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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하이라이트] 문방위 ‘사이버 모욕죄’ 공방

    “사이버상 범죄는 인격권 침해 후 회복이 불가능하다.”(한나라당 주호영 의원) “사이버 모욕죄 신설은 인터넷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 네티즌에 대한 끊임없는 통제다.”(민주당 전병헌 의원) 18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가 문화체육관광부와 8개 소속기관에 대해 실시한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은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사이버 모욕죄 신설을 비롯한 정부의 언론·방송 통제 문제였다. ●“엄청난 악플 해악 법적 규제를”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은 “선의의 피해자와 자녀 세대에 미칠 수 있는 엄청난 해악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한선교 의원은 “사이버 모욕죄가 (일찍) 추진됐다면 ‘찌라시(사설 정보지)’성 정보로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가 희생됐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인터넷 공간에서만 자유를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현행 법으로도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며 법 신설을 반대했다. 특히 최 의원은 사이버 모욕죄를 ‘최진실법’으로 부르는 것과 관련,“법 이름으로 붙어다니면 언론에 오르내리고 주변 분들이 상처를 받을 것”이라면서 “고 최진실씨 소속사 대표로부터 성명 사용중지 의견을 받았고 삼우제가 끝나고 안정되면 가족들 의견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검·경서 임의 판단 처벌 안돼”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정부 여당의 사이버 모욕죄 도입 취지는 친고죄를 없애고 경찰·검찰이 임의로 판단해서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인촌 문광부 장관은 “지금 법으로는 뭔가 통제가 안되지 않냐.”면서 “여러 차례 의도를 갖고 하는 사람들에 한해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그는 “가능하면 인터넷 실명제를 꼭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고 최진실씨의 이름 사용에 대해서는 “(정부에) 공식 요청하겠다. 언론사에도 자체 요청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재민 차관과 YTN 구본홍 사장의 ‘YTN 지분 매각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해 민주당 서갑원·최문순 의원은 매각 사실 인지 경위를,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YTN 주식 매각 외압설을 추궁했다. 이에 YTN 주식을 매각한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은행에서는 정보가 결코 새지 않았다.”며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멜라민 파문 확산] 발암 감미료·나방… 무서운 중국김치

    중국산 김치에서 발암성 감미료와 이물질이 검출됐던 것으로 알려져 멜라민 파동으로 불거진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중국산 수입김치가 지난해 1637t(88건)에 달해 3년간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강력한 조치 필요성이 제기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5일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에게 제출한 ‘수입김치 검사 및 부적합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수입김치에서 30차례나 인공감미료인 사이클라메이트가 검출됐다. 사이클라메이트는 설탕보다 수십배 단맛이 강한 ‘저비용 고효율’ 감미료로 1969년 발암물질 논란 이후 주요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했다. 국내에선 1970년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특히 사이클라메이트 첨가 김치는 지난해 7월 초∼8월 초 한달간 집중적으로 발견된 뒤 단속 사례가 전무해 서류심사에 크게 의존하는 국내 식품 검사방식의 신뢰성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수입김치에 대한 서류검사 비율은 2005년 76.4%(4965건)에서 올해 53.1%(3649건)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례별로는 지난해 7월3일 H무역의 배추김치 24t에서 사이클라메이트가 검출된 이후 P농산의 배추김치 15t, C식품 배추김치 24t 등에서 수일 간격으로 사이클라메이트가 나타났다.J식품,S물산 등 중소업체들은 한달간 수차례나 사이클라메이트를 사용한 수입김치를 들여와 위생 불감증을 드러냈다. 이 밖에 지난해 수입김치에선 사카린나트륨 등 ‘미신고 첨가물’(31건), 무당벌레, 나방 등 ‘이물’(18건), 방부제 등 ‘보존료’(5건)가 검출됐다. 서류상 표기되지 않은 내용물을 사용한 첨가물 사용위반(3건), 부적합품 재수입(1건) 등도 적발됐다. 한편 수입김치 부적합 판정건수는 2005년 19건(279t)에서 2006년 15건(282t),2007년 88건(1637t)으로 4.6배나 증가했다. 올 6월까지도 30건(619t)에 달한다. 심 의원은 “2005년 기생충란 김치 파동 이후 중국산 수입김치에서 부적합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시론] 종부세 4년을 평가하자/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종부세 4년을 평가하자/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종합부동산세가 정확히 4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에는 여야, 즉 공격과 수비가 바뀌었을 뿐 논란의 내용은 4년 전과 거의 같다. 특히 2%와 98%의 대결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도입 당시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도입 당시와 분명히 달라야 한다. 지난 4년간 종부세를 시행해 봤기 때문이다. 종부세 도입 당시 정부와 여당이 내세운 목적은 크게 세가지였다. 첫째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여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둘째 부동산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거두어 소득재분배에 기여하며, 셋째 보유과세를 강화해서 부동산세제를 합리화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지금은 적어도 이 세 가지 목적이 지난 4년간 얼마나 달성되었나를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또한 이 목적들이 정당한 것이었는지가 논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먼저 종부세 도입으로 부동산 투기억제와 주택가격 안정효과가 나타났는가를 살펴보자. 그동안 종부세의 가격안정효과를 분석한 몇 편의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대부분 주택가격 안정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실증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사실 여러 정책이 혼재되어 있고 또 경제여건의 변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특정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개발된 계량경제학적 기법을 동원하면 종부세 도입이라는 특정 정책의 효과만을 걸러낼 수도 있다. 사실 종부세라는 보유과세의 도입이나 변화가 부동산가격 안정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이론적 논의의 기초는 주택을 매매시장과 임대시장으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디파스퀄레-휘튼-콜웰 모형이 제공하고 있다. 모형에 따르면 보유과세를 인상하면 주택 매매 가격이 일시적으로는 하락하지만 장기적으로 주택재고가 줄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게 된다. 주목할 점은 보유과세 인상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 현상은 한 번에 그친다는 사실이다. 주택 보유과세가 인상되면 그 시점에서 주택 보유자들의 세금 부담은 늘지만 그 이후에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주택 보유 수익률은 불변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금인상이 구입가격에 반영되었기에 그렇다. 소득재분배에 기여한다는 둘째 목적도 종부세의 도입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다. 진정 고액 자산가들에게 중과(重課)를 하고자 한다면 종부세가 아니라 부유세를 도입해야 한다. 부유세란 부동산뿐 아니라 예금, 주식, 귀금속 등 각종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유세는 스웨덴에서 시작되어 한때 14개 국가가 도입하였지만 자본의 해외이탈 등의 부작용으로 점점 줄어 지금은 7개 국가 정도에서 유지되고 있다. 보유세를 강화해서 부동산세제를 합리화한다는 세번째 목적 역시 종부세로는 충족될 수 없는 것이다. 특정 계층 2%에게만 누진세율로 중과하고 나아가 지방세가 아닌 국세로 거둔다는 것은 보유세 강화의 원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보유세는 지방정부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서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과세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보유세는 지방정부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재원이 되는 것으로서 지방분권화의 원천이다. 종부세의 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전문가의 정확한 분석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 종부세를 이념대립의 문제나 계층갈등의 볼모로 해서 사회분열의 계기를 만들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 증권사 연봉 “너무 많은거 아냐”

