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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7세 여아의 恨 54년만에 풀렸다

    美 7세 여아의 恨 54년만에 풀렸다

    1957년 12월 3일 미국 일리노이주. 이곳 시카모어 지역에 살던 금발의 소녀 마리아 리덜프(당시 7세)가 집 앞에서 친구와 놀던 중 한 소년의 어깨 위에 올라탄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리덜프는 5개월 뒤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범인을 쫓을 단서는 리덜프가 자신을 목말 태운 소년을 ‘조니’라고 불렀다는 친구의 어렴풋한 기억뿐이었다. 54년간 미궁에 빠져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의 추억’이 경찰의 집념 어린 추적 끝에 풀렸다. ●납치·살해 후 경찰로 근무 미국 일리노이주 디캘브 카운티 검찰은 1일(현지시간) 리덜프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잭 대니얼 매컬러프(71·사건 당시 이름은 존 테시어)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리덜프의 집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살던 매컬러프는 친구와 놀던 리덜프를 유인해 죽였다. 경찰은 친구의 증언에 따라 ‘조니’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시카고행 기차를 타고 있었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경찰의 용의선상에서 빠졌다. 그는 혹시 계속될지 모를 경찰의 수사를 피하려고 군에 입대한 뒤 이름도 ‘존 테시어’에서 ‘잭 대니얼 매컬러프’로 바꾸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군 전역 후에는 결혼을 하고 경찰에 투신해 워싱턴주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익명의 제보 바탕으로 다시 탐문수사 완전범죄로 끝날 듯했던 매컬러프의 살인극은 그를 쫓던 일리노이주 경찰이 알리바이상의 허점을 발견하면서 발각됐다. 50년이 지났지만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매컬러프가 범인’이라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다시 탐문수사를 본격화한 끝에 지난해 매컬러프의 전 여자 친구로부터 결정적인 진술을 이끌어냈다. 그녀가 “(무혐의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던) 열차표를 우연히 봤는데 검표도장이 찍히지 않은 미사용 티켓이었다.”고 말한 것이다. 이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은 잊혀졌던 매컬러프의 행적을 다시 집요하게 추적, 마침내 시애틀의 자택에서 그를 체포하는 것으로 54년 만에 리덜프의 한을 풀게 됐다. 마리아 리덜프의 오빠인 찰스 리덜프는 범인의 체포 소식을 듣고 “(동생이 숨진 뒤) 모든 것이 평소처럼 계속됐지만, 동생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그는 정말 똑똑한 소녀였고 (살아있었다면) 정말 뭔가 될 아이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7세 여아 살인범 54년 만에 잡았다

    7세 여아 살인범 54년 만에 잡았다

     1957년 12월3일 미국 일리노이주. 이곳 시카모어 지역에 살던 금발의 소녀 마리아 리덜프(당시 7세)가 집 앞에서 친구와 놀던 중 한 소년의 어깨 위에 올라탄 채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리아는 5개월 뒤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지만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범인을 좇을 단서는 마리아가 자신을 목말 태운 소년을 ‘조니’라고 불렀다는 친구의 어렴풋한 기억뿐이었다. 54년간 미궁에 빠져 영구미제로 남을 뻔한 ‘살인의 추억’이 경찰의 집념 어린 추적 끝에 풀렸다.  미국 일리노이주 드칼브 카운티 검찰은 1일(현지시간) 마리아를 납치, 살해한 혐의로 잭 대니얼 맥컬러프(71·사건 당시 이름은 존 테시어)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마리아의 집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살던 맥컬러프는 친구와 놀던 마리아를 유인해 죽였다. 경찰은 친구의 증언에 따라 ‘조니’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그는 “납치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시카고행 기차를 타고 있었다.”고 말했고 이 때문에 경찰의 용의선상에서 빠졌다.  그는 혹시 계속될지 모를 경찰의 수사를 피하려고 군에 입대한 뒤 이름도 ‘존 테시어’에서 ‘잭 대니얼 맥컬러프’로 바꾸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군 전역 후에는 결혼을 하고 경찰에 투신해 워싱턴주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완전범죄로 끝날 듯했던 맥컬러프의 살인극은 그를 쫓던 일리노이주 경찰이 알리바이상 허점을 발견하면서 발각됐다. 50년도 지났지만 경찰은 이 사건 수사를 포기하지 않았고, ‘맥컬러프가 범인’이라는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다시 탐문수사를 본격화한 끝에 지난해 맥컬러프의 전 여자친구로부터 결정적은 진술을 이끌어냈다. 그녀가 “(무혐의의 결정적 증거로 작용했던) 열차표를 우연히 봤는데 검표도장이 찍히지 않은 미사용 티켓이었다.”고 말한 것이다. 이 결정적 진술을 바탕으로 경찰은 잊혀졌던 맥컬러프의 행적을 다시 집요하게 추적, 마침내 시애틀의 자택에서 그를 체포하는 것으로 54년 만에 리덜프의 한을 풀게 됐다. .  마리아의 오빠인 찰스 리덜프는 범인의 체포 소식을 듣고 “(마리아가 숨진 뒤) 모든 것이 평소처럼 계속됐지만, 동생의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그는 정말 똑똑한 소녀였고 (살아있었다면) 정말 뭔가 될 아이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佛 세계문학전집에 한국문학 정식 포함”

    “佛 세계문학전집에 한국문학 정식 포함”

    “지난해 출간 이후 8000부 정도 팔렸는데, 이 정도면 꽤 좋은 반응이라고 봐야죠. 프랑스의 대표적인 세계문학전집 갈리마르에 한국문학이 정식으로 포함되고 있습니다.” ●황석영 장편소설 ‘심청’ 불역 30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한국문학번역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최미경(46)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교수와 장 노엘 주테(66) 박사는 프랑스 현지에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는 한국문학에 대한 평판을 먼저 전했다. 두 사람은 황석영의 장편소설 ‘심청’을 프랑스어로 함께 번역했다. 최 교수는 “불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결국 부족할 수밖에 없는 2%를 주테 박사가 문학적인 차원에서 채워 줬다.”면서 “황석영의 초기 작품 ‘한씨연대기’, ‘삼포로 가는 길’ 등도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주테 박사는 “황석영은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며 “그의 초기 작품과 더불어 장편소설 ‘손님’을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분단과 통일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그런지 아직 보편성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심청’에서 드러나는 실존적인 고민이 훨씬 성공 요소를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번역상은 양한주씨 등 3명이 받아 번역상은 김영하의 장편소설 ‘검은 꽃’을 독일어로 공동 번역한 양한주(51)씨와 하이너 펠트호프, 소설가 오정희 등의 ‘한국현대단편선’을 영어로 번역한 존 홀스타인(67) 성균관대 영문과 교수가 받았다. 2001년부터 시상한 한국문학번역신인상은 김제인(28·영어권), 지예구(26·영어권), 이아람(31·불어권), 마이케 실(31·독어권), 파로디 세바스티안(29·스페인어권), 박모란(25·러시아어권), 왕염려(37·중국어권), 후루카와 아야코(36·일어권)가 받았다. 번역 과제로 주어진 작품은 박민규의 단편소설 ‘아침의 문’과 김인숙의 ‘안녕, 엘레나’. 7개 언어권역으로 나누어 선정한다. 상금은 번역대상 2만 달러, 번역상 1만 달러다. 신인상은 500만원.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③3가지 체험이 있는 O’ahu!

    신비의 섬, 하와이를 달리다 ③3가지 체험이 있는 O’ahu!

