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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들이 뽑은 올해 황당사건

    대검찰청은 올 한해 일선 검사들이 경험한 황당한 사건을 모아 26일 공개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을 사칭해 구속된 한모(61)씨는 경남지역 조선업체를 돌며 19억원을 해외펀드 투자명목으로 받아챙겼다. 부인 장모(56)씨는 남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던 중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최모(54)씨를 소개받았다. 금테 안경에 검정양복, 절제된 언행을 보인 최씨는 “죄질이 나빠 검사와 기자에게 술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8차례에 걸쳐 7510만원을 뜯었다. 최씨는 지난 3월 부산지검 특수부에 검거됐다. 20대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또래 여성 B씨와 사귀었다.A씨는 수개월간 B씨와 사진과 전화통화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스키장에 간다던 B씨는 “사고를 당했다.”면서 86만원을 송금받은 뒤 자취를 감췄다. 검찰에 사기죄로 고소된 B씨는 46세 유부녀로 밝혀졌다. 사업실패로 도피생활을 하던 중 간암 말기인 남편의 통증을 완화시켜줄 패치를 구입하기 위해 딸의 사진과 명의를 도용했던 것이다. 서울 동부지검은 정상을 참작해 3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원주시 단독주택에 살던 성모(40)씨는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과 시비를 벌이다 구속됐다. 성씨는 원주지청 검사에게 “가족들이 굶고 있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칠순 노부모, 정신이상 남동생 등 성씨 가족은 5년간 외부와 왕래를 끊고 폐가에서 나뭇가지로 불을 피우며 죽으로 연명해왔다. 공기업 직원이던 성씨와 가족은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 같은 행각을 벌였다. 공소시효 6시간을 남기고 구속된 가정주부 C씨는 8년 전 사기도박단에 가담했다가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버스나 지하철만 이용해 도망다녔지만 결국 운수사납게도 불심검문에 걸렸다. 서울 남부지검은 극심한 치질을 앓다가 이전 근무처 화장실의 비데를 뜯어간 D씨 사건을, 대구지검은 간통죄 고소를 면하기 위해 부인을 협박해 내연녀와 3각 성관계를 가진 E씨 사건을 각각 황당한 사건으로 꼽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희망을 본 사람들] (2) 소년원 출신 대학 합격 김선영양

    선영(19·여·가명)이는 예쁘다.“소년원에서 생일 세 번 보냈어요. 뭐가 부끄러워요? 이렇게 잘됐잖아요.”라고 말하는 당당함이 매력 포인트다. 김선영양은 내년 봄 ㅇ대 사회체육학과에 들어간다. 어머니의 가출, 아버지의 죽음, 잇단 소년원행으로 점철된 10대의 끝자락에서 따낸 성취이기에 그의 감회는 더욱 남다르다. 선영양의 어머니는 그를 낳고 6개월 뒤 가출했다. 아버지는 술을 자주 마셨다. 운전기사를 하면서 돈벌이는 곧잘 했지만 사랑은 가르쳐 주지 않았다.“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법을 몰라요. 배운 적이 있어야죠.” 운동신경이 좋아 중학교에서 소프트볼을 했다. 신참인데도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숏필더로 뛰었다. 그 바람에 텃세에 치여 봉변도 많이 당했다. 없는 형편에 뒷바라지해 준 아버지를 생각하며 참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그는 운동부에서 뛰쳐나와 ‘거리 생활’을 시작했다. 배가 고팠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오토바이도 훔치고, 오락기도 털고 다니다 급기야 다니던 중학교에서도 사고를 쳤다. 친구 다섯이서 1층 교무실과 2층 교실을 싹쓸이했다.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있던 5만원과 휴대전화 7개가 나왔다. 고작 14살에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지금이야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땐 힘들었어요. 잠은 여자화장실에서 자고, 낮엔 옥상 넘는 게 일이었죠.” 결국 붙들려 16살 때인 2004년 1월 위탁감호 처분(4호)을 받고 강원도의 감호시설에 수용됐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치는 바람에 그해 3월 단기소년원 송치처분(6호)을 받고 6개월 동안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옛 안양소년원)에 머무른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2005년 2월 또다시 소년원 송치처분(7호)을 받고 19개월을 지냈다. 방황의 극한에 이르러서야 선영양은 희망을 만난다. 정심학교의 서설(26·여) 선생님이 그 희망이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었어요. 선생님이 대학에 가보라고 권유해서 그게 자연스레 목표가 됐죠.” “날 믿어준 사람을 실망시키긴 싫었다.”는 선영양은 소년원에서 15개월 동안 파워포인트, 한문, 워드, 문서실무사 등 자격증 9개를 땄다. 할머니(71)가 면회 올 때마다 자격증을 하나씩 보여 줬다. 뛸 듯이 기뻐하는 할머니를 보니 욕심이 생겼다. 지난해 4월에는 중·고졸 검정고시도 통과했다. 그때부터 대학에 목숨을 걸었다. 수시 전형으로 응시, 합격 통보를 받은 게 지난달 23일. 기뻐해야 할 날이었지만,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영양은 필기시험을 본 다음날, 방에서 숨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했다. 사인(死因)은 당뇨병에 알코올 중독. 선영양은 “그렇게도 아버지를 싫어했는데, 이제는 보고 싶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좀처럼 희망이 끼어들 틈이 없을 것 같은 인생이지만, 선영양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좋은 사람 되는 게 제 꿈이에요. 남한테 손 안 벌리고, 웃고, 평범하게 잘사는 거요. 나중에 태권도장 차려서 돈 벌려고요.” 글 사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숲에서 곰과 13년째 ‘동거’중인 남자

    “곰인형 아니예요~” 최근 미국에서 곰과 13년을 함께 살고있는 남자가 있어 화제가 되고있다. 올해 68세인 찰리 밴더그(Charlie Vandergaw)는 지난 1985년 알래스카 주 숲속에 작은 집을 한 채 짓고 살기 시작했다. 찰리는 “1년 중 6개월을 외부와 단절된 이 곳에서 지내고 있지만 전혀 외롭지 않다.”면서 “그 이유는 바로 곰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옛날에는 곰 사냥을 즐겼지만 어느새 곰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고 고백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숲에 살고 있는 곰들은 마치 자신들의 집인 양 자유롭게 찰리의 집을 드나든다. 곰들은 소파에 앉아있기도 하며 때로는 식탁에서 찰리와 함께 음식을 먹기도 한다. 찰리가 가장 좋아하는 곰은 ‘쿠키’라는 이름의 회색곰(grizzly bear·털빛깔이 회색에서 검은색까지 여러번 바뀌는 곰)으로 그는 “쿠키는 내가 본 곰 중 가장 아름답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찰리는 “쿠키를 처음 보았을때 무서워 도망가려 했지만 쿠키가 먼저 다가와 가슴팍에 머리를 부비며 애교를 부렸다.”고 전했다. 이어 “곰들이 겨울잠을 자는 시기가 오면 숲을 떠난다.”며 “나의 곰 사랑은 아내가 질투를 느낄 정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알래스카 안전국은 개인이 곰을 키우는 것은 불법이라며 여러 차례 경고를 했지만 찰리의 ‘사랑’을 이해하는 듯 별다른 법적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단독]대학 총학생회 ‘앨범 비리’ 얼룩

