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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카지노 사전심사제 다음 정부에 맡겨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카지노 사전심사제 다음 정부에 맡겨야/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이미 레임덕에 허덕이는 이 정부가 카지노 허가의 사전심사제를 기어코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7월 23일 지식경제부는 경제자유구역특별법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더니 불도저로 토목공사하듯이 논란 많은 사전심사제를 강행하고 있다. 대통령 말씀 한마디에 카지노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자기 일도 아닌 지식경제부가 안방마님처럼 카지노 장사에 여념이 없다. 도대체 시급한 국정의제가 산더미같이 많은데 정권 말기에 왜 이리 카지노 문제로 난리법석인가? 지난 7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토론회에서 경제자유구역 내 복합리조트 허가의 조속한 사전심사제를 도입하라는 대통령의 초조함은 알겠다. 국제적인 경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고 여기저기 지정해 놓은 경제자유구역이 생각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답답하겠는가. 그러나 경제자유구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 어디 복합리조트,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카지노 때문인가. 지식경제부가 철없이 그런 건의를 했더라도 대통령은 오히려 카지노 없이 경제자유구역을 살릴 방도는 없느냐고 죄 없는 문화체육부장관이 아니라 지식경제부장관을 나무라는 것이 더 이치에 맞지 않았을까. 카지노 허가 사전심사제의 폐해는 많이 알려져 있다. 우선 전국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난립에 대한 우려를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심사 과정에서 걸러낸다고 하지만 카지노 신청자나 각 경제자유구역 또는 주민들이 형평성을 들어 들고 일어나면 감당하기 어렵다. 내국인 우회투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른바 먹튀 논란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별 투자금도 없으면서 그럴듯한 계획서만으로 카지노 사전 허가를 받은 후 내국인 우회투자나 단기투기자본 등을 통해 투자비를 충당하거나, 최종 허가를 받은 후 비싼 값에 국내인에게 양도하는 일을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망상도 아니다. 허가든 면허든 특별혜택을 받은 사업들은 그 허가권이나 면허권 자체만으로 이미 천문학적인 이득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다. 한번 허가를 내주면 취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2000년 5년간 한시적으로 허가했던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 카지노가 2015년, 2025년으로 계속 연장되지 않았던가.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문제도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행정행위에 거대한 벽으로 버티고 있다. 이 밖에도 황금알을 낳는 카지노 사업에 우리 투자자들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비판 등 거론되는 문제점이 부지기수다. 현행법에 맞기만 한다면 경제자유구역 내의 카지노 허가를 굳이 막을 이유는 없다. 경제자유구역에 카지노를 사전 허가할 경우 투자 위험도를 낮춰 투자 유치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상된다. 고용도 늘어날 것이고 외래관광객 유입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지노 사전허가 문제는 단순히 당장의 경제효과만 가지고 결정할 정책의제가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종합적인 측면에서 좀 더 심사숙고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식으로 강행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통에 장애가 되는 말뚝이야 빼면 그만이지만, 카지노는 말뚝이 아니다. 한번 허가를 내주면 빼도 박도 못하는 그런 일이다. 그래서 선진 외국에서도 도박사행사업에 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사업의 진척이나 내수활성화가 부진한 이유가 카지노 사후허가에 있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대통령 임기 말에 자꾸 논란 많은 카지노 문제를 국민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다루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은 긍정적 경제효과는 물론 정신적 폐해와 경제적·사회문화적 부작용 등에 관해 한번쯤 긴 호흡으로 이 문제를 보았으면 좋겠다. 국회도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공론의 장을 마련했으면 한다. 아무리 대선 정국에 들어섰다고 해도 정부가 하는 일을 수수방관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인 셈이다. 카지노 사전 심사제는 시간을 두고 다방면의 의견을 수렴한 후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도 늦지 않다.
  • [주말 하이라이트]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장수빌라에 찾아온 재용은 이숙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막례의 반대에 부딪힌다. 정배는 옥이와 옥이 어머니와의 만남을 주선하려 한다. 세광과 말숙은 계속 결혼을 허락해 달라며 어른들에게 매달리지만 쉽지만은 않다. 한편 마음을 굳힌 윤희와 귀남은 차분히 지환이를 입양할 준비를 한다. ●휴먼다큐 그날(MBC 토요일 오전 8시 45분) 1962년 7월 30일. 당시 18살이던 반기문 사무총장은 곽영훈, 정영애, 신은주 세 명의 학생들과 함께 출국 길에 올랐다. 미국 적십자사의 초청으로 한 달간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인데…. 원조받던 동방의 작은 나라 시골 소년이 세계의 지도자 유엔 사무총장이 되기까지 인생을 변화시킨 아주 특별한 그날을 소개한다. ●나눔 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1년 전 위암 3기 선고를 받은 조지훈씨. 1년 사이 9차례의 수술을 견디며 투병 중인 그는 이미 암세포가 대장까지 퍼져 위와 대장을 모두 절제해야만 했다. 이런 조씨에게 가장 위안이 되는 유일한 가족이 있다. 바로 묵묵히 곁에서 간호를 해온 아들 민혁군인데…. ●드라마 스페셜 - 칠성호(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조선족 박용대가 칠성호에 오른 밤. 약에 취한 채 밀항자들은 세상 모르고 창고 안에서 자고 있다. 그리고 옆에서는 선원들이 도박 끝에 주먹다짐을 벌인다. 그렇게 억수같이 비가 내리는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 갑판 위에 모두 죽어 있는 선원을 발견한 밀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지식 나눔 콘서트 아이러브人-혜민스님 편(SBS 일요일 밤 12시) 시즌 2의 첫 번째 주인공은 하버드 재학 중 출가하여 승려이자, 미국 대학 교수라는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는 혜민 스님과 함께한다. 평소 강연에서 멋진 노래 실력을 뽐내며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던 혜민 스님은 첫 강연을 위해 최초로 가수 박상민과 듀엣 무대를 선보인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10시 25분) 김수용 감독은 1958년 데뷔한 이래 코미디, 멜로, 드라마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109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이에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그의 영화인생 50여년을 돌아보는 코너를 마련한다. 한국영화역사와 함께해 온 그의 인생을 재조명한다. ●대왕의 꿈(KBS1 토요일 밤 9시 40분) 가야계 출신의 유신은 화랑으로 성공하기 위해 서라벌로 상경한다. 하지만 망국의 후예라는 이유로 신라인들에게 철저하게 배척당한다. 한편 진평왕의 모친이자 권력의 실세였던 사도태후에게 폐위된 진지왕의 손자인 춘추는 눈엣가시다. 조정에서 춘추를 태자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에 사도태후는 살수인 길달을 불러 춘추를 암살하고자 한다.
  • 추석 선물 돋보이게 하는 신개념 포장 셋

