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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대표팀 7년 살림살이 업무 떠나는 김대업씨

    “언젠가 떠날 것은 짐작했지만 막상 그날이 닥치니까 아쉽네요.” 7년 동안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손발이 돼 온 김대업(34) 대한축구협회 과장이 주무 업무를 접게 됐다. 그는 그동안 훈련지 물색, 숙소 선정, 비자 발급, 항공권 예약, 음식 조달, 유니폼 색깔 정하기, 경기 도중 선수 교체 통보 등 선수들이 깨어나서 잠들 때까지 쉬지 않고 음지에서 ‘어머니’ 역할을 해왔다. 선수들이 편하게 훈련하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때론 선배처럼, 형처럼, 친구처럼 인생 상담을 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년으로 치면 평균 4개월은 집에서 있지 못하는 나날이었다. 가본 나라만 40여개국에다 50∼60차례 출장을 다녔다. 대표팀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 한양대 체육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협회에 입사했을 때부터다. 이후 대표팀 지원 업무를 맡아왔다. 앞으로 경기국에서 각종 아마추어 대회 경기 진행 및 운영을 담당하게 된다. 그는 “반드시 승패를 따져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국내 팬이나 언론은 승패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아요.”라면서 “평가전 정도면 여유를 갖고 축구 자체를 즐겼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한편 주무 업무는 ‘축구 가족’으로 유명한 조준헌(33) 대리가 잇는다. 조 대리 아버지는 1960년대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했고 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고(故) 윤옥씨이고, 부인은 현재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영양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심장마비 사망 절반 줄일수 있어”

    “심장마비 사망 절반 줄일수 있어”

    “우리나라의 심장마비로 인한 응급사망률은 선진국의 2배를 넘는 15%나 됩니다. 말하자면 이 가운데 절반인 7∼8%는 소생이 가능한 목숨이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박동형 인공심폐기로는 세계 최초로 수술 및 응급용으로 활용이 가능해 미국 특허까지 받은 ‘T-PLS’를 개발한 서울대의대 의공학과 민병구 교수는 이 장치가 명실상부하게 ‘생명의 기기’이기를 바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T-PLS’의 유용성은 단순한 심폐보조장치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 심장 박동이 멈춘 상태이거나 심근경색 등 응급상황에서의 생명 보조장치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폐부전 환자의 인공폐장치 ▲심장질환자의 심장 수술시 심폐 우회장치 ▲농약 등 독극물 음독 환자의 생명보조장치 ▲기타 체외순환이 필요한 환자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이 같은 ‘T-PLS’의 유용성은 공인된 통계로도 입증된다. 미국 심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응급상황에서의 대처 형태에 따른 생존율은 ▲심폐소생술 없이 병원에서 전기충격을 가한 경우 0∼2% ▲이송 도중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병원에서 전기충격을 가한 경우 2∼8% ▲이송 도중 심폐소생술과 전기충격을 가한 경우 15% ▲이송 도중 심폐소생술과 전기충격을 가하고 체외 생명보조장치(T-PLS)로 보조하는 경우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스루가다이병원에서 2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는 체외 생명보조장치를 이용해 생명을 건진 환자 비율이 65%(15명)나 되는 것으로 보고됐다. ●기존 억대장치보다 가격 저렴 ‘장점´ 민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전기충격을 받고 소생한 환자가 최고 7%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기가 갖는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생명구조장치가 갖춰야 할 필수적 특성인 인체와 유사한 박동 체계와 시술, 응급처치 등에 폭넓고 빠르게 적용되며, 비용이 현실적인 점 등이 이 시스템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기기는 기존의 롤러형이나 원심형 체외순환기의 한계를 극복한 장치라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사실 기존 장치들은 비박동형으로 체외에서 인공으로 혈류를 공급하기 때문에 구동이 어려워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의료진이 없을 경우 사용하지 못할 뿐더러 가격도 8000만∼2억원으로 지나치게 비쌉니다. 그에 비해 ‘T-PLS’는 가격도 6600만원으로 저렴할 뿐 아니라 특히 응급장치로는 물론 수술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장치가 갖추지 못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PLS’의 특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생명보조장치의 조건은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용이 간편해 빨리 적용할 수 있어야 하고, 다음은 적용 후 환자가 회복될 때까지 후유증없이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기존 비박동형 기기들은 장기간 사용할 경우 반드시 인체 부작용이 초래된다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T-PLS는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또 심근경색 등으로 장기간 심실보조장치를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경우 심장 기능은 대체할 수 있으나 폐 기능을 보조해주지 못해 낭패를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T-PLS는 이런 점을 폭넓게 감안해 응급상황인 경우 10분 정도면 간호사에 의해서도 작동이 가능할 뿐 아니라 환자의 심장 박동과 흡사한 박동을 구현해 비박동형이 갖고 있는 치명적인 한계를 극복하게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T-PLS는 우리나라 의공학의 개가라고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美특허´ 해외 우수성 입증… 전국 17곳 보급 이런 우수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미국 특허를 얻었을 뿐 아니라 미국과 EU, 중국 등에서는 이미 ‘T-PLS’를 이용한 임상 및 전임상이 진행중이며, 미국 FDA도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물론 국내에서도 특허 획득은 물론 과학기술부의 ‘신기술 인정’까지 받았으며, 이 기기의 효용성이 알려지면서 서울대병원, 순천향대병원, 고려대병원 등 전국 17개 주요 병원에 보급되어 구명활동에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민 박사는 “심장의 이상은 현대인들이 갖는 가장 심각한 공포이자 현실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제가 ‘T-PLS’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것은 죽어가는 생명,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목숨의 가치를 말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커리어 우먼] 신순희 모든넷 사장

    [커리어 우먼] 신순희 모든넷 사장

    ‘장애인이면서 여성, 여기에 사업기반이 지방….’ 이 정도면 CEO로서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모든넷’ 신순희(46) 사장에게는 이러한 조건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모든넷’은 모니터형 전자칠판을 주력으로 멀티미디어 시스템 구축과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검색엔진, 웹 메일 개발 등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 올해는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단가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3살때 앓은 소아마비, 그러나 좌절한 적 없어” 그는 “어릴 때 다리가 불편하다고 놀리는 아이가 있으면 먼저 다가가 친구로 만들었다.”면서 “재미있게 해주니까 주위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밝게 자라던 그녀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부산대학교 약대에 합격을 했는데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졌다. “부모님이 약대 진학을 희망했고 나도 약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수험생을 받아 주는 대학을 찾아 전국 모든 약학대학의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대학입시 행정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헤쳐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신 사장의 집념을 꺾지는 못했다. ●결혼후 인연을 맺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인생 전환 약사의 꿈을 접고 의류학과로 진로를 바꾸었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미술 소질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혼이 그녀의 꿈을 다시 한번 접게 했다. 학창시절 사랑을 키워온 남편과 대학 졸업 후 곧 바로 결혼하면서 평범한 주부로 주저앉았다. “만약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유명한 디자이너가 됐을 거예요. 당시 유학과 남편 사이에 갈등을 했으나 결국 사랑을 선택했죠.” IT와는 결혼 후 우연찮게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신 사장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1994년 ‘한국컴퓨터그래픽 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그녀의 컴퓨터그래픽 실력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대전에 있는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취업했다. 또 국내 최초의 컴퓨터그래픽영화 ‘구미호’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뒤 구미지역 데이콤 지정사업체에서 일하면서 통신분야의 경험을 넓혀 나갔다. ●악바리 정신으로 외환위기 극복 1997년 10월 ‘모든넷’을 설립했다. “주위의 반대는 없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꼭 하는 성격이라 말려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했겠죠. 남편은 오히려 창업을 권유하는 쪽이었어요.” 창업 첫해에 그녀는 소기업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시련을 만났다. 연구개발에는 많은 돈이 투자되는 반면 매출은 없어 개점 휴업상태가 계속됐다.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났죠. 당시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이런 성실함이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여기에다 일을 맡기면 똑소리나게 마무리하는 그녀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일감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대구시청, 경북도청, 대구시교육청 등 대구·경북지역 관공서 전문정보시스템 구축작업은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신 사장의 성공에는 남편 이종열(48) 상무도 큰 힘이 됐다. 삼성전자를 다니던 남편은 창업 1년 후인 1998년 사표를 내고 합류했다. 그녀의 기술에 일류 기업 경험이 있는 남편의 조직관리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날개를 달았다. 이로 인해 직원도 없는 1인 회사가 지금은 직원 50명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2003년에는 영업망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신 사장은 최근 일본 중견기업인 ‘퀸랜드’사와 전자칠판과 프리젠드를 공급하는 MOU를 체결했다. 해외 수출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뚫은 것이다. “술도 골프도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기업을 경영하는 데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기업의 몸집이 커지니까 더 어려워져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여태까지도 해왔는데….” 잔잔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 신순희 사장은 ▲1961년생 ▲부산여고 졸업 ▲부산대 의류학과 졸업 ▲1994년 대전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 ▲1995년 세리콤 실장 ▲1997년 모든넷 창업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이사 ▲국가기술혁신특별위원회 지역기술실무위원 ▲계명대 겸임교수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단돈 50원에 담긴 행복/손희송 신부·가톨릭대 교수

    꽤 오래전에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시청한 토크쇼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 당시에 큰 인기를 누리던 작가가 출연해서 중년의 어느 부부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토크쇼였다. 이야기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그 부부는 1960년대 초에 연애결혼을 하였는데, 두 사람은 양쪽 집안이 무척이나 가난했기에 한푼이라도 더 아껴서 결혼 자금에 보태려고 애를 쓰면서 연애 시절을 보냈다. 데이트할 때 남들 다 가는 다방에도 가지 않았다. 그들은 돈이 안 드는 데이트를 하기 위해서 주로 고궁 돌담길이나 한적한 길가를 거니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들이 누리는 유일한 금전적 호사는 가끔씩 그 당시에 가장 싼 100원짜리 아이스 바를 하나 사서 서로 나누어 먹는 것이 전부였다. 마침내 두 사람은 결혼을 하고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빠듯한 살림살이였지만 그래도 낭만 한 자락은 살아있었다. 남편은 직장에서 퇴근하면서 가끔씩 100원짜리 아이스 바를 사와서 부인과 나누어 먹으면서 연애시절의 분위기를 되살리고는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평소처럼 100원짜리가 아니라 150원짜리 아이스 바를 사왔다. 부인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물었다.“오늘은 어쩐 일로 150원짜리를 사 왔어요?” 남편은 빙긋이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이 바보야, 오늘이 우리 결혼기념일이잖아!” 이 말을 듣고 부인은 많이 행복했다고 한다. 남편의 작은 관심이 힘들게 사느라 결혼기념일조차 잊었던 부인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려준 작가는 “사람은 이렇게 단돈 50원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아주 작고 평범한 것이라도 거기에 따뜻한 관심과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다면 작지 않은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게 되면서 비싸고 화려한 것만을 좋아하게 되고, 그러면서 작은 것에 마음을 담아 행복을 주고받던 삶의 방식은 급속히 사라져 버렸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던 시절에 우리는 그렇게 살았다. 그 시절에는 떡 몇 조각, 부침개 몇 개를 담아서 이웃집에 가져다 주더라도 아주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서 맛있게 먹었다. 물질적 풍요와 행복의 지수는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난 수십년간 애써 일구어온 경제적 성장을 폄하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작은 것에 정성을 담아 주고받는 삶의 태도를 되찾았으면 좋겠다는 것일 뿐이다. 그런 삶을 다시 찾는다면 적게 갖고도 행복하고 감사하는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적게 갖고도 행복한 삶, 그래서 ‘이 정도면 됐다.’면서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는 삶에 인류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서로 더 많이 가지려고 으르렁대다가는 싸움이 그칠 날이 없고 결국에는 파국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스위스의 사회윤리학자 아르투어 리히의 말은 귀담아 들을 가치가 가 있다.“우리는 ‘항상 더 많이’의 경제에서 ‘이제 충분하다’의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 물론 ‘이제 충분하다’의 경제로 돌아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탐욕을 제어해야 하는 극도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데에 마음을 담아 큰 행복을 주는 삶의 방식을 다시 배우게 된다면 탐욕을 다스릴 수 있는 길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본다. 일찍이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마태복음 5장 3절)고 말씀하셨다. 마음에 가득 찬 탐욕을 버릴 때 비로소 행복의 길이 열린다는 뜻의 말씀이다. 작은 것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큰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탐욕으로 무거워진 마음의 무게를 줄여나갔으면 좋겠다. 몸무게를 줄이면 육체적인 건강과 아름다움을 얻지만, 마음의 무게를 줄이려는 노력은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고 인류의 미래를 밝게 할 것이다. 몸으로든 마음으로든 덧셈보다는 뺄셈을 잘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기원해 본다. 손희송 신부·가톨릭대 교수
  • 산학센터가 기술 해외유출 기도

