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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악” 플라핑 논란 김종규, 페이크파울 공개명단 포함되나

    “으악” 플라핑 논란 김종규, 페이크파울 공개명단 포함되나

    프로농구 ‘연봉킹’ 김종규(27·원주 DB 프로미)가 친정팀 창원 LG 세이커스를 상대로 과도한 플라핑(시합 중 선수가 과장된 몸짓으로 쓰러지거나 다친 척을 해 심판의 파울콜을 유도하는 행위)을 선보이며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DB와 LG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DB가 연장 접전 끝에 LG를 89-83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선 LG 외국인 선수 마이크 해리스(36)가 한 경기 최다 41점을 쏟아냈고 4쿼터까지 82-82로 승부를 끝내지 못할 정도로 두 팀 모두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러나 막판 김종규의 플라핑으로 선수도 팬도 씁쓸한 경기가 됐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2분여를 앞두고 나왔다. 연장전에서 DB가 87-83으로 앞서가며 흐름을 탔다. LG의 득점 실패로 DB가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김종규는 골밑 진입을 시도하다 정희재(30)를 상대로 부딪치며 “악” 소리와 함께 1차 연기를 펼쳤지만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김종규는 곧바로 조금 더 강도높게 부딪친 후 만세 포즈와 함께 넘어지는 명품 연기(?)를 선보여 기어코 파울을 얻어냈다. 당사자인 정희재가 입을 틀어막을 정도로 황당한 상황이었지만 김종규는 주어진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89-83으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중계진들도 “정상적인 몸싸움 과정”이라고 평한 플레이가 파울이 되면서 추격 의지가 꺾인 LG는 추가득점에 실패했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KBL은 이번 시즌부터 라운드별로 페이크 파울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1차 적발된 선수에겐 경고, 2차 적발부턴 20만원을 시작으로 횟수별로 벌금이 누적된다. KBL 관계자는 “이미 구단에 통보가 돼서 벌금을 내는 선수가 있다”고 밝혔다. 김종규의 경우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벌어져 아직 페이크 파울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음주 공개될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선 선수들이 파울을 당해도 어떻게든 득점을 하려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 팬들을 열광케 한다. 그러나 KBL에선 일부 선수들이 플라핑을 통해 쉽게 점수를 얻어내려고 하는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 KBL에서 플라핑 논란이 가장 뜨거웠던 이정현(32·전주 KCC 이지스)은 지난 8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반성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정현은 “한 학부모께서 SNS를 통해 ‘KBL을 대표하는 선수인데 아이들이 보고 배운다’고 했던 지적이 따끔했다”면서 자제하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연봉킹’이자 ‘국가대표센터’인 김종규에게 책임감이 필요한 이유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전북교육청 고교 상피제 미도입 논란

    최근 발생한 전주 모 고교 답안지 조작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교 상피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전북도교육청의 방침이 도마에 올랐다. 교육부는 지난해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사건을 계기로 전국 시·도교육청에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도록 하는 고교 상피제 도입을 권고했다. 또 국공립 고교 교원-자녀 간 동일학교 근무를 금지하는 중등 인사관리 기준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은 고교 상피제 제도 개정을 마치고 내년부터 도입키로 했다. 그러나 전북교육청은 고교 상피제는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인격권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전주 모 고교에서 교직원이 학생의 답안지를 고쳐준 사건이 발생해 전북교육청의 고교 상피제 반대 방침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10일 치러진 언어와 매체 과목에서 A 학생이 국어교사가 예상한 점수 보다 10점 가까지 높게 나오자 답안지를 살펴본 결과 교직원이 수정 테이프로 3문제의 답안을 고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대해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상피제 도입은 대학입시경쟁이 치열한 우리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불평등한 출발선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 중 하나”라며 “전북교육청은 고립과 불통,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를 중단하고 제도 개정을 통해 상피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대통령 약속은 지켰지만...벌칙 조항 빠진 ‘인권보호수사규칙’

    대통령 약속은 지켰지만...벌칙 조항 빠진 ‘인권보호수사규칙’

    법무부, 12월 1일부터 시행짧은 입법예고 ‘졸속입법’ 비판검찰에 불편한 조항 빠졌다‘반복적 영장 청구 지양’ 삭제감찰 조항도 ‘총장 보고’ 수정법무부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을 막겠다며 새롭게 정비한 인권보호 규정이 제정됐다. 당초 초안에는 장시간·심야조사 금지 등 검찰 조사를 받는 당사자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면서 이를 위반한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하는 강력한 조항이 들어가 있었지만 최종안에는 ‘벌칙’ 조항이 빠졌다. 지나치게 짧은 입법예고 기간도 또 도마에 올랐다. 법무부가 지난 31일 관보를 통해 공포한 ‘인권보호수사규칙’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시행 시점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이 규칙은 조 전 장관 사퇴 다음날인 지난 15일 초안이 공개돼 18일까지 나흘간 입법 예고됐다. 이후 대검찰청 의견 등을 반영한 수정안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재입법 예고됐다. 이 기간에는 주말도 끼여 있었다. 재입법 예고 기간이 끝난 뒤 법무부가 검토 작업을 거친 건 단 하루였다. 이달 안에 제정하겠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졌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졸속 입법’이란 비판 속에 최종안은 초안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초안에는 검사가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했거나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는 감찰 대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또 초안과 달리 최종안에는 인권 침해 앞에 ‘현저하게’란 단서가 추가했다. 인권 침해 정도가 크지 않다고 자체 판단하면 보고 사항조차 안 되는 것이다. 이처럼 수위가 낮아졌는데도 법무부는 “보고 조항을 통해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했다. 검사의 반복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제동을 걸기 위해 영장을 재청구 때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하자는 조항도 초안에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사라졌다. 검사가 없을 때 수사관이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한 단독조사 금지, 형사부 검사의 직접수사 최소화 조항도 빠졌다. 국회의원 수사 등 중요 사건은 수사 개시 전 관할 고검장에게 보고하도록 한 조항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관할 고검장에게 ‘지체 없이’ 보고한다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검찰총장에게 쏠린 권한을 분산시키기 위해 도입된 조항이 상위 법령과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규칙이 시행되면 1회 조사시간이 총 12시간, 식사·휴식, 조서 열람 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시간이 8시간을 넘길 수 없다. 조서 열람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이뤄지는 심야조사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씨줄날줄] 인재 영입/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인재 영입/박록삼 논설위원