    추석 선물 돋보이게 하는 신개념 포장 셋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맛있는 음식도 보기 좋게 담아야 손길이 가듯 선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포장처럼 중요한 것이 없다. 명절 때마다 백화점들이 마련한 희귀 선물을 구경하는 것만큼이나 날로 진일보하는 ‘포장의 기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롯데백화점은 처음으로 신개념 포도 박스를 선보인다. 포도는 송이를 눕혀 담는 것이 보통. 이러다 보니 유통 과정에서 포도 자체의 무게로 인해 아랫부분이 짓무르는 등 상품성이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롯데백화점은 산지 농가와 머리를 맞대 거봉 포도 2송이(1.2㎏)를 매달아 세워서 포장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박스 겉면에는 포도 송이 모양대로 투명하게 뚫려 있어 마치 포도 송이가 나무에 걸려 있는 것처럼 보는 재미도 준다. 고객들이 상품이 온전한지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롯데백화점 최민석 상품기획자(MD)는 “포장법을 바꿔 상품성을 높인 것은 물론 유통과 보관 기간도 3~4일 길어졌다.”며 “소비자 반응을 본 뒤 캠벨포도로 포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품은 다음 주중 롯데백화점 전 점에 한정 물량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정육세트에도 새로운 포장을 선보였는데, 스티로폼 박스 대신 김치냉장고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플라스틱 밀폐형 박스를 도입했다. 뚜껑 부분에 보냉팩을 넣을 수 있도록 별도 공간이 있다. 밀폐형이라 내·외부 공기 유입이 줄어들어 냉장 상태 유지 시간이 길어졌다. 특히 이 박스는 가정에서 김치를 보관한다든가 야외 나들이 때 과일 등 아이스박스처럼 재활용할 수 있어 좋다. 신세계백화점의 선물 포장 테마는 ‘친환경’. 업계 최초로 스티로폼을 없애고 폐지와 전분을 원료로 만든 ‘에코폼’으로 대체했다. 비용이 기존 포장재 제작 때보다 2배 더 든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었던 이 포장재는 소각할 때도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 완충 성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과일에서 나오는 에틸렌 성분을 흡수해 과일을 더욱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과일에 부착하는 ‘띠지’ 등 불필요한 포장 부산물도 없앴다. 대신 신세계 직영 한우목장, 사과와 배 유명 산지 등의 아름다운 풍경 사진을 선물세트 포장에 담아 품격과 신뢰도를 함께 높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무슬림 SNS “덤벼 페북”

    전 세계 15억명의 무슬림(이슬람교도)을 대상으로 만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살람월드’(Salamworld)가 페이스북에 도전장을 던졌다. 4일(현지시간) BBC 인터넷판은 살람월드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터키,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범 운영을 마치고, 오는 11월 전 세계 무슬림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살람월드는 파란색과 흰색이 조합된 화면 구성이나 사진과 댓글을 올리는 ‘담벼락’ 같은 기능은 페이스북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각 나라 언어별 자동 번역기능과 무슬림을 위한 자동 ‘19금(禁)’ 사이트 차단 능력을 가졌다는 게 특징이다. 포르노물이나 도박 애플리케이션 같은 이슬람 규율에 어긋나는 내용물을 3단계에 걸쳐 차단,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사이트만 연결해 주는 등 기존 SNS와 차별화했다. 무슬림이 대부분인 말레이시아의 인터넷 사용자가 1800만명에 달하는 등 막강한 저변도 살람월드의 강점이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 이젠 ‘포커 황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에게 새로운 황제 타이틀이 붙을지 모르겠다. 최근 TMZ.com 등 해외언론은 “펠프스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카지노에서 포커 게임으로 무려 10만 달러(약 1억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펠프스는 지난 주말 시저스 펠리스를 찾아 포커 게임으로 10만 달러를 벌었으며 친구들과 함께 올림픽 우승 여흥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에서만 총 22개의 메달을 획득해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펠프스는 그간 도박 중독이 아니냐는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달 미국의 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펠프스 친구의 말을 인용해 “펠프스가 한판에 2만 5000달러(약 2800만원)를 날릴 정도로 도박에 중독됐다.” 면서 “앞으로 수백만 달러를 도박장에 허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펠프스의 지인들은 그가 은퇴를 발표해 앞으로는 더욱 자주 도박장을 들락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펠프스는 프로그램 ‘헤이니 프로젝트’(The Haney Project)에 참여해 타이거 우즈의 전 코치 행크 헤이니와 세계 유명 골프장을 돌며 골프 레슨을 받을 예정이다. 인터넷뉴스팀 
  • [씨줄날줄] 불심검문/육철수 논설위원

