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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332㎞ 물길 품은 水세권… 2025년까지 30곳 만든다

    서울 332㎞ 물길 품은 水세권… 2025년까지 30곳 만든다

    서울시가 도시 곳곳에 흐르는 332㎞의 소하천과 실개천의 수변공간을 수(水)세권으로 재편하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를 전역으로 확산한다. 시는 2025년까지 총 30곳, 자치구당 1곳 이상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시 전역에 흐르는 물길을 따라 지역의 특성을 담은 문화, 경제, 휴식·여가 공간을 만드는 수변활력거점 조성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4월 도림천, 정릉천, 홍제천 중·상류 등 4곳에서 선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자치구 공모, 시구 협력 사업 등을 통해 16개 대상지를 새롭게 발굴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홍제천 중류 인공폭포 앞 ‘수변 노천카페’ 조성에 이어 올 연말까지 다양한 테마를 가진 수변 명소 5곳을 선보인다. 올해 시민에게 공개되는 5곳은 종로구 홍제천 상류, 관악구 도림천, 강남구 세곡천, 동작구 도림천, 서대문구 불광천이다. 종로구 홍제천 상류는 역사와 자연, 감성적인 야경이 공존하는 ‘일상 속 역사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관악구 도림천은 신원시장, 순대타운 등 지역 상권과 연계되는 ‘공유형 수변테라스’와 ‘쉼터’가 함께 조성된다. 동작구 도림천은 풍수해로부터 주민을 안전하게 지켜 주는 버팀목이었던 제방을 활용해 ‘주민 커뮤니티·놀이공간’으로 조성된다. 서대문구 불광천에는 도로 재구조화와 시설물을 옮기는 작업을 통해 수변 감성거리가, 강남구 세곡천에는 수변 주거문화 공간이 만들어진다. 이 외에도 시는 올해 동대문구 정릉천 등 4곳에 대해 착공에 들어가고 성북구 성북천 등 10곳에 대한 설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수변활력거점을 확산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자치구를 대상으로 추가 공모를 실시한다. 올 연말까지 나머지 대상지 10곳 이상을 선정하고 예산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권완택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시민들이 생활권 가까이에 있는 수변공간에서 한 차원 높은 여가·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아르헨서 한인여성 살인ㆍ암매장 사건…용의자는 한인

    아르헨서 한인여성 살인ㆍ암매장 사건…용의자는 한인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한인여성 살인ㆍ암매장 사건과 관련해 현지 경찰이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견과류농장 CCTV에서 범행 당일 용의자 행적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살된 한인여성은 농장식당에서 잠을 자고 있었고 용의자는 식당에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용의자가 범행 후 시신을 갖고 나오는 모습도 CCTV에 포착돼 있었다. 한인여성 살해ㆍ암매장 사건은 아르헨티나 지방 멘도사에 있는 돈페드로 농장에서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했다. 돈페드로 농장은 아몬드와 호두 등 견과류를 재배하는 농장으로 한인이 인수한 뒤 한인들만 일하고 있어 인근에선 ‘한인농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범행 닷새 뒤인 14일 용의자 김모씨(64)는 농약을 먹고 음독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는 같은 농장 한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씨는 병원에서 통역을 하던 농장 동료 한인에게 범행을 털어놨다. 경찰은 농장으로 달려가 농장 내 호두나무 주변에서 암매장 흔적을 발견, 시신을 찾아냈다. 피해자 김씨가 하루아침에 자취를 감추자 농장에서 함께 일하던 한인들은 그가 혼자 외출을 했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판단, 피해자의 사진과 연락처(전화번호), 농장의 위치(지도)를 그려 넣은 전단을 만들어 곳곳에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음독을 시도한 용의자 김씨는 치료를 받고 건강을 회복해 지금의 상태는 안정적이라고 한다. 병원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씨가 삼킨 농약은 한 모금 정도로 치사량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사건은 현지 언론에 페미사이드(여성살해)로 보도됐다. 용의자 김씨에겐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현지 언론은 “김씨가 아직 치료를 받고 있어 병원에 입원 중”이라면서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농장에서 일하는 한인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진술을 듣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농장에서 일하는 한인 35명 안팎으로 전해진다. 현지 언론은 “농장의 한인들이 친절한 사람들이었지만 대부분 스페인어를 못해 이웃과는 교류가 없어 폐쇄적인 편이었다”고 보도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없어 이웃과 소통할 기회는 더욱 적었다고 전했다.  
  • 타이타닉의 끝… 인간의 작디작은 반복이 빚어낸 지금도 꿈틀대는 악순환의 시작[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타이타닉의 끝… 인간의 작디작은 반복이 빚어낸 지금도 꿈틀대는 악순환의 시작[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몇 해 전 ‘블랙 47’이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됐다. 영화의 시대 배경은 아일랜드 대기근 때(1845~1849)로 제목의 ‘47’은 기근이 절정에 달했던 1847년을 일컫는다. 이 기근으로 100만명이 죽고 150만명이 먹고살기 위해 고향을 등지면서 아일랜드 전체 인구의 4분의1 이상이 줄어들었다. 미국에 가면 잘살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사람들은 아일랜드 코브항을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다. 영화 ‘타이타닉’의 3등 칸은 이렇게 떠난 아일랜드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들 중 한 명이 잭(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이다.●아일랜드 대기근과 타이타닉호 일반적으로 기근은 자연재해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아일랜드 대기근은 정부의 신속하지 못한 초기 대응과 안이한 상황 인식으로 심화됐다. 기아 위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다. 기근은 전쟁·질병과 더불어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고민거리로, 이들은 인류 역사의 3대 주적으로 여전히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호모 데우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전염병도 ‘인간의 정치가 부른 인재’라고 규정했다. 인간이 숲과 같은 자연을 개발이란 구실로 파괴하면서 기후변화, 생태교란과 더불어 새로운 감염병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생태계가 파괴돼 살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은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이동하게 됐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에이즈, 사스,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의 75%는 야생동물에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인간과 환경의 경계인 완충지대가 없어지면서 이른바 환경 전염병이 급속도로 전파된 것이다. 산업사회가 유발한 생태적 위기인 코로나19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생태적 거리 두기’라는 과제를 던졌고, 환경 파괴와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삶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다.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실수를 되풀이한다. 반복적 행위는 우리 몸과 마음에 체화돼 제2의 본성을 가지도록 만든다.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사회문화적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제2의 본성을 ‘아비투스’(Habitus)라고 했다. 이는 ‘가지다, 소유하다, 확보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하베레’(habere)에서 유래한다. 인간은 행위를 재연해 새로운 본성을 가지게 된다는 뜻이다. 되풀이되는 실수로 우리는 전쟁·질병·기근이라는 이미 정해진 삶의 늪에 빠져든다. 하지만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을 방법은 있다. 인간 본성을 재생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을 바꾸면 된다. 다행히 인간은 반복적 행동으로 저항의 힘을 만들어 내고 기존 규범을 뒤흔들어 버리는 ‘전복적 반복’이라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본성은 관습의 반복적 행위로 생기지만 동시에 그에 따라 전복, 즉 재구성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를 입증하는 역사적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기적 같은 이야기들 유럽에는 12세기 말부터 힐데군트라는 여성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녀는 13세에 아버지와 함께 예루살렘 성지순례를 떠났다. 그러나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혼자가 된 그녀는 낯설고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고 남자 옷을 입고 남자처럼 살았다. 그녀는 점차 남자 연기에 익숙해졌고, 구걸하면서 구사일생으로 유럽으로 돌아왔지만 오랜 여정으로 병약해진 힐데군트는 머무를 곳을 찾아 한 남성 수도원에 들어갔다. 그러고는 대담하게도 ‘요셉’이라는 이름으로 남자 행세를 했다. 비록 목소리가 미성이어서 처음에는 의심받았으나 남자들과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도 그녀의 생물학적 성은 죽을 때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는 수도원에 가서 불과 몇 개월 만에 중병에 걸려 숨을 거두었지만 죽는 순간에도 자신이 여성임을 밝히지 않았다. 장례 준비를 하면서 그녀가 여성임이 드러났지만, 수도사들은 오히려 그녀를 신이 보낸 처녀로 공경하고 성녀로 여겼다. 이후 힐데군트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녀가 머물렀던 수도원에는 힐데군트를 위한 예배당이 세워졌으며, 그녀의 소식을 전해 듣고 여러 지역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들어 그녀의 공덕을 기렸다. 남장 변복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이지 않고 전해진다. ‘옥주호연’, ‘홍계월전’, ‘방한림전’ 등 한국 고소설에서도 여성 주인공은 수학, 복수, 부모의 의지, 자아실현, 입신양명을 위해 남장을 한다. 힐데군트도 자기 외모와 성 정체성에 스스로 의구심을 품었을지 모른다. 그녀는 자신에게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성별에 동조하지 않고 반복적 성 정체 인식으로 자신을 반대 성의 사람으로 여겨 남장하고 살았을 수도 있다.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주연한 ‘마르탱 게르의 귀향’은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16세기에 생존했던 아르노 뒤 틸이라는 인물은 전쟁터에서 알게 된 동료 마르탱의 신분을 사칭한다. 놀라운 사실은 아르노가 자신을 마르탱이라고 주장하며 마을에 나타났지만 사람들이 아르노를 떠난 지 8년 만에 성숙한 남자가 돼 돌아온 마르탱으로 여겼다는 점이다. 긴 세월이 흐르면서 얼굴이 달라졌다고만 생각한 것이다. 비록 실제 마르탱이 돌아오면서 3년 만에 정체가 드러났지만 재능이 놀라웠던 아르노는 ‘진짜’ 마르탱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재연하며 자신을 새로운 인물로 다시 창조했다. 힐데군트와 아르노의 반복적 행위는 짜깁기하듯이 촘촘하고 견고한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해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것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인간의 삶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말해 준다.●‘어린 왕자’의 가로등 지기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 나오는 작은 소행성의 가로등 지기는 매일매일 똑같은 시간 간격으로 가로등을 켜고 끈다. 그렇게 해서 가로등을 켤 때는 별 한 개를, 꽃 한 송이를 더 태어나게 하고, 가로등을 끌 때면 그 꽃이나 별이 잠들게 한다. 어린 왕자는 이런 생각을 했다. ‘그의 직업은 매우 아름다우니까 진실로 유익한 거야.’ 그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전념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가 어린 왕자가 만났던 정치가,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에게서 멸시받겠지만 말이다. 어느 선행가는 “그 자신은 자꾸 좋은 일을 하니까 더 좋은 일을 하고 싶어졌다”는 말을 했다. 반복적으로 좋은 습관을 실천함으로써 선을 행해 나간다는 말이다. 개천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듯이 소소한 반복이 단단한 일상을 만든다. 우리는 작은 이타적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인간은 나쁜 역사와 좋은 역사를 반복해 왔다. 유발 하라리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인류는 다양한 집단지성을 형성해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었다. 정치는 개인·집단을 제도적으로 규제하지만, 개인과 사회는 반복적이고 전복적인 몸짓으로 사회문화적 진화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국민 사이의 조정과 조절은 중요한 기제로 정부가 규제를 유연하게 수행하도록 해 준다. 이미 오래전에 묵시록은 역병·전쟁·기근을 죽음과 함께 오는 재앙으로 묘사했다. 이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미제 상태로 남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참사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재난이다. 따라서 사전에 방비하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다양한 해법을 제안할 수 있으나 ‘소소한 반복이 우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개인이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경험들은 축적돼 집단 의식·무의식을 구성한다. 역사는 인간의 몸과 마음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소소한 경험이 반복돼 이루어진다. 그러니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은 우리 모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생텍쥐페리는 선한 것은 아름다워서 유익하다고 했다. 나쁜 역사의 재현을 막으려면 위기를 대하는 개인의 인식을 전환하고 선한 행동을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중앙대 교수·작가
  • 국가유공자 장례서비스… 종로 ‘마지막 길’도 예우

