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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카고 공항에서 몰래 3개월을 지낸 39세 남성 체포해보니

    시카고 공항에서 몰래 3개월을 지낸 39세 남성 체포해보니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터미널의 보안구역에서 3개월을 몰래 산 남성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붙잡히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터미널’의 실제 주인공은 여권과 비자 문제가 있어 공항 터미널에서 세월을 보내지만 아디탸 싱(36)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겁을 먹어 집에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지 않고 공항 직원 신분을 도용해 검문을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직원 둘이 싱에게 신분을 증명해보라고 했더니 싱은 배지를 하나 보여줬는데 지난해 10월 공항 운영 매니저가 잃어버렸다고 신고한 배지였다. 공항 경찰은 싱이 지난 10월 19일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시카고로 왔는데 직원 배지를 주운 다음 다른 승객들에게 먹을거리를 얻어 연명했다고 일간 시카고 트리뷴이 캐슬린 해거티 지방검사보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쿡카운티의 수사나 오티스 판사는 이런 일이 가능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녀는 “그래서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공인되지 않고 직원도 아닌 사람이 지난해 10월 19일부터 2021년 1월 16일까지 오헤어 공항 터미널의 안전한 공간에서 검문도 받지 않고 살 수 있었다고 내게 말하는 거지요? 내가 올바로 이해했길 바라요”라고 검사에게 말했다. 국선변호인 코트니 스몰우드에 따르면 싱은 LA 외곽 오렌지 시에서 살아 왔으며 접객 서비스 석사학위를 갖고 있으며 실직 상태였지만 범죄 이력 같은 것은 없었다. 그가 어떤 이유로 시카고에 왔는지, 어떤 연고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공항 제한구역을 불법 침입하고 좀도둑질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항 출입을 금지 당했고 보석 증거금으로 1000 달러를 납부하도록 했다. 오티스 판사는 “이렇게 오랫동안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것이 재판부를 매우 놀라게 만든다. 공항은 절대 안전해야 하며 사람들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해서 난 그의 이런 행동들이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시카고 항공부는 성명을 내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우리는 이 신사분이 공항이나 여행객들에게 어떤 위험도 초래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독립운동가 후손 뭐한걸까” 만화가 윤서인 사과

    “독립운동가 후손 뭐한걸까” 만화가 윤서인 사과

    시사만화가 윤서인씨가 18일 “이번에 논란이 된 제 글은 너무 짧게 쓴 게 실수였다”면서 독립운동가 관련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윤씨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걸까? 사실 알고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썼다. 이에 대해 윤씨는 글의 의도를 모두 풀어쓰면 “만약에 퍼온 사진의 양극단 이분법이 진짜로 맞다면 친일파 후손들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뜻이 되고 독립운동가들 후손들은 대충 산 사람들이라는 뜻이 된다”고 설명했다. 친일파 후손의 저택과 독립운동가 후손의 슬레이트 지붕의 집 사진은 직접 올린 것이 아니라 복사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씨는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부자가 있고 친일파 후손 중에도 얼마든지 가난한 자가 있을 것”이라며 말도 안 되는 비교 따위는 하지말란 것이 글을 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그는 “전쟁으로 초기화까지 됐던 한반도에서 100년 전 조상의 빈부가 지금 후손의 자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사진의 극단적인 비교처럼 100년 전에도 소위 지금 친일파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100년 이상을 끄떡없이 물려줄 재산을 쌓을 정도로 열심히 산 사람들이고 지금 독립운동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충 산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 글을 쓴 의도라고 소개했다. 이어 “표현이 부족해서 오해를 부른 점, 그래서 저들에게 빌미가 된 점은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면서 “독립운동가들이 대부분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 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한마디로 규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이승만처럼 아주 열심히 살았던 독립운동가도 있었지만 술과 도박에 찌들어 살거나 도둑질을 하다가 독립운동에 나섰던 이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역사는 다양한 면을 갖고 있기에 후손들이 특정한 의도를 갖고 딱 한 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언론들이 정해놓고 압박하는 그 ‘도’ 밑에 제가 계속 눌려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표현의 폭을 지키고 넓히는 것이 인생의 사명 같다면서 앞으로는 표현에 더 신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씨는 2016년 시위 도중 물대포에 맞아 사망한 고 백남기씨 딸이 아버지가 위중한 와중에 외국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내용의 글과 그림을 온라인상에 올린 혐의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관광객 소지품 강탈하는 원숭이, 비싼 것 구별할 줄 안다” (연구)

    “관광객 소지품 강탈하는 원숭이, 비싼 것 구별할 줄 안다” (연구)

    인도네시아 발리의 울루와뚜 사원 원숭이들이 관광객의 소지품 중 고가를 구별해낼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적지이자 관광지인 울루와뚜 사원 내부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원숭이들은 관광객의 소지품을 강탈한 뒤 먹이를 주기 전까지 이를 돌려주지 않는 영리함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울루와뚜 사원의 원숭이들은 위 능력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건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는데도 능숙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사원 내 원숭이와 관광객 간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273일 동안 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사원의 원숭이들은 머리핀이나 빈 카메라가방처럼 관광객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물건보다는, 관광객이 음식으로 교환할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을 먼저 강탈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숭이 도둑'이 물건을 강탈한 뒤 관광객 또는 사원 직원과 물건을 사이에 둔 협상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7분, 최장 25분이 걸렸다. 가치가 낮은 품목일수록 관광객과 원숭이 사이의 물물교환에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았다.연구진은 “원숭이들은 지퍼가 있는 가방 안에 귀중품을 보관하고 이를 목이나 어깨에 단단히 동여매라는 사원 측의 권장사항을 무시한 관광객들을 포착해내는데 전문가나 다름없다”면서 “강탈과 물물교환의 행동양식은 원숭이가 태어난 뒤 청소년기가 되는 생후 4년이 될 때까지 주로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 학습 행동은 사원 내부에 서식하는 원숭이 개체군에서 최소 30년 동안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험실 내부에서 자란 원숭이에게서는 관찰되지 않는 행동 양식”이라고 덧붙였다. 약탈을 학습한 원숭이들이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인도와 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인도에서는 원숭이가 농작물을 파헤치고 마을과 도시에서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잦으며, 심지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 샘플을 훔치는 등 위험천만한 사고를 저지르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먹을 것이 줄어든 지역에서는 원숭이들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태국에서는 원숭이 수백 마리를 잡아들여 불임수술을 시키는 등 개체 수 조절에 힘을 쏟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관광객 물품 강탈하는 원숭이, 비싼 것 구별해 훔친다” (연구)

    “관광객 물품 강탈하는 원숭이, 비싼 것 구별해 훔친다” (연구)

