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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D 스마일 수술’, 라식 안전성 높여

    ‘3D 스마일 수술’, 라식 안전성 높여

    ‘3D 스마일 수술’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시력교정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반적으로 라식, 라섹 등 기존 시력교정수술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에는 안구건조증, 각막혼탁, 근시퇴행 등이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은 각막절편을 생성하면서 각막에 분포하는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거나, 각막상피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자극이 발생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눈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자극과 손상을 최소화하여 부작용을 줄이는 것은 시력교정수술의 안전성을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3D스마일은 각막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시력교정수술로, 기존 라식, 라섹수술에 비해 안전성이 크게 높아진 수술법이라 할 수 있다. 이 수술은 초고속 팸토세컨레이저를 사용해 각막상피 부분은 그대로 투과하여 각막실질 부분만을 교정량만큼 정확히 절삭한다. 즉, 각막 실질을 외부로 노출하기 위해 각막상피를 제거하거나 깎아내는 과정이 필요 없는 것이다. 이 덕분에 각막에 주는 자극이 최소화되고, 눈 상태를 수술 전과 거의 유사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3D 스마일 수술을 받은 환자는 1주일 정도면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가능성도 최소화된다. 실제 3D 스마일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 안구건조증, 각막혼탁, 근시퇴행 등의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3D 스마일 수술은 각막을 깎는 과정에서 눈에 주는 자극을 최소화시킨 수술법으로 더욱 안전한 시력교정이 가능하다”며 “각막이 얇거나 고도근시의 환자분들이라면 3D 스마일 수술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부산 밝은세상안과는 시력교정수술 27만 건(2013년 10월 기준, 서울·부산 합계)으로 풍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독일 칼자이스사로부터 ‘ReLEx smile Award for Superior Expertise’를 수상해 3D스마일 관련 노하우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상앗빛 외투 녹색 모자로 ‘유혹의 코디’

    상앗빛 외투 녹색 모자로 ‘유혹의 코디’

    ‘발트해의 아가씨’.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일컫는 표현이다. 그만큼 단정하고 경쾌한 인상을 주는 해양 도시다. 도보여행자의 천국이기도 하다. 만네르헤이민 거리를 중심으로 60여개에 달하는 각종 박물관과 핀란디아 홀 등 공연장, 중앙역, 올림픽 경기장 등이 몰려 있다. 핀란드를 세계 디자인의 중심지로 일으켜 세운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도 이 거리에 있다. 주요 볼거리 간 거리는 멀지 않다. 걷거나 트램을 타고 두어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헬싱키 시민들의 부엌’이라 불리는 헬싱키 항구 앞 재래시장에서 전통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 자박자박 시내를 걷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핀란드의 역사와 문화는 우리와 닮은 데가 있다. 주변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휘둘리고 침략받으며 살아왔다. 스웨덴 속국으로 659년을 보낸 뒤 곧바로 108년간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1917년 독립하긴 했지만 과거를 완전히 털어내진 못했다. 핀란드 내 각종 안내판엔 여전히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병기돼 있고 대통령의 연두교서도 두 언어로 발표된다고 한다. 그러니 주변국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다. 국가대항 스포츠 경기가 열릴 때면 그게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현지 가이드 김미경씨는 “특히 스웨덴과 아이스하키 경기를 벌일 땐 (경기력 차이와는 무관하게)‘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일본과의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스웨덴과 러시아의 지배는 도시 풍경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건축가 승효상씨 등이 지은 책 ‘북위 50도 예술여행’은 헬싱키를 “러시아 시대의 신고전주의 양식과 스웨덴 양식, 그리고 건축가 알바르 알토로 대표되는 20세기 기능주의적 건축물들이 서로 미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라고 적고 있다. 특히 신고전주의 건물들이 밀집된 거리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등과 흡사한 분위기를 풍겨 1970~80년대 냉전시대에 옛 소련과의 암투를 그린 미국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지로 종종 이용됐다고 한다. 그 탓에 소련으로부터 외교적 압력을 받기도 했다는 것. 헬싱키를 찾은 여행자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곳이 시벨리우스 공원이다. 교향시 ‘핀란디아’를 작곡한 국민 음악가 얀 시벨리우스(1865∼1957)를 기리는 곳이다. 공원의 상징은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조형물이다. 강철 24t으로 600여개의 파이프를 만든 뒤 이어 붙였다. 이 조형물 아래서 입맞춤을 하면 불멸의 사랑을 얻는다는 속설이라도 있는지, 진한 입맞춤을 나누는 커플들이 곧잘 눈에 띈다. 알바르 알토의 자취를 좇는 여정도 권할 만하다. 음악가 시벨리우스와 더불어 핀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 건축가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 가운데 핀란디아홀이 첫손 꼽힌다. 단아하면서도 웅장한 파사드(정면)가 인상적인 건물이다. 헬싱키 중앙역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걸린다. 핀란디아홀 옆은 호수공원이다. 큰고니 등 물새와 사람이 거리를 좁힌 채 어우러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호수는 바닷물이지만 염도가 낮아 갈대 등 수초가 무성히 자라고 물새들도 곧잘 쉬어간다. 알토 공과대학의 본관 건물도 알바르 알토의 작품이다. 이 대학의 대학원에 재학중인 김원재씨는 “알토의 디자인은 겉모습 못지않게 내부 설계가 빼어나다”며 겉만 보지 말고 단순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건물 안쪽도 둘러보라고 권했다. 알토 공대 옆 ‘오타니에미 채플’도 잊지 말고 들르시라. 시렌 형제가 설계한 작은 교회로 철제 프레임과 붉은 벽돌 등 인공적인 소재들이 주변 자연과 하나처럼 어우러져 있다. 건물 외벽은 통유리로 둘러쳤다. 십자가는 유리창 밖에 세웠다. 그 덕에 실내는 빛으로 가득 찬 공간이 됐고, 예배당은 자연으로 확장됐다. 시내 스토크만 백화점 별관 서점과 ‘카페 알토’도 알바르 알토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특히 ‘카페 알토’는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등장한 이후 일본 여행자들이 순례하듯 들르는 명소가 됐다. 헬싱키 대성당은 상앗빛 벽과 녹색의 돔이 인상적인 건물이다. 핀란드 루터파 교회의 총본산으로, 수십만 개 화강암이 깔려 있는 원로원 광장과 1800년대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다.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도 경이롭다. 1969년 바위산의 가운데를 파낸 뒤 세웠다. 흔히 ‘암석 교회’라 불린다. 시내 중심부의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170여개의 디자인 관련 상점들로 빼곡한 거리다. 핀란드엔 섬이 많다. 무려 17만 9584개나 된다고 한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섬은 수오멘린나다. 스웨덴 지배 시절 러시아의 침략에 대비해 세운 요새로, 여섯 개의 섬을 연결해 조성했다. 헬싱키항에서 배로 15분 거리다. 섬엔 현재도 주민이 산다. 거주지로 인기가 높다. 섬 안엔 옛 조선소와 교회, 박물관 등 볼거리가 많다. 교도소와 해군사관학교도 있지만 일반인은 출입금지다. 옛 성벽을 따라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뱃삯은 왕복 4.4유로. 평일엔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운항되지만 휴일엔 운항편수가 줄어든다. 글 사진 헬싱키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유로타임여행사(02-778-3933)가 다양한 북유럽 자유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럽 여행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현지 랜드사의 한국 본사로, 최근 오로라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면서 핀란드 등 북유럽 지역 여행 상품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핀에어(www.finair.com/kr)가 인천~헬싱키 직항편을 운용한다. 11월 이후 인천 출발은 월·화·목·토·일요일, 헬싱키 출발은 월·수·금·토·일요일이다. 여름 성수기엔 매일 운항한다. 로바니에미 등 라플란드 지역으로 가려면 헬싱키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로바니에미 공항까지는 1시간 20분쯤 걸린다. 이나리 호수 등 핀란드 최북단 지역을 돌아본 뒤 귀국하려면 이발로 공항을 이용하는 게 낫다. →통화는 유로다. 북유럽 4개국 가운데 가장 물가가 싸다고는 하는데, 로바니에미의 경우 햄버거 하나가 5.8유로(약 8500원)일 만큼 ‘체감물가’는 높은 편이다. 전원은 220V다. →어지간한 호텔마다 대중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투숙객은 무료인 경우가 보통이다. 사우나 시설은 단순하다. 가스 보일러처럼 생긴 스토브와 물이 담긴 통, 국자가 전부다. 먼저 스토브를 예열한 뒤 발열판 위에 물을 뿌리면 사우나 온도가 급상승한다. 필요시 반복해서 물을 뿌려 주면 적정 온도가 유지된다. 글라스 하우스를 운영하는 산타 리조트의 경우 별채 형태의 캐빈(통나무집)마다 사우나를 두고 있다. →산타클로스 중앙우체국 한국사무소(소장 최보순)를 통해서도 ‘산타 레터’를 보낼 수 있다. 주로 기업체에서 고객에게 보낼 이색 선물로 이용되는데, 원하는 문구나 로고를 한글로 적은 뒤 지정한 날짜에 배달해 준다. 홈페이지(www.santaletter.or.kr) 참조. 070-4323-2561.
  • 가을철 푸석한 피부관리…물광주사 시술 시 주의점

