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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독도 관련 기관 및 단체 모두 247곳 집계

    국내외 독도 관련 기관 및 단체 모두 247곳 집계

    국내외 독도 관련 기관 및 단체는 모두 247곳으로 나타났다. 8일 경북도 출연기관인 독도재단에 따르면 독도 기초자료 구축을 위해 관련 기관 및 단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 소속별로는 정부 및 지자체 42곳, 등록 및 미등록 민간단체 158곳, 대학교 부설 연구소 및 학술단체(학회) 29곳, 기타(해외 및 산업관련 단체) 18곳 등이다. 이는 2015년 조사 당시 142곳보다 1.7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이달 중 정보 이용자들이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책자가 아닌 앱 형태의 디렉터리 북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신순식 독도재단 사무총장은 “일본의 지속적인 독도 도발에 조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독도 관련 단체 간 활발한 교류와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하다”면서 “앞으로 이런 노력을 통해 독도 교육 및 홍보, 학술·연구 등의 활동을 적극 전개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힘 실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힘 실리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민주 “소득 관계없이 총선 후 지급 추진” 4인 가족 100만원 지원 땐 4조 더 소요 통합 “우리 案 받은 것, 대화 응하겠다” 靑 신중론 속 “여야 합의 땐 논의” 여지더불어민주당이 소득수준을 따지지 않고 재난지원금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전날 미래통합당도 1인당 50만원씩 지급하자고 밝혀 총선 이후 모든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방안이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돈풀기 경쟁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6일 부산시당에서 열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 회의에서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훈식 당 수석대변인은 “4인 가구 100만원을 기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모든 국민에게 지급할 경우 기존 예산에서 4조원 정도 추가된 13조원 내외의 재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이런 방침은 정부가 당정청 협의를 거쳐 지난달 30일 발표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이들의 반발이 커지자 서둘러 봉합에 나선 셈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을 ‘총선용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던 통합당도 적극 호응하고 있다. 전날 전 국민 50만원 즉시 지급을 주장한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이야기한 것을 (민주당이) 받은 것이 아니냐”며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하겠다면 언제든 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여의도발(發) 전 국민 지급안과 관련, 여론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나서면 선거 개입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정치권의 합의가 유효하다면 총선 이후 제2추경안 논의 과정에서 전 국민 확대 지급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총선 후 국회에서 2차 추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야 의견이 모아진다면 경제 상황과 재원 조달 방안을 두루 고려해 긴급재난지원금 확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정 당국의 반응이 회의적이라 당정이 또다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적어도 총선 전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이 바뀌기 쉽지 않다”며 “재원을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수능 본다’며 잠적한 갓갓… 수사 혼선 주려 여러 대화명 쓴 듯

    ‘수능 본다’며 잠적한 갓갓… 수사 혼선 주려 여러 대화명 쓴 듯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n번방은 단지 재미있는 노예게임이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아동과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의 주범 ‘갓갓’(이하 대화명)은 자신의 범죄를 이렇게 표현했다. 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n번방 대화록에 따르면 갓갓은 여성의 약점을 잡아 성착취 영상을 만들고 유포하는 일련의 과정을 스트레스 해소나 일탈 행위쯤으로 정의하며 정당화했다. 지난해 2월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까지 번호가 붙은 채팅방 8개가 생겼다. 채팅방에는 남성 공중화장실에서 나체로 널브러져 있는 여성의 영상, 여성이 개처럼 짖거나 칼과 바늘로 자신을 학대하는 모습 등 잔혹한 성착취 영상이 올라왔다. 1~8번 방의 이용자들은 영상 속 여성을 ‘노예’라 부르며 즐거워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을 드러낸 이 사건은 숫자가 붙어 있던 방의 이름을 따 ‘n번방 사건’이라 불린다. n번방은 ‘와치맨’이 만든 ‘고담방’, ‘박사’ 조주빈(25·구속)이 운영한 ‘박사방’ 등 수많은 파생방을 만들며 곰팡이처럼 퍼져 나갔다. 이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파생방의 운영자들과 공범은 경찰에 잇따라 검거되고 있지만, 아직 이 사건의 출발점이라 불리는 n번방 개설자, ‘갓갓’의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추악한 범죄 수법 만든 ‘갓갓’은 누구인가 갓갓은 피해자 신상 정보를 알아낸 다음 이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고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주요 범행 대상은 트위터에서 ‘일탈계’, ‘살색계’를 운영하는 여성들이었다. 일탈계와 살색계는 자신의 얼굴과 정보를 가린 채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계정이다. 갓갓은 피해자들에게 해킹 링크를 보내거나 경찰을 사칭해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신상 정보를 알아냈다. 갓갓은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손에 쥔 후 “지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성착취 영상을 찍으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피해자의 이름과 학교 등 개인 정보와 함께 n번방에 공유됐다. 문화상품권 표면의 스크래치를 긁으면 나오는 핀(PIN)번호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갓갓은 1만원어치 상품권의 핀번호를 보낸 사람에게 n번방 입장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수익도 올렸다. 갓갓은 ‘뀨릅’이란 대화명으로 n번방을 홍보하기도 했다. 갓갓의 정체를 추정할 단서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가 텔레그램에 남긴 대화를 참고해 어렴풋이 추측만 할 뿐이다. 갓갓은 지난해 9월쯤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돌연 잠적했다. 한때 n번방에 참여했던 제보자 A씨는 “n번방이 지난해 8월까지 입장 가능했다가 9월쯤부터 전부 폐쇄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갓갓이 범행 당시 고등학교 3학년, 또는 재수생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러 수능을 언급해 정체를 숨기고 수사에 혼란을 주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사 조씨도 수사망을 피하려 중년 남성인 척하거나 ‘김윤기’라는 거짓 이름을 사용한 바 있다. n번방 공범자들 사이에선 갓갓의 거주지가 경기 안성이라는 추측이 돈다. n번방에 성착취물 등 9000여건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구속된 와치맨 전모(38)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갓갓의 트위터 계정을 추적한 결과를 올리면서 “트위터에 남아 있는 정보를 조합해 보면 갓갓은 경기 안성에 산다”고 주장했다. 갓갓의 뒤는 현재 경북지방경찰청이 쫓고 있다. 사이버 범죄의 범행장소가 온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의자의 주거지는 전담 수사기관 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다. 경북청은 갓갓이 사용한 컴퓨터의 IP 주소를 특정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갓갓이 입장료로 받은 문화상품권은 결제 내역 등 추적이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경찰은 “수사기법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사 조씨를 따르는 ‘부따’, ‘사마귀’, ‘이기야’ 등 공범이 있었던 것처럼 갓갓에게도 ‘코태’와 ‘반지’라는 대화명을 쓰는 공범이 둘 있었다. 코태는 갓갓과 함께 피해자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하거나 피해자를 직접 만나 성폭행하는 등 행동대장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일부 텔레그램 이용자들은 코태와 갓갓이 동일인물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두 사람이 범행을 같이하면서도 현장에 동시에 등장한 적이 없었다는 이유다. 갓갓이 수사망을 피하려고 여러 대화명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난 절대 안 잡혀”… 완전범죄 자신한 그놈 와치맨 전씨가 블로그에 남긴 갓갓과의 텔레그램 대화 기록에 따르면 갓갓은 경찰을 조롱하고 완전범죄를 자신했다. 전씨가 지난해 7월쯤 n번방의 운영 방식과 갓갓 등 n번방 운영자들의 잔혹한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 방식을 그대로 묘사해 올리자 갓갓이 먼저 전씨에게 접근했다. 갓갓과 대화를 나눈 전씨는 그 내용을 블로그에 인터뷰 형식으로 남겼다. 대화를 살펴보면 갓갓은 “트위터, 페이스북, 라인, 카카오톡, 텔레그램 모두 한국 경찰에서 수사 불가능하다”며 자신은 체포될 리 없다고 확신했다. 갓갓은 자신이 이미 경찰에 검거됐다는 소문이 돌자 “경찰도 (n번방 사건) 해결 못 하는 것 인지하고 모방범죄 안 일어나게 잡혔다고 소문만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갓갓은 경찰의 수사를 비웃었다. 갓갓은 n번방 이용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찰 조사를 받고도 풀려난 사실을 언급하며 “경찰이 (그 사람의) 휴대전화 검사도 안 하고 ‘몰랐다’고 하니까 2번 정도 출석해 조사받았는데 (검찰에) 기소도 안 됐다”며 수사당국을 조롱했다. 갓갓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도 n번방 이용자가 “합의하에 사진과 영상을 받았다”고 말하니 신고가 반려됐다는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n번방 사건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하자 잠적했던 갓갓은 다시 나타났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갓갓은 지난 1월 돌연 조씨가 운영하는 박사방에 등장해 16살이라 적힌 성착취 사진을 올리고 “언론 보도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갓갓은 박사 조씨를 두고 ‘제자’라 부르며 “네 수법은 다 알려져 의미가 없다”고 도발했다. 이 자리에서 갓갓은 자신의 목적은 “노예게임과 재미”라 말하고 조씨는 “여자는 돈벌이”라 맞받아치면서 서로 자신의 범죄가 더 우월하다고 설전을 벌였다. ●그놈 후예 ‘켈리’ ‘와치맨’ 솜방망이 처벌 논란 갓갓의 n번방이 인기를 끌자 텔레그램에는 수많은 파생방이 생겼다. 파생방은 성착취 영상뿐 아니라 지인, 연예인과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불법촬영 영상 등이 피해자의 신상 정보와 함께 공유되는 성범죄의 온상이 됐다. 5일 기준 경찰이 붙잡은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한 피의자는 모두 140명이다. 이 중 23명이 구속됐다. 140명 중 29명은 대화방 운영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최소 103명이다. 성착취 영상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해 가상화폐 등으로 수익을 올린 박사 조씨는 지난달 17일 경찰에 검거돼 같은 달 25일 검찰로 송치됐다. 갓갓의 n번방을 물려받은 것으로 드러난 ‘켈리’ 신모(32)씨는 춘천지법에서, n번방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고담방을 운영한 와치맨 전씨는 수원지법에서 각각 2심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켈리의 항소를 포기하고 와치맨에게 3년6개월형을 구형한 검찰은 n번방 사건 공론화 이후 비난을 의식한 듯 두 사건 모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추가 조사를 통해 더 엄한 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성착취 영상 공유방을 운영한 미성년자 ‘로리대장태범’ 배모(18)군, ‘태평양’ 이모(16)군도 재판에 넘겨졌다. 갓갓과 일부 운영자를 검거한다고 n번방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갓갓과 갓갓이 만든 영상을 죄의식 없이 즐겼던 일부 이용자들은 누군가의 절망을 ‘재미있는 게임’이라 부르며 사이버 세상을 전전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수능보고 온다며 사라진 n번방 창시자 ‘갓갓’을 잡아라