    구부러진 코, 쑥 들어간 턱, 높은 광대뼈, 부정한 치열…. 19세기 이탈리아의 범죄인간학 학자 롬부로소가 분류한 범죄자의 얼굴 특징이다. 롬부로소는 범죄가 생래적 생김새에 의해 저질러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죄자의 신체적 특징으로 ▲매우 긴 팔 ▲기형 손가락 ▲나이에 비해 많은 주름살 ▲빈약한 체모 등을 꼽았다. 정신적으로는 ▲도덕성의 결여 ▲무모함 ▲지나친 게으름 ▲충동성 ▲잔혹성 ▲복수심 ▲성 충동의 조숙 등을 나열했다. 또 ▲문신 ▲과도한 몸동작 ▲유창한 화술 ▲과도한 도박·음주 등 행태적 특징을 제시했다. 최근 어느 영화채널에서 범죄수사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에게 이런 범죄적 신체특징을 응용한 장치로 ‘범죄형(born criminal) 얼굴 인식도’를 측정했다고 한다. 물론 흥밋거리 방송이었다. 여기에서 여성에게 인기가 높고 미남형인 J씨는 ‘범죄형 근접도 62%’가 나와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반면, 개성이 강하지만 악역을 도맡다시피 하는 K씨는 1%라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범죄자의 특징은 개연성이 높을 뿐, 딱 들어맞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연구결과도 외모와 범죄와의 상관관계는 별로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더구나 간단한 성형수술이면 탈바꿈할 수 있는 시대에 범죄형을 따진다는 자체가 무의미하다. 하지만 경찰이 불심검문 시 이런 범죄적 특징을 숙지하고 과잉 활용한다는 심증은 간다. 지인들 중에 대학시절 시외버스를 타거나 길거리에서 경찰과 헌병의 불심검문에 단골로 걸렸던 편이라고 불평하는 사람이 적지 않아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흉악범죄 때문에 경찰이 불심검문을 재개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 인권과 기본권이 먼저냐, 방범과 시민의 안전이 먼저냐는 것인데, 판단하기가 좀 애매하다. 무차별적이고 과잉 불심검문의 전례 탓에 많은 시민이 불쾌감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범죄예방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하다. 이럴 땐 정말 흉악범만 골라서 걸러내는 ‘노자(子)의 천망(天網)’이라도 있으면…. 불심검문의 남발은 하지하책(下之下策)이다. 그러나 최근의 범죄 행태와 사회 분위기로 보아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검문에 임하는 경찰이 공권력을 절제하고, 선량한 다수 시민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뭐든 도를 넘으면 문제가 생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씨줄날줄] 공자의 ‘강남스타일 삶’/최광숙 논설위원

    귀족 가문 출신인 도스토옙스키가 평생 쓴 편지의 3분의2는 돈을 꾸어달라고 사정하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가 쓴 소설은 하나같이 출판사로부터 선불을 받아 마감에 쫓기며 쓴 것이란다. 석영중 고려대 교수는 ‘도스토옙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라는 책에서 “주인공이 돈을 위해 전당포 노파를 죽이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설 ‘죄와 벌’ 등은 모두 ‘돈의 코드’로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당대 최고의 작가이던 그가 왜 항상 빚 독촉에 시달렸을까? 한때는 도박에 빠졌고, 돈이 생기는 대로 펑펑 썼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시골의 초라한 역에서 객사했지만 평생 가난과 거리가 멀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넓은 영지와 저작권을 놓고 사회 환원 문제를 부인과 다퉈야 했던 부자였다. 간디는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항상 3등칸 열차만 탔다. 또 양과 소젖에 비해 가격이 싼 염소젖만 마셨다고 한다. 하지만 그 염소는 비싼 비누로 매일 목욕을 했고, 사료값도 엄청 많이 들었다고 한다. 간디가 자신이 세운 공동체 아슈람에서 추종자들과 함께 이런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후원자들 덕분이다. 간디의 후계자이던 여류 시인 나이두는 “간디에게 청빈한 삶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나라 전체로 볼 때 어마어마한 재산이 들었다.”고 말했다. 생전에 단 한 점의 그림을 판 고흐나 악성 베토벤 등은 평생 가난과 싸우며 고독하게 살았다. 그러기에 흔히 사상가, 문인, 예술가의 삶은 가난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간디처럼 귀족가문의 ‘엄친아’들도 적지 않다. 간디 등의 청빈한 삶은 지긋지긋한 가난의 산물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었다. 최근 중국의 한 30대 칼럼니스트는 ‘공자는 가난하지 않았다’라는 책에서 “공자·맹자가 고급 주택에 살았고 경제적으로 윤택했다.”고 썼다. 공자가 위나라 관학에서 받은 연봉은 좁쌀 90t이었다고 한다. 280명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집도 3칸이긴 했지만 대지가 2만여㎡로 거의 농장 수준인 호화주택이었다. 맹자는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 제나라에서 좁쌀 1만 5000t을 연봉으로 받았다. 그를 흠모한 송과 설나라 임금으로부터 어마어마한 황금 덩어리도 받았다고 한다. 성인 군자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라면 더욱 궁핍한 삶을 살았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뒤집어지는 순간이다. 유가는 결코 물질을 경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어떤 방법으로 부를 이룰지 그것이 문제일 뿐.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日 “불법상륙” 공세 강화…靑 ‘무시전략’으로 냉각기

    日 “불법상륙” 공세 강화…靑 ‘무시전략’으로 냉각기

    독도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 양국 관계가 1965년 수교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24일 일본 의회는 ‘한국의 독도 불법점거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도 이날 한발 더 나아가 “(독도는) 한국에 의해 불법점거돼 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불법적 상륙”이라면서 공세를 강화했다. 때문에 양국 간의 냉각기는 당분간 불가피해 보인다. 노다 총리의 최근 강경 행보가 ‘정치적 도박’의 성격이 짙은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오는 10월쯤으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인 노다 정부는 자극적인 영토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적어도 총선까지는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노다 정부와 생산적인 대화가 어려운 이유다. 다만 노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국 갈등이 더 이상 확산돼서는 안 되며 이를 위해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도 동시에 내비쳤다. 전날( 23일) 주장했던 이명박 대통령 사죄 등은 재론하지 않았다. 한·일 통화 스와프 유보와 같은 대응조치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최근 행태에 격앙된 분위기지만 감정적으로 일일이 맞대응하기보다는 이를 ‘무시’하면서 차분하게 대응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의 한 관계자도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말리지 않으면서 필요한 대응은 단호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독도를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의 ‘망언’에 대한 공식 항의문서를 주일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본 측에 보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한 일본의 구상서를 반박하는 외교문서도 이르면 다음 주 초에 보낼 방침이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23일) 서울 주재 주요 일본 언론사 특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일왕(日王) 발언은 이 대통령이 역사문제에 관한 기본적 입장을 말한 것뿐이지 악의는 전혀 없었다. 대통령도 일본 사회에서 일왕이 차지하는 위치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독도 등 과거사 문제와 일왕 발언으로 인한 양국 간 갈등 문제는 분리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또 이 대통령은 제헌절인 지난달 17일 신각수 주일 대사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과 함께 만나 일본 측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를 알아보라고 지시했지만, 일본으로부터 성의 있는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으로 위안부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김성수·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레일바이크 설치 놓고…경기의왕, 경제 vs 환경 대치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추진하고 있는 레일바이크 사업을 놓고 경기 의왕지역이 시끄럽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찬성하지만 시민단체는 환경파괴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24일 의왕시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시는 철도특구 지정을 추진 중인 부곡동 왕송호수 주변에 레일바이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0년 12월 지식경제부에 이 일대 2.29㎢에 대한 철도특구 지정을 신청했다. 시는 이 신청이 승인되면 레일바이크 외에도 철도박물관, 철도기술연구원, 한국교통대 의왕캠퍼스(철도대학), 자연학습공원을 연계한 테마파크를 조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레일바이크 설치반대 시민연대는 “환경파괴가 우려된다.”며 사업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왕송호수 개발은 민간 부동산 업자들의 배만 불려주는 것으로 시민들은 막대한 재정적 부담만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부곡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이 모인 레일바이크 찬성 시민연대는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는 명분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개혁으로 성공한 ‘보수’ 사회 현실 수용한 ‘진보’