    졸업 앨범 제작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온 강원지역 대학 총학생회 간부들이 검찰에 적발된 가운데 경희대 수원 국제캠퍼스에서도 전 총학생회의 ‘앨범 비리’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총학생회가 아무런 검증장치 없이 앨범 제작업체를 자의적으로 선정하고 있어 앨범 비리가 대학가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도 크다.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따르면 이 대학 전 총학생회 졸업준비위원장 A씨가 2006년 10월쯤 800만원을 횡령한 것을 비롯해, 총학생회 전 사무기획처장 B씨는 올해 2월쯤 370만원을 빼내간 사실이 현 총학생회 자체 조사 결과 확인됐다. 전 학생복지위원장 C씨가 올해 8월쯤 학교의 한자특강을 알선하는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받은 70만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이 학교 총학생회는 올해 졸업앨범을 준비하면서 업체로부터 들어오는 발전기금이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자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A씨는 이 돈을 졸업준비위원장인 자신이 자신에게 장학금을 주는 형식으로 처리했고,B씨는 돈을 갖고 도망치기도 했다. 이 대학 전 총학생회장 하모(27)씨는 “업체로부터 받은 발전기금을 총학생회가 직접 받는 데 이 돈을 전 총학생회 간부가 횡령한 것”이라면서 “A씨는 액수가 커 이번에 선출된 총학생회가 임기 기간에 순차적으로 돌려받을 예정이며,B씨와 C씨는 이미 돈을 받아 학생회비로 귀속시켰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사건 당사자들이 반성하고 있는 만큼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부천 소사~안산 원시 복선전철 건설

    부천 소사~안산 원시 복선전철 건설

    경기 부천시 소사동과 안산시 원시동을 잇는 ‘소사∼원시 복선전철’이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된다. 기획예산처는 17일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공사는 2009년 하반기에 시작돼 2014년 하반기에 끝난다. 이 복선전철은 23.4㎞에 이르며, 모두 1조 3671억원이 투입된다. 오는 2015년부터 운영되는 이 노선은 수도권 남서부 지역의 안산선·경인선과 연결돼 광역철도망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경부선 단일축으로 운영되고 있는 남북방향 철도수송 체계도 경부축·서해축 등 2축 체계로 전환돼 수송능력이 확대된다. 또 경의선∼서해선의 연결로 남북간 수송로가 확보돼 남북교류 확대를 위한 간선철도 기능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김완섭 기획처 민자사업관리팀장은 “향후 철도사업의 경우 민간사업자가 운전 및 차량관리까지 담당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철도 건설·운영에 민간 경영체제가 도입되면 철도사업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의위에서는 또 내년부터 김포시 하수도처리장에 대한 공사에 착수하기로 결정, 공사가 끝나는 2010년부터 이 지역 생활하수를 처리한다. 아울러 경주시 하수도처리장도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1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기자실 대못질하고 해외로 도망가나

    ‘기자실 대못질’을 주도한 국정홍보처 방선규 홍보협력단장이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의 홍보담당 공사참사관에 내정됐다고 한다. 방 단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받들어 해외 기자실 운영실태를 조사하고,‘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의 초안을 만드는 등 취재통제 실무 작업을 총괄해온 장본인이다. 기자들은 일방적인 정부 부처의 기사송고실 폐쇄에 맞서 청사 밖의 커피숍이나 PC방을 전전하며 분투하고 있다. 전기와 인터넷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작업 중이다. 역사가 어떻게 평가하든, 세계 언론계가 비난을 하든 상관하지 않고 기자실 대못질이 무슨 큰 공로나 되는 듯이 이같은 포상인사를 하다니 홍보처 간부들의 후안무치함에 말문이 막힌다. 기자실 통폐합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 참여정부 실책 중의 실책으로 꼽힌다. 감사원도 국정홍보처에 대한 정책 감사를 예고한 상태다. 대선 후보 가운데 참여정부의 취재제한 조치를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따라서 기자실 대못질을 주도한 홍보처 간부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로 자리를 옮기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해외 도피나 마찬가지다. 방 단장이 갈 자리는 대미외교 홍보를 총괄하는 중요한 직책이다. 취재제한을 국정홍보로 착각하는 사람이 갈 자리가 아니다. 새 정부의 대미정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자질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해 보내는 것이 옳다. 중앙인사위원회가 임용제청 과정에서 걸러주길 당부한다.
  •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조씨 또다른 범행 노렸나

    강화도 총기 탈취의 용의자 조모(35)씨를 검거한 군·경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조씨를 대상으로 범행동기 등에 대해 철야조사를 벌였다. 조씨는 총기 탈취에 대해서는 혐의를 시인했지만 범행동기 등에 대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 3층짜리 단독주택의 반지하 1층에 세들어 살았다. 그다지 형편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방 2개와 부엌이 있는 15평짜리 셋방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25만원. 집주인 김모(69·여)에 따르면 조씨는 형편이 어려워 8개월 동안 월세를 내지 못해 보증금을 까먹어 보증금은 100만원만 남아 있는 상태다. ●셋방 월세 8개월치 못내 “생활고” 하지만 조씨는 검거 당시에 현금 100만원 뭉치 두 개와 10만원권 수표도 수십장을 소지하고 있었다. 조씨는 자신의 명의로된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갖고 있었다.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과 소지하고 있던 수백만원의 현금과 수표는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수백만원이 어디서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조씨가 탈취한 총기로 강도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면 경찰에 신고가 됐을 수밖에 없지만 아직 총기협박 강도 사건 신고는 없는 상태다. 조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차 안에서 “도망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조씨가 제2의 범행을 준비하려다 좁혀들어오는 수사망에 심리적인 압박을 느꼈을 수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조씨가 언론을 통해 수사흐름을 읽으면서 2차범죄가 불가능하며 곧 검거될 수 있다는 압박을 받아 치밀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좁혀오는 수사망 두려워 ‘편지 심리전´ 치밀하게 총기를 탈취했지만 제2의 범행을 저지르기에는 조씨가 심리적인 압박과 불안감을 심하게 느꼈을 수 있다. 그래서 조씨는 전남 장성에서 총기를 모두 버리고 부산에서 경찰에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넣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표창원 교수는 “범인이 전화가 아닌 편지를 이용한 것은 자수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사건을 축소하고 좁혀오는 수사망을 피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가 작성한 편지에서도 이런 불안감은 드러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용택 대한문서감정사회 회장은 “용의자가 편지에 쓴 필체는 막대기를 치듯이 쓰는 글자로 마음이 쫓기고 매우 불안정할 때 나타난다.“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있는 것은 자기 생각을 과신하는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리니지’ 게임을 좋아했다. 리니지에 보면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는 내용이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9)우여곡절 속 후금과의 관계

