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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세정’ 글로벌 전도사 김대지 국세청장… 디지털세 도입 전 세계 “OK”

    ‘K세정’ 글로벌 전도사 김대지 국세청장… 디지털세 도입 전 세계 “OK”

    김대지 국세청장이 세정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K세정’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김 청장은 16~17일 화상으로 열린 제14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세청장회의에 참석해 한국 세정의 디지털 전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세정 혁신을 위한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담은 OECD의 ‘조세행정 3.0’ 비전과 관련해 “한국은 국세행정 203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납세자가 금융거래에 필요한 10종의 납세증명정보를 국세청이 직접 금융기관에 디지털로 송부해 납세협력비용을 줄여주는 ‘공공 마이 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말했다. 국세행정 2030 프로젝트는 국세청 ‘국세행정 미래 전략추진단’이 ‘국민이 우선인 국세청’, ‘변화에 강한 국세청’, ‘일할 맛나는 국세청’이란 세 가지 테마로 추진하는 중장기 실행전략이다. 아울러 김 청장은 “세금신고서의 모두채움·미리채움 항목을 지속 확대해 ‘원 클릭 세무신고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OECD 각국 국세청장들은 새로운 국제 조세체계인 ‘디지털세’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것을 높게 평가하고 앞으로 세부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세가 새로운 유형의 조세 분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세무상 불확실성을 줄이고 이중과세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효과적인 분쟁 해결절차를 운영해야 하고, 디지털세를 공정하고 일관되게 집행하기 위해 과세당국 간 신뢰할 수 있는 정보교환 채널이 중요하며, 적정한 수준의 전문인력 역량 개발을 위핸 교육훈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각국 국세청장들은 코로나19 이후 세정운영전략에 대해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들은 “코로나19 위기 대응과정에서 늘어난 재정적자 문제에 대응하고 계속 증가하는 복지재정수요에 부응하려면 재정수입의 안정적인 조달이 필요하다”면서 “각 과세당국이 ‘택스 갭’(세법에 따라 납부할 세금과 실제 납부한 세금의 차이)을 줄이기 위해 세정역량을 집중하고 역외탈세를 차단하기 위해 국가 간 더욱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 청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소득·자산의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화돼 포용적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세당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 국세청이 고용보험, 사회안전망과 관련해 세정 차원에서 복지 행정을 지원하고자 추진하는 ‘실시간 소득파악체계’를 각국 청장들에게 소개했다. 그런 뒤 “국세청의 역할이 징세뿐만 아니라 복지까지 포괄하는 상황, 즉 국세행정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국 청장들은 주요 합의 내용을 담은 ‘OECD 국세청장회의 2021 파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디지털세를 일관성 있고 실현가능성 있게 집행하기 위해 협력한다 ▲디지털세의 조세확실성을 높이고 납세협력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APA)과 상호합의절차를 적극 활용하고, 국제적 성실납세보증프로그램(ICAP) 적용 대상국가를 확대한다 ▲디지털세 납세자 과세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과세당국 간 정보교환 채널을 개발한다 ▲OECD는 세정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최상의 모델을 개발해 각 과세당국이 디지털 전환 실태를 진단하고 혁신적인 대안을 모색하도록 지원한다 ▲각 과세당국의 정책결정과 국제 협력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프로그램을 개발한다 ▲개발도상국의 세정 디지털화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 실무지침, 사례연구, 관련 자료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한다 ▲OECD는 세정분야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디지털세 이행을 위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 ▲OECD는 과세당국 간 공조, 개발도상국 현지파견교육 등 사업을 하는 지식공유 플랫폼(KSPTA)을 확대 개편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 청장은 “코로나 이후 재정상황, 디지털세의 도입 등 급변하는 국제 조세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OECD뿐만 아니라 아시아국세청장회의(SGATAR), 유럽조세행정협의체(IOTA), 범미주조세행정협의체(CIAT) 등 국제기구와의 세정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각종 국제조세 현안에 대해 각국 과세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OECD 국세청장회의에는 회원국 38개국과 비회원국 15개국 등 총 53개국 국세청장이 참석했다.
  • 멕시코 여배우 아들을 픽업하려다 괴한 총격에 ‘페미사이드’

    멕시코 여배우 아들을 픽업하려다 괴한 총격에 ‘페미사이드’

    멕시코 여배우 겸 가수가 축구아카데미 앞에서 열한 살 아들을 픽업하려다가 괴한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비운의 주인공은 타니아 멘도사로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모렐로스주 쿠에르나바카 시의 축구아카데미 앞에서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자녀를 기다리다 모터바이크를 탄 두 명의 무장 남성들 총격을 받아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16일 전했다. 괴한 중의 한 명이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한 뒤 공범이 그를 태우고 달아났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하루 평균 이상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공식 통계에 잡힌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희생된 여성 940명 가운데 3분의 1이 여성 혐오 살해(페미사이드, Femicide)에 기반한 범행이라고 보고 ‘충격적인 감염증”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작가 다이애나 러셀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살해당한 것을 가리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페미사이드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연애 상대, 동거인, 배우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리적 폭행과 살인을 넘어 여성에 대한 심리적 학대, 여성을 억압하는 사회 관습으로 개인이 피해를 입는 사례를 포함할 정도로 그 개념이 넓어지고 있다. 멘도사는 영화 ‘La Mera Reyna del Sur’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아 2005년부터 유명세를 얻었다. 여러 편의 안방 드라마에도 얼굴을 내밀었고 앨범 다섯 장을 녹음할 정도로 가수로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2010년에도 부부가 운영하는 세차장에서 남편과 당시 생후 6개월이었던 아들과 함께 납치된 일이 있었다. 그녀는 당시 여러 차례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페미사이드는 멕시코에서 갈수록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이슈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이런 살인을 막는 데 실패하고 있다. 엠네스티에 따르면 이런 종류의 살인 사건은 제대로 조사되지도 않고 대다수 가해자들은 아예 처벌받지도 않는다.
  • 견과류 달고나에 수능 의미까지… 손안의 ‘한류 전도사’

    견과류 달고나에 수능 의미까지… 손안의 ‘한류 전도사’

