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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영상] 독일 “나치가 훔친 호이쉼 명화 ‘꽃병’ 우피치 미술관에 반환”

    [동영상] 독일 “나치가 훔친 호이쉼 명화 ‘꽃병’ 우피치 미술관에 반환”

    독일 정부가 1943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나치 부대원이 훔친 네덜란드 화가 얀 반 호이쉼(1682~1749년)의 명화 ‘꽃병’을 우피치에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수백만 유로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는 이 명화의 현재 소유주는 독일의 한 가문인데 정부가 어떻게 이 명화를 우피치에 전달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림을 훔친 병사의 후손이 현재 소유주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1월 에이케 슈미트 우피치 관장은 독일은 이 명화를 돌려줄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술관의 네덜란드 화가 전시실 한켠에 진품이 돌아올 때까지 영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로 “도둑맞았다”라고 적힌 푯말을 붙인 채 이 그림의 흑백 사진을 액자에 담아 전시했다. 일종의 도덕적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 자신 독일인인 슈미트 관장은 나치의 전쟁 범죄 공소시효와 관계 없이 나치가 약탈한 모든 미술품은 합당한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는 여름 휴가로 토스카나 지방을 돌아보던 지난달 31일 우피치 미술관 전시실을 꼼꼼이 돌아보며 흑백 사진으로나마 이 명화를 보길 기대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우피치가 처음 이 작품을 전시한 것은 1824년이었다. 미술관에 따르면 토스카나 지방을 다스리던 레오폴드 2세 대공은 19세기 초 이 그림을 사들여 기증한 것이었다. 그리고 한 세기 넘게 다른 네덜란드 화가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됐다가 1940년 이탈리아가 전쟁에 뛰어들자 근처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독일군이 피렌체에 들어와 다른 그림들과 함께 이 명화를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1943년 연합군이 이탈리아 영토에 진입하자 북쪽으로 옮겨졌다. 이 그림이 처음에 미술계의 화두로 떠오른 것은 1991년 독일 통일 이후였다. 하지만 반환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확인되지 않은 가문이 그림 값으로 200만 유로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독일 당국은 30년 이상 범죄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슈미트 관장이 요청한 이후 독일 정부는 처음 명화를 빼앗아간 나치 병사의 후손들과 접촉했다. 당국은 나치가 조직적으로 약탈을 지시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저 개인이 훔친 것 일 뿐이라고 밝혔다. 독일 일간 자이트에 따르면 그림을 훔친 병사를 주인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이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권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변호사들은 주장했다. 반면 그림을 소유한 가문의 변호인들은 문제의 병사가 집이 폭격을 맞아 시름에 잠긴 아내에게 보내려고 시장에서 구입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독일 정부와 이 가문은 어떤 식으로든 명화를 돌려주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으로 합의됐는지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밥친구’ 한고은 “남편, 밖에서 먹고 들어왔으면” 솔직 고백

    ‘밥친구’ 한고은 “남편, 밖에서 먹고 들어왔으면” 솔직 고백

    오늘(29일) 토요일 저녁 7시 50분에 방송될 스카이드라마(skyDrama) 채널의 신규 예능 ‘#집밥천재 밥친구’는 한고은이 남편 신영수와 조카의 편식에 대해 고민한 사연을 전한다. ‘#집밥천재 밥친구’는 맛에 일가견이 있는 4명의 MC들이 SNS속 쿡 스타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맛보고 배우며 음식 이야기를 풀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첫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해 폭발적인 화제성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6월 29일 방송되는 ‘밥친구’ 2회에서는 ‘레시피 도둑’ 한고은이 집밥천재에게 직접 전수받은 ‘편식 타파 레시피’가 공개돼 주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날 ‘밥친구’ 4MC들은 약 24만 명의 SNS 팔로워를 자랑하는 쿡 인플루언서 ‘지수테이블’ 이지수의 집을 찾았다. 장어부터 곱창, 상추까지 편식 없는 먹방으로 최고 조횟수 89만뷰를 보유한 이지수의 아들 ‘로하’의 폭풍 먹방을 본 MC들은 “잘 먹는 DNA를 타고난 것 아니냐”며 감탄과 의심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특히 한고은은 편식쟁이 조카들과 남편 신영수 때문에 로하의 식성을 유난히 부러워했다고 한다. “저희 신랑도 가지를 안 먹거든요”라고 하소연한 그녀는 ‘초딩 입맛’을 가진 남편 때문에 속상할 날이 많았다고. 과연 집밥천재 이지수가 한고은에게 전수한 편식 없는 집밥의 비결은 무엇일까. 한편, 서장훈은 “한고은 씨가 남편을 엄청 먹여서 살이 계속 쪘다”라며 한고은의 넘치는 애정을 폭로했다. 이에 한고은은 “요즘엔 남편이 가끔은 밖에서 먹고 들어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편식 없는 집밥의 비결부터 서장훈, 한고은의 충격 발언으로 초토화된 현장까지. ‘밥친구’는 오늘(29일) 저녁 7시 50분 스카이드라마와 TV CHOSUN에서 동시에 만나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혜수 “‘매혹’, 누군가를 통해 들어보고 싶었던 단어”

    김혜수 “‘매혹’, 누군가를 통해 들어보고 싶었던 단어”

    배우 김혜수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 ‘매혹, 김혜수’ 특별전 타이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고려호텔에서는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김혜수 특별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김혜수는 “매혹이라는 말 자체가 매혹적이다. 배우라는 직업이 매혹과 떼어 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혜수는 “특별전을 제안해 주시면서 ‘매혹, 김혜수’라고 해주셨을 때, 정말 기뻤다. 그 많은 수식어 중에 가장 적합하고 가장 누군가를 통해서 들어보고 싶은 단어였기 때문이다. 이 특별전이 정말 저에게 의미있는 이유 중 하나가 매혹이라는 단어이기도 하다. 나이와 상관 없이 매혹에 대한 열망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지금까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영화와 함께해왔다. 그 속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됐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궤적들을 천천히 복기하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면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감사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런 감정을 넘어서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 저에게 지속적으로 용기를 주시고 격려해 주시고 세심하게 준비해주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운영진 덕분에 용기와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번 특별전을 바라봐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전 ‘매혹, 김혜수’에서는 김혜수가 직접 선정한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첫사랑’, ‘타짜’, ‘열한번째 엄마’, ‘바람피기 좋은 날’, ‘모던보이’, ‘이층의 악당’, ‘도둑들’, ‘차이나타운’, ‘굿바이 싱글’, ‘국가부도의 날’ 등 총 10편이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7일부터 7월 7일까지 11일간 부천 일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연합뉴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야생의 순정파’ 늑대와 함께한 45일