    미국 월가 CEO들의 고액 연봉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여의도의 연봉 수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래도 미국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23개 상장 증권사들의 임원 평균 연봉은 5억 2100만원이었다. 미래에셋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임원들 평균 연봉이 각각 12억 4900만원과 11억 9000만원으로 10억원대를 기록했고 신영·삼성·키움증권까지 합치면 평균 7억원이 넘었다.1억원대에 머물고 있는 한양·유화·교보증권 등을 제외하면 평균연봉은 훨씬 더 올라간다. 펀드 운용 실적에 대한 성과급을 받는 자산운용사 임원은 지난해 평균 3억 8000만원(수탁고 기준 상위 10개사)을 받아 전년에 비해 85.5%가 늘었다. 증시 호황에 따른 성과급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연봉 수준은 삼성전자 같은 대형 기업을 빼면 거의 10위권 수준이다. 증시하락세로 주식형 펀드에서만 43조원의 손실을 기록한 데 비하자면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챙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은 멀었다는 반론도 있다. 미국 주요 금융 CEO들은 적게는 수천만, 많게는 수억달러의 연봉을 챙기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 CEO 출신인 헨리 폴슨 재무부장관은 2003년부터 3년간 재직하면서 1억 1000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상황에 비하자면 우리는 양반이라는 논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화에 따른 외국인력 유입에 자본시장통합법을 앞둔 경쟁 격화 등으로 몸값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높은 몸값이 아니라 공정한 성과급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고급인력에 아직은 목 마르다는 얘기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외래종에 무너진 괌 생태계

    외래종에 무너진 괌 생태계

    태평양의 괌처럼 대륙에서 멀리 떨어진 섬들은 오랜 기간 고립과정을 거치면서 희귀동물의 보고가 된다. 그러나 섬의 이같은 독특한 생태계는 외부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근대화, 전쟁 등 문명접촉으로 유입된 외래종은 섬 고유의 생태계에 치명적 재앙을 초래한다. KBS 1TV ‘환경스페셜´은 1일 오후 10시 ‘침묵의 섬, 괌-새소리는 어디로 갔나´를 방영한다. 토착종과 외래종이 생태학적 전쟁을 펼치는 모습을 통해 세계가 당면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조명한다. 괌 생태계를 가장 크게 흔드는 외래 생물은 2차 세계 대전후 짐꾸러미에 우연히 딸려 들어온 갈색나무뱀이다. 무서운 번식력을 자랑하는 이 뱀은 삽시간에 섬의 생태계를 교란시켰다. 날지 못하는 괌 뜸부기를 비롯해 18종의 토착 조류 중 7종이 사라졌으며,5종의 토착 도마뱀도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무타기를 즐기는 갈색나무 뱀이 전신주를 타고 다녀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미 정부는 괌에 40만개의 뱀 덫을 설치해 관리하기 시작했다. 괌의 바다생태계 역시 위기에 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섬을 잇는 배를 통해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가시왕관 불가사리. 이 불가사리는 대량 번식하면서 주로 산호를 먹어 치우고 있어 태평양 부근 섬나라들의 골칫거리다. 유입 당시만 해도 천적 나팔고둥이 공존하고 있던 터라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관광상품으로 팔기 위해 나팔고둥을 무분별하게 어획하면서 산호 숲이 큰 위기에 처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적합판정 4일만에 멜라민 검출

    적합판정 4일만에 멜라민 검출

    정부가 불과 4일 전에 ‘적합’ 제품으로 발표했던 중국산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보건당국의 부실 검사가 도마에 올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0일 중국 ‘나비스코푸드’사가 제조한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유통기한 2009.3.23)와 ‘다냥데이브라이트푸드’사가 제조한 ‘고소한 쌀과자’(유통기한 2009.6.24) 2개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청이 지난 26일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한 123개 적합 품목 목록에 포함된 제품들이다. 문제가 된 ‘리츠 샌드위치 크래커 치즈’(유통기한 2009.3.23) 제품에서 23.3ppm의 멜라민이 나왔다. 동서식품㈜이 수입·판매하는 것으로 해당 유통기한 제품은 22t 수입돼 현재 시중에 2t가량 남아 있다.‘고소한 쌀과자’는 화통앤바방끄㈜가 수입·판매한 제품으로, 멜라민이 1.77 ppm검출됐다. 국내에 88t 수입됐다. 적합제품이 다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당초 식약청이 제조일자가 서로 다른 제품 가운데 일부 제조일자의 제품만 검사한 뒤 모든 제품을 적합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같은 제품이라도 제조일자에 따라 원료 공급처가 달라 멜라민 검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식약청이 이를 무시한 것이다. 특히 ‘고소한 쌀과자’는 같은 제조일자 제품이 지난 26일 발표 때는 ‘적합’ 판정을 받았다가 이날 발표에서는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결국 지금까지 적합판정을 받은 제품도 모두 재검사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 29일 밤 12시 기준으로 식약청이 조사 대상으로 분류한 총 428개 중국산 식품 가운데 적합 판정을 받은 중국산 식품은 180개, 검사 중인 제품은 80개다.385개 제품이 여전히 유통 금지된 상태다. 주현진 정현용기자 jhj@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91) 강화도의 비극

