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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억대 피라미드형 도박사이트 적발

    부산 북부경찰서는 22일 중국에 본사와 서버를 두고 국내에서 100억원대의 피라미드형 기업식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혐의(도박장 개장)로 운영자 장모(23)씨를 구속하고 공범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사이버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로 박모(38)씨 등 15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부천의 모 오피스텔에 국내 관리본부를 두고 수원, 광주, 울산 등 10개 지역에 총판을 개설한 뒤 500여개의 가맹점을 가입시켜 108억원 규모의 인터넷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다단계 판매회사처럼 모집한 회원 숫자만큼 인터넷 도박 수수료를 떼어 분배하는 수법으로 3만여명의 회원을 끌어 모았으며 6개월간 수수료 명목으로 13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올렸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골프·도박·성매매 ‘패키지 원정’ 사기극

    골프·도박·성매매 ‘패키지 원정’ 사기극

    골프를 미끼로 사기도박과 성매매를 하게 한 뒤 돈을 뜯어낸 국내 최대 규모의 ‘중국 원정형 사기도박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내 유명 골프클럽을 돌며 재력가들에게 접근해 중국으로 골프를 치러 가자고 유인한 뒤 현지 불법 도박장으로 유인해 1인당 수억원을 갈취하고 성매매를 알선하는 수법이다. 골프-도박-성매매를 한데 묶은 패키지 원정 상품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2007년 5월부터 리베라·대명 등 국내 유명 골프클럽을 돌아다니며 재력가에게 접근해 중국으로 놀러 가자고 꾀어낸 뒤 사기도박·성매매를 알선해 수십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김모(74·총책)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홍모(61·바람잡이)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나머지 공범 권모(56·해병대 수사관 퇴직)씨 등 8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의 강남·영등포 지역과 중국 등 양국에 거점을 마련하고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했다. 국내에는 총책(우두머리) 밑에 모집책·바람잡이(남자)·인출책·자금세탁책을 두고, 중국에는 바람잡이(미모의 여인·2인1조)·섭외책·가이드·봉고차 운전기사·호텔 내 사설 도박장 관리자·룸살롱 운영자·공안 브로커 등을 두며 활동했다. 김포의 부동산 재벌인 이모(74)씨는 이들에게 속아 13억여원을 뜯긴 케이스다. 이씨는 2007년 5월 김포의 시사이드 골프클럽에서 총책인 김씨를 만나 내기 골프를 쳐 세번 계속 이겼다. 함께 친 홍씨(바람잡이)가 중국 원정골프를 제안해 흔쾌히 승낙했다. 그해 8월 중국 산둥성(山東)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미모의 여인 배모(44)·이모(57)씨를 식당에서 만나 동석했다. 이씨는 배씨 권유로 호텔 객실 내 사설도박장에 간 뒤 배씨가 권한 음료수를 마시고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도박을 하다 8억여원을 잃었다. 이씨는 이튿날 홍씨의 주선으로 룸살롱에 갔다가 2차(성매매)에 나간 뒤 모텔에서 공안에 검거됐다. 공안은 미성년자 강간범으로 이씨를 체포해 유치장에 가뒀다. 경찰서를 찾은 김씨가 “5억원이면 풀려난다.”고 하자 이씨는 곧장 송금했다. 김모(55)·안모(48·건설사 사장)씨도 같은 수법으로 각각 6억여원과 4억여원을 빼앗겼다. 경찰은 지난해 8월, 일당 중 강남지역 총책 이모(66)씨 등 2명을 검거했다. 이번에 붙잡은 범인들은 영등포 지역 총책과 조직원들이다. 경찰은 “서울에서 활동하는 조직들이 많다. 총책 등 주범만 50여명에 달하고, 국내·외에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하부 조직원들은 더 많을 것”이라면서 “규모로는 국내 최대의 사기 조직”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검거된 강남의 이씨 조직이 40여차례, 이번에 적발된 김씨 조직이 38차례, 또 다른 조직이 30여차례 중국을 왕래한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피해자가 수백명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승훈 박성국기자 hunnam@seoul.co.kr
  • 다국적 도박회사 국내 침투

    영국의 프로축구팀을 후원하고 있는 유명 도박업체의 자회사가 국내에서 판돈 수백억원대 규모의 사이버 도박장을 개설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인터넷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로 다국적 사이버 도박업체인 ‘맨션88’ 직원 김모(26)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조모(35)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2007년 12월부터 1년간 마카오에 있는 해외 서버를 이용해 필리핀 카지노에서 벌어지는 바카라, 룰렛 등의 도박판을 생중계하고 300억원의 판돈 중 40억원을 ‘딜러비’ 명목으로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토트넘 홋스퍼’의 스폰서로 알려진 다국적 도박회사 ‘맨션’의 자회사 ‘맨션88’로부터 13개의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빌려 한국지사를 설립한 뒤 도박 사이트 주소와 대포폰 번호 등이 담긴 스팸 광고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발송해 회원을 모집했으며, 도박 대금도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 등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용산구 이태원동 등지의 빌라와 원룸을 임대해 2~3개월마다 사무실을 옮기며 경찰의 단속을 피해왔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회원 2700명 가운데 5000만원 이상의 고액 도박을 한 김모(28)씨 등 70여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서울대 출신 타짜 특수렌즈 끼고 사기도박

    서울 강남경찰서는 6일 사업가, 동창생 등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수억원을 가로챈 조모(46·무직)씨 등 3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조씨 등은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을 빌려 피해자 손모(45)씨 등 3명과 변형된 포커 게임인 ‘하이로’라는 도박을 했다. 조씨 등은 카드 뒷면에 형광물질로 일정 기호를 표시한 뒤 이를 식별할 수 있는 특수 렌즈를 눈에 끼고 도박을 해 4차례에 걸쳐 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조씨는 컴퓨터부품회사를 운영하다 2006년 부도가 나자 도박에 빠졌고, 도박장에서 알게 된 이들과 범행 공모 뒤 학벌 등을 내세워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프로야구 오상민씨 상습도박 혐의 검거

    프로야구 선수가 포함된 9명의 상습도박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21일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프로야구선수 오상민(34·LG트윈스)씨 등 5명과 속칭 ‘꽁짓돈 (도박장에서 빌려주는 판돈)’을 대준 이모(37) 씨 등 3명을 상습도박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도박장을 운영하며 도박 빚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씨를 협박한 김모(38·가스판매업)씨를 공갈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오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대구 서구 이현동 김씨의 가스판매점 사무실에서 한 판에 50만~300만원의 판돈을 걸고 카드게임의 일종인 속칭 ‘바둑이’ 도박을 60여차례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투전에 미친 사람들

