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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친 신용카드로 로또 당첨女 4600만원 한푼도 못 챙길 듯

    훔친 신용카드로 로또 당첨女 4600만원 한푼도 못 챙길 듯

    캐나다 로또에 당첨된 33세 여성이 훔친 신용카드로 로또를 산 사실이 드러나 당첨금 5만 캐나다달러(약 4600만원)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용의자는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로또 당첨금을 수령하려고 가던 중 왕립 뉴펀들랜드 경찰서 경관들에게 체포돼 구금됐다. 지갑을 도둑맞았는데 신용카드로 로또를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뉴펀들랜드의 로또 판매점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니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거하고 보니 그녀는 신용카드를 훔친 두 건의 혐의와 사기로 다섯 가지 혐의를 받고 있었다. 제임스 캐디건 경사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첨금이 “상당한 액수”가 된다고 말햇는데 애틀랜틱 로터리 코퍼레이션은 5만 캐나다달러에 이르지만 합법적으로 구입한 로또에만 당첨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명을 통해 “당첨금은 미수령 당첨금 계좌로 가게 되고 미래의 당첨금에 누적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상황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낮 미술관서 11억 그림 들고 간 도둑…아무도 몰랐던 이유

    대낮 미술관서 11억 그림 들고 간 도둑…아무도 몰랐던 이유

    일요일 오후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감상하던 한 남자가 조용히 미술관을 빠져 나갔다. 그의 손에는 러시아 유명 화가 아르히프 쿠인지의 작품이 들려 있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CNN은 러시아 최고의 미술관에서 백주대낮에 발생한 도난 사건에 대해 보도했다. 지난 27일 러시아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은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오후가 되자 삼삼오오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 사이로 한 남자가 들어섰다. 이 남자는 잠시 그림을 감상하는 듯 하더니 벽에 걸린 작품을 떼어 들고 유유히 미술관을 빠져나갔다. 이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은 너무나 태연한 남자의 행동에 미술관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그림 감상에 몰두했다. 이 남자가 들고 나간 작품은 러시아의 유명 풍경화가 아르히프 쿠인지의 ‘크림산맥’이라는 그림으로 1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를 목격한 한 관람객은 "너무 태연하게 그림을 들고 나가서 미술관 직원이겠거니 생각했지 도둑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미술관 측 역시 그림이 사라진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모피코트를 잃어버렸다는 신고를 받고 CCTV 화면을 살피던 경찰이 우연히 해당 장면을 발견하고나서야 도난 사실을 파악했다. 다행히 하루 만에 그림 도둑이 붙잡혔고 작품 역시 회수됐다. 러시아 경찰은 "데니스 추프리코프라는 남성을 용의자로 체포했으며, 모스크바 외곽의 건설 현장에서 작품 역시 무사히 회수했다"고 밝혔다. 그림에 훼손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미술관은 지난해 5월에도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 폐관 직전 미술관에 들어온 취객이 유명 작품 하나를 막대기로 심각하게 훼손시킨 것이다. 그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그림 도난 사건이 발생하자 러시아 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 문화부 박물관장 블라디슬라프 코노노프는 “이번 사건은 매우 불쾌한 일”이라면서 “모든 그림을 전자 보안 센서로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경찰은 이번 사건이 고가의 그림을 표적으로 삼은 계획 범죄인 만큼 공범 여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동영상] 관람객 북적이는데 11억원 명화 슬쩍하는 도둑

    [동영상] 관람객 북적이는데 11억원 명화 슬쩍하는 도둑

    관람객들이 빤히 쳐다보는 앞에서 그림을 슬쩍하는 간 큰 도둑의 모습이다.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서 관람 시간에 벌어진 황당한 일이다. 관람객들로 북적이는데 이 대담한 도둑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그림을 떼내 한 손에 들고 유유히 갤러리 안을 휘젖고 다니니 다들 직원인가 여겼던 것이다. 유명 그리스계 러시아 화가 아르히프 쿠인지가 1908년 크림 반도의 산 풍광을 그린 작품인데 100만 달러(약 11억원)의 값어치가 매겨진 명작이다. 1842년 지금의 우크라이나인 마리우폴에서 태어난 쿠인지는 1898년부터 1908년까지 상페테르부르크에 살면서 문제작들을 많이 그렸다. 재미있는 것은 미술관에서 모피 코트가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는 것이다.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던 경찰이 문제의 장면을 확인했는데 그 때까지 미술관은 그림이 사라진 줄도 몰랐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다.결정적인 제보를 받은 경찰이 다음날 31세 남성 용의자 데니스 추프리코프를 체포했으며 모스크바 외곽 작은 마을의 자택 건설 현장에 숨겨놓았던 작품도 회수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신이여 감사합니다. 사법당국의 열정적인 노력 덕에 그림을 빨리도 안전하게 찾았습니다”라고 감격했다. 미술관 측은 뒤늦게 모든 작품에 경보 알람을 다는 등 법석을 떨고 있다. 쿠인지 전시회는 계속 이어진다. 이렇듯 대담하게 관람 시간에 남들이 빤히 쳐다보는 가운데 명작을 훔친 범행으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달에도 미국 뉴욕의 팀 갤러리에서 9000파운드(약 1324만원) 짜리 그림을 남녀 커플이 떼내가 30분 뒤 되찾은 일이 있었다. 23년의 역사를 지닌 이 갤러리에 든 두 번째 그림 도둑이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In&Out] 국회를 혁신한다는 것/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In&Out] 국회를 혁신한다는 것/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지난해 9월 문희상 국회의장은 ‘국회혁신자문위원회’(위원장 심지연)를 구성했고 필자도 위원 중 한 사람이다. 그동안 자문위는 국회의장의 제안에 따라 국회의 예산, 인사, 정보공개, 국민청원 등 여러 개선방안을 건의했다. 임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다시금 ‘국회혁신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국회를 혁신한다는 건,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이 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어떤 국회를 원할까? 국회불신의 출발은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다. 국민들 입장에선, 4년에 한 번씩 내가 고용계약서에 도장을 찍어 줬고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인데,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니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당연히 세금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보고부터 해야 한다. 묻기 전에 먼저 보고해야 하고, 물어볼 때는 즉각 즉각 답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정보공개가 중요한 이유는 국회가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은 국회에 대해 ‘몽땅 도둑놈이다’라는 뼈아픈 비판을 한다. 국회가 뭘 하는지 제대로 알리지 않은 탓이 크다. 설마 4000만명이 고심해서 뽑아 놓은 국회에 ‘몽땅 도둑놈’만 있기야 하겠는가. 국회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려야 국민들도 잘한 일은 잘했다, 못한 일은 못했다 평가할 수 있다. 그래야 국회도 나아갈 길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또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하는 이유로 꼽는 것이 ‘무능하다’는 거다. 국내외적으로 큰일들이 뻥뻥 터지고 있는데 국회는 늘 ‘뒷북’만 치는 느낌이다. 사실 알려진 것과는 달리 국회도 여러 일을 한다. 하지만 국회가 복잡 다난한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국회의 전문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져야 하는 건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내외 고급정보를 접할 수 있어야 하고 전문가들의 충분한 지원을 받아야, 입법과 심의의 질이 높아지고 국민이 덜 고생을 한다. 이렇게 되려면 국회의 예산과 조직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줄여 입법 및 정책능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 국회는 지금 이 순간 국민이 물으면 곧바로 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국민청원이 보다 손쉬워야 하고, 정보공개가 더 쉬워져야 한다. 지금 당장 국민들이 원하는 능력을 발휘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어야 한다. 입법 및 정책능력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도록 예산과 조직, 인사를 바꿔 나가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런 원칙에 충분히 공감하고 현재 개선방안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의장의 의지만으로 되는 건 아니다. 국회를 통과해야 법이 되고 제도가 된다. 우리 헌법이 행정부와 사법부를 제도로서 견제하도록 만들어 놓은 유일한 기관이 국회다. 행정부, 사법부를 견제하려면 국회부터 건강하고 능력을 갖춰야 한다. 300명의 국회의원이 국회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 美 3300억대 복권 당첨 트럭 기사 사연 들어보니

