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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문화의 몰락’저자 모리스 버만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반미감정’이 초점이 되고 있다.초강대국 미국에 대한 막연한 반감이든 구체적인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견해차이든 주목되는 현상이다.이런 가운데 미국안에서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모리스 버만이 미국의 정치지도자와 문화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 관심을 끈다.그는 저서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미국 문화는 로마의 종말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이 책은 뉴욕타임스로부터 ‘뛰어난 책’으로 호평을 받았다.미국 문화의 종말 근거는 엔론 사태와 같은 부패의 만연과 지성의 빈곤이 바로 그 잣대라는 것이다. ◆멕시코지 '프로세소'대담 요약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플로리다 선거의 개표 부정으로 출범한 정권의 수장’이라고 거침없이 표현한다.그런가 하면 문법에 맞는 문장조차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질타한다.또 연설대 앞에 원고를 읽어주는 텔레프롬프터 스크린이 없으면 기자회견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혹평한다.그러나 이보다 큰 미국의 문제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지적 엘리트와 유리(遊離)된,‘무지한’ 인구 다중의 지적·정치적 빈곤이다. 설가이자 비평가인 수전 손탁은 얼마 전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이렇게 강한 나라의 ‘미국 여자’인 것이 부끄럽다.허영에 대한 숭배도,매스컴도,무기도,할리우드 영화도,폭력도,타국의 문화를 무너뜨리는 대중문화도 모두 싫다.이런 생각을 한 적도,말 한 적도 없지만 이젠 차라리 스페인 여자나 이탈리아 여자가 되고 싶다.미국에선 더 이상 편안하지 않다.9·11테러 사태 이전에도,내 생애 전체가 그랬다.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중요하다.보들레르가 그랬지 않은가.승자들보다는 패배자들이 훨씬 내게 흥미가 있다고.” 미국 지식인 사회에는 좌절감이 팽배해 있다.그 가운데 버만은 가장 직설적으로 위정자들과 사회 전체를 향해 칼을 겨눈다.그는 9·11테러 이후의 사정과 미국 사회의 위기상황을 기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특히 과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다.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의 층이 있지만 인구 다수와는 극도로 유리돼 있다.마치두 개의 세계가 존재하는 듯 하다….길을 잃은 바보 같은 인구 다중에게 민주주의란 웬디스나 버거킹 햄버거를 골라 사는 것과 같다.그들은 CNN과 같은 계도된 뉴스를 보면서 진실을 얻고 있다고 생각한다.이미 (책에서)말했듯이 기업 헤게모니,미국 모델에 기초한 민주주의,글로벌 소비주의의 승리는 바로 미국 문명의 종언이다.” 버만의 경고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미국과 문화적 거리를 유지하라.그리고 자신의 세계를 유지하라.그러면 훨씬 좋은 세계가 될 것이다.”다음은 작년말 버만이 멕시코 주간지 ‘프로세소’와 가진 대담의 요약. ●부시의 행동 양태로 보면 이라크와의 전쟁을 통해 지적 빈곤을 덮으려고 하는 것 같다. 부시는 그렇게 지적인 인물이 아니다.세련된 사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이렇게 지성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 사고하는 유일한 방식은 ‘우리와 그들’이라는 이분법이다. ●‘악의 축’에 대항하는 테러리즘 전쟁은 어떠한가. 1991년에 끝난 냉전의 연장이다.지난 10년 동안 미국은 스스로 무엇을 해야할지 도무지 알수 없었고,또 어떤 주장도 제시하지 못했다.아버지 부시는 미국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만 찾으려고 애썼다.1년 동안 ‘마약전쟁’을 한 것도 그 일환이다.물론 완전히 실패했다.그리고 나서 이라크를 공격하는 걸프전쟁을 수행했다.이것은 잘못된 전쟁이었다.단순히 전쟁터에 달려가는 행위에 불과했다.그후 미국인들은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바보 같은 몇 해를 또 보냈다.섹스 스캔들,O J 심슨 재판이 지면을 도배했다.9·11테러가 발생하고 난 뒤 새로운 슬로건이 등장했다.걸프전쟁을 재개하고,‘공산주의’란 용어를 ‘테러리즘’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시민들은 부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근 뉴욕타임스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누가 미국 정부를 관리하고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5%는 부시가 아니라 기타 사람들일 것이라고 대답했다.직관적으로 정확한 응답이어서 나는 참 놀랍다고 생각했다. ●정치지도자뿐 아니라 기자,작가,사회과학자들에게도 지적 빈곤을 읽어낼 수 있는가. 미국에는 지적 엘리트와 기타 인구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항상 존재하지만 격차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미국 학술지들의 분석은 최상급이다.매우 정확하다.과학분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노벨상 수상자가 많다.이렇듯 미국사회의 상층부에는 뛰어난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소수계층이 있다.하지만 이들은 인구 다수와 극도로 떨어져 있다.더욱 심각한 점은 비판적 지성의 층은 매우 얇고,정부에 비판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지적인 빈곤과 정부관리 능력의 저하가 ‘부시 리스크’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미국에는 ‘뉴요커’ 같은 좋은 잡지가 있다.훌륭한 학자 겸 기자인 데이비드 렘닉 편집인은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선거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지적이든 아니든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대통령 주변에는 준비된 보좌진 그룹이 있고,그들이 실질적인 일을 하니 대통령은 머리가 없어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통령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부시는 이라크와 전쟁을 치러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적 엘리트의 처신 방식,즉 인구 다중과 괴리돼 자기들 수준에서 멈춰있는 것도 미국 문화 위기의 일부가 아닌가. 식인과 인구 다수의 괴리가 이전에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다고 본다.과거에 미국의 지식인들은 항상 멸종 위기에 놓인 종자인 것처럼 자신들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사실 지금도 그들의 영향력은 없다.부시 같은 사람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쳐다보지도 않는다.클린턴은 그렇지 않았다.그러나 일반적으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지식인들에게 관심도 없다.지식인들은 나라 내부에서 멸종돼 가는 위기에 처한 종자라고 스스로 여기기 때문에 불안해한다. ●부시와 폭스 현 멕시코 대통령이 비슷한 점은 있는가. 자기 나라에 대해 위대한 비전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 비슷하다.두 사람 모두 실제 행동하는 것보다 말을 많이 한다.이미지로 존재하지 실제적이지 않다.멕시코 역사의 라사로 카르데나스 대통령이나 미국사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같은 이가 아니다. ●그렇다면 두 대통령의 대권 장악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미국의 경우는 설명할 수 있다.‘미국문화의 몰락’이란 책에도 써 놓았다.미국은 고대 로마제국처럼 제국기의 최후 단계에 서 있다.로마제국의 경우 마지막 위대한 황제는 4세기쯤의 디오클레시아누스였다.그 이후의 로마황제 이름을 우리는 기억하지 않는다.보잘 것 없는 사람들이 황제권력을 이었고,제국은 쇠락해 갔다.현재 미국에서도 보잘 것 없는 대통령들이 계속 집권하고 있고,미 제국은 붕괴되고 있다.똑같은 과정이다.우리가 죽어가듯이 문화도 마찬가지다.미국 문화가 죽어갈 때 부시 같은 이가 나타나는 법이다. 이성형 세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미국문화의 몰락'어떤 책 53%의 미국인이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하루 또는 한 달에 한번 돌고 있다고 믿는다.성인의 60%는 전혀 책을 읽지 않고,6% 정도만 1년에 겨우 한 권의 책을 읽는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지적 능력으로 볼 때 미국은 유엔 소속 158개국 가운데 49위에 불과하다.미국 대학의 위상은 중세말 교회나 다를 바 없다.그곳은 고수익 직장(천국)에 갈 수 있는 학위(면죄부)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질해 버렸다. 문명비평가 모리스 버만은 ‘미국 문화의 몰락’에서 ‘맥월드’(McWorld)로 통칭되는 기업문화가 지배함으로써 미국은 우민화되고 있고,그 문화는 상업화되면서 스스로 소진돼 간다고 주장한다. 그가 내세우는 미국 문명 몰락의 징후는 네 가지다.첫째,사회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중산층의 사회’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둘째,노령화 사회의 진행으로 사회보장제도가 위기에 처해 있다.셋째,비판적 사고가 사라지고 전체적인 지적 수준도 급격히 저하됐으며 문맹률이 확산되고 있다.넷째,문화의 실질적인 내용이 사라지는 대신 이것을 저급한 수준으로 재가공하는 것만 성행한다. 버만은 이런 징후군은 로마 문명의 몰락에서 똑같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는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이나 피트림 소로킨의 역사순환론에 빗대어 소비주의·상업주의에 찌든 미국문화 전체를 도마에 올린다.대학에서도 교양문화가 사라지고,뉴에이지,해체주의,가이아 이론,유너바머,감성 생태학,종교적 원리주의,디팩 초프라 신드롬,알트유같은 원격 교육기관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악화가 양화를 구축한 것이다. 그는 ‘미국화된 세기’가 될 21세기는 미국문명의 몰락과 새로운 재건을 꿈꿀 ‘새로운 수도사적 인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설파한다.신인간은 중세 암흑기에 르네상스를 준비한 수도사들처럼 계몽주의를 꽃피게 한 이성에 대한 사랑과 낙관주의를 가지고 유목민적 사고방식으로 새로운 문명의 기초를 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앨런 블룸의 ‘미국 정신의 종언’이 보수주의 입장에서 교양문화의 종말을 비판했다면 이 책은 자유주의 입장에서 소비주의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린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성형 연구위원