    ‘야생의 순정파’ 늑대와 함께한 45일

    늑대가 온다/최현명 지음/양철북/400쪽/1만 6000원뭔가를 좋아하는 데 꼭 이유가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좋으면 그냥 좋은 거지. 새 책 ‘늑대가 온다’의 저자도 그랬다. ‘그냥’ 늑대가 좋았다. 굳이 명분을 찾자면 인간 사회에 섞여 사는 개와 달리 늑대는 야생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수천년 동안 인간에게 죽임을 당하면서도 야생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것에 독특한 매력을 느꼈다는 것 정도? 평범한 이들로서는 당최 이해되지 않지만, 유독 야생동물을 좋아하는 저자에겐 인생의 절반을 걸 만큼 큰 이유였다. 저자는 2002년부터 약 40차례에 걸쳐 몽골과 카자흐스탄, 파미르 고원 등 늑대들의 땅을 헤집고 다녔다. 책은 그가 처음으로 늑대를 찾아 떠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서 벌어진 일을 담은 45일간의 늑대 추적기다.말똥가리 둥지에서 사냥한 토끼를 훔쳐먹고, 초승달만하던 손톱 밑의 때가 보름달 크기가 되도록 씻지도 못하며 늑대의 흔적을 좇았다. 저자가 네이멍구로 떠난 이유야 단순하다. 우리 땅엔 늑대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늑대는 1997년 서울대공원의 ‘영주 늑대’가 죽은 이후 멸종됐다. 책은 야생 늑대를 찾는 과정과 새끼 늑대를 기르는 과정으로 나눴다. 새끼 늑대 두 마리는 우연한 기회에 현지인들에게 돈을 주고 산 것이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늑대를 양과 염소를 공격하는 짐승 정도로 본 탓에, 저자 일행은 주민들과 어색한 순간을 맞거나 새끼 늑대를 위해 고기를 훔치는 도둑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책의 곁가지 정도지만, 새끼 늑대를 기르는 과정은 퍽 인상적이다. 늑대는 본능적으로 먹이를 숨긴다. 양고기를 주면 모래 속에 묻어 놓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시치미를 뗀다. 그래도 주인이 먹이를 주지 않으면 그제야 생각이 났다는 듯 모래 속 양고기를 파 먹는다. 사람 손에 길러져도 언젠가 야성은 드러나게 마련. 처음에 ‘큰 놈’, ‘작은 놈’이었던 새끼 늑대들은 어느새 자라 ‘깡패’와 ‘어벙이’가 됐다. 깡패는 작은 놈, 어벙이는 큰 놈이다. 한바탕 신나게 놀던 어느날엔 깡패가 꼬리를 치켜세우고 앞발로 어벙이의 머리를 밀어냈다. 덩치와는 다른, 야생의 서열이 확립되는 순간이다. 저자 일행이 제대로 된 늑대굴을 발견한 건 20여일이 지난 뒤였다. 굴 속에서 늑대 새끼들의 비릿한 냄새가 올라왔고, 굴 옆으로는 양의 다리뼈가 나뒹굴고 있었다. 저자는 당시 기쁨을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밖으로까지 들릴 것만 같다”고 표현했다. 다른 야생동물도 그렇지만 늑대는 특히 사람들에게 오해를 많이 받았던 동물이다. 물론 실상은 다르다. 오래전 읽은 ‘늑대의 숨겨진 삶’이란 책에 담긴 늑대의 모습은 이랬다. 평생 한 마리의 암컷과 사랑을 하고, 자신의 새끼와 암컷을 위해 목숨 바쳐 싸우며, 사냥한 음식은 암컷과 새끼에게 먼저 준다. 무리의 일원이 죽으면 6주 동안 일절 놀지 않고 사망 장소를 찾아가 조용히 땅을 파며 냄새를 맡는다. ‘늑대는 털은 바꿔도 마음은 못 바꾼다’는 라틴 속담도 있다. “새끼를 죽이면 반드시 어미가 찾아와 앙갚음을 한다”는 네이멍구 유목민들의 믿음 역시 이 속담과 결이 같다. 이를 보면 늑대에겐 이빨과 발톱 외에 다른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지 싶다. 깡패와 어벙이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사람 손에 길러진 탓에 야생의 늑대 무리에 합류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민가의 개들과 어울려 지낼 수도 없다. 저자는 둘을 한국으로 데려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여러 법적, 경제적 문제에 가로막혀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평소 친분이 있던 하얼빈 동물원에 잠시 맡겼다. 한데 그게 마지막이 되고 말았다.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결말이 됐지만, 어쩌면 그게 최선이었을지도 모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BIFAN개막식 사회 김다현·유다인, 김혜수·엄정화·정우성 레드카펫 밟는다

    BIFAN개막식 사회 김다현·유다인, 김혜수·엄정화·정우성 레드카펫 밟는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 조직위원장 정지영)는 오는 27일 열리는 개막식 사회자에 배우 김다현과 유다인을 선정했다. 25일 BIFAN측에 따르면 김다현과 유다인은 최근 촬영을 마친 영화 ‘튤립모양’에서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다현은 ‘건빵선생과 별사탕’을 시작으로 영화 ‘무녀도’, ‘살인의 강’, 드라마 ‘왕과 나’ 등에서 폭넓은 연기를 선보여 왔다. ‘노트르담 드 파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에서 열연을 펼치며 ‘뮤지컬계의 황태자’로 불리고 있다. 유다인은 ‘혜화, 동’으로 프랑스 뚜르 아시안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자신인상 등을 수상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개막식에 앞서 오후 4시 30분부터 진행하는 레드카펫 행사에는 국내외 영화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올해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 김혜수와 지난해 특별전으로 BIFAN과 인연을 맺은 정우성,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인 엄정화와 이언희·가네코 슈스케 감독이 영화제의 시작을 함께한다.한국영화의 ‘다음 100년’을 이끌어나갈 주역이 될 신예 공명·김소혜·류원·이재인도 참석해 특별한 시간을 마련한다. 배우 고준·기주봉·김병철·김수철·김응수·김지석·남규리·류승수·문성근·박소진·이하늬·장미희·조진웅·한지일·허성태, 영화감독 나홍진·배창호·신수원·양우석·양윤호·이두용·이원세·임권택·장길수가 참여한다. 또 개막작 ‘기름도둑’ 감독 에드가 니토와 주연배우 에두아르도 반다를 비롯해 영화제 초청작들의 국내외 감독·배우들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개막식에서 극중 배경이 2019년인 ‘블레이드 러너’를 콘셉트로 파격적인 비주얼과 압도적인 스케일,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27일 목요일 오후 6시 부천체육관에서 막이 열리고 SBS TV와 네이버 브이라이브 등이 실시간 중계한다. 국내외 영화인들의 축하로 화려한 문을 여는 제23회 BIFAN은 다음달 7일까지 11일간 부천 일대에서 관객들과 함께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부모들은 슈퍼맨!’ 몸 방패 삼아 화재서 딸 지켜낸 부부