    가을철 푸석한 피부관리…물광주사 시술 시 주의점

    가을철 건조한 피부로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가을은 찬바람과 자외선, 실내 난방기구 사용의 요인으로 피부 수분 밸런스가 망가지기 십상이며, 뾰루지나 주근깨 등의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기 쉽다. 때문에 피부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계절이다. 푸석한 피부를 촉촉하게 관리하기 위해선 우선 평소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면 체내 노폐물 배출과 수분 공급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또 비타민이 풍부하게 함유된 제철 과일이나 이너뷰티 제품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리를 통해서도 피부 상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피부과의 도움을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전 제이클리닉 김성윤 원장은 “요즘 같은 계절에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탄력을 높여주는 물광주사가 선호되고 있다”며 “한 달 간격으로 3회 정도 시술을 받으면 탄력 있고 촉촉한 피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광주사란 수분을 끌어당기는 힘이 뛰어난 히알루론산을 주 원료로 하며, 15~20분 정도면 가능한 간단한 시술을 말한다. 이마나 눈가, 볼, 팔자주름, 턱, 목, 입술 등 다양한 부위에 수분을 공급하고 탄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모공축소나 각질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물광주사가 피부관리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시술 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의 물광주사 선택, 안전성을 인증 받은 정품 제품 사용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면서 “피부 진피층에 직접 주사를 하는 만큼 의료진의 경력과 노하우도 풍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베를린, 드레스덴, 그리고 서울/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독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일 전후 사회보장제도 통합 과정을 살펴보면서부터다. 그 많은 통일비용 중 50%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이었고, 연금이 전체 통일비용의 25%였다는 것을 알고서다. 만약 우리에게 유사한 일이 벌어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부터는 더욱 그렇다. 통일 이전에 구 동독지역을 방문했던 구 동유럽 국민들이 천국과도 같은 곳에서 잘 산다고 감탄했다는 동독과 통일했는데도 이처럼 많은 비용이 들었다니 말이다. 통일부와 독일 내무부의 인적 교류 네트워크인 ‘한독통일 자문위원회’의 전문가 회의는 독일에 대한 이해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의 참석차 베를린에 도착한 지난 9월 22일은 독일 총선 날이었다. 메르켈의 기민당이 압승했음에도 연정 구성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는 독일에 대한 관심을 배가시켰다. 40%가 넘는 지지를 얻은 기민당이 군소정당과 제휴하면 연립정부 구성이 수월할 것 같은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해서다. 특정 가치를 표방하는 정당에 투표한 유권자의 심판이 두려워서란다. 섣부른 연정을 통해 정당의 정체성이 약화될 경우 유권자 심판이 엄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 국민이 군소정당과의 연정보다 다수당과 제2당의 연장을 의미하는 ‘대연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원활한 국정수행 때문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분위기는 다수당인 기민당과 제2당인 사민당이 대연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 달이 지나자 예상대로 크리스마스 이전까지 대연정 협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독일 내무부는 통일과 관련된 1년 365일 기록 모두를 담은 수첩을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2014년용 수첩에는 2015년 달력도 있었다. 2013년 9월에 이미 2015년 달력이 수록된 수첩을 건네주는 주도면밀한 나라 독일, 그러한 독일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통일 시점이었다. 통일 3개월 전까지는 대다수 독일 국민이 생전에는 통일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이러한 독일 정부가 통일의 상징으로 안내한 곳이 구 동독지역에 속했던 드레스덴이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엄청난 비극을 겪었던 도시, 대공 방어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대규모 폭격으로 엄청난 수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건물 90%가 파괴된 드레스덴이 역사의 아픔 속에서 다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무차별 폭격으로 인한 파괴와 분단의 아픔을 이겨내고, 철저한 고증을 통해 남아있는 흔적들을 연결해 옛 모습을 찾으며, 지나온 역사와 화해하는 상징으로의 드레스덴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통일이 더 늦었더라면 구 동독지역에 속해 있던 문화유산 상당수가 역사에서 완전히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과 함께. 과거 역사와의 화해 상징으로 드레스덴의 복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상황에서 서울로부터의 기초연금 관련 소식이 날아왔다. 논란이 많던 기초연금 정부안이 발표되던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부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서울에서는 기초연금이 모든 복지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 가고 있다. 기초연금을 보는 시각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금제도를 도입했고, 두툼한 연금 급여가 특징인 비스마르크형 공적연금제도의 원조국가인 독일이 ‘어젠다 2010’을 내세워 30년에 걸쳐 왜 연금 급여의 40%가 깎여 나가고 있는지를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인 것 같다. 기초연금이라는 블랙홀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향후 급속하게 도래할 초고령 사회는 어찌 대처하고, 통일이 된다면 북한 주민의 연금 문제는 어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기초연금을 통해 달성하려는 비전과 제도 운영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할 것 같다. 독일이 채택하고 있는 각종 제도의 외형을 단순히 모방하기보다는 어떤 고민을 통해 어떤 가치관이 형성되었으며, 어떤 시스템으로 각종 제도가 움직이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국민의 행복을 위해 도입하려는 복지제도가 오히려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 미대에 천재는 못 들어가

    미대에 천재는 못 들어가

    “수험생 한 명을 놓고 면접관이 15명이나 달라붙어 실기 점수를 매깁니다. 최고·최하점을 뺀 나머지 13명의 점수를 합산해 평균이 82~83점 정도면 안정권이죠. 실기에선 점수차가 크게 나지 않으니 결국 수능 점수가 미대 입시의 당락도 결정합디다.” ‘자연·이미지’라는 나무숲 그림으로 알려진 주태석(59) 홍익대 회화과 교수(미술대학원장)는 넋두리부터 늘어놨다. 입시 부정을 막기 위해 도입한 미대의 평준화된 실기 심사가 ‘대어’가 자랄 수 있는 숨통을 끊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공부는 좀 못해도 그림만 똑부러지게 그리면 합격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불가능한 말이죠. ‘괴물’ 같은 미술 천재들은 아예 미대 입학이 불가능합니다.” 작가가 안타깝게 여기는 현실은 또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전사기법으로 매끈하게 처리한 그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거칠게 손때를 탄 ‘진짜’ 회화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푸념이다. 그는 “젊은 작가 위주의 아트페어에 가보니 회화 작품의 90%가량이 전사기법을 활용했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작가는 1970년대 후반 극사실주의로 화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등 40여년간 극사실주의 화풍을 고수해 왔다. 최근 검찰의 전두환 일가에 대한 미술품 압수 목록에 그의 작품 다수가 올라가 의도치 않게 유명해지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미술 신동’이란 소리를 듣던 작가는 미대 진학 이후 미술계에서 추상미술이 유행하면서 겉돌기 시작했다. 추상 화풍에 반발해 극사실에 치중하지만 교수와 동료들로부터 곁눈질을 받았다. 대학 4학년 때 참여한 대학미전에 극사실주의 작품인 ‘기찻길’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거머쥐자 상황은 달라졌다. 이후 기찻길 연작을 통해 이석주·지석철 등과 함께 단색조의 추상과 미니멀리즘에 저항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자연으로 관심이 옮아 갔다. 어느 날 공원에 앉아 바라본 나무와 숲에 홀딱 반한 이후부터다. 그의 ‘자연·이미지’ 연작들은 매우 사실적인 방법에 기반한 극사실주의 화풍이면서도 환상적으로 보인다. 나무들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의 그림자가 강렬한 색채로 뒤섞여 있다. “실제 나무 같지만 진짜 나무와는 다르죠. 실상을 통해 허상을 재창조한 것이랄까요. 극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나무와 고르게 뿌려지는 스프레이 작업으로 그림자를 표현합니다.” 나이가 들어 이제 손도 떨리고 눈도 침침해졌다는 작가는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갤러리마노에서 개인전을 이어 간다. 어느새 43회째다. 이번에도 트레이드마크인 초록색 나무숲을 들고 나왔다. 그림 속 그림자들이 정말 나무의 그것인지 모호한 풍경들이다. 그는 “회화는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해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YS정부때 버금 정부 ‘4대 요직’ 포진… PK공화국 시대 오나

    YS정부때 버금 정부 ‘4대 요직’ 포진… PK공화국 시대 오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래 부산·경남(PK) 출신 인사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김영삼 정부 때에 버금가는 PK 전성시대가 20년 만에 도래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가 의전 상위서열 직책이나 권력기관장뿐만 아니라 각 기관의 고위직과 중추직 등 PK 출신의 숨은 실세들이 적지 않다. PK 인맥의 대부는 김기춘(경남 거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꼽힌다. 지난 8월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동향인 감사원장과 검찰총장 후보자 인선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실세로 꼽힌다. PK 인맥은 법조계에서도 두드러진다. 법원에서는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외에도 서기석(경남 함양) 헌법재판소 재판관, 손왕석(경남 밀양) 대전가정법원 법원장, 윤인태(울산) 부산지방법원 법원장, 박효관(경남 진주) 부산가정법원 법원장, 박삼봉(부산) 대전고등법원 법원장, 박흥대(경남 창원) 부산고등법원 법원장 등이 두루 포진해 있다. 검찰에서는 김경수(경남 진주) 대전고검장 정도다. 법무부 강찬우 법무실장은 경남 하동 출신으로 진주고를 나왔고 정동민 출입국본부장은 부산 금성고를 나왔다. 안태근(경남 함안) 인권국장, 김태훈(경남 창녕) 교정본부장 등도 PK다. PK의 약진은 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영남권인 데다 대구·경북(TK) 독식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권력실세, 청와대 2인자로 불리는 김 비서실장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국감에서 여당 의원으로부터 “감사원장보다 더 큰 자리에 앉아 있는 것 같다.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경고를 들은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주목된다. 진주고 출신의 김 총장은 ‘사실상 감사원의 1인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운찬(경남 하동) 관세청장, 박창명(경남 사천) 병무청장, 김석균(경남 하동) 해양경찰청장, 제정부(경남 고성) 법제처장 등 처장·청장급에도 상당수 포진해 있다. 차관급으로는 기획재정부의 이석준(부산) 제2차관, 정연만(경남 산청) 환경부 차관, 손재학(부산) 해양수산부 차관 등이 있다. 청와대에는 홍경식(경남 마산) 민정수석을 비롯해 비서관, 수석행정관급에도 상당수가 있다. 국무총리실에서는 류충렬(경남 마산)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 조경구(경남 진주) 사회조정실장, 권태성(부산)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장, 최병환(울산) 국무조정실 기획총괄정책관 등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권 초기에 이 정도면, 인위적인 조정이 시도되지 않는 한 정권 말기에는 PK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면서 “장·차관, 실·국장들이 국·과장급을 챙겨 주기 시작하면 충분히 그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세훈 기자·부처종합 shjang@seoul.co.kr
  • [열린세상] 독일 교원노조와 한국 전교조/강수돌 고려대 경영학 교수