    ‘위기를 극복한 세계의 리더들’(강원택 등 지음, 북하우스 펴냄)은 대선을 앞둔 한국 상황에서 한번 챙겨볼 만하다. 모두 8명의 정치인을 다뤘는데 그 가운데 벤저민 디즈레일리 영국 총리와 페르 알빈 한손 스웨덴 총리가 눈에 띈다. 디즈레일리 총리에게서 보수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한손 총리에게서 진보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각각 그려볼 수 있어서다. 영국 보수주의와 스웨덴 사민주의를 연구해 온 강원택 서울대 교수와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가 집필자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우선 보수주의자 디즈레일리 총리. 그의 경쟁자는 자유당의 글래드스턴이다. 글래드스턴은 4차례 총리를 역임하면서 각종 개혁 정책을 성사시킨 거물 정치인이다. 디즈레일리는 이에 맞서 어떤 전략을 썼던가. 색깔론? 지역감정? 그게 아니라 “상대보다 더욱 개혁적인 법안을 통한 당의 외연 확대”를 승부수로 택했다. 개혁적인 글래드스턴의 자유당에서조차 너무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보류되거나 논란이 됐던 사안을 과감하게 입법화했다. 이런 디즈레일리를 두고 보수당 내부에서도 “우리 의회 역사에서 유사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운 정치적 배신”, “일개 정치적 도박꾼”이라는 극렬한 비판이 들끓었으나 지금은 ‘일국 토리주의 원칙을 확립한 보수당의 아버지’라는 평을 듣는다. 다음은 진보주의자 한손 총리. 그는 일방적 군축안을 비현실적이라고 봤다. 급진파의 주장에 동조하는 노동자 정당이 아니라 중산 계층의 이익까지 포괄하는 국민 정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본가들의 협력이 필요했기에 이들을 되도록이면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기회주의의 화신” 등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한손은 지금 스웨덴 사람들에게 ‘국부’라 불린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보수는 더 많은 개혁성을, 진보는 더 많은 현실적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 진보 이분법에 갇힌 사람에게는 회색분자 같은 소리겠지만 현실 정치는 언제나 회색의 영역에 있는 법이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부대중, 한국불교 개혁안 논의

    ‘승려 도박 파문’으로 불거진 승단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근본 원인을 찾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청정성 회복과 정법 구현을 위한 사부대중 연대회의’(사부대중연대회의)와 참여불교재가연대가 오는 28일부터 12월 5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승단 범계를 주제로 여는 대화 마당이 그것. 이 대화 마당은 조계종 사태 이후 집행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쇄신 조치들을 스님과 일반 신도들이 함께 점검하는 첫 모임으로 주목된다. 서울 장충동 만해NGO교육센터 2층 대교육장에서 진행될 대화 마당의 핵심은 한국불교 변화를 위해 진정성과 구체적 실천력을 담보한 개혁안의 모색이다. 28일 첫 번째 대화 마당은 ‘승단의 범계 원인(문제점)과 근절 방안’이 도마에 오른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의 발제에 청정 승가를 위한 대중결사 집행위원장 동출 스님, 이수덕 재가연대 상임대표가 토론자로 나선다. 두 번째 대화 마당은 9월 18일 ‘선거제도안 마련’을 주제로 열리며 10월 16일 ‘불자의 정치참여 방안’, 11월 20일 ‘종법 제개정’, 12월 8일 ‘청정승가 구현을 위한 청규 및 불자실천 선언’을 주제로 한 대화 마당이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불법시설물 된 ‘MB 독도 표지석’

    불법시설물 된 ‘MB 독도 표지석’

    독도 수호 의지가 담긴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독도 표지석’이 설치된 지 수일 만에 강제 철거된다. 2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독도 표지석이 놓여 있는 바닥석이 불법 시설물<서울신문 2012년 8월 18일자 14면·21일자 12면>이라는 문화재청의 지적에 따라 바닥석과 함께 대통령의 표지석도 걷어 내기로 했다. 대통령의 친필이 담긴 독도 표지석은 지난 19일 독도경비대가 주둔한 독도의 동도 망양대에서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병석 국회부의장, 김찬 문화재청장, 최수일 울릉군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막됐다. 대통령 이름으로 된 표지석이 독도에 설치된 것은 처음이다. 도 관계자는 “독도 표지석 밑에 불법으로 설치된 바닥석을 걷어 내야 하기 때문에 표지석의 일시 철거는 불가피한 것으로 안다.”면서 “불법 시설물을 완전히 철거한 뒤 대통령 명의의 독도 표지석을 다시 설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불법 시설물로 판정받은 경북도기와 울릉군기의 게양대, 태극 문양, 건곤감리 및 스테인리스 조형물, 성화 채화대 등 독도에 설치된 각종 불법 시설물도 모두 철거키로 하고 독도관리사무소와의 협의에 착수했다. 도는 독도 불법 시설물의 철거와 운반 비용 확보 방안 등을 마련한 뒤 빠르면 이번 주 중에 철거에 나설 계획이다. 도는 호랑이 조각상 등 일부 창작물은 울릉도로 옮겨 독도박물관이나 다음 달 준공 예정인 안용복기념관 등에 영구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는 앞서 지난해 10월 1430만원의 예산을 들여 독도 국기 게양대 앞에 김관용 지사 명의의 독도 표지석(가로 50㎝, 높이 80㎝)을 불법으로 설치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도는 이들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로부터 현상 변경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공무원’ 사기 도박단