    매일 아침 와이키키 해변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오아후는 여행자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선사한다. 오아후의 체험거리는 단지 오감이 행복하기만해서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게 아니다. O’ahu Must do Activity 3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배우는 오아후 체험 3선 매일 아침 와이키키 해변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오아후는 여행자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거리를 선사한다. 오아후의 체험거리는 단지 오감이 행복하기만해서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게 아니다. 체험을 통해 하와이 전체의 문화와 생활상, 자연을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맨얼굴같이 청연하고 광대한 오아후의 대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쿠알루아목장과 부드러운 선율 속에 하와이 원주민들의 순박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우쿨렐레 클래스, 하와이의 5섬을 비롯해 피지, 타히티, 사모아 등 태평양 중남부에 산재한 섬들의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폴리네시안 문화센터가 대표적이다. 글·사진 천소현, 박우철 기자 1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항상 서핑보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2 탐방객들이 버기를 타고 쿠알로아 목장을 달리고 있다 민낯의 오아후 안으로 내달리다 Kualoa Ranch Buggy Tour 스노클링, 서핑, 해변에서의 휴식으로 여유로운 하와이를 만끽한 다음은 산악 버기투어로 ‘다이내믹한’ 하와이와 만날 차례다. 자연 속을 거칠게 내달리는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 버기투어는 오아후의 민낯을 보는 듯 순수함과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는 짜릿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버기는 한국에서는 ‘네발이’로 통하는 300cc 디젤기관이 달린 사륜 오토바이로 바퀴가 넷인 탓에 안정감 있고, 주행을 위한 장치가 엑셀레이터, 브레이크, 조향장치뿐이어서 누구든 쉽게 탈 수 있다. 쿠알로아 목장 버기투어는 16세 이상의 신체건강한 사람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버기 운전이 쉽다고 해도 투어가 진행되는 2~3시간 동안 요철과 곡선이 많은 비포장길을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코스를 이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주행 중 나뭇가지나 튀는 돌 때문에 피부에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긴소매 옷을 입는 게 좋다. 보통 10명 내외의 탐방객이 1인당 1버기를 타고 투어 코스에 참가한다. 이때 1명 이상의 투어가이드가 동행하면서 주변 설명과 탐방객의 안전을 책임진다. 버기투어는 출발 후 10분 정도는 숲속 이곳저곳을 산책하듯 천천히 주행한다. 탐방객이 어느 정도 조작에 익숙해질 무렵 오아후 동쪽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언덕의 벙커에 도착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탄약을 보관해 둔 이 벙커는 지금은 쿠알로아 목장에서 촬영한 영화의 스틸사진이 전시된 갤러리로 이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진주만>, <쥬라기공원>, <첫키스만 50번째> 등의 스틸사진을 유심히 지켜본 뒤 다음으로 이어지는 버기투어에서 바로 그 영화 촬영 장소를 찾아보자. 해안초소를 지나면 본격적인 오프로드 레이싱이 시작된다. 오른쪽으로는 바다, 왼쪽으로는 병풍 같은 산맥이 이어진다. 첫키스만 50번 했다는 아담 샌들러가 첫눈에 반한 여인을 기다리고, 말콤 박사가 공룡과 목숨을 건 레이싱을 펼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쥬라기공원> 촬영 때 남긴 공룡의 발자국도 쿠알로아 목장에 그대로 남아있다. 유명 영화의 촬영지라는 후광보다 쿠알로아 목장을 더욱 기억하게 하는 것은 초록이 가득한 평야에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있는 풍경이다. 마치 시간을 박제한 듯 그 풍경은 흘러가는 구름보다 느리고 바람조차 쉬어 가는 것 같다. 소들은 버기투어가 지나간다고 해서 놀라거나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그 모습이 익숙한 듯 귀찮은 듯 눈만 살짝 돌려 멀어지는 탐방객을 바라볼 뿐이다. 투어는 평야를 가로질러 쿠알로아 숲의 실핏줄같이 뻗은 길을 요리조리 달린다. 때로는 초원을, 때로는 계곡을 건너며 하와이의 자연 속을 헤집고 나온다. 쿠알로아 목장 주소 49-560 Kamehaeha Highway, Kaneohe, Hawaii 96744-5752 문의 www.Kualoa.com 해와 별을 따라 하와이안이 되다 Polynesian Cultural Center 수천년 전 머나먼 섬에 사는 폴리네시안(Polynesian)들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들은 수개월에 걸쳐 해와 달, 그리고 별의 길을 읽으며 바다를 항해했다. 파도의 방향을 읽고, 새들의 비행을 관찰하며 망망대해를 건너온 그들이 바로 하와이안들의 조상들이다. 자고 나면 땅의 모양이 바뀌어 있는 화산섬에 정착해 그들을 ‘알로하 정신’을 가꾸어왔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폴리네시안문화센터(PCC, Polynesian Cultural Center)에서는 7개의 폴리네시안 부족을 만날 수 있다. 피지, 타히티, 사모아, 하와이, 뉴질랜드(마오리), 파파누이(이스터섬), 통가의 원주민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보여준다. 방문객들이 잘 신경 쓰지 않는 사실 하나는 PCC가 몰몬교단이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라는 것. 수익의 대부분을 장학금 등 교육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입장료 외에 기부금도 받고 있다. ‘민속촌’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원주민들의 실제 삶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기에 PCC는 지금까지 3,300만명 이상이 방문한 하와이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잡았다. 하와이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루아우’ 뷔페식을 마치고 나면 느린 카누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가이드의 재담에 웃다 보면 어느덧 반대편 종착지에 도착하게 되고, 그때부터 각 부족 마을의 방문이 시작된다. 부족마다 매일 3~5회씩 공연이 반복되므로 시간표를 잘 짜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후 2시30분에 진행되는 카누 선상 쇼 관람을 위해 응달에 자리를 잡는 민첩함도 필요하다. 저녁에 펼쳐지는 쇼 <HA : Breath of Life>까지 관람할 예정이라면 입장료(49.95달러), 저녁 식사(35달러), 쇼(49.95달러)을 포함하는 패키지 티켓(성인 91.95달러, 소인 67.95달러)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폴리네시안문화센터 주소 55-370 Kamehameha Highway in Laie, Hawaii 96762 운영 시간 매일 낮 12시~저녁 6시(매주 일요일 휴무) 문의 800-367-7060 www.polynesia.com 1. 폴리네시안의 7개 부족은 저마다 다른 음악과 댄스를 가지고 있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훌라댄스를 포함해 그들의 예술과 풍습이 얼마나 개성적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매일 오후에 배위에서 펼쳐지는 선상 민속쇼다 2 우쿨렐레는 현이 4개 있는 하와이 전통 악기다. 19세기 말 포르투갈에서 전해진 마카다라는 악기가 우쿨렐레의 원형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쿨렐레를 배우려는 이유 Royal Hawaiian Center 우쿨렐레는 현이 4개뿐인 소박한 악기로 연주법과 모양은 기타와 비슷하다. 1870년대 하와이에 전해진 포르투갈의 마카다(Machada)라는 악기가 우쿨렐레의 원형이다. 우쿨렐레 클래스에 참가하면 숙련도 높은 강사가 만드는 농도 진한 우쿨렐레 선율을 가장 가까이서 들을 수 있는데,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우쿨렐레를 배우겠다’는 그럴듯한 핑계를 대며 우쿨렐레 클래스에 참가한다. 특히 와이나니 임(Wainani Yim)은 하와이에서도 내로라하는 우쿨렐레 연주자로 로열하와이안센터 우쿨렐레 선생님 중 인기가 가장 높다. 하와이안항공과 함께 세계 여러 곳을 다니며 우쿨렐레를 공연한 바 있는 그녀는 매주 목요일 10시부터 1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우쿨렐레를 가르친다. 그가 클래스를 시작하면 악보를 보며 코드를 잡고 박자를 잡는 일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가사를 보며 그의 연주에 맞춰 노래하는 편이 낫다. 특히 그녀가 하와이식 자장가인 ‘푸푸히누히니(Pupu Hinuhini)’를 부를 즈음에는 저절로 손벽을 치며 흥얼거리게 된다. 우쿨렐레와 함께 연주하는 노래는 그 뜻이 무엇인지 몰라도 입에 착 붙는다. 가사는 받침이 없고 울림소리가 많아 보드라운 옷감으로 짠 옷을 입은 듯 편안하다. 로열하와이안센터에서 열리는 우쿨렐레 클래스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로열하와이안센터 B동 2층 파이나 라나이 푸드코트에서 열린다. 우쿨렐레 강습은 무료로 진행된다. 그러나 추최측에서 준비하는 우쿨렐레는 한정돼 있고 선착순으로 대여해 주기 때문에 클래스가 시작하기 1시간 전에 가서 참가 접수를 하는 게 좋다. 로열하와이안센터 주소 2201 Kalakaua Avenue, Honolulu, Hawaii, 96815 문의 www.royalhawaiiancenter.com Hotel 아웃리거로 항해하는 2개의 바다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Outrigger Reef on the Beach 두 개의 바다를 보았다. 첫 번째는 그 유명한 와이키키의 바다. 먼 옛날 아웃리거(카누의 일종)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간 원주민들이 두려움과 감탄으로 만났던 그 바다다. 두 번째 바다는 결코 잠들지 않는 쇼핑의 바다, 와이키키 비치 워크(Waikiki Beach Walk)다. 3만2000m2 규모의 쇼핑가에 온갖 부티크와 고급 레스토랑이 일렁거리는 곳이다. 와이키키 해변이 시작되는 서쪽 끝과 와이키키 비치 워크가 시작되는 남쪽 끝이 만나는 곳에 호텔이 하나 있다. 바로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Outrigger Reef on the Beach) 호텔이다. 이런 것을 두고 ‘완벽한 로케이션’이라고 할까. 와이키키 해변의 중심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그것은 해변의 소음으로부터도 한 걸음 멀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 대신 호텔이 선사하는 것은 멋진 풍경이다. 부산 해운대로 말하자면 웨스틴 조선 비치 호텔의 위치쯤 되는 셈인데, 그 장점은 명확하다. 둥글게 휘어지는 해변의 곡선을 짐작할 수 있고, 그 해변이 두 팔을 벌려 안고 있는 와이키키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풍경에서 가장 시선을 끄는 것은 해변 서쪽 끄트머리에 웅장하게 솟은 다이아몬드 헤드다. 호텔 안쪽으로 눈을 돌려도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는 구석구석 인상적인 ‘하와이풍’이다. 대나무 문양이 두드러지는 직원의 유니폼도 하와이 태생의 의상 디자이너인 지그 샌(Zig Zane)의 작품이다. 객실과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 작품과 유물들은 박물관이 아쉽지 않을 정도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은 단연 100년이나 된 카누였다. 리조트 입구의 카누 하우스(뾰족하게 솟은 나무 지붕)에 매달려 있는 하와이안 카누는 1980년대에 발견되어 복원을 마친 후 아웃리거 리프에 영구적인 집을 얻었다. 카누는 더 이상 항해를 하지 않지만 두 개의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으니 아쉬울 것이 있으랴. 이곳에서 묵는 신혼여행객들도 아쉬운 것이 없어 보였다. Room 639실, 오션뷰, 시티뷰, 오션 프론트 등 Facilities & Activities 스파, 오션 하우스 레스토랑, 쇼어버드 레스토랑 & 비치 바, 야외 수영장, 카이 카 필라 그릴(하와이안 쇼), 스타벅스, 컨퍼런스룸(최대 200명 수용) 등 Location 오아후 호놀룰루 공항에서 H1(free way)를 이용하면 15분 정도 소요. 렌터카 이용시 호텔에서는 반드시 발렛 주차(하루 30달러)를 해야 한다. 2169 Kalia Rd Honolulu, Hawaii 96815-1989 Reservation 808-923-3111 www.outriggerreef.com 1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의 메인 수영장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는 김민수, 박진경 독자 2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전경 ★와이키키 비치 워크 Waikiki Beach Walk 호하나 와이키키 타워와 빌리지가 있던 자리를 허물고 2005년 새로 조성한 와이키키 비치 워크는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 시설이다. 새 단장을 마친 4개의 고급 호텔과 리조트, 로이스 와이키키(Roy’s Waikiki), 서브웨이, 스타벅스 등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 인기 쇼핑점들이 여러 블록에 걸쳐 마치 체인처럼 연결되어 있다. 깔끔하고 세련된 쇼핑 거리에 한번 접어들면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고 걷고 또 걷게 된다. 아웃리거 리프 온더 비치 호텔도 와이키키 비치 워크의 일부인데, 투숙객들은 그 어느 호텔보다 다양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www.waikikibeachwalk.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O’ahu 하와이안항공의 국제선을 이용하면 하와이 섬사이를 이동하는 주내선이 무료다 Haleiwa 할레이와 유명한 서핑 해변에서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 형성된 마을은 자유로운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서핑센터보다 흥미로운 것은 아기자기하고 참신한 아트 갤러리와 수상하고 재미있는 쇼핑점들이다. 이 마을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두 가지 중 첫 번째는 시원한 얼음빙수(2.25~3.25달러), 두 번째는 공터에 세워둔 트레일러 레스토랑에서 사먹는 새우라이스(12달러)다. Makapuu Point 마카푸 포인트 오아후 서해안 섬 일주에서 만나게 되는 가장 시원스러운 광경이다. 오른쪽 해안 절벽에는 빨간 등대가 솟아 있고, 왼쪽으로는 거대하게 솟은 산악지형이 병풍처럼 다가온다. 정면으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에는 코끼리섬, 거북섬 등 닿지 못할 섬들이 하나씩 웅크리고 있다. Pearl Harbor 진주만 진주만은 1941년 일본군이 하와이를 기습한 곳으로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진주만에 가면 USS애리조나 기념관, USS 보핀 잠수함 공원, 미주리 군함 기념관 등이 있다. 진주만에서 가장 인기있는 USS 애리조나 기념관은 하루 수천명이 찾을 만큼 유명하다. 종종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입장하기 위해 몇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 입장료 무료 운영시간 오전 7시30분~오후 5시 Diamond Head 다이아몬드 헤드 다이아몬드 헤드는 마치 예전 모 우유광고에 나왔던 왕관 모양의 우유 방울과 비슷한 모양이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갔고 외곽은 날카로운 경사의 봉우리로 둘러 쌓여있다. 다이아몬드 헤드는 따로 시간을 잡고 갈 게 아니라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 코스로 가볍게 둘러보는 게 좋다. 와이키키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데 조금 서둘러서 올라가면 왕복 2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해발고도가 232m로 낮지만 와이키키 해변을 비롯해 오아후 남쪽 해변의 거의 모든 곳을 조망할 수 있다. 자동차로 입장할 때는 탑승객 숫자에 상관없이 5달러, 개별 입장은 1인당 1달러를 입장료로 내야 한다. 물을 마실 수 있는 곳이 따로 없기 때문에 1리터 정도의 물을 챙기는 게 좋다. Halona Blowhole 할로나 블로홀 하와이가 서핑의 명소로 유명한 것은 결로 멈추지 않는 바람과 파도 때문이다. 할로나 블로홀은 강한 파도가 칠 때마다 해안가 바위덩어리의 구멍에서 거꾸로 물이 솟구치는 곳이다. 오아후 서부 해안은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를 포함해 멈추는 곳마다 장관의 연속이므로 필수 드라이브 코스다. ★ 박우철 기자의 하와이 쇼핑팁 쇼핑도 선택과 집중-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 경제적인 쇼핑을 원하는 사람에게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www.premiumoutlets.com)은 필수 코스다. 인터넷에는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과 관련된 하와이 여행선배들의 주옥같은 쇼핑 노하우도 적지 않다. 주요 매장은 코치(Coach)와 폴로 랄프로렌(Polo Ralph Lauren), 켈빈 클라인(CalvinKlein), 토미 힐피거(Tommy Hilfiger), 투미(Tumi), 나인 웨스트(Nine West) 등이다.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브랜드가 입점했는지 미리 확인하고 사고자 하는 물품도 미리 적어둬야 한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매장이 있어 자칫 이곳저곳 구경만하다가 정작 필요한 아이템을 놓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모아나 쇼핑센터 다양한 상품을 구경하고 쇼핑하려는 사람이라면 알라모아나 쇼핑센터를 추천한다. 이곳에는 니만 마커스(Neiman Marcus), 메이시스(Macy’‘s) 같은 백화점을 비롯해 3층 규모의 아케이드에 개별 매장이 있어 다양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다. Driving Tips in Hawaii 하와이 도로와 친해지는 법 하와이에서 차를 운전할 때는 유의해야할 사항이 적지 않다. 유의사항은 안전을 위한 것으로 셀프드라이빙 여행객에게 그 어떤 여행 팁보다 중요하다. 거리단위는 킬로미터(Km)로, 언어는 한국어로 네비게이터를 켜면 영어로 안내가 나오는 것은 물론 거리 단위도 마일(mile)로 설정되어 있어 익숙하지 않다. 단위를 킬로미터로, 한국어 안내방송으로 설정을 전환할 수 있으니 이용하면 편리하다. 하지만 도로표지판의 제한 속도와 계기판의 현재 속도는 항상 마일로 생각해야 한다. 1마일은 대략 1.6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비보호 좌회전 Yes! 빨간불 우회전 No! 비보호 좌회전이 하와이에선 일상적이다.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지 않아 줄곧 기다렸는데 알고 보니 비보호 좌회전이 아닌가.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것은 빨간불일 때 하는 우회전이다. 간혹 신호등 옆 작은 표지판으로 ‘No right turn on red’라고 적힌 곳이 있다. 그런 곳에선 빨간불이라 하더라도 우회전을 해서는 안 된다. 주차는 요령껏, 만약을 위해 동전 준비 필수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간간히 ‘주차금지(No Parking any time)’라고 쓰여진 구간이 있다. 그런 구간만 피한다면 하와이에서의 주차는 생각보다 쉽다. 코인주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관리인이 없어 주변 상점에서 교환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 있으니 주차요금으로 지불할 25센트 동전을 충분히 준비하자. 목적지 주소는 꼭 확보하기 한국에서 쓰는 주소체계에 익숙한 사람들은 도로명 주소 위주로 길을 찾는 하와이 네비게이션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 건물 이름이나 상점 이름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으면 도로명 주소를 입력해야 한다. 도로명 주소는 가이드북에는 나오지 않는 곳들도 많다. 때문에 여행을 떠나기 전에 주소를 미리 적어 가는 게 좋다. 허츠 Hertz 렌터카 하와이 여행에 날개 달기 하와이에서 가장 광범한 네트워크를 가진 허츠 렌터카는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공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각 공항에서 Hertz라고 적힌 노랑색 셔틀 버스를 타면 가까운 렌터카 사무소로 갈 수 있다. 허츠 셔틀버스는 5분에 한 대꼴로 운행하며 확인 절차 없이 누구나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4개 섬 39개 영업점을 운영 중인 허츠는 차를 빌리는 곳과 반납하는 곳을 다르게 할 수 있다. 빅아일랜드 셀프드라이빙 투어를 다녀온 김민수씨는 힐로 공항에서 차를 빌려 코나 공항에서 반납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일 수 있었다. 허츠 렌터카의 편리함은 네비게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추가비용(하루 15달러)을 지불하면 네버로스트(Neverlost)라는 허츠만의 네비게이션을 빌릴 수 있는데 한국어 서비스는 물론 거리 표시를 한국인에게 익숙한 킬로미터로 전환할 수 있어 편리하다. 허츠 해외예약센터 080-777-0400(수신자 부담) hertz@hertz.co.kr 하와이안항공으로 ‘그 섬’에 가다 Flying in Hawaii 항공기도 여행 체험의 일부가 분명하다. 하와이안항공은 아직 긴 비행을 남겨 놓은 하늘 위에서 그 섬들을 앞당겨 만나는 기쁨을 선사한다. 야외에 있어서 특이한 하와이 빅아일랜드 공항의 탑승 대기공간 하와이 여행의 격세지감 10년 전 하와이를 처음 찾았을 때, 하와이 여행은 지금처럼 쉽지 않았다. 우선, 미국 비자가 필요했다. 미국대사관 앞의 긴 인터뷰 줄을 바라보며 ‘안 가고 말겠다’는 오기가 들었다. 또 하나 직항편이 다양하지 않았었다.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취항하고 있었기에 성수기에는 좌석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다시 하와이를 찾게 되었을 때,‘한국인 무비자 입국’과 ‘복수 취항’으로 상황이 변해 있었다. 2011년 1월부터 하와이안항공이 호놀룰루-인천 노선을 취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류나 예약을 위해 마음을 졸이는 대신 어떤 비키니를 입을지에 마음을 쓰면 되었다. 이륙하자마자 만나는 하와이 하와이를 가는 길은 조금 멀다. 하와이로 갈 때도 8시간20분 정도가 걸리고 돌아올 때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그러나 하와이안항공에 탑승하면 이륙하자마자 바로 하와이를 만난 느낌이다. <하나호우(Hana Hou, 하와이안 항공 기내지)>의 한국어판을 한 장 한 장 넘겨 보자니 마음은 이미 하와이 해변으로 날아갔다. 기내식으로 나온 ‘고추장소스에 비벼먹는 차가운 누들’은 하와이에서의 경험할 미각적인 모험의 예고편이랄까. 한국어를 꽤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 승무원들이 ‘훈남’으로 보이는 현상도 착시는 아니었다. 돌아올 때도 같은 ‘훈남’을 보았으니 말이다. 국제선 이용시 주내선이 무료! 오아후에 머물지 않고 빅아일랜드, 마우이, 카우아이 등으로 이동한다고 해도 관문인 오아후를 건너 뛸 수는 없다. 입국 심사도 받아야 하고 비행기도 갈아타야 한다. 하지만 국내선 구간과 주내선 구간 모두를 하와이안항공으로 이동할 경우 국제선 요금만으로도 주내선 구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시 말하면 주내선 구간이 무료! 게다가 1인당 수하물도 2개까지 무료다. 하와이로 입국할 때는 환승객이어도 호놀룰루에서 짐 검사를 한번 거쳐야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인천에 도착해서 찾기만 하면 되는 점도 편리하다. 걸어서 ‘저’ 비행기까지 하와이는 공항마저도 ‘하와이풍’이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지붕 높은 빌딩이 아니라(물론 그런 공간도 있지만) 호놀룰루 공항의 경우 물이 흐르고 수풀이 우거진 가든을 꾸며 놓았고 빅아일랜드 코나 공항은 전통양식의 나지막한 목조 건물이 흩어져 있을 뿐 탑승객 대기 공간은 지붕이 없는 열린 공간이다. 마치 버스를 기다리듯 햇볕을 쬐며 앉아 있다가 활주로의 비행기까지도 걸어서 간다. 보통의 공항이 주는 긴장감, 삼엄함은 오간데 없고 승객들은 비행기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다. ★Travie info. 하와이안 항공 스케줄 인천→호놀룰루 HA460 매주 월·수·금·일요일 인천 출발 저녁 9시25분, 호놀룰루 도착 오전 11시 호놀룰루→인천 HA459 매주 화·목·토·일요일 호놀룰루 출발 오후 2시5분, 인천 도착 저녁 7시 25분(다음날) 문의 02-775-5552 www.hawaiianairline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사설] 줄줄 새는 개인정보 신용사회 근간 흔들린다