    ‘부모들은 슈퍼맨!’ 몸 방패 삼아 화재서 딸 지켜낸 부부

    한 중국인 부부가 화재로부터 4살 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몸을 방패 삼아 불길을 막아섰다. 20일 광저우 소방서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쯤 광둥 성 광저우 시 리완 구의 한 5층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4살짜리 어린아이와 부모가 집 안에 머물고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자 부모는 딸을 데리고 창가로 피신했지만, 창은 쇠창살로 막혀 있어 빠져나올 수 없었다. 현장 상황을 촬영한 영상에는 화재 당시의 안타까운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부모는 어린 딸을 지키기 위해 창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을 본인들의 몸으로 막아섰다. 몸에는 불까지 옮겨붙은 상황이지만 부모는 오로지 딸을 지켜내야 한다는 일념 하에 물러서지 않는다. 화재는 약 30분 만인 오후 3시 30분쯤 진화됐다.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가족에게 다가갔을 때 어머니는 이미 숨진 상태였고, 아버지는 위독한 상태였다고 당국은 전했다. 아이 역시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아버지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같은 동네에 거주 중인 친척 장씨는 “화염을 보고 집으로 달려왔지만, 불이 워낙 세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불길이 거셌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친척 젠씨는 “원래 이 집 애들이 총 4명인데 병원에 있는 아이가 막내”라면서 “화재 당시 3명은 외출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한편 이번 사건을 보도한 중국 광동TV는 “3명의 가족이 창에 설치된 쇠창살 때문에 아파트에 갇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에선 도둑을 막기 위해 발코니나 창문 밖에 쇠창살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아이들이 창살에 끼거나 떨어지는 등의 안전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영상=CGTN/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추경 외면하고 일부 상임위만 참여… 한국당의 ‘체리피커’ 등원

    자유한국당이 대여 공세를 펼칠 수 있는 인사청문회와 일부 상임위원회에만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소비자) 등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3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담판을 시도하려 했지만 만남조차 갖지 못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중부터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데 여태까지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의 국회 정상화 의지를 읽을 수 없다”며 “민주당의 일방적 국회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는 만큼 당연히 내일 시정연설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요구 사항이 계속 바뀌는 데다 국회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만큼 2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안에 대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시정연설도 진행한다는 생각이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시정연설에 대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의지가 강하다”며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당이 본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도 “바른미래당은 6월 국회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국회 등원을 거부했지만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북한 선박 입항 사건 관련 상임위 등에는 참여하는 ‘반쪽 등원’을 예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상화되지 않더라도 한국당은 국회에서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 “검찰총장, 국세청장의 경우 인사청문회를 통해 적극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북한 선박 삼척항 입항 사건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운영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다는 생각이다. 또 붉은 수돗물 사태의 책임 및 원인 규명을 위해 환경노동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강하게 따질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상임위 선별적 참여는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며 자기 입맛대로 하겠다는 뒤끝의 표현”이라고 했다. 정의당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상화 없이 인사청문회와 북한 목선 문제만 다루겠다는 건 도둑심보”라고 비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최근 보수 분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극한 대치 구도를 만들어 내부를 단속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국당 영남 지역 재선 의원은 “나 원내대표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승리를 했는데 현재 친박계는 대부분 명분 없는 국회 정상화에 반대하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 개인은 국회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텐데 이곳저곳 눈치를 보다 보니 반쪽 등원이라는 어정쩡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국회의원 연봉, 文의장이 결단만 하면 당장 확 줄일 수 있다”