    인도네시아 발리의 울루와뚜 사원 원숭이들이 관광객의 소지품 중 고가를 구별해낼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적지이자 관광지인 울루와뚜 사원 내부를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는 원숭이들은 관광객의 소지품을 강탈한 뒤 먹이를 주기 전까지 이를 돌려주지 않는 영리함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캐나다 레스브리지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울루와뚜 사원의 원숭이들은 위 능력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건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는데도 능숙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사원 내 원숭이와 관광객 간의 행동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273일 동안 이를 관찰했다. 그 결과 사원의 원숭이들은 머리핀이나 빈 카메라가방처럼 관광객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물건보다는, 관광객이 음식으로 교환할 가능성이 높은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을 먼저 강탈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원숭이 도둑'이 물건을 강탈한 뒤 관광객 또는 사원 직원과 물건을 사이에 둔 협상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7분, 최장 25분이 걸렸다. 가치가 낮은 품목일수록 관광객과 원숭이 사이의 물물교환에 걸리는 시간은 더 짧았다.연구진은 “원숭이들은 지퍼가 있는 가방 안에 귀중품을 보관하고 이를 목이나 어깨에 단단히 동여매라는 사원 측의 권장사항을 무시한 관광객들을 포착해내는데 전문가나 다름없다”면서 “강탈과 물물교환의 행동양식은 원숭이가 태어난 뒤 청소년기가 되는 생후 4년이 될 때까지 주로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회적 학습 행동은 사원 내부에 서식하는 원숭이 개체군에서 최소 30년 동안 여러 세대에 걸쳐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험실 내부에서 자란 원숭이에게서는 관찰되지 않는 행동 양식”이라고 덧붙였다. 약탈을 학습한 원숭이들이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인도와 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았다. 인도에서는 원숭이가 농작물을 파헤치고 마을과 도시에서 사람을 습격하는 일이 잦으며, 심지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채취한 혈액 샘플을 훔치는 등 위험천만한 사고를 저지르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먹을 것이 줄어든 지역에서는 원숭이들이 더욱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 때문에 태국에서는 원숭이 수백 마리를 잡아들여 불임수술을 시키는 등 개체 수 조절에 힘을 쏟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현웅의 공정사회] 유죄 추정의 원칙

    [문현웅의 공정사회] 유죄 추정의 원칙

    많은 이의 기억 속에는 학창 시절 도난 사건의 추억이 한두 장면 남아 있다. 누군가는 그 장면에서 매우 안타깝게도 주연이 된 경우도 있을 것이고, 다행히도 조연이나 지나가는 행인 정도에 머물렀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그 장면이 해피엔딩의 결말로 이어져 훈훈한 추억이 되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았던 경우가 더 많아 학창 시절 도난 사건을 떠올리면 사실 씁쓸함만이 남는다. 해피엔딩의 결말에는 선생님의 사려 깊은 행동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그 반대로 누군가에게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로 남은 경우 또한 사려 깊지 못한 선생님의 언행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그러니까 도난 사건에서의 드라마 감독은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용의자가 한두 명으로 좁혀진다 하더라도 선생님이 섣불리 단정 짓지 않고 끝까지 아이들의 결백을 믿어 주려 노력하는 경우 그 학급에서 벌어진 도난 사건은 오히려 급우들 사이의 우정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누구도 상처 입지 않고 당사자들에게 전화위복의 기회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로 선생님이 섣불리 단정 지어 용의자를 압박하는 경우 그 사건은 어두운 결말 그리고 상처를 입어 너덜너덜해진 마음만이 남게 되며, 친구들 사이에 미움과 복수의 막장 드라마로 이어지기도 한다. 용의자로 지목된 아이가 ‘나는 아니다’라고 결백을 호소할 때 ‘범인은 너밖에 없다’고 압박하고 훈계하다가 사실은 도난이 아닌 분실 사건으로 밝혀지거나 또는 진범이 따로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경우 그 아이에게 가해진 상처와 도둑놈이라는 낙인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는다. 섣불리 단정 짓고 압박과 훈계를 일삼았던 선생님에게는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사소한 사건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거창한 형사법의 역사와 법리를 들먹이기보다 학창 시절 도난 사건의 추억을 반추해 보는 것만으로도 형사법의 대원칙인 무죄 추정의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 원칙인지 우리는 잘 알 수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해 취급함으로써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유형·무형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아니 되고 여기서 불이익이란 유죄를 근거로 그에 대해 사회적 비난 내지 기타 응보적 의미의 차별 취급을 가하는 유죄 인정 효과로서의 불이익을 뜻한다고 풀이한다. 그런데 많은 변호사가 한국의 형사실무에서는 무죄 추정이 아니라 ‘유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며 자조 섞인 푸념을 늘어놓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형사실무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됐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잘못된 형사실무 중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장면은 무죄를 호소하는 피고인에게 1심이나 2심 재판장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훈계를 늘어놓는 장면이다. 그런 장면 중에서도 압권은 ‘네가 저지른 것이 뻔한데도 아니라고 발뺌을 하니 형을 중하게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재판장이 피고인을 준엄하게 꾸짖는 장면이다. 이 또한 무죄 추정이 아니라 유죄 추정의 원칙이 우리 형사법의 대원칙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씁쓸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피고인을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해 취급함으로써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유형, 무형의 불이익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나는 진범이 아니다’라고 호소하는 피고인을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해 취급하며 1심이나 2심 재판장이 피고인에게 훈계를 일삼고, 더구나 무죄를 다투기 때문에 양형에 불리하게 반영하겠다며 피고인에게 혼을 내고 더 나아가 그러한 판결이 언론에 보도돼 피고인을 사회적 비난에 노출시키는 것은 무죄 추정의 원칙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것이다. 무죄를 호소하는 피고인에게 1심이나 2심 재판장이 유죄를 선고하면서 늘어놓는 피고인에 대한 훈계는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피고인을 죄 있는 자로 취급함으로써 법률적, 사실적 측면에서 유형, 무형의 불이익을 주는 재판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당장 멈추어야 한다.
  • 딸의 펜 끝서, 우리 기억서… 2021 박완서를 다시 쓰다

    딸의 펜 끝서, 우리 기억서… 2021 박완서를 다시 쓰다

    ‘한국 문학의 어머니’로 불린 박완서(1931~2011) 작가가 오는 22일로 타계한 지 10년을 맞는다. 출판업계는 전쟁, 이념, 사랑, 여성의 삶 등을 진실하게 전달한 박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기리는 에세이와 소설 개정판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민음사 출판그룹의 시각문화 전문 브랜드 ‘세미콜론’은 15일 박 작가의 딸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와 얽힌 추억을 기려 펴낸 에세이집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을 발간한다. 호 작가는 이 책에서 박 작가의 산문집 제목이기도 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머물렀던 ‘노란집’에 대한 추억을 되새긴다. 그리고 어머니의 추억이 어린 이 집에서 자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은 책상이 아니라 부엌이었다고 고백한다. 출판사 측은 “호 작가는 엄마의 부엌에서 삶을 이어 갈 밥을 해 먹는다. 이것은 숭고한 노동이자, 유연한 돌봄이자, 생존에 대한 원초적 의지였다”며 책에 이런 마음을 담아냈다고 소개했다.세계사는 지난달 박 작가가 생전에 집필한 에세이 35편을 엮은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출간했다. 1931년생인 작가가 일제강점기에 일본 이름을 써야 했던 학교 생활, 6·25전쟁 이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 작가의 어머니, 여류 문인이 드문 시절 40대에 문인의 길에 들어선 사연 등이 담겼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아직도 소설을 위한 권위 있고 엄숙한 정의를 못 얻어 가진 것도 ‘소설은 이야기다’라는 소박한 생각이 뿌리 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웅진지식하우스는 이달 중에 박 작가의 연작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개정판을 낸다. 두 책은 박 작가의 어린 시절과 그 이후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이번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에는 고 김윤식, 이남호 평론가의 작품 해설과 국내 젊은 소설가 정세랑, 강화길, 정이현, 김금희 작가의 추천사와 서평을 수록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해 작가의 중·단편 10편을 엮은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를 펴냈다. 이 책에는 박 작가의 1975년 초기작 ‘도둑맞은 가난’부터 6·25전쟁을 견뎌 낸 여성의 이야기 ‘공항에서 만난 사람’, 생명의 고귀함을 다룬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2000년대 작품인 ‘빨갱이 바이러스’ 등 10편이 수록됐다. 이 밖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13일부터 15일까지 작가의 단편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작가정신), ‘기나긴 하루’(문학동네), ‘지렁이 울음소리’(민음사) 3종을 리커버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국 문학 어머니’ 박완서 10주기 조명 에세이·소설 잇따라