    서울신문이 오늘 보도한 개인정보 불법 유통 실태를 보면 입이 떡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은행에서 저축은행·대부업체에 이르는 금융권은 물론이고 통신사와 신용카드사, 심지어는 공직사회까지 뚫리지 않은 영역이 없다 할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불법으로 거래된 개인 정보량 또한 방대해 부천 오정경찰서가 적발한 사건은 1900만건, 서울 수서경찰서가 붙잡은 사건은 1000만건에 달한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안에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직장 내 직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등 온갖 신상정보를 노출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해킹에 따른 피해로 엄청난 몸살을 앓아왔다. 멀리 따질 것도 없이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대량 유출 사건이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가 다 올해 발생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철옹성을 자부하던 은행들의 개인정보를 비롯해 공무원 명단까지, 기관별로 정리된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유통되었다고 하니 이 사회의 정보 보안의식이 얼마나 허술했던가를 다시금 절감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하루 이틀에 수집, 형성된 것은 아닐 터이다. 따라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모든 기관이 앞으로 완벽한 보안 체제를 갖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미 시중에 나도는 개인정보가 더 이상 유통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조치를 하루빨리 취해야 하겠다. 이번 사건들에서 보듯이 개인정보는 이미 드러날 대로 드러났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인정보 불법 유통을 막으려면 무엇보다 정보 구매자를 엄벌에 처할 수 있게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 ‘살 사람’이 없어지면 ‘팔 사람’이 사라지는 건 당연한 이치다. 이와 함께 기관 내에서 개인정보를 내다파는 ‘내부 공모자’ 역시 존재할 수 없게끔 철저히 색출하고 장기간 이 사회와 격리시켜야 한다. 개인정보가 지금처럼 쉽게 노출되고 그것이 각종 범죄에 이용된다면 개개인이 피해를 입는 건 물론이고 신용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경제활동 위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더 이상 늦기 전에 개인정보 유통에 예리한 메스를 단호하게 들이대기를 촉구한다.
  • 리베이트 받은 의사·약사 쌍벌제 첫 적용 구속기소