    [열린세상] 독일 교원노조와 한국 전교조/강수돌 고려대 경영학 교수

    “해직교사 9명을 조합원 범주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더 이상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대한민국 노동부의 논리다. 이러한 정부의 탄압 국면에 6만명에 이르는 전교조 조합원들은 오랜만에 직접 민주주의를 시험해 보기로 하고 총투표를 실시했다. 무려 80% 참여에 약 70%가 노동부 논리를 거부했다. 나머지 30%조차 모두 정부 논리에 찬동한 건 아니다. 이 정도면 전교조 선생님들의 결연한 의지가 확인된다. 그것은 ‘참교육과 민주주의를 위해, 비록 안정된 직장과 수입이 위험에 처하더라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투지일 것이다. 그렇다. 양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걸 수 있다면 그 무엇이 두려우랴. 나는 자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부의 이 한심한 처사에 대해 실로 서글픔을 느끼면서 내가 공부했던 독일이란 나라의 교원노조는 과연 어떠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독일노총(DGB) 사이트를 찾아 그 산하 산별 조직인 독일 교원노조(GEW) 규약을 찾았다. 조합원 27만명을 자랑하는 독일 교원노조는 공공 또는 사설 교육기관이나 연구기관 종사자 모두를 대변한다. 구체적으로는 유치원, 초중등 학교, 대학, 사설 학원, 직업훈련원, 연구기관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 공무원, 전문직, 자유직, 파견직, 휴직자, 연금생활자, 실직자가 다 가입할 수 있다. 심지어 교육훈련이나 연구관련 분야를 공부하거나 취업 준비 중인 학생은 물론, 위 직업들에 간접 연관된 자들도 해당한다. 놀랍게도 일반인이나 법인체조차 노조를 지지하는 의미에서 ‘특별 조합원’이 된다. 이 모든 것은 유엔인권조약과 독일 기본법(헌법)에 바탕한다. 이렇게 독일 교원노조는 조합원의 이해관계와 민주교육 증진을 위해 조합원 자격 기준을 포괄적으로 정하고 있다. 이 정도 확인을 하고 나니 “과연 이 나라가 민주공화국인가”하는 의구심이 인다. 과연 1987년 이후의 민주화란 것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가. 그동안 수많은 선배들과 선구자들이 흘린 피땀과 눈물의 결과가 이토록 초라한가. 역사가 진보한다고 믿어 왔던 내 신념이 진정 잘못된 건가. 양심이 아니라 탐욕이 승리하는 것이 현실인가. 물론, 수미일관된 세계적 지성 이반 일리치 선생의 말마따나, 오늘날 학교 교육 시스템이란 민중의 자율적 학습 역량을 박탈한 채 사람들에게 오로지 소비 욕망을 불어넣는 타락한 제도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치·사회적 민주화의 결과 그래도 예전보다는 살기가 나아지지 않았나, 학교조차 각종 혁신적 노력으로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사태는 여태껏 이뤄진, 손톱 밑 때만큼의 진보조차 깡그리 70년대식으로 되돌리려는 역사적 폭력이다. 한편, 독일 노조 규약 그 어디를 찾아보아도 ‘해직자’도 조합원이 된다는 구절은 없다. 하지만 나는 독일에서 참교육이나 민주적 실천으로 인해 해직된 교사를 본 바 없다. 그래서 노조 규약에는 그냥 ‘실직자’로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노동부가 문제 삼은 9명의 해직 교사들은 어떤 사람인가. P 교사는 2003년 모 외고에서 새로 부임한 교장이 우열반으로 나눠 학생을 차별하고 사관학교식 벌점 제도를 도입하자 교직원 회의에서 반기를 들었다. 수차례 경고 뒤 파면당했다. L 교사는 사립재단과 맞서 싸우다 해직됐다. 당시 교장이 학부모로부터 거둬들인 찬조금과 보충수업비 17억원을 유용했다가 퇴진한 뒤 그 친인척들로 새 이사진이 구성되자 저항했다. 또 H 교사는 자체 자료집으로 동료들과 통일 관련 세미나를 했는데, 그 자료집에 북한 역사책의 일부가 포함되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해직됐다. S 교사를 비롯한 6명은 2008년 서울교육감 선거 때 조합원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집했다가 ‘기부금 모집 관여 금지’ 규정 위반으로 해직되었다. 결국 9명의 교사들은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에 안주하기보다 평등교육, 자유교육, 민주교육, 통일교육, 혁신교육을 위해 헌신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해직된 셈이다.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거두고 참된 인간 교육의 구현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뼛속까지’ 거듭나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법규 조항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생사 문제다. 앞으로 나아가느냐, 뒤로 자빠지느냐 이것이 문제다!
  • 항우연, 작년 출장비만 53억 ‘펑펑’…규정 무시하고 비즈니스석 이용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임직원의 지난해 출장 횟수가 1만 4011회(국내 1만 3456회, 국외 555회)로 모두 52억 8230만원의 출장비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항우연 직원은 733명으로 1인당 연평균 19회 출장을 가고 출장비 721만원을 쓴 셈이다. 나로호 발사를 위해 외나로도 출장이 잦은 탓도 있지만 국외 여비 규정을 무시한 사례도 적발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21일 “한 선임급 직원은 7~12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대전에서 외나로도로 국내 출장을 갔다”면서 “이 정도면 근무지를 옮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책임급 연구원이 3박 5일 캐나다 출장 여비로 1200만원을 신청했는데 이 직원은 960만원인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면서 “책임급 직원은 항공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하게 돼 있는 연구원 여비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여비 자료만 봐도 예산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다”면서 “국가 기초과학 연구개발(R&D)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2957억 800만원이던 항우연 예산은 올해 3923억 5600만원으로 32% 증가했고 새 정부의 ‘달 탐사 공약’ 등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더 증가할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밀양 송전탑과 국책사업 갈등의 해법/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밀양 송전탑과 국책사업 갈등의 해법/정정화 강원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밀양 송전탑 갈등은 국책사업 추진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절실함을 새삼 입증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를 강행하면서 “신고리 원전 3, 4호기의 준공에 대비하고 내년 여름 이후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고리 원전 3, 4호기에 들어갈 제어케이블이 불량제품으로 밝혀져 내년 8월 준공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도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케이블 교체작업이 1년 정도면 충분하며, 송전탑 건설은 원전 준공과 별도로 송전선로 설치에 관한 문제이므로 공사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성능시험에서 떨어진 제어케이블을 철거하고 안전성이 입증된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대 주민들도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을 요구하고 있어 새로운 갈등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밀양 송전탑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을 지켜보면 소위 ‘정부 3.0 시대’를 천명하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국책사업은 여전히 ‘DAD 방식’을 답습하는 맨 얼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쪽에서 정부는 공공정보의 과감한 공개와 소통·협력을 통해 국민이 행복한 시대를 열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발표한 뒤, 주민들이 반대하면 보상이나 공권력을 동원해 방어하면서 계속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업추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부족, 절차적 정당성과 합리적 보상체계의 미흡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했지만 해결 과정에서도 합리적인 조정기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갈등이 발생하면 민관위원회나 공동조사단의 구성,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개최, 야당의 진상조사단 파견, 주민투표 실시 등 다양한 해결방안이 시도되었으나 소송이나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으로 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4대강, 경부고속철도(천성산 구간), 서울외곽순환도로(사패산터널), 새만금간척사업, 경인운하, 한탄강댐 갈등에서 정부는 공동조사단이나 민관위원회를 구성해 갈등해결에 나섰지만, 찬반 양측의 의견대립으로 번번이 합의도출에 실패했다. 세종시 건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동남권 신공항건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부처 산하에 설치한 민관위원회도 정부 입장을 대변한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후의 수순은 정부가 공사를 강행하면 환경단체나 반대주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갈등이 장기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결과는 늘 정부의 승리였다. 대규모 국책사업은 절차적 하자나 환경파괴 논란 등으로 소송이 제기되어도 행정기관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기 때문에 소송으로 공사가 중단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일단 공사를 강행하면 나중에 자연스레 일이 풀리게 된다는 학습효과를 유능한 관료들이 잊을 리 없다. 갈등이 증폭되어 수습하기 어려운 국면에 도달하게 되면 정부, 시민단체, 언론 너 나 할 것 없이 대통령이 나서 해결하라는 ‘갈등의 정치화’ 현상이 등장하게 된다. 이처럼 국책사업 갈등이 대부분 소송이나 정치적 결단으로 타결되었다는 사실은 갈등을 중립적·객관적인 제3자를 통해 해결·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책사업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한 제3자의 조정·중재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를 구축해야 한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민-관 갈등구조에서 정치권의 정파적 대립과 계층·이념·지역갈등을 총체적으로 반영한 복합갈등의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 광범위한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리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찬반 양측의 대립한 입장을 조율하고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한 열린 논의구조가 필요하다.
  • 최윤희 합참의장, 새달 첫 합참회의서 이지스함 3척 건조계획안 논의

