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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조수 습격 속수무책 농촌

    야생조수 습격 속수무책 농촌

    수확철을 맞은 산간지역 농민들이 요즘 야생 조수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멧돼지·고라니·노루·꿩·까치 등이 다 여문 알곡과 과일을 마구 파헤치거나 뜯어 먹고 있다. 야생조수들은 심지어 농가에까지 출몰하면서 인명 피해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퇴치는 속수무책이다. “요즘 멧돼지 탓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입니다.” 지리산 자락인 전남 구례군 마산면 마산리 청냇골 마을 이호연(63)씨는 수확을 앞둔 배를 야생 조수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씨는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요즘 멧돼지떼가 습격하면 모든 게 물거품으로 돌아간다.”며 “최근 군 지원금 등으로 1만여㎡의 배밭 둘레에 순간 전압 9000V짜리 전기 철책선을 둘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까지 150㎏쯤 되는 어미 멧돼지와 새끼 등이 무리를 지어 출몰해 배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 김모(59)씨는 “일부 과수원에 전기 철책이 설치되면서 멧돼지들이 콩·고구마 밭 등 장애물이 없는 곳의 농작물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다양한 퇴치 아이디어도 효과는 별로 농민들은 야생 조수 퇴치를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 실제 적용하고 있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김모(45·구례군 간전면)씨는 “과수원 주변에 진돗개를 묶어 뒀는데 오히려 멧돼지의 공격으로 개가 죽었다.”고 말했다. 해남·구례·함평·진도 강진 등 농촌지역에서도 호랑이 똥, 사람 머리카락, 화약 등을 이용해 야생조수 퇴치에 나서고 있다. 후각이 발달한 멧돼지가 호랑이나 사람 냄새를 맡으면 도망간다는 속설 때문이다. 해남지역 농민들은 고구마 밭을 지키기 위해 사람 머리카락을 밭에 뿌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강진군 성전면 대월마을 주민들은 600만원을 들여 마을 야산 2곳에 하루 2차례 호랑이 울음을 내는 녹음기를 설치했다. 박모(60·성전면)씨는 “멧돼지 등이 호랑이 울음소리, 사람 머리카락 등에 1주일∼1개월이면 적응하기 때문에 쓸모없게 돼 돈만 날렸다.”고 말했다. ●전남 등 피해액 갈수록 늘어 이에 따라 야생조수 피해는 전국 산간지역 농촌 곳곳에서 늘고 있다. 야생 조수의 개체수가 급격히 증가한 때문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는 2002년 7억 1000만원에서 지난해 20억 3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중에도 10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도와 일부 자치단체는 이에 따라 멧돼지·고라니·꿩·까치 등을 ‘유해 조수’로 지정, 포획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농민들이 전문 엽사에게 위탁해야 하는 등 효과적으로 야생 조수를 퇴치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구례 지역에서는 지난 9월 한 달 동안 10여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됐다. 해남 지역에서도 올들어 현재까지 20마리의 멧돼지가 포획되는 데 그쳤다. 해남군 관계자는 “올 한해 동안 모두 100여건의 유해 조수 포획 신청이 들어와 허가해 줬다.”고 말했다. 조모(40·해남군 현산면)씨는 “최근 멧돼지의 습격으로 고구마밭이 쑥대밭이 됐다.”며 “해마다 늘고 있는 야생 조수 개체수 조절을 위해 상시 수렵허가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70대어부 남녀4명 연쇄살인 미스터리

    70대어부 남녀4명 연쇄살인 미스터리

    70대 노인이 바다 구경을 하기 위해 자신의 배에 탄 20대 여성 2명을 성추행한 뒤 살해하고, 이에 앞서 대학생 남녀 2명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 보성군 득량만에서 발생한 20대 남녀 4명의 변사 사건을 수사 중인 보성경찰서는 30일 용의자 오모(70·보성읍)씨를 여성 안모(23·간호사·인천 남동구)·조모(24·회사원·경기 시흥시)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오씨가 8월31일 실종됐다 변사체로 인양된 대학 1년생 김모(21)·추모(20·여)씨를 자신의 고기잡이 배에 태워 바다로 나간 사실을 시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씨가 범죄 진술 과정에서 말을 바꾸는 등 석연찮은 점이 많아 우발적 성적 욕구 때문에 살해했는지, 계획적으로 이들을 무인도 등으로 팔아 넘기려 하다 여의치 않아 살인했는지 등 여죄를 캐고 있다. ●대학생 남녀 살해 오씨는 경찰 조사에서 “보성군 회천면 동율리 우암마을앞 방파제에서 0.5t FRP 어선에 대학생인 김씨와 추씨를 태우고 득량만으로 가던 중 실종됐다.”고 실토했다. 오씨는 처음 진술에서 “배 앞쪽에서 소변을 보던 김씨가 미끄러지면서 물에 빠졌고 이에 놀라 소리를 치던 추씨를 겁이 나 물속에 밀어버린 뒤 도망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김씨의 왼쪽 발목에 골절상과 타박상 자국이 있어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추씨에게는 외상이 없었다. 경찰은 “김씨 등이 오씨의 배에 탄 것을 본 목격자도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아 직접 증거는 없지만 부검 결과로 볼 때 피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대 여성 2명도 살해 경찰은 또 안씨와 조씨의 살해 혐의와 관련,“오씨가 지난 25일 오후 2시20분쯤 우암마을앞 방파제에서 ‘바다 경치를 구경시켜 주겠다.’며 이들 두 여성에게 접근, 자신의 배에 태웠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오씨는 갑판에서 이들을 추행하려다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3명 모두 바다에 빠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안씨의 시체가 피멍투성이인 점으로 미뤄 배에 오른 오씨가 갑판에 오르려던 안씨의 한쪽 발목을 쇠갈고리로 때려 부러뜨린 것으로 추정했다. 오씨는 “배안에서 안씨 등을 성추행하려다 이들이 반항했고, 서로 뒤엉키면서 모두 바다에 빠졌다.”면서 “성추행 사실이 알려질까봐 두려워 죽였다.”고 털어놨다. 오씨의 배에서는 안씨의 신용카드, 볼펜, 머리띠, 수백개의 머리카락이 나와 당시 몸싸움이 격렬했음을 반증했다. 한편 오씨는 보성읍내에 집을 두고 매일 회천면까지 버스로 오가면서 고기를 잡아 시장에 팔아 생계를 꾸렸다. 이웃 주민들은 “평생 어민이었던 오씨가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니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보성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부산경선 심야에 무슨일이…

    30일 새벽 발생한 대통합국민신당 경선 과정의 ‘폭력 사태’의 전말은 무엇일까. 발단은 손학규 후보측이 정동영 후보측의 ‘차떼기 불법선거’의혹을 목격했다는 주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손 후보측은 이날 부산 벡스코 경선발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 3명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측에 따르면 이날 새벽 12시30분쯤 인적이 드문 장소에 300여명의 정 후보측 지지자들이 참석해 부산·경남 투표구별 차량동원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남, 경남, 서울 등 전국 각지의 번호판을 단 차량 100여대가 줄지어 부산 산업인력관리공단 주차장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정 후보측 지지자들은 선관위 출동 사실을 모른 채 “북구의 차량 배치는 끝났다.” 등의 대화를 주고받으며 최종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게 손 후보측 주장이다. 식당의 한편에는 ‘주소별 분류’라는 박스가 나뒹굴었다. 손 후보측이 더 이상 상황을 좌시할 수 없어 진행을 저지하려는 순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손 후보측 정봉주 의원은 “정 후보측 지지자 10여명이 나와 김영주·안민석 의원을 감쌌고 심한 욕설과 함께 옷을 잡아당기며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정 의원 비서관이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자 정 후보측 지지자 한명이 휴대전화를 뺏어 도망가던 중 김영주 의원에게 붙잡혔고, 김 의원에게 휴대전화를 내놓으라고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인근 편의점에서 폭력을 휘둘렀다. 위협을 느낀 김 의원은 편의점 직원에게 경찰을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김영주·정봉주·안민석 세 의원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서로 향했다. 변호사 출신 송영길 의원은 세 의원의 자문을 위해 경찰서에 도착했다. 경찰은 조사를 마치고 “형사 고발이 되지 않은 상태여서 조서만 받아놓았다. 차량이 모인 것은 확인되었다.”고 말했다는 것이 손 후보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정 후보측 주장은 이와 달랐다.30일 새벽 광주·전남의 승리를 자축하는 자리에 정 후보측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부산으로 모였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손 후보측 김영주·정봉주·안민석 의원이 선관위 직원들을 대동하고 들어와 욕설을 퍼붓고 사진을 찍어댔다고 반박했다. 손 후보측은 “정봉주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얼굴을 허락없이 찍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의 행동에 불쾌해하던 정 후보측 지지자가 자신의 얼굴이 찍힌 파일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김영주 의원이 끼어들어 휴대전화를 두고,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부산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너무도 슬픈 내 조국 버마…”