  • 민주 은행산업 토론회“조흥은행 매각 국회서 논의”

    신한지주회사의 조흥은행 인수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정부가 은행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일환으로 합병을 통한 은행의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학계와 시민단체,은행권 등의 찬반 양론이 공론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민주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은행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 토론회에서는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한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이날 토론회는 은행 대형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지만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하면 업계 2위의 대형은행이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흥은행 매각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사회자로 나선 민주당 김효석 제2정조위원장은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 2월중 국회 재경위에서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그 이유는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된 논의를 민주당에서 끌고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주최측인 민주당은 조흥은행 매각을 서두르지 말자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첫 발표자로 나선 김대식 한양대교수는 “합병에 따른 은행의 대형화는 과거 사례만 보더라도 30%정도만 성공할 뿐”이라면서 “규모가 큰 것이 경쟁력을 갖춘 것이 아니며 수익성 창출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형화를 내세우며 조흥은행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입장과 다른 시각이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사견임을 전제한 뒤 “2000년 정부는 조흥은행에 대해 자기자본비율이 8%가 넘으면 독자생존을 보장한다는 이면합의를 했다.”면서 “신한지주가 조흥은행을 인수하면 노사정위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은 “경영진은 주주의 이익이나 고용안정 등을 고려해 합병을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최범수 국민은행 부행장 역시 “은행합병이 절반의 성공이라 하더라도 금융시장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장 확률이 높은 선택”이라면서 “조흥은행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은 정부의 고육지책이었으며 정부는 은행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수능 반올림 불합격 법원, 효력정지 결정

    2003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1단계전형에서 소수점 이하를 반올림한 수능 점수를 전형에 반영,불합격한 수험생에 대해 법원이 불합격처분의 효력정지 결정을 내려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대 공대에 지원했다가 같은 이유로 탈락한 박모(19)군이 이날 서울대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각 대학의 1단계 사정에서 반올림 때문에 불합격한 수험생들의 집단 반발과 동일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趙病顯)는 12일 서울대 미대에 지원했다가 수능점수 반올림으로 일부 합격자보다 원점수가 높았음에도 1단계에서 불합격한 이모(18)양이 낸 불합격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불합격 처분의 적법성이 부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본안 사건인 불합격처분취소 청구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때까지 이양에 대한 불합격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시했다.이에 따라 이양은 오는 13∼14일 실시되는 서울대 2단계 실기전형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이양은 서울대 미대가 1단계에 반영하는 언어·사회탐구·외국어 세 영역에서 총점 217.2점으로 216.6점을 얻은 A양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불합격됐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원점수에서 소수점 이하의 첫째자리를 반올림한 사정자료를 공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평가원이 서울대에 제공한 사정자료를 보면 이양의 언어영역 88.2점은 88점으로 처리됐으나 A양의 언어영역 91.6점은 92점,사회탐구의 54.5점은 55점,외국어 70.5점은 71점으로 각각 반올림해서 합산했다.B군의 점수도 원점수의 첫째자리를 모두 반올림해서 처리돼 A양과 B군 모두 원점수 총합보다 각각 1.4점,0.3점을 더 얻어 합격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kdaily.com 법원이 수능성적 반올림 때문에 서울대 입시 1단계에서 떨어진 수험생에 대해 ‘불합격 처분 정지’를 내림에 따라 수능성적 반올림 정책 자체의 타당성이 도마에 올랐다. 법원이 수능성적 반올림 때문에 탈락한 수험생 이모양의 신청을 받아들임에 따라 서울대는 이양이 13∼14일에 실시하는 2단계 실기전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번법원의 결정은 수능성적 반올림 정책에 대한 타당성을 판단한 것이 아니라 1단계 불합격 조치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킨 것이기 때문에 시시비비는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와야 가려진다.본안 소송의 결과에 따라 교육부의 반올림 정책도 ‘존속' 또는 ‘폐지’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서울대 서울대는 이날 “우선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이양에게 실기 및 면접 등의 2단계 전형을 볼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하지만 이양에 대한 1단계 불합격 결정에 대해 “법원이 효력을 정지시킨 것이지 시비를 가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에 따라 이양이 최종 합격하더라도 수능성적 반올림 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여부는 가려져야 하는 것이다. ●원점수 반영대학 올해 입시에서 수능성적의 원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모두 25개 대학.하지만 서울대와 같이 1단계에서 다른 모든 전형요소를 제외하고 수능점수만으로 2단계 전형자를 가리는 곳은 없다.나머지 대학들은 다단계 전형을 하더라도 수능성적에다 학생부·면접점수 등을 일괄합산하기 때문에 수능성적의 영향이 서울대만큼 절대적이지 않다. ●교육부 법원이 내릴 수능점수 반올림정책에 대한 판단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섣불리 수능점수의 반올림 정책에 대해 수험생에게 제공하는 소수점을 대학에도 제공한다든지,수험생의 소수점 성적을 정수화한다든지 여부를 결정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교육부는 “성적 위주의 서열화를 막기 위한 현 제도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2004학년도에는 이원화된 수능성적 통지 정책을 일원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홍기 구혜영기자 hkpark@
  • [사설]검찰개혁 ‘임기’가 걸림돌 안돼야

    노무현 정부 출범에 앞서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물론,재야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검찰이 수사권과 공소권 독점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음에도 정치적 풍향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지난 시절의 업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어쨌든 국가권력의 중추기관이 개혁의 도마에 오른 것은 국가적으로도 불행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검찰 개혁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시적 특검제 도입에 대해 적극 지지하는 한편 공직비리조사처 신설,검찰인사위원회 강화,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실시,경찰의 수사권 독립 등 나머지 방안에 대해서도 검찰이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개혁대상 1호’로 지목될 정도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검찰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권한 다툼은 부차적인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인수위가 어제 법무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제시한 견제와 균형 등 5개 원칙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각영검찰총장의 임기 문제도 검찰 개혁이라는 큰 틀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지난 1988년 검찰 중립화 방안으로 총장 2년 임기제가 법제화된 뒤 10명의 검찰총장 중 6명이 중도하차한 사례를 들어 김 총장의 임기 보장 여부가 검찰 중립성 확보의 관건인 것처럼 보는 견해도 있다.하지만 검찰총장 임기가 중립성 확보에 도리어 족쇄가 되더라는 검찰총장 출신 변호사의 고백도 새겨 볼 만하다.임기 유혹과 소신 사이에 갈등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검찰의 제도적인 개혁이 성공하려면 검찰을 대하는 권력층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권력층이 과거처럼 검찰을 정권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려 든다면 어떤 개혁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검찰의 중립화는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검찰 개혁의 잣대는 ‘국민’이어야 한다.
