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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양봉에 빠진 달콤한 도시] 생태계 복원 ‘生生’… 중금속 오염 ‘벌벌’

    [커버스토리-양봉에 빠진 달콤한 도시] 생태계 복원 ‘生生’… 중금속 오염 ‘벌벌’

    “꿀벌이 없는 생태계에서는 인간도 멸종할 것이다.” 지난해 7월 영국 가디언지는 최근 6년간 전 세계에서 1000만개 안팎의 벌집이 자취를 감췄다고 전했다. 올 1월 영국 레딩대 사이먼 포츠 교수 연구팀도 유럽의 벌집 수를 조사한 결과 꿀벌 개체 수가 적정 수준의 3분의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작물 간 꽃가루 이동을 도맡은 꿀벌이 줄면 식량난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사과, 딸기, 호박, 오이 등 우리가 먹는 작물의 90%가량은 꿀벌 없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목초 생산도 영향을 받아 육류와 우유 생산이 타격을 입는다. 이런 이유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세계 곳곳의 시민들은 ‘환경 재앙’을 우려해 양봉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선 ‘어반비즈서울’, ‘에코비틀’ 등 민간단체들이 동참하고 있다. 일본 도쿄 번화가 옥상에서 벌을 기르는 일본의 ‘긴자 양봉 프로젝트’가 벤치마킹 대상이다. 어반비즈서울 외에 서울시도 지난해 서소문청사 옥상을 비롯해 서초구 우면산, 마포구 월드컵공원 등에서 400ℓ를 웃도는 벌꿀을 채집했다. 강동구 역시 올해부터 20여명 규모의 양봉학교를 운영하는 등 2년째 활발한 양봉을 이어 오고 있다. 송파구도 지난해 벌통 4개를 마련해 야심 차게 도시양봉 체험장의 문을 열었다. 이 밖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등이 옥상에 벌통을 설치하고 운동에 동참했다. 하지만 애초 도시 생태계 복원이란 밑그림을 그리며 출범한 도시양봉에 대해 이론도 적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의 벌집 밀도를 자랑하는 한국에서 굳이 도시양봉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최근 일부 양봉 농가에선 적정한 꿀벌 수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개체 수를 줄이기도 했다. 중금속에 오염된 도심 식물에서 채취한 벌꿀을 과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느냐는 우려도 팽배해다. ‘꿀벌 박사’로 불리는 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수년간 토종벌 개체 수가 급감했지만 서양종까지 합하면 국내의 면적당 벌집 수는 ㎢당 17.03개로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서 수위를 차지한다”며 “국내에선 2006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된 ‘벌집군집붕괴현상’(CCD)이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CCD는 꿀을 채집하러 나간 일벌 무리가 기생충, 바이러스, 농약, 기후변화, 전자파 등의 복합 요인으로 돌아오지 않아 여왕벌과 애벌레가 떼로 죽는 현상이다. 대중의 욕구 증가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이유에서 도시양봉이 제한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서소문청사와 우면산 일대의 벌통을 모두 철수하고, 도봉산 자락에서만 63개의 벌통을 꾸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양봉을 장애인 수익사업으로 돌린 뒤 편의를 도모한다는 이유에서다. 송파구는 말벌이 꿀벌을 고사시키자 올 한 해 체험장 문을 닫기로 했고, 서울 환경대학원도 병충해로 양봉을 중단한 상태다. 이명렬 국립농업과학원 꿀벌육종연구소 실장은 “현재로서 국내 도시양봉은 ‘난센스’”라며 “지자체들이 앞다퉈 도시가 오염되지 않았다고 홍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도시양봉이 ‘꿀벌 에이즈’인 낭충봉아부패병 발병으로 개체 수가 60% 이상 줄어든 토종벌 복원에 초점을 맞춘다면 새 활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멸종 위기 ‘삵’ 북한산 서식 확인

    멸종 위기 ‘삵’ 북한산 서식 확인

    멸종 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 ‘삵’이 북한산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흔적이 발견된 지 4년 만에 모습이 촬영된 것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국립공원 우이령지구에서 멸종 위기종 2급인 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13일 밝혔다. 삵은 고양잇과 야생동물 가운데 몸집이 가장 작은 편이지만 호랑이 같은 맹수가 사라진 뒤엔 최상위 포식자가 됐다. 공단은 2001년 자연자원 조사 당시 북한산에서 삵이 살기 어렵다고 평가했지만 2010년 조사에서 삵의 배설물이 발견되자 무인카메라 7대를 설치한 바 있다. 삵이 서식하는 우이령은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에 있는 고갯길로 과거에는 경기 양주와 서울을 잇는 오솔길이었다. 1968년 김신조 무장공비 사건 이후 40여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가 2009년부터는 하루 방문객을 1000명으로 제한하는 탐방예약제가 시행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후보자 인터뷰] “도봉산 케이블카 설치… 관광특구 사업 추진”

    [후보자 인터뷰] “도봉산 케이블카 설치… 관광특구 사업 추진”

    “첫째도 둘째도 중요한 것은 도봉의 발전입니다.” 이석기 새누리당 도봉구청장 예비 후보의 강점은 4선 구의원으로 의장을 두 차례나 역임했다는 점이다. 장장 15년에 걸친 의정 활동을 통해 그만큼 지역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다. 경남 남해군 출신인 이 후보는 도봉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40여년을 살아왔다. 그는 “그동안 집행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쌍두마차를 이뤄 도봉을 잘 이끌어 왔다”고 자부했다. 또 “구의회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집행부 수장이 돼서도 견제, 균형, 협조를 통해 구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구정을 펼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도봉산 케이블카 설치를 제시했다. 초선 구의원 때부터 꿈꿨던 사업이라고 했다. 숱한 등산객의 발길로부터 천혜의 자연인 도봉산을 보전하려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케이블카 설치는 단순히 자연 보전을 위한 것만은 아니다. 도봉산 인근에 대중 골프장을 건설하고 특급호텔도 유치하는 등 도봉산 관광특구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도봉산 관광특구 사업은 구민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한편 세수가 부족한 구 살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동 민자역사 문제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총사업비가 3000억원에 이른다. 이 사업은 2004년 말 착공됐지만 시공사가 세 차례나 바뀌는 혼란을 겪은 끝에 2011년 11월 결국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 후보는 “기업 회생 방안을 통해 사업이 조기에 재개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용적률과 건폐율에 문제가 있다면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상향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사업자와 분양 계약자들이 조금씩 양보하도록 유도해 합의를 도출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5대 구의원 때부터 김선동 당시 국회의원과 함께 꾀했던 프로젝트이자 구민들의 염원이기도 한 성대야구장 부지 내 대형 병원 유치도 매듭지어야 할 사업으로 꼽았다. 복지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접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그는 진짜 도와줘야 하는 서민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는 차등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고도 했다. 그는 “삶의 질이 향상되고 윤택하고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살기 좋은 도봉을 만들겠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부고]