    [병자호란 다시 읽기] (91) 강화도의 비극

    강화도가 함락될 때 김경징, 이민구, 장신 등 조선군의 최고위 지도부는 바다로 도주하여 목숨을 부지했다. 강화도 방어를 책임진 그들은 멀쩡했지만, 그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연쇄적인 비극을 불렀다. 그들의 가족을 포함하여 강화성에 있던 피란민들은 모두 ‘도마 위의 고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청군은 성을 점령한 직후 군사들을 시켜 성호(城壕)를 헐어 버리고 행궁(行宮) 관사를 불태운 뒤, 성안에 있던 남녀노소들을 끌어냈다. 강화도의 이곳저곳에서 처참한 장면들이 속출하고 있었다. ●도망간 김경징, 삼대 여인들 모두 자결 비극의 손길은 먼저 여자들과 아이들에게로 뻗쳐 왔다. 청군이 몰려오자 여자들은 정절을 지키기 위해 도망치다가, 혹은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 때로는 지아비와 아들의 강요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이성구(李聖求)와 이지항(李之恒)의 처는 청군의 손에 죽었다. 권순장(權順長)과 그 집안 여자들의 죽음은 특히 참혹했다. 권순장은 김상용과 함께 불붙은 화약 더미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다. 권순장의 아내는 자신의 목을 매기 전 세 딸을 먼저 목매어 죽게 했다. 권순장의 누이동생 또한 스스로 목을 매 죽었다. 민성(閔 )은 먼저 자신의 아내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결했다. 비극은 김경징 집안의 여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김경징의 모친(김류의 처), 아내(김류의 며느리), 며느리(김류의 손자며느리) 등 삼대의 여인들이 모두 자결했다.‘인조실록’에 따르면 김경징의 아들 김진표(金震標)는 할머니와 어머니를 협박하여 자결하도록 했다고 한다. 자신의 처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진표의 처가 자결하자 김경징의 어머니와 처도 따라서 자결했다는 것이다. 청군에게 포로가 된 사람도 줄을 이었다. 청군은 젊고 고운 여인들을 사로잡느라 혈안이 되었는데 그 와중에 희생자가 속출했다. 진원부원군(晉原府院君) 유근(柳根)의 집에서는 열두 명, 서평부원군(西平府院君) 한준겸(韓俊謙)의 가족은 열한 명이 포로가 되었다. 한명욱(韓明勖), 정백창(鄭百昌), 여이징(呂爾徵), 신익융(申翊隆), 정선흥(鄭善興), 김반(金槃), 이경엄(李景嚴), 한여직(韓汝稷) 등 사대부가의 부인들이 모두 포로가 되었다. 일반 상민들의 피해도 참혹했다. 전쟁이 일어난 직후, 경기도 연안의 백성들 또한 다투어 강화도 주변의 섬으로 밀려들었다. 반상(班常)을 막론하고 ‘섬으로 들어가야만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는 믿음이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믿음’과 달리 청군이 상륙하고 강화성으로 몰려오자 그들은 앞다투어 마니산(摩尼山) 등지로 도주했다. 청군은 연일 병력을 풀어 마니산 일대를 수색했고, 백성들은 그 와중에 피살되거나 포로가 되고 말았다. ●왕세손의 비극 청군에 의한 살육과 자살이 속출하는 와중에 왕세손이 강화성에서 탈출에 성공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왕세손은 바로 인조의 손자이자 소현세자(昭顯世子)와 강빈(姜嬪)의 아들이었다. 인조와 소현세자를 이어 장차 보위(寶位)에 오를 인물이기에 청군이 사로잡으려고 혈안이 된 존재이기도 했다. 청군이 강화성으로 밀려들 때, 강빈은 상민(常民)의 복장으로 변복하고 여염에 몸을 숨겼다. 그녀는 자신의 동생 강문성(姜文星)과 김인(金仁), 서후행(徐後行) 등 다섯 명의 내관(內官)에게 원손을 맡겼다. 그들은 원손을 업고 바닷가로 내달렸다. 청군은 추격해 오는데 내관 김인이 탄 말은 제대로 달리지 못했다. 위기일발의 상황이었다. 그들은 송국택(宋國澤)이 제공한 말로 바꿔 타고서야 겨우 해안에 이를 수 있었다. 마침 해안에는 배를 대고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원손은 우여곡절 끝에 교동(喬桐)을 거쳐 다른 섬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젖먹이 시절부터 이렇게 간난신고를 겪어야 했던 원손의 운명은 비극적이었다. 그는 강화성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항복 이후 볼모가 되어 끌려갔던 아버지 소현세자를 따라 심양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원손은 1645년 귀국했지만 아버지 소현세자는 급사했고, 어머니 강빈은 사약을 받고 죽었다. 그 자신 또한 왕세자 자리에 올라보지도 못한 채 숙부 봉림대군(鳳林大君·효종)에게 밀리고 말았다. 병자호란은 원손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것이다. 강화도 공략을 지휘했던 구왕 도르곤(多爾袞)은 강화성 점령 직후 역관 정명수(鄭命壽)와 김돌시(金乭屎) 등을 시켜 항복을 요구했다. 조선 측에서 원임대신 윤방(尹昉)을 보내 요구를 받아들이자, 도르곤은 휘하의 병력을 들여보내 정전(正殿)을 점거한 뒤 성안에 계엄을 실시했다. 그들은 조선 포로 가운데 지체가 가장 높은 세자빈을 엄중히 감시하는 한편, 호서(胡書)가 쓰여진 신표(信標) 수십 개를 만들어 성을 드나드는 조선 사람들을 통제했다. 신표가 있어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고 여긴 사람들은 그것을 구하려고 아우성을 쳤다. 도르곤은 강화도에서 사로잡은 왕실과 고관들의 가족을 앞세워 남한산성의 저항 의지를 꺾어놓을 계산을 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점령 직후, 포로들에게 대한 대우는 괜찮은 편이었다. 특히 강빈 일행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을 썼다. 강빈 일행을 이동시킬 때 병력을 풀어 호위하는가 하면, 지나는 길에 도랑이나 험한 곳이 있으면 길을 수리한 뒤 지나가도록 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 청군 가운데 만주병들은 군율이 잡혀 있어서 탐욕과 음란함이 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몽골병이나 한병들은 달랐다. 특히 공유덕과 경중명 휘하의 병사들이 저지르는 겁략이 심각했다. 그들은 몽골병과 함께 곳곳을 뒤져 여자들을 잡아가고, 주단과 패물을 약탈했다. 강화도를 점령 한 지 9일이 되던 날의 정경은 처참했다. 청군은 포로들을 남한산성으로 몰고 가면서 대대적인 노략질을 감행했다. 관청과 여염에 불을 지르고 반항하는 사람들을 도륙했다. 이날의 참상을 기록한 사서에는 ‘시체는 쌓여 들판에 깔리고 피는 강물을 이루었다.’거나 ‘눈 위를 기어다니거나, 죽거나, 이미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아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군율 시행의 난맥상 그렇다면 강화도의 ‘참극’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김경징 등은 어찌 되었을까? 항복 직후, 김경징 등에게 군율을 적용하여 극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인조는 오히려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가 적었으며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사형은 지나치다고 손사래를 쳤다. 인조는 김경징 등을 서쪽 변방에 유배하는 것으로 그치려고 했다. 언관들의 반발과 비판이 그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에게 사형을 내렸다. 김경징에게는 끝까지 예우를 갖춰 사사(賜死)시켰다. 충청수사 강진흔(姜晉昕)도 참수되었다.‘잘 싸우지 못하여 적으로 하여금 바다를 건너게 했다.’는 것이 죄목이었다. 참으로 억울한 죽음이었다. 김경징이나 장신과 달리 끝까지 청군과 싸우려 했던 그였다. 그를 죽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충청도 수영(水營)의 군관과 병졸들이 대궐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목놓아 울면서 강진흔의 원통한 정상을 비변사에 호소했다. 억울한 죽음을 앞에 두고도 강진흔은 당당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함께 의금부에 갇혀 있던 김경징이 사형 결정 소식을 듣고 목놓아 울었는데 비해, 그는 태연했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차고 있던 칼을 옥졸에게 주며 ‘이것은 예리한 칼이다. 이것으로 내 목을 빨리 벤 뒤 네가 가지고 가라.’고 했다는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웠던 그는 처형을 앞두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경징의 죽음을 기록한 ‘인조실록´사신(史臣)의 평가는 냉혹했다. 사신은 김경징을 가리켜 한낱 ‘광동(狂童)’이라고 평가했다.‘아는 것이 없고 탐욕과 교만을 일삼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자식을 김류가 잘못 천거하여 나라도 망치고 집안도 망쳤다.’고 적었다. 하지만 고군분투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 했던 강진흔이 김경징보다 심한 극형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강진흔과 김경징의 죽음. 그것은 분명 군율 시행의 난맥상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동물만 걱정하고 사람 걱정 안했나”