    개인 영상서 한류 접하는 외국인 증가 영화·아이돌에 버금가는 ‘민간 외교관’ ‘망치’ 美서 15년째 한식 요리법 소개 ‘지니채널’ 한국 시사·연예 이슈 포괄 ‘DKDKTV’ 케이팝에 드라마 리뷰도 ‘레이철 김’ 한국 온 외국인에게 꿀팁 한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같은 대답이 가장 많이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쌍방향 소통을 핵심으로 하는 뉴미디어 시대인 지금, 한류를 전파하는 주체는 비단 큰 기업이 제작한 콘텐츠에만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1인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이 좀더 친숙한 방식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가며 그들의 생활 속에 한국 문화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8500명을 대상으로 설문(복수응답)한 ‘2021 해외한류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류 문화를 ‘유튜브 등 개인이 직접 만든 영상’을 통해 접촉한다는 응답은 음식(47.1%), 뷰티(46.0%), 패션(44.1%) 등 분야에서 특히 높았다. 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져 가는 요즘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내고 있는 대표 유튜버들을 모아 봤다.유튜브 채널 개설 3일 만에 100만 구독자를 모은 한국 요식업의 대부 백종원보다 50여만명 많은 구독자(578만명)를 보유한 한식 전문 채널이 있다면 믿어지는가. 망치(Maangchi)라는 이름으로 15년째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식 요리법을 소개하고 있는 에밀리 김(63·한국명 김광숙)이 그 주인공이다. 이민 1세대로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이혼 후 자녀들마저 장성해 독립하자 한동안 온라인게임에 빠져 살았다. 아들의 권유로 시작한 요리 유튜브에서 그는 전라도 출신다운 손맛으로 정통 한식을 만들어 보였고 점차 입소문을 탔다. 한국인들의 귀에도 쏙쏙 들어오는 구수한 영어, 그리고 그날의 요리 콘셉트에 맞춰 위트 있게 준비하는 화장·의상은 그만의 트레이드마크다. 고사리나물, 청국장찌개, 감자옹심이, 김치전 등 가장 한국스러운 음식들이 그의 레시피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엔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를 재현했고, 최근엔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에 견과류를 푸짐하게 더해 완성하기도 했다. 450개에 이르는 영상 중 통배추김치와 닭강정 요리법은 각각 누적 조회수 2000만뷰를 넘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스타가 된 그가 2015년 처음 출간한 요리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영어권에 ‘망치 아줌마’가 있다면 스페인어권에는 한류팬을 주 구독자층으로 하는 ‘지니채널’(JiniChannel)의 황진이(44)씨가 한류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아르헨티나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 앵커로 7년간 활동한 후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약하며 승승장구했지만 한국인 이민 2세 정체성은 한국 문화를 알려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커졌다. 때마침 남미 전역에서도 한류가 불고 한국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튜브 성공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됐고, 2016년 본격적으로 채널을 열었다. 한국어 강의와 K뷰티를 중심으로 꾸려지던 채널은 한식, 케이팝 등으로 범위를 넓혔고 한국의 사회 제도, 최신 시사·연예 이슈까지 포괄하면서 한국을 알고자 하는 현지인들에게 한 단계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전해 주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능 시즌을 맞아 수능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시험인지 설명하는 영상을 올리는가 하면, 논란이 된 서울우유 광고와 관련 한국 사람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1992년생 신문방송학부 대학 동기 김동겸·김경수씨가 운영하는 DKDKTV는 개설 5년 만에 구독자 73만명을 모으며 가장 영향력 있는 케이팝 전문 채널 중 하나로 성장했다. 블랙핑크가 막 데뷔하고 방탄소년단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가기 시작하던 무렵 두 사람은 케이팝 팬들이 2차 창작물인 리액션 영상을 통해 케이팝을 더욱 풍부하게 소비하는 것을 보고 ‘우리가 만들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한국인 두 명이 케이팝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고 이해를 도와주는 것에 점점 더 많은 해외 팬들이 관심을 보였다. 시작은 수많은 리액션 채널 중 하나였지만 다년간의 활동으로 전문성이 쌓였고 지금은 K드라마 리뷰, DK 뉴스 등의 코너를 통해 한국 연예계 소식 전반을 다루는 종합 채널로 영역을 넓혔다.앞서 소개한 유튜버들에 비하면 아직 한창 성장 중이지만 한국 문화 소개에 있어 교과서적인 채널이 있다. 6년 전 시작해 구독자 20만명을 일군 ‘레이철 김’(Rachel Kim)이다. 처음엔 테일러 스위프트, 에드 시런 등 팝 가수들의 노래를 커버한 영상을 올리거나 개인적인 주제로 영상을 만들었지만 차츰 외국인들에게 유용할 한국에 대한 정보들로 채널을 채워 갔다. 한국인 특유의 습관, 말투 등의 의미를 알려 주거나 외국인이 한국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때 대처하는 팁을 주기도 한다. “한국 문화에 대해 헷갈렸던 것들을 정리해 줘서 고맙다” 등 영어권 독자들의 댓글이 달리는 이유다.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빚을 수 있는 오해를 풀면서 서로가 가까워지는 기회를 만드는 게 이 채널의 목표다. 최근에는 서울로 7017, 안산 자락길, 청계천 빛초롱축제 등 서울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하는 등 서울 알리기에 열심이다.
  • [인사] 인천시, 해양경찰청, 경찰청, 기상청

    ■ 인천시 ◇ 2급 승진 △ 상수도사업본부장 조인권 △ 도시철도건설본부장 한기용 ◇ 3급 승진 △ 감사관 김인수 △ 미래산업과장 김준성 △ 여성정책과장 박명숙 △ 문화예술과장 서상호 △ 총무과장 이응길 △ 주거재생과장 김정호 △ 도시개발과장 장두홍 ◇ 4급 승진 △ 종합건설본부 이종우 △ 정보화담당관실 한명숙 △ 예산담당관실 윤재호 △ 안전정책과 노연석 △ 산업진흥과 류태선 △ 복지정책과 임동해 △ 아동청소년과 정승환 △ 문화예술과 정윤희 △ 교통정책과 지원찬 △ 의회사무처 조영기 △ 도시철도건설본부 윤재선 △ 산업진흥과 최용대 △ 녹지정책과 이세진 △ 농축산유통과 이주호 △ 보건의료정책과 강경희 △ 대기보전과 정우영 △ 자원순환과 우미향 △ 건설심사과 이광호 △ 재생콘텐츠과 조항만 △ 도시계획과 황윤식 △ 경제자유구역청 장철배 △ 주거재생과 심일수 △ 경제자유구역청 임제락 △ 토지정보과 지대환 △ 정보화담당관실 이용수 ◇ 4급 직무대리 △ 체육진흥과 손미화 ■ 해양경찰청 ◇ 치안정감 승진 내정 △ 본청 차장 서승진 ◇ 치안감 승진 내정 △ 본청 수사국장 김성종 △ 동해지방해경청장(내년 2월 예정) 강성기 ◇ 치안감 전보 내정 △ 본청 기획조정관 김용진 △ 본청 경비국장 이명준 △ 서해지방해경청장 김종욱 △ 남해지방해경청장 윤성현 ■ 경찰청 ◇ 치안정감 전보 △ 인천경찰청장 유진규 △ 경기남부경찰청장 최승렬 ◇ 치안감 승진·전보 △ 경찰청 경비국장 윤희근 △ 〃 사이버수사국장 유재성 △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송병일 ◇ 치안감 전보 △ 경찰청 경무기획관 송정애 △ 〃 교통국장 김진표 △ 〃 공공안녕정보국장 이문수 △ 〃 안보수사국장 강황수 △ 경찰인재개발원장 이명호 △ 경찰중앙학교장 이충호 △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 이명교 △ 대구경찰청장 김병수 △ 대전경찰청장 윤소식 △ 울산경찰청장 김광호 △ 강원경찰청장 최종문 △ 전남경찰청장 박지영 △ 경남경찰청장 이상률 △ 제주경찰청장 고기철 ■ 기상청 ◇ 전보 △ 수도권기상청장 신동현
  •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 국내 첫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 지정