    “너무도 슬픈 내 조국 버마…”

    “지옥이다/군부독재정권은 사탕을 개에게 던졌다/개가 빨아먹어 녹아 없어지는 사탕처럼, 군인이 빨아먹어 버마가 녹아 없어지고 있다/여기가 지옥이다/단결은 어디 있고, 평화는 어디 있나/두려워 숨어 있나/서로 껴안고 손을 맞잡아야 한다/그래야 싸울 수 있다(‘따야 민 카익’의 시 ‘어디에 있나?’ 중에서).” 그의 시어는 거칠다. 에둘러 가지 않는 직설이다. 꾸밈도 은유도 없는 날것이다. 시인 고 김남주와 젊은 시절 김지하의 언어를 닮았다. 그에게 현 군부독재 버마(군사정권이 개칭한 국호 ‘미얀마’ 대신 옛 명칭 ‘버마’를 고수하는 민주인사들의 뜻을 존중해 ‘버마’로 표기)는 김남주와 김지하가 목숨 걸고 싸웠던 과거 한국의 판박이다. ●필명‘따야 민 카익’뜻은‘군정을 무너뜨리다’ 필명 ‘따야 민 카익’, 본명 쩌모르윈(37).27일 밤 서울 구로동 한 호프집에서 만난 그는 “내 조국 버마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며 침통해했다. 유혈사태까지 발생한 버마 국내의 참극에 마음이 상할 만큼 상해 있었다.“군사독재국가여도, 그 때문에 내가 나라 밖으로 떠돌고 있어도, 난 버마를 자랑스러워했다. 이젠 왜 버마를 자랑스러워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고통스러워했다.“스님에겐 아들이라도 손을 모으고 예를 갖추는 게 버마 사람들인데, 군인들은 스님들을 개머리판으로 때리고 있다.”며 버마로부터의 전언을 아프게 토해냈다. 쩌모르윈은 국내에서 이주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5명의 버마 시인 중 한 명이다. 모두 민주화운동을 하다 한국으로 몸을 피한 경우다. 윈 포 마웅과 나잉윙 아웅은 버마에서 시집을 내며 정식으로 등단했고, 얀나이툰은 한국 문학계간지 ‘실천문학’에 시(‘아내를 위한 시’)를 발표했다. 쩌모르윈은 자신의 시를 버마민주주의민족동맹(NLD) 한국지부 소식지에 실어 ‘동지들’의 마음을 위무했고, 지난해 11월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한국인 모임(공동대표 유종순)’과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 모임(대표 임동확)’이 마련한 ‘버마 혁명시인들의 시낭송회’에 초청받아 시를 낭송했다. 지난달 27일엔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자들의 무사석방을 요구하는 호소문에 버마 작가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쩌모르윈의 시는 조국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무기’와도 같다. 필명 ‘따야 민 카익’마저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겠다(‘따야=별’,‘민 카익=왕을 무너뜨리다’)는 다짐으로 지었다. 그는 일요일마다 주한 미얀마대사관 앞 집회를 조직했고, 먹고 살기에도 벅찬 박봉의 상당 부분을 떼어 버마 내 민주화운동 지원자금으로 보내 왔다. 최근엔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를 CD로 만들어 판매 수익금을 태국의 미얀마난민촌에 보내고 있다.“시 쓰고, 노래하고, 노동해서 돈 벌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최선을 다하려는 것뿐”이라고 쩌모르윈은 설명했다. ●“우린 갈 곳이 없습니다” ‘8888항쟁’(1988년 8월8일에 정점에 이른, 버마 군부독재에 항거한 민중 총봉기) 당시 쩌모르윈은 17살이었다. 총을 쏘며 뒤쫓는 군인들이 무서워 그는 수 년 간 국경지대로 도망다녔다.NLD 멤버였던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사와 간호사 일을 잃었고, 모든 생계활동이 봉쇄됐다. 쩌모르윈은 4500달러를 빌려 브로커에게 주고 97년 8월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한국행을 택한 이유로 “군사독재를 경험하고 또 극복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대와 실제는 달랐다.2000년 난민 인정 신청을 접수한 그에게 한국 정부는 출국통보를 내렸다. 그와 동료들은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쩌모르윈은 “한국에 오래 있고 싶어서 난민 신청한 게 아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지 난민 인정을 위해 싸우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한국 정부만큼은 우릴 이해해줄 줄 알았다.”며 섭섭함을 나타냈다. 그는 태권도 도복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먼저 일하던 공장에서 한국인 노동자의 폭행위협이 무서워 뛰쳐나온 이후 8개월 만에 얻은 일자리다. 쩌모르윈은 “한국은 버마만큼이나 공포스러운 곳”이라고 했다. 버마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한국에선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다. 버마에서도 한국에서도 그는 단속과 검거의 대상일 뿐이다. “버마가 민주화되지 못하면 숨 쉬고 살 수 없듯, 한국에 머물지 못하면 우린 갈 곳이 없습니다. 인권 앞에선 버마인도, 아프리카인도, 한국인도 없습니다. 인간만이 있을 뿐입니다.” 쩌모르윈과 만나는 내내 그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어댔다. 그때마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버마어로 무언가를 빠르게 설명했다. 뉴스도 인터넷도 접하지 못한 동료들에게 그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버마 정황을 세세히 전하고 있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깔깔깔]

    ●탈출 전 24살의 유치원 교사입니다. 어느날 유치원 선생님들과 회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친을 데려온 선생님도 있었지요. 저녁식사 도중, 집에 급한 일이 생겨 일찍 일어나야 했습니다. 그때 한 선생님 남친이 자기도 가야 한다며 차를 태워 주겠다고 했습니다. 처음 보는 남자와 차를 함께 타는 것이 다소 꺼림칙했지요. 아니나다를까, 차가 넓은 길로 나서자 갑자기 차 문이 잠기는 것이었습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어떻게 해야 하나? 식은 땀을 흘리며 도망갈 기회만 노렸습니다. 그러다 차가 신호에 걸리자마자 잠금장치를 열고 뛰쳐나와 바닥을 세바퀴쯤 구른 다음, 인도에 처박혔습니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저는 집으로 뛰어가 아버지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얘야, 시속 40㎞가 넘으면 차 문이 저절로 잠긴단다.”
  • [내 책을 말한다]우리가 살아온 집,우리가 살아갈 집/역사비평사 펴냄

