 독촉을 듣는다. 시간이 지나도 비판의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시원스럽게 해결되는 것도 없으니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것 같다. 세금을 쓰면서 국민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줄 모르는 비효율적인 정부이다. 정부는 과연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졌는가? 정부가 전지전능하면 몰라도 이 많은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이러한 어려운 문제에는 늘 해답을 찾지 못한 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새 정부는 경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겠다며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이대로 가다간 사회 전체가 큰 갈등에 휘말릴 수도 있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를 외치는 정부의 입장은 공감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국회는 대형 유통업체의 전통시장 영업을 제한하고 대기업이 골목상권에서 손을 떼게 하거나, 기업 총수와 임원의 연봉을 공개하고 대기업 계열사의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벌을 강화하는 법을 추진 중이다. 대기업의 횡포가 얼마나 심했으면 이런 조치가 나오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 수단을 보면 거의 규제 일변도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다른 나라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규제 정책들도 보인다. 과도한 규제가 시장을 왜곡시키며, 기업의 경쟁력을 죽이고 성장 동력을 훼손할까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오랫동안 불필요한 규제 철폐를 천명해 왔고 많은 규제를 없앴다며 실적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규제는 더 늘어나고 있다. 해마다 국회에서 만들어지는 법을 들여다보면 규제 덩어리가 아닌가? 없어지는 규제도 많지만 늘어나는 규제가 더 많다. 물론 필요한 규제도 있다. 하지만 정부보다 민간이 더 크고 시장의 힘이 지배하는 경제에서 규제로 행정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한가? 아무리 잘 만들어진 규제라도 규제의 망을 피해가는 구멍은 있고 그걸 또 귀신같이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 구멍을 막으려 하면 규제는 복잡해지고, 많은 규제는 일선에서 제대로 집행이 안 되는 악순환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대기업도 정부의 눈치를 보고, 시장의 노점상이나 골목의 포장마차도 관할 공무원이나 경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민간의 힘과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의 역할은 점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 속에서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거나 정부에 많은 걸 요구하면 비정상적이고 초법적인 규제만을 양산하게 된다. 규제들이 제대로 효과를 내면 그래도 낫겠지만 그러지 못하면 비효율의 극치이다. 더구나 규제의 남발은 공직사회 부패의 연결고리가 되기도 한다. 시장은 인간이 만들어낸 제도 중에 가장 훌륭한 제도라고 하지만 시장도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 정부의 역할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은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데 그쳐야 하고 시장이 최대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책도 규제보다는 시장 원리에 더 가까운 조세 같은 수단이 바람직하다. 자식에게 “하지 마라”고 잔소리하는 것은 쉽지만 효과는 별로 크지 않다. 칭찬과 격려로 스스로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다. 자유로운 경쟁 속에 창의성이 발휘되고 도전정신이 발현되는 것이다. 창의성, 도전정신이야말로 발전의 원동력이다. 자유경쟁과 시장경제를 옹호한 경제학자 하이에크의 말을 빌리면, 정부가 모든 걸 해결해 주기 바라는 것은 ‘노예가 되는 길’(The Road to Serfdom)이다.
  • [추경예산안 의결] 중소·수출기업 1조3000억… 일자리 창출엔 4000억 지원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국민안전 강화, 기획재정부 등 정부가 16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내놓으면서 꼽은 역점사업이다. 우선 4000억원 재원으로 5만개의 일자리를 더 만든다는 계획이다. 질 좋은 일자리 제공을 위해 경찰관 2955명, 사회복지전담공무원 460명, 고용센터 직업상담사 400명 등 공무원 채용을 확대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8만 5000명에서 20만 4000명으로 1만 9000명 늘리고, 저소득층·노인·장애인 일자리도 기존보다 2만 8000개 더 창출한다. 청년 직업교육도 강화한다. 지역 대학생의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는 현장학습 프로그램을 3만 2000명에서 4만 1000명 규모로 늘린다. 예산 500억원이 투입된다. 일자리 예산 규모가 생각보다 적다는 지적에 대해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중소·창업·수출기업 융자 등을 통한 간접 일자리 지원이 많다”고 말했다. 중소·수출기업을 지원하는 데에는 1조 3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자 중소기업은행에 추가 출자하고 창업자금 1500억원, 신성장기반자금 3억원, 투·융자복합금융 200억원 등 정책 지원 자금이 더 늘어난다. 중소기업이 일시적 유동성을 견디지 못해 도산하는 것을 막도록 신용·기술보증기금의 보증 규모가 57조 4000억원에서 58조 9000억원으로 1조 5000억원 늘어난다. 수출입은행에 대한 추가 출자도 2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리는 등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수출 지원도 늘어난다. 중소기업에 대한 수출금융과 보증 지원 규모는 모두 10조 5000억원 정도 늘어난다. 안전 투자도 대폭 늘린다. 범죄안전 취약지역에 이동형 폐쇄회로(CC)TV 1050대가 추가 설치(88억원)되고 범죄정보 종합분석 시스템을 구축(51억원)한다. 성폭력피해자 지원센터도 확충(285억→297억원)하기로 했다. 18억원을 신규 투입해 어린이급식관리 지원센터를 64개, 급식소 지하수 살균소독 장치를 1400개 추가해 식중독 근절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사회 문제로 부상한 아파트 층간소음 분쟁의 사전예방을 위해 ‘층간소음 이웃사이 서비스’도 전국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산업단지 내 위험물질 취급 중소업체 1500개를 정밀 진단(50억원)해 방사성폐기물이나 석면 등 유해 화학물질로부터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로 했다. 노인과 장애인 등의 시설에서 생활하는 기초수급자 생계비 지원예산은 79억원 늘어난다. 이에 따라 월 생계비 지원 단가는 17만 7625원으로 책정됐다. 공공의료서비스가 취약한 지역을 대상으로 응급의료기관을 28개 늘리고 치매관리센터도 10개 확대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나 지방재정 지원에도 3조원 투입된다. 교통사고 위험이 큰 도로에 대한 구조 개선과 철도시설 개량 사업에 4600억원, 재해 위험 지역을 정비하고 빗물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등 재해예방시설에 8312억원이 투입된다. 또 국세 감액추경에 따라 깎아야 하는 지방교부세 2조원도 재정지원 차원에서 조정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개성공단 조업 중단] 입주기업들 “자체대표단 北파견 정부에 요청”… 직접 정상화 모색