    전북 부안군과 고창군 앞바다에 설치되는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국내 첫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16일 전북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신재생에너지정책심의회를 열어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했다. 서남권 해상풍력은 한국해상풍력, 한전 등을 중심으로 2028년 말까지 약 14조 원을 투자해 원자력발전소 2.4기와 맞먹는 총 2400㎿의 발전단지를 건설토록 계획됐다. 찬반논란 속에 10여 년간 표류하다 지난해 7월 한국판 그린뉴딜 선도사업으로 꼽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실증단지(60㎿·1단계)는 2018년 말 부안 위도 해역에 준공된 상태다. 시범단지(400㎿·2단계), 1차 확산단지(800㎿·3단계), 2차 확산단지(1,200㎿·4단계)는 현재 행정절차가 한창이다.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는 40㎿를 초과하는 대규모 풍력이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는 구역이다. 그 지정지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수익을 발전단지 주변 주민들을 위해 소득 증대나 생활환경 개선, 어업공동체 육성이나 어촌관광 활성화 등과 같은 공익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부안과 고창 앞바다에 조성중인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우 REC 수익이 연간 384억 원씩 20년간 총 7,6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고창·부안군과 사업자들은 2019년 7월 주민 대표자들과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어업피해 보상과 대체어장 조성, 주민투자 허용 범위와 그 수익률 보장 등 주요 쟁점사항을 협의해왔다. 이어 지난해 7월 사업 추진에 전격 합의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사업지가 신재생에너지 집적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앞으론 REC 수익 활용방안과 그 공유방안을 비롯해 해양환경 문제와 입지 후보지역 선정 등에 관한 협의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장기 방치 건축물 철거 않고 아파트로 활용 가능

    내년 3월부터는 오랫동안 방치된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으로 정비할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3월 새 방치건축물정비법 시행에 앞서 이런 내용을 담은 법 시행령·시행규칙을 입법예고한다고 15일 밝혔다. 개정 시행령·시행규칙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방공사가 지자체로부터 정비사업을 위탁·대행 받아 방치 건축물을 공동주택으로 정비할 때는 주택건설기준 특례를 부여할 수 있게 했다. 현재는 기존 건축물을 지체 없이 철거한 뒤 공동주택을 다시 지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을 경우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 적용되는 주택건설기준도 완화된다. 시·도 건축위원회 허락을 받아 공장 등 인접 시설과의 이격거리 기준이나 승강기 설치 기준 특례를 받을 수 있다. 국토부가 방치건축물 정비 촉진 선도사업계획을 수립할 때는 지자체장과 협의해야 한다. 선도사업계획의 사업 기간을 1년 범위에서 변경하거나 총사업비를 10% 내에서 변경하는 경우 이는 경미한 변경으로 간주해 건축주와 협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장이 직권으로 방치건축물을 철거할 때 건축주에게 지급하는 보상액은 감정평가사 2인이 산정한 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값에서 철거 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정했다.
  •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다니 억장”…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다니 억장”…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트랜스젠더 가운데 가족이나 비성소수자 친구, 지인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사람은 많지 않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순간에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숨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에게 등 돌리는 건 아니다. 우울의 심연에서 끌어내 준 어머니와 모두가 문제아 취급할 때 끝까지 믿어준 선생님, 성별 정정을 위한 싸움에 함께해 준 친구들, 그리고 미래를 함께 그리는 연인까지. 서울신문은 트랜스젠더의 곁에서 함께 분투하는 4인의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를 만났다. “처음에 아이가 여자로 살겠다고 했을 때는 진지하게 듣지 않았어요. 몇 년간 아예 귀를 막고 살았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화장실에 가는 게 불편해 물 마시는 것도 참아야 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남편과 많이 울었습니다.”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우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김수현(51·가명)씨는 자녀인 윤슬(21·가명)씨를 이해하게 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수현씨는 자녀의 성 정체성을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이라고 담담히 설명한다. 수현씨가 이렇게 되기까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슬씨가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 것은 6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은 탓이라고, 부모인 내가 잘못 키워서라고, 수현씨는 스스로를 이런 말들로 달랬다. 슬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슬씨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방에만 틀어박혔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일단 학교라도 그만두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해 자퇴 얘기를 꺼냈죠.” 슬씨는 어머니의 노력에 조금씩 속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온 게 화장실 얘기였다. 여자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 밖에선 물도 마시지 않으며 화장실을 참는다는 슬씨의 말에 수현씨 부부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슬씨에게 성확정 수술을 먼저 권한 것도 수현씨다. 성확정 수술을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도 함께 올랐다. “아이는 저희보고 대단하다고, 자기는 이런 부모를 만나 정말 운이 좋다고 하지만 저는 그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만을 바랐을 뿐이에요.” 수현씨의 말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슬씨는 어머니의 손을 꼭 쥐며 눈물을 닦았다. 박영(18)은 중학교 2학년 때 자퇴를 결심했다. 학생들은 영이를 은근히 따돌렸고, 일부 교사들은 손쉽게 ‘문제아’ 취급했다. 중3 때 담임 선생님인 신미경(53·가명)씨는 달랐다. “제가 보기엔 영이는 기댈 어른이 하나도 없어 외로운 마음, 세상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서툴게 표현하고 있었어요.”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봐 주는 선생님에게 영이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성 정체성도 털어놨다. 학교를 관둔 영이가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갈지 고민하자 선생님은 “성소수자에 더 포용적인 사회에서 생활할 기회”라며 일본행을 독려했다.한국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땐 고졸 검정고시를 권했다. 영이는 청소년 지도사를 꿈꾸며 관련 학과에 원서를 넣었다. 신씨는 한결같이 응원하고 조언했다. “누군가는 제가 교육자로서 영이를 ‘여자’로 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할 테지만 그건 엄연한 폭력이에요.” 영이의 성별 정정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인우보증서에는 그의 바람이 담겼다. “본 보증인은 신청인을 남성이라 생각합니다. 신청인이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인식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청인이 스스로를 긍정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하예림(22)씨는 김신엽(22)씨의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친구다. 예림씨가 기억하는 신엽씨는 학생회에서 정보부장을 맡아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배정 프로그램을 관리하면서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신엽씨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예림씨는 수학 문제를 물어보며 다가갔다. 그 후 1년 뒤 입시를 마치고 대학 진학을 앞둔 두 사람은 부산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갔다. 성 정체성을 소개하는 부스에서 신엽씨는 단어 하나를 가리켰다. “트랜스젠더 여성. 내 정체성은 이거야.” 예림씨는 놀라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신엽씨를 받아들였다. “법적 성별 때문에 남학생과 숙소를 써야 했던 신엽이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신엽씨가 학교에 커밍아웃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성별 정정 심문기일에도 함께 출석한 예림씨다. 있는 그대로 신엽씨를 인정하고 아껴 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 행복하게 지내는 신엽이를 보면 기뻐요. 어려움도 있겠지만 늘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 다른 친구들도 손글씨로 쓴 메시지를 보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널 보면 항상 놀랍고 대단해. ”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지만 너라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2년 전 남성이 되기 위한 의료적 조치를 시작한 김성훈(39·가명)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는 이지연(33·가명)씨의 든든한 조력 덕분에 용기를 냈다.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된 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내년에 법적으로 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통의 예비부부라면 식장 예약이나 스튜디오 촬영 등으로 바쁠 시기, 지연씨의 신경은 온통 성훈씨의 성확정 수술에 쏠려 있다. 매일같이 국내외 사례를 구글링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름이 알려진 전국 병원을 찾아다닌다.“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겠다는 게 나 때문인가 해서 처음엔 말려야 하나 했어요. 오랜 시간 진심 어린 얘기를 듣고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연씨의 지지에 힘입어 성훈씨는 교제 시작 후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고 가슴절제술도 받았다. 지금은 자궁적출술과 외부 성기 재건술을 준비 중이다. “결혼하면 지연이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사우나·수영장 등을 이용하게 될 텐데, 그럴 때 내 성 정체성이 걸림돌이 되는 게 싫거든요.” 성훈씨가 지연씨를 만나기 전까지 호르몬 치료를 미뤄 온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어릴 땐 돈도 없었고 가족들 반대도 심했죠. 지금은 가족들도 지연이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요. 저랑 살면 함께 맞닥뜨려야 할 과제들이 많을 텐데, 밝으면서도 강인한 사람이라면 함께 정면돌파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라면 어떤 미래도 이겨낼 수 있다며 서로를 바라봤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단 말에 억장 무너져” 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물 안 먹고 화장실 참는단 말에 억장 무너져” 성확정 수술길 동행한 엄마