    ●김영섭(대한상공회의소 경영기획본부장)영휘(전 상주시 새마을과장)영진(BNF테크놀로지 연구소장)영훈(포항대 교수)씨 부친상 이원식(전 해인중 교장)석순기(인포콘 대표)씨 장인상 28일 경북 상주 제일장례식장, 발인 5월 1일 오전 (054)531-4411 ●한학수(MBC PD)씨 부친상 2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2227-7547 ●신정균(예비역 육군 준장)씨 별세 임영내(우리연세소아과 원장)씨 장인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6914 ●이성희(도봉구의회 의원)씨 장모상 28일 도봉산성당, 발인 30일 오전 9시 (02)3491-2326 ●민일봉(사업)영삼(정치평론가)영동(뉴스웨이 경영지원본부장)씨 부친상 김종현(뉴스웨이 대표이사)씨 장인상 29일 전남 목포 연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061)279-4444 ●김성주(전 치안본부장·전 대한민국재향경우회장)씨 별세 영준(미래신경외과 원장)씨 부친상 29일 경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30분 (02)431-4400.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새뮤얼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읽어라, 청춘] 새뮤얼 베케트 ‘고도를 기다리며’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 승강장에서 흰색 정장 차림의 중년 여성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다. 근처에는 등산복 차림의 사람,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사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저녁 7시 3분. 여인:(혼잣말로) 워매~. 귀신이 물어가겄네. (스마트폰을 입쪽으로 대고) 여보세요? 아, 거그 워디여? (스마트폰을 귀로 옮겨) 뭐? 도봉역? 아, 어쩌자고 여적치 거그 있디야? (목소리를 높여) 뭔 소리여 시방? 내에~ 거그 있다가 없어서 여그로 왔구만. (더 큰 소리로) 내 참, 여그가 워디긴 워디여? 도봉산역이랑게. 도봉이 있고, 도봉산이 있당게. (들리는 않는 듯) 여보세요? 여보세요? …. (발이 아픈지 구두에서 한쪽 발을 빼내 꼼지락거리며)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오, 아이고오~. 한 시간을 이러고 돌아댕겼네. 다시 여인의 스마트폰이 울린다. 여인:(악을 쓰다시피) 여보세요? 아, 여그 도봉산여억~! 거그서 하나 더 오믄 도봉산역이랑게…. 그라믄 거그서 택시를 타고 일로 오등가. 승강장의 사람들은 모두 여인을 쳐다본다. 여인:(기운이 빠진 듯) 그라믄 아예 수락산역에서 만나. 그래, 수!락! 산! 역! (버럭 소리를 지르며) 아, 워치케든 와. 이러나저러나 거그로 가야항게. (전화를 끊고) 귀신이 물어가겄네. 워매 환장하겄네. 수락산행 전철이 승강장에 들어서고 여인이 전철에 탔다 닫히는 출입문 사이를 비집고 다시 내린다. 여인:(통화를 하며) 그라믄, 거그 있어. 내 도로 갈랑게. 전철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닫히고 전철은 수락산역을 향해 출발한다. 승강장엔 흰색 정장의 여인이 저녁 어스름에 희미한 흰빛으로 남아 있다. 통하지 않는 통화를 하던 어떤 아주머니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아주머니는 그 사람을 만났을까.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 한 시간이나 헤맸다는데 안타까웠다. 생각만 하고 있는 사이에 전철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무심히 타고 떠났다. 나는 건너편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은 나도 내가 타야 할 전철을 타고 도봉산역을 떠났지만 아주머니가 그 사람을 만났는지 계속 궁금했다. 나는 왜 그 사실이 궁금했던 것일까. 어찌 해서 승강장의 흰빛이 아련하게 남는 것일까. 이런 잔상은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렸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어졌다. 새뮤얼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전체 2막으로 구성된 희곡이다. 무대는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있는 시골길이다. 그 나무 아래서 떠돌이 블라디미르(디디)와 에스트라공(고고)이 누군가를 기다린다. 기다림이 지루한 두 사람이 헛소리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죽인다. 이 둘의 대화와 행동은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블라디미르는 모자를 벗었다 썼다 하고 에스트라공은 구두를 벗었다 신었다 한다. 무슨 이야기를 열심히는 하는데 서로 잘 알아듣는 것 같지 않다. 독백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듯하다. 하루가 끝나갈 무렵 한 소년이 와서 고도는 오늘 못 오고 내일은 꼭 온다는 말을 전한다. 그다음 날에도 두 사람은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고 고도 역시 오지 않는다. 연극은 2막에서 막을 내리지만 영원히 이 기다림은 계속될 것만 같아 책장을 자꾸만 넘겨보게 된다. 우리는 이 작품을 책으로, 연극으로, 영화로 만날 수 있다. 디디와 고고, 이 두 사람이 고도가 오니 마니 하며 만담처럼 지껄이는 헛소리들이 화제가 되고 회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도를 기다리며’를 이야기할 때 부조리극이라는 형식이 꼭 따라다닌다. 부조리극이란 인간의 삶이 본질적으로 의미나 목적이 없고 인간은 서로 간에 소통이 불가하다는 전제 아래 논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뜻조차 없는 말, 때론 침묵으로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을 전달하려는 전위적 극을 말한다. 특별한 서사 구조가 없는 이 작품은 소통의 어려움을 자각하기 시작한 현대인의 어려움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같은 공간에 있으나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단절의 상태, 말은 끊임없이 이어지되 교감은 없는 허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리게 되는 것들이 지독한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베케트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를 배웠다. 공부는 물론 못하는 스포츠가 없었고 대학에선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전공으로 수석 졸업했다. 파리의 고등사범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시집을 출간했다. 번역을 하고 소설을 발표하기도 하면서 모교의 교수가 되지만 곧 회의를 느끼고 사직했다. 2차 대전 중에는 프랑스 친구들과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하면서도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인간의 보편적 무의식인 기다림을 작품으로 형상화했다. 베케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을 때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일체의 인터뷰도 사양했다. 노벨상 수상은 그가 작품에서 그렸던 하루와 또 하루처럼 무의미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일화는 그의 작품에 드러난 편집증적 폐쇄성을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게 한다. 그가 살았던 더블린 근교의 집은 숲과 나지막한 언덕 사이에 바닷바람이 나뭇잎에 스치는 소리만이 있는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곳이었다. 이런 환경은 아일랜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었고 그의 작품 곳곳의 배경이 됐다. 그 어느 곳에나 있지만 그 어떤 곳도 아닌 공간과, 국경과 특정 언어의 뉘앙스를 넘어 그 누구도 아닌 사람들의 언어를 구사하는 떠돌이의 모습은, 무엇인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자신만의 고도를 기다리고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나누며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설을 완성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다 보면 내 삶에서의 고도는 누구인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보통 신이라든가 희망, 자유, 미래, 죽음 등으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정답은 없다. 삶을 견디게 해 주는 것이라면 그 어떤 것도 될 수 있다고 막연하게 그려볼 뿐이다. 고도는 누구였을까. 베케트는 “내가 알면 작품에 썼겠지”라고 답했다. *팁: 이 작품은 연극으로 상연된 동영상을 보며 책을 들고 등장인물이 돼 대사를 쳐 보기라도 하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DVD도 있다. 디지털 미디어가 넘쳐나는 시대에 스마트하게 고전을 읽어보자. www로 연결되는 사유를 책읽기에도 적용해 보자.
  • 경기 7곳 복지 인프라 확대 고득점… 강원·전남 SA등급 ‘0’

    경기 7곳 복지 인프라 확대 고득점… 강원·전남 SA등급 ‘0’

    민선 5기 전국 시·군 공약이행 평가에서 경기 지역은 29개 기초지자체 중 7곳이 최고등급인 SA를 받았다. 충북 지역은 청주시·옥천군, 충남 지역은 아산시, 전북 지역은 완주·순창군, 경북 지역은 안동시, 경남 지역은 합천군이 공약 이행도 수준이 높았다. 강원과 전남 지역은 SA 등급을 받은 곳이 한 군데도 없어 대조를 이뤘다. 공약 이행도가 낮은 지역들은 보여주기식 공약, 개발 공약을 무리하게 제시했던 것이 평가 등급을 낮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경기 지역 29개 기초지자체 중 SA 등급을 받은 지자체는 성남·안산·오산·시흥·파주·이천시, 양평군 등이다. 오산시에서 추진한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시간연장형 보육시설 확대, 양평군에서 추진한 유비쿼터스 공공의료체계 구축 등이 공약 이행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175개 공약 중 182개 공약은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원도봉산 수락산 케이블카 조성(의정부시), 상패동 지원도시 추진(동두천시), 광주·성남·하남 3개 도시 통합추진(광주시) 등이 보류됐고, 선진국형 차없는 복지 광장 운영, 관광단지 등 남한강 3개보 주변 개발(여주시) 등은 폐기됐다. 충북 지역은 12개 기초지자체 중 청주시, 옥천군이 SA 등급으로 평가됐다. 진천군이 추진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 연계 프로그램 운영, 노인 전문 일자리 창출과 지역사회 참여 확대 등이 눈에 띄는 공약으로 꼽혔다. 661개 공약 중 44개 공약은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신재생에너지산업 박람회 개최(음성군), 풍력발전소 건립(단양군) 등이 보류됐다. 충남 지역은 15개 기초지자체 중 유일하게 아산시가 SA 등급을 받았고, 찾아가는 방과후 학교 확대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복합테마파크 타운 조성(천안시), 충남내륙고속도로 신설(예산군) 등과 같은 보여주기식, 개발 공약은 보류되거나 폐기됐다. 전북 지역은 13개 기초지자체 중 완주·순창군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로컬푸드 활성화를 통한 소규모 농가 소득 증대(완주군), 민간육종연구단지 유치(순창군) 등의 공약 이행도가 높았다. 새만금~전주~포항 간 고속도로 건설, 새만금~전주~김천 간 동서횡단철도 건설 등은 시기 미도래 사업이라는 이유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경북 지역은 17개 기초지자체 중 안동시만 SA 등급을 받았다. 보문~구정 간 도로개설(경주시) 등의 79개 공약이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됐다. 경남 지역은 합천군만 15개 기초지자체 중 SA 등급으로 평가됐다. 일부 추진되거나 보류·폐기 공약은 81개로, 산업단지 조성과 해양레저와 관련한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가 지키지 못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복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가 강해지고 부채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면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생활밀착형 공약을 내놨던 지역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원 지역과 전남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태백관광개발공사 민영화(태백시), 도시근교 전원휴양 주거타운 조성(삼척시) 공약은 일부만 추진되고 있다. 경비행장 건설(강진군), 교육복지재단 설립(해남군) 등의 공약은 폐기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 이혜훈 최고위원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 이혜훈 최고위원