    [개성공단 조업 중단] 입주기업들 “자체대표단 北파견 정부에 요청”… 직접 정상화 모색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범중소기업계 대표단을 구성해 북측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빠른 시일 내 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하겠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9일 직접 대표단을 꾸려 사태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만큼 입주 기업들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방증이다. 정상화가 더뎌질수록 기업 회생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입주 기업들은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 제한 조치를 내린 지난 3일부터 정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개성공단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비공개 전체회의를 개최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출경 금지에 이어 가동 잠정 중단과 근로자 전원 철수를 통보했다”며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단 자체가 폐쇄될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 당혹스럽고 참담하다”고 밝혔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도 “모든 기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으며 가동 잠정 중단이 지속되면 줄도산에 처할 위기”라고 말했다. 입주 기업들은 “남북 기본합의서에 따라 20~30년 앞을 내다보고 개성공단에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생산활동을 해 왔다”면서 “개성공단 운영과 존폐 결정에도 입주 기업 의견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성공단이 남북 경제협력 현장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이를 정치와 군사적 대결의 장으로 이끌고 있는 일부 언론에도 자제와 지원을 요청했다. 전날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날 북한 근로자들은 출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장 가동도 멈췄다. 거래선이 끊기는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 부회장은 “피해를 생각할 여유도 없을뿐더러 개별 기업 특성 때문에 투자 기업 손실을 말할 수 없다”며 “입주 기업 모두는 정상화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성공단 폐쇄를 염두에 둔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근로자들의 철수 계획도 없다고 못 박았다. 유 부회장은 이어 “치료가 시급한 중환자를 앞에 두고 병원이 치료비를 목적으로 시간을 끄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개성공단 잠정 중단은 너무나 가혹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입주 기업들은 새누리당 등을 찾아 개성공단 사태 해결에 정치권이 나서 줄 것을 호소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탄력받은 아베노믹스, 日경제가 들썩인다

    탄력받은 아베노믹스, 日경제가 들썩인다

    20년 장기불황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들썩이고 있다. ‘아베노믹스’가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26일 출범한 아베 신조 정권은 금융 완화, 재정 지출에 이어 기업 법인세 감면까지 검토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중의원(하원) 선거 직전인 지난해 12월 14일 9737.56이던 닛케이 지수가 30% 이상 급등해 9일 1만 3192.35로 마감했다. 달러당 엔화도 총선 전 85.53엔에서 이날 오후 3시 99.19엔으로 100엔대 회복을 앞두고 있다. 경기전망 지수인 경기선행지수도 지난해 12월 92.1에서 지난 2월 97.5로 치솟았다. 2007년 10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대기업 체감경기도 3분기 만에 개선됐다. 기업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에 따르면 대기업 제조업의 업황판단지수가 마이너스 8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1일 발표한 생활의식조사에서 “1년 후 물가가 오를 것이다”라는 응답자는 74.2%에 달했다. 이는 2008년 9월 이래 최고 수치로 지난해 12월 53%에서 무려 20% 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이다. 소비 심리가 풀리면서 지난 20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백화점에는 손님이 넘쳐나고, 긴자의 고급 술집 거리에는 수억 원대 검은 세단이 줄지어 늘어선다. 전국 백화점 매출액은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2.4% 감소했지만 2월에는 0.3% 증가했다. 2월 신차 판매 역시 7개월 만에 최고치인 47만 7000대를 기록했다. 실물 경제가 살아나면서 거품 붕괴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주요 대도시 중심가에는 초고층 빌딩을 새로 짓는 재개발 사업이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새 주택 착공이 지난해 12월 88만호에서 지난 2월 94만 4000호로 늘었고, 건설공사 수주도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4.8% 증가에서 지난 2월 16.3% 증가로 활기를 띠었다. 기업도 신바람이 났다. 엔저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고, 정부는 내친김에 법인세 감면도 검토하고 있다. 일반 기업은 물론 벤처기업, 의료 등 성장 분야 기업으로 감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산 기업 숫자도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 동향 조사회사인 도쿄 상공리서치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기업 도산 건수(부채액 1000만엔 이상)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1만 1719건으로, 1991년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일본 경제의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아베 총리의 전방위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가 자리잡고 있다. 아베 총리가 ‘3개의 화살’(금융, 재정, 성장) 정책을 통해 취임 100일 만에 일본 경제를 완전히 뒤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위적 경기부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위적 경기 부양이 설비투자와 임금인상 등 경제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개성공단 파행 장기화, 사회적 지혜 모으자

    북한이 개성공단의 북측 근로자 5만여명 전원 철수라는 초강수를 뽑아들었다. 북은 어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의 담화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고 밝혔다. 북은 이어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후 사태가 어떻게 번져지게 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남측 직원들의 개성공단 진입을 차단하더니 불과 일주일도 안 돼 개성공단 철수라는 극단적 조치를 꺼낸 것이다. 이로써 개성공단은 2004년 우리 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한 뒤로 9년 만에 전면 가동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눈앞에 두게 됐다. 예측이 불가능한 집단이 북한당국이지만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자, 자신들의 주된 외화 획득 수단인 개성공단에 대해 자해 수준에 가까운 망동을 저지르는 모습이 그저 개탄스러울 뿐이다. 부득이 개성공단 파행 장기화에 따른 대책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연일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그들의 움직임을 볼 때 조만간 북측이 다시 개성공단의 문을 활짝 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오히려 북측 근로자 철수와 공단 폐쇄 조치에 이어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때처럼 시설 압류와 같은 극단적 추가 압박조치를 뽑아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공단 폐쇄로 인해 북측 근로자들이 그동안 벌어들인 연간 9000만 달러의 외화를 포기해야 하는 자신들의 피해보다는 가동 중단에 따른 남측 업체들의 피해가 훨씬 크다는 게 북측 계산일 것이다. 특히 공단 가동 중단을 둘러싼 남한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고 우리 정부를 입체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판단이라면 능히 그 같은 극단적 선택도 불사할 집단이 그들이다. 먼저 입주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기업은행이 이들 업체에 1000억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고, 대출금 상환을 1년 유예하기로 했으나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해 6월까지 4년간 51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현대아산이 버틸 수 있었던 건 그나마 그룹 차원의 자본력 때문이다. 영세한 개성공단 업체들로선 꿈도 못 꿀 일이다. 이들의 줄도산을 막을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남북경제협력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재계의 협력도 절실하다. 개성공단 업체로부터 원제품을 공급받는 대기업들은 이들 업체의 특수성을 감안해 구매계약 중단과 같은, 시장원리만 앞세운 대응을 자제하고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민적 인내심도 요구된다. 사태의 원인이 어디에 있고 북측이 무엇을 노리는지 직시하고 정부의 대응 노력을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 [천안함 3주기] 천안함 또다른 그늘… 단절된 경협

