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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벙첨벙 놀고 싶어요… 까르르 웃고 싶어요

    첨벙첨벙 놀고 싶어요… 까르르 웃고 싶어요

    이번 여름은 기억할 이야기가 없습니다. 코로나19 탓이겠지요. 일상의 많은 부분이 멈춰 섰고 또 사라졌습니다. 태양 아래 단단히 영글었어야 할 여름이 마스크에 가려졌던 기억만 남기고는 녹아 버렸습니다. 여름은 그렇게 지나갔고 완연한 가을입니다. 꼬리를 자르고 저만치 도망가는 여름을 문득 다시 더듬어 보게 됩니다.서울 한강에는 7곳의 수영장과 2곳의 물놀이장이 있습니다.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수영장과 물놀이장도 있지요. 공원에선 더위를 식혀 주는 분수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이면 광화문 대로와 시청 앞 서울광장은 물론 학교 운동장과 시장 골목, 조계사 마당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색다른 워터파크가 개장하곤 했습니다. 올해는 그런 여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수도권에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서울시는 올해 한강 수영장과 물놀이장의 개장을 잠정 연기했고 결국엔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각종 행사는 취소되었고, 대부분의 시설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한 채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니 아이들도 사라졌습니다. 꼬물꼬물 귀여운 아이들이 어디서 이렇게 몰려나왔는지, 물이 있는 곳은 어디든 아이들의 놀이터였고 수영장이었지요. 도심 한복판 광화문 바닥분수에서 온몸을 적신 채 까르르 웃고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는 일이 한여름의 즐거운 풍경이었는데 그마저 보지 못했습니다. 천연색 튜브를 뽐내며 물장구 치는 추억을 속절없이 뺏겨 버린 아이들이 새삼 안타까워지네요. 아이들이 찾아오지 못한 그 자리들은 삭막하게 마른 공간이 돼 버렸으니 말이지요.아이들은 그렇게 마스크로 꽁꽁 묶어 놓고, 코로나19에도 아랑곳없이 그들만의 여름을 즐긴 어른들이 많았습니다. 여름철 대표적 해수욕장인 해운대는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조기 폐장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몰려들었습니다. 비단 해운대뿐만도 아니었지요. 클럽에서 뜨거운 여름과 인사했고, 호텔 수영장에서는 열정적인 풀 파티를 즐겼습니다.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밤마다 술 파티가 열렸다지요.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만 여름의 추억을 뺏기고 말았네요. 여름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아무런 걱정 없이 신이 나서 물놀이할 수 있는 날이 다시 돌아오겠지요? 부디 내년 여름에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얼룩지지 않을 여름을 꿈꾸며 기다려 보겠습니다. 글 사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유니세프, ‘신성모독’ 13세 소년에 10년형 판결한 나이지리아에 항의 성명

    유니세프, ‘신성모독’ 13세 소년에 10년형 판결한 나이지리아에 항의 성명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13세 소년이 신성 모독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자 유엔(UN) 산하 아동구호단체인 유니세프가 나이지리아 정부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8일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노주에 있는 샤리아 법정에서 13세 소년 오마르 파루크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친구와의 싸움 도중 이슬람 알라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 법정은 최근에는 이슬람 선지자 모하메드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스튜디오 보조원인 야하야 샤리프-아미누에게는 사형을 선고했다. 파루크의 변호사인 콜라 알라피니는 지난 9일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알라피니 변호사는 CNN에 “파루크의 형량은 나이지리아 헌법은 물론 ‘어린이 권리와 복지에 관한 아프리카 헌장‘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당국으로부터 파루크에 대한 접근허가도 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그는 신성모독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샤리프-아미누 사건을 파헤치다 우연히 파루크의 사건도 알게 돼 변호를 맡게 됐다.알라피니 변호사는 “그들이 같은 날 같은 법정에서 같은 판사에 의해 신성모독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고, 아무도 오마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돼 빨리 항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성모독은 나이지리아 법으로 인정받지 못하며 나이지리아 헌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노주는 나이지리아의 다른 무슬림 주들과 마찬가지로 세속법과 함께 이슬람의 극단적 관습법인 샤리아법도 시행하고 있다. 파루크의 어머니는 아들의 체포 후 폭도들이 집으로 쳐들어오자 이웃마을로 도망쳤다. 신성모독이 정식 법이 아님에도 원리주의자들의 극단적 분위기로 인해 주민들은 보복이 두려워 자유로이 말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분위기라고 알라피니 변호사는 전했다. 유니세프는 16일 이번 판결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나이지리아 정부 및 카노주 정부에 이 사건을 긴급히 검토하고 형량을 번복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피터 호킨스 나이지리아 유니세프 대표는 “13세의 오마르 파루크에게 10년 형을 선고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와 카노주가 동의한 아동 권리와 아동 정의의 모든 핵심 기본 원칙을 부정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호킨스 대표는 “이번 사건은 오마르 파루크를 포함한 18세 미만 모든 아동들이 보호받고, 카노주의 모든 아동들이 아동권리 기준에 따라 치료를 받도록 하기 위해 카노주 아동보호법 제정을 가속화해야 할 긴급한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경심, 재판 중 쓰러져…‘어지럼증·울렁거림’ 증상에 병원 이송(종합)

    정경심, 재판 중 쓰러져…‘어지럼증·울렁거림’ 증상에 병원 이송(종합)