    ‘한국 문학 어머니’ 박완서 10주기 조명 에세이·소설 잇따라

    ‘한국 문학의 어머니’로 불린 박완서(1931~2011) 작가가 오는 22일로 타계한 지 10년을 맞는다. 출판업계는 전쟁, 이념, 사랑, 여성의 삶 등을 진실하게 전달한 박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기리는 에세이와 소설 개정판 등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다. 민음사 출판그룹의 시각문화 전문 브랜드 ‘세미콜론’은 15일 박 작가의 딸 호원숙 작가가 어머니와 얽힌 추억을 기려 펴낸 에세이집 ‘정확하고 완전한 사랑의 기억’을 발간한다. 호 작가는 이 책에서 박 작가의 산문집 제목이기도 하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머물렀던 ‘노란집’에 대한 추억을 되새긴다. 그리고 어머니의 추억이 어린 이 집에서 자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은 책상이 아니라 부엌이었다고 고백한다. 출판사측은 “박완서의 맏딸 호원숙은 엄마의 부엌에서 삶을 이어 갈 밥을 해 먹는다. 이것은 숭고한 노동이자, 유연한 돌봄이자, 생존에 대한 원초적 의지였다”며 이같은 마음을 담아 책을 펴냈다고 평가했다.세계사는 지난달 박 작가가 생전에 집필한 에세이 35편을 엮은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출간했다. 1931년생인 작가가 일제강점기에 일본 이름을 써야 했던 학교 생활, 6·25전쟁 이후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친 작가의 어머니, 여류 문인이 드문 시절 40대에 문인의 길에 들어선 사연 등이 담겼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아직도 소설을 위한 권위 있고 엄숙한 정의를 못 얻어 가진 것도 ‘소설은 이야기다’라는 소박한 생각이 뿌리 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웅진지식하우스는 이달 중에 박 작가의 연작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의 개정판을 낸다. 두 책은 박 작가의 어린 시절과 그 이후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다. 이번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에는 고 김윤식, 이남호 평론가의 작품 해설과 국내 젊은 소설가 정세랑, 강화길, 정이현, 김금희 작가의 추천사와 서평을 수록했다. 문학과지성사는 지난해 작가의 중·단편 10편을 엮은 ‘복원되지 못한 것들을 위하여’를 펴냈다. 이 책에는 박 작가의 1975년 초기작 ‘도둑맞은 가난’부터 6·25전쟁을 견뎌 낸 여성의 이야기 ‘공항에서 만난 사람’, 생명의 고귀함을 다룬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2000년대 작품인 ‘빨갱이 바이러스’ 등 10편이 수록됐다. 이 밖에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13일부터 15일까지 작가의 단편 소설집 ‘나의 아름다운 이웃’(작가정신), ‘기나긴 하루’(문학동네), ‘지렁이 울음소리’(민음사) 3종을 리커버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의사당 난입 ‘동굴맨’ 알고보니 판사 아들…법정서 눈물 뚝뚝

    美 의사당 난입 ‘동굴맨’ 알고보니 판사 아들…법정서 눈물 뚝뚝

    현직 판사 아들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의사당에서 공공 기물을 훔치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로 체포된 자칭 ‘동굴맨’이 현직 판사의 아들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미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뉴욕 브루클린의 한 주택에서 애런 모스토프스키(34)를 의사당 난입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모스토프스키 자택에서 의사당 난입 때 사용한 모피 조끼와 지팡이 등도 압수했다.모스토프스키는 석기시대 원시인으로 동굴에서 생활했던 혈거인, ‘동굴맨’을 자청하며 모피 조끼를 챙겨 입고 의사당에 난입했다. 폭도 진압 경찰의 방탄조끼와 방패를 훔쳐 들고 다니며 소란을 피웠다. 당시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 모두 속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기도 했다. 모스토프스키는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이 7500만 명에 불과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8500만 명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욕을 포함해 전통적으로 공화당 표밭이었던 지역이 개표 때는 민주당을 의미하는 파란색으로 도배됐다, 도둑맞았다고 열변을 토했다. 원시인 차림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그의 모습에 지지자들은 열광했다.용의자 추적에 나선 미연방수사국은 ‘동굴맨’의 신원을 확보하고 12일 모스토프스키를 연행했다. 연방기물 절도 및 공무 방해 등 여러 혐의를 적용해 그를 기소했다. 유죄 판결 시 최고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모스토프스키의 변호인은 “폭도가 아니었다. 통제 불능 상황에 휘말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잠옷 바람으로 법정에 선 모스토프스키는 눈물만 뚝뚝 흘렸다. 심리를 맡은 판사는 일단 GPS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하고 형과 함께 거주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 채권을 담보로 보석을 허가했다. 거주지는 뉴욕시로 제한했으며 허가 없이는 해당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여권을 압수하고 여행을 제한했다. 정치 집회 참여도 금지했다.모스토프스키는 뉴욕 브루클린 킹스카운티대법원 슐로모 모스토프스키 판사의 아들로 알려졌다. 현직 판사 아들이 의사당 난입에 가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언론은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거듭된 입장 표명에도 판사 아버지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취재진 앞에 나선 모스토프스키 형제들은 “의사당 건물 내부로 밀려 들어간 것일 뿐, 결코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 동생은 폭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 이후 미국 법무부와 미연방수사국은 전국 단위의 수사를 벌이며 용의자들을 속속 잡아들이고 있다. 용의 선상에 오른 사람은 최소 150명가량으로 알려졌다. 용의 선상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포함될 전망이다.뉴욕타임스는 전 미국 수영 국가대표 클레트 켈러(38)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의사당에 난입한 영상이 퍼졌다고 전했다. 켈러는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참여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형황제’ 마이크 펠프스와 함께 200m 계주에 참여해 금메달을 땄다. 현재는 은퇴하고 콜로라도주에서 부동산 중개인으로 일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9일까지 워싱턴연방법원과 지방법원에 기소된 용의자는 60명 가량이다.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 칠을 하고 나타난 ‘큐어넌의 샤먼(주술사)’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 역시 애리조나주에서 체포돼 구금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더 열심히 싸워라” 의회 폭동 직전 트럼프 트윗 보니