    美 3300억대 복권 당첨 트럭 기사 사연 들어보니

    미국에서 사상 유례없는 ‘복권 광풍’이 불었던 지난해 연말에 터진 2억 9800만 달러(약 3340억원)짜리 파워볼 당첨 복권 주인이 추첨 이후 약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5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뉴욕 퀸스의 월드카지노리조트 뉴욕로터리 행사장에 나타난 행운의 주인공은 뉴욕의 트럭 운전사 데이비드 존슨(56)이다. 존슨은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오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존슨에 따르면 그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 몸이 좋지 않았다. 일을 나가지 않으려다 연휴수당은 챙겨야겠다는 생각에 지친 몸을 트럭에 실었다. 평소대로 늘 가던 주유소에 들렀고 주유소에 딸린 작은 마트에 갔다. 5달러짜리 지폐를 들고 로또, 파워볼, 메가밀리언스 세 가지 복권 중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 시간이 없어 컴퓨터 조합으로 파워볼 한장을 후딱 사서 나왔다. 이튿날 몸이 아파 쉬고있던 존슨에게 친구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늘 가던 그 주유소에서 ‘잭팟 복권’이 팔렸다는 것이다. “난 아닐 거야”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은 그는 설마 하는 생각에 복권을 들고 마트에 가 조회해봤다. 컴퓨터가 제시한 5, 25, 38, 52, 67과 파워볼 24가 당첨번호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첨을 확인한 순간 기쁜 나머지 마트에서 펄쩍 뛰다가 숨을 고르고 집에 돌아온 그는 누더기 재킷을 찾아 주머니 속에 당첨복권을 넣어뒀다. 자신이 복권에 당첨된 사실이 알려져 도둑이나 강도가 들어도 전혀 손대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다 숨겨둔 것이다. 그는 “이제 일은 나가지 않는다”면서 “빨간색 포르쉐 한 대 정도 사고 나서 나머지는 가족들을 돌보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의 당첨 복권은 뉴욕주 복권 사상 두 번째로 큰 금액이다. 지난해 1인 당첨금으로 역대 최고 금액을 찍은 메가밀리언스 복권의 20% 정도다. 지난해 10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심슨빌 편의점에서는 팔려나간 15억 3700만 달러짜리 메가밀리언스 복권은 팔려나간 사실이 확인된 이후 석 달이 지나도록 복권 주인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뱅크시가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 남긴 작품 누군가 훔쳐가

    뱅크시가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 남긴 작품 누군가 훔쳐가

    영국의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지난 2015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의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남긴 작품이 도둑맞았다. 2015년 11월 이 극장에서 록 콘서트가 열리고 있을 때 무장괴한이 침입해 총기를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여 90명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참변이 있었다. 당시 뱅크시는 추모하는 표정이 가득한 소녀의 모습을 극장 비상문 중 하나에 남겼는데 누군가 도려내 가져가버렸다고 극장측이 밝혔다. 극장은 26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지방은 물론 파리 시민, 전 세계인에게 속하고 회고의 상징인 뱅크시의 작품이 우리에게서 떠나갔다”며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 절도가 행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 소식통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절단기를 든 후드 일당”이 범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뱅크시 작품을 트럭에 싣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작품은 엄청난 인기를 끌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갖고 싶어한다. 지난달 웨일스의 한 항구 허름한 창고에 그린 ’‘눈송이 먹는 소녀’도 수십만 파운드에 개인에 팔렸다. 지난해 10월에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작품을 사들인 다음 곧바로 훼손해버리는 퍼포먼스로 더욱 화제를 낳았다. 본명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뱅크시는 건물 벽처럼 누구나 공적인 공간으로 여기는 곳에 작품을 남겨놓고 조금만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고향 브리스톨의 열차나 담 등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남겼다가 2000년대 들어 브리스톨을 넘어 세계 곳곳에 작품을 남겨두고 있다. 이달 초만 해도 일본 도쿄의 모노레일 역 문에 자신의 시리즈 ‘우산을 든 쥐’와 비슷한 그림을 남겨놓아 진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하루에 99만명”…‘극한직업’ 개봉 4일째 200만 관객 돌파

    “하루에 99만명”…‘극한직업’ 개봉 4일째 200만 관객 돌파

    개봉과 동시에 압도적인 관객몰이로 코미디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이 개봉 4일째인 1월 26일 토요일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일부터 26일까지 전체 누적 관객수는 2,105,171명.(제공 배급 CJ 엔터테인먼트, 제작 어바웃필름, 공동제작 영화사 해그림, CJ엔터테인먼트) 해체 위기의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창업한 ‘마약치킨’이 일약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이 개봉 4일째 누적 관객수 200만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1월 26일까지 누적 관객수 2,105,171명을 기록하며 100만 관객을 돌파한 지 불과 하루 만에 또다시 놀라운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 2위 영화인 ‘7번방의 선물’과 ‘수상한 그녀’가 개봉 6일째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또 ‘극한직업’의 200만 돌파 속도는 천만 영화 ‘베테랑’ ‘신과함께-죄와 벌’ ‘도둑들’의 흥행 속도와 똑같다. 이와 함께 ‘극한직업’은 1월 26일 하루 동안 무려 994,577명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1월 일일 최다 관객수 신기록을 수립했다. 기존 1월 하루 최다 관객수 기록은 ‘신과함께-죄와 벌’이 2018년 1월 1일 만들었던 916,652명이었다.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극한직업’은 CGV 골든에그지수 97%, 네이버 관람객 평점 9.33 등 뜨거운 입소문과 평점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수치로 전체 예매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앞으로의 흥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극한직업’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한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까지 5인방과 탄탄한 연출력을 선보인 이병헌 감독은 부산 무대인사 도중에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200만 돌파 기념 ‘치킨케이크’ 인증샷을 깜짝 공개해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극한직업’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자식 태어나고 있는데”…부인 출산 중인 병원서 도둑질한 남편