    TV와 영화에서 사극이 열풍이다. 그런데 그 사극도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장금이나 허준 등 궁중 어의와 의녀는 물론 다모, 혈의누 등에서는 수사관, 심지어 음란한 소설을 쓰면서 살아가는 음란서생도 등장한다. 왕실의 정치적 비화와 후궁의 암투가 주를 이루었던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사극을 즐겨 보는 사람은 등장인물의 옷차림만 보아도 그것이 조선전기인지 후기인기를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데, 건축도 마찬가지이다. 조선은 500년을 지속했던 왕조인데, 실제 조선전기와 조선후기는 조선이라는 이름 아래 묶어두기가 어려울 만큼 매우 다른 사회였다. 조선전기가 전통적인 봉건제와 부역노동에 기초를 둔 중세적 사회였다면, 조선후기는 군현제가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화폐경제가 시작되고 임금노동이 정착되는 근대적 성격이 매우 강한 사회였다. 특히 전체인구의 3∼4할을 차지하던 노비들의 성격이 변화하면서 다수가 외거노비로 전환된다. 주인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살면서 일년에 베 두 필의 신공(身貢·몸값)만 납부하면 되는, 다시 말해 인신구속은 전혀 없이 경제적 예속만이 있는 노비로서 돈을 모으면 속량도 가능했다. 혹은 아예 도망을 가서 익명성이 보장되는 대도시에 들어가 물장사, 나무장사, 삯빨래 등의 도심 서비스업에 종사하였다. 외거노비나 양인과 같은 기층민중의 증가와 서비스업의 증가, 대도시의 발달 등은 근대사회의 특징이며, 이에 따른 주택의 내향화와 집합화, 동선의 축소 등은 근대주거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의 주거 근대화는 1896년 원산항의 개항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전반적이었다. 즉 외세에 의한 타율적 근대화라고 알려져 있으나, 기실 200년을 앞서 자생적으로, 또한 자율적으로 발생했다. 특히 한양의 인구증가로 주택난이 발생하고 도시빈민이 증가하자 이를 분산시키기 위해 신도시 화성을 건설하는데, 당시 정조의 신하 채제공은 그 건설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화성 안에 상업지구를 계획하여 민자를 유치하자는 제안을 한다. 또한 조선후기 실학자들은 콘크리트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불에 잘 타지 않으며 내구성이 뛰어난 벽돌집이나 콘크리트 집을 짓는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놀라운 세계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변화하는 사회상이 주거 건축에도 반영되기 시작하는 그 역동적인 시대의 모습을 일별한 것이다. 서윤영 건축칼럼니스트
  • 신씨 영장 기각… ‘변양균 수사’ 장기화될 듯

    신씨 영장 기각… ‘변양균 수사’ 장기화될 듯

    검찰이 18일 학력위조 등의 혐의로 청구했던 신정아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법원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실형에 처할 사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반발해 영장 재청구를 검토키로 하는 등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재연되는 조짐이다.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신씨는 물론 신씨를 비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날 변 전 실장이 엄창섭 울주군수를 통해 경남 울주군의 흥덕사 등 불교계에 특별교부금조로 10억원가량의 예산을 지원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하고, 변 전 실장이 동국대 영배 스님과의 뒷거래 의혹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엄 군수와 영배 스님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영배 스님이 신씨에게 거액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 서부지법 김정중 판사는 이날 “검찰이 혐의 사실에 관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 때문에 신씨가 향후 사건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증거를 없앨 염려가 없다.”면서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또 “신씨가 미국으로 출국했으나 그때는 고소나 소환 등 수사가 개시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신씨가 도망쳤다고 단정할 수 없고 수사를 받기 위해 자진귀국해 수사기관의 조사에 응했다.”면서 “신씨가 초범이고 혐의들에 대한 양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로서는 이 사건의 혐의 내용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실형에 처할 사안이라고도 단정할 수 없어 신씨에게는 도망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그러나 검찰이 참고자료로 제출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영장청구 혐의 내용에 적시되지 않은 혐의 사실에 대한 구속요건의 유무는 혐의가 추가되면 그때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신씨가 2005년 8월쯤 동국대 교원 임용을 앞두고 미국 캔자스대의 학·석사 및 예일대 박사 학위증명서, 예일대 대학원 부원장 명의의 확인서 등 위조 서류를 만들어 동국대 교수로 특별채용됐고, 지난 7월에는 광주비엔날레예술감독 모집에 지원해 자신을 예술감독으로 내정토록 했다며 사문서 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신씨는 법원의 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했으며, 변호사를 통해 영장에 적시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그러나 자신을 둘러싼 비호설과 성곡미술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은 강력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변 전 실장이 13개월 동안 투숙했던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레지던스 호텔에 대한 숙박비를 모 대기업이 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병행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태왕사신기(MBC 오후 9시55분) 화를 내던 양왕은 비틀거리며 의자에 앉고, 담덕에게 자신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격구대회 개막 이틀 전, 저잣거리를 걷던 수지니는 사내들과 부딪치며 돈주머니를 빼내고, 담덕은 그런 수지니를 바라본다. 북군의 마구간에서 도둑으로 몰린 수지니는 도망치고, 담덕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SBS 오후 9시55분) 병실에서 회장의 유서를 보게 된 윤희는 놀란 나머지 말문이 막힌다. 흥분한 준석은 연수연의 죽음에 어머니가 관여한 것이 사실이냐고 묻는다. 선우를 불러낸 혜미모는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늘어놓다 선우로부터 역공을 당한다. 분을 삭이지 못하던 영자는 행패를 부리다 미희와 몸싸움을 벌인다.   ●수요기획(KBS1 오후 11시50분) ‘비만의 제국’이 되어버린 미국에서는 ‘삶을 바꾸면 살이 빠진다.’는 흥미로운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비만스쿨을 취재하여 한학기에 평균 25㎏을 감량한다는 비밀을 밝힌다. 유럽 최고의 뚱보나라 영국의 비만예방프로젝트와 ‘식육기본법’까지 만들어 음식교육에 열을 올리는 일본의 비만퇴치책을 들어본다.   ●다큐 여자 (EBS 오후 7시45분) 조용한 시골마을이지만 언제 어디서 응급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24시간 긴장감이 넘친다.10년차 119 구급대원 경애씨도 예기치 못한 상황에 초긴장 상태. 오늘도 그녀는 사이렌을 울리며 현장으로 달려간다. 가벼운 환자부터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의식이 없는 환자까지 그들은 그녀의 가슴을 졸이게 만드는데….   ●사육신(KBS2 오후 9시55분) 중국 수도 연경에 도착한 수양대군은 명나라 영락제와 비교하면서 실력 있는 사람이 용상에 앉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펼친다. 그 속에서 수양대군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권력에 대한 야망을 읽은 신숙주는 불편하기만 한다. 하지만, 수양대군은 신숙주를 집요하게 회유하여 자기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기업들은 긴장한다. 대선자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면 재벌총수들과 정당 책임자들이 검찰에 불려가곤 했다. 불법 대선자금을 차단하고자 국세청은 기업들의 비자금 조성여부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전군표 국세청장과 대선의 해에 세정을 어떻게 운영할지 알아본다.
  • [깔깔깔]

    ●소매치기 잡은 사오정 어느날 사오정이 길을 가다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게 됐다. 도망치던 소매치기가 사오정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야!비켜.” 소매치기를 뒤쫓던 아줌마도 사오정에게 소리쳤다. “저 놈 잡아라!”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사오정이 갑자기 소매치기를 뒤쫓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사오정이 아줌마의 말을 알아들은 것이 너무도 신기했다. 소매치기를 붙잡은 사오정이 숨을 헐떡거리며 말했다. “헥!헥!야, 너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냐?”●조폭의 올림픽 선서 계보가 다른 조폭들이 화합과 단결을 위해 조폭올림픽을 개최했다. 한 조폭 두목이 개회사를 낭독했다. “이응, 이응, 이응, 이응, 이응.” 옆에 있던 졸개가 놀라며 말했다. “행님, 올림픽 마크는 읽는 게 아니랑께요.”
  • [깔깔깔]

    ●사오정의 변신 사오정이 산에서 나무를 하는데 저팔계가 헐레벌떡 달려 오며 말했다. “이봐, 난 지금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으셔. 날 좀 구해주셔.” 사오정 덕에 목숨을 구한 저팔계가 고마운 마음에 말했다. “소원 세 가지를 말하셔.” “정말?그럼 송승헌처럼 잘생긴 얼굴과, 아널드 슈워제네거처럼 멋진 근육을 만들어 줘. 그리고….” 사오정이 양 볼을 빨갛게 물들인 채 언덕 위의 말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 물건을 저 말하고 똑같게 해줘.” 저팔계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자 사오정은 뛸듯이 기뻐하며 마을로 돌아왔다. 잘 생긴 사오정의 얼굴을 본 마을 처녀들이 난리가 났다. 웃옷을 벗어 던지자, 기절하는 처녀도 생겼다. 내친 김에 바지까지 멋있게 벗어 던졌다. 그러자 처녀들 모두가 도망가는 게 아닌가. 사오정이 거칠게 항의하자 저팔계가 하는 말. “네가 가리킨 말은 암말이셔∼”
  • 美 일부다처종파 “女부족하니 男청소년 나가”