    국어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지만,‘돈주정’이란 말이 있다.19세기의 가사 작품 중 ‘우부가’란 작품이 있는데, 말 그대로 ‘어리석은 사내들에 대한 노래’란 뜻이다. 세 사람의 어리석은 사내가 등장하는데, 첫 번째 주인공의 이름은 개똥이다. 개똥이가 하는 일이란 것이 무엇이냐 하면, 돈주정이다. 돈을 쓸데없는 곳에 마구 써대는 것이 바로 돈주정이다. 돈주정을 하는 방법으로 가장 확실한 것은 도박에 미치는 것이다. 개똥이 역시 ‘주색잡기’로 돈주정을 하다가 패가망신한다(잡기는 원래 놀음이란 뜻이다). 도박, 곧 놀음은 돈이나 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것이다. 그런데 이 승부를 겨루는 방식은 다양할 수 있다. 하다못해 가위바위보로도 수억 원의 재산을 걸고 도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도박에는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곧 ‘우연’이다. 나에게 좋은 패가 들지, 상대에게 좋은 패가 들지는 완전히 우연에 속한다. 우연이 나에게 워낙 좋은 패를 주면 승부는 거저 난 것이다. 나에게도 결정적인 패가 올 것도 같은 우연에 대한 기대감, 자기의 패를 운용하는 실력을 믿고 도박꾼은 도박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도박계의 으뜸 종목은 투전 도박의 방식은 무한하지만, 그래도 가장 스릴 넘치는 종목은 따로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역시 화투로 치는 고스톱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는?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조선후기에 가장 유행하던 도박 여섯 가지를 꼽고 있다. 바둑 장기 쌍륙 투전 골패 윷놀이가 그것이다. 이 중 골패와 투전은 도박성이 매우 강하여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 중 더 강력한 것을 가려내라면 역시 투전이다. 투전은 조선 후기 가장 널리 유행했던 도박계의 으뜸 종목이었던 것이다. 이런 까닭에 투전판을 그린 풍속화는 여럿 남아 있다. 여기서는 성협의 ‘투전판’(그림1)과 김득신의 ‘투전판’(그림2)을 보겠다. 그림(1)은 투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판이다. 등잔불 왼쪽에 앉은 사내는 투전 쪽을 들어 내리치고 있다. 요즘 화투판에서 화투를 세게 내려치는 것과 같은 포즈다. 이 사내 아래쪽에 있는 두 사내 중 한 사내는 등만 보이지만, 오른쪽의 사내는 투전을 부챗살처럼 펴서 족보를 따지고 있는 참이다. 표범가죽으로 배자를 해 입은 그 오른쪽의 사내는 등이라도 긁는지 오른손을 뒤집고 있고, 그 위의 사내는 패가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는지, 아니면 좋은 패라서 여유를 부리는 것인지 패를 바닥에 엎어 놓고 등잔에 담뱃불을 댕기고 있다. 그림 맨 왼쪽에는 밤새도록 한 놀음에 지친 사내가 이불에 기대어 선잠을 자고 있다. 요즘의 놀음판과 다를 게 전혀 없다. 그림(2)에서도 투전이 한창이다. 망건을 쓴 점잖은 양반들이 돈주머니를 차고 투전 쪽을 부챗살처럼 펼쳐 들고 족보를 맞추는 중이다. 안경을 쓴 사내는 자신이 갖고 있던 투전 쪽 하나를 내밀고 있고, 오른쪽의 바깥의 사내는 패가 별로 좋지 않았는지 두 손으로 투전 쪽을 뭉쳐 쥐고 있다. 이 사내의 오른쪽에 놓인 요강과 타구, 그리고 위쪽의 술상은 오로지 투전에 몰입하기 위해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이다. 18세기의 시인 강이천은 서울의 풍물을 노래한 ‘한경사(漢京詞)’에서 투전하는 장면을 이렇게 그리고 있다.“길게 마른 종이에 꽃 모양 흘려 그리고/ 둘러친 장막 속에서 밤도 낮도 없구나/ 판맛을 거듭 보자 어느 새 고수되어/ 한 마디 말도 없이 천금을 던지누나.”(板長裁花樣,深圍屛幕沒朝昏,賭來多局成高手,擲盡千金無一言) 어떤가. 위의 그림과 꼭 같지 않은가. 그럼, 이 투전은 언제 생긴 것인가. 투전은 숙종 연간에 역관 장현이 베이징에서 구입해 왔다고 한다. 원래 120장인데, 이것을 줄여서 80장(혹은 60장)이 된 것이다. 투전을 노는 방식은 현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투전에 대해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지금 나이가 어지간히 든 사람들은 화투로 하는 ‘짓고땡’이나 ‘섰다’라는 도박을 알 것이다. 화투패 5장을 나누어 주면,10이나 20의 숫자를 먼저 짓고 나머지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짓고땡’이고, 짓는 것이 귀찮다 하여 처음부터 두 장을 가지고 족보와 끗수를 겨루는 것이 ‘섰다’다. 투전으로 하는 놀음 중에 ‘짓고땡’과 ‘섰다’의 족보가 있었던 것이다. 예컨대 ‘갑오’니 ‘장땡’이니 하는 족보 역시 모두 투전에서 유래한 것이다. 더 간단하고 쉽게 줄이면 80장의 종이쪽으로 ‘짓고땡’과 ‘섰다’를 하는 것이 투전이라고 알면 되겠다. ●‘타짜´의 원조는 우의정 지낸 원인손 숙종 연간에 수입된 투전은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조정의 높은 양반네들부터 시정의 왈자 패거리까지 모두 투전에 골몰하였다. 지금 노름판의 고수를 ‘타짜’라고 하는데, 원래 투전판의 고수를 ‘타자’라고 한 데서 유래한 말이다. 이 타자로서 지금도 이름을 전하고 있는 양반 한 사람이 있다. 영조의 총애를 받아 우의정 벼슬까지 지낸 원인손이 바로 그 사람이다. 원인손은 젊은 날 투전에 빠져 아버지 원경하의 속을 어지간히 썩였다. 출입을 못하게 하자 집으로 친구를 몰래 불러 투전판을 벌일 정도였다. 하루는 원경하가 얼마나 잘 하는가 보려고 투전 쪽 80장을 한 번 보여준 뒤 섞어서 엎어 놓고 맞추어 보라고 하자, 원인손은 하나하나 뒤집으면서 모두 알아맞힌다. 원경하는 그 모습을 보고는 하늘이 낸 재주라면서 아들의 투전질을 금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쨌거나 타자 원인손은 우의정까지 지냈으니 투전이 사람을 아주 망치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점잖은 양반들까지 투전에 미칠 정도였으니, 투전이 어지간히 유행했던 모양이다. 투전 때문에 집안의 재산을 거덜 내는 자가 속출하였고, 투전 빚에 몰려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관청에서 빌린 돈은 떼어먹을 수 있지만 투전 빚은 갚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박장을 열어 판돈을 뜯어 먹고 사는 축도 생겼고, 요즘처럼 사기도박을 벌이는 자들도 있었다. 조정에서는 포교를 풀어 투전판을 덮치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도박으로 재산 탕진·가정 파탄 속출 도박꾼의 공통적 특징은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투전에 미친 사람이 어떤 지경이 되는지 18세기 문인 윤기의 ‘투전꾼’이란 한시를 통해서 살펴보자. 이 시의 주인공 투전꾼은 시골 촌사람이다. 밤낮 꾼들을 불러 투전에 골몰하다가 재산을 들어먹는다. 집에 있는 물건을 잡혀 먹은 지는 오래고, 아는 사람마다 찾아다니며 돈을 꾼다. 노름꾼의 아내는 남편을 붙잡고 울부짖는다.“투전이란 게 웬 놈의 물건이라, 내 속을 이렇게 끓인단 말요. 도둑놈처럼 내 치마를 벗겨가고 솥까지 팔아먹었지. 그때부터 연사흘을 굶었는데, 한 번 가더니 다시는 안돌아왔소. 밤중에 혼자 빈 방에서 한숨만 쉬는데, 어린 것들은 울면서 잠도 못잤더랬소.” 노름에 미친 사내가 아내의 말을 들을 리 없다. 방영웅의 ‘분례기’에서 똥례의 남편인 애꾸눈 도박꾼 영철이 어디 마누라 똥례의 말을 귓등으로나 듣던가. 사내는 마누라 말을 듣더니, 도로 눈을 부릅뜨고 소리를 버럭 지른다.“만사 내가 좋은 대로 할 뿐이지, 누가 내 예전 허물을 따진단 말이야. 재물이란 건 있다가도 없는 것, 저 밝은 달도 찼다가 이지러졌다 하지 않나! 내 나이 이미 어른이니, 어찌 여편네 말을 듣고 뉘우칠 리가 있나. 내 부모도 말리지 못했고, 관청도 어쩌지 못했거늘. 여편네란 잔소리를 좋아하는 법, 내 주먹맛을 어디 한 번 볼 테냐. 살고 죽는 건 네 하기에 달렸다. 나는 놀면서 내 평생을 마칠 테야.” 아아, 노름꾼의 이 도저한 깨달음, 그래 재물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 하지만 이 깨달음이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파괴하니, 문제가 아닌가. 이 말을 마치고 노름꾼은 항아리를 걷어차고 의기양양 튀어나갔다. 투전은 조선후기 사회의 어두운 풍경이었다. 지금이라 해서 노름이 없을 것인가. 가끔 신문에 보도되는 사기도박이야 아예 괘념할 것도 못된다.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패가망신한 사람이 줄을 이어도 크게 걱정할 바 아니다. 그보다 더 거대한 도박판이 있지 않은가. 부동산이며 증권이며 펀드라 하는,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자, 아니 보다 정확한 표현으로는 투기야말로 인간을 타락하게 하는 거대한 도박판이 아니겠는가?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5000억대 사이버 ‘도박’ 내국인만 수만명 ‘쪽박’