    북한에서 모래 등을 들여와 판매하던 인천의 A사는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로 매출이 끊겨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도산했다. 막대한 돈을 들인 북한의 채취 설비는 고철이 됐다.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B사의 사업자는 남북교역 중단 이후 공장 현황 등을 살피기 위해 북측 사업 파트너를 만났다가 큰 충격을 받았다. 북측이 그간의 설비 관리 비용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금액은 이 사업자가 기존에 투자한 금액을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천안함 사건 이후 개성공단을 뺀 남북경협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북 경협 사업자들은 3년간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자산이 경매에 넘어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이혼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에서 3년을 지냈다. 천안함 사건의 또 다른 ‘그늘’이다. 남북경협 중단에 따른 피해규모 추산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수십억원 수준이다. 2011년 국회 남북경협 실태조사단은 업체당 평균 38억 8000만원, 2012년 대한 상공회의소는 업체당 평균 19억 4000만원, 대북업체 모임인 남북경협 활성화 추진위원회는 업체당 평균 50억원으로 추산했다. 남북경협 기업 실태조사단이 자체 확보한 명단에 기초해 2011년 3월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1017개 업체 가운데 400여개 업체가 연락이 닿지 않거나 폐업 상태였다. 일반교역과 위탁가공업체들은 거래선을 해외로 전환할 수 있지만 북한 내륙 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은 북한에 공장 등 고정 투자 자산이 있어 피해가 더 컸다. 남측 사업자가 투자한 공장과 설비 등을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가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자기 사업장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개성공단 역시 후발업체들은 신규 투자 규제로 누적 적자가 늘어만 가고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용어 클릭] ■5·24조치 천안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단행한 조치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남북교역 중단, 방북·신규투자 불허 등을 담고 있다.
  • 韓美, 대북·대이란 금융제재 공조 강화

    韓美, 대북·대이란 금융제재 공조 강화

    미국의 대북 금융봉쇄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3일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공언한 후 미국의 대북 압박을 위한 실질적인 공조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북 강경파인 데이비드 코언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20일 온종일 분주한 방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오전부터 기획재정부 고위 당국자와 우리은행을 방문한 후 오후에는 외교통상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김규현 1차관을 연이어 예방했다. 코언 차관은 북한의 외국환 결제 은행으로,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자금원으로 지목되는 조선무역은행에 대한 미국의 독자 제재 배경을 설명하고 북한 및 이란의 금융제제 이행을 위한 양국 공조를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 차관은 주한 미대사관 보도자료를 통해 “조선무역은행이 북한의 무기거래 기관에 수백만 달러의 거래를 지원했다”고 밝히며 “(한국 측에) 북한과 이란의 핵확산 활동을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성김 주한 미국대사도 도산아카데미 세미나에서 “(미국은) 비확산 조항을 이행하고 북한의 금융 활동을 더욱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조선무역은행 제재가 국제적으로 공조될 경우 북한의 대외무역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조선무역은행과의 금융거래 실적이 없고 북한 자산도 없지만 향후 우리 기업의 대북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코언 차관이 이란중앙은행(CBI)의 국내 결제계좌가 개설된 우리은행을 방문한 이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언 차관은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과 면담한 데 이어 우리은행 측 관계자를 만나 지난해 9월 적발된 CBI 결제계좌를 활용한 위장거래 사건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무역업체가 2011년 2월부터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CBI 계좌에서 1조 900억원을 빼돌려 9개국으로 송금했던 사건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국방수권법에 규정된 대이란 금융제재를 적용받지 않는 예외국 조치가 연장돼 현재 이란 원유 수입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CBI 결제계좌에서 발생한 국제적인 위장거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경우 오는 6월 결정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예외국 조치의 추가 연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호남 선비들이 퇴계를 찾아 배운 것