    정경심(58) 동양대 교수가 재판을 받던 중 건강 문제를 호소하다 쓰러졌다.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30차 속행 공판에서 정 교수는 오전 증인신문 도중 건강 문제를 호소하다 퇴정하던 중 자리에서 쓰러졌다. 법정 경위가 119에 신고한 뒤 재판부는 방청객들을 퇴정 조치했다. 정 교수는 얼마 뒤 도착한 119 구급대원이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느냐”고 묻자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했다.이날 오전 재판이 시작한 지 30여분 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정경심 피고인이 아침부터 몸이 아주 안좋다고 (한다) 구역질이 나고 아프다고 해서 혹시 가능하면 검사님 반대신문 때 대기석에서 쉬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에 “(법정) 뒷좌석엔 자유롭게 갈 수 있는데 퇴정은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15분 간 재판을 휴정했다.재개된 재판에서 변호인 측은 “상의를 했는데 상당히 상태가 어렵고 앞으로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해서 오늘은 빨리 나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형사소송법상 불출석에 대한 허가 신청을 말씀드리고 피고인이 결석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불출석 허가 요건에 관한 소명자료가 필요한데 저희가 법정에서 관찰해보니 많이 아픈 것 같다”면서 “소명자료 없이 오늘 재판 불출석을 허가하겠다”고 말했다.재판부의 결정에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정 교수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방청객들이 놀라며 법정이 소란스러워지자 재판장은 “다들 나가달라”고 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을 받아왔으나 이번 주엔 지난 15일 최강욱(52) 열린민주당 대표의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돼 아들 조모씨와 함께 재판에 출석한 바 있다.정 교수는 지난해 검찰의 자택 압수수색 당시에도 건강상의 이유로 쓰러진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를 받던 같은 해 10월 경 변호인단을 통해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2004년 흉기를 소지한 강도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건물에서 탈출하다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면서 “이 사고로 두개골이 앞에서부터 뒤까지 금 가는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6세 이후 사고로 우안을 실명한 상태임을 밝히며 “뇌기능과 시신경 장애의 문제로 변호인과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기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연작 소설처럼… 여성들의 ‘일상 속 이야기’ 줌인·줌아웃

    연작 소설처럼… 여성들의 ‘일상 속 이야기’ 줌인·줌아웃

    홍상수·연인 김민희 함께한 7번째 작품서사 요소 배제… 단편소설 3개 이은 듯옛 인연 ‘불쑥’ 찾아가 서투른 관계 맺기‘찌질한 남자’는 영화 전개 큰 영향 안 줘홍상수 감독에게 은곰상을 안긴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은 그의 영화를 두고 “에리크 로메르나 우디 앨런과의 비교를 멈추고, 안톤 체호프에 관해 얘기할 때가 됐다”고 했다. 안톤 체호프가 누구인가. 풍자와 유머, 애수가 담긴 명단편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소설가다. 지금껏 홍상수가 빚어낸 영화들은 길이는 장편이어도 작법은 단편소설에 가까웠다. 서사가 배제된, 거친 줌인·줌아웃을 반복하며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 작은 파문들을 들여다본다. 영화(17일 개봉) ‘도망친 여자’는 남편과 꼭 붙어 지내던 여자 감희(김민희 분)가 그가 출장을 간 사이 옛 인연들을 만나러 다니는 이야기다. 감희 시점에서 차례로 영순(서영화 분), 수영(송선미), 우진(김새벽)을 만나 펼치는 에피소드는 단편 소설 3개를 이은 연작처럼 보인다. 감희의 인생에서 이들이 오랜만이라면, 이들에게는 감희가 ‘불쑥’이라 소통은 매끄럽지가 않다. 채식을 주로 하는 영순에게 감희는 고기를 사고, 머리를 자른 감희에게 영순은 “집 나간 고등학생 같다”고 한다. 한때 같이 ‘까불고 놀았던’ 수영에게 자신의 옷 한 벌을 선물하지만, 수영은 ‘썸 타는 윗집 남자’와 돈 자랑을 하며 크게 감희에게 감사하지도 않는 것 같다. 서투른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감희는 여자들이 연대하는 방식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항의하러 찾아온 이웃 남자를, 영순은 함께 사는 룸메이트 여성과 점잖지만 결연하게 맞받는다. 이웃 취준생이 감희에게는 불청객처럼 느껴지지만, 영순에겐 담배를 함께 태우고 애환을 나누는 이웃이다. 이 과정에서 홍상수 영화 특유의 ‘찌질한 남자’는 한참 주변화됐다. 고양이가 불편하다며 항의하는 이웃, 하룻밤 잔 것으로 매달리는 남자 등 뒷모습으로만 나타날 뿐, 영화의 전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마지막 우진과의 만남이 감희에게는 극적이다.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우진은, 우연히 만난 감희에게 옛 일을 사과한다. 우진의 남편인 정 선생(권해효 분)은 감희의 옛 연인이다. 정 선생과 간만의 해후에서, 감희가 내뱉는 언사들은 그간의 여정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그사이 감희가 성장했음을 나타낸다. 영화는 홍 감독에게 스물네 번째 장편이고, 연인이자 페르소나인 김민희와 함께한 일곱 번째 작품이다. 그들의 사랑이 공개돼 세간의 지탄을 받은 후, 홍 감독의 세계관은 어느새 ‘김민희 연작 소설’처럼 이어져 온다. ‘도망친 여자’는 더욱 여성을 전면에 세웠으되, 찌질한 남자로 대표되는 일련의 남성상, 어딘가 모르게 부유하는 여성 주인공이 동어 반복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의 영화를 계속 보아 온 국내 팬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임신부까지…여성들만 골라 침 뱉고 도망간 20대

    임신부까지…여성들만 골라 침 뱉고 도망간 20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만 골라 침을 뱉고 도망간 혐의로 입건됐던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중에는 임신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서울북부지검 형사4부(부장 박하영)는 이날 A(22)씨에게 상습폭행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올해 7∼8월 서울 중랑구 일대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여성들만 골라 침을 뱉고 달아난 혐의로 지난달 말 입건됐다. 입건 당시 알려진 피해자는 3명이었으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피해를 본 여성은 최소 23명으로 늘었다. 대학생인 A씨는 조사에서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신병력도 없었고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달 초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망할 염려 및 증거인멸 우려 등 구속 사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상수가 써내려간 ‘김민희 연작소설’… 영화 ‘도망친 여자’