    트랜스젠더 가운데 가족이나 비성소수자 친구, 지인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사람은 많지 않다. 이해 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한 순간에 외면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나도 모르게 숨게 된다. 그러나 모두가 이들에게 등 돌리는 건 아니다. 우울의 심연에서 끌어내 준 어머니와 미래를 함께 그려가 주는 연인, 모두가 문제아 취급할 때 끝까지 믿어준 선생님, 그리고 성별정정을 위한 싸움에 함께 해준 준 친구들까지. 서울신문은 지난 한달여간 트랜스젠더의 곁에서 함께 분투해주는 4인의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를 만났다. 커밍아웃에 귀 막았던 어머니…“내 자식 잘못될까 생각 바꿔” “처음에 아이가 자신이 남자가 아니라고 했을 땐 진지하게 듣지 않았어요. 아예 몇 년간 귀를 막고 살았죠. 근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화장실에 가는 게 불편해 물 마시는 것도 참아야 하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딨겠어요. 그런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남편과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서 ‘우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김수현(51·가명)씨는 자녀인 윤슬(21·가명)씨를 이해하게 됐던 순간을 떠올렸다. 수현씨는 자녀의 성 정체성을 ‘논바이너리 무로맨틱 무성애자’라고 담담히 설명한다. 트랜스젠더가 뭔지도 몰랐던 그다. 논바이너리는 여성이나 남성 어느쪽으로도 규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로맨틱 무성애자는 누구에게도 연애 감정이나 성적 끌림을 느끼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현씨가 이렇게 되기까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슬씨가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한 것은 6년 전인 중학교 3학년 때다. 수현씨는 슬씨의 고백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이의 어린시절을 되짚고 또 되짚어 봤지만 유난히 여성스러운 행동을 한다거나, 공주 인형에 관심을 보인 기억은 없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우울증을 앓은 탓이라고, 부모인 내가 잘못 키웠다고, 세상이 소수자에게 얼마나 차가운 곳인지를 몰라 저러는 거라고. 수현씨는 스스로를 이런 말들로 달랬다.슬씨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자 상황은 더 나빠졌다. 가족들 사이에는 두꺼운 벽이 생겼다. 슬씨는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방에만 틀어박혔다. “이대로 가다간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더라고요. 슬이를 온전히 이해한 건 아니었지만 부모로서 어떻게 그냥 두고만 볼 수만 있겠어요. 일단 학교라도 그만두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자퇴 얘기를 꺼냈죠.” 이후 슬씨는 조금씩 속마음을 터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나온 게 화장실 얘기였다. 여자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갈 수 없어 밖에선 물도 마시지 않으며 화장실을 참는다는 슬씨의 말에 수현씨 부부는 크게 충격을 받았다. 성소수자부모모임에 나가면서 슬씨를 더 잘 이해하게 된 그는 아이에게 먼저 성확정 수술을 권했다. 얼마나 힘들지 눈에 선했기 때문이다. 가능한 빨리 원하는대로 살길 바랐다. 성 확정 수술을 받기 위해 태국행 비행기에도 함께 올랐다. “아이는 저희 보고 대단하다고, 자기는 이런 부모를 만나 정말 운이 좋다고 해요. 근데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하나 뿐인 저희 아이의 행복을 위해 있는 그대로 바라봤을 뿐입니다.” 수현씨의 말에 옆에 앉아있던 슬씨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문제아’ 품은 선생님 “여자로 살라는 건 폭력” 3년 전 박영(18)은 학교에서 손에 꼽히는 ‘문제아’였다. 담임 선생님이던 신미경(53·가명)씨는 새학기가 시작됐는데도 영이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첫날부터 영이가 등교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학교에서 주최한 미술사생대회 날 사달이 났다. 일정이 예상보다 일찍 끝나자 영이가 “왜 마음대로 대회를 일찍 끝내느냐”며 난동을 부린 것이다. 신씨가 기억하는 영이의 첫인상이다. “다른 사람들은 학생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화를 냈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기댈 어른이 하나도 없어 외로운 마음, 세상에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서툴게 표현되는 것 같아 오히려 안쓰러웠죠.” 당시 영이는 이미 자퇴를 결심하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상태였다. 신씨는 방황하는 영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 노력했다. 그런 선생님의 모습에 영이도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성 정체성도 털어놓게 됐다. 영이의 커밍아웃에 신씨는 앞으로 영이가 살아가며 마주할 많은 고난이 염려됐지만 영이가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함께 고민했다.학교를 관둔 영이는 어머니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씨는 “성소수자에 더 포용적인 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영이의 일본행을 독려했다. 실제 일본에서 영이는 남자로서 자연스레 사회에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땐 신씨는 고졸 검정고시를 권했다. 높은 점수로 합격한 영이는 청소년 지도사가 되겠다며 관련 과를 지원한 상태다. 신씨는 한결같이 영이를 응원하고 조언했다. “누군가는 제가 교육자로서 영이를 ‘여자’로 살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생각할테지만 그건 엄연한 폭력이에요. 그런 생각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어 지내며 혼자 더 아파합니다.” 신씨가 영이의 성별정정을 위해 법원에 제출한 인우보증서에는 그의 바람이 담겼다. “본 보증인은 신청인을 남성이라 생각합니다. 신청인이 우리 사회에서 부당한 인식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신청인은 자신을 긍정하며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신청인이 스스로를 긍정할 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친구의 행복해질 앞날을 축복해주고파” 하예림(22)씨는 김신엽(22)씨의 고등학교 2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다. “신엽이는 좋아하는 일이 많고, 언제나 열심히 사는 친구였어요.” 예림씨가 기억하는 신엽씨는 학생회에서 정보부장을 맡아 수강신청이나 기숙사 배정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일을 하면서 학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수학 문제를 물어보기며 다가갔다. 1년 뒤 같은 대학교 진학을 앞둔 두 사람은 부산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에 갔다. 성 정체성을 소개하는 부스에서 신엽씨는 단어 하나를 가리켰다. “트랜스젠더 여성. 내 정체성은 이거야.” 신엽씨가 이렇게 친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을 수 없었던 말을 꺼냈다. 그 후 두 사람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예림씨는 신엽씨를 마음으로 이해하게 됐다. “법적 성별 때문에 남학생과 함께 숙소를 써야 했던 신엽이가 얼마나 불편했을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더라고요.” 신엽씨는 어머니에게 트랜스 여성이라는 사실을 우연히 들킨 뒤 가정 폭력이 갈수록 심해지자 집을 나왔다. 이후 학교에 커밍아웃하는 과정을 전부 지켜본 예림씨. 성별정정 심문기일에도 법원에 함께 출석했다. 신엽씨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친구를 위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성 정체성을 밝힌 뒤 더 행복하게 지내는 신엽이를 보면 기뻐요. 모두가 젠더 감수성이 높은 것은 아니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늘 곁에서 응원할 겁니다.”신엽씨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친구들도 예림씨를 통해 손글씨로 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널 보면 항상 놀랍고 대단해.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힘든 일에는 어깨를 토닥여줄 수 있는 친구들에 곁에 있단다.” “자신의 성별을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참 어렵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이지만 너라면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가장 행복한 너로 살아가길 응원할게.” “‘나 때문에 위험 감수하나’ 걱정도…지금은 최선 다해 도와” 2년 전 남성이 되기 위한 의료적 조치를 시작한 김성훈(39·가명)씨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이지연(33·가명)씨의 든든한 조력 덕분에 용기를 냈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서로를 알게 된 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두 사람은 내년에 법적으로 부부가 되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통의 예비 부부라면 식장 예약이나 스튜디오 촬영 등으로 바쁠 시기, 지연씨의 신경은 온통 김씨의 성 확정수술에 쏠려 있다. 매일같이 국내외 사례를 구글링하고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름이 알려진 전국 병원을 찾아다닌다. “이 사람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을 받겠다는 게 나 때문인가 해서 처음엔 말려야 하나 했어요. 오랜 시간 진심 어린 얘기를 듣고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연씨의 지지에 힘입어 성훈씨는 교제 시작 후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 성훈씨가 가슴절제술을 받았을 때 그의 곁에서 지극적성으로 간호한 사람도 지연씨였다. 지금은 자궁적출술과 외부 성기 재건술을 준비 중이다. 법원에 성별 정정을 신청하려면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처음으로 생식능력 제거술 없이도 성별 정정을 허가한 결정이 나왔지만 성훈씨는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결혼하면 지연이의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사우나·수영장 등을 이용하게 될텐데, 그럴 때 내 성 정체성이 걸림돌이 되는 게 싫거든요.” 성훈씨가 지연씨를 만나기 전까지 호르몬 치료를 미뤄온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그는 홀어머니 손에서 4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가정 형편은 넉넉치 못했다. 30대에 들어 자신의 전공을 살린 사업으로 경제적 여유가 생겼지만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혼에 대한 결심은 성훈씨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다. “어릴 땐 돈도 없었고 가족들 반대도 심했죠. 지금은 가족들도 지연이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요. 저랑 살면 함께 맞닥뜨려야 할 과제들이 많을텐데, 밝으면서도 강인한 사람이라면 함께 정면돌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함께라면 어떤 미래도 이겨낼 수 있다며 서로를 바라봤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조계종 15대 종정 성파 스님 “수행 중심으로 임할 것”