    “자식 태어나고 있는데”…부인 출산 중인 병원서 도둑질한 남편

    자식을 뒷바라지하기 위한 생계형 범죄일까, 개념 없는 도둑의 일탈(?)일까? 자신의 아기가 태어나고 있는데 병원에서 도둑질을 한 스페인 남자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보스데갈리시아 등 현지 언론은 "쿤케이로병원에서 경찰이 절도 혐의로 각각 20살 청년을 19살 공범과 함께 긴급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낯선 사람이 병동을 드나들고 있다는 복수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입원하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인상착의 설명을 듣고 병원을 수색한 경찰은 문제의 청년과 공범을 찾아냈다. 몸수색에선 현찰 400유로(약 51만원)와 선불카드 등이 나왔지만 누군가로부터 훔친 것이란 증거는 없었다. 게다가 20살 청년은 "아내가 아기를 낳고 있어 병원에 왔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청년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청년의 부인은 분만실에서 아기를 낳는 중이었다. 경찰은 "분만실 주변을 떠나지 말라"는 경고를 주고 청년들을 풀어줬다. 하지만 청년들이 도둑 같다는 의심은 곧 사실로 드러났다. 병원에 설치돼 있는 천주교 기도실에서 성물이 없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 도둑들이 훔쳐간 물건은 1000유로(약 129만원) 상당에 달했다. 경찰은 서둘러 CCTV 확인에 나섰다. CCTV엔 성물을 훔쳐가는 도둑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녹화돼 있었다. 아내가 분만실에서 아기를 낳고 있다고 한 청년은 도둑 중 한 명이었다. "2세가 태어나고 있는데 도둑질이라니..." 경찰은 황당했지만 서둘러 두 사람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범죄경력을 조회하면서 또 다시 깜짝 놀랐다. 아빠가 되면서 도둑질을 한 청년은 절도 등 전과 34범이었다. 사진=스페인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칸과 토론토에 초청된 로맨스릴러 ‘험악한 꿈’ 예고편 공개

    칸과 토론토에 초청된 로맨스릴러 ‘험악한 꿈’ 예고편 공개

    칸 국제영화제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동시 초청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험악한 꿈’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험악한 꿈’은 첫사랑에 빠진 소녀 ‘케이시’와 소년 ‘조나스’가 소녀의 폭력적인 경찰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던 중 그의 트럭에서 100만 달러의 돈을 발견하며 벌어지는 로맨스 스릴러다. 공개된 예고편을 통해 로맨스 스릴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처음 사랑에 빠지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모습에 이어 소녀 아버지의 정체가 밝혀진다. 이 지점부터 영화는 스릴러로 빠르게 전환되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또한 “지금껏 보지 못한 강렬한 스타일”(Hollywood Elsewhere), “어느새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Eye for Film), “구석구석에 스민 우아함”(IndieWire) 등 해외 매체의 호평은 영화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기대케 한다. ‘험악한 꿈’은 장편 데뷔작 ‘보이드 갱’을 통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드니 빌뇌브,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자비에 돌란을 잇는 차세대 캐나다 출신 감독으로 주목받는 나단 몰랜도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아역부터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로스트 인 더 선’, ‘해피 어게인’의 조쉬 위긴스와 ‘책도둑’, ‘세기의 매치’ 소피 넬리스가 풋풋한 첫사랑에 빠진 소년과 소녀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골든글로브와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된 빌 팩스톤은 유작으로 남게 된 이 작품에서 소름끼치는 악역을 소화해냈다. 영화 ‘험악한 꿈’은 2월 개봉 예정이다.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주유소 앞에서 누드사진 촬영한 여성모델의 사연

    주유소 앞에서 누드사진 촬영한 여성모델의 사연

    멕시코의 한 여성모델이 누드사진을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최근 멕시코 현지언론은 모델 아르 로하스(27)가 멕시코시티 외곽 우익스킬루칸의 한 도로에서 촬영한 사진이 논란이 되고있다고 보도했다. 완전한 알몸상태의 이 사진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로하스가 타고있던 차량에서 내려 즉흥에서 촬영한 것이다. 당시 주유를 하기위해 주유소 앞에서 기다리다가 동료 사진작가 앞에서 즉석포즈를 취한 것. 현재 멕시코는 주유소마다 주유를 하기위한 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최근 '석유도둑과의 전쟁'을 벌여 유류 운송방식이 바뀌면서 각 주유소마다 운송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이 사진에도 주유소 앞으로 줄줄이 서있는 차량이 그대로 촬영되어 있다.   이 사진은 로하스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직후 24만 명이 넘는 팔로워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일부는 그녀를 폭행 및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별다른 의미도 없는 누드사진을 주유소 앞에서 찍었다는 것. 이에대해 로하스는 "누드사진을 촬영한 것은 여성에게 폭력을 행하는 사회에 대한 시위"라면서 "내 누드사진이 폭력이 넘쳐나는 사회보다 더 큰 논쟁과 논란을 일으킨다는 것이 놀랍다"고 밝혔다. 이어 "누드보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도덕성이 더 우려스럽다"면서 "포괄적이고 실질적인 성교육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40초만에 금은방 턴 도둑들 6일 만에 검거

    전남 보성의 한 금은방을 40초만에 턴 2인조 도둑이 6일 만에 붙잡혔다. 보성경찰서는 22일 특수절도 혐의로 한모(33)씨와 김모(33)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친구사이인 이들은 지난 16일 오전 4시 15분쯤 보성군 보성읍 한 금은방에 침입해 2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 등은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출입문 강화유리를 부수고 진열장에 있던 목걸이와 팔찌, 귀걸이 등을 40초 만에 훔쳐 달아났다. 이들은 범행 후 핸드폰을 끄고, 전북 김제시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다 차량을 숨기는 등 철저하게 흔적을 숨겨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익산시 관내 숙박업소 등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탐문 수사를 이어가다 이들이 청주 원룸에서 같이 생활했던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동선을 추적한 끝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충북 청주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잠복근무를 하다 이날 오후 3시 22분쯤 터미널 인근에서 검거했다. 한씨 등은 2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팔아 도주 자금으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는 수사기관에 압수됐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한 후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파퀴아오 왼쪽 눈 각막에 스크래치, LA 자택에는 도둑 들어

