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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보·안보·위기관리 능력 공방/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답변

    □질문 ·3김,가신정치 청산 빅뱅 필요 ·대통령 4년 중임제 도입 용의는 ·간첩 5만명 암약설 진위 따져 □답변 ·권력구조 개편 국민정서 중요 ·위기탈출 정치,경제계 협력을 ·황 비서 망명 공작 있을수 없다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24일 여야는 최근 일련의 사태와 관련,정부의 위기관리 능력과 정치권 세대교체,안보위기,정치개혁 등을 도마위에 올렸다. ▷위기관리능력◁ 현 상황이 국가적 위기라는 인식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처방은 달랐다.여당은 여야를 초월한 사태수습책을 촉구했으나 야당측은 내각총사퇴와 김영삼 대통령의 당적이탈 등을 주장했다. 신한국당 유용태 의원은 『문제는 위기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자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전제,『노동법 처리 직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지지도가 평상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 1월 중순에는 크게 떨어졌다』며 정부의 무대책과 미흡한 업무수행능력에 대한 책임을 따졌다.같은당 노승우 의원은 『정치권은 책임 회피와 비난 전가 등 구태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 도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조찬형 의원은 『내각이 총사퇴하고 대통령은 당적을 떠나 중립내각을 구성,경제·안보문제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이수성 국무총리는 『정부의 예측능력 부족에 정치 사회적 문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럴때일수록 정부의 뼈를 깎는 다짐과 경제주체들의 합심,여야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대교체◁ 총체적 난국을 맞아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혼란과 불신을 확대 재생산하는 3김정치를 청산하고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민주당 이부영 의원은 『한보사건은 부패한 가신정치를 낳은 3김정치가 배경』이라면서 『밀실에서의 검은 뒷거래를 통해 생명을 유지한 3김정치로는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이의원은 『야권의 김대중 김종필 총재도 난국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부패정치,지역할거주의,사당정치,전근대적인 가신정치로는 21세기를 맞을 수 없다』면서 연말 대선을 통한 3김시대의 마감을 촉구했다.신한국당 김광원 의원은 『우리 정치는 3김에 의한,3김을 위한,3김의 정치로 전락,생산성있는 큰 정치는 사라지고 당리당략에 의한 전술만 횡행하고 있다』면서 『나라를 살리기 위해 정치와 국회에 빅뱅(대폭발)을 일으켜 붕당정치,보스정치를 이 땅에서 영원히 몰아내고 새정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개혁◁ 여야는 「고비용 저효율 정치」의 전면개혁을 제기하며 붕당·보스정치 청산과 지역할거 타파를 위한 중·대선구제 도입,내각제 개헌 등을 촉구했다.특히 신한국당의 민주계 인사들의 「대통령 4년 중임제」 주장이 눈길을 끌었다. 신한국당 김운환 의원은 『국정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위해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전면적인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노승우의원은 『돈안드는 정치를 위해 현행 소선구제를 대선구제로 바꿔야 하며 정치자금법 개정과 여야 교차투표제 도입을 통해 정치문화를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자민련 이인구의원은 『제2의 6·29선언을 통해 책임정치구현을 위한 내각책임제 개헌의 결단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는 없는가』라고 물었고 같은 당의 이건개 의원도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여 내각책임제 또는 절충형태의 권력구조로 개선해야 한다』며 「대통령 권한축소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에 이수성 총리는 『권력구조의 선택은 고유의 역사적 배경과 국민정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어떠한 권력구조 개편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안보위기◁ 여야는 현시국이 「안보위기」로 진단하면서도 신한국당은 초당적 대처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야권은 황장엽 비서의 망명과정 및 「5만명 간첩암약설」에 대한 진위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신한국당 김운환·유용태 의원은 『대내외적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내 강경파가 언제 무슨 짓을 저질를지 모른다』며 『정치권은 안보위기를 대선을 겨냥한 당리당략으로 이용하지 말고 초당적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회의 조찬형·자민련 이건개·이인구 의원은 『정부가 황비서 망명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한보사태에 쏠린 이목을 분산하려는 의도』라며 「사전공작설」을 제기하면서 『황비서의 5만명 간첩 암약설에 대한 경위와 여권핵심부의 정보가 북으로 누출된 경위를 밝히라』라고 따졌다.민주당 이부영 의원은 『남북한 위기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는 흡수통일 방식으로 대북정책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수성 총리·오인환 공보처장관은 『황비서 망명과 관련해 정부공작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보안상 기밀유지가 어렵고 외신을 통해 알려질 것을 우려해 즉각 망명요청 사실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여야의 전략

    ◎여­난국 총체적 접근… 제도개혁 요구/야­한보 집중 공격… 황 망명 양념 언급 24일부터 닷새동안 벌어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동법 파동과 한보사태에다가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 문제까지 겹쳐 여야간 격렬한 설전이 예상된다. ▷신한국당◁ 현 난국이 위기상황이라는 인식아래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방침이다.정부 여당의 책임론과 문민개혁의 문제점까지 과감하게 도마에 올려 다양한 각도에서 시국을 점검하고 대안과 처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고비용 저효율」정치의 개혁과 경제회생책,총체적 질서회복 등 해법을 제시,야권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되 현철씨 문제 등 근거없는 정치공세에는 즉석에서 역공을 펼치기로 했다. 첫날 정치분야에 나서는 노승우 의원(서울 동대문갑)은 문민정부 초기에 정·관·재가 얽힌 「부패의 삼각고리」를 허물지 못한 실책을 지적하고 정치자금법·선거법 등 관련법 개정을 역설할 예정이다.유용태 의원(서울 동작을)은 「위기관리의 위기」라는 주제로 정부와 여권의 겸허한 반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외교·안보분야에서는 이용삼(강원 철원·화천·양구)·허대범 의원(경남 진해) 등이 북한 황장엽 비서의 「5만명 고정간첩 암약」 발언 등을 들어 지난 연말 단독으로 처리한 안기부법 개정안의 즉각 실시와 재개정 불가 방침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경제분야에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편과 금융실명제 보완,수출부진 및 중소기업 대책 등에 초점을 맞춘다. ▷야권◁ 한보사태를 주된 타깃으로 정부 여당 흠집내기에 주력할 기세다.이에 따라 질문 의원들은 「한건」을 위한 「정보사냥」에 분주하다. 국민회의측은 「의혹」쪽으로 방향을 정했다.정치분야에서 채영석 의원(전북 군산갑)은 「현정권 4년의 실정」을 총론,「신한국당 9룡비판」을 각론으로 정했다.율사출신 조찬형 의원(전북 남원)은 한보수사를 물고 늘어지기로 했다. 경제분야에서는 김대통령에 대한 한보측의 대선자금 지원여부,한보철강 코렉스공법 도입상 문제점,특혜대출 경위 등을 따질 계획이다. 자민련은 김종필 총재가 대표연설에서 밝힌 한보사태 및 경제위기 수습방안,황장엽 비서 망명대책 등을 주된 골격으로 삼을 계획이다. 민주당 이부영(서울 강동갑)·권기술(경남 울산 울주)·이수인 의원(전국구) 등도 한보사태 등을 벼르고 있다.
  • 증인채택 이견 깊은 골… 난항 예고/국조특위 활동 전망