    조계종 15대 종정 성파 스님 “수행 중심으로 임할 것”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통도사 방장 성파(82) 스님이 추대됐다. 조계종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 추대 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새 종정 후보로 성파 스님과 함께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조실 대원 스님,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세민 스님도 올랐으나 성파 스님을 추대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3월 말 5년 임기를 시작하는 성파 스님은 조계사 대웅전에서 연 고불식에서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말로 많이 하는 것보다 말과 행을 같이하는 수행 중심으로 소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 추대돼 제13, 14대 종정을 연임한 진제 스님의 임기는 내년 3월 25일 만료된다. 1939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난 성파 스님은 월하 스님을 은사로 1960년 사미계를, 1970년 구족계를 각각 받았다. 1975년 경북 봉암사 태고선원에서 첫 안거(3개월 칩거 수행)에 든 이래 26안거를 선방에서 지냈다. 또 제5·8·9대 중앙종회 의원, 통도사 주지, 원효학원·영축학원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부터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있으며 이듬해 종단 최고 법계인 대종사에 올라 동화사에서 법계를 받았다. 2018년부터는 영축총림으로 불리는 통도사 방장을 맡았다. 성파 스님은 그림과 글씨, 도예 등 전통 공예에 재능이 많은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간 옻 염색전과 옻칠 불화전, 민화전 등을 꾸준히 열며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1991년부터 23년간 팔만대장경을 도자기판에 담은 ‘16만 도자대장경’을 조성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또 전통 방식으로 된장과 고추장, 간장을 손수 담가 보급했고, 100m 길이의 최대 한지를 제작해 주목받았다. 이처럼 전통문화 계승과 보존에 기여한 공로로 2017년 옥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조계종 종정은 종단의 최고 지도자다. 총무원장이 종무행정을 총괄하는 종단 대표라면 종정은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한다. 조계종단 헌법인 종헌을 보면 ‘종정은 본종의 신성을 상징하며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다’고 나와 있다. 종정은 종헌·종법에 따라 소속 승려에 대한 포상과 징계의 사면 및 경감, 복권 권한을 행사한다. 또 원로회의 제청을 받아 종단의 국회 격인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이 밖에 수행자들에게 동·하안거 결제, 해제 법어를 내려 가르침을 전하고 출가수행자에게 계(戒)를 전하는 전계대화상 위촉권도 행사한다.
  • 서울 등 대도시에 49만여 가구 공급… 10개월 만에 목표 물량의 60% 발굴