    5000억대 사이버 ‘도박’ 내국인만 수만명 ‘쪽박’

    인터넷으로 카지노 카드게임의 일종인 바카라 도박 게임을 중계,1년6개월 만에 무려 10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린 조직이 법정에 서게 됐다. 이들은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외제차와 고급 아파트를 사는 등 호화생활을 누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김주선)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통해 바카라 게임을 생중계, 접속자들로부터 5000여억원을 도박자금으로 받은 이모(35)씨 등 4명을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해외로 달아난 일당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CNN방송 바탕화면에 틀어 생중계 강조 이씨 등은 인터넷을 통한 바카라게임 제공 서비스가 허용되는 필리핀에서 현지인 명의로 업체를 만들어 생중계권을 따낸 뒤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게임을 중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도박이 직접 이뤄지는 ‘본사’와 이를 중계하는 ‘영업사이트’ 9개, 각 영업사이트에 소속돼 스팸메일·문자 등을 발송해 사이트를 홍보하는 ‘영업파트너’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접속자들이 생중계라는 사실을 믿을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동시방송되는 CNN 채널을 틀어놓기도 했다. 화면을 보면서 ‘뱅커’와 ‘플레이어’ 가운데 한 명에게 돈을 걸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에는 수만명이 참여했으며, 이씨 등은 이를 통해 하루에만 3억원 안팎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에 1억 2000만원을 건 참여자도 있었다. 검찰은 상습도박 혐의가 있는 참여자는 추후 수사를 통해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씨 등은 차명계좌를 수시로 바꿔 가며 도박자금을 입금받았으며, 도박자금으로 들어온 5000여억원의 20%인 1000여억원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수익금 가운데 41억원을 차명계좌로 이체했다가 다시 현금으로 인출한 뒤 가족 명의 계좌 55개에 입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세탁, 은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당들 외제차에 고급빌라 초호화 생활 검찰이 환수한 수익은 123억 2000만원에 이른다. 이들은 이 돈을 강남 대치동·논현동 등의 고급빌라와 외제차 등을 사는 데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근거지에서 압수된 현금만 15억 7000만원이었다. 주범인 이씨는 주로 필리핀에서 지내다 가끔씩 수익금 관리를 위해 입국할 때면 부산 해운대 동백섬이 내려다보이는 80평짜리 아파트를 5억 3000만원에 빌려 휴식을 취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한편 검찰은 ‘바카라 조직’과는 별개로 2006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일본과 태국 푸껫 등에 서버를 두고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포카, 바둑이 등을 진행, 접속자들이 직접 참여하게 하는 방법으로 도박장을 열고 딜러비 명목으로 800억여원을 챙긴 윤모(40)씨를 구속기소하고, 해외로 달아난 일당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범죄 수익으로 산 117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 접속자들은 모두 내국인으로 경제 활성화에 쓰일 수도 있는 자산 수천억원이 국외로 유출되는 등 피해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예슬, 촬영장 깜짝 생일파티에 ‘눈물 글썽’

    한예슬, 촬영장 깜짝 생일파티에 ‘눈물 글썽’