    ◎야­정보·정황 근거 「현철씨 청문회」 별러/여­“물증없는 공세… 「홍일카드」로 맞대응” 여야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요구서를 채택한데 이어 18일 특위위원을 확정함으로써 한보사태가 본격적으로 국회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국정조사특위는 19일 상견례를 겸한 전체회의를 갖고 위원장과 각당 간사를 선임한뒤 조사목적과 대상,방법 및 기간 등을 명시한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에 착수한다.위원장에는 현경대 의원(신한국당)이,간사에는 박헌기(신한국당) 조순형(국민회의) 이인구(자민련) 의원이 각각 내정된 상태다. 국조특위는 늦어도 내주초까지 조사계획서를 확정,계획서가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날로부터 45일간의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그러나 최대의 쟁점인 증인채택문제를 둘러싼 여야간 견해가 워낙 첨예하게 맞서 있어 조사계획서 작성 단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 총무들이 지난 12일 합의한 증인채택 기준은 3가지로 ▲한보사건 관련 각급기관 해당직무 전·현직 담당자 ▲한보사건과 관련해 검찰조사를 받거나 소환된 자 ▲한보사건과 관련해 국회가 조사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있는 자 등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야당측은 다른 누구보다 우선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를 한보특혜 배후세력으로 지목,청문회에 증인으로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자체 수집한 각종 정보와 정황을 종합해 볼때 『객관적 사유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신한국당은 『물증없는 정치공세』라며 「절대 불가」로 맞서고 있다.특히 신한국당은 야당측이 현철씨 증인채택 방침을 고수하면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김총재의 장남인 김홍일 의원도 증인 명단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불을 놓을 작정이다.「눈」에는 「눈」으로,「설」에는 「설」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때문에 특위활동 자체가 파행을 겪거나 시간을 허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프랑스 소설속의 여인들을 찾아서

    ◎문학작품속 여성,소외·굴절의 실상/「인간의 조건」 등 4편선 남자주인공의 대상일뿐/가족내 묘사도 배후의 그림자·침묵의 배경으로 『오! 동정녀들이여,마귀들이여,괴물들이여,학대받는 자들이여…』 프랑스의 시인 보들레르는 자신의 시 「영벌받은 여인들」에서 여성을 이렇게 읊었다.여성은 과연 저주받은 존재인가.적어도 문학작품속에서 만큼은 여성은 남성과 똑같은 「인간」자격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여성신문사에서 펴낸 「프랑스 소설속의 여인들을 찾아서」(이용숙 등 지음)는 문학속의 여성이 어떻게 소외되고 굴절돼 왔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여성주의 시각의 글모음집이다.현대 프랑스 소설가 18명의 작품 22편을 분석적 독해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책은 먼저 앙드레 말로의 「인간조건」,조르쥬 베르나노스의 「무셰트의 새로운 이야기」,앙리 드 몽테를랑의 「처녀들」,그리고 장 폴 사르트르의 「철들 나이」 등 4편을 「타자화된 여성」이란 관점에서 읽는다.이 작품들에서 여성은 남자주인공의 배경이나 혹은 대상으로 설정될 뿐이다.여성은 남성의 삶의 궤적을 밝히는 데 쓰이는 질료구실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분석.예컨대 앙드레 말로의 작품에서 「인간조건」이란 어디까지나 남성들만의 인간조건이며 따라서 남성은 당연히 주도권과 권력을 획득해나가는 삶을 사는 데 반해 여성은 남성이 규정하고 바라보고 의도하는 대로,즉 「주변화되고 타자화된」 삶을 산다는 것이다. 가족안에서의 여성에 대한 묘사도 왜소하기는 마찬가지다.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아나톨 프랑스의 「내 친구의 책」,프랑수아 모리악의 「테레즈 데스케루」 등을 보면 여성은 배후의 그림자,침묵하는 배경으로 설정돼 있는 것이 고작이다.어머니나 아내의 모습으로 꽤 긍정적으로 그려진다 해도 여성 스스로가 작중(작중)에 살아있는 주체로 서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 책은 또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의 「반쪽의 여성주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보부아르가 마흔한살에 발표한 페미니즘 이론서 「제2의 성」은 그에게 세계적인 여성주의 작가이자 맹렬한 여권주의자란 꼬리표를 안겨줬다.그러나 그의 작품과 개인적인 삶을 꼼꼼히 살펴보면 「보부아르는 과연 여성주의 작가인가」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수 없다는 게 지은이들의 주장이다.알려진 것과는 달리 보부아르가 여성해방운동에 참여해 활동을 벌인 것은 사르트르가 사망한 뒤였으며 그 이전에는 오로지 사르트르와의 관계유지에만 병적으로 집착했다는 것.보부아르의 여성관 역시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다.보부아르는 정신분석이론이 여성문제를 다루는데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을 프로이트 이론의 틀안에 착실하게 가두어 두는 모순된 행태를 보였다.이같은 보부아르의 사상적 한계와 이중적인 심리상태는 「제2의 성」을 비롯,「지식인들」「아름다운 영상」「위기의 여자」「고요한 죽음」 등에 일관되게 드러나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부영사」,마리 카르디날의 「그것을 이야기하기 위한 낱말들」,엘렌 식수스의 「글쓰기로 나아가기」는 여성의 시선으로 자신과 타인을 관찰한 소설.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추구는 「몸」과 「글」에 대한 발견을 통해 이루어지며,이 발견이야말로 자신을 찾아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르 클레지오의 「사막」,알랭 푸르니에의 「대장 몬느」,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사무라이」,로맹 롤랑의 「매혹된 영혼」,프랑수아즈 말레 조리스의 「종이로 만든 집」,루이스 이리가레이의 「근원적 열망」등에 나오는 여성들은 험난하고 고통스런 가운데서도 꿋꿋한 의지로 인생을 헤쳐나간다.이와 관련,지은이들은 『자신을 지키는 것,그것은 한 인간이 비로소 자신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며 여성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바』라고 결론짓는다.
  • 국회 속기록에 비친 「정태수 로비」 의혹

    ◎「수서」 종결된 94년 질의 전무… 작년엔 단한건/“부정대출” 숱한 제기에도 답변은 두둔 일관 한보관련 국회속기록은 한보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자료로 활용되고 있다.정계·관계·금융계에 대한 한보측 로비징후를 더듬어볼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에 전산으로 정리돼 보관중인 속기록을 분석해본 결과 두가지 갈래의 이상징후가 엿보인다. 우선 집요하던 국회의 한보관련 의혹제기가 어느 시점에 갑자기 사라졌다는 점이다.한보는 지난 91년 수서사건 이후 3년간 국회에서 집중 도마에 올랐다.무려 83건에 이르는 여야의원의 추궁이 잇따랐다. 그러나 94년에는 단 한건도 없었다.15대국회 첫해인 지난해는 국민회의 장성원의원 1명만이 한보문제를 다뤘다. 이런 수치는 『의원들이 왜 한보문제에 대해 입을 닫기 시작했을까』라는 의문으로 이어진다.한보측이 「골치아픈」 의원의 「입」을 막는 작업을 벌인게 아니냐 하는 추론을 낳게 한다. 둘째 속기록내용에서도 이상징후가 나타난다.여야의원은 한보철강·한보주택 등 한보계열사에 대해 부정대출 및 공금유용의혹을 잇달아 제기했다.그러나 답변은 두둔하거나,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지난 92년10월24일 국정감사때 최두환 당시 민주당의원(재무위)은 지난 91년6월21일 주요 은행들이 분담하여 각기 한보철강에 무담보대출해준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용만 당시 재무부장관은 『은행간 분담비율은 관련은행끼리 협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외압설을 부인했다. 같은해 10월15일 유준상 당시 민주당 의원은 『한보측에 구제금융을 해줄때 한보철강주식 63만9천주를 91년까지 담보로 설정키로 약속했는데도 1년이 다되도록 이행되지 않았고,채무이행실적도 22%밖에 안된다』며 은행감독원의 감독소홀을 추궁했다. 이용만 재무장관은 『한보계열에 대해서는 채권은행들이 원만한 협조 아래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와 엇비슷한 문제를 제기한 의원은 한명을 빼고 모두 야당소속이었다.대부분 한보측의 「요주의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을 읽게 한다. 이후 한보는 곪아가고 있었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잠잠해졌다.
  • 핵폐기물 국제관례/강제 저지법 없지만 타국 이전“사례 전무”