    수능보고 온다며 사라진 n번방 창시자 ‘갓갓’을 잡아라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n번방은 단지 재미있는 노예게임이다.”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아동과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n번방 사건의 주범 ‘갓갓’(이하 대화명)은 자신의 범죄를 이렇게 표현했다. 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n번방 대화록에 따르면 갓갓은 여성의 약점을 잡아 성착취 영상을 만들고 유포하는 일련의 과정을 스트레스 해소나 일탈 행위쯤으로 정의하며 정당화했다. 지난해 2월 텔레그램에 1번부터 8번까지 번호가 붙은 채팅방 8개가 생겼다. 채팅방에는 남성 공중화장실에서 나체로 널브러져 있는 여성의 영상, 여성이 개처럼 짖거나 칼과 바늘로 자신을 학대하는 모습 등 잔혹한 성착취 영상이 올라왔다. 1~8번 방의 이용자들은 영상 속 여성을 ‘노예’라 부르며 즐거워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각 방에는 300명에서 700명 사이의 이용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디지털 성범죄의 민낯을 드러낸 이 사건은 숫자가 붙어 있던 방의 이름을 따 ‘n번방 사건’이라 불린다. n번방은 ‘와치맨’이 만든 ‘고담방’, ‘박사’ 조주빈(25·구속)이 운영한 ‘박사방’ 등 수많은 파생방을 만들며 곰팡이처럼 퍼져 나갔다. 이들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많은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파생방의 운영자들과 공범은 경찰에 잇따라 검거되고 있지만, 아직 이 사건의 출발점이라 불리는 n번방 개설자, ‘갓갓’의 정체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수능 보고 온다”며 사라져…‘갓갓’은 누구인가 갓갓은 피해자 신상 정보를 알아낸 다음 이를 빌미로 피해자를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고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주요 범행 대상은 트위터에서 ‘일탈계’, ‘살색계’를 운영하는 여성들이었다. 일탈계와 살색계는 자신의 얼굴과 정보를 가린 채 신체 노출 사진 등을 올리는 계정이다. 갓갓은 피해자들에게 해킹 링크를 보내거나 경찰을 사칭해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방법으로 신상 정보를 알아냈다. 갓갓은 피해자들의 개인 정보를 손에 쥔 후 “일탈계를 운영했단 사실을 지인과 가족에게 알리겠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성착취 영상을 찍으라고 지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피해자의 이름과 학교 등 개인 정보와 함께 n번방에 공유됐다. 문화상품권 표면의 스크래치를 긁으면 나오는 핀(PIN)번호만 있으면 온라인에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노린 갓갓은 1만원어치 상품권의 핀번호를 보낸 사람에게 n번방 입장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수익도 올렸다. 갓갓은 ‘뀨릅’이란 대화명으로 n번방을 홍보하기도 했다.갓갓의 정체를 추정할 단서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가 텔레그램에 남긴 대화를 참고해 어렴풋이 추측만 할 뿐이다. 갓갓은 지난해 9월쯤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며 돌연 잠적했다. 한때 n번방에 참여했던 제보자 A씨는 “n번방이 지난해 8월까지 입장 가능했다가 9월쯤부터 전부 폐쇄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갓갓이 범행 당시 고등학교 3학년, 또는 재수생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부러 수능을 언급해 정체를 숨기고 수사에 혼란을 주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 박사 조씨도 수사망을 피하려 중년 남성인 척하거나 ‘김윤기’라는 거짓 이름을 사용한 바 있다. n번방 공범자들 사이에선 갓갓의 거주지가 경기 안성이라는 추측이 돈다. n번방에 성착취물 등 9000여건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구속된 와치맨 전모(38)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갓갓의 트위터 계정을 추적한 결과를 올리면서 “트위터에 남아 있는 정보를 조합해 보면 갓갓은 경기 안성에 산다”고 주장했다. 갓갓의 뒤는 현재 경북지방경찰청이 쫓고 있다. 사이버 범죄의 범행장소가 온라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의자의 주거지는 전담 수사기관 배정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다. 경북청은 갓갓이 사용한 컴퓨터의 IP 주소를 특정해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갓갓이 입장료로 받은 문화상품권은 결제 내역 등 추적이 어렵다고 알려졌지만 경찰은 “수사기법으로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사 조씨를 따르는 ‘부따’, ‘사마귀’, ‘이기야’ 등 공범이 있었던 것처럼 갓갓에게도 ‘코태’와 ‘반지’라는 대화명을 쓰는 공범이 둘 있었다. 코태는 갓갓과 함께 피해자의 트위터 계정을 해킹하거나 피해자를 직접 만나 성폭행하는 등 행동대장 역할을 맡은 인물이다. 반지는 n번방 범죄의 흔적이 경찰에 걸리지 않도록 사이버 관리자 구실을 했다. 코태는 평소에 “갓갓은 내 친구”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텔레그램 이용자들은 코태와 갓갓이 동일인물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두 사람이 범행을 같이하면서도 현장에 동시에 등장한 적이 없었다는 이유다. 갓갓이 수사망을 피하려고 여러 대화명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나는 절대 안 잡혀”…완전범죄 자신한 그놈 와치맨 전씨가 블로그에 남긴 갓갓과의 텔레그램 대화 기록에 따르면 갓갓은 경찰을 조롱하고 완전범죄를 자신했다. 전씨가 지난해 7월쯤 n번방의 운영 방식과 갓갓 등 n번방 운영자들의 잔혹한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 방식을 그대로 묘사해 올리자 갓갓이 먼저 전씨에게 접근했다. 갓갓과 대화를 나눈 전씨는 그 내용을 블로그에 인터뷰 형식으로 남겼다. 대화를 살펴보면 갓갓은 “트위터, 페이스북, 라인, 카카오톡, 텔레그램 모두 한국 경찰에서 수사 불가능하다”며 자신은 체포될 리 없다고 확신했다. 갓갓은 자신이 이미 경찰에 검거됐다는 소문이 돌자 “경찰도 (n번방 사건) 해결 못 하는 것 인지하고 모방범죄 안 일어나게 잡혔다고 소문만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갓갓은 경찰의 수사를 비웃었다. 갓갓은 n번방 이용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찰 조사를 받고도 풀려난 사실을 언급하며 “경찰이 (그 사람의) 휴대전화 검사도 안 하고 ‘몰랐다’고 하니까 2번 정도 출석해 조사받았는데 (검찰에) 기소도 안 됐다”며 수사당국을 조롱했다. 갓갓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도 n번방 이용자가 “합의하에 사진과 영상을 받았다”고 말하니 신고가 반려됐다는 이야기를 풀어놓기도 했다. n번방 사건이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되고 경찰이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하자 잠적했던 갓갓은 다시 나타났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갓갓은 지난 1월 돌연 조씨가 운영하는 박사방에 등장해 16살이라 적힌 성착취 사진을 올리고 “언론 보도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갓갓은 박사 조씨를 두고 ‘제자’라 부르며 “네 수법은 다 알려져 의미가 없다”고 도발했다. 이 자리에서 갓갓은 자신의 목적은 “노예게임과 재미”라 말하고 조씨는 “여자는 돈벌이”라 맞받아치면서 서로 자신의 범죄가 더 우월하다고 설전을 벌였다.n번방의 후예는 어떻게 됐나 갓갓의 n번방이 인기를 끌자 텔레그램에는 수많은 파생방이 생겼다. 파생방은 성착취 영상뿐 아니라 지인, 연예인과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불법촬영 영상 등이 피해자의 신상 정보와 함께 공유되는 성범죄의 온상이 됐다. 5일 기준 경찰이 붙잡은 성착취 영상 제작·유포한 피의자는 모두 140명이다. 이 중 23명이 구속됐다. 140명 중 29명은 대화방 운영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최소 103명이다. 성착취 영상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해 가상화폐 등으로 수익을 올린 박사 조씨는 지난달 17일 경찰에 검거돼 같은 달 25일 검찰로 송치됐다. 갓갓의 n번방을 물려받은 것으로 드러난 ‘켈리’ 신모(32)씨는 춘천지법에서, n번방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고담방을 운영한 와치맨 전씨는 수원지법에서 각각 2심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켈리의 항소를 포기하고 와치맨에게 3년6개월형을 구형한 검찰은 n번방 사건 공론화 이후 비난을 의식한 듯 두 사건 모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 추가 조사를 통해 더 엄한 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성착취 영상 공유방을 운영한 미성년자 ‘로리대장태범’ 배모(18)군, ‘태평양’ 이모(16)군도 재판에 넘겨졌다. 갓갓과 일부 운영자를 검거한다고 n번방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박사방 이용자 닉네임을 1만 5000개(중복 제외)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보자 A씨는 텔레그램 내 불법 성착취 영상 이용자가 약 3만명 정도라고 추정했다. 여성단체들은 중복 계정을 포함해서 26만명으로 보고 있다. 지금도 갓갓과 갓갓이 만든 영상을 죄의식 없이 즐겼던 일부 이용자들은 누군가의 절망을 ‘재미있는 게임’이라 부르며 사이버 세상을 전전하고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 서울신문 이메일 police@seoul.co.kr로 제보할 수 있습니다.
  • 北 “미사일 발사는 자위적 훈련”…도발 정당화 의도