    홍상수가 써내려간 ‘김민희 연작소설’… 영화 ‘도망친 여자’

    홍상수 감독에게 은곰상을 안긴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은 그의 영화를 두고 “에리크 로메르나 우디 앨런과의 비교를 멈추고, 안톤 체호프에 관해 얘기할 때가 됐다”고 했다. 안톤 체호프가 누구인가. 풍자와 유머, 애수가 담긴 명단편으로 유명한 러시아의 소설가다. 지금껏 홍상수가 빚어낸 영화들은 길이는 장편이어도 작법은 단편소설에 가까웠다. 서사가 배제된, 거친 줌인·줌아웃을 반복하며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 작은 파문들을 들여다본다. 영화(17일 개봉) ‘도망친 여자’는 남편과 꼭 붙어 지내던 여자 감희(김민희 분)가 그가 출장을 간 사이 옛 인연들을 만나러 다니는 이야기다. 감희 시점에서 차례로 영순(서영화 분), 수영(송선미), 우진(김새벽)을 만나 펼치는 장면들은 단편 소설 3개를 이은 연작소설 같다. 감희의 인생에서 이들이 오랜만이라면, 이들에게는 감희가 ‘불쑥’이라 소통은 매끄럽지가 않다. 채식을 주로 하는 영순에게 감희는 고기를 사고, 머리를 자른 감희에게 영순은 “집 나간 고등학생 같다”고 한다. 한때 같이 ‘까불고 놀았던’ 수영에게 자신의 옷 한 벌을 선물하지만, 수영은 ‘썸 타는 윗집 남자’와 돈 자랑을 하며 크게 감희에게 감사하지도 않는 것 같다. 서투른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감희는 여자들이 연대하는 방식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을 항의하러 찾아온 이웃 남자를, 영순은 함께 사는 룸메이트 여성과 점잖지만 결연하게 맞받는다. 이웃 취준생이 감희에게는 불청객처럼 느껴지지만, 영순에겐 담배를 함께 태우고 애환을 나누는 이웃이다. 이 과정에서 홍상수 영화 특유의 ‘찌질한 남자’는 한참 주변화됐다. 고양이가 불편하다며 항의하는 이웃, 하룻밤 잔 것으로 매달리는 남자 등 뒷모습으로만 나타날 뿐, 영화의 전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마지막 우진과의 만남이 감희에게는 극적이다.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우진은, 우연히 만난 감희에게 옛 일을 사과한다. 우진의 남편인 정 선생(권해효 분)은 감희의 옛 연인이다. 정 선생과 간만의 해후에서, 감희가 내뱉는 언사들은 그간의 여정이 무의미하지 않았음을, 그사이 감희가 성장했음을 나타낸다. 영화는 홍 감독에게 스물네 번째 장편이고, 연인이자 페르소나인 김민희와 함께한 일곱 번째 작품이다. 그들의 사랑이 공개돼 세간의 지탄을 받은 후, 홍 감독의 세계관은 어느새 ‘김민희 연작 소설’처럼 이어져 온다. ‘도망친 여자’는 더욱 여성을 전면에 세웠으되, 찌질한 남자로 대표되는 일련의 남성상, 어딘가 모르게 부유하는 여성 주인공이 동어 반복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의 영화를 계속 보아 온 국내 팬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무면허 17세, 렌터카로 추돌사고 내고 도망치다 잡혀

    무면허 17세, 렌터카로 추돌사고 내고 도망치다 잡혀

    자동차 운전면허를 소지할 수 없는 청소년이 렌터카를 몰다 추돌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A(17)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전 10시 30분쯤 광주 광산구 수완동의 한 교차로에서 무면허로 렌터카를 운전하다가 녹색 신호를 기다리던 차를 들이박고 도망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지인이 대여한 차를 재미삼아 몰다가 경찰의 교통법규 위반 단속에 적발되자 도망치면서 사고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낸 뒤 도주한 A군은 추돌사고 여파로 타이어가 찢어지면서 얼마 못 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해 A군의 신병처리 방향을 정할 방침이다. 앞서 13일 전남 목포에서는 운전면허가 없는 고등학생이 몰던 렌터카가 승용차와 충돌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차안에 통장 60장” 해운대 포르쉐 운전자…블랙박스 빼돌려(종합2보)

    “차안에 통장 60장” 해운대 포르쉐 운전자…블랙박스 빼돌려(종합2보)

    지인 시켜 블랙박스 먼저 빼돌려…경찰 추궁에 “차 안에서 대마 흡입” 자백7중 추돌 직전 2차례 더 사고 내고 도망 부산 해운대 7중 추돌사고 원인은 운전자의 ‘환각 질주’가 원인인 것으로 나왔다. 운전자는 사고 후 지인을 통해 차량 블랙박스를 먼저 빼돌리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나온다. 경찰 한 관계자는 “소변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왔다. A씨가 대마를 누구에게 구입했는지, 얼마나 소지하고 있는지 등 대마와 관련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7중 추돌사고 직전에는 2차례 더 사고를 내고 도주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현장에서 570m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정차해 있는 아우디 승용차 측면을 추돌했고, 곧바로 달아나다가 앞서가던 토러스 차량 후미를 들이받기도 했다. A씨는 ‘광란의 질주’로 표현될 정도로 도심 한복판에서 비정상적인 운전 행태를 보였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된 주변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가 약 160m 정도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이동하며 사고를 내는 모습 등이 보여 7중 추돌사고 직전 속력은 최소 140㎞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는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마크)조차 남아 있지 않다.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는 증거다.환각 상태에서도 증거 인멸 시도한 정황 차량이 너무 찌그러져 경찰이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해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보낸 사이 A씨가 지인을 시켜 먼저 차량의 블랙박스를 꺼내 갔다. A씨는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묻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블랙박스를 빼간 지인을 상대로도 조사할 예정이다. A씨 차 안 가방에서는 통장 60여 장도 뭉텅이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마약 관련으로 차량을 수색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물건(통장)에 대한 강제수사는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법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14일 오후 5시 43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역 인근에서 질주하는 포르쉐 차량이 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그랜저 차량을 순차적으로 추돌했다. 이후 신호대기 중인 차량 4대를 덮치며 7중 추돌이 일어나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전자발찌가 장식인가…성폭행에 음란행위까지