    의약품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의사와 약사, 제약사 및 도매상 등 223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 지난해 11월부터 적용된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에 따라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약사 4명이 처음 기소됐다. 수사 결과 제약사들은 의·약사들에게 리베이트를 편법으로 제공하기 위해 시장조사 방법까지 악용했다.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전담 수사반(반장 김창 형사2부장)은 전국 30개 병·의원, 약국에 10억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유통업체 대표 조모(56)씨와 조씨에게서 수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 의료법인 이사장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수사반에 따르면 조씨는 2009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의사·약사들에게 선급금 등 명목으로 총 11억 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 기소된 의사 김모(37)씨는 조씨에게서 2억원, 모 의료법인 이사장 조모(57)씨는 1억 5000만원의 현금을 각각 사무실에서 한번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수사반은 사상 최대 규모인 총 38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중견 K제약 대표이사 이모(5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특히 이씨는 시장조사라는 방법을 통해 의사 212명에게 설문조사를 부탁하고, 그 대가로 건당 5만원씩 총 9억 8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는 자사 제품을 처방하는 의사들만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병원 처방액에 따라 의사 한명이 최대 336건의 설문에 응답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사는 336건에 대한 설문조사의 대가로 166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반 관계자는 “해당 설문은 보통 5분 정도면 작성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수사반은 해당 리베이트가 쌍벌제 시행 이전에 전해진 점을 감안해 이를 받은 의사 212명은 행정처분 의뢰했다. 행정처분 시에는 최대 12개월간 의사 면허가 정지된다. 아울러 수사반은 리베이트 수수 사실이 확인된 의사 2명, 약사 1명과 이에 관여한 도매상 직원, 병원 원무과장, 시장조사 업체 대표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김창 부장검사는 “쌍벌제 시행 이후에도 의료계 현장에서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근절되지 않았다.”며 “국민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단속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대기업 상무보는 임원이다” vs “아니다” 용인시 公社 사장 경력 논란

    공직비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초자치단체 산하 기관장의 민간기업 임원 경력을 둘러싸고 희한한 논란이 일고 있다. 임원인 상무 아래 직급인 상무보는 과연 임원인가, 아닌가를 두고 말들이 많은 것이다. 상무보가 임원이 아니라는 쪽에서는 자치단체장이 특정인을 ‘낙하산 인사’를 통해 데려오려고 경력을 부풀려 해석했다며 인선에 반발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반발 21일 경기 용인시에 따르면 산하 모 공사는 지난 13일 사장 및 비상임이사에 대한 공개모집을 통해 대기업 출신의 최모(56)씨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씨는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에서 철도·고속도로·산업단지·준설공사 등 분야에서 일하다 상무급으로 퇴직한 경력자이다. 그 정도면 작은 공기관의 사장직을 맡기에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용인시가 제시한 사장 경력직의 자격 요건. 응시자격에는 4년제 대학 이상을 졸업한 사람으로서 ▲상장기업체에서 5년 이상 임원으로 재직했거나 ▲국가 또는 지방 공기업에서 2년 이상 임원으로 재직한 경력자라고 적시했다. 또는 ▲4급 이상 공무원으로서 경영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라고 했다. 공기업 2년 경력이나 4급 이상 공무원 요건은 별문제가 없으나 대기업에서 임원으로 5년 이상 재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씨는 대기업에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 2개월간 상무로 재직했고, 앞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간 상무보로 일했다. 따라서 상무보가 임원의 범위에 포함된다면 ‘5년 이상’의 요건을 충족하고 상무보가 임원이 아니라면 자격미달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용인시의회 박재신 의원은 “신임 최 사장은 제출한 이력서에 임원 경력을 상무 6년으로 표기, 이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아 합격하게 됐다.”면서 “나중에 살펴보니 임원 논란을 부를 수 있는 상무보 경력이 포함돼 있었기에 임명 과정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공사의 남종섭 노조위원장은 “공사측에서 최 사장이 근무했던 해당 기업에 공문을 보내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는 임명 과정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임명권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꿰맞추려다 말썽 생긴 것” 이 문제를 아는 주민들은 “용인시에서 최씨를 사장으로 데려오려고 민간기업의 임원 자격을 터무니없이 높여 놓고 1차 공모까지 무산시킨 뒤 최씨를 꿰맞추려다가 말썽이 생긴 것”이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반면 용인시 관계자는 “민간기업마다 상무와 상무보 직책을 임원으로 인정하는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도 “그러나 채용 당시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가 취임한 지 일주일이 지난 상태에서 문제를 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부장급에서 상무보급으로 승진하면 퇴직금 정산과 함께 사실상 임기가 없는 임원이 된다.”면서 “그러나 이는 우리 회사의 기준이고, 다른 기업들은 이와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경찰 “4년전 보해저축 비리, 檢 불기소로 무산”