    北 “미사일 발사는 자위적 훈련”…도발 정당화 의도

    북한이 최근 시험발사 중인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자위적 훈련’의 일환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3일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 TV’는 이날 게시한 ‘노동신문사 편집원 김인철’의 ‘입 다물고 있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제목의 1분짜리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요즘 새로운 우리식 무기체계들의 연속적인 출현과 시험사격 훈련을 놓고 남조선 군부가 이러쿵저러쿵하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며 “이것은 조선반도(한반도) 정세 격화의 책임을 딴 데로 돌려보려는 서푼짜리 술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남조선 군부가 지금껏 외세와 벌린 합동군사연습이 아이들 군사 놀이이고 미국산 F35A를 농약이나 뿌리려고 끌어들였다면 누가 믿겠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자위적 군사훈련을 놓고 남조선 군부가 여론을 오도하면 할수록 조선반도 정세를 격화시킨 주범으로서의 정체만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지난달 29일 북한이 강원 원산 일대에서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하자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북한의 자위적 훈련 주장은 군 당국의 이러한 비판에 반발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달 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자신들의 ‘화력전투훈련’ 등이 자위적 훈련이라고 주장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네 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있다. 북한이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함에 따라 조만간 추가적인 도발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잇단 발사 행위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비난을 고려해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매체로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9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 당시에도 김 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아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사설] 조종사 ‘비상대기 술판’, 군기 빠져도 너무 빠졌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비상대기중에 음주를 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됐다. 음주 후 운전은 사회적으로도 점점 범죄시 되어가고 있고, 그 처벌도 강화돼가고 있는 중이다. 하물며 군인이, 세금으로 구입·운용되고 있는 전투기를 음주 상태에서 비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것도 비상대기 중 음주였다니 기가 찰 일이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난 해 8월과 9월은 수차례에 걸친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된 때였다. 특히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경고 사격을 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직후였다. 공군 수원 기지 비상대기실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신고가 국방헬프콜에 접수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3차례에 걸친 음주 사건에는 F-4E와 F-5를 다루는 전투기 조종사 16명이 연루됐다. 첫 음주 때는 8명이 500㎖ 맥주캔 2개, 2차 때는 8명이 맥주 페트병 1병, 3차 음주 때는 500㎖ 맥주캔 1개를 2명이 나눠마셨다고 한다. 우선 국민들은 비상 대기 중 음주가 이번이 처음인지부터 의심스러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부대는 자체 감찰을 실시한 뒤 주동자 1명에게 주의를 주는데 그쳤을 뿐이다. 늘 있어왔던 일이어서 온정적인 징계가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해당 부대는 지난달 13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통해 음주를 주도한 소령에게 징계(견책) 처분을 내리고 그 결과를 공군본부에 보고했다가, 공군 참모총장의 지시로 본부 차원의 감찰조사가 이뤄졌다. 공군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유사사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렇게 끝날 일이 아니다. 국민들로서는 군의 사과라면 이제 물릴 정도로 들었다. 올해만도 70대 노인이 진해 해군기지를 헤집고 다닌 사건,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 철조망을 뚫고 진입한 사건, 50대 남성이 수도방위사령부 울타리 밑 땅을 파 방공진지로 들어오는 일 등으로 사과를 들었다. 지난 달 17일 긴급 주요 지휘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여기 모인 군 수뇌부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가운데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으나, 이 역시 지난해 6월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후 열린 같은 회의에서도 들었던 말이다. 군기 빠진 군의 모습을 언제까지 국민들이 참아줄 것인지, 군은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 [열린세상] 미래 후손을 위한 순 국산 로켓 개발/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미래 후손을 위한 순 국산 로켓 개발/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예정대로라면 2021년 2월과 10월에 한국이 독자적 기술로 개발한 3단 로켓 ‘누리호’를 발사하게 돼 있다. 1년 이 채 안 남은 기간이다. 순 국산 한국형 로켓 ‘누리호’는 길이 47.2미터에 탑재중량 1.5톤의 3단식 로켓이다. 맨 꼭대기에 1.5톤의 인공위성을 설치해 지구 궤도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 3단 로켓이다. 첫 번째 발사에서는 인공위성을 탑재하지 않겠지만, 발사에 성공해 로켓기술이 안정화됐다는 확신이 들면 두 번째 발사부터는 본격적으로 한국이 개발한 인공위성을 한국이 스스로 개발한 로켓으로 발사할 계획이다. 그렇게만 되면 한국은 진정한 우주독립국이 되고 수백억원의 돈을 외국에 지불하며 한국이 개발한 위성을 대리 발사해 달라고 의뢰하는 경우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위성을 지구궤도에 투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먼저 75톤 추력의 엔진 4개를 묶어 약 300톤의 추력으로 맨 아래쪽의 1단 로켓을 들어 올려 발사를 시작한다. 하늘 높이 올라가면서 연소가 끝난 1단 로켓이 분리돼 지표상으로 떨어지면 75톤 엔진 하나로 구성된 2단 로켓엔진이 점화돼 가속도를 높여 우주공간을 향해 날아간다. 2단 로켓도 연소가 끝나면 분리돼 지표상으로 떨어져 나가고 마지막 남은 가장 위쪽의 3단 로켓, 즉 7톤 추력의 엔진이 점화돼 인공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 놓게 된다. 더 큰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로켓이면 좋겠지만 지금의 형편으로 1.5톤 규모의 인공위성을 안정되게 발사할 수 있는 순 국산 로켓만 있어도 첩보위성이나 지구자원관측위성 등 다양한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으니까 우주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은 마련되는 것이다. 그러면 왜 한국은 우주개발을 해야만 하는가. 첫째, 우주개발은 선진국이 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인공위성의 도움 없이는 날씨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기상위성의 정보가 중요하다. 또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준비하거나 핵실험을 할 조짐이 보여도 인공위성으로 다 들여다볼 수 있으니, 인공위성 정보가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가 없는 우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공위성을 자국의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일본은 모두 우주선진국이며 자체 로켓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도 반드시 자체 인공위성을 자체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만 하는 것이다. 