    전자발찌가 장식인가…성폭행에 음란행위까지

    전자발찌를 한 상태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사건이 지난해 55건, 올 상반기에도 30여 건이 발생했다. 여자친구를 성매매시키고 폭행·협박해 중형이 선고된 30대의 경우 과거에도 수차례에 걸쳐 강간 등 성범죄로 처벌받아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장찬수)는 15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폭행,협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6일 주거지인 제주시 건입동의 한 아파트에서 여자친구인 B씨를 협박해 성매매를 하게하고, B씨의 신체부위를 촬영한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망가면 영상을 뿌리겠다”며 위협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망치로 B씨를 때리고 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4월 10일 B씨가 헤어지자고 요구하자 “너랑 가족까지 다 죽여버리겠다”며 피해자의 신체부위가 담긴 영상물을 보내 협박하기도 했다. 전자발찌 차고도 또 음란행위한 40대 남성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이상훈 판사는 과거 성폭력 범죄로 인해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남의 집에 침입해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온 40대 남성 C씨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C씨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6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울 금천구의 한 다세대 주택 대문을 열고 들어가 피해자의 안방 창문 앞에서 피해자를 쳐다보며 음란 행위를 한 혐의(주거침입·공연음란·전자장치부착 법률 위반)를 받는다. C씨는 과거에도 특수 강간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후 출소해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C씨가 주거침입 강간 등으로 징역형을 살았고 누범기간에 범행을 저질렀다. 누범 전과 외에도 주거침입, 강간 등으로 2회 집행유예를, 공연음란으로 2회 벌금형을 받은 전과가 있다”며 “단기간에 같은 피해자의 주거에서 반복해 범행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차에서 대마 흡입” 해운대 포르쉐 운전자, 환각상태였다(종합)

    “차에서 대마 흡입” 해운대 포르쉐 운전자, 환각상태였다(종합)

    병원서 치료 중…생명 지장 없어차량, 개인 소유 아닌 ‘법인소유’2차례 사고 낸 뒤 또 7중 추돌충돌 직전까지 브레이크 안 밟아 부산 해운대 한복판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포르쉐 운전자가 마약을 흡입해 환각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부산 해운대경찰서 등에 따르면 포르쉐 운전자 A(45)씨는 사고를 내기 전 차 안에서 대마를 흡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A씨는 수배자 신분과 음주상태도 아니었으며 무면허 운전자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운전한 포르쉐 차량은 개인 소유가 아닌 ‘법인소유’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부상을 입은 A씨는 인근 대형병원으로 이송돼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수배자 신분도 아닌 사실을 확인하고 도주극을 벌인 동기에 대해 집중 조사해 대마 흡입 사실을 확인했다. 전날 오후 5시 43분쯤 해운대구 중동 이마트 앞 교차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포르쉐 SUV가 앞서가던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어 맞은편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와 승합차 등 5대와 잇따라 부딪힌 뒤 전복됐다. 피해 오토바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피해 승용차는 거의 반파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포르쉐 운전자 A씨는 앞서 2차례의 사고를 더 내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7중 추돌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7중 추돌 사고 현장에서 570m 정도 떨어진 해운대 옛 스펀지 건물 일대에서 1차 사고를 냈고, 500m를 달아나다가 중동 지하차도에서 앞서가는 차량을 재차 추돌했다. 포르쉐 차량은 ‘광란의 질주’로 표현될 정도로 도심 한복판에서 비정상적인 운전 행태를 보였다고 목격자들은 말한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가 지하차도에서 나와 교차로까지 160m 정도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이동하며 사고를 내는 모습 등이 보여 7중 추돌 사고 직전 속력은 최소 140㎞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이다. 포르쉐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마크)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목격자들도 “속도를 높이는 듯 엔진음이 크게 울렸고, 충돌지점에서 폭발음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브레이크도 안 밟아” 해운대 포르쉐, 사고 2번 더 냈다(종합)

    “브레이크도 안 밟아” 해운대 포르쉐, 사고 2번 더 냈다(종합)

    7중 추돌사고 1㎞ 전쯤부터 사고2차례 사고 내고 과속해서 달아나경찰 “음주나 무면허 운전은 아냐”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광란의 질주를 펼쳐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운전자가 앞서 2차례의 사고를 더 내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7중 추돌사고를 낸 포르쉐 차량 운전자는 직전에 2차례 더 사고를 냈다. 7중 추돌 사고 현장 1㎞ 전 해운대역 일대에서 추돌사고를 냈고 800m쯤 더 달아나다 앞서가는 차량을 재차 추돌했다. 이후 160m쯤 더 달아나다가 중동 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냈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접촉사고 이후부터 과속해서 달아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르쉐 차량은 ‘광란의 질주’로 표현될 정도로 도심 한복판에서 비정상적인 운전 행태를 보였다고 목격자들은 말한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를 보면 포르쉐가 지하차도에서 나와 교차로까지 160m 정도 거리를 불과 3초 정도 만에 이동하며 사고를 내는 모습 등이 보여 7중 추돌 사고 직전 속력은 최소 140㎞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50㎞이다. 포르쉐 운전자는 충돌 직전까지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는 타이어가 끌린 자국(스키드마크)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목격자들도 “속도를 높이는 듯 엔진음이 크게 울렸고, 충돌지점에서 폭발음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큰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를 한 점도 일반적인 교통사고 가해자의 모습으로는 보기 어려워 의문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확인 결과 음주나 무면허 등은 아니었다”면서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7중 추돌 사고 피해자들 일부 중상 7중 추돌 사고 피해자들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일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5시 43분쯤 해운대구 중동 이마트 앞 교차로에서 고속으로 달리던 포르쉐 SUV가 앞서가던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이어 맞은편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와 승합차 등 5대와 잇따라 부딪힌 뒤 전복됐다. 피해 오토바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피해 승용차는 거의 반파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퇴근 시간대 교차로에서 여러 대 차량이 뒤엉키는 사고가 발생하며 사고 현장 주변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 사고로 퇴근길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도망친 여자’ 개봉 맞춰 홍상수 기획전