    보해저축은행 불법대출과 관련, 경찰이 4년 전 은행 관계자들을 처벌하려고 했으나 검찰이 불기소 방침을 내리면서 무산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07년 7월 광주 서구 ‘세하지구 택지개발 도면 유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과정에서 불법대출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이 건설사의 담보능력이 부족했는데도 대출을 받은 점을 들어 보해저축은행 대표 오문철(55·구속기소)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하고, 은행 관계자 2명과 이 건설사 대표 방모(52)씨에 대해서는 검찰에 구속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경찰은 광주지검 특수부가 보강수사 지휘를 내렸고 무려 4차례에 걸쳐 기소 의견을 냈지만 번번이 재지휘 방침을 내려 결국 관련자들이 모두 무혐의 처리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최근 검찰의 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불법·부실 대출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됐으며 방씨 역시 불법 대출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담보도 없이 100억원이 넘는 대출이 이뤄진 점으로 볼 때 혐의 사실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기소 의견을 냈다.”면서 “같은 혐의가 왜 4년 전과 지금이 달라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오씨 등을 수사할 당시 오씨의 변론을 맡았던 변호사는 직전까지 광주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하다 개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사건을 지휘한 검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당시 경찰 수사가 부실해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마른 장마 왜?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상륙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중부지방에는 제대로 된 비 한번 내리지 않고 연일 30도 안팎의 한여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예년보다 빠르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해 장마가 10일 정도 일찍 시작됐다고 밝혔지만 장마전선은 아직까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머물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중부지방 대부분이 30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를 보였다고 밝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나타났고 동두천은 31.8도, 영월 32.7도, 홍천 31.4도, 청주 31도로 나타났다. 낮 최고기온도 평년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4도가 높았고 16일과 15일도 각각 4.5도와 4.4도가 높았다. 18일에도 전국의 낮 최고기온은 23도에서 30도로 전망됐다. 장마가 시작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비 대신 더위만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기간임에도 중부지방에 고온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중국과 우리나라에 걸쳐 자리잡은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예년에 나타나지 않았던 고기압이 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치면서 장마전선의 북상이 더뎌지면서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유희동 박사는 “장마가 시작되고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면 장마전선이 북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는 지난 10일에 장마가 시작돼 19~20일 정도면 중부지방도 장마권에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하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부지방에 자리잡으면서 예상보다 중부지방의 장마가 늦어지고 이것이 기온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위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자리잡은 고기압이 당분간 소멸되거나 이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1주일은 마른 장마와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반값 등록금 올해는 불가”

    “반값 등록금 올해는 불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반값 등록금에 대해 균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반값 등록금과 관련,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 중”이라며 “추가경정예산으로 9월부터 하자는 얘기도 있지만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빨라도 내년 예산에나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담항설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정부 재정만으로 모든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지원 빨라야 내년 반영 →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데 어떻게 보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013년 퍼펙트 스톰(끔찍한 재앙)을 전망하는 등 불확실한 면은 있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이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가계 부채 문제는.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고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당장 시스템 리스크 또는 위기라고 볼 정도는 아니다.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국가 부채 문제는 어떤가. -작년 말 39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작년에 생각했던 것보다 선전했다. GDP 대비 2% 정도 빨리 개선됐다. 이 정도면 국가 부채 쪽은 정치 일정과 겹친 팽창 수요를 잘 관리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국제기구도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큰 틀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국가·가계빚 관리 가능한 수준 →하반기 물가와 독과점 관리 계획은. -독과점은 서구와 우리의 생성 역사가 다르다. 독과점에 따른 거품이 있다고 추정하는 학자가 있어 현재 그 연구 결과를 보고 있다. 해당 실국도 개선 방안을 보고 있다. 일반적 불공정거래 감시와 공정거래 확대 등의 방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메뉴코스트’라고 식당의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강한데 정부가 식당까지 통제하기는 힘들고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은 유지하나. -거시경제를 책임지는 부처와 기관이 각개약진해 힘을 사장시키기보다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간섭과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 열석발언도 금리 결정 전에 행정부의 시각을 제시하고, 결정은 한국은행이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선출과 관련한 정부 입장은. -후보 2명이 모두 훌륭한 분이다. 이번에는 신흥국들의 통일된 목소리가 결집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간 신흥국에서 총재가 나올 것이다. IMF 이사실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재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느릿느릿’ 전라선 KTX

    전라선 KTX가 무늬만 고속철이라는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15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 익산~전남 순천간 154.2㎞ 전라선 복선전철화사업이 마무리돼 오는 9월부터 KTX가 운행될 예정이다. KTX가 운행할 수 있도록 한 철로 개량 사업은 2002년부터 총사업비 9732억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전라선 KTX 운행 속도는 시속 150㎞로 서울~부산 간 새마을호 140㎞와 비슷해 “이 정도면 저속철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라선 KTX 운행 속도는 경부고속철 시속 350㎞나 경전선 250㎞에 견줘 크게 뒤지는 것이다. 서울 용산~전주 간 210㎞ 구간의 운행시간은 2시간으로 150㎞가 더 긴 용산~포항간 360㎞ 운행시간 1시간 50분 보다 오히려 10분이 더 걸린다. 이처럼 전라선 KTX가 저속철이 된 것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당초 전라선 복선전철화사업을 추진할 당시 사업구간 속도를 230㎞로 계획했으나, 비용부담 등을 이유로 80㎞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전라선 KTX가 운행돼도 속도가 느려 이 구간을 이용하는 전남·북 주민들의 교통편익이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하늘 위 특급호텔 A380] 에어버스 대형화 vs 보잉 첨단화… 치열한 ‘하늘 싸움’

    [하늘 위 특급호텔 A380] 에어버스 대형화 vs 보잉 첨단화… 치열한 ‘하늘 싸움’

    1968년 9월 30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북쪽 에버렛의 공장문이 열리자 거대한 비행기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관람객들은 크기에 압도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당시 항공업계의 주력기는 보잉의 707과 더글러스의 DC8. 이보다 3배 이상 큰 대형기가 출현한 것이다. ●1968년 ‘보잉747’ 장거리 대형 수송 물꼬 이듬해 2월 9일 첫 비행에 성공한 이 항공기는 그동안 초대형기의 대명사로 불려온 보잉 747이다. 거대한 코끼리를 연상케 한다고 해 ‘점보’라는 애칭이 붙은 747의 등장은 장거리 대형 수송의 길을 튼 항공업계의 일대 혁명이었다. 제작에 7만 5000장의 도면과 1100종의 부품이 필요했고, 동체 길이 70m에 승객 490명, 승무원 38명을 태울 수 있었다. 50년대 말 개발된 기존 항공기의 최대 탑승 인원은 200여명이 고작이었다. 이로부터 40여년이 흐른 지금 21세기의 하늘은 다시 거대 항공기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1970년 유럽의 다국적 기업으로 세워진 에어버스가 A380이란 슈퍼 여객기를 내놓으면서 대형민간항공기(LCA)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보잉의 이니셜을 딴 ‘B’ 시리즈와 에어버스의 이니셜을 딴 ‘A’시리즈가 하늘의 지배권을 놓고 경쟁 중이다. ●에어버스 2005년 ‘하늘의 호텔’ A380 선봬 에어버스는 세계 항공 수요가 급증하자 ‘하늘의 호텔’이라는 A380을 2005년 선보였다. 400석 안팎이던 B747보다 훨씬 큰 500석대의 항공기를 개발한 것. 에어버스는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으로 초대형 항공사가 등장하면 항공사들이 대륙별로 허브공항을 두고 한꺼번에 많은 여객과 화물을 실어나를 것으로 예상했다. 에어버스는 A380에 올인했다. 현재 에미리트항공, 싱가포르항공, 에어프랑스, 콴타스항공 등이 운용 중이며, 국내에선 2009년 12월부터 에미리트항공이 인천~두바이 노선에 투입했다. 보잉의 전략은 엇갈렸다. 초대형 항공사 대신 세계 각국에서 도시와 도시만 연결하는 중소형 항공사가 우후죽순 나타날 것으로 보고, ‘꿈의 비행기’(드림라이너)로 불리는 300석 안팎의 787 개발에 주력했다. 보잉은 이니셜 B에 백과 일 단위에 7을 붙인다. 중간 숫자가 클수록 신형이다. 747보다는 787이 신형인 셈이다. B787은 기존 B747이나 B777보다 작은 대신 항공기 동체 소재를 친환경 명품으로 꾸몄다. 복합재 비중을 50%로 늘려 연료효율은 777기종보다 20%가량 높아졌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전일본공수(ANA)로의 첫 인도 시점은 계속 늦춰지고 있다. 보잉은 드림라이너만으로 A380의 공세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고심 끝의 선택은 747의 부활. 보잉은 올 2월 13일 기존 에버렛 공장에서 747-8을 선보였다. 1988년 747의 개량기종인 747-400을 발표한 지 23년 만이다. 1990년대까지 세계 항공산업을 쥐락펴락하던 보잉은 2000년대 들어 에어버스에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는 상태다. B747-8은 동체 길이 76m에 최신 GE제넥스 엔진을 장착, 467명의 승객을 태우고 마하 0.86으로 쉬지 않고 1만 4815㎞를 날 수 있다. 보잉 관계자는 “항공사의 주 수익원은 (비즈니스석 등의) 프리미엄 고객”이라며 “A380보다 다소 작지만 연료 효율은 10% 이상 높아 고유가 시대의 가장 이상적 크기”라고 강조했다.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업체들의 경쟁에 항공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대형 기종을 앞세운 에어버스나 첨단소재로 무장한 보잉 모두 상반된 전략을 쓰는 듯 보이지만 실제 노리는 바는 똑같다.”면서 “조금이라도 많은 승객이나 화물을 최소한의 연료로 운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파리 입성 K-POP] 티켓 10분만에 매진·암표 수십배에 거래