    해군이 지난해 말 이지스 구축함(7600t급) 3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합동참모본부(합참)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취임한 최윤희 합참의장이 다음 달 처음으로 합참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된다. 사상 첫 해군 출신 합참의장인 최 의장으로서는 각군 지휘 능력을 보여줄 일종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다음 달 합참회의에 이지스 구축함 소요 제기가 정식 안건으로 상정될 것”이라면서 “지난해 소요 제기된 안건이 지금 합참회의 안건으로 올라올 정도면 실무 차원의 논의는 상당 부분 이뤄진 것으로, 큰 이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참회의에서는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등 4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 만장일치제로 운용되는 회의에서 안건이 부결되는 일은 흔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지스 구축함 추가 도입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군 안팎에 공존하는 만큼 실제로 예산에 반영되기까지는 해군총장 시절부터 이지스함 추가 건조를 위해 발벗고 나섰던 최 의장의 추진력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당초 이지스함은 기존의 3척이면 충분하다고 했던 만큼 추가 건조 필요성 및 재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율곡 이이함, 서애 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을 운용 중이다. 합참에서 추가 건조계획안을 의결하면 2020년대 중반부터 이지스 구축함 3척이 만들어진다. 척당 건조 비용은 약 1조원이다. 2023년부터 도입 예정이던 차기호위함(KDDX·5000t) 건조 계획을 뒤로 미루는 대신 더욱 긴급한 이지스함 도입에 투입한다는 게 해군의 복안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김문이 만난사람] 클래식음악 대중화 이끄는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

    자연이 온통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들에도 산에도 바쁜 도심에도 그렇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에 내걸린 글판이 눈에 띈다. ‘또로 또로 또로/책속에 귀뚜라미 들었다/나는 눈을 감고/귀뚜라미 소리만 듣는다’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귀뚜라미…. 한번쯤 누구나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이겠다. 옷깃에 선선하게 닿는 바람, 떨어지는 낙엽,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감미로운 노래가 내면의 감성을 자극한다. 그렇다면 10월에는 무슨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오를까. 저마다 좋아하는 곡이 있겠지만 결혼식 때 축가로 널리 불려지는 사랑의 세레나데가 문득 떠오른다. 그 유명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다. 가사를 잠시 음미해 본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 하늘이 기분 좋아/~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걸/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저녁 무렵 반달이 얄밉게 모습을 드러낼 때 들으면 더욱 낭만적이다. 지난 11일 저녁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는 10월을 맞아 ‘참 좋은 음악회’가 열렸다. 무대 첫 순서로 등장한 사람은 성악가 김동규(49)씨. ‘박연폭포’, ‘홀로 아리랑’을 부른 다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불렀다. 김씨 특유의 감성적인 목소리에 서정적 노랫말이 깊어가는 가을밤의 선율을 아름답게 선사한다. 노래가 끝나자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큰 박수와 함께 앙코르 소리가 객석에 울려퍼졌다. 그도 그럴 것이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10월에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이기도 하지만 계절과 관계없이 각종 행사 때 축가의 단골 레퍼토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김씨는 재치 있는 입담과 호탕한 웃음소리로 늘 관객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열정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르기 직전 김씨와 잠시 만났다. 출연자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막 마친 상태였다. 콧수염은 여전했다. 언제부터 콧수염을 길렀을까. 오페라에 출연하면서 무대 역할에 맞게 콧수염을 길렀고 벌써 20년이 됐다고 했다. 매일 크기와 모양이 일정하게 콧수염을 관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아침에 세수할 때 1~2분 정도면 된다”며 웃었다. 공연 이야기로 이어졌다. 이달에만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제목으로 독창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앞으로도 큰 무대가 세 번 더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28일 예술의전당, 30일 부산시민회관 공연이다. 그는 집에서 조용하게 쉴 틈이 거의 없다. 1년에 130회 정도 무대에 서기 때문이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을까. 원래는 노르웨이의 뉴에이지그룹인 시크릿가든이 만든 ‘봄의 소야곡’(Serenade to Spring)이라는 연주곡에 한혜경씨가 가사를 붙였고 김씨가 편곡하고 불렀다. 개인적인 사연도 있다. “1999년 가을에 부인과 헤어졌어요. 20~30년 동안 유럽 무대에서 활발하게 생활하고 싶었지만 그 꿈이 깨졌어요. 한국에서 초청 공연도 자주 오고 또 이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굉장해서 서둘러 귀국하게 됐지요. 일생의 꿈이 이루어지는구나 하고 생각할 즈음에 결혼의 실패로 부인, 아들과 헤어져 혼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와 쪽방에서 지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1년 가까이 노래를 하지 않으면서 ‘인생이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한 지인이 찾아왔습니다.” 그 지인은 다름 아닌 당시 MBC 라디오 ‘골든디스크’ 진행자 김기덕 국장이었다. 김 국장은 김씨에게 “클래식이 아닌 좀 쉬어가는 노래, 편안하게 가는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 형태의 음악을 말하는 것이었다. 김씨는 ‘그렇다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며칠 동안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시크릿가든의 ‘봄의 소야곡’을 듣게 됐다.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한 김씨는 작사가한테 부탁하고 봄 노래를 가을풍으로 바꿔 부르게 된다. 돈을 벌거나 인기를 얻고 싶다는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우울증이 있을 때라 다시 일어서겠다는 일념에서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다시 시작하게 된다. 제목을 ‘10월의 어느 멋진 날’로 정한 까닭은 그가 사계절 중 가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된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예상치 못할 만큼 빠르게 인기가도를 달려 결혼식은 물론 생일, 돌잔치에 단골로 등장하게 됐다. 특히 조수미와 김동규의 환상적인 듀오를 비롯해 임태경과 박소연, 휘진 등 여러 대중가수들이 잇따라 부르면서 국민 애창곡으로 인기를 굳히게 된다. 아울러 2002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시크릿가든과 함께 호흡을 맞춰 주목을 끌었다. “제자들이 많은데 만날 때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자주 받아요. 처음에는 영문을 몰라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아르바이트로 축가를 부를 때 항상 ‘10월의 어느 멋진 날’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어떤 학생은 계절에 맞게 10월을 3월, 5월, 9월 등으로 달만 바꿔 불러도 다들 좋아한다고 말하더군요. 하긴 노래방에도 나올 정도가 됐으니 말입니다. 매년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 캐럴을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잖아요(웃음).” 그는 10월을 대표하는 대중가요 중에 이용의 ‘잊혀진 계절’도 있다고 하자 “그 노래에는 ‘10월의 마지막 밤을’이라는 가사가 있어 언제든지 숫자만 바꿔 부를 수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보다는 음반이 덜 팔리지 않을까요”라며 웃는다. 가을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가을은 정서적으로 뭔가를 생동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 가을이 되면 여름에 많았던 더운 습기를 가져가고 자연만물이 쉴 수 있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또 있다. 가을이 되면 노래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럴 때마다 잊어버릴까봐 곡을 쓰든 노래를 부르든 곧바로 행동에 옮긴다고 했다. 장르는 무의미하다. 오페라는 오페라대로, 재즈는 재즈대로 음감이 생각나면 일단 그림을 그려 놓는다. 그는 작곡가인 아버지와 성악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음악을 자주 접했다. 중학생 때부터 오페라를 좋아한 그는 어머니의 제자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었고, 집에 있던 오페라 관련 책과 자료들도 자연스럽게 보게 됐다. 고등학교 때 삶의 목표를 이미 오페라 가수로 정했다.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하고 1991년 오페라 ‘토스카’를 시작으로 10여년 동안 유럽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오페라 40작품을 외워 부르기도 했고 어떤 오페라든 사흘 정도 시간을 주면 바로 공연할 수 있도록 말 그대로 피나는 연습을 했다. 그렇게 1년에 10작품 정도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인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여러 차례 오르기도 했다. 그는 오페라를 좀 더 쉽게 감상하려면 성악가들의 음성에 따른 전형적인 캐릭터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테너, 소프라노, 바리톤, 메조소프라노 등 다양한 성부에 따라 연기하는 배역과 성격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왜 바리톤이 됐을까. 그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대가 바리톤으로 타고났기 때문이다. 그는 바리톤은 노래와 연기의 폭이 넓어서 좋고 목소리 때문에 노심초사 걱정하지 않아도 돼 편안하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얘기로 돌아섰다. 앞으로 계속 혼자 살 거냐고 물었다. “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운명적으로 누군가 다가오면 (다시 결혼해서)같이 살고 싶다”면서 라디오를 진행할 때마다 청취자들이 결혼 생활에 대해 얘기할 때면 정말 부럽다고 한다. 그는 요즘 KBS 제2라디오(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17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때 작곡한 노래를 새로 선보일 것”이라는 그는 제2의 음악인생에서는 노래도 노래지만 작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고 싶어 시간이 나는 대로 ‘대니보이’가 나온 아일랜드 같은 곳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바리톤 김동규는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성악과를 거쳐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음악원을 졸업했다. 1991년 베르디 콩쿠르 1위에 입상했고 그해 오페라 ‘토스카’로 데뷔했다. 한국인 최초로 라 스칼라좌 오디션에 합격했다. 유럽 무대에서 10여년 동안 오페라에 출연했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 오페라극장 등에서 남자 주인공 루돌프의 친구 마르첼로 역으로 ‘라 보엠’ 무대에 수차례 올라 명성을 얻었다. 주요 수상으로는 1997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음악 부문’, 2008년 제25회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스완어워드 문화인 부문’ 등이 있다. 현재 강남대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KBS 제2라디오 FM ‘매일 그대와 김동규입니다’(오전 9~11시)를 진행하고 있다.
  • [정기홍의 시시콜콜] 창조경제 포털의 오픈과 ‘후츠파 정신’