    ‘도망친 여자’ 개봉 맞춰 홍상수 기획전

    오는 17일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도망친 여자’ 개봉에 맞춰 감독의 예전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이 열린다. ‘도망친 여자’는 홍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았다. 결혼 후 5년 동안 남편과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는 감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로,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그동안 도망쳤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영화 역시 홍 감독의 전작들처럼 자연스러운 대사와 배우들의 현실적인 연기가 돋보인다. 예기치 않은 카메라 줌인과 줌아웃, 편집하지 않은 채 이어지는 롱테이크, 뚝뚝 이어 붙인 듯한 기법도 익숙하다. 홍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찌질한 남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영화는 베를린국제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이후 호평을 받았다.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과 그들의 삶을 훔쳐보는 듯한 홍 감독 작품 특유 매력을 그대로 보여 줬다는 평가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이어 지난달 27일 부쿠레슈티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영화제의 경쟁 부문에도 초청받아 추가 수상을 노리고 있다. 씨네큐브는 영화 개봉날부터 23일까지 홍 감독의 전작들을 다시 만나는 기획전을 연다. ‘북촌방향’, ‘우리 선희’, ‘자유의 언덕’,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다른나라에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등 2011년 이후 홍 감독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기회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현행법상 경범죄… ‘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경범죄… ‘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스토킹 행위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음주소란’이나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 등과 같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해지도록 규정되면서 시행령에 따라 주로 8만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스토킹 과정에서 협박, 주거침입,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죄명으로 처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스토킹 자체를 엄벌할 수 있는 별도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스토커들의 ‘지속적 괴롭힘’은 말 그대로 지속적이었다. 14일 지난 3년 3개월간 법원에서 확정된 스토킹 관련 사건을 분석한 결과 총 56건의 가해자 중 23명이 이전에도 스토킹 행위로 처벌이나 제재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같은 피해자에 대해서 수년간 스토킹을 했고, 피해자가 다른 경우에는 수법이 비슷했다. 당장은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스토킹 행위가 상대를 향한 왜곡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범 위험성이 높고 언제든 더 심각한 강력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옷을 사러 갔다가 주인이 마음에 든다며 1년 가까이 수시로 찾아가 기웃거리고 음식을 사가는 등 스토킹한 강준석(가명)씨는 2018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통고 처분을 세 차례나 받고도 또 다시 피해자의 가게를 찾아가 소란을 피워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협박하며 스토킹한 이철호(가명)씨는 2017년 1월 내려진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1년간 32차례나 무시했다. 피해자는 집과 직장을 모두 옮기고 자살충동에 시달릴 만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스토커들은 피해자들이 거절하고 도망칠수록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했다. 2016년 가락동 스토킹 살인사건이나 지난해 안인득 사건 등과 같이 피해자가 스토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사건들은 반복되던 ‘지속적 괴롭힘’을 끊어내지 못한 잔혹한 결말이었다.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김철수(가명)씨는 처음에는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걸 반복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는 각서도 썼지만, 김씨는 또 몰래 들어가 자고 있던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과거 다른 여성들을 스토킹했다가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벌금을 냈던 장호민(가명)씨는 2018년 5월 스토킹하던 필라테스 강사에게 만남을 거절당하자 학원에 염산 3통을 들고 찾아가 회원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을왕리 치킨배달 가장 참변’… 음주운전자 구속

    ‘을왕리 치킨배달 가장 참변’… 음주운전자 구속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을 배달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가 구속됐다. 인천지방법원 이원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9시 10분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 운전 치사)으로 A(33·여)씨의 사전구속영장을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했다. 점퍼에 달린 모자를 눌러써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그는 “왜 음주운전을 했느냐, 사고 후 왜 곧바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9일 0시 55분쯤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B(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벤츠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사고를 냈고,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A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벤츠 승용차에 함께 타고 있던 C(47·남)씨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두 사람이 함께 탔던 벤츠는 C씨의 회사 법인차량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을 운전한 A씨와 동승한 C씨는 전날 저녁 서로 알고 지내던 다른 남녀 2명과 함께 만나 밤 9시까지 을왕리 바닷가 앞 횟집에서 1차 술자리를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밤 9시 식당 문을 닫자, 인근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 숙박업소에서 2차로 4시간 가까이 술을 더 마시던 중 일행과 싸움이 나자 차를 끌고 나가던 중 1분도 안 돼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운전자 바꿔치기’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숨진 B씨의 딸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며 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현재 55만명 넘게 동의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A씨를 살인 혐의로, 사고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지인 C씨는 살인의 종범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연인·직장동료였던 ‘그놈’, 1년도 안돼 다시 나타났다