    20대 국회 본회의 처리율은 29%로 역대 최저다. 도대체 일을 하지 않는다며 ‘식물 국회’라는 오명이 붙었다. 그러자 펄펄 뛰며 살아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까. 지난 4월 30일 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막기 위해 상임위 회의장을 육탄전 펼치듯 점거했고, 국회 사무처 팩스를 부쉈고, 동료 의원을 감금하다시피 했고, 국회의장실로 몰려들어 국회의장을 병원 수술실로 실려 보냈다. 누리꾼들은 국회선진화법을 전면으로 부정하며 날뛰는 국회의원들이 곳곳에 출몰한다 하여 이번에는 ‘동물 국회’라 불렀다.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일정을 끝으로 두 달 반 동안 국회는 열리지 않고 있다. 다시 ‘무생물 국회’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합의로 지난 19일 국회가 반쯤이나마 겨우 문을 열었다. 물론 개점휴업 상태는 변하지 않았다. 하승수(51)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만나 현실정치의 개혁 과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국회가 꽉 막혀 있건 말건, 법안이 통과되건 말건 국회의원들은 매달 1140만원 꼬박꼬박 월급을 받는다. 각종 수당에 명절휴가비 등까지 합쳐 연봉으로 치면 1억 5100만원이다. 이 중 4700만원은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명목의 비과세다. 그렇잖아도 가뜩이나 팽배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은 더욱 커져만 간다. 지난 18일 만난 하 대표에게 최근 꽉 막혀 있는 국회를 바라보는 전체적 느낌을 먼저 물었다. “사실 한국당이 이렇게까지 국회를 내팽개칠 줄은 몰랐어요. 황교안·나경원 체제가 들어서며 사실상 총선 태세로 들어갔고,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훨씬 강도 높게 개혁에 저항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거부하는 한국당의 행태에 혀를 내두른 하 대표는 사실 ‘국회의원 프로 고발러’다.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를 겸하고 있는 그는 최근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국회의원 7명+α(불상의 다수 국회의원)를, 지난 1월에는 허위 증빙으로 정책개발예산을 쓰거나 남의 정책자료집을 표절한 국회의원 12명을 대표고발했다. 또한 상임위 유관기관 예산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온 국회의원들 38명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하고 있어 이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들을 김영란법 위반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으로 시작해 제주대 법학과 교수 등을 지냈고, 공인회계사, 변호사 등 번듯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는 정치개혁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정치개혁의 요체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제 개혁입니다. 이 세 가지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이 모두 맞물려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위한 삼위일체 방안이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정치개혁 주장에 대한 하 대표께서 체감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무엇인가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특권 폐지를 얘기하고 국민소환제를 얘기하면 박수를 보내고 찬성하는 국민이 많은데, 막상 선거제 개혁 또는 국회의원 정수 확대 얘기가 나오면 ‘그놈이 그놈’이라면서 외면하기 일쑤입니다.” -답답한 마음이 들 때도 많으시겠네요? “사실 저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1998년 참여연대 활동 이후 계속 국회와 국회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국회 수준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에도 유독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개혁 과제와 정책 과제를 갖고 있기보다는 중앙당 지도부의 구심력에 의해 강제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불신과 냉소, 혐오가 팽배해질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에서 의회는 필수적인 장치입니다. 생활 필수품이 고장 났거나 불량품이라면 제대로 고쳐서 쓰거나 반품해야 되는 것이지요.” -그래도 의원정수 확대 같은 경우, 대의명분이야 충분하겠지만, 정치 불신 정서가 워낙 큰데 가능할까요? “일단 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를 정치현실에 구현하는 것을 당장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연봉을 줄이는 등 특권을 확 줄이고 국민들이 불량품을 교체할 수 있는 환경이 현실 정치 속에 조성된다면 국민 공감대도 충분히 높아지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찬성과 지지를 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의원정수 확대 또한 특권 축소의 방향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국회의원 스스로 개혁해야 하는 일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요? 고양이에게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인데…. “네, 그렇습니다.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사실 입법기관인 국회가 스스로 결단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늘 비판의 우선순위인 연봉 줄이기는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예컨대 문희상 국회의장이 결단만 하면 내일이라도 가능합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죠? “보좌진 숫자 감축이나 국회의원 연봉 산정 독립기구 신설 등은 입법사항이기 때문에 국민의 압도적 여론에 굴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죠. 하지만 수당 부분은 다릅니다. 현재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1만 4000원의 수당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를 국회규칙에서 정하도록 했고, 국회규칙은 다시 국회의장에 위임했습니다. 이에 근거해 수당, 입법활동비 등으로 675만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문 의장만 결심하면 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80.2%가 ‘국회 무노동·무임금’에 찬성했고, 77.5%가 국민소환제를 찬성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염두에 두고 있는 구체적인 방식이 있나요? “영국은 2015년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2009년 하원의원들이 예산부정사용 스캔들이 일어났습니다. 의회는 반발하며 공개를 거부했고, 전문가들도 반대의견을 내놓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당시 하원의원 46명이 사퇴를 하고 14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IPSA(Independent Parliamentary Standards Authority)라는 독립기구를 설치했고 국민소환제를 도입했습니다. IPSA는 의원들의 예산 사용 감시, 연봉 조정 기능을 맡고 있습니다.” -시행 과정에 논란이나 시행착오는 없나요? “먼저 의회 윤리위원회에 의원 7명, 외부인사 7명이 들어가서 독립적으로 운영합니다. 또 윤리감찰관이 상근하며 예산사용 등의 조사를 맡습니다. 여기에서 의회출석 10일 정지 이상이 되면 국민소환제가 가동됩니다. 당파성 등에서 자유로운 중립적 인사로 구성됐습니다. 윤리위에서 최근 700파운드, 우리 돈으로 치면 약 100만원 정도를 부당청구한 의원이 지적돼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6주간의 소환 청구 서명 기간 동안 선거구 유권자의 10% 이상이 서명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모델도 영국식이 될 수 있을까요? “네, 국회윤리특위에 객관적이면서 중립적인 외부위원들이 다수 참여해서 국민의 입장에 서서 판단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국회 패스트트랙에 상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잘 논의돼서 통과될 것이라 보시나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핵심은 정당민주주의 확보입니다. 자칫하면 중앙당 지도부에 줄세우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패스트트랙의 준연동형 비례제에는 정당의 공천 개혁을 강제하고 있습니다. 각 당이 선거인단을 구성해 당원 투표 혹은 대의원 투표를 진행하도록 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내용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선관위가 해당 정당의 후보등록 자체를 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물론 처음인 만큼 시행착오는 불가피하겠죠. 궁극적으로는 시민들의 과제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후보를 뽑을 수 있도록 정당에 가입하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참여하는 문화가 정착되는 게 중요합니다.” 현실 정치가 진흙탕처럼 보이지만, 매의 눈으로 국회와 정치를 감시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시민들이 많아진다면 거기서도 아름다운 연꽃을 충분히 피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youngtan@seoul.co.kr
  • 전주 상산고 79.61점으로 0.39점 미달-자사고 탈락 위기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할 위기를 맞았다. 19일 전북도교육청 소식통에 따르면 상산고는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9.61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수는 전북도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기준으로 정한 80점에 0.39점 미달한 점수다. 특히, 상산고 등 제1기 5개 자사고는 사회적 배려자 관련 항목 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관련 평가에 4점 을 배정했고 상산고는 1.60점을 맞아 결정적으로 점수가 깎이는 요인이 돼 향후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주관적 평가나 다름 없는 ‘입학 전형 운영의 적정성’ 역시 4점 만점에 2.40 점을 받은 점도 상산고가 반발하는 이유가 될 것으로 에상되다. 더구나 전국 대부분 시도교육청은 자사고는 재지정 평가 기준점을 60점에서 70점으로 10점 올렸으나 전북교육청은 유독 80점으로 20점을 올려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상산고 관계자는 “전북교육청은 지난 4년간 상산고에 보낸 공문에서 사배자를 ‘자율’ 또는 ‘3% 이내’로 선발하라고 명시했다”면서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상산고는 그동안 울릉도 소년이나 탈북소녀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모범적으로 선발해 인재로 키워냈다. 민사고는 그동안 사배자 배려가 0% 였는데 억지 규정을 넣어 점수를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다. 상산고가 전북교육청의 평가에서 기준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청문과 교육부 장관의 동의라는 단계가 남아있어 구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서울의 3개 자사고는 평가에서 기준점에 미달했지만 청문 과정에서 곧바로 시정할 수 있는 문제들은 다시 기회를 주어 다시 지정받은 전례도 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상산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20일 오전 11시에 발표한다. 전북교육청은 이날 2014년 3월 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상산고의 학교운영 성과 전반을 심사해 매긴 종합 점수를 밝힌다. 자사고 재지정 발표일을 하루 앞둔 상산고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중학 상산고 교감은 “벌써 재지정 탈락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에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으려 한다”며 “내일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발표 이후에 성명 또는 의견을 읽는 방식으로 학교 측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도 “학교에서도 재지정 평가 기준을 시뮬레이션했고 그에 따른 예상 점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는 있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입장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촉구하고 있는 총동창회와 학부모도 도교육청의 결과 발표 이후에 별도의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상산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일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지만, 끝까지 기대를 갖고 동문과 힘을 모으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학교 발전을 위한 방향이 담긴 입장을 서면 등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주 상산고 자사고 탈락 위기-79.61점으로 0.39점 미달