    파퀴아오 왼쪽 눈 각막에 스크래치, LA 자택에는 도둑 들어

    만 41세의 매니 파퀴아오(필리핀)가 몇 대 맞지도 않고 왼쪽 눈을 다쳤다. 로스앤젤레스 자택에는 도둑이 들었다. 파퀴아오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의 MGM 그랜드에서 열린 자신의 두 번째 웰터급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 뒤 선글래스를 낀 채 기자회견에 임해 궁금증을 낳았는데 그의 오랜 대변인 프레드 스턴버그가 미국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각막에 스크래치가 생겼다고 밝혔다. 파퀴아오는 아드리언 브로너와의 12라운드 내내 상대로부터 단 50개의 펀치만 맞고 3-0 판정승을 거뒀는데 의료진은 그가 브로너에게주먹을 맞은 것 때문에 다친 것이 아니라 클린치 상황에 브로너 글로브의 테이프에 긁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한 의사가 다음날 아침 호텔 객실을 찾아 파퀴아오의 눈을 다시 체크했다고 밝힌 스턴버그는 “그의 눈에 패치를 붙이고 각막에 스크래치가 났다고 말한 뒤 항생제 눈약을 처치했다”고 전했다. 파퀴아오의 MP 프로모션의 션 기본스는 필요하면 21일에도 추가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힌 뒤 그가 과거에도 오른쪽 눈을 비슷하게 다친 적이 있지만 곧바로 나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20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 돌아온 그는 집이 털린 사실을 확인했다. 스턴버그는 “경찰은 경기가 있던 날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더라.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경찰 수사 중이다. 황당한 상황이다. 무엇을 도둑맞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 상원의원이며 주소지를 그곳에 두고 있어 2016년 이후 LA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으며 고모 한 명이 집을 관리하고 있다. 기본스는 “(도둑들이) 집에 들어와 파퀴아오의 침실까지 뒤졌는데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어 그냥 달아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이번 주 필리핀으로 돌아갈 예정이지만 21일 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리는 LA 레이커스와 골든스테이트의 미국프로농구(NBA) 경기를 관전할 계획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도둑은 토요일 새벽을 노린다…1월 범죄 많은 이유는

    도둑은 토요일 새벽을 노린다…1월 범죄 많은 이유는

    도둑은 토요일 새벽 주로 노려 지난해 빈집털이 범죄는 토요일, 특히 자정∼오전 6시 새벽 시간대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침입 경로는 창문이었다. 민간 보안 기업인 에스원의 범죄예방연구소는 지난해 에스원 시스템경비 서비스를 이용하는 90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빈집털이는 1∼2월(20%)과 7∼8월(19%)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1∼2월은 신년과 설을 맞아 현금 보유가 많을 때이고 연휴를 활용한 해외여행 등으로 집을 비우는 가구들이 늘어나는 기간이다. 7∼8월도 휴가철로 장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 다만 2017년에는 봄나들이 철인 3∼5월에도 이런 침입범죄가 집중됐던 반면 지난해에는 월별로 고르게 분산된 게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매월 징검다리 휴가, 대체공휴일 등으로 휴가가 나뉘어 침입범죄 역시 분산된 것으로 에스원은 분석했다. 침입범죄 발생일은 토요일이 17%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월요일(16%), 일요일(15%), 화요일(15%)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주말을 활용한 여가활동으로 토요일에도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평일인 월·화요일에 범죄 발생이 높은 이유는 지난해 부처님오신날, 한글날, 성탄절 등 징검다리 휴일이 대부분 월·화요일에 집중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해석된다. 침입 발생시간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에 78%가 몰려 있었다. 특히 인적이 드문 심야인 오전 3시 발생 사건이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기름 도둑 때문에… 멕시코 송유관 폭발 최소 73명 사망

    기름 도둑 때문에… 멕시코 송유관 폭발 최소 73명 사망

    멕시코 군인들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85㎞ 떨어진 이달고주 틀라우엘릴판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 사고 주위에서 경비를 서며 불타오르고 있는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최소 73명이 죽고, 70여명이 부상을 입은 이날 사고는 송유관에 흐르는 기름을 훔치기 위해 누군가 낸 구멍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당시 기름을 담으러 왔던 인근 주민 수백명이 피해를 입었다. 틀라우엘릴판(멕시코) AFP 연합뉴스
  • 멕시코 송유관 화재로 66명 사망…“기름 도둑들 소행”

    멕시코 송유관 화재로 66명 사망…“기름 도둑들 소행”

    멕시코 중부 이달고 주의 송유관이 18일(현지시간) 오후 파열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66명이 숨지고 76명이 부상당했다. 불은 기름 도둑들이 석유를 몰래 빼내기 위해 송유관에 구멍을 뚫다가 난 것이다. 인근 주민들은 깨진 송유관에서 흘러나오는 석유를 양동이에 담다가 화를 당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최근 석유 절도 행위가 급증하자 지난달엔 급기야 ‘석유 절도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송유관 경비에 군을 투입했으며 주요 송유관의 가동도 중단한 상태다. 때문에 멕시코 곳곳에서 연료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멕시코 당국은 이처럼 불법으로 빠져나가는 석유가 연간 30억 달러(약 3조4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절도는 송유관에 구멍을 내거나 내부 직원과 공모해 정유소·저유소에서 빼돌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앞서 지난 2010년 12월에도 멕시코 중부에서 석유 절도로 송유관 폭발이 일어나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28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낮 금은방에 도둑 들어 4000만원 상당 귀금속 훔쳐 도주

    대낮 울산 남구의 한 금은방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귀금속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남구 삼산동 한 금은방에 모자와 코트를 착용한 남성이 들어와 18K 금목걸이가 걸린 전시판을 들고 도주했다. 전시판에는 10돈짜리 목걸이 10개(4000만원 상당)가 걸려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키 180㎝가량에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매장에 종업원이 없는 확인하고 귀금속을 들고 달아났다. 당시 매장 안쪽에 별도로 마련된 내실에 있던 주인이 범행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봉렬과 함께하는 건축 시간여행] 고려 국왕 머물던 ‘왕립호텔’… 경사지에 지은 입체적 건축

