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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체류인원 전원 철수] 철수 장기화 땐 기계 재가동 어려워

    개성공단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던 우리 측 근로자 175명이 전원 철수하게 되면서 개성공단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이 됐다. 개성공단 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전력공사, KT 관계자 등 관리인원들이 모두 철수하게 되면 개성공단의 수도·통신 등 인프라는 모두 끊기게 된다. 전기는 남측 지역에서 송전하고 있지만 우리 측 근로자가 철수하고 난 뒤에는 가동 중단 상태의 개성공단에 전력을 보낼 이유 또한 없어진다. 사실상 공단으로서의 기능을 전부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전기와 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잠정 폐쇄 상태가 장기화되면 공장의 기계가 망가져 재가동도 쉽지 않다. 개성공단 폐쇄 의도가 없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던진 정부의 ‘승부수’가 오히려 개성공단 폐쇄 수순을 밟는 ‘자충수’가 될 위험이 큰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 긴장 국면이 개성공단 문제와 동시에 시급히 해소되지 않으면 남북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동안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무주공산이 된 개성공단을 그대로 놔둘지도 미지수다. 2011년 8월 금강산 관광지구의 우리 측 인원을 모두 추방하고 남측 재산을 몰수한 것처럼 개성공단도 같은 방식으로 처분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그렇다고 철수 인원을 실어나를 차량도 모자란 상황에서 공장 기계를 가져올 수는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악의 경우 개성공단 폐쇄는 물론,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을 감행, 제2의 연평해전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렇게 마무리 수순을 밟는 게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보다 현명한 선택”이라며 “개성공단은 빨리 털어내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개성공단 해외 바이어 계약파기 요구 잇따라

    개성공단 해외 바이어 계약파기 요구 잇따라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한 지 22일로 20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북측 근로자들이 지난 8일 전원 철수하면서부터 공장은 두 주째 가동을 멈췄고, 체류 인원도 평소의 5분의1 수준인 188명으로 감소했다. 개성공단에 남은 이들은 쌀과 밑반찬이 떨어져 비축해 놓은 라면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소와 과일 등 신선 제품은 오래전 바닥났다. 게다가 일부 기업은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해외 바이어로부터 계약 파기를 요구받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며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에 계약불이행에 따른 신용 하락까지 겹치면 개성공단의 미래는 점점 암울해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라며 “기획재정부·통일부·국세청 등 관계부처들이 피해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남북 간 합의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기본적인 약속을 지켜야 신뢰가 쌓이고 그래야 새로운 약속도 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대한민국과의 신뢰뿐 아니라 전 세계와의 신뢰 문제이기도 한데, 약속이 느닷없이 파기되면 누가 와서 약속을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개성공단과 관련해 좀 더 공격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기보다 신변 안전과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차분하고 담담한 대응’ 기조로 상황을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지 않으면 다음 달 7일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개성공단 문제도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상화는 묘연하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마지막까지 개성공단을 ‘압박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의 대남 군사위협은 장기적 전략”

    북한의 대남·대미 군사 위협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전략이며, 출구전략을 찾지 못하면 만성적인 전쟁위기와 긴장상황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1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한반도 정세와 통일·안보 과제’를 주제로 경남 통영에서 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한반도 정세를 이같이 진단하며 한국 주도의 출구전략 모색을 주문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의 군사 도발 위협 배경에 대해 “한반도 위기를 한껏 고조시켜 정전 체제의 불안정성을 과시하고 향후 협상 국면에서 평화체제 논의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한·미 공동의 군사적 대응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군사적 차원의 안보 논리만으로 이에 대응하는 것은 절반의 해법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최근 북한은행 출장소의 송금처리 업무를 중단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일시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석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도발적 태도가 중국의 지역안보 전략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북정책을 바꿀 정도의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며 “근본적인 대북정책의 변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출구전략으로 전문가들은 위기의 개성공단을 활용하는 역발상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을 역으로 활용한 경제분야 한반도 프로세스 추진 로드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문제를 계기로 대화가 성사되면 북한이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는 점을 파고들어 새로운 협상 전략을 수립, 대화 국면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협상 열려있지만 北핵포기 전제”