    [파리 입성 K-POP] 티켓 10분만에 매진·암표 수십배에 거래

    프랑스 파리가 K팝에 흠뻑 취했다. 10일(현지시간) 밤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등 한국의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펼쳐진 파리의 르제니트 주변은 온통 K팝, 한국의 대중음악에 취한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온 프랑스의 젊은이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스타의 브로마이드 사진과 한글 이름 등을 피켓으로 만들어 흔들며 이름을 연호하고, K팝을 따라 불렀다. 이 같은 열기는 파리에서 오래 지내 온 한국인들도 예상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 공연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이들은 “K팝이 실체가 있기는 한 거냐.”고 되묻기까지 했었다. 심지어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로 나눠 이뤄진 인터넷 예매가 일시적 과부하로 서버가 다운되는 소동 끝에 시작 15분 만에 매진됐다는 얘기를 들으면서도 이들은 긴가민가했다. 주재원으로 파리에서 일하고 있는 A씨는 콧대 높기가 하늘을 찌르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이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얘기가 도통 믿기질 않는다고 했다. 파리에 있는 한 기업 관계자도 “한국인 직원들끼리 모여서 과연 실체가 있는 것인가를 두고 토론을 하곤 했다. 직접 확인해 보기 전에는 미심쩍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지난 1일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수백명이 한국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연장해 달라며 시위를 벌인 데 대해서도 그는 “원래 시위가 많은 곳인데다, 수십명이 했는지 수백명이 했는지 누가 알겠느냐.”고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반신반의는 8일 오후 한국의 아이돌 그룹들이 프랑스에 들어서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1000명에 가까운 프랑스의 열성 팬들이 샤를드골 공항에 몰려나와 K팝 스타들을 향해 환호하고 심지어 눈물 짓는 모습들을 보면서 ‘프랑스의 한류가 정말 실체가 있는 모양’이라며 눈빛을 바꾸기 시작했다. 기자의 눈에도 지금까지 나온 반응만 보면 일단 K팝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공연 티켓 예매가 10여분만에 매진됐을 뿐 아니라 공연 직전에는 이런저런 경매사이트에서 원래 가격보다 몇십배 높은 가격의 암표가 거래되기도 했다. 코트라 파리지사에서 11년째 근무하는 프랑스인 프레데리크 클라보는 “젊은 층 일부가 한국 음악을 좋아하는 건 분명하다. 르몽드 같은 언론에서 다룰 정도면 실체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식에 이어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는 얘기였다. 한국 음악 마니아를 자처하는 마티아스 함사미는 한국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대학에서 전공도 한국어과로 선택한 경우다. 그는 “20대 이하 젊은 층에서는 한국 음악이 굉장히 인기 있다.”며 한국 음악과 미국·일본 음악을 세세하게 비교해 주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프랑스인들을 만난 한국인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상 중 하나는 “그들이 한국 영화나 음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 부는 한류(韓流)라는 식으로 일부에서 호들갑을 떠는 것에 비해, 프랑스인들은 한국 문화를 다양한 관점에서 소화하고 향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단 한국 음악뿐 아니라 일본 음악 중국 음악도 예외가 아니다. 최준호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장은 “프랑스인들의 문화 향유 양상을 감안한다면 K팝 등 한국 문화가 앞으로 프랑스에서 더 많이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프랑스인들을 만나 보면 한국 영화와 드라마, 가요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곳을 알려 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한국의 음악을 불법 다운로드받아야 할 정도로 이들이 체계적으로 한국 문화를 누리기에는 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는 “K팝 인기가 올라가더라도 주변의 연계된 부분이 같이 성장하지 않으면 과거 홍콩영화가 그랬듯 언제 주저앉을지 모른다. 영화, 음악, 음식 등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하나로 묶어 내는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리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오토바이 핵심기술 中에 빼돌려

    오토바이의 핵심 기술을 중국 경쟁사로 빼돌린 국내 오토바이업체 전 대표이사 등 15명이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공조 수사로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는 7일 오토바이 생산업체 A사의 전신인 H사의 전 대표이사 이모(59)씨와 A사 기술연구소 전 소장 허모(48)씨, A사 전 팀장 이모(46)씨 등 3명에 대해 부정 경쟁 방지 및 영업 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사가 중국 오토바이업체 B사와 합작 설립한 C사의 전 총경리(대표이사)인 유모(69)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A사의 전·현직 직원 1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또 H·A사 기술고문으로 일하다 오토바이 엔진 설계 도면 원본 등을 갖고 이씨와 유씨가 설립한 회사의 기술고문으로 이직한 일본인 N(68)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이씨와 유씨는 H사가 33년에 걸쳐 531억원을 들여 개발한 오토바이 11개 기종의 엔진 제작 도면 등을 2007년 말부터 빼내 이 가운데 250㏄ 등 2개 기종 엔진의 제조 기술을 중국 B사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신재생에너지 ‘명암’] “방조제 건설 생태계 파괴 우려” vs “지역경제 살릴까 기대”

    [신재생에너지 ‘명암’] “방조제 건설 생태계 파괴 우려” vs “지역경제 살릴까 기대”

    5일 오후 2시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분오포구 갯벌. 물이 다 빠져나간 곳곳이 초여름의 햇살을 받아 속살을 드러내 보이며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방대한 갯벌이 드러난 이곳은 정부가 국내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지으려는 예정지다. 3조 9000억원을 들여 강화도와 영종도, 장봉도 등을 잇는 방조제 18.3㎞를 쌓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발전소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방조제 건설로 생기는 공간은 여의도 면적의 20배. 이곳에는 새우와 꽃게 등 서해의 대표적인 수산물과 천연기념물 저어새 등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인천만 조력발전 건설과 관련, 이달 중 3차 공유수면매립 기본계획을 심의한다. 그러나 건설은 여러 난관에 부딪혀 있다. 발전소 건설 반대를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인천시장은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방부는 군 작전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농림수산식품부는 어족자원 관리 차원에서 발전소 건설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해 놓은 상태여서 앞날이 순탄치 않다. 또한 사전환경성 검토가 이미 끝난 강화 조력발전을 지켜보면서 환경 훼손 정도가 예상보다 크다고 판단한 어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반기는 주민들도 있다. 강화군 화도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어민들이야 반대하지만, 외지인들도 많이 찾아오게 되고,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 같아서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반대하는 이웃의 눈총을 살까 두렵다며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택시기사 김모씨도 “주민들 대부분은 찬성하고 심지어 일부 어민과 섬 주민들도 더러 찬성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형제처럼 지내온 이들이라 싸움으로 번질까 봐 서로 쉬쉬한다.”고 귀띔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예정대로 2017년 발전소가 가동되면 한해 2414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힌다. 인천시 가정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60%에 해당하는 양이다. 화력발전소에서 쓰는 석유 350만 배럴을 대체할 수 있어 연간 1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같은 양의 전기를 생산할 경우 설비 이용률은 태양광 15%, 풍력 23%에 견줘 조력이 24.8%로 가장 높지만 당장 생계 대책을 세워야 하는 어민들과는 관계없는 얘기다. 7월부터 가동되는 시화호 조력발전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미 축조된 방조제에 수질 개선 차원에서 발전 설비를 세운 시화호와 달리 인천만에선 발전소 건립을 위해 방조제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최중기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는 “정부의 사전환경조사는 방조제 건설로 인한 퇴적층과 침식층에 대한 검토가 빠져 있다. 따라서 정부가 예상하는 수준 이상으로 환경파괴가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습지를 파괴하면서 발전소를 건립하는 것에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어불성설”이라면서 “신재생에너지라면 에너지를 얻는 과정 역시 친환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동안 어업을 해온 박용오(50) 경인북부 어민대책위원장은 “아무리 과학적으로 검토를 했어도 자연은 예측하기 어렵다. 방조제가 건설되면 자연환경은 분명히 변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반대는 아니다. 정부와 대화와 소통이 이뤄진다면 적극 도울 용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인천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당뇨병과 신부전