둘째, 미래세대를 위함이다. 시대는 우주개발의 시대로 바뀌었는데 지금 우리가 준비해 주지 못하면 먼 미래에 현존하는 우리를 얼마나 원망하겠는가. 몇십 년이 걸려야 기술의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이 우주개발이기 때문에 지금도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셋째, 우주개발은 국방안보에 필수적이다. 로켓 즉 미사일의 시대에 살고 있는 한국이 우주선진국이 돼야 주변국이 한국을 함부로 얕보지 않고 과거 역사에서 겪었던 침략의 역사를 막아 낼 수 있다. 로켓기술 특히 고체연료 로켓은 곧 미사일 기술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공격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대응 사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쟁과 침략을 막는 안보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로켓기술은 우주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해 주지 않는다. 러시아와 협력해서 2013년 성공적으로 발사했던 ‘나로호’ 시절에도 러시아는 한국에 그 어떤 기술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나로호 발사에 대해 러시아와 협력한다고 일부에서 비난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러시아와의 협력 과정에서 한국이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과 발사 과정의 경험은 우주개발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 미국, 러시아, 일본 등 우주선진국들도 우주개발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실패가 있었다. 엄청난 국가예산이 투입된 로켓이 폭발하고 인명이 상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는 안정된 우주기술로 달 탐사와 소행성 탐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한국이 독자적인 로켓기술을 보유하고 정교한 인공위성제작기술을 확립할 때 진정한 우주독립국이자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서게 되고 미래의 후손들에게 훌륭한 국가자산을 넘겨주는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것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형 쿠오모 지사와 토닥거린 CNN 앵커 크리스 “양성, 재택 방송”

    형 쿠오모 지사와 토닥거린 CNN 앵커 크리스 “양성, 재택 방송”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63) 미국 뉴욕주 지사와 생방송 도중 토닥거렸던 크리스 쿠오모(50) CNN 앵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크리스는 31일 아침 소셜미디어에 “최근에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검사를 받았는데 이런 결과를 통보 받았으며 “열도 나고 오한도 있으며 숨도 밭아”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지하실에서 지낸다고 털어놓았다. CNN 방송은 그가 지난 27일에도 뉴욕시 사무실에 출근해 있었다면서 앞으로 자택에서 자신의 프로그램 ‘쿠오모 프라임타임’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재택 방송’을 하겠다는 것인데 30일 밤에도 형과 다시 인터뷰를 했는데 자택 지하실에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는 이 방송 도중 검사를 받고 판정을 기다리던 중이었으며 방송을 마친 뒤 몇 시간 만에 자신의 감염 소식을 알렸다. 형 쿠오모 지사는 31일 아침 정례 브리핑 도중에 동생의 증상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이 바이러스는 매우 공평한 녀석”이라면서 “내 동생 크리스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오늘 아침에 알게 됐다. 이제 나아질 것이다. 젊고 몸도 좋고 강하다. 물론 그녀석 생각처럼 강하진 않지만, 그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교훈이 있다. 그는 꼭 필요한 일꾼이며 언론의 일원이다. 해서 그곳에 (출근해) 있었다. 출근하면 그만큼 감염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아침에도 전화 통화를 했는데 집의 지하실에서 격리에 들어간다고 하더라. 그는 그저 딸과 자녀들을 걱정했다. 그들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녀석은 정말 다정하고 좋은 녀석이자 최고의 친구”라고 덧붙였다. 이 형제는 지난달 16일 동생의 프로그램 도중 인터뷰를 하면서 어머니를 언급하며 티격태격 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모았다. 당시 크리스는 “이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해줘 고맙다”고 했고, 쿠오모 지사는 “어머니가 나가라고 했다”고 받아 넘겼다. 크리스는 야간 통금 문제를 얘기하다 느닷없이 “아무리 바빠도 어머니에게 전화해라. 어머니가 기다린다”고 말했고, 쿠오모 지사가 “인터뷰 나오기 전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은 나라고 하시더라”고 장난을 쳐 커다란 화제가 됐다. 일주일 뒤에는 농구 얘기를 꺼냈다. 동생이 모든 면에서 모범적이었던 형에 눌려 지냈는데 “농구 하나는 자신 있다. 아버지(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 지사)가 형 손을 보고 바나나 같다고 했잖아”라고 도발하자 형이 “한번 붙자”고 응수하기도 했다. 지사와 방송인의 품격을 잃었다고 도다리눈을 하는 이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지친 미국인들의 각박한 일상에 형제가 소소한 즐거움을 안긴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폼페이오, “북과 협상 희망”…인도적 지원 제안, 대북 제재 여전

    폼페이오, “북과 협상 희망”…인도적 지원 제안, 대북 제재 여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30일(현지시간) 아시아지역 언론을 대상으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 지도부와 다시 마주 앉기를 희망한다”면서 “우리는 세계식량은행을 통해 (북한에) 직접 그것(인도적 지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이날 외무성 신임 대미협상국장 명의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발언을 강하게 비난한 것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당근’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의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자신을 겨냥한 북한의 ‘망발’ 비난 담화가 나온 지 3시간여 만에 “우리는 북한 지도부와 다시 자리에 앉아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밝은 미래로 가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기회를 갖기 바란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이 북한에 직접 지원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외무성 신임대미협상국장’이란 새 직책을 내세워 ‘대북 압력행사에 전념해야 한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 25일 발언을 겨냥, “우리는 폼페이오의 이번 망발을 들으며 다시금 대화 의욕을 더 확실하게 접었다”고 밝힌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언급하며 “바로 그날 이후 미국은 매우 열심히 노력해왔다”고 해 협상 중단의 책임을 북한에 돌렸다. 이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분리해 비난한 것에 대해 대통령과 호흡일치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가 계속 이행될 거라는 걸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비핵화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기까지 대북제재 완화는 없다는 데 자신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도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북미가 원론적으로 대화의 틀을 유지한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으나,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강력한 도발의 의지를 드러내기는 않았지만, 북미가 여전히 ‘제재 해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실질적·파격적 지원에 나선다면 북미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포토] 카일리 제너, 해변서 ‘도발적 포즈’