    [정기홍의 시시콜콜] 창조경제 포털의 오픈과 ‘후츠파 정신’

    창업아이디어 제안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 포털사이트가 오픈된 지 오늘로 꼭 10일째다. 8일까지 제안된 창업 아이디어가 1200여건에 이르는 등 순항을 하면서 일단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고 있다. 가입 회원이 1만명에 이르고, 하루에 8000명이 이곳을 들른다고 한다. 멘토를 자청한 1000여명의 전문가 움직임도 활발하다. 창조경제의 개념 논쟁으로 곤혹스럽던 정부로선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동안 예비 창업자와 중소벤처기업들이 변변한 창업정책을 얼마나 목말라 했는가 싶기도 하다. 알려진 대로 창조경제타운은 개인의 아이디어가 창업에서부터 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반의 도움을 받는 포털용 프로그램이다. 개념상으로 보면 실패할 이유가 없고 실패해서도 안 되는 정책이다. 이 포털은 정책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해 관심에서 멀어져 흐지부지된 기존의 정책 사이트와 구별된다. 외국의 기업사례를 벤치마킹했다는 일각의 지적도 제안이 샘물처럼 솟고 ‘창업 광장’의 역할을 다한다면 대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운영 초기여서인지 부족한 게 더러 눈에 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자료에 따르면, 이 포털에 창업아이디어를 낸 수치를 보면 40대가 32%(3일 기준)인 반면, 주된 타깃인 20대와 여성 참여는 12%대에 머물렀다. 20~50대 가운데 가장 적게 참여했다. 30대의 참여율(26.3%)도 그저 그런 정도다. 청년실업을 줄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부 등 여성의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률 70%’를 이룬다는 창조경제 정책의 지향점과 다소 배치된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2000년대 초 벤처 붐 때의 창업 열기가 식은 것일까. 청년 창업의 인프라를 살펴 보면 그 결과는 의외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18개의 창업거점대학이 있고 대학 창업동아리의 수도 1833개나 된다. 대학생 예비창업자도 2만 2463명에 이른다. 전년보다 50%나 증가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도전정신으로 주목을 받는 ‘후츠파’(chutzpah)에 못지않은 열기다. 젊은이의 참여가 적은 이유는 포털의 오픈 사실이 대학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데 있다고 짐작된다. 중복된 정책도 영향을 많이 준 듯하다. 중기청 등 기관과 기업에서 유사한 사례를 도입했거나 도입 중이다. 우리의 산업사회는 머지않아 첨단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1인기업시대’가 곳곳에서 자리하게 된다. 젊은 대학생과 여성발(發) 창업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이다. 설계도면만 있으면 개인이 맞춤 제품을 만드는 ‘3D프린터’가 3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자로 불리며 미래시장을 예약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제를 이끌던 노키아는 무너졌지만 중소·중견기업이 그 자리를 이어받아 경제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창조경제 포털이 중소벤처기업의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후츠파’와 같은 도전적인 젊은이가 적극 참여해야만 할 것이다. hong@seoul.co.kr
  • 탈북매체 “리설주 포르노 동영상은 상식적으로 불가능”

    탈북매체 “리설주 포르노 동영상은 상식적으로 불가능”

    북한전문 매체가 통신원들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의 포르노 동영상 존재는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앞서 김 제1비서가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관현악단과 왕재산예술단 단원 9명을 공개 처형했다는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와는 상반된 내용이다. 탈북자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는 8일 “아사히 신문의 리설주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평양에서는 아사히 신문의 보도를 증명할 수 있는 사소한 소문이나 심지어 공개처형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매체의 북한 내 통신원들은 입을 모아 “평양이 진심으로 화를 낼 말한 거짓”이라면서 “당 조직부 소속 예술단 9명이 공개 처형될 정도면 평양시민들이 대부분 알아야 하는데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왕재산 예술단은 이미 2009년도에 해산했으며 은하수 관현악단은 김정일 시대의 조선인민군공훈 합창단을 대체하지만 과거에도 리설주와 전혀 관련 없는 클래식 악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아사히 신문의 보도는 지난 2002년 벌어진 ‘보천보전자악단 사건’을 모방한 거짓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보천보전자악단 사건’은 당시 악단 내 남녀 배우가 기쁨조 내규를 어기고 몰래 연애를 하다 들켜 자살한 사건이다. 이후 소식을 들은 고(故)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격분해 살아남은 배우를 공개 총살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통신원들은 또 “김정은이 아무리 일반인 여성과 연애결혼했다고 해도 ‘수령 신비주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북한에서 리설주에 대한 당 조직부의 과거 검증이 고작 몇 년으로 한정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즉 이미 결혼 전 리설주에 대한 모든 조사가 끝났기 때문에 추문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아사히 신문은 지난달 21일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와 관련된 추문을 은폐하기 위해 은하수 관현악단과 왕재산 예술단 단원 9명을 공개 처형했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탈북한 북한 고위간부를 인용해 “이들 9명은 자신들이 출연한 포르노를 제작했으며 북한 인민보안부가 이들의 이야기를 도청, ‘리설주도 전에는 자신들과 똑같이 놀았다’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 마디 말보다 더 쉽네 한 장의 간단한 스케치

    [세상을 훔친 지식설계도, 다이어그램] 스콧 크리스찬슨 지음/이섬민 옮김/다빈치/448쪽/2만 5000원 역사학자들은 인류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로 수세식 변기를 꼽는다. 인류가 수세식 화장실을 처음 사용한 흔적은 기원전 26세기쯤 인더스 문명의 하라파, 모헨조다로 유적에서 발견됐다. 그리고 기원전 18세기 크레타 섬의 크노소스 궁전에서도 수세식 변기는 등장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현대식 변기는 1596년 영국 엘리자베스 1세 때의 시인이자 발명가인 존 해링턴(1561~1612)이 고안했다. 해링턴은 두 개의 수세식 변기를 만들어 이 중 하나를 여왕에게 바쳤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소음이 너무 컸던 그의 발명품은 잊혔다. 여왕조차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후 18세기에 나온 개량품이 시장을 장악한다. 해링턴은 수세식 변기를 ‘다이어그램’(수량이나 관계 따위를 나타낸 도표)으로 표현했다. 깨끗한 물이 용기를 15㎝가량 채우게 함으로써 악취가 관을 통해 역류하는 것을 막는 등 상당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다이어그램은 수백년에 걸쳐 수세식 변기가 개량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셈이다. 신간 ‘세상을 훔친 지식 설계도, 다이어그램’은 때로는 백 마디 말보다 한 장의 간단한 스케치나 도면이 더 쉽게 이해를 돕는다는 다이어그램의 가치를 절감하게 만든다. 기원전 3000년쯤 그려진 프랑스 쇼베 동굴 벽화부터 DNA 이중나선,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스케치, 에디슨의 전구 그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도, 애플의 아이팟 도면까지 동서양의 여러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스케치 100개를 망라했다. 다이어그램마다 그림 한두 장에 두세 쪽씩 간결하게 설명이 붙었다. 덕분에 끝까지 질리지 않고 읽을 수 있다. 저자인 스콧 크리스찬슨은 미국의 언론인 출신이다. 그는 “수록된 다이어그램들은 깊이 있고 지속적인 관찰, 실험, 숙고, 연구, 지식인과 창작가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한 미적 훈련의 최종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다이어그램이 추상적 사고의 정수이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근본적으로 표현하는 매개체라는 설명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총체적 위기에 빠진 재계] 사면초가의 대기업

    재계 한 인사는 4일 “글로벌 기업들은 파트너 선정이 엄격하다”고 잘라 말했다.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 총수의 형사 처벌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거나 파트너십 해제를 요구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 신인도 하락은 해외 비즈니스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은 신뢰 부분 점수에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해외 수주전에서 한국 기업들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과 중국 경쟁사들은 앞다투어 한국 기업들의 총수 형사 처벌 소식을 고객사에 흘리고 있다. ‘한국 기업은 믿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소문을 퍼트려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이다. 그동안 기술력과 가격 등에서 한국 기업에 밀렸던 해외 경쟁사들이 이번 기회에 한국 기업에 대한 흠집 내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총수가 구속됐거나 사법 처리 위기에 내몰린 대기업들은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글로벌 기업과의 컨소시엄 구성 등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뛰어야 할 대기업이 움츠러들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대기업은 포스코, 롯데, 효성, 코오롱 등 47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SK 최태원, 한화 김승연, 태광 이호진, CJ 이재현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은 실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총수 구속 등 기업에 대한 압박이 투자의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투자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보여주는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올 1분기 0.2% 포인트에서 2분기 0% 포인트로 떨어졌다. 성장률은 1분기 0.8%에서 2분기 1.1%로 상승했지만 투자가 2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투자 여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이 나서지 않으면 중견·중소기업들도 투자를 주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투자 실종 등 악성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총수가 구속된 SK는 신사업 추진이 전면 중단됐다.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사업이나 신성장 동력 사업 발굴은 엄두도 못 낸다는 것이다. 많게는 조 단위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투자 사업을 오너가 도장을 찍지 않고 월급쟁이 전문 경영인이 결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SK E&C가 알짜 매물인 STX에너지의 인수를 포기한 것이라든가 최 회장이 공을 들인 정보통신산업(ICT)과 에너지 사업의 태국 진출이 포기된 것이 이런 정황을 설명해 주고 있다. SK 관계자는 “일상적인 경영 누수 방지에 주력할 뿐”이라고 했다. 이라크에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한화의 사례도 유명하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2차 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의 추가 수주를 낙관했다가 최근 경쟁국 기업들에 모두 내주게 생겼다. 김 회장을 대신해 부회장들이 이라크 현지로 날아갔으나 돌아온 대답은 “노(NO)”였다.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화 현지 법인장은 “김 회장의 공백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전했다. CJ도 마찬가지다. CJ제일제당은 ‘라이신 글로벌 1위’ 생산력 확보를 위해 진행하던 중국 업체 인수 협상을 끝내 중단하고 말았다.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효성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조석래 회장의 검찰 소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룹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은 멈춰섰다. 이달 말까지 베트남 투자 등 내년도 사업 계획을 짜야 하지만 총수가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그룹이 혼돈에 빠졌다. 이러다가는 투자는 물론 고용도 실종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계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 고용을 해 달라던 정부가 기업을 위축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불만이다. 청와대 얘기와 정부 부처나 규제기관의 말이 다르니 한 가지 리스크만 있는 게 아니라 두 가지 리스크가 있는 게 요즘 상황이라고 말한다. 예전 정부와 가까웠던 기업에 대한 ‘보복 수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 정권도 4년 후엔 전 정권이 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지금처럼 오너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가 살아날지는 의문이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가곡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김문이 만난사람] 국민 가곡 ‘그리운 금강산’ 작곡가 최영섭