    국가유공자 장례서비스… 종로 ‘마지막 길’도 예우

    서울 종로구가 오는 12월까지 ‘국가유공자 장례서비스 지원사업’을 한다고 19일 밝혔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예우하고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는 취지다. 지원 대상은 사망일 기준 종로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다 사망한 국가유공자 유족이다. 신청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복지정책과 복지기획팀으로, 야간과 공휴일에는 구청 당직실로 전화 문의하면 된다. 구는 유족 신청을 받아 구 근조기, 근조띠, 꽃바구니, 편의용품(샴푸·비누·양말·수건 등)을 제공하고 상조 전문업체 소속의 장례지도사를 전국 어디든 파견한다. 또한 유족에게 사망위로금 30만원을 지급한다. 사망진단서, 국가유공자증 사본, 유족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를 사망일로부터 1년 이내 주소지 동주민센터로 제출하면 된다. 장례서비스 지원과 사망위로금 지급은 중복 이용이 가능하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장례서비스 지원과 사망위로금 지급은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예우하기 위한 사업으로 중복 신청이 가능한 만큼 내용을 사전에 숙지해 두길 바란다”며 “국가유공자가 존경받고 마땅히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各自圖死’… 알아서 잘 죽어야 합니까

    ‘各自圖死’… 알아서 잘 죽어야 합니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죽음은 집에서 맞는 것이었다. 집 밖은 물론 병원에서 사망하는 것도 꺼렸다. ‘객사’의 범주에 들기 때문이다. 통계가 확연히 바뀌었다. 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9년 병원사의 비율은 90%까지 치솟았고, 재택사는 10%대에 머물렀다. 건강보험 등 각종 사회 보험이 광범위하게 자리를 잡으며 생긴 변화다. 한때 ‘집안일’이었던 한 인간의 생애 말기 돌봄과 죽음은 이제 ‘사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일’이 됐다. 덩달아 존엄사, 안락사 같은 섬뜩한 단어들도 일상으로 들어왔다. ‘각자도사 사회’는 우리의 일상과 공동체를 ‘죽음’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책이다. 집, 노인 돌봄, 호스피스, 콧줄, 말기 의료결정 등 생애 말기와 죽음의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각자도생’이란 표현을 비튼 책 제목은 ‘각자 알아서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자’는 주장이 아닌, 먼저 존엄한 사회를 만들어야 존엄한 죽음도 말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모든 인간은 의존적이다. 한데 우리는 유독 노인만 의존적인 존재인 것처럼 딱지를 붙인다. 책은 사회적 자본이 빈약한 노인에게 집에서 죽어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지, 정부 정책이 노년에게 취약한 삶에 ‘적응’하도록 설계된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진다. ‘임종 처리’ 기관이 되다시피 한 호스피스제도, 존엄사 관련법 등도 살핀다. 나아가 무연고자, 현충원, 웰다잉 등의 키워드를 제시한 뒤 죽음을 둘러싼 국가와 개인의 관계와 불평등 문제도 짚는다. 정책 당국자뿐 아니라 개인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다. 저자는 “왜 사람들이 일·가난·학대·고립·차별로 죽는지, 그 ‘사건 사고’가 어떻게 나의 노화·질병·돌봄·죽음과 연결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존엄한 죽음을 말하기 앞서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누구에게나 충분한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기도 7~9급 올해 2573명 뽑는다

    경기도는 올해 신규 공무원 2573명을 선발한다. 도는 16일 ‘2023년도 제1·2회 공개경쟁임용시험(7·8·9급)’과 ‘2023년도 제1·2·3회 경력경쟁임용시험(연구사·지도사, 7·8·9급)’ 시행계획을 경기도 홈페이지(gg.go.kr)에 공고했다. 도는 올해 공개경쟁임용시험을 통해 ▲7급 11명 ▲8·9급 2311명 등 25개 직류에 총 2322명을, 경력경쟁임용시험을 통해 ▲연구사·지도사 42명 ▲7급 23명 ▲8·9급 186명 등 30개 직류 251명을 뽑는다. 올해도 사회적 약자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장애인 284명과 저소득층 81명을 채용한다.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계고 졸업(예정)자 61명도 선발한다. 공무원 정원 동결 방침에 따라 올해 신규 공무원 선발 인원은 지난해 5016명에 비해 2443명 줄었다. 올해부터는 9급 기술계고 경력경쟁임용시험 응시 자격 기준이 변경돼 졸업자의 경우 졸업일과 최종 시험(면접시험) 예정일 사이의 기간이 1년 이내인 자만 응시가 가능하다. 또 7급 공개경쟁시험 한국사 과목을 대체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정 기간이 올해부터 폐지된다.
  • “너무나도 빠른 한국 고령화… 강력한 노동·연금 개혁 필요”

    “너무나도 빠른 한국 고령화… 강력한 노동·연금 개혁 필요”