    [포토] 카일리 제너, 해변서 ‘도발적 포즈’

    카일리 제너가 비키니를 입고 도발적 포즈를 취하며 몸매를 과시했다. 카일리 제너는 자신의 SNS에 해변에서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사진 두 장을 게재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 중인 가운데 실내에만 있어야 하는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카일리 제너는 모델 킴 카다시안의 이복 자매이자 1억6000명의 엄청난 팔로워를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 겸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방역지원 제안에도 미사일 발사 멈추지 않는 北

    북한이 어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발사체의 비행 거리는 약 230㎞, 고도는 약 30㎞로 탐지됐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지난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인 전술지대지미사일을 쏜 지 8일 만이며 올 들어 네 번째다. 정확도 향상을 목적으로 발사체를 연이어 쏘아올린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자국 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북한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북중 국경 인근에 배치된 북한군 부대에서 2월 말 이후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망자가 100명 이상 발생했다고 어제 보도했다. 국제기구와 세계 각국도 대북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세프(UNICEF)는 최근 북한에 보낸 의료용 장갑과 마스크, 적외선 체온계 등이 북한에 도착했다고 그제 자유아시아방송(RFA)을 통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코로나19와 관련해 북한과 이란 등을 돕는 일이 열려 있다”며 대북 지원을 시사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3·1절 기념사에서 남북 간 ‘보건 분야 협력’과 ‘감염병 확산 공동대응’ 등을 제안했다. 북한은 방역 논의와는 별개로 미국의 단거리미사일 용인 아래 ‘마이웨이’를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금은 남북한이나 미국이 코로나19 퇴치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미사일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 아니라 남북한과 미국이 방역이나 보건으로 남북·북미 대화와 협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 천안함 피격은 왜 ‘북한 소행’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천안함 피격은 왜 ‘북한 소행’인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문 대통령 “北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함체, 아래에서 위쪽으로 분출하듯 꺾여화약성분, 수거 어뢰 부품 등 증거 명확일부서 논쟁…유족들 “가슴 무너진다”3월 4번째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입니다.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하는 날입니다. 특히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도발로 일어난 천안함 피격사건은 지난 27일로 10주기를 맞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55용사 유족들에게 허리를 굽혔습니다. 이날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 크게 화제가 됐습니다. 윤 여사는 문 대통령 곁으로 다가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명확히 답했습니다. 그럼에도 윤 여사는 “사람들이 누구 짓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저기(북한)인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 가슴이 무너진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좀 풀어달라”고 다시 호소했습니다. 유족들의 거듭된 호소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부의 거듭된 확인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부 온라인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온갖 억측과 논쟁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풀어달라” 그래서 정부가 2011년 3월 26일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를 다시 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 사건의 실체를 잘 모르는 분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그 무거운 기록을 간략하게라도 다시 옮겨보려 합니다. 천안함 피격 5개월여 전인 2009년 11월 10일 오전 11시 27분. 북한의 상해급(150t) 경비정 ‘등산곶 383호’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습니다. 서해 2함대사령부는 인근 꽃게어장을 순찰 중이던 고속정 2개 편대를 긴급 발진시키고 경고방송을 했지만 북한 경비정은 이를 무시하고 2.2㎞를 남하했습니다.우리 고속정이 경고사격을 하자 북한 경비정은 돌연 37㎜와 25㎜ 포로 조준사격을 했습니다. 이에 참수리 325호 등 고속정 4척은 20㎜ 발칸포와 40㎜ 함포로 응사했고 2분 뒤 큰 손상을 입은 북한 경비정은 북쪽으로 퇴각했습니다. 마침 참수리 325호는 제1차 연평해전 때 승리를 주도했던 함정으로, 이 해전은 ‘대청해전’으로 명명됐습니다. 군은 북한이 보복공격을 해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강화’를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특이활동이 발견되지 않자 2010년 2월 18일 경계강화가 해제됐습니다. 특히 2010년 1월 북한군이 서해 NLL 인근의 해안포로 도발을 하자 상대적으로 북한 잠수함 공격에 대한 대비가 느슨해지게 됩니다. ●사건 당일 北 잠수정 등 ‘미식별’ 정보 피격 사건 당일인 2010년 3월 26일. 2함대 사령부 정보실에는 합참으로부터 북한의 기지를 떠난 연어급 잠수정 및 예비모선 수 척이 미식별됐다는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군은 북한 잠수함의 기지 입·출항 정보를 인지하면서도 이를 통상적인 활동으로 보고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백서는 “예전에도 이 같은 일이 수시로 있었기 때문에 통상적인 활동으로 판단해 평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안함은 이날 오후 9시 22분쯤 백령도 연화리 서남방 2.5㎞ 해상에서 피격됐습니다.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함체가 두 동강으로 절단됐고 함미가 불과 5분 만에 침몰됐습니다. 함수도 함체 격실에 기름과 해수가 유입되면서 우현으로 90도로 기울었습니다.침몰 당시 승조원 104명 가운데 야간당직자 29명이 함교 등에서 근무 중이었고 함장과 기관장 등 비근무자는 간편복 차림으로 각자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생존자들은 공통적으로 “좌측 후미에서 1~2초간 ‘꽝! 꽝!’ 폭발음이 나고 정전이 되면서 몸이 30㎝~1m 가량 붕 떴다가 오른쪽으로 떨어졌다”고 진술했습니다. 오후 11시 13분쯤 승조원 중 58명이 구조됐습니다. 함미는 4개의 밀폐된 공간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가장 큰 공간(40%)인 디젤기관실이 폭발과 동시에 급격히 침수돼 해저로 가라앉게 됩니다. 반면 함수는 7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더 큰 부력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5일 뒤 82명으로 구성된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했습니다. 그 해 5월 15일 쌍끌이 저인망어선이 해저 정밀탐색을 하다 어뢰 추진동력장치인 추진모터와 프로펠러 등을 수거했습니다. 미국, 영국 전문가들과 한국 국방과학연구소 조사팀은 92일간의 조사 끝에 이 어뢰가 천안함 가스터빈실 아래 좌현 3m에 근접해 폭발했고 충격파와 버블효과에 의해 함체가 절단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뢰 폭발 충격파·버블효과로 선체 절단” 합조단은 그 근거로 손상된 함체가 아래에서 위쪽으로 분출하듯 꺾여있는 모습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배의 왼쪽 부위의 손상과 외부 형상 변화가 컸습니다. ‘좌초’할 때 생기는 뚜렷한 함저부 찢김이나 프로펠러, 소나돔 손상은 없었습니다. 40㎜, 76㎜ 함포 탄약이 그대로 회수돼 탄약고 폭발이나 연료탱크 폭발 가능성도 없었습니다. 또 어뢰 폭발에 의한 수압 발생과 타격 형상이 명확해 ‘좌초설’, ‘피로파괴설’, ‘내부 폭발설’ 등 다른 가설은 힘을 잃게 됐습니다. 아울러 인양된 함체에서 HMX, RDX, TNT 등의 폭약 성분이 검출돼 고성능 폭약이 들어있는 수정무기에 의해 피격돼 침몰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일부 증거들은 ‘시뮬레이션 검증’으로도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기는 고성능 폭약 250㎏을 넣은 길이 7.35m의 어뢰 ‘CHT-02D’로 지목됐습니다. 쌍끌이 어선으로 수거한 어뢰 부품은 북한이 해외에 소개한 ‘CHT-02D’ 설계도면과 일치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직접 입장을 내 어뢰 부품에 쓰여진 ‘1번’이라는 글자를 문제삼았습니다. 그들은 “합조단이 주장한 대로 함선 공격에 250㎏ 정도의 폭약이 사용됐다면 어뢰추진체의 온도는 적게는 325도, 높게는 1000도 이상 올라가 잉크가 완전히 타버린다”고 주장했습니다.●北 “펜으로 ‘1번’ 안써” 발뺌하다 들통 심지어 “우리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어떤 부속품이나 기재를 만들 때 필요한 숫자를 펜으로 쓰지 않고 새기고 있다”고 발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이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쏜 122㎜ 방사포 로켓 파편에서 펜으로 쓴 ‘①’이라는 숫자가 확인돼 이 주장은 신뢰를 잃게 됐습니다. 당시 정부가 확인한 핵심증거들은 재판 등에서 여러차례 인용됐고 지금까지 크게 변화된 것이 없습니다. ‘북한의 소행’이라고 규정한 정부의 입장도 확고합니다. 정부와 해군은 천안함 피격사건 10주년을 계기로 신형 호위함 중 1척의 함명을 ‘천안함’으로 제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한의 주장이 옳다고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수십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와 마찬가지로 그들을 설득할 방법은 이제 없는 것 같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소희, ‘부부의 세계’ 충격 등장…김희애 도발하는 불륜녀(종합)