    [김병일 사람과 향기] 호남 선비들이 퇴계를 찾아 배운 것

    어제가 춘분이니 절기상 분명히 봄이다. 하지만 필자가 머물고 있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 인근은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문구가 절로 떠오른다. 봄기운을 먼저 맞이하는 데는 역시 남도가 제격이다. 그런데 운 좋게 봄기운 완연한 남도를 최근 잇달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첫 번째는 3월 10일 전남 장흥에서 열린 도운회(陶雲會) 정기총회 참석이었다. 도운회는 퇴계 선생의 제자, 후손들이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01년 결성한 모임이다. 올해 정기총회가 장흥에서 열린 것은 풍암(楓庵) 문위세(文緯世·1534~1600) 선생을 추모하고자 하는 현지 유림의 바람 때문이었다. 풍암은 13세에 퇴계 문하에 입문하여 20여년 동안 수학한 뛰어난 제자이다. 자형인 죽천(竹川) 박광전(朴光前·1526~1597) 선생을 퇴계 선생의 문하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고향으로 돌아가서도 배운 바를 실천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나흘 뒤인 3월 14일 한국국학진흥원이 주관하는 제48회 국학순회교양강좌가 이웃 보성에서 열린 것이 계기였다. ‘보성지역의 유학전통과 선비정신’이란 주제로 열린 이날 강좌는 죽천 선생과 그 제자 은봉(隱峯) 안방준(安邦俊·1573~1654) 선생 등 보성지역 선현들의 학덕을 조명하는 자리였다. 죽천은 손아래 처남인 풍암의 소개로 멀리 영남의 도산을 찾아 퇴계 선생의 문하에 들었다. 도산을 떠나올 때 퇴계 선생이 자신의 역저인 ‘주자서절요’ 한 질과 이별시 5수를 지어 건넸을 정도로 높이 평가받았다. 죽천에 대한 퇴계 선생의 각별한 마음은 이별시에 “늙고 병들어 실수 많음을 몹시 부끄러워하였는데, 죽천 그대의 도움으로 다시 광명을 얻었다네”라는 구절이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선생의 이런 격려에 어긋나지 않게 죽천 또한 고향에 돌아와 풍암과 함께 올곧은 삶을 위해 노력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임진왜란 때 두 분이 호남의병의 선봉에서 선공후사의 선비정신을 실천한 일이다. 당시 죽천은 보성 일대에 격문을 돌려 의병 700여명을 모집해 적과 싸웠고, 정유재란 때도 의병장으로 활동하며 왜적을 격퇴했다. 풍암 또한 죽천을 도와 의병활동을 하면서 전라좌의병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바로 “아는 것은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는 퇴계 선생의 ‘지행일치’(知行一致)의 가르침을 실천한 결과들이다. 호남의 선비들이 멀리 영남까지 건너와 퇴계 선생의 문하에 들고, 또 고향에 돌아가서도 이처럼 스승의 가르침을 열심히 실천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또 이들이 50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에도 지역민으로부터 추앙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스승으로서 제자를 올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공경했던 퇴계 선생의 인품이 지닌 감화력 때문이 아닐까? 퇴계 선생의 훌륭한 인품이 호남의 제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는 고봉 기대승 선생까지 올라간다. 사단칠정 논쟁 과정에서 퇴계가 26살 아래인 고봉에게 보인 겸손의 태도는 한국유학사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학연(學緣)으로 지금도 손꼽힌다. 그런 인연들의 맥이 오늘날 도운회에까지 이르고 있는 것이다. 외람되게 필자도 근래 그런 아름다운 만남의 후광으로 고봉 선생을 모신 광주의 월봉서원 원장으로 선임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 때문에 내달 중순 월봉서원 춘향(春享) 참석을 위한 세 번째 남도 방문을 앞두고 있다. 한 사람의 위대한 스승의 존재가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는가를 생각하게 해준다.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어린 삶을 마감하는 등 안타까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현실이다. 이런 악순환을 정지시키는 방안은 무엇일까? 다양한 방안들이 쏟아지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항상 자신을 낮추며 진실로 제자를 생각하는 한 사람의 참된 스승의 존재가 아닐까? 우리는 그것을 호남 선비들과 퇴계 선생의 만남을 통해 지금도 확인하고 있다.
  •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결석과 암으로 대표되는 담낭 질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변에 쓸개병을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담낭의 문제를 가볍게 알거나 문제를 알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큰 문제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에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많지 않았던 콜레스테롤 담석을 가진 사람과 담낭염 등에서 비롯되는 담낭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지금이야말로 담낭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담낭 질환에 대해 순천향대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담낭 질환이란 무엇인가.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은 간 밑에 붙어 있는 장기로, 간에서 생산되는 1일 약 1000㎖의 담즙을 받았다가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한다. 이때 담낭으로 들어온 담즙은 보통 6∼8배로 농축되는데 특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작용으로 담낭 근육이 수축되고 담낭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농축된 담즙이 일시에 장으로 배출돼 음식의 분해를 돕는다. 담낭 질환은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담낭에 용종 등 혹이 생겨 암성 변화를 보이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질환은 무엇인가. -담낭의 결석과 염증·용종·암 등이다. 담낭에 돌이 생긴 담낭결석(담석)은 국내 인구의 4%가 가졌으며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한국인에게 많은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하는데, 근래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국내에서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점차 느는 추세다. →발병 추이는 어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09년 10만 3000명으로 2005년의 7만 9000명보다 2만 4000명이나 늘었다. 연평균 6.8%에 해당하는 증가세다. 전체 진료비도 2009년 1384억원으로 2005년보다 13.7% 늘었으며 증가 폭도 갈수록 가파르다. 검진이 일상화돼 잘 찾아내는 것도 원인이지만 역시 주요인은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데 있다. →담낭 질환에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나. -남성보다 여성이 취약하다. 여성 호르몬이 담즙 성분 중 콜레스테롤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여성 중에서도 다산부와 40대, 비만자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발생 위험이 높다. 비경구 영양요법 환자, 저지방 식이를 하는 사람이나 임산부도 취약한 편이다. 또 색소성 담석은 흑색 색소성과 갈색 색소성으로 구분하는데 흑색 색소성은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는 용혈성 질환자와 비장기능항진증 환자에게서 잘 생기며 갈색 색소성은 담도협착·간흡충·총담관낭 환자에게 많다. →구체적인 원인과 발병 경로를 짚어 달라.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 등으로 늘어난 콜레스테롤이 서로 엉겨 붙으면서 생기고, 색소성 담석은 담즙의 정체나 감염과 관련된 염증반응 때문에 빌리루빈과 탄산칼슘·인산칼슘 등이 잘 녹지 않는 게 원인이다. 이렇게 생긴 결석이 담즙 배설을 막으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담낭암도 주로 담석이 원인인데 국내에서는 담낭암 환자의 30%에서 담석이 발견되고 있다. 이 밖에 선천적인 췌담관 합류이상증도 담낭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담석을 가졌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며 이 중 절반은 전형적인 담도산통을, 나머지는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보인다. 또 담석이 총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흔히 과식이나 고지방식 후에 잘 생기는 담도산통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발생하는데 우상복부의 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며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퍼지거나 메스꺼움·구토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구토증은 담석의 흔한 증상이다. 위경련이 주요 원인인 만성 담낭염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생기며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명치나 우상복부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우상복부 통증은 오른쪽 어깨죽지까지 퍼지기도 하며 환자가 뒹굴 정도로 심한 통증이 짧게는 수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씩 지속된다. 급성 담낭염도 통증 발생 부위와 양상은 만성과 비슷하지만 고열과 오심·구토·황달을 동반하며 우상복부에 달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주로 담석 치료 과정에서 발견되는데 암이 담관 등으로 전이되면 오른쪽 상복부 통증이나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담석 진단에는 초음파검사가 주로 활용되는데 진단율이 95%에 이른다. 경구 담낭조영술도 있지만 만성 담낭염으로 담낭이 손상됐거나 담낭관이 막혔거나 간 질환이 있으면 담낭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 밖에 방사성 핵종주사법이나 내시경적 췌담관조영술로 총담관이나 담낭관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음파검사나 CT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작은 콜레스테롤 결석에는 담석용해제를 투여하는데 이 경우 6개월 이상 약을 투여해도 완전용해율이 50%를 넘지 않으며 담낭에 용해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 역시 콜레스테롤 결석에만 효과가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담도산통이 잘 생기는 데다 간혹 급성 췌장염이 생겨 사용을 꺼리는 편이다. 이런 치료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담석이나 담낭염은 담낭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증상 없는 담석이 있다면 관찰을 하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젊은 환자라면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5년마다 10%씩 높아지는 데다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낭과 총담관 담석을 함께 가진 경우도 복강경을 이용한 괄약근절개술로 총담관 결석을 제거한 뒤 1∼2일 후에 다시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담낭용종은 1㎝ 이상이면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1㎝ 미만이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되 담석이 있거나 담낭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담낭암은 예후가 나빠 일단 진단이 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이 수술을 못 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극히 일부만 수술이 가능하며 재발도 잘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철도, 복수 공기업 체제로 가나