    SBS 월화 드라마 ‘타짜’(극본 설준석 ㆍ연출 강신효)에 주인공 광숙 역으로 출연중인 탤런트 한예슬이 촬영장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9일 한예슬의 26번째 생일을 맞아 팬클럽 회원 100여명이 인천항 근처의 야외 촬영장을 찾아와 ‘깜짝 파티’로 생일을 축하해 준 것. 한예슬은 이날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바쁜 촬영 일정에 쫓겨 미역국은 커녕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새벽부터 촬영에 임했는데, 팬들이 촬영장소를 수소문해서 찾아와 노래를 불러주고 생일 선물을 전달하자 감격해 말문을 잇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촬영 장소는 도박꾼들이 모여서 화투를 치는 속칭 ‘하우스’였다. 도박장에서 화투패를 돌리다가 졸지에 생일파티를 열게 된 한예슬은 “도박장에서 생일파티를 벌인 연예인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며 “멋진 연기로 팬들의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의 촬영 장소는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인데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팬들의 정성에 감동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이날 촬영이 끝난 뒤 연출자 강신효 PD를 비롯한 제작진과 동료 연기자들은 따로 모여 한예슬의 생일을 축하하며 ‘타짜’의 대박 행진을 기원했다. 한편 지난 16일 처음 전파를 탄 ‘타짜’의 2,3회는 22,23일에 각각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기고] 도박중독자 치유 사회가 나서야/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도박 중독이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를 파괴하는 것과 동시에 재정 상태의 파탄을 인식하지 못하고 도박에 몰입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국내 사행산업의 총 매출액은 약 15조원으로 GDP(9920억달러) 대비 1.4% 수준이며 총 이용고객은 복권을 제외하고 연간 약 3700만명이다. 국민들의 도박 경험률은 67%로 외국에 비해 낮은 편이나 1인당 평균 베팅액은 경마 30만원, 카지노 295만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과거엔 중독환자 대부분이 중장년층이었는데 최근 20∼30대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도박산업의 확산은 국민소득 증가와 주 5일 근무제 등으로 레저욕구가 증대되면서 사행산업 전반에 대한 수요의 증가, 사회병리적인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확산 배경은 정부 각 부처가 조세수입 확충 및 기금조성을 위해 사행산업의 합법화 내지 확산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자치단체도 안정적인 세수확보와 고용확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각종 사행산업을 유치하는 데 있다. 사람들의 삶에는 수많은 도박이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중독이지 도박 자체는 아니다. 현재 국내의 도박 중독자는 320만명에 이른다. 마작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종업원과 주인이 마작을 하다가 가게의 주인이 뒤바뀌는 경우도 많다는 우스갯소리는 도박의 폐해를 대변해 준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테너플라이의 세 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은 재미교포였다. 그는 빌린 돈을 도박장에서 날린 뒤 친구로부터 갚을 것을 종용받자 살인을 저질렀다. 검거 당시에도 범인은 딜러가 건네주는 카드를 쳐다보며 도박을 하다가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지노에서 체포됐다. 그의 도박이 낳은 결과는 스스로의 운명을 파멸로 이끈 것은 물론 죄없는 사람을 세 명이나 죽게 만든 것이다. 도박에 중독되면 자기 조절 능력을 상실할 뿐 아니라 죄책감도 사라지고, 오직 도박의 환상에 빠져 살게 된다. 도박 중독은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있다.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중독의 경우 주변 사람이 쉽게 발견할 수 있어 치료도 빨리 할 수 있다. 하지만 도박 중독은 도박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불거져야만 문제가 드러난다. 그런 과정에서 가정폭력이 수반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결국 가정해체와 같은 사회적 손실로 이어진다. 정신의학에서는 도박 중독을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인 뇌질환으로 보며, 심할 경우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가정과 사회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병적 도박의 근절과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사회적으로는 도박 중독자가 게임 수준에서 도박을 끝낼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사회적 안전망과 감시망을 강화하고 사회문제가 되는 도박에 대한 예방과 치료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처럼 재활과 사회복귀를 돕는 기구를 보다 많이 설립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도박 중독자들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출범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효과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기대한다. 사행산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중독자의 예방 및 치유활성화뿐만 아니라 건전한 여가와 레저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신뢰성 있는 기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도박중독의 문제는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그러므로 본인·가족·사회가 일체화해 안전하고 책임있는 레저 문화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공동의 노력이 요구된다. 김경우 을지대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포커 한 판 40만원… 도심 ‘트럼프방’ 기승

    포커 한 판 40만원… 도심 ‘트럼프방’ 기승

    2년 전 전국에 사행성 성인오락게임인 바다이야기 광풍이 불어닥친 뒤 잠잠해지는 듯했던 사행성 게임이 올여름 전국을 달구고 있다. 전국 주요 도시에서 사행성을 조장하는 ‘트럼프방’이 도심과 변두리 가릴 것 없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바다이야기처럼 트럼프 게임으로 재산을 날리는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고시촌·중소도시까지 ‘우후죽순´ 23일 서울신문이 취재한 결과 서울 종로와 강남 등 번화가뿐만 아니라 연신내, 고시생이 밀집해 있는 신림동 등 서울 주변 지역에서 트럼프방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대구, 인천, 부천, 시흥 등 전국 각지에서도 지난 6월 이후 트럼프방이 들어서면서 성업 중이다. 도심 곳곳에서는 안내 전단지가 뿌려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트럼프방에서 만난 이모(31)씨는 “트럼프방에서 1시간 만에 30만원을 잃었다.”면서 “한 번만 승리하면 잃은 돈을 회복할 수 있다.”며 근처 현금인출기로 향했다. 역시 큰돈을 잃었다는 박모(43)씨는 “제 정신 가지고 도박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면서 “바다이야기처럼 조만간 텍사스 홀덤 때문에 패가망신하는 사람들이 꽤나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음료 1만원에 칩 끼워팔아 트럼프의 주종목은 포커의 일종인 ‘텍사스 홀덤’이다. 많게는 10명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이 게임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5포커나 7포커와 달리, 참가자는 두 장의 카드만 받고 딜러가 순차적으로 나눠 주는 다섯 장의 카드를 갖고 진행된다. 딜러가 카드를 한장씩 나눠 줄 때마다 베팅이 가능하고, 카드가 공개될 때마다 판세가 뒤집어지기 때문에 스릴이 높고, 중독성도 강하다는 게 게임을 하는 사람들의 얘기다. 게임에 참여하려면 한명당 2만∼5만원어치의 ‘칩 포인트’를 사야 하고 8명이 게임에 참가할 경우 한 게임당 판돈은 16만∼40만원이 된다. 트럼프방에서는 입장료로 1인당 3000원을 받고, 판돈의 10∼30%를 딜러비 명목으로 챙긴다. 한 게임에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고수들만 모인 ‘큰 판’이 벌어지기도 하는데,1등 100만원,5등 20만원의 상금을 주는 이벤트도 열린다. ●단속 법규없어 제2바다이야기 우려 트럼프방은 사실상 도박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법망을 피하면서 경찰의 단속을 따돌리고 있다. 현금화할 수 있는 칩을 제공·판매하면 사행성 행위에 해당되지만 트럼프방은 자판기에서 1만원을 내고 음료수를 사면 종업원이 포인트 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금이 오가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트럼프방은 단속대상이 아니고, 세무서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다. 짧은 기간에 전국에 생겨나고 있는 까닭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이 오가는 정황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하기 어렵다.”면서 “현실을 반영한 단속법규의 정비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박중원씨 100억대 횡령 의혹

    재벌가 2·3세의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8일 두산가(家) 4세이자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 박중원(41·성지건설 부사장)씨의 자택과 박씨가 대표를 맡았던 ㈜뉴월코프, 이 회사 관계사인 가남오앤시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각종 회계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의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와 관련된 횡령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4월 도박장 개장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인천지검 부천지청에서 구속기소된 사채업자 최모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박씨에게 100억여원을 빌려준 사실을 확인했다.검찰은 박씨가 회사 돈 100억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가 감사를 받게 되자 횡령액을 메우기 위해 최씨에게 돈을 빌린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박씨가 뉴월코프 경영권을 인수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전후로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에 관여한 정황을 일부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조만간 박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박씨는 1995년 두산상사에 입사해 두산건설 경영지원본부 상무로 일했지만 2005년 7월 ‘두산가 형제의 난’으로 아버지와 함께 두산가에서 영구 제명을 당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주한미군 슬롯머신 고수익 불법도박 한국인이 주고객?