    교육공무원이 포함된 인천지역 공무원들이 사기도박을 벌이다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3일 뒷면에 특정 표시를 해 놓은 ‘마킹카드’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일삼아 1억 4000여만원을 편취한 인천 모 여중 행정실장 이모(55)씨와 학교가구 납품업자 박모(57)씨 등 2명에 대해 사기도박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공범인 도박기술자 송모(54)씨를 같은 혐의로 지명수배하고, 이씨 등과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온 인천시교육청 5급 공무원, 중·고교 행정실장 2명, 인천시 5급 공무원, 인천항만공사 5급 직원, 세무사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학교에 책상·사물함 등을 납품하는 박씨는 지난해 7월 인천시 남구 숭의동 자신의 사무실에 도박장을 차려 놓고 업무 관계로 알게 된 시교육청 공무원 등과 함께 모두 60차례에 걸쳐 카드 도박을 벌여 왔다. 특히 이씨는 전직 경찰관 이모(65)씨를 통해 도박기술자 송씨를 소개받은 뒤 도박장에 끌어들여 지난 1∼5월 44차례에 걸쳐 사기도박을 벌여 1억 4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송씨가 사기도박을 의심받아 한달 만에 퇴출당하자 송씨로부터 사기도박 수법을 배우고 마킹카드를 200만원에 사들인 뒤 사기도박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으로 잃는 액수가 날로 늘어나자 일부 공무원은 은행으로부터 거액을 대출받았다가 그 돈마저 잃는 등 파산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도박 파문’ 승려 2명 벌금형

    호텔에서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승려 2명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성용 판사는 9일 도박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계사 전 주지 토진 스님 등 2명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도들에게 공명정대하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실정법을 위반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점을 보면 죄책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면서 “다만 죄를 뉘우치고 있고 사회적 형벌을 받은 것으로 보여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객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이들의 도박 장면을 촬영한 백양사 승려와 CCTV 설치업자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⑦푸르메재단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⑦푸르메재단

    사내는 절박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이던 2002년, 일간지 기자 생활을 접고 공익재단과 병원 설립에 도전한 건 온전히 절박함 때문이었다. 4년 전 그는 영국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는 100일 만에 깨어났지만 한쪽 다리를 잃었다. 그리고 귀국. 아내가 입원한 재활병원의 풍경은 아비규환이었다. 비좁은 병상에는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이 몸을 맞댄 채 24시간 생활했다. 불러도 대답 없는 불친절한 의료진이 대다수였다. 그는 ‘선진국 의료시설 같은 재활병원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계획을 세운 지 꼭 10년째 되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푸르메재활센터’를 개관했다. 장애 어린이를 위한 재활시설과 치과, 복지관 등이 들어섰다. 땅도, 돈도, 의료 인력도 없던 그는 어떻게 10년 만에 병원을 지었을까. ‘사내’ 백경학(49)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를 3일 푸르메재활센터에서 만나 성공 비결을 물었다. ●목표사업 뚜렷해 기부자 설득 수월 백 이사와 재단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었던 건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은 덕이 크다. ‘장애인을 돕겠다.’는 막연한 목표 대신 ‘재활 병원 설립’이라는 뚜렷한 계획을 세웠다. 목표 사업이 뚜렷하니 추진력이 붙었고 훗날 기금 모금 때도 기부자들을 설득하기 편했다. 첫 번째 성공 키워드다. 의사가 아닌데다 자금마저 충분치 않던 백 이사가 병원을 지으려면 우선 비영리재단이 필요했다. 재단이 있어야 기금을 모아 장기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단 설립을 허가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종잣돈이었다. 고민 끝에 아이디어가 뇌리를 스쳤다. 하우스 맥주가게였다.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2002년 영세업자의 맥주 제조가 허용된 터라 양조전문가인 후배 방호권씨 등과 함께 가내제조 맥주 전문점 ‘옥토버훼스트’를 강남에 오픈했다. 재산을 쌓은 뒤 자선을 결심하는 보통 자산가들과는 반대로 자선을 위해 돈벌이에 뛰어든 것이다. 도박 같았던 맥주 사업은 성공했다. 맥주집 한쪽에서 재단설립 구상을 마친 백 이사는 2004년 자신의 맥주사업 지분 10%(약 2억 8000만원 상당)와 사재를 내놓아 푸르메재단을 세웠다. 이후 아내가 보험사와 8년 소송 끝에 받은 교통사고 보상금 중 절반인 10억 6000만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백 이사는 “주변 사람들도 ‘전재산의 절반 이상을 재단에 바친 사람이라면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한 듯 싶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된다 백 이사가 전한 재단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여럿이, 함께’다. 그는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을 혼자 감당하지 않았다. 대신 집요한 설득으로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늘렸고, 힘을 합쳤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와 강지원 변호사가 각각 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맡아 줬고 전신화상의 아픔을 이겨낸 작가 이지선씨와 가수 션 등이 홍보대사 제안에 응했다. 병원 건립 때 보태라며 돈을 내놓은 기부자도 7000명이나 됐다. 백 이사에게 사람과 돈을 끌어모은 비법을 물었다. “결국 감동의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좋은 일하라.”는 강요 대신 장애인 재활 사업에 힘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체감하도록 해야 마음도, 주머니도 열린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외국계 항공사 직원에게 장애 아동과 함께 민속박물관 등을 견학하게 유도했다. 아이들과 그 가족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기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박완서 작가가 생전 인세와 글 등을 기부한 것도 백 이사의 진정성 담긴 편지 때문이었다. 백 이사는 푸르메 재활센터 건립 때도 ‘제3섹터 방식’(시민과 기업이 기금을 모으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지와 행정 지원을 제공해 시설을 짓는 방식)을 통해 여럿이 힘을 합쳤다. “의료서비스가 공공사업인 만큼 재활병원 설립은 국가의 몫”이라는 것이 백 이사의 철학이다. 다만, 정부가 직접 운영할 경우 관료주의의 덫 등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운영은 노하우가 있는 민간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푸르메 센터의 재활시설에서는 운영을 위해 환자에게 최소한의 비용은 받지만, 불필요한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환자가 있다면 기업 등에게 지원을 부탁할 예정이다. 재활병원인 푸르메 센터를 세웠지만, 백 이사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이 센터는 외래병원인 탓에 입원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마포구로부터 병원 부지를 빌려 병상 100개를 갖춘 연면적 1만 6860㎡ 규모의 어린이재활병원을 내년 착공할 계획이다. 2015년 개관이 목표인데 380억원가량이 드는 건축비 등을 계속 모금 중이다. 병상을 갖춘 재활병원이 세워져도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입원을 원하는 어린이 환자는 1만 5000명이나 되는데 병상은 150분의1수준인 탓이다. 백 이사는 “푸르메 병원이 모델이 돼 전국 8개권역에 선진 재활병원이 최소 하나씩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02)720-7002.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혼수상태 아내 보상금서 10억 뗀 남편 결국엔…