    중국 고전 ‘삼국지연의’ 속 유비가 제갈공명을 책사로 스카우트하기 위해 세 번 찾아가 결국 마음을 되돌렸다는 삼고초려(三顧草廬) 고사는 익히 알려져 있다. 유비의 인재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제 땅 한 뼘도 없이 ‘한(漢) 왕실의 후손’이라는 껍데기뿐이던 유비는 제갈공명의 천하삼분지계로 조조, 손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륙을 정족지세(鼎足之勢) 형국으로 만들어 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야당 시절부터 정치적 위기 혹은 도전의 시기마다 인재 영입의 승부수로 정국을 헤쳐 갔다. 1987년 대선 패배 직후 13대 총선에서 평민당을 제1 야당으로 만들 때도, 1992년 정계 은퇴 약속을 번복한 뒤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할 때도 늘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면서 위기를 돌파해 나갔다. MBC 앵커로 인기를 누리던 정동영, 재야의 거목 김근태, 천정배 변호사, 추미애 변호사, 소설가 김한길, 학생운동의 스타였던 김민석ㆍ임종석ㆍ이인영 등 ‘젊은피’ 수혈은 정치인 김대중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중도층으로 지지를 넓혀 가면서 재야와 나누고 있던 민주세력의 대표성까지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정치권의 인재 영입은 지지세력을 확장할 뿐 아니라 정당의 정체성을 더욱 뚜렷이 드러내는 데 톡톡한 몫을 한다. 자유한국당도 31일 인재 영입 명단을 발표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6월 인재 영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필요하다면 오고초려,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반드시 인재를 모셔 오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를 직접 실천했다. 그는 대전까지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을 찾아가서 입당 및 내년 총선 출마를 직접 설득했다. 사실상 ‘황교안 인재 영입 1호’다. 알려지자마자 뜨거운 논란이 일었다. 박 전 대장이 너무나 심각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인물인 탓이다. 박 전 대장은 2년 전 그의 부인과 함께 공관병에게 호출용 전자팔찌 착용 강제, 식칼로 도마 내려치기, 뜨거운 떡국 떡 손으로 떼기, 공관병 부모 욕설 등 비상식적인 폭언 및 가혹행위로 ‘갑질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4월 검찰은 ‘갑질’을 가혹행위나 직권남용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불기소 처분했다. 뇌물 수수 등의 혐의만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 누리꾼 등 여론이 쏟아내는 뭇매는 노골적이다. ‘자유갑질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게 어떠냐’, ‘딱 자한당 수준의 인재 영입이다. 환영한다’ 등 냉소로 가득하다. 결국 인재 영입 명단에서 박 전 대장의 이름은 빠지게 됐다. 이번 영입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 복은 타고난 것 같다”는 박지원 의원의 역설적인 칭찬을 떠오르게 한다. 여당이건 야당이건 반사이익에 기대 총선 승리 등 정치적 성과를 만들어 간다면 정치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youngtan@seoul.co.kr
  • 검찰권 남용 시 벌칙 조항 뺀 ‘인권보호수사규칙’ 제정

    입법예고 짧아 국민 의견 충분 반영 의문 ‘인권침해’ 감찰→총장 보고로 수위 낮춰 법무부가 수사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을 막겠다며 새롭게 정비한 인권보호 규정이 31일 제정됐다. 당초 초안에는 장시간·심야조사 금지 등 검찰 조사를 받는 당사자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면서 이를 위반한 검사를 상대로 ‘감찰’을 하는 강력한 조항이 들어가 있었지만 최종안에는 ‘벌칙’ 조항이 빠졌다. 지나치게 짧은 입법예고 기간도 또 도마에 올랐다. 법무부가 이날 관보를 통해 공포한 ‘인권보호수사규칙’은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시행 시점을 늦춘 것으로 보인다. 이 규칙은 조 전 장관 사퇴 다음날인 지난 15일 초안이 공개돼 18일까지 나흘간 입법 예고됐다. 이후 대검찰청 의견 등을 반영한 수정안이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재입법 예고됐다. 이 기간에는 주말도 끼여 있었다. 재입법 예고 기간이 끝난 뒤 법무부가 검토 작업을 거친 건 단 하루였다. 이달 안에 제정하겠다고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졌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 의견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졸속 입법’이란 비판 속에 최종안은 초안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초안에는 검사가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침해했거나 적법 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감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나와 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는 감찰 대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수위가 낮아졌는데도 법무부는 “보고 조항을 통해 실효성을 강화했다”고 했다. 검사의 반복적인 구속영장 청구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재청구 때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하자는 조항도 초안에 있었지만 최종안에서는 사라졌다. 검사가 없을 때 수사관이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을 조사하지 못하도록 한 단독조사 금지, 형사부 검사의 직접수사 최소화 조항도 빠졌다. 이 규칙이 시행되면 1회 조사시간이 총 12시간, 식사와 휴식시간을 제외한 실제 조사시간이 8시간을 넘길 수 없다. 조서 열람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 이뤄지는 심야조사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뜨거운 감자 ‘선거법 개정안’ 대안 쏟아져… 대부분 “비례대표 확대·의석 축소 최소화”