    철도 운영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독점에서 공기업 간의 경쟁 체제로 이원화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간 철도 운영 경쟁 체제 도입과 관련해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철도산업 발전과 코레일의 경영 혁신을 유도하기 위해 경쟁 체제 도입에는 동의하지만 경쟁 상대를 민간 기업이 아닌 제2공기업으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철도 민간 경영 체제 도입에 대해 깊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난 연말로 예정됐던 사업자 선정에 반대했고 서 후보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인수위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이원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철도산업 구조개혁 정책에 따라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수도권고속철도(KTX)부터 민간 경쟁 체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지난해 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코레일 등의 반대로 선정하지 못했다. 반면 코레일과는 별도의 공기업을 설립하는 방안은 철도 운영에서의 경쟁 체제 확보라는 틀은 유지하면서도 민간에 운영권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민영화’ 논란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하지만 이는 민간 경쟁 체제와 비교해 공기업적 한계라는 측면에서 요금 인하 등 국민 편익을 위한 경쟁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도 관련 분야의 교수, 연구기관 종사자, 언론인, 시민단체 대표 등 26명으로 구성된 ‘철도산업발전포럼’은 지난 1월 민간 경쟁 체제 도입이 바람직하나 민간 운영이 어려우면 대안으로 제2의 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제2공기업 운영 체제는 코레일처럼 재정 지원이 필요하고 코레일의 경영 개선 자극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내놓았다. 수익성이 높은 신규 노선 확보 등 노선 갈등과 철도 운영에 대한 재정 지원 감축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강원 전통시장 LA서 마켓 한류 이끈다

    ‘오징어, 건어물, 산나물, 두부, 찐빵….’ 강원도산 전통시장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상설시장이 전국 처음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문을 연다. 강원도는 7일 건어물과 참기름 등 도내 전통시장 상품이 마케팅 브랜드인 ‘감자원정대’ 이름으로 LA에 상설시장을 연다고 밝혔다. 다음 달 말이나 5월 초쯤 현지에서 대대적으로 특판전을 연 뒤 곧바로 상설시장으로 오픈하게 된다. 현재 현지 무역상들과 특판전에 내놓을 품목 등 막바지 조율작업을 펼치고 있다. 특판전에는 강원무역창업연구원과 도 특산품수출협회 등이 함께 참여한다. 지난달 초 강릉중앙시장이 건어물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 1만 달러 규모 판매에 성공한 게 특판전 개최 계기가 됐다. 상설시장에서 선보일 상품은 1차로 강릉 등 영동지역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건어물, 젓갈, 컵 두부 등을 비롯해 횡성의 안흥찐빵, 정선 5일장의 산채류, 닭 강정, 참기름 등이 선정됐다. 닭갈비, 만두, 막국수 등도 검토 중이다. 일부 품목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막바지 절차를 남겨 놓고 있다. 이에 앞서 도와 강원무역창업연구원은 지난 1월 25일~ 2월 14일 LA 코리아타운 플라자마켓에서 강원지역 11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설 명절맞이 강원도 특산품 홍보 특판전’을 열어 모두 9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강릉중앙시장연합회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현지 판촉활동을 벌여 동해산 오징어와 두부, 닭 강정 등 전통시장 상품 1만 달러어치를 판매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중국 칭다오 등에도 강원 전통 상설시장을 차례로 열어 강원 전통 먹거리를 세계에 수출할 계획이다. 엄광열 강원무역창업연구원장은 “강원 전통 먹거리와 특산품을 세계 속에 판매하는 해외 상설시장을 열어 어려운 지역경제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부가세, 소비자가 직접 내면 연간 최대 7조원 더 걷혀”

    “부가세, 소비자가 직접 내면 연간 최대 7조원 더 걷혀”