    ◎리우회의후 금기 풍조/중·마샬군도 시도 좌절/IAEA “인접국 의사 존중” 현재의 국제법상으로는 저준위 폐기물의 국제 이동을 강제로 저지할 방법은 없다. 하지만 리우 유엔환경회의 이후 유해폐기물의 수출입을 금기시하는 국제적인 분위기와 이해 당사 국가의 반대압력 때문에 자국의 핵폐기물을 타국에 전가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실례로 지난 1985년 중국은 고비사막에 독일의 「사용후 핵연료」를 처분하기 위한 관리시설을 유치하다가 국민여론에 밀려 중단한 적이 있다. 또 95년도에는 서방국가의 핵실험이 수행됐던 태평양 지역의 마샬 군도가 국제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유치를 시도하다 뉴질랜드와 호주등 주변국의 반대여론이 거세지자 중도 포기한 일이 있다.대만은 당시에도 이의 참여를 추진했으나 뉴질랜드와 호주는 인접국가로서 환경 위험,수송선박의 안전성 등을 이유로 강력한 반대압력을 행사했다. 이밖에도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를 프랑스와 영국에 위탁,재처리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핵폐기물은 다시자국영토로 회수해가고 있다. 핵폐기물이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도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인접국의 의사를 무시할 수는 없도록 하고 있다.즉 IAEA의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원칙」은 방사성 폐기물을 수입하는 국가는 국제적 안전관리 기준에 적합하게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고 처분할 수 있는 기술능력과 규제체제를 갖출 것과 방사성 누출 및 오염확산의 관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인접 국가와 교환해 관리평가할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9월 채택될 예정인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안전협약」은 국가간의 방사성폐기물 이송시 인접국에의 고지나 동의를 의무화하고,폐기물 발송국은 접수국이 폐기물 관리능력과 규제체제를 갖출 경우에 한해서만 폐기물을 발송할 수 있도록 못박고 있다. 김영식 과학기술처 원자력협력과장은 『전반적으로 자국 쓰레기는 자국에서 처리하는게 국제관례로 정착되는 추세』라면서 『북한은 이미 핵에 오염된 마샬군도마저도 감행하지 못한 핵폐기물 반입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악재 상승작용… 경제운용 차질 우려

    ◎금융기관 대외신인도 추락… 비용부담 증가/무역적자 수직상승… 억제목표 달성 미지수 경기불황속에 한보부도마저 터져 경제위기감이 증폭되면서 올 경제운용에도 차질이 우려된다.정책당국은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한보철강 부도사태가 하강국면에 있는 우리경제의 회복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한보철강 부도사태로만 국한시켜보면 철강재 수급차질로 이어져 무역수지와 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한보철강의 연간 생산능력은 2백만t으로 전체 철근업계에서의 점유율은 17.9%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지금 비수기인데다 재고(96년 말 현재 52만8천t)를 감안할때 단기적으로는 내수수급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같다.그러나 한보철강의 정상조업이 성수기(4∼6월)까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부족으로 국내 판매가격 상승은 물론 해외에서 수입할 경우 무역수지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한보철강 부도여파가 경제 전체에 미칠 파급효과다. 다행히도 한보철강 부도사태이후 당국이 우려했던 금융시장은 아직까지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 28일 현재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12.45%로 전일대비 0.05%포인트 떨어졌다.그러나 28일 종합주가지수는 662.85로 1.85포인트가 떨어졌으며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58.30원을 기록,원화 절하세가 지속되고 있다. 재경원관계자는 『주가가 빠진 것은 한보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같다』며 『한보부도사태이후 금융권이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줄때 종전보다 까다롭게 하지 않겠느냐는 심리요인이 가세할 경우 자칫 일반기업의 투자위축을 야기하는 등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보 부도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외 신인도 실추도 우려되는 부문이다.그럴 경우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에서의 자금조달코스트가 높아지고 이는 곧 국내기업의 비용부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실제로 정부는 한보철강 거래은행인 제일·조흥은행 등의 국제사회에서의 신용등급이 지금보다 3단계 가량 떨어져 해외에서의 차입금리가 0.15%정도 높아지는 부담을 감수하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국제수지.한보사태도 사태지만 1월 들어서도 무역적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1월 한달동안만 37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정부는 『연초에 한해 무역적자의 절반이상이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올 경상수지 적자를 연간 1백50억달러 내외에서 잡겠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가뜩이나 우려감이 확산되는 경제상황에서 이 억제목표마저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자금경색과 이로 인한 기업부도가 고용불안을 촉진시킬수 있고 소비쪽과 투기쪽을 기웃거리는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을 부추길 소지도 높아 경제운용이 어렵게 됐다. 위기적 상황에서는 악재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증폭된다는 점에서 불황국면에 터진 한보사태수습은 올 경제운용에 최대 관건일 수 밖에 없다.
  • 제2금융권 「자사 이기」 구설수

    ◎“우리만 떼이지 않으면 된다” 어음 계속 돌려/한보,은행지원금 종금사 대출금갚기 급급 한보철강의 부도와 관련해 제2금융권이 도마위에 또 올랐다.채권은행들이 한보철강에 대한 추가지원에 난색을 표시한 요인중 중요한 것으로는 종합금융사 등 제2금융권의 전형적인 자사 이기주의가 꼽힌다. 은행들은 지난해말부터 어렵게 결정을 내려 한보철강에 자금을 지원해줬지만 한보는 이렇게 받은 자금으로 종금사에서 빌린 자금을 갚기에 바빴다.종금사들이 자신들은 떼이지 않으려고 어음을 계속 돌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제일·산업·조흥·외환은행 등 빅 4은행들은 3천억원의 시설자금을 추가로 지원해봐야 한보철강의 자금난이 해결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시설자금용으로 대출해줘야 종금사의 빚을 갚는 운전자금용으로 나갈게 뻔한 탓이다. 지난해 1월 동서증권이 담보로 잡았던 1백69억9천5백만원의 어음을 돌려 우성건설이 부도가 난 것과 비슷한 상황이 한보철강의 부도에도 일어난 것이다.
  • 「한보」파장 일파만파­은행가·업계 표정