  • SXE 잃어버린 자유, 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

    고대 수메르의 한 사람이 사막에서 발견한 돌에 상징적인 ‘째진 모양’을 새기고,빌렌도르프의 주술사가 풍만한 몸매에 다산과 섹스라는 이중적 자극성을 지닌 비너스 상을 빚어낸 이래 에로티시즘은 인류 문화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에로티시즘의 끈질긴 생명력은 오늘까지 이어진다.‘저주의 작가’로 불리는 조르주 바타이유는 이러한 에로티시즘을 ‘악마적 충동’이라고 했다.에로티시즘을,단지 그 자체만을 목적으로 한 광기 어린 욕망으로 본 것이다.관음증·동성애·페티시즘·사도마조히즘….에로티시즘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면 그것이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인간 고유의 활동임을 알 수 있다.섹슈얼리티가 생물학적 개념이라면 에로티시즘은 심리학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에로티시즘의 시대를 살아 왔고 또 살고 있다.성(性)이 온갖 화제와 감각의 중심을 차지하는 성 담론의 시대,일상을 지배하는 성의 문제를 고찰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을 밝히는 일과 같다. 영국의 디자인평론가 스티븐 베일리 등 20여명이 쓴 ‘SXE 잃어버린 자유,춘화로 읽는 성의 역사’(안진환 옮김,해바라기 펴냄)는 이러한 성의 해방을 인류 해방이라는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다.고대에서 현대까지 성의 역사와,문학 예술 각 장르에 나타난 다채로운 성의 모습을 200여장의 ‘춘화’와 함께 소개한다. 책은 서양의 성 풍속사에 초점을 맞췄지만 중국·인도 등 동양의 성 인식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성에 대한 동양인들의 태도는 본질적으로 ‘실용주의적’이다.한 예로 중국의 필로 북(pillow book, 성애서적)은 섹스를 잘 하는 방법을 설명한 실용서로,‘소녀경’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하지만 실용주의에도 단점은 있다.고대 중국에는 ‘로맨틱한 사랑’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자기가 모시는 사람의 성생활을 시중든 하녀·시녀들의 질투심도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서양인들은 중국인의 성생활보다 인도인의 그것을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다.힌두 성전 ‘카마수트라’와 사원마다 새겨진 성애조각의 영향이 크다.‘카마수트라’는 중국 도교학자들이 쓴 필로 북과 마찬가지로 성에 대해 관대하고 세속적이다.‘카마수트라’는 고독한 호색한이나 매춘고객의 일방적인 만족을 위한 성행위를 언급하지 않는다.섹스를 오직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벌이는 환희의 교환행위로 이해한다.힌두교나 도교 신자들이 섹스를 정신적 교화에 이르는 방편으로 여긴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기독교에서는 전통적으로 섹스를 경계의 대상 내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행위 또는 그릇된 계약으로 보지만,동양의 종교 특히 힌두교·도교는 섹스와 종교를 동반자적인 관계로 파악한다.종교를 배제한 채 중국과 인도인의 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게 이 책의 입장이다. 성과 무엇보다 밀접한 장르가 문학과 미술이다.초서와 보카치오,마구에리트 당골레므 등은 중세의 대표적인 음담패설 신봉자.보카치오는 현명한 교사라면 학생들에게 오비디우스가 지은 로마시대의 성 교본 ‘사랑의 기술’을 읽도록 권장해야 한다고까지 했다.르네상스 시대의 에로티카는 좀더 순화한 양상을 보이지만 성적인 분위기는 여전했다.“우리 모두는 단지 포테르(fottere,성교)를 하기 위해 태어났으니…”라고 읊조린 16세기 이탈리아 시인 피에트로 아레티노의 ‘음탕한 소네트’를 읽으면,오늘날 성에 집착하는 게 교양없는 행동이라고 믿는 것이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느낌마저 든다. 유럽 회화에서 가장 많이 모사된 인물화 가운데 하나가 젊은 여성의 누드 유화다.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는 르네상스의 예술과 에로티카의 진수를 보여준다.티치아노의 비너스는 매춘부였을까.놀라운 것은 그녀가 감상자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는 점이다.눈을 감고 있거나 다른 쪽을 보고 있는 당시의 누드 인물들과는 다르다.마치 ‘나를 자극해 보라.’는 듯,이 여인은 당당하고 고혹적인 눈빛을 보낸다.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조각가 도나텔로의 ‘다비데’ 청동상은 유혹적인 젊은 남성상을 찬미한 당시의 사회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15세기 후반 피렌체 성인 남성의 3분의1 가량은 어떤 식으로든 비역에 가담했다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레오나르도 다빈치도 그러한 비난을 면치 못했고,미켈란젤로도 자신을 추앙한 토마소 카발리에리에 대한연정을 시와 회화를 통해 표현해 비난을 자초했다.남성간의 성애를 막기 의해 피렌체와 베니스,밀라노 등 대도시에서는 여성 매춘을 장려하기도 했다. ‘건축은 힘의 표현이며,그 힘은 항상 에로틱하다.’라는 명제를 구체화한 ‘건축에 숨은 에로티시즘’이란 글도 눈길을 끈다.기원전 1세기에 활약한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 이후 고전 건축 양식은 성적인 측면을 드러냈다.고고학자들 중에는 고대 로마의 바실리카(법정이나 교회 따위로 사용된 장방형의 회당)에서 유래한 좁고 긴 입구와 내부의 널찍한 공간 구조를 갖춘 기독교 교회를 여성 생식기에 대한 건축학적 상징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성에 관한 한,동물의 단계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없었다.그러나 문명의 단계에 접어들면서 인간의 성은 소외되기 시작했다.정상이 비정상이 되고 비정상이 정상이 되어가는,문명의 변증법 속에서 에로티시즘은 발전해 왔다.“모든 성적 일탈 가운데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순결’이다.성과 문명은 동반자로서 함께 간다.”라는 프랑스 작가아나톨 프랑스의 말은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책의 저자들은 SEX라는 말이 주는 비속어적인 느낌을 지우고 창조적인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철자의 순서를 바꿔 SXE라는 이름을 붙였다.3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한나라 개혁특위 워크숍/“개혁적 보수 폐기해야” “민주당 흉내내선 안돼”

    7일 한나라당의 당·정치개혁특위 워크숍에서는 대선 패인과 이에 따른 처방을 놓고 진보적 개혁파와 중도,보수진영 간에 치열한 논쟁이 펼쳐졌다.패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곧 당내 인적 쇄신 및 제도개혁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각 정파는 저마다 유리한 분석을 거침 없이 내놨다. 먼저 한나라당의 이념적 정체성에 화살이 겨눠졌다.‘개혁적 보수’가 아닌 ‘수구 보수’로 국민들에게 인식됐다는 주장이다.개혁파들은 ‘보수’를 고집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당내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의 안영근 의원은 “‘개혁적 보수’라는 용어를 폐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고,정태근 원외 지구당위원장은 “중도좌파나 좌파 중에도 좋은 것을 취해야 한다.”고 당의 유연성을 주문했다. 그러나 소장파 중에서도 김영선 의원은 “왜 좌익적 개혁만 평가받고 DJ정권의 국기문란에 대한 우리 당의 비판은 반향이 없느냐.”고 세태를 한탄했다.임진출 의원은 “개혁은 필요하지만 민주당을 흉내내서는 안된다.”며 당내 개혁 목소리가 민주당 일각이 제기하는 정계개편론에 휘말릴 가능성을 경계했다. 당이 세대교체에 뒤처지고 자기 혁신에 소홀했던 점도 집중 제기됐다.김문수 의원은 “당 청년위원장이 50대 후반”이라며 관료적 경직성을 지적했다. 대세론에 안주했고 영남당의 유혹에 빠진 것도 네거티브 일색의 선거전략과 맞물려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회창 후보의 상품성까지 거론됐다.안택수 의원은 “후보의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지 못하고 긍정적 부분도 홍보하지 못했다.”고 말했고,임태희 의원은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갖고 브랜드도 좋지 않은데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마케팅도 없었다.”고 분석했다. 물론 호남 지역주의나 단일화를 무시할 수는 없다.김광원 의원은 “한 지역에서 95.8%의 지지가 나왔다.”면서 “영남유혹을 뿌리치라는데,표밭이 여긴데,이 모임에 나오는 것도 조심스러웠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날 개혁·소장파 의원들은 정개특위 활동을 홍보하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지역순회를 해야 한다고 제안해 바로 분과회의로 들어가자는 주장과 충돌,논란을 빚었다.박정경기자 olive@
  • [젊은이 광장]수구 물결을 경계한다

    제6공화국의 두번째 대통령인 김영삼(金泳三)씨는 민주화의 발목을 붙잡는 ‘군부 후견주의’를 일소했으나,개발독재의 잔재 청산에는 실패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경제위기와 냉전논리를 나름의 방법으로 극복하였지만,소외계층의 삶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획기적으로 구현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이제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대통령 당선과 진보정당의 성장을 보게 됐다.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해본다.새 정부의 보수화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됐던 민주당내 일부 세력이나 정몽준(鄭夢準)씨가 정치무대의 ‘코러스라인’(연극에서 주역 배우만이 넘는 선) 뒤로 일단은 물러났기 때문이다. 예비 정부의 첫걸음은 수구파에 안기거나,그들을 껴안고 정치를 했던 과거 두 전임 정부와 분명 다르다.젊고 신선해보이는 전문가와 지식인이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노 후보의 대선 승리를 ‘87년 6월항쟁의 완성’이라고 찬탄하는 소리에 멈칫하지 않을 수 없다.그의 득표율은 과반에 이르지 못했다.또 진보정치를 이끌고 있는 민주노동당 등도 국회에서 개혁을 주도할 만한 의석을 갖고 있지 않다.때문에 비관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특히 ‘검열자’들은 큰 불안감을 안겨준다.그중 가장 드센 ‘칼잡이’는 매일 아침 가정을 방문,냉전적인 대북관과 반민주적인 가치관을 끊임없이 강요하는 수구언론이라고 생각한다.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구성하는 씨줄과 날줄은 ‘사익 추구’와 ‘반대자 탄압'이다.그들은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의견이라도 자신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면 기꺼이 용인하고 종종 지면에 올린다.반면,좌파라고 규정하기도 힘든 민간정부의 개혁적인 인물들은 서슴없이 ‘빨갱이’로 몰아친다. ‘건전한 보수우파’를 자처하면서도 보수우파의 상식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독재자 찬양이나 재벌체제 비호 등으로 전면 부정하는 수구언론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새 정부의 누군가가,혹은 학계의 개혁적 인물이,노 당선자나 최장집(崔章集) 교수가 당했듯,마녀사냥의 도마 위에 올려질 수도 있다.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지탱하는 무리들도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국가보안법은 안전과 보호의 미명 아래 개인의 자유를 탄압하는 모든 습속과 제도의 ‘두목’이다. 국가보안법은 5·16,유신,12·12,5·17 같은 쿠데타의 당사자들을 단죄하는 대신,‘불온한 사상’을 신봉하는 소위 ‘반체제 인사들’을 감옥에 가두었다.국가보안법이 ‘구체적인 범죄’가 아닌 ‘사람의 속내’를 주목하는 탓이다.예컨대 ‘한총련 대의원’들은 ‘이적단체’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배와 구속의 대상이 된다.뿐만 아니라,국가보안법의 ‘부하들’이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온갖 참견을 일삼고 있는 세상에서,결국 우리는 모두 ‘한총련 대의원’이 될 수 있다. 6월항쟁은 5공의 후임자인 노태우(盧泰愚)씨의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져 회한에 찬 뒷말을 남겼다.이번에도 우리는 ‘검열자’들의 포위와 개혁 시도의 좌절로,또다시 회한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그래서 바란다.구시대적 시각을 뚫고 다양한 정치색이 사회에 만개하길.또 여러 정파의 연대를 통한 시민사회의 분투를. 투표용지를 날려 보내고 새 종이에 쓴다.“검열자들을 검열하라!”