    의원 정원 증원 논의 활발… 변수는 여론 민주 현재 선거법 개정안 당론으로 채택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는 12월 3일 선거법을 포함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5건을 부의하기로 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당선에 막대한 영향을 줄 ‘선거법 개정안’의 대안들이 백화제방식으로 쏟아지고 있다. 4차 산업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있는 인재 확보를 위해 비례대표 확대는 필요하지만, 지역구 의석 축소는 최소화하자는 내용이 대다수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31일 원내정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를 대안으로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우리 당과 여야 각 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시 지역에서 지역구당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고, 농어촌 지역은 지역구당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도시에서 10여개의 의석수가 줄어드는데 이만큼 비례대표를 늘리게 된다. 하지만 지방 의석은 변동이 없는 반면 민주당 강세인 도시 지역은 한국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져 중재안이 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의석 정원 확대안도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현재 선거법 개정안은 300석 중 지역구는 기존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는 47석에서 75석으로 늘린다. 이 중 지역구 의석 28석 감소에 대한 의원 반발이 문제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의원 정수 10%(30석)를 늘려 지역구 의석을 유지하고 비례대표만 75석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30석은 너무 많고 12석 혹은 15석만 늘리자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국회의원 수 증가에 대한 국민 반감이다. 이를 감안해 심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의원 월급(세비)을 최저임금의 5배 이내로 하자고 제안했다. 내년 기준으로 의원 월급은 현재 1140만원에서 872만 5750원 미만으로 줄어든다. 월 중위소득(4인 가족)인 약 452만원만 받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세비나 보좌관 수를 줄이더라도 의원 정원 증가를 논의하려면 오래전부터 국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 불과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증원 자체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원 300석을 유지한 채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크게 늘려 다양한 인재 확보에 집중하자는 주장도 있다. 다만 현재처럼 각 당의 전국 득표수로 비례대표를 정하는 게 아니라 각 도마다 비례대표를 배정하고 도 전체 득표에 따라 권역별 비례대표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역시 지역구 의석이 크게 줄어 공감대를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 반대 여론을 감안한 듯 현재 선거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의원 정수 10% 축소’를 주장하며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반대 중이다. 야권 관계자는 “한국당은 지금 입장을 고수해도 손해가 없고, 반대로 의원 정수가 확대돼도 겉으로는 반발하면서도 속으로 좋아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아동 음란물 공화국 오명, 느슨한 법이 사태 키웠다”

    “그동안 한국사이버성폭력센터가 고발한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와 유포자 186명 중 실형을 산 사람은 1명뿐입니다. 정부의 직무유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 ●늘어나는 다크웹 범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박찬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는 30일 ‘아동성착취 사이트 다크웹 문제와 대안 마련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미혁 의원실과 ‘성매매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이 개최한 토론회에는 경찰·여성가족부·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댔다. 최근 한국·미국 등 38개국 국제 공조수사 결과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이용자 대다수가 한국인으로 드러나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다크웹 수사로 검거된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는 모두 349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웰컴투비디오’ 사이트 운영자 손모씨 등을 포함해 235명(67%)으로 나타났다. 기존 발표에서 12명이 추가로 검거됐다. 검거된 이용자들은 대부분 20~30대의 미혼,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무관심과 사법당국의 의지 결여가 아동음란물 범죄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예안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변호사는 “한국 사회에는 포르노 영상 소비를 남자라면 흔히 접하는 ‘야동’을 소비한 것이라는 가벼운 인식이 퍼져 있다”면서 “이런 성착취 영상은 처음 게시되는 순간부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음란물 소지 대부분 벌금형… 美선 5~20년형 솜방망이 처벌도 도마에 올랐다. 해외에서는 아동음란물 소지죄를 강력 처벌해 미국은 5~20년의 징역, 영국은 26주~3년의 구금에 처한다. 반면 한국은 최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으로 규정돼 있지만, 이마저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하영 여성인권센터 보다 소장은 “한국에선 재판부가 내리는 형량도 너무 적은 데다 대부분은 기소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처벌강화뿐만 아니라 정부의 중장기 계획 수립으로 아동음란물 산업 확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아동에게 성적 관계를 갖도록 온라인상에서 설득하는 ‘그루밍’이 횡행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아동포르노 발견 시 적극 신고해 범죄자를 검거할 수 있도록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日불매·경기 침체에 ‘보잉 쓰나미’ 덮쳐… 저가항공사 최악 난기류

    日불매·경기 침체에 ‘보잉 쓰나미’ 덮쳐… 저가항공사 최악 난기류

    전 기종 해당 제주항공·티웨이 예의주시 업계 “추가 운항 중단 땐 LCC 존폐 위기” 보잉737NG 계열 여객기 결함이라는 초대형 악재가 일본 불매운동, 경기 침체 등으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항공업계를 덮쳤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악화되면 몇몇 저비용항공사(LCC)가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30일 보잉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각국에서 운항 중인 보잉737NG 1133대 중에 지난 24일까지 53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돼 운항을 중지했다. 한국에서는 전체 150대 가운데 이착륙 3만회 이상 항공기 42대 가운데 균열이 드러난 9대를 지난 24일 운항 중지시켰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 5대, 진에어 3대, 제주항공 1대다. 그러나 운항 중지 결정 하루만인 지난 25일 제주항공의 보잉737NG 계열 여객기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면서 점검에서 제외된 100여대의 안전성까지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30일 다음달 안에 2만 2600회 이상 이착륙한 22대를 점검하고 나머지 여객기도 조기 점검하기로 했다. 만약 이후 점검에서 보잉737NG 운항 추가 중단 결정이 나오면 항공사 수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보유한 항공기가 모두 보잉737NG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46대, 티웨이항공이 26대를 갖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앞서 운항 중단된 1대는 이미 정비 기간이 돼 운항을 하지 않는 항공기였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면서 “국토부 조치에 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이 32대, 진에어가 22대, 이스타항공이 21대를 보유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잉737NG 운항 중단 대수가 늘어나도 대한항공은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다. 이 기종은 국내선 또는 일본을 왕래하는 소형기다. 다른 항공기로 충분히 빈자리를 메꿀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전체 여객기 중에 보잉737NG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LCC들은 얘기가 다르다. 여객기를 못 띄우는 심각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 축소에 경쟁 심화까지 겹쳐 항공업계는 이미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보잉737NG 안전 문제까지 불거졌다”면서 “안전은 너무 치명적인 이슈다. 승객들이 이 기종을 많이 쓰는 LCC 자체를 외면할 수도 있다. 몇 군데는 못 버티고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보잉은 결함 부위의 부품 전체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동체 균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잉의 기술진은 다음달 초 방한해 동체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를 수리할 예정이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유등천 조망권 확보… 초·중·고 도보권 위치