    혼수상태 아내 보상금서 10억 뗀 남편 결국엔…

    사내는 절박했다. 마흔이던 2002년, 일간지 기자 생활을 접고 공익재단과 병원 설립에 도전한 건 온전히 절박함 때문이었다. 이태 전 그는 영국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는 100일 만에 깨어났지만 한쪽 다리를 잃었다. 그리고 귀국. 아내가 입원한 재활병원의 풍경은 아비규환이었다. 비좁은 병상에는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이 몸을 맞댄 채 24시간 생활했다. 불러도 대답 없는 불친절한 의료진이 대다수였다. 그는 ‘선진국 의료시설 같은 재활병원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계획을 세운 지 꼭 10년째 되는 지난달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푸르메재활센터’를 개관했다. 장애인을 위한 재활시설과 치과, 복지관 등이 들어섰다. 땅도, 돈도, 의료 인력도 없던 그는 어떻게 10년 만에 병원을 지었을까. ‘사내’ 백경학(49) 푸르메재단 상임이사를 3일 푸르메재활센터에서 만나 성공 비결을 물었다. ●목표사업 뚜렷해 기부자 설득 수월 백 이사와 재단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었던 건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은 덕이 크다. ‘장애인을 돕겠다.’는 막연한 목표 대신 ‘재활 병원 설립’이라는 뚜렷한 계획을 세웠다. 목표 사업이 뚜렷하니 추진력이 붙었고 훗날 기금 모금 때도 기부자들을 설득하기 편했다. 첫 번째 성공 키워드다. 의사가 아닌데다 자금마저 충분치 않던 백 이사가 병원을 지으려면 우선 비영리재단이 필요했다. 재단이 있어야 기금을 모아 장기적으로 사업을 꾸려나가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단 설립을 허가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종잣돈이었다. 고민 끝에 아이디어가 뇌리를 스쳤다. 하우스 맥주가게였다.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2002년 영세업자의 맥주 제조가 허용된 터라 양조전문가인 후배 방호권씨 등과 함께 가내제조 맥주 전문점 ‘옥토버페스트’를 강남에 오픈했다. 재산을 쌓은 뒤 자선을 결심하는 보통 자산가들과는 반대로 자선을 위해 돈벌이에 뛰어든 것이다. 도박 같았던 맥주 사업은 성공했다. 맥주집 한쪽에서 재단설립 구상을 마친 백 이사는 2004년 자신의 맥주사업 지분 10%(약 2억 8000만원 상당)와 사재를 내놓아 푸르메재단을 세웠다. 이후 아내가 보험사와 8년 소송 끝에 받은 교통사고 보상금 중 절반인 10억 6000만원을 재단에 기부했다. 백 이사는 “주변 사람들도 ‘전재산의 절반 이상을 재단에 바친 사람이라면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한 듯 싶다.”고 말했다. ●여럿이 함께 가면 길이 된다 백 이사가 전한 재단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여럿이, 함께’다. 그는 재단 설립과 운영 과정을 혼자 감당하지 않았다. 대신 집요한 설득으로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늘렸고, 힘을 합쳤다.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와 강지원 변호사가 각각 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맡아 줬고 전신화상의 아픔을 이겨낸 작가 이지선씨와 가수 션 등이 홍보대사 제안에 응했다. 병원 건립 때 보태라며 돈을 내놓은 기부자도 7000명이나 됐다. 백 이사에게 사람과 돈을 끌어모은 비법을 물었다. “결국 감동의 문제”라는 답이 돌아왔다. “좋은 일하라.”는 강요 대신 장애인 재활 사업에 힘을 더해야 하는 이유를 체감하도록 해야 마음도, 주머니도 열린다는 얘기다. 그는 “최근 외국계 항공사 직원에게 장애 아동과 함께 민속박물관 등을 견학하게 유도했다. 아이들과 그 가족의 어려움을 이해해야 기부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박완서 작가가 생전 인세와 글 등을 기부한 것도 백 이사의 진정성 담긴 편지 때문이었다. 백 이사는 푸르메 재활센터 건립 때도 ‘제3섹터 방식’(시민과 기업이 기금을 모으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지와 행정 지원을 제공해 시설을 짓는 방식)을 통해 여럿이 힘을 합쳤다. “의료서비스가 공공사업인 만큼 재활병원 설립은 국가의 몫”이라는 것이 백 이사의 철학이다. 다만, 정부가 직접 운영할 경우 관료주의의 덫 등에 걸릴 수 있는 만큼 운영은 노하우가 있는 민간에 맡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푸르메 센터의 재활시설에서는 운영을 위해 환자에게 최소한의 비용은 받지만, 불필요한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환자가 있다면 기업 등으로부터 지원을 부탁할 예정이다. 재활병원인 푸르메 센터를 세웠지만, 백 이사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이 센터는 외래병원인 탓에 입원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마포구로부터 병원 부지를 빌려 침대가 100개 있는 3215㎡ 규모의 어린이재활병원을 내년 착공할 계획이다. 2015년 개관이 목표인데 380억원가량이 드는 건축비 등을 계속 모금 중이다. 병상을 갖춘 재활병원이 세워져도 고민은 여전히 남는다. 입원을 원하는 어린이 환자는 1만 5000명이나 되는데 병상은 150분의1수준인 탓이다. 백 이사는 “푸르메 병원이 모델이 돼 전국 8개권역에 선진 재활병원이 최소 하나씩 건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문의 (02)720-7002.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노장이 金 메쳤다