    미국 정부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이 ‘조건부 대화’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해 협상에 열린 자세라면서도 핵개발 프로그램 포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 “미국은 진정하고 신뢰 있는 협상에 열려 있다”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 의무를 지킨다는 증거가 뒷받침돼야 하며, 북한이 핵무기 포기 및 핵프로그램 중단 의무를 실질적으로 준수하려는 진지한 의도와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만약 협상이 재개된다면 그것은 남북한이 합의한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6자회담에서 합의한 2005년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것이 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사안을 보고했는지, 오바마 대통령의 반응이 무엇이었는지 묻는 말에 “대통령에게 얘기할 기회가 아직 없었지만 백악관의 반응은 분명하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 프로그램 폐기는 북한이 과거에도 약속했던 것이지만, 지금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북한 정권의 최근 호전적인 행동과 발언은 이와는 반대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 등을 통해 남한과 미국 정부가 대화를 바란다면 군사훈련 등의 ‘도발행위’를 중단하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한·미, 대화하려면 도발행위 중단하라”

    북한이 18일 국방위원회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동원해 한·미 양국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군사훈련 등 일련의 도발행위를 모두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적대행위가 계속되면 남북 대화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미 양국과 북한 모두 상대 측의 태도 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대화 제의를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이 또다시 양보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국방위는 이날 정책국 성명에서 ▲도발행위 중단과 사죄 ▲핵전쟁 연습 중단 ▲남한 주변에 배치된 미국의 전쟁수단 전면 철수 등 한·미 양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3대 조건을 쏟아냈다. 지난 14일 조평통 대변인 문답, 16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최후통첩장’,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밝힌 것보다 전제조건은 더 늘었고 구체화됐다. 특히 북한 최고 지도기관인 국방위원회의 정책국에서 성명을 냈다는 점에서 이전에 발표된 다른 기관의 입장보다 무게가 실린다. 국방위 정책국 성명은 “대화와 전쟁 행위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국과 미국에 “진실로 대화와 협상을 바란다면 모든 도발 행위를 즉시 중지하고 전면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1차적으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들을 철회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제재 결의들’이란 언급은 3차 핵실험에 대한 대북 제재 안보리 결의 2094호뿐만 아니라 1·2차 핵실험 당시의 1718호, 1874호까지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은 “다시는 우리 공화국을 위협하거나 공갈하는 핵전쟁 연습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을 세계 앞에 정식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요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오늘의 상황이 자신들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인바 상투적이고 부당한 주장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측이 전제조건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상황을 벼랑 끝으로 밀어붙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쪽으로 공을 넘기려는 일종의 ‘핑퐁게임’으로 보인다”며 “대화국면 전환에 앞서 내부적으로는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 줘 명분을 쌓고, 한국과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자신들이 강하게 움직인다는 것을 보여 줘 변화를 촉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저녁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제37차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를 열고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특히 핵우산 능력을 포함한 모든 군사력으로 한국을 방어한다는 공약을 재차 강조하고, 전작권 전환 준비가 ‘전략동맹 2015’ 추진계획에 의해 계획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양국 의장은 미래지휘구조가 연합방위태세를 보장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5·24조치 철회 - 특사 파견 놓고 여야 ‘대북 결의안’ 시각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 가는 가운데 여야가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대북 결의안’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결의안에 ‘대북 특사 파견’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른 ‘5·24 조치 철회’ 주장이 담겼기 때문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8일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북핵 위기 해결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촉구 결의안’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의안에는 “3차 핵실험을 규탄하고 북한 당국의 핵무기 개발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과 함께 “정부는 특사 파견 등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와 “천안함 폭침 사건 발생 이후 내려진 대북조치(5·24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5·24 조치는 2010년 5월 24일 정부가 남북교류, 우리 국민 방북 불허, 북한에 개성공단을 제외한 신규투자 불허 등의 조치를 내린 것을 말한다. 새누리당은 특사 파견과 5·24 조치 철회 주장에 강하게 반대했다. 외통위 소위 위원인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양쪽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부분이어서 논의하기조차 힘들었다”면서 “차라리 ‘개성공단 재개 촉구 결의안’이었으면 논의를 시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같은 당 원유철 의원은 “핵도발 위협에 대화 제의도 거절하고 있는데 난데없는 대북 특사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美 “北, 의미있는 변화 있어야 대화” 재강조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의미 있는 태도 변화가 전제돼야 대화나 협상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대화를 위한 ‘공’이 북한에 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패트릭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의 입장은 북한과 대화하려면 일정 조건이 갖춰져야 하는지, 아니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는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그는 “존 케리 국무장관도 말했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오늘 말했듯이 국제 의무를 존중한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부담은 평양에 있다”면서 “그들은 이를 위해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도발 행위를 중단하고 의도의 진지함을 보여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개성공단 빗장 풀고 즉각 대화 나서라