    ◎사정삭풍 눈앞… 금융권 “자라목”/금개위 출범·새달 주총… 물갈이 폭 클듯/비리 연루설 「빅4」 구속·퇴임 소문 무성 한보 거액대출과 부도사태파문으로 은행권이 사정한파에 휩싸여 있다.금융개혁위원회가 구성된 것도 정부의 개혁의지를 엿볼수 있는데다 다음달에는 은행들이 정기주주총회에 따라 임원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돼온 것도 세찬 사정바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지난해 11월말 손홍균 전 서울은행장이 대출커미션(수수료)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2개월만의 한파에 은행권은 움츠러들고 있다. 은행권 사정한파의 초점은 한보철강에 거액을 대출해준 제일·산업·조흥·외환은행 등 빅4은행에 모아지고 있다.검찰이 한보대출 관련자료를 이미 확보,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대출을 미끼로 한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연루설도 나오고 있다.구속되거나 중도에 물러날 현직 은행장이 나올 것이란 소문도 파다하다. 한보에 뭉텅이 자금이 대출된 것은 95년부터다.은행권에서만 2년남짓한 기간에 무려 2조원이 넘는 대출이나갔다.한보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4개 은행이 사정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4개 은행중 김시형 산업은행총재와 장명선 외환은행장은 지난 94년,우찬목 조흥은행장은 95년,신광식 제일은행장은 지난해 각각 행장에 올랐다. 사정바람이 불었다 하면 은행장의 구속이나 중도하차가 0순위로 꼽혀온게 지금까지의 관행처럼 돼있다.구속까지는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소한 1∼2명의 불명예퇴진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 출범후 4년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에 물러난 은행장만 16명이다.전직은행장도 사정권에서 안전한 것은 아니다.오히려 현행장보다 전행장시절에 한보철강에 거액이 물려 은행이 이후 한보에 끌려다닌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한보철강관련 은행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은행권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실제로 한보철강사건이 터지기 이전에도 검찰은 3∼4명의 은행장에 대해 비리정보와 투서에 따라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비리파일을 갖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모시중은행장은혐의가 있었지만 지난해 구속에서는 빠졌다는 소문도 있는 터여서 은행권에 한보사건을 계기로 새 정부 출범직후 못지않은 사정바람이 또 한차례 불어닥칠 조짐이다.새 정부 출범이후인 지난 93년3∼5월에는 김준협 전 서울은행장이 대출부조리로 물러나는 등 3개월동안 은행장 6명이 불명예퇴진했다.은행권의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 외국언론의 「노동법」관심 저의/최두삼 국제부장(데스크 시각)

    수년전 홍콩특파원으로 근무할 당시의 일이다.홍콩TV들이 날만 새면 한국 대학생들의 시위장면만을 지루할 정도로 자주 내보내고 있어서 한 TV기자에게 물어본적이 있었다. ­한국학생들의 시위가 밥먹듯 일어나고 있는데 아직도 뉴스가치가 있는가. 같은 장면을 날이면 날마다 계속 TV로 내보내면 시청자들로부터 지루하다는 항의를 받고 있지는 않은가? 『영화보다 더 생생한 뉴스를 우리가 어떻게 외면할수 있겠는가.화염병을 던져 불바다를 만들고 쇠파이프를 든 대학생과 경찰이 시가전을 벌이는 생생한 화면을 놔두고 무얼 보도하란 말인가』 ○지나칠 정도로 크게 다뤄 당시는 홍콩뿐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매스컴들이 한국대학생들의 시위장면을 단골 보도메뉴로 삼았었다.그래서 국내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해외여행이라도 하고나면 금방이라도 한국정부가 붕괴될듯한 느낌을 받고 귀국한 여행객들이 많았었다. 문민정부들어 한동안 잠잠하던 한국사태 보도가 지난 연말 노동법개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1개월 가까이 다시 홍수를 이루고 있다.이번에는시위장면이 많지 않아선지 TV보다는 신문이 더 극성을 부리고 있는듯하다.세계 각국에서 내로라하는 신문치고 한국노동법 파동에대해 논평 한두차례 내놓지 않은 신문이 없고,그날 그날의 움직임에대해 1면 머리기사로부터 해설,인터뷰,만평,스케치 등등 지나칠 정도로 대대적으로 다뤄왔다. 이제는 과거 대학생들의 화염병 시위때와는 다른 차원에서 한국문제가 다시 세계 매스컴의 도마위에 올라 제멋대로 요리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한달동안 이렇다할 국제뉴스가 없었다는 이유때문일 것이다.기껏해야 세르비아 불가리아 등 구동구권 국가들의 반정부시위와 중동 국가들의 테러에다 병든 옐친 러시아대통령 얘기가 고작이었다.이것들 역시 지루하게 계속돼 신선감이 떨어지고 벌써 식상해 있는 메뉴들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국사태가 그토록 장기간 대대적으로 보도돼야할 배경설명으론 충분치 못하다.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되고 지하철의 비정상운행이 있었지만 일반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큰 불편도 없었는데 전세계의 보도매체들이 그토록 큰 관심을 쏟는 이유는 뭔가. 우선 외국언론의 대체적인 보도 방향은 한국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용의 신축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법 개정에 나섰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결사의 자유와 법개정 절차에 일부 무리가 있었다는데 맞춰지고 있다.그러나 일부신문들은 한국경제가 마치 마비상태에 빠졌다거나 「제2의 멕시코가 될 것인가」,「한국에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는가」 등으로 폄하하기도 하고 「일본식 성장의 덫」에 걸려 더이상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고 빈정거리기도 했다. 마치 한국에서 뭔가 터지길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온갖 수식어를 동원,멋대로 평가를 내리고 써제끼고 있다.얼마전까지만해도 한국의 경제기적이 「경탄스럽고」 「찬양해 마지않을」 대상이었으나 미국이나 유럽 각국이 5­10%대의 고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부터는 「경계의 대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파리에 상주하는 한 상사원은 『한국인들이 조금이라도 일을 덜 했으면 프랑스노동자들이 지금처럼 어려워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를 파리시민들로부터 듣기도 했다고 한다. ○파업선동 보도 적잖아 물론 우리는 이제 한국에서 일어난 조그마한 일이라도 더이상 「집안 일」로 그치지 않고 세계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그래서 한국주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대로 세계 곳곳에 즉각 즉각 보도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도 명심해야한다.한국에서 자동차 한대를 더 생산하면 다른 경쟁국에서는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어 그들이 경계심을 펼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선진국 대열에 끼어들기 위해선 그만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얘기일 것이다.
  • 야 정국주도권 겨냥 집요한 요구/여야 총재회담 공방

    ◎여­“정책·논리없는 야와 회담 무의미” 일축/야­여 대선후보군 흠내 “꺼진 불씨 지피기” 영수회담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지루하다.김영삼 대통령이 공식 거부했지만 야권의 요구는 집요하다.언뜻 대화하려는 의지에 차이가 있는 것처럼 비쳐지지만 향후 정국구도를 겨냥,정치적 손익계산을 담은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다. ○…신한국당은 야권의 거듭된 영수회담 요구에 9일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김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동관련법에 대해)노동계는 반대의 논리가 있지만 야당은 논리가 없다』며 『의견없는 쪽과 회담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못박았다. 이처럼 영수회담을 거부하는데는 야권의 의도가 노동관련법에 발목이 묶인 진퇴양난의 상황을 타개,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김대변인은 이를 『야권은 (노동법과 관련해)떠들 수도,그렇다고 조용히 있기도 힘들게 되어 있어 「그랜드 쇼」를 원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신한국당은 노동계 파업사태는 근로자를 상대로 한 직접 설득과 사법적 대응으로 임하되 야권에 대해서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대여 공세 중단」을 거듭 촉구하는 압박전술을 편다는 방침이다. ○…야권은 이날도 김영삼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촉구와 더불어 여권의 대선 예비후보 흠집내기를 추가해 대여 공세를 계속했다.다양한 공격으로 꺼진 영수회담 불씨를 살려 놓으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 박홍엽 부대변인은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로 야기된 정국불안과 총파업 사태에 여권 대권주자들이 침묵과 발뺌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사람씩 도마위에 올렸다.『정리해고는 인위적 해고가 아니다』고 말한 이홍구 대표위원과 『정리해고가 판례보다 더 엄격하다』고 말한 이회창 고문이 표적이 됐다.최형우 의원과 이한동 고문은 「발뺌」으로 규정됐다. 자민련은 다른 「메뉴」로 여권 대선주자들을 공격했다.이규양 부대변인은 『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벌이고 있는 경제현장 방문,서민접촉활동,시국강연은 분명한 사전선거 운동』이라며 즉각 취소를 주장했다.
  • 미국식 고용수학(새 노동법/더 많은 고용으로 가는 길:1)