  • 공정위 부과취소 속사정/대법원서 패소 우려 언론사 과징금 철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부당내부거래에 대한 과징금 부과 취소 배경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공정위는 2001년 7월11일 15개 신문·방송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부당내부거래 조사결과 18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이런 과징금 전액을 작년 12월30일 갑자기 취소키로 했다. 취소 배경과 관련,공정위는 과징금 부과 등으로 경영상태가 악화될 경우 언론사들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할 여지가 축소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공식 언급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과징금 취소로 선회한 데는 무엇보다 법적인 부담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자 공정위에 곧바로 이의신청을 냈고,이의신청이 기각되자 조선·동아 등 일부 언론사들은 서울고등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었다.고법은 현재 조선에 대해 효력정지처분을,동아에 대해서는 집행정지처분을 각각 내린 상태다. 효력 또는 집행정지처분을 받으면 대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과징금 납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대법에서 패소할 경우 ‘무리하게 법적용을 했다.’는 비난과 함께 다른 언론사의 잇단 소송사태로 비화될 것을 우려해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언론사의 면제청원서 제출도 공정위의 취소 결정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과징금이 20억∼60억원에 이르는 일부 언론사는 지난해 12월 중순쯤 공정위에 과징금을 면제해 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공정위는 청와대와 협의를 거친 뒤 전체회의를 통해 결심을 굳혔다.청와대가 과징금 부과 취소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데는 언론과의 문제는 이 정권에서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측과는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인수위가 곧바로 공정위의 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섰고,이에 당황한 이남기(李南基) 위원장이 작년 말 인수위를 방문해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인수위가 이를 받아들이는 선에서 일단락됐다.그러다 노 당선자가 3일 인수위의 결정에 대해 ‘성급했다.’고 발언하면서 또다시 공정위의 취소 결정이 도마위에 올랐다. 주병철기자 bcjoo@
  • 2002시민사회운동 결산/유권자 참여 정책선거 기틀 마련

    ‘정치의 해’였던 2002년 한 해 동안 NGO들의 활동도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라는 굵직한 정치일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6월 지방선거와 12월 대선을 거치며 시민사회는 ‘정치개혁’이라는 단일이슈에 매진했다.이것이 구체화돼 나타난 것이 양대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정책제안’과 ‘정책평가’ 활동이었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치·경제·환경·인권 등 모든 사회영역을 망라한 400여 시민단체들이 ‘2002 대선유권자연대’라는 연대기구를 조직,과거 대선국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유권자 참여운동을 펼쳤다.6월 지방선거에서 환경·청년단체 소속 후보들의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일반 시민운동 지난 9월 400여개 시민단체가 모여 만들었던 ‘2002 대선유권자연대’의 정책캠페인은 대선이 관권·금권선거가 아닌 정책중심의 대결구도로 펼쳐지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연대는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3대 청산과제와 10대·100대 개혁과제를주요 후보진영에 제안,‘대폭 수용’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물을 얻어냈다.또 선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100만 유권자 약속운동’을 벌이고 여기에참여한 시민들에게 이메일과 홍보물을 통해 각 후보의 주요정책을 비교·평가한 결과를 알리는 등 유권자의 선거참여를 유도하는 데도 노력을 쏟았다. 그러나 이같은 대선연대의 활동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특히 대선연대로부터 지난 2000년 총선연대의 낙선운동과 같은 ‘파괴력’을 기대했던 일부 단체들은 “정책캠페인은 지나치게 수세적이고 소극적인 활동”이란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선연대 공동사무처장으로 활동했던 하승창 함께하는 시민행동사무처장은 “총선연대만큼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공정선거감시운동에 머물렀던 과거 유권자의 한계를 넘어 유권자가 참여하는 새로운정책선거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환경운동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터널 관통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뜨거웠다.지난 97년부터 북한산지키기운동을 벌여온 환경운동연합은 불교계와 함께 시행사인 서울고속도로를 상대로 ‘우회도로 건설’을 요구하며 집회와 시민홍보전을 주도,8월 시행사로부터 ‘연말까지 공사 중단’이란 약속을 받아냈다. 주한미군기지 주변지역 오염문제를 파헤쳐온 녹색연합의 활동도 시선을 끌었다.지난 10월 서울 용산구 한강로 미군종교휴양소 주변지역의 기름오염 사실을 밝혀내 사회문제화하는 등 녹색연합은 한 해 동안 네 차례에 걸쳐 미군기지 주변의 기름오염 현장을 적발했다. 또 국내 기관의 감시망 바깥에 있는 미군기지 주변환경을 체계적으로 조사,이를 근거로 허술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환경조항 개정을 촉구했다. ◆인권운동 지난 9월로 조사활동을 마감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의해 최종길·김준배 사건 등 권위주의 시대 의문사의 실체적 진실이 드러났다.그 과정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반인권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제기됐다. 서울지검 피의자 폭행치사 사건,청송보호감호소 수감자들의 단식농성을 계기로 피의자·수형자들의 인권에 대한 국가기관의 무관심이 도마에 올랐다.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둘러싼 인권위와 인권단체들의 신경전은 1년 내내 이어졌다.올해 초 인권위원과 직원채용 과정에서부터 노출되기 시작한 이들 사이의 불화는 농성중인 장애인이동권연대에 대한 인권위의 퇴거요청,인권위 사무실 보안장치 설치 등의 문제를 계기로 감정대립의 양상까지치달았다. 이세영 황장석기자 sylee@
  • ‘檢개혁안’에 움츠린 검찰

    ‘검찰이 설 땅은 어딘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검찰개혁 구상이 서서히 구체화되면서 검찰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표면적으로는 “국민에게 이익이 된다면 감수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원칙론을 내세우지만 속으로는 ‘자칫 검찰제도의 틀이완전히 바뀌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검찰과 관련된 노 당선자의 공약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및 한시적 특별검사제 상설화 ▲수사권의 상당부분 경찰 이양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대상 포함 및 검찰 인사위원회의 실질화 등 검찰 인사 개혁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는 검찰의 기소독점주의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검찰로서는 껄끄러운 소식들이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과 특별검사제 상설화는 이미 지난 10월 민주당측이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정치권의 합의만 있으면 곧바로 추진이 가능한 상태다. 조사처장의 자격은 15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로 규정했다.또 특별검사제는 앞으로 5년 동안 상설화하고 대한변협이 추천한 변호사 2인 가운데 1명을 대통령이 특별검사로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같은 노 당선자의 방안은 그동안 검찰 내부에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할 특별수사검찰청을 신설하고,검찰 특수부를 정예화하겠다는 방침을 추진해온 검찰의 뜻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검사들은 “새로 생겨나는 수사기관과 검찰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돼 결국 국민들이 불편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제시하며 우회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히고 있다. 검찰은 또 그동안 공론화를 피해 왔던 수사권의 경찰 이양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논리를 펴고 있다.그만큼 이 문제는 검찰에 현실적으로다가오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는 헌법상 정해진 검사의 임무이며,검찰 외에는 경찰을 견제·감시할 기관이 없다는 것이 검찰의 기본 입장이다. 여기에 기소권 분산 추진 방침까지 알려지자 일부 검사는 탄식을 넘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다른 정책들은 검찰제도를 약간 변형시키는 정도겠지만 기소독점주의 폐지는 검찰의 존립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사안으로 검찰은 인식하고있다. 한 소장검사는 “머리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나 특검에,손발은 경찰에 넘겨주고 기소권까지 분산되면 검찰은 껍데기만 남는 것 아니냐.”고 씁쓸하게 말했다. 검찰은 나름대로 노 당선자의 공약을 정밀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공개적인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다. ‘피의자 사망 사건’이나 일부 게이트 부실 수사 등 원죄(原罪)가 검찰의발목을 잡고 있고,검찰이 개혁의 대상으로 도마에 오른 마당에 자칫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는 곱지 않은 여론의 눈총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