    “여자가 부족하니 남자 청소년은 나가라.” 미국 내 일부다처종파(FLDS·Fundamentalist Ch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에서 최근 내부문제로 남자 청소년들을 추방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보도했다. 신문은 11일 “유타주등에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이들 집단에서 추방을 당하거나 스스로 종교가 싫어 도망나온 청소년들이 6년 동안 수백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신문은 이 종교집단이 청소년들을 외부로 추방하게 된 원인에 대해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은 “한 남성이 최소 3명의 여성과 결혼해야 하는 일부다처제를 유지하기 위해 집단 내 남성의 수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집단에서 여성 부족 현상이 심해진 것은 1990년대. 선지자로 추앙받던 루런 제프스가 수십명의 젊은 여성을 아내로 삼은 이후이다. 2002년 루런이 사망한 뒤 지도자 자리를 승계한 아들 워런 제프스는 아버지의 아내를 모두 수절시키고 자신의 측근에게 더 많은 여성을 아내로 두게 했다. 워런은 60명의 아내를 두었으며 미성년 성폭행과 강제결혼 혐의로 현재 감옥에 있다. 한편 FLDS 1만명의 신도들은 콜로라도 시티와 인근 유타주에 주로 거주한다. 이곳에서 남성들은 최소 3명의 아내를 거느리지 않으면 지고(至高)의 천국에 이를 수 없다고 배운다. 또 12~13세의 소녀를 포함한 미성년 여성은 대개 나이 많은 남자와 강제로 결혼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나우뉴스 명 리 미주통신원 myungwlee@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여성&남성] ‘불륜의 덫’에 빠진 그남자 그여자

    [여성&남성] ‘불륜의 덫’에 빠진 그남자 그여자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유부남을 사랑하는 미혼녀’라는 글에 대한 설전이 벌어졌다.“어떻게 임자 있는 남자한테 꼬리를 치느냐.”는 기혼 여성들의 항의에 미혼 여성들은 “남편 바람난 게 자랑이냐.”는 식으로 응수했다.‘사이버 전쟁’의 이면에는 유부남과의 연애에 당당한 미혼 여성이 늘고 있는 세태가 자리잡고 있다. 당장 주변만 둘러봐도 직장 상사와 연애하는 미혼 여성이나 유부녀와 만나는 미혼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만 해도 수십개에 달한다.‘금지된 사랑’을 찾는 남성과 여성의 마음 속에는 어떤 심리가 자리잡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임일영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유부녀’일 뿐 회사원 박모(28)씨는 두 아이의 엄마인 동갑내기 A씨와 만나고 있다. 대학시절 ‘캠퍼스 커플’이던 이들은 박씨의 군입대로 헤어졌다 지난해 과 동기모임을 계기로 다시 연락이 닿았다. 미남형의 외모와 깔끔한 매너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박씨지만 지금까지 A씨를 완전히 잊지 못했다. 올 초 학교 후배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A씨와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때문에 결국 결별하고 말았다. 역술가인 A씨의 남편은 늘 “기운을 받아야 한다.”며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기 일쑤여서 A씨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고. 심지어 주말에 A씨의 집에 찾아가 아이들과 놀아주기까지 했다고 한다. “남들 사생활을 족집게처럼 맞히는 역술가들도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모르나봐요. 남들이 저에게 어떤 비난을 쏟아부을지 모르겠지만 전 사실 유부녀라서 그녀를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그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유부녀일 뿐이죠.”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김모(29)씨는 박사과정 선배인 두 살 연상의 누나 B씨와의 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올 초 대학원 술자리에서 “둘이 잘 어울린다.”는 주변의 농담을 재미삼아 응대하다 몇 달 만에 실제 ‘연애’로까지 발전했다고. 문제는 B씨는 이미 남편뿐 아니라 두살배기 아이까지 있다는 것. 김씨는 철저히 자신이 원할 때만 만나주는 B씨를 보며 이기적이라고 느끼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친구들은 “B씨는 조건을 보고 결혼해 남편과 관계가 좋지 않다 보니 대리 만족을 위해 널 만나는 것”이라며 말리지만 ‘콩깍지’가 씐 김씨로서는 그런 경고가 귀에 안 들어온다. “저도 양심은 있어서인지 가끔 B씨를 데리러 오는 남편과 눈을 못 맞추겠더라고요. 어떠한 변명이나 면죄부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마음은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또래에게 느끼지 못하는 특별한 것이 있다 지난해 말 지방 지점으로 발령이 난 회사원 정모(30)씨는 주말마다 회사 근처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다 얼마 전 여중생 딸을 둔 열두살 연상의 ‘띠동갑’ C씨를 만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방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볼 요량으로 가끔 전화 연락이나 하며 지냈다. 하지만 재미삼아 한두 번 만나기 시작하면서 둘 사이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30대에 접어든 자신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마치 늘 옆에서 지켜본 것처럼 콕 집어 조언해주는 C씨의 진지한 태도에 차츰 빠져들기 시작했다. “처음 만날 때부터 C씨와 불륜관계로 나아가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또래 사이에서는 느낄 수 없는 배려나 포용성 같은 감정들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정’에 굶주려 있었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어요. 지방으로 발령나자 ‘시골에서는 못 산다.’며 떠나간 옛 여자친구와 많이 비교되기도 했고요.” 회사원 조모(33)씨는 7살 연상 직장 상사인 기혼녀 D씨와 2년째 은밀한 관계를 지속 중이다. 어린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조씨는 D씨로부터 엄마에게 받지 못한 포근함을 느껴 첫눈에 반했다.‘이건 안 된다.’는 생각에 억지로 D씨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쓰기도 했지만 회식 뒤 술에 취한 D씨를 집에 바래다 주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D씨는 남편과 이혼한 뒤 딸아이와 살고 있다. “가끔 D씨가 ‘우리나라를 떠나서 남들 눈치 안 보고 살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해요. 저 역시도 지금 제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D씨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은 말할 수 있어요.” ●책임감 없이 만날 수 있으니까 학원강사 박모(35)씨는 직장에 다니던 5년 전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동갑내기 여성 E씨와 지금까지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 만날 당시만 해도 E씨는 갓 결혼한 새색시였지만 지금은 이혼한 뒤 지방에 혼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지방 출장 겸 만나곤 했지만 지금은 E씨를 만나기 위해 KTX를 타고 갈 만큼 만남에 열의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박씨는 한 번도 E씨와 결혼할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어차피 E씨는 아이가 있는 사람이고 나이도 많아서인지 나에게 뭔가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런 점이 나를 편하게 만들기도 하고요.E씨는 정말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이긴 해도 만약 결혼을 전제로 만났으면 이미 내가 먼저 도망쳐 나왔겠죠. 나 때문에 이혼한 것도 아닌 만큼 E씨의 현 상태에 죄책감 같은 것도 솔직히 느끼지는 않고요.” ●그 사람 말고는 아무 것도 안 보여 회사원 김모(26·여)씨는 지난해 결혼한 회사 동기 H씨를 짝사랑하고 있다.1년쯤 전부터 회식자리에서 늘 김씨의 옆에 앉아 챙겨주던 H씨의 자상함에 반하면서 좋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H씨의 신혼 집들이에 갔던 김씨는 의외로 평범한 외모인 H씨의 아내를 보고는 ‘내가 외모나 능력 어느 것 하나 저 여자에게 달리지 않는데….’라는 생각에 화가 났다고. 최근 H씨가 이직을 하자 김씨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H씨에게 고백을 했다가 완곡하게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 “저한테 그 남자의 아내는 존재감이 없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예요. 오직 그 남자 하나만 보인다고 할까요. 그 남자 이혼하는 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밥 한 번씩 먹고 영화나 볼 수 있는 관계만 돼도 좋을 것 같은데. 유부남이라 그것도 안 될까요. 그래서 가슴이 더 저려요.” 최모(30·여)씨는 4년 전 세 아이의 아버지였던 I씨를 만났다. 잘생기지도 않았고 돈도 별로 많지 않던 열다섯 살 연상의 I씨가 최씨에게 선물공세를 펼 때만 해도 ‘정신 나간 사람’쯤으로 생각했지만 당시 이별의 아픔을 겪던 그에게 I씨의 배려는 큰 힘이 됐다고. 결국 최씨는 ‘기러기아빠’였던 I씨와 동거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I씨는 외박이 잦아지고 변하기 시작했다. 최씨는 I씨가 자신을 폭행하고 또 다른 여자를 만나는 일이 잦아지자 헤어질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I씨는 곧바로 집을 나갔고 연락 한 번 없다. 지금 최씨에게는 4년을 함께 산 I씨에 대한 그리움뿐이라고. “늘 곁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없어지니 세상이 온통 빈 느낌뿐이에요. 제가 전화하면 그대로 전화를 꺼버려요. 제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사람이니 늘 행복했으면 하지만 저를 이렇게까지 마음 아프게 했으니 평생 불행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도 교차해요.” ●유부남 사랑하는 내 마음 나도 몰라 3년 전 취직한 회사원 정모(27·여)씨는 입사 당시 ‘사수’(일을 직접 가르치는 선임자)였던 상사 F씨와 얼마 전 만남을 시작했다. 처음 입사할 당시 “일 못하는 빵점짜리”라며 혼도 많이 내던 F씨였지만 3년이 지나면서부터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고. F씨는 정씨에게 저녁이나 같이 먹자고 불러내서는 고가의 목걸이나 반지 등을 선물하며 애정 공세를 시작했고 정씨 역시 그런 F씨가 싫지만은 않았다.‘내가 원하면 언제든 관계를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하던 정씨였지만 이제는 자신의 의지로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게 됐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다른 남자가 생기면 언제든 떠나겠다.’며 F씨에게 자신있게 말했지만 이상하게도 회사에서 저 좋다는 남자들이 아무리 덤벼도 안 끌렸어요. 다른 남자가 좋아지려고 해도 F씨가 ‘그와 만나지 말라.’고 말하면 자연스레 헤어지게 됐어요. 내가 생각해도 이렇게 돼 버린 내 자신이 너무 황당하고 이상해요.” 외국 유학 중인 이모(29·여)씨는 해외 지사 근무 중이던 기혼남 G씨를 알게 됐다. 아침마다 모닝콜을 해주고 먼 거리라도 언제든 이씨의 집으로 달려와주는 G씨에게 남자다운 매력을 느꼈다. 몇 달 뒤 G씨는 한국으로 돌아가게 됐고 공항에서 그를 바래다주며 ‘이것으로 G씨와의 인연은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G씨가 돌아간 뒤 이씨가 먼저 연락하게 됐고 지금까지 인터넷 화상채팅 등을 통해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공유하고 있다. “G씨는 이혼할 마음이 전혀 없어요. 그럼에도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너무도 싫어해요. 쉽게 말해서 ‘난 가정을 지킬 테니 넌 결혼하지 말아라.’라는 심보죠. 하지만 이상한 것은 제가 그런 남자를 사랑한다는 거예요.G씨가 나와 결혼해주길 원하는 것도 아닌데 이런 내가 너무 이상해요.” ●서로 좋아하는 현재가 제일 중요하니까 얼마 전 결혼한 김모(27·여)씨는 최근까지 10살 연상의 직장 상사 J씨와 소위 말하는 ‘불륜’관계를 맺었다. 당시 김씨는 미혼이었고 헌칠한 외모의 J씨에게 반해 먼저 프러포즈를 했다고. 그제서야 J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그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보통 연인들과 똑같이 데이트도 하고,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J씨의 부인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 당시만 해도 앞으로 둘 간의 미래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J씨와 사랑하고 있는 현재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지요. 철없는 생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나이에는 그저 누구든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J씨의 집에 집들이 갔다가 부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서로 좋아하던 거니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어요.” ■심리학으로 본 불륜 진화 심리학에서는 외도가 오랜 기간에 걸친 인류의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인류에게 ‘1부1처제’가 정착된 지 수천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십만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1부다처’ 혹은 ‘1처다부’의 전통이 아직 상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쉽게 말해 인간 유전자에 아직 ‘바람기’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윤리·규범 등을 통해 이를 잘 억제해 왔지만 최근 이러한 규제가 느슨해지면서 외도나 불륜이 다시금 사회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외도나 불륜에는 어떤 심리학적 원리가 작용하고 있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랑에 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를 더 깊이 사랑한다고 지각하게 되는데 이를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고 한다. 이는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불륜 커플의 사랑이 유독 열정적인 이유를 설명해준다. 불륜은 극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인 만큼 들키지 말아야 한다. 조마조마해서 가슴이 뛰게 만드는 상황은 두 사람의 사랑을 실제보다 더욱 큰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콘돔 판매량과 호텔 예약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불안이 사랑을 더욱 크게 느끼게 만드는 요인임을 잘 보여준다. ‘남들 다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의 사회 분위기 또한 외도나 불륜을 조장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데 이를 ‘사회규범이론’이라고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처럼 TV나 영화 등 미디어가 외도나 불륜을 미화해 방영할 경우 대중들 또한 이에 관대한 사회적 태도를 갖게 된다.‘남들 다 하는 것인데 나도 하면 안 되냐.’는 식의 사고방식이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한때 기혼남녀 사이에 불었던 ‘애인만들기’ 열풍 또한 외도나 불륜이 일종의 사회적 규범이 된 우리 사회의 윤리적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 도움말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깔깔깔]