    한소희, ‘부부의 세계’ 충격 등장…김희애 도발하는 불륜녀(종합)

    배우 한소희가 ‘부부의 세계’에서 독보적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세계’(극본 주현, 연출 모완일, 크리에이터 글 Line&강은경, 제작 JTBC)에서는 한소희가 극중 지선우(김희애 분) 남편인 이태오(박해준)의 내연녀인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한소희가 맡은 여다경은 ‘필라테스 강사로 꿈도 목표도 없는 도도한 아가씨’라고 소개돼 있지만 알고보니 이태오의 내연녀로 중요한 키를 쥔 반전의 인물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다경의 모친 엄효정(김선경)을 이태오의 내연녀로 몰아갔지만, 그의 딸이 불륜의 상대였다는 사실이 극 말미 드러나며 충격 반전을 선사했다. 앞서 여다경은 엄효정의 전시회에서 잠시 얼굴을 비췄다. 와인을 들고 여유롭게 미소짓는 모습은 짧은 등장에도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으며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정체가 밝혀 진후, 전시회의 회상 신으로 돌아가니 다경은 선우를 향해 순간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2회부터 한소희의 본격적 활약이 예고된 가운데 방송을 앞둔 28일 ‘부부의 세계’ 측이 지선우와 여다경의 아슬아슬한 만남을 포착해 긴장감을 높였다. 지선우의 진료실을 제 발로 찾은 여다경이 포착돼 호기심에 불을 지핀다. 평소와 같이 침착하게 진료에 나섰지만, 쉽사리 감정을 제어하기 어려운 지선우는 애써 시선과 눈빛을 다잡아본다. 이태오를 흔든 배신의 실체를 마주한 지선우와 피하지 않고 당돌한 시선을 보내는 여다경. 사소한 눈빛의 부딪침조차도 예사로이 넘길 수 없는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긴장감을 높인다. 여다경이 지선우의 진료실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지, 두 사람이 사이 오고 가는 미묘한 신경전이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린다. 한편 완벽해보였던 부부의 충격적 진실로 포문을 연 ‘부부의 세계’는 전국 6.3%, 수도권 6.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 역대 JTBC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김희애는 완벽 그 이상이었다. 작은 의심에서 피어나 평온했던 일상을 집어삼킨 극단의 감정들을 예리하게 풀어내며 시청자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감정의 결을 놓치지 않는 모완일 감독의 연출, 사랑의 이면과 부부라는 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밀도 높은 대본,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리얼리티를 더하며 찬사를 이끌어냈다. 부부의 민낯을 거침없이 드러낸 ‘부부의 세계’에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BBC 화제작 ‘닥터 포스터’를 원작으로 한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28일(오늘) 밤 10시 50분 2회가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문 대통령 “천안함 피격,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 변함 없다”

    문 대통령 “천안함 피격,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 변함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0년 3월 26일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는데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천안함 폭침을 두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직접 언급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현충탑 헌화·분향 도중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천안함 피격 10주기를 맞은 올해 취임 후 처음 ‘서해수호의 날’에 직접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사의 유튜브 계정 등에 올라온 헌화·분향 당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는 윤 여사의 말에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이 정부 입장임을 확인하면서 “정부의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국방부는 지난해 3월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었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이런 언급을 삼가온 것이 다분히 남북 관계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2015년 3월에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강화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해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천안함 폭침 때 북한 잠수정이 감쪽 같이 몰래 침투해 천안함을 타격한 후 북한으로 도주했다”고 말했다.26일 천안함 피격사건 10주기 추모식 거행…‘사이버 추모관’ 열기 앞서 해군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는 26일 서해를 지키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전사한 장병 46명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제10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추모식은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앞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렸다. 해군이 마련한 천안함 사이버 추모관에는 1만 3000여명이 넘는 국민들이 방문해 천안함 용사들을 추모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했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으며, 두 동강이 난 선체는 2함대에 전시되어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문 대통령, ‘서해수호 55용사‘ 기리며 코로나 극복의지

    문 대통령, ‘서해수호 55용사‘ 기리며 코로나 극복의지

    “초유의 위기 앞에 군이 앞장서 애국 실천”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2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참석해 제2연평해전(2002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이상 2010년)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의 넋을 기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기념식 당시에는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고, 지난해 기념식이 열린 날에는 전국 경제 투어의 일환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법정기념일인 서해수호의날은 매년 3월 셋째주 금요일로 지정돼 있다. 취임 후 두 번의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불참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는 ‘북한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2018년 6월 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된 현충일 추념식이 끝난 후 천안함 용사·제2연평해전 전사자·연평도 포격 도발 전사자 등 서해수호 전사자 묘역을 참배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이 보훈의 가치를 지키며 순직 장병들에 예우를 다하는데 소홀함이 없었다는 의미다.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보수층을 의식해 보훈·안보 행보를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으나 청와대는 선을 그었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정부는 강한 군대, 철통같은 국방력을 바탕으로 강한 안보와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서해수호 영웅들이 지켜낸 북방한계선(NLL)에서는 한 건의 무력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선 북한의 책임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북한 관련해선 “2018년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서해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고만 밝혔다. 그러면서 “서해수호 영웅들이 지켜낸 NLL에서는 한 건의 무력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천안함46용사 추모비’가 세워진 평택 2함대 사령부와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후배들이 굳건히 우리 영토와 영해를 수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이후 남북 대화·교류가 소강상태인 상황에서 북한의 책임론을 직접 언급해서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군과 함께 하는 코로나19 사태 극복 의지도 피력했다. 임관 직후 코로나19로 큰 피해가 발생한 대구로 달려간 간호장교와 군의관, 미얀마에서 수술용 가운 8만벌을 수송한 공군 수송기 사례를 언급하며 “서해수호 영웅의 정신이 장병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그 힘은 국토와 이웃과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애국심으로부터 비롯됐다”며 “서해수호 영웅의 애국심이 이어지고 국민의 기억 속에 애국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한 우리는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순직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는 동시에 마지막 순간까지 나라를 지킨 애국심을 이어받아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도 이겨낼 수 있음을 역설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보훈 가족 예우에 대한 의지도 드러내며 ‘순직유족연금 지급률 43%로 상향, 유족 가산제도 신설’에 이어 ‘전상수당 내년까지 5배 인상’까지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는 군의 충성과 헌신에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천안함 유족 “북 소행인지 말해달라” 문대통령 “정부입장 변함없어”

    천안함 유족 “북 소행인지 말해달라” 문대통령 “정부입장 변함없어”