  • 복제아기‘이브’ 출산 회의론

    세계 최초로 복제인간을 탄생시켰다는 클로네이드의 주장은 과연 사실로 입증될 수 있을까. 복제 아기 ‘이브’의 탄생을 주도한 클로네이드의 브리지트 부아셀리에 박사는 지난 주말 CNN 등과의 인터뷰에서 “8∼9일안에 중립적인 증거들을 제출,산모와 신생아가 유전적으로 일치하는지를 검증받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이브’외에 4명의 복제 아기가 내년 2월초 태어날 것이며 북유럽의 레즈비언 커플과 사망한 자녀의 세포를 복제한 아시아와 북미의 커플,또 다른 아시아 커플이 복제 아기를 출산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클로네이드의장비나 인력,경험 등을 종합할 때 동물보다 몇배나 복잡하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인간 복제를 이토록 이른 시간안에 성공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빨리?” 미 존스 홉킨스대의 배리 저킨 박사는 “인간 복제가 그처럼 간단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그저 놀랄 따름”이라며 “동물 복제 경험으로 미뤄볼 때인간을 복제하는 일은 훨씬 더 많은 실험들을 거쳐야 한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클로네이드와 경쟁적으로 복제 아기 탄생을 예고해온 이탈리아의 세베리노안티노리 박사도 “진지한 연구를 수행해온 사람들로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뿐”이라고 일축했다.세포공학 전문가인 로버트 랜저 박사는 “쥐나 토끼 한번 제대로 복제한 적이 없는 클로네이드가 어떻게 까다롭기 이를 데 없는 인간 복제에 성공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부아셀리에 박사가 복제 배아를 착상한 여성 10명 중 5명이 3주안에 유산했다고 밝혀 성공률을 50%로 발표한 점도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포유 동물의 복제 성공률이 5%를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1997년 복제양 돌리가 탄생했을 때도 무려 276번의 시도끝에 성공했다는 점을 과학자들은 거듭 강조하고 있다. 클로네이드의 기술적 능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미 식품의약청(FDA)은 지난해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클로네이드 비밀연구소를 조사한 결과 시설과 장비가 조잡해 인간복제 능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FDA는 지난주 클로네이드가미국내 실험을 금지한 관련 법을 어겼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DNA 검사 어떻게 하나 신원 확인과 같은 법의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표준 DNA 프로파일링 기법을 사용한다.산모와 아기의 혈액이나 입 천장 피부를 면봉으로 긁어 DNA를추출,유전자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아기 DNA가 산모의 핵 DNA는 물론,세포에 동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 DNA까지 일치해야 클로네이드측의 주장은 사실로 입증된다. 검사에는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선기자 bsnim@
  • 각종 공사 ‘토양포장 제한’ 추진

    서울의 도시 생태계 유지를 위해 각종 공사때 토양 포장이 일정 수준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25일 땅속으로 스며드는 빗물의 양을 늘려 도시 생태계를 유지하고 집중호우로 인한 하천 범람 등을 막기 위해 오는 2004년까지 토양 포장에 관한 기준을 시조례로 제정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면적의 43%가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不透水) 포장상태이고 특히 영등포구나 성동구 등은 불투수 포장의 비율이 60%를 넘는다. 시는 내년부터 외국의 사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아파트 건설 등 각종 공사때 지켜야 할 적정한 표준 불투수 포장 비율을 정한 뒤 조례화하고 시가 추진하는 각종 도시계획에도 이 비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도시기능이 유지되려면 서울의 토양 포장률이 35%선을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는 또 개량 아스팔트 등 침투성 포장재의 사용을 점차 의무화해 빗물 투수율을 높이고 건물옥상 녹화,도시 텃밭 조성 등 다양한 빗물 흡수 방안도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시는 불투수 토양포장 현황과 식생 분포등을 보여주는 도시생태 현황도 작성때 최근 관련법 제정으로 마련된 토양적성평가 개념을 반영하고 현황도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인터넷 지리정보체계(GIS)를 오는 2006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소호대출 부실화 우려

    은행들이 가계대출 부실화로 대출규모를 늘리기가 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인 소호(SOHO,Small Office Home Office) 대출에 주력하면서 소호 대출의 건전성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재택근무를 통한 컴퓨터나 인터넷 등 첨단 통신기기 기반사업을 벌이는 소호가 아니라,소비·향락 사업자를 비롯한 비제조업 분야의 ‘무늬만 소호’인 사업자에게 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들이 소호대출 경쟁을 벌이는 기미여서 가계대출에 이어 부실화 우려가 높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 소호대출은 올들어 10월까지 51조 28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48%(16조 6739억원)나 급증했다. 이같은 대출액의 77.2%가 도·소매업,부동산업,음식·숙박업 등의 비제조업에 집중됐다.도·소매업에 20.0%,부동산업에 18.6%,음식·숙박업 14.3% 등이고 제조업 대출은 22.8%에 불과했다. 또 올들어 주택구입 등을 목적으로 한 가계대출성 소호대출 규모는 12조 2643억원으로 지난해 말 7조 975억원보다 무려 72%나 늘었다.정부의 가계대출억제책으로 가계대출이어려워지자 개인사업자들이 소호대출로 위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호대출은 그동안 은행에서 외면당해온 개인사업자들에게도 대출의 기회가 많아졌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땅투기를 하는 부동산 임대업과 향락업종인 러브호텔에 이어 룸살롱까지도 대출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이런 업종들은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들이어서 앞으로 경기가 갑자기 가라앉을 경우 대출이 급격히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은행들은 새해에도 소호 대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국민은행은 새해에 소호전용 상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소호공략에 나설 계획이며 조흥·신한·하나은행 등은 소호대출 전담조직을 설치해 소호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소호 대출 경쟁이 치열해지면 소비·향락 업종에 과도한 대출이 이뤄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은행들은 자금이 생산적인 부문에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바람직한 대출운용 전략을세워주도록 당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소호에 대한 개념 정립이 모호한데다 별도의 금리체계나 대출기간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하고 “따라서 업종별 대출취급 제한도 없는 등 부실화 가능성이 있어 엄격한 신용평가기준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 형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법무부가 22일 내놓은 형법·형사소송법 개정 초안은 피의자 인권 보장에역점을 뒀다.그러면서도 수사권·형벌권이 약화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도마련했다.그러나 인권침해를 이유로 일부 수사권 강화 방안에 대한 재야 법조계의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검찰이 인권보호와 사건해결이라는 ‘두마리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피의자 신문 때 변호인 참여 변호인이 피의자 신문에 입회,수사기관의 가혹행위 등을 감시할 수 있도록했다.하지만 변호인은 신문에 개입할 수는 없다. 또 체포·구속후 48시간 이내,증거인멸 및 공범도주 우려가 있는 경우는 수사기관이 변호인 입회를 제한할 수 있다. ◆특정범죄 구속수사기간 연장 조직폭력,마약,테러,강력,뇌물 범죄 등 일부 중대 범죄에 대한 검찰 구속기간을 현행 최대 20일에서 1개월 단위로 최대 6개월로 늘리도록 했다. 법무부는 또 1심 6개월,항소·상고심 각각 4개월까지 가능한 한 현행 법원구속기간을 바꿔 1심은 물론 항소·상고심에서도 6개월까지 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김선수(金善洙) 사무총장은 “구속수사기간 연장은 인권을 무시한 수사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참고인 구인제 신설 범죄 수사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참고인이 2회 이상 수사기관의 출석에 불응하면 법원의 영장을 받아 구인할 수 있도록 했다.이에 대해 일부 법조인들은 “중요 참고인이 불응할 경우만 구인하도록 돼 있지만 중요 참고인에 대한 판단을 수사기관이 하는 만큼 남용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인 사법방해죄 신설 참고인이 수사기관에 출석해 허위 진술을 하거나 법원에 허위자료를 제출하는 행위,수사·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참고인·증인의 출석·진술·자료제출을 방해하는 행위가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다. ◆보석확대 및 석방제도 개선 필요적 보석의 경우 ‘장기 10년 이상,단기 1년 이상의 범죄 피고인’을 제외하고 허용토록 했다. 보석에 대한 보증금을 낼 형편이 안되는 피고인이나 피의자들도 사안에 따라 보석 보증금을 납입하는 대신 보증인의 출석보증과 본인의 서약이 있으면석방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신청 확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한 재정신청 대상을 형법상 피의사실 공표,공무상비밀누설,선거방해,국가보안법상 특수직무유기,무고·날조행위,경찰관의 직무유기 등 모두 11개 범죄로 확대한다. ◆법률서비스 향상 현재 미성년,고령,농아자,빈곤 등 일정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국선변호인을모든 구속 피고인으로 확대하는 한편 무죄선고를 받은 구속 피고인에 대해서는 구금에 따른 보상 외에도 변호사 비용도 보상하도록 했다. 강충식 안동환기자chungsik@