    1997년 10월 22일 서울 도봉산 등산로 입구. 등산복을 차려입고 몇몇 직장 동료와 산행에 나선 한 등산객이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알고 보니 그는 임신부였고 산통이 시작된 것이었다. 곁에 있던 동료들은 기겁했다. 임신 사실조차 몰랐던 이가 많았던 것이다. 임신부는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는 와중에야 직장상사에게 전화를 걸어 “출산으로 며칠 결근해야 할 것 같다”고 알렸다. 이 임신부가 바로 6·4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다. 그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시절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울분을 삼켰다. 직장 여성이 임신하면 죄인 취급을 당하던 시절이라 셋째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조차 숨겨야 했다. 점점 불러오는 배는 헐렁한 옷으로 가렸다. 이 최고위원은 “당시 임신 사실을 숨긴 채 등산왔다가 응급실로 실려간 나를 사람들이 미친 사람 취급하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런 ‘등산복 출산’을 겪은 이 최고위원은 한국 땅에 사는 직장 여성에게서 ‘여성’이라는 사회적 주홍글씨를 떼어내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고 말한다. 그가 ‘원조 친박계’ 의원이 된 것도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도 여성에 대한 벽은 높았다. 의원 배지를 달고 참석한 첫 의원총회에서 발언 신청을 위해 손을 들었더니 옆에 앉은 3선 의원이 귀엣말로 “가만히 있어라.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고 핀잔을 줬다고 한다. 이 최고위원은 좌절했지만 ‘실력으로 보여주겠다’며 와신상담했고, ‘경제전문가’를 상표로 자신을 키워 나갔다. 마침내 그는 경제학자들과의 토론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달변인 그는 TV토론에 강한 면모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이처럼 여성으로서 차별받을 때 이 최고위원은 그 자리에서 치받는 성격이라기보다는 실력을 키우며 절치부심하는 스타일인 셈이다. 이 최고위원의 실력에 대한 자신감은 주변에 대한 ‘쓴소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의원은 “이 최고위원의 비판은 송곳같이 날카롭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자신감을 자만심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지나치게 아는 체를 많이 해서 원조 친박계이면서도 박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깐깐함과 고집, 예민한 성격도 약점으로 회자된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이 최고위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말이 빨라지면 화가 났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다혈질인 그를 가리켜 “무섭다”고 표현하는 이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이 최고위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을 때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 사이에서는 “후환이 두려워 참석한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자신의 발언이 실린 신문 기사에 대해서도 토씨 하나까지 지적하며 정정을 요구한다. 기자들이 “말이 빨라 제대로 받아 적기 어렵다”고 항변했더니, 그는 미리 작성한 자신의 최고위원회의 발언록을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렇게 억척같은 ‘여전사’이지만, 눈물도 많다. 막내아들의 초등학교 입학식 때 그는 첫 선거를 치르느라 경황이 없었다. 아침에 아들을 데려다 줄 수는 있었지만 입학식 후 학교에서 데리고 올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전날 아들에게 미리 하굣길을 상세히 설명해 줬다. 하지만 입학식날 오전에 귀가했어야 할 아들은 길을 잃고 헤맸고 밤 8시에야 아들을 찾았다. 이 최고위원은 지금도 그 일화를 얘기할 때면 “나는 나쁜 엄마”라고 자책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는 지난달 27일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영하는 둘째 아들을 배웅할 때도 눈물을 보였다. 성격이 강해 보이지만 소통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불교신자인 시어머니는 집에서 염불 테이프를 틀고 기독교신자인 이 최고위원은 남편, 아들과 함께 찬송가를 들으면서도 고부간의 갈등이 없다고 한다. 이지현 선거캠프 대변인은 “이 최고위원은 위계서열에 따른 다단계 상향식 보고를 싫어하고 실무자와 1대1로 만나 직접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캠프 직원들과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으로 수다 떠는 것도 즐긴다고 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6·4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서울시장 예비후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서울신문은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에 도전장을 던진 주요 후보들을 집중 분석하는 ‘지방선거 인물 대해부 시리즈’를 7일부터 기획, 연재합니다. 보도 순서와 분량은 주요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을 기준으로 차등을 두되 현역 단체장이 없는 당의 예비 후보들을 먼저 보도하며 현역 단체장 불출마 시에는 다수당 후보 순으로 보도하기로 했습니다. “아쉬운 밤 흐뭇한 밤 뽀얀 담배 연기….” 지난달 31일 밤 10시쯤 서울 종로구의 어느 길거리. 식당에서 나온 10여명의 중년 무리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가수 최백호의 ‘입영전야’를 대로변에서 불러 젖힌 주인공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었다. 일행은 정 의원의 노래 중간중간 “좋고”라는 추임새로 흥을 돋웠다. 행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수군댔다. 이날 모임은 정 의원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서 비전 선포식(정책 발표회)을 한 뒤 가까운 몇몇 서울시 당협위원장과 가진 ‘번개 저녁 식사’였다. 현장에 있었던 한 당협위원장은 “반주 한잔 걸치고 기분이 좋으면 대로에서 한 곡조씩 불러 젖히는 게 요즘 정 의원의 주특기”라며 “노래 실력이 좋거나 가사를 다 외우는 게 아닌데도 꼭 부른다”고 했다. 지난달 2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후 정 의원이 다른 사람이 됐다는 평이 많다. 서민들과의 ‘스킨십’을 위해서라면 주저 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전에 없이 강한 ‘권력 의지’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박호진 경선캠프 대변인은 “노무현 후보 지지 철회로 얼룩졌던 2002년 대선, 승자가 이미 결정돼 있었던 2012년 대선 때와는 투지가 확연히 다르다”고 했다. 지난달 중순 유경희 새누리당 도봉갑 당협위원장은 인근 강북구 당원의 전화를 받았다. “정 의원이 동네 목욕탕에 벌거벗고 들어갔다고 하네요.” 두어 시간 전 정 의원이 측근인 정양석 전 의원과 강북구의 한 목욕탕에 들렀다는 것이다. 정 의원이 목욕탕에서 벌거벗고 인사를 건네자 시민들은 “여기까지 뭐하러 왔느냐”며 화들짝 놀라면서도 이내 “시장 선거 잘하라”며 등을 두드려 줬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은 “시민들 입장에서는 ‘재벌이 이런 데도 오는구나’ 하는 반전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9일 도봉산을 등반할 때 ‘셀카’를 같이 찍자는 여고생들의 요청에 자진해서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기도 했다. 예전의 ‘근엄했던’ 정 의원에게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최근 중학교 화장실에서 물청소를 하고 당원대회에서 갈비탕 200인분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 한 측근은 정 의원에 대해 “머리 회전이 빨라 핵심 파악 능력이 뛰어나고 추진력도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월 23일 귀국 직후 가진 첫 참모진 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2017년 대선엔 안 나갑니다. 서울시장 연임하겠습니다.” 참모들은 대선 불출마 선언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만류했지만 정 의원은 단호한 표정으로 일축했다고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 의원에 대해 “인지도가 높은 데다 재벌로서 서민적 행보까지 보이니 요즘 지지도가 오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명문대(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재벌에 키 크고 인물도 훤해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정 의원에게도 약점은 있다. 그는 종종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다. 그는 2008년 당 대표 경선 TV 토론에서 “시내버스 요금이 70원”이라고 말해 곤욕을 치렀다. 2011년 국정감사 때는 김성환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그게 무슨 궤변이야”라는 식의 반말을 퍼부어 빈축을 샀다. 그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때 가끔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해 받아 적는 기자들을 곤란하게 한다. 정 의원이 ‘부자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돈을 제대로 쓸 줄 모르고 인색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당협위원장은 “식당에서 물주인 정 의원이 먼저 설렁탕, 짜장면 같은 저렴한 메뉴를 선택하면 다른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메뉴를 따라간다”면서 “뒤에서 ‘짠돌이’라고 수군대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국민통합21’을 창당했다. 당시 당직자들로부터 식사비를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정 의원은 돈 대신 인근 구내식당 식권을 구입해 나눠 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한 전직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 의원이 10억원만 더 썼어도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국민통합21에 합류했을 것”이라면서 “정 의원이 인색하다는 걸 확인한 의원들이 발길을 돌렸다”고 회고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정 의원의 한 측근은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엄격한 훈육 때문인지 점심 때 먹다 남은 김밥도 오후 늦게 다시 집어 먹는 등 근검절약이 습관이 됐다”며 “그런데 주위에서 많이 쓰면 많이 쓴다고 지적하고 안 쓰면 안 쓴다고 핀잔을 받는다”고 항변했다. 정 의원이 아랫사람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다는 지적도 회자된다. 그를 오랫동안 보좌한 한 인사는 “기업 경영인 출신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아랫사람을 보듬는 부분이 아쉬울 때가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이 현대중공업 사장 시절 업무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버지 연배 간부의 정강이(조인트)를 걷어찼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나돈다. 정 의원의 가장 큰 단점은 화가 났을 때 판단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투표일 전날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게 숙고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쪽에서는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대사를 그르친 것이라고 지적한다. 2008년 총선 유세 중 한 여기자가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자 손으로 그 여기자의 뺨을 건드리는 등의 신체 접촉을 한 게 결국 성희롱 논란까지 확대된 적도 있다. 그러나 정 의원의 가족은 그가 자상하고 유머감각이 뛰어난 남자라고 말한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비전 선포식을 앞두고 머리 염색을 세 차례나 했다고 한다. 정 의원은 동네 이발소에서 한 첫 번째 염색이 마음에 들지 않자 집에서 부인 김영명씨에게 다시 염색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정 의원은 두 번째 염색한 머리를 거울로 보며 “불그스름한 머리색이 꼭 원숭이 같다”며 투덜거렸다고 한다. 김 여사가 원숭이띠인 것을 겨냥한 나름의 유머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오늘은 공원 장기판 대신 책 보러 왔지”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오늘은 공원 장기판 대신 책 보러 왔지”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노후를 보내는 게 시니어들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진학, 취업 준비 등을 하는 학생들의 전유물이었던 도서관에 시니어들이 몰리고 있다. 퇴직 또는 은퇴 이후 마땅히 갈 곳이 없어 답답해하던 시니어들이 도서관을 찾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신문이나 잡지를 뒤적이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나름대로 독서나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올림픽로 702 해공공원. 봄 햇살을 받으며 주민들이 벚꽃이 핀 공원 길을 산책하고 있다. 공원 한편에는 한 무리의 노인들이 바둑과 장기를 두고 있다. 같은 시간 공원 초입에 마련된 강동구립해공도서관에서는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2층 종합자료실과 3층 열람실에서 젊은이들 속에 끼여 책을 보고 있다. 돋보기를 옆에 놓고 책의 내용을 베끼는가 하면 심각한 얼굴로 ‘미국사 산책’을 보는 사람도 있다. 3분의1가량은 50대 이상으로 보인다. 특히 2층 종합자료실 밖에 마련된 신문 열람대는 모두 시니어들 차지다. 올해 82세라는 할아버지는 한자 공부를 하러 도서관에 온다. 그는 “한자 2급 시험에 합격한 뒤 몇 차례 1급 시험에 도전했으나 3200자의 동음이의어, 고사성어 등을 익히기가 쉽지 않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며 “경로당이나 노인정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죽겠다”고 말했다. 천호2동에 사는 조왕래(63)씨는 독서 습관을 붙이기 위해 ‘독서 마라톤’에 출전했다. 7개월 동안 4만 2195쪽의 책을 읽기로 도서관과 약속한 것이다. 전철을 타거나 외출을 할 때 작은 가방에 두 권의 책을 넣고 다녀 두달 동안 1만 5600쪽을 읽었다. 오금공원 안에 있는 송파도서관에서도 시니어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2, 3층 열람실에 가면 10명 중 3~4명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다. 서울도서관은 옛 서울시 청사에 마련돼 분위기가 고풍스럽다. 아침 9시에 문을 열면 60대들이 달려와 1층 열람실 책상을 차지하고 책을 보거나 일본어를 공부한다. 2시간 예약제로 운영되는 2층 디지털자료실도 인기가 높다. 이른 시간인데도 34대의 컴퓨터 가운데 10대에 노인들이 앉아 있다. 자료를 찾거나 이어폰을 끼고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고전 영화나 드라마를 빌려 보는 시니어들이 많다”고 말했다. 도봉구 창동에 사는 이모(64)씨는 오전에는 몸을 단련하고 오후에는 지(知)를 연마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집 근처 도봉산이나 수락산에 오른 뒤 점심을 먹고 서울도서관으로 와 책을 보다 저녁 8시쯤 돌아간다. 그는 2007년 퇴직한 뒤 처음에는 회사 동료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등산도 하며 소일했다.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것에 싫증 나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노원, 동대문, 아현 도서관 등 강북 지역 도서관을 다니다 서울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이곳으로 옮겼다. 책을 읽다 지루하면 밖으로 나가 덕수궁, 서울광장, 청계천 등을 거닐며 바람을 쐬기도 한다. 그는 “학창 시절 입시와 점수에 쫓겨 보지 못한 철학, 교양서적을 보고 대학 때 전공인 법과 관련된 책도 뒤적인다”면서 “독서를 하면 몰입하게 돼 잡다한 생각이 사라져 좋다”고 말했다. 휴관일에는 정독도서관에 갈 정도로 도서관 마니아가 된 그는 “주말에는 엄마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로 인해 소란스러운데 조금 질서가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도서관의 경우 2012년 개관 이후 올 2월 말까지 6만 5625명이 도서대출증을 발급받았는데 이 가운데 50대와 60대는 9219명으로 14%에 이른다. 이들이 대출해 간 도서는 8만 8688권으로 전체(52만 8214권)의 16.8%를 차지한다. 분야별로는 문학이 3만 551권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예술(1만 5470권), 사회과학(1만 570권), 역사(8423권), 기술과학(6938권) 등의 순이었다. 대출 빈도가 높은 도서는 ‘서울의 황혼’(김성종 추리소설), ‘정복자 1, 2’(이원호 장편소설), 최인호의 ‘인연’, ‘혼불’(최명희 대하소설) 등의 순이었다. DVD는 ‘측천무후’ ‘나폴레옹의 연인’ ‘카운테스’ ‘다마모에’ ‘도가니’ 순이었다. 송파도서관의 경우 올 2월까지 4만 9304권의 도서가 대출됐는데 50~60대가 7503권을 빌려가 1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50대와 60대의 대학 진학률이 15~30%였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많은 시니어들이 도서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들의 도서관 행렬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우선 돈이 들지 않아 누구나 아무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노후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서관은 대부분 공원 등 전망이 좋은 곳에 있어 독서와 산책을 하면서 건강을 다지기에도 적격이다. 특히 최근 건립된 도서관은 DVD, 위성TV 등의 첨단 시설을 갖춘 데다 좌석 배치도 원형으로 하는 등 자유롭게 해 만족도가 높다. 도서관의 활용률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시니어들의 도서관 이용은 아직까지 초보적인 수준이다. 독서 등을 통해 내실 있게 이용하기보다 시간을 때우러 나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경기 일산서구 주엽동에 사는 오모(70)씨는 매일 아침 대화도서관으로 출근한다. 그는 “집에 있기 적적한 데다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 나가기도 애매한 나이여서 도서관으로 간다”며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오래 다니다 보니 좀 지루한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생활 공간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공공도서관은 2009년 703개에서 지난해 863개로 크게 늘었다. 도서관의 필요성에 눈을 떠 해마다 40~50개씩 건립했기 때문이다. 작은 도서관 건립도 활발하다. 서울 관악구는 국회 도서관장 출신의 유종필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관내 도서관이 5개에서 43개로 8.6배 늘었다. 동별로 있는 새마을금고를 리모델링해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하고 지하철역에서도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도록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 구청장은 “어른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면 자존감과 품위가 높아지고 자식 등 젊은 세대로부터 존경을 받게 될 것”이라며 “도서관 이용이 활성화되면 경로당을 중심으로 한 노년층의 여가문화가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도서관이 시니어들의 사랑방이 되기 위해선 다양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김경집 전 가톨릭대 교수는 “어르신들이 탑골공원에서 바둑, 장기를 두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 좋고 나이 든 사람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한다”면서 “상징적으로 서울 시내 한복판에 시니어 전용 도서관을 건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장·노년층이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젊은이들이 시니어들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갖게 되고 노후문화에도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는 “공공도서관에 시니어들을 위한 전담 사서를 배치해 독서를 체계적으로 지도하면 독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독서 모임, 토론방 등의 지원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인생이모작센터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봉중씨도 시니어 도서관 건립을 제안한다. 그는 최근 이모작센터가 내는 월간지 ‘50+서울’에서 “어린이 인구는 정체 또는 감소하는 데 반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시니어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니어도서관 건립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또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가 보면 자리가 텅텅 비어 있는 경우가 많으며 그나마 얼마 안 되는 열람인은 대부분 시니어라고 했다. 시니어도서관에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건강 관리, 취미 등 시니어들이 관심 갖는 책을 집중 배치하고 인문학이나 노후 설계, 자연 건강요법 등의 강좌를 마련하면 자연스레 사랑방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가 도서관에 가면 아들, 며느리들이 기쁜 마음으로 용돈을 주고 손자, 손녀들도 책을 가까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김문이 만난사람] 20년간 백두산 찍은 산악 사진가 안승일