    [병자호란 다시 읽기] (49)우여곡절 속 후금과의 관계

    정묘호란 직후 조선은 후금에 유연한 태도를 취했다. 모문룡을 비롯한 한인(漢人)들의 비방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후금 사자에 대한 접대나 그들과의 무역에 성의를 보였다. 하지만 조선의 입장에서 후금과의 우호 관계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것이었다. 조선이 후금을 ‘오랑캐’로 인식하고 있는 한 ‘내키지 않는 관계’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연적으로 파열음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후금, 병력 철수하고 조선과 사신교환 정묘호란이 끝난 뒤에도 의주 등지에 병력을 주둔시켰던 후금은 1627년 9월경부터 병력을 철수시켰다. 두 나라의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당시 조선과 후금은 정기적으로 사신을 교환했다. 인조는 신료들에게 호차(胡差·후금 사신에 대한 멸칭)들을 우대하여 환심을 잃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후금 또한 호란 직후에는 조선에 매우 우호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 때문에 심양을 왕래하는 조선 사신들의 후금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었다.1627년 5월 심양에서 돌아온 원창군(原昌君) 일행은 인조를 만난 자리에서 ‘후금 사람들이 매우 친절했다.’고 보고했다. 인조가 홍타이지와 후금 신료들의 인물됨을 묻자, 호행관(護行官) 이홍망(李弘望) 등은 모두 뛰어난 인물들이라고 칭찬했다. 인조의 우호적인 태도는 후금 사신들을 접견할 때 잘 나타났다.1627년 5월 서울에 왔던 후금 사신 용골대는 인조를 만났을 때 ‘전하께서는 극진하게 대우하시는데 관리들이 삼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조선 관리들이 그를 인조에게 인도하면서, 대궐 문 앞에서 말에서 내리게 하고 인도자도 없이 한참 걷도록 만든 것이 불만이었다. 인조는 즉각 사과하고 용골대 등이 나갈 때 어로(御路)에서 말을 타고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당시 봉산(鳳山)에 살던 백성 박응립(朴應立)과 황하수(黃河水)가 서울로 올라가던 용골대 일행을 가리키며 ‘죽여야 한다.’고 소리친 사건이 있었다. 용골대 일행이 불만을 터뜨리자 조정은 봉산에 이문(移文)하여 곧바로 그들을 붙잡아 하옥시키고 후금 사신 일행의 경호를 강화하는 조처를 취했다. 비변사 신료들은 ‘호인들과 기미(羈)하기로 작정한 이상 원하는 물품을 많이 주어 그들을 기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조와 신료들을 막론하고 정묘호란 직후 후금을 대하는 조선의 자세는 유연했다. 그런데 병자호란 무렵이 되면 이 같은 유연함을 도무지 찾을 수 없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開市에 대한 후금의 열망 정묘호란 직후 후금이 조선에 가장 강하게 바라던 것은 무역이었다. 그들은 시장을 열어 쌀을 공급해 달라고 간청했다. 쌀뿐만이 아니었다. 생필품과 사치품을 막론하고 후금이 요구하는 물품은 참으로 다양했다.1628년 1월 서울에 왔던 후금 사신들은 홍시와 대추, 알밤 등 과일과 약재 등을 요구했다. 중국산 비단과 청포(靑布), 일본에서 들여오는 후추를 비롯하여 단목(丹木), 칼과 창 등도 그들의 관심 품목이었다. 명과 적대 관계가 지속되면서 과거와 달리 만주 지역으로 몰려오던 중국 상인들이 끊겨 버린 상황에서 후금이 원하는 물품을 공급해 줄 나라는 조선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선은 후금과의 교역에 소극적이었다. 일단 교역의 문을 열어줄 경우, 후금 측의 요구가 끝없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상헌을 비롯한 일부 신료들은 특히 중국산 물화를 후금 상인들에게 파는 것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다.‘하찮은 오랑캐에게 천조(天朝)의 물품을 넘겨주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는 것이 명분이었다. 1627년 12월 심양에 갔던 회답사(回答使) 박난영(朴蘭英) 일행은, 중강(中江)에서 속히 시장을 열어 교역하자는 후금 측의 재촉에 시달려야 했다. 박난영은 ‘전쟁 때문에 평안도와 황해도가 극히 피폐해졌다.’는 것,‘명나라 산 물자는 조선이 구하기 어렵다.’는 것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지만 후금 측은 집요했다. 후금 측은 ‘조선과 후금이 이미 한집안이 되었으니 어려움을 서로 구제해야 한다.’며 ‘모문룡은 값도 치르지 않고 조선으로부터 쌀을 공짜로 빼앗았지만 우리들은 정당하게 값을 치르고 사겠다는데 뭐가 문제냐.’라며 회답사 일행을 압박했다. 조선 측은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조선은 이후 쌀과 과일, 약재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산 물품 등도 후금 측에 공급했다. 중국산 물품은 가도를 통해, 일본산 물품은 왜관을 통해 입수되었다. 당시 가도에는 명의 강남 등지로부터 수많은 상선들이 모여들었다. 조선 상인들은 은이나 인삼을 갖고 가도로 가서 비단과 청포 등을 구입하여 그것을 다시 후금 상인들에게 판매했다. 사실상 후금에 중국과 일본산 물자를 공급하는 중개자 역할을 했던 셈이다. 조선은 또한 후금과의 개시를 통해 피로인(被擄人)들을 속환(贖還)하려고 시도했다. 피로인이란 정묘호란 당시 후금군에 사로잡혀 끌려갔던 포로들을 말한다. 호란 당시 무방비 상태였던 서북 지방에서는 엄청난 수의 포로가 생겨났다.1627년 5월 평안도 평양, 강동(江東), 삼등(三登), 순안(順安), 숙천(肅川), 함종(咸從) 등 여섯 고을에서 파악된 포로 숫자만 4986명이었다. 같은 해 6월의 기록에 따르면 심양에서 도망쳐 오는 포로의 숫자가 매일 40명에서 50명에 이른다고 할 정도였다. 이것을 토대로 계산하면 당시 후금군에 끌려간 피로인의 수는 최소 수만 명을 넘는 수준이었다. 조선은 개시에서 후금 측에 쌀을 공급하는 대가로 피로인들을 넘겨받고자 했던 것이다. ●피로인 송환 등 둘러싸고 분열양상 1628년 2월 후금 측은 개시가 열린 중강에 200여명의 피로인을 데리고 왔다. 그들 가운데 조선에서 우선적으로 속환하려 했던 사람들은 귀의할 수 있는 부모나 형제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포로들의 몸값을 정하는 것도 문제였다. 결국 개시 장소에 왔던 200여명 가운데 70명 정도만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행운을 얻었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후금 상인들은 자신들이 어렵게 데려온 피로인들을 모두 구입해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고국 귀환을 애타게 고대하고 왔다가 후금 병사들에게 이끌려 도로 심양으로 돌아가는 피로인들은 조선 국경 쪽을 쳐다보며 통곡했다. 처참한 광경이었다. 후금과의 개시는 유지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파열음을 냈다. 우선 개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사뭇 달랐다. 조선은 봄가을 두 차례 개시할 것을 원했다. 후금 측은 봄, 여름, 가을 세 번을 정기적으로 하되 필요하면 제한을 두지 말자고 맞섰다. 그들은 중강 이외에 함경도의 회령에서도 개시하자고 요구했다. 개시할 때 후금 측이 데리고 오는 인원의 숫자도 문제였다. 1628년 2월 중강에서 개시할 때 용골대 일행은 자그마치 1300명의 인원을 데리고 왔다. 그들에게 필요한 식량과 마초는 전부 조선 측의 몫이었다. 조선은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 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후금 측은 조선과 명의 전례를 들고 나왔다.‘과거 조선이 명과 개시할 때는 소와 돼지까지 증여했는데 우리에게는 식량과 마초만 주는데 무엇이 부담스러우냐?’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조선이 계속 식량 공급을 거부하면 서울로 올라가서 소 몇 백 마리와 군사들이 한 달 먹을 식량을 얻어 내고야 말겠다고 협박했다. 조선은 결국 용골대 일행에게 쌀 2000섬을 그냥 주기로 약속했다. 후금에서 도망쳐 온 피로인들을 송환하는 문제도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후금은 수시로 조선에 국서를 보내 조선이 고의로 피로인들을 숨겨 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피로인들을 ‘피 흘려 얻은 대가’로 여겨 송환을 요구하는 후금과 ‘살겠다고 도망 온 혈육’을 송환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던 조선의 갈등은 필연적이었다. 양국 관계는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여자화장실에 주정꾼 들어와… “이것도 숙녀용이요”

    지난 27일 하오 5시께 부산(釜山)시 부산진(鎭)구 K여관 근처의 공중변소에 난데없이 술취한 주정꾼 중년사내가「여자용 화장실」에 들어 왔는데-. 용변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20대 처녀들 3명이 기겁하게 놀라『여긴 숙녀용이요』하고 경고의 고함. 몽롱한 시선을 쳐든 주정꾼은 물러가진 않고 부시럭 부시럭 아랫단추를 플더니 망칙하게 그걸 꺼내어 놓고 한다는 소리가『이것도 숙녀용이요』-결국은 처녀들이 주정꾼을 피해 도망. -취했어도 말은 맞았군. [선데이서울 71년 4월 11일호 제4권 14호 통권 제 131호]
  • [책꽂이]