    ●경상도 토끼와 사자 어느날 토끼가 산길을 걷고 있었다아이가. 그때 호랑이가 나타나끄등. 토끼가 놀라가 도망갈라꼬 해뜨만, 고마 호랑이한테 잡히뿟는기라./ci0018 토끼:“야 이 자슥아! 함만 살리도….” 호랑이:“이 토깽이 자슥아. 요 와 바라!” 토끼:“잠만(잠깐만)!” 호랑이:“다이다이 함 뜨까?(일대일로 싸워볼래?)” 토끼:“내 친구 중에 쌈 잘하는 아 있따아이가. 갸랑 함 뜨라!” 토끼는 자신만만했다 아이가. 토끼 칭구가 사자그등. 토끼:“마∼친구야! 어떤 개밥찌끄레기 같은 놈이 지가 짱이라고 우긴다아이가. 가서 살짝 만지주고 오이라. 알긋째?” 사자:“글마 그거 어딨노?” 토끼:“밖에 있다아이가.” /ci0000 사자가 열채가(화가 나서) 밖으로 겁나게 뛰어나갔지. 근데 일마가 호랑이를 보드만 냅다 도망가는기라. 토끼는 어이가 음쓰가 얼떨결에 같이 도망가끄등./ci0018 토끼:“야, 와 도망가는데?” 사자:“헥헥. 와∼그 자슥 몸에 문신봤나?”/ci0000
  • [강유정의 영화 in] 괜찮아 울지마

    길이 있다. 그리고 길 위에 한 남자가 있다. 흑백 사진 속 등을 보인 남자는 이제 소실점 너머로 멀어질 찰나이다. 그렇게 한 남자가 시야에서 지워진다. 스크린에 등장하는 남자도 그렇다. 정면을 마주 보고 앉은 그는 그 자체로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앞모습으로 등장해 뒷모습을 보이며 떠나는 남자, 떠나는 마지막 순간 잠깐 뒤를 돌아보며 다시 한 번 관객에게 말을 거는 남자, 그가 바로 ‘무하마드´이다. 민병훈 감독의 ‘괜찮아 울지마’는 몇몇 이야기와 함께 다닌다. 우선 이 영화는 제작이 된 지 6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났다. 테오 앙겔로프스 감독에게 찬사를 받고, 테살로니키 영화제에서 여러 부문 수상했지만 조용히 지나쳐 버렸다. 두 번째는 이 영화가 중앙아시아에서 촬영되었다는 점이다. 촬영뿐만 아니라 언어, 배우, 스태프 모두 중앙 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산이다. 영화가 감독의 언어를 번역한 영상이라면 낯선 눈동자와 다른 언어로 민병훈의 세계가 조형된 셈이다. ‘괜찮아, 울지마’는 민병훈 감독이 축조한 두려움 삼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모스크바에서 도박으로 돈을 날린 한 남자가 시골 마을로 돌아온다. 고향에서 그는 성공한 연주자이지만 실상 그는 추방자에 불과하다. 그는 늘 쫓기는 마음으로 고향에서조차 한시도 편안하지 못하다. 흥미로운 것은 그가 왜, 무엇에 쫓기는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영화는 그가 고향으로 돌아온 계기를 바이올린 케이스라는 사물에 압축시켜 보여준다. 하지만 그 바이올린 케이스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그리고 왜 바이올린 케이스에 주목을 집중시키는지 끝내 말해 주지 않는다. 관객들은 다만 바이올린 케이스를 숨기는 무하마드와 그것을 꺼내 보고는 놀라는 어머니를 볼 수 있을 따름이다. 그에게 있어 고향은 벗어나야만 할 족쇄이다. 도망온 곳이 고작 초라한 시골 고향이라는 사실이 그를 더 못견디게 만든다. 무하마드에게 실상 ‘고향´은 없는 셈이다.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고향에서조차 안락을 느끼지 못하는 완전한 추방자의 모습이다. 그에게 ‘고향´이라는 상징성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할아버지를 설득해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하는 그의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그에게는 안식이나 고향이 없기에 계속 어딘가 있을 그 구원을 찾아 떠돌 뿐이다. 두려움이란 어쩌면 진짜 자신과 마주칠지도 모르는데서 비롯되는 불안일 수도 있다. 영화의 마지막 순간 무하마드는 이제 ‘고향´의 의미를 찾아 떠난다.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랑을 깨닫자 그는 ‘고향´을 찾아 떠난다. 진짜 자신을 만나는 두려움을 건너자 그에게는 새로운 방랑의 삶이 전개된다. 처음 등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역시 그는 길 위에 있지만, 이제는 다른 길임에 분명하다. 고향을 지닌 자의 길은 외롭지 않다. 친절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 ‘괜찮아, 울지마’는 관객에게 생각의 여백을 준다는 점에서 고맙다. 해답을 정해두고 도미노 게임하듯 자동적 반응을 요구하는 최근 영화들에 비해 ‘괜찮아 울지마’의 배려는 기특할 정도이다. 생각의 공간에 침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여백을 넓혀주는 작품, 그것이 바로 작지만 민병훈 영화의 힘이다. 영화평론가
  • [영화리뷰] 본 시리즈 결정판 ‘본 얼티메이텀’