    유등천 조망권 확보… 초·중·고 도보권 위치

    대림산업과 한화건설은 대전 서구 도마동에 들어서는 ‘도마 e편한세상 포레나’의 주택전시관을 열고 분양에 들어간다. 도마·변동 재정비촉진지구 내 첫 사업으로 분양되는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4층, 20개동에 1881가구 규모다. 일반분양 물량은 1441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39㎡ 12가구 ▲49㎡ 14가구 ▲59㎡A 232가구 ▲59㎡B 305가구 ▲74㎡ 512가구 ▲84㎡ A181가구 ▲84㎡B 42가구 ▲84C㎡ 143가구 등이다. 특히 이 단지는 지난 1월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에 선정돼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2호선 트램 ‘도마네거리역’(가칭)과 750m 떨어져ㅍ있을 정도로 가깝다. 단지 내에 2만 9116㎡ 규모의 조경시설과 중앙공원이 조성될 예정이고 유등천을 바라볼 수 있어 쾌적한 조망권을 갖췄으며 초등학교 3곳과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이 도보권에 위치해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도 설치될 예정이다. 단지 내 피트니스클럽, GX룸, 스크린골프장, 실내골프연습장, 어린이 실내 놀이터 및 미니짐, 그린카페(실외), 작은도서관, 독서실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도 적용될 예정이다. 각 가구에는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이 실내 환경 통합센서와 연동돼 자동으로 실내 공기질을 관리해 준다. 청약은 29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30일 1순위, 31일 2순위를 접수할 수 있다. 주택전시관은 대전 유성구 봉명동 1016-2에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독도지킴이 공적조서 조작 바로 잡아 달라”…고 김성도씨 유족 1인 시위

    “독도지킴이 공적조서 조작 바로 잡아 달라”…고 김성도씨 유족 1인 시위

    독도마을 이장을 지낸 고(故) 김성도(1940~2018)씨 유족 측이 ‘독도의 날’인 25일 오전 경북도청 앞에서 ‘독도 김성도 국민훈장 998계단 공적조서 조작 사건 진실 규명’ 이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김씨의 딸 진희씨는 “해양수산부와 경북도, 울릉군이 지난 5월 31일 ‘바다의 날’을 기념해 독도 수호에 공이 큰 제 아버지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하면서 주요공적에서 독도의 샘물인 ‘물골’로 올라가는 998계단 설치를 고의적으로 누락시키는 등 공적조서를 일방적으로 조작했다”면서 “뿐만 아니라 누락 사실도 외부에 철저히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월 아버지의 공적조서가 조작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를 작성하거나 관여한 울릉군과 경북도에 바로 잡아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번번이 묵살당했다”면서 “훈장 포상을 주관한 해양수산부에도 이를 항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훈장 반납을 시도하는 등 강력 반발해 왔다. 진희씨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우리땅 독도의 역사가 일본에 의해 조작되고 있는 엄연한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와 지자체가 스스로 독도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조작해서는 절대 안된다”면서 “독도 수호에 평생을 바친 아버지의 공적조서 조작 경위가 철저히 밝혀지고 역사적 사실이 바로 잡혀지길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독도 주민 최종덕·김성도씨 국민훈장 추서를 해양수산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이 서울신문에 이들의 공적 근거 자료라며 지난 7월 뒤늦게 제공한 ‘독도주민생활사’(2010년 경북도 발행) 책자에는 물골 계단 설치가 김씨와 최씨 두 사람의 공적으로 기록돼 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하나경, 데이트 폭력 여배우 인정 “사랑한 죄..억울하고 분해”

    하나경, 데이트 폭력 여배우 인정 “사랑한 죄..억울하고 분해”

    배우 하나경이 ‘여배우 데이트 폭력’ 사건의 장본인임을 인정하면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24일 하나경은 아프리카TV 개인 채널 ‘춤추는 하나경’을 통해 ‘여배우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변성환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특수폭행,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된 여배우 H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H씨는 지난해 연인 사이였던 20대 남성이 자신과 헤어지려고 하자 여러 차례 폭행하고, 해당 남성을 비방하는 글을 지인들에게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H씨는 남자친구를 향해 승용차로 들이받을 것처럼 돌진하거나, 이 남성이 승용차 보닛 위로 올라간 상황에서도 승용차를 그대로 출발시켜 피해자가 도로에 떨어지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여배우 데이트 폭력’이라는 이름으로 실시간 검색어가 등장했고, ‘배우H’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하나경이 ‘배우H’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나경은 이날 오후 개인 채널을 시작할 당시 이 소식을 접하지 못한 듯 보였다. 팬들이 대화창에 “뉴스가 많이 나오고 있다”, “기사 보셨느냐” 등의 이야기를 꺼내자, 하나경은 “내가 뉴스에 나왔느냐. 요즘 인터넷을 하지 않고 있어서 보지 못했다”라며 잠시 방송을 중단한 후 재개했다. 이후 다시 등장한 하나경은 “그 기사는 내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기사가 과대포장 돼서 여러분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을 말씀드리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하나경은 “2017년 7월에 호스트바에서 전 남자친구를 처음 만났다. 제가 놀러 간 건 아니고, 아는 여자 지인이 오라고 해서 갔다”라며 “이후 남성과 교제를 하게 됐고, 2017년 11월부터 전 남자친구와 동거를 했다. 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전 남자친구를 너무 사랑했다. 월세도 내가 더 많이 냈고, 2018년 1월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고 싶다고 해서 연수 비용도 도와주고 마사지나 먹는 것도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폭행과 협박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사처럼 2018년 10월 식당에서 말다툼을 했다. 그 후 전 남자친구가 나갔고, 전화도 안 받아서 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 친구가 택시에서 내렸고, 나는 그에게 차에 타라고 했다. 하지만 무시하고 가길래 쫓아갔다. 그때 그가 돌연 내 차 앞으로 와서 급정거를 했다. 그랬더니 씨익 웃으면서 놀란 척 연기를 하더라”며 “이후 집에서 전 남자친구를 만나 이 상황에 대해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에 신고하려고 하길래 하지 말라고 하면서 다툼이 있었고, 경찰이 오니까 할리우드 액션을 했다. 그래서 나는 해명했고, 경찰에 블랙박스 영상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경은 “나는 한 번도 때린 적이 없다. 그 사건이 왜 집행유예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그 사람은 증거를 하나도 제출하지 못한 게 팩트다. 기사에 나온 단톡방은 더이상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 남자친구의 여자 손님들을 단톡방에 초대해 그 사람이 내게 한 짓을 설명했다. 집행유예가 나온 게 많이 억울하다. 분하다”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내가 폭행 당했다. 저는 그 사람한테 맞은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친구를 너무 사랑하고, 결혼할 사람으로 생각해서 고소를 안 했다. 저는 사랑한 죄밖에 없다”며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한편 하나경은 지난 2005년 MBC드라마 ‘추리다큐 별순검’을 통해 데뷔했다. 이후 ‘주홍글씨’ ,‘근초고왕’, ‘전망 좋은 집’, ‘레쓰링’, ‘처음엔 다 그래’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최근 아프리카TV BJ로 전향한 하나경은 지난 5월 배우 강은비와 설전을 벌이며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 시대 두려워한 제국주의가 낳은 모험소설