    개성공단의 기계가 멈춰선 지 오늘로 꼭 열흘을 맞았지만 공단 가동이 재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의 개성공단 방문 계획이 좌절됐다. 기업대표들은 북측 인사들에게 기업인들의 애로를 전달하고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측 직원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려 했으나 북측은 이마저 불허한 것이다. 최소한도의 인도주의적 차원의 조치마저 팽개친 북측 행태는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다. 10년 만에 멈춰선 개성공단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에는 우리 측 근로자 200여명이 남아 있다. 식료품과 가스 등 필수품이 턱없이 부족한 악조건 속에서 어떻게든 공장 생산설비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질수록 우리 측 근로자들이 받을 고통은 커지고 자칫 안위조차 위협받는 한계상황에 내몰릴지 모를 일이다. 북측은 우리 근로자들의 기본적 생활과 안위를 보장하는 조치를 한시바삐 취하길 바란다. 공단에 송전되는 10만㎾의 전력이 끊기는 날이면 공장은 사실상 쓸모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공단 폐쇄 상태를 맞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비망록을 통해 남한 정부가 현재의 개성공단 사태의 책임을 북한에 전가하면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공단 폐쇄에 따른 모든 책임은 잠정 중단조치를 내린 북측에 있다고 할 것이다. 공단 가동 10년의 경험으로 그 정도는 알 때가 됐다고 본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의도적인 대결구도를 당분간 이어갈 태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남측 보수단체의 반북 퍼포먼스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상태가 조성됐다면서 전 주민에게 만반의 대응태세를 촉구한 데서 도발의 빌미를 찾으려 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가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에 따른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이유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도 이런 대결구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이 어떤 곳인가. 인력이 모자라면 한두 개 사단을 해체해서라도 인력을 공급하겠다고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장담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공단 가동이 중단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김정일 유훈 통치가 진행되는 북한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언제까지 통할 수는 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변화가 없을 경우 대화와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은 한·미가 내민 대화의 손을 붙잡을 타이밍에 대해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때다. 북측은 대결구도에서 대화 국면으로 선회할 명분과 이유를 개성공단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 리커창 中총리 “北 핵위협, 자기 발등 찍는 격”… 도발중단 촉구

    중국의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북한에 “도발을 중지하라”고 경고했다. 지난 13일 베이징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다. 리 총리는 “한반도와 이 지역에서 자꾸 사달을 내는 것은 관련국 모두의 이익을 해치는 것으로, 이는 마치 돌을 들어 자기 발등을 내리찍는 것과 같다”며 사실상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난 7일 보아오(博鰲)포럼 개막 연설에서 북한을 겨냥해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세계를 위험에 빠트리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의 두 최고 지도자가 연이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물론 시 주석이나 리 총리가 북한을 직접 지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한과 미국에 대한 동시 경고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영 신화통신도 14일 일부 외신 분석을 인용해 리 총리가 북한과 미국 모두에 사태 악화 방지를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전날 “북한을 비난하는 동안 미국 자신도 불길에 기름을 부어 왔다”며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미·중 양국은 일단 북핵 문제의 공동 해결에 합의했다. 케리 장관은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회담 후 “미국과 중국은 평화적 방식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밝히지 않아 각론에서는 여전히 미·중 간 이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케리 장관이 시 주석에게 “북한의 도발 중단을 위해 중국이 압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시 주석은 답변하지 않았다. 케리 장관은 중국의 대북 압력 협조를 전제로 아·태 지역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 계획 축소를 시사하기도 했지만 중국 측은 확답을 주지 않았다. 양 국무위원도 ‘대화’를 강조했다. 양 국무위원은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그리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은 중국이 견지해 온 견고한 입장으로, 중국은 앞으로도 6자회담이 계속 열릴 수 있도록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과 가진 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도발적인 언동을 속히 중단하고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일 양국이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촉구한 것은 대화의 전제 조건을 북측에 제시한 것이거나, 생산적인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케리 장관은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와 관련해 미·일 동맹에 따른 미국의 대일본 방어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일본의 통제하에 있는 지역을 점령하기 위한 중국의 강제적인 행동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北 핵·미사일 내려놓고 대화의 장에 나서라