    부가가치세를 소비자가 내는 직접세 방식으로 바꾸면 연간 최대 7조원의 세수(稅收)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의 부가세는 공급자가 내는 간접세 방식이다.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가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만큼 일몰(한시혜택기간) 후 무조건 끝내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혜택을 받는 국세감면액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5조원 정도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증세 없는 세수확보 방안’ 세미나를 열고 이같이 제안했다. 조세연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직전까지 원장으로 있던 국책연구기관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증세에 부정적이어서 이날 나온 방안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재진 조세연 선임연구위원은 ‘부가세 매입자 납부제도 도입 방안’을 통해 “이론적 부가세 징수액과 실제 징수액 간 차이인 ‘부가세 갭 비율’이 우리나라는 17.8%(2011년 기준)로 금액으로 치면 11조 200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누수를 막으려면 소비자가 직접 부가세를 내는 매입자납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입자납부제도가 전면 시행되면 해마다 5조 3000억~7조 1000억원의 세수가 늘고, 법인·소득세수 증가와 지하경제 양성화 효과도 있다는 게 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지난해 걷힌 부가세는 55조 7000억원이다. 총국세 203조원의 27.4%다. 하지만 체납률은 2011년 기준 11.3%로 법인세(2.6%), 소득세(9.0%) 등 직접세보다 훨씬 높다. 간접세 특성상 소비자가 세금을 내더라도 판매자가 폐업이나 도산 등을 통해 부가세를 체납하거나 탈루하는 ‘배달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매입자납부제도는 영국,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 관련 제품에 대해 2008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물품을 샀다면 카드사가 부가세를 제외한 금액만 판매자에게 주고 나머지 부가세를 대신 납부하는 방식이다. 김학수 조세연 연구위원은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를 통한 세수확보 방안’에서 혜택기간이 끝나는 모든 비과세·감면 항목을 폐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선별 폐지를 제안했다. 이는 일몰이 돌아오면 예외 없이 비과세·감면 조치를 끝내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발언과 상충된다. 그는 고소득층과 대기업 지원 비중이 높은 일반 세법상의 감면 항목을 중심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험료나 교육비, 개인기부금 등의 공제를 줄여야 한다”면서 “향후 5년간 발생할 국세감면액 150조원의 10%인 15조원 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형돈 재정부 조세정책관은 “부가세 체납은 경기 악화로 생기는 만큼, (매입자 납부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면서 “외국에서도 전면 도입한 사례가 없고,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축산농 도산 막을 해법 절실하다

    한우와 돼지, 닭 등 3대 축산물의 산지 가격이 급락하면서 축산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가격 폭락과 소비 감소, 사료값 상승에다 수입 물량까지 급증해 4중고를 겪고 있다. 이로 인해 한우 사육 마릿수는 적정선인 250만 마리를 훌쩍 넘은 300여만 마리에 이르렀고, 한 마리당(600㎏) 490만원이던 한우값은 420만원으로 뚝 떨어진 상태다. 우려스러운 것은 가격 폭락세가 더 커질 조짐이 있다는 점이다. 전방위적 정책 대안이 시급히 요구된다. 축산물 가격 파동은 연례행사처럼 이어진다. 이번 파동도 1~2년 전에 그 전조가 보였다. 하지만 해법을 놓고 정부와 축산농의 주장이 충돌하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 지금도 정부는 강제 감축을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축산농은 정책 실패를 떠넘기려 한다며 맞서고 있다. 한우의 경우, 2년 전 가격하락 조짐이 있을 때 도태 방식을 놓고 의견차를 보였다고 한다. 강원도 고성의 한 한우농은 “파동 초기에 새끼의 마릿수를 줄이기 위해 송아지를 도태시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어미소의 보상예산이 부족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고 한다. 정책이 겉도는 동안 소와 돼지가 그만큼 성장해 이번 파동의 한 요인이 된 것이다. 정책의 타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농축산업의 수요예측은 힘든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는 중장기 대책을 촘촘히 짜서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왜곡된 유통구조를 바로잡는 일이다. 돼지고기의 유통마진이 소비자가의 38.9%이고, 소고기와 닭고기가 각각 42.2%와 52.1%라면 분명 큰 문제다. 서민들이 음식점에서 삼겹살 한 점 집어먹을 때마다 분통이 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자가 더 많은 이익을 챙기는 지금의 유통구조에서 축산물 파동의 예방을 기대하기란 백년하청이다. 협동조합 주도의 축산계열화 방안은 좋은 해법일 것이다. 수태 과정에서의 정액 채취로 암수를 구별해 적정한 사육 마릿수를 조절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이는 종축개량협회 등에서 어렵지 않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마릿수 관리는 물론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단기적으론 대대적인 소비촉진 캠페인이라도 벌여 소비를 늘려야 할 것이다.
  • 돼지 이어 소·닭 가격도 급락…정부·축산농 해법 두고 충돌

    돼지 이어 소·닭 가격도 급락…정부·축산농 해법 두고 충돌

    축산물 가격 폭락으로 축산 농가들이 도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가 많은 소, 돼지, 닭 등 3대 축산물의 사육 마릿수는 급증한 반면 소비가 줄어 심각한 가격 파동을 겪고 있는 것이다. 4일 축산 농가들은 정부나 자치단체가 축산 농가들의 규모 확대와 생산성 증대를 지원하면서도 적정 마릿수 유지는 소홀히 해 가격이 폭락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적정 사육 마릿수를 유지하지 못한 1차적 책임은 농가에 있다며 뒷짐을 지고 있어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소, 돼지 의무 감축 정책과 관련해 농가들은 사육 마릿수를 감축해야 적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막상 자신이 기르는 가축은 줄이려 하지 않아 정책이 겉돌고 있는 실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돼지고기 가격 종합 안정 대책의 하나로 이달부터 10월까지 양돈 농가를 대상으로 모돈 10%(10만 마리) 의무 감축에 들어갔다. 감축을 거부하는 농가는 축사 시설 현대화 사업, 사료 구매자금 지원 등의 정책 지원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하지만 축산 농가들은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모돈(어미 돼지) 8만 마리 감축 사업을 벌였으나 농가들의 참여 저조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자 불과 4개월여 만에 또다시 10만 마리 감축에 나서는 등 실효성 없는 재탕 정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부는 또 소값 안정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한우 암소 10만 마리 감축에 나섰으나 이 역시 농가들이 참여를 기피해 사업 기한을 오는 5월까지로 두 차례나 연장했다. 600㎏ 큰 암소 기준 소값은 지난해 이맘때의 392만원에 비해 오히려 8.4%(33만원) 하락했지만 정부의 소값 안정 대책이 제대로 먹혀들지 미지수다. 축산 농가들은 “정부가 축산물 증산을 위해 지원 사업을 해 놓고 생산량이 증가하자 과잉 공급이라며 농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는 지난해 축산물 무관세 수입을 허가해 시장질서를 크게 교란시키는 등 국내 축산농들을 도산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쌍용건설 8년만에 또 워크아웃