    “동물만 걱정하고 사람 걱정 안했나”

    멜라민 사태의 늑장 대응 논란을 사고 있는 윤여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한나라당을 방문했다가 융단폭격을 받고 되돌아갔다. 29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보고하면서 기존 식품 검역의 ‘관행’을 앞세웠다가 오히려 호된 질타를 당한 것이다. 윤 청장은 보고에서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한 것”“특별한 문제가 없다.”“1개 제품 검사에만 7시간이 걸린다.”는 등 늑장 대응을 인정하지 않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동물사료만 멜라민 검출 여부를 검사했다.”는 대목에서 박희태 대표의 지적을 받으면서 최고위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국민은 미국발 금융위기와 중국발 멜라민 공포로 충격과 걱정에 휩싸였다.”면서 “동물만 걱정하고 사람 걱정은 안 했느냐. 안이하고 부주의한 태도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발끈했다. 식약청의 보고 자료를 두고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식약청의 ‘멜라민은 독성이 매우 약한 물질로서 국제암연구소에서 그룹 3으로 분류돼 발암물질로 보기 어렵다.’는 문구가 도마에 올랐다. 윤 청장도 “치사량이 3g/㎏으로 강한 독성물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윤 청장은) 사망 피해자가 몇 명인데 그게 원인이 아니라면 뭐라고 보느냐.”고 따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멜라민은 독성이 매우 약한 화학물질로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성 그룹 3으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식약청 대처가 안이하다는 취지”라며 “과량 섭취 시 신장 염증을 유발하고, 중국에서 어린이들이 사망했다면 이것은 문제이지 않느냐.”고 안이한 인식을 잇달아 비판했다. 지난 22일 멜라민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박순자 최고위원도 “437개 품목이 문제가 됐다는데 133개만 수거조치를 했다니 어떻게 국민들이 신뢰하겠냐.”면서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리덩후이 “댜오위다오는 일본땅” 물의

    리덩후이 “댜오위다오는 일본땅” 물의

    리덩후이(李登輝·85) 전 타이완 총통이 댜오위다오(釣魚島)는 일본 땅이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25일 타이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 중인 리 전 총통은 전날 오키나와에서 이같이 말했다. 댜오위다오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으며, 일본은 센카쿠 열도로 부른다. 강연과 평화기념공원 헌화 등 4일간의 일정으로 지난 22일 오키나와현으로 건너간 리 전 총통은 하시모토 도루 오키나와 지사와의 오찬에서 “댜오위다오는 일제 때부터 일본 영토였고 당시 타이완 역시 일본 영토였기 때문에 타이완 어민들이 댜오위다오에 가서 고기잡이를 했던 것”이라며 “댜오위다오가 점령당하진 않았지만, 타이완 어민들이 계속 고기잡이를 하겠다고 고집해 다툼이 일어난 것”이라고 일본어로 말했다. 타이완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 열도가 타이완 땅이라고 강조했다. 뤼슈롄(呂秀蓮) 전 부총통은 “리 전 총통이 일본에 가니 타이완 총통을 지낸 사람이라기보다 더 일본인같이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리 전 총통은 오찬 후 타이완 기자들을 만나서도 “타이완은 역사적으로 댜오위다오를 소유한 적이 없다.”면서 “지나가는 여자가 예쁘다는 이유로 ‘내 아내요.’라고 말한다고 효력이 있겠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재산세 늘릴 계획 없다는 말 믿을 수 있나

    종합부동산세 완화에 따른 재산세 인상 가능성이 도마에 올랐다. 종부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해 재산세에 통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재산세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김동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어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기왕에 재산세를 부담하고 있던 계층의 부담을 더 늘릴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종부세는 재산세로 전환하고 따라서 종부세 제도는 폐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발언을 과연 믿어도 되는 건지, 솔직히 의문이 간다. 정부는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과표 산정 기준을 현행 공시가격에서 공정시장 가액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공시가격의 80% 수준 내에서 부동산 가격이 크게 변할 경우 상·하 20%포인트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과세 표준은 공시가격의 60∼100%가 된다. 최저 60%를 적용한다고 해도 세율을 낮추지 않는 이상 현재의 55%보다 높게 된다. 종부세 개편으로 2조 2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만큼 지자체 재원이 부족해지는데,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방안도 없다. 그러니 세원 확충을 위해 재산세율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참여정부 때도 재산세율을 높이려다가 지자체의 반발로 국세인 종부세를 도입하는 선에서 매듭지었다. 재산세를 손질할 경우 1700만 주택 보유자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차선책을 동원한 셈이다. 정부는 재산세가 종부세에 비해 조세 저항이 훨씬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종부세 개편 이후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낮춘다는 조세 원칙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부터 제시하기 바란다.
  • [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정부 ‘뒷북 대응’ 도마에