    “더 열심히 싸워라” 의회 폭동 직전 트럼프 트윗 보니

    트위터서 “더 열심히 싸워야” NYT “대통령 연설, 폭력으로 가득”‘의회 습격’ 한달간 10만번 언급트위터가 ‘폭력 선동’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계정을 영구 폐쇄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 직전 트럼프가 온라인에서 어떻게 지지자들을 선동했는지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는 트럼프 지지자와 극우주의자들의 주장과 달리 현직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는 폭력을 정당화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조차 무시하는 내용이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올린 트윗을 상세히 분석하고 “폭력 사태 직전 트럼프는 선거가 어떻게 도둑맞았는지 끊임없이 거짓말하고, 지지자들을 폭동으로 내몰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나쁜 사람들”에 대항해 “더 열심히 맞서 싸워라”, 의회에 “힘을 보여줘라”고 직접적으로 난입을 부추기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공화당원들은 손이 등 뒤로 묶인 채 싸우는 복싱선수 같다. 우리는 나쁜 사람들에게도 존경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더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썼다.대선 투표 결과에 계속 불복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 인증에 대한 항의를 넘어 아예 이를 중단하기를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는 “사기꾼을 붙잡으면 당신은 아주 다른 규칙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하며 공인 선거인단의 결과마저 거부했다.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 할 일을 할 용기가 있기를 바란다. 그가 ‘리노’(RINO·이름만 공화당원)들과 멍청한 사람들의 얘기를 듣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NYT는 “대통령의 연설은 폭력적인 이미지와 더 열심히 싸우라는 요구로 가득 차 있었다”며 “시위가 비폭력적이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가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는 지지자들에게 의회까지 직접 동행하겠다고 장담했다”면서 “실상은 그의 추종자와 경찰이 다치거나 죽어가는 상황에서 백악관에서 안전을 보장받으며 TV로 상황을 지켜봤다”고 했다. 미디어분석업체 지그널랩스에 따르면 ‘의회 습격’(Storm the Capitol)이라는 용어는 난입 당일인 1월 6일 이전 30일간 온라인에서 10만번 언급됐다.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 등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트위터 등에서 자극받고 SNS에서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 의사당 난입했을 때 가장 뜨악했던 인물 ‘큐어넌 무당’도 검거

    미 의사당 난입했을 때 가장 뜨악했던 인물 ‘큐어넌 무당’도 검거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사당 난동 때 가장 특이했던 난입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히는 일명 ‘큐어넌(QAnon) 샤먼(무당)’이 붙잡혔다. 큐어논은 극우 사이트에서 음모론을 주창하는 익명(Anonymous)의 누리꾼 ‘Q’에서 따온 이름이다. 제이크 안젤리란 별명으로 통하며 애리조나주에서 큐어넌 추종자로 애리조나주에서 활동해 온 제이콥 앤서니 챈슬리가 폭력 진입 및 질서방해 혐의로 기소됐다고 영국 BBC가 9일 전했다. 그의 차림새는 정말 특이했다. 언론사 카메라에 찍히려고 작정한 듯했다. 온 얼굴에 페인트 칠을 하고 곰털 모자를 썼으며 뿔 장식을 달고 있었다. 챈슬리는 혐의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DC 연방 검찰은 “챈슬리가 의회 의사당에 들어가 뿔 장식에 곰가죽 모자, 붉은색과 흰색, 푸른색으로 얼굴을 페인트 칠한 채 셔츠도 입지 않고 무두질한 바지를 입고 있던 남자로 언론에 보도된 그 남자로 확인됐다”면서 “이 인물은 길이가 1.8m나 되는 창을 들고 있었는데 창끝에 미국 국기가 꽂혀 있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경찰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집무실에 들어가 연설대를 들고 시시덕거리는 사진이 촬영된 애덤 존슨(36)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정부 기물 절도에 폭력 진입 혐의를 받고 있다. 역시 펠로시 의장의 집무실에 들어가 책상 위에 발을 떡하니 올려놓고 사진을 촬영한 것은 물론 펠로시 의장에게 보라고 욕설이 담긴 메모를 남겨 사람들을 놀래켰던 리처드 바넷도 전날 아칸소주 그라벳 자신의 집에서 검거됐다. 총기 옹호 단체를 이끌기도 하는 그는 의장실 편지봉투를 들고 나온 혐의도 받고 있는데 본인은 책상 위에 25센트 두고 나와 훔친 것이 아니라고 발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정치인도 체포됐다. 웨스트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데릭 에번스(35)인데 온라인에 트럼프 지지자들과 어울려 의사당 밖에 서 있다가 나중에 의사당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담긴 동영상이 올라와 9일 영어의 몸이 됐다. 그는 짐 저스티스 주지사에게 편지를 보내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현재까지 웨스트버지니아주뿐만 아니라 다른 일곱 주의 주의원도 지난 6일 트럼프 지지 시위에 참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 밖에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 하와이지부 설립자인 닉 옥스도 있다. 지난해 11월 하와이 주하원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했는데 그는 의사당 안에서 담배를 피우며 셀피를 찍었고 폭동 현장을 인터넷에 생중계했다. ‘베이크드 알래스카’라는 별명으로 활동하던 네오 나치주의자 앤타임 지오넷도 있었다. 그는 코로나 발생 이후 상점 등을 돌면서 마스크 쓴 사람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백인 우월주의 발언을 일삼아 온 인물이다. 의사당 난입 때도 자신이 의사당 기물을 파손하는 장면을 인터넷에 생중계했다. ‘알리 아크바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알리 알렉산더는 의사당 밖에서 시위대를 부추겼다. 그는 “승리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친(親) 트럼프 시위대를 선동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대선) 도둑질을 멈추라”고 선동해 왔다. 대략 10여명이 기소됐는데 그 중에는 소요 현장 근처에 11개의 화염병을 지닌 채로 발견된 앨라배마주 남성도 포함돼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난해 경기도민 가장 많이 읽은 책 ‘여행의 이유’· ‘아몬드’

    지난해 경기도내 공공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일반도서는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 아동·청소년 도서는 손원평의 ‘아몬드’였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일반도서와 아동·청소년 도서로 나눠 지난해 도내 229개 공공도서관 대출 이력 2775만여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일반도서는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반영한 ‘여행의 이유’가 1위를 차지했고,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아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2위로 나타났다. 이어 3~5위는 최승필의 ‘공부머리 독서법’,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각각 차지했다. 아동·청소년 도서는 손원평의 ‘아몬드’에 이어 필립 C.스테드의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이분희의 ‘한밤중 달빛 식당’, 송도수의 ‘수학도둑’,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이 2~5위에 자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도내 공공도서관 도서 대출 건 수는 지난해보다 33% 감소했으나, 도서관 방문 이용이 어려운 임산부와 영유아,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무료택배대출 서비스는 2개월의 휴관기간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2만1474건의 이용 횟수를 기록했다. 도 관계자는 “지난해 도서관 방문 대출이 줄어든 반면 비대면 서비스 이용량은 꾸준했으며 전자책 대출량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며 “전자책 확충과 비대면 맞춤형 서비스 강화를 통해 올해도 이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의회를 전쟁터로”…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사당 난입 타임라인(종합)