    산학센터가 기술 해외유출 기도

    가전제품과 통신기기 필수내장재인 비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반도체 회사 전직 임원과 대학 교수가 검찰과 국정원의 공조로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는 서울시내 모 대학교의 산학연구센터는 중국의 복제 반도체 생산수단으로 전락할 뻔했다. 이러한 첨단 정보통신분야 기술의 해외유출 시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28일 반도체 회로도 등을 빼내 중국 생산업체에서 복제품을 대량 위탁생산하려고 한 I사 임원 박모(42)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이들과 공모한 H대 교수 곽모(56)씨를 불구속 기소했다.I사는 중국에서 복제 반도체가 양산됐다면 국내업체들의 피해액이 235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박씨는 지난해 5월 기술이사인 황모씨와 김모씨에게 모터제어 반도체 3종의 복제품을 중국내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C사를 통해 한국보다 값싸게 생산해 팔자고 제안했다. 회사 영업실적이 악화돼 코스닥 상장폐지가 예상되는 시점이었다. 이 무렵 박씨는 수시로 회사 핵심기술을 자신의 웹하드에 저장해 빼돌려 놓은 상황이었다.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인 김씨와 황씨 역시 회로도 25장을 회사 몰래 메모리스틱에 저장해 빼돌렸다. 이 회사 사외이사이던 곽 교수도 동참했다. 곽 교수는 자신이 소장을 맡고 있는 산학연구센터에 황씨와 김씨를 위한 조교수 자리까지 마련했다. 복제품을 양산하기 위한 기술개발 연구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은 다른 대학 교수 2명에게 각각 300만원과 1000만원씩을 주며 도면의 문제점 분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결국 이들은 지난해 9월 3개 모델 반도체 회로 도면을 완성시킨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복제품 판매를 맡을 A사까지 설립했다. 이어 중국 C사를 통해 복제 반도체로 구성된 웨이퍼 12장을 만드는 등 반도체 양산 단계 직전까지 작업을 진행시켰으나 국정원과 검찰 공조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뒤틀린 위·식도 “가슴이 쓰라려”

    뒤틀린 위·식도 “가슴이 쓰라려”

    서구식 식생활과 비만인구 증가, 노령화 등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이 늘고 있다. 이 질환은 자연 치유가 어렵고, 식도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소화기 질환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 질환을 가볍게 여긴다. 위·식도 역류질환이란 간단하게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를 타고 거꾸로 넘어와 가슴쓰림, 신물 등의 증상을 일으키거나 식도 점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역류에 의해 식도 점막이 손상된 경우라면 포괄적인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본다. 대표적인 증상은 식도를 따라 느껴지는 가슴의 쓰라림. 흔히 하트번(heart-burn)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대부분 식습관과 연관된 질환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그러면 위로 내려간 음식이 왜 역류할까. ●원인 원인은 식도 아래쪽 괄약근이 제 기능을 못해 음식이 역류하도록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 근육은 음식이 위로 내려가면 역류하지 못하도록 식도와 위 연결 부위를 닫아주게 되는데, 이 괄약근이 다른 이유로 열리면 강한 위산과 뒤섞인 음식물이 역류하게 된다. 위처럼 위산에 대한 보호막이 없는 식도는 이런 경우 심한 손상을 입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위염과 식도염, 식도암 등을 유발한다. 이 질환자들이 트림을 자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 음식을 먹을 때만 식도괄약근이 열려 이후 1시간에 2차례 정도 트림을 하게 되지만 이 근육의 기능이 손상되면 잦은 트림을 하게 된다.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손상 원인은 위산 과다분비로 인한 식도의 운동장애와 식도 전체의 기능 이상이 대부분이다. 위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 위압이 올라가 위장의 내용물이 훨씬 쉽게 식도를 타고 역류하게 된다. 역류 현상이 흔히 과식 후에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이내에는 식사를 하지 않아야 하며, 평소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소화기 증상을 막는 중요한 예방법이다. 횡경막의 일부인 횡문근도 위·식도 역류를 막는 기능을 하는데, 이 근육이 식도열공헤르니아 등으로 기능이 떨어져도 같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임신이나 비만도 복압을 증가시켜 역류성 질환을 일으키곤 한다. 인체의 자연적인 방어기전이 훼손된 경우에도 역류현상이 나타난다. 역류현상이 발생해도 상당 부분은 침에 의해 중화되거나 식도 운동으로 역류한 내용물을 위장으로 다시 내려 보내게 되는데, 자연적인 방어기전, 즉 침의 분비나 식도운동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역류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또 위의 내용물은 소장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때 내용물의 위장 체류시간이 길어도 역류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위나 가슴 아래쪽에서 목을 향해 타는 듯한 속쓰림이나 가슴 쓰림이 느껴지는 흉부 작열감과 산이 역류해 입에서 신맛이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 비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통증, 만성기침, 뭔가 목에 걸린 듯한 느낌, 구토, 충치, 쉰목소리, 삼키기 어려운 증상, 천식, 흡인성 폐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해 내시경검사와 24시간 산도검사, 식도내압검사 외에 약제로 증상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내시경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약물로 증상의 변화가 있으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산도검사는 산을 측정할 수 있는 관을 식도에 삽입한 뒤 24시간 동안 산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약물에 반응이 적은 경우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치료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와 재발을 막는 유지치료를 6개월 정도 지속해야 한다. 약물은 위산분비 억제제나 소화관 운동촉진제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하며, 대부분 4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된다. 약물로 증상이 호전되어도 환자의 40%는 치료를 중단한 지 6개월만에 재발하므로 생활습관의 개선과 유지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음식과의 상관성 특정 음식이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개인에 따라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름진 음식과 술 담배 커피 홍차 양파 마늘 박하 초콜릿 수면제와 통풍약 등은 하부 식도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키며, 커피 후추 등 향신료와 너무 뜨겁거나 맵고 짠 음식, 신맛이 나는 주스와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는 식도 점막을 자극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바람직한 식습관으로는 ▲과식하지 말고, 식후 바로 눕지 않는다 ▲잠들기 3시간 이내에 음식물 섭취를 자제한다 ▲타액이 음식에 잘 섞이도록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 자료 제공:하이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녹색공간] 실험실 안전을 위하여/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얼마 전 과학기술부는 2005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의 수가 2만 3000여편으로, 세계 14위에 해당한다고 발표하였다.2002년 과학재단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는 16만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세계 8위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수 있게 되었고, 세계 10위의 과학기술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고 소식지에 전한 바 있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의 인적ㆍ물적 토대 또한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수준이라 할 만하다. 분명 ‘눈에 띄는 성장’이다. 그런데 외적 성장에 걸맞은 ‘자랑스러운 발전’이라고 하기에는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가 있다. 일반인들에게 연구실은 가끔 TV에서 보는 것처럼 하얀 가운을 멋지게 차려입은 연구자가 최첨단 장비를 능숙하게 조작하며 화려한 그래픽을 만들어내는 매력적인 장소이다. 하지만 정작 연구자들에게 연구실은 온갖 독성물질과 위험한 장비들로 가득 차 있어 수시로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불안한 공간이다.1999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3명의 대학원생이 숨졌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그런데, 그로부터 4년 뒤인 2003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 항공우주실험실에서 대학원생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또 발생하였다.2003년 인터넷을 통하여 이루어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학기술계 대학원생 및 연구자 중 45%가 연구실에서 인명사고의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연구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는 화재나 폭발뿐이 아니다. 외국의 연구에 따르면 화학실험실 연구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았고,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경우 선천성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일반 여성에 비하여 1.7배 높았다.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병원미생물을 사용해야 하는 연구자도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미생물을 다루는 연구자가 한탄바이러스, 간염, 장티푸스, 이질 등에 감염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인명사고와 피해가 있었음에도 과학기술계 연구실의 안전수준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우리 사회의 다른 안전문제들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만 반짝하고 금세 잊혀지곤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연구실 안전은 미국 노동청의 산업보건 및 안전법(OSHA)에서 독립된 장(章)으로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물질의 위해성을 연구자에게 알리는 일, 연구자의 안전과 건강에 해가 될 만한 요인을 사전에 밝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조치하는 일, 실험에 충분한 안전설비와 보호장비를 갖추고, 연구자에게 적절한 안전교육을 제공하는 일 등을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연구실에 출입하는 학생이나 연구자가 소정의 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연구실 출입 자체를 제한하기도 한다. 또한 연구비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제안한 실험을 안전하게 수행할 만한 연구실이라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매우 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 4월부터 우리나라도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과학기술계통의 연구실이 있는 대학과 연구기관이 지켜야 할 법이다. 처음 제정된 법이 갖는 제한점이나 미비한 점이 있긴 하지만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으로 꾸준히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면 된다. 작업장에 존재하는 위험을 찾아내고 적절한 개선조치를 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을 ‘산업위생’이라고 한다. 산업위생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어떤 결정을 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하라고 배운다.“이 작업장 환경은 근로자들이 일할 만한가?”,“내가 들어가서 일할 만한가?”, 마지막으로 “내 아들딸이 들어가 일해도 좋은가?” 장래희망이 과학자인 우리 딸은 이제 아홉 살이다. 대학에 가기까지 아직 10년이 남았다. 박정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 [브리티시오픈골프] ‘이글’ 거리는 우즈