    [김봉렬과 함께하는 건축 시간여행] 고려 국왕 머물던 ‘왕립호텔’… 경사지에 지은 입체적 건축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사학자인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새해를 맞아 ‘김봉렬과 함께하는 건축 시간여행’을 시작합니다. 전통 건축의 과거를 통해 내일을 바라보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김 총장이 직접 ‘시간여행’의 가이드로 나섭니다. 첫 번째 주제는 고려 행궁(行宮)의 원형이 담긴 경기 파주 ‘혜음원’입니다.●도둑 소굴에서 행궁으로 지난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이었고 국립중앙박물관은 ‘대고려전’을 개최 중이다. 474년 동안이나 건재했으며, 활발한 대외 무역으로 ‘코리아’의 어원이 되었던 고려. 그러나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지식은 고려청자와 금속활자, 그리고 팔만대장경 정도다. 뒤이은 조선 왕조가 고려의 기록을 지워버렸던 탓도 있고, 주요 문화유산들이 북한 땅 개성에 밀집돼 깊은 연구가 불가능한 까닭도 컸다. 지난 천 년의 마지막 해, 1999년에 경기 파주의 후미진 경사지에서 낯익은 글자를 새긴 기와 한 조각을 발견했다. ‘惠陰院’이란 글자였는데, 바로 이곳이 학계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혜음원 터였다. 이후 10여차례의 발굴 정비작업을 거쳐 최근 웅장한 전모를 드러낸 이곳은 고려시대의 큰 사원터이며, 국왕이 행차해 머물던 행궁터였다. 고려는 국가적 도로망을 개척했고, 곳곳에 교통시설인 ‘역’과 숙박시설인 ‘원’을 운영했다. 종종 원과 함께 불교 사찰을 세워 운영을 맡겼는데, 이를 묶어 ‘사원’이라 불렀다. 혜음원을 때에 따라 혜음사라 부르는 까닭이다. 혜음원은 남경 개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고려는 태조 왕건의 고향인 개성에 수도를 두어 ‘개경’으로, 옛 고구려의 평양을 ‘서경’으로, 그리고 신라의 경주를 ‘동경’으로 삼아 ‘초기 삼경제’를 운영했다. 중기에 들어 동경 대신 지금의 서울을 ‘남경’으로 삼아 ‘중기 삼경제’를 시행했다. 1104년에 남경에 궁궐을 짓고 1129년에 서경에 대화궁을 새로 지었다. 국왕은 세 수도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세 궁궐에 일정 기간 머무는 순주제를 시행할 수 있었다. 삼경제와 순주제는 황제국의 예법이었다. 개경과 남경 사이는 새벽에 출발해서 부지런히 걸어도 도중에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거리이다. 혜음원은 개경에서 남쪽 50㎞, 남경에서 북쪽 20㎞ 지점이며 큰 고개인 혜음령 바로 아래 위치한다. 이곳에서 숙박하고 이튿날 혜음령을 넘으면 남경에 닿는 최적의 요지였다. 당시 이 일대는 “산이 깊고 수풀이 무성해 호랑이가 떼로 몰려다니고, 도적들이 숨었다 떼로 나타나 사람들을 해친다”고 할 만큼 험한 곳이었다. 이에 행인들은 동행자를 모으고 무기를 들고 고개를 넘었는데, 그래도 1년에 수백 명이 살해당한다는 과장(?) 보고도 있었다. 1120년, 묘향산의 승려 백여 명이 비용을 마련하고 공사를 시작하여 2년 만에 사찰과 여관의 복합체인 ‘사원’을 완성했다. 1차 완공 직후, 국왕의 남경 순행에 이용하려고 행궁 증축을 시작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혜음원신창기’에 자세하게 실려 있는데, 당대의 대 문장가 김부식이 쓴 글이다. 이 무렵 고려 조정은 묘청 등의 서경파와 김부식 등의 개경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아마도 남경 개발은 서경천도론을 외치는 서경파에 대한 견제책이 아니었을까. 혜음원 건립은 신도시 남경을 발전시킬 필수적인 기간 사업이었다. 민생을 명분으로 창건했지만 결국 행궁을 건립해 국왕의 남경 순행을 도모하기 위한 다각적인 포석이었다. 그 결과 “개암나무 숲이 변하여 아늑한 절이 되었고, 무서운 길이 평탄한 길로 바뀌었다. (사원과 행궁은) 아름다워서 가히 볼만하다”고 자찬했다.●경사지 건축의 유기적 미학 혜음원과 더불어 남한에 남겨진 몇몇 고려시대 건축지들이 발굴돼 왔다. 팔만대장경을 제작 보관했던 강화의 선원사터, 삼별초 항쟁지였던 진도의 용장산성 궁궐터, 고려 법상종의 최대 사찰인 원주의 법천사터가 대표적이다. 또한 남북 공동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개성의 고려 정궁, 만월대도 꼽아야 한다. 이들은 모두 경사지에 자리잡은 대규모 건물군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중국에서 발전한 동아시아의 건축 제도는 평지 입지를 전제로 만들어진 모델이었다. 남북 중심축을 설정하고 그 위에 주요 건물들을 세우고, 좌우 대칭으로 부속 공간들을 만든다. 중심과 대칭, 기하학적 구성 등은 정치적, 종교적 권력을 상징하는 디자인이며 평면 위에서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의 궁궐이나 대형사찰, 심지어 신라의 궁궐과 사찰들도 평지 위에 세운 까닭이다. 그러나 확인된 고려 궁궐이나 대형사찰은 모두 경사지에 자리잡았다. 만월대뿐 아니라 평양 대화궁과 피난 궁궐인 강화 고려궁터도 급한 경사지다. 경사지에 건물을 세우려면 대지를 여러 개의 좁고 긴 수평 단들로 나누어야 한다. 만월대는 적어도 15단 이상, 용장산성 궁궐은 10개의 수평 단으로 조성했다. 혜음원 역시 9개의 좁고 옆으로 긴 단 위에 30여동의 건물을 세웠다. 평지의 건축과 달리 경사지 건축에서는 중심과 대칭 등 기하학적 질서를 구현하기 어렵다. 그 대신 높낮이가 다른 여러 건물들의 조화와 긴장감, 지형을 따라 전개되는 극적인 구성들이 돋보인다. 이러한 유기적 질서의 전통은 조선시대 창덕궁에도 전해졌다. 평지에 자리한 경복궁이 기하학적 질서를 따랐다면, 경사지에 조성한 창덕궁은 유기적 질서가 살아 있다. 자연 지형을 이용한 유기적 질서야말로 고려가 창조한 한국적 전통이고, 그래서 창덕궁을 가장 한국적인 현존 궁궐로 평가한다. 혜음원은 이 입체적인 건축에 더해 또 하나의 질서를 부여했다. 물을 강력한 조경 요소로 활용한 것이다. 경사지 건축에서 배수 체계는 매우 중요하다. 잘못하면 한쪽으로 물이 넘쳐 건물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혜음원은 건물과 건물 사이 곳곳에 크고 작은 연못을 만들었고, 이들을 길고 굽은 배수로로 연결하고 있다. 고여 있던 물이 배수로를 따라 흐르고, 곳곳에 만든 작은 폭포에서 떨어진다. 고인 물의 거울효과, 떨어지는 물의 음향효과가 대단했을 것이다. 넓고 큰 배수로 때문에 곳곳에 다리와 뜬 계단을 설치했다. 전성기 혜음원의 모습을 상상 속에서 재건해 본다. 수십 동의 크고 작은 건물들이 10여개의 마당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고, 높고 낮은 지붕들이 대조를 이루며 입체적인 실루엣을 이룬다. 객원과 사찰, 행궁이라는 복합 용도에 맞추어 담장이 곳곳에 경계를 이루고, 또 여러 개의 문들이 통로를 이룬다. 수직적으로 높고 낮음뿐 아니라 수평적으로도 막힘과 뚫림이 연속된다. 바닥의 연못과 수로에는 물이 흐르고, 여기저기서 물보라를 튀기는 작은 폭포 소리들이 들린다. 경사지의 건축은 이처럼 복합적이고 역동적이며 환상적이다.●처음의 정신으로 돌아가다 고려는 어떤 나라였나. 남북으로 분열된 중국 대륙의 국제적 상황을 이용해 그들과 대등한 외교를 벌이며, 황제의 나라를 자임했던 정치 조직체였다. 남경 건설과 순주제 실시는 그 자부심의 발로였다. 상업을 장려해 국내 유통은 물론 중국을 넘어선 지역과도 활발하게 교역했던 경제 공동체였다. 상업 활동을 위해 도로와 역원을 정비했고, 혜음원은 그 대표적인 시설이었다. 처음에는 객원과 사찰을, 그 뒤에 행궁을 지은 것은 고려 사회의 우선순위가 정치보다 경제였음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고려는 실질적 사고에 충만하고 전문 기술을 숭상했던 실용적 사회였다. 여러 분야의 연구 개발이 활발해, 원산지인 송의 청자보다 한 차원 높은 고려청자를 만들었고 목판 인쇄의 한계를 뛰어넘은 금속활자를 발명했다. 건축 분야 역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경북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을 예로 들자. 깊은 소백산 오지에 있는 무량수전은 결코 고려의 대표작이 아니라 흔한 지방 건축물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 정교한 아름다움을 넘어설 현존 건물은 없다. 역설적으로 지방 건축이 이러할진대, 대표작들이 즐비했을 개경의 건축은 어떤 수준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고려의 건축가들은 산지가 대부분인 이 땅의 잠재력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어려운 경사지에 입체적인 건축을 실현할 지식과 능력이 있었다. 비록 고려의 건물들은 다 사라지고 터만 남았지만, 남겨진 석단과 초석만으로도 충분하다. 혜음원 현장에 가 보시라. 크고 작은, 높고 낮은 석단들로 조합된 대지에서 이미 건축적 운율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곳곳의 연못과 배수로, 계단과 작은 다리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짜여 있는지, 고려 건축가들의 과학적 사고와 계획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고려의 건축은 거의 모든 지상 건물은 사라지고 기단과 초석의 흔적만 남은 폐허들이다. 완성된 건축물에서 최종의 생각을 읽는다면, 고려의 폐허에선 1000년 전 고려인들의 처음 생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바로 이곳에서 그들의 자부심과 창조력과 실용정신을 만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족보도서관 설립, 시장 바뀔 때마다 달라집니다…우리 핏줄의 역사 문제 아닙니까”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족보도서관 설립, 시장 바뀔 때마다 달라집니다…우리 핏줄의 역사 문제 아닙니까”