    노장이 金 메쳤다

    먼 길을 돌아왔다. 투기 종목인 유도에서 환갑이나 다름없는 서른셋에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섰다. 마지막일 거란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지의 사나이’ 송대남(33·남양주시청)은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력은 늘 세계 정상권. 하지만 한 끗이 부족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는 권영우에게 밀렸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선 ‘굴러온 돌’ 김재범에게 밀렸다. 당시 김재범은 올림픽을 10개월 남기고 왕기춘(포항시청), 이원희(용인대 교수) 등 강자들이 득실거리던 73㎏급에서 체급을 올려 세계 1위 송대남을 누르고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다. 상실감이 너무 컸던 탓에 2008년 5월 대표선발전이 끝난 뒤 도복을 벗기도 했다. 그러길 반 년. 정훈 남자대표팀 감독의 설득으로 그해 말 다시 도복을 고쳐 입었다. 이듬해 1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짧고 굵은’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무릎 부상으로 양쪽에 인공 인대를 이식했다. 정 감독은 “무릎 수술을 받고 일주일 만에 걷더니 한 달도 안 돼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50일 만에 본 운동을 시작했다. 의지의 사나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해 3월 송대남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김재범과 피말리는 경쟁을 펼치던 81㎏급을 버리고 올림픽 꿈을 이루고자 도박을 감행한 것. 남들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그는 낯선 90㎏급으로 옮겼다. 그리고 ‘신예’ 이규원(용인대)을 제치고 극적으로 런던행 티켓을 쥐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뜨거운 눈빛 교환에서 눈치를 챘을지도 모르겠다. 송대남과 정 감독은 동서지간이다. 정 감독 부부 집에 인사 온 송대남이 처제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성실하고 듬직한 송대남을 예뻐하던 정 감독은 이미 여러 차례 여자를 소개했지만 그때마다 퇴짜(?)를 맞았다고. 하지만 우연히 만난 송대남과 처제는 불꽃처럼 타올랐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결혼식을 올렸다. 올림픽 직전 아들도 낳았다.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자신을 다잡아줬던 은인이자 손위 형님의 못 이룬 꿈(정 감독은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동메달리스트다)을 동서는 금메달로 보답했다. 런던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모든 생명은 하나 이것을 깨우쳐야 ‘참나’가 보인다”

    “모든 생명은 하나 이것을 깨우쳐야 ‘참나’가 보인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는 얼마 전 큰 행사를 치렀다. 통도사 수행가풍을 바로잡고 조계종의 선풍을 다잡은 선승으로 평가되는 경봉(1892∼1982) 스님의 탄생 120주년, 열반 30주기를 맞아 지난 16일 열린 다례제. 경봉 스님이 생전에 거처하며 법문을 했던 통도사 말사인 극락암이 비좁아 행사를 치르지 못하고 통도사에서 3000명이 스님을 기렸다. 통도사 주지인 원산 스님은 “평생 선방을 해오신 경봉 스님의 지도를 받은 스님을 비롯해 종정 스님, 총무원장, 종회의장, 여러 원로의원, 재가불자들이 많이 오셨다.”면서 “진제 종정 스님은 위산·삼성 스님의 고사를 예로 들며 천상세계와 인간세계에서 비할 사람이 없다고 경봉 스님을 칭송하는 법어를 내리셨다.”고 전했다. 원산 스님이 경봉 스님을 처음 만난 것은 열아홉살 무렵. 무작정 새벽 4시에 찾아든 극락암에서 경봉 스님은 따뜻하게 청년을 맞아주었다. “항상 누구에게나 문을 열어 놓으시는 스님께서 ‘과거생부터 인연이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스님의 인자하고 밝은 모습에 끌려 그대로 출가를 결심하게 됐다.”고 경봉 스님과의 인연을 밝혔다. 경봉 스님의 가르침에 대해 “늘 참선을 강조하신 스님은 내가 나를 찾는 것을 중시하셨다.”면서 “‘부모미생전 본래면목’(父母未生前 本來面目)이란 화두를 던지면서 ‘네가 누구냐, 그걸 찾아라. 육체란 게 나지도 아니하고 죽지도 아니한 자리이다. 몸뚱이는 가짜 자기이고, 진짜 자기를 찾아라’고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통도사는 지난해 주지 선임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었다. 그에 대해 원산 스님은 “섭섭한 분이 있겠지만 종헌종법에 따라 잘 해결됐다.”면서 “주지를 맡고는 승가는 화합이 근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승가공동체는 사부대중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가화만사성이라는 말이 있듯 계율을 잘 지키는 화합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도사 매표소에서 대웅전까지의 길을 걸어오다 보면 ‘경내지 한평 사기’란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그건 통도사 경내에 있는 사유지가 아직도 몇 만평이나 되는데 그걸 사들여 통도사를 발전시키자는 운동”이라는 설명. 원산 스님은 “옛날에는 경내 10리 바깥까지 통도사 땅이었는데, 이승만 정권을 거치면서 경내 몇 만평마저 개인 소유가 됐다.”면서 “통도사는 개인의 재산이 아닌 민족문화 유산인 만큼 자자손손 물려주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산 스님은 승려 도박 사태 이후 종단의 쇄신 작업과 관련해 “5가지 계율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종단 개혁은 이뤄진다.”고 전제하고 “폐단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주지 선거 폐지를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는데 원로회의에서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통도사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예비후보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예비후보들이 찾았다고 한다. 원산 스님은 차기 대통령에 대해서는 “불교계를 배려해 주는 분이 지도자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털어놨다. 경봉 스님이 강조했던 ‘참나를 찾는 노력’을 그의 제자인 원산 스님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부처님이 도를 깨치기 전에 중생으로 있을 때는 모든 생명체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도를 깨치고 보니까 모든 생명은 하나이더라는 겁니다. 세계일화(世界一花)라고, 세계 모두가 한 꽃송인 거죠. 바다는 하나인데 파도는 수없이 일어나듯이 우주의 법계는 하나인데, 수없는 생명체가 났다가 죽었다가 하는 겁니다. 세계는 하나요, 우주는 한 집이에요. 한 집안에 있는 생명체들은 하나의 식구인 거죠. 그래서 우주를 내 집으로 생각하고, 우주의 공기를 호흡하고, 우주의 물을 마시고, 우주의 땅을 밟고, 우주의 태양열을 받고, 그래서 몸이 존재하는데 우주와 몸은 하나다. 내 몸이 있다는 것은 우주가 있다는 것이고,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하나라는 것을 깨우치니,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법계 속에 있더라 이겁니다….” 글 사진 양산 황성기 문화에디터 marry04@seoul.co.kr
  • 내 신상정보는 60원짜리… 中브로커 “할인도 돼”