    새 시대 두려워한 제국주의가 낳은 모험소설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1897)를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책, 영화 등으로 한 번쯤 접해봤을 고전이다. 한데 이 소설에 19세기 말 영국에 횡행했던 백인과 남성 우월주의, 순혈주의, 제국주의 등의 가치관이 투영됐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신간 ‘들려준 것과 숨긴 것’은 이처럼 세기말을 풍미했던 모험소설들을 해부해 책 속에 감춰진 온갖 이데올로기적 장치들을 낱낱이 끄집어내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 등 익히 알려진 책 외에도 헨리 라이더 해거드의 ‘쉬’(그녀) 등 다양한 책들이 도마에 오른다. 되짚어 보면 사실 드라큘라는 도입부부터 서양의 우월의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영국의 전도유망한 젊은 변호사 조나단 하커가 여행을 시작하며 “서양을 벗어나 동양으로 진입하는 것 같다”고 중얼거린 대목이 그 예다. 드라큘라 백작의 성이 있는 곳은 트란실바니아 동북쪽의 후미진 지역이다. 이 지역에 정착한 민족은 ‘세클레르족’이다. 아시아에 거주했던 기마민족 훈족의 후예다. 훈족은 한때 서양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야만족’이다. 그러니까 소설의 배경부터 당대의 유럽인을 위협했던 ‘퇴행성’이 유래한 곳으로 설정된 셈이다. 흉물스런 세력의 우두머리였던 드라큘라 백작은 더 말할 게 없다. 동양의 전제주의, 비합리적 미신, 야만성 등이 죄다 그에게서 구현된다.●신여성에 대한 불안감 드라큘라에 반영 왜 이런 소설이 당대에 유행했을까. 저자는 영국 내부의 제국주의적 요소 외에도 남성의 권위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던 ‘신여성’에 대한 강력한 경계 심리가 또 하나의 축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19세기 말 영국에는 가부장의 권위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부장들은 여성의 성에 대해 가졌던 온갖 의심과 불안을 경제 영역에서 남성의 경쟁자로 떠올랐고, 정치적 권리까지 요구하는 신여성에게 투사했다. 신여성은 “공격적”이고 “악의에 차” 있으며 “성적으로 무절제”한 데다 “도덕적으로도 타락”했다며 공격했다. 신여성의 문란한 성에 대한 불안은 ‘드라큘라’의 여성 흡혈귀들에 대한 묘사에도 반영된다. 조나단 하커가 드라큘라의 성에서 만나는 세 명의 여성 흡혈귀들은 각기 피부색은 다르지만 관능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감미로웠고 자태도 관능미가 넘쳤지만 “날카로운 흰 이빨”은 결코 야수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남성’ 하커가 ‘여성’의 유혹에 굴복하는 대가로 문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야만적 수준으로 퇴행한다는 메시지가 이 대목에 담겼다.●19세기 ‘제국주의 로맨스’ 낱낱이 해부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이제껏 고전으로 여겨졌던 영국의 모험소설들을 낱낱이 해부한다. 예컨대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로빈슨 크루소’(1715)의 경우, 전체 얼개를 영국 제국의 식민지 경영이라는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했던 ‘제국주의 로맨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 그러니까 유럽 중심적 시각, 백인 남성성을 입증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던 해외 모험, 여성을 배제하거나 주변화시키면서 드러내는 특권화된 남성성 등이 원형적 형태로 발견된다는 것이다. ‘보물섬’(1883)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소설에서 보물은 하층민이 상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 노릇을 한다. 하지만 보물들의 출처를 거슬러 오르면, 보물은 모두 이전 세대의 해적질로부터 온 것이란 걸 발견하게 된다. 결국 해적은 제국주의의 다른 얼굴이란 얘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中공산당 내주 4중전회… 시진핑 후계 구도 공식화