    4월의 어느 날이었다. 한라도령은 꽃향기에 잔뜩 취했다. 저절로 백두의 문이 열렸다. 금잔 한 잔에 시름 한 술 놓았다. 흰 구름과 함께 백두낭자가 나타났다. 낭자는 팔을 벌려 한라도령을 감싸 안았다. 고운 자태와 온화한 숨결로 그를 따뜻하게 포옹했다. 도령은 낭자의 아름다운 치마폭에 푹 빠졌다. 도무지 헤어날 수가 없었다. 세월 가는 줄 몰랐다. 낭자는 어느새 백두의 여신으로 변했다. 도령은 얼마 후 세상을 향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설레는 20년을 백두산에서 살았다. 나는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한 마디를 백두산에 묻었다. 백두산은 나의 스승이요 사랑이다. 20년 전 그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자연을 복제해내는 단순한 인간 복사기로, 사람질 제대로 못해 보고 머저리 사진장이의 삶을 살고 말았을 것이다.’ 산악사진가 안승일(68)씨는 ‘괴짜’로 통한다. 20년 동안 사시사철 백두산에 살다시피 하며 백두산 속살만 수십만 컷을 찍었다. 단순히 카메라 셔터만 누르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나만큼 진하게 백두산의 영혼과 동고동락한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할 정도로 백두산에 미쳐 지냈다. 천지를 보는 순간 백두의 신을 만나 넙죽 큰절을 올리면서 단박에 시작된 백두산 인생이었기에 ‘괴짜, 백두산의 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로지 사진 한 장을 담기 위해 백운봉에서 장군봉으로 솟는 해를 기다리며 영하 50도를 견뎌냈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아예 천막집을 두 채나 짓고 살았다. 계속되는 눈보라에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천막집 안에서 김치전과 만두를 빚고 눈 녹인 물로 북어 대가리와 멸치 육수를 만들어 칼국수만 먹다 보니 복부비만에 고지혈증 환자가 됐다. 제대로 된 일출 하나 건지려고 서백두 청석봉에서는 눈구덩이를 파고 지낸 일이 수백 번은 된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한 컷 한 컷에 대한 기대감으로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즐겁게 지냈다. 백두산 하늘 아래 첫 동네인 이도백하에 조그마한 아파트를 하나 사서 작업실을 꾸렸다. 백두산을 마주 보는 식탁에서 밥을 먹고 뒹굴뒹굴 책이나 보다가 미풍을 타고 살살 들어오는 구름이 산과 어울리는 낌새가 보이면 후다닥 집 근처 오름으로 달려갔다. 운 좋은 날이면 창밖으로 펼쳐진 웅장한 장백산맥의 새벽을 담았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살았다. 최근 안씨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갤러리에서 ‘불멸 또는 황홀’이라는 제목으로 백두산의 20년 사진전을 열어 ‘역시 괴짜 안승일’이라는 낙관을 또 한번 찍었다. 백두산에서 지낸 세월이 궁금해 지난 18일 서울 충무로의 한 인쇄소 사무실에서 안씨를 만났다. 그는 이곳에서 ‘아직도 갈 수 없는 산’과 ‘우리 동네 꽃 동네’라는 두 권의 사진집을 최근에 찍어냈다. 백두산 20년의 흔적이 담긴 것들이다. 사진집을 들추던 그에게 어떻게 해서 백두산과 인연을 맺었는지 먼저 물었다. “1994년 4월이었지요.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산악인 글쟁이 박인식씨가 백두산에 가자고 하더군요. 그때만 해도 통일이 된 후에나 백두산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4, 5년 뒤면 통일이 될 줄 알았지요. 인천항에서 박씨를 만났는데 다른 일행 열댓 명과 같이 왔습니다. 이들은 중국 여러 곳의 여행코스 중 백두산에 들르는 일정을 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저는 백두산 코스에서 숙명처럼 혼자 남게 되면서 20년 동안 그곳에 파묻히게 됐습니다. 필름 현상을 위해 한국에 와야 할 때 말고는 줄곧 백두산에서 지냈지요.” 처음에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산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든 쉽지가 않았다. 기상이변이 워낙 심해 ‘진경의 순간’을 놓치기 일쑤였다. 눈 덮인 산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찾는 것처럼 마땅한 터를 잡고 앉아 꼼짝없이 기다려야만 했다. 그러다 보면 가끔 중국 병사와 맞닥뜨려 ‘수상한 자’로 내몰리기도 했다. “하루는 중무장한 중국 군인 셋이 제 방에 들어와 조사할 것이 있다고 하더군요.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하자 그렇다면 얼른 찍고 갈 것이지 왜 오랫동안 살고 있느냐, 국경 부근에 어슬렁거리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 카메라와 렌즈들은 무슨 용도에 쓰이는 것이냐고 다그쳤습니다. 결국 저의 진심을 알게 되면서 나중에는 친한 사이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백두산에서 1년을 지낸 뒤 ‘백두산’이라는 사진집을 냈다. 장기체류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찍은 생생한 장면들이 모였다. 백두산이라는 하나의 피사체에 4m에서 16m에 이르기까지 마치 백두산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만한 사진들이었다. 이어 안씨는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찍은 일본 사진작가 이와하시의 사진 ‘장백산’과 자신의 사진 ‘백두산’을 합해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이때 ‘백두산’ 사진집 표지 안쪽 날개에 다음과 같은 글을 적어 눈길을 끌었었다. ‘정일이 형님, 백두산 금강산 사진이 필요하시면 일본 사람 부르지 마시고 내가 좀 찍게 해주시오. 나는 평생 산 사진을 찍어온 사람이오. 사진은 재주나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혼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민족의 피가 흘러야 합니다. 내 조국 산하를 왜 일인들에게 빼앗겨야 합니까.’ 2001년 6월 평양 인민대학습당에서 남북공동사진전이 열릴 때에도 난생처음 넥타이를 매고 ‘정일이 형님’을 향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백두산 사진작업을 통일을 위한 민족화합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했다. 그래서 백두산 사진은 대부분 ‘남과 북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혹자는 감상적 통일론자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두산에 있다 보니 참으로 이상한 산이라는 걸 느끼게 됐다”면서 “애국자도 아닌 사람에게 나라를 걱정하게 하고 국가관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에게 민족의 앞날을 생각하게 한다”고 말한다. 1998년 부산에서 열린 북한의 사진가 김용남의 사진과 함께 2인전을 통해서도 이 같은 ‘백두산의 혼’을 알리기도 했다. 산과의 인연은 어떻게 해서 맺게 됐을까. 어릴 적부터 시끄러운 세상살이가 싫어 자꾸 산으로 갔다. 중학교 때였다. 그해 처음 뜨는 해를 본다고 삼각산으로 갔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지리산이나 설악산의 텐트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 심취했다. 나중에 한적한 시골에서 살 생각에 건국대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공부는 뒷전이고 시간만 나면 산으로 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2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그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라벌예술대 사진과에 들어갔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나이 많은 자신한테 반말로 하대하는 후배들과 같이 지내는 것이 꼴사나웠다. 다시 등산 장비를 챙기고 산으로 올라갔다. 간첩으로 오인받아 여러 차례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럴 무렵 서라벌예대 산악회 선배들한테 결혼 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1968년 당시에는 신랑 신부가 결혼 예복을 입고 경복궁이나 덕수궁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붐이 일기 시작했고, 그런 분위기에 따라 결혼하는 선배들이 그를 불렀던 것이다. 나중에는 결혼하는 친구들도 그를 찾았다. 이래저래 돈이 모였다. 1979년 충무로에 스튜디오를 내고 광고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달동네에서 어렵게 사는 아버지한테 500만원을 건네면서 집을 늘려 구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아들에게 사진집을 만들 것을 권유하면서 사진가로 대성하기를 바랐다. 이렇게 해서 1982년 첫 사진집 ‘산’을 시작으로 ‘삼각산’ ‘한라산’ 등이 연이어 나왔다. 도봉산 인근에 작업실을 위한 땅을 장만할 만큼 돈을 모았다. 충무로 생활 10년쯤 지날 무렵 그는 백두산에 ‘필’이 꽂히면서 모든 것을 접고 백두산으로 훌쩍 떠나게 된다. 벌어놓은 돈까지 몽땅 백두산 사진에 투입했다. “경제적으로는 다시 어려워졌지만 제게는 영원한 스승이자 연인과 같은 백두산이 곁에 남아 있습니다. 항상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또한 지금 와서 효자 노릇까지 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사진을 달라는 사람이 있어서 (사진을)크게 인화해주곤 합니다. 살림에 보탬이 되고 있거든요(웃음).” 백두산 사진은 몇 장 정도 가지고 있을까. 웃으면서 “그런 질문은 잘못된 것이다. 8을 옆으로 누이면 무한대를 나타내는 수학기호가 된다. 그만큼 정말 지독하게 찍었다”면서 “하지만 고르고 골라 엄선해서 내놓을 만한 사진은 100여장이다. 찍은 사진 컷 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과연 몇 장의 사진을 건지느냐가 중요하다. 그나마 20년 동안 운 좋게도 100장 정도 건졌다고 생각한다”며 웃는다. 다시 물었다. 백두산은 그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할까. “저는 20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추석을 백두산에서 보냈습니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이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가야 할 산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산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는 작업이 민족화합의 그날을 한시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저의 사진으로 우리 민족의 문화통일이라도 한 발 앞당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제 16세 때 맨 처음 카메라 매고 올랐던 삼각산부터 다시 오를 예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산악사진 인생 2막을 뚜벅뚜벅 걸어가기로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안승일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6세 때부터 카메라를 매고 산에 올랐다. 서라벌예술대 사진과를 중퇴했다. 1979년 서울 충무로에 그린스튜디오를 설립해 광고사진을 찍었다. 1994년부터 20년 동안 백두산 사진에만 몰두했다. 주요 사진전으로는 ‘한국의 산’(1970·1975년), ‘백두산-일본 사진가 이와하시와 2인전’(1996년), ‘백두산-북한 사진가 김용남과 2인전’(1998년), ‘남북공동사진전-평양’(2001·2004년), ‘산의 영과 기-서예가 권창륜과 2인전’(2011년), ‘백두산 사진전-불멸 또는 황홀’(2014년) 등이 있다. 또한 사진집으로는 ‘산’(1982년), ‘삼각산’(1990년), ‘한라산’(1993년), ‘백두산’(1995년), ‘굴피집’(1997년), ‘아리랑’(1999년), ‘고산화원’(2007년), ‘천상지천하화’(2010년), ‘백산백화’(2013년), ‘아직도 갈 수 없는 산’(2014년), ‘우리 동네 꽃 동네’(2014년) 등 10여권을 발간했다.
  • “버스비 70원쯤 하나” 정몽준 뒤늦게…