    ‘황제는 황제일 뿐’ 아버지를 잃은 슬픔에다 직후 US오픈에서의 컷오프까지. 그러나 그의 이름은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 우승후보군에서 여전히 맨 윗줄에 올라 있었다.‘황제는 황제일 뿐’이라는 아주 간단한 이유에서였다.지난해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를 14언더파로 농락하는 등 두 차례나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그는 대회 둘째날 자신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대회 2연패와 메이저 통산 11승을 가시권에 뒀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21일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리버풀링크스코스(파72·7258야드)에서 벌어진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675만달러) 2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에 그치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의 괴력타를 뿜어냈다. 한 라운드 7언더파는 로열리버풀링크스의 코스레코드와 타이. 또 우즈의 1라운드 최저타는 지난 1999년 바이런넬슨클래식에서의 61타였다. 첫날 1라운드를 마지막홀 짜릿한 이글로 5언더파 공동2위로 마친 우즈는 이날 세번째 홀에서 보기를 범해 삐끗하는 듯했지만 직후 4∼5번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것을 신호탄으로 14번홀 이글을 포함해 무려 6타를 더 줄이며 맹공세를 펼쳤다. 대회 직전 “19언더파 정도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우즈는 이로써 중간합계 12언더파를 기록, 자신의 전망에 훨씬 앞선 성적으로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의 가능성에 잔뜩 무게를 실었다.1970년 이후 브리티시오픈 2년 연속 챔피언은 리 트레비노(1971∼72년)와 톰 왓슨(82∼83년·이상 미국) 단 두 명뿐. 우즈 외에도 강력한 우승 경쟁자들이 ‘이글 잔치’를 벌였다.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이글 2개와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6타를 더 줄인 합계 8언더파로 상위권으로 도약했고, 유러피언투어(EPGA)의 강호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도 버디와 보기 각 3개와 이글 1개로 합계 7언더파로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집게발 그립’의 신봉자 크리스 디마르코(미국)는 보기 1개를 범했지만 버디만 무려 8개를 쏟아내며 우즈를 3타차로 추격했다. 첫날 한때 단독선두로 올라서며 ‘제2의 돌풍’을 일으킨 허석호(33)는 밤 11시30분(한국시간) 현재 14번홀까지 버디와 보기 각 2개를 맞바꿔 전날의 4언더파를 유지했다. 그러나 1라운드를 이븐파로 무난하게 치른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13번홀까지 버디는 1개에 그치며 2타를 까먹어 하위권으로 추락,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온가족 함께 ‘바비큐 잔치’

    온가족 함께 ‘바비큐 잔치’

    휴가지에서 구워먹는 고기 한 점의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집 앞마당이나 주택의 공터에서 벌이는 작은 ‘바비큐 잔치’는 근사한 파티 못지않게 흥이 난다. 장마가 끝물이다. 착 가라앉은 기분을 떨쳐내고 기력을 회복해야 할 시기다. 집중호우 때문에 휴가 계획을 망쳤다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고기 파티를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집중 호우로 힘 잃은 이웃을 초대해서 나눠 먹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집집마다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가스 버너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바비큐 그릴로 새 분위기를 내보는 것도 좋다. 전문 음식점 못지않게 맛과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바비큐 그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넷장터 G마켓에서 바비큐 그릴 상품의 판매는 지난달부터 일 평균 15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 불을 다루는 제품인 만큼 겉모양으로 판단하기보다는 꼼꼼하게 살펴보고 판매원 등에게 조언을 구해 고르는 지혜가 필요하다. ●바비큐 그릴, 두껍고 촘촘해야 삼성테스코홈플러스 문화스포츠팀 이정석 과장은 가능하면 스테인리스 제품이 안전하다고 추천한다. 그는 “스테인리스 재질이 좋은데 보통 10만원대를 호가하므로, 가격이 부담된다면 강판 자체가 두껍고 그릴 내부에 코팅 처리된 제품을 고르면 된다.”고 말했다. 또 “석쇠판의 구멍은 큰 것보다 촘촘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기름기도 잘 빠지고 아랫부분으로 고기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숯을 이용하는 바베큐 그릴은 아랫 부분에 재 받침이 있는지 꼭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보관과 휴대가 용이한지도 구매 전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너무 큰 제품은 가방에 넣을 수 없어 박스에 넣어 이동하거나 보관해야 한다. 사용할 때 요령도 숙지해 두는 게 좋다. 숯불 밑에 물을 적당히 부어 습도를 유지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고기가 빨리 딱딱해지는 것을 막아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바비큐 그릴은 기름이 없는 스테이크류를 구워먹어야 하나, 간혹 기름기가 많은 삼겹살을 구워먹는 경우도 있다. 기름기가 불에 떨어지면 화상 등 안전 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4만∼5만원대 인기, 이동성 좋아야 실용적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제품은 보통 4만∼5만원대의 휴대성이 좋은 상품이다. 홈플러스 이 과장은 “4만∼5만원대의 저렴한 상품이 가격 부담이 없어 잘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G마켓 유수경 실장은 “최근에는 크고 거창한 상품보다 이동 및 설치가 간편하면서도 통풍 및 세척이 용이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에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메이드그릴 M형’(5∼6인용·3만 4900원),‘메이드그릴 L형’(7∼8인용·4만 9000원)이 가장 잘 팔리고 있다. 품질은 비슷하면서 가격은 5만∼6만원선인 다른 일반브랜드 상품보다 저렴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에서는 ‘캠프4호스버너’(4만원)가 베스트 상품 1위에 올랐다. 삼각형 다리 받침이 안전하게 고정되고 무거운 물건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 가볍고 2중으로 펼쳐지는 가변형 다리가 접었을 때 부피가 작아지기 때문에 휴대하기에 매우 간편하다. ‘반달 스탠드형 바비큐그릴’(3만 7000원)은 서서 고기를 굽기에 적당한 높이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크롬 도금한 석쇠와 해머론을 입힌 몸체가 견고하고 조립과 해체가 간편하여 인기가 높다. ●고기, 양념, 숯 세트 상품도 동반 인기 디앤샵에서는 9900원짜리 저렴한 ‘바비큐 파티 스탠딩·좌식 그릴’이 이 인기다. 취향에 따라 스탠딩 그릴과 좌식 그릴 중 선택 구매가 가능하며, 바비큐 꽂이를 추가로 준다. 꼬치 전용 제품도 있다.‘웨버 케밥 세트’(1만 9200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꼬치와 니켈 도금 처리된 받침으로 구성돼 꼬치 요리에 안성맞춤이다. 롯데마트에서 숯과 석쇠를 다양하게 판매한다.‘바로타 숯’(1570원),‘참나무 원형 숯’(1580원),‘꽃불 참나무 숯’(2580원),‘야외용 사각석쇠’(1780원),‘야외용 원형석쇠’(2980원)가 대표적. 이밖에 인터넷쇼핑몰에서는 고기 양념 세트 상품도 함께 판매된다. G마켓에서는 양념 바비큐 소스, 햄모듬세트, 꼬치 등을 세트로 구성한 ‘야심찬 바비큐 8종 세트’(4만 5000원)과 바비큐 전용 숯제품인 ‘아래로 숯’(4800원),‘폰타나 바비큐 고기양념’(3500원),‘참스원 바비큐 집게’(2800원)가 그릴과 함께 잘 팔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비에 젖었다고 버리지 말고 제조업체AS 활용하세요 집중 호우와 길어진 장마로 물에 젖거나 곰팡이가 낀 집안 살림살이 때문에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침구류나 아기용품은 위생이 중요하기 때문에 세심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새로 사기보다는 훼손 정도에 따라 업체에서 제공하는 애프터서비스(A/S)를 활용하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유아용품업체 아가방은 유모차와 카시트의 시트 및 이불에 대한 A/S를 시행하고 있다. 유모차, 카시트는 천으로 된 시트가 망가져 사용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A/S 센터에서 탈·부착이 가능한 시트는 바꿀 수 있다. 회사측은 “보통 완제품의 20% 가격으로 교환해 준다.”면서 “이불도 겉 이불보를 제외한 내부 솜을 바꿔준다.”고 설명했다. 우선 고객상담실(02-527-1430∼2)에 전화해 제품 종류를 얘기한 뒤 교환이 가능한지 알아본다. 비용을 지불하면 우편을 통해 제품을 집으로 배달해줘 편리하다. 파코라반 베이비, 해피랜드, 프리미에주르, 압소바, 에이크리에이션을 운영하는 이에프이는 전국 700개 대리점에서 수리 신청을 받는다. 유모차는 기본적인 틀이 파손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양, 시트, 바퀴를 갈 때 최대 7만원이면 수리를 할 수 있다. 이불은 제품에 따라 무상으로 솜을 갈아주기도 하고, 최대 50%정도면 내용물을 바꿀 수 있다. 문의 전화(의류·이불류 02-3282-5862∼6, 유모차·카시트 02-3282-5867,5896)를 통해 훼손 정도를 상담한 뒤 대리점을 방문하는 게 좋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최정상 Jazz 뮤지션 내한 ‘러시’

    최정상 Jazz 뮤지션 내한 ‘러시’

    포플레이, 이타마라 쿠락스, 척 맨지오니, 로라 피지, 옐로재키츠, 퍼트리샤 바버, 두스코 고이코비치…. 이 정도면 한반도의 여름은 재즈의 진수성찬이 아닐까. 세계 정상 재즈 뮤지션들이 새달 대거 한국으로 이동한다. 브라질 출신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이타마라 쿠락스가 먼저 4옥타브를 넘나드는 매혹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 새달 4일부터 3일 동안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단이 마련한 ‘거울못 재즈 페스티벌’의 첫 날 공연을 통해서다. 5일에는 슈퍼밴드 포플레이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선다. 이번이 세번째 내한이다.2002·2005년 공연 모두 매진 사례를 이뤘던 이 퓨전재즈 밴드는 밥 제임스(피아노), 네이던 이스트(베이스), 래리 칼튼(기타), 하비 메이슨(드럼) 등으로 이뤄졌다. 11일부터 3일 동안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서머 재즈 새니테리엄’은 그야말로 화려하다. 첫 날에는 결성 25돌을 맞은 미국 퓨전재즈 밴드 옐로재키츠가 등장한다. 첫 내한이다. 이튿날 낮에는 여성 재즈 가수 퍼트리샤 바버가 뒤를 잇는다. 같은 날 저녁에는 플뤼겔호른 연주가 척 맨지오니의 무대가 마련됐다.13일 낮 공연은 로라 피지가 주인공이다. 피지는 서울 공연에 이어 14일,15일에는 각각 대구와 부산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다. 13일 저녁에는 보스니아 출신 트럼펫 주자 두스코 고이코비치와 프랑스 출신 장 필립 비레 트리오가 유럽 재즈의 진수를 선사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강공원 완전복구 한달 걸려