    문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첫 참석, 분향 중 유족 다가와 “늙은이 한 풀어달라” 유족 생활고 호소에 문대통령 “알아보라” 지시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천안함 피격을 비롯,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 무력충돌 과정에서 희생한 국군 용사 55위를 기리기 위해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용사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행사는 제2연평해전(2002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이상 2010년)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기리는 행사로, 매년 3월 셋째 금요일에 열린다. 문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기념식에서는 문 대통령의 현충탑 헌화·분향 도중 ‘천안함 46용사’ 중 한 명인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불쑥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1분여 간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이게(천안함 폭침) 북한의 소행인지, 누구의 소행인지 말씀 좀 해달라”며 “여적지(이제까지를 뜻하는 사투리) 북한 짓이라고 해본 적이 없다. 늙은이의 한을 좀 풀어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의 공식 입장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여사는 “사람들이 누구 짓인지 모른다고 할 때마다 제 가슴이 무너진다. 대통령께서 늙은이의 한을 꼭 좀 풀어달라”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걱정하시는 것 저희 정부가 (살펴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천안함 피격은 북한의 도발’이라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지난해 3월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명백한 북한의 도발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바 있다. 윤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말을 건넨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을 두고 경호나 의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윤 여사는 대통령의 헌화와 분향을 지켜보는 유족 대열 제일 앞쪽에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 있던 분이 갑작스레 앞으로 나오니 제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고령인 유족을 함부로 제지하는 것도 기념식 취지와는 맞지 않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윤 여사 외에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과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피격용사 유가족 등 약 100여명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기념식 도중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고 임재엽 상사의 모친인 강금옥 여사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강 여사가 “네 이름을 부르며 숨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너를 평생 가슴에 묻어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흐느끼자 일부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쳤다. 무거운 표정으로 듣던 문 대통령은 눈시울을 붉혔고, 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흘렸다. 강 여사가 편지 낭독을 마치고 퇴장할 때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굽혀 인사했다. 기념식이 끝난 뒤 문 대통령 부부는 용사들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와 헌화를 했다.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하기 위한 것으로, 제2연평해전 묘역을 시작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 천안함 묘역, 고 한주호 준위 묘역 순으로 약 45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비석을 일일이 어루만지며 추모 했고, 동행한 유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거나 어깨를 만지며 위로했다. 천안함 묘역에서 모 중사 어머니는 대통령에게 울면서 “(희생 용사들의) 엄마들이 왜 다 안 온 줄 아느냐. 아파서 그렇다”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군인연금은 나왔는데 보훈연금이 안 나온다”며 생활고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어떤 것이 잘 안 나온다고 하신 건가”라고 되물었고, 이 유족은 “살려달라. 몸도 아프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유족의 어깨를 손으로 어루만지며 “세월이 간다고 아픔이 가시겠나. 그래도 힘내시라”라고 위로한 뒤 뒷줄에 서 있던 참모들에게 “(사정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도 얘기를 나눴다. 이 유족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6월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며 문 대통령에게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꼭 와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당시 대통령은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오늘 참석해 감사하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천안함 관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 한주호 준위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통령은 한 준위의 부인과 딸에게 “진심으로 위로 드린다”라고 한 뒤, 고인의 사위이자 해군인 박정욱씨에게 “해군의 길을 가는 것인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박씨가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하자, 문 대통령은 “자랑스러우시죠. 그 정신을 잘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천안함 용사 유족에 허리굽힌 문 대통령 “예우 최선 다할 것”

    천안함 용사 유족에 허리굽힌 문 대통령 “예우 최선 다할 것”

    서해 수호의날 첫 참석해 ‘보훈’ 강조엄숙한 표정으로 유족 편지낭독 들어분향 중 다가온 유족과 1분간 대화도문재인 대통령은 27일 27일 천안함 피격을 비롯해 서해에서 벌어진 남북 간 무력충돌 과정에 희생한 국군 용사들의 유족을 향해 고개를 숙여 위로를 표하고 그들의 헌신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이날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문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2018년에는 서해수호의 날 당시 문 대통령이 베트남 국빈방문 중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대구 경제투어’ 일정을 소화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추모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과 연평도 포격도발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피격용사 유가족과 천안함 관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의 유가족 등 약 100명의 유가족이 참석했다.이날 정치권에서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김정화 민생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이 기념식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식장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맨 앞줄에서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과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 등과 함께 착석해 시종일관 엄숙한 표정으로 기념식 진행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우선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충탑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 중 한 명인 할머니가 우의를 입은 채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고, 문 대통령은 분향을 하려다 잠시 멈춘 채 눈을 맞추며 유족의 얘기를 듣기도 했다. 분향 후 문 대통령은 유가족 인터뷰 영상을 자리에서 시청했고 천안함 피격으로 희생된 고 임재엽 상사의 모친인 강금옥 여사가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을 들었다. 강 여사는 “네 이름을 부르며 숨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너를 평생 가슴에 묻어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하고 흐느꼈고 참석자들도 눈물을 훔쳤다.문 대통령은 무거운 표정 강 여사의 목소리를 듣다가 편지 낭독이 끝나자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추모 영상을 보다 감정에 북받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진 기념사에서도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할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식 뒤 문 대통령 부부는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현하기 위해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와 헌화를 했다. 개별 참배와 헌화는 제2연평해전 묘역을 시작으로 연평도 포격 도발 묘역, 천안함 묘역 순으로 약 45분간 진행됐고, 고 한주호 준위 묘역 참배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文 “서해 영웅 애국심 이어갈 것” 천안함 10주기 ‘서해수호의 날’ 첫 참석

    文 “서해 영웅 애국심 이어갈 것” 천안함 10주기 ‘서해수호의 날’ 첫 참석

    “강한 안보로 항구적 평화 이루겠다”코로나19 국가 위기에 애국심도 강조전날 천안함 피격 10주기 추모식 열려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취임 후 처음으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전날 26일은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에 한국 장병 46명이 목숨을 잃은 천안함 피격 10주기였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맞서며 우리의 애국심이 ‘연대와 협력’으로 발휘되고 있음을 확인한다”면서 “우리의 애국심은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가장 강한 안보가 평화이며, 평화가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이라고도 역설했다. 文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애국심이 연대와 협력으로 발휘”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국가를 위한 장병들의 헌신을 기리며 정부의 ‘강한 안보를 통한 항구적 평화’ 의지를 부각하기 위한 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맞서 애국심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참석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우리는 애국심으로 식민지와 전쟁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다”면서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그 힘은 국토와 이웃과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애국심으로부터 비롯됐다”면서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떠올렸다. 이어 “총탄과 포탄이 날아드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웅들은 불굴의 투지로 최후의 순간까지 군인의 임무를 완수했다. 영웅들이 실천한 애국심은 조국의 자유와 평화가 됐다”면서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이끌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文 “간호장교·군의관 대구 달려가…애국심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안보”문 대통령은 한주호 준위, 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 등 희생 용사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초유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과 가족들은 앞장서 애국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46용사 유족회’와 ‘천안함 재단’은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와 성금을 전달했고 신임 간호 장교들과 군의관들은 임관을 앞당겨 대구로 달려갔다”고 언급했다. 또 “공군 수송기는 20시간 연속 비행으로 미얀마에서 수술용 가운 8만벌을 가져왔다”면서 “서해수호 영웅들의 정신이 우리 장병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다.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영웅들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애국심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안보이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의 기반”이라면서 “군 장병들의 가슴에 서해수호 영웅들의 애국심이 이어지고 국민의 기억 속에 애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한 우리는 어떠한 위기도 극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도 “서해수호 영웅들이 지켜낸 북방한계선(NLL)에서는 한 건의 무력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천안함 46용사 추모비’가 세워진 평택 2함대 사령부와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후배들이 굳건히 우리 영토와 영해를 수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최초로 국방예산 50조원 시대를 여는 등 강한 군대, 철통같은 국방력을 바탕으로 강한 안보와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文 “진정한 보훈으로 애국 가치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문 대통령은 “2018년에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서해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 어민들은 영웅들이 지켜낸 평화의 어장에서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 연평도 등대를 바라보며 만선의 꿈을 키우고 있다”면서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로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진정한 보훈으로 애국의 가치가 일상에 단단히 뿌리내려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2연평해전 희생자들을 ‘전사자’로 예우하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전투에서 상이를 입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추가 보상책도 마련하고 있다”면서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하고, 참전 명예수당도 점차 50% 수준까지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26일 천안함 피격사건 10주기 추모식 거행…‘사이버 추모관’ 열기 앞서 해군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는 26일 서해를 지키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전사한 장병 46명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는 제10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추모식은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앞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열렸다. 해군이 마련한 천안함 사이버 추모관에는 1만 3000여명이 넘는 국민들이 방문해 천안함 용사들을 추모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민군 합동조사단이 발표했다. 승조원 104명 가운데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으며, 두 동강이 난 선체는 2함대에 전시되어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대들의 피로 지킨 이 바다… 오늘도 굳건히 지킵니다”