    “버스비 70원쯤 하나” 정몽준 뒤늦게…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10일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자신의 현대중공업 주식에 대해 백지신탁을 하라고 결정할 경우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6·4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정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있는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나는 국회 상임위가 바뀔 때마다 백지신탁 여부를 심사받았다”면서 이같이 약속했다. 그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국정원장의 책임이 크다”며 남재준 국정원장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시장에 당선될 경우 가장 시급히 추진할 정책은. -용산 등 서울에 일자리를 창출할 유휴부지가 100개라고 들었다. 그중 투자하겠다고 신청한 게 30개인데, 서울시가 허가한 건 2개뿐이라고 한다. 공공성이 높은 사업부터 우선적으로 한다면 지금 (서울시가) 아무것도 안 하는 분위기는 바꿀 수 있지 않겠나. →용산 재개발을 재추진할 의향이 있나. -그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갖고 시장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할 것이다. 코레일의 애초 사업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게 서울시인 만큼 시의 책임이 크다. 타당성과 경제성을 토대로 단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 →서울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실제로 ‘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있다고 보나. -언론에서 그런 보도를 많이 한다. 그런 일이 없도록 나도 관심을 갖고 보겠다. →당내 경선 후보로 거론되는 김황식 전 총리를 어떻게 평가하나. -그분을 뵌 적이 있는데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분은 임명직을 많이 하신 분이고 나는 선출직을 26년째 하고 있는 등 차이가 크다. 그분은 박원순 시장과 비슷하다. 공부한 분야도 비슷하다. 서울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면 내가 더 적임이 아닐까. →정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부자 대 서민’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로 연말 인사 때 다들 “부자되세요”라고 한다. 그 말 믿고 부자됐더니 “너는 나쁜 사람이다”라고 하면 앞뒤가 맞는 나라인가. 정치의 역할이 국민통합인데 선거철이 되니 편 가르기를 한다. 오래전부터 나온 수법이다. 새 정치를 하겠다면서 계속 편 가르기를 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정 의원 본인은 서민인가 부자인가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겠나. -나는 정치노무자다. 노무자는 생산을 해야 되는데 우리나라 정치노무자는 생산을 못하는 게 문제다. 정치노무자가 불임계층이 됐다. →2008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TV 토론회에서 시내버스 기본요금을 70원이라고 말해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데. -생활물가를 잘 모르고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려 아직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동작구에 산이 많아서 마을버스가 많은데 당시 700원이었다. 그때 당이 친이, 친박으로 갈려 양쪽에서 나를 괴롭혀서 내 기분이 좀 불편했고 그 과정에서 실수했다. 그 후로 대중교통을 더 열심히 이용하고 있다. →현재 버스요금은 얼마인지 알고 있나. -어제 도봉산 갈 때 지하철을 타고 갔다. (지갑에서 교통카드를 꺼내 보여 주며) 지하철 카드 2만원 충전해서 탔는데 찍으니까 1050원이 빠졌다고 나오더라. 내가 알기론 버스 요금은 1100원 정도 나올 것이다. →만약 시장 당선 뒤 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현대중공업 주식에 대해 백지신탁을 결정할 경우 실제로 따를 것인가. -그렇게 해야 한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월스트리트를 움직이는 블룸버그통신사 설립자다. 그의 재산이 30조~40조원인데 시장이 될 때 심사받은 결과 업무와 무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박근혜 정부의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박 대통령이 행정부 사람들 하고는 열심히 일하는데 여의도 정치인들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전에 청와대가 정치 안 한다고 발표했는데 그걸 보니 노무현 정부 때 당·정 분리 표현이 떠올랐다. 국민이 대통령 뽑아 줄 때는 정치를 통해 행정을 잘하라는 뜻이다. 대통령이 가끔 저녁때 여야 국회의원을 함께 불러 본인은 안 드셔도 좋으니 술 한 잔 하면 좋을 텐데. →최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선언했는데. -안철수 현상은 계속되는데 안철수는 없어졌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일각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의 사퇴 요구가 나오는데. -국정원장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인사권도 없는 내가 단정적 표현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시장에 당선되면 차기 대선 도전은 안 할 생각인가. -서울시가 할 일이 많은데 시장 임기 4년은 짧다. 4년간 열심히 하겠다. 울산에서 국회의원을 다섯 차례 했는데 만약 한 차례 했다면 아무 일도 못했을 것이다. →그래도 당에서 대선 출마를 종용한다면. -새누리당에 젊은 분들이 많이 있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는 총리 되신 분이 39세이고 미국 공화당 차기 대통령 후보들은 모두 40대 초반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산불예방’ 도봉구 비상근무 돌입