    中공산당 내주 4중전회… 시진핑 후계 구도 공식화

    신임 상무위원에 천민얼·후춘화 거론미중 무역갈등과 홍콩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다음주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후계 구도가 공식화되고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등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이날 회의를 열어 오는 28~31일 베이징에서 4중전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 특색사회주의 제도의 견지와 완비,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 현대화 등을 4중전회의 중요 의제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 현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국 공산당 전체의 중대한 전략적 임무라고 밝혔다. 4중전회에서 중국 지도부 체계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앞서 홍콩 명보도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7명에서 9명으로 늘리고 시 주석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인물 2명을 새 상무위원으로 앉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임 상무위원으로는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후춘화 부총리가 거론된다. 또 이번 4중전회에서는 미중 무역갈등과 홍콩 사태 장기화에 따른 문책론도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과 마카오를 총괄하는 한정 정치국 상무위원과 홍콩 행정수반인 람 장관의 퇴진론이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람 장관이 홍콩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내년 3월 물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홍콩 사태에 대해 중국 최고 지도부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람 장관만 교체하는 선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품앗이에 백지 지원서, 할 말 잃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청년 취업이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어려운데도 공공기관의 채용 비리는 여전히 요지경이었다. 친인척을 뽑는 짬짜미는 기본이고, 간부들끼리 서로의 자녀를 채용해 주는 ‘품앗이’까지 버젓이 저질러졌다. 그제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확인된 전남대병원 채용 비리를 보자면 어떻게 저런 간 큰 행태가 가능했나 싶다. 지난해 전남대병원 사무국장의 아들이 지원하자 면접관으로 참여했던 총무과장은 그에게 면접 최고점을 줘 합격시켰다. 올해 총무과장의 아들이 지원하자 이번에는 사무국장이 면접관이 돼 역시 최고 면접 점수로 지원자를 일등으로 합격시켰다. 묻고 따질 것도 없는 ‘채용 품앗이’였다. 전남대병원은 ‘채용비리 소굴’이라고 불릴 만하다. 지난주에는 시험관리위원을 맡은 사무국장이 자신의 아들과 조카에 이어 아들의 여자친구까지 ‘묻지마 합격’을 기획한 사실까지 덜미를 잡혔다. 이런 비리가 적발됐지만, 문제의 사무국장이 채용 업무에 계속 관여했다니 더 기가 찬다. 공공기관의 짬짜미 채용은 위아래 없이 곳곳에 똬리를 틀었다는 의심이 든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공단의 교육홍보이사는 관련 분야 이력을 쓰는 지원서 뒷면에 단 한 줄도 쓰지 않고서도 연봉 1억 1200만원의 직책을 꿰찼다. 여당 대표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그는 자기소개서에 교내 시위 주동, 지리산 50차례 완주 등을 적은 게 전부였다. 등산과 승강기 안전이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실소가 터진다. 엄청난 적자에도 임원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공기업들의 추태도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구직 청년들에게 ‘신의 직장’으로 통하는 공공기관들의 채용 비리는 사회적 불신과 박탈감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악이다. 엄정한 수사를 거쳐 채용 취소와 관련자 징계 등 강력한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 윤석헌 “도박 같은 DLF, 은행 책임”… 하나금융 “고의 삭제 없었다”

    윤석헌 “도박 같은 DLF, 은행 책임”… 하나금융 “고의 삭제 없었다”

    “하나은행, 행장 지시로 손배 자료 작성 금감원 검사 전 파일 고의 삭제로 판단” 금융위원장 “사모펀드 운용사 통제 강화”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원금손실 사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KEB하나은행이 금감원 검사 전 DLF 전산자료를 삭제한 사실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였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DLF에 대해 “갬블(도박) 같은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초자산인 독일 국채 금리 등이 얼마 밑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손실, 올라가면 수익을 얻는 것인데 국가 경제에 도움될 게 없다”면서 “이런 (도박성 짙은) 부분에 대해 금융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불완전 판매뿐 아니라 은행들의 전반적인 시스템 문제를 소비자 피해 보상과 연결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완전 판매를 입증 못하는 소비자의 경우 구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윤 원장은 “단순한 판매 시점 문제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관점에서 보상으로 연결시키는 것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하나은행이 금감원 검사 전 삭제한 파일은 DLF에 대한 손해배상을 검토한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삭제한 것은) 크게 2개 파일이고 손해배상을 검토하기 위해 전수조사한 파일”이라면서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지시해 작성한 파일이 맞고 저희가 발견하기 전까지 은닉했다”고 말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고의로 파일을 삭제한 것이냐”고 묻자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출석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은 “저는 그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검사를 방해하려고 조직적으로 자료를 은폐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윤 원장은 “라임자산운용의 운영 면에서 잘못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면서 “유동성 리스크와 관련된 부분에서 실수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라임자산운용이) 위험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유동성 문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운용과 관련해서는 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모펀드 운용사의 내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금감원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후 유동성 문제가 있거나 기준 요건에 미달하는 운용사는 시장에서 퇴출할 것이냐는 질의에 “조사 결과 자본잠식이나 기준 요건에 안 맞는 부분은 법에 따라 정리할 필요가 있고 잘못된 관행은 지도하겠다”고 답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 ‘조국’만 외치다 맹탕 결론

    제20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이번 주 상임위원회별 종합감사를 끝으로 사실상 종료된다. 지난 2일 시작된 이번 국감은 소위 ‘조국 국감’으로 여야의 공방만 난무했고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갑작스런 사퇴 후에는 ‘맹탕 국감’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겸임 위원회인 운영위와 정보위를 제외한 15개 상임위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감 일정을 마무리한다. 정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일부 상임위는 종합감사에서도 ‘조국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운영위의 대통령 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국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월 촉발된 조국 사태는 이번 국감을 ‘제2의 조국 인사청문회’로 변질시키며 국회 존재의 의미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견제 역할을 포기한 채 ‘기승전 조국’ 전략으로 일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부각하며 조 전 장관 지키기에 총력을 쏟았다. 특히 법제사법위를 중심으로 조 전 장관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놓고 여야가 진영싸움을 벌였고 정무위·기재위에서는 조 전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와 탈세 의혹 등이 연일 도마에 올랐다. 교육위의 경우 조 전 장관 자녀의 허위 인턴 의혹이 다른 쟁점들을 덮었다. 국감 중반 조 전 장관이 사퇴한 뒤에도 국회는 헤맸다. 야당은 조 전 장관 문제를 거듭 꺼내들며 무의미한 시간만 보냈다. 한 야당 의원 보좌관은 “국감 시작 전부터 조국 의혹만 들여다봤는데 당연히 피감기관에 대한 질의는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여야가 조 전 장관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각 상임위 증인과 참고인 채택에 합의하지 못한 탓에 상당수 피감기관이 국회의 송곳감시를 피하는 부작용도 발생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요즘 우스갯소리로 ‘조국이 피감기관을 살렸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번 국감은 여야 편가르기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며 “사라졌던 ‘동물국회’를 재연하고 민생법안 처리를 나몰라라 한 데 이어 마지막 국감까지 망친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단독] 1년 10개월 동안 외부강연만 303회…1억 챙긴 개성공업지원재단 이사장