    [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정부 ‘뒷북 대응’ 도마에

    ‘멜라민 파문’을 계기로 보건당국의 고질적인 땜질처방식 먹거리 안전대책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수입 먹거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나오는 정부대책들이 대부분 구호만으로 그치거나 ‘재탕, 삼탕 처방’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식품에 문제가 생길 경우 실효성 없는 대책들을 내놓기보다는 차라리 ‘선(先) 수입금지, 후(後) 조사’ 원칙만이라도 확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4월 ‘생쥐머리 새우깡’ 파동 당시 내놓은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 1명인 현지 검사관을 2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이후 멜라민 사태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자 식약청은 수입식품과 직원 1명을 부랴부랴 중국 산둥성에 보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1명뿐인 현지 검사관도 중국 당국과 협의를 끝내지 않으면 공장을 조사할 권한조차 갖지 못한다. 수입식품 안전관리방안에서는 올해 6월까지 위해 발생 우려가 높은 식품 제조업소에 대해 제조공장 등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산 저산성 통조림 제품 등 일부를 제외하면 아직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식약청은 지난 4월 문제가 되는 수입식품에 대해서는 샘플검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는 실정이다.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램을 운용해 수입제품의 1∼5%에 대해 무작위 검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말라카이트그린 장어, 기생충 김치, 납꽃게 등 수입식품 위생과 관련된 사건이 연례행사처럼 터지고 있지만 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현실적인 제도개선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이 25일 공개한 ‘멜라민사건 관련 식약청 조치사항’ 자료에 따르면 식약청은 지난 12일 전후로 분유가 10% 이상 함유된 제품에 한정해 단 1회만 검사키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사기간도 오는 11월30일까지로 한정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18일 ‘수입식품 등 검사 변경지시’ 공문을 각 산하기관에 배포하고 부랴부랴 검사대상 식품을 ‘중국산 분유(우유)가 포함된 모든 제품’으로 변경했다. 이후 22일에는 또다시 ‘중국산 분유, 우유, 유청, 유당, 카제인 등이 포함된 모든 식품’으로 변경하고 검사시기도 ‘별도 지시일’로 바꿨다. 검사횟수도 1회에서 3회로 변경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식약청 ‘멜라민 검사’ 겉핥기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멜라민 함유를 검사한 124개 제품을 시장에서 직접 수거하지 않고 업체에서 제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소비자가 구매해 먹은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검출 시험의 공정성을 의심케 한다는 지적이다. 식약청은 또 멜라민이 들어간 중국산 사료 파동이 일었던 지난해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멜라민 식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경고하는 공문을 3차례에 걸쳐 받았으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데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와 ‘밀크러스크’를 판매한 해태제과에 따르면 중국산 분유 파동 이후 줄곧 식약청으로부터 샘플 제출을 요청받았고, 지난 18일 식약청에 샘플을 제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샘플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샘플 제출 품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역시 식약청의 공문을 받고 과자류 2개 품목의 실험용 샘플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일부 회사에서 샘플을 제출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업체에서 그동안 성분을 빼거나 제품을 바꿔치기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와 시민들은 줄곧 확실한 결과를 위해 중국산 분유가 함유된 모든 제품을 시중에서 수거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여성민우회 관계자는 “당연히 시중에서 유통되는 물품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지, 당사자인 업체에서 제출받으면 공정한 조사가 되겠느냐.”면서 “중국 유제품이 섞인 조사물품 리스트를 공개해야 소비자가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식약청과 기업의 ‘말 바꾸기’도 도마에 올랐다. 식약청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분유와 우유 등 유제품은 수입되지 않아 유제품이 원료로 사용된 과자류만 검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중국산 유제품 중 가공버터가 이미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182t이 수입됐고, 이중 155t이 시중에 유통됐다. 특히 이 가공버터는 멜라민 7이 검출된 ‘밀크러스크’가 수입된 홍콩의 바로 옆 지역인 푸젠(福建)성의 업체 3곳에서 수입돼 소비자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다.‘미사랑 카스타드’는 톈진(天津)시에서 수입됐다. 검역원은 “시중의 창고 8곳에 남아 있는 중국산 가공버터를 일부 수거해 실험한 결과 멜라민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정확한 결과는 2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유통된 155t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검역원 관계자는 “가공버터는 국내 업체 7곳에서 수입했으며 주로 빙과류나 제과류에 쓰인다.”고 말했다. 해태제과는 지난 22일 본지 취재 당시 모든 분유, 크림 등은 호주, 네덜란드, 캐나다에서만 수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약청 조사 결과 중국산 분유를 사용한 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인 비난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 부인살해 징역 3일?…남성 천국 멕시코 형법

    불륜을 저지른 부인을 살해하면 징역 3일∼3년. 그러나 돼지를 훔쳐 가면 징역 최장 12년. 미혼여성을 납치한 후 납치범이 혼인을 약속하면 무죄. 12∼18세 여자와 원조교제를 해도 결혼을 약속하면 무죄. 남성천국에나 있을 법한 이런 형법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 있다. 바로 멕시코다. 시대착오적 남성우월주의 사상에 빠져 있는 멕시코의 형법 체제가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률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남성우월주의 사상의 뿌리가 워낙 깊게 내린 때문이다. 법을 보면 쓴웃음이 나올 법한 어이없는 내용이 많다. 캄페체와 타마울리파스 등 2개 주에선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부인을 살해하면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부인의 불륜으로 남편의 명예가 구겨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정상이 참작되면 최고형량은 고작 3년이다. 경우에 따라선 최단 형량인 3일만 징역을 살고 나올 수도 있다. 이들 2개 주 등지에선 부인을 살해하는 것보다 가축을 훔치는 게 더 무거운 범죄다. 가축을 훔쳤다가 잡히면 최장 5~12년까지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혼인을 약속하면 미혼여성 납치나 원조교제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법률은 멕시코의 32개 주 가운데 19개 주가 채택하고 있다. 여성단체들이 신속한 형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법개정은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정부 관계자는 “형법이 시대에 맞지 않게 뒤져 있지만 형법 개정권한이 지방정부에 있어 연방정부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말 격투기로 달아오른다

    주말 격투기로 달아오른다

    이번 주말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격투기팬들은 후끈 달아오를 것 같다.27일엔 서울에서 ‘K-1월드그랑프리 2008 서울대회(오후 4시·XTM 생중계)’가 열리고,28일 도쿄에선 ‘센고쿠 5’가 열리는 것. 더군다나 K-1에는 ‘골리앗’ 최홍만(28), 센고쿠에는 ‘타격 스페셜리스트’ 권아솔(22·목포프라이드긍지관) 등 확실한 흥행카드가 포진하고 있다. 최홍만의 상대는 ‘악동’으로 소문난 바다 하리(24·모로코)다.198㎝에 94㎏의 호리호리한 체격에 가공할 스피드와 맷집을 지닌 저돌적인 인파이터. 지난 2005년 K-1 데뷔전에서 스테판 레코(독일)를 뒤돌려차기로 실신 KO시켜 전세계를 경악시킨 K-1의 차세대 주자다. 송곳 같은 스트레이트와 로킥이 명품이며 올들어 3경기에서 레이 세포(뉴질랜드)와 글라우베 페이토자(브라질), 도마고즈 오스토직(크로아티아)을 모두 1라운드 KO로 잠재웠다. 지난 6월 뇌하수체 종양 제거수술을 받은 뒤 병역면제를 받고 서둘러 링에 복귀한 최홍만에겐 버거운 상대임에 틀림없다. 통산전적은 최홍만이 13승5패, 바다 하리가 10승3패다. 바다 하리는 “최홍만은 크고 무거울 뿐”이라면서 “이기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연말 예멜랴넨코 표도르(러시아)전 이후 9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강적을 만난 최홍만은 “바다 하리는 강하고 대단하지만 상황과 상대에 따라 다르다.”며 의욕을 불살랐다. 국내 최고의 타격가로 꼽히는 권아솔은 28일 도쿄 요요기 제1체육관에서 열리는 ‘센고쿠 5’ 대회에 출전한다. 권아솔의 상대는 공식전적 64전(33승9무22패)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파이터 구니오쿠 기우마(32·일본)다. 레슬링을 베이스로 하는 격투기단체 판크라스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파이터여서 그라운드에 취약한 권아솔의 고전이 예상된다. 국내에서만 활약한 권아솔이 큰 무대의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낼지도 관건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미국發 금융위기] 월街, 망해도 돈잔치