    “한국 정부는 급속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연금제도를 정비하고 경제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에 계속 집중해야 합니다.”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바람에 연금개혁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연금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생산성과 여성의 경제 참여를 높이기 위해 상품·서비스·노동 시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재정 문제가 심각하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고령화가 몰고 올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정부는 2022년 하반기부터 적절하게 재정 정상화를 시작했으며 2023년 예산은 재정 건전성을 더욱 높이는 등 지속적인 재정 건전화를 꾀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한국의 재정 상태가 튼튼하고 공공부채 역시 낮아 지속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한국의 장기적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인구 고령화는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돼 이에 대처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MF가 공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7%에 그친 이유에 대해 “한국의 국내외 수요가 모두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긴축적인 재정 여건과 주택 가격 하락,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가처분소득 하락 등이 국내 수요를 짓누르는 상황인 데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교역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역시 수요 감소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전 세계적 긴축 기조와 반도체 경기침체 본격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더 큰 폭의 주택 시장 하락 등 각종 리스크가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2년 3.4%에서 2023년 2.9%로 둔화했다가 2024년 3.1%로 상승하는 경로를 예측했다. 이를 두고 스리니바산 국장은 직전인 지난해 10월 전망보다는 “덜 우울한 수치”라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있을 때 종종 발생하는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에서는 2022~2023년 중 세계 GDP의 3분의1 이상을 포함하는 전 세계 국가의 약 43%가 최소 2분기 연속 GDP 축소를 뜻하는 ‘기술적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수정 전망에서는 그보다는 훨씬 적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스리니바산 국장은 “전 세계 GDP 전망치는 역사적인 기준에서는 여전히 낮다”고 평가했다. 경제 전망에 있어 수많은 하방 리스크가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를 더욱 약화시키거나 분열시킬 변수로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겨울에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중국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급등하면 유럽이 충분한 천연가스를 저장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 실패에 따른 식량 가격 상승은 식량 불안을 겪고 있는 저소득 국가에 더 큰 압력을 가해 사회적 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미국 인디애나대를 졸업한 뒤 인도 델리경제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IMF에 몸담은 뒤 서반구 부국장으로 일했다. 한국·중국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태평양 부국장을 거쳐 현재 아시아태평양 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 “같이의 가치 깨닫는 물꼬 트면… 좋은 사람 되어 좋은 세상 만들죠”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같이의 가치 깨닫는 물꼬 트면… 좋은 사람 되어 좋은 세상 만들죠”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勿閑)계곡을 굽이굽이 거슬러 올라가면 대해(大海) 마을이 있다. 몹시 역설적인 지명들이다. 여유로운 산마을이지만 부지런한 이들이 모여 한가롭지 않게 열심히들 살고, 산속 깊은 골이지만 큰 바다처럼 많은 걸 넉넉히 감싸 안아 주는 곳이려니 싶다. 일찍이 폐교된 대해초등학교 분교는 1997년부터 ‘자유학교 물꼬’의 자리가 됐다. 옥영경(55)씨가 이 학교 교장이자 ‘옥샘’으로서 주말과 방학마다 찾아오는 여러 아이, 혹은 어른들과 함께 밥 지어 먹고, 같이 일하고, 같이 놀고, 같이 명상하고 공부하며 지내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자유학교 물꼬에서 옥씨를 만났다.옥씨는 유아교육 교사이자 초등 특수교육 교사, 중등 국어교사, 예술통합교과 교사, 대학 재활승마 강사다. 이 밖에도 공동체 활동에 필요한 각종 자격증, 예컨대 숲길등산지도사, 유아다례지도사, 문해교육지도사를 비롯해 심지어 미용사,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까지 갖췄다. 그는 “교육은 특정한 시기에만 이뤄지는 것이 아닌, 전 생애주기에 걸쳐 이뤄지는 것이기에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갖춰 가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상을 꿈꿨던, 한 시절 유행과도 같았던 공동체라는 깃발을 들고 지나온 몇몇 해 세월이 아니다. 무려 34년째다. 1989년 서울에서 ‘열린글 나눔삶터’라는 이름으로 글쓰기를 중심으로 하는 방과후학교 형식의 공동체를 모태 삼아 1994년 시작한 자유학교 물꼬는 도시공동체로 몇 년 지내다가 1997년부터 대해리에 계절 자유학교를 열었다. 그리고 2001년 서울 활동 공간은 접고 아예 이 터로 완전히 스며들었다. 자유학교 물꼬에는 위탁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방학 중 계절자유학교, 장애아 통합교육 프로그램 등이 있다. 춤명상, 단식수행 등의 프로그램이 있어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학교이기도 하다. 이름 그대로 자유로운 공간이다. 입시, 승진, 출세처럼 세상이 요구하는 경쟁과 효율 등의 가치는 없다. 대신 자신을 발견하는 힘을 기르는 자유로운 교육의 가치로 가득하다. 수업 사이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책을 보거나 놀다가 늘어지면 그대로 둔다. 하지만 자유로운 분위기와 달리 옥씨가 강조하는 공동체 질서는 나름 엄격하다. 옥씨는 “이곳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은 중요한 생활 가치 중 하나”라면서 “처음에는 힘들어해도 5박6일 계절 자유학교 2~3일째면 아이들 대부분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도, 밥을 먹은 뒤에도, 실내화 벗어 놓을 때도, 재래식 화장실 치우는 것도 원래 있던 그대로 스스로 정리하고 움직이게 된다”고 말했다. 크건 작건 공동체의 지속을 위해서는 질서가 중요한 법이다. 하지만 질서에 이르는 과정이 규율을 가르치는 훈육과는 다르다. 그는 “아이들은 가르치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는 대로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애써 가르치지 않아도 어른들의 올바른 행동을 보고 따라 하는 과정 자체를 통해 배움을 얻는다는 얘기다. 공동체 운동을 시작한 계기를 물었더니 대답이 싱겁다. “같이 모여 살면 좋잖아요.”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일 수 없다. 같은 꿈을 꾸던 이들이 다시 각자의 삶의 공간으로 흩어지는 것은 필연에 가까웠다. 크고 작은 좌절과 상처가 왜 없었을까. “아침마다 바닥에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오체투지 대배를 100배씩 하는데 거기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길러졌다고 우스갯소리처럼 얘기하곤 한다”는 그의 말만으로도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저부터 비롯해서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공동체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체 운동을 했으니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죠. 하지만 물꼬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컸고 매일 노동하고, 명상하고, 밥 짓고, 같이 먹고, 같이 공부하는 꾸준한 일상의 힘이 저를 단단하게 만든 것 같아요.” 옥씨는 “자유학교 물꼬를 지켜야 한다는 당위감에서 벗어나 이제는 꾸준한 일상이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공간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가 우직하게 밀고 온 사이 세상은 참 많이 바뀌었다. 일상의 꾸준함만으로 버티기에는 변화의 방향도, 속도도 과거의 것과 달라졌다. 버거울 수밖에 없다. 모진 시간과 세월을 버틸 수 있는 진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지 궁금해졌다. “근원을 말하자면 사람들입니다. 아이들이야말로 제 공동체 활동의 가장 큰 동지들이지요. 계절 자유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자라 중고등학생으로서 ‘새끼 일꾼’이 되고, 또 대학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품앗이 선생님 역할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있어서 자유학교 물꼬는 깊어지고 넓어졌습니다.” 그는 “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은 사람이 되게끔 해 주고, 내 삶을 뜨겁게 해서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함께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어린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옥씨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집단지성을 갖고 있다”면서 “물꼬 과정을 운영하다 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아이들과 상의하고 함께 힘을 모아 가다 보면 충분히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수동적 대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삶과 교육의 주인이자 주체로 세우는 과정임이 절로 느껴진다. 그는 2001년부터 3년 동안 미국, 핀란드, 스웨덴, 에스토니아, 러시아, 뉴질랜드, 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공동체와 대안교육 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활동 등을 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매년 책을 펴낸다고 해서 지인들 사이에서 ‘연간 옥영경’으로 통한다. 시집과 동화, 교육에세이 등을 꾸준히 써 왔다. 얼마 전엔 아들 류옥하다(25)씨와 함께 쓴 책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한울림 펴냄)를 냈다. 인문학 고전 서평록으로, 공통된 주제를 놓고 서로 다른 고전을 읽은 모자가 글로 대화하며 서로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평생에 걸쳐 교육 운동, 공동체 운동을 해 온 옥씨야 겪고 느낀 것들이 몇 날을 지새우며 말해도 부족할 만큼 웅숭깊을 테다. 하지만 그의 아들 역시 사유의 깊이와 글쓰기의 힘이 남다르다. 아들 류옥씨는 열다섯 살까지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홈스쿨링을 했다고 할 것도 아니다. 그저 산자락에서 뛰어놀고, 자유학교 물꼬의 새끼 일꾼으로서 일 거들고, 농사지으며 살았다. 대신 엄마처럼 매일 일기-날적이라 부른다-를 썼고 책을 열심히 봤다. 논과 밭 그리고 공동체 공간에서 깊어진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유가 학문과 이성의 집적물인 책을 통해 체계를 갖춘 셈이다. 그렇게 ‘시 쓰는 뇌과학자’를 꿈꾸던 산골 아이는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제도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3년 뒤 서울대와 대전지역 의대에 동시 합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은 학부모가 그 결과물에 대해 부러워할 수밖에 없다. 그는 “아이 교육에 있어 잘한 게 있다면 아이 삶에 덜 개입한 것 아닐까 싶다”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을 둘러싼 것들을 통해 보고 들으며 배우고 그 배움대로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야 부럽지만 거기에 이르는 과정은 쉬 흉내 낼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일이다. 옥씨는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또 새로운 학교, 대안교육을 한다고 해서 제도교육 자체를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면서 “아들이 스스로 학교를 선택했듯 믿고 맡기는 것이며, 우리의 활동은 제도교육을 보충, 보완해 줄 수 있는 역할로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학교 물꼬에는 마치 우리 사회의 축소판인 듯 보육원 출신 아이들부터 장애 아이, 재벌집 아이 등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이 모인다. 제도교육이 학습으로 배우는 데 그치곤 하는 다양성의 가치를 애써 가르치지 않고 몸으로 느끼고 배우게끔 하고 있다. 옥씨는 “어떤 아이들도 이 세상에 온전한 자기편 한 사람만 있으면 충분히 올바르게 살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어른으로서, 선생으로서 더 옳게, 더 바르게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름 많던 이날 사진을 찍으려니 마침 해가 잠시 들었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간 직후 큰바다 마을에는 눈이 소복이 내렸다고 한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날이 쨍하면 쨍해서 또 다른 행운의 에너지를 얻은 듯 감사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던 옥샘의 기운이 전해진 듯했다.
  • 건설사 접고… 伊몬테풀치아노 와인 전도사로