    전주 상산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할 위기를 맞았다. 19일 전북도교육청 소식통에 따르면 상산고는 이번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79.61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수는 전북도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기준으로 정한 80점에 0.39점 미달한 점수다. 특히, 상산고 등 제1기 5개 자사고는 사회적 배려자 관련 항목 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전북도교육청은 사회통합전형 관련 평가에 4점 을 배정했고 상산고는 1.60점을 맞아 결정적으로 점수가 깎이는 요인이 돼 향후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주관적 평가나 다름 없는 ‘입학 전형 운영의 적정성’ 역시 4점 만점에 2.40 점을 받은 점도 상산고가 반발하는 이유가 될 것으로 에상되다. 더구나 전국 대부분 시도교육청은 자사고는 재지정 평가 기준점을 60점에서 70점으로 10점 올렸으나 전북교육청은 유독 80점으로 20점을 올려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상산고 관계자는 “전북교육청은 지난 4년간 상산고에 보낸 공문에서 사배자를 ‘자율’ 또는 ‘3% 이내’로 선발하라고 명시했다”면서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상산고는 그동안 울릉도 소년이나 탈북소녀 등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모범적으로 선발해 인재로 키워냈다. 민사고는 그동안 사배자 배려가 0% 였는데 억지 규정을 넣어 점수를 도둑 맞았다”고 주장했다. 상산고가 전북교육청의 평가에서 기준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바로 자사고 지정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청문과 교육부 장관의 동의라는 단계가 남아있어 구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서울의 3개 자사고는 평가에서 기준점에 미달했지만 청문 과정에서 곧바로 시정할 수 있는 문제들은 다시 기회를 주어 재지정받은 전례도 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은 상산고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20일 오전 11시에 발표한다. 전북교육청은 이날 2014년 3월 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상산고의 학교운영 성과 전반을 심사해 매긴 종합 점수를 밝힌다. 자사고 재지정 발표일을 하루 앞둔 상산고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중학 상산고 교감은 “벌써 재지정 탈락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부분에 일일이 대응하지는 않으려 한다”며 “내일 결과를 차분히 기다리고 발표 이후에 성명 또는 의견을 읽는 방식으로 학교 측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도 “학교에서도 재지정 평가 기준을 시뮬레이션했고 그에 따른 예상 점수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는 있다”면서도 “아직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입장을 밝히는 것은 곤란하다”고 전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촉구하고 있는 총동창회와 학부모도 도교육청의 결과 발표 이후에 별도의 입장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상산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발표일이 다가오면서 일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지만, 끝까지 기대를 갖고 동문과 힘을 모으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학교 발전을 위한 방향이 담긴 입장을 서면 등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씨줄날줄] 복권의 저주/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복권의 저주/전경하 논설위원

    2005년 로또복권에 당첨돼 세금을 빼고도 14억원을 받은 황모씨가 도둑질하다 다시 잡혀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로또 당첨 당시 황씨는 절도로 수배 중이었다. 20대 중반의 로또 당첨으로 인생을 전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당첨금을 1년이 채 안 돼 흥청망청 다 써버리고 절도범으로 10여년 이상을 살았다. 최근 다시 잡힌 것도 도둑질 이후 탄 택시 안에서 “경남에 살았는데 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고 한 자랑이 시발점이 됐다. 엄청난 액수의 복권 당첨금을 받은 뒤 이를 탕진하고 강도로 변한 사례는 다른 나라에도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잡힌 은행 강도 짐 헤이스는 1997년 1900만 달러(약 210억원)의 복권에 당첨됐다. 헤이스는 슈퍼카 구입은 물론 도박에 손을 대 10년 만에 모든 재산을 탕진했고 마약중독자가 됐다. 돈 쓰는 것만 알았던 그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은행을 11번 털다가 경찰에 잡혔다. 헤이스는 석방되는 2020년 ‘복권 당첨에서 강도질로´라는 회고록을 발표할 예정이란다. 복권 당첨은 화목한 가정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2012년 영국에서 1억 4800만 파운드(약 2530억원)의 ‘돈벼락’을 맞은 에이드리언 베이퍼드와 아내 질리안은 이듬해 이혼했다. 가난했지만 화목했던 두 사람은 벼락부자가 된 뒤로는 화목하지 못했다. 2002년 3억 1490만 달러(약 3700억원)의 파워볼에 당첨된 잭 휘태커도 아내와 이혼했고, 딸과 외손녀를 마약중독으로 잃었다. 복권 당첨 이후 인생이 반드시 나쁜 쪽으로 바뀌지만은 않는다. 역대 최고 로또 당첨금 407억원을 2003년에 받은 사람은 강원 춘천의 경찰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사업가로 변신했고 수십억원을 장학회 등을 통해 사회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16억 달러(약 1조 8000억원) 복권에 당첨된 사람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상 최고 당첨금인데 당첨자가 여성이며 자선단체 5곳과 나누기를 원한다고만 알려져 있다. 삶이 힘들수록 복권에 기대는 심리는 커진다. 뻔한 수입과 씀씀이에 갇힌 사람들이 ‘쉽고 합법적’으로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지난해 로또 판매액은 3조 9658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종전 최고 기록은 한 게임에 2000원이었던 2003년의 3조 8242억원이었다. 누구나 복권을 살 때 당첨을 꿈꾼다. 전문가들은 복권에 당첨된 뒤 처음 할 일로 익명성을 유지하며 재무전문가를 찾는 것을 꼽는다. 당첨 소식이 알려지면 주변 사람의 이런저런 부탁은 물론 범죄에도 노출되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이 저주가 될지 행운이 될지는 당첨자의 행동에 달렸다. lark3@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원두막이 있던 풍경

    [이호준 시간여행] 원두막이 있던 풍경

    사탕 굴리듯 입안에서 살짝 굴린 뒤 소리 내어 발음하면 그 말이 지닌 본질을 실감나게 전해 주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사랑’이라는 단어는 달콤하지만 아릿한 맛을 품고 있고, ‘숲’이라는 단어를 발음하면 왠지 쾌적한 느낌이 든다. ‘원두막’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그리움 덩어리다. 시골에서 자란 50대 이상의 남성들을 순식간에 고향으로 데려다주는 묘약이기도 하다. 요즘이야 계절을 가리는 것이 무색해졌지만, 더워질수록 수박이나 참외를 많이 먹게 된다. 엊그제는 수박을 앞에 두고 괜스레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이젠 사라지고 없는 원두막이라는 단어가 느닷없이 입안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수박·참외는 지천으로 흔해졌는데 원두막은 보기 어려워졌다. 주로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노지(露地) 재배가 없는 건 아니지만 텃밭 농사 수준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원두막을 지을 일도 없다. 몇십 년 전만 해도 원두막은 농촌 풍경의 랜드마크 같은 역할을 했다. 원두막은 작물의 ‘서리’를 막기 위해 밭 가장자리에 만들어 놓은 망루를 말한다. 서리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떼를 지어 남의 과일·곡식·가축 따위를 훔쳐 먹는 장난’이라고 풀이해 놓았다. 원두막은 참외·오이·수박·호박 따위를 뜻하는 원두라는 말에서 왔다고 한다. 굵은 기둥 네 개를 세우고 서까래를 얹은 뒤 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었다. 지붕 밑으로는 통나무로 틀을 짜고 판자 같은 것을 깔아 누대를 만들었다. 원두막을 세울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동네 악동들 때문이었다. 서리야말로 농촌 아이들에게 가장 스릴 있는 놀이였다. 수박과 참외가 익어 갈 무렵이면 아이들은 둘러앉아 서리를 모의하고는 했다. 그 자리에는 꼭 대장 역할을 하는 아이가 있어서 작전 계획을 짜고 역할 분담을 했다. 발 빠른 아이들은 밭에 들어가 참외나 수박을 따오는 돌격조를 맡고 어리거나 굼뜬 아이들은 망보는 역할을 맡았다. 밭 주인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도 서리가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악동들의 침입을 눈치채고 소리를 지르고 쫓아가 보지만 다람쥐처럼 어둠 속으로 스며드는 아이들을 무슨 재주로 잡을까. 눈 뜨고 당하는 게 당연했다. 원두막이 서리 때문에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각박함을 상징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밭 주인은 동네 아이들이 참외 몇 개 따가는 것쯤은 모른 척 눈감아 주고는 했다. 자신 역시 어릴 적에 남의 밭을 들락거리지 않았던가. 아이들 역시 재미 삼아 서리를 할 뿐 참외나 수박 농사를 망칠 만큼 따가는 일은 없었다. ‘수박에 말뚝 박는다’는 말도 있었지만, 주인이 마을에서 공인된 악질일 때나 당하는 일이었다. 모두가 친척이고 이웃인 시골 동네에서 그런 짓은 용납되지 않았다. 원두막이 꼭 감시초소 역할만 하는 건 아니었다. 동네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들에서 일을 하다 모여 앉아 막걸리 한잔을 나누기도 했고, 소나기가 쏟아지면 잠시 피하는 곳이기도 했다. 길손들이 땀을 들이며 쉬어 가는 곳도 원두막이었다. 그런 원두막이 언제부터인가 하나 둘 사라져 갔다. 서리라는 단어도 시나브로 지워졌다. 하긴 요즘의 각박한 세태로 보면 서리도 도둑질이다. 괜히 오이 하나라도 욕심을 부리면 경찰서 신세를 지기 십상이다. 무엇보다도 농촌에는 어둠을 헤치며 참외나 수박 밭으로 기어들 만한 아이들이 없다. 그러니 누구로부터 무엇을 지키려고 원두막을 지을까. 나이 지긋한 이들이 추억 창고나 뒤적거리며 그리워할 뿐.
  • ‘기생충’ 누르고 ‘알라딘’ 역주행… 흥행 소원도 이루어진다