    주한 미군이 운영하는 슬롯머신 1대에서 나오는 수익이 유럽지역 미군 슬롯머신 대당 수익의 3배가 넘는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지난달 31일자로 이같이 보도한 미군 전문지 성조지(紙)는 영내 도박장에서 한국인이 불법 도박을 하는 방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해 동안 주한 미 육군이 운영한 슬롯머신 927대는 대당 7만 9000여 달러씩 7350만 달러를 벌었고, 같은 기간 유럽지역에서는 대당 2만 4000여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주한미군 공보부실장인 웨인 페리 중령은 “영내 도박장 내 불시 검문검색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정을 2주 안에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도난수표 확인 까탈 자영업자는 ‘울화통’

    최근 신한 등 시중은행에서 수표 도난사고가 잇따르면서 은행들은 수표를 거래하기 전에 콜센터 등을 통해 수표 확인 작업을 거치도록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확인과정 자체가 복잡한 데다 상당한 시간이 걸려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 또한 일부 도난수표들은 서울 을지로 어음할인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된 뒤, 불법 도박장 등에서 사용되고 있어 잃어버린 건 은행이지만 애꿎은 영세 자영업자들과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불친절’한 은행 수표확인 시스템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자영업자들이 도난·위조 수표를 받았을 때 은행의 콜센터나 자동응답서비스(ARS) 등을 통해 정당하게 발행된 수표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거의 전액을 돌려주고 있다. 수표 사용자의 신분증을 확인, 수표에 기재해야 하는 의무도 요구한다.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보상을 거의 못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발행 수표 뒷면에 콜센터와 ARS 번호, 그리고 수표 발행 지점 전화번호 등을 기재하고 있다. 지점 영업시간이 지나면 콜센터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따로 수표확인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수표에 명시된 콜센터로 전화하면 일반 콜센터로 연결된다. 여기서 수표 확인을 하려면 서너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의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수표번호 등까지 일일이 입력했을 때 아무리 빨라도 2,3분은 족히 걸린다. 자영업자 이민섭(34·서울 송파구 가락동)씨는 “계산대 앞에 서서 끈기 있게 수표 확인 과정을 기다려 물건을 사는 손님은 거의 없는 데다 현금처럼 사용되는 10만원권을 일일이 확인하는 자영업자도 드물다.”면서 “은행이 수표를 도난당한 피해를 자영업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콜센터 시스템 변경 등을 통해 수표확인 전용 번호를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업자들 수표 세탁 뒤 도박장 등에 공급”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금융권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도난 수표들이 지하 시장에서 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음 할인시장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 을지로통에는 ‘어음을 할인합니다’ 등의 간판을 내건 소규모 가게들이 많다.”면서 “이곳에서는 가계수표 등 정상적인 유가증권을 할인해서 매매하는 것뿐 아니라 상당수의 도난·위조 수표도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자들은 10억원짜리 수표를 1억,2억원 정도로 사들인 뒤 세탁 과정을 거쳐 사설 도박장 등 지하경제로 흘려보낸다.”면서 “형사 처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익이 보장되는 만큼, 여전히 유사한 금융범죄가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6년 전 S은행 직원이 금액을 표시하는 도장과 수표책을 들고 사라지는 등 수표 도난·위조 사건이 종종 발생하지만 대부분 은행들은 쉬쉬하고 넘어가는 편”이라면서 “특히 10만원권 등 소액 수표들은 1,2년 넘게 돌다가 결국 최종 보유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라고 덧붙였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현실·가상 혼돈시대 온다”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다. 현실에서 이뤄지는 것보다 훨씬 빨리 의사가 될 수도 있고, 변호사가 될 수도 있다. 평소 갖고 싶던 차를 타고 질주할 수도 있고, 비행기도 탈 수 있다. 회사를 가는 것도, 사업을 하는 것도 마음대로다. 벌어들인 돈은 현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모니터 앞에, 앉아 컴퓨터의 전원을 키는 것만으로 가능한 정보통신(IT)이 만들어낸 세계다. ●인구 1000만명의 새로운 세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기업 ‘린든 랩’이 2003년 첫 선을 보인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는 이름부터 ‘두 번째 인생’이다. 현재 가상공간인 세컨드라이프에 사는 사람은 전세계적으로 무려 1000만명에 이르고, 갈수록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초 세컨드라이프 거주자는 고작 10만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말 정식서비스가 개시된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수십만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무료로 가입한 뒤 분신인 아바타를 만들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회사를 다니는 것은 물론, 장사를 할 수도 있고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린든 랩은 그들이 창조한 세계를 현실 세계를 나타내는 ‘유니버스(universe)’라는 말 대신 ‘가공·추상’이라는 접두사를 붙여 ‘메타버스(metaverse)’라고 부른다. 세컨드라이프가 ‘리니지’ 또는 ‘뮤’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과 다른 점은 ‘현실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게임이 가상 공간 속에서 마법사나 전사, 성직자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내세웠다면 세컨드라이프는 철저하게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공간과 인물로 구성돼 있다. 사용자들은 판타지 세계에 빠져 들었다 깨어나는 공허함 대신, 새로운 인생을 가지고 현실의 꿈을 꾸게 되는 셈이다. 실제로 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는 “세컨드라이프에는 신이 존재한다. 그가 손을 대자 새로운 세상이 생겨났다. 그는 수백만 명에게 생명을 불어 넣었다.”며 세컨드라이프를 만든 필립 로즈데일을 창조주에 비유하기도 했다. ●사용자가 만드는 통제없는 세상 글로벌 기업들도 세컨드라이프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실과 비슷한 휴대전화 홍보공간을 마련했고, 자동차 회사들은 실존하는 차는 물론 차세대 컨셉트카도 판매한다. 세컨드라이프에서 쓰이는 돈 역시 게임 내에서만 쓸 수 있는 기존의 게임머니와는 다르다. 세컨드라이프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회사를 다녀 번 돈은 현금화가 가능하다. 화폐인 린든달러는 270대 1의 비율로 현실의 1달러와 같은 가치를 가지고 매일 100만 달러 규모의 경제활동이 이뤄진다. 세컨드라이프는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개인화 서비스나 유튜브 같은 사용자제작콘텐츠(UCC)에서 좀 더 발전해 사람들의 생활 자체를 뒤흔드는 킬러 콘텐츠다. 일각에서는 세컨드라이프의 등장을 ‘인터넷’의 등장과 비견될 만한 사건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사람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현실감은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상당부분 실현됐고, 실제 사용자들 중 일부는 세컨드라이프를 현실보다 더 믿는 현상도 보고되고 있다.‘사이버 섹스’가 가능하고, 수백개의 도박장이 개설돼 있으며 성희롱이나 절도 등의 범죄도 급속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도 세컨드라이프가 어느 수준까지 현실과 가까워질지 섣불리 예측하지 못한다. 몸에 장치를 부착하는 것만으로 촉각, 후각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가 시제품 단계에 접어든 점을 감안하면 세컨드라이프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는 시대가 곧 열릴 수도 있다. 실제로 전신마비 환자를 위해 뇌파를 이용해 세컨드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린든 랩측은 “세컨드라이프는 3차원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플랫폼”이라며 “회사는 세컨드라이프가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기술적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세컨드라이프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는지는 다른 문명의 이기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에 달렸다는 얘기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보일러 룸/우득정 논설위원