    건설사 접고… 伊몬테풀치아노 와인 전도사로

    산로렌초 20년째 최상위등급“바롤로 동급… 가성비 더 높아”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동쪽으로 달리다 보면 아름다운 아드리아해가 펼쳐진 중부 아브루초 지역에 닿는다. 아브루초는 토착 품종인 ‘몬테풀치아노’로 와인을 만드는 이탈리아 내 4대 포도 산지다. 이 지역에 1890년부터 터를 잡은 유서 깊은 와이너리 ‘산로렌초 비니’의 안소 첸토라메 해외총괄 이사가 홍보차 한국을 찾았다. 산로렌초의 몬테풀치아노 와인은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이탈리아 정부가 직접 평가·보증한 최상위 등급 ‘DOCG’를 20년째 지켜 오고 있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와인이다. 국토 전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이탈리아에서도 DOCG 등급 와인의 비중은 1%가 채 안 된다. 첸토라메 이사는 “몬테풀치아노는 이탈리아 북부 고급 와인 ‘바롤로’와 같은 등급이면서도 그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대중성을 함께 갖췄다”고 설명했다. 몬테풀치아노는 고유의 탄닌 덕분에 병 숙성 시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균형 잡힌 산미와 탄닌이 어우러져 다크 체리, 자두 향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는 물론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 매 끼니 음식과 함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와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직원 7명을 두고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첸토라메 이사도 10년 전 몬테풀치아노 와인의 맛에 빠져 산로렌초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아브루초의 자연환경이 한국과 비슷해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산로렌초 몬테풀치아노 와인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2021년 6월 주주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에 론칭한 후 판매량이 약 2년간 250% 증가했다.
  • 강기정 시장, 덕남정수장 수도사고 대시민 사과

    강기정 시장, 덕남정수장 수도사고 대시민 사과

    강기정 광주시장이 “덕남정수장 수도사고로 수돗물 공급이 끊긴 데 대해 불편과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시민들께 사과했다. 강 시장은 15일 오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례없는 가뭄 위기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물절약을 동참해주셔서 물 고갈 시기가 늦춰지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수도사고가 발생해 시장으로서 매우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사고 원인에 대해 “1994년 설치 이후 상시 개방 상태로 유지되던 밸브가 시설 노후화와 정비 부족으로 베어링 및 기어축이 이탈해 밸브잠김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향후 ‘사고원인규명 자문단’을 구성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사고 이후 재점검한 결과 3가지 문제가 도출됐다고 진단했다. 첫째, 사고 즉시 시 재난상황실로 상황전파가 되지 않아 사고 수습이 지연됐으며 둘째로는 결과적으로 재난 안내문자가 조기에 발송되지 못해 시민들에게 혼란을 야기시겼다고 설명했다. ‘식용수 사고 현장 매뉴얼’은 있으나 제대로 따르지 않아 첫째, 둘째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셋째, 매뉴얼은 잘 구비되어 있으나 이를 이행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이 부족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강 시장은 이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2만8576세대에 대해 2월 12~13일 이틀간 수도요금을 일괄 감면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또 “상가, 음식점 등 추가 피해를 입은 시민들은 온라인과 5개 자치구 상수도요금센터를 통해 보상을 신청하시면 보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속히 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재발방지 대책도 내놨다. ▲덕남정수장과 용연정수장의 대형 송수관로 밸브 56개 자체점검 뒤 영산강유역환경청·수자원공사·상하수도협회 등 전문가들과 2차 정밀진단 신속 진행 ▲노후상수도관 단계별, 연차별 정비계획 수립해 적극 정비 등이다. 이를 위해 이미 확보한 노후상수도관 정비 사업비 114억원에 추경에서 50억원을 추가 확보해 총 164억원을 투입, 긴급한 곳부터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강 시장은 끝으로 “가뭄위기에 이같은 사고가 발생해 송구하다. 그러나 가뭄극복을 위해 물 절약운동은 멈출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죄송하지만 지속적으로 동참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 18년 묵은 북동 재개발 갈등, 사전공공기획으로 해결한다

    18년 묵은 북동 재개발 갈등, 사전공공기획으로 해결한다

    광주시가 지난 18년간 갈등을 빚어 온 북동 재개발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사전공공기획’ 카드를 꺼내들었다. 광주시는 주민 간 이해관계 충돌로 찬반 갈등을 빚고 있는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북동 사전공공기획 전담팀’을 구성, 14일 시청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구역은 수창초등학교 주변 중심·일반 상업지역으로 광주시의 대표적 노후 원도심이다. 사업구역과 인근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존치한 가옥 등 근대건축물과 북동성당, 수창초등학교(본관) 등 광주시 지정문화재, 금융·상업시설 등이 밀집해 있다. 또 아시아문화전당, 옛 전방·일신방직 등과 연계되는 금남로·독립로와도 가깝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는 북동 정비사업이 장소성과 역사성을 살리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 대규모 공동주택 위주의 전면철거 방식 정비사업계획(안)이 알려지면서 사업 추진을 반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이번에 광주시가 추진하는 ‘북동 사전공공기획’은 민간주도사업인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에 공공이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사업 주체인 주민과 공공이 소통을 통해 공공성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수립·제시함으로써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광주시의 도시품격과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광주에서 재개발 정비사업이 사전공공기획으로 추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주시는 이를 위해 함인선 시 총괄건축가가 총괄기획가(MP·Master Planner)를 맡고 도시계획·건축·교통 등 각계 전문가와 공공건축가, 시의원, 시·구 담당 부서 관계자 등 18명이 참여하는 ‘북동 사전공공기획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북동 재개발 정비사업구역의 현황을 분석하고 북동 사전공공기획의 비전, 목표, 개발방향, 전략 등을 논의했다. 또 사업 추진주체인 추진위원회와 비상대책위원회의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전담팀은 주민과의 간담회, 사례연구, 타당성 검증, 계획원칙·세부과제 설정, 간담회,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이어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정비계획(안) 입안을 유도해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심의, 정비구역 지정·정비계획 결정 고시 등 후속 일정을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김종호 광주시 도시공간국장은 “북동 사전공공기획은 오랫동안 갈등을 빚고 있는 북동 재개발정비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동 추진사례의 장단점을 검토·분석해 다른 재개발 구역에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북동 재개발정비사업은 수창초등학교 일대 13만6250㎡ 부지에 약 2200여 세대의 공동주택과 업무시설 및 판매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5년 5월 추진위원회 구성 후 2차례 정비계획을 입안했으나 부결됐다. 이어 2019년 3차 정비계획(안)을 입안해 경관심의를 신청, 3차례 심의 끝에 조건부 의결된 바 있다.
  • “아내를 살해했다” 농약 마신 뒤 암매장 자백한 아르헨 한인 남성

    “아내를 살해했다” 농약 마신 뒤 암매장 자백한 아르헨 한인 남성

    아르헨티나에서 한인 남성이 한인 여성을 살해·암매장해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라나시온, 로스안데스 등 중남미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르헨티나 서부 내륙 멘도사주(州)에서 한국 국적 남성 김모(34)씨로부터 “농약을 마셨다”는 신고가 긴급전화(911)에 접수됐다. 현지 경찰은 위치를 추적한 뒤 거주지 농장으로 구급차를 보내 김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김씨는 이송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며 “지난주에 같은 국적의 아내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이 김씨에게 자초지종을 캐물은 결과 살해는 지난 9일 자행됐으며 멘도사주 산마르틴 지역 돈페드로 농장 부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경찰은 호두나무 인근에 묻혀 있던 피해 여성 A(49)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시신은 부패가 진행돼 있었으며 목이 졸린 흔적이 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김씨는 다툼 후 A씨가 (부부 또는 연인) 관계를 지속하고 싶어 하지 않자 살해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경찰은 언어 장벽 때문에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스안데스는 전했다. 로스안데스에 따르면 한인 약 30명이 거주하고 있는 해당 농장에는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극소수에 그쳤다. 주변 주민들은 이 한인 커뮤니티가 매우 폐쇄적이며 일부 상점에서 쇼핑할 때 등을 제외하면 자주 목격되지 않으며 현지인들과 교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김씨와 A씨가 법적 부부인지 등 정확한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현재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 “금 들고 튀었어” 수상한 통화에…절도범 눈치챈 택시기사