    서울 등 대도시에 49만여 가구 공급… 10개월 만에 목표 물량의 60% 발굴

    2025년까지 83만 가구 공급 땅 확보서울 49곳 등 65곳 도심복합사업에공공정비사업 35곳 후보 지정 탄력도심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080+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2·4대책)을 발표한 지 10개월 만에 서울 등 대도시에서 49만여 가구(목표 물량의 59%)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찾아내 후보지로 지정하는 등 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2·4대책’은 주택 수요가 높은 대도시권에 주택을 획기적으로 공급하려고 공공이 사업시행자로 나서서 도심복합사업, 공공정비사업 등을 추진하는 주택 정책이다. 2025년까지 서울, 경기·인천, 지방 대도시에 83만 60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복잡하고 지지부진한 도심 주택공급에 활력을 주는 동시에 개발이익 사유화를 막고 집값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주택 공급사업이다. 도심 주택공급의 3대 축은 도심복합사업, 공공정비사업, 소규모·도시재생사업으로 국토부는 141곳을 찾아내 후보지로 지정했다. 주택 15만 6500가구를 새로 지을 수 있는 땅이다. 도심복합사업은 서울 43곳을 비롯해 모두 65곳(8만 9600가구) 후보지를 찾아내 도심 주택공급 선도사업으로 떠올랐다. 이 가운데 22곳(3만 가구)에서는 법정 지구지정 요건인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확보했고, 서울 은평구 증산4구역 등 9곳은 예정지구 지정까지 마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내년 말부터 사전청약으로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공공이 사업 시행자로 나서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결과, 후보지 선정부터 주택 분양까지 1년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민간이 추진하는 일반 정비사업(후보지 선정∼지구지정까지 5년, 지구지정~분양까지 13년)과 비교하면 사업을 무려 10년 이상 단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공공정비사업도 탄력을 받았다. 공공정비사업 35곳(3만 7000여가구) 후보지가 지정됐다. 공공재개발 29곳 3만 4000가구, 공공재건축 4곳 1500가구, 공공직접시행 2곳 1000가구 등이다. 이중 동대문 신설1구역 등 6곳은 시행자를 지정하고 나머지 후보지도 정비계획 수립·변경 절차를 밟아 곧 사업 시행자를 지정할 예정이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서울시내 신규 구역 16곳 중 15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와 양해각서를 맺고 시행자지정 전 정비계획 수립·사업관리 지원을 받는 등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협업도 날개를 달았다. 서울시는 민간재개발(신통기획)로 후보지 25곳을 선정하고, 민간재개발에서 탈락한 구역은 12월말로 예정된 공공재개발 2차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소규모정비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선도사업 후보지 29곳을 선정했고, 8곳은 올해 소규모 관리지역 지정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남영우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2·4대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사업기간 단축, 용도지역 상향, 민간 시공사 선정 등 주민선택권 보장”이라며 “주민들이 직접 개발을 제안할 정도로 반응이 좋고 민간 건설사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국토교통부·문화체육관광부
  •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지정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 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 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 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숏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존중한다는 게 아니라 ‘너가 트랜스젠더인데 뭐 어쩌라고?’라는 뜻이었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웃팅(43.8%) 피해가 컸다. 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는 ‘0’…기댈곳 없어 학교 스스로 관둬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트집을 잡았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씨는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씨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안 된다. 그중에서도 조례 안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정도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리 학생인권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했다”면서도 “성소수자 권리구제 신청을 하는 순간 정체성이 원치 않게 공개되기 때문에 여전히 학생들은 상담기관을 찾을 뿐 직접 구제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도윤씨는 잘 살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자퇴를 택했지만, 지금도 졸업식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 ‘검정고시로 졸업했는데 왜 학교에 있지’라고 의구심을 품다가 ‘꿈인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납득한다. “남들은 초·중·고는 그냥 졸업하잖아요. 자퇴한 데 아쉬움이 남나봐요.” 등 돌린 부모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부모님의 지지를 바랐던 우현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학교에 다니며 성별을 바꾸기 위한 의료적 조치(트랜지션)를 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7살 터울인 동생이 잠든 뒤에야 부모님은 우현씨를 불렀다. 그때 들은 말 대부분을 애써 기억에서 지웠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는 잊을 수 없다. “애초에 너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말해도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다. 네가 커서 알아서 해라.”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우현씨는 오랫동안 부모를 설득한 끝에 고2 때 학교를 그만두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두어달이 지나자 수염도 났다. 신체에 대한 성별 불일치감은 줄었지만 부모님은 멀어졌다. 어머니는 느닷없이 수도원으로 떠났다. “제가 변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던 거 같아요. 한달 뒤에 엄마가 돌아오고 저는 집에서 쫓겨났어요. 집에 전화했는데, 지금 들어가면 맞아죽겠다 싶었죠. 아는 사람 집을 1주일씩 전전하다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인 ‘띵동’에 도와달라고 했죠.” 폭력에 전환치료 시도까지…가출은 이들의 생존법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그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요. 낳아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살려면 독립하기 전에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까스를 사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 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살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고, 가정 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정신과 상담이나 진단에 대한 부모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탈가정한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계형 노동자가 된 아이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에서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 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씨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렌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지원도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라’고 말만 하는 건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한국사회복지공제회 10주년…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달성” 비전선포

    한국사회복지공제회 10주년…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달성” 비전선포

    한국사회복지공제회(이사장 강선경)가 지난 9일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설립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2030년까지 자산 1조원, 회원 15만명 달성을 다짐하는 ‘비전 2030’을 선포했다고 12일 밝혔다. 2011년 법정기관으로 설립돼 이듬해 출범한 공제회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및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저축급여, 정부 지원 단체상해공제, 복지시설 종합안전배상공제 등 15개 공제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해왔다. 공제회는 또 복지급여금, 회원직영콘도 등 회원복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 “공제회 10주년은 우리나라 사회복지 현장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실천가들의 처우 개선과 안전을 바라는 모두의 마음이 모인 귀중한 결실”이라고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격려사에서 “복지부 복지정책관으로 있을 때 공제회를 출범 시키면서 금융 사업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공제회의 올해 자산이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할 일의 많은 부분을 수행하는 공제회가 현장 종사자들의 버팀목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기념식에 앞서 복지부와 공제회는 공제회 설립과 발전에 기여하였고, 앞으로도 공제사업에 적극 협력해나갈 유공자를 선정해 표창했다. 공제회의 강인재 과장과 조성학·황성철 차장, 강상훈 경북사회복지사협회 팀장, 김경숙 대서지역아동센터 시설장, 도경미 충남 서천군 주무관, 문병준 경기도 주무관, 윤동인 동두천시장애인보호작업장 원장, 윤정희 울산광역시사회복지사협회 과장, 이성은 전국장기요양협회장, 이승희 나사렛대 조교수, 이인선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주임, 이호종 법무법인 해승 대표변호사, 최미숙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센터장, 황주연 한국지역아동센터연합회 사무국장 등 15명이 복지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또 공제회의 정용원 부장과 김동아 대리, 권통일 국회 보좌관, 김우찬 경북사회복지사협회 사무처장, 김정희 화성시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김혜영 수원과학대 교수, 도현수 세종시 복지행정과장, 이은정 마포노인복지센터 원장, 정주희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과장에게 공제회 이사장 공로상이 수여됐다. 공제회의 조성철 초대 이사장과 공제회 설립근거인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대표발의 했던 신상진 전 국회의원은 공제회 이사장 특별공로패의 주인공이 됐다.
  • 영등포·청량리 등 8개 역사 위에 공공주택 1000가구