    추석을 전후로 ‘금강산’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실망, 두 가지를 동시에 안겨줬다.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기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한적십자사에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13만명이나 된다. 이들의 한을 어떻게 달랠까. 노래 한 곡 불러 본다. ‘누구의 주제련가 맑고 고운 산 그리운 만이천봉 말은 없어도~’ 그리움으로 손을 뻗어본다. 하지만 금강산은 여전히 ‘저편의 너’이자 단장(斷腸)의 메아리다. ‘그리운 금강산’은 홍난파의 ‘봉선화’(1919년) 이후 한국 가곡 역사에서 가장 애창되는 노래이다. 분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지만 가사와 곡을 음미하노라면 시보다 아름답고 소설보다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쉼없는 작곡 ‘그리운 금강산’이 작곡·발표된 지 올해로 꼭 52년. 그동안 ‘통일 주제가’이자 ‘민족 가곡’으로 널리 사랑받아 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플라시도 도밍고, 루치아노 파바로티, 그리고 세계적인 음반회사 데카에서 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의 ‘마이 월드’(My World)에도 수록될 만큼 국가 대표급 가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최영섭씨. 그는 추석 직후부터 이산가족 상봉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했다. 오는 20일 음반이 나올 예정이어서 ‘그리운 금강산’ 이후 민족 가곡의 완결편을 선보이게 된다. 올해 나이 85살에도 불구하고 작곡에 여념이 없는 최씨를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서 만났다. 먼저 최근 작곡한 노래 ‘아 우리 독도여’와 일본 위안부들의 한을 달래는 ‘그 누구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이 담긴 CD 한 장을 건네준다. 보름 전 작곡했다는 설명과 함께. ‘아 우리 독도여’라는 가사를 들여다봤다. ‘삼천리 이 강산에 바위섬 하나/내 한 점 고운 살 던진 독도여~’ 이어 위안부 노래가사가 바로 나온다, ‘그 누가 알리오 서러운 눈물을/머나먼 이국땅에 어린 몸으로~’ 다음 이어진 얘기는 이산 가족 상봉의 노래다. “9월 중순에 두 곡(아 우리 독도여,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을 작곡했고 이달 20일쯤 이산가족 상봉의 노래인 ‘금강산 가는 길’이 완성됩니다. 그러니까 ‘그리운 금강산’부터 시작해 조국을 생각하면서 곡을 만든 것이 100곡이 되는 것이지요. 나름대로 우리 가곡 역사에 의미가 있겠지요.” 작곡 중인 ‘금강산 가는 길’의 가사 내용을 잠깐 살펴봤다. ‘볼수록 아름다운 우리 금강산/망향가 부르다가 흘러간 청춘/저 하늘 달빛 속에 어리는구나/이제야 보고 싶은 그리운 얼굴~’ 작시는 시인 고산 최동호씨가 했다. ‘그리운 금강산’에서 시작해 ‘금강산 가는 길’이라는 노래여서 사뭇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가 작곡한 노래는 대부분 조국 강산과 연관이 있다. ♬혹평도 딛고 “그동안 우리의 조국, 삼천리 금수강산, 그리고 민족의 ‘정’이라는 가곡집을 5권 출판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강과 산, 바다, 그리고 인정을 소재로 한 가곡이 100곡이 되더군요. 이번에 나오는 이산가족 노래가 그 완결편입니다. 보세요. ‘그리운 금강산’부터 시작해 ‘압록강은 흐른다’, ‘백두산은 솟아 있다’, ‘낙동강 칠백리’, ‘한강의 노래’, ‘남산에 올라’ 등 주로 조국의 산하를 작곡했거든요.” 작시한 최동호 시인과는 평소 자주 만났다. 그러면서 ‘아 우리 독도여’와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 작곡하게 됐고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 노랫말을 지어달라고 했단다. 그는 그동안 300여곡을 작곡했으며 그 가운데 3분의1은 민족 가곡, 그러니까 조국을 생각하면서 작곡한 것이 100곡이 된다. 예를 들어 ‘그리운 금강산’은 그리움과 금강산의 아름다움, 통일의 염원을 담았으며 최근 발표한 ‘아 우리 독도여’에는 한국인의 기백을, 위안부 노래에는 슬픔을 녹였다. 이달 발표될 이산가족의 노래에는 그리움과 다시 헤어지는 가슴 아픈 절절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어 ‘그리운 금강산’으로 얘기를 옮겼다. 2000년 8월 15일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앞마당에 한옥집만 한 크기의 노래비가 세워졌다. 2009년 강화도 통일평화전망대에도 그만한 크기로 노래비가 세워졌다. 최씨는 “해외에 다니면서 수백개 노래비를 봤는데 ‘그리운 금강산’만 한 크기의 노래비는 보지 못했다”면서 기네스북에 올려주면 안 되겠느냐며 웃는다. 그러면서 슈베르트의 ‘보리수’ 노래비는 숲속에 묻혀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노래를 많이 사랑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의 고향은 강화도이며 학창시절은 인천에서 보냈다. 시곗바늘을 옛날로 돌린다. 한 시인이 음악가를 꿈꾸는 중학생과 인천 앞바다를 거닌다. 시인은 오른쪽 주머니에서 소주병을 꺼내 벌컥벌컥 술을 들이켰다. 시인은 “이봐, 한 수 읊을 테니 적어 봐”라고 했다. 그러고는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보던 날이”라고 소리친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바닷바람이 불었다. 성질 급한 학생은 “다음은요?”라고 보챘다. 시인은 또 목구멍 속으로 술을 꼴깍 넘기며 “잊어버리자고. 바다 기슭을 걸어가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학생은 이튿날 가곡을 만들어 화답을 했다. 시인은 고 조병화씨다. 광복 직후 경복중학교에 다니던 학생 최영섭이 인천 앞바다를 거닐 때의 일화다. 최씨는 1954년 처녀 가곡집을 냈다. 그러자 서울신문 문화면 전체에 다음과 같은 글이 게재됐다. ‘악보 출판치고는 사상 최악이다. 그러나 이 청년의 장래를 정말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시 작곡가 나운영씨가 주저 없이 나서 역설적으로 호평했던 것이다. “저는 ‘그리운 금강산’ 덕분에 명성과 부를 얻었습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학교 교가나 회사 사가들을 많이 작곡했습니다.” ♬빈털터리 삶 그러나 지금은 서울 모래내 반지하 월세방에 산다. 왜 그런지 살며시 물었다. 16년 전 재혼한 부인한테 돈을 몽땅 줬는데 집 나가서 여태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며 웃는다. 그 부인을 미워하느냐는 질문에 “글쎄, 올 줄 알았더니 오지 않더구만요”라고 한다. 최씨의 첫 부인은 세 아들을 낳고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 한참 동안 혼자 살다가 방송국 PD의 중매로 둘째 부인을 만나 살았지만 1997년 헤어졌다. 평생 살려고 약속했던 부인에게 재산을 다 주고 났더니 빈털터리가 됐다. 그룹 ‘들국화’ 멤버였던 큰아들이 함께 살자고 하지만 집에 쌓인 책이며 음악자료들이 정들어 혼자 지내기로 했다. 눈치 보는 게 하나 있다. 집에서는 소주를 마시고 밖에서는 맥주를 마신다. 혹시 ‘그리운 금강산’ 작곡자가 강소주나 먹는 처지가 됐나, 하는 시선 때문이다. ‘그리운 금강산’ 탄생 당시로 화제를 돌렸다. 1961년 8월이다. KBS가 남산에 있던 시절이다. ‘남산에 올라’, ‘한강의 노래’, ‘낙동강 칠백리’, ‘백두산은 솟아 있다’ 등의 곡을 발표할 때였다. 하루는 한용희(‘파란 마음 하얀 마음’ 작곡자)씨가 남산 ‘산실다방’에서 차를 마시자고 했다. 다짜고짜 “최 선생. 한강, 백두산, 낙동강을 다 작곡하면서 정작 금강산은 왜 안 하는 거요”라고 말했다. 최씨는 아차 싶구나 하는 생각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한상억(1992년 작고)씨를 찾아갔다.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안 그래도 가사를 이미 써 놨으니 가져 가시오”라고 했다. 그날로 최씨는 밤새 오선지에 음표를 그렸다. 이튿날 방송국에 악보를 전달하고 녹음에 들어갔다. 서울대 음대 동창인 이남수씨가 지휘했다. 3일 뒤부터 KBS 가곡프로그램 ‘이주일의 노래’에 연달아 방송됐다. 팬레터가 쇄도했고 32세의 청년 최영섭은 일약 가곡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금에야 밝히는 진실. ‘그리운 금강산’의 첫 대목에서 ‘누구의 주제련가~’의 주제는 ‘주재’(主宰)라는 것이다. 하느님이 아름다운 금강산을 주재했다는 뜻인데 처음 악보집을 인쇄할 때 ‘주제’라고 나온 것이 그대로 굳어졌다는 것이다. 최씨는 6살 때 강화도 동네 병원에서 축음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자주 들었다. 또 마니산에 올라 연평도 쪽에서 들려오는 ‘경기 뱃노래’에 매료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호르겔 피아노를 처음 접하면서 음감을 확인했고 이화여고에 다니는 누나한테 음악을 배웠다. 인천중학교 시절에는 바이엘과 체르니를 독학으로 배웠다. 1949년 경복중학교 6학년 때 첫 작곡 발표회를 가졌다. 서울대 음대 시절 김성태 선생을 만나면서 오늘날 민족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된다. “제 나이 85살입니다. 생전에 통일을 봤으면 원이 없겠습니다. 내후년이면 광복 70주년이거든요. ‘그리운 금강산’도 더 이상 불려지면 안 될 텐데요.” 헤어지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세탁소에 옷을 맡기면 ‘금강산’이라고 이름을 적어요.” 선임기자 km@seoul.co.kr ■최영섭 작곡가는 오선지와 한평생 지휘자로도 활약 1929년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서 태어났다. 인천중학교를 거쳐 경복중·고교 재학 때 이화여대 임동혁 교수에게 작곡 이론을, 서울대 음대 작곡과에서 김성태 교수에게 작곡 이론을 각각 사사했다.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 지휘과 수석 교수 칼 스터라이히 교수한테는 지휘법을 사사했다. 인천여중고, 인천여상고, 이화여고, 한양대 음대, 상명대 음악과, 세종대 음악과에서 교직 생활을 했다. 인천애협교향악단을 창립, 상임 지휘자를 맡았다. 사단법인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한국작곡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이사, 서울작곡가 포럼 고문, 한국가곡문화예술협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인천시문화상(1959년), 경기도문화상(1961년), 한국음악상(1996년), 세종문화상(2001년), 대한민국문화훈장(은관·2009년), 세일문화재단가곡상(2010년) 등이 있다.
  •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체포…‘신반포 재건축’ 1억 수뢰 혐의

