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보다리 산책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 이동국
    2025-12-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8
  •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정상회담의 반전… TK서도 50% 이상 “비핵화·김정은 긍정적”

    회담전 78% “못 믿겠다”서 급변 40~60대 장년층 신뢰도 더 높아 10명 중 7명 “金위원장 긍정적” “매우 좋게 바뀌었다”도 21.4% 서울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메트릭스와 함께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꼴로 북한의 ‘비핵화 선언’를 신뢰한다고 답한 것은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의 마음이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대구·경북 지역이나 정치성향상 보수층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한다고 응답하면서 대북 시각에 대한 변화의 폭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고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응답자의 68.5%는 북한의 비핵화 선언에 ‘신뢰가 가는 편’(=매우 신뢰가 간다+대체로 신뢰가 간다)이라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 실시한 관련 설문조사(500명 대상)를 보면 ‘기존에 북한을 신뢰하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이 78.3%나 됐다. 즉,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경계를 풀지 않던 국민들이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거 생각을 바꾼 셈이다. 남북 정상은 이 자리에서 도출한 판문점 선언에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 최고 지도부 중 처음으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뿐만 아니라 둘만의 도보다리 산책, 판문점 선언 발표 이후에 나눈 포옹, 퍼스트레이디의 만남 등 ‘최초’라는 타이틀이 달린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물론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신하려면 좀더 지켜봐야 한다. 비핵화 로드맵을 담판 지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수차례 불신의 씨앗이 됐던 북핵 검증 및 사찰 단계도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설문 결과는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을 토대로 북·미 정상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방안에 합의하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적으로 대구·경북(55.8%), 정치성향별로 보수(54.9%)에서도 절반 이상이 북 비핵화에 신뢰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강원·제주(75.6%), 광주·전라(72.4%), 진보(85.7%)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지만 안보에 민감하고 북한을 믿지 않는 성향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변화다. 연령별로는 40대(77.3%)의 북한 비핵화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76%), 60대 이상(66.9%) 순으로 오히려 장년·노령인구가 30대(62.4%)나 19~29세(57.7%)보다 신뢰도가 컸다. 이전에 겪었던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는 다른 분위기를 읽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에는 정권 말에 남북 관계 개선을 중심 의제로 다루면서 추동력을 마련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도 67.9%가 ‘긍정적으로 변화’(=매우 긍정적+긍정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전체 응답자의 21.4%가 ‘매우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지역과 정치성향을 초월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11월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김 위원장이 올해에는 연이어 비핵화 변화 의지를 밝힌 것이 ‘극적인 반전’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여론조사 어떻게 성인 남녀 1000명 연령·지역별로 유·무선 전화조사 서울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메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는 지난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은 성별·연령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른 할당추출 방식을 사용했다. 조사 방식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CATI RDD 방식)로 유선 26%·무선 74%를 사용했다. 전체 응답률은 11.9%(유선전화 8.0%, 무선전화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연령별 응답자로는 19~29세 174명, 30대 171명, 40대 203명, 50대 199명, 60세 이상 253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포토] ‘도보다리 대신 해안가 산책?’ 김정은-시진핑 다롄서 회동

    [포토] ‘도보다리 대신 해안가 산책?’ 김정은-시진핑 다롄서 회동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7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중국 다롄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휴양지 방추이다오(棒槌島) 해안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판문점 선언, 이제는 실천이다/천해성 통일부 차관