    각국의 종군기자들이 몰려들면서 마치 전운이 감돌기라도 하는 듯 비쳤던 한반도에 남북 대화의 불씨가 마련됐다. 우리 측이 북한을 향해 먼저 대화의 문을 열었고, 미국도 북한과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았다. 결과를 예단하긴 어렵지만 대화 기류가 북한의 잇단 도발적 언사로 실체 이상으로 부풀려진 긴장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분기점은 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북한의 화답이 관건이다. 부디 북한이 대화의 손을 맞잡기를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대화 제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시점에서 나왔다. 북한과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고, 현 시점에서 대화 제의를 하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던 기존 입장에서 급선회한 것이다. 국민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혼란으로 비칠 수도 있겠고, ‘선 북한 태도변화, 후 대화’라는 원칙을 허물었다는 지적도 나올 법하다. 이런 정치적 부담을 안고 대화를 제의한 것은 ‘강 대(對) 강’의 대치로는 북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남북 대화 제의는 여야의 공감대를 거치는 절차를 밟은 셈이다.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 이어 어제는 민주통합당 지도부 초청 만찬을 갖고 남북 대화 제의 취지를 설명했다. 야당 지도부로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라는 강한 지지를 받아 냈다. 어제 방한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미국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이런 대화 분위기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한반도 당사국과 주변국 가운데 남은 것은 북한이다. 북한이 대화 제의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로 국방위 제1위원장 취임 1년을 맞은 김정은이 축포 삼아 미사일 버튼을 누를지 모른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한반도 사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지고, 모든 책임은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다.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들은 엊그제 런던회담에서 도발 위협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불가피함을 경고한 바 있다. 선택은 북한에 달려 있다. 집권 1년을 맞은 김정은 체제의 공적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돼서는 안 된다. 굶주림에 지친 2400만 주민을 먹여 살리는 일이야말로 최고지도자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여야 마땅하다.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고 대화의 손을 붙잡으면 남한과 국제사회의 대북 지원이 언제든지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잠정 중단한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영변 원자로 재가동 선언부터 백지화하기 바란다.
  • 오바마 “北, 지금이 호전적 접근 중단할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무력 충돌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외교적 해결 원칙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회동 후 “아무도 한반도에서 분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서 “반 총장과 나는 북한이 그동안 취해 온 호전적인 접근을 중단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반 총장도 “한반도에서 긴장이 지속되는 것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와 대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년 만에 이뤄진 양자회동이었지만 회동 분위기는 북한 문제 때문에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담도 오가지 않았고 개인적인 친밀감 표시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이례적으로 한국어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했다. 반 총장은 영어 인터뷰 도중 사회자가 ‘TV 카메라를 보고 한국어로 김정은에게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요청하자 이렇게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님께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민족의 궁극적 평화와 통일을 위해 대화를 통해 모든 현안을 해결해야 합니다. 도발적 행동을 자제하시고 대화의 창으로 돌아오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대화 첫 물꼬는 개성공단 예상…정상화땐 현안 논의 속도 붙을 듯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한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북한은 12일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군의 ‘북한군 초토화 전략’을 비난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보도를 내는 데 그쳤다. 마치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대북 불신론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이후 첫 대외 공식 반응에서 북한은 남측이나 미국이 아닌 일본을 정조준했다. 대화 제의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한국·일본·미국 등에 대해 여전히 강경노선과 불신감을 견지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황금소나기를 꿈꾸는 자들에게 경고한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일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파괴조치명령’을 발동한 것 등을 거론하며 “일본이 순간이라도 움쩍한다면 전쟁의 불꽃은 일본에 먼저 튕길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지난 조선침략전쟁의 공범자였음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조선반도에서 황금소나기를 꿈꾸는 자들은 핵 불벼락에 타 죽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금소나기’는 한국전쟁 지원 과정에서 일본의 군수 기업체들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조평통은 서기국 보도에서 “최근 남조선 괴뢰 군부 호전광들이 북침 도발 기도를 드러낸 ‘북군 초토화 전략’이란 것을 들고나왔다”며 이 전략이 ‘작전계획 5015’에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김관진 국방장관의 지난 4일 ‘북한 전역 타격용 미사일 도입 협상’ 발언과 지난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 ‘북한 핵무기 투발 수단 초토화’ 합의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화답’이든 ‘거절’이든 어느 쪽도 쉬운 선택지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만일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가동을 중단한 개성공단에서부터 물꼬를 틀 가능성이 높다.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 위협은 반복돼 온 패턴이지만 북한이 ‘먹거리’와 직결된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한 것은 대남 도발이 전례 없는 수준임을 보여 주기 위한 ‘회심의 카드’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 남북한 현안 논의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 물론 북한이 대화 제의를 거절하며 대남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일 가능성도 있다. 우리 측의 대화 제의를 “위협이 통했다”는 식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미 협상 차원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뒤 경색국면을 수개월 더 지속하며 압박하는 시나리오도 상정할 수 있다. 북한이 정전협정 60주년인 오는 7월 27일까지 위기 국면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朴대통령 “북한과 대화하겠다”