    “그대들의 피로 지킨 이 바다… 오늘도 굳건히 지킵니다”

    천안함 피격 10주기를 맞이한 26일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10주기 천안함 46용사 추모행사’가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개최됐다. 해군은 이날 “행사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천안함 용사들의 유가족과 생존 장병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선체 앞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천안함 46용사 다시 부르기’에 참여한 생존 장병 김윤일(32) 예비역 병장은 “오늘만은 사랑하는 전우 46명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며 이창기 준위와 최한권 원사 등 고인이 된 동료의 이름을 그리움을 담아 불렀다. 그는 “그리움과 아픔, 분노라는 마음의 파도를 묵묵히 잠재우고 전우들이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왔다”며 “그대들의 피로 지킨 이 바다를 오늘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말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 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한편 국방부는 앞으로 해군에 인도되는 신형 호위함에 천안함의 이름을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 장관은 이날 추모사에서 “우리 군은 차기 한국형 호위함 중 한 척을 천안함으로 명명하는 것을 검토해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과 충정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천안함 46용사의 해양 수호 의지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체계개발이 진행 중인 울산급 ‘배치3’ 신형 호위함(3500t) 1번함 또는 2번함에 천안함의 이름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번함은 이르면 2024년에 해군에 인도될 계획이다. 이날 천안함 46용사 추모행사에 이어 27일에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제5회 서해수호의 날’이 개최된다.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로 희생된 서해 수호 55용사를 추모할 계획이다. 정부는 2016년부터 3월 네 번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항공모함 도입 결정, 중일 눈치보다 23년 흘려보냈다

    항공모함 도입 결정, 중일 눈치보다 23년 흘려보냈다

    이케다 日외무상 “독도, 日영토” 망언YS, 2만t급 항모 도입 계획 전격 재가軍, 중일과 갈등 이유로 반대해 무산해군 ‘대양해군 건설’ 여론 조성 나서천안함 사건 이후 해군에 질타 쏟아져아덴만 여명작전 성공으로 여론 반전작년 도입 결정…‘23년 전쟁’ 종지부 지난해 7월 12일은 해군사에 역사적인 날로 기록됐습니다. 이날 박한기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총장 등 군 수뇌부는 해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건조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부와 군이 공식적으로 사업 추진 결정을 내린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습니다. 국민들의 호응도 뜨거웠습니다. 그동안은 항모를 도입해야 하느냐, 도입하지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수십년 동안 옥신각신하느라 연구는커녕 시간만 흘려보냈습니다. 어떤 시기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눈치를 보느라, 어느 시기엔 북한의 연안 기습 도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정부와 군이 스스로 항모 도입을 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흘려보낸 시간이 무려 ‘23년’입니다. 항모 도입 결정에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걸까요.27일 한국국방연구원이 발간하는 학술지 ‘국방정책연구’에 실린 ‘한국형 항공모함 도입 계획과 6·25전쟁기 해상항공작전의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양해군’에 대한 개념이 희미하게나마 잡히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였습니다. 그 이전인 박정희 정부 시절엔 북한의 지상전력 위협에 대비하느라 해군에 힘을 쏟을 여력이 없었습니다. ●“北 위협에 연안 방위… 이젠 항모 필요” 강영오 전 해군교육사령관은 1992년 ‘제1회 함상토론회’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지상 위협 때문에 불가피하게 연안 방위에 중점을 뒀던 전략에서 탈피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처하고 통일 이후 태평양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항모기동함대’ 체제를 갖추는 게 급선무”라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6년이었습니다. ‘대양해군’ 개념을 국내에서 처음 공론화한 것으로 알려진 안병태 전 해군참모총장은 그해 4월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수직이착륙기 20기를 운용할 수 있는 경항모 도입 계획을 재가받았습니다. 그 배경엔 이케다 유키히코 일본 외무상의 ‘독도 망언’이 있었습니다. “독도는 일본 영토의 일부”라고 주장한 일본에 대해 반일 감정이 치솟았고, 김 전 대통령의 지시로 2만t급 항모와 구축함 6척 건조 계획이 마련됐습니다. 국민 열망을 대변하듯 1996년 서울에어쇼에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2만t급 국산 경항모 모형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국방부와 합참이 이 계획에 반대했고, 이듬해 경항모 연구개발비는 전액 삭감됐습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은 “항모 도입이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고 합니다.●국방부·합참 “한반도는 불침항모” 반대 현재 항모 개발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상황을 감안하면 실소가 나올 법한 논리였지만 당시엔 그렇게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당시 육군 위주로 구성된 국방부와 합참 지휘부는 “한반도 자체가 ‘불침항모’이기 때문에 항모가 필요 없다. 북한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해군 지휘부는 ‘북한의 위협’ 대신 ‘대양해군 건설’을 주된 노선으로 삼고 여론 조성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의 공감대도 더해져 독도함과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 건조사업,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 구축함(KDX-III) 건조사업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이 해군에 또 한 번의 고난을 안겼습니다. 1200t급 초계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하면서 “덩치만 크고 비싼 군함 만들면서 허세 부리다 앞마당이 뚫렸다”, “연안도 못 지키면서 무슨 대양해군이냐”는 언론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나서 “우리 군이 현실보다는 이상에 치우쳐 국방을 다뤄 온 것이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군을 질책했습니다. 해군은 그해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서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를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움츠러들었습니다.●올해 경항모 개발사업비 271억 첫 투입 2011년 1월 여론은 다시 급반전했습니다.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피랍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 21명을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이 구출해 낸 ‘아덴만의 여명작전’이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이에 2012년부터 해군사관학교 졸업식에 ‘대양해군’이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하고, 해군의 노력이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2012년 중국이 첫 항모인 랴오닝호를 취역시키고 일본 내부에서 이즈모급 경항모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국산 항모 도입 논의에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그러고도 7년이 더 흐른 지난해 정부는 올해 예산으로 ‘F35B 스텔스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급 ‘대형수송함Ⅱ’ 개발사업비 271억원을 확정했습니다. 항모 건조까지는 앞으로도 10년의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항모 도입 계획은 지난해까지 무려 23년 동안 수많은 논쟁과 질곡의 역사를 거쳤습니다. 이젠 이런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고 건설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요. 수십년간의 논쟁에도 많은 국민이 꿋꿋하게 항모 도입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전투 지원 ‘움직이는 비행장’으로 대비” 연구팀은 이미 ‘6·25전쟁’에서 항모의 장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전쟁 초기 지상군 지원 기능입니다. 전쟁 초기 남한에서 비행장 운용이 어려워지자 미 공군은 일본에서 전투기를 출격시켰습니다. 그렇지만 대한해협 너머에서 온 전투기들은 작전시간이 ‘15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항모를 동원하자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공군 전투기들이 표적에 도착하는 데 평균 1시간 7분이 걸린 반면 함재기는 5~10분 만에 지상군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이는 ‘낙동강 혈투’에서 북한군을 막아 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미 해병1사단의 역사적 철수작전인 ‘장진호 전투’와 피란민 9만명과 병력 10만명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흥남철수’도 수많은 함재기의 도움으로 가능했습니다.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지만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공군 비행장을 1차 타격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70년 전의 교훈을 되짚어 보며 ‘움직이는 비행장’ 항모를 통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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