    ● 나는 나를 안다(김원일 지음, 푸르메 펴냄) 분단문학의 기수인 김원일의 작품집. 표제작을 비롯해 ‘환멸을 찾아서’‘손풍금’‘임을 위한 진혼곡’ 등 4편이 실렸다. 박완서의 ‘환각의 나비’, 이청준의 ‘퇴원’, 양귀자의 ‘다시 시작하는 아침’에 이은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문학상 시리즈 4번째 작품집.1만 500원.● 토트 신전의 그림자(미하엘 파인코퍼 지음, 배수아 옮김, 열림카디널 펴냄) 베스트셀러 ‘룬의 교단’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역사추리 소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사건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런던의 살인마 잭’과 고대 이집트의 신 토트 숭배를 모티브로 삼은 스릴러.1883년 대영제국의 수도 런던의 악명 높은 빈민가 화이트채플에서 매춘부가 잔인하게 살해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1만 3000원.● 파파스(오진원 지음, 풀그림 펴냄, 전3권) 정해진 규율에 딱딱 맞춰 사는 것이 싫어서 ‘딱딱맞춰 나라’를 도망치다 들킨 꼬마 마법사 이야기. 파파스는 인간 세계에 내려가 착한 일을 해야 하는 벌을 받게 된다. 어려운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파란책 속에 숨어 살게 된 파파스의 도움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담은 연작 소설. 각권 8000원.● 안국동 울음상점(장이지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2000년 ‘현대문학’으로 데뷔한 시인이 등단 7년 만에 선보이는 첫 시집. 차이밍량의 영화,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 장 콕토의 시 등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시적 자양분을 끌어낸다.6000원.●위화(김정산 지음, 포북 펴냄) 신라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도의 시조 위화(魏花)를 조명한 역사소설. 주인공 위화와 주변 인물들 곁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따라가며 27개의 에피소드로 엮었다.1만원.
  • [깔깔깔]

    ●가장 무서운 짐승은?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짐승은 누구인지 곰과 사자와 닭이 격론을 벌였다. 곰이 먼저 말했다. “내가 한번 그르릉하며 앞발을 들고 일어서면 사람들이 기겁을 하며 도망가지.” 사자가 말했다. “내가 한번 으르렁거리며 울부짖으면 사람들이 겁에 질려 까무러치지.”마지막으로 닭이 말하길,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재채기를 한번 하면 전 세계가 공포에 빠지는 거 몰라?” 조류 바이러스에 걸린 닭이었다.●나이 추정 놀이터에서 너댓살쯤 돼 보이는 두 꼬마가 처음 만났다. 한 아이가 물었다. “난 다섯 살인데, 넌 몇 살이니?” “몰라.” “그럼, 너 여자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니?” “아니.” “그럼, 넌 네살 미만이야.”
  • [05일 TV 하이라이트]

    ●TV, 책을 말하다(KBS1 밤 1시) 안정된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삶을 누리라고 말하는 책 ‘디지털 보헤미안’.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자존심을 이야기하는 책 ‘자존심’. 자신들만의 색깔로 자유롭게 음악을 만들어 내는 가수 김창완, 김C, 이상은이 예술마을 헤이리에서 만나 이 두권의 책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다큐 여자(EBS 오후 7시45분) 순임씨의 바쁜 하루가 시작됐다. 월요일 아침, 이른 시간부터 그녀가 서두르는 이유는 병원에 친절 강의를 하러 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일찍 시작한 하루지만 순임씨에게는 짧기만 하다. 강의를 마치기 무섭게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장애인 노래자랑’ 상품 협찬받으러 달려간다.   ●클로즈업(YTN 낮 12시35분) 본업은 의사지만 주식투자 전문가로 통하는 사람, 그래도 본인은 의사임을 고집한다. 개미투자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박경철씨와 함께 요즘 변동이 심한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들어본다. 또 올해 말, 내년 초 이후의 증시 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 전문가의 입장을 들어본다.   ●태왕사신기(MBC 오후 9시55분) 담덕은 지금부터 수지니가 있는 곳이 자신의 궁이라고 말하고, 수지니는 눈물 흘린다. 정신을 차리고 도망치던 감동은 화천에게 제압당해 주저앉고, 대장로에게 수지니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났다고 전한다. 아직을 납치한 대장로는 담덕을 기다리고, 담덕은 태왕군을 이끌고 아불란사로 향한다.   ●로비스트(SBS 오후 9시55분)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회장은 해리를 찾아와 핵잠수함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태준은 태혁이 마리아를 로비스트로 계속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강회장 앞에서 말다툼을 벌인다. 한편, 장태성 의원만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마담채는 대통령아들과 손을 잡겠다는 의사를 해리에게 전한다.   ●인순이는 예쁘다(KBS2 오후 9시55분) 상우에게 상처받고 돌아온 인순은 오기에 차서 성공을 다짐한다. 인순에 대한 사랑이 커져만 가고 있는 상우는 마음과 달리 그녀의 심사를 건드린다. 한편, 병국은 선영의 팬 카페까지 만들며 흠모의 열정을 쏟는다. 명숙은 병국이 모아둔 선영의 사진과 자료들을 발견하고 불안해 하는데….
  • [병자호란 다시 읽기] (48)가도 정벌이 유야무야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48)가도 정벌이 유야무야되다