    [월요 정책마당] 판문점 선언, 이제는 실천이다/천해성 통일부 차관

    2018 남북 정상회담은 여러 부문에서 특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우선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이후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전쟁 위기마저 거론되던 상황에서 11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큰 성공을 거뒀다는 점이 특별하다. 남북 정상이 평화시대 개막을 선언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된 것과 문재인 정부 임기 1년 내에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은 최초이다. 정상회담 합의 이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이자 디딤돌로서도 이번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남북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의 목표를 함께 확인하고 정례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수시 소통하기로 합의한 것은 남북관계 역사상 처음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판문점 선언’은 역대 정부의 평화·통일 노력도 잇고 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스스로 결정한다는 원칙, 남북이 서로를 적대하지 않고 침략하지 않겠다는 약속, 65년간의 정전체제를 끝내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자는 다짐, 교류와 협력을 통해 분단을 극복해 나가자는 합의는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등 그간 남북한 간의 모든 선언과 합의를 계승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판문점 선언은 남북 모두가 한번 합의한 것은 반드시 실천함으로써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통일부 차관으로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 참여했고 판문점 현장에 있었던 필자는 대통령께서 “우리는 결코 뒤돌아 가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씀하시는 장면을 이번 정상회담의 백미로 꼽는다. 정부는 지난 5월 3일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열어 남북관계 발전과 비핵화·평화체제 등 분야별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일부는 이미 이행되기 시작했다. 남북 군은 적대행위 수단까지 철폐하기로 한 정상 간 합의에 따라 5월 4일에 확성기 철거를 완료했다.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5월 중순에 열고, 분야별 회담도 개최하는 것으로 북측과 협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 판문점 선언에는 남북 경제협력 등과 같이 여건이 조성돼야 추진할 수 있는 합의도 있다. 이런 사업은 사전 조사와 연구 등부터 진행하면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 북한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정상회담 현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남북 표준시 통일’은 5월 5일부터 실시됐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5월 중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북한 매체들은 비핵화 조항을 포함한 판문점 선언 전문을 게재하면서 정상회담의 의미를 주민에게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판문점 선언 이행에 대한 북한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 직후 국제사회에 회담 결과를 상세하게 설명했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전 세계가 정상회담 성공을 축하하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논의가 성과를 거두는 것이 판문점 선언 이행의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기에 정부는 이를 위해 북·미 양측과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 남북 정상회담의 여러 파격은 열흘이 지난 지금도 화제가 되고 있다. 양 정상이 손을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오가고, 도보다리 산책에서 장시간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후 서로를 포옹하는 장면 등은 잔잔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런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근원에는 우리 국민의 평화에 대한 염원이 흐르고 있다. 많은 국민이 이번에야말로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가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적극 소통하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나가면서, 화해의 파격과 평화의 감동을 한반도 전체의 일상으로 확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도보다리 산책 ASMR’

    보고 또 보고, 듣고 또 들어도 질리지 않는 ‘도보다리 산책 ASMR’

    남북정상회담 버전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영상이 화제다.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이날 두 정상은 기념식수를 끝내고 도보다리 산책에 나섰다. 배석자 없이 진행된 도보다리 산책에서 40분간 이야기를 나누는 두 정상의 모습이 고스란히 TV로 생중계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중계화면은 두 정상의 말소리가 배제된 채 새소리와 바람소리 등 현장음만 담겼다. 그러자 생중계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도보다리 장면의 백색소음이 좋다는 평을 쏟아냈다. 결국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정상회담 버전 ASMR 버전이 나왔고 누리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이 대화에 대해 청와대는 주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주로 묻고, 문재인 대통령이 답변을 해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사진 영상=ASMR trigg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북미회담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떨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