    ◎“9백만명 해고해 1천만명 고용했다”/감원→경쟁력 회복→고용창출 정책 성공/“미 본받자” 일·독도 노동법 개정 대열에 우리 경제는 기업활력 회복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명제와 고용안정이라는,기존 사고의 틀로는 조화하기 어려운 과제앞에 서 있다.때문에 장기화조짐을 보이는 경기불황과 실업위기를 동시에 해소하고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의 재도약을 위해 우리는 새로운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요구받고 있다.노동계의 총파업을 불러온 새 노동법은 바로 선진경제 진입을 위한 새 패러다임의 도입과 틀깨기 작업에 따른 피해갈 수 없는 일시적 혼란이다.서울신문은 기업활력회복을 통해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려는 새 노동관계법을 분석하는 특집시리즈 「새 노동법,더 많은 고용으로 가는 길」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이 시리즈를 통해 자유로운 고용시장 조성으로 해고보다 더 많은 고용을 만들어내면서 최대호황을 구가하는 미국경제와 종신고용의 틀을 벗지 못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경제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노동정책이 가야 할방향을 도출해내고자 한다.〈편집자주〉 기업활력과 고용.「양손 줄다리기」의 이 문제는 지금도 각국의 정책담당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뜨거운 현안이다.고용을 보면 기업부담이 크고·작은 몸집으로 가자니 실업이 우려되고…. 그러나 양자택일로 고민하던 세계경제는 점차 성장(기업활력)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용 우선정책은 곳곳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용조정­실업률 상승의 기존 방정식은 「사망선고」를 받았다.대신 고용조정­기업활력 회복­고용확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일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보다 감원이 낫다』는 인식과 「감량경영은 경제성장의 한 과정」이라는 신경제학적 시각들도 생겨났다.따라서 노사의 문제도 「분배문제」에서 「생산문제」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다.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의 제로 섬(Zero Sum)보다 파이를 얼마큼 키울 것이냐는 논리가 선호되고 있다. ○“평생고용” 일 신화 종말 미국경제는 올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2.3% 성장이 예상된다.일본경제는 3%대에서 2%대로 떨어질 것같다.종신고용을 고집해 온 일본경제가 장기간 그늘속에 있는 사이,미국경제는 과감한 다운사이징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것이다.『미국 자본주의가 일본식 자본주의를 눌렀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미국은 지금 66개월째 호황속을 달리고 있다.업종전환과 과감한 고용조정으로 경쟁력이 회복돼 새로운 일자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반면 일본은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적시에 고용부담을 덜지도 못했다.피터 드러커는 『일본 주식회사의 신화는 깨졌다』고 일갈했다.일본 불황이 종신고용의 환상에서 덜 깨어난 부담 때문이라면 과장일까. 일본은 그동안 몇차례 구조조정을 경험했다.70년대 석유위기,80년대 플라자합의와 엔고를 전후해서 그랬다.그러나 지금 일본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익성 악화와 경쟁력 저하로 중병을 앓고 있다.고용문제는 92년 불경기에서 시작됐다.일본식 경제시스템이 적합치 않다는 판단들이 속속 내려졌고 일본을 최강경제로 만든 종신고용제과 연공서열의 관행이 수술대에 올랐다.노동성 조사결과 일본기업의50.5%가 종신고용을 집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일본 주요산업의 시간제 근로자 비중도 최근 14.9%로 5년전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 신 일본제철은 관리부문의 종사자 1만여명을 3년간 3천명정도로 줄이기로 했고 NTT,닛산,간사이전력은 희망퇴직제와 선택정년제라는 이름아래 감원을 시도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불구,일본의 「기업내 실업자」는 1백만명을 웃돈다.이들은 언제 퇴출될 지 모를 사내 잉여인력으로 미래의 실업자군이다.일본 정부도 마침내 변형근로시간제 등 탄력적인 노동제도를 검토중이며 올 7월까지 노동법개정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IBM선 19만명 해고 기존 경제학의 틀을 깬 새 패러다임으로 경제회복을 이룩하고 있는 미국.미국은 일본·독일의 국내시장의 잠식으로 70년대부터 심한 산업공동화를 경험했었다.고통끝에 기업들은 인원정리 등 다운사이징을 선택했다.AT&T사는 40만명에 달했던 종업원을 30만명수준으로,IBM은 전 세계에 40만명에 달하던 직원을 21만명으로 감축했다.이들 사례는 예일 뿐이다. 노조와 마찰이 없을 리 없다.그러나 기업이 망하느니 고용조정과 임금동결을 받아들여야 했다.미국의 GM 새턴공장,제록스,AT&T,모토로라 등 상당기업들이 대립구도를 청산하고 협력구도로 노사가 활로를 찾았다.미국 자동차노조와 포드사간 협상에서 노사는 『근로자의 95%에게 향후 3년이상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한다』고 합의했다.대신 회사가 새 공장을 세우면 새 근로자들에게는 낮은 임금을 책정할 수 있도록 했다.이같은 노력으로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자동차 빅3는 93년 10년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개가를 올릴수 있었다.미국이라고 감원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뉴욕타임스는 올 3월 7차례에 걸쳐 「미국의 다운사이징」이란 특집기사로 해고자들의 애끓는 사연을 소개했다. 그러나 클린턴행정부 집권을 전후,미국에서는 9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과 관련서비스 산업의 발흥으로 1천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겼다.해고도 진정돼 실업수당 신청자도 감소추세다.「고용조정­경쟁력 회복­고용확대」의 미국 방정식은 간단하다.「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기업의 채용부담을 덜어준다.기업활력이 살아나 업종전환과 구조조정이 촉진돼 일자리가 생긴다」.대량감원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기업활력과 직업창출로 이어진다는 발상의 전환일 뿐이다. 전통적으로 고용을 중시해 온 유럽.이들 국가는 모든 정책이 9∼12%에 이르는 고율의 실업을 안정시키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왔다.복지나 규제를 완화하지 않는 한 실업과 재정적자를 줄일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있다.그러나 이같은 소극적 고용책으로는 고용증진은 커녕 현상유지도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새로운 성장정책으로 전환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새법 고용확대 부메랑” 실업해소와 성장촉진을 위해 독일의 노·사·정은 올 1월 「고용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대」라는 이례적인 합의를 도출해냈다.매우 시사적인 이 연대는 2000년까지 실업자를 현재(4백만명)의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행정규제의 완화,정부재정 축소,사회보장기금의 축소,중소기업 창업지원,근로시간 탄력화,근로자의 재산형성제도 개선을 한다는 것이었다.조합들은 실업보다 임금감축과 노동강도의 강화,노동시간 유연화를 택했다.독일의 해고제한법마저 개정의 도마에 섰다. 노동시장의 경쟁력은 유연성이 그 척도다.시장에서 수요가 격감하면 물량조정(해고 등 고용조정)이나 가격조정(임금동결 등 임금조정)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우리 노동시장의 유연성(Flexibility)이 결여돼 있다는 점은 94년 IMD(국제경영개발원)의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이미 지적됐다.노동유연성에서 41개 조사대상국 중 35위로 경쟁국과 동남아 후발개도국에도 처졌다. 기업에게 날렵한 몸집과 탄력을 주는 고용조정은 후일의 고용확대를 담보할 수 있는 부메랑이다.새 노동법은 이를 위한 제도적 틀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노사가 함께 승리하는 상생(Win Win)의 틀.그 틀은 파이를 키우는 파레토의 최적(자원배분이 가장 효율적인 상태)을 구하는 일이며 틀깨기,새 패러다임의 정착을 위한 시도다.
  • 유럽·북미 한파 160여명 사망/세계의 신년맞이 표정