    가도 정벌 방침이 전격적으로 결정되자 신료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먼저 병조판서 이귀가 나섰다. 그는 ‘주장(主將) 진계성을 함부로 살해한 유흥치를 토벌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바다 건너 정벌하는 데 한 달 이상 걸리고, 중국 조정과 상의하지 않을 경우 의심을 살 우려가 있다.’며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노기 띤 목소리로 “이 자리는 반역자 토벌을 논의하는 자리지 군대 해산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귀의 주장을 일축했다. 유흥치의 반란을 응징하겠다는 인조의 결의는 확고해 보였다. ●인조의 토벌 강박증 이귀는 다시 ‘훈련도 안 된 병력을 하루아침에 멀리 보내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한 일을 시도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그러자 인조는 ‘병조판서가 그렇게 말하면 병사들의 맥이 풀린다.’며 계속 반대할 경우 처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귀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군법으로 처벌하려 한다면 기꺼이 죽을 것’이라며 이미 죽음을 목전에 둔 자신의 충고를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이귀가 ‘죽음’ 운운하자 인조는 노여움을 이기지 못하고 회의를 파해버렸다. 1630년 4월27일에도 인조와 신료들 사이의 갑론을박은 지속되었다. 이정구(李廷龜)는 먼저 황제에게 주문(奏聞)한 뒤 성지(聖旨)를 받들어 토벌하자고 주장했다. 인조는 배반한 적은 누구나 토벌할 수 있는 것이라며 명 조정에서 회답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일을 성사시킬 수 없다고 했다. 인조가 워낙 강하게 나오자 신료들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끼리 비변사(備邊司)에 모여 회의할 때는 출병에 반대하거나 부정적이었던 신료들도 인조 면전에서는 태도가 달라졌다. 최명길은 ‘비변사에 있을 때는 반대하다가 주상 앞에서는 순종하기에만 급급하니 신하의 도리가 어디로 갔냐.’며 이서와 정충신의 태도를 비판했다. 인조는 토벌에 관한 한 강박증에 걸린 것 같았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돕기에는 역부족이지만 맹세코 이 적을 섬멸하여 황은에 보답하고 싶다. 무기는 흉한 물건이고 전쟁은 위험한 것인데 나라고 좋아서 하겠는가?”라며 신료들의 감성에 호소했다. 김류는, 출정 날짜가 다가오는데 논의가 계속 분분하면 장수들이 동요할 것이라며 성사를 기약하려면 군법을 엄격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류가 자신에게 영합하는 태도를 보이자 인조 또한 “의심을 품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4월28일, 이귀는 인조에게 다시 면담을 요청했다. 그는 혹시라도 불리할 경우 원한을 사서 화를 재촉할 것이니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곧 이어 홍문관과 양사(兩司)의 신료들이 나서 출정 명령을 거두라고 촉구했다. 인조는 “향후 망령되이 반대하는 자는 중률(重律)로 처단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곧 이어 출정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총융사(摠戎使) 이서에게 갑주(甲胄)와 궁시(弓矢)를 하사했다. 그럼에도 병조판서 이귀가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자 인조는 그를 파직시켰다. ●토벌군의 출정과 상황의 변화 비변사는 병선 열 다섯 척을 징발하여 격졸(格卒)과 군량 등을 싣고 5월15일 이전까지 강화도 교동(喬桐) 앞 바다에 대기하도록 조처했다.4월29일에는 정벌에 즈음하여 가도의 중국인들에게 보내는 격문(檄文)이 만들어졌다. “지금 역신(逆臣) 유흥치는 스스로 사사로운 불화를 조성하여 가슴에 음모를 품고 승냥이나 이리 같은 흉악한 세력을 끼고 벌이나 전갈처럼 독기를 뿜어대었다. 붙잡혀 온 달족( 族-후금 투항자)들을 불러모아 감히 반란을 일으켜 주장을 멋대로 해쳤는가 하면 통판(通判) 등과 각부(各部)에서 파견한 관리도 아울러 죽여 반역의 기운이 하늘에 닿았다.(중략) 이에 우리 전하가 한 번 크게 성내시어 군사를 대대적으로 동원한 것이다. 본관이 나라의 명을 삼가 받들어 삼군을 이끌고 바다와 육로로 일제히 진격하며 동서에서 동시에 포위하려 하는데, 의기에 격동되어 사기가 저절로 배나 치솟고 있으니, 탄환(彈丸)만 한 너희 일개 섬이 어떻게 빠져 달아날 수 있겠는가? 그대들은 반역의 변고가 호로(胡虜)보다 심하다는 것을 깨닫고 빨리 유흥치를 묶어 군문 앞으로 끌고 오라.” 반란을 일으킨 유흥치 일당에 대한 토벌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조선군에게 저항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월 4일 인조는 도승지를 서쪽 교외로 보내, 가도를 향해 출정하는 총융사 이서와 부원수 정충신의 장도(壯途)를 축원하는 송별식을 열어 주도록 했다. 이서는 어영군 병력을 이끌고, 황해감사 이여황(李如璜), 병사(兵使) 신경인(申景)과 함께 황해도 안악(安岳)으로 나아가 주둔했다. 부원수 정충신은 전라도와 충청도의 수군 병력을 이끌고 황해도 은율(殷栗)로 나아가 명을 기다렸다. 조선군이 이렇게 가도 공격을 준비하고 있을 때 상황은 엉뚱한 방향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유흥치가 전함 49척을 이끌고 가도를 떠나 등주(登州)를 향해 출발했던 것이다. 평안감사 김시양(金時讓)의 장계를 통해 이 소식을 접한 조정은 당황했다. 토벌의 1차 대상인 유흥치가 섬을 비웠기 때문이다. 김시양은, 유흥치가 없는 이상 가도로 진격하여 그의 심복들을 사로잡고 창고를 봉한 뒤 황제의 명령을 기다리자고 했다. 총융사 이서는, 소굴이 비었으니 가도 공격이 무익해졌다며 아군의 대선(大船)을 숨기고 선봉을 접근시켜 유흥치를 유인해야 한다는 계책을 제시했다. 유흥치가 섬을 비우는 바람에 조선의 정벌은 자칫하면 ‘싸움을 위한 싸움’,‘공격을 위한 공격’으로 전락할 판이었다. 비변사 신료들은 인조에게 먼저 가도 사정을 철저히 정탐하라고 촉구했다. 유흥치가 병력을 이끌고 섬을 떠났기 때문에 그가 명 본토를 공격할 것인지, 후금에 투항할 것인지, 요동 반도 연안의 여러 섬들을 노략질할 것인지, 명의 아문으로 가서 귀순할 것인지를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류 또한 공격을 멈추고 사태를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프닝으로 끝난 토벌 분위기가 바뀔 조짐을 보이자 인조가 다시 선을 그었다. 그는 ‘유흥치가 우리의 공격 기미를 눈치채고 일단 섬들 사이로 피했다가 우리의 자세가 해이해지기를 기다려 공격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도로 들어가 그 심복들을 죽인 뒤 병력을 선천과 철산 사이에 주둔시키라고 지시했다. 또 이서에게도 밀서를 보내 섬을 반드시 토벌하고 항복한 달족들을 처단하라고 지시했다. 가도에 대한 공격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던 6월, 후금 사신 일행이 서울로 들어왔다. 그들은 조선이 여전히 가도에 쌀을 공급하고 있다고 힐책하고, 과거 자신들이 무역했던 청포(靑布)를 유흥치에게 빼앗겼다며 그것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실제 의주의 압록강 건너편에서는 후금군 3000명이 청포를 내놓으라고 무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참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가도 정벌에 신경 쓰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인조는 그럼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가도를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벌을 그만두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이어졌다. 토벌군 병력들은 한창 더운 여름철에 무작정 해상에서 대기해야만 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 원성이 터져나왔다. 1630년 6월28일, 부원수 정충신은 조정에 보낸 장계에서 군사를 파하라고 촉구했다. 일선 지휘관으로부터 파병(罷兵) 의견이 제시되자 비변사 신료들은 속히 정벌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오직 김류만이 토벌을 중지하는 데 반대했다. 인조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을 때 최명길이 나섰다. 그는 ‘해상에서 노숙하느라 지쳐 쓰러진 병사들이 많은데 장수들은 그들이 도망갈까 염려하여 상륙을 금지하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놀란 인조는 결국 수군만 남기고 육군은 철수시키라고 지시했다. 가도 정벌 시도가 결국 유야무야 되는 순간이었다. 나라 안팎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전후의 맥락을 제대로 헤아려 보지 않고 내렸던 인조의 ‘결단’이 해프닝으로 끝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04일 TV 하이라이트]