    ‘기생충’ 누르고 ‘알라딘’ 역주행… 흥행 소원도 이루어진다

    좀도둑 알라딘이 램프 요정 지니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린 디즈니 영화 ‘알라딘’이 흥행 역주행으로 눈길을 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알라딘’은 지난 17일 하루 관객수 13만 1239명으로 1위를 유지했다. 지난 주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일 관객수 1위에서 끌어내린 뒤 평일에도 정상을 이어 갔다. ‘기생충’ 개봉일인 지난달 30일 이후 2위를 달리던 ‘알라딘’은 격차를 매일 줄여 나가다 17일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전체 누적 관객수는 545만 7052명으로, 개봉 25일째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전체 994만명을 기록한 ‘보헤미안 랩소디´(2018)가 개봉 29일째, ‘레미제라블´(2012)이 30일째 500만명을 돌파한 것보다 빠른 속도다. ‘알라딘’은 4DX 상영에서도 34만명을 동원하며 32만명을 기록한 ‘어벤져스4: 엔드게임’(2019)을 제치고 역대 영화 가운데 2위에 오르며 승승장구 중이다. 1위는 ‘겨울왕국’(2014)으로 48만명이다. ‘알라딘’의 약진에는 영화 속 음악의 힘도 컸다. 나오미 스콧이 부른 ‘스피치리스’는 지난 17일 음원 사이트 벅스 실시간 차트 1위에 올랐다. 타이틀곡인 ‘어 홀 뉴 월드’와 윌 스미스가 부른 ‘아라비안 나이츠’ 등도 여러 음원 차트에 진입했다. 1992년 2D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알라딘 타이틀곡 ‘어 홀 뉴 월드’는 65회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5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음악상 등을 받은 바 있다. ‘알라딘’에 밀린 ‘기생충’은 누적 관객수로는 844만 9987명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어벤져스 히어로 ‘토르’ 주연 크리스 헴스워스를 내세운 ‘맨 인 블랙:인터내셔널’은 3위로, 누적 관객수는 68만 693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로또 1등 당첨된 적 있는데…30대男, 좀도둑된 사연

    로또 1등 당첨된 적 있는데…30대男, 좀도둑된 사연

    로또 1등에 당첨돼 거액을 손에 쥐었던 남성이 불과 8개월 만에 돈을 모두 탕진하고 10여년간 좀도둑 신세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던 중 최근 또 범행하다 붙잡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부산 연제구 한 주점에서 “아는 형님이 단체 예약을 할 건데 선불금을 받아 오라”며 종업원을 속여 밖으로 내보낸 뒤 400만원 짜리 귀금속 1점을 훔치는 등 부산·대구 지역 식당 16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3600만원 어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CCTV(폐쇄회로)를 분석해 용의자 A씨를 밝혀내고 A씨를 태워준 택시기사에게 “과거 경남지역에 거주했고,로또 1등에 당첨된 적이 있다”는 말을 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어 경남지역 로또 복권 1등 당첨자를 검색,범인이 실제 당첨자인 A씨인 것으로 특정했다. A씨는 갈취 죄로 이미 부산구치소에 수감 돼 있는 상태다. 느경찰에 따르면 A씨는 13년 전인 2006년 20대 중반에 로또 1등에 당첨되며 무려 19억원을 손에 쥐었다. 당시에도 절도 행각으로 경찰에 수배를 받던 중 우연히 산 로또가 당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을 제하고도 14억원가량이 남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처음에는 당첨금을 가족들에게 쓰며 새 인생을 사는듯했지만,얼마뒤 도박장과 유흥시설을 드나들며 돈을 탕진했다. A씨는 돈이떨어지자 로또 당첨 1년 만에 대구 금은방에서 범행하다가 적발돼 1년간 복역했고,출소하자마자 금은방 18곳에서 또 범행해 2008년 검거됐다.당시 A씨 범행은 로또 1등 당첨 전력 때문에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A씨는 2014년에도 영남지역 휴대전화 할인매장,식당,의류매장 등지에서 135차례 걸쳐 1억 3000천원을 훔치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유흥업소 직원에게 수백만 원을 뿌리는 등 8개월여 만에 가진 돈을 모두 다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빵집서 돈 훔치며 ‘빵 먹방’ 찍은 ‘용산 장발장’ 경찰에 검거

    빵집서 돈 훔치며 ‘빵 먹방’ 찍은 ‘용산 장발장’ 경찰에 검거

    영업이 끝나 불 꺼진 빵집에 침입해 돈을 훔치는 데 그치지 않고 빵을 여러 개 집어먹는 장면이 CCTV에 찍혀 화제가 된 일명 ‘용산 장발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12일 오후 A(40)씨를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제과점에 들어가 현금 30만원을 훔치고, 5만원어치 빵을 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A씨의 얼굴을 확인한 뒤 이태원 인근 찜질방을 수색하다 A씨를 발견하고 체포했다. A씨는 돈이 없어 빵집에 침입해 돈을 훔치고 빵도 먹었다며 혐의를 시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건은 해당 빵집 주인이 A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7일 오전 12시 40분쯤부터 찍힌 이 영상에서 A씨는 빵집에 들어와 진열대 위에 있는 머핀을 먹는다. 이후 자리를 떴다가 다시 돌아와 진열대 위에 있는 빵을 몇 개 더 먹었고, 밖으로 나가 빵집 앞을 서성이다가 다시 가게로 들어와 케이크도 먹는다. 제과점 측은 소셜미디어에 영상과 함께 “빵을 처음에 하나 들고 가시더니 문 앞에서 먹고 또 맛있으셨는지 더 들고 가시고 그 다음엔 폐기될 케이크를 하나 드셨다”면서 “저희 빵을 참 맛나게 드셔 주셔서 감사하기도 하다”는 글을 올렸다. 또 ‘도둑 픽(pick)’이라면서 A씨가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제품 사진을 올리고 “30만원 훔쳐가신 도둑님 덕분에 300만원어치 홍보 효과를 보았다”면서 “자수하시면 선처하고 케이크를 드리겠다”고도 했다. 경찰은 A씨가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이날 중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할 계획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씨줄날줄] 대도의 추락/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도의 추락/이동구 논설위원