    [단독] 1년 10개월 동안 외부강연만 303회…1억 챙긴 개성공업지원재단 이사장

    이사장 승인 규정… ‘셀프결재’ 도마위 “개성공단 재개 위해 정보 전달” 해명통일부 산하 기관인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김진향 이사장이 2017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1년 10개월간 총 303회의 외부 강연을 통해 총 1억 16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이 통일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이사장의 1회당 평균 강연료는 38만원으로,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60만원까지 받았지만, 강연 횟수가 많아 강연료 총액이 컸다. 재단 이사장 연봉은 1억 4000만원 정도다. 김 이사장은 2018년에만 229회의 외부 강연을 했다. 강연이 가장 많은 시기는 10월로 37차례를 했고, 금요일인 10월 26일에는 광주시청, 김해시청, 부산양운고 등에서 하루 3회 강연을 하기도 했다. 재단 임직원은 외부 강연 시 이사장에게 신고를 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셀프 신고’를 한 셈이다. 통일부는 올해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의 남북협력기금 집행 실태를 감사했지만 김 이사장의 외부 강연 등은 감사 대상이 아니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개성공단 투자 기업들의 경영난은 하루하루 가중되고 있다”며 “이 기업들의 경영 정상화를 지원해야 하는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다수의 외부 강연을 통해 부수입만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이사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닫혀 있는 개성공단을 열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게 국민을 상대로 개성공단의 평화적, 경제적 가치를 알리고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라며 “때문에 정부, 국회, 학교들 상대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해명했다.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은 정부가 북한 내 개성공업지구의 개발 및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으로, 100% 정부 예산으로 운영된다. 김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과 인사비서관을 지냈고, 2012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후보로 대구에 출마했지만 당선되지는 못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법서라]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난 20대 마지막 국정감사…“본질 잃었다”

    [법서라] 조국으로 시작해 조국으로 끝난 20대 마지막 국정감사…“본질 잃었다”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조국판 좀 그만 합시다. 국정감사 좀 하고 나랏일도 좀 합시다.”다음 주면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도 끝이 납니다. 아직 완전히 종료되진 않았음에도 이미 총평은 나온 듯합니다. ‘조국 국감’이라는 말 한마디로 쉽게 정의할 수 있죠. 상임위원회와 상관없이 대부분 국감장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언급되지 않는 것이 어색할 정도였죠. 각 지역 국립대학과 교육청 등에 대한 교육위원회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에 관한 질의가 중심을 이뤘고,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선 조 전 장관 일가가 출자한 사모펀드와 연결되는 서울시 지하철 공공 와이파이 사업 입찰 특혜 의혹이 화제에 올랐습니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선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야 한다는 여야 공방이, 정무위원회에선 ‘조국 사태’를 놓고 이낙연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대두됐습니다. 심지어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조차 KBS의 ‘조국 보도’ 편향성 논란나 조 전 장관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경력 허위 기재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죠.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법제사법워윈회, 그중에서도 ‘빅3’라 불리는 서울중앙지검·법무부·대검 국감이었습니다. 지휘 관계로 이어지는 세 기관들의 국감 시작과 끝은 조 전 장관이었습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와 조 전 장관이 남기고 간 검찰개혁이 국감장을 지배하다시피 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말이죠. #서울중앙지검장 “피의사실공표, 각서 받았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을 향한 질의 대부분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둘러싼 ‘피의사실공표’ 의혹이었습니다. 지난 8월 27일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본격화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언론에 흘린다’는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일부 매체가 압수물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의혹이 커졌죠. 결과적으로 압수수색이 끝난 현장을 들어간 것으로 해명이 됐지만, 여당 의원들은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등 국감이 열렸던 지난 7일 다시금 질의를 이어갔습니다.“수사 초기에 검사를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 (보안) 각서를 받았고, 매일 차장검사가 돌면서 교육하고 있습니다. 지검장으로서 하나하나, 검사들에게 매일 같이 피의사실공표로 오해 받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신문보도를 분석해 ‘검찰 관계자’가 명시된 단독 기사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검찰 관계자다 하면서 언론에 피의사실을 흘리는 것이 합법인가 불법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정성호 의원 등 다른 여권 인사도 크게 다르지 않은 취지로 질문하자 배 지검장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날카롭게 답변했습니다. 오전까지만 해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었지만, 오후에도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답답한 마음에서인지 배 지검장은 적극적으로 답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야 간 격렬한 공방도 빚어졌죠. 아직 조 전 장관이 사임하기 전이었던 만큼 의원들은 한껏 민감해보였습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의 “내로남불도 유분수”라는 발언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가 조국이야?”라고 응수하면서 국감장에서 웃음이 터지는 일도 있었지만,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놓고선 공격 수위가 높아지자 법사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은 “웃기고 있네, ×신같은 게”라고 중얼거리다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험난한 국감 여정이 엿보이는 장면이기도 했죠. #‘조국 없는 법무부’에서도 ‘기승전조국’ 그러나 지난 15일 열린 법무부 국감은 의외로 힘 빠진 모습이었습니다. 전날 조 전 장관이 갑작스럽게 사퇴했기 때문이었죠. 여야는 ‘표적’을 잃고 질의서를 대폭 수정하는 등 약간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그럼에도 화두의 중심은 여전히 조 전 장관이었습니다.일부 야당 의원들은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두고 “우병우보다 더한 법꾸라지(법+미꾸라지)다”,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다 위증죄가 두려웠는지 국감을 하루 앞두고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공격했지만, 당사자가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헛발질’에 가까웠습니다. 장관 대행으로 나온 김오수 법무부 차관도 “어제까지 장관으로 모셨는데 전임 장관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들다”라고 대꾸했죠. 대신 조 전 장관이 남기고 간 검찰개혁을 둘러싼 지적이 이어졌고, 여당에서도 일부 비판적인 질의가 있었습니다. 김도읍 의원 등은 법무부가 서울·광주·대구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특수부를 전면 폐지하기로 한 데 대해 “왜 경남 지역에서 부산지검이 특수부 폐지 대상이 됐느냐”고 강도 높게 질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부산에서 특수부를 제외해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줄이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는 취지였습니다. 김 차관은 항만이 있는 부산지검 특성상 외사부가 있기 때문에 특수부 필요성이 적었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퇴임 기념 동영상이 국감장에 여러 차례 띄워지기도 했습니다. 사퇴한 다음 날 공개된 동영상에 대해 장제원 의원 등은 누구의 지시로 만든 것인지, 전임 박상기 전 장관 퇴임 때는 만들지 않았는데 왜 조 전 장관만 만들었는지 등을 추궁했죠. 결국 법무부 국감에서조차 조 전 장관을 벗어난 질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교정 정책, 외국인 정책, 인권 정책 등 법무부의 주요 업무는 대부분 의원에게 관심의 대상 밖이었습니다. 기껏 일으켜 세운 황희석 인권국장에게 과거 SNS 글을 놓고 문제 삼을 뿐이었죠.#대검도 ‘조국’으로 마무리 지난 17일 법사위 국정감사의 대미를 장식한 대검 국감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끈’으로 요약됩니다. 이날은 특히 조 전 장관 일가 수사에 대한 지적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조 전 장관 부인 기소를 놓고 ‘백지기소’, ‘공갈기소’ 등의 표현을 쓰면서 계속 지적하자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특정인(정 교수)을 여론 상으로 보호하시는 듯한 그런 말씀 자꾸 하시는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욱’한 목소리로 대응하자 박 의원조차 기가 눌리는 모습을 보였죠. 평소 ‘정치 9단’이라 불리던 박 의원은 다음 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사 10단이 정치 9단에게 져준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속내로는 이겼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 총장은 이날 “예나 지금이나 정무 감각 없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정무적인 판단으로 조 전 장관 수사를 강행했다거나, 패스트트랙 수사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죠.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놓고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여러 차례 일어나야 하기도 했죠.국정감사는 헌법에 명시된 국회의 권한입니다. 헌법 제61조는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죠. 삼권분립 및 상호견제 정신에 맞춰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감시할 수 있는 중요한 제도입니다. 흔히들 ‘국회의원이 행정부에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도 하죠. 그러나 이번 국정감사에서 ‘조국’ 이슈 외에 정말 행정부에 대한 올바른 견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을지,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파리 활동 반이란 언론인 체포 미스터리... 프랑스 정보기관 속았나