    내 신상정보는 60원짜리… 中브로커 “할인도 돼”

    인터넷상에서 불법적인 개인정보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 최근 KT 가입자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직접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중국 브로커의 아이디를 수소문, 접선을 시도했다. 30일 메신저에 브로커 아이디를 등록하자 불과 5분 만에 ‘작업’이 들어왔다. 접선은 채팅으로 이뤄졌다. “어떤 DB(불법 거래 개인정보 지칭)를 그러세요(찾고 계신가요).”, “필요한 ‘량’(양)이 얼마세요.” 등 어색한 한국어로 질문을 던져왔다. ●메신저 접선 시도 5분만에 ‘답변’ 브로커들이 주로 거래하는 정보는 일명 ‘대출관련 콜DB’다. 콜DB는 텔레마케팅이 가능한 개인정보다. 브로커는 “실명과 휴대전화, 지역 등이 담겨 있는 정보를 구입하면 바로 대출 관련 전화 판촉을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모두 사설 대부업체에서 나온 따끈한 자료로 ‘최근DB’(5일 이내 대출상담)와 ‘실시간DB’(1일 〃)가 있다.”고 말했다. 불법 대부업체의 대출상담 등이 외부로 실시간 유출돼 판매되는 것이다. ●1일 된 대출상담 정보는 200원 최근DB는 건당 100원, 실시간DB는 건당 200원을 제시했다. 최소 거래금액 5만원을 조건으로 달았다. 콜DB에 대출 희망금액 정보까지 더한 일명 완콜DB는 건당 1000원 이상을 받는 특급정보로 통했다. 때문에 ‘고객님은 500만원을 빌려줄 테니 연리 40%만 달라.’는 식의 맞춤형 텔레마케팅이 가능한 것이다. 같은 콜DB지만 10일 정도가 지난 정보는 세일가에 팔았다. 저축은행·캐피털사에서 빼낸 정보는 건당 80원, 사설 대부업체 정보는 60원에 거래됐다. “오래된 자료일지 모르니 샘플을 달라.”고 요구하자 브로커는 난감한 듯 머뭇거렸다. 브로커는 “대출업체 사이트에서 우리가 직접 빼낸 자료”라면서 “일단 5만원부터 거래해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런 뒤 “잔머리 쓰지 맙시다.”라고 대꾸한 뒤 “대신 단골이 되면 10%까지 할인도 가능하다.”고 했다. ●“KT 1000개에 15만원 달라” 최근 문제가 된 KT 가입자 정보를 문의하자 “1000개에 15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입자명, 가입일, 단말기기종 등 구체적인 정보도 붙어 있다고 했다. 샘플은 추출하는 시간이 걸려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차보험 만기자·의사 등 다양 브로커는 이 밖에 도박사이트 가입자, 자동차보험 만기 대상자, 성인물 이용자, 온라인 게임 이용자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었다. 브로커는 “가격이 문제지 한국인에 대한 정보는 얼마든지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조계종 원로회의, ‘종단 쇄신’ 종헌 개정안 거부 왜

    조계종 원로회의, ‘종단 쇄신’ 종헌 개정안 거부 왜

    ‘애정 어린 견제인가, 입지만 내세운 고집인가.’ 승려 도박 사태 이후 조계종이 집행부를 중심으로 강력히 추진해 온 쇄신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조계종 원로회의가 중앙종회에서 개정한 종헌 인준을 거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불교계 안팎에선 조계종단 쇄신 움직임이 원점으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종정 자격 예전보다 완화 안 된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0차 원로회의. 이날 원로들은 종헌 개정과 관련해 “종정의 자격이 예전보다 완화되면 원로 의원보다 연배가 낮아질 수 있다.” 등의 이유를 들어 종헌 개정 반대 입장을 밝힌 채 다음 종회에서 다시 논의하라며 안건을 부결했다. 이날 원로들이 부결한 종헌 개정은 지난 6월 제190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종전 각종 위원회 위원과 선출직의 자격을 세납과 법납으로 규정했던 것을 법납으로만 규정토록 한 게 골자다. 종단 쇄신을 위한 종법 개정을 위해 종헌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의한 것이다. 원로회의의 종헌 개정안 부결로 제190회 임시회를 통과한 개정 종헌은 자동 폐기됐다. 그에 따라 종헌 개정을 전제로 개정된 관련 종법들도 종회에서 재논의가 불가피해졌다. 종단 쇄신 계획에 따라 중앙종회가 발의해 제정한 ‘선거법’도 보류가 불가피한 형국이다. ‘선거법’은 선거공영제와 선거중립 등을 담아 종단 쇄신 계획을 제도화한 드문 사례로 인식됐었다. 원로회의가 종헌 개정안을 부결하자 조계종 집행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총무원 관계자는 “집행부가 잇따라 마련한 쇄신안이 개혁적일 만큼 강도가 높아 실제 적용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원로들이 결정적으로 종헌 개정을 막고 나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신도들도 찬반 나뉘어 연일 설전 교계지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신도들이 찬반으로 나뉘어 연일 설전을 이어 가고 있다. 원로들의 입장에 동의하는 쪽은 대체로 “집행부와 중앙종회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원로들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조치”라고 편들고 있다. 특히 집행부가 쇄신에 나서기에 앞서 뼈저린 자성부터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 적지않다. 그에 비해 반대 측은 “실추된 종단의 위상과 승풍을 다시 세우려는 범종단 차원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는 최고 웃어른답지 못하다.”며 성토 일색이다. “원로들이 종단 위기 때마다 무엇을 했느냐.”는 비난도 적지 않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원로회의는 10인의 원로 의원으로 소위원회를 구성, 27일 첫 회의를 열고 ‘종헌 개정안’을 다시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웃어른들 종단쇄신 견인차 역할 기대 원로회의에서 부결된 ‘종헌’ 개정안에 대한 원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중앙종회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원로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도 사실상 종헌 개정은 물 건너 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앙종회가 ‘종헌’을 개정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결국 원로들이 낸 절충안으로 낙착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일부 원로 스님들이 승려 도박 사태이후 진행된 조계종단의 쇄신 조치를 흔쾌히 인정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범종단 차원의 쇄신 노력에 종단 최고 웃어른들이 진정성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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