    朴대통령 “북한과 대화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와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 가진 만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프로세스’이므로 항상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북한과 대화의 일환으로 오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발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점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도발 중단과 핵무기 포기 등 ‘올바른 선택’을 요구해 온 박 대통령이 사실상 대화를 제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박근혜정부 들어 사실상 첫 번째 남북대화를 제안한 것으로 적극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가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북한 스스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고 개성공단도 어렵게 만든 것은 아주 잘못된 일”이라면서 “북한이 그렇게 하면 할수록 국제사회로부터 더 큰 비판을 받을 것이고 문제 해결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발과 보상이 반복되는 비정상적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통일부 장관 성명’을 발표하고, 한반도 위기 조성 중단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외교·안보 부처 장관이 북한에 대화를 촉구하는 공식 성명을 낸 건 처음이다. 류 장관은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에 대해 도발 위협을 거듭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위기를 더 이상 조성하지 말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간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 운영 중단 조치는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입주 기업과 근로자들에게 심각한 고통을 주는 바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주한 상공회의소 인사들 및 외국인투자기업 관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강력한 군사적 억지력을 바탕으로 철저히 대비 중”이라며 “안심하고 투자해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갈 것임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외국에서 보면 수십 번도 더 놀랐을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온 국민들이 모여서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온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대한민국은 지난 60년 동안 북한의 도발과 위협 속에서도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 왔다”고 강조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北 미사일 발사 임박] 朴대통령 “北과 대화창 열어 놔야”… 긴장완화로 국면전환 의지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남북 간 대화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갈수록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현 국면을 전환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화를 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이 아니라, 남북 대화를 제의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날 오후 발표됐던 류길재 통일부장관의 성명이 북한과 대화의 일환으로 나왔다는 점을 박 대통령이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분명히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와 국방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북한과 대화의 창은 계속 열어 놓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지속되는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이지만, 대북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가동시키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남북 간 강(强)대강 기조로 확대되는 충돌 압력을 피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 기류가 압박에서 ‘대화 프로세스’로 무게 중심을 옮긴 것으로 해석할수 있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우리가 머리 위에 핵을 이고 살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북한을 도울 준비는 다 돼 있지만 보상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도발한다면 당연히 응징해야겠지만 북한이 정상적으로 나온다면 대화로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유진벨 재단이 지난달 북한에 결핵약을 지원한 것처럼 인도적 지원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만찬에서 군 장성 출신인 황진하·김성찬 의원 등은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연기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해서는 안 된다”고 제안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그 문제는 전문가들이 세 단계에 거쳐 확인하고 있다”면서 “5월 방미 때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원유철 의원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 “우리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번 방미 때 대통령께서 그 문제도 풀어달라”고 말했다. 앞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발표한 성명은 대화로 위기 국면을 타개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지난 8일 북한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한 뒤 나온 통일부 성명과 비교할 때도 톤이 달라졌다. 당시 류 장관은 “북한과 대화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고, 정부 성명에서도 ‘대화’라는 단어는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류 장관은 성명에서 “북측이 제기하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당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구체적인 대북 대화 제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통일부 장관이 직접 나서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강조해 온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동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우리 정부가 대화를 모색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에 대한 명분 쌓기라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의 지난 8일 담화에 화답하는 성격이 있다”며 “통일전선부와 통일부 간의 이른바 ‘통-통 라인’을 부활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비서는 당시 담화에서 개성공단 잠정 중단을 선언하며, 향후 사태는 우리 정부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긴장의 한반도] 공식일정 비운 朴대통령, 北 미사일 체크하며 경제·민생 챙겨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과 우리 군의 안보 태세 등을 챙겼다. 평일에 공식 일정이 없었던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의 긴박한 움직임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만큼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4월 국회에서 4·1 부동산 정상화 대책과 추경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도 요청했다. 안보 위기 속에서도 경제와 민생을 챙겨 국정을 원활하게 이끌겠다는 뜻이 반영된 행보로 보인다. 김행 대변인은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아침 일찍부터 박 대통령에게 북한의 동향을 보고했다”며 “김 실장은 국방·통일·외교부 장관, 국정원장 등과 핫라인을 통해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일부 내용을 추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은 위기관리센터(지하벙커)에 가지 않고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안보실은 오전 8시 김 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관계 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 관계 당국에 24시간 대비 태세를 갖추고 정보를 수집하고 유사시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은 미사일 발사 지점으로 예상되는 강원 원산 지역과 함남 일대 등을 정밀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제공조 체제 구축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6자회담 당사국과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유엔 등 주요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한에 공동으로 압박을 가해 나갈 것”이라면서 “이후 북한의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미국, 중국 등과 협의를 통해 비핵화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가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도발을 계속하고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미국은 분명히 밝히고 있다”면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하는 경우에도 먼저 남북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근로자들이 이틀째 출근하지 않아 개성공단의 조업 중단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우리 국민 110명과 중국인 1명, 차량 64대가 남쪽으로 귀환했다.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296명으로 줄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뉴스 분석] ‘불신의 덫’… 韓·美·北 3각 외교가 없다