    ●착한여자 백일홍(KBS2 오전 9시) 현명은 승표와 아영이 곧 결혼할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난처한 일홍은 현명을 데리고 서둘러 나오다 그만 현명의 다이어리를 떨어뜨리고 만다. 다이어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온 승표는 다이어리 속 자신에 대한 내용을 보며 일홍에 대한 상념에 빠지게 된다.   ●김치 치즈 스마일(MBC 오후 8시20분) 신구는 수영이 월도의 놀이 선생을 돈을 주고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이 놀이 선생이 되어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신구와 공부를 하고 난 월도는 신구에게 배웠다며 자꾸 이상한 말들을 하기 시작한다. 한편, 기준은 자신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신문을 기념으로 한 부씩 가지라며 식구 수대로 사온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30분) 아무 이유 없이 떼쓰는 구제불능 네살배기. 집에서도, 길을 가다가도, 다른 사람 집에서도 바닥에 누워 주위 사람들이 경악할 정도로 떼를 부리는 아이. 덕분에 동네에서도 유명한 두 형제가 있다. 엄마의 힘으로는 도저히 연년생 형제를 감당할 수 없어 제작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기존의 치과에 스파 개념을 접목시킨 `덴탈스파´. 은은한 촛불과 아름다운 꽃, 잔잔한 음악에 둘러싸여 편안히 마사지도 받는다. 허브 성분이 들어간 목 받침대와 따뜻한 수건, 신경을 안정시키는 음료 등이 기본제공된다. 이밖에도 피부재생 마사지와 파라핀 손 마사지, 매니큐어, 지압 등도 두루 제공된다.   ●TV 갤러리 호가드의 `정략결혼´(EBS 오후 8시20분) 영국의 국민 화가이자 18세기 풍속화가로 알려진 윌리엄 호가드. 그와 그의 그림들을 만나본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미술의 불모지였던 영국. 호가드로 인해 영국 미술이 주목받기 시작한 배경을 들어본다. 은 세공사와 판화가, 궁정화가까지 여러 분야에 도전했던 호가드를 만나본다.   ●아름다운 시절(KBS1 오전 7시50분) 진숙은 여전히 자기를 소매치기로 알아보는 경호를 따돌려 도망가고, 경호는 그릇을 치우고 있는 한씨를 통해 진숙이 국밥집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재혁의 합의금을 들고 경찰서에 간 순애는 상대편에서 갑자기 합의를 안 해주겠다는 소리에 기가 막힌다.
  • [본격 선거전 돌입] 鄭,여수엑스포서 첫 공식행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는 27일 여수∼파주∼대전∼서울 등으로 남북축을 오르내리며 평화경제시대·국민통합의 정부·가족행복시대 등 3대 비전을 알리기에 총력전을 폈다.‘평화’를 모토로 한 첫 공식 유세는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서 이뤄졌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경제 시대’를 선포하고 ▲남북평화협정 임기 초기 체결 ▲남북경제공동체 실현 ▲한반도 5대 철도망·대륙철도 연결 등 ‘3대 공약’을 강조했다. 그는 “부산에서 파리, 목포에서 베를린 가는 시대는 한나라당으로는 불가능하다.”면서 “도라산 정신으로 12월 19일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날 새벽 여수 세계박람회(EXPO) 유치 발표 현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여수에서 백두산까지 멈추지 않고 끝까지 달리기하면 내가 1등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여수에서 도라산역으로, 이어 대전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공동선대위원장들은 한반도 대륙철도의 비전을 내보이는 뜻에서 정 후보가 도라산역을 찾은 시각 각각 광주, 부산, 원주에서 유세를 가진 뒤 대전에서 합류했다. 유세 열기가 달아오르자 대전역은 한나라당 이명박·무소속 이회창 후보 성토장으로 바뀌었다. 정 후보는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가져올 변화는 나쁜 변화이고 나라 망치는 변화”라면서 “정동영이 좋은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해 고생한 동생들 얘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흘린 그는 “가족은 이런 것이다. 제가 여러분의 장남이, 가족이 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서울 명동에서 ‘안아 주세요’ 캠페인으로 ‘가족행복시대’를 홍보한 뒤 저녁에는 서울역을 찾아 다시 한번 한반도 대륙철도 공약을 강조했다. 이후 정동진 해맞이를 떠나는 지지자들과 서울역에서 청량리까지 동승해 ‘기차 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자신의 대륙철도 공약을 조목조목 비교했다. 서울 파주 대전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선택 2007 D-22] 후보 초반 기선잡기 신경전

    제17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26일 주요 후보들은 상대편에 대한 맹공전을 벌이면서 초반 기선잡기에 전력을 쏟았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이날도 BBK 의혹사건에 화력을 집중하며 칼날 대치를 이어갔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평화경제론을 앞세우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경제론에 맞불을 놨다. 정 후보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대선에서 낡은 경제, 허구적 경제신화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선언했다. 신당측은 내친김에 이 후보를 ‘전과 16범’이라며 몰아붙였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선대위원장회의는 이 후보에 대한 성토장이었다.‘상습 거짓말쟁이’,‘위장 강사’ 등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 후보는 “탈세한 대통령이 탈세를 단속하고, 주가조작을 벌인 대통령이 주가조작 사건을 엄단하라고 하면 먹히겠느냐.”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김근태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 60%가 김씨의 말을 더 신뢰하는데 이 후보를 왜 지지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이 노망든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국민들을 믿는다.”고 말해 파문이 일자 곧바로 사과 성명을 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정권교체를 통한 경제살리기’에 주력하면서도, 정 후보에게는 참여정부 실정의 책임을 묻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는 무책임한 후보라며 양공 작전을 구사했다. 이 후보는 당이 주최한 일류국가비전선포식에서 “지난 5년은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면서 “아무리 잘해 보겠다고 해도 실패했기 때문에 공허한 약속”이라며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후보는 BBK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상대는 BBK에만 매달려 있다. 검찰 발표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역공을 폈다. 강재섭 대표는 이회창 후보를 향해 ‘철천지 원수’라는 표현을 쓰며 “남이 열심히 농사 지어 수확하는데 낫 하나 들고 와서 거들겠다는 건 비민주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후보등록을 마친 뒤 “단순한 정권교체가 아닌 무능하고 부패하지 않은 후보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며 정·이 후보를 동시에 겨냥했다. 이 후보는 서울 단암동 캠프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한나라당은 BBK 문제가 커지지 않고 이대로 간다면 정권이 교체된다고 믿으며 현실에 안주하고 있다.”면서 “이대로는 절대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대통합민주신당은 선대위 차원에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관련 불법행위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수사내역 공개를 촉구하며 항의 집회를 가졌다. 김현미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BBK 사건의 종결을 선언했지만 이는 도망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신당의 BBK 의혹사건 총공세를 ‘무분별한 폭로전’으로 규정하며 의혹 차단에 나섰다. 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한 신당의 정봉주 의원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 배상을 비롯해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구혜영 한상우기자 koohy@seoul.co.kr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8) 제임스-랑게 이론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28) 제임스-랑게 이론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을 때 가만히 표정을 보시기 바랍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공부를 하는 아이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양 미간에 힘을 주고 입을 쑥 내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지금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별로라는 시큰둥한 대답부터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받는데 별걸 다 묻는다는 퉁명스러운 반응까지 부정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할 때는 심각한 표정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찌푸린 얼굴 자체가 공부를 재미없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학습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점을 아신다면 어떨까요. 자녀들이 인상 쓰며 공부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겁니다. 다음 사진은 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1988)등의 연구에 참여한 실험 참가자들의 얼굴입니다. 이 연구는 만들어진 표정과 기분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기분은 세상을 평가할 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찌푸린 얼굴이 공부를 재미없게 만들어 부정적인 정서를 만들어 내기 위해 남학생의 양 미간에 골프 티를 붙였습니다 .(사진 1) 티 끝이 서로 만나도록 얼굴 근육을 사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사진 2) 이럴 때 사용하는 근육은 양미간을 찌푸릴 때 사용하는 근육과 동일합니다. 또는 펜을 입술로 물고 있도록 했습니다.(사진 3) 치아를 사용하지 않고 입술로만 물고 있을 경우에는 뾰로통하게 입을 내밀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가 만들어 집니다. 긍정적인 정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치아로 펜을 물고 있으라고 했습니다.(사진 4) 이때는 활짝 웃을 때와 같은 근육 상태가 만들어집니다. 그러고는 골프티를 단순히 양 미간에 붙이고만 있는 경우와 골프티 끝을 맞닿게 하기 위해 양 미간의 근육을 사용한 경우, 펜을 입술로 물고 있는 경우, 치아로 물고 있는 경우에 각자의 기분을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양미간 근육을 사용한 경우와 입술로 펜을 문 경우는 기분이 나쁘다고, 치아로 물고 있는 경우는 기분이 좋다고, 단순하게 골프티만 붙이고 있는 경우는 그저 그렇다는 보고를 했습니다. 기분의 차이는 확연했습니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분의 차이보다도 더욱 흥미로운 결과는 각 실험 참가자에게 만화책을 읽도록 하고 그 만화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평가하도록 했을 때 나왔습니다. 단지 펜을 입술로 물고 읽었느냐 치아로 물고 읽었느냐의 차이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만화책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치아로 펜을 물고 읽은 참가자가 만화책을 더 많이 더 열심히 봤고 기억도 더 잘 한 것은 당연지사이겠지요. UCLA대학의 이차크 프리드(1998)는 사람 뇌 속의 웃음 중추를 발견했습니다. 아무런 웃을 거리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웃음 중추를 자극하면 웃는 것이었습니다. 웃음 중추를 약하게 자극하면 조금 웃고 강하게 자극하면 포복절도하며 웃었습니다. 웃는 근육을 사용하게 하면 웃음 중추가 활성화되고, 웃음 중추를 자극하면 웃는 근육이 사용되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웃음 중추를 자극하기 때문에 웃는 것인데도 진짜로 유쾌하고 즐겁다고 보고했습니다. ●웃음중추 뇌세포 활성화 때 의사결정 원활 최근에는 웃음 중추의 뇌 세포가 활성화되면, 판단하고 추리하고 의사결정하는 뇌 영역까지 그 활동이 전달되어 판단과 추리, 의사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는 연구결과나 웃음 중추의 활성화가 뿌듯함을 관장하는 뇌 부위에 전달되어 학습효과가 향상된다는 뇌기반 학습 연구의 결과도 잇달아 보고되고 있습니다. 19세기말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와 칼 랑게(Karl Lange)는 사람들을 면밀히 관찰한 후 ‘울기 때문에 슬퍼지고, 도망가기 때문에 무서워지고 웃기 때문에 행복해진다.’고 했습니다. 이제는 ‘찡그린 표정이 울음 뇌를 활성화시켜 공부 뇌를 억제하고, 웃는 표정이 웃음 뇌를 활성화시켜 공부 뇌가 활발해진다.’고 바꿔 말해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공부하는 아이들의 표정까지도 관심있게 살펴보고 지도해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 종로 밤의 여왕「민마담」이 잡혔는데…