    꽃 피는 봄이 오면 도봉구의 고민이 커진다. 건조한 날씨 탓에 산불이 잦아서다. 도봉구는 구 전체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산림 지역이다. 산불 발생 원인은 등반객의 실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도봉구가 미리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봉구는 13일 산불 예방 및 진화에 대처하기 위해 산불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오는 5월 15일까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또 도봉산과 초안산 등 등산객 출입이 잦은 곳을 중심으로 산불예방전문진화대를 중점 배치했다. 진화대는 11명이다. 또 산불경보 발령 상황에 따라 구청 직원 522명을 6개조로 편성한 순찰근무조를 현장에 투입해 산불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체계적인 진화 역량을 키우고 진화 대원들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관련 기관과 합동으로 진화 훈련을 할 예정이다. 산불예방 홍보 캠페인도 전개한다. 이동진 구청장은 “많은 산림 지역 탓에 산불을 예방하려면 주민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필요로 한다”며 “산림과 맞닿은 주말농장이나 밭 등에서는 불씨를 취급하는 행동을 삼가고, 화기 물질을 소지하고 산에 오르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클릭 도봉

    역사와 문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서울 도봉구에 얽힌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곳을 ‘클릭’하는 게 좋겠다. 도봉구는 향토 문화 이야기를 집대성한 웹사이트 디지털도봉구문화대전(dobong.grandculture.net)의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사라져 가는 향토 문화유산을 보존, 계승해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청소년들에게 ‘내 고장’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사이트를 만들었다. 구의 모든 이야기가 지리, 역사, 문화유산, 성씨·인물, 정치·경제·사회, 종교, 문화·교육, 생활·민속, 구비 전승·언어·문학 등 9개 분야로 나뉘어 정리됐다. 2011년 3월부터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협력해 1538항목, 원고지 1만 1050매 분량의 방대한 콘텐츠를 마련했다. 시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진, 동영상, 도표, 가상현실 등을 포함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2328건도 수록했다. 현재는 구민 쉼터인 도봉산, 시 기념물 33호인 방학동 은행나무,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의 묘, 우리 민족의 질박한 체취를 전하는 옹기민속박물관을 시원한 사진과 함께 메인 콘텐츠로 소개하고 있다. ‘도봉의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서는 참여 시인 김수영(1921~1968), 조선의 자유시장 누원점 등 알면 알수록 흥미진진한 도봉의 모습 22가지를 엿볼 수 있다. 이용자가 직접 오류를 바로잡거나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내가 쓰는 도봉구 백과사전’을 통해 편찬 작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이용자와의 피드백을 통해 콘텐츠를 보완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동북권 체육메카’ 도봉구가 딱 좋다