    ◎교황 신년메시지 “서로 용서하고 용서 구하라”/이군,헤브론시장서 소총 난사… 팔인 6명 부상 【워싱턴·런던·바티칸·모스크바·북경 외신 종합】 금년 새해도 평화와 화해를 간구하는 각국 지도자들의 기원과 덕담으로 날이 밝았지만 곳곳에서 터져나온 테러와 시위,그리고 북미·유럽 일대에 몰아닥친 혹한,혹설로 지구촌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더 어수선한 새해첫날을 보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일 신년 메시지에서 전세계인들에게 『서로를 용서하고 용서를 구하라』고 촉구.성 베드로 성당 앞에서 약 2만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신년미사에서 교황은『평화와 용서는 결코 분리할 수 없는 것이며 동반적인 관계』라고 역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휴양지인 힐튼 헤드에서 가족들과 신년을 맞이.클린턴 대통령은 주로 골프로 소일하며 오는 20일 취임사 연설을 준비하거나 제2기 국정운영 구상을 가다듬을 것으로 알려졌다. ○…M16자동소총으로 무장한 한 이스라엘 병사가 1일 요르단강 서안 헤브론시시장거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팔레스타인인 6명이 부상.현장 목격자는 이 병사가 상오 9시 30분경 시장 길바닥에 엎드려 소총을 10∼15발 난사하다 다른 이스라엘병사들에게 제압됐다고 전언. ○…유럽에는 계속되는 혹한으로 사망자 수가 160명을 넘어서는등 최악의 한파로 연일 사망자 수가 늘고 있으며 특히 독일에서는 이날 사망한 5명을 포함 19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 ○…북미의 많은 지역에서도 한파로 11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특히 지난 30일 캐나다 서부지역에는 강풍을 동반한 70년래 최악의 폭설이 내렸으며 31일에는 워싱턴 및 오리건주에서 눈이 비로 변해 도로망이 얼어붙고 전신주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던 교육제도의 개혁문제를 새해 역점추진 과제중 하나로 올리겠다고 다짐. ○…강택민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주권회복은 「국가적 수치」를 100년만에 마침내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1일 이후에도 국제적인 금융·무역 및 교통 중심지라는 홍콩의 위치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축년 새아침 김광언 교수에게 들어 본 「소 이야기」

    ◎소/하늘의 뜻을 사람들에 알리는 영물/옛부터 가족처럼 생각 「생구」라 불러/근면·겸손의 덕성지닌 「농가의 조상」 우리는 예부터 소를 가족으로 대해왔다.한집에서 사는 하인이나 동물처럼 「생구」라 부른 것이 그것이다.강원도 산간지대에서는 섣달 그믐날 저녁에 만두를 빚어서 소에 주고 사람도 먹는다(이들 지역에서는 설 음식으로 떡국 대신 만두국을 끓인다).또 함경도에서는 소가 여위어서 힘을 못쓰면 주먹만큼씩 뭉친 찰떡을 한번에 열개쯤 1주일동안 입에 넣어준다.「사람도 인절미를 먹으면 뼛속에 물이 차서 힘이 솟듯이 소도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이러한 풍속은 사람과 소를 하나로 여긴데서 나왔다. 소를 하늘의 뜻을 알리는 영물이라고 하여 부여에서는 그 발굽으로 점도 쳤다.「발굽이 붙어 있으면 좋고,갈라지면 나쁘다」고 믿은 것이다.또 우리는 소를 하늘에 바치는 제물 가운데 가장 존귀한 것으로 생각하였다.한자의 고할 고도 소우에 입구를 더한 것으로 신령에게 소를 바치고,인간의 소원을 빈다는 뜻이다.오늘날에도 경기도 서해안 일대에서는 정월에 동제를 지낼때 소를 쓴다.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서남부와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벌어지는 소싸움도 본디는 싸움에 진 소를 신에 바치기 위한 행사였다.우리도 예전에는 진쪽의 소를 바로 푸줏간으로 보냈다. 옛분네들은 「소는 농가의 조상」이라고 일컬었고 소 없이는 농사를 못짓는 것으로 알았다.정월의 첫 소날(축일)을 소의 생일로 쇤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 나왔다.이날은 일을 시키지 않고 죽에 콩을 많이 넣어서 잘 먹였다.또 도마질이나 방아일은 물론이고 쟁기 따위의 연장도 다루지 않았다.도마질은 쇠고기 다지기를,방아일은 연자매를,쟁기는 땅을 가는 일을 연장시키기 때문이다. 소가 우리네 대학발전에 끼친 공로 또한 오래 기억되어야 마땅하다.오늘날 널리 알려진,적지않은 사립대학들은 한때 「우골탑」으로 불렸다.농가의 부모들이 유일한 재산이었던 소를 팔아서 자녀의 학비를 대었던 것이다. 우리 소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가죽 다루기를 비롯하여 젖을 짜는 방법도 우리가 일러주었다.백제 사람인 복상이 짠 젖을 처음 마셔본 임금(효덕천황)은 그에게 특별한 벼슬(화낙사주)을 내렸고 자손들에게는 대대로 궁중에 우유를 바치는 특권도 주었다. 새해에는 소가 지닌 근면과 겸손의 덕성이 온누리에 미쳐서,태평성대가 이룩되기를 바란다.
  • 자살… 표절… “시끄러웠던 한해”/’96 가요계 결산

    ◎서지원·김광석 죽음 이어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소동/룰라 자해파문… 마이클 잭슨 우여곡절끝 공연 올 가요계에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95년말 김성재의 의문사에 이어 올초 서지원,김광석의 자살 등 한두달 사이 가수들의 죽음이 잇따라 온갖 루머를 낳기도 했다.이들의 사망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즉 가요계에 산재해 있던 병폐들(마약·음반흥행에 따른 부담 등)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어 지난 4년간 가요계를 좌우했던 그룹「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선언하고 잠적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들이 정식으로 은퇴기자회견을 갖기전 언론을 필두로 한 온 사회가 서태지의 행방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소동이 일어났다. 정초부터 큰 사건들을 겪은 가요계는 이후 남은 기간동안 끊임없이 표절시비 도마위에 올랐다.그룹 「룰라」가 3집 「천상유애」를 발매하기도 전에 표절임이 확인돼 멤버중 한사람이 자해소동을 일으키고 방송활동을 중단한데 이어 김민종이 자신의 「귀천도애」가 일본노래의 표절임을 스스로 밝힌 뒤가수활동 중단을 발표했다.공식적인 표절시인을 제외하더라도 수십곡의 노래가 표절시비를 겪었다.이처럼 올해 표절혐의곡이 유난히 많았던 것은 PC통신에 표절방이 따로 생길 정도로 통신인들을 중심으로 한 보이지 않는 「표절감시단」의 활동이 컸기 때문이다.주로 10∼20대 초반인 이 감시단들은 위성방송 등을 통해 일본노래를 자주 접한 탓에 일본노래를 베끼다시피하는 표절가요들을 놓치지 않고 골라냈다.이때문에 일본문화개방이라는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기도 했다.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을 앞둔 찬반여론도 96년의 큰 사건에 속한다.잭슨의 성추행,고액 개런티 등을 문제삼은 「마이클 잭슨 내한공연 반대대책위원회」까지 생겨나 반대활동을 벌였으나 문화개방이라는 대세에 밀려 공연은 성사됐다.이 공연의 성공으로 내년에는 해외가수들의 내한공연이 줄줄이 예정돼있어 우리 공연의 내실을 기해야한다는 여론이 높다. 가뭄속에 단비도 있었다.지난 6월7일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가 완전폐지된 것.이에 따라 정태춘의 5,6집과 서태지의 「시대유감」이 다시 살아났다.하지만 방송사의 자체심의는 여전히 남아있어 정태춘의 노래 일부와 패닉의 「벌레」 등은 방송을 타지 못하고 있다.
  • 생태계 교란 동·식물 서식지 이동 규제