    “금 들고 튀었어” 수상한 통화에…절도범 눈치챈 택시기사

    한 택시기사가 승객의 통화 내용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몰래 신고해 금은방 털이범 검거를 도왔다. 1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11시 30분쯤 한 택시 기사로부터 “승객이 요금을 주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 통화 내용이 수상하다”는 문자 신고가 접수됐다. 택시기사는 충북 청주에서부터 승객 A(19)씨를 태우고 대전 동구 용전동까지 운전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A씨는 ‘돈이 없다’며 요금을 빌리기 위해 지인과 통화를 했다. 대전경찰청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택시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A씨는 전화를 하면서 “나 금 들고 튀었어”, “안 잡혔는데? 지금 3일짼데?”라고 말한다. 택시기사는 이 통화내용을 듣고 “전화 통화 내용이 수상하다”며 경찰에 문자로 신고했다.신고를 받은 경찰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A씨는 택시기사에게 “아는 형에게 돈을 받아 계좌로 보내주겠다. 몇만원 더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현장을 이탈하려고 했다. 경찰은 횡설수설하는 A씨의 모습이 수상하다고 판단했고 “핸드폰 충전도 하고 다른 지인에게 택시 요금도 부탁해보자”며 지구대로 임의동행할 것을 제안했다. 경찰은 택시 출발지였던 충북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을 알아봤다. 그리고 며칠 전 금은방에서 절도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충북 증평군 한 금은방에서 금팔찌와 금반지 등 시가 약 1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착용한 채 그대로 도주해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충북 괴산경찰서에서 A씨를 절도 등의 혐의로 수배 중이라는 것을 알아낸 경찰은 A씨를 검거해 관할 경찰서로 인계했다. 덜미를 잡힌 A씨는 이미 경찰에 붙잡힌 공범들과 함께 절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 휴일 망친 광주 단수 사태 낡은 ‘유출밸브’ 탓

    급작스러운 단수로 광주시민의 평온한 휴일을 망친 ‘범인’은 이유 없이 닫혀 버린 30년 된 낡은 밸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극도로 노후화된 시설과 단 한 차례도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던 부실 관리가 사고를 초래한 셈이어서 사실상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1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발생한 덕남정수장 수돗물 누출 사고는 정수장과 배수지를 연결하는 지름 1.8m 크기의 상수도관 내 설치된 유출밸브(버터플라이 밸브)의 고장 때문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고장이 난 유출밸브는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향하는 수돗물의 공급을 막는 장치로 1994년 설치됐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유출밸브 내부 디스크를 고정하는 베어링과 축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제자리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밸브 잠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압 등의 영향으로 밸브가 갑자기 닫히는 바람에 배수지로 수돗물이 흘러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낡은 유출밸브를 지난 30년간 한 번도 점검하거나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항상 수돗물이 흘렀고, 수돗물 공급 또한 한 번도 중단된 적이 없었던 만큼 해당 밸브를 교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고장 난 유출밸브를 해체하고 수돗물이 흐르게 한 뒤 밸브 내 디스크를 용접해 또다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처했다고 밝혔다. 덕남정수장은 주암댐에서 물을 공급받아 이를 정수한 뒤 송하·봉산·소촌·송정·덕남 등 5곳의 배수지로 수돗물을 흘려보낸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44만t이다. 광주시는 전날 단수 사태로 총 5만 7000t의 물이 누출됐으며 남구·광산구에 거주하는 2만 8000여 가구가 직접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저수조가 없는 아파트와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이다. 카페, 미용실 등 물 사용이 필수적인 업소에서는 손님을 받지 못해 예약을 취소하거나 영업을 아예 중단하기도 했다. 광주시는 단수와 흐린 물 발생 가구의 피해를 접수한 뒤 수돗물피해보상심의회를 통해 보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 나이 들고 자주 깜빡깜빡, 나도 혹시 ‘치매?’…대안은?

    나이 들고 자주 깜빡깜빡, 나도 혹시 ‘치매?’…대안은?

    나이가 들면 주소, 전화번호 등을 깜빡할 때가 많아진다. 나도 모르게 치매를 의심하게 되지만, 의학계에 따르면 치매와 건망증은 전혀 다른 질환이다. ‘건망증’은 기억력만 감퇴할 뿐, 인지력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반면 ‘치매’는 공간 지각력, 계산 능력, 판단 능력 감퇴 등을 동반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인구 가운데 75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2039년에는 2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는 완치가 어렵다. 발병 시기,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최선이다. 예방은 치매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려면 치매가 무엇인지 알고, 치매에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치매는 뇌의 문제다. 뇌 기능 감퇴를 막아야 치매 위험도 낮아진다. ‘뇌 체조’는 두뇌 구석구석을 자극함으로써 뇌 기능을 지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가 노년층에 접어들면서 두뇌 훈련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미국 과학잡지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글로벌 두뇌 훈련 시장 규모는 2020년 6조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TJ미디어에 따르면 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올인원 이동식 노래방 M2에는 시니어 맞춤형 두뇌 건강 체조 기능이 탑재됐다. 김소영 의정부시체육회 생활체육지도사가 자문을 맡은 이 체조는 노년층이 앉아서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밌게 구성됐다. 이 밖에도 ‘제2의 뇌’로 불리는 손과 두뇌 간 상호 작용을 이용해 뇌를 활성화함으로써 뇌 기능, 학습,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티제이미디어 관계자는 “M2는 자사 노하우를 집약해 시니어 눈높이에 맞춰 개발한 제품”이라며 “경로당, 복지관 등 시니어들이 많이 찾는 곳에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선 끝났구나 했던 순간… 자신을 버렸던 조선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조선 끝났구나 했던 순간… 자신을 버렸던 조선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 [서동철의 임진왜란 열전]