    신안산선(안산·시흥~여의도) 영등포역, GTX-C(경기 덕정~수원) 창동역 등 8곳의 철도역사 위에 2027년까지 청년 임대주택을 포함한 약 1000호의 공공주택이 공급된다. 신규 민자·광역철도 사업에 철도·주택 복합개발을 의무화하고, 개발이익을 환원해 철도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경기도와 신안산선, GTX-C 등 신규 철도역사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복합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철도역사 공공주택 복합개발은 철도사업자가 철도역을 건물형으로 건설해 하부층은 철도 출입구, 상부층은 주택으로 복합개발하고, 서울주택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공공이 주택을 매입해 청년을 위한 매입임대나 장기전세 주택 등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입주민들은 시세의 50% 이하 임대료만 부담하면 된다. 정부는 각각 2025년, 2027년 개통 예정인 신안산선과 GTX-C 노선을 활용해 총 8개 역사에서 최대 1000호를 공급하는 시범사업에 나선다. 신안산선은 영등포역·대림삼거리역·시흥사거리역·한양대역 등에 약 500호를, GTX-C 노선은 창동역·청량리역·양재역·덕정역 등에 약 500호를 공급한다. 입주자 모집은 2024~2026년쯤 진행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신규 민자·광역철도 복합개발을 의무화하고 넓은 부지를 확보해 주택뿐 아니라 업무·상업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GTX-B(인천 송도∼남양주 마석), 대장홍대선(부천대장∼홍대입구) 등 예비타당성(민자적격성) 조사 등이 완료돼 사업계획이 확정된 노선부터 철도역사 부지를 기존보다 넓게 확보하는 방안을 제3자 제안 공고문, 민자사업 기본계획 고시문 등에 포함하기로 했다. 복합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요금 인하나 운영비 보조 등에 활용하도록 관련 내용을 내년에 ‘광역철도 업무처리지침’(가칭)에 반영할 방침이다. 3시 신도시 등 신규택지 경쟁·추첨 공급 때 입찰 참여자가 광역교통망 운영 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택지 개발이익을 철도요금 인하나 운영비 적자 보전 등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제안하면 가점도 부여한다.
  • [여기는 베트남] 악귀 쫓으려다 임신한 여성, ‘주술 도사’ 경찰에 체포

    [여기는 베트남] 악귀 쫓으려다 임신한 여성, ‘주술 도사’ 경찰에 체포

    악귀를 쫓으려고 ‘주술 도사’를 찾았다가 치료는커녕 임신만 하게 된 여성이 도사를 경찰에 신고했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꽝남성 탕빈시 경찰은 지난 4일 주술에 능한 ‘도사’로 알려진 반 득 리엔(51)을 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리엔은 치료를 위해 찾아온 여성(21)을 반복적으로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한 관할 인민 위원회에 리엔의 미신적 행위를 중단하는 행정 처분을 내리도록 했다.조사 결과, 리엔은 지난 1990년부터 지금까지 ‘남옹’이라는 종교를 스스로 깨우쳤다고 주장한 뒤 경전과 주문을 기록하고, 부적을 그려왔다. 또한 명령 나이프, 다리를 꼬고 앉은 사람의 그림이 그려진 붉은 도장, 링 비즈 등의 잡다한 물건을 집 안 제단에 두었다. 이후 치료를 위해 사람이 찾아오면 그는 ‘나쁜 기운’을 끌어내기 위해 주문을 읊고, 부적을 그려 태운 뒤 물통에 넣고 환자에게 마시도했다. 여성 환자에게도 부적을 태운 뒤 물병에 넣고 마시도록 했다. 이후 ‘명령 나이프’로 환자를 때리고, 옷을 벗도록 강요한 뒤 온몸에 약을 문질렀다.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치료라는 명목하에 환자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진 뒤 임신시킨 리엔의 범죄 행위는 피해 여성의 신고로 만천하에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도사는 온몸에 들러붙은 악귀를 쫓기 위해 옷을 벗으라고 요구한 뒤 알약을 줬는데, 알약을 먹고 나면 깊은 잠에 빠졌다”면서 “나중에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뒤에야 일이 잘못되었음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 “철도 오지 30년 숙원 풀자… 홍천~용문 과감히 예타 면제해야”

    “철도 오지 30년 숙원 풀자… 홍천~용문 과감히 예타 면제해야”

    ‘철길 오지’ 강원 홍천군이 철도망 조기 건설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홍천이 국토 중부내륙의 중심에 위치해 있지만 철도망이 전무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춘천권과 원주권 등 주변 도시 권역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도는 국가기간망이라 홍천군에 철도가 생기면 국토 균형발전에도 상당한 효과가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 구축계획에 홍천~경기 용문 간(34.2㎞) 철도망 건설사업이 포함되면서 유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실제 개통까지는 10~12년이 걸린다. 홍천군은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살려 다양한 건강·힐링·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의 도로 교통망으론 한계가 있다. 이에 주민들은 철도망 조기 건설에 사활을 걸었다. 주민들은 “지역의 30년 숙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정부의 과감한 정책으로 철도망 조기 건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기 착공 서명운동을 펼치고 용문~홍천 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를 벌이며 조기 건설을 염원하고 있다. 8일 허필홍(57) 홍천군수를 만나 홍천~용문 간 철길 조기 건설에 대해 들었다. “홍천~용문을 잇는 철도 조기 건설을 위한 정부의 결단을 간절히 바랍니다.” 허 군수는 철도 오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홍천~용문 간 철도 조기 건설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특색을 살려 건강·힐링·관광사업을 지역의 미래 먹거리로 내세웠지만 열악한 철도망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 춘천권과 원주권은 수도권과 연결된 전철이 속속 개통되면서 도시가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하지만 홍천은 두 도시 사이에 놓였는데도 철도 오지에서 헤어나지 못해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철길은 홍천군의 30년 숙원사업이다. 다행히 홍천과 용문을 있는 노선이 정부가 지난 7월 5일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됐다. 8월에는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으로 선정됐다. 전국의 국가철도망 40여개 가운데 권역별로 1곳씩 선정되는 데 포함됐다. 이를 계기로 홍천~용문 간 철도망이 국가사업으로 본격화됐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과 1937년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 전신)에 홍천 철도의 필요성이 기록된 것을 보면 주민들이 홍천까지의 철도 개통을 소망한 지는 100년이 넘는다. 이 같은 희망이 마침내 이뤄진 셈이다.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에도 선정 홍천~용문 간 철길이 조기에 놓이고, 서울 북부권인 청량리와 남부권인 수서 등과 연계되면 홍천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주민들은 확신한다. 허 군수는 “홍천~용문 간 철길 조기 착공에 명운을 걸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철길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성사되면 홍천군민의 생활권이 수도권과 곧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천~용문 간 철길은 단선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전철 연장의 광역철도망이다. 청량리에서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용문을 거쳐 홍천읍까지 전철이 이어지면 40~50분대면 가능하다. 홍천읍에서 서울 중심지까지의 이동이 서울 외곽지역과 비슷해지는 셈이다. 자동차로는 1시간 30분 정도 걸리지만 주말에는 극히 혼잡한 구간이다. 2029년 개통될 서울 남부권 수서~광주 간(19.2㎞) 철도망이 완공되면 현재의 광주(곤지암)~용문 간(30㎞) 철길과 연계돼 홍천읍까지 40~50분대 거리에 놓이게 된다. 홍천~용문 간 34.2㎞ 철길만 놓이면 서울 중심지는 물론 서울 강남권까지 1시간 이내의 수도권 생활이 가능해진다는 얘기다.홍천~용문 간 철도공사에는 약 7818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된다. 이번 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원주~춘천 간 철도망도 추가 검토사업으로 포함됐다. 강원도가 춘천~철원 간 철길을 계획하고, 정부에 강하게 철도망을 요구하고 있어 통일시대까지 내다본다면 홍천~용문 간 철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한매일신보 1920년·1937년 “철도 필요” 김기준 홍천군 국책사업추진단 철도추진담당은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된 만큼 홍천~용문 간 철도는 정부가 마련한 절차를 밟아 추진될 전망”이라며 “이미 지난 10월 6일 국토부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년간 사전타당성 조사를 벌여 사업성을 판단하게 된다. 경제성과 정책성, 균형발전을 분석한다. 이후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청한다. 이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의 적절성이 나와야 마침내 추진이 본 궤도에 오른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실시설계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본격 착공까지 5~6년의 타당성 조사 기간이 있다. 이후 5년여간의 공사 기간을 포함하면 통상 빨라야 10~11년이 소요된다. 올해 사전타당성 조사가 시작됐으니 빨라야 2031년쯤 서울에서 홍천을 잇는 철길이 개통되는 셈이다. 홍천군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주변 도시의 발전을 보더라도 이처럼 긴 시간은 국토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석미경 홍천군 홍보팀장은 “홍천~용문 간 철도사업은 지방분권시대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공공성과 동반성장,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거시적 안목에서 추진돼야 한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조기 개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홍천군민들 “지역균형발전 절실” 서명운동 홍천군민들도 철도 조기 건설을 간절하게 기원한다. 지난 9월 추석 기간에는 철도 조기 착공을 위한 집중 서명운동을 펼쳤다. 10월에는 양평군 용문역에서 홍천군청 광장까지 39.5㎞ 구간에서 용문~홍천철도 노선 걷기 챌린지도 펼쳤다. 주민들은 “홍천의 소노호텔·리조트에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주말이면 수도권에서 강원 내륙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강원 내륙의 관광 활성화는 물론 정주여건 개선, 기업 유치를 위해서라도 꼭 조기에 건설돼야 할 노선”이라고 말했다. 강원도도 홍천~용문 간 철도사업 조기 건설에 공감한다. 홍천은 강원 내륙 중심에 있어 수도권과의 연결 중심축에 놓여 있고 원주~홍천~춘천~철원을 잇는 내륙종단 철도로 ‘T’자형 철도망까지 구축되면 북방교역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경북, 충청권까지 1시간대 생활권 형성으로 교통망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강원 지역 관광수요 분산과 지역경제 발전의 기반 마련에도 필수 노선이 될 전망이기에 조기 건설이 절실하다. 손창환 강원도 건설교통국장은 “홍천~용문 철도사업 성사로 내륙종단 T자형 철도망 건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특히 홍천~용문 철도사업은 반드시 조기 건설이 이뤄져 수도권과 인접한 홍천이 철도 서비스의 소외지역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천~용문 철도 조기 건설이 성사되면 기대효과도 크다. 허 군수는 “철도망이 조기 개통되면 홍천군민들의 서울 중심 1시간대의 생활권은 물론 빠르고 안전한 친환경 철길을 따라 건강·힐링·내륙관광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면적의 83%가 산림지역이며 홍천강을 포함한 강이 어디를 가도 풍부해 자연자원을 활용한 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부고] 박성중씨 장인상, 이제교씨 모친상, 김형우씨 부친상