    북미회담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떨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유력하게 거론하자 고민에 휩싸인 사람이 있다.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전반을 설계하고 연출한 탁현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소속 선임행정관이다. 정치평론가 김어준씨는 1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북미회담의 판문점 개최가 유력하다는) 뉴스가 나가고 나서 탁현민 행정관한테 전화가 왔다“면서 ”(탁 행정관이) 만약 판문점으로 결정되면 자기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김씨는 ”같은 장소에서 완전히 다른, 동시에 그 이상의 효과를 내는 연출을 해야하는 중압감이 있는 것인데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탁 행정관은 앞서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도보다리 산책’ 아이디어를 낸 장본인으로 알려졌다.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후 첫 행사로 소나무를 기념 식수한 뒤 모든 수행원을 물리고 푸른색으로 단장한 도보다리를 함께 거닐며 밀담을 나눴다. 30분 넘게 이어진 도보다리 산책은 전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돼 깊은 인상을 남겼다. 탁 행정관은 도보다리 산책뿐만 아니라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고 화동들의 꽃을 받는 첫만남부터 남북정상회담 만찬, 환송공연까지 당일 회담 행사 전반을 기획하고 연출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인상깊게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애초 북미정상이 제3국인 몽골 울란바토르, 스위스 제네바, 싱가포르 등에서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었지만 남북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카드’를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비무장지대(DMZ)의 (판문점에 있는) 평화의 집, 자유의집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가능성에 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면서 ”그곳에는 내가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는, 또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일이 잘 해결되면 제3국이 아닌 그곳에서 하는 게 엄청난 기념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의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을 통해 북한과도 연락했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분단을 녹여내고 새로운 평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장소로는 판문점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판문점이 가장 상징적인 장소가 아니겠나“라며 북미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은 행복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판문점이라는 장소에서 완전히 다른 행사로 색다른 감동과 역사의 장면들을 만들어야 하는 탁 행정관으로서는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어준씨는 ”(탁 행정관) 본인은 이미 최대치 아이디어를 낸 상태인데 갑자기 몇주 만에 그 이상을 해내라고 하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그것은 내가 알 바 아니다“라며 웃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文대통령 “金위원장 솔직·담백… 예의가 바르더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처음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솔직 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더라”라고 호평했다.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김 위원장과의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김 위원장 인상 평을 내놓았다.회의에 배석한 주영훈 경호처장은 두 정상 부부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3층 만찬장으로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타시라고 손짓을 했고, 리설주 여사가 먼저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슬그머니 손을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고 전했다.문 대통령은 스포츠 교류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자 김 위원장이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고 제안했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이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북이 강했는데 은퇴 후 약해졌다”며 “남한에는 키가 2m 넘는 선수가 많죠?”라고 물었다. 정상 간 핫라인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이 전화는 정말 언제든 전화를 걸면 받는 거냐”라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은 아니고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을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김 위원장에게 남·북·러 에너지 협력 및 발전소 협력 방안이 담긴 책자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신경제지도의 구체적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신경제지도 구상은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방안들이다.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 비무장지대(DMZ)·통일경제특구를 연결하는 환경·관광벨트 등 3개 축이 한반도에 ‘H’자를 그린다. 현재 국제적인 경제 제재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은 어렵지만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앞으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북한에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소떼 길’의 53년생 소나무에 뿌린 ‘백두산’ 흙 뒷이야기도 공개됐다. 백두산은 화산재로 뒤덮여 있기 때문에 북측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경초 풀들을 뽑아 뿌리에 묻은 흙을 일일이 털어 판문점까지 가져왔다. 문 대통령은 식수 현장에서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설명한 것을 전한 뒤 “북측이 백두산에서 몇 삽 퍼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흙”이라고 말했다. 30분간의 도보다리 산책에 대해선 문 대통령은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어서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며 “회담이 끝난 뒤 방송에 나온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광경이 보기 좋았다”며 “비무장 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자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 도중 ‘노벨평화상을 받으라’는 덕담이 담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축전이 도착하자 문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의 노벨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받아야 하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 위원장 “남북, 축구보다 농구 먼저 하자”

    김정은 위원장 “남북, 축구보다 농구 먼저 하자”

    ‘농구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한 스포츠 교류 이야기를 하면서 “경평 축구보다는 농구부터 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시 몇가지 에피소드를 이같이 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세계 최장신인 리명훈 선수가 있을때만 해도 우리(北)가 강했는데 리 선수가 은퇴한 뒤 약해졌다”며 “이제는 남한에 상대가 안될것 같다”고 문 대통령에 말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한에는 2m 넘는 선수들이 많죠?”라고 물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사실상 단독회담을 진행한 ‘도보 다리’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문 대통령이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개최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 당시 몇가지 에피소드를 이같이 전했다고 밝혔다.이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사실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 도보다리 산책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에만 집중하느라고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에 돌아와서 방송 나오는 것을 보니 내가 봐도 보기가 좋더라”라며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비무장지대를 잘 보존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 뒷이야기