    “여러분도 여기서 3년만 일하면 백만장자가 된다. 그때까지는 친구도, 가족도 모두 잊어버려라.”27세의 젊은 사장은 주머니에서 최고급 승용차 페라리의 열쇠를 신입사원들이 앉아 있는 회의실 탁자 위로 던지며 백만장자의 꿈을 심어준다. 그제 영화전문 채널 CGV가 긴급 편성해 방영한 ‘보일러 룸’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바로 전날 검찰이 BBK주가조작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모자 김경준에게서 압수한 DVD라고해서 화제가 됐다.‘보일러 룸’은 전화로 주식거래를 중개하는 무허가 브로커조직을 의미한다. 미공개 정보라며 신약을 개발한 제약사 주식을 사면 3개월내 수익률 30∼40%의 대박을 터뜨린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한다. 다른 직원들은 투자 권유가 사실인 양 바람잡이를 한다. 주인공 세스 데이비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불법도박장을 운영할 정도로 이재에 밝다. 주식중개인이 돼서도 단연 발군이다. 김경준이 세스에게서 영감을 받아 주가조작의 기법을 배웠다는 검찰의 설명은 영화를 보면 충분히 납득이 간다. 김경준은 버려진 공사장에 전화 수십대만 갖다 놓은 영화속 유령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하고 세스역을 맡은 지오바니 리비시를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세스는 연방판사인 아버지까지 사기행각에 끌어들이려다 나중에 부자가 함께 곤경에 빠진다. 검찰의 설명에 따르면 김경준은 가족 모두가 한 패거리다. 세스는 늦은 밤 우연히 사무실에 들렀다가 주가조작 증거물 파기장면을 목격하고 유령회사의 실체까지 확인하게 된다. 훗날 JP모건과 같은 초일류회사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이 온갖 감언이설로 끌어들였던 투자자들이 사장의 돈벌이 사기극의 피해자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차에 FBI의 추적에 걸려들게 된 세스는 주가조작의 모든 증거 수집과 법정 증언을 조건으로 FBI와 흥정한다. 플리 바겐이다. 검찰이 플리 바겐을 제의했다는 김경준의 메모가 공개되면서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는 “검찰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품에 안겼다.”고 공격한다. 영화에는 세스의 참회가 있지만 김경준은 아직 진행형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열린세상] 불법과 초법의 차이/성석제 소설가

    거리의 교통 표지판에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말은 있어도 ‘탈법’,‘무법’ 주정차 금지는 없다. 불법, 탈법, 무법은 법을 어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불법에 비해 탈법은 조금 더 고의성을 가지고 위법을 저지른다는 의미가 있다. 탈법은 능동적인 법규 위반이 상습화된, 이를테면 무허가 도박장 같은 ‘탈선의 현장’으로 일컬어지는 곳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주정차 금지처럼 ‘금지’가 붙어서 ‘하지 말 것(부작위)’을 강조하는 곳에는 불법이 탈법보다 잘 어울린다. ‘없다’는 의미의 무(無)와 법이 결합하여 ‘무법천지’가 되면 아예 법이 없는 상태가 된다.‘무법자’는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이 무법천지라도 되는 양 법이 있든 없든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을 형용하는 말이다. 무법자의 행동이 무시가 아닌 무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간주되면 상대적으로 탈법보다는 약하게 처벌받는 게 보통이다. ‘불법 주정차 금지’라는 표지판은 불법적인 주정차가 많이, 자주 일어나는 위치에 세워지게 되어 있다. 오래된 상가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리의 편도 2차선 도로의 바깥 차선이 늘 불법 주정차한 차들로 채워져 있는 게 좋은 예이다. 불법 주정차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생업이다.‘먹고 살자니 주차장 찾아서 차 세우고 물건 내리고 할 시간도 없고 돈도 없어서’ 불법을 무릅쓰고 주정차하는 경우는 충분히 상정할 수 있다. 지난 시절에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불법적 관행이 있었다. 이를테면 ‘촌지’니 ‘전별금’이니 ‘떡값’ 같은 게 그런 것들이다.‘떡값’에는 못 끼지만 한 핏줄을 나눈 먼 친척지간인 ‘떡고물’도 있었고 ‘성의 표시’라는 말도 있었다. 다 큰 어른들이 ‘장학생’이 되어 ‘스폰서’에게서 용돈을 받기도 했다. 일을 매끄럽게 잘하는 데는 ‘기름칠’이 필요하고 빠르게 하는 데는 ‘급행료’가 드는 게 당연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관행이 달라졌다. 한 주체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사사롭게 주고받는 돈은 뇌물이며 범죄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떡값’과 ‘촌지’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주고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거기에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야 할까. 불법인가 탈법인가 무법인가. 혹시 자신들만은 예외라는 생각에 법을 자기 편한 대로 위반하는 초법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가. 법과 제도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고 그 그물이 성글어서 빠져나갈 구멍이 많던 시절에는 무법자가 많았다. 법에 걸리면 재수 없는 것이고 운수 나쁜 일일 뿐이었다. 이런 의식을 앞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데다 자수성가한 앞 세대의 부와 권력을 세습 받은 경우에는 준법 관념 자체가 희박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데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그게 틀렸다,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면 사실상 고정관념이 바뀌기는 어렵다. 당장의 불편과 장애를 없애는 데 상식에 따라 한 단계씩 진전을 이뤄나가는 게 아니라 돈과 인맥을 동원해서 빠르고 경제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죄를 처벌하는 데는 고의냐 과실이냐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법을 어기는 줄 모르고 어긴 사람들,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법을 어긴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 수위를 감경할 이유가 있다. 하지만 남들은 다 죄가 된다 해도 나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법을 어긴 이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의 초법적인 위법 행위는 특별한 잣대에 의해 특별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특별한 잣대는 실상 평범한 것이니 뭇사람의 입에서 근자 자주 오르내리는 법과 원칙이 그것이다. 성석제 소설가
  • 판사님 울린 11살 딸의 思父曲