    수원지검 특수부(부장 김후곤)는 30일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을 긴급체포하고 집무실과 자택, 재건축조합 사무실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 의장은 신반포 1차 재건축 관련 업체로부터 업무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1억원을 웃도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의장에게 금품을 건넨 업체는 회사 돈을 포함해 100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44) 회장의 다원그룹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1990년대 철거 사업을 시작한 이 회장이 2000년대 시행사와 시공사를 설립해 도시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나서 공사를 따내는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정황을 파악하다가 김 의장의 혐의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구로구에서 당선한 김 의장은 1998~2002년 시의원을 지냈고 지난해 6월부터 제8대 후반기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장이 체포되면서 이날 오후 4시 임시회를 열어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 박원순 시장의 시정연설을 들으려던 시의회는 성백진 부의장 대행으로 개회를 선언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 시의원은 “집무실에서 바로 연행했을 정도면 심각한 사안이라고 다들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 회장은 2006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회사 돈 884억원과 아파트 허위 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빼돌린 금액 중 적지 않은 돈이 로비 대가로 쓰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주변에서는 시의회와 공무원 가운데 관련자가 더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 한강변 ‘금싸라기’ 재건축 단지로 평가받는 반포동 신반포1차 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 10여년간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서초구의 허가를 받아 오는 11월 일반 분양을 할 예정이다. 지하철 3, 7, 9호선 역세권에 고속도로와 올림픽도로 진출입이 용이하고 사립 계성초등학교와 외국인학교, 세화여중고, 세화고, 신반포중, 반포중학교 등이 있어 서울 최고의 학군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UFO 같은, 밤엔 불쇼 하는 홍대 앞 이 놈…어디 쓰는 물건인고