    “의회를 전쟁터로”…트럼프 지지 시위대 의사당 난입 타임라인(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에 난입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의회를 전쟁터로 만들었다. 이날 의회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렸다. 회의를 위해 모인 의원들은 피신하거나 달아났고 시위대는 보안을 위해 투입된 경찰과 물리적으로 충돌해 사상자까지 냈다. 미국 의회가 이런 공격을 받은 것은 미국과 영국이 전쟁하던 1814년 영국군이 의사당을 점령해 불태운 이후 206년 만이다. AFP, AP통신 등은 상황 전개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선동해 갈등이 폭력으로까지 악화했을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의사당으로 가자” 선동…“펜스가 해내야”펜스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다” 공개 거부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 엘립스 공원에서 이날 오전 11시쯤 열린 연설에서 시위대에 대선 결과에 대해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당연직 상원의장으로서 상·하원 합동회의를 주재하면서 대선결과 인증을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스가 우리를 위해 일을 해내야 할 것”이라며 “못해낸다면 우리나라에 몹시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위대가 의사당으로 향하는 ‘구국의 행진’ 과정에 자신도 함께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헌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그는 “헌법의 제약 때문에 어느 선거인단의 표를 집계하고 어느 선거인단의 표는 집계하지 않을지 결정할 일방적 권한이 나에게 있지 않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이 인증을 막을 권한이 없다는 것은 헌법학자들의 지배적 견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충성심에 기대어 그가 이번에 무리수를 둬주기를 압박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시위대 의사당 난입해 “트럼프가 이겼다”의원들 의자 밑 피신 ‘혼비백산’ 펜스 부통령이 오후 1시 합동회의를 개시한 직후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근처에서 연설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위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미처 끝나기 전에 자리를 떠 의사당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의사당 안에서는 먼저 애리조나주 선거인단 투표에 대한 이의제기 때문에 토론이 진행됐다. 그때부터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친트럼프 시위대가 의사당 밖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의회 사무실 건물에서 인력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조금 뒤 시위대 일부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는 의사당에 쳐들어가기 시작했다. 트럼프 깃발을 소지한 시위대는 “트럼프가 대선 이겼다”, “의원들 어디 있어?”라는 말을 하며 위협적인 행보를 지속했다. 의회 보안을 맡은 경찰은 회의장 문 앞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시위대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겁을 먹은 의원들은 의자 밑으로 피신했다. 시위대는 회의장 창문을 부수었다. 일부는 숨어서 기도문을 암송했다. 워싱턴DC 시장은 사태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을 막으려고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4명의 사망자…트럼프 뒤늦게 “평화롭게” 주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폭도가 돼버린 시위대에게 “평화롭게 있으라”고 트위터로 주문했다. 몇분 뒤에 의사당 내부에서 여성 한명이 총에 맞았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그 여성은 몇시간 뒤에 사망했다. 이후 워싱턴CD 당국은 기자회견을 통해 총에 맞은 이 여성 외에 3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날 폭력 사태로 무려 4명의 사망자까지 나왔다. 펜스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당장 폭력을 그만두라”고 시위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 의원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정상들도 의회가 유린되고 있다는 소식에 경악하며 사태를 주시했다. 바이든, ‘내란’ 규정…“미국의 모습 아냐”트럼프, 난동 부린 시위대에 “사랑해요” 트윗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강하게 규탄하지 않자 바이든 당선인이 방송에 등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을 정상적인 시위가 아닌 ‘내란’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전국 방송에 나와 의사당 점령을 해제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명예 실추를 우려한 듯 “이것은 진짜 미국의 모습을 반영하는 게 아니다”고 울분을 토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이 대피한 지 90분 정도가 흐른 뒤 트위터에 영상을 올려 시위대에 “귀가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계속 주장했으며 난동을 부린 시위대에 “사랑한다”며 두둔까지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의 고통을 나는 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이제 귀가해야 한다. 평화, 법과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시위대를 옹호하고 폭력 사태를 묵인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면서 규정 위반으로 메시지를 삭제했다. 트위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잠정 정지시켰다. 또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어조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24시간 동안 정지한다고 밝혔다. 난동 4시간 만에 진압…낸시 하원의장 “수치스럽다” 시위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은 주방위군의 지원을 받아 의사당에 투입됐다. 진압대원들은 최루가스를 더 많이 뿌리는 방식으로 시위대를 몰아냈다. 워싱턴DC에는 오후 6시부터 야간 통금령이 내려졌으나 시위대 수천명이 여전히 의사당 근처에 남아있었다. 미국 의회 보안당국은 의사당이 습격을 받은 지 4시간 정도 만에 안전한 상태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상·하원 의원들은 폭력에 굴복할 수 없다며 대선결과 인증을 위한 합동회의를 재개했다.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수치스럽다”며 “그 때문에 선거결과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우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결과 인증에 반대하던 공화당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이번 폭력사태를 계기로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다. 당국 부실 대응 논란…시위 알고도 “최소한의 인력 배치” 국회의사당이 시위대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당국의 부실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예고된 시위인데도 당국이 시위대 규모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채 소수 인력만 배치한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정부 당국자들은 이날 시위에 앞서 “비교적 소규모이자 최소한의 현장 배치”를 계획했다고 복수의 법 집행 당국자들이 말했다. 이는 지난해 곳곳에서 불거진 충돌 사태 여파를 감안해 이날 시위 현장에서 자칫 긴장이 불거지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명이 이날 의사당으로 몰려들었고, 이중 일부는 손쉽게 바리케이드를 뚫고 의사당에 난입하면서 당국의 이같은 대비책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WSJ는 지적했다.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한 인사는 “의회 경비대가 시위대 규모 자체에 대비하지 못했다”면서 “시위대에 바리케이드가 뚫린 뒤에는 인원이 수적으로 열세에 몰려 제때 대응할 수 없었다”고 분석했다.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트럼프, 지지 시위대에 “이날을 기억하라”…트위터·페북, 계정 정지(종합)

    트럼프, 지지 시위대에 “이날을 기억하라”…트위터·페북, 계정 정지(종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향해 “위대한 애국자”라며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옹호했다.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러 차례 이들을 옹호하고 ‘대선 부정’을 주장하자 트위터와 페이스북, 스냅챗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일시 정지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시위대에 전하는 메시지를 올려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 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졌을 때 이런 일과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며 대선 불복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를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폭력 사태를 공공연하게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대 귀가 당부 영상서도 대선 불복 고수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별도의 영상 메시지에서 ‘대선 사기’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빗발치자 사태 발생 2시간 만에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 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해산을 당부하면서도 시위대의 대선 무효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매우 특별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트럼프 계정 ‘사상 초유’ 12시간 정지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시위대를 옹호하고 폭력 사태를 묵인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면서 규정 위반으로 메시지를 삭제했다. 트위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잠정 정지시켰다. 또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이날 이에 앞서 “폭력의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표시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만 할 일을 할 용기가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좋아요’를 누를 수 없게 됐다. 트위터는 이런 제한 조치가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의 한 갈래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도 트럼프 계정 24시간 정지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어조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24시간 동안 정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의 가이 로젠 부사장은 이날 트위터에 의사당 난입을 가리켜 “비상상황”이라고 지칭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영상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폭력을 줄이기보다 부채질한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밝혔다.페이스북은 앞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 “오늘 국회의사당의 폭력 시위는 수치”라며 “우리 플랫폼에서 폭력 선동이나 폭력에 대한 호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전국 특정 장소에 무기를 들고 갈 것을 촉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날 의사당 난입 사건을 지지하는 콘텐츠를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폭력 선동 관련 규정에는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예외 규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동영상 공유기업 스냅챗의 모기업인 스냅도 트럼프 대통령의 스냅챗 계정을 잠정 정지했다. 장녀 이방카도 시위대에 ‘애국자’ 지칭했다 삭제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트위터에 시위대를 “미국의 애국자들”로 지칭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빚어지자 트윗을 스스로 삭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회 의사당으로 난입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제주 카지노서 사라진 145억원, ‘도둑들’처럼 공범 있었나