    서울 한강둔치와 청계천에서는 언제쯤 거닐 수 있을까. 서울지역의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17일 완전 침수됐던 한강둔치와 청계천에 대한 피해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는 군인과 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물이 빠져나간 뚝섬과 광나루, 여의도 둔치지구를 이날 청소에 나섰다. 이번 호우로 한강고수부지 12곳 가운데 선유도 지구를 제외한 11곳이 완전 침수됐다. 한강둔치가 완전히 물에 잠기기는 4년 만이다. 사업소는 청소와 전기시설물 교체 등 공원지구의 시설물 복구비용으로 5억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는 “물이 완전히 빠져나가야 정확한 피해규모와 복구비용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토사나 쓰레기가 제방, 도로, 수영장 등 시설물을 얼마나 훼손했는지에 따라 복구비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피해가 컸던 태풍 ‘루사’ 발생으로 한강둔치가 완전 침수됐을 때 복구비로 5억원정도 소요됐던 사실에 미뤄볼 때 이번에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업소는 청소작업이 얼추 끝나면 한강둔치 출입이 다음주 정도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원이 완전 복구되려면 한달 정도 걸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수영장은 여름철에만 개방하는 터라 최대한 빨리 정상화할 방침이다. 도심을 관통하는 청계천은 이번 호우로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118㎜ 폭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시공돼 붕괴나 인명피해 등의 안전사고가 없었다. 서울시는 이날도 일반인의 청계천 출입을 통제하고 청계천관리센터 직원 30명을 투입해 청계광장에서부터 청소작업을 벌였다. 직원들은 산책로와 난간에 붙어 있는 쓰레기를 줍고 쌓인 모래나 흙을 쓸어내고 있다. 청계천관리센터 김석중 소장은 “청계천은 한강과 달리 유수의 흐름이 빠르고, 바닷물이 유입되지 않아 개흙 등이 묻지 않았다.”면서 “청소가 간편해 비만 완전히 그치면 몇시간 내에 시민들의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반면 고산자교 아래 하류는 팔당댐 방류량에 영향을 받는 터라 한강 수위가 크게 낮아져야 출입이 가능하다. 한강 만큼은 아니지만 개흙도 묻어 있어 청소에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 청계천 산책로에 식재한 식물들은 이번에 침수시간이 짧아 큰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군데군데 쓸려나간 곳도 적잖다고 관리센터는 밝혔다. 또한 오폐수의 유입으로 인한 물고기의 집단폐사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특별취재팀
  • 「마담」학(學) 배운「스케이터」洪양

    「마담」학(學) 배운「스케이터」洪양

    불과 2,3년전만 해도 명「피겨•스케이터」로 빙반(氷盤)을 주름잡던 아가씨가「살롱•마담」으로 들어 앉았다.「아이스•링크」대신「살롱」의 안락의자를 택한 이 아가씨의 이름은 홍성애(洪性愛•24)양.서울 명동 한 복판에 자리 잡은 N「살롱」의 업주(業主)이자「마담」이다. 전국대회 아이스•댄싱서 여대생(女大生)때 2년 연속우승 66년, 67년께 동대문 실내「스케이트」장을 몇번 드나든 사람치고 홍성애양을 모를 사람은 없다. 경희대(慶熙大)「아이스•하키」부의 우락부락한 남학생들 틈에 끼여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며「피겨」연습을 하던 홍일점(紅一點)의 아가씨가 바로 홍양이다. 66년 전국 남녀「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아이스•댄싱」부서 우승. 67년 1월에 열린 전국종별선수권대회서 역시 우승. 그러니까「피겨•스케이팅」으로 2년 연속「챔피언」의 왕좌에 앉아 본 홍양이다. 그러던 홍양이 다니던 경희대 체육학과를 3학년에 그만 두고 G복장학원「차밍」과에 입학해 아는 이들의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명동 한복판에「살롱」을 차려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언니 살롱서「마담」학(學) 배운 24세의 경영주이자「마담」 지난 11월1일 문을 연 N「살롱」의 경영주이자「마담」인 홍양은 그러나 태연하다. 『이「살롱」을 차리는데 제가 얼마나 노심초사(?)했다고요. 아는 언니가 경영하는 소공(小公)동 어느「살롱」에서 무보수로 일을거들면서 「살롱」경영학(?)을 익혔고요. 서울의 거의 모든 「살롱」을 돌아다니며 「마담」학을 보고 배웠지요.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집을 보러 다녔으니까 1년동안 그야말로 노심초사끝에 「살롱•마담」이 된거지요 』 그러면서 「살롱」을 하나 경영해 보고싶었지만 정작 해보니 「피겨•스케이팅」보다는 훨씬 힘이 들고 고단하다는 푸념이다. 24살짜리 아가씨가 어디서 「살롱」을 차릴 돈이 생겼을까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알고보면 간단하다. 여장부로 알려진 홍양의 어머니가 군납업(軍納業)으로 번돈과 홍양의 손위 네 오빠가 공동투자, 자본을 댔고 홍양은 경영주로 나선 것. 그러니까 일가 주주(株主)이고 홍양이 실무대표인 셈이다. 그래서 늦잠꾸러기 홍양이 아침 9시30분 「살롱」에 출근, 밤 11시30분에야 퇴근하는 고역을 치르고 있는 것. 『물장사는 자본주가 직접 일선에 나서지 않으면 절대 안된다』는 홍양의 신념 때문에 출근하자마자 자신이 직접 시장에 나가 야채를 고르고 고기를 골라 온단다. 대학시절 소문난 홍일점 그러나 실속은 없었다고 점심식사때 손님이 몰려들면 일손이 밀리지 않게 자신이 직접 「호스테스」로 나서기도 하고 음식맛을 보기도. 저녁때 술 손님이 몰려 들기 시작하면 손님들의 좋은 시중, 궂은 시중 가릴 것없이 도맡는다. 가위 일기당천의 기개다. 그러나 이런 홍양도 개업 첫날에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다. 미쳐 준비가 안된채 손님을 맞으려니 왔던 손님들이 되돌아 가고 설상가상으로 주방에선 조그마한 화재가 나서 그만 속이 상해 울어 버렸다는 것. 그러나 지금은 『개업 첫 날 불이 나면 장사가 불 같이 잘된다나요?』하며 당당하다. 한번 찾아온 손님들이 홍양의 미모와 화술에 녹아(?)버린다는 것. 하기야 1백61㎝의 키에 48㎏의 몸무게, 35-23-36의미끈한 몸매고 보면 나이가 좀 젊어 그렇지 「살롱•마담」으로서 갖춰야 할 요건은 다 갖춘 셈이다. 1945년 그러니까 해방동이로 서울서 태어났다. 5남1녀의 다섯째이자 외동딸. 다섯 오빠들 틈에서 자란때문인지 타고 난 미모와는 달리 무척 남성적인 성격이 되어 버렸다. 「피겨•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건 이대부중(梨大附中) 1학년때부터. 그러나 이 때 솜씨는 「아마추어」정도이고 본격적 선수생활을 시작한건 경희대 체육학과에 입학해서부터다. 당시 경희대 체육학과에는 「홀리데이•온•아이스•쇼」단에 들어간 조 천백자(千百子)양이 홍양의 상급생으로 있을 뿐 홍양은 그야말로 홍일점이었다. 홍양은 경희대 「아이스•하키」반원들과 어울려 동대문실내「스케이트」장서 늘 연습을 했고 이 때문에 동급생들에겐 「상급생들하고만 사귀는 건방진 애」가 되어 버렸다. 덕택에 『홍아무개 모르는 학생은 경희대 학생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록 유명한(?) 아가씨가 되었다. 그러나 이 「유명」은 본인의 말을 빌면 『실속은 없었다』는 것. 中3때 지금은 외국가버리고 없는 어떤 남학생과 풋 사랑을 나누어 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러브•어페어」였다고. 그 뒤 「보이•프렌드」정도로 아는 남자는 많아도 「스테디」한 관계로 발전한 경우는 한번도 없단다. 결혼문제엔 영 관심이 없는 홍양-아니 홍「마담」이다. “큰 돈을 벌자는건 아니고 그저 돈걱정 안할 정도로” 『결혼을 하자니 너무 구질구질해 질 것 같고 일생 안하겠다고 생각하니 「웨딩•드레스」못 입어 볼거고…이래저래 미루기만 하죠』 N「살롱」서의 공식명칭은 홍언니다. 「호스테스」들이 그렇게 부르다 보니 남자 종업원들도 洪언니로 부르게 되었다는 것. 나이가 너무 젊어「아줌마」나 「마담」소리가 어울리지 않는 홍양에겐 「언니」라는 칭호가 꼭 알맞다. 홍언니의 끽연실력은 하루 두세개비 정도의 형편없는 수준이지만 음주실력만은 알아주어야 한다. 맥주 5~6병쯤은 거뜬하다는 것. 『워낙 일 때문에 긴장되어 있어선지 취하지 않는다』는게 본인의 변명이지만 맥주는 아무리 마셔도 정신 잃을 정도는 아니다. 개업준비때 가장 어려웠던건 「호스테스•스카우트」.용모단정하고 아울러 교양을 갖추어야겠는데그걸 1,2시간에 알 수 있느냐는 것. 그래서 자천, 타천의 「호스테스」지망생들이 많았지만 최종 면접과 채용여부는 洪언니가 직접 결정했다. 면접때 가장 눈여겨본 건 옷차림과 「액세서리」, 몸가짐등. 『사람의 교양이나 인격은 거의 용모로 드러나게 마련이거든요』 이런 신조때문인지 洪언니의 옷 차림도 무척 깔끔하다. 짙은 「매니큐어」가 다소 걸릴뿐, 흠잡을 데가 없다. 『뭐 큰 돈 벌자는게 아니고요, 그저 돈 걱정 안하고 편안히 살 수 있을 정도면 되죠』하는 홍언니-아니 洪양은 아직도 「스케이팅」의 매력은 버리지 못하고 있다. 『평생 소원 하나 말할까요? 1년내내 얼음이 언다는 북구(北歐)에 가서 「피겨」공부 한 3년쯤 하고 오는 것이죠 』 [선데이서울 69년 11/16 제2권 46호 통권 제 60호]
  • “미세먼지 이렇게 많을 줄은… ”

    “미세먼지 이렇게 많을 줄은… ”

    “버스 1대가 1시간동안 뿜어낸 미세먼지량이 이렇게 많습니까. 눈으로 직접 보니까 굉장하네요.” 1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4가 대한통운㈜ 서울지점의 매연저감장치(DPF) 부착 현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360㎖짜리 병에 가득 담긴 미세먼지가 버스 한 대에서 1시간 동안 배출된 것이라는 현장 기술자의 설명을 듣고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 시장은 “국회의원 시절에 법(수도권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만들고, 선거 공약으로 내걸 때도 개념적으로만 알았지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면서 “DPF 부착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특히 웃옷을 벗고 DPF와 디젤산화촉매장치(DOC)를 부착하는 차량 밑으로 직접 들어가 부착장면을 지켜 보는 등 남다른 의욕을 보였다. 대기질 개선은 오 시장이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공약 사항이다. 이어 DPF 부착 전후 매연농도를 비교한 시연장에서 “DPF나 DOC를 장착하면 70∼90% 이상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는 현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오 시장은 “경유차들이 하루만 시간 내 DPF를 부착하면 빠른 시간 내에 선진국 부럽지 않은 맑은 대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DPF 설치에 본인 부담금이 일부 들지만, 이후 3년간 환경개선부담금과 정밀검사가 면제되는 등 차주에게는 오히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1t짜리 화물차의 경우 DPF를 설치하는 데 드는 본인부담금은 10만원(전체 설치비용의 10%)이지만 이후 3년동안 환경개선부담금(54만 1000원)과 검사비용(9만 9000원) 등이 면제돼 54만원 정도가 이득이다. 또 이르면 2008년부터 DPF 미장착 경유차의 도심진입이 금지되고, 위반시 과태료 성격의 ‘교통환경부담금’이 부과된다. 차량에 장착하는 데 DPF(대형차량)의 경우 4시간,DOC(RV차량)는 1시간 정도 소요되며,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구조변경 승인 등을 포함해도 반나절 정도면 충분하다. 시는 지금까지 경유차 2820여대에 DPF 등을 장착했으며, 올해 말까지 5500대에 DPF 장착을 지원할 계획이다. DPF 시연을 참관한 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와이셔츠를 1주일 입을 수 있고, 시민들이 마음놓고 아침 조깅을 즐길 수 있도록 대기질을 개선하겠다.”는 말을 남긴 뒤 현장을 떠났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탐사보도] “진보도 시대따라 지킬것과 변화시킬것 구별해야”