    65년 족보 인쇄 외길 회상사 박병호 대표가 말하는 ‘족보’“6층에 보관하고 있는 족보 책이 한 3만~4만 권이 될 겁니다. 그리고 필름으로도 그만큼 보관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문중의 족보는 여기에 다 있습니다. 그런데 족보 인쇄가 사양길에 접어들다 보니 이걸 어찌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관하는 족보는 개인 재산 차원을 넘어 한국인의 핏줄 역사가 담긴 문화재입니다. 대전시가 족보도서관 만들어 영구보관한다고 이야기 나온 게 십수년이 됐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입니다.” 6층 회상문보원 서가엔 900여가문 족보 빼곡히 꽂혀 65년째 족보 인쇄의 외길을 걷는 대전시 동구 중동 회상사(回想社)가 족보 보관에 애로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11일 박병호(73) 대표를 찾았다. 회상사 겉모습은 출판사라기보다는 창고와 같아 보였다. 건물 1층 사무실에 석유난로를 켜고 직원 몇 사람이 일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박병호 대표를 만나러 왔다.’라고 했더니 한쪽 책상에 앉아있던 ‘내가 박병호입니다.’라며 일어나 기자를 맞았다. 1층 사무실을 둘러보니 벽에는 철제 캐비닛이 몇 개 서 있고, 책상만 몇 개 놓여 있었다. 박 대표는 한쪽에 있는 소파에 앉으라고 권하더니 석유난로를 옮겨왔다. 족보 책은 보이지 않았다. 족보 전문 출판사가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족보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대답 대신 나가자고 했다. 그를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 올라갔다.6층엔 회상문보원(回想文譜院)이란 간판 아래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서화 냄새가 어우러진 특유의 냄새가 진동했다. 그 안에는 금천 강씨(衿川 姜氏)부터 900여 가문의 족보가 가나다순으로 서가에 꽂혀 있었다. 한쪽 벽면엔 각종 문집과 향교지 등도 보관하고 있었다. “1991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족보도서관인 여기에 보관된 족보가 한 3만~4만 권쯤 될 겁니다. 2007년 제가 취임한 후로 대동보(大同譜) 500여종, 세보(世譜·일명 파보) 1500여종, 가승보(家乘譜) 900여종 등 모두 600만 부 이상 발간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휘호도…윤보선부터 김대중 대통령까지납 활자본도 고스란히…희귀 벽자 700여개도 보관“하루 족보 35쪽 입력…족보 한권은 통상 800쪽”5층엔 선친 박홍구의 아호를 딴 춘전(春田)기념관이 있다. 여기에는 족보를 받은 문중에서 기념으로 선물한 고서화, 병풍 등이 가득했다.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 ‘화친(和親)’도 보였다. 1983년 윤보선 전 대통령의 해평윤씨 대동보 발간 기념 친필 휘호,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大道無門) 백자 도자기, 199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상사 방문 및 친필 실사구시(實事求是) 휘호도 받아 별도로 보관하고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따로 연락이 없었다고 말한다. 4층엔 납으로 인쇄하던 시절의 활자본이 보관돼 있었다. “중국에서 넘어온 사람은 옥편에도 안 나오는 한자를 이름으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읽는 법은 당사자에게 물어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한자로 짜잡기해서 글자를 만든 벽자(僻字)도 700개 남짓 있습니다.” 다른 한쪽에선 족보를 만들기 위한 인쇄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 여성직원이 기존의 족보 책을 뜯어내 하나하나 컴퓨터로 입력하고 있었다. “몇십 년 전에 납 활자로 인쇄한 족보는 컴퓨터 데이터가 없어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입력합니다. 하루 8시간 작업하면 35~40페이지 정도 입력합니다. 족보 만들 때 가장 힘든 부분입니다.” 보통 족보 한 권이 800페이지 전후이니 수작업의 번거로움이 짐작된다. 창문 너머 건물 하나를 가리키며 “저곳엔 족보 필름이 책으로 환산하면 3만~4만 권이 보관돼 있지요.”그가 5층과 6층의 족보도서관과 기념관을 보여주고 나서 문을 자물쇠로 굳게 잠그고 나서 다시 확인했다. “도서관이라면서 왜 이렇게 잠그느냐”라고 물었다. “도둑이 들어서…. 과거엔 사람들이 와서 열람도 하고 했는데 이젠 인력이 부족해 관리가 소홀하니 족보도 훔쳐가고 고서화도 훔쳐가고 해서…. 도난당한 족보만 해도 수천 권에 이를 갑니다.”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말을 이었다. “아까 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도 도둑맞은 겁니다. 모사품을 새로 걸어둔 것이지요.” 그리고 보니 박 전 대통령의 휘호가 아무렇게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낙관도 어쩐지 흑백이더라. 체계적 보관과 관리가 시급해 보였다. “도난당한 족보 수천권…박정희 대통령 휘호도 도난당해체계적 관리, 영구보존 대책 시급…시장 박뀌면 백지화”“이렇게 관리상에 어려움이 많아도 이 자료들이 나름대로 귀중한 문화재 아닙니까. 소멸하면 혈족에 관한 국가적 문화재가 사라지는 것이니 출판에 필요한 최소한의 자료를 빼고 모든 자료를 대전시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영구보존하려는 것이죠. 회상사가 설립된 1954년부터 출판한 450문중의 대동보와 14문중의 인터넷 족보, 600문중의 전자족보, 800여 권의 한문 서적 등을 기증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전시가 족보도서관을 만든다고 이야기가 나온 지 십수년이 됐습니다만 확약서를 쓰지 않은 탓인지 여태까지 잘 안 되고 있단다. “우리 회상사가 대전시에 기증할 족보와 고서화 등의 자료를 보관할 장소가 500~600평 정도 필요하지만 대전시문화원이 제공하려는 공간은 260평 정도로 협소하고, 관리·보존이나 재원 마련 계획도 없습니다. 그리고 시장이 바뀌면 이런 계획마저도 백지화됩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요즘 일거리가 많은지 물었다. “1970~80년대 족보 만들기가 붐이었지요. 