    ◎새해 보호지역 지정… 외국 동물 무단 방생 단속 환경부는 10일 하천이나 호수 등 자연생태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큰 동물이나 식물을 함부로 풀어주거나 옮겨심는 행위를 규제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새해 상반기안에 해당 동·식물의 명단을 고시하고 특별히 생태계보호가 필요한 지역도 지정,이들 지역에서 서식하는 동·식물의 반출은 물론 다른 생태계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반입도 금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종교단체등에서 해오던 방생도 지역과 동물의 종류를 제한받게 된다. 특히 개구리·도마뱀·거북이 등 외국에서 애완용으로 들여온 동물들을 하천이나 호수에 멋대로 풀어주는 행위가 규제된다. 환경부는 이와 함께 설악산·지리산·한라산 등 특유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에서 동·식물을 잡거나 채취해 산채로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행위도 단속할 계획이다. 선우영준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는 동·식물의 서식지 이동행위에 대한 규제가 선언적 조항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새해부터 구체적인 규제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역사” 「베짜기 개미」를 아시나요

    ◎숲속서 곤충·새·뱀 등 마구잡이 사냥/자신몸 500배 무거운 짐도 거뜬히 옮겨 만일 곤충에게도 올림픽이 있다면 역도 금메달은 아프리카 베짜기 개미(Weaver Ants·점선안)에게 돌아 갈 것이다.이 작은 「역사」들은 군개미(Army Ants)처럼 걷한 대오를 지어 숲속을 순찰하며 사냥한다. 그러나 개미들이 먹이를 찢어 나눠갖고 가는 것과는 달리 이 개미들은 때때로 먹이를 나무 꼭대기에 있는 둥지까지 그대로 끌고 올라간다.이들의 포획물엔 커다란 곤충도 있지만 새·뱀·도마뱀 등과 작은 포유류도 있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말이다. 사진은 개미가 자신의 몸무게보다 500배 무거운 새를 선반위까지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 개미는 발위에 있는 강력한 흡입대를 이용해 끈질기게 발위에 있는 강력한 흡입대를 이용해 끈질기게 새를 붙잡고 있다.
  • 여 「노동법 간담회」 무슨 얘기 오갔나

    ◎노조 정치활동·복수노조·정리하고 도마에/“특위서 여론 수렴·당정협의 강화” 원칙 확인 신한국당이 6일 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안을 검토하기 위한 비공개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간담회에는 이상득 정책위의장과 정영훈 제3정조위원장,이강희 박범진 김문수 이신행 의원 등 환경노동위와 교육위 소속 당내 의원들과 최병렬 한이헌 의원 등 17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승부 노동부 차관으로부터 정부안을 보고받고 조항 하나하나를 축조심의했다.특히 회의는 노·사의 견해를 대변한 참석자들이 4시간동안 노·사 대리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난상토론을 벌이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오찬과 티타임까지 가졌다. 사측 견해에 동조한 참석자들은 『변형근로제를 일일이 신고토록 한 것은 업무 가중과 또다른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노조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삭제하면 담화문·성명 발표 등 노조의 교묘한 정치활동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냈다.이어 『상급단체에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자동으로 단위 사업장에도 영향이 미친다』『대기업의 유급 노조전임제도는 즉시 철폐해야 한다』『교원단결·협의권 허용은 국가운영과 교육에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에 대해 노동계 출신 의원들도 『과감한 개혁의지없이 현실적으로 중간을 선택한 안에 불과하다』『선언적 의미의 나열에 거쳐 현실적인 집행과정에서 비효율성과 문제점이 예상된다』『정리해고제는 노·사합의가 전제인데 노·사가 마찰을 일으키면 누가 어떻게 조정하고 판정할 것이냐』『일부 조항은 자구가 애매모호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안을 물고 늘어졌다. 결국 이날 참석자들은 뚜렷한 결론없이 『당내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노·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긴밀한 당정협의를 벌여나가자』는 원칙만 재확인하는데 거쳤다.
  • 불 사학자 뤼시엥 파브르「16세기의 무신앙 문제­라블레의 종교」

    ◎16세기 「무신론과 정신구조」 해부/작가 라블레를 통해 본 당시의 「이단사상」/르네상스시대의 종교문제 핵심에 접근 마르크 블로크와 함께 아날학파(정치보다는 사회,개인보다는 집단,연대보다는 구조를 역사인식의 기본골격으로 삼은 20세기 프랑스의 역사학파)를 주도한 프랑스 사학자 뤼시엥 페브르의 대표적 저서 「16세기의 무신앙 문제­라블레의 종교」(문학과지성사)가 충남대 김응종 교수에 의해 국내에서 처음 완역,소개됐다. 「심성사」라는 역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사회경제사연보」의 창간자이자 「프랑스백과사전」의 편집책임자였던 페브르가 최고의 학문적 명성을 누렸던 1942년에 내놓은 이 책은 16세기의 정신적 구조를 이 시대가 낳은 이단아 프랑수아 라블레를 통해 해부한 것이다. 라블레는 몽테뉴와 함께 16세기 프랑스 르네상스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프랑스 르네상스 최대의 걸작으로 꼽히는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이야기」를 남겨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그는 투렌지방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프란체스코회와 베네딕트회 수도사로서 청년기를 수도원에서 보냈으며 종교개혁에 참여,가톨릭교회에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한편 당시 이단사상으로 경계 대상이 됐던 고대 그리스어를 독학하기도 했다.1532년에는 해학성 짙은 거인왕 모험이야기 연작 첫권인 「제2의 서 팡타그뤼엘」을 익명으로 발표,스스로 학자라는 굴레를 벗어버렸다.바로 이 책이 반기독주의적인 「패덕하고 추잡한 작품」으로 낙인찍혀 라블레는 그후 무신론자로 비판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페브르는 이러한 라블레를 통해 르네상스시대 사람들의 삶의 한복판을 차지했던 종교문제의 핵심에 접근해간다.지은이 자신이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은 『라블레에 관한 세부연구가 아니라 16세기의 의미와 정신에 관한 하나의 시론』이다.16세기의 「심성적 도구들」인 삶,철학,언어,과학,음악,감각,마녀,비학 등 한 시대의 전체상을 검토하고 있는 이 책에서 페브르는 『라블레는 무신론자인가』『라블레는 무신론자일 수 있었나,즉 16세기는 무신론을 체계화시킬 수 있는 도구를 갖추고 있었는가』라는 두가지 의문을 푸는데 초점을 맞춘다. 먼저 『라블레는 무신론자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문인,신학자,교론가 등 당대인들의 증언을 토대로 라블레는 무신론자가 아니라 「복음주의적 기독교도」라고 결론짓는다.16세기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무신론자로 규정하는 것은 「욕설」과 마찬가지로 라블레의 소설을 분석해보면 그는 근대적이기보다는 중세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또 『라블레는 무신론자일 수 있었는가』에 대해 페브르는 16세기가 단순한 「생각들」을 뛰어넘어 하나의 체계를 세울 수 있을만큼 비판적이고 실험적인,바꿔말해 과학적인 방법론을 지닌 시대가 아니라는 견해를 보인다.나아가 이 시대는 「믿기를 원하던 시대」로,16세기의 정신구조상 당시 사람들은 무신론자가 되고 싶어도 될 수 없었다고 잘라 말한다. 우리말 번역을 맡은 김교수는 『이 책은 종래의 엘리트적인 지성사·사상사를 뛰어넘어 한 시대 사람들 전체의 삶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그리고 독일식 정신사의 추상성을 뛰어넘어 「과학적」차원의 지성사의새 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선구적인 저서』라고 적극 평가한다.그러나 『페브르는 신앙과 무신앙이라는 이분법에 사로잡혀 신앙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이교주의 또는 무신앙의 계보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잊지 않는다.
  • 인도네시아 우중쿨론 국립공원(세계 문화유산 순례:17)