    판사님 울린 11살 딸의 思父曲

    “판사님, 우리 아빠를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서울중앙지법에 고사리 손때가 묻은 편지 한 통이 최근 배달됐다. 삐뚤삐뚤한 글, 틀린 맞춤법, 여러 차례 지웠다 다시 쓴 자국의 이 편지는 도박개장 혐의로 기소돼 선고를 앞둔 김모씨의 11살난 딸이 보낸 편지였다. 김씨는 PC게임장(도박장)을 운영하다 한 차례 단속됐으나 투자금 때문에 계속 게임장을 운영하다 다시 단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였는데 초등학교 4학년생인 그의 딸은 고민하는 아빠의 모습을 지켜 보다가 편지를 쓰게 됐다면서 안타까운 사연을 4장의 편지지에 풀어 놨다. 김양은 “지난해 아빠와 엄마가 이혼해 지금은 아빠가 엄마를 대신해 밥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있는데, 아빠가 엄마를 꼭 찾아서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요즘은 눈물만 흘려요.”라고 운을 뗀 뒤 “오빠를 통해 ‘아빠가 큰 잘못을 저질러 판사님에게 재판을 받아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라면서 “판사님, 우리 아빠를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아빠가 잘못하지 않도록 제가 아빠 곁에서 지키겠어요.”라고 약속했다. 김양은 또 “우리 아빠는 동대문 시장에서 봉투 장수를 하며 우리들 공부도 가르치고…비가 오는 날 아빠를 찾아 시장에 갔었는데 아빠는 우산도 없이 봉투를 팔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었답니다.”라면서 가엾게 비친 아빠의 모습을 그리는가 하면 “이번 겨울 방학이 되면 아빠, 오빠와 함께 엄마를 찾아 친척집에 갈 생각에 잠 못들고 있어요. 친구들에게 엄마가 있다고 자랑하고,2학년때 아빠 엄마와 함께 놀러 갔던 롯데월드에 온 가족이 함께 갈 수 있도록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라는 소망까지 편지에 빼곡하게 담았다. 간절한 편지 때문인지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김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과 함께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 김양이 아빠와 함께 소망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베풀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하늘아래 처음본 스트립쇼

    하늘아래 처음본 스트립쇼

    내노라는 연예인 제치고 명성 떨치는 김(金)시스터즈 「뉴욕」에서 1주일 머무른 다음「시카고」「워싱턴」「샌프런시스코」에서 공연을 갖고 다시「라스베이거스」에 돌아왔다. 아침8시. 거리엔 강아지 한마리 없이 조용했다. 사막 한가운데 동그만이 서있는「라스베이거스」는 이런때 삭막한 느낌까지 주었다. 김「브러더즈」와의 약속이 있어 들렀지만 아침잠을 깨우기가 미안해서 도박장에 들어갔다. 24시간 개점하는 도박장에 들어가니 거리에서는 볼수없었던 사람들이 그 안에 가득차 있었다. 모두 충혈된 눈초리로 도박에 열중하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 재수나 한번볼까 하고「슬러트·머신」앞에 갔다. 공장처럼 가득 늘어선「슬러트·머신」, 이것도 미국적 양상의 하나. 1시간가량 하고나니 본전치기, 재수가 나쁜 편은 아닌듯. 김「브러더즈」집에 이른게 9시께였다. 사막길 끝에 늘어선 호화판 주택지였다. 이 동네에는 김「시스터즈」의 숙자(淑子)와 김「브러더즈」들이 각각 자기주택을 갖고 있다. 이러다가는 멀지않아서「김즈·빌리지」가 될판이다. 가던날이 장날이라고 김「시스터즈」는 숙자가 임신4개월이 되어서 출연을 못하고 있었다. 김「브러더즈」는 3일전에 공연이 끝나서 쉬고있는 중이었다. 그들의「쇼」무대를 못보게된게 큰 유감. 이곳의 많은 공연장들은 세계각국 각 연예인들의 경연장이 돼있다. 각국에서 모여든 유명 연예인들이 아래위 집에 자리잡고 손님 끌기에 바쁘다. 이런 치열한 경쟁속에서 김「시스터즈」김「브러더즈」의 명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구나 생각하니 같은 연예인으로서 어깨가 저절로 펴졌다. 섹스 영화쯤은 저리가라 관객참가 권하는 난장판 마침「유럽」순회공연을 마치고 온 유주용·윤복희의「코리언·키튼즈」의 공연이 있어서 가봤다. 김광수(金光洙)씨 가족과 송민영씨, 이노미씨등이 함께 몰려갔다. 유주용, 윤복희는 몹시 반가와하면서 당황하여 어쩔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들의「쇼」는 순수한「오리엔털·쇼」로 관객들의 박수가 장내를 메웠다.「라스베이거스」에는 이렇게 한국연예인들이 건재하고 있어 무척 흐뭇했다. 3일간 쉬는동안 나는 관객입장에서 여러 공연장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감히 상상할 수도 없게 화려하고 멋있는「쇼」들 이었다. 볼수록 감탄하는 한편 신경질이 났다. 이렇게 기업화하고 제작비를 무제한으로 쓴「쇼」를 할수있을까, 생각할수록 신경질이 났다. 일본서 좋다는「쇼」를 많이 봤지만「라스베이거스」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된다. 나오는「탤런트」도 가지각색. 감히 흉내도 낼수없는 재주들을 부리고 있었다. 생활여유가 있기때문에 미국사람들은 그들의 향락을 최대한으로 즐기려하는 것같다. 「쇼」공연도 가지 가지지만 술집에서 벌어지는「스트립」은 가관이었다. 갈데까지 다간 느낌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남녀가 무대에서 남녀의 성행위를 묘사하는 무용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다. 전라의「스트리퍼」가「플래시·라이트」까지 준비해 가지고 나와서 그것을 손님에게 주고 그것으로 자기 몸의 일부를 들여다 보라고도 한다. 「섹스」영화는 점잖은 편이다. 어떤 술집에서는 무대에서 남녀가 실제로 성행위의 실습을 구경시킨다. 한참 열을 올리다가 희망자는 나오라고 객석을 향해 소리쳤다. 올라와서 실연을 하라는 것이다. 참으로 알 수없는 행동들이다. 물론 무대에 뛰어올라가 참여하는 관객중에는「사꾸라」도 끼여있다는 소문. 광란(狂亂)의 쇼에 노인들은 야릇한 한숨짓고 이런 광적인 구경거리를 눈앞에 두고 한편 구석에서 푹푹 한숨만 쉬고 술잔을 기울이는 노인도 있다. 나이가 많아서 도저히 욕망을 달성할 수 없는 노인들이 쇠퇴한 육체를 통탄하는 것일까? 자기들의 젊었던 시절을 회상하면서 이 향락의 절정기에 무용지물이 된 자신을 서러워 하는 것일까? 눈요기로 자신의 가련한 처지를 달래고 있다 생각하니 서글퍼 보였다. 이런 집의 관객은 그만큼 노인층이 많았다. 나라가 크고 인종이 많으니까 별의별 사람이 많다. 이런 풍경을 보고 말세가 왔으니 하느님을 믿으라고 외치는 종교인도 보았다. 그렇다고 해도 대부분의 미국인은 충실한 남편이고 정숙한 현모양처다. 타락적 분위기는 극히 일부분의 현상이고, 그것도 타락이기보다는 일시적 향락으로 인정해줘야 할듯하다. 많은 인종이 모여서 법을 지키고 국가에 충성할줄 아는 것이 미국 국민성인 것 같다. 1월16일,「워싱턴」에서 공연을 가졌다. 5백명 입장의 소극장에 7백50명이 들어왔다. 4백명쯤 예상했던 것이 예상외로 많이 와서 미국경찰이 소방규칙을 내세워 정문을 잠그겠다고 위협했다.「워싱턴」교민회가 생긴후 교포가 이렇게 많이 모이기는 처음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오랜만에 눈물이 나는 한국 웃음을 실컷 웃었다고 말했다. 미국생활을 하면서 미국「코미디언」들의 웃음은 웃었지만 진짜 배속에서 나온 웃음은 처음이라고도 했다. 교포들의 가장 큰 경축일인 8·15때에 꼭 다시 와달라는 부탁을 수없이 받았다. 고국을 떠난 교포들에게는 한마디의 고국소식도 퍽 귀하고 반가운 것 같다. 모이면 얘기꽃에 밤새는 줄을 몰랐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각 지역이 교민회를 조직해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지만 다른 나라사람에 비해서 수가 적다. 외국에서는 이민을 많이해서 씨를 뿌리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숫자적으로 뒤지고 있다. 앞으로 자꾸 내보내 많은 씨를 뿌리고 그것이 힘으로 단결하여 한국의 위세를 떨쳐야 하겠다는 생각이 한없이 간절했다. 「워싱턴」에서는 당초 2일의 예정이 4일로 바뀌었다. 모두들 자기집에서 하룻밤이라도 쉬어가라는 부탁인데 그걸 모두 받아들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동포에 대한 애정, 핏줄에 대한 정분은 외국에 나가서 확실이 실감을 하게 되는가 보다. [선데이서울 71년 2월 28일호 제4권 8호 통권 제 125호]
  • 하반기 기대작 맛있는 영화 ‘식객’