    파리 활동 반이란 언론인 체포 미스터리... 프랑스 정보기관 속았나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반체제 이란 언론인이 이란 당국에 전격 체포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더하고 있다. 그가 체포된 직후 프랑스 정부는 16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자국 학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그의 체포 미스터리가 도마에 올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루홀라 잠을 ‘국외에서’ 체포해 이란으로 신병을 송환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우리 정보조직의 영리한 작전이 성공을 거뒀다. 수준 높은 공작으로 ‘외국 정보기관을 속여’ 체포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루홀라 잠은 정치적 망명자 신분으로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었다. 혁명수비대가 루홀라 잠의 신병을 확보한 장소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국외로 특정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란 이외의 나라에서 체포한 것은 주권침해와 관련돼 있다. 이와 관련해 루홀라 잠이 이란이 보낸 한 여성의 꾐에 넘어가 출국했다가 이라크 나자프에서 이란 요원팀에 의해 체포됐다고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이란 현지 언론은 프랑스에 있던 루홀라 잠을 이란에 오도록 유인해 체포했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 현지 언론에서는 루홀라 잠의 체포 경위에 대해 혁명수비대와 프랑스 정보기관이 상대국이 원하는 인사를 비밀리에 맞교환하기로 했다고 추정하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이란은 미국, 호주 등 서방과 수감자나 억류자를 종종 맞교환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정권을 비판하는 루홀라 잠을, 프랑스는 이란에 수감 중인 프랑스 국민의 석방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수비대가 프랑스 정보기관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루홀라 잠의 신병을 확보한 뒤 대화 통로를 차단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소설같은 이런 추론에 불을 붙인 것은 프랑스 정부가 이란에 공식적으로 자국민 석방을 요구하면서 되살아났다. 프랑스 외무부 아녜스 폰 데어 뮐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6월 이란에 억류된 파리정치대(시앙스포) 소속 인류학자 파리바 아델카, 아프리카 전문가인 롤랑 마샬을 당장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란 당국이 이 문제를 푸는 데 투명성을 보이고, 용인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즉시 끝내길 원한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그간 이들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았고, 파리에서 활동하던 루홀라 잠을 이란이 전격 체포한 점을 연결 지어보면 ‘비밀 맞교환’에 실패한 프랑스 정부가 이 문제를 수면 위로 꺼냈다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르 피가로는 루홀라 잠의 체포 과정에서 프랑스 당국이 묵인했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프랑스가 이란이 억류한 자국 학자들의 석방을 이란과 교섭하기 위해 이란의 반체제 인사를 사실상 이란에 내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루홀라 잠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란을 비판하는 뉴스를 유포했다. 이란 당국은 그가 이슬람혁명에 반하는 이적 행위를 하고 이란 내부에서 폭동이 일어나도록 선동했다는 혐의로 그를 꾸준히 추적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일본] 곤봉으로 때리고 성추행도…日 교사 간 집단괴롭힘 점입가경

    [여기는 일본] 곤봉으로 때리고 성추행도…日 교사 간 집단괴롭힘 점입가경

    최근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교사들 간의 집단 괴롭힘 사건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언론은 17일 고베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시 교육위원회 조사결과 20개 항목의 집단 괴롭힘 행위가 새롭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현지 사회를 발칵 뒤집은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40대 여교사와 30대 남자 교사 3명이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1년여 동안 지도를 맡은 25세 후배 교사 1명을 집단적으로 괴롭혀왔다. 그간 알려진 집단 괴롭힘은 매운 카레를 억지로 먹이고 목을 조르고 폭언과 구타, 동료 여교사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내도록 강요하는 등의 총 10가지 행위였다. 그러나 이번에 고베시 교육위원회 조사결과 당초 알려진 10가지 행위 외에도 위에서 뛰어내려 몸을 누르는 등의 프로레슬링 기술 사용, 엉덩이에 물집이 잡힐 정도로 곤봉으로 때리기 등의 20개 행위가 추가됐다. 다만 피해교사는 총 50가지 집단 괴롭힘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행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피해 교사 외에도 한 20대 여교사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교사는 "가해 교사들 중 30대 남자 교사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입고입던 체육복이 찢기고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6일 저녁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가해교사들의 직접적인 사죄를 요구했지만 시 교육위원회 측은 가해교사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당장 힘들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교사들이 집단괴롭힘 행위를 벌여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등교거부를 한 학생들도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학교 측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피해교사는 학교측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했지만 교장과 교감이 묵과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 교장 측은 “교장실에 있어 집단괴롭힘을 보지 못했다”면서 “교사들끼리 카레를 같이 해먹어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정은혜 도쿄(일본)통신원 megu_usmile_8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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