전쟁통에 불타거나 잃어버린 집안이 많아서…. 그때는 집성촌을 찾아가 남아있는 족보를 모아서 복원하곤 했지요. 족보 인쇄를 시작하면 문중에서 개판식(開版式)을 성대히 치렀습니다. 특수(特需)를 톡톡히 누렸지요. 그런데 요즘엔 누가 족보 만들려고 하나요. 그래도 제대로 족보 만드는 기업이 하나쯤은 있어야 할텐데….” 최근에 한글을 병기한 족보에 조상의 사진도 넣는다고 한다. 일부 문중은 전자족보, 인터넷 족보를 운영한다고 귀띔했다. “한때는 디스크나 CD롬으로 족보를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지만, 요즘 컴퓨터엔 CD플레이어가 부착돼 있지 않으니 보려면 불편합니다. 첨단기술이라는 게 언제 사라질지 몰라서. 종이 족보는 보관만 잘하면 수백 년 흘러도 볼 수 있고 편리합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납 활자로 족보를 만드는 기업, 200년 역사의 회사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일부 문중 전자족보, 인터넷 족보 운영종이 족보 보관 잘하면 수백년 문제 없어”요즘 또 다른 고민은 가업인 족보 인쇄를 맡아갈 아들을 찾는 것이다. “사양 산업으로 돈벌이가 잘되지도 않으니, 아들들이 서로 맡지 않으려 합니다. 아들이 넷이 있는데 서로 상의하고 있겠지요.” 그도 1954년 설립된 회상사를 2007년에서야 맡았다. “선친이 장남인 제게 이 일을 물려줄 생각에 공고에 가라고 해서 대전공고에 들어갔죠. 그때만 해도 족보 만드는 일을 계승할까 했는데, 어느 날 경쟁업체 사람들이 도끼를 들고 쳐들어와서 큰 싸움이 나기도 했습니다. 이걸 보고 오만 정이 다 떨어져, 선친의 뜻을 어기고 약대로 진학했습니다. 도립 충남홍성병원에서 약제과장을 지내다 약국 개업도 했지요. 그때도 선친이 회사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저는 뿌리치고 시의원과 초대 및 3대 대전 동구청장을 지내며 제 길을 갔습니다.” “구청장 임기 끝나고부터 회상사 일을 맡았습니다. 선친이 많이 편찮으셨거든요. 그때가 2007년 1월이었습니다. 직원들 퇴직금도 밀린 상태였죠.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한창 때는 직원이 150명도 넘었는데 …. 이 일대가 한창때 우리가 일거리를 주면서 생겨난 업소들 거리였습니다. 이젠 어엿한 ‘인쇄 골목’이 됐지만.” 족보를 만들면서 봤거나 겪었던 특이하거나 재미난 성씨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자 박 대표는 “그 문중을 부끄럽게 하는 일이”라며 한사코 말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전했다. “어떤 문중에서는 족보가 발간되자마자 이를 받아들고 회상사 건물 앞 계단에서 조상님들께 고하는 고유제를 지냈습니다. 또 직원들 한명 한명 붙잡고 감사하다고도 인사했지요.” “한창 시절, 경쟁업체가 도끼 들고 쳐들어와만정 떨어져, 가업 계승 대신 구청장 길 걸어발간된 족보 들고 제사 지내는 문중도 있어”회상사엔 세가지 불문율이 있다. 먼저 족보 내용이 인쇄된 파지는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 또 인쇄된 용지는 밟고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족보는 ‘모신다.’라는 말을 쓴다는 것이다. 족보 유래는 중국 한나라 시대의 왕실의 제왕년표(帝王年表)에서 비롯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중기 의종 때 김관의가 지은 왕대종록(王代宗錄)이 시초다. 민간 족보는 1423년(세종 5년)에 나온 문화류씨(文化柳氏)의 영락보(永樂譜)인데 기록만 전한다. “회상사에는 선친의 피눈물이 들어있습니다. 이를 가업으로 잘 넘겨주는 것이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선친은 충북 제천에서 ‘권학사’라는 서점을 운영하며 돈을 좀 만졌습니다. 6·25때 총부리를 겨누고 협박하는 인민군에게 돈을 빼앗겼고, 다시 방첩대는 인민군에게 돈 줬다고 선친을 불러다 엄청나게 때리고 재산을 다 빼앗아 갔습니다. 전쟁 이후 권력 기관에 의해 괴롭힘을 무척 많이 당했습니다. 선친이 한번은 어린 저를 붙잡고 치욕적이라며 부들부들 떨며 우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곤 맨손으로 아무도 모르는 대전으로 나왔던 거죠. 인쇄소에 1년 남짓 다니시다가 족보를 인쇄할 생각을 하셨던 거죠. 그리곤 전국 최대의 족보 인쇄 회사를 일구셨습니다.” 가짜 족보 문제도 많다고 얘기를 꺼냈다. “우리는 족보를 출판하는 인쇄업자입니다. 족보 내용은 문중의 종친회장인 발행인의 승낙 없이는 손대지 못합니다. 문중의 어르신들이 와서 돋보기를 들고 하나하나 다 교정을 봅니다. 족보는 정확성입니다. 그것이 신뢰이고, 우리의 철칙입니다. 요즘 가짜족보 문제는 문중 재산 즉 조상 땅 싸움 때문에 발생합니다. 문중에서 법정 소송이 벌어지면 족보가 증거로 채택됩니다. 검찰에서 우리가 보관한 족보를 복사해 간 적이 몇번 있습니다. 자신의 할아버지를 족보에 끼워달라는 부탁을 몇 차례나 받았습니다만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최근 가짜 족보 문제는 문중 재산 싸움 탓우린 출판업자, 발행인 승낙 없이 수정 못해족보는 과거 아닌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그에겐 족보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가업을 승계하는 차원을 넘었다. “고리타분한 핏줄, 즉 혈연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나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자는 것입니다. 족보는 그런 면에서 현재의 나와 조상을 이어주는 네트워크인 셈입니다.” 한편, 2015년 통계청 조사결과 한국인의 성씨는 모두 5582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인 이상인 성씨는 530여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0년대의 270여개 성씨와 비교하면 급증한 것이다. 다문화의 영향으로 외래 성씨가 급격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인은 삼국시대부터 일부 계층이 성을 갖게 되었다. 한국인 모두 성을 갖게 된 것은 110년 전인 1909년 민적법이 시행되면서부터다. 대전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불안한 기내선반 가방 보관…일본 나리타공항 ‘절도’ 골머리