    ‘동북권 체육메카’ 도봉구가 딱 좋다

    도봉구에 종합스포츠타운(조감도)이 솟는다. 도봉동 8 일대 3만 3819㎡ 규모 시유지에 다목적운동장과 보조운동장을 갖춘 종합 체육공간이 조성되는 것. 도봉구는 서울시 주관 ‘동북권역 체육시설 입지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도봉·성북·강북·노원 등 동북 4개구 대상 부지 가운데 도봉구가 최우선 순위로 뽑혔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사업 예산으로 21억원이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의정부시와 맞닿은 부지로,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과 8차로인 도봉로와 연결된 교통 요지로 접근성이 좋다. 도봉산과 수락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경치도 빼어나다. 도봉구는 이곳에 다목적운동장이 지어지면 바로 옆 식물원인 서울창포원과 연계한 최고의 레저 스포츠 공간 및 주민 쉼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북권에 생활 체육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시는 지난 4월 공공 체육시설을 확충하기로 하고 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동북권역에는 시 전체 인구의 17.3%에 해당하는 180만 2000여명이 살고 있다. 그럼에도 체육관은 11곳, 유소년야구장은 1곳, 축구장은 9곳뿐이어서 다른 권역에 견주면 생활체육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도봉구는 지역 숙원 사업인 체육 인프라 확충을 위해 애썼다. 원래 시는 2009년 남산르네상스 계획에 따라 도봉동 8 일대를 장충테니스장 이전 장소로 선정했고, 이후 도시계획시설상 체육공원 조성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사업이 차일피일 지연되며 숱한 민원을 낳았다. 중간에 지역 의견과 배치되는 창포원 확대나 생태광장 조성 계획이 검토되며 명확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했다. 도봉구는 지난해 9월 박원순 시장이 현장시장실 운영 때 종합스포츠타운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공공 체육시설 설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강북구와 노원구도 각각 수유동 축구전용구장과 상계동 종합체육관 및 시민야구장 건립 등을 내세워 유치전에 나섰으나 시는 용역 조사 결과 도봉구의 손을 들어 줬다. 이동진 구청장은 “체육시설 유치를 위한 걷기대회와 서명 운동을 벌이는 등 체육인을 비롯한 모든 구민들이 함께 노력해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구민의 뜻을 지속적으로 모아 생활체육 발전에 반환점이 될 명품 종합운동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비운의 역사 함께한 방학동 은행나무

    [우리 동네 Secret 스토리] 비운의 역사 함께한 방학동 은행나무

    왕릉은 경북 경주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 시내에도 조선시대 왕릉이 곳곳에 있다. 한양 4대문 밖에 조성됐지만 수백년이 흐르는 동안 수도 행정구역이 점차 넓어지며 자연스럽게 서울에 포함됐다. 도봉구에도 정식은 아니지만 왕릉이 하나 있다. 바로 조선 10대 임금인 연산군(1476~1506) 묘다. 폭군으로 널리 알려진 연산군은 12년에 불과한 짧은 재위 기간 동안 두 차례나 피바람을 일으켰다. 결국 중종반정으로 쫓겨나 ‘군’으로 격하된 첫 임금이 되는 수모를 겪었다. 유배지인 강화도 교동에서 세상을 떠나 그곳에 묻혔던 연산군은 6년 뒤 뭍으로 돌아온다. “시신만이라도 옮겨 달라”는 폐비 신씨의 간청을 연산군의 이복동생인 중종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연산군이 다시 묻힌 곳이 도봉산 기슭으로 지금의 방학동 산77이다. 폐위된 탓에 연산군 묘는 왕릉이 아닌 왕자묘 형식을 따랐다고 한다. 신씨도 1537년 연산군 옆에 나란히 묻혔다. 이 과정을 묵묵히 지켜봤을 은행나무가 언덕 아래에 우뚝 서 있다. 현재 신동아아파트 단지 내에 서 있는 이 나무는 높이가 25m, 둘레가 10.7m에 달한다. 이미 1968년 서울시 1호 보호수로 지정됐다. 수령이 800~1000년은 족히 됐다는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왔으나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 이르면 1460년대, 늦어도 1510년대에 심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르면 세조 후기, 늦어도 중종 초기에 심어졌다는 이야기다. 서울에선 문묘 은행나무(702년) 다음으로 가장 오래됐다. 원래 가까운 거리에 은행나무가 한 그루 더 있어 부부 은행나무로 불렸으나 인근에 아파트가 지어지며 암나무가 베어져 짝을 잃었다고 한다. 애국나무라는 별칭도 있다. 스스로 가지를 태워 나라의 변고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기 한 해 전에도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한다. 동네 주민 사이에서는 아들을 낳게 해 주는 신령수로도 통한다. 1991년 주변에 아파트가 지어지며 볕을 가리게 되자 환경운동가가 단식농성을 벌였고 건설사는 아파트 높이를 두 층 낮췄다. 구는 주민 의견에 나뭇가지를 가로막던 빌라 2동을 매입한 뒤 작은 공원으로 만들기도 했다. 인근에는 세종의 차녀 정의 공주와 부마인 안맹담의 묘도 자리하고 있다. 조선시대 명문가 가운데 하나인 파평 윤씨 가문이 600여년 전 정착할 때 파 지금도 쓰고 있는 원당샘도 근처에 있다. 구는 이 일대를 명소로 가꾸기 위해 정비 작업을 벌였고 북한산둘레길 도봉구간의 출발점으로 지정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냄새나던 산속 쓰레기장 자연과 뒹구는 놀이터 되다

    냄새나던 산속 쓰레기장 자연과 뒹구는 놀이터 되다

    예전엔 놀이터가 따로 없었다. 동네 골목길, 숲, 계곡이 놀이터였고 자연이 친구였다. 그런데 요즘엔 놀이터를 따로 만든다. 인공적인 놀이터 일색이다. 도시 아이들이 자연을 접하려면 체험학습장이나 캠핑장 등을 찾아가야 한다. 장영복(60·서울 도봉구 쌍문동)씨는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안타까웠다. 요즘 아이들에게 자연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문화와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2011년 동네 주민 5~6명과 함께 ‘그만놀자’(그리고 만들며 놀자)라는 놀이 소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은 동네 인근 숲속을 뒤지며 마땅한 장소를 찾아 나섰다. 도봉구 방학3동 518 일대 빈터(2344㎡)가 눈에 딱 들어왔다. 한 종친회가 소유한 이곳은 북한산·도봉산 둘레길을 곁에 두고 있으나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된 지 오래였다. 무허가 건물 한 채는 폐허나 다름없이 스러졌고 주변엔 폐기물과 쓰레기만 잔뜩 쌓여 있었다. 특히 비어 있던 건물은 비행 청소년들이 자주 드나드는 우범지대로 전락해 주변에서 끊임없이 민원을 쏟아냈다. 모임은 이곳을 바꿔 보기로 했다. 뜻을 같이하는 이웃을 더 모았다. 결국 30명이 뭉쳐 1000만원을 마련했고 지난해 3월 종친회와 보증금 1000만원·월 30만원에 5년 동안 공간을 임대하기로 하고 구에 요청해 주변 사방공사를 실시했다. 올해 5월에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의 주민제안사업에 선정돼 49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40가구가 참여해 공동체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폐가를 생태 체험 공방으로 꾸미는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쓰레기를 치운 뒤 바닥을 고르고 연못을 조성하는 한편 인위적인 시설물을 최대한 줄이며 놀이터도 조성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린 숲속생태놀이터 ‘숲속애(愛)’가 26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한때 우범지대였던 곳이 마을공동체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주민들은 텃밭을 가꾸고 삼겹살·비빔밥 데이를 열어 채소를 나눠 먹으며 소통하게 된다. 텃밭 음악회도 열린다. 숲속 공방은 폐목재를 활용한 가구나 벤치 등을 만들어 지역으로 환원하는 공간이다. 숲속 놀이터에는 꽃잎, 나뭇잎, 나뭇가지 등 자연을 이용한 생태놀이 학교가 꾸려진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삼성카드 트레킹데이 이벤트 삼성카드는 26일 오전 8시부터 서울 도봉산국립공원과 청계산 맑은숲공원 등산로 입구에서 삼성카드로 1000원을 기부하면 장소별로 선착순 500명에게 1만원 상당의 트레킹 패키지를 주는 ‘삼성카드 트레킹 이벤트’를 연다. 패키지에는 스테인리스 물병, 극세사 스포츠타월, 에너지바, 생수, 물티슈, 보조가방 등이 들어 있다. 외환銀 외화송금 경품행사 외환은행은 ‘이지원 외화송금’ 300만 번째 이용자 탄생을 앞두고 연말까지 경품행사를 벌인다. 300만 번째 고객에게는 10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이나 모국 방문 항공권을 준다.
  • [서울 플러스]