    ‘물방울 다이아’는 1980년대 지하 경제의 큰손이었던 장영자씨 덕에 유명해졌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주택에 살고 있던 장씨는 81년 6월 어느 날 밤 3인조 도둑에게 보석과 현금 등 1억 2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가 쪽 인척이었던 장씨는 국회의원과 안기부 차장을 지낸 남편 이철희씨를 등에 업고 경찰에 은밀히 도난품을 찾아줄 것을 요구했다. 그때 장씨는 “다른 도난품은 찾지 못하더라도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물방울처럼 생긴 다이아 반지는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고 명령 같은 당부를 했다고 한다. 이듬해 초 경찰이 3인조 강도를 잡아 세상에 알려진 물방울 다이아 반지는 서양의 배 모양을 한 3캐럿짜리였다. 이후 물방울 다이아는 부정과 비리의 대명사로 회자됐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의적(義賊)과 관련된 실화나 전설은 모두 갖고 있다. 우리에게 홍길동과 임꺽정이 있다면 일본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에 반발한 ‘이시카와 고에몬’이 있고 중국에는 ‘양산박’, 영국에는 ‘로빈 후드’가 있다. 프랑스에는 1800년 후반에 나타난 ‘아르센 뤼팽’이란 도둑이 유명하다. 그들은 졸부나 사회 지도층만을 대상으로 도둑질을 했으며 그들의 위선까지 폭로해 민중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재물을 탐내거나 제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훔친 재물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눠 준다. 그리고 훔친 재물의 원래 주인들과 권력자들을 혼내 주는 등 정의를 대신 실천해 줬다. 부패한 권력이 민중을 괴롭히거나 극심한 빈부격차로 백성들이 굶주릴 때 주로 의적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미화된 부분도 많을 것이다. 최근 절도 혐의 등으로 경찰에 붙잡힌 조세형(81)씨는 대도(大盜)로 통했다. 그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 초까지 부유층과 유력 인사들의 집을 드라이버 하나로 뚫고 들어가 물방울 다이아 같은 귀중품을 털었던 것으로 유명세를 탓다. 훔친 금품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한때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져 강남부자들과 권력자들에 대한 반발감이 팽배하면서 일시적이나마 그를 의적으로 믿고 싶었던 것이다. 80대 노인이 된 조씨가 이번에 훔친 돈은 불과 몇 만원. 젊은 날 대도니 의적이니 불렸던 이름값에 비해 너무나 초라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새 삶을 살아 보기도 했다지만, 이후 수시로 경찰서와 교도소를 드나들었다. 사법처리 횟수만 이번이 16번째라고 한다. 경찰에서 “살기 어려워 훔쳤다”고 진술했다니 인간적인 연민 또한 없지는 않다. 더 안타까운 것은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고치지 못한 그의 삶이다.
  • 김진태 “文대통령, ‘김일성 존경한다’ 얘기 안하는 게 다행”

    김진태 “文대통령, ‘김일성 존경한다’ 얘기 안하는 게 다행”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김일성 존경한다’는 얘기를 안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대한민국 허물기로 이 말에 반신반의하는 국민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그 단계를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이제 슬슬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주전자가 팔팔 끓고 있을 때 꼭 만져봐야만 뜨거운지 알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뜨거운 물을 뒤집어 썼을 땐 이미 후회해도 늦다. 국민들도 이러려고 촛불을 들고 나온 건 아닐테니 속았다는 걸 깨닫고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은 최근 홍문종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 탈당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홍 의원이 아직 어떻게 하겠다고 밝힌 건 없지만 만약 탈당까지 고려한다면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태극기(지지자)를 끌어안고 한국당과 외부당이 합치는 식의 신당을 만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홍 의원이 대한애국당으로 간다면 동조할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막말 자제령’을 내린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취임 이후 고생도 많이하고 비토층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며 “그러나 우파들 사이에서 황 대표가 사과를 너무 자주한다는 우려가 많다. 리더십에 대한 반발과 좀 더 화끈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야당을 ‘도둑놈’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한 막말이 어디있나”라며 “이런 건 사과도 못받으면서 우리만 사과해야 하나. 정치라는 게 어차피 말싸움인데 앞으로 황 대표 말이 공격을 받으면 대표 자신도 징계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파들과 싸우려면 온몸을 던져도 모자란데 말한마디 마다 징계를 걱정하면 싸움이 되겠나”라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식의 기회주의가 정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5·18 망언 3인방’으로 지목 돼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김 의원은 “사과하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하지 않겠나”라며 “5·18 유공자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게 막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인데 누가 어떤 이유로 유공자가 됐는지 알아보자는 게 막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공청회에 이름 빌려준 것이 온갖 갑질비리의 대명사 손혜원 의원보다 더 나쁜건가. 이래서 위선정권, 좌파독재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아내를 밟는 자, 나라를 밟는다”… 파격의 ‘1세대 페미니스트’

    “아내를 밟는 자, 나라를 밟는다”… 파격의 ‘1세대 페미니스트’