    하반기 기대작 맛있는 영화 ‘식객’

    하반기 기대작 ‘식객’은 과연 어떤 맛일까. 입안을 톡쏘는 색다른 맛은 아니지만, 가슴을 적시는 은근한 맛을 생각했다면 기대 이상일 수 있다. 임금의 수라를 전담했던 조선시대 최고 요리사인 대령숙수의 칼이 발견되고, 그의 적통을 찾기 위해 요리대회가 열린다. 한때 천재요리사였으나,5년 전 실수로 요리에서 손을 뗀 성찬(김강우). 그는 열혈VJ 진수(이하나)의 끈질긴 설득에 요리대회 참가를 결심한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에 찬 봉주(임원희)가 이를 가만히 두고볼리 없다.5년 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운암정의 후계자를 뽑는 자리에서 마주앉았던 이들은 또 한번 숙명의 라이벌전을 펼친다. 영화는 예상대로 성찬과 봉주의 요리를 둘러싼 대결구도로 전개된다. 중간중간 최고의 숯과 식재료를 찾기 위한 에피소드는 극의 집중도를 흐리게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깰 정도는 아니다. 관심을 모으는 황복회, 육회, 도미면, 구절판 등의 화려한 요리장면은 적당한 화면분할과 빠른 편집으로 오감을 자극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뚜렷한 인물들의 선악구조와 결말이 뻔히 보이는 평이한 전개는 다소 싱겁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다만 극의 끝에 조선 마지막왕인 순종과 육개장, 성찬의 할아버지에 얽힌 비밀 등은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뒤늦게 힘을 발휘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특별히 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는다. 성찬역의 김강우는 전작인 ‘태풍태양’‘경의선’‘야수와 미녀’ 등과 비교해볼 때, 주인공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개성파 연기자 임원희도 욕심이 지나쳐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악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두 남성의 대결구도에 다소 비중이 떨어지는 진수 역의 이하나는 드라마 ‘메리대구공방전’에서 선보인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활력을 준다. 일단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었다면, 끝까지 눈여겨봐야 할 이유 하나. 영화 ‘타짜’ 도박장 손님으로 등장한 원작자 만화가 허영만이 마지막에 카메오로 등장한다. 맛있는 영화 ‘식객’이 저마다 미식가임을 자부하는 한국 영화팬들의 입맛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11월1일 개봉.12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잘 나가던 여사장이 며칠새 쪽박을 찬 사연

    “그렇게 잘 나가던 여사장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며칠새 ‘빈털털이’가 됐지?” 중국 대륙에 앞날이 창창하던 여사장이 도박에 빠져드는 바람에 며칠새 ‘거지’로 곤두박질치는 사건이 발생,충격을 주고 있다. 도박병으로 신세를 망친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우창(武昌)구에 살고 있는 커(柯·여)모씨.수억대의 재산을 지닌 커씨는 언제나 당당하고 활기찬 모습의 패션업체 여사장이다.하지만 그녀는 최근 도박병에 빠져들어 20일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60만 위안(약 7200만원)을 잃는 바람에 이혼당하고 길바닥에 나가 앉을 처지에 놓여 주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중국신문에 따르면 커씨가 19일만에 ‘빈털털이’로 전락하게 된 기막힌 사연은 이렇다.커씨는 1980년대 중반 상가임대업에 뛰어들었다.상가임대업으로 재미를 본 그녀는 패션사업에 뛰어들어 활달한 성격에 수완이 뛰어난 덕분에 사업은 날로 번창해나갔다. 하지만 사업은 쑥쑥 자라나면서 셈평이 펴이자,남편이 서서히 신경을 쓰이게 했다.지난 7월28일 그녀는 남편이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우연히 채팅을 하는 글을 보게 됐다.그 글에는 어떤 젊은 여성과 ‘사랑한다’‘보고싶어 죽겠다’는 등의 ‘사랑의 밀어’가 오고가는 것을 보고는 화가 나기도 하고 허탈하기도 했다. 마음이 심란한 상태에서 고향을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그때 친구가 아무리 얘기를 하며 수다를 떨어도 스트레스를 푸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마장을 하며 기분을 풀어보자고 권유했다. 친구에게 자신의 사정을 모두 얘기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마당에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한 커씨는 곧바로 친구를 따라 나섰다.도박장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 그녀는 1만위안(약 120만원)을 잃었다. 1만 위안 정도는 그리 큰 돈으로 생각지 않는 커씨는 “오늘은 운이 조금 없는 것 같다.”고 치부해버리고 “그냥 기분 좋게 놀았다.”고 대범하게 생각했다.해서 이튿날부터 본격적으로 마장계에 입문했다.하지만 이게 웬일인가.만만하게 봤던 마장인데 계속해서 잃기만 하고 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이 때문에 오기마저 생겨 30시간동안 잠자지 않고 마장을 하기도 했다.이럴 때는 하루 5만 위안(600만원)도 잃었다. 아차 싶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30만 위안(약 3600만원)을 잃은 뒤였다.하지만 도저히 본전 생각이 나 그만둘 수가 없었다.이에 친구로부터 30만 위안을 빌렸다.“이번마저 모두 잃으면 자살을 한다는 각오로….” 하지만 신은 커씨 편이 아니었다.막판에 모든 것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으나 자리를 털고 일어설 때는 한푼도 없는 ‘거지’신세나 다름없었다.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녀는 다리가 후들거려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 100m를 걷는데 30분 가까이 걸렸을 정도였다.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혼 서류’만 지키고 있었다. 커씨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제대로 살아갈 방법이 없어 자포자기한채 공안(경찰)당국에 전화를 걸어 하우스(도박장)에 대해 제보하는 한편 자신은 자수했다. 온라인뉴스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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