    남북정상회담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 뒷이야기

    4·27 남북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였던 ‘도보다리 산책’과 ‘평양냉면 공수’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문재인 대통령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도보다리 독대와 관련 “10분 이상 15분? 특별히 시간을 정하지 않고 했는데 저희가 예상했던 시간보다는 훨씬 더 길게 하신 건 분명하다. 아무도 옆에 배석 없이 두 분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우리측 수행원)끼리는 ‘두 분 정상께서 기본적으로 진짜 서로 대화하시는 길은 완전히 터졌다’는 얘기를 했다. 아무도 옆에 배석 없이 두 분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저희가 맞이하고 있는 이 기회가 다시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은 그런 기회”라며 “제대로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저희야말로 앞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역사에 아주 큰 죄인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보여진다. 소홀함이 없이 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가하면 김어준은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에서 “도보다리 산책 기획자를 알아보니 탁현민 기획이더라. 여태 단 한번도 칭찬을 안해봤다. 안지 오래됐는데. 이건 높은 칭찬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김어준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벤치에 잠깐 앉아 일어날지 계속 이야기를 할지 결정된 게 없었다. 두 사람이 계속 그 시간 내내 대화를 한 거다. 전체가 다 연출은 아니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벤치를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김어준은 “김 위원장이 자세를 보면 양다리를 벌리고 있지 않냐. 배 나온 사람으로서 보면 벤치가 더 깊었어야 한다. 벤치가 좁으면 배가 접혀서 숨쉬기 쉽지 않다. 배를 보통사람 기준으로 잡으면 어떡하냐고 지적했다. ‘넌 배 나온 사람들의 비애를 몰라’라고 했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정상회담 만찬 메뉴를 기획한 음식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옥류관 냉면이 오른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배려”라고 평가했다. 황교익은 30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구 선생님을 처음에 떠올렸다. 1948년에 분단의 고착화를 막겠다고 그때 당시 38선을 넘어서 김일성과 담판을 지으러가셨다. 밤 숙소에 몰래 빠져나와서 냉면을 드셨다는 기록이 있다. 50년 만에 냉면을 먹어보니까 옛날 그 맛이 나더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구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북측 대표 음식이 냉면이니까 냉면을 낸다는 것은 애매하고 그래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문재인 대통령님이 ‘북측에 냉면을 가져오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을 하셨고, ‘그럼 가져오겠다’했다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북쪽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는데 사실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북쪽에서 사실 뭔가 아쉬움 같은 게 있을 것이다. 뭔가 회담에서 하나의 조그마한 것이라도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제안에 흔쾌히 응한 거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만찬 후식에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가 곁들여지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한국 정부에 항의한 것과 관련해선 “너무 옹졸한 것 아닌가 싶다”고 비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모처럼 훈훈한 中·印

    모처럼 훈훈한 中·印

    이틀간 여섯 차례 만나 평화 합의 中, 美 무역전쟁에 공동대응 기대 인도는 경제·기술 등 이익 얻을 듯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회담을 연 27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후베이성 우한에서 만났다. 합산 인구가 26억명에 이르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 정상의 만남으로 또 다른 주목을 받은 두 정상은 27~28일 여섯 차례나 만나 국경 간 평화 유지에 합의했다. 시 주석과 모디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를 산책한 것처럼 우한의 명소인 동후(東湖)를 거닐며 우의를 다졌다. 비공식 회담이라 군대 사열식과 21발의 예포 발사는 없었지만 대신 시 주석이 직접 모디 총리에게 후베이박물관을 안내했으며 동후에서 같이 차를 마시고 배도 탔다. 이틀간 24시간을 함께 보내며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3500여㎞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지난해 73일간 양국 병사가 대치할 정도로 국경분쟁을 겪었다. 중국은 인도와 적대적인 파키스탄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있고, 인도는 시 주석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프로젝트)에도 참여 거부를 밝히는 등 양국 관계는 그동안 순탄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벌어진 국경분쟁은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국경문제에 대해 앞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간에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를 위해 양국 대표단이 노력하기로 결정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개방형 세계경제를 공유하고 다자 간 무역 체제를 지원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을 추구해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분히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의식해 인도가 공동대응에 나설 것을 권유한 주문으로 해석된다. 모디 총리는 “인도는 독자적인 외교 정책을 확고부동하게 수행하고 글로벌화와 다자 체제,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지지한다”며 “중국과 손잡고 광범위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자 한다”고 답했다. 중·인 회담에서는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는 중국이 인도를 이익 파트너로 삼아 미국과 공동대응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비공식 회담이라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편집장은 “인도와 중국이 관계 개선에 합의한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실현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의 해양 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까지 포함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해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 순방에서 문 대통령에게도 중국의 일대일로와 충돌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인도 언론인 퍼스트포스트는 29일 일대일로가 자국의 자주권을 침해한다는 인도 외교부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중·인 정상회담 첫날인 27일 트위터에 “인도와 중국의 경제적 협력뿐 아니라 인적 교류, 농업, 기술, 에너지, 관광 등에 대해 시 주석과 다양한 논의를 했다”고 썼다. 양국의 관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2015년 인도를 찾은 중국인 숫자는 20만명이었다. 올해 중국을 방문할 인도인은 5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북한 노동신문, 남북 정상회담 대서특필...사진 60여 장 실어