    ‘본 얼티메이텀’은 냉혈액션이다. 등장인물 모두가 단 한번도 웃지 않는다. 마지막 장면에서 줄리아 스타일스(니키 파슨스)의 살짝 미소만 제외하곤 말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 스피디한 화면전개로 관객의 시선을 꽁꽁 묶어버린다. 전세계 7개국에서 펼쳐지는 무대배경, 독특한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과 빠른 편집으로 액션영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가다. 이 영화는 ‘본 시리즈’의 최종 결정판이다.2002년 ‘본 아이덴티티’,2004년 ‘본 슈프리머시’에 이은 세번째 작품.1편에서는 기억을 잃은 도망자로,2편에서는 연인을 위해 복수를 감행한 주인공 제이슨 본(맷 데이먼)이 마침내 3편 ‘본 얼티메이텀’에서 모든 기억과 진실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이 시리즈는 ‘007’이나 ‘미션임파서블’‘다이하드’처럼 스토리 전개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1∼3편에 걸친 액션구도로 계속 이어지는 게 특징이다. 원작인 로버트 러들럼의 베스트셀러 동명소설에서 모티브를 가져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작 ‘본 슈프리머시’를 연출한 폴 그린그래서 감독을 비롯, 주인공 맷 데이먼이 1,2편에 이어 다시 한번 열연을 펼친다. 또 ‘본 슈프리머시’의 주요 스태프가 영화 제작에 대부분 동참했다. 이 영화는 돈을 적게 들이고 높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1,2편이 5억달러 이상 벌어들였고 3편 또한 개봉하자마자 역대 전미 8월 개봉 최고기록을 세웠다. ‘본 시리즈’의 매력은 액션, 스토리, 캐릭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맷 데이먼의 흡인력 있는 연기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USA투데이는 최근 ‘맷 데이먼이 없는 제이슨 본은 상상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제이슨 본은 암살요원이었으나 사고로 기억 상실증에 걸린 인물. 국적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오로지 암살자의 본능만 살아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조차 추격하기 어려운 인간병기다. 그는 어두운 과거를 버리고 싶어하지만 결국 몸담고 있던 조직의 제거대상이 되고 만다. 기존의 액션영화에 등장하는, 느긋하고 치밀한 주인공과는 사뭇 다르다. 맷 데이먼은 사실 ‘굿 윌 헌팅’ 이후 지적인 스타의 대명사가 됐다. 이런 그가 ‘본 아이덴티티’에 캐스팅되자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리면서 평가가 확 달라졌다. 혼란에 빠진 제이슨 본의 심리를 잘 그려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액션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1,2편을 거치면서 3편에서는 더욱 진전된 면모로 21세기형 액션스타임을 보여 줬다. 액션영화가 그렇듯 작품성보다 재미가 우선이라면 가족끼리 함께 가도 좋을 듯.13일 개봉. 감독 폴 그린그래스, 맷 데이먼, 줄리아 스타일스, 데이비드 스트라탄 등 출연.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일요 다큐 산(KBS1 오전 7시) 산스크리트어로 하얗고 깨끗한 눈이 머문다는 뜻이라는 히말라야. 그러나 세계 등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히말라야는 원정대와 트레커들이 버린 쓰레기로 갈수록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다행히 2003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청소한 것을 시작으로 클린 마운틴 운동이 4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TV탐험 멋진 친구들(KBS2 오전 9시55분) 일주일 동안 방송된 KBS 드라마의 알짜배기 NG를 쏙쏙 모았다. 또 ‘TV 타임머신 (신고합니다!)’에서는 이휘재, 차인표 주연의 KBS 미니시리즈 ‘신고합니다’를 다시 감상한다.1996년 방송 당시 43.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군인 드라마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9세기 프랑스 시골마을에 평범한 우체부가 한 사람 있었다. 그는 자신의 평생을 다 바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냈고, 그가 만들어낸 이 마법과도 같은 기적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데…. 평범한 우체부가 사람들의 칭송을 받으며 존경의 대상이 된 기적의 정체는 무엇일까. ●칼잡이 오수정(SBS 오후 9시45분) 승규와 공항에서 만수를 기다리던 만수 아버지는 만수가 나타나지 않자 승규를 앞세워 수정의 집을 찾아간다. 만수 아버지는 8년 전 결혼식에서 수정이 도망친 일을 들먹이며 수정모와 옥신각신한다. 만수는 술에 취한 채 노래를 부르고 수화기 너머로 만수의 노래소리를 듣던 수정은 옛 추억을 생각한다. ●‘EBS스페이스-공감’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EBS 오후 10시) ‘스끼다시 내 인생’ 등 솔직하고 도발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주목받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그가 2003년에 자체 제작한 앨범 ‘Infield Fly’는 입소문을 타면서 매진되기도 했다.7월 새로운 싱글 앨범을 발표한 그의 진솔하고도 도발적인 음악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동 아프리카는 지금 유례없는 최악의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 숲이 많은 탄자니아 북부는 보통 가뭄이 와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탄자니아 북부의 우삼바라 산은 숲의 4분의1이 사라졌고 탄자니아 국민들에게 수원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스턴 아크의 물도 메마르고 있다. ●KBS스페셜(KBS1 오후 8시) 사회주의권 시장의 붕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대북한 고립정책으로 경제난에 직면한 북한은 1990년대 이후 ‘해외에서의 외화벌이 사업’을 경제활동의 과제로 설정했다. 가장 중요한 부문이 단순 노동인력 송출이다. 북한은 현재 세계 45개국에 최소 2만∼3만명의 노동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굿모닝 세상은 지금(SBS 오전 7시40분) 내가 있는 이곳에서 정신적 해방감을 맛보길 원하는 그린노마드(Green-Nomad)족이 늘고 있다. 베란다에 정원을 꾸미고 집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에코인테리어가 뜨고 있다. 나무 모양의 냉장고 같은 자연을 닮은 가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 [토요영화] 데드맨