    [뉴스 분석] ‘불신의 덫’… 韓·美·北 3각 외교가 없다

    “북한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깊다 보니 사석에서는 북한과 상종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미국) 당국자들이 대다수다.” 미국 외교안보 채널을 두루 접촉하는 정부 고위 당국자가 10일 익명을 전제로 얘기한 워싱턴의 분위기다.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가하며 한반도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있지만 서울-평양-워싱턴을 잇는 3각 외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간 신뢰 구축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남북한과 주변국들은 뿌리 깊은 상호불신으로 악순환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상대의 신뢰를 주문하지만 불신 구도는 더욱 고착화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달 5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를 공언한 후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과 평양주재 외교단 철수 권고, 남측 외국인 대피 발언, 개성공단 가동 중단, 무수단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까지 ‘퇴로 없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벼랑 끝 심리전’의 최종 목표를 미국과의 대화로 보고 있다. 리온 시걸 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프로젝트 소장은 “평양은 워싱턴을 협상장으로 이끌 유일한 방법은 위협뿐이라고 배웠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반도는 국제법상 전쟁 상태다. 1953년 7월 27일 당시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 펑더화이 중국인민군 사령관, 김일성 북한군 사령관이 서명한 정전협정은 말 그대로 전쟁을 일시 중단하자는 합의다. 이후 북한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재생산하는 전술로 동북아시아의 안보 질서를 끊임없이 교란해 왔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북한에 대한 불가침을 골자로 한 평화체제를 약속받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한반도 위기를 상시화시켜야만 체제 보장과 정권 연장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쪽으로 전략 수정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미 간 위기 수위가 높을수록 위기 이후 협상의 문이 더 크게 열릴 수 있다고 인식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는 박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는 긍정적이지만, 남북 간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려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지금처럼 국제적인 공조 체계를 강화해 북한을 압박하는 ‘대북 포위 외교’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 박근혜정부의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말은 이명박정부 5년 내내 계속됐던 수사적 표현과 큰 차이가 없다”며 “대화는 상대 위협에 대한 굴복이나 약함의 표시가 아니며, 박근혜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나갈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각각 2006년 핵실험 국면과 2011년 비핵화 회담 전후 중재한 것처럼 한국도 국면 전환을 위해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북 도발보다 남남갈등 더 경계해야

    북한이 남한에서 혼란과 불안감을 부추기는 흔적이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KBS 등 방송사와 은행 6곳의 전산망이 동시다발적으로 마비돼 우리 사회를 큰 혼란에 빠뜨렸던 사이버테러가 북한 소행이라는 민·관·군 합동조사팀의 조사결과가 어제 나왔다. 사이버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추정된 북한 정찰총국은 대남·해외 공작업무를 총괄하는 기구이자, 연평도 포격사건을 주도한 기관 아닌가. 