    북한 노동신문, 남북 정상회담 대서특필...사진 60여 장 실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과정을 사진과 함께 대대적으로 보도했다.신문은 이날 총 6개 면 중에서 1~4면에 걸쳐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다루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61장의 다양한 사진을 게재하며 남북 정상의 첫 대면부터 환송까지 전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1면 톱으로는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실을 전했고,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악수하는 사진을 가장 위에 배치했다. 또 의장대 사열, 공식수행원들과 양 정상의 인사 등 환영 행사 장면을 담았다. 2면에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 및 기념식수 행사를 소개했다. 특히 양 정상이 오후 수행원 없이 산책을 하던 중 도보다리에서 ‘밀담’을 나누는 사진도 실렸다. 3면에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하 판문점 선언) 전문을 싣고 양 정상이 포옹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양 정상이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나란히 책상 앞에 앉아 서명하는 모습, 책상 앞으로 나와 악수를 하는 모습, 손을 잡고 위로 치켜 올리는 모습 등이 다양하게 실렸다.특히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마찬가지로 노동신문에 실은 판문점 선언 전문에도 “북과 남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북한식 표기)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문구를 그대로 포함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매체인 노동신문에도 ‘완전한 비핵화’ 문구를 넣은 것은 자신들의 비핵화 의지를 대내적으로도 공식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4면에는 만찬과 남북 정상 부부의 작별 소식을 배치했는데,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과 웃고 있는 남북 정상 부부 4명의 모습, 건배 사진 등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부각했다. 신문은 이날 만찬에 대해 “남측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여러 가지 요리들을, 우리측에서는 옥류관의 평양냉면을 연회상에 올려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며 “시종 혈육의 정이 넘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묘사했다. 한편,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이날 ‘불멸의 통일장정을 전하는 판문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과거 판문점 방문을 소개하며 이들의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신문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원수님(김정은)의 확고한 결심과 의지, 비범한 영도에 의하여 민족화해와 단합의 새봄이 시작되고 자주통일의 밝은 동이 터오고 있다”고 선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도보다리 산책

    도보다리 산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내 ‘도보다리’에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도보다리에서 배석자 없이 30분 동안 사실상의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판문점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남북 손잡고 ‘10초 깜짝 월경’… 친교 산책서 30분 단독회담