    제주 카지노서 사라진 145억원, ‘도둑들’처럼 공범 있었나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 현금 145억6000만원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공범여부를 조사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사안이 중요하다고 판단,관할인 서귀포서경찰서에서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로 이첩해 수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인 랜딩인터내셔널에 대해 조사만 이뤄진 사항이어서 구체적인 수사 관련 사항을 공개할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장기간에 걸쳐 현금이 외부로 유출된것으로 보고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내부 공모 여부를 집중 수사중인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라진 현금의 실제 주인이 따로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추적중인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랜딩카지노 운영사의 본사인 랜딩인터내셔널은 지난 5일 말레이시아 국적의 여성 A씨를 횡령죄로 고소했다. 카지노 자금관리 임원인 A씨는 지난 연말 휴가를 간다며 제주를 떠난후 중동지역 한 국가로 출국한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랜딩인터내셔널 양즈후이 전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있다. 제주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VIP 고객은 보관증을 받고 카지노에 거액의 돈을 보관하기도 한다”면서 “랜딩카지노가 문을 열 당시 중국 큰손들이 전세기를 타고 몰려왔고 거액의 현금을 카지노에 예치했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다. 랜딩카지노는 2018년 2월말 문을 연후 6월까지 36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4개월여 만에 제주지역 8개 카지노가 2017년 1년 동안 올린 매출(1365억원)의 3배를 기록할 정도로 고객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하지만 양 전 회장이 8월 부패 관련 등으로 중국 당국에 전격 구금되자 중국인 VIP고객들은 발길을 끊은것으로 알려졌다.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 조성에 1조7000억원을 투자했던 양 전 회장은 2018년 8월 23일 캄보디아에서 실종된 뒤 중국 당국에 구금됐다.당시 홍콩 매체들은 양 회장의 실종이 중국 최대 자산관리공사 화룽그룹의 라이샤오민 전 회장 부패 스캔들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양 회장은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2018년 11월 풀려났지만 경영에서 배제됐고 제주를 떠났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트위터 “트럼프 계정 12시간 정지”… 페이스북·유튜브 트럼프 영상 삭제

    트위터 “트럼프 계정 12시간 정지”… 페이스북·유튜브 트럼프 영상 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을 막기 위해 미 의회의사당에 난입하는 소동을 벌이자 소셜미디어 업체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 계정과 메시지에 대한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트럼프 지지 시위대의 난입사건과 관련된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이 확산하지 못하도록 개별 콘텐츠를 제재했지만 이게 부족하다고 판단해 아예 계정을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12시간 동안 정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선거 결과를 거부하거나 폭력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이는 여러 트윗을 삭제하는데 동의하지 않으면 계정을 정지하는 시간이 연장될 것이며, 자사 정책을 지속적으로 위반할 경우엔 아예 영구 정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 결과가 가짜·사기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펼쳐온 탓에 미 의회 폭력사태가 빚어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트위터는 “폭력 유발 위험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에 대한 동영상 공유 등에 대한 이용자들의 접근 권한을 제한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한 콘텐츠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그의 지지자들까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거가 사기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을 제기하며 무분별하게 관련 콘텐츠를 확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NYT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이 잘못된 정보가 포함되거나 부적절한 콘텐츠에 대해 제재를 게을리한 탓에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며 “시민단체를 비롯한 수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잭 돌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의 고통을 안다. 우리는 선거를 도둑 맞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엔 물러날 수 없다”는 그의 메시지에 트럼프 지지 시위대는 흥분해 의회의사당으로 난입했다. 이 과정에서 무력 충돌 및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미 언론과 정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를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는 시위대가 의회에 난입한 지 2시간여 만에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서도 여전히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하지 않는 태도를 고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가 필요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 지금 귀가하라”고 촉구하면서도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으며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트위터는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영상 및 게시물에 답글, 리트윗, 좋아요 등만 이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게재한 동영상 밑에 “이 선거 사기 주장은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 트윗은 폭력(조장) 위험으로 답글, 리트윗, 좋아요를 표시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선동을 부추기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자 아예 계정을 정지시키기로 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게시물도 삭제해 접근을 원천 차단했다.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 역시 “폭력 선동 금지 규칙을 위반하는 일부 게시물에 대해 적극 모니터링하며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문제가 되는 콘텐츠를 제한·삭제하는 것 외에도 정확한 선거 정보가 있는 페이지로 사용자를 안내하는 링크를 추가했다. 유튜브도 “시위대가 총기를 들고 국회 의사당 건물을 습격하는 모습이 담긴 수많은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들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홈페이지, 검색 결과 및 추천에는 (믿을 수 있거나 검증된) 권위 있는 뉴스 소스를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세계가 똑똑히 지켜봤다… 美 ‘일그러진 민주주의’

    세계가 똑똑히 지켜봤다… 美 ‘일그러진 민주주의’