    세계적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월스트리트의 ‘문제회사’들이 공적자금으로 연명하고 있음에도 임직원들은 여전히 고액을 챙기고 있어 도마에 올랐다. CNN머니는 23일(현지시간) 프레디맥의 새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모핏(56)이 연봉 90만달러(약 10억 4000만원)를 받는다고 연방 주택·금융협회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프레디맥은 패니매와 함께 미국 내 양대 모기지 회사였으나, 부실경영으로 지난 8일 2000억달러나 되는 정부 자금 투입 대상이 됐다. 모핏의 연봉은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으로 물러난 전임자에 비해서는 25% 깎인 액수이다. 하지만 수많은 직원들이 실직 위기에 놓이고 일반 시민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진 터에 따가운 눈총을 받기에 충분하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벼랑에 선 리먼브러더스의 뉴욕 본사 임직원 1만명도 모두 25억달러(2조 8875억원)를 보너스로 받는 등 ‘돈잔치’가 벌어지게 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임직원 한 사람이 평균 25만달러를 받는 액수다. 소식이 전해지자 기본급을 받을 수 있는지 걱정하는 런던 등 리먼의 해외지사 직원들이나 쫓겨난 전 직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영국노동조합연합(TUC)은 성명을 내고 리먼 본사의 행태는 공평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BBC방송에서 “금융가에 횡행하는 고액 연봉에 문제가 많다.”면서 “이런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기야 바니 프랭크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장은 이날 “CEO를 비롯한 최고 경영층의 보수를 제한하는 조항 없이는 구제금융 법안을 거부할 것”이라고 제동을 걸었다.7000억달러의 공적자금 조성과 연계하겠다는 발언이어서 정부가 요청한 구제금융 법안의 심의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의 CEO들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막대한 손실을 내고도 수백억원의 퇴직금을 받아 물의를 빚었다. 역시 파산할 위기인 AIG의 마틴 설리번 CEO는 지난 6월 회사를 떠나며 4700만달러를 챙겼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색의 유혹… 컬러마케팅 뜬다

    색의 유혹… 컬러마케팅 뜬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 색깔만으로는 이미 부족해졌다. 루비 바이올렛(보라색), 티탄골드(금색), 람보르기니 노란색, 핑크 도마뱀 등 이름만 들어서는 금방 알기 힘든 색을 입은 전자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검정과 흰색 등 무채색에서 벗어나 화려한 유채색을 사용하는 컬러마케팅이다. 예전에는 제품의 색상보다는 기능 등이 제품 선택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그러나 요즘은 같은 제품이라도 ‘나만의 색’을 사용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컬러마케팅이 늘고 있다. ●LG 14가지·삼성 24가지 색상 적용 LG전자는 최근 초콜릿폰, 샤인폰의 후속 제품인 블랙라벨 시리즈 3탄인 시크릿폰에 루비 바이올렛과 티탄 골드 색을 적용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10월에는 이들 색상 외에도 다크 실버, 아쿠아 블루 등을 추가한 시크릿폰을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분홍색과 보라색의 소울폰을 선보였다. 또 다른 전략폰인 햅틱폰의 경우 기존의 검정색에서 흰색과 분홍색, 파란색의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이같은 컬러마케팅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컬러마케팅에 사용하는 색도 다양하다.LG전자는 지난해 버블 핑크·민트·서니오렌지·마젠타 등 14가지 색상을 적용한 ‘컬러홀릭폰’으로 10∼20대 젊은 층의 호응을 끌어냈다. 삼성전자도 고아라폰에 흰색, 검정색, 분홍색, 리치골드 등 24가지 색을 입힌 제품군(群)을 선보이기도 했다.24가지 색은 단일 모델에 적용된 최다 색상이다. 팬택계열도 디자인본부에 컬러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컬러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컬러 트렌드는 물론, 시제품 제작부터 양산까지 컬러에 관한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휴대전화의 기본색은 검정색이다. 여기에 디자인을 강조하고 싶으면 흰색을, 기능을 강조하는 제품이라면 은색을 사용한다는 업계의 법칙이 있었다. 검정색을 사용하는 것은 가격문제 때문이다. 휴대전화에 화려한 색상을 고르게 입히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제조업체들로서는 얼마가 팔릴지 모르는 제품보다는 이미 검증된 제품이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휴대전화에 색깔을 입히는 것이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23일 “젊은 층에서는 휴대전화를 이미 패션 아이템으로 생각하고 있어 다양한 색상의 제품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객이 원하면 색깔 맞춰줘 노트북의 변신은 더 화려하다. 검정색, 은색, 흰색 등 무채색 위주에서 화려한 유채색이 전진 배치됐다.‘람보르기니 노란색’,‘핑크 도마뱀’ 등 특정색상을 지칭한 마케팅도 등장했다. 국내 노트북 시장에 컬러 열풍을 일으켰다고 자부하는 소니코리아는 핑크, 블루, 레드, 화이트의 ‘바이오 CR시리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도마뱀(리자드) 가죽무늬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도마뱀 가죽처럼 물결 모양의 촉감을 살리고 색상도 핑크, 브라운, 실버를 얹었다. 고객이 원하면 바탕화면, 휴대용 케이스, 마우스도 노트북과 색깔을 맞춰준다. 아수스코리아는 이탈리아의 유명 스포츠카 람보르기니를 연상시키는 고급 노트북을 내놓으면서 색상도 람보르기니 노란색을 채택했다.MSI코리아는 최근 핑크, 블루, 그린 색상의 노트북 신제품을 내놓았다. ●금방 싫증 내는 위험부담 많은 색도 하지만 컬러 마케팅은 위험도 수반한다. 소비자들이 금방 싫증 내거나 선호하는 색상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얼마전 넷북(미니 노트북)을 출시하면서 ‘메탈 블루’ 색상을 선보였지만 수출 전용으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측은 “지난해 빨강과 파랑의 일반 노트북을 출시한 결과 파랑색의 인기가 현저히 떨어졌다.”면서 “메탈 블루 넷북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휴대전화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검정색이 기본색상이 된 이유는 가격문제도 있지만 소비자들이 가장 무난하게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색이기 때문이기도 하다.LG전자 관계자는 “검정색이 가장 무난해 오랫동안 봐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휴대전화는 한번 사면 2년 정도는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싫증 나는 색은 피한다.”고 말했다. 안미현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90) 강화도가 함락되다 (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90) 강화도가 함락되다 (Ⅱ)