    윤진호(41·85학번), 이원구(35·91학번), 이종필(29·97학번)씨. 각기 다른 시기에 대학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현재 하는 일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났다. 이들은 지금의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볼까. 정치와 사회, 학생운동에 대한 솔직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윤진호 개인적인 얘기 한마디 하자. 오늘 참여정부 얘기를 안 할 수 없을 텐데 그런 면에서 내가 입장이 제일 난처한 것 같다. 전대협 세대는 학생운동의 중심세력이었으면서 현 정권에도 많이 포진해 있다.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원구 사실 요즘 허무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진보세력의 집권 10년이 이제 황혼으로 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10년은 무늬는 진보지만 사실 진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국민의 정부도 DJP연합으로 탄생됐고 참여정부 역시 순수하게 개혁·진보세력만으로 구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명확한 집권세력이 없다 보니 정치색깔이 선명할 수 없었다. 정책도 일관성이 없었다. 또 개혁·진보 진영이 집권을 위해 준비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노무현 정권 초기에 보수언론의 공격 대상이었다. ●이종필 여기에서 가장 막내인 나도 답답하다. 집권 이후 줄곧 노무현 정부는 국민들에게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하반기에 양극화 문제 해소를 사회적 어젠다로 설정한 것은 옳다고 본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정교하고 일관된 정책을 보여 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윤진호 국민적 기대에 비춰 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이번 선거에서 그래도 조금이나마 가능성 있는 열린우리당을 지지했다.40대가 넘어선 전대협 세대들이 민주노동당보다 열린우리당 지지가 많은 것은 ‘전대협 세대’의 특징이 아니라 40대 세대의 특징이라고 봐야 한다. ●이종필 20대인 IMF 외환위기 이후 세대에서는 한나라당 지지가 높은 편이다. 온라인 공간을 통한 20대의 참여율은 높다. 하지만 이것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낼 만한 콘텐츠나 정치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원구 진보적 가치나 개혁적 신념을 갖고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현실보다 오히려 이상적 가치에 중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현실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게 되는 게 인생이다. 이런 사람들은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열린노동당’ 지지자라고 한다. ●윤진호 요즘 대학 총학생회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총학생회가 변화해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멀어지는 것은 ‘내가 바라는 내용의 학생회가 아니다.’라는 또다른 의견 표출이다. 과거 학생회의 경우 학생회 활동이 곧 정치활동이었다. 하지만 점차 그 기능이 분리되는 것 같다. ●이원구 사법연수원에서 많은 연수원생들이 민노당 정식 당원으로 활동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민노당 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큰 것 같다.80년대와 90년대 중반까지 선배들은 대학에서 진짜 정치활동을 해 본 적 없다. ●이종필 최근 몇년 사이 총학생회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관계설정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있었다. 대학생들의 요구 중 많은 대목은 정치·사회와 연관돼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참여와 학내자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만은 없다. 분명한 것은 민노당 학생위원회의 학내 정치적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이다. ●윤진호 민노당도 변해야 할 때다. 민노당은 노동부나 보건복지부 장관까지는 하더라도 산업자원부나 재정경제부 장관은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민노당도 집권을 상정하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종필 민노당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에 실망한 표를 끌어 와야 하는데 어이없게도 한나라당에 모두 뺏겼다. 민노당은 열린우리당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이슈를 선점하지 못하고 대항 테제 형식의 문제제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국민들에게 딴죽 거는 수준으로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다. ●이원구 지난 지방선거의 쟁점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면 양극화와 부동산 문제였다. 그런데 정부에 대한 비판 말고 민노당의 대안이나 정책이 국민들에게 회자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아직까지 민노당의 위상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사회적 어젠다에 대해 민노당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면 10%의 지지율을 뛰어 넘기는 힘들 것이다. 민노당은 아직까지 실험과 연습과정이라고 봐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더 오래 민노당의 실패를 참아줄지 회의적이다. ●윤진호 정치권에 진출한 학생운동 세력은 사실 하고 싶은 것을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신들에게도 실망이 컸을 것이다. 이 때문인지 내 주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나왔다. 놀랍다. 한편으로는 학생운동 출신뿐 아니라 세대의 고민을 반영하는 것 같다. ●이원구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대책팀에 속해 있다. 공부를 많이 하고 있지만 FTA는 어려운 주제다. 그런데 과연 이처럼 어렵고도 중대한 FTA 문제를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진출한 이른바 ‘386세력’들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전문성의 부재를 지적하고 싶다. 굳이 정치조직 인사가 꼭 전문분야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문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국민들이 ‘전문성 부재’를 이해해 줄 것 같지는 않다. ●윤진호 참여정부에 대해 점수를 매겨 보라고 한다면 50점 미만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들도 많지만 친소 관계를 떠나 학생운동과 관계 없는 내 주변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반영한 결과다. ●이원구 60정 정도 줄 수 있을 것이다.60점이면 수우미양가 가운데 양 정도 될 것이다. ●이종필 참여정부의 현 지지율 정도의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한 20점 정도 될 듯하다. ●윤진호 이번 선거에서 미미하게나마 한나라당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본 사람들이 많아진 듯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정도면 기존 한나라당 정서와는 많이 다를 수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말이다. ●이종필 몇년 전만 해도 대학 강의실에서 교수가 지지정당을 물어 보면 한나라당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히 한나라당을 지지한다고 말한다. 이는 이념성향이 다양화된 것이지 20대의 보수화로 볼 일은 아닌 듯하다. 다만 ‘일반화의 오류’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전대협 세대나 IMF 이후 세대 한나라당 지지자가 많다는 것이 모든 전대협 출신 총·부총학생회장을 싸잡아 말할 것은 아니다. ●이원구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평판이 높다. 자신이 가진 정치적 소신과 사명의 문제일 뿐이다. 한나라당이든 민노당이든 스스로가 가진 정치성향이 문제다. ●윤진호 진보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지켜야 할 것과 변화시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우선 경제 안정·회복과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아야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신념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적 힘’을 만드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이원구 변호사 일을 하면서 동시에 민변활동을 하고 있다. 내 영역에서 사회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고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학생운동을 하면서 주장했던 것 중에 “국민을 위해 훌륭한 무기를 갖고 사회에 나가자.”는 것이 있다. 기본적으로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도 전문적 영역에서 국민을 도울 수 있는 사회적 무기를 갖기 위해서였다. 좀더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종필 한국사회가 전체적으로 신자유주의적인 기조로 흘러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것은 ‘공동체’밖에 없다고 본다. 이런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서울희망나눔센터’ 건설을 위해 일하고 있다.‘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에서 연구원 활동도 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국사회의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정리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우리구 최고야!] 은평

    ‘은평구는 자원봉사 천국’이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너무 거창하다고요. 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면 “아 그렇구나.”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은평구는 자원봉사자도 많고, 자원봉사의 내용도 훌륭하지만 더 훌륭한 것은 자원봉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자원봉사에 대한 동기부여에서부터 교육, 건강까지도 챙겨주기 때문입니다. ●상해보험은 기본… 실적 우수자 무료 건강검진등 각종 배려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은평구는 우수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두달여의 일정으로 보건소와 연계해 우수자원봉사자에 대한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화·수·목요일 중 하루를 골라 오전에 보건소에 가면 엑스레이 촬영에서부터 혈압, 혈당, 치과검진 등을 해줍니다. 자칫 소홀히 하기 쉬운 자원봉사자들의 건강을 챙겨주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모든 자원봉사자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기준 연간 100시간의 자원봉사를 한 사람들에게만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대상자는 모두 202명이 혜택을 보게 됐습니다. 검진결과 이상소견이 발견되는 경우 정밀진단도 해주게 됩니다. 은평구는 앞으로 이 같은 건강검진 대상자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랍니다. 건강검진뿐만 아니라 은평구에서는 자원봉사자에게 매년 상해보험도 가입시켜 줍니다. 이를 통해 자원봉사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등 편안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줍니다. 또 우수봉사자들의 자부심을 심어 주기 위해 자원봉사자증(I.D 카드)을 발급해 주고, 연말에는 자원봉사 축제를 열어 인증메달과 표창장 등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자원봉사 관련 교재 및 홍보물을 발간해 자원봉사 활동을 홍보 및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은평구를 자원봉사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요. ●올 들어 3개월간 봉사자 31% 늘어 은평구 자원봉사센터는 지난 1999년 7월24일 문을 열었습니다. 올해로 만7년째가 됐습니다. 초기에는 미약했지만 구청에서 각종 지원 조례를 통해 도와 주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면서 지난 3월 말 현재 은평구에서 활동 중인 자원봉사자는 모두 1만 5152명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31%가 늘어난 것입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8.8%,50대가 17.3%,60대가 14.45%로 40대 이상이 70.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도배, 집수리, 목욕, 이·미용, 수지침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의 자원봉사는 다양한 인적 자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준전문가봉사단에서부터 전문가봉사단, 청소년봉사단, 수지침봉사단, 공무원자원봉사단, 통·반장봉사단, 호스피스봉사단, 민요봉사단 등도 활동 중입니다. 최근에는 가족봉사단도 발족됐습니다.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통해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를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10일 발족이후 현재는 15가족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문교육 분야에서는 종이접기, 웃음치료, 미술심리치료를 비롯, 치매노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발마사지 교육 프로그램도 운용 중입니다. 은평구는 자원봉사자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신규 자원봉사자에게는 월1회 교육을 반드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원봉사자들의 봉사정신과 열정이 식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활동으로 은평구는 지난해 서울시 자원봉사 분야 평가에서 모범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또 기초생활보장사업추진 전국단위평가에서는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우수기관’ 선정 정부 포상을 받았습니다.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8)세상사를 보는 법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8)세상사를 보는 법