    [단독] 연인·직장동료였던 ‘그놈’, 1년도 안돼 다시 나타났다

    집을 옮기고 직장을 바꿔도 어김없이 찾아내 쫓아오는 ‘그놈´.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도망치려 해도 붙잡히는 늪의 끝은 결국 둘 중 하나의 죽음이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에서 데이트 폭력을 일삼던 애인이 스토커라는 괴물이 된 장면들은 생생한 공포를 자아냈다. 사제지간의 인연이 개인의 삶과 가정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과정을 ‘n번방 사건’의 충격과 함께 전해들었다.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나’와 주변의 일이었을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서울신문은 14일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스토킹 범행이 이뤄지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법원 판결서열람서비스를 통해 스토킹으로 규정된 사건들의 판결문을 찾았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년 3개월간 주거 또는 건조물 침입, 협박,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살인미수 등의 죄명으로 정식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확정된 사건 56건의 판결문 70건을 분석했다. 56건 가운데 연인 사이였던 관계에서 일어난 스토킹 범행이 22건이었다. 이미 헤어진 상대에게 관계를 이어 갈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 것이 대부분이었다. 32건은 안면이 있는 등 아는 사이에서 벌어졌다. 직장 동료나 병원의 간호사와 환자 등 매우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나머지 2건은 지하철 등에서 처음 보는 상대를 무작정 따라가 괴롭힌 사건이었다. 현행 법 체계에서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41호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정의되는 게 유일하다.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되는 게 ‘지속적 괴롭힘’의 대가다. 56건의 사건 가운데 전과 경력이 있는 가해자 27명 중 23명은 과거에도 스토킹으로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해 벌금 10만원의 즉결심판 또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는 등 범행 전력이 있었다. 특히 8명은 같은 피해자에 대해 범행을 저질러 여러 차례 처벌을 받기도 했다. 판결문 속 스토킹 범행들은 피해자의 집이나 일터를 찾아가거나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로 괴롭히는 등 일상을 함께했다. 심각한 상해나 성폭력 범죄에 이르기 전인 주거침입 등의 범행들은 실형을 선고받아도 형량이 1년 안팎에 그쳤다. 가해자 56명 가운데 20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20명 중에도 16명이 1년 남짓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겨우 일상을 돌려놓을 때쯤 ‘그놈’들은 다시 돌아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을왕리 치킨배달 가장 참변’… 음주운전자 구속

    ‘을왕리 치킨배달 가장 참변’… 음주운전자 구속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치킨을 배달하던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가 구속됐다. 인천지방법원 이원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9시 10분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 운전 치사)으로 A(33·여)씨의 사전구속영장을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인천 중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경찰 승합차를 타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인천지법으로 이동했다. 점퍼에 달린 모자를 눌러써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그는 “왜 음주운전을 했느냐, 사고 후 왜 곧바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A씨는 지난 9일 0시 55분쯤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B(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벤츠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사고를 냈고, 적발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음주운전 중 사망사고를 내면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A씨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벤츠 승용차에 함께 타고 있던 C(47·남)씨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두 사람이 함께 탔던 벤츠는 C씨의 회사 법인차량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을 운전한 A씨와 동승한 C씨는 전날 저녁 서로 알고 지내던 다른 남녀 2명과 함께 만나 밤 9시까지 을왕리 바닷가 앞 횟집에서 1차 술자리를 가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밤 9시 식당 문을 닫자, 인근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 숙박업소에서 2차로 4시간 가까이 술을 더 마시던 중 일행과 싸움이 나자 차를 끌고 나가던 중 1분도 안 돼 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운전자 바꿔치기’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숨진 B씨의 딸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며 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현재 55만명 넘게 동의했다. 한편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A씨를 살인 혐의로, 사고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지인 C씨는 살인의 종범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치킨배달 가장’ 사지로 몬 음주운전 30대여성 구속(종합)

    ‘치킨배달 가장’ 사지로 몬 음주운전 30대여성 구속(종합)

    만취 상태에서 벤츠 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넘어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50대 가장을 숨지게 해 국민적 공분을 산 30대 여성이 구속됐다.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부장판사 김병국)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를 받고 있는 A씨(33·여)에게 “도망할 염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통상 구속기간(10일) 만료일 이내에 검찰에 송치돼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국선 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경찰서를 나서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낮 최고기온이 26도를 육박하는 날씨에도 검정색 롱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나타났다. 그는 취재진의 물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대답도 않은채 황급히 호송차에 올라탔다. A씨는 지난 9일 0시53분쯤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에서 달리던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치어 운전자 B씨(54·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가 처음 만난 C씨(47·남) 회사 법인 차량인 벤츠를 몰고 1㎞가량을 운행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에서 달리던 B씨의 오토바이를 들이 받아 사고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검거 당시 경찰 조사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한 경위에 대해 횡설수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입원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재조사 당시에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사고를 당한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B씨는 인근에서 치킨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이날 직접 치킨 배달을 하러 오토바이를 몰고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숨진 B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그의 딸이 사고 다음날인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9월9일 오전 1시께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 B씨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나가셨다”면서 “알바를 쓰면 친절하게 못한다고 직접 배달을 하다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한 순간에 파탄이 났다”면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 빠져 나가지 않게 부탁드립니다”고 호소했다. B씨의 딸은 배달 애플리케이션 운영 업체에 ‘배달이 오질 않는다’고 항의한 고객의 댓글에 ‘우선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사장님의 딸이구요, 치킨 배달을 가다가 저희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참변을 당하셨습니다. 치킨이 안와서 속상하셨을 텐데 이해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는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항의글을 남긴 고객은 게시글을 삭제했다. B씨의 글은 하루새 20만명을 돌파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춘 데 이어 글 게재 5일째인 14일 오전 55만여 명이 동의했다. 이어 11일에는 김창룡 경찰청장도 사고에 대한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은 음주 사망사고를 낸 A씨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해 입건했다. 사고 당시 A씨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 C씨에 대해서도 ‘음주운전방조’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현행법상 경범죄…‘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경범죄…‘지속적 괴롭힘’으로 강력범죄 비극 되풀이