사이버테러가 대남 도발의 연장선상에서 자행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은 남한 사회에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데 사이버테러가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여겼을 법하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사 파견을 놓고 여야가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고, 여당은 물론 야당 내에서도 이견이 빚어지고 있다.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면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을 연일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도 특사 필요성이 제기된다. 북한 도발 위협이 자칫 행동으로 옮겨져서도 안 되고 북한 리스크가 더 이상 커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대화 해결의 당위성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지금이 대북 특사 파견의 적절한 타이밍인지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선행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실효성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특사 파견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특사 파견은 신뢰가 구축돼야 가능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북한 도발을 코앞에 두고 우리가 특사 파견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소모적 논쟁을 벌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런 모습은 남한 내에서 불안과 혼란을 조장하려는 북한의 남남갈등 전략에 말릴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면서 주한 외국인들의 신변안전과 소개대책을 마련하라고 공언하는 것도 우리 내부의 불안과 갈등을 야기하려는 전술과 무관치 않다고 할 것이다. 잇따른 도발 위협에 우리 사회가 불안에 떨고 혼란에 빠지는 것이야말로 북한 강경파가 노리는 심리전의 목표일 것이다. 북한의 도발보다도 더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철통 같은 안보태세 못지않게 국민들의 차분한 대응 자세가 요구된다. 북의 의도적 위협에도 우리 국민이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성숙해졌다는 방증이다. 지금은 북한의 도발에 국제사회와 함께 의연한 대응을 하겠다는, 일치된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다.
  • 北·美 지난달 뉴욕서 극비 회동

    北·美 지난달 뉴욕서 극비 회동

    클리퍼드 하트(왼쪽)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와 한성렬(오른쪽)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지난달 뉴욕에서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하트 특사와 한 대사가 북한이 본격적인 도발 위협을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 뉴욕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북한과 미국 사이 비공식 외교 경로를 의미하는 이른바 ‘뉴욕채널’의 양측 책임자다. 당시 접촉에서 미국 측은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았으며, 대화에 특별한 진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린폴리시는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해 도발행동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비핵화 노력을 하면 외교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에 북측은 이런 의사를 평양에 알리겠다는 뜻만 밝혔다”고 했다. 이와 관련, 패트릴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선 특별히 밝힐 게 없다”면서 “채널은 여전히 필요에 따라 열려 있다”고만 말했다.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과거 북·미 간 중요한 소통 수단이었던 뉴욕채널이 지금은 형식적인 의사소통만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면서 “최근의 위기 상황에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최근 북·미 관계 경색으로 이른바 뉴욕채널의 역할이 크게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한 대사가 올여름 뉴욕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 그렇게 위협하더니 뉴욕에서 몰래…