    金 “文대통령 직접 나와서 감동” 文 “여기까지 온 것 아주 큰 용단” 金 “북으로 지금 넘어가 볼까요” 文 “수행원들과 사진 찍을까요” 예정 없던 깜짝 제안 주고받아 北지도자 첫 국군 의장대 사열 소나무 공동식수·표지석 세워 환송공연 ‘하나의 봄’ 영상 상영 金, 밤 9시 28분 北으로 돌아가 “정말 설레는 마음이 그치지 않고요. 이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렇게 판문점 분리선(군사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 주신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험난하고 지난했던 긴 터널을 지나 남북 정상이 27일 오전 9시 29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비로소 손을 맞잡았다. 처음 마주한 상대의 눈을 보며 20여초간 강렬한 첫 인사를 나눴다. 두 정상은 감격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치아가 다 드러나도록 환하게 웃었고, 문 대통령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판문점 평화의집은 남북 정상회담 준비로 새벽부터 분주했다. 수행원 대기실에는 서울의 시간을 알려 주는 시계와 남측보다 30분 늦은 평양 시간을 보여 주는 시계가 나란히 걸렸다.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T2-T3’ 사잇길에는 무장군인 대신 정장을 입은 남북 경호원들이 마주 섰다.문 대통령은 오전 8시 청와대를 출발해 52㎞를 달려 9시 1분 판문점에 도착했다. 잠시 평화의집에서 휴식을 취하고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공식 수행원들과 함께 9시 27분쯤 김 위원장이 걸어 내려올 ‘T2-T3’ 사잇길로 이동했다. 북측 판문각 직원들로 추정되는 여성들이 판문각 2층 커튼을 살짝 걷고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 광경을 지켜봤다. 오전 9시 28분 정적이 흐르던 판문각 문이 열리고 김 위원장 일행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새벽 승용차로 개성을 거쳐 내려왔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경호원 12명에게 둘러싸여 내려왔다. 검은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살짝 굳은 표정으로 내려오다 호흡을 가다듬고선 문 대통령을 향해 밝게 웃었다. 김 위원장은 ‘T2-T3’ 사잇길을 가로지르는 높이 10㎝, 너비 50㎝의 콘크리트 경계석 북쪽에 서서 남쪽에 선 문 대통령과 악수하고 경계석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쪽 땅에 최초로 발을 내딛는 순간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세기적 만남의 이벤트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잡아 끌었다. 두 정상은 ‘금단의 선’ MDL을 가볍게 넘어 10초간 북측 땅을 밟은 뒤 되돌아왔다. ‘10초 깜짝 월경’은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김 위원장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개방적이고 호방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려고 의도한 연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7년 10월 2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가는 길에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금단의 선도 점차 지워질 것입니다. 장벽은 무너질 것입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비슷한 메시지를 남겼다. 평화의집에서 문 대통령과 환담하며 “(판문각에서 MDL까지) 불과 200m를 오면서 왜 이리 멀어 보였을까, 또 왜 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다”면서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북측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문 대통령과 MDL 만남을 가진 뒤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에 있는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 주위를 호위무사들이 장방형으로 에워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 예포 발사 등 정식 의장대 사열 의전은 생략했지만 전통의장대와 3군의장대 300여명을 동원, 북측 정상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북한을 국가 대 국가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의장대 사열을 마치고 남북 정상은 양측 수행원들과 악수한 뒤 단체 사진 촬영을 했다. ‘10초 깜짝 월경’처럼 이 또한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측 수행원 가운데)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다”고 돌발 제안을 했다. 평화의집으로 이동한 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가져다준 만년펜으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란 글을 남겼다. 두 정상은 오전 10시 15분부터 11시 55분까지 100분간 정상회담을 했다. 오후에는 남측 군사분계선 인근 일명 ‘소떼길’에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으로 소나무를 심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98년 소떼를 끌고 방북했던 길이다. 공동 식수한 소나무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반송’이다. 문 대통령은 대동강 물을, 김 위원장은 한강 물을 줬다.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는 글귀를 새긴 표지석도 세웠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동강 물과 흙을 나무함에 넣어 아주 정성스럽게 가져왔다”고 전했다. 공동 식수를 마치고선 수행원을 물리고 군사분계선 표지물이 있는 푸른색 ‘도보다리’까지 산책했다. 두 정상은 오후 4시 42분 다리 끝에 설치된 의자에 단둘이 마주보고 앉아 5시 12분까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잠깐 담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실상 ‘단독 회담’이었다. 북측 사진기자가 다가가 근접 촬영을 시도하자 김 위원장은 웃으며 비켜달라고 손짓했다. 김 위원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문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얘기했다. 두 정상만 아는 ‘밀담’이다. 멀리서 촬영 중인 생중계 카메라에는 요란한 새 소리만 담겼다. 양 정상은 이날 3개장 13개 조항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 서명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악수하고 잡은 손을 높이 들어올리고선 부둥켜 안았다. 환송만찬에는 김정숙 여사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참석했다. 마지막 행사인 환송공연에선 평화의집 벽을 스크린 삼아 한반도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표현한 ‘하나의 봄’이란 영상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공연 말미에는 남북 정상의 첫 만남을 기록한 사진 영상물이 상영됐다. 두 정상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잡았다. 오후 9시 26분 김 위원장 내외는 문 대통령 내외의 전송을 받으며 차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었다. 9시 28분 김 위원장의 차량이 MDL을 통과하고서야 문 대통령도 판문점을 떠났다. 오전 9시 29분부터 오후 9시 28분까지 거의 12시간 만에 기적처럼 찾아온 한반도의 봄이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반도 전쟁 없다… 완전한 비핵화·올해 종전”

    “한반도 전쟁 없다… 완전한 비핵화·올해 종전”