  • 노무현시대/인사구상 어떻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새 정치를 외치며 당선된 젊은 대통령인 만큼 21세기 동북아시대를 책임질 실무형 인재들을 각 분야에서 대거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운영과정에서 국민통합과 개혁성을 겸비한 올스타팀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포함한 노 당선자의 인사 구상을 미리 점쳐본다. 1.청와대비서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새 정치를 외치며 당선된 젊은 대통령인 만큼 21세기 동북아시대를 책임질 실무형 인재들을 각 분야에서 대거 중용할것으로 보인다.국정 운영과정에서 국민통합과 개혁성을 겸비한 올스타팀을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를 포함한 노 당선자의 인사 구상을 미리 점쳐본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당초 청와대 비서실 규모나 체제는 현재와 같은 수준에서 유지할 생각이었으나 규모와 기능을 일부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노 당선자는 역대 정권의 청와대 비서실이 불필요한 권한에서 일부 부패가발생했다는 점을 들어 비선(秘線)장치를 제거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측근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그는청와대 비서실에 국가경영 전략의 기획 기능과 주요 국정현안에대한 조정기능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명실상부하게 대통령의 핵심참모그룹으로서 정책개발에도 일부 관여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아울러 조정 기능을 지님으로써 순발력 있는 국정운영도기대된다. 현재 국정조정 기능은 국무총리실에서 갖고 있으나 담당자들이 조정이 필요한 해당 부처와 마찬가지로 관료이다 보니까 관련 절차에 얽매여 일 추진이더딘 경우가 많다는 지적을 받은 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은 당 간부나 중진 각료형보다는 실무형 인재들이대거 기용될 전망이다.노 당선자는 20일 신계륜(申溪輪) 비서실장을 당선자비서실장으로 임명함으로써 이와 같은 개편을 일부 예고한 셈이다.새 정부가 출범하면 신 당선자 비서실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이기 때문이다. 현직 의원인 신 실장이 청와대로 들어가면 지역구 국회의원직을 포기해야하는데,이에 대해 신 실장의 측근은 이날 “그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노 당선자를 돕는 한편 정치경륜을 바탕으로 신 실장을 보완할인물로는 김원기(金元基) 고문이 있다.김 고문은 대통령직 인수위가 구성되는 순간부터 참여해 그 이후에도 대통령의 공식 정치자문역을 맡아 노 당선자에게 많은 조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실무급 비서진에는 젊은 선대위 참모들도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여기엔 이광재,유종필,안희정,천호선,윤태영,배기찬,서갑원,김만수,황이수 등특보 및 보좌역 등이 거론된다. 김경운기자 2.대통령직 인수위 노무현 당선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기능과 편성을 일부 개편,내년 1월초쯤에서야 인수위를 구성,본격 활동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때에는 외환위기 등 국정현안이 다급해 당선과 거의 동시에 인수위를 구성했으나 이번엔 좀 늦어질 전망이다. 노 당선자는 20일 “사정이 그때와는 다른 만큼 서둘지 않고 차분하게 여러 분들에게 의견을 듣고 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노 당선자는 23일 청와대를 방문,김대중 대통령과 당선 인사를 나눈 뒤 인수위의 구성에 대한 노 당선자의 생각과 김 대통령의 조언 등을 서로 주고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특히 제15대 대통령 인수위의 경험을 토대로 인수위에 국정업무 인수·인계뿐만 아니라 정부조직 개편에 필요한 검토임무도 부여할 전망이다.효율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일부 부처의 신설 또는 통·폐합을 예고하는 셈이다.아울러 인수위 업무의 무분별한 노출로 업무에 차질을 빚는 것을 막기 위해 인수위에 대변인 제도를 신설할 방침이다. 15대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는 외환·경제 위기 상황과 구조조정 문제등을 고려해 인수위 외곽에 비상경제대책위,노사정위,정부조직개편위원회를별도로 두었으나 이번엔 인수위 안에서 분과를 나눠 활동할 방침이다. 인수위원장에는 김원기 고문과 정대철 선대위원장 및 정동영 최고위원 등당내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전해졌다.일부에서 거론되는 정대철 선대위원장에게는 당 운영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인수위 대변인에는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이 유력하다. 그러나인수위원장직이 국정 전반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차기 국정운영에대한 노 당선자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국정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전직 각료를 지냈으면서도 선대위 활동을 통해 노 당선자와 호흡을 맞춘 본부장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인수위원으로는 이해찬,김한길,이강래,임채정 의원 등과 함께 차기 내각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병완 정책위 부의장,정만호 정책기획실 수석전문위원,임혁백 고려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김경운기자 3.정부요직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책임총리제'도입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책임총리제의 도입은 국무총리에게 정부운영에 대한 전권을 위임하다시피 해 효율적으로 급변하는 국내외 변화에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책임총리제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후속조치로 헌법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내년 2월 25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바로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해도 노 당선자는 현재의 총리직에 보이지 않는 위상과 무게를 실어줄 가능성이 있어보인다.따라서 국무총리에는 국정운영 경륜을 지닌 비중있는 인물이 중용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여겨진다. 당초 국민통합21과의 정책공조에 따라 총리직에 정몽준 대표도 거론됐으나 이젠 원인무효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이낙연 당선자대변인은 20일 “”정대철 선대위원장께서 모 방송에 출연,'통합21과의 공조는 살아있다고 했는데 아무런 답이 없어 공조는 끝났다'고 말한게 노 당선자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과정에서 노 당선자를 적극 지지한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도 거론된다.물론 당내에선 다른 중량급 거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설이 보다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장.차관급 경제 각료엔 강봉균.정세균.김효석.허운나.정철기의원, 김진표 국무조정실장,오종남 통계청장,임내규 산자부 차관 등이 있고 통일.외교.국방 각료엔 조순승.유재건 의원과 이준 현 국방장관이 후보로 거론된다. 사회.문화 각료후보로는 이재정.추미애.이강래.김경재.임채정.김성순의원과 박순용 전 검찰총장.최병모 전 특검 등이 있다. 이밖에도 김병준 국민대교수,임혁백 고려대 교수,윤원배 숙명여대교수 등도 입에 오르내린다.아울러 국가정보원장엔 문희상,조순형의원이 거론된다. 그러나 새 정부 내각엔 당 인사보다 외부 전문가 영입과 해당 부처의 발탁인사 가능성도 점쳐진다.이는 노 당선자가 누구보다 탕평인사에 대한 원칙이 분명하고 엄격하게 능력위주의 인재등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김미경 기자chapin@ 4.黨 재정비 민주당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누차 강조한 사안인 만큼 재창당 수준의 대수술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 당선자는 지난 17일 “선거가 끝나면 새 정치에 뜻을 함께 하는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적극 영입해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호남을 근거지로 하는 민주당을 명실상부한 국민통합당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야심찬 생각이다. 노 당선자 자신이 동교동계 등에게 발목을 잡힐 만큼 빚을 진 일도 별로 없다는 사실이 그런 점에서 유리한 여건이다. 그 시기는 예상보다 좀 늦어져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20일 “민주당 개편문제는 인수위 구성 등이 있어당선자의 관심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고 말했다. 모양새는 선대위를 구성했던 범개혁 그룹을 주축으로 여러 개혁세력을 모아 재창당을 하거나 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기서 유시민씨가 이끄는 개혁국민정당 등의 역할도 주목된다.이 과정에서한나라당 수도권 개혁성향 의원들도 자연스럽게 영입돼 당 개혁작업은 곧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노 당선자를 지원했던 ‘신주류’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붙었다떨어졌다하던 ‘구주류’와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화갑 대표를 비롯한 한광옥,박상천,정균환,이협 의원 등의 구주류와김상현,김원기,정대철 의원 등의 신주류의 당권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구 주류는 현재 “노·정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 국민통합21 대표를밀자는 회합도 가졌다.”는 괴소문에 휩싸여 있는 상태다. 신당의 대표는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본인도 원하고 노 당선자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현 한 대표의 퇴진 여부가 관건이다. 사무총장엔 이상수,김덕규 의원이,원내총무엔 이해찬,유재건 의원이,정책위의장엔 현 임채정 의원과 김성순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김경운기자 kkwoon@ ★검찰.