    뜬금없이 신부전 얘기를 들춥니다. 그렇게 여기기 쉽지만, 만성 신부전증은 환자 2명 중 1명이 당뇨병이 원인입니다. 이 정도면 당뇨병이야말로 만성 신부전증의 ‘파이프 라인’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조절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핏속의 고혈당이 서서히 혈관을 망가뜨리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인체에서 미세 혈관이 가장 많은 콩팥이 이 때문에 손상을 입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지요. 콩팥은 일단 손상을 입으면 핏속의 알부민을 자꾸 흘려보내게 되고, 이 때문에 소변에 알부민이 섞여나오게 됩니다. 이걸 ‘미세알부민뇨’라고 합니다. 의사들은 바로 이 알부민뇨를 보고 신부전의 시작 여부를 알아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의사들이 허투루 말하는 것 같은 심혈관질환의 예측도 사실은 알부민뇨로 콩팥의 손상을 확인한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가 자주 듣는 단백뇨는 알부민뇨의 다음 단계입니다. 알부민뇨가 심해지면 단백뇨로 발전하고, 이걸 방치하면 얼굴이 푸석거리고 손발이 붓는 부종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흔히 “저 이는 콩팥이 안 좋아 잘 붓는다.”고 말하곤 하는 부종 증상은 콩팥의 이상이 상당히 진행된 단계에 해당됩니다. 다음은 뻔합니다. 고혈압에 동맥경화가 생기고 결국 치명적인 신부전 말기의 수렁에 빠져들게 됩니다. 뜬금없는 결과가 아니라 정해진 수순입니다. 질환의 고통을 통증과 같은 말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통증은 질환이 주는 수많은 고통의 일부일 뿐입니다. 만성 신부전으로 신장 투석을 받거나 이식을 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답답하겠습니까. 그래서 예방이 상책이라고들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아나키즘’ 운동가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아나키즘’ 운동가

    1200명이나 되는 농노와 드넓은 소작지를 소유한 러시아 귀족의 아들. 황제의 최측근이 될 수 있는 근위학교를 수석 졸업하고도 안락한 궁정 생활 대신 시베리아 장교 지원. 시베리아 지형 탐사를 통해 지리학자로 명성을 얻지만 ‘제국지리학회’ 사무관직 거절. 막대한 상속을 포기하고 혁명운동에 투신. 반체제 운동 주동자로 지목 돼 투옥. 2년 후 탈옥. 그리고 반세기 동안 이어지는 투옥과 추방. 1917년 러시아 혁명 후 귀국. 그러나 볼셰비키의 아나키즘 탄압. 심장질환과 폐렴으로 사망. 10월 혁명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인 장례식…. 이것이 아나키즘의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1842~1921)의 간략한 프로필이다. 이 정도면 그를 소재로 드라마 한 편을 찍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크로포트킨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길 원하지 않았다. 그는 고뇌에 찬 지식인의 자의식을 보여준 적도 없고 혁명 투사의 화약 냄새도 풍기지 않았다. 크로포트킨의 삶에는 골방 대신 시베리아의 벌판과 눈 덮인 스위스의 산들이 있다. 값싼 봉투를 붙이며 격론을 벌이는 이론가가 있다. 그는 비밀경찰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보란 듯이 유럽을 누비고 다녔다. 유산을 포기할 때도, 되풀이되는 추방과 고된 망명 생활에 관해서도 괴로움을 토로하는 법이 없다. ●지식인 운동가의 교만함이 혁명을 왜곡한다 크로포트킨은 솔직 담백했다. 그의 삶의 모든 것은 공공연하게 말해지고 공공연하게 행해졌다. ‘공공연함’, 이것이야말로 크로포트킨이 혁명가로서 보여준 최고의 미덕이었다. 크로포트킨이 보기에 사회주의 지식인 운동가들은 공공연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농민이나 노동자들보다 더 안다는 교만함. 민중들은 무식해서 복잡한 현실을 제대로 판단할 수도,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 없다는 오만함. 그런 운동가들은 현실을 계산하고 전술을 찾았다. 현실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침묵하고, 해야 할 일을 미뤘다. 심지어 전술을 위해 황제와 귀족 편에 서서 농민과 노동자의 봉기를 탄압하기도 했다. 지식인 운동가들의 계몽적 태도와 이로 인한 지도부와 민중 사이의 괴리. 이 사이에서 혁명은 왜곡되고 비밀주의로 물들었다. 크로포트킨은 이런 괴리를 거부한다. 현실이 어려운가? 그럼 공공연히 말하라. 그럼 답은 온다. 해야 하는가? 그럼 공공연히 하라. 그럼 된다. 이 간단한 원칙이 그의 삶 전부다. ●아나키스트, 생각한 대로 행동하라 1878년 경 유럽 전역에서 왕에 대한 암살이 네 차례나 시도되었다. 유럽 정부들은 이 음모의 주동자들을 스위스가 숨겨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위스는 아나키즘 운동의 중심인 쥐라연합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다. 쥐라연합의 많은 지도자들이 추방당하고 망명 생활에 오르게 됐다. 결국 기관지 편집 일이 크로포트킨에게 맡겨졌다. 이제 막 러시아 감옥에서 탈출한 망명자 크로포트킨,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초등학교 중퇴가 학력의 전부인 듀마르트리, 제네바 출신의 내성적인 사나이 헤르치히. 이 세 사람은 1879년 제네바에서 ‘반란자’를 창간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스위스 정부의 탄압은 멈추지 않았다. 정부는 인쇄소에 압력을 넣었다. “정부에서 일을 받지 못하면 살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반란자’를 인쇄해줄 수 없을 겁니다.” 나는 매우 실망하고 제네바로 돌아왔다. 그러나 듀마르트리는 오히려 열정과 희망에 불타 있었다. “간단한 문제입니다. 3개월 동안 신용담보로 인쇄기를 사면 됩니다. 3개월이면 기계 값을 지불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돈이라곤 겨우 200~300프랑밖에 없지 않소?” 나는 반대했다. “돈이란 우스운 겁니다. 만들면 되지 않습니까? 우선 기계를 주문해서 다음 호를 내면 돈이 모일 겁니다.” 그의 판단은 정확했다. 우리는 기계를 주문했다. 그리고 다음 호를 우리의 ‘쥐라 인쇄소’에서 찍고 우리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팸플릿을 발행했다. 우리 모두가 직접 인쇄했다. 과연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동전과 소액의 은화였지만 어쨌든 돈이 모였다. 활동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돈이 없다. 이것이 크로포트킨이 좌절한 이유였다. 하지만 듀마르트리는 어땠는가. 그는 말한다. 활동을 해야 돈이 생긴다. 그러니 활동을 하자. ‘반란자’는 그렇게 21년간 발행되었다. ‘이론가’ 크로포트킨에게 ‘못 배운 노동자’들은 언제나 배움을 통해 삶의 길을 열어주는 동지였다. 어려움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지식인들이었다. 그들은 어려움을 과도한 비장함으로 포장할 뿐아니라 너무도 쉽게 좌절했다. 노동자들은 달랐다. 그들은 단도직입적으로 판단했으며, 꾸밈없고 단순하게 문제를 받아들였다. 혁명가를 자청하는 지식인들이 문제를 분석하고 방법을 모색하는 동안 노동자들은 문제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갔다. 머리와 가슴, 그리고 손 사이에 어떠한 간극도 없음! 크로포트킨은 이 간극을 없애는 것이 혁명의 출발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스스로 그 길을 간다. 막대한 유산 상속, 위로부터의 개혁을 위한 관료로서의 삶, 학계의 권위 있는 지도자로서 얻게 될 명예와 힘. 그는 이 모든 것을 버린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가진 간극 없는 삶을 배우기 위해 그들 속으로 들어간다. 세상을 바꾸려면 자신의 삶부터 바꿔라! 이것이 그가 살아낸 아나키즘이었다. ●레닌에게 물었다 “우리란 누굴 말하는 겁니까?” 러시아 2월 혁명. 크로포트킨은 40년의 망명 생활을 끝내고 러시아로 돌아온다. 이어진 10월 혁명. 레닌을 중심으로 한 볼셰비키는 이 혁명을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로 이어간다. 그리고 이에 반대하는 아나키스트들에 대한 탄압을 시작한다. 그래도 호랑이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법. 레닌은 1919년 크로포트킨을 만난다. 레닌은 크로포트킨의 ‘프랑스혁명사’를 극찬하며, 이 책을 인쇄해 전국에 배포하고 싶다 말한다. 크로포트킨은 그 책을 정부인쇄소가 아닌 소비조합과 같은 곳에서 출판할 조건을 내건다. 레닌, “희망하신다면 그렇게 해드리지요. 우리는 전적으로 편하신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자 크로포트킨, “우리란 누굴 말하는 겁니까? 정부 말인가요?” 허를 찔린 레닌은 대답을 얼버무린다. 레닌은 여전히 혁명을 도달해야 할 무엇으로 보았다. 그렇기에 그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라는 혁명의 중간 단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크로포트킨의 생각은 달랐다. “만물은 서로 돕는다.(상호부조·相互扶助)” 이것은 도달해야 할 이념이 아니라 자연 법칙이고,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역사 속에서 인간의 삶을 일구는 현재적 조건이었다. 제도는 이런 인간의 본성을 억압하는 것이었다. “그 의도가 아무리 민주적일지라도 지배 기구는 모두 악”이다. 국가를 위시한 온갖 사회적 제도들은 만인을 노예 상태로 묶어 둔다. 레닌이 말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도 결국은 하나의 제도로 새로운 노예 상태를 만들어 낼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제도로 인해 가려진 인간 본성, 그 상호부조의 본성을 되살려내는 것이다. 혁명의 지점은 여기에 있었다. 혁명의 지도자든 농민이든 노동자든 바로 그 자신의 삶에서 이 본성을 찾아내고 구현해야 한다. 때문에 크로포트킨에게 노동자를 ‘위한’ 활동은 없다. 혁명은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 문제가 아니다. 구원의 주체와 대상이 따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크로포트킨은 직접 노동자가 ‘되는’ 활동을 했다. 그는 농민과 노동자들로부터 배웠다. 그리고 배운 만큼 글로 써 내려갔다. 배움을 실천하는 삶이 아니라 삶을 배우는 실천. 이 과정을 통해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즘 사상의 이론가가 되었다. 크로포트킨이 최후에 쓰고자 했던 책은 ‘윤리학’이었다. 이것은 혁명에 관한 그의 생각을 잘 보여준다. 크로포트킨의 질문은 ‘노동자들을 위한 세상이 무엇인가?’가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어떻게 우리는 스스로 노동자가 될 수 있는가?’를 물었다.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자만이 혁명가였다. 폭약 냄새와 무질서, 혹은 대규모 시위로 혁명을 떠올리는 우리들 앞에, 크로포트킨은 이런 혁명가의 초상으로 우뚝 서 있다. 신근영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걷기열풍과 지자체가 해야 할 일/최병규 사회2부 차장