    평화협정 전환… 남·북·미·중 회담 적극 추진 개성에 공동연락사무소… 8·15 때 이산상봉 서해 NLL 평화수역화… 文, 가을 평양 방문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이를 위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도 확인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에 담긴 것은 처음이다. 남북 정상은 정상회담 정례화에 합의하고 문 대통령이 올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한편 모든 공간에서 적대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갖고 13개 항으로 구성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진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은 전 세계로 송출됐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생중계 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나는 평화를 바라는 8000만 겨레의 염원으로 역사적 만남을 갖고 귀중한 합의를 이뤘다”면서 “한반도에 더는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는 게 우리의 공동 목표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북과 남의 전체 인민들과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수표한 이 합의가 역대 북남 합의서처럼 시작만 뗀 불미스러운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두 사람이 무릎을 마주하고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반드시 좋은 결실이 맺어지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언’에서 남북은 “정전 상태를 종식시키고 확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 과제”라는 데 합의하고 불가침 합의를 재확인했다.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 군축을 하기로 했다.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각 분야의 대화를 이른 시일 안에 가져 정상회담 합의를 실천하기로 했다. 국방부 장관 회담을 비롯한 군사 당국자회담을 자주 개최하며, 다음달 장성급 회담을 열기로 했다. 적십자회담을 열어 오는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과 친척 상봉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잇고,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출전에도 뜻을 모았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도 세우기로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29분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 MDL을 걸어서 남쪽 땅을 밟았다. 남북 정상이 활짝 웃으며 “반갑습니다”란 인사와 함께 MDL을 사이에 두고 첫 악수를 나눈 뒤였다.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문 대통령도 ‘월경’해 북쪽 땅을 10여초간 밟았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불신과 대결, 분단의 상징이던 판문점은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존재하지 않았다. MDL도 ‘분단선’이 아닌 ‘평화,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이 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6차례 MDL을 오갔다. 두 정상은 100분간의 오전회담에 이어 오후에는 ‘도보다리’를 산책하면서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그들만의 대화’를 나눴다. 역대 정상회담에서 없었던 일이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오후 6시 15분쯤 판문점에 도착, 첫 남북 퍼스트레이디의 만남도 성사됐다. 김 위원장 부부는 환영만찬에 이어 환송행사를 끝으로 북으로 돌아갔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첫 만남부터 작별한 오후 9시 28분까지 11시간 59분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당일치기’ 회담이지만, ‘몇 날 며칠’ 순방 못지않게 긴 시간을 함께함으로써 신뢰를 돈독히 하기에는 충분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포토] 산책하며 담소 나누는 남북 정상

    [서울포토] 산책하며 담소 나누는 남북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포토] 담소 나누며 산책하는 남북 정상

    [서울포토] 담소 나누며 산책하는 남북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2018.4.27 한국 공동사진기자단
  • [서울포토] 산책 마친 남북 정상

    [서울포토] 산책 마친 남북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 산책 회담을 마친 후 돌아오고 있다. 2018.4.27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포토] 밝게 웃으며 산책하는 남북 정상

    [서울포토] 밝게 웃으며 산책하는 남북 정상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를 산책을 다녀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04. 27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포토] 마주보고 대화 나누는 남북 정상

    [서울포토] 마주보고 대화 나누는 남북 정상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를 산책을 다녀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04. 27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서울포토] 산책하며 이야기 나누는 남북 정상

    [서울포토] 산책하며 이야기 나누는 남북 정상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보다리를 산책을 다녀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04. 27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남북정상, 수행원 물리고 30분간 도보다리 ‘벤치회담’

    남북정상, 수행원 물리고 30분간 도보다리 ‘벤치회담’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을 재개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후 친교를 위한 산책 중 배석자 없는 사실상 ‘단독 회담’을 진행했다.오후 4시 36분 공동 기념식수를 끝낸 두 정상은 수행원 없이 판문점 내 ‘도보다리’ 산책에 나섰으며, 4시 39분 ‘도보다리’에 진입한 이후 담소를 이어갔다. 두 정상은 하늘색으로 칠해진 도보다리 끝에 있는 101번째 군사분계선 녹슨 표지물을 잠시 돌아본 뒤, 4시 42분께 다리 끝에 설치된 의자에 단둘이 마주 보고 앉아 오후 5시 12분까지 30분간 차담을 계속했다. 취재진에게 공개된 이날 산책은 애초 짧은 담소의 자리로 예상됐지만, 두 정상이 예상을 깨고 도보다리에서 배석자도 없이 흉금을 튼 ‘진정한’ 단독회담을 장시간 이어가며 사실상 이번 회담의 ‘하이라이트’라는 관전평도 나왔다. 대화는 문 대통령이 주로 이끄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분위기였다. 김 위원장도 사이사이 큰 손짓과 함께 의견을 개진했다. 차분하고 진지한 기류 속에 사이사이 웃음이 오가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동에서 현재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인 공동선언 이행 방안을 포함해 다음 달 예정된 북미정상회담까지 당면 현안을 둘러싸고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측된다. 두 정상은 친교를 위한 산책 이후 오후 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