    ◎신의 손길이 머무는 위대한 태초의 땅/푸창 등 4개의 섬과 주변보다 12만551㏊/동·식물 1천여종 어우러진 “자연의 보고”/세계적 희귀종 「자바코뿔소」 유일 서식지 신이 태초에 만든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인간도 여느 동물과 다름없이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땅.유네스코가 1992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인도네시아의 우중쿨론국립공원은 자바섬 서남단에 위치했다.공원은 우중쿨론반도와 푸창·파나이탄·한두룸 등 네 섬,주변 바다로 이루어졌다.면적은 육지가 7만6천214㏊,해역이 4만4천337㏊로 모두 12만551㏊나 된다. 푸창섬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7시쯤이었다.지난밤 11시쯤 출항한 통통배가 속도를 줄인다 싶어 선실에서 나오니 멀리 작은 섬이 보였다.상오7시라지만 남인도양의 아침은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섬은 동화책 속의 무인도같았다.바닷가를 빙둘러 빽빽히 들어찬 열대수 때문에 섬 안이 들여다 보이질 않았다. TV에서나 보던 희귀한 열대 동식물을 야생 상태 그대로 보게 된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었다.우중쿨론국립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그 대신 1천종이 넘는 동식물,헤아릴 수 없을만큼 다양한 곤충과 바다생물이 사는 자연의 보고이다.그 중에서도 뿔이 하나인 자바코뿔소가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을 비롯해 세계적인 희귀종 수십가지가 서식한다. 아침을 먹는둥마는둥 하고 곧바로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밀림탐사에 나섰다.먼저 나루에서 섬 맞은편 초퐁까지 숲 한복판을 직선으로 통과했다.거리는 3㎞쯤.숲속은 꽉 들어찬 나무가 하늘을 가려 어두컴컴했다.주종인 헤아스 나무는 보통 밑둥이 어른 두세아름쯤 되게 굵었고,뿌리를 땅위로 마구 내뻗어 땅바닥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또 부러진 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발밑이 늘 조심스러웠다. 숲속에 동물은 흔했다.한가족인가,사슴 여섯마리가 우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자 슬금슬금 달아났다.힐끔 돌아보는 모습이 그리 놀란 것같지는 않았다.원숭이가 이나무 저나무로 옮겨다니며 숲속의 침입자를 구경했다.독수리가 「까각」,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남기고 후두둑 날아갔다.그야말로 「동물의 왕국」이었다. 다음날은 우중쿨론반도로 건너갔다.자바코뿔소가 가끔 눈에 띈다는 「코뿔소 식당」까지가 첫 코스였다.숲길은 푸창섬보다 훨씬 험했다.가이드 자이칸(50)은 칼로 나무를 찍으며 길을 터갔다.그러다 나무줄기 한토막을 잘라 입으로 가져가니 묽은 우유빛 액체가 흘러나왔다.가이드가 하는대로 그 수액을 마셔보니 찝찌름하면서도 먹을 만했다.자이칸은 『숲에서 나무 속살이나 수액만 먹고도 평생 살 수 있다』고 자랑했다. 숲에서 잠깐 벗어났다 싶자 갑자기 200∼300평쯤 되는 풀밭이 나왔다.「물소광장」이라 이름붙은 이곳에서 물소의 일종인 「반텡」수십마리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었다.반텡도 자바섬에만 사는 희귀종이다.그 곁에는 공작새들이 한가롭게 오갔다. 드디어 코뿔소가 가장 좋아하는 풀이 밀집 서생하는 「코뿔소 식당」에 도착했다.예전에는 이곳에서 코뿔소를 가끔 볼 수 있었다고 한다.그러나 주위를 둘러본 가이드는 최근 한달새 코뿔소가 다녀간 흔적이 없다고 말했다.강줄기를 따라 우중쿨론 깊숙히 들어가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추중쿨론강 하구에서 카누를 타고 거슬러 올라갔다.강가로는 이름모를 열대수들이 물속에 잠긴 채 무성히 자랐고,주변은 괴괴했다.신음소리처럼 들리는 원숭이 울음이 왠지 두려움을 자아냈다.1.5㎞쯤 나아가니 강은 두줄기로 갈리는데 통나무를 쌓아 막아놓았다. 배에서 내려 발디딜 공간도 마땅찮은 밀림을 30분쯤 헤맸을까,그제서야 가이드가 볼멘소리로 실토했다.자신도 최근 반년동안 코뿔소를 본 적이 없으며 현재 자바코뿔소는 50마리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다(인도네시아정부에서 최근 간행한 안내서도 그쯤 추정했다).결국 자바코뿔소를 꼭 봐야겠다는 욕심을 포기해야만 했다. 우중쿨론에서 나흘 머물면서 그 너른 자연을 깊이 체험한다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럼에도 밀림 통과,코뿔소 찾아나서기,카누탐사등에서 보고느낀 자연의 위대함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바다 위 상공에서 유유히 날아다니다 해질녘이면 파나이탄섬으로 돌아가는 검붉은 박쥐떼도 보았다.1m쯤 되는 도마뱀과 원숭이·사슴은 곁에 있는 인간에 아랑곳없이 자기들끼리 어울렸다.우중쿨론의 자연은 실로 아름다운 태초의 풍경이었다.인적이 드문드문하고 신의 손길이 그대로 남은 우중쿨론에서 인간은 겸손할 수밖에 없었다.그것은 자연의 위대함 때문일 것이다. ◎여행 가이드/밀림탐사 현지가이드 꼭 필요… 낚시 등 레저시설 다양 우중쿨론국립공원을 보려면 웬만큼 고생할 각오는 해야 한다.교통편이 불편한데다 현지에서 밀림을 헤치고 다니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우중쿨론에 들어가려면 먼저 라부안이나 타만자야에 있는 공원 사무소에서 허가를 받는다.또 현지인 가이드의 안내를 필히 받아야 한다.우중쿨론에는 탐사코스가 다양하게 있지만 일단 푸창섬을 중심으로 한 코스를 권할 만하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라부안까지는 육로로 3시간30분∼4시간쯤 걸린다.버스편은 수시로 있다.라부안에서 푸창섬은 75㎞,배로 5∼6시간 거리이다.푸창행은 월·금요일,돌아오는 배는 목·일요일등 주에 두차례씩 있다. 타만자야는 라부안에서 우중쿨론반도쪽으로 92㎞ 들어간 곳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이곳에서 푸창까지의 배편은 모두 개인이 운영하는 것뿐이다.따라서 출항시각이 일정치 않고 승선시간도 7∼8시간 걸리는 것이 큰 흠. 푸창섬에는 숙박시설과 식당이 있어 숙식은 해결된다.밀림 탐사말고도 해수욕·보트놀이·바다낚시 등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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