    불교사상은 세상의 사실 즉 세상사를 다 환영(幻影)으로 보게 한다. 이런 불교사상이 그 동안 허무주의나 염세주의로 오해되어 왔으나, 불교사상은 세상사를 있는 그대로 여여하게 보게 하는 사실주의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세상사라고 말하면, 우리는 그것을 객관화시켜야 옳다고 연상한다. 그만큼 우리는 그 동안 객관과 사실을 하나의 동의어처럼 여기는 사고관습에 길들여져 왔다. 객관은 인간의 의식에 의하여 대상화된 사실을 가리킨다. 객관적 사실만 가치가 있고 나머지는 무시되어도 좋다고 여겨질 정도다. 이 글은 정반대로 세상의 근원적 사실은 객관적 대상이 아니고, 오히려 환영이라는 것을 말하려한다. 사람들이 객관적 사고를 신뢰하는 까닭은 자의적인 개인의식과 달리 보편의식으로 상징되는 ‘누구든지’(whoever)가 꼭 같은 생각을 펼친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주관적 사고는 나중심(자아)이고, 객관적 사고는 ‘누구든지’(보편적 자아)의 생각이라고 여기면서 사람들이 서로 이질적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인간은 먼저 누구나 주관적 사고를 한다. 이것은 나 중심으로 세상을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도구적 생각이다. 객관적 사고는 주관적인 도구적 생각에 문제가 생겨 그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그 문제를 대상화할 때에 생긴다. 하이데거가 전기의 대표작인 ‘존재와 시간’에서 논한 바를 말한다. 내가 망치를 사용하다가 갑자기 이것이 너무 나의 팔에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망치를 다시 바꾸거나 고치기 위하여 내 팔 힘과 망치의 무게와의 사이에 적합성을 발견하기 위하여 수학적 정밀성에 의존하여 사고한다. 돌출한 문제를 풀기 위하여 나는 제삼자가 되어서 내 팔 힘과 망치무게를 수학적으로 검토한다. 내가 그 문제를 적절히 해결했다면, 그 해결의 과정에 생긴 수학적 정밀성의 데이터는 나와 같은 조건을 가진 ‘누구든지’에게 다 적용된다. 객관적 과학적 사고는 결국 세상사를 주관적 도구적 사고로 보는 것의 우회적 표현이다. 세상사를 도구적으로 이용하려는 나의 생활에 문제가 생겼다면, 그것은 세상을 도구적으로 이용하는 나의 소유욕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 경우에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삼자의 입장에서 그 문제를 대상화한다. 이 대상화는 객관적 문제해결로서 수학적(이론적) 정밀화의 수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과학적 객관적 사고의 가장 깊은 밑바닥에 나의 소유론적 욕망이 숨어 있다. 객관적 사실은 ‘누구든지’ 꼭 같이 보는 사실인 것 같으나, 세상을 도구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나의 소유욕이 ‘누구든지’의 이름 아래에 깊숙이 은닉되어 있다. 이것이 하이데거가 본 객관적 사고의 본질이다. 수학적 문제해결일수록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누구든지’ 다 소유가능한 해결책이 된다. 정밀성은 과학의 핵심이고, 과학은 전문성을 요구한다. 전문성은 범위가 좁을수록 더 정밀해진다. 객관성은 실용성의 이론화(수학화) 작업이다. 하이데거는 ‘강연과 논문집’에서 ‘과학은 현실적인 것(the real)의 이론’이라고 표명했다.‘현실적인 것’은 사회적인 실용성의 다른 이름이다. 실용적인 것을 더 고급화하기 위하여 과학은 정확성과 정밀성을 추구한다.‘현실적인 것의 이론’은 다 지적 소유욕의 소산이겠다. 과학 전문가는 세분된 문제를 푼 전공지식을 소유하고 있으나, 자기 전공분야를 벗어나면 그는 거의 까막눈이다. 무엇이 객관적 사실인가? 그것은 소박한 실용적 소유욕을 우회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하여 세분화되고 계량적으로 측정가능하며, 증명가능한 방향으로 작위된 데이터를 말한다. 이런 객관적 사실을 극단화시키면, 심장 전문의사는 위장 전문의사와 서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미세한 정밀과 전공의 극치를 달릴 수 있겠다. 이미 철학분야에서도 이런 현상이 부분적이나마 대두되어 이 분야 전공자와 저 분야 전공자가 서로 대화가 안 되는 단절이 도래하고 있다. 이 정도면 이미 철학은 끝난 것이다. 철학이 과학을 어쭙잖게 닮아 전문가행세를 하는 꼴이다. 객관화된 대상적 사실과 그 지식은 세상사를 미세하게 쪼개서 서로 회통되지 않는 고도(孤島)를 인위적으로 만들고 만다. 전문가는 아주 유식하나 동시에 세상사를 그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보지 못하는 장님이기도 하다. 철학적 사유는 세상사를 그 전체에서 존재론적으로 보려 한다. 그토록 세분화된 지식들을 통일하는 과학을 어떻게 수립하나? 과학의 본질에서 그것은 불가능하겠다. 하이데거가 그의 후기 저작인 ‘무엇이 사유라고 불려지는가?’에서 ‘과학은 사유하지 않는다.’라고 언명했다. 이 말은 과학이 존재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사유는 오직 존재론적 사유를 의미한다. 과학은 비록 소박한 소유욕을 떠났으나, 지성적 소유욕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존재론적 사유는 소유론적 사고와 구별된다. 존재론적 사유는 자연의 자연성(physis)과 상통한다. 자연성에는 인간의 사회생활이 펼치는 진/위와 정/사의 판단선택 없이 자동사적으로 생멸의 순환이 반복된다. 생멸의 순환 속에 자연성은 신진대사의 존재방식을 저절로 엮어간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사유는 생멸하는 자연의 순환을 보면서 우주를 그 전체에서 유기적으로 관통하고 있는 불변적 존재방식의 깨달음을 뜻한다. 실용을 위한 객관적 사고에 얽매인 과학은 소유를 초탈한 철학의 존재론적 사유를 모른다. 하이데거는 상기의 책에서 다시 과학을 ‘일방통행적’(one way-passing)이라고 진단했다. 즉 과학은 자연처럼 쌍방이 서로 왕래교역하는 관계를 표현하지 않고, 오직 의식이 대상에게 일방적 방향으로 가는 통로만을 띤다는 것이다. 의식이 생각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길만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이 길이 곧 소유와 실용의 길이다. 세상사가 오직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여겨온 문명의 습관은 인간의 소유론적 사고방식의 인습에 기인한다. 과학은 소유론적이고, 소유론은 객관적인 것만이 사실이라고 집착하게 한다. 이제 우리는 전문적으로 세분화된 소유론적 사실 이외에 유기적인 세상사를 그 전체에서 보는 존재론적 사유가 있음을 깨달아야 하겠다. 원효의 이중부정과 이중긍정의 사고방식(27회 글)은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론적 사유와 이웃하고 있다. 그것은 객관적 사고가 근거해 있는 판단적(택일적) 사고방식에 대한 거부와 같다. 이중부정의 사유는 세상사에 대한 의식의 소유론적 생각을 소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객관적 과학적 사고는 개인의 소유론적 사고와 무관해 보이나, 그것은 문제를 느낀 개인적 소유의식을 추상적으로 상정된 의식일반(누구든지)의 소유의식으로 일반화한 것이다. 추상적 소유의식은 지성의 판단을 통해 ‘진/위’와 ‘정/사’의 택일을 구성한다. 앞 항에 대하여 옳다는 소유적 집착은 동시에 뒷 항에 대하여 그르다는 배척적 집착을 낳는다. 소유와 배척은 같은 집착의 두 모습이다. 양자택일은 집착의 산물이다. 이중부정은 세상에 대한 소유와 배척의 이중적 집착을 초탈하는 길이다. 이중부정의 초탈을 비현실적인 도피의 길이라고 읽어서는 안된다. 소유와 배척의 집착은 하이데거가 말하고 있는 ‘일방통행적’ 사고와 다르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사고는 객관적 대상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사고와 유사하여 객관에서 의식에로 역행하는 사고가 불가능하다. 이런 사고는 결국 서구의 지성이 줄곧 주장해 온 지배적 권력의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다. 권력의지는 진리의지와 동격으로서 판단적(객관적) 지성이 진리라고 표상한 것은 최고의 존재자가 되어서 난공불락의 권위를 향유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하이데거가 갈파한 바처럼, 서구의 자연과학이 끊임없는 진리의 투쟁사로서 앞 이론을 늘 부정하는 새 이론의 개발 극복사에 다름 아니고, 사회과학은 자가성(自家性)의 진리를 옹호하고 다른 진리를 허위로 배척하는 투쟁적 택일의 논리를 강화시켜 온 것과 다르지 않다. 원효가 갈파한 이중부정은 결국 세상에 인간이 일방적으로 설립하고자 하는 지성적 사유로서의 진리의 소유와 허위의 배척과 같은 그런 택일적 판단을 초탈하고자 하는 의미를 상징한다. 그런 이중부정은 세상을 보는 인간의 생각을 한없이 자유스럽게 한다. 어느 한 곳에 걸리지 않는 마음의 자유가 세상사를 도구적 실용으로 보게 하는 것을 중단한다. 그런 이중부정의 자유는 세상사를 인간에 의하여 대상에 일방적으로 매겨진 가치가격인 ‘진/위’의 택일로 보지 않고, 자연의 자연성처럼 세상사를 만물의 기적(氣的) 상호거래의 존재방식처럼 읽도록 한다. 이것이 이중긍정이다. 만물은 서로 다르므로 각각 상호 의존한다. 나무의 존재는 비목(非木=흙/물/공기/햇볕/바람)의 존재와의 차이와 동시에 상호교섭에서 존재하므로 나무의 존재는 고유성(=自家性)이 없고, 나무는 비목과의 잡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나무는 이미 비목과의 이중적 사실로서 인식된다. 나무는 개념이지만 그 개념은 인간이 지성적으로 매겨놓은 명사고, 실제로 나무는 비목들과 서로 얽히고 설키어 자동사적으로 일어난 생기적 사건(Ereignis=event)이나 또는 사라지는 사건(Enteignis=dis-event)에 불과하다. 하이데거는 나무와 같은 존재를 명사적으로 보지 않고 자동사적인 ‘사건’으로 해석한다. 이 해석은 모든 존재의 여실한 사실이 명사적으로 인간이 판단하기 위하여 의식 앞에 세워놓은 고착적 대상이 아니라, 서로 돌고도는 회전문을 가능케 하는 ‘돌쩌귀’(樞)와 같다고 장자가 설파한 사상과 상통한다 하겠다. 돌쩌귀는 문을 돌거나 여닫게 하는 이중적 장치다. 모든 소유는 진/위와 정/사의 선택적 구조를 갖고 있으나, 모든 존재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오로지 생멸처럼 여닫는 이중성으로 엮어져 있을 뿐이다. 이것이 세상사를 환영으로 보려는 원효의 이중긍정이다. 세상사를 환영으로 보는 법은 자연성의 존재방식에 집착이 없고 일체가 흔적으로 오고 가고, 가고 오듯이, 사회생활을 그렇게 읽기를 종용하는 사상이다. 원효의 사유는 소유론적으로는 영구히 풀리지 않는 인간사회의 고통과 불행을 아침이슬처럼 사라지게 하는 자연성을 관조하는 마음의 법이겠다. 그러면 세상에 진리와 비진리가 없는가? 다음주에 보기로 하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Zoom in서울] 노원구 도심 발전 전기 맞나