    종로 밤의 여왕「민마담」이 잡혔는데…

    종로의「민(閔)마담」을 모르면 서울에선「플레이·보이」자격이 없다는 얘기가 있다. 종로3가의 사창가 초창기부터 포주「콜걸」여두목으로 20여년「윤락행위」의 알선에 진력(?)해온「베일」속의 여성. 지난 19일 아침, 드디어 종로서 형사들에 쫓기어 하필이면 냄새퀴퀴한 변소구멍을 통해 도망치려다 본모습을 드러냈는데-. 종로선「박쥐왕」으로 통해「춘희(椿姬)」처럼 기구한길 걷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 시민으로부터 모종의 정보가 들어온건 지난 18일 저녁. 내용인즉 서울시내 시민회관 근처 당주(唐珠)동 45의 9호 가옥에 가면 윤락행위하는「콜걸」과 그 왕초「민마담」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민마담」- 전화를 받고 있던 당직자의 귀가 번쩍 띄었다. 「민마담」이라면 종로경찰서 민완형사들이 어이없게도 망신당한 일이있는 여성이었다. 지난 69년 7월. 종로경찰서는 희대(?)의 포주『민마담을 잡아라』하는 특별명령으로 부산을 떨었다. 서린(瑞麟)동 모처에 은닉하며「콜걸」조직을 이용, 떼돈을 벌고 있다는「베일」속의 여성. 종로서는 1가파출소에 10명의 기동경찰을 집결시켜「민마담」이 있다는 집을 덮쳤다. 그러나 걸린 것은 10명의「콜걸」뿐.「민마담」은 경찰을 조롱하며 날렵하게 몸을 날려 타는 일에 있어서는 선수임을 과시, 지붕을 타고 이웃집으로 건너 뛰어 줄행랑을 쳐버린 것이다. 결국 잡아들인 창녀는 1주 구류처분이나 5천원 벌금부과로 그치고 말아「콜걸조직」은 끝내 비밀속에 파묻혀 버렸다. 「민마담」의 본명은 최영자(39).「박쥐왕」이라는 별명으로도 통했다. 그녀는「박쥐왕」이라는 별명에 부끄럽지 않을만큼 종로일대에서 뜨르르 명성을 날렸다. 『사내들은 모두 내 사위들이야』 이렇게 호언장담하며 밤의 홍등가(紅燈街)를 주름잡았던 미모의 여인. 법률적으로는 아직까지도「미혼」으로 돼있고, 신장 160cm의 날씬한 몸매와 만만찮은 미모를 자랑한다. 아버지는 일찍 여의었다고 고백하는 민마담은 6·25동란 당시 다니던 모대학을 중퇴하고 생활문제 해결을 위해 본의아닌「콜걸」생활로 들어갔다. 가족은 사변통에 모두 흩어져 풍지박산. 그녀는 혈혈단신으로 서울 종로바닥 일대에서 억센 사내들 틈에 끼여「라트라비아타」의 주인공「춘희」와 같은 운명의 길을 걸어갔다. 『내주제에 무슨 사랑 비슷한 것도 있을 수 있었나요?』 허탈스럽게 뇌까리는「민마담」은 그러나 두번쯤「진짜 사랑」에 빠져 살림도 차린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사창가 초창기 부터 활약 멋을 아는 순정파 이기도 「민마담」은 멋을 아는 여자였다고 그를 아는 남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동의. 비록 몸은 사창가에 담았지만「돈벌레」는 아니었다는 것. 정을 주고 싶은 남자라면 헌신적으로 봉사했다고 전한다. 어쨌든 종로3가에 사창가가 번창하기 이전부터 그녀는 창녀, 포주로서 이름을 드날렸고 상당한 재산을 모았다는 것. 그러나 경찰조서에서 그녀는 당주동집 전셋돈 2백만원이 전재산이라고 밝히고 그밖의 재산은 일체 함구. 68년 9월 종3철폐령이 발효된 이후 그녀는 서린동으로 옮겨 기왕 거느리고 있던「콜걸」중에서 잔류 희망자만 데리고 영업을 계속했다. 인원이 모자라면「바」「나이트·클럽」등에 들어가「호스테스」로 일하고 있는 옛부하들을 동원, 고객들에게 배급해 주었다고 밝혔다. 69년7월, 경찰이 냄새를 맡고 덮치자 지붕을 타고 도망쳐 지금의 당주동으로 옮겨, 궤멸된「콜걸」조직을 재편성하고 영업을 계속했다. 여기선 신촌·용산·명동·무교동·청진동등 각지여관에 줄을 대어「콜걸」을 공급 했다. 그만큼 영업지역이 넓어진 것. 따라서 경찰은「민마담」이 거느리고 있는 조직이 서울에선 가장 큰「콜걸」조직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18일 저녁의 정보로「민마담」의 소재를 확인한 경찰은 용의주도하게 작전계획을 세웠다. 69연도처럼 도망을 치지못하게 하기 위해선 밤보다는 낮을, 낮가운데서도 아침을 택했다. 왜냐하면「콜걸」들이 각 여관으로 출장나가 장사를 하고 모여서 수금·배당을 하는 것이 아침시간인 때문.「콜걸」의 체포는 물론 수금하는 현장까지 덮칠 수 있어 공소유지를 위한 증거보완도 충분할 수가 있었다. 19일 아침 8시께. 형사들은 당주동 현장으로 갔다. 그러나 45번지의 9호라는 가옥은 근처에 눈씻고 보아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골목 일대를 이잡듯이 뒤진결과 막다른 곳에 있는 45의9호 가옥을 찾아냈다. 1조는 행길에서 감시하고 다른 1조는 대문과 변소를 막는한편 공격조는 대문을 두드렸다. 한참후 잘잘 신끄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구세요?』하고 물어왔다. 『네. 동사무소에서 호구조사 나왔읍니다』 상대방은 더 물어 보지도 않고 문을 열어 주었다. 웬만한 콜걸은 환히 알아 반반한 애 몽땅 손아귀에 「민마담」이 누구냐고 묻자 갑자기 방안에서 후다닥 뛰는 소리가 들렸다. 방안에 있던 여자들이 문을 열어 제치고 토끼처럼 뛰기 시작한것. 당황한 형사들은 우선 잡기 쉬운 여자들부터 잡았다. 『민마담이 누구냐?』고 묻자 잡힌 6명의「콜걸」들은「민마담」이 벌써 도망쳤다고 대답했다. 낭패한 공격조가 뒤를 돌아다 보는 순간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1조가 여자 1명의 덜미를 잡고 들어왔다. 『웬 여자가 변소 구멍으로 대가릴 디밀고 나오잖아. 나올때까지 기다렸지. 어깨가 걸려 잘 나오지 않길래 둘이서 도와드렸지 뭐야』 지붕을 타고 줄행랑 쳤고 이번에는 변소 밑 구멍으로 빠져 줄행랑 치려다가 운이 다했던 모양인지 결국 그녀는 20여년만에 제모습을 경찰들 앞에 내보인 것이다. 바로「민마담」-. 「민마담」의 영업방법은 이러했다. 무허가 직업소개소를 통해서「콜걸」을 공급받기도 했고 연줄을 통해 지면이 있는애들을 조직으로 삼았다. 워낙 20년동안 사창가에서「터줏대감」노릇을 해온 그녀인지라 웬만한 창녀는 모두 알고 지내는 처지. 「종3」이 철폐된 이후부터는 당주동의 집처럼 밖에서 찾기도 어렵고, 은밀한 집을 전세내어 전화를 가설한다. 이번 사용했던 전화는 73국의 7598번. 일대 각 여관「보이」들과의 연락은 모두 전화로만 통했다. 경찰은 이번 제보가 익명의 시민이라고 하면서도 이런 흥미있는 추리를 했다. 『대개 이런 경우 동업자들이 고자질하기 마련입니다. 어쩌다가 경찰에 들통이난 포주가 홧김에「너도 맛좀 봐라」하면서 동업자를 일러 바치거든요. 그러니까 사창조직은 영원히 비밀에 묻혀질 수가 없어요. 어는 땐가는 들통이 나는데 시기가 문제일 따름이죠. 참 의리없는 세계라 할 수 있죠』 [선데이서울 71년 3월 28일호 제4권 12호 통권 제 129호]
  • [오늘 본격 표몰이 나서는 ‘1강2중’] 鄭 “착한 대통령”