    불안한 기내선반 가방 보관…일본 나리타공항 ‘절도’ 골머리

    일본 나리타 공항을 이착륙하는 항공기 내에서 현금이나 귀중품을 도둑맞는 피해가 늘고 있지만, 용의자 수사와 처벌에 한계가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도쿄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바현 나리타국제공항경찰서에 접수된 기내 절도 피해 사례는 지난해 23건으로 전년에 비해 3건이 늘었다. 이 중 17건이 국제선 기내에서 발생했다.피해 물품이 놓여있던 장소는 머리 위 선반이 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선반에는 여러 승객의 짐이 섞여 실리기 때문에 누가 만지더라도 의심을 하기가 어렵고, 자신의 좌석에서는 머리 위 선반이 보이지 않는다. 좌석 밑 수납공간은 4건, 좌석 등받이 수납주머니 1건, 미확인 3건 등이었다. 상당수가 현금으로 지갑에서 직접 절취당한 경우가 많았다. 발생시각은 이른 아침이나 야간 등 많은 승객들이 잠을 자는 시간대 또는 객실 승무원들의 움직임이 뜸한 시간대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기내 절도사건은 특성상 범인을 찾아내는 게 매우 어렵다. 도착하는 순간 뿔뿔이 흩어져 공항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경찰은 “용의자를 적발해도 실제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이는 지난해 10월 홍콩발 제트스타재팬 항공기를 타고 나리타공항에 내린 A씨의 피해 사례에서 드러난다. A씨는 기내 선반에서 짐을 내리려는 순간 가방 입구가 열려 있고 고급 손목시계 5개, 총 280만엔(약 2800만원)어치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A씨는 공항 세관에 도둑맞은 사실을 알렸다. 때마침 A씨의 것과 똑같은 시계를 가진 중국 국적의 남자(31)가 세관을 통과하다 적발됐다. 경찰은 이 중국인을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 두 사람이 같은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사실까지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이 중국인을 기소할 수 없었다. 기내를 찍은 영상 등이 없어 범행 입증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에서 진범이 아닐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내 절도는 수사의 범위도 제한돼 있다. 도쿄신문은 “살인과 같은 중대사건과 달리 기내 단순절도의 경우 ‘일본 국적 항공기’ 또는 ‘일본 영공을 운항하는 외국 항공기’에서 발생한 경우에 한해 일본 경찰이 수사를 할 수 있다”며 “일본 영공 밖을 날아온 외국 항공기에서 발생한 절도는 항공기가 등록된 국가의 수사기관에서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기내 절도에 대해서는 당국도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 관계자는 “행동이 수상한 승객들에 대해 객실 승무원들이 주의를 주거나 승객 자신이 귀중품을 몸에 지니는 정도가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숨 안 쉬고 3분28초…수중 댄스로 세계 신기록 세워

    숨 안 쉬고 3분28초…수중 댄스로 세계 신기록 세워

    한 쌍의 전문 프리다이버가 3분 넘게 물속에서 숨을 쉬지 않고 수중 댄스를 선보여 세계 기록을 세웠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 테르메 밀리피니 호텔에 있는 수영장 ‘Y-40 딥 조이’에서 마리나 카잔코바(37)와 드미트리 말라셴코(34)는 공연 중에 한 호흡으로 3분 28초 동안 숨을 쉬지 않고 춤을 췄다.이에 따라 이 춤은 세계에서 가장 긴 무산소 수중 댄스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다. 이들 남녀는 수심 40m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깊은 수영장으로 알려진 이곳에서 많은 관객과 다른 전문 프리다이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같은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수영장 중심을 통과하는 수중 유리 터널 안에서 이 쇼를 지켜보는 관객들을 완전히 매료시키며 수영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이에 대해 카잔코바는 “우리는 안정적인 공연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다”면서 “많은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러 와 줘서 매우 감격하고 기뻤다”고 말했다.또한 “공연은 춤뿐만 아니라 한 뮤지컬 그룹이 특별히 만든 음악과 대본이 있는 연극이었다. 후드를 입은 두 도둑이 물속에 숨겨진 마법 진주를 훔치기 위해 서로 검을 가지고 싸운다”면서 “그때 한 도둑의 후드가 벗겨지는 데 사실 그는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녀에 따르면, 공연은 사람들에게 프리다이빙이 챔피언들을 위한 극단적인 스포츠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표현하고 평화를 느끼고 우주를 사랑하는 멋진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카잔코바는 이전에도 또 다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녀는 2016년 보네르 프리다이빙 대회에서 수심 154m까지 내려가 기네스북에 올랐다. 러시아 출신인 그녀는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5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그녀의 파트너 말라셴코 역시 배우이며 그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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