    12일까지 도봉산 축제 도봉구(구청장 이동진) 11~12일 도봉산 축제를 연다. 센트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전자현악 앙상블, 홍삼트리오, 박상민이 개막 무대를 꾸민다. 유희경·이매창 학술강연회, 숲속 자연음악회도 곁들여진다. 둘째날도 산사음악회, 사찰음식전, 청소년 페스티벌, 포크 페스티벌 등 풍성하다. 문화관광과 2091-2262. 영화 ‘스타트렉’ 무료 상영 중랑구(구청장 문병권) 12일 오후 7시 중랑천둔치 면목체육공원에서 무료 영화 상영회를 연다. 지난 5월 개봉한 할리우드 SF물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상영된다. 선착순 500명으로 구민 누구나 볼 수 있다. 상영 전에는 비보이 공연이 마련된다. 문화체육과 2094-1833. ‘2013 도시대상’ 국토부장관상 강동구(구청장 이해식) 10일 국토교통부가 주최하는 ‘2013 도시대상’ 시상식에서 선도사례(저탄소녹색도시) 부문 장관상을 수상했다. 구는 도시텃밭 확대,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 학교 음식물 퇴비화, 낙엽처리장 운영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획경영과 3425-5383.
  • [자치구 이색축제 3題] 은밀하게 위대하게…축제가 즐겁다

    [자치구 이색축제 3題] 은밀하게 위대하게…축제가 즐겁다

    100% 주민의 손으로… 은평 광장은 들썩들썩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직접 기획하고 두 달씩이나 준비해 진행까지 하는 축제야말로 진짜 아닌가요?” 조금 특별한 은평누리축제가 오는 9~12일 은평문화예술회관, 불광천, 은평평화공원, 축제광장(지하철 6호선 역촌역 4번 출구) 등에서 열린다. 100% 주민의 손에서 만들어진 축제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앞서 2개월에 걸쳐 축제 추진위원회 집행위원 58명은 기획·홍보·진행팀으로 나눠 아이디어를 교환했다. 추석 직전 기획회의 땐 팀별로 8시간을 웃도는 마라톤 회의를 이어 갈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구청에서 마련한 2개월 과정의 엄격한 사전 준비 교육을 마친 사람들이 집행위원으로 위촉됐다. 지난 27일 축제 기획회의에서 만난 홍보팀 소속 주부 정영순(39·불광동)씨는 “고등학생부터 50~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들이 모여 축제를 준비했다”면서 “예전엔 지역 축제가 열리면 관공서 주도려니 하고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은평누리축제를 준비하면서 ‘내가 진짜 은평구 구민이구나’ 하고 느끼곤 한다. 주민의식이 생겨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축제는 9일 오후 4시 은평문화예술회관 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를 신호탄으로 ▲2013 파발제 및 은평구민 파발걷기대회(9일 오전 9시 30분 구파발역 앞 폭포) ▲생활문화예술동아리 한마당(10일 오후 3시 불광천 수상 무대), 시와 음악이 있는 밤(11일 오후 7시 불광천 수변무대), 공동체 예술작품 제막식(11시 오후 8시 불광천 수변무대) 등이 진행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재활용 등축제… 도봉의 밤하늘이 반짝반짝 학(鶴)이 평화롭게 노니는 풍경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방학동(放鶴洞). 도봉산 기슭에서 방학동을 거쳐 쌍문동, 창동으로 흐르는 방학천에서 학 여러 마리가 지난 26일 밤 은은한 빛을 내며 날아올랐다. 물결 위로 새신랑이 싱글벙글 나귀를 타고 지나가고 새색시가 가마에서 수줍게 밖을 내다본다. 씨름과 닭싸움을 즐기는 동네 총각들과 아이들, 널뛰기로 높이 뛰어오른 처녀들과 늠름한 조선 시대 무관도 눈길을 끌었다. 모두 한지로 꾸민 등(燈)이다. “멋있지?” “응.” 나들이 나온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가 정겹다. 마음에 드는 등을 배경으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체험 행사장에 들러 한지로 직접 등을 만들어 보고 소원을 엽서에 적어 소망 나무에 붙이는 주민들로 시끌벅적했다. 세돌 된 아이와 함께 나온 김미정씨는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즐겁다”고 말했다. 도봉구 등 축제가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정병원 사거리에서 제일종합시장까지 방학천 400m 구간에서 조선 시대 생활상이 담긴 등 54점이 매일 오후 6시부터 5시간 동안 불을 밝힌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소박한 전통 등도 함께한다. 구는 서울시가 청계천 등 축제에 사용한 뒤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등을 무상으로 빌린 덕에 등 운송, 설치 비용으로 4000만원만 들였을 뿐이다. 이마저도 절반은 우리은행이 지원했다. 지난 2월 이동진 구청장의 아이디어로 처음 열린 등 축제에는 10만명이 다녀갔다. 이 구청장은 “저비용 고효율 축제로 구민들의 가슴에 환한 등이 켜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근초고왕 부활… 송파 거리마다 백제의 혼이… 송파구의 대표 축제인 ‘한성백제문화제’가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강력한 국력을 바탕으로 각지로 뻗어 나갔던 한성백제의 다양한 면모를 되살려 보기 위한 잔치다. 3일 오전 11시 풍납동 경당역사공원에서 열리는 혼불채화식이 문화제의 화려한 시작을 알린다. 백제고분제, 송파산대놀이 등을 거쳐 오후 7시부터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주 무대에서 개막 축하 공연이 열린다. 송파구 자체 제작 뮤지컬인 ‘미스터 온조’의 갈라쇼, 일본 아스카 합창단과 송파구 합창단의 합동 공연 등이 이어진다. 4일 한성백제박물관 앞에서는 근초고왕을 소재로 한 뮤지컬 퍼포먼스 ‘이도 한산’, 평화의 광장에선 국제 초청 공연으로 러시아 민속 공연단의 흥겨운 댄스 공연을 볼 수 있다. 오후 5시부터 ‘자치회관 한마음 어울마당’에서는 26개 동 자치회관 수강생들이 실력을 뽐낸다. 5일에는 세계 각국의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다누리 한마음 가족 축제, 고창 굿 한마당, 청소년 음악동아리 축제 등이 손님을 유혹한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하이라이트인 역사문화거리 행렬이 펼쳐진다. 오후 4시부터 올림픽공원 사거리~위례성대로~평화의 광장을 잇는 행렬에 주민과 학생들이 참가해 백제 건국 이야기, 온조의 백성 사랑 등 10가지 주제를 선보인다. 오후 7시에 벌어지는 폐막식에서는 개그맨 신보라, 송준근의 사회로 흥겨운 음악 공연과 불꽃놀이가 뒤따른다. 박춘희 구청장은 “지역 주민과 관람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체험형 역사 문화 축제”라면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쉽게 참여할 수 있으니 많이 즐겨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 플러스]

    도봉등산대회 참가 신청 도봉구(구청장 이동진) 2013년 도봉구민등산대회 참가 신청을 오는 30일까지 받는다. 등산대회는 도봉산축제 첫날인 다음 달 11일 열린다. 도봉산 공영주차장을 나서 은석암, 만월암, 도봉서원을 거쳐 출발지로 오는 7㎞ 거리다. 참가를 원하는 주민은 팀원 5명을 구성해 동주민센터나 생활체육회로 연락하면 된다. 990-4141. 공직자 행동강령 교육 양천구(구청장권한대행 전귀권) 25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구청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 및 공직자 행동강령 교육을 실시한다. 교육은 EK윤리지식연구소 조은경 소장이 강사로 나서 ‘청렴 생활화를 위한 공직자의 자세’를 주제로 강의한다. 또 26일 열리는 청렴 퀴즈 대회 ‘도전 청렴 골든벨을 울려라’에는 직원 220여명이 참가해 청렴 지식을 뽐낸다. 2620-3027. 저소득층에 무료 수강권 중구(구청장 최창식)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료 학원 수강권을 제공한다. 구는 24일 중구보습학원연합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구 드림멘토 프로젝트’를 통해 다음 달부터 지원한다. 수강 가능 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등이다. 대상자는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3396-5314. 28일 ‘구로 올레길 걷기’ 구로구(구청장 이성) 28일 ‘명품 구로 올레길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 구로 올레길은 산, 하천, 도심을 연결해 만드는 28.5㎞ 구간의 산책로다. 행사는 오전 7시 매봉초등학교를 출발해 궁동터널, 국기봉, 작동터널을 지나 온수체육공원에 도착하는 4.8㎞ 코스다. 참가를 희망하는 구민은 행사 당일 매봉초등학교로 집결하면 된다. 86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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