    퇴계 제자로 예학에 능통한 선비경상도 도사, 업무 지시 어겼다며평안도 강동으로 유배 같은 형벌선조 일행 평양성서 궁지 몰리자의병 모아 명군과 왜군 맞서 활약남쪽 양산까지 쫓으며 용맹 펼쳐류성룡이 사면 건의… 관직에 등용북한땅 성천 학령서원 등에 모셔져 당대 세계 최강의 육군 전력을 갖췄던 왜군은 부산포 상륙 이후 파죽지세로 북상했다. 한양도성을 손쉽게 점령하고 평양성까지 차지했지만 승리를 장담하던 목소리는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잦아든다. 통치자가 머무는 성을 점령하면 전쟁이 끝나는 그들에게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뜻하지 않게 보급선이 길어진 마당에 바닷길은 이순신 수군에 철저히 막혔고, 육로마저 전열을 정비한 조선군에 곳곳이 끊겼다. 무엇보다 일본에는 없는 의병이 조선 전역에서 일어나 저항하고 있었다. 경상도 창원 출신으로, 평안도 강동에 17년 동안 유배와 다름없는 형벌에 처해져 있었던 조호익의 창의는 더욱 뜻밖이었을 것이다.지산(芝山) 조호익(曺好益·1545~1609)은 퇴계 이황의 제자로 예학에 조예가 깊었다. 문인으로도 이름을 날려 오늘날 그의 시문과 기행문은 문학적 연구의 대상이 되곤 한다. 지산의 할머니는 진성 이씨로 12세의 퇴계에게 논어를 가르쳐 학문에 눈을 뜨게 했던 스승이자 작은아버지인 이우의 딸이다. 지산은 10세부터 백운동서원 설립자인 주세붕의 아들로 이황의 문인인 주박으로부터 학문의 기초를 다졌다. 지산은 이후 퇴계를 사숙하면서 때로는 도산서원을 찾아 직접 가르침을 구하기도 했다. 조호익의 불행이 시작된 것은 32세 되던 1575년(선조 8)이다. 당시 상황은 조호익의 제자인 김육이 지은 지산 행장에 자세히 전한다. ‘이때 경상도 도사로 부임한 최황이 장정을 군적에 올리는 일로 창원부에 와서 선생에게 단속하고 독려하는 책임을 떠맡겼다. 선생은 어머니 상례가 끝나지 않았고, 또 자신의 병이 심하다는 이유로 일을 맡지 않았다. 그러자 최황은 명령을 어긴 데 노하며 (국역에서 벗어나 있는) 한정(閑丁) 50명을 바치도록 재촉했다. 선생은 집에서 부리는 어린 종까지 (15명을) 내놓았지만 숫자를 채울 수 없었다. 그러자 최황이 더욱 사납게 굴면서 화를 냈고 형장을 가하기까지 했다. 그러고는 향리에서 조정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며 전가사변을 청했다. 마침내 지산을 강동으로 보내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1576년의 일이다. 전가사변(全家徙邊)이란 가족과 함께 변방으로 이주해 살도록 하는 형벌이다. 세종시대 북변 개척이 이루어지며 남쪽 백성을 함경도와 평안도로 이주시키는 정책을 폈지만, 응하는 사람이 없자 강제로 이주시키는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좀도둑이나 소·말을 밀도살한 자, 관리로서 백성을 억압한 자, 윗사람을 능멸한 자 등이 대상이었다. 류성룡은 ‘징비록’에 ‘조호익은 지조가 강하고 덕이 높은 인물이었는데 무고를 당해 온 가족이 강동으로 옮겨 살았다’고 했다. 누가 봐도 공정한 처분은 아니었던 듯싶다.최황이 경상도 도사에 임명된 것은 왜적의 침입에 대비한 특명이 있었기 때문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선조실록 1575년 2월 30일자에는 ‘신장(信長)의 거짓말을 다 믿을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의 방비하는 일에 있어서는 미리 조사하는 것이 무방하니, 무장을 골라 뽑고 외방에 있는 파산무사(罷散武士)들도 채비하고서 기다리게 하소서’라는 비변사의 비밀전교 내용이 전한다. 파산무사란 군적에서 벗어나 있는 병역의무 대상을 뜻하는 듯하다. 신장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말한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마무리지은 오다의 움직임에 조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최황의 임무는 일본과 접한 연해지역의 방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조호익은 왜적 침입에 대비해 군적을 정비하려는 조정의 특명을 거부한 꼴이 됐다. 식솔을 이끌고 고향을 떠나야 하는 조호익의 심경은 ‘서정부’(西征賦)라는 장편 한시에 잘 남아 있다. ‘마을 문을 나서서 먼 길을 떠남에 / 밝은 해가 갑자기 그 색이 변하네 / 말은 머뭇거리며 나아가지를 않고 / 혼은 빠져 달아나 상실한 듯하네’. 정극후(1577~1658)가 지은 지산 선생의 신도비명에는 ‘관서의 강동현에 유배되었지만 공은 편안히 도(道)가 있는 곳에 나아가는 것과 같이 여겼다’고 돼 있지만 실상은 달랐다. 조호익이 머문 강동은 현재의 북한 행정구역으로 평양시 강동군이다. 평양시에서 대동강 건너 동쪽 지역으로 단군릉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호익은 강동 고지산에 집을 얻어 수지재(遂志齋)·풍뢰당(風雷堂)이라 이름 짓고는 독서에 몰입했다고 한다. 지산은 이곳에서 지역 학도와 강동에 부임하는 관원들의 자제들을 가르쳤다. 훗날 대동법을 주창하고 인조와 효종 시대 세 차례 정승을 지낸 김육도 이 시기의 제자다. 다시 김육의 행장이다. ‘강동은 오랑캐와 인접하고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예로부터 덕망 있는 사람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학문을 몰랐는데, 지산의 소문을 듣고 원근에서 먹거리와 책을 짊어지고 모여들어 문밖에는 항상 신발이 가득했다. 선생은 이들을 재주에 따라 가르치고 인도했다.’ 제자가 많았어도 생활은 곤궁했다. 류성룡은 ‘조호익은 강동에서 살림이 빈곤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살았는데 20년 남짓 입에 풀칠이나 하면서 살았다. 그렇지만 결코 뜻을 굽힌 적은 없었다’고 적었다. 왜란은 조호익에게 반전의 기회가 됐다. 선조수정실록 1592년 7월 1일자에는 ‘유생(儒生) 조호익이 군사를 모집해 적을 토벌하고 강동에 주둔했다’는 내용이 보인다. 선조수정실록은 인조반정으로 북인이 물러나고 서인이 정권을 잡은 이후 이이·성혼·정철 등의 서인과 류성룡을 비롯한 남인을 폄하한 선조실록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편찬한 것이다. 수정실록의 조호익 기사는 ‘징비록’을 그대로 차용하다시피 했다. 원문이라고 할 수 있는 류성룡의 ‘징비록’을 참고한다. ‘임금이 평양에 당도했을 때 조호익은 사면됐다. 그리고 의금부도사에 임명됐다. 평양이 왜적에 포위되자 그는 강동에서 군사를 모집해 구원하려 했다. 그러나 평양이 함락되자 행재소로 돌아갔다. 그때 그를 양책역에서 만났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명나라 구원병이 곧 올 것이네. 강동으로 돌아가 군사를 모집하게. 명나라 군사가 오면 합세해 평양을 치도록 하게.”’ 이렇게 지산에게는 의병을 모으는 소모관(召募官)이라는 직분이 다시 주어졌다. 평양성이 적의 수중에 떨어지자 조호익은 강동 북쪽의 성천으로 들어가 제자 윤근·박대덕과 500명 남짓한 의병을 규합했다. 이들은 평양 남쪽의 중화와 상원까지 오가며 노략질하는 왜군을 집중 공략해 커다란 전과를 올렸다. 조호익은 군졸들과 함께 생활하며 잠잘 때도 옷을 벗지 않았고 대삿갓을 쓰고 가죽버선을 신었다고 한다. 1593년 조호익 의병은 명나라 군사와 함께 평양성을 공격했다. 대동강 주변에 의병을 매복시켜 밤을 틈타 몰려나오는 왜군에 타격을 가했다. 이후 임진강까지 왜군을 추격해 격파하고 함경도에서 퇴각하는 왜군도 양주에서 공략했다. 지산의 평안도 의병은 부산이 코앞인 양산까지 왜군의 뒤를 쫓았다. 조호익은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의병을 해산했지만,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다시 강동에서 의병을 일으켰다.선조에게 지산의 사면을 건의한 사람은 바로 서애 류성룡이다. 서애와 지산은 월천 조목, 학봉 김성일, 간재 이덕홍, 한강 정구와 함께 ‘퇴계 문하 6철(哲)’로 꼽힌다. 류성룡은 세 살 아래의 동문인 조호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류성룡은 ‘징비록’에 조호익을 언급한 대목을 감동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조호익은 글 읽는 선비였으나 나라에 대한 충성과 의리를 앞세워 군사를 격려하고 이끌었다. 동짓날에는 군사를 거느리고 행재소를 향해 네 번 절하고 밤새워 통곡하자 군사들 모두 엎드려 울었다.’지산은 1593년부터 대구부사, 성주목사, 안주목사, 성천부사, 정주목사를 역임했다. 1604년 선산부사를 사임하고 선대의 고향 영천에 자리잡아 만년을 보냈다. 시호는 문간(文簡)이다. 인조반정 이후 이조참판에 추증됐다. 영천 지봉서원, 지금은 북한 땅인 성천 학령서원과 강동 청계서원에 모셔졌다. 지봉서원은 1678년(숙종 4) 사액돼 도잠서원이 됐다.
  • 광주 100만명 단수 피해...정수장 밸브 고장

    광주 100만명 단수 피해...정수장 밸브 고장

    광주 덕남정수장에서 12일 밸브 고장이 발생하면서 광주 3개 구 100만명이 단수 피해를 봤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주 일부 지역 급수를 중단했다. 단수 지역에는 서구와 남부, 광산구, 북구 일부 등이 포함됐다. 단수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0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사고는 덕남정수장에서 물을 배수지로 보내는 공급 밸브에 이상이 생기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수지는 시간대에 따라 다른 물 사용량에 대비하기 위해 정수한 물을 가정에 공급하기 전 모아두는 곳이다. 밸브 고장으로 정수된 물이 배수지로 가지 못하며 일부 지역은 물이 흘러넘치기도 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보수 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고장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 광주 수돗물 수만t 유출…13일 0시 정상 급수