    서울 노원구의 숙원 사업인 7만 4000여평 규모의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노원구는 11일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구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도봉면허시험장과 창동차량기지 이전을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이와 관련, 구는 최근 경찰청과 건설교통부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구는 상계동 611의1에 자리잡고 있는 도봉면허시험장 이전과 관련, 최근 경찰청 운전면허시험관리단으로부터 ‘노원구 등 서울 동북부 지역의 발전 및 시민들의 불편사항을 고려해 같은 구 또는 인접구에 대체 부지가 확보되면 운전면허시험장의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 앞서 노원구는 2만 430평 규모의 도봉면허시험장 이전부지로 월계동 녹천자동차학원 인근과 공릉동 등 2곳을 경찰청에 제안했다. 이 가운데 월계동 이전이 유력시되고 있다. 태스크포스팀은 현재 이전 부지 확보 방안과 이전과 관련된 환경관련 규제 완화 방안 등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계동 도봉차량기지와 바로 맞붙어 있는 5만 4400여평 규모의 창동차량기지는 한때 경기도 포천 이전이 추진됐으나 최근 들어 남양주 별내지구 이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노근 구청장은 이에 대해 “최근 건교부에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과 별내∼암사로 이어지는 지하철 8호선을 연결하고, 여기에 차량기지를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당고개∼별내구간은 5㎞로 포천 연장안(25㎞)보다 길이가 짧고 비용도 적게 들어 실현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는 포천 연장안은 2조원대의 비용이 들지만 별내로 이전할 경우 7000억원 정도면 가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노근 구청장은 “노원구는 상업지역이 전체 면적의 1.6%에 불과해 그동안 도시 발전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이들 시설이 이전하면 6만여평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와 문화시설을 짓고,1만여평에는 돔 구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원구는 이노근 구청장 취임 이후 ▲창동차량기지·도봉면허시험장 이전 ▲성북역 민자역사 건설 ▲경춘선 폐철도 부지 이용방안 ▲4호선 당고개∼8호선 별내지구 연결 ▲경전철 유치 등 5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7·8월 휴가 “꿈이나 꾸지 뭐~”

    7·8월 휴가 “꿈이나 꾸지 뭐~”

    휴가계획 다 짜놓고 국내든 국외든 떠나기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7,8월에는 꼼짝없이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눈치 보느라 휴가 얘기를 못 꺼내는 ‘소심형’부터 남들 놀 때 일해야 하는 ‘특수직업군’에 이르기까지, 휴가가 그림의 떡인 2030들의 절절한 사정을 들어 봤다. 월급쟁이 한의사 김모(30)씨는 이번 여름휴가를 일단 미뤄뒀다. 올 1월에 입사한 신입이라 업무 파악도 해야 하고 일요일도 반납하며 일해야 할 정도로 일이 많아 올 여름은 병원에서 보내야 할 판이다. 이제는 “여기 에어컨 시원한데 이 여름에 가긴 어딜 가냐.”며 “시원한 가을에나 가지 뭐.”라며 체념하고 있다. ●“막내가 어디 감히”“팀장이라 책임감에…” 남들 다 휴가가는 시기에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것은 김씨만이 아니다. 졸업 후 오랜 기간 백수로 지내던 조민경(24·여)씨는 지난 5월 가까스로 작은 디자인 회사에 취직했다. 허나 그 기쁨도 잠시, 이제는 휴가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가 막막하다. 직원도 몇명 없는 데다 이제 막 입사한 막내가 휴가 얘기를 꺼내면 일하기 싫다는 소리로 들릴 것 같다. 고민 끝에 비교적 친하게 여기는 선배한테 얘기를 꺼냈지만 “나도 처음 들어 왔을 때 하루 월차 낸 게 전부다. 회사로서는 입사 3개월이 안 된 사람한테는 휴가 보장해 줄 의무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는 답만 돌아 왔다. 조씨는 “백수 때는 돈이 없어서 제대로 못 놀았는데 이제는 직장이 있어도 시간을 못내 문제”라면서 “남자친구랑 휴가 일정을 맞춰야 하는데 말도 못 꺼내고 너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오모(27)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경력사원으로 들어 왔지만 사실상 신입이나 마찬가지라 눈치만 보고 있다. 결국 가을이면 2박3일이라도 휴가를 낼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여름휴가는 반납했다.“방학기간에만 일하는 인턴사원과 함께 올 여름 사무실을 지키기로 마음을 굳혔어요. 올해 안에 짧게라도 휴가를 다녀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어요.” 의류무역회사 MD일을 하고 있는 권지은(28·여)씨는 오히려 반대 상황이다. 직장생활 3년차에 5개월 전 경력직으로 입사한 권씨는 팀원 3명을 이끄는 팀장. 일이 눈에 밟혀 휴가를 떠날 수가 없다. 특히 업종의 특성상 7월말∼8월에 가을상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휴가철이라도 노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권씨의 팀원들은 ‘팀장님’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름대로 휴가 계획을 짜고 있다. 그는 “이전 회사에 막내로 있었을 때는 눈치보지 않고 휴가를 마음껏 즐겼다.”면서 “팀장이 되자 책임감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가철이 제일 바빠요 남들 노는 시기에 가장 바빠지는 사람들도 7,8월 휴가를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2년차 여행사 직원 박상국(29)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여행사는 7,8월에 일년 농사의 절반을 짓기 때문에 휴가가는 건 불가능하다. 특히 영업 직원과 상품팀 직원들은 휴가의 ‘휴’자도 못 꺼낸다.“다른 시기에 대체 휴가를 갈 수 있으니 괜찮아요. 오히려 여행사 직원이기 때문에 비수기 때 값싼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장점도 있지요.” 박모(28)씨도 업무 특성상 휴가를 9월초로 미뤘다. 그는 대학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관리 대행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대다수 대학들이 홈페이지 개선 작업을 방학기간을 이용해 해 주길 요구하기 때문에 방학이 낀 7,8월은 거의 매일 밤 10시까지 야근을 해야 한다. 박씨는 “입사 초년병 때에는 멋모르고 휴가를 다녀 왔지만 업무를 파악하고 난 지금은 도저히 휴가를 쓸 상황이 못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회사 다니기 싫다는 생각도 들지만 여름휴가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순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외식업체에 근무하는 양모(27)씨는 회사 전체가 비상 상황이라 여름휴가를 반납했다. 지난 6월부터 회사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가면서 누구 하나 제 시간에 퇴근하는 법이 없다. 그는 “직원이 많지 않고 업무가 다 연계돼 있어 한 사람이 쉬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주말이라도 제대로 쉬고 당일치기로라도 어디 가서 발을 담그고 올 수 있으면 다행이겠다.”고 한숨 쉬었다. ●결혼, 병가로 휴가는 안녕∼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박모(30·여)씨는 휴가를 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이다. 먼저 결혼한 동료들을 보면 가을에 결혼하는 경우 마치 불문율처럼 그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하지만 혼수도 아직 다 마련하지 못했고 결혼 준비기간에 예비신랑과 토닥거린 게 마음에 걸려 어디든 바람 쐬러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지난해 9월 결혼한 차모(29)씨는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와 맞는 휴가라 특별한 시간을 갖고 싶지만 휴가를 내도 될지 망설여진다. 결혼할 당시 얼굴에 철판을 깔고 여름휴가와 결혼휴가를 붙여서 보름간 유럽여행을 했기 때문이다.“아무리 보장된 휴가라지만 직장인이 보름을 쉬는 건 좀 얌체 같이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내년에 여름휴가를 반납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까지 먹었더랬는데 막상 올해 휴가시즌을 맞고 보니 생각이 달라지네요. 제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이렇게 눈치 봐가며 휴가를 가야 하는 걸까요.” 회사원 공모(26)씨는 여름휴가는 잊기로 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위해 가을부터 휴직을 할 계획이라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일을 하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다. 하지만 입학 허가와 비자 외에는 거의 준비를 못한 터라 마음이 조급하다. 그는 “공부가 끝나면 회사로 다시 복귀할 예정이라 그저 ‘나 몰라라.’하고 떠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 “집도 아직 못 구했는데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이모(29)씨는 최근 수술로 병가를 낸 터라 눈치가 보여 휴가를 못 쓰고 있다.6년차 회사원인 그는 이어지는 야근과 회식으로 위장병이 생겨 7월초 수술을 받고 5일 가량 병가를 내고 쉬었다. 하지만 다들 바쁘게 일하는 동안 병가를 냈기 때문에 이번 여름휴가는 가지 못할 것 같다. 후배들은 “병가는 병가, 휴가는 휴가”라고 말하지만 팀장은 이미 여름휴가 계획서상의 이씨 이름에 ‘보류’라고 적어 놓았다. 이씨는 “팀장한테 여름휴가 가겠다고 하면 ‘절대 안 된다.’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면 휴가를 포기하라는 묵언의 암시 아니겠느냐.”면서 우울해 했다. 나길회 이재훈기자 kkirina@seoul.co.kr ■ 비수기族 값싸고 한가롭게 9월에 휴가간다 7∼8월 성수기에 여름휴가를 못 간다고 풀죽어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남들이 여름휴가 후유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9월, 저렴한 비수기 여행상품을 골라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휴가를 떠나는 게 훨씬 실속 있을 수 있다. 여행 코디네이터들이 충고하는 비수기 알뜰여행법을 알아 봤다. 하나투어 정기윤 대리는 비수기 특가상품 이용을 추천했다. 여행사별로 비수기 상품은 성수기에 비해 30% 가량 싸다. 적당히 이름 있는 여행사들은 미리 항공권을 대량으로 구입해 둔다. 여행객들을 채우지 못하면 미리 사둔 항공권을 싸게 팔 수밖에 없다. 정 대리는 “여럿이 모여 공동구매하면 할인율이 증가하는 여행사가 많기 때문에 관련 상품들을 꼼꼼하게 따져 보면 훨씬 싼 가격에 휴가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옵션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값싼 상품일수록 식사비나 공항세, 현지 가이드비 등의 옵션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게 포함되고 어떤 게 안되는지 잘 따져 봐야 쓸데없는 지출과 고생을 막을 수 있다. 싼 상품을 선택했을 경우 ‘옵션별 업그레이드’도 알뜰여행의 중요한 포인트다. 숙소나 식사, 각종 놀이 프로그램별로 돈을 조금만 더 주면 훨씬 편하고 재미있는 휴가를 만들 수 있다. 자유투어 여행코디네이터 이수명씨는 “싼 상품은 보통 숙소가 불편할 경우가 많은데 약간의 추가요금만 부담하면 한층 편안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美 특허 출원때 ‘Must·Never’사용 피해야”