    [토요영화] 데드맨

    ●데드맨(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서부극 영화는 뻔하디 뻔하다? 짐 자무시의 서부극 ‘데드맨’(1995)은 이런 편견을 깬다. 데뷔작 ‘천국보다 낯선’(1984)에서 젊은이들의 나른한 절망을 형상화했던 짐 자무시는 이 영화에서 죽음에 대한 몽환적 공포를 변주하며 ‘낯선 서부극’을 선보인다. 미국 동부 클리블랜드 출신의 윌리엄 블레이크(조니 뎁)는 서부 머신 타운에 취직이 됐다는 통지서를 받고 서부로 향한다. 긴 열차 끝에 도착한 그곳은 기대와는 달리 거칠기 그지없는 곳. 설상가상으로 일자리마저 이미 다른 사람이 차지한 상태다. 돌아갈 차비조차 없는 블레이크는 거리를 배회한다. 그러다 우연히 꽃 파는 여자를 만나 그녀 방에서 하룻밤을 지내는데, 갑자기 그녀의 옛 연인 찰리(가브리엘 번)가 침실로 들이닥친다. 당황한 블레이크는 총격전 끝에 그를 사살하고 만다. 얼떨결에 살인범이 된 블레이크. 가슴에 총상을 입은 채로 도망치다 숲속에서 쓰러진다. 인디언 노바디(게리 파머)가 블레이크를 발견해 돌보는데, 그는 블레이크가 이미 세상을 떠난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환생이라고 믿는다. 블레이크는 노바디의 도움으로 힘겹게 도망치기 시작한다. 한편, 블레이크가 마을에서 죽인 찰리는 블레이크가 취직하기로 했던 회사 사장의 아들이었다. 이에 사장 존 디킨슨(로버트 미첨)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3명의 인간 사냥꾼을 고용해 블레이크를 뒤쫓기 시작하는데…. 블레이크를 영적인 세계로 안내하는 인디언 노바디가 읊조리는 대사는 18세기 영국 낭만주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가 지은 ‘지옥에서의 잠언’ 시구절이다. 짐 자무시는 이 작품에서 얻은 영감을 토대로 관념적이고도 상징적인 세계를 새롭게 영상화했다. 또 서부극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모래바람은커녕 흑백의 탈색된 이미지로써 자신의 영원한 모티브 ‘소외와 고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작업은 영화계에서도 각광을 받아,‘데드맨’은 프랑스의 영화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와 ‘프리미어’에서 1996년 ‘세계 10대 영화’로 꼽히기도 했다.121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5) 명과 후금의 정세 Ⅲ

    [병자호란 다시 읽기] (35) 명과 후금의 정세 Ⅲ

    1626년(인조4, 천계6) 1월23일 누르하치는 영원성으로 들이닥쳤다. 그가 이끄는 병력은 20만이라는 설도 있고,13만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누르하치의 대병력이 나타나자 영원성의 전면에 머물던 명의 관민(官民)들은 경악했다. 대릉하(大凌河), 소릉하(小凌河), 행산(杏山), 탑산(塔山) 등지의 명군 지휘관들은 가옥과 곡식을 불태우고 도주했다. ●영원대첩(寧遠大捷)의 실상 누르하치는 영원성에 대한 공격에 앞서 자신이 데리고 온 한인(漢人) 포로를 풀어 성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를 통해 누르하치는 원숭환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했다.“우리는 20만의 대군이다. 성은 분명히 함락될 것이다. 여러 관인들이 항복한다면 높은 관작을 주겠다.”고 했다. 원숭환의 회답은 간단했다.“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갑자기 공격해 왔는가? 나는 성을 사수할 것이다.” 1월23일, 누르하치는 공격을 명령했다. 후금이 자랑하는 철기(鐵騎)의 돌격이 시작되었다. 방패를 손에 쥔 경보병(輕步兵)들을 비롯하여 후금군 병사들이 성을 향해 개미 떼처럼 몰려들었다.20만이라고 큰 소리치는 대병력이었다. 영원성의 원숭환 병력은 대략 1만 정도에 불과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병력 수만 보면 승패는 이미 끝난 셈이었다. 성으로부터 홍이포의 포격이 시작되었다. 사격은 정확했다. 포탄은 벽력같은 굉음을 내며 돌격해 오는 누르하치 병사들의 대열 중간으로 떨어졌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성벽을 기어오르던 병사들도 쏟아지는 화살 앞에 나가 떨어졌다. 후금군의 사상자가 속출했다. 1월24일, 누르하치는 전차(電車)를 투입해 다시 총공격에 나섰다. 포격을 피하기 위해 참호를 파야 했지만 날은 춥고 땅은 꽁꽁 얼어 있었다. 다음날에도 후금군은 희생을 무릅쓰고 돌격을 계속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누르하치는 흥분했다. 그는 병사들의 선봉에 서서 전투를 독려했다. 홍이포의 포탄은 누르하치라고 해서 피해가지는 않았다. 굉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누르하치는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스물 다섯부터 전장을 주유했던 누르하치였다. 그동안 누르하치는 명군보다 몇 배나 많은 병력을 집중시키는 방식으로 연전연승했다. 거기에 철기의 기동력이 더해지면서 명의 오합지졸들은 후금군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1619년 사르후 전이 그러했고, 이후 줄곧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달랐다. 홍이포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는 후금군의 신속한 기동과 병력의 집중 전략이 통하지 않았다. 더욱이 원숭환은 그동안 상대했던 명군 지휘관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인물이었다. 그 스스로 영원성을 점찍어 성벽을 수축하고 군량을 비축해온 ‘준비된 지휘관’이었다. 그는 전투가 시작되기 전, 여러 장수들과 혈서를 써서 수성(守城)을 맹세했다. 원숭환의 탁월한 영도 아래 만계(滿桂), 조대수(祖大壽) 등 부하 장수들도 선방했다. 연이은 공격에도 함락되지 않자 누르하치는 병력을 거둬 심양으로 철수 길에 올랐다. 청실록에서는 유격(遊擊) 2명, 비어(備禦) 2명이 전사하고 500명의 병사들이 죽었다고 적었다. 영원성의 승리가 남긴 영향은 컸다. 이후 후금은 함부로 산해관을 넘보지 못했다.1641년(崇禎 14) 홍승주(洪承疇)가 송산과 행산전투에서 무너질 때까지 산해관 앞의 영원을 거쳐 금주(錦州)에 이르는 요새와 성채들은 후금의 서진(西進)을 차단했다. ●전투 부상 후유증으로 누르하치 사망 1626년 8월, 누르하치는 영원성에서 입은 부상의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윽고 후금의 버일러(貝勒)들은 홍타이지(皇太極)를 새로운 한(汗)으로 옹립했다. 그는 누르하치의 여덟번째 아들이었다. 우여곡절이 없지 않았지만 여덟 번째 아들이 최고 권력자로 즉위했다는 사실 자체가 명이나 조선의 눈으로 보면 이채로운 것이었다. 무조건 장자가 계승하는 관행으로 보면 말이다. 홍타이지(1592~1643)는 잘 알려진 것처럼 훗날 제위에 올라 태종(太宗)이 되고, 병자호란을 일으켜 인조에게서 치욕적인 항복을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그의 모친은 몽골족 여자였다. 누르하치가 1615년 황(黃), 홍(紅), 남(藍), 백(白) 등 사기(四旗)를 확대하여 팔기(八旗)를 창설했을 때, 스물 두 살의 홍타이지는 정백기(正白旗)를 관할하는 버일러가 되었다. 그는 이 무렵부터 다이샨(代善), 아민(阿敏), 망굴타이(莽古爾泰) 등 그의 형들과 더불어 ‘사대 버일러(四大貝勒)’로 불리면서 정무에 공동으로 참여했다. 홍타이지는 누르하치를 수행하여 전장을 누비면서 탁월한 전공(戰功)을 쌓았다. 특히 1619년 사르후 전투에서 그가 세운 전공은 혁혁하여 누르하치는 ‘내 아들 홍타이지는 사람들이 의지하기를 인체로 치면 마치 눈과 같은 존재’라고 찬양했다. 홍타이지는 무략(武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여진족의 지도자로서는 드물게 한문에도 능통했다. 홍타이지가 개인적으로 탁월한 인물이고, 추대에 의해 한으로 즉위했지만 즉위 직후 그의 위상은 보잘것이 없었다. 일견 만장일치에 의해 옹립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즉위 직후 당장 그의 사촌형 아민이 삐딱하게 나왔다. 아민은, 홍타이지를 한으로 인정하지만 자신은 소속 기인(旗人)들을 이끌고 독립하겠다고 통보했다. 홍타이지는 긴장했다. 아민의 독립을 허락하면 나머지 각 기들도 전부 이탈하려 들 것이고, 그럴 경우 후금의 연맹 조직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즉위 직후 그는 아민을 설득하는 데 진땀을 흘려야 했다. ●권력강화를 위한 홍타이지의 노력 아민을 겨우 설득했지만 홍타이지의 앞길은 첩첩산중이었다. 누르하치 시대 만주족은 분권(分權), 합의제(合議制)에 기초한 전통적인 부족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누르하치의 권력이 강화될수록 각 버일러들은 자신의 권력이 왜소해지지 않을까 두려워했고, 당연히 누르하치를 견제하려 들었다. 부족제의 전통이 강한 상황에서 홍타이지는 더욱이 서열상 사대 버일러 가운데 맨 꼴찌였다. 나머지 버일러들이 누르하치의 후계자로서 막내인 홍타이지를 옹립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한의 권력을 억제하고 전통적인 부족제 본래의 통치체제로 돌아가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즉위 직후 홍타이지는 백관들로부터 조하(朝賀)를 받을 때 세 명의 형들과 나란히 앉아 남면(南面)했고, 제례(祭禮)를 거행할 때도 그들과 동렬(同列)에 섰다. 그것은 사실상 공동 집정이었다. 홍타이지는 이름만 한일 뿐 실제 가지고 있는 권력 면에서는 세 명의 버일러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홍타이지는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섰다. 그 과정에서 그는 한인(漢人)과 몽골인들에게 주목했다. 당시 후금 사회에는 많은 한인과 몽골인들이 있었다. 정복 과정에서 포로로 획득하거나 귀순해 온 사람들이었다. 누르하치는 한인들을 좋게 봐주지 않았다. 그들을 복속시키려고 위해 탄압을 일삼았다. 만주인들이 그들에게 약탈을 자행해도 그다지 문제삼지 않았다. 자연히 만주인들과 한인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한인들은 침학을 피해 도망치는 것은 물론, 만주인 관인들을 암살하거나 우물에 독을 풀기도 했다. 무리를 지어 반란을 일으켰다. 홍타이지는 한인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을 바꾸었다. 만주인 귀족이나 관원들이 한인들을 함부로 약탈하는 것을 금지했다. 한인과 만주인들을 분리시켰다. 한인들의 거주 지역에 만주인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한인 관리들을 시켜 그들을 통제하도록 했다. 능력 있는 한인들을 발탁하여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고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홍타이지의 포용정책에 힘입어 많은 한인들이 관직에 진출했다. 한인 관료들의 경륜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홍타이지의 권력은 강화되었다. 1627년 무렵, 홍타이지는 산해관을 향한 서진을 잠시 멈추고 내실을 다지기 위해 힘썼다. 동시에 배후의 위협을 제거하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조선에게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04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2 오후 7시30분) 엄마와 헤어진 뒤, 아빠를 따라 전국을 다니며 귀동냥으로 판소리를 배운 열한 살 소년 성열이, 한 번도 정식으로 판소리를 배운 적 없던 성열이가 끓는 심정으로 심청가를 노래한다. 과거, 도립 국악단 단원이기도 했던 아빠 박상권씨는 술로 잃어버렸던 소리의 꿈을 아들 성열이를 통해 다시 꿀 수 있게 되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비틀스가 활동하던 무대의 하나였던 독일에 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박물관에는 오랫동안 공들여 수집한 개인 소장품들이 모여 있다.60년대 가구로 장식된 방에서, 비틀스의 초창기 발자취를 따라간다. 편지부터 명성을 떨치기 전에 찍었던 귀한 사진, 레넌이 그린 그림까지 벽면을 가득 채운다.   ●다큐-人(EBS 오후 7시45분) ‘코스모폴리탄’의 편집장 윤경혜씨는 올 여름을 정신차릴 새 없이 보냈다.9월호가 창간 7주년 특별호이기 때문이다. 창간특별호는 잡지 편형과 내용 구성을 모두 새롭게 짜야 하기 때문에 또 하나의 잡지를 창간하는 것과 다름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자꾸만 발견되는 오점에 다급해진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영어 단어를 못 알아듣는 병진을 무식하다며 구박하는 은숙. 이를 본 기준은 은숙이 쓰는 영어 단어들을 지적하기 시작하고, 기준의 공격에 기분이 제대로 상한 은숙도 반격에 들어가는데…. 한편, 연지에게 자존심 짓밟히는 말을 들은 최권과 수현은 수영부 앵커를 선발하는 시합에 참여한다.   ●2부작 특집드라마 `향단전´(MBC 오후 9시55분) 몽룡과 향단은 함께 도망가다 성녀와 남우근이 살고 있는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몽룡이 향단에게 사랑을 고백하자, 향단은 신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장원급제를 하고 온다면 하늘의 뜻으로 알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몽룡은 다음날 과거를 보러 서울로 떠나는데….   ●TV 책을 말하다(KBS1 밤 12시35분)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속에 유폐된 과거는 진실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때로 그것을 누락시키기도 한다. 과거는 종종 낯선 얼굴로 우리를 찾아온다. 신윤복의 과거를 복원한 팩션소설 ‘바람의 화원’, 정복자가 아니라 원주민의 눈으로 바라본 아메리카 대륙사 ‘원은 부서지지 않는다’를 함께 만나본다.
  • 최연소 이영경씨의 피랍생활