    현행법상 스토킹 행위는 ‘경범죄’에 불과하다.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음주소란’이나 ‘무임승차 및 무전취식’ 등과 같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과료에 처해지도록 규정되면서 시행령에 따라 주로 8만원의 벌금을 내게 된다. 스토킹 과정에서 협박, 주거침입, 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죄명으로 처벌을 받을 수는 있지만 스토킹 자체를 엄벌할 수 있는 별도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스토커들의 ‘지속적 괴롭힘’은 말 그대로 지속적이었다. 14일 서울신문이 지난 3년 3개월간 법원에서 확정된 스토킹 관련 사건을 분석한 결과 총 56건의 가해자 중 23명이 이전에도 스토킹 행위로 처벌이나 제재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같은 피해자에 대해서 수년간 스토킹을 했고, 피해자가 다른 경우에는 수법이 비슷했다. 당장은 직접적인 위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스토킹 행위가 상대를 향한 왜곡된 집착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범 위험성이 높고 언제든 더 심각한 강력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옷을 사러 갔다가 주인이 마음에 든다며 1년 가까이 수시로 찾아가 기웃거리고 음식을 사가는 등 스토킹한 강준석(가명)씨는 2018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통고 처분을 세 차례나 받고도 또 다시 피해자의 가게를 찾아가 소란을 피워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협박하며 스토킹한 이철호(가명)씨는 2017년 1월 내려진 법원의 접근금지명령을 1년간 32차례나 무시했다. 피해자는 집과 직장을 모두 옮기고 자살충동에 시달릴 만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우연히 피해자의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 들어가 명품가방을 들고 나와 절도와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영진(가명)씨는 이전에도 피해자 주변 인물들에 대해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벌금형을 받았거나 상담을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스토커들은 피해자들이 거절하고 도망칠수록 더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했다. 2016년 가락동 스토킹 살인사건이나 지난해 안인득 사건 등과 같이 피해자가 스토커의 손에 목숨을 잃는 사건들은 반복되던 ‘지속적 괴롭힘’을 끊어내지 못한 잔혹한 결말이었다. 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김철수(가명)씨는 처음에는 전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걸 반복했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겠다는 각서도 썼지만, 김씨는 또 몰래 들어가 자고 있던 피해자를 성폭행했다. 과거 다른 여성들을 스토킹했다가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벌금을 냈던 장호민(가명)씨는 2018년 5월 스토킹하던 필라테스 강사에게 만남을 거절당하자 학원에 염산 3통을 들고 찾아가 회원들에게 “다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일상을 갉아먹는 범죄 스토킹…‘그 놈’은 1년도 안 돼 돌아왔다