법원 개혁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법조계 공약은 ‘검찰 개혁,법원 독립’으로 요약된다.노 당선자는 판사와 변호사를 거친 법률가여서 법조계는 노 당선자의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시적 특검제 도입 5년 임기 동안 상시적인 특별검사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사안별로 특검법을 제정하는 불편을 없애고 어떤 사안이라도 국회의 의결만 거치면 특별검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검찰도 의혹이 있고 권력의 핵심 관계자가 관련된 사건에 대한 특검제는 반기는 분위기다.다만 검찰은 검찰총장이 요구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정치권이특검제를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정치권이 특검제 도입에 대한 합의를 못한 민감한 사건을 검찰이 떠안게 되면 검찰의 중립성이다시 도마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노 당선자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공약이다.경미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은 필요하지만 경찰의 중립성을 위해서는 경찰 구조개편,국민의 여론형성,인권보장책 마련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것이다.노 당선자는 검찰의 업무과중을 덜어주고 수사상의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킨다는 차원에서는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시행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검찰 인사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되 2년 임기는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밝혔다.또 현재 자문기구에 불과한 검찰인사위원회를 심의기구로 격상하고 외부인사 참여를 대폭 확대해 검찰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도록 했다.검찰총장에게 검사의 인사권을 주는 것은 검찰의 중립성에 필요하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법관 인사 법관단일호봉제를 실시,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 누락한 법관들의 조기퇴직을 막겠다고 공언했다.법원의 독립성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때도 사법부의 의견을 듣겠다는 것도 사법부 독립과직결되는 사안이다.하지만 단일호봉제를 실시하면 능력과 관계없이 일정 근무연한만 되면 모든 법관이 차관급인 고법 부장의 대우를 받게 돼 기획예산처나 중앙인사위원회의 반발이 큰 것도 사실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자전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똘레랑스(관용)를 외친 ‘아웃사이더 논객’홍세화씨(한겨레신문 부국장)가 또 한번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새 책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한겨레신문사 펴냄)에서 그는 한국의‘사회귀족’과 침묵하는 지식인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부터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엄연한 헌법 조항이 있으되 단 한번도 대한민국은 공화국인 적이없었다고 잘라 말한다.“대한민국이 사회귀족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귀족’이란,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국가귀족’에 빗댄 지은이의 조어.“프랑스의 국가귀족이 국가의 공공기관 부문만을 장악하고 있다면,한국의 ‘사회귀족’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므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가귀족은 언론계나 학계 등 다른 사회부문에 견제당하지만,한국의 사회귀족은 그런 눈치조차 볼 필요없는 난공불락의 성채 안에 보호된다는 것.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한다. 극우 헤게모니 세력의 정체를 명백히 파악하고 진보적 지식인들이 점잔빼지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는 요지다. 비판의 촉수는 전방위로 뻗어 있다.8시간 노동,주 5일 근무제,주택정책,교육비의 국가부담 등의 문제를 두루 지적하고 자신이 오래 몸담은 프랑스의실례를 들며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
  • 강릉 수해복구공사 입찰 장사진

    태풍 ‘루사’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강릉지역 수해현장의 항구복구를 위한 현장입찰 때마다 높은 경쟁률로 장사진을 이뤄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옥계면 북동 농어촌도로 복구공사의 경우 입찰 참여가 가능한 31개 대상 업체 가운데 24개가 등록했고,강동면 큰골과 왕산면 도마리 농어촌도로는 30개 대상 업체 중 26개가 참여,평균 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강릉시 수해복구 공사는 가장 많은 건설국이 발주하는 물량만 해도 현재 설계용역을 진행 중인 공사를 기준으로 520건 3130억원에 달한다.농정국 등 다른 부서의 복구물량까지 합하면 앞으로도 현장 입찰 공사가 넘쳐날 것으로예상돼 업체들로서는 그리 조급한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도 첫 입찰부터 이같이 많은 업체들이 참여한 것은 수해 이후 약 4개월여만에 첫 공사가 실시되는 데 따른 기대심리와 업체들의 의욕이 맞물린때문으로 풀이된다.한편 이날 실시된 3건의 현장입찰은 강릉시가 이미 발표한 계약 지침에 따라 해당 시공능력을 가진 업체들만이 참여,3억∼7억 6000만원에 이르는 공사 예정가의 87% 내외에서 낙찰됐다.공사액이 9억 5000여만원인 왕산면 용수골 농어촌도로 복구공사는 해당 군의 업체 가운데 강릉시가 제시한 시공 능력을 갖춘 업체와 수의계약을 했다.현장입찰은 오는 20일쯤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며,한번 공사를 따낸 업체는 다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의 계약 원칙이 적용된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위성 방송 스카이 라이프 “수익 못낸다” 인기채널 떠나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가 일대 위기를 맞았다.채널 가운데 온미디어의 투니버스·OCN액션·MTV와 CJ미디어의 홈CGV 등 4가지가 최근 탈퇴를 결정,내년부터는 스카이라이프에서 사라지기 때문이다.투니버스는 케이블TV와 스카이라이프 양쪽에서 시청점유율 1위고,OCN액션 등 나머지도 인기 상위권에 드는 채널.스카이라이프가 지상파방송 중에서 KBS2·MBC·SBS를 방영하지 못하는 데다 이처럼 인기 채널들마저 케이블TV에 빼앗기는 현상이 계속되면 존립기반은 더욱 취약해진다.조(兆)단위의 돈을 들여 국책사업으로 출범한 스카이라이프의 문제점과 개선책,스카이라이프·케이블TV가 공존하는 방안 등을모색해 본다. ●수지 맞지 않는 장사 할 수 없다 투니버스 등 인기 채널을 내년부터 케이블TV에만 공급하기로 최근 결정한온미디어 측은 “케이블TV 쪽에서 이 채널들을 독점 공급하면 수신료를 올려주겠다는 제의를 해왔다.”면서 “스카이라이프를 통해서는 아직 이윤을 내지 못하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기존 인기 채널들만 케이블TV로 몰리는 것은 아니다.최근 개국한 Etn드라마넷이나 내년초 개국을 앞둔 MBC무비스·카툰네트워크 등이 케이블TV에만 가입해 스카이라이프를 통해서는 볼 수 없게 돼 있다. 이처럼 프로그램이 케이블TV로만 집중되는 현상은,PP(프로그램 공급자·program provider)의 주수입원이 채널을 제공해 주는 케이블TV의 SO(종합유선망사업자·system operator)나 스카이라이프의 플랫폼사업자가 주는 수신료인데,SO쪽이 훨씬 높은 수신료를 제공하기 때문. 케이블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개국 8년째 접어든 케이블TV는 700만 시청가구를 확보,사업 6년만에 흑자로 전환하는 안정권에 진입했다.협회는 가입 가구가 실제로는 전체의 59%인 950만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스카이라이프 가입가구는 46만.강남지역 1개 SO가 확보한 수준에 불과하다.따라서 PP들은 스카이라이프를 통해서는 아직 수익을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수도권 지상파 재전송 여부 지난 4월 말 스카이라이프의 수도권 지상파(KBS2·MBC·SBS)재전송을 정부가 금지하면서 당초 65만이던 스카이라이프의 예약가구중 62%인 40만이 가입 탈퇴·보류를 신청했다.스카이라이프는 “수도권 지상파 방송이 광고시장의 94%를 차지할 만큼 프로그램을 독점하는 상황”이라면서 “경쟁력 있는 PP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수도권 지상파 재전송 금지 조치가 스카이라이프의발목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수도권 KBS와 EBS만 위성방송이 의무적으로 재전송하도록 정했을 뿐,KBS2·MBC·SBS 등의 재전송 여부는 생각하지 못했다.케이블의 경우해당 지역의 지상파만 해당 지역으로 재전송할 수 있다.예컨대 서울MBC를 부산으로 재전송하는 것은 금지된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는 전국성을 확보한 매체다.수도권 지상파를 재전송하면 자연 전국에 방송되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난다.이에 방송위는 지난 4월 스카이라이프의 수도권 지상파 역내·역외 재전송을 승인 사항으로바꿨다.개정법 시행령이 통과되지 않아 사실상 재전송은 아직 금지된 상태다. ●정부가 중심 잡아야 스카이라이프 측은 “케이블TV의 독점현상이 심화하면 PP들은 케이블 눈치를 보게 돼 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지역방송사들은“스카이라이프가 전국에 수도권 지상파를 재전송하면 MBC와 SBS의 전국 독점화로 케이블TV와 지역방송은 말살되고,미디어시장의 균형발전은 요원해질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케이블TV와 지상파방송의 경쟁에서 후발주자로 어려움을 겪는 위성방송에 정책적 배려가 따라줘야 한다.”면서 “지역방송을 지키면서도 국책사업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현진기자 jhj@ ◆전문가 제언 전문가들은 위성방송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그러나 어디까지나 전국 각지의 지역방송과 케이블TV의 균형발전을 함께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류춘렬 국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수도권 지상파 3사가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독점하는 특이한 상황”이라면서 “때문에 재송신 범위를 수도권 역내와 역외로 나누어야 한다.”고 제안했다.