    ■ 박성중(국민의힘 국회의원)씨 장인상 △ 김재천(한서고 재단이사장)씨 별세, 박성중(국민의힘 국회의원)씨 장인상, 4일, 이대 서울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 7일 오전 6시. 02-6986-4451 ■ 이제교(문화일보 사회부장)씨 모친상 △ 정재백씨 별세, 이덕교·제교(문화일보 사회부장)·현숙·계숙·삼숙씨 모친상, 박재혁(대림대 교수)·송병욱(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과장)씨 장모상, 최숭아씨 시모상, 5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3호실, 발인 7일 오전 5시. 02-2227-7556 ■ 김형우(전북도 건설교통국장)씨 부친상 △ 김철수씨 별세, 김형조(전주시 전 덕진구청장)·형우(전북도 건설교통국장)씨 부친상, 5일, 전주효자장례타운 201호, 발인 7일 오전 10시. 063-228-4441
  • [부고]

    ●이덕승(서울신문 편집제작부 부장)씨 빙모상=5일, 경기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7일 1644-1925 ●김재천(한서고 재단이사장)씨 별세, 박성중(국민의힘 국회의원)씨 장인상=4일, 이대 서울병원, 발인 7일 (02)6986-4451 ●정재백씨 별세, 이덕교·제교(문화일보 사회부장)·현숙·계숙·삼숙씨 모친상, 박재혁(대림대 교수)·송병욱(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시설과장)씨 장모상, 최숭아씨 시모상=5일,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7일 (02)2227-7556 ●정순환(전 ㈜유유 대표)씨 별세, 정형모(중앙일보S 컬처&라이프스타일랩 실장)·준모(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광모(포탈 하이웨이 차장)씨 부친상=4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7일 (02)2258-5940
  • 한해 500만명 찾는 순천만...그곳에 뭐가 있을까?

    한해 500만명 찾는 순천만...그곳에 뭐가 있을까?

    한해 500만명 이상 찾는 순천만 습지 일원에서 오는 11일부터 12일까지 ‘제22회 순천만 갈대축제’가 개최된다. 축제 주제는 ‘세계유산 순천만, 자연과 사람을 잇다’로, 순천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첫 지역 주민 주도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축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들과 ‘순천만 갈대축제학교’를 운영하는 등 지역민의 참여로 풍성하게 준비했다. 11일 첫째날 오전에는 순천만 용줄다리기 퍼포먼스로 식전행사를 시작한다. 순천만 용줄다리기는 대대마을 주민들이 풍년과 주민들의 화합을 다지는 전통 세시 풍속이었다. 이번에 재현되는 용줄다리기 퍼포먼스는 도사동·해룡면·별량면 주민들이 참여한다. 대대 서편마을에서 순천만습지 잔디광장까지 농악 길놀이패와 줄을 메고 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도착 후에는 참여 주민들이 편을 나누어 용줄다리기를 재현한다. 개막식은 오전 11시 30분으로 흑두루미 국제사진 공모전 시상식도 열린다. 오후에는 제2회 대한민국 학춤 대제가 시작된다. 3300여마리의 흑두루미가 월동 중인 순천만에서 순천·통도사·울산·양산·동래 5개 팀의 학춤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서 순천만 주민들이 준비한 포크 콘서트로 잔잔한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둘째 날에는 탐조 프로그램과 포럼이 열린다. 흑두루미 새벽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조류 전문가와 함께 순천만 곳곳을 탐조하고, 탐조 발표회를 통해 서로의 탐조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참석 희망자는 순천만자연생태관 1층 안내데스크에서 현장 접수 할 수 있다. 오후에는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갈대자원의 활용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한다. 시 순천만보전과 관계자는 “갯벌을 보전하고 뭇 생명들과 공존을 선택한 순천만 주민들의 앞선 걸음 덕분에 순천만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었다”며 “순천만에서 살아 온 주민의 삶과 역사를 기억하고, 자연과 사람의 끈을 잇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갈대축제 기간 중에는 한국과학관협회가 마련한 특별기획 순회전시전을 볼 수 있다. 소규모 가상 우주공간 체험관, 휴머노이드 로봇 댄스공연, 우주와 천문학을 소재로 한 우표전시회 등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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