    北, 그렇게 위협하더니 뉴욕에서 몰래…

    클리퍼드 하트(왼쪽) 미국 국무부 6자회담 특사와 한성렬(오른쪽) 유엔주재 북한 차석대사가 지난달 뉴욕에서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9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국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하트 특사와 한 대사가 북한이 본격적인 도발 위협을 시작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 뉴욕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북한과 미국 사이 비공식 외교 경로를 의미하는 이른바 ‘뉴욕채널’의 양측 책임자다. 당시 접촉에서 미국 측은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았으며, 대화에 특별한 진전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린폴리시는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해 도발행동을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국제의무를 준수하고 비핵화 노력을 하면 외교 테이블에 복귀할 수 있는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에 북측은 이런 의사를 평양에 알리겠다는 뜻만 밝혔다”고 했다. 이와 관련, 패트릴 벤트렐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소통 채널을 갖고 있지만 현재로선 특별히 밝힐 게 없다”면서 “채널은 여전히 필요에 따라 열려 있다”고만 말했다. 조엘 위트 전 국무부 북한담당관은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과거 북·미 간 중요한 소통 수단이었던 뉴욕채널이 지금은 형식적인 의사소통만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면서 “최근의 위기 상황에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솔직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최근 북·미 관계 경색으로 이른바 뉴욕채널의 역할이 크게 퇴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한 대사가 올여름 뉴욕을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불신의 덫’에 갇힌 韓·美··北 …3각외교 실종

     “북한에 대한 불신이 극도로 깊다 보니 사석에서는 북한과 상종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미국) 당국자들도 적지 않다.”  미국 외교안보 채널을 두루 접촉하는 정부 고위 당국자가 10일 익명을 전제로 얘기한 워싱턴의 분위기다.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가하며 한반도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있지만 서울-평양-워싱턴을 잇는 3각 외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간 신뢰 구축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남북한과 주변국들은 뿌리 깊은 상호불신으로 악순환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북한이 지난달 5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를 처음 공언한 후 영변 핵시설 재가동 선언과 평양주재 외교단 철수 권고, 남측 외국인 대피 발언, 개성공단 가동 중단, 무수단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까지 ‘퇴로 없는’ 강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벼랑 끝 심리전’의 최종 목표를 미국과의 대화로 보고 있다. 리온 시걸 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프로젝트 소장은 “평양은 워싱턴을 협상장에 나오게 할 유일한 방법은 위협뿐이라고 배웠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반도는 국제법상 전쟁 상태다. 1953년 7월 27일 당시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 펑더화이 중국인민군 사령관, 김일성 인민군 사령관이 서명한 정전협정은 말 그대로 전쟁을 일시 중단하자는 합의다. 이후 북한은 한반도 전쟁 위기를 재생산하는 전술로 동북아시아의 안보 질서를 끊임없이 교란해 왔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북한에 대한 불가침을 골자로 한 평화체제 약속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이 한반도 위기를 상시화시켜야만 체제 보장과 정권 연장의 가능성이 더 크다는 쪽으로 전략 수정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북·미 간 위기 수위가 높을수록 위기 이후 협상의 문이 더 크게 열릴 수 있다고 인식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라는 박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는 긍정적이지만, 남북 간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려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된다. 북한이 위기 이후 유화 국면마저 주도할 경우 한반도의 키를 북한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처럼 국제적인 공조 체계를 강화해 북한을 압박하는 ‘대북 포위 외교’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현재 박근혜 정부의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말은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계속됐던 수사적 표현과 큰 차이가 없다”며 “대화는 상대 위협에 대한 굴복이나 약함의 표시가 아니며,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문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기회로 대화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각각 2006년 핵실험 국면과 2011년 비핵화 회담 전후 중재한 것처럼 한국도 국면 전환을 위해 다각도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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