즉 역내재송신은 위성사업자 자율에 맡기고,역외 재송신은 방송위의 허가 사항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수도권MBC는 위성방송을 통해 수도권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그러나 울산MBC를 울산에서 위성방송으로 보게 하는 것은 위성사업자 자율 권한에맡겨야 한다는 것.지방의 경우 수도권처럼 가입자가 많지 않아 전파 송출비용이 수익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역외 재전송은 허가 사항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70% 이상을 다른지역 지상파로부터 공급받는 지역 지상파가 있는 지역에는 프로를 공급하는 지역의 지상파 재전송을 금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경우 특정지역에서 특정 채널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이른바 ‘카스’라는 셋톱박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술을 사용할 경우 예컨대 울산MBC는 수도권MBC를 전송받을 수 없다.SBS로부터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공급받는 부산방송의 경우도 SBS를 재전송받을 수 없게 된다.이 경우 역외 재전송이 허용되는 지상파는 경인방송(itv)뿐이다. 주현진기자◆해외에서는 OECD 24개국 위성방송 전략의 공통점은 위성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들의 정책은 크게 ▲캐나다와 프랑스처럼 공익서비스와 문화적 다원성을 내세워 공영지상파와 지역채널,유럽문화채널(ARTE)을 각각 의무적으로 재송신하거나▲전국 각 지역의 지상파를 동시에 전국에 모두 전송하거나 전송하지 말 것을 권유한 미국의 조건부 재송신제▲영국,일본 등과 같은 사업자 자율계약제 등으로 나뉜다.지상파 재전송을 법적으로 금지한 사례는 한국뿐이다. 그러나 이들은 우리나라와 달리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어 있는 데에다 수도권 지상파에 우수한 프로그램이 집중되어 있지 않다.때문에 수도권 지상파만전국으로 내보내는 위성 방송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또다른관건인 채널의 다양성 문제도마찬가지.영국 위성방송인 BskyB는 300개 이상의 다채널과 80여개의 직영·합작 채널로 대변되는 독점공급 채널들이 있다.BskyB는 독점위성방송이라는 지위를 이용,초창기 외국 인기 채널들과 유리한 독점계약을 맺고 지상파·케이블 방송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 바 있다.또370개 이상의 오락·정보 채널을 보유한 미국내 3대 유료 TV사업자인 미국의 디렉TV의 경우,지상파를 재전송해 주고,케이블의 거의 모든 채널을 볼 수있게 해주는 동시에,위성방송으로만 볼 수 있는 채널까지 송신해 주는 ‘지상파+케이블+α’전략이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했다고 평가받는다.이런 성공들 뒤에는 각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이 중론. 그러나 스카이라이프는 이 부분에서도 규제에 발목이 붙잡혀 있었다.해외재송신 채널 수를 전체 채널의 10%로 제한받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중,미국 채널의 과다한 유입이 문제시되는 캐나다가 해외 채널 하나당 자국 채널 2∼3개를 의무적으로 같이 송신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정도다.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해외 채널 재송신 규제를 완화해 다양한 채널들을 확보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케이블 TV는 케이블협회와 지역방송사들은 스카이라이프의 수도권 지상파 재전송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스카이라이프가 수도권 지상파를 전국으로 전송하는 것은 수도권 MBC와 SBS의 전국 독점화를 초래해 미디어시장이 고루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케이블협회측은 “지상파 방송은 그 전파가 도달할 수 있는 범주에서만 방송할 수 있도록 방송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 사업하는 것”이라면서 “일정구역에 한정된 지상파 방송을 스카이라이프 위성으로 전국에 전송하는 것은형평성 차원에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광고 시장은 수도권 지상파 3사에 94%가 집중되어 있다.”면서“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수도권 지상파가 전국으로 전송되면 수도권 지상파의 독점체제는 더욱 심해져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뜩이나 돈을 내고 TV를 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 정서에서 수도권 지상파가 전국으로 전송되면 케이블TV와 지역방송은 물론,프로그램을 만드는군소 PP들까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강조했다.지방문화 말살은 물론 문화콘텐츠 발전에도 역행된다는 것이다.이들은 대안으로 일본 위성방송의 예를든다. 스카이라이프도 ‘종합편성PP’를 두고,수도권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을 골고루 섞어 전국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KBS코리아·아리랑TV가 현재 이같은 종합편성을 하고 있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PP들로부터 오락·스포츠 프로를 공급해 전문 채널이 생겨나도록 환경을 만들고,지상파는 교양·다큐 등 시청자 정서에 도움이 되는 프로에 투자하는 인식이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현진기자
  • 北선박 억류해제/ 잡았다…풀어줬다… 美, 갈之字 행보 논란

    미국은 북한 화물선 소산호를 풀어준 배경에 대해 국제법상 소산호를 압류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회견에서 “국제법상 배를 정지·수색할 권한은 있으나 예멘이 북한으로부터미사일을 전달받는 것을 막을 조항은 없다.”고 밝혔다. 미사일 확산을 규제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적용하고자 해도 예멘과 북한 모두 회원국이 아니다.공해상에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해를 보장하는 국제해양법은 제한된 경우에 한해 임검권(right of visit)을 보장한다.임검권이 규정된 해양법 110조에 따르면 선박이 해적행위나 노예무역,허가받지 않는 방송행위에 관여됐거나 국기를 게양하지 않은 경우 제3국 전함이 해당 선박을 저지·조사할 수 있다.북한 선박은 나포 당시 국기를 게양하지 않았고 캄보디아 국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혐의가 풀리면 선박을 풀어줘야 한다.예멘은 나포 직후 미사일 수입을 시인했고 이번 거래가 합법적으로 이뤄졌음을 강조했다.스커드 미사일이지만 두 나라간 ‘정상 교역품’이므로 미국으로서는 상품을 파는 선박의 통행을 막을 권리가 없다.그러나 예멘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동맹국이아니었다면 미국은 유엔결의안 1373호를 내세워 이를 압수했을 가능성이 크다.지난해 9월 만들어진 1373호는 테러방지를 위한 회원국의 협력을 의무화한 것으로 불법적 무기거래,핵·생화학무기 등의 불법적 이동 등을 막는 것도 포함돼 있다.예멘은 스커드 미사일이 테러용이 아닌 ‘자국 방어용’임을 미국에 설득했다. 결국 이번 사건으로 미사일확산방지를 위한 MTCR의 효율성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MTCR는 사거리 300㎞,탄두 중량 500㎏이상이거나 대량살상무기 운반가능성이 있는 미사일을 규제대상으로 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회원국인 33개국이 대상이다.지난달 92개국이 ‘탄도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행동강령’(ICOC)까지 채택했으나 정치적 압력에 그치며 미사일 확산 주요 감시대상국인 파키스탄,북한,이라크 등은 참여하지 않아 역시 ‘정치적 선언’에 그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책 속으로 들어간 ‘사진박물관’/열화당 사진문고 10권 선보여

    도서출판 열화당이 전문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새로운 ‘열화당 사진문고’를 선보였다.이번에 나온 것은 1차분 10권.책으로 옮긴 작은 ‘사진예술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사진작가들의 인생 궤적을 일대기 형식으로 적은 작가론과 사진 이미지를읽다보면 그들의 내면 이야기까지 접하게 된다.그 대표적인 작가가 사진 역사상 가장 독특한 성격의 작가로 통하는 영국의 이드위어드 머이브리지다.그가 요세미티 계곡 ‘명상의 바위’ 꼭대기에 아슬아슬하게 앉아 찍은 자기초상은,아내의 정부를 죽인 살인사건 재판에서 그가 정신이상자임을 보여주는증거로 사용되기도 했다.인간과 동물의 연속동작을 촬영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초기 사진 역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로 꼽힌다. 또 사소한 일상에서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 앙드레 케르테스,미국의 대공황으로 인한 도시민과 서부로 내몰린 이주 농업노동자들의 참상을 알린 도로시아 랭,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일가를 이룬 워커 에번스,예술적 감수성과 유럽적 저널리즘의 전통을 결합해 사진의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베르너 비숍,포토에세이의 대가 유진 스미스,약물중독과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초점을 맞춘 유진 리처즈,사진과 미술의 경계를 허문 예술사진가 가브리엘레 바질리코,사회적 금기에 도전한 낸 골딘 등도 이번에 소개됐다.동양작가로는 상징주의와 리얼리즘을 혼합해 독특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창조한,전후일본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도마쓰 쇼메이가 목록에 올랐다.“사진은 하이쿠이며,무한한 선택의 예술이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사진은 간결하지만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작가론은 프란체스코 보나미 시카고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등이 썼으며,이영준 계원조형예술대학 사진예술과 교수 등이 우리 말로 옮겼다. 열화당은 1차분 출간에 이어 앞으로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세계사진의큰 흐름은 물론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러시아 등 제3세계의 사진작가들도 집중적으로 다룬다.아울러 최민식,정범태,주명덕,강운구 등 국내 작가들도 소개,세계 사진의 흐름 속에서 국내 사진의 현주소를 살펴볼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각권 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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