    일상을 갉아먹는 범죄 스토킹…‘그 놈’은 1년도 안 돼 돌아왔다

    2017~2020년 스토킹 사건 56건 분석집 옮기고 이직해도 어떻게든 찾아와협박 등 공포의 일상가해자 27명 중 23명 벌금형 약식명령 그쳐 집을 옮기고 직장을 바꿔도 어김없이 찾아내 쫓아오는 ‘그놈’.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도망치려 해도 붙잡히는 늪의 끝은 결국 둘 중 하나의 죽음이었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속에서 데이트 폭력을 일삼던 애인이 스토커라는 괴물이 된 장면들은 생생한 공포를 자아냈다. 사제지간의 인연이 개인의 삶과 가정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은 과정을 ‘n번방 사건’의 충격과 함께 전해들었다. 연예인을 쫓아다니는 극성 팬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나’와 주변의 일이었을 수도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서울신문은 14일 일상에서 어떤 식으로 스토킹 범행이 이뤄지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법원 판결서열람서비스를 통해 스토킹으로 규정된 사건들의 판결문을 찾았다. 2017년 5월부터 2020년 8월까지 3년 3개월간 주거 또는 건조물 침입, 협박, 폭행, 상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살인미수 등의 죄명으로 정식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확정된 사건 56건의 판결문 70건을 분석했다. 56건 가운데 연인 사이였던 관계에서 일어난 스토킹 범행이 22건이었다. 이미 헤어진 상대에게 관계를 이어 갈 것을 요구하며 괴롭힌 것이 대부분이었다. 32건은 안면이 있는 등 아는 사이에서 벌어졌다. 직장 동료나 병원의 간호사와 환자 등 매우 다양한 관계에서 비롯됐다. 나머지 2건은 지하철 등에서 처음 보는 상대를 무작정 따라가 괴롭힌 사건이었다. 현행 법 체계에서 스토킹은 경범죄처벌법 3조 1항 41호의 ‘지속적 괴롭힘’으로 정의되는 게 유일하다.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되는 게 ‘지속적 괴롭힘’의 대가다. 56건의 사건 가운데 전과 경력이 있는 가해자 27명 중 23명은 과거에도 스토킹으로 경범죄처벌법을 위반해 벌금 10만원의 즉결심판 또는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는 등 범행 전력이 있었다. 특히 8명은 같은 피해자에 대해 범행을 저질러 여러 차례 처벌을 받기도 했다. 판결문 속 스토킹 범행들은 피해자의 집이나 일터를 찾아가거나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로 괴롭히는 등 일상을 함께했다. 심각한 상해나 성폭력 범죄에 이르기 전인 주거침입 등의 범행들은 실형을 선고받아도 형량이 1년 안팎에 그쳤다. 가해자 56명 가운데 20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20명 중에도 16명이 1년 남짓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피해자가 겨우 일상을 돌려놓을 때쯤 ‘그놈’들은 다시 돌아왔다.커피에 최음제, 칫솔엔 정액...집·일터가 공포의 장소 됐다 서울중앙지법 2020고단XXX, 박민철(가명)씨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사건의 내용은 간단했다. 2019년 8~9월 한 사람에게 성관계를 하고 싶다는 내용의 음란성 문자를 총 57차례 보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켰다는 게 공소사실이었다. 박씨는 올해 4월 징역 1년 6개월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판결문에 담긴 피해자의 삶은 복잡할 대로 얽히고설켰다. 박씨는 2003년 피해자 A(58·여)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부터 A씨를 스토킹했다. 2007년 7월 A씨에 대한 같은 죄명으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2010년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 위반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5년 넘게 A씨에게 스토킹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성적 괴롭힘을 했다는 의미다. 2016년 9월 법원에서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 접근금지, 전화 등의 방법으로 연락을 금지하도록 하는 접근금지 가처분 결정도 받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2017년 8월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 수감됐다. A씨는 지속적인 음란성 문자를 받는 고통의 굴레에서 10여년 만에, 1년 만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누군가와 한때 사랑을 했다는 이유로, 또는 같은 직장이나 동호회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상대의 호감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또는 우연히 그 사람과 마주쳤던 이유로…. 스토킹의 피해자가 된 데는 특별한 이유랄 게 없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스토킹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별다른 이유도 없이 피해자들의 일상은 공포로 서서히 옥죄어졌고 끔찍하게 무너져야 했다. 14일 서울신문이 지난 3년 3개월 간 법원에서 확정된 56건의 스토킹 관련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스토커와 피해자들의 관계는 매우 다양했다. 헤어진 연인 사이에서 재회를 요구하며 스토킹한 사건이 22건이었고, 아예 지하철에서 처음 보는 여학생을 쫓아가 괴롭힌 사례도 2건 있었다. 나머지 32건은 가까웠거나 안면이 있는 정도의 ‘아는 사이’였다. 주로 스토커가 일방적으로 피해자에게 관계 맺기를 강요했다가 거절당한 데서 비롯된 사건이 많았지만 일부 복수를 하거나 또는 정말 아무런 이유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같은 대학원의 연구실 옆자리를 썼던 오영민(가명)씨의 고백을 거절한 B씨는 그 대가로 2018년 4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혹독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씨는 B씨를 철저히, 몰래 괴롭혔다. 연구실에서 B씨가 대화·통화하는 내용을 녹음했고 커피에 최음제나 변비약을 넣어 마시게 했다. 칫솔과 커피에 침과 가래, 정액을 묻히기도 했다. B씨의 태블릿PC를 훔치거나 휴대전화, 시계 등에 물을 붓거나 숨겼고, 학술대회 참석 차 방문한 호텔에서는 옆방인 B씨의 방에 베란다 벽을 타고 들어가 속옷을 훔치려 했다. B씨는 어느 날부터 연구자료 등이 담긴 휴대전화와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자꾸 잃어버리고 불행이 반복되자 자신의 부주의와 실수를 한없이 탓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오씨의 범행이었다는 것을 알고 심각한 충격에 빠져 학업을 중단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두려워하게 됐다. 1심에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던 오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3년과 자격정지 2년으로 감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현행법에서 스토킹을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는 처벌상의 한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안전해야 할 집과 매일 드나드는 일터가 위협받는 순간 피해자들의 공포는 배가됐다. 스토커들은 헤어진 연인 사이라면 주로 집을, 우연히 알게 된 사이라면 일터를 찾아가 괴롭혔다. 피해자들이 머무는 장소가 스토커들에게 이미 노출돼 반복된 스토킹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마을버스 운전기사였던 정진우(가명)씨는 승객이었던 피해자 C씨가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부터 2011년 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100여통의 문자와 400여통의 전화로 만남을 요구했다. C씨가 몇 차례 직장을 옮겼지만 정씨는 그 때마다 흥신소 등을 동원해 C씨를 찾아냈고 피해자 동료들에게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소개도 했다. ‘문자·전화테러’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 여러 차례의 스토킹 신고와 피해자의 신변보호 요청 끝에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10만원의 약식명령이 정씨에게 주어졌다. 그 뒤에도 정씨는 “프러포즈를 하겠다”며 찾아와 창문에서 C씨가 일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건조물침입 혐의로 지난 1월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2016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중국 국적의 최상진(가명)씨는 담당 물리치료사인 피해자 D(25·여)씨에게 “대화를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대화 내용이 이상해지자 피하는 D씨를 몇 달간 출퇴근 시간에 맞춰 지하철역에서 기다렸다 병원까지 쫓아가 소란을 피웠다. 중학교 동창에게 거절당한 한준상(가명)씨는 피해자가 일하던 편의점 앞에 불을 지르려다 앞에 있던 화단을 태웠다. 이철호(가명)씨는 3년여간 사귄 E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2016년 9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600여통의 전화와 2700여통의 협박성 메시지와 보냈고, 그런데도 연락이 없자 E씨를 차에 태워 가두고 야산에 데려갔다. 경비원으로 일하던 스토커가 그 건물 회사원에게 반복되는 메시지로 스토킹했거나 같은 아파트의 주민을 쫓아다니며 피해자 집 앞 복도에 몇 차례나 서성인 스토커도 있었다. 헤어진 연인의 집에 음식을 시켜 보내고 발로 현관문을 차는가 하면 흉기를 들거나 뜨거운 물을 끓여 위협하기도 했다. 극성적인 구애 또는 어긋난 사랑표현이라기엔 공포로 휘감겨진 피해자들의 일상은 가혹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KBS 라디오 생방송 중 곡괭이로 유리창 깬 40대 구속 기소

    KBS 라디오 생방송 중 곡괭이로 유리창 깬 40대 구속 기소

    KBS 라디오 프로그램이 생방송으로 진행 중이던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며 난동을 부린 혐의 등으로 구속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특수재물손괴와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여 이모(47)씨를 지난달 26일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5일 오후 3시 42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 공개 라디오홀 스튜디오 외벽 유리창을 곡괭이로 깨며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스튜디오에서는 KBS 라디오 프로그램이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이씨에게는 라디오 생방송을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불의의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친 이씨 외에 다친 사람은 없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사건 발생 당일 이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사건 발생 바로 다음 날 구속됐다. 지난 6일 이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도망할 염려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씨는 피의자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25년째 도청 당하고 있는데 다들 믿어주지 않아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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