    [주말 인사이드] UFO 같은, 밤엔 불쇼 하는 홍대 앞 이 놈…어디 쓰는 물건인고

    27일 저녁 홍대 앞 거리.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번화한 거리답게 형형색색, 기기괴괴한 5~6층 짜리 건물들이 저마다 폼을 재며 쭉 늘어서있다. 어둑어둑해지면서 차츰 현란한 불빛이 들어오는 이 거리에 현실감을 주는 건 주차장 골목이다. 어쩌면 주차장 골목 덕분에 홍대 앞은 별천지가 아니라 지금 여기 서울처럼 느껴질는지도 모른다. 이 주차장 골목에 자그마한, 사람 키 높이하고 얼추 비슷한 높이의 건물 하나가 서 있다. 삼각형 유리창을 이리저리 붙여둔 것인데 서있다기보다는 웅크리고 있다는 게 더 잘 어울리는 표현이겠다. 랜드마크라면 흔히 크고 우뚝한 것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특이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겐 이미 화젯거리다. 수군대는 소리가 슬쩍슬쩍 귀에 걸린다. “이게 뭐야?” “티켓박스인가 그렇다던데.” “아, 블로그인가 어디선가 한번 본 거 같아.” 인터뷰가 한창인데도 근처를 지나던 정장 차림의 직장인이 불쑥 들어온다. 스마트폰을 꺼내 연신 사진을 찍어대더니 스스럼없이 물어본다. “여기가 뭐하는 곳인데 이렇게 멋진가요.” 대답을 하자면 이곳 이름은 씬디, XIndie. ‘특별한 인디’(eXtraordinary Indie)에서 조합해서 만든 단어다. 영어이면서 중국어같기도 한 것이 꽤 교묘하다. 홍대 앞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나니 말이다. 1차적 용도는 그냥 티켓박스다. 수백개의 소극장이 골목 구석구석마다 숨어 있는 ‘연극의 메카’ 대학로에 통합매표소가 설치되어 있듯, 1000여개가 넘는 인디밴드가 밤마다 50여개 공연장을 돌아가며 젊음을 불사른다는 홍대에도 전체 공연 일정을 파악하고 표를 끊을 수 있도록 해주는 티켓센터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서다. 요구는 오래됐는데 이제서야 완성을 본 것이다. 홍대 인근 공연장 운영자들의 모임인 라이브음악문화발전협회 김천성 대표는 입이 귀에 걸렸다. “돈이 부족하다보니 공연은 하더라도 홍보는 엄두도 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인디밴드 공연은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으로만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이제 여기서 모든 정보를 다 제공할 수 있게 됐으니 홍대의 숙원사업이 하나 해결된 겁니다.” 인디밴드 공연 정보만 있는 게 아니다. 홍대 지역 관광정보까지 안내한다. 홍대 앞 젊음의 문화가 널리 알려지다보니 이제는 쇼핑이나 관광이 아니라 순전히 홍대 앞에서 2~3일 놀다가는 관광객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단다. 이들을 겨냥한 것이다. 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다음부터는 특이한 기능이다. 단순 티켓박스, 관광정보센터의 역할을 뛰어넘는다. 단적으로 씬디를 위해 개발된 스마트폰용 앱이 두 가지다. 하나는 당연히 공연정보와 티켓 예매다. 다른 하나는? 인디밴드 홍보, 후원 기능이다. 어떻게? ‘인디음악을 위해 태어난 도시생명체’라는 부제를 가진 스마트폰용 앱을 설치하고 가동하면, 인디밴드의 음악을 미리 들어볼 수도 있고, 씬디에게 신청곡을 낼 수 있고, 아예 씬디 건물 자체와 연동해 멋진 빛의 쇼를 연출해낼 수도 있다. 씬디는 건물 전체가 삼각형 유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유리에 LED등이 달린 형태인데, 앱을 통해 어느 유리에서 어떤 색이 어떤 형식으로 뿜어져 나올는지는 신청자가 지정할 수 있다. 씬디 건물 자체의 개방시간은 낮 12시에서 밤 9시까지인데 LED 등으로 화려한 춤을 추는 기능은 당분한 밤 12시까지 유지시킬 예정이다. 밤에 가면 번쩍대며 춤추는 씬디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니 씬디의 춤을 입력해볼 수 있다. 여기다 인디밴드 홍보, 후원 기능도 있다. 노래를 들어보고 마음에 든다 싶으면 최대 10달러까지 기부할 수 있다. 괜찮다 싶으면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메일을 통해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씬디가 이렇게 티켓박스를 넘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인디밴드 후원홍보센터로 발돋움하게 된 것은 건축가 하태석 SCALe 대표 덕분이다. 하 대표야 젊은건축가포럼 위원장으로 2010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건축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축가인데 미술 쪽에서도 이름이 높다. 올해 말 개관 예정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기념전에도 미디어아트 작품 ‘콜렉티브 뮤지엄’(Collective Museum)을 내놓을 예정이다. 건축가이지만 미술계에 얼굴을 내민 매개는 스마트폰이다. “건축가로서 공공건축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면 늘 시민참여 얘기가 나왔어요. 그런데 짓는 과정에서 한 걸음 더 나가 건물 그 자체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었습니다. 그때 딱 스마트폰이 나온거예요.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니라 개인 PC거든요. 바로 이거다 한 겁니다.” 2010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때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건축작품을 선보였다. “아마 스마트폰을 이용한 본격 창작물로는 거의 세계 최초였을 것”이란다. 이 작품은 미술계는 당연히 그를 미디어아트 작가로 호출해냈다. 이번 프로젝트도 그런 차원에서 욕심을 냈다. 아무래도 건축가다보니 새로운 접근법을 대중에게 손쉽게 선보일 기회가 적다. 개인이 미디어아트로 된 집을 주문할 리도 없으니 남은 건 공공건축뿐이다. 그러던 차에 홍대 티켓박스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마포구에서 주차장 골목 일부를 떼내 무상으로 땅을 쓸 수 있도록 해줬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업비도 받았다. 예산은 빡빡했지만 이 때 아니면 젊은이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곳에서 언제 자기 작업을 한 번 선보이겠나 싶었다. 스마트폰용 앱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솔직히 의뢰하실 때는 근사한 티켓박스 정도를 생각하신 것 같은데 건물 자체를 하나의 문화적 상징처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발상을 완전히 달리 한 거죠.” 홍대 앞의 랜드마크 같은 건물을 요청받았지만, 그는 랜드마크의 고정관념부터 바꿨다. 크고 당당한 건물 대신 튀지 않는 흰색, 성인 남성 키높이 수준으로 낮은 높이,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느낌의 건물을 구상했다. 거기에 걸맞게 건물 이름에다가도 집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에게 어울릴 듯한 이름 ‘씬디’를 붙였다. 대신 밤에는 LED 등으로 화려한 춤을 추도록 만들었다. “평소에는 조용히 움츠리고 있다가 인디음악과 함께 화려한 모습을 선보이는 것, 그게 홍대 앞 거리에 어울리는 공공건물 아닐까요.” 다른 이유도 있다. 인디밴드에 대한 애정이다. “너무 안타깝죠. 괜찮은 친구들인데 1만원짜리 CD를 공연장에 깔아놓고 팔아도 10장이 채 안 팔린데요. 장비에 공연장 대여에 CD 제작까지 부담이 어마어마한데 음악이 좋아 그걸 계속하는 거예요. 씬디를 통한 후원과 홍보가 많이 이뤄져서 그런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어서 한 마디 덧붙였다. “괜히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요즘 인디밴드들 정말 실력 좋습니다. 록이나 힙합뿐만 아니라 일렉트로닉 쪽도 괜찮은 거 같아요. 저기 상수동 쪽으로 가면 일렉트로닉 괜찮게 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홍대 주변 흐름을 이 정도 알고 있을 정도면 관심이 아주 많았다는 뜻이다. 머쓱하게 웃더니 영국 유학 시절 DJ도 좀 했었단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씬디 엉덩이 쪽이 한번 번쩍한다. 이제 몸 좀 풀 시간이 됐나보다. 씬디, 너의 춤을 보여줘. 글 사진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고향극장(KBS1 밤 10시 50분) 진도항에서 뱃길로 2시간여를 달려야 나오는 외딴섬 대마도(大馬島)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 있다. 이곳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아는 사람들만 찾는다는 명소다. 대마도 옆 조도에서 태어나, 대마도로 시집온 이병단 할머니. 가난한 집 장녀로 태어난 이병단 할머니는 여자라는 이유로 글을 깨치지 못했다는데….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은희와 결혼하려는 명호와 이를 반대하는 로라(김보미)는 갈등하고, 로라는 은희에게 명호 때문이라면 집을 나갈 필요가 없다고 설득한다. 한편 석구는 정옥에게 인천을 떠나 은희와 함께 살 것을 권유해보지만 정옥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자 석구는 양아치들을 사서 정옥이 살인자의 아내라고 장터에 소문을 낸다. ■도전 발명왕(MBC 오후 6시 20분) 성별 불문, 나이 불문, 남녀노소 누구나 발명왕이 될 수 있다. 매고 걷기만 해도 몸짱이 된다고 하는 ‘워킹밴드’부터 칫솔 바닥의 위생 필름만 뜯어내면 순식간에 새 칫솔처럼 변신하는 신개념 ‘위생 필름 칫솔’, 그리고 여성들의 귀갓길 호신용 발명품 ‘후추힐’까지. 우리 동네 에디슨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하천에 방류되고 있는 붉은 물은 과연 흙탕물일까. 아니면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인 걸까. 한편 마을 잔치에 갈 때 입을 비단옷을 구하는 콩쥐는 누에에게 가면 비단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조그마한 누에가 어떻게 곱고 부드러운 비단을 만들어 내는지, 누에를 만나 누에가 비단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알아본다. ■대한민국 화해 프로젝트-용서(EBS 밤 9시 50분) 드라마 ‘해신’의 범선을 그렸던 국내 최고의 범선화가 어당 박문순. 영화배우 출신으로 트로트 가수가 된 박정희. 30년 전, 두 사람은 같은 해남 출신에 같은 성을 가졌다는 인연으로 서로 챙기고 아끼며 친형제처럼 가까운 사이가 됐다. 하지만 박문순은 당시 잘나가던 동생 박정희의 무시에 마음을 닫아버리고 만다. ■아버지와 딸(OBS 밤 11시 5분) 신호빈씨는 무릎 아래와 손가락을 절단하고도 또 언제 몸 어딘가가 썩기 시작할지 모르는 희귀병 ‘전신 경화증’을 앓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질병은 그녀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 호빈씨는 오직 죽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마지 못해 살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자신의 곁을 언제나 지키고 있는 아버지 때문에 살게 된다.
  • [디지털 지도 3.0시대] 마트서 구입할 품목 누르면 자동 길 안내… 세일 행사까지 ‘척척’

    [디지털 지도 3.0시대] 마트서 구입할 품목 누르면 자동 길 안내… 세일 행사까지 ‘척척’

    스마트폰과 위치정보를 활용한 지도 서비스가 만났다. 단순 내비게이션이 아닌 일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캔버스로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지도로 전환된 다양한 정보가 전용프로그램(앱)으로 개발돼 교육·오락·상거래·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생활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지도 3.0’시대를 맞아 인터넷 검색 서비스 업체나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도 디지털 지도 서비스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이나 지하주차장을 이용해 본 운전자라면 한두 번쯤은 약속 장소를 찾아가거나 일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자동차를 찾느라 애를 먹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길찾기 서비스는 길가 큰 건물을 찾는 데는 유용하지만 복잡한 건물 안의 특정 장소를 찾는 데는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공항이나 대형 쇼핑몰 등 복잡한 실내공간에서 길을 헤매지 않아도 된다. 휴대전화로 코엑스몰이나 인천공항, 강남역 지하상가 등의 앱을 내려받아 구동하면 원하는 지점까지 정확히 찾아갈 수 있는 3차원(3D) 내비게이션이 나온다. 예를 들어 대형 할인마트에서는 입점 브랜드, 또는 사고자 하는 품목을 누르면 자동으로 길을 안내해 주고 사진으로 상품을 보여주는 동시에 마트에서 진행 중인 세일 행사까지 알려준다. 인천공항에서 탑승편이나 지하철역, 주차구역만 누르면 최단 거리로 안내해 주는 서비스다. 정부도 2017년까지 주요 철도역·전철역, 공항 등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디지털 지도를 만들어 위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좌표 중심의 위치정보에 실내 건축도면, 입점 도면 등을 얹어 길눈이 어두운 사람도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게 만든 지도다. 뿐만 아니라 비상사태 시 긴급 대피 경로를 찾거나 시각을 다투는 인명구조 등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디지털 지도 3.0이 생활 혁명을 가져오기 시작한 것이다. 디지털 지도 3.0은 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간정보와 각종 데이터가 융합돼 새로운 서비스,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지도를 말한다. 단순한 길 안내가 아닌 게임·광고·문화·스포츠 등의 다양한 콘텐츠와 융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지도다. 디지털 3.0 시대에는 각각의 정보 디지털 지도만 만들면 무궁무진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빈터에 집을 한 채 짓는다고 하자. 그동안은 소유권 확인, 지적 측량, 용도지역 확인, 지하 매설물 확인 등을 위해 각각의 증명서를 떼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18종의 부동산정보를 담은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을 이용하면 이런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건물 시뮬레이션으로 어떤 모양으로 지어야 채광을 최대화할 수 있는지, 주변 건물과 마찰은 없는지 등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행정 편익도 증진된다. 주민등록 전입신고 시 임야·나대지 등 거주할 수 없는 곳에 전입신고를 하는 위장전입신고도 부동산종합공부시스템과 주민등록정보시스템을 연계하면 즉시 가려낼 수 있다. 부동산 공간정보와 과세정보를 연계해 탈루 세금을 막을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이 밖에 다양한 디지털 지도 생산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지도를 바탕으로 기업이나 개인의 맞춤형 디지털 지도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국순당은 국토교통부가 무료로 제공하는 3D 디지털 지리정보를 바탕으로 회사가 보유한 공장·지사·지점에 대한 위치정보와 시설물 정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앱을 만들었다. 오픈메이트는 브이월드 정보를 입지·상권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한남건축은 건축물 기본 정보 및 상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도록 3D 시뮬레이션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서해도시가스는 해당 관리구역의 도시가스 배관망, 검지기, 계량기를 지도에 표시해 관리하고 있다. 유비텍은 브이월드와 연계해 관광 명소와 정보를 키오스크를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조원영 삼성경제연구소(SERI) 수석연구원은 SERI 경영노트에서 “디지털 지도가 실내에서 실외로, 길찾기 기능에서 SNS·상거래 등이 결합된 융복합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지도 정보 수집에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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