    트럼프 연설 직후 지지자들 의회로 직행난입 성공 후 “우리가 대선 이겼다” 주장경찰 26명 체포하며 내보내, 4명 사망인명피해에 트럼프 마지못해 귀가 요청롬니 “트럼프 자존심과 지지자들의 분노미국 역사에서 부끄런 일화로 기록될 것”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트럼프 지지자의 난입으로 ‘민의이 전당’이 마비되면서, 현대 민주주의 종주국이라 불리던 미국은 고개를 숙였다. 공화당 의원들도 이날 사태에 대해 ‘미국 역사에 길이 남을 부끄러운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승리로 끝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는 상하원 합동회의에 앞서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불복 의지를 고수하며 “우리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걸어갈 것이다. 공화당원에게 미국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자부심과 대담성을 줄 것”이라고 연설했다.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는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곧 국회에 도착한 지지자들은 상하원 합동회의가 시작하는 오후 1시가 되자 국회 주변 바리케이트를 넘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의회 안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헙법상 자신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폐기할 권한’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전복 요청을 거부했다. 이어 ABC 순으로 앨라배마부터 선거인단 투표 인증이 시작됐고 3번째 애리조나에서 바이든 당선인 승리에 대해 공화당 의원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합동회의는 10분만에 상하원이 각각 ‘이의 수용 여부’를 두고 2시간씩 토론하는 절차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 도중에 트럼프 지지자들이 국회에 난입하면서 펜스 부통령 등 의원들이 긴급대피하고 회의는 중단됐다. 오후 2시쯤 의사당 안까지 진입한 시위대 중 10명 이상이 총기를 소지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하원 회의장에서는 의회경찰이 대형 출입문에 큰 책상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깨진 창문을 향해 총을 겨누는 긴박한 장면도 포착됐다. 이들은 의회 기물을 뒤지고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사진을 떼는 등 난동을 벌였다. 상원의장석도 점거했고, 일부는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다”고 소리치기도 했다.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주 방위군 총동원령과 함께 오후 6시부터 24시간 동안 시내에 통금령을 내렸다. 주 방위군 1100명과 비밀경호국 및 연방수사국(FBI)이 합류했고 인근 버지니아주 경찰관 200명도 워싱턴으로 긴급 이동했다. 워싱턴DC 경찰은 이들을 내쫓는 과정에서 26명을 체포하고 총기를 포함해 5개의 무기를 압수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까지 총 체포인원은 52명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당 내에서 경찰이 쏜 총에 한 여성이 쓰러져 중태에 빠졌고,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이 여성을 포함해 총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날 인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본부 근처에서는 파이프 폭탄이 발견돼 의원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 등 무력을 이용해 5시 30분쯤 이들을 의사당에서 내보냈지만, 약 4시간에 걸쳐 생방송으로 전세계에 타전됐다. CNN은 “시위가 아닌 반란이자 폭동”이라고 했고, ABC방송은 ‘실패한 반란’이라고 평가했다. 폭력시위가 격화되자 각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위대의 철수를 권고했지만 그는 두 차례의 트윗을 통해 “평화시위”만을 요청했고, 4시 40분에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여기서도 “집에 가야 한다.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면서도 “도둑 맞은 선거였다. 당신의 고통을 안다”며 시위대의 분노를 부추기는 듯한 표현을 썼다. AP통신은 해당 동영상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태를 TV로 지켜만 보다 보좌진의 채근에 마지못해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이날 오후 4시쯤 국회 인근에서 만난 60대 켈리는 “사기 선거로 뽑힌 바이든을 인정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고 50대 매튜는 “부정선거를 막으려 미시간에서 왔다. 공화당부터 깨어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곳을 지나던 한 시민은 “오늘 미국이 죽었다”며 답답해했다. 국회의사당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모두 내보낸 뒤 오후 8시부터 재개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상원의원은 “한 이기적인 남자(트럼프)의 자존심과 지지자들의 분노로 오늘 여기에 모였다”며 “이는 미국 대통령이 선동한 폭동이었고, 미국 역사에서 부끄러운 일화로 그들은 기억될 것이며 (국회 난동은) 그들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트럼프 지지자들은 뉴멕시코, 오리건, 미네소타, 조지아, 오클라호마, 유타, 오하이오, 캔자스주 등지에서도 주의회 의사당 앞에 모여 대선 불복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딸’ 이방카, 美 의회 난입 시위대에 “애국자들”(종합)

    ‘트럼프 딸’ 이방카, 美 의회 난입 시위대에 “애국자들”(종합)

    폭력 멈추라면서 시위대에 ‘애국자’ 지칭시위대 상원의장석 점거 초유 사태 발생바이든 대선 승리 인증 무력화 시도이방카, ‘애국자’ 비난 거세지자 트윗 삭제“평화로운 시위가 애국적” 해명트럼프 “대선 결과 불복 결코 없을 것”시위대 의회 행진 전 불복시위 조장시위대 향해 “위대한 애국자” 강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이 6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사태를 빚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대를 ‘애국자’라고 칭해 논란을 빚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해당 트윗에 대한 역풍이 일자 트윗을 삭제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거듭 “위대한 애국자”라고 옹호했다. 그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졌을 때 이런 일과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방카, 트윗 삭제 후 “폭력 용납 안 돼” 이방카 선임 보좌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애국자들이여. 어떠한 안보상의 위반이나 우리의 법 집행에 대한 무례한 태도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폭력은 당장 멈춰져야 한다. 제발 평화를 지켜달라”고 밝혔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극단적 방식의 폭력 행사를 통해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최종 확정 절차를 저지한 이들에게 폭력 중단을 촉구하면서도 ‘애국자’로 부르며 두둔한 셈이다.이방카 보좌관은 시위대를 향해 평화를 지키라고 한 부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도 리트윗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명이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예정된 바이든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인증을 무력화하기 위해 의회로 몰려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중 일부는 의사당 건물 안으로 진입, 상원의장석을 점거했고 경찰과의 대치가 이어졌다. 이방카 보좌관은 논란이 된 트윗을 삭제한 뒤 ‘의회에 난입한 시위자들을 애국자들로 부른 것이냐’는 미 CNN방송 기자인 케이트 베넷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아니다”라면서 “평화로운 시위가 애국적인 것”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폭력은 용납될 수 없으며 가장 강력하게 규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우리는 법과 질서의 정당이다. 누구든지 선을 넘는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도로 기소하라”고 말했다.트럼프, 불복 선언 후 상황 심각해지자“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시위대에 전하는 메시지를 올려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평화 시위를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매우 특별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에 앞서 모여든 지지자 수천명 앞에서 연설을 통해 “대선 결과 불복을 포기하거나 승복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 박는 등 그동안 불복 시위를 조장해왔다는 비난에 직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회 의사당으로 난입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바이든 확정 상하원 합동회의 초유 중단여성 1명 총격에 숨져…경찰도 부상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당선인을 합법적 당선인으로 확정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과거 합동회의는 형식적 절차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이 동조하는 바람에 당선인 확정의 마지막 절차로 주목받았다. 실제로 회의가 시작되자 공화당 의원들이 애리조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문제 삼으며 이를 둘러싼 격론을 벌이는 등 논란이 불붙었다. 그러나 시위대가 바이든 인증 반대를 요구하며 바리케이트를 넘어 의회에 난입하자 회의 시작 1시간여 만에 중단하고, 의원들은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최루가스까지 동원했지만 시위대는 의사당 내부까지 들어가 상원 의장석까지 점거하고 하원 의장실을 유린했다. 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경찰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극심한 불상사가 일으켰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트럼프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트위터, 트럼프 계정 정지