    청군은 강화도 공격을 처음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 도르곤(多爾袞)은 심양에서 데려오거나 한강 일대에서 사로잡은 조선인 선장(船匠)들을 활용하여 다량의 병선을 만들었다. 크기는 작지만 매우 빠른 배들이었다. 청군은 그 배들을 갑곶(甲串)까지 육로로 운반하여 조선군의 허를 찔렀다. 한강이 얼어 있던 당시, 강화도의 조선군 지휘부는 청군이 육로로 배를 운반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다 할 방어 태세를 갖추지 않고 오로지 천연의 험세(險勢)만을 믿고 또 믿었다.‘준비된 군대’의 의표를 찌르는 작전 앞에서 강화도가 처참하게 무너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갑곶 방어선이 무너지다 갑곶은 육지와 강화도를 잇는 바다의 폭이 매우 좁은 곳이었다. 이 때문에 일찍부터 작은 거룻배만으로도 건널 수 있다고 알려진 곳이었다. 그럼에도 김경징 등은 갑곶 방어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청군이 상륙작전의 출발지를 갑곶으로 정한 것은 까닭이 있었다. 청군이 도해(渡海)를 시도하던 날 갑곶에 배치된 방어 전력(戰力)은 충청수사(忠淸水使) 강진흔(姜晉昕)이 이끄는 병선 7척과 수군 200명 정도가 고작이었다. 당시 해안 방어의 주력은 주사대장(舟師大將) 장신(張紳) 휘하의 수군이었는데, 광성진(廣城鎭) 부근에 머물고 있었다. 강화성 방어를 맡은 초관(哨官)들 대부분도 장신의 선단에 소속된 배에 타고 있는 상태였다. 1637년 1월21일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경징은 장신에게 휘하의 수군을 갑곶으로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 장신은 급히 선단을 움직였지만 마침 조금(潮水가 가장 낮은 때인 음력 스무사흘)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이었다. 조금 때문에 전진이 여의치 않았던 장신의 선단은 이튿날 새벽까지도 갑곶에 도착하지 못했다. 청군의 공격은 이미 시작되었다. 강진흔은 중과부적인 상태에서도 분전했다. 적선 3척을 침몰시켰지만 자신의 배 또한 청군의 화살과 대포에 맞아 죽은 군졸이 수십 명이나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장신의 수군이 도착했다. 장신은 정포만호(正浦萬戶) 정연(鄭) 등을 시켜 청군의 배후를 공격하도록 했다. 덩치가 훨씬 큰 조선 전함이 들이받자 적선 한 척이 침몰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많은 청군 병선들이 방향을 바꿔 자신의 선단을 향해 몰려들자 장신은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갑자기 정연 등에게 후퇴하라고 명령하고, 광성진 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주하기 시작했다. 변변하게 싸워 보지도 않고 퇴각을 결정했던 것이다. 강진흔이 발을 동동 구르며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장신은 끝내 외면했다.‘인조실록’과 ‘병자록’ 등에는 격앙된 강진흔이 장신을 질타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장신, 네가 나라의 두터운 은혜를 입고서도 어찌 차마 이럴 수가 있느냐. 내가 너를 베어 죽이겠다.” 하지만 장신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정연 등은 전진하여 강진흔을 구원하려 했으나 장신의 위세에 밀려 물러서고 말았다. 갑곶 방어선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청군이 강화성을 포위하다 갑곶에서 강진흔의 수군이 무너지자 청군이 상륙을 시작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해안에 복병이 있을 것으로 의심하여 섣불리 건너오지 않았다. 척후병이 먼저 상륙하여 주위를 둘러본 뒤, 이렇다 할 저항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다를 건넜다.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던 김경징 등은 당황하여 해안의 병력을 이끌고 강화성 안으로 달아나려고 획책했다. 청군 대병력과 해안에서 직접 맞서봤자 승산이 없다는 핑계를 댔다. 호조좌랑 임선백이 봉림대군에게 달려가 호소했다.‘어찌 천연의 요새를 버리고 허물어진 성안에 들어간단 말입니까? 나라의 존망이 이 한번의 싸움에 달려 있는데 대장이 물러나 위축되어 군사들의 마음을 꺾어서는 안 됩니다.’ 봉림대군도 김경징을 말렸지만 그는 이미 상황 판단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지휘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해안에 배치된 병사들은 인근의 산 등지로 물러나 버렸다. 임선백은 봉림대군에게 진해루(鎭海樓) 아래를 비롯한 험한 곳에 진을 치고 결전을 벌이자고 건의했다. 그러는 사이에 갑곶 건너편에 있던 청군의 대병력은 이미 바다를 건너 상륙을 시도하고 있었다.‘병자록’ 등에서는 ‘청군이 마치 나는 듯이 바다를 건너 달려들었다.’고 적었다. 여러 곳에서 조선군의 산발적인 저항이 이어졌다. 중군(中軍) 황선신(黃善身)이 지휘하는 병력은 진해루 아래에서 적 9명을 살해하는 등 분전했다. 하지만 이미 청군에게 도해를 허용하여 사기가 저하된 데다 중과부적이었다. 황선신과 천총(千摠) 강홍업(姜弘業), 초관 정재신(鄭再新) 등 항전하던 말단 지휘관 대부분이 전사했다. 그럼에도 장신의 배에 타고 있던 다른 초관들은 바라만 볼 뿐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다. 김경징과 이민구는 이미 나룻배를 타고 장신의 배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도주했다. 격분한 천총 구일원(具一元)은 장신을 꾸짖고 물에 빠져 죽었다. 해숭위(海崇尉) 윤신지(尹新之), 전창군(全昌君) 유정량(柳廷亮) 등의 휘하에서 강변을 수비하던 병력들도 모두 바다나 산으로 달아났다. 전투를 해본 적이 없던 유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청군은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갑곶 나루를 돌파한 청군은 사시(巳時·오전 9∼11시) 무렵 강화성으로 밀려들었다. 청군은 성을 포위하고 항복하라고 종용했다. 성안에서는 원임대신 김상용(金尙容) 등이 중심이 되어 방어군을 배치했지만 대세는 이미 기울어졌다. 조선군은 조총과 활을 쏘며 저항했지만, 집중 포격을 앞세워 몰려드는 청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미 강화성보다 몇 배나 견고한 대릉하성을 함락시킨 경험이 있는 그들이었다. 김경징 등 최고 지휘부의 오판과 태만, 그리고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수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상륙을 허용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 강화성의 북문(北門)이 가장 먼저 무너지고 청군은 성안으로 밀려들었다. ●이어지는 자결, 그리고 죽음들 불과 한나절여 만에 강화성은 함락되고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저항하거나 도망치던 수많은 사람들이 청군에게 희생되었다. 또 ‘오랑캐’가 몰려오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도 있었다. 남문에 머물던 김상용은 화약 궤짝에 불을 질러 스스로 폭사했다. 그의 장렬한 죽음과 함께 문루도 사라져 버렸다. 김상용 말고도 우승지 홍명형(洪命亨), 도정(都正) 심현(沈俔), 봉상시정(奉常寺正) 이시직(李時稷), 주부(主簿) 송시영(宋時榮), 전 공조판서 이상길(李尙吉) 등이 자결했다.‘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는 대의를 내세워 순절한 것이다. 이시직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남긴 글은 비감했다.“장강(長江)의 험함을 잃어 북쪽 군사가 나는 듯이 건너오는데, 술 취한 장수는 겁이 나 떨며 나라를 배반하고 목숨을 지키려 드는구나. 파수(把守)가 무너져 만백성이 어육(魚肉)이 되었으니 하물며 저 남한산성이야 조석간에 무너질 것이다. 의리상 구차하게 살 수 없으니 기꺼운 마음으로 자결하려 한다. 살신성인하려 하니 땅과 하늘을 보아도 부끄러움이 없다. 아 내 아들아. 삼가 생명을 상하게 하지 말라. 돌아가 유해(遺骸)를 장사 지내고, 늙은 어미를 잘 봉양하거라. 그리고 깊숙한 골짜기에 몸을 맡겨 세상에 나오지 말라. 구구한 나의 유원(遺願)을 잘 따르기 바란다.” ‘골짜기에 몸을 맡겨 세상에 나오지 말라.’ 이 한마디 속에는 병자호란 이후 조선의 지식인들이 추구하던 삶의 가치가 함축되어 있었다.‘오랑캐에게 욕을 당한 세상에 나아가 벼슬하는 것을 삼가라.’는 당부였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자신의 임무를 팽개쳤던 관인들 때문에 ‘도마 위의 고기’가 되어야 했던 수많은 생령들의 희생은 과연 어디서 보상받을 것인가? 강화도가 함락되던 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성인(成仁)을 도모했던 관인들의 이면에는 너무도 많은 보통 사람들의 처참한 죽음이 가리어져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中멜라민 공포 확산] 우리 보건당국 ‘땜질식 대응’ 도마에