    벌써 12년 전의 일이다. 운 좋게도 미국 연수의 호사를 누린 지 두 달째 되던 어느 토요일. 미주리주립대학이 있는 작은 시골 도시 컬럼비아를 6개월 먼저 경험하고 있던 모 신문사 선배가 넌지시 말을 건넸다. “자전거 타러 가지 않을래? 케이티 트레일(Katy Trail)이라고 멀지 않은 곳이 있는데….” 트레일이라니. 그저 ‘산책로’로만 알고 있던 생경한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그냥 길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해 따라가는 기나긴 길’이란다. 뜻을 곰곰이 뜯어 보니, 목적과 수단이 분명하고 또 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튿날 그 선배를 따라나선 자전거 하이킹은 마을을 끼고 도는 미주리강을 따라 네 시간 이상 이어졌다. 주변 이야기를 주섬주섬 모아 봤다. 이 자전거 길의 길이는 무려 365㎞나 됐다. 서쪽 캔자스시티 조금 못 미친 곳에서 시작해 동쪽 세인트루이스 직전까지 굽이굽이 이어졌다. 과거엔 철길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86년 10월 클린턴이라는 마을에서 마지막 열차를 떠나 보낸 미국인들은 이후 철길을 자전거 길이자 도보 길로, 또 승마 길로 바꿔놓았고, 주립공원으로 지정했다. 10여년 전 생소했던 보통명사 트레일이란 단어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고도 익숙한 말이 됐다. 제주 올레길과 북한산·지리산 둘레길 등 주로 걷기 코스를 아우르는 고유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어디 그뿐이랴. 최근엔 친환경 탐방 코스를 자랑한다는 누리길도 뛰어들었다. 지역에 따라 이름도 톡톡 튄다. 강원 바우길을 비롯해 변산 마실길, 고창 질마재길, 영덕 블루로드, 무등산 옛길, 안동의 퇴계오솔길, 강화 나들길, 남해 바래길, 군산 구불길 등 일일이 입에 올리기도 숨이 벅찰 정도다. 이 정도면 ‘미주리-캔자스-텍사스’(MKT)를 약칭했다는 미주리의 케이티 트레일이란 이름은 우리나라에선 명함도 못 내민다. 어쨌든 걷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금도 경향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이 트레일 덕에 몸과 발 모두 호강하고 있는 셈이다. 몇년 전 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걷기에 대한 욕구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걷기 열풍’은 주민들의 건강 욕구와 수요를 기꺼이 감당하려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의 개발 노력이 보태지면서 ‘태풍급’으로 바뀌었다. 혹시라도 숨어 있을지 모르는 자치단체장들의 선심성 여부는 일단 제쳐두자. 지난해 9월 개통된 북한산 둘레길 확장에만 올해 92억원의 예산이 더 투입될 예정이다. 길은 우리에게 무엇일까. 우리는 왜 걸으려 하는 것일까. 걸그룹과 립싱크가 점령한 TV에서 이른바 ‘나가수’가 진정한 노래를 갈망하는 노래 팬들의 한숨과 눈물을 짜내는 것처럼, 길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 사회에서 ‘느림의 미학’을 실행케 하는 무대다. 2주일 전, 엿새 동안 마주한 제주 올레길과 한라산 둘레길은 12년 만에 이뤄진 트레일과의 재회였다. 하루 평균 15~16㎞의 길을 걸었으니, 모두 90㎞ 안팎의 길을 따라간 셈이다. 걷기 좋은 계절, 평일이었지만 길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마치 순례길에 떠밀려 온 것 같았다. 연신 시계를 쳐다보며 정해진 코스를 정해진 시간 안에 마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초 그렇게 시작된 길은 아니었다. 걷는 이도 그렇지만, 특히 길을 만드는 주체도 마찬가지다. 제주 올레길의 성공 이후 각 지자체들은 ‘길은 돈이 된다.’는 명제에 자극받아 너도나도 트레일 만들기에 나섰다. 넉넉지 못한 살림을 펴보려는 자구 노력의 일환이다. 그러나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길은 다니지 않으면 금세 잡초로 덮여 사라진다는 점. 길은 사람들이 밟고 다녀야 길이다. ‘구불길’이든, ‘바래길’이든, 길을 만들 때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은은한 화롯불처럼 오래가는 길이 되어야 한다. 방법이야 그들의 몫이다. 불씨는 재 속에 묻어야 오히려 꺼지지 않는 법이다. cbk91065@seoul.co.kr
  • 저축銀 비리 공방 가열

    저축은행 비리 사태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전·현직 정권 책임론을 주장하며 공세를 주고받았다. 한편으로는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이었던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저축은행 칼날’이 정치권을 겨냥할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민주당 진상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의원을 전 정권 책임론의 핵심 인물로 규정, 민주당의 대여(對與) 투쟁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명규 원내수석 부대표는 “박지원 의원은 지난 4월 상임위에서 감사원장이 개인 기업을 왜 감사하느냐고 따졌다. 상임위에서 질책할 정도면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명진 의원은 “박 의원은 과거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고, 이번에도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진상조사 위원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반면 민주당은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가 저축은행 사태를 불러왔다고 공격했다. 현 정권의 ‘금융계 전관예우’ 문제가 관치금융을 초래했다는 점을 강조, 여당의 전 정권 책임론에 맞불을 놨다. 민주당 정책위는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인사 53명이 현 정부에서 금융기관 임원이나 사외이사로 진출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 고려대 출신 9명,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인수위·대선캠프 출신 8명, 소망교회 출신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 등 모두 24명(중복 1명)이 MB정부 낙하산 인사로 임명됐다.”고 덧붙였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휠체어 탄 장도영 당시 육참총장 5·16을 증언하다

    휠체어 탄 장도영 당시 육참총장 5·16을 증언하다

    1961년 5·16 당시 육군 참모총장으로 있다가 곧바로 군부 세력에 의해 사실상 미국으로 쫓겨 간 장도영(89)씨는 31일(현지시간) “(박정희 전 대통령 등에 대해) 서운한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1962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1998년 국내 한 방송과의 인터뷰를 끝으로 지난 13년간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끊은 채 지내온 장씨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 윈더미어 자택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인 백형숙(82)씨와 살고 있는 장씨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다. 장씨는 얼마 전 맞이한 5·16 50주년과 관련, 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 등 자신을 미국으로 추방한 군부 세력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시 육군 참모총장으로서 군부 세력의 쿠데타를 저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 “다 넘어갔어. 어떻게 할 수 없었어.”라고 말했다. 군 최고지휘관으로 있었지만 이미 주도면밀하게 계획된 5·16 세력의 군사행동을 막는 것은 당시 불가항력이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씨는 5·16 당시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아주 시끄러워져서 내가 마음이 편치 않아요.”라고 답했다. 5·16으로 정국이 하루아침에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자신이 참모총장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대한 자책으로 읽힌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장씨의 부인 백씨는 장씨가 숙청된 것은 권력욕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남편은 혁명 공약대로 하루속히 민정으로 이양하자는 입장이었지만, 박정희씨가 의자를 걷어차는 등 서로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서 쫓겨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백씨는 “당시 미국 사람들이 5·16 세력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왜 때려 부수지 않느냐고 남편을 얼마나 괴롭혔는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동족끼리 피를 흘린 과거를 되풀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진압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 사진 동영상 윈더미어(플로리다)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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