    “유복한 환경이 빚”이라며 여성차별 반기 혼인신고 캠페인·여성부 창설에도 기여 근로여성 조사로 차별적 대우 철폐 운동 ‘암탉’ 등 생활 속 여성 비하 언어 없애기 남녀상속 차별 없애는 가족법 개정까지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반자이자 부인이기 이전에 한국에서 여성 인권 운동의 문을 연 ‘1세대 페미니스트’였다. 유복한 가정환경이 ‘빚’이었다는 이 여사는 페미니즘이라는 말이 국내에 알려지기도 전에 가부장제에 맞서고 여성의 권리를 외쳤다. 이 여사가 주도한 여성 운동은 지금은 당연하지만, 당시엔 파격이었다. 대표적인 게 ‘혼인 신고를 합시다’ 캠페인이다. 당시에는 결혼하고도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아 뒤에 들어온 첩 때문에 본처가 호적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여사는 1959년 한국 YWCA(당시 대한YWCA연합회) 총무를 맡으면서 전국 YWCA에 포스터를 보내고, ‘첩을 둔 남자를 국회에 보내지 말자’, ‘아내를 밟는 자 나라 밟는다’ 같은 플래카드를 만들어 거리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또 한국 최초의 여성 변호사인 이태영 박사, 여성 교육자 황신덕 여사, 헌정사상 첫 여성 당대표 박순천 여사 등과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회를 결성하고 남녀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연구회는 여성법률상담소를 설치해 억울한 여성들의 동반자가 됐고, ‘근로 여성 실태조사’를 실시해 여성의 노동환경 개선,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이 여사는 연구회장 시절인 1968년 ‘직업여성 세미나’를 열고 여성 직장인들이 겪는 차별을 폭로하기도 했다. 당시 발표문은 “여성들의 직장 진출이 눈부신 현재에도 남녀 임금 차이, 결혼 즉시 퇴직 등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대우가 여전히 여성에게 가해지고 있다”면서 “최소한 노동법상 규정된 보호 조항이라도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구회에서 이 여사가 시작한 차별 철폐 운동은 1989년 가족법 개정이라는 성과를 낳았다. 개정안은 모계·부계 혈족을 모두 8촌까지 인정하는 등 친족 범위의 남녀 차별과 남녀 상속 차별 등의 내용을 없앤다는 게 골자였다. ‘아내의 권리가 남편과 같고, 딸의 권리가 아들과 같다’고 천명한 가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여성은 비로소 남편이나 아들에게 종속된 상태에서 벗어나 남성과 동등한 권리 주체가 됐고, 이는 2000년대 호주제 폐지 운동으로도 이어졌다. 이 여사는 제도뿐 아니라 일상 속에 녹아 있는 남성 중심주의를 타파하려고 애썼다. 그는 자서전 ‘동행’에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남자는 도둑질 말고는 뭐든지 해도 된다’ 등 무심코 던지는 말 가운데 여성비하가 많다”면서 “이 원인은 가부장제”라고 썼다. 이 여사의 활동은 김 전 대통령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내가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것은 아내의 조언 덕이었다”고 수차례 밝혔다. 국민의 정부 시절 여성부가 창설되고, 여성부와 문화관광부, 환경부, 보건복지부에서 4명의 여성 장관이 나온 것도 이 여사의 노력과 관련이 깊다. 가정폭력방지법, 남녀차별금지법이 시행된 것도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여성단체들은 11일 성명문을 발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최금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은 “이 여사께서 협의회 이사로 계셨던 1961~1970년은 전쟁 후 3·15 부정선거를 비롯한 여러 정치 사건이 벌어졌고, 뿌리 깊은 성차별이 남아 여성단체가 싸워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었다”면서 “여사님이 있어 대한민국 여성운동이 지금과 같은 성과를 이뤘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아이 재우고 도둑처럼 기어나가는 엄마, 그 결과는···

    아이 재우고 도둑처럼 기어나가는 엄마, 그 결과는···

    아이 재우기 위해 말그대로 ‘사투’를 벌인 엄마의 모습이 화제다. 지난 6일 데일리메일은 침대에서 아들을 재운 후, 마치 영화 속 닌자처럼 조심스럽게 움직이면서 문을 열고 나가는 엄마의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전했다. 미국 뉴저지 페어론 지역에 살고 있는 로렌 샤미데스라는 여성이 아들 헤이든의 방에서 영상 속의 모습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집안의 많은 바닥이 걸을때마다 내는 ‘삐걱’ 소리 때문. 특히 다섯 살짜리 아들 헤이든의 방은 조금 더 심한 모양이었다. 만일 그녀의 아들이 잠이 들때 세상 모르고 자는 성향이라면 이러진 않았을 터. 하지만 잠에 있어서 매우 민감한 성격의 아들을 재우고 나가기 위해선 최대한 덜 삐걱거리는 바닥을 골라 소리내지 않고 나올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런 우스꽝스런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결국 엄마는 최선을 다해 아들을 재우고 아무 탈없이 방을 기어나간 후 문을 잠근다. 하지만 5분 뒤 침대에서 뒤척거리던 아들 헤이든이 깨어나고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엄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안타깝기 그지 없는 순간이다. 아이의 아빠 채드 차미데스도 아내의 ‘기이한 행동’이 담긴 영상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매일 밤 아내는 아들을 재운다. 아들은 우리 침대에서 자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들이 자기 침대에서 잠들 때까지 엄마가 함께 있어줘야 한다”며 “재울 때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즉시 깨서 일어나기 때문에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떻든 아들의 숙면을 위해 몸바친 엄마의 사랑, 보는 이들의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기엔 충분해 보인다. 사진 영상=Hot news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여기는 남미] 반려견 공격에 다리 잘린 도둑, 책임은 견주가?

    [여기는 남미] 반려견 공격에 다리 잘린 도둑, 책임은 견주가?

    도둑이 반려견의 공격을 받았다면 견주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 아르헨티나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사건은 최근 부에노스 아이레스주의 로스폴보린네스라는 곳에서 일어났다. 이름과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도둑이 한 가정집 뒷정원에 들어갔다가 맹견들의 공격을 받았다. 혼자 사는 여자견주는 평소 안전을 위해 핏불 두 마리를 뒷정원에 풀어놓곤 했다. 집을 지키던 개들은 낯선 사람이 들어서자 사납게 덤벼들었다. 바닥에 쓰러진 도둑은 맹렬한 공격을 받으면서 비명을 질렀다. 남자의 비명, 개들이 공격하는 소리에 한바탕 소란이 나면서 잠에서 깬 견주와 이웃들 곧바로 도둑이 든 사실을 알아채고 경찰을 불렀다. 경찰이 확인한 현장은 끔찍했다. 도둑은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바닥에 쓰러져 뒹굴고 맹견들은 그런 남자에게 달려들어 여기저기를 물어뜯고 있었다. 경찰과 견주가 개들을 떼어내고 도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부상은 심각했다. 특히 집중 공격을 받은 왼쪽 다리는 치료가 불가능한 지경이었다. 결국 의사들은 도둑의 왼쪽 다리를 절단하기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머리와 팔도 심하게 다쳤지만 특히 왼쪽 다리는 심각한 상태였다"면서 "절단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남자는 아직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논란은 검찰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남자를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면서 견주에겐 과실치상 혐의로 책임을 묻기로 했다. 맹견을 목줄 등으로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아 도둑이 부상을 당한 만큼 그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 현지법에 따르면 견주에겐 최대 2년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검찰의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사회에선 거센 반대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도둑이 들어도 그냥 당하고 있으라는 말이냐" "이게 과연 상식적인 일인가. 검찰은 각성하라"라는 등 검찰에 대한 비판이 쇄도했다. 그러자 치안부도 피해자 편을 들고 나섰다. 치안부 관계자는 "정황을 볼 때 남자가 도둑질을 하러 들어간 건 분명해 보인다"면서 "검찰이 사회가 공감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법률자문 등 최대한 도움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노티시아24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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