    “탈레반이 소지품을 다 뺏아 갔는데 아빠가 준 신용카드는 돌려 달라고 해서 가지고 있었어요. 힘들 때마다 신용카드를 보며 아빠를 생각했어요.” 피랍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이영경(22·여)씨는 2일 샘안양병원에서 아버지 이창진(51)씨를 만나 악몽 같은 피랍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직까지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탈레반’의 ‘탈’자만 나와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안양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어학연수를 다녀 오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프간 봉사활동을 떠났다. 지난해에도 샘물교회 청년회 일원으로 인도 봉사활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직 정신적으로 충격이 많고, 말하는 것도 앞뒤가 잘 안 맞아서 오락가락하는 것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피랍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탈레반은 7월19일 봉사단원 23명을 납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4명씩 나눠 어디론가 데리고 갔다. 당시 탈레반은 피랍자들을 분산 수용하면서 “서울에 보내 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봉사단원들은 이 말을 믿고 나이가 어린 이씨를 가장 먼저 가는 팀에 넣어 주었다. 그러나 탈레반의 말은 거짓말이었고, 가장 먼저 떠난 4명은 제일 멀고 험한 곳으로 가게 됐다. 피랍 생활 동안 내내 풀어 주겠다는 거짓말을 수백차례 들었다. 매일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기 때문에 풀려 나기 전 날에 민가에서 잘 때도 ‘이번에도 또 거짓말이겠지.’생각하고 믿지 않았다. 그는 적신월사 쪽에 인도되고 나서야 ‘아 진짜구나.’하고 생각했다. ●“첫날 소지품 모두 빼앗겨” 탈레반은 납치하자마자 소지품을 모조리 다 빼앗았다. 이씨는 디지털 카메라와 MP3 등을 모두 빼앗겼다. 탈레반의 협박에 겁이 났지만 용기를 내 “아빠가 준 신용카드는 돌려 달라.”고 했고, 탈레반도 잠시 그를 보다가 신용카드만은 돌려 주었다. 신용카드는 이씨의 아버지가 여행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비상금’으로 준 것으로 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유일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억류 내내 아버지의 이름이 쓰인 신용카드를 보며 아버지 생각을 했다. ●동굴과 움집에 가둔 후 밖에서 지켜 피랍생활 내내 4명은 산속에 있는 움집이나 동굴에 재우고 먹을 것은 빵과 홍차, 끓인 물 등을 주었다. 함께 있던 피랍자가 황달기가 있자 포도 등도 제공했다. 먹을 것은 항상 그 수준이었고, 동굴이나 움집 같은 곳에 살다 보니 온 몸에 벌레가 물어 성한 곳이 없었다. 동굴에 있을 때 탈레반들은 안에서 감시하는 것은 아니었고 움집이나 동굴에 가둔 뒤 밖에서 지키는 식으로 감시했다고 한다. 밤에 이동할 때는 오토바이에 태우고 데리고 다녔다고 이씨는 전했다. 계속 그렇게 지내다가 딱 하루 풀려 나기 전날 밤에 민가에 데려 가서 재웠다. 대화는 탈레반이 영어를 못해 손짓과 몸짓으로 했다. 피랍 내내 ‘죽이겠다.’는 협박보다는 반항하거나 도망을 갈까봐 거짓말하면서 주로 회유를 많이 했다. 안양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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