    쌍용건설 8년만에 또 워크아웃

    시공 능력 13위인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다. 건설업계는 ‘부도 악령’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쌍용건설은 완전 자본잠식과 2년 연속 적자로 인한 유동성 악화로 이번 주중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했다. 2004년 10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 8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쌍용건설은 다음 달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증시에서도 퇴출당한다. 현재 19조원 규모의 해외 공사 입찰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현장만 130곳이 넘고 협력 업체도 1400여개에 이르고 있어 부도 시 연쇄 도산, 대규모 실직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회사는 채권 행사 동결, 감자와 출자전환 등으로 정상화하고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채권단과 전 최대주주인 캠코가 부실 책임 이행 여부로 갈등을 겪고 있어 워크아웃 추진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캠코에 전 최대주주로서 부실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며 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출자전환 등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채권단도 1500억원의 출자전환에 나선다. 쌍용건설은 1998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되자 캠코로 넘어가 3년간 워크아웃을 추진, 2004년 10월 졸업했다. 이후 해외공사 수주, 국내 주택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기울였으나 경기 침체와 부동산시장 부진 등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여기에 쌍용건설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한 캠코는 최근 보유 지분을 예금보험공사 자회사와 신한은행 등 23개 금융기관에 넘겼다. 또 해외공사 수주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김석준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을 권고, 쌍용건설의 해외사업 좌절과 신용등급 하락이 불가피해졌다. 건설업계는 쌍용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다시 부도 공포에 휩싸였다.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의 길을 걷고 있는 건설사는 21곳이다.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회사채 만기 도래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건설업체 상당수가 신규 대출이 끊겨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시공 능력 12위의 두산건설도 긴급 유동성 확보에 나서 계열사로부터 1조원대의 대규모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겨우 급한 불을 껐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지원이 어려운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자금위기에 매우 취약한 상태다. 특히 올해 경기 동향과 수주여건을 감안하면 개선 여지도 기대하기 어렵다. 주택경기 침체, 공공공사 수주물량 감소 등으로 건설사들의 자금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18명을 분야별로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달인들의 행정 개선 사례들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민간 부문에도 파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이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한 행정은 현장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시리즈 첫 회에는 대상을 받은 정보통신 부문의 황수연 경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과 우수상을 받은 문화관광 부문 오성희 대구 중구 주무관과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을 소개합니다. ■ 황수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 하루종일 걸리던 일 2분이면 ‘뚝딱’ 민원단축프로그램·순찰 앱 등 개발 “이제는 동료들이 업무 과정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제게 먼저 알려줍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진짜 원동력이죠.” 황수연(45) 주무관이 2013년 최고의 지방행정달인으로 뽑히며 함께 받은 대통령 표창은 그에게는 그저 ‘작은 격려’ 정도의 의미다. ‘진짜 큰 상’은 지역 주민들이 관공서를 이용하며 느껴온 불편을 확 줄일 수 있었다는 뿌듯함, 동료들이 그 덕분에 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건네는 칭찬, 또 그가 속한 동두천시가 정부합동평가 때마다 받는 높은 평가다. 2011년 그가 개발한 지역순찰 앱(애플리케이션)이 행정제도선진화 우수사례가 되며 국무총리표창을 받았고, 민원단축프로그램으로 공공정보화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게 된 것 등은 모두 ‘진짜 큰 상’ 뒤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의 고객은 둘이다. 공무원으로서 늘 얼굴 마주치는 시민들이 당연히, 첫 번째 고객이다. 다음은 그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동료 직원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이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른 시·군·구에서 ‘민원단축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동두천시로 자료 요청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산직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무엇보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면서 “나의 노력으로 동두천시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도 그의 앞에 세워놓은 뒤 전산화 작업을 거치면 효율적이고 간편한 업무로 변신한다.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1997년 뒤늦게 공무원이 된 뒤 16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 앱까지 60여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황 주무관은 “전산화 수준이 낮던 시절 직원 600여명의 초과근무 시간을 입력하는 작업이 전에는 꼬박 하루 걸렸는데,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1, 2분에 끝날 수 있게 됐다”면서 “애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지역순찰제 스마트폰 앱을 만들 때 책 보고 배우며 힘들게 만들어서 애착이 크다”고 소개했다. 즐기는 이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업무 시간에는 짬이 별로 없죠. 또 퇴근 뒤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는 것도 그리 편안하지 않아서 결국 몽땅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함께 놀아주지 못하니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좀 싫어하더군요.”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뒤 시는 최근 황 주무관에게 또 다른 과제를 줬다. 세수 체납 관련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보완해 달라는 요구다. 지역정보개발원에서 보급한 시스템이 있지만 세수 체납을 가능한 줄여 지방재정을 든든히 하겠다는 바람이다. 그가 흔쾌히 ‘오케이’했음은 물론이다.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상복보다 좋은 것이 일복이다. 달인이라면 이처럼 상복과 일복은 기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 中 상하이·日 나라현 등과 교류협정 지자체 외교 수준 한 차원 끌어올려 지난 7년(2006~2012년)간 4차례 여권 갱신, 출입국 도장 243회. ‘지역 외교·홍보의 달인’으로 선정된 홍만표(49·지방계약직 가급)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의 행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다. 그는 현재 일본 나라현 홍보대사, 시즈오카현 후지노쿠니 친선대사, 메이지대학 시민거버넌스연구소 연구추진위원, 2009년 도쿄에서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NPO)인 동아시아 이웃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홍 팀장은 충남이 중국 상하이·쓰촨성과 맺은 교류협정뿐 아니라 일본 나라현·시즈오카현과의 교류를 실무적으로 성사시키며 지자체의 외교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와 2010년 세계대백제전, 2006·2011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해외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들과 함께 충남의 행사장을 찾아 소통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홍 팀장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일본을 배우겠다며 1990년 단신으로 건너가 17년간 생활하면서 오사카상업대학원에서 지역정책학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2006년 귀국을 선택한 것은 장남 역할을 대신하던 동생의 투병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3월 충남과 전북에서 일본 전문가 채용이 있었다. 전북이 충남보다 직급이 높았지만 충남을 지원해 합격했고 얼마 되지 않은 5월 동생은 운명을 달리했다. 홍 팀장은 “지역을 위해 일하라는 ‘천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본에 있을 때 동생이 사망했다면 귀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무원으로 변신한 그에게 ‘백제문화제를 일본에 알려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였지만 스스로 능력을 시험해 보는 계기로 삼았다. 홍 팀장은 사고를 달리했다. 당시 충남은 구마모토현과 교류하고 있었지만 아스카문화의 상징과 같은 나라현 공략에 나섰다. 나라현은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 해외 지자체와의 교류 실적이 전무했다. 주말과 휴일에도 자비를 들여가며 일본으로 건너가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관계를 맺었다. 2007년 6월 13일 충남이 나라현과 문화관광분야 협력 의향서를 최초로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세계대백제전을 2010년에 개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2011년 계획이었으나 2010년에 상하이엑스포와 일본의 헤이세이천도 1300주년 기념, 베트남 하노이 천도 1000년의 해로 동아시아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변경을 주장했다. 홍 팀장은 국제관계에서 ‘휴먼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인적관계가 80%를 좌우한다”면서 “풀뿌리 지방외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성희 대구 중구 문화관광 주무관 경상감영 달성길·삼덕 봉산문화길 역사·문화가 흐르는 골목길 상품화 대구 중구 문화관광과의 오성희(47) 주무관은 골목에서 문화를 길어 올린 ‘골목투어의 달인’이다. 대구의 골목투어는 지난해만 1397회 열려 5만 4284명의 관광객이 참여하고, 2010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에 부여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다. 오 주무관은 2001년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골목투어 해설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란 생각에 바로 등록을 하고, 대구 골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민원, 병무, 민방위, 관광 등 다양한 업무를 했지만, 단지 성실한 공무원의 역할 외에 뭔가 더 없을까 고민하던 11년차 공무원이었다. 그는 1년여간 골목투어 해설 강의와 실습을 익히고, 골목해설사로 자원봉사를 시작했지만 해설사 집단은 평균연령 60세였고 참여하는 관광객 숫자도 많지 않았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골목투어를 진행하던 사회단체도 2007년 도산하고 말았다. 당시 대구 중구에서 일하고 있던 오 주무관은 2008년부터 중구로 골목투어 사업을 이관했고, 2008년 87명이 참여했던 골목투어는 2009년 3019명, 2010년 6859명, 2011년 3만 362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점점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가 설명하는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인기 요인은 세 가지다. 근대골목투어는 ‘경상감영 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 봉산문화길’ ‘남산100년 향수길’ 등 다섯 코스로 나뉜다. 우선 1894년 기독교가 들어온 대구에는 1900년대 초반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 1911년에 천주교 조선교구에서 대구교구가 갈라지면서 천주교와 관련된 붉은색 벽돌건물을 중국인 기술자들이 짓게 된다. 그리고 6·25전쟁이 터졌을 때 낙동강 방어선이 형성되면서 대구의 근대문화유산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반경 2㎞ 안에 41개의 문화재가 밀집한 대구의 골목투어는 풍경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지역의 관광과 달리 근대 100년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과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조형물, 벽화 등이 연결되어 스토리가 담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골목투어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고비가 있었다면, ‘대구의 명동’인 동성로에 있던 157개의 노점상을 정비한 일이었다. 60년 역사의 동성로 노점은 조직폭력과 연계된 기업형으로 정비가 시작되자 밀가루, 계란, 물세례는 물론 쏟아지는 욕설과 협박이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생명의 위협도 여러 차례 느꼈고, 폭력배의 고소로 경찰서도 숱하게 들락거려야 했던 오 주무관은 “사람의 밥줄을 없앤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었지만, 동성로 노점상이 변해야 골목투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기 어려운 노점상에는 대체 부지를 제공하는 등 노점상 정비가 완료되자 골목투어는 대구시민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豚 & 돈 불편한 진실] 삼겹살 ‘10㎏’ 구울 돈이면 ‘110㎏ 3마리’ 산다