    코트라는 6일 미국 특허 로펌인 모건 앤드 피내건의 리처드 스트라스만 변호사가 제시한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특허를 출원할 때 유의해야 할 5계명’을 소개했다. 스트라스만 변호사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인공 장기 등 인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 의학적인 치료방법, 기계부품의 단순 각도 변경에 따른 효율 증대 등 단순 발견, 유용한 물체의 장식적인 디자인 등이 특허 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특허 출원시 ‘Critical’,‘Must’,‘Necessary’,‘Always’,‘Never’ 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이 발명은….’이라는 표현을 “The invention is…./isn’t….” 등으로 직역하거나 기존 기술에 대해 불필요하게 언급하는 것 등은 특허의 청구 범위를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어떤 발명이든 처음 공개된 날로부터 1년이 지나면 특허를 출원할 수 없고 한국에서 출원된 일자가 발명이 공개된 일자로 간주되므로 1년내에 미국에 특허를 출원해야 하고, 디자인 특허 제출시에는 사진 대신 도면을 사용하되 그 도면을 너무 세부적으로 작성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부적인 내용이 모두 발명에 필요한 요소로 간주돼 특허의 청구 범위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명문대 교육혁명] (12)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취리히·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스위스의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아인슈타인이 이 대학의 수학과를 다녔고, 교수(물리학과)의 경력을 시작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공계 분야에서 이 대학은 교수들은 물론 박사과정 학생들, 그리고 박사후 과정(Post Doc) 연구원들에게 ‘꿈의 대학’으로 불린다. 학교 규모로는 다른 영·미권의 명문대학보다 작지만 유럽의 대학 가운데 최상위권에 랭크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이상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영국을 제외한 유럽 대륙의 대학으로는 최정상급이다.1855년에 설립됐다. 롤프 프로발라 홍보담당 국장은 “이공계 분야의 명문대로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적 자원과 최첨단의 연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ETH 취리히는 아낌없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교수 초임 연봉 1억 5000만원… 하버드대와 엇비슷 교수들의 초임 연봉은 약 15만 5000달러(약 1억 5000만원). 미국 공립대학 정교수의 연봉(11만달러)보다 50%쯤 많다. 하버드대학을 비롯한 명문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14만∼15만달러)에도 뒤지지 않는 좋은 조건이다. 엔지니어링 분야의 경우 정교수가 받는 평균 연봉이 미국 공립대학은 7만∼10만달러 수준이지만 이 대학의 교수들은 20만∼50만달러를 받는다. 박사과정 학생의 연봉은 2만 8000∼4만 8000달러(약 2800만∼4800만원) 정도다. 최태열(나노 유체역학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는 “높은 보수를 제공한다고 해서 우수한 인적자원이 무조건 몰려드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훌륭한 유인책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미국의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연구소의 책임자인 교수에게 연구원 인사권과 예산권을 주고, 연구소 운영비가 충분하게 지원되기 때문에 연구성과나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을 받지 않는 점이 미국대학과 비교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에서 연구는 각 학과(15개) 밑에 독립적으로 조직된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보통 정교수들이 연구소장이 된다. 각 교수마다 3∼5명의 선임연구원 및 박사후 과정 연구원을 두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다. 기계공학과의 경우 13개 연구소가 있고 그 아래에 세분된 연구실들이 모두 39개가 운영된다. 박사과정 학생들은 분야별로 나눠진 실험실에서 연구하며, 학부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다. 교수들은 연구소의 연구원과 박사과정 학생들을 선발하고, 학교에서 지급되는 기본 연구비(연구원의 급여 포함)를 각 실험실에 배분한다. 교수들은 연구소라는 기업체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렇지만 높은 실적을 내야 하는 부담은 없다. 다른 대학의 교수들처럼 매년 의무적으로 논문을 제출하거나, 기업체로부터 좋은 연구 프로젝트를 따 와야 하는 부담이 없다. 강의에서도 자유롭다. 수년간 진행한 연구가 실패로 끝나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ETH 취리히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리스크 캐피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데르스 하그스트렘 학술 마케팅 국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시작한 연구도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도 얻는 것은 많고 그런 지식이 쌓여 첨단기술도 나오는 법”이라며 “교수들이 다른 스트레스나 부담을 받지 않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능력 뛰어난 교수 ‘삼고초려´ 초빙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교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선 수년간의 노력과 엄청난 비용도 마다하지 않는다. 단백질체학의 최신 연구분야인 시스템 바이올로지에서 최고 권위자인 루디 에버솔드 교수를 미국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모셔오기’ 위해 3년간 공을 들였다.2003년 계약을 공식발표한 데 이어 스위스에서 같이 연구할 연구원들을 미리 시애틀로 보내 에버솔드 교수와 호흡을 맞추도록 했다. 그런 다음 2005년 1월 연구소를 취리히로 옮겼다. 에버솔드 교수와 그의 시애틀 연구팀을 패키지로 스카우트, 연구소를 설립하는 데 든 비용은 1억 8000만달러(약 1800억원). 시스템 바이올로지 연구소의 이후근 박사도 에버솔드 교수와 함께 시애틀에서 취리히로 건너왔다. 이 박사는 “미국에서는 교수들간 경쟁도 치열하고, 연구비를 따려고 제안서를 쓰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이런 부담이 전혀 없어 연구에만 열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수들뿐 아니라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다른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각 연구소에는 기계 및 전자분야의 작업을 도맡아 주는 기술자들이 있다. 학생들이 필요한 도면이나 원하는 실험장치를 설명하면 이른 시일 내에 기술자들이 만들어준다. 불필요한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수학기간도 짧아지는 효과가 있다. 독일에서는 석사 취득후 박사학위를 받는 데 7년 정도 걸리지만 ETH 취리히에서는 석사 취득 후 3∼4년이면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 취리히시 북서부에 조성 중인 제2캠퍼스 사이언스 시티는 쾌적한 환경, 실험기자재나 설비 등에서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물리학 연구동의 지하에는 최첨단 시설의 청정룸까지 갖춰져 있어 연구원이나 학생들이 반도체, 초고속 마이크로칩, 나노 공학 등 하이테크 분야의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다.36만㎡(약 11만평)의 방대한 규모에 조성되는 사이언스 시티는 1957년 첫삽을 뜬 이래 아직까지도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사·석사·MBA과정 절반이 외국인 이같은 연구환경 덕분에 ETH 취리히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우수한 인재들로 가득하다. 전체 358명의 교수들 중 외국인은 206명(58%)이나 된다. 외국인학생은 학부의 경우 12%에 그치지만 박사과정과 석사,MBA과정에서는 절반이 외국인이다. 석사 이상의 과목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 ETH 취리히의 신경과학 연구소와 취리히 대학의 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슈밥 교수는 “기초 과학은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같은 ETH 취리히의 학구적 전통은 그동안 2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저력이 됐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한국인 유학생이 말하는 ‘연구환경’ |취리히 함혜리특파원|취리히 연방공대에는 현재 유학생 10명과 6명의 박사후 연구원 등 한국인 16명이 있다. 이들은 취리히 연방공대의 강점으로 인적자원의 가치를 중시하는 분위기와 최상의 연구환경을 꼽는다. 지난해 9월부터 화학과 유기합성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전옥염씨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는 권오필(물리학과·비선형 광학실험실)박사, 최태열(기계공학과·나노 유체역학연구소)박사로부터 연구분위기를 들어봤다. ▶취리히 연방공대의 연구환경을 한국과 비교한다면. -(전)포항공대에서 석사를 하고 이곳으로 왔다. 모든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갖춰진 설비도 놀라웠지만 부수적인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전문기술자를 배치하는 등 모든 부분에서 배려하는 것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 -(권)물리학 연구실이 있는 사이언스 시티의 연구동(棟)은 최첨단 연구설비가 모두 갖춰져 있다. 이곳에 있는 각 동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건물로 꼽힌다. ▶연구인력에 대한 대우는. -(전)최상이라고 생각한다. 박사과정에 지원하려고 면접하러 올 때에도 모든 비용을 학교측이 부담했다. 박사과정 1년차인 나의 경우 정상 급여의 60%를 받아 한달에 2500스위스프랑(200만원 정도)을 받는다. 매년 10%씩 인상되고 1년에 25일의 유급휴가도 있다. -(최)무엇보다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할 줄 아는 곳이다. 학생이든, 연구원이든 생활하기에 충분한 보수를 제공해 경제적인 문제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한다. 졸업 후 새 직장을 찾는 학생들이나 직장을 옮기고 싶어 하는 연구원에게도 3개월 동안 월급이 나온다. ▶수업 방식은. -(권)학부학생들의 경우 입학은 자유롭지만 매우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 진급한다. 재시험은 한 차례만 기회가 있어 1,2학년 학생들은 공부를 무척 열심히 한다.2학년이 끝날 때 남는 학생은 일반적으로 입학생의 3분의2 정도다. 물리학과의 경우는 절반 정도다.7학기(3학년 후반기) 이후 심화과정에 들어가 각자 특정한 연구실을 선택해 과제를 한다. 교수들은 이에 맞춰 특성화된 과목을 개설한다. 실험과 연구는 조교(박사 후 과정 연구원)의 도움을 받는다. 연구원 1명당 3∼4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있다. ▶연구 분위기는. -(최)한국에서는 학과간 벽이 높아서 공동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다른 학과의 연구실에서도 자유롭게 실험을 할 수 있어 융합 과학의 추세를 빠르게 따라갈 수 있다. -(전)한국에서 석사를 할 때에는 잠자는 몇 시간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시간을 실험실에서 보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침에 출근해 저녁 6시면 퇴근하는 이곳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 정도였다. 한국의 ‘월화수목금금금’식 연구를 통해 얻는 것도 많지만 집중력이나 능률은 이곳이 훨씬 높다. -(권)이른 시간에 연구성과를 내고, 많은 논문을 써서 발표하는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하나를 하더라도 좋은 내용을 찾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기초에 충실하고, 이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물적·심적 ‘여유’가 취리히 연방공대의 힘이다. lotus@seoul.co.kr ■ “외국 유명대학과 협력 강화 미래사회 기술자·리더 양성” |다보스(스위스) 함혜리특파원|매년 재계와 정계의 세계적인 거물들이 모이는 다보스 포럼이 열리는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최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ETH Zurich) 생물학과의 6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2년에 한 차례씩 열리는 이 심포지엄은 생물학과 3,4학년 학생들과 교수, 연구원 등이 참석해 최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올해 참가자는 680명. 지난해 10월 취임한 에른스트 하펜 총장도 생물학과 교수 자격으로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하펜 총장은 인터뷰에서 “명문대학으로 남으려면 우수한 인적자원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외국의 유명대학과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우수한 해외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목표는. -10∼15년 후 미래 사회는 지금의 사회와 많이 다를 것이다. 훨씬 진보된 지식기반 사회에 적절히 대비할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엔지니어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독일의 디 차이트 조사결과 수학, 생물, 화학, 물리 등 과학 분야에서 ETHZ가 (유럽에서)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유럽내에서 이공계 분야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은 이유는 미래를 준비하는 데 우리가 가장 적절한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명문대의 명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우수한 인적 자원은 명문대학의 기본 조건이다. 좋은 교수가 있는 곳에 좋은 학생이 있고, 좋은 학생이 있어야 좋은 교수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세계 톱수준의 교수진과 연구진, 우수한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한 재정지원, 인프라 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어느 분야에서든 최고의 인재를 원한다. 그들이 원하는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인적자원의 국제화 비율이 다른 어느 대학보다 높은데. -스위스는 인구 700만명의 작은 나라다. 우수한 외국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프랑스나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보다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연구 프로젝트의 국제 교류를 중시하는 이유는. -과학, 교육, 문화, 시장경제 등 모든 것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에서 국제적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대학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 학생들은 일찌감치 다른 문화를 접촉하며 국제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중요한 경험이다. ▶앞으로 ETHZ의 변화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기술만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사회도 진보한다. 이런 미래 사회에 맞춰 교육시스템을 갖춰나가는 것이 기본 목표다.15년 뒤의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2020 프로젝트’가 마련돼 있다. 재정 분야에서 현재 85%나 되는 국가의 지원 비율을 낮추고 지식과 기술의 전환 작업이 쌍방향으로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연구소 창업도 보다 활발히 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제2의 MIT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수한 대학인 동시에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대학이 되는 것을 원한다.ETHZ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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