    [中멜라민 공포 확산] 우리 보건당국 ‘땜질식 대응’ 도마에

    “방글라데시와 가봉까지 중국산 유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나섰다는데, 도대체 우리 정부는 뭐하는지 모르겠어요. 조사 중인 유제품 품목도 공개할 수 없다니…. 이런 정부를 믿고 아이들에게 초콜릿이나 과자를 사먹여도 되는 것인지 정말 답답합니다.” 수입식품 사고가 날 때마다 보건당국이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각종 포장재료에 사용되는 ‘멜라민 수지’는 일정한 수준으로 규제하고 있지만, 식품에 함유된 멜라민에 대해서는 이번 중국산 분유 파동이 확산된 지난 12일을 전후해 처음 검사를 시작했다. 식약청은 중국에서 사망자가 늘어나자 22일 오후 뒤늦게 멜라민 검사 범위를 중국산 분유제품에서 유제품이 함유된 모든 가공식품으로 확대했다고 발표했다. 식품 유해물질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진행하지 않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땜질식으로 유해물질 기준을 만들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난 2005년 김치 파동, 올해 농심 ‘생쥐머리 새우깡’ 논란 등 각종 수입식품 사고가 불거질 때마다 식약청은 내부적으로 ‘선(先) 수입금지 후(後) 조사’ 원칙을 천명했지만 제도적으로 정착시키지 않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문제가 되는 식품은 원천봉쇄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인데도 우리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면서 “식약청이 기업의 입장만 너무 대변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이 멜라민 함유 가능성이 제기된 중국산 유제품과 유제품 함유 식품에 대해 속속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식약청은 관련 품목 수입금지를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조사가 진행 중이며 수입금지는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에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방글라데시, 브루나이가 최근 중국산 유제품의 수입금지를 결정하고 아프리카의 부룬디, 가봉, 탄자니아 등이 동참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조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업체의 입장부터 두둔하는 모습도 문제로 지적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중국산 유제품이 들어간 식품이 집중적으로 매도당할 수 있으므로 조사 중인 품목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일부 국회의원도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업체의 입장을 고려해) 넘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식품안전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2000년 8월 중국산 납꽃게,2004년 6월 공업용 볼트가 들어간 참조기 등 각종 수입식품 사고가 불거진 지 길게는 8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5∼6명이 수백건의 식품안전사고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새로운 유해물질 기준을 연구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윤기선 교수는 “식품 위해물질이나 이물질에 대한 범위를 넓히고 관련 법규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식품안전 전문인력도 극소수에 불과한 만큼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요동치는 세계금융-한국시장의 앞날] 따로 노는 경제부처 금융불안 더 키웠다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리먼 브러더스와 관련해 개별 금융기관들의 피해가 얼마가 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것은 금융위 소관이다.”라고 답변해 눈총을 받았다. 강 장관은 또한 산은의 리먼 인수와 관련한 질문에도 “보고받지 못했다.”고 답변해 의원들을 실소케 했다. 대통령도 힘을 실어줬다는 ‘경제 컨트롤 타워’의 답변은 아니었다. 이에 대한 답변은 국회 정무위에서 나왔다. 같은 날 민유성 산은 총재는 정무위에서 리먼 인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했다.”고 답변했다. ●위기상황 효과적 대응 역부족 지난 18일 5년물 국고채 금리가 0.29%포인트가 폭등했다.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이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된 증권사들이 보유하던 국고채를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이를 파악한 한국은행은 이날 오후 3조 5000억원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각해 시장에 공급했다. 왜 한은은 증권사로 바로 자금지원을 안했을까. 한은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은 국내 시중은행”이라면서 “증권사의 자금경색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위와 금감원이 위기상황에서 제 때 움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국내금융 ‘이두 체제’ 미국발 ‘금융공황’에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금융정책의 분리를 꼽는다. 이명박 정부는 재정부의 국내 금융파트를 떼어내 금융위원회로 넘겼다. 금융위가 국내 금융기관 및 금융정책 전반을 책임지도록 하고 재정부는 환율과 외환 등 국제금융만 관리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서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을 정책적으로 따로 관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올 초에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 차입 여건이 나빠졌다. 또한 외환 관련 파생상품인 키코(KIKO)를 판 은행과 키코를 산 중소기업 사이에 분쟁이 발생했다. 이처럼 국제금융과 국내금융이 동전의 앞뒤처럼 얽혀 있다.‘9월 위기설’로 국내 주식·채권·외환시장이 큰 폭으로 출렁댔지만 알고보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도화선이다.HSBC의 외환은행 인수 문제나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추진 문제도 국내적이면서도 국제적인 금융 현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두(二頭)마차처럼 정책이 분리되다 보니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정보력과 대처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청와대 내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닫고 국내외 금융 분리 6개월만에 “다시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금융위, 금감원 관계도 ‘삐거덕’ 금융위의 금감원에 대한 지휘·감독권 약화도 도마에 오른다. 과거 금감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할 때와 달리 금감원이 과거 10년처럼 ‘빠릿빠릿하게’ 호흡을 맞추지 못한다고 금융위측은 비판한다. 위상이 추락한 금감원은 ‘재주는 곰(금감원)이 넘고, 이익은 상인(금융위)이 본다.’고 불만을 표시한다. 여기에다 금융위는 강남에, 금감원은 여의도에 서로 떨어져 있어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금융을 금융위로 이관하고, 금융위는 여의도로 돌아가 금감원을 지휘·감독하도록 하는 등 금융감독 체계를 다시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유모차 부대 “불공평 수사 중단하라” 눈물 호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당시 경찰 측의 물대포를 가로막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일명 ‘유모차 부대’ 카페 주부 회원들이 22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하게 문제제기에 나섰다. 지난 19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촛불집회 당시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유모차 부대’ 운영자 정모씨(33·여)등 3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모차 부대’ 회원들은 “자의에 의해 유모차를 끌고 나왔고 새벽까지 남아 살수차를 막은 것이 왜 탄압의 대상이 되느냐”며 “경찰의 물대포를 막은 것은 그들이 먼저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모차 부대를 수사하려거든 촛불집회에 참여한 모든 국민을 수사하라.”며 “경찰이 그렇게 한다면 이 수사를 공평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수사의 공정성 문제제기 뿐 아니라 경찰의 막무가내식 수사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유모차 부대’ 카페의 한 운영진은 “경찰이 집에 전화를 걸어 막무가내로 출석을 요구했다. 응하지 않으면 아무 때나 체포될 수 있다고 겁을 줬다.”며 “카페 회원들 간의 간단한 모임을 위해 내 연락처를 적어두었는데 경찰이 이것만으로 나를 연락책이라며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한편 유모차부대 카페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민주화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함께 경찰의 수사권남용 등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 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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