    [豚 & 돈 불편한 진실] 삼겹살 ‘10㎏’ 구울 돈이면 ‘110㎏ 3마리’ 산다

    돼지고기 산지 가격 폭락으로 양돈 농가는 울상인데 정작 유통매장 등에선 가격 하락 폭이 작아 유통구조 왜곡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할 때 산지 가격은 30%나 폭락했는데 전국 소매가는 14% 하락했다. 특히 식당에선 돼지고기 가격이 올랐을 때인 1년 전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돼지고기(지육) ㎏당 산지 가격은 2859원에 불과해 지난해 2월(17일 기준)의 4086원에 비해 무려 30%나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날 기준 돼지고기(삼겹살) ㎏당 소매 가격은 1만 413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 1만 6400원에 비해 13.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전국 식당의 돼지고기(삼겹살) ㎏당 판매 가격은 값이 올랐을 때인 지난해 같은 시기의 5만 3000~6만 7000원(150g 1인분 8000~1만원)과 동일한 수준이다. 같은 삼겹살이라도 ㎏당 소매 가격과 식당 판매 가격의 차가 최대 5만 2000원 이상 난다. 특히 식당에서 돼지 1마리 분량의 삼겹살 10㎏을 판매(매출 67만원)하면 산지에서 110㎏짜리 출하 규격돈 3마리(마리당 21만 7000원) 정도를 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합리한 유통 구조로 인한 유통 비용 증가에다 특정 부위에 집중된 소비 형태, 식당 업주들의 폭리 등이 돼지고기 시장을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면서 “결국 소비 침체로 이어지면서 양돈 농가들이 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대한한돈협회 등 생산자 단체들의 어미 돼지 마릿수 및 출하 체중 감축, 돼지 구매·비축 물량 확대, 유통단계 축소, 소비 촉진 등 돼지고기 산지 및 소비자가격 안정을 위한 노력도 역부족이어서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산지 가격 등락에 따른 할인점과 소매점, 식당 등의 소비자가격 연동제 재도입을 다시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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