    광주 수돗물 수만t 유출…13일 0시 정상 급수

    광주시는 12일 오후 6시20분께 서·남·광산구 일부지역 단수 조치의 원인이 된 덕남정수장 고장 밸브의 긴급 복구를 완료, 물공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에 수돗물이 정상 공급되기까지는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통수 후 5~6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13일 새벽 0시께 정상 급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전 3시30분께 남구 덕남정수장 상수도 배수밸브가 고장나 잠겼다. 이에 따라 물이 배수되지 못하면서 정수장 바깥으로 흘러 넘쳤으며, 주변 편도 1차로가 침수되기도 했다. 정수장 용량 26만여t을 감안했을 때 유출된 물은 수 만여t으로 추산된다. 이번 사고로 영향을 받은 배수지는 전체 18개 배수지 중 소촌, 송정, 덕남 배수지 3곳이며, 가구 수로는 5만5000여 세대 20여 만명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날 오전 단수 없이 복구를 시도했으나 사고원인이 된 밸브가 30년이 된 노후밸브인 탓에 개방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 및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전문가를 긴급 투입, 용접 절단 후 봉합하는 방법으로 이날 오후 6시20분께 복구를 마쳤다. 이후 즉시 통수를 시작했으며, 정수장에서 가정까지 공급되는데는 5~6시간이 소요되는 탓에 13일 새벽 0시께 수돗물 공급은 정상화될 전망이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덕남정수장에서 생산·공급하는 일부지역의 수돗물 공급을 용연정수장에서 대체했으며, 단수지역에는 사전안내와 함께 비상용 병물인 빛여울수 1.8L들이 1980상자를 공급했다. 또 아파트‧학교‧병원 등 수돗물 사용이 많은 대수용가에는 녹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저수조 밸브를 신속히 차단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덕남정수장 현장을 방문, 점검과 함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또 이날 오후 재난안전대책회의를 주재, 단수지역 비상용 병물 공급은 물론 최단시간 내 맑은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13일 새벽 0시 이후 맑은물이 공급될 것으로 판단되나 일시적으로 흐린물이 나올 수 있어 일정 기간 수돗물을 흘린 뒤 사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 오현규, 유럽 데뷔골…셀틱, 컵대회 5-1 대승

    오현규, 유럽 데뷔골…셀틱, 컵대회 5-1 대승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셀틱을 통해 유럽 무대에 진출한 오현규(22)가 입단 후 4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거들었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셀틱 파크에서 열린 2022~23 스코티시 컵 16강전 세인트 미렌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팀이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었다. 오현규는 지난달 셀틱 유니폼을 입은 뒤 리그 경기를 포함 4경기 연속 교체 출전 끝에 마침내 데뷔골을 기록했다. 앞서 9분, 16분, 12분을 뛰었던 오현규는 이날 28분을 소화하며 가장 길게 뛰었다. 셀틱은 5-1로 이겨 2019년 이후 4년 만의, 통산 38번째 대회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지난달 2일 레인저스와 리그 경기에서 2-2로 비긴 뒤 공식전 8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11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원정 경기에서 1-5로 패한 이후로는 16경기 연속 무패(15승1무)다. 셀틱은 전반 16분 터진 마에다 다이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좀처럼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셀틱은 후반 18분 오현규를 비롯해 하타테 레오, 맷 오라일리를 한꺼번에 교체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는데 모두 골맛을 보는 등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상대 수비 1명이 퇴장당하며 경기는 급격하게 셀틱으로 쏠렸다. 후반 27분 세인트 미렌의 리처드 테일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리엘 아바다의 슈팅을 손으로 막아 비디오판독(VAR)을 거친 끝에 레드 카드를 받은 것. 후반 31분 하타테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4분 뒤 오현규가 마침내 데뷔골을 터뜨렸다. 캘럼 맥그리거가 날린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앞으로 튀어 나오자 문전에 도사리고 있던 오현규가 지체 없이 골문으로 밀어 넣었다. 셀틱은 후반 42분 상대 마크 오하라에게 페널티 득점을 내줬으나 45분 오라일리가 페널티아크에서 왼발 중거리 슈팅, 후반 50분 레오가 박스 내 오른발 슈팅으로 거푸 골망을 가르는 등 며 약 20분 사이 네 골을 퍼부으며 대승을 거뒀다. 셀틱은 오는 19일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에서 에버딘과 홈 경기를 치른다. 셀틱은 23승1무1패(승점 70점)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레인저스(19숭4무2패)와는 승점 9점 차이다.
  • 더 걷고 싶다, 겨울 입은 상당산성