    “23일간의 전쟁이 시작됐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6일 대선 레이스를 ‘전쟁’에 비유하며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돌입했다. 공식 선거운동 하루 전이었지만 사실상 유세전의 시작이었다.27일 첫 공식 선거운동은 전남 여수에서 시작했다. 새벽 0시. 그는 공식선거일이 시작되자마자 여수 시청 앞에서 시민들과 엑스포 유치를 기원했다. 정 후보측 한 관계자는 “유동성이 커진 대선판에서 앞으로는 하루하루가 역전의 기로”라고 표현했다.“오늘부터 다시 심기일전하겠다.”고도 했다. 정체된 지지율로 고민하던 통합신당도 오랜만에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통합신당 당직자들은 급여 10%씩을 떼어 만든 5000만원을 정 후보에게 전달했다. 소속 의원 보좌진이 모은 특별당비 2000만원도 함께 보탰다. 정 후보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 트레이드 마크인 ‘몽골기병론’을 다시 선보이는 듯했다. 그는 “일정이 빡빡해 점심도 쫄쫄 굶었다.”고 토로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착한 대통령론’도 새 무기로 선보였다. 그는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착한 후보, 착한 국민이 있다면 우리 정치의 미래도 양양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학창시절 공부는 썩 잘하지 못했지만 착하다는 소리는 많이 들었다.”면서 “착한 대통령이 되도록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위장취업, 탈세 등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이 후보를 ‘나쁜 후보’로 몰아세우겠다는 의도다. ‘20대 핵심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선대위원장 회의에서 “차별없는 성장을 통해 가족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특히 ▲법인세 5% 인하 불가 ▲한반도 5대 철도망 건설 ▲비정규직 25%까지 감소 ▲대학입시 개혁 ▲노인기초연금 16만원 현실화 ▲공직부패·특권비리 척결 ▲위대한 한반도 시대 개막 등 7개 공약을 통해 이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파리지엔의 계약연애

    파리지엔의 계약연애

    ‘넌 도대체, 결혼은 언제 할 거니?’ 대한민국 미혼남녀라면 누구나 한번쯤 시달려 봤을 만한 이 질문. 특히 요즘 같은 늦가을, 주변의 압박이 심해질수록 잡다한 생각에 마음까지 어지럽게 마련이다. 이런 현실은 프랑스의 향수 코디네이터 루이스(알랭 샤바)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홀어머니에 여섯 명의 누이들까지 가세해 오매불망 그의 결혼만을 바라고 있다면,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개봉된 자국 영화 중 흥행 1위를 차지한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 법’은 남부럽지 않은 싱글로 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남자와 결혼 보다는 입양에만 관심이 있는 여자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그리고 있다. 무려 일곱 명이나 되는 집안 여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계약연애’라는 고육지책을 짜낸 루이스. 급기야 그는 직장동료의 여동생인 에마(샬롯 갱스부르)에게 거액을 주고 ‘가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을 세운다. 일단 가족들에게 애인을 소개시킨 뒤, 결혼식 당일날 신부가 도망가 버리게 만들면 어쩔 수 없이 결혼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란 것이 그의 계산. 하지만 모든 일이 그의 뜻대로만 순순히 돌아갈 리 없다. 결혼식 당일 신부가 사라졌지만, 가족들은 그것이 루이스의 외도 때문이라고 단정짓는다. 게다가 충격을 받아 쓰러진 루이스의 어머니는 에마만을 애타게 찾는다. 한편 고가구를 복원하는 앤티크 디자이너로 일하는 에마의 상황도 그다지 좋아보이진 않는다. 빵빵한 통장잔고나 혼인신고서도 없는 그녀는 브라질에서 남자아이를 입양하려는 계획에 번번이 차질을 빚는다. 결국 루이스와 에마는 또 다른 계약을 맺는다. 에마의 이번 미션은 완벽한 아내감에서 ‘쌩뚱’ 엽기녀로 변신할 것. 가족들에게 미운털이 박히게 해 자연스럽게 에마에게 든 정을 떼내겠다는 것이다. 미래의 시어머니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유언장은 작성했느냐.’라고 묻는 에마. 이제 이들의 계획은 거의 성공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싸우면서 정든다고 했던가. 어느덧 둘에겐 묘한 기류가 흐른다. 사실 계약연애는 ‘옥탑방 고양이’‘내 이름은 김삼순’‘마들렌’ 등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자주 소개된 익숙한 소재다. 이들의 티격태격 연애담을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하지만 때로는 뻔한 결말과 억지스러운 전개가 보는 이들을 지치게 만든다. ‘결혼하고도 싱글로’는 적어도 그런 걱정은 덜었다. 인물캐릭터뿐 아니라, 가짜 결혼식 소동 뒤에 벌어지는 상황들도 작위적이지 않고 잔잔한 웃음을 준다. 다만 계약관계로만 존재하던 두 사람이 갑자기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에서는 설득력이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모처럼 만나는 이 친근하고 유쾌한 프랑스 영화는 결혼이라는 제도적 압박에서 벗어나고픈 미혼남녀들에겐 추천할 만하다. 새달 6일 개봉.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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