    트럼프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트위터, 트럼프 계정 정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난입 사태를 일으킨 시위대를 향해 “위대한 애국자”라며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시위대에 전하는 메시지를 올려 “사랑과 평화를 가지고 귀가하라, 이날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시위대를 “오랫동안 몹시도 부당하게 대우받아 온 위대한 애국자들”로 지칭하면서 “성스러운 (나의 대선) 압승이 인정사정없이 악랄하게 사라졌을 때 이런 일과 사건들이 일어난 것”이라며 대선 불복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폭력적인 의사당 점거를 정당화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지적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의 폭력 사태를 공공연하게 용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대 귀가 당부 영상서도 대선 불복 고수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별도의 영상 메시지에서 ‘대선 사기’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시위대의 의회 난입 사태를 대통령이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가 빗발치자 사태 발생 2시간 만에 트위터에 영상 메시지를 게재했다. 그는 시위대를 향해 “여러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평화를 가져야 하고,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며 해산을 당부하면서도 시위대의 대선 무효 주장을 옹호했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 “매우 특별하다”면서 “나는 여러분의 고통과 상처를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도둑맞은 선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트럼프 계정 ‘사상 초유’ 12시간 정지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시위대를 옹호하고 폭력 사태를 묵인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대선 사기 논란을 촉발한다면서 규정 위반으로 메시지를 삭제했다. 트위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을 12시간 동안 잠정 정지시켰다. 또 규정 위반이 계속될 경우 계정을 영구 정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P는 지금까지 대통령을 겨냥해 트위터가 취해온 조치 중 가장 가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는 이날 이에 앞서 “폭력의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표시된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이들의 트윗을 리트윗하거나 ‘좋아요’를 표시하는 등의 활동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해야만 할 일을 할 용기가 없다’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는 ‘좋아요’를 누를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 트럼프 영상 삭제…계정 정지는 안해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집으로 가라”고 말하면서도 이들에게 동조하는 어조가 담긴 동영상을 삭제했다. 페이스북의 가이 로젠 부사장은 이날 트위터에 의사당 난입을 가리켜 “비상 상황”이라고 지칭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영상을 삭제하는 것을 포함해 적절한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앞서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 “오늘 국회의사당의 폭력 시위는 수치”라며 “우리 플랫폼에서 폭력 선동이나 폭력에 대한 호소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트위터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하지는 않았다. 장녀 이방카도 시위대에 ‘애국자’ 지칭했다 삭제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트위터에 시위대를 “미국의 애국자들”로 지칭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빚어지자 트윗을 스스로 삭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엘립스 공원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우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겼다. 압승이었다.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국회 의사당으로 난입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마트 절도 신고에 출동한 美 경찰관, 체포 대신 돈 준 사연

    마트 절도 신고에 출동한 美 경찰관, 체포 대신 돈 준 사연

    두 여성이 물건을 훔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한 경찰관이 이들을 체포하는 대신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차릴 식재료를 살 수 있도록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 선물한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매사추세츠 주 서머싯의 매트 리마 경찰관은 한 마트에서 절도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마트 보안요원은 두 여성이 셀프 계산대에서 일부 식품을 스캔하지 않고 가방에 넣었다고 말했다. 이들 여성은 마트를 나서자마자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의 제지로 멈춰 섰다. 당시 이들 여성은 두 여자아이와 함께 있었다. 이에 대해 리마 경찰관은 CNN 제휴 WJAR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내게도 그 아이들과 같은 또래의 두 딸이 있어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리마 경찰관은 아이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듣지 못하도록 이중 한 여성을 옆쪽으로 불러냈다. 당시 마트 밖으로 쫓아나왔던 점원도 경찰관의 배려를 알아채고 아이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도록 애썼다. 경찰관이 사연을 들어 보니 식품을 훔친 여성은 두 아이의 엄마로, 직업이 없고 가정 문제도 겪고 있었다. 또 여성이 훔친 식품은 아이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저녁 음식 재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마 경찰관은 “도둑질한 여성의 가족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면서도 “내가 이들을 위해 대신 돈을 내줄 것이라 상상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후 리마 경찰관은 두 여성에게 앞으로 힘들어도 절대로 절도 등 범죄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경고만 했을 뿐 체포하지 않았다. 리마 경찰관은 “두 여성은 내게 매우 고마워하면서도 꽤 놀란 것처럼 보였다. 보통 이런 상황이라면 체포돼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은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관은 두 여성과 함께 다른 마트에 가서 직접 250달러(약 27만 원)어치의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 이들에게 선물하고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연우의 재밌는 일기쓰기 기계/김상화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연우의 재밌는 일기쓰기 기계/김상화

    “이번에는 머리에 연두색 리본을 달고 있는 우리 연우가 나와서 읽어 볼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연우는 수업 시간에 곧잘 손을 들어 발표를 했지만 일기를 읽는 시간에는 아직 한 번도 발표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일기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담임 선생님은 일기 검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일주일에 세 번 아이들이 스스로 발표하게 했습니다. 4학년이 되고 나서 연우의 일기를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습니다. 선생님은 11월이 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꼬박꼬박 숙제도 잘하는 연우가 일기를 쓰지 않을 리는 없을 텐데 왜 발표를 하지 않는지 궁금했습니다. 선생님은 11월이 되어도 발표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연우에게 발표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우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바로 오늘입니다. 선생님이 연우의 이름을 불렀을 때, 연우는 땋은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머뭇거렸습니다. “일기 썼지?” “네, 썼어요.” “그럼 나와서 읽어 봐. 쓴 걸 그대로 읽기만 하면 돼.” 연우는 일기를 쓰긴 했지만 발표를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스스로 부끄러운 모습을 꺼내서 보여 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쭈뼛쭈뼛 앞으로 나가서 겨우 어제의 일기를 읽었습니다. “11월 11일 수요일. 낮에 공부를 좀 하다가 소파에 누워 있었는데, 누워 있으니 잠이 조금씩 왔다. 누워서 이제 무슨 공부가 남았지 하고 생각해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다.” 연우의 일기는 딱 두 줄뿐이었습니다. 일기를 다 읽었을 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계속 읽어.” “다 읽었어요.” 아이들이 ‘와하하하’ 하고 큰 소리로 웃으니 연우는 부끄러웠습니다. “그것밖에 못 썼어?” 연우는 선생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거 봐, 그냥 읽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니, 그게 아니잖아.’ 선생님은 연우의 원망을 들으셨는지 더 원망스러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연우는 내일 다시 일기 발표를 하도록 하렴.” 이어서 연우의 단짝인 아연이가 손을 들어서 세계 명작 동화 읽는 것처럼 일기를 아주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연우와 집으로 가는 길에 아연이는 일기를 잘 써서 칭찬받으면 기분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 일기에 거짓말도 조금 있다고 했습니다. “거짓말?” “별로 재미가 없었던 일도 모두 재미있었다고 쓰는 거야.” 아연이는 속삭였습니다. “사실 거짓말은 아니야. 재미없었지만 재미있었다고 상상하는 거야. 맛없을 때도 맛있다고 상상하는 거야.” “쳇, 그게 뭐야. 거짓말이나 마찬가지잖아. 일기를 쓰기 위해서 맛도 없는 걸 맛있다고 상상한다고? 우웩, 토할 것 같아.” 연우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보여 주어야 하는 일기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듣는 사람들 생각도 해 주어야 하니까요. 연우는 예쁜 새 일기장을 사서 오늘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우는 아연이에게 전화기를 빌렸습니다. 연우에게도 전화기가 있습니다. 그건 오빠가 쓰던 스마트폰인데 개통을 하지 않아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만 톡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연우는 아연이의 스마트폰으로 회사에 계신 엄마에게 전화했습니다. “엄마, 나 새 일기장 사게 돈 좀.” “아우, 연우야. 지금은 정신이 없으니까 내일 체크카드에 입금해 줄게. 엄마 지금 회의 들어가야 하니까 나중에 통화하자. 알았지?” 연우는 엄마가 정신이 없다는 말을 돈이 없다는 말로 알아들었습니다. 그냥 쓰던 일기장에 계속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연우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바쁜 엄마를 귀찮게 하지 않기 위해서요. 아연이에게 지고 싶지 않았지만, 일기를 잘