    더 걷고 싶다, 겨울 입은 상당산성

    눈이 내린 날 찾고 싶은 곳들이 있다. 충북 청주의 상당산성은 그중 하나다. 흰 눈은 흐릿한 성벽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고 후줄근한 주변 풍경을 과감히 생략해 준다. 그 덕에 산성은 옹골찬 본디 모습을 여실히 드러낸다.충북엔 은근히 산성이 많다. 방어해야 할 요충지가 많아서다. 고구려 평강 공주와 온달 장군의 고사가 전하는 단양 온달산성, 삼국시대 이래 단 한 차례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무패의 산성 보은 삼년산성, 충주의 장미산성 등 지역마다 하나씩은 꼭 있다. 2010년엔 중부권의 산성들을 묶어 유네스코 문화유산 잠재목록에 올리기까지 했는데 이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느리지만 좋은 소식이 되어 돌아오려는 걸까. 지역 사람들의 느릿한 성정처럼 말이다. ●백제 때 처음 축조… 조선시대에 개축 상당산성이 축조된 건 백제 때다. 당시 토성으로 건설된 뒤 조선시대 숱한 전란을 겪으며 개보수를 거듭하다가 숙종과 영조 때 대대적인 개축 공사를 거쳐 현재와 같은 석성의 모습을 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석성 가운데 원형이 비교적 온전하게 남은 산성으로 꼽힌다. 상당이란 명칭은 백제 때 청주 일대를 부르던 ‘상당현’이란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은 상당산(492m) 8부 능선에 4.2㎞에 걸쳐 빙 둘러 있다. 오목한 분지를 품고 산허리를 따라 쌓은 포곡식 산성이다. 적잖은 산행을 해야 만날 수 있는 여느 산성과 달리 상당산성은 입구까지 도로가 놓여 쉽게 찾을 수 있다. 상당산성의 정문은 남쪽을 지키는 공남문이다. 무사석(武砂石)을 활용해 홍예문(무지개다리) 형태로 쌓았다. 옹성처럼 문 바깥에 성문을 보호하는 시설을 두는 대신 안쪽에 옹벽을 쌓아 성문을 드나들 때 장애물 역할을 하도록 했다. 남문 인근에는 치성을 세 군데나 뒀다. 치성은 성벽에서 돌출시킨 요철 형태의 시설을 일컫는다. ‘꿩 치’(雉) 자를 쓰는데, 제 몸을 숨기고 밖을 엿보기를 잘하는 꿩의 습성에서 뜻을 빌려 온 것이다. 보통 전방과 좌우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을 방어하기 위해 조성한다. 산의 형태를 활용해 쌓은 포곡식 산성에선 치성을 두는 경우가 드물다. 한데 상당산성 남문 쪽은 산의 굴곡이 거의 없어 방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 다수의 치성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성곽을 따라 둘레길이 마련돼 있다. 주차장이 있는 남문에서 출발해 남암문, 서장대, 미호문(서문), 진동문(동문)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성 안쪽엔 4만 6000㎡ 규모 자연마당 남문 위에 올라서면 낭성면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전망이 빼어난 곳은 남암문을 지나 미호문을 향해 걷는 구간이다. 청주 시내와 멀리 미호천 일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성 안쪽으로는 성안마을과 자연마당 등이 있다. 성안마을은 성내 방죽을 끼고 형성된 마을이다. 청주시에서 벌인 한옥 보전 등의 정책 덕에 비교적 옛 모습을 잃지 않은 편이다. 자연마당은 4만 6000㎡(약 1만 4000평)에 달하는 생태공원이다. ‘다랑논’이라 불리는 휴경지와 생태 습지 등을 활용해 조성했다. 볏과 식물과 사초과 식물, 야생화, 연꽃 등의 군락지로 나뉘어 있다. 논배미 같은 소로를 따라 자박자박 돌아볼 수 있다. 청주 외곽 수비를 담당한 게 상당산성이라면 도시 중심부를 방어한 건 청주읍성이었다. 상당산성에 이어 청주읍성 안쪽을 돌아보는 건 그래서 당연하다. 산성과 읍성은 직선거리로 약 6㎞ 정도 거리다. 고대의 청주는 군사 도시였다. 양반 고을, 교육 도시 정도로 알고 있는 이들에겐 뚱딴지같은 소리로 들릴 수 있겠다. 삼국시대부터 청주는 각국이 경계를 이루며 으르렁대던 각축장이었다. 조선시대인 1651년엔 충남에 있던 충청도병마절도사영이 청주로 옮겨 왔다. 병마절도사는 해당 지역의 육군 총사령관이다. 이는 청주읍성이 충청병영성의 역할을 겸했다는 의미다. 19세기 말 고종 때엔 삼남 최대 군사기지인 진남영이 설치되기도 했다. 일본과의 전투에서 자존심 구기는 전적을 안기기도 했다. 임진왜란 당시 조헌 등 의병이 가장 먼저 수복(1592)한 읍성이 왜군의 최정예 부대가 지키던 청주성이었고, 19세기엔 일제의 정규군이 청주와 충남 공주 등을 무대로 활동했던 ‘호중동학군’에게 걸핏하면 얻어터졌다. ●일제 ‘눈엣가시’ 청주읍성 허물어 이후 일제는 청주 일대의 유적을 없애는 작업을 벌였다. 청주읍성을 형편없이 허물어 배수로 공사 등에 썼고, 무심천의 돌다리 남석교는 아예 땅 밑으로 묻어 버렸다. 망선루 등 당대의 건축물도 이때 모두 헐렸다. 당시 일제의 만행에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 없지만 유독 청주가 호되게 당한 건 지난날에 대한 ‘뒤끝 작렬’ 때문이라고 청주 사람들은 이해하고 있다. 청주읍성은 한때 높이 4m, 길이 약 1.8㎞에 달했다고 한다. 현재 남은 건 35m의 복원 구간이 전부다. 규모가 너무 작아 ‘애걔’ 하며 코웃음 치기 십상일 텐데 청주읍성은 규모보다 조성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청주읍성은 근래 제작한 것이 분명한 벽돌과 시간의 더께가 쌓여 거무튀튀해진 벽돌들이 피아노 건반처럼 어색하게 어울려 있다. 옛 벽돌들은 청주시가 2013년 성돌 모으기 운동을 벌일 당시 시민들이 십시일반 기증한 것들이다. 건물 신축 과정에서 발굴된 성돌 2개를 시작으로 모두 800여개 성돌이 모였다. 이 가운데 650개 성돌이 복원 공사에 쓰였다고 한다. 청주읍성이 복원된 곳은 중앙공원 서쪽 출입구 쪽이다. 읍성 기초석의 흔적이 확인됐던 장소다. 중앙공원은 청주 도보 여행의 중심지인 만큼 함께 돌아보길 권한다. 중앙공원 안에도 수령이 1000년을 헤아린다는 은행나무 ‘압각수’, 병마절도사영문, 망선루 등의 볼거리가 있다. 쫄쫄호떡 등 MZ세대가 즐겨 찾는 맛집도 이 일대에 즐비하다. 청주의 중심가를 일컫는 이름은 ‘성안길’이다. 그러니까 청주읍성의 안쪽에 있는 길이란 뜻이겠다. 옛 이름은 ‘본정통’이었다. 일제강점기 때 잔재로, 나라 안 어느 도시에나 있었던 ‘혼마치’와 같은 말이다. 1994년부터 ‘본정통’이란 낡은 이름을 버리고 ‘성안길’로 고쳐 쓰기 시작했다. 성안길은 좁게 보면 도심의 번화가를 일컫지만 사실상 청주 중심부를 관통하는 길이라 해도 무방하다. 남쪽의 육거리시장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이 있는 북쪽 내덕동 일대까지 두루 꿰고 있어서다. 보고, 먹고, 놀 공간들이 이 길을 따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자박자박… 청주읍성길 돌아보니 학천탕부터 간다. 최근 청주시에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건물이다. 요즘엔 ‘목간’이라는 이름의 카페로 바뀌었다. 목간은 목욕탕을 뜻하는 사투리다. 이름처럼 옛 목욕탕 시설을 그대로 카페 집기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 건축계 전설 김수근의 ‘학천탕’ 청주엔 한국 건축계의 전설 김수근의 작품이 두 개다. 국립청주박물관과 학천탕이다. 두 곳 모두 김수근이 말년에 설계했다. 청주 사람들의 성품을 생각하면 김수근에게 작품을 받은 것 자체가 ‘신통한’ 일이다. 폐 끼치기 싫어하고, 제 자랑 하기 꺼리고, 아쉬운 소리 절대 못 하는 청주 사람들이 어떻게 김수근을 찾아가 작품을 달라고 했을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학천’이란 이름엔 한 로맨티시스트의 일화가 깃들었다. 다른 지역에선 특이한 사연이 깃든 곳마다 아내에게 선물한 정원입네, 뭐네 요란하게 자랑하던데, 이 도시 사람들은 당최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대신 전해 줄밖에. 학천탕은 1988년 완공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빼어난 건축미 덕에 청주의 랜드마크로 통했다고 한다. 무려 8층에 달하는 학천탕을 지은 이는 박학래(1923~2010)다. 14세 때 목욕탕 종업원에서 출발해 결국 그 목욕탕의 주인이 됐다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학천탕은 당시 청주에서 목욕업계의 대부로 불렸던 그가 아내 채천식에게 선물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건물 이름도 부부의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뽑아 지었다. 좀처럼 개인 건물 설계를 맡지 않던 김수근이었지만 이런 사연을 듣고 설계를 허락했다고 한다. 건물 전체를 목욕탕으로 쓰던 학천탕은 시류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몇 해 전 ‘목간’이란 카페로 변신했다. 그래도 남탕만은 남겨 뒀는데 그마저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다.●물 없는 탕에서 그대와 ‘커피 한잔’ 맞이 공간 구실을 하는 카페 1층에는 옛 목욕탕 타일을 다듬어 깔았다. 탈의실 옷장, 때 수건, 번호표 등은 인테리어로 썼다. 2층은 메인 욕조와 사우나, 샤워기 등을 그대로 두고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했다. 물 없는 목욕탕에서 커피 한잔 홀짝대는 느낌이 독특하다. 한데 카페 구역은 과거에 여탕이었을까, 남탕이었을까. 이건 궁금증의 영역으로 남겨 둔다. 불고기 음식점으로 쓰는 3~4층도 마찬가지다. 궁금하다면 훗날 카페 주인에게 넌지시 물어보시길. 육거리 시장은 필수 방문 코스다. 이름 그대로 여섯 개의 길이 모이는 곳에 형성된 시장이다. 호사가들은 국내 5대 시장 중 하나로 꼽기도 하는데, 규모가 어느 지역의 전통시장에 견줘도 뒤지지 않을 만큼 크다. 평상시 유동 인구도 많은 편이어서 초대형 쇼핑센터에 치이기 일쑤인 여느 전통시장보다 한결 북적댄다. 육거리 시장 아래엔 남석교(南石橋)가 묻혀 있다. 남석교는 ‘우리나라 최대 돌다리’라는 평가를 받는 문화재다. 조성 시기는 신라, 고려 때 등으로 엇갈리는데, 2005년 청주대 조사 결과 신라 때 처음 축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육거리시장 북적… 그 밑 잠든 남석교 남석교가 ‘문화재’인 건 분명한데, ‘대접’은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실체가 묻혀 있어서다. 시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유물 분석 작업을 벌일 수 없어 문화재 지정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현재 남석교는 그저 ‘돌로 만든 옛날 다리’에 불과하다. 다리가 건너온 천년의 시간 역시 함께 잠든 상태다. 청주대 학술조사 당시에 원형이 거의 보존된 상태인 걸 확인했다고 한다. 숱한 전란을 겪으며 수많은 문화재를 잃은 우리로선 기적처럼 남은 유물인 셈이다. 한데 남석교가 묻힌 위치가 공교롭게도 육거리 시장 한복판이다. 발굴, 복원 등의 주장들이 간혹 제기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남석교가 묻힌 위치의 천장에 이를 알리는 조형물이 매달려 있다. 남석교가 모습을 드러내는 날, 청주의 관광 지도 역시 다시 그려지지 않을까.관광객이 실제 볼 수 있는 남석교 관련 유물은 법수(法首)가 전부다. 법수는 교량 등의 초입에 세운 장식물을 뜻한다. 전남 구례 운조루에서 보관 중인 ‘청주읍성도’에 이 모습이 분명하게 그려져 있다.●국립현대미술관·연초제조창도 손짓 남석교 법수는 독특하게 ‘토종견’을 모델로 세웠다. 그래서 이름도 ‘석조견상’이다. 청주대와 충북대 박물관에서 각각 보관하고 있는데 청주대에 남은 석조견상 2기가 꽤 온전한 편이다. 1000년의 세월을 건너온 고대의 작품을 보자면 남석교를 직접 ‘알현’하지 못한 아쉬움이 시나브로 녹는다. 청주대 인근에 ‘핫플레이스’ 국립현대미술관, 연초제조창, 수암골 벽화 마을 등이 몰려 있으니 묶어 돌아보길 권한다. 시내 구경 뒤엔 대청호를 찾아야 한다. 늘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문의문화재단지, 청남대, 청주의 아름다운 건축물 10선 중 하나인 카페 에클로그 등이 이 구간에 있다. 옥천군 관내 물비늘 전망대, 부소담악 등에선 빙하기를 닮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물 흐름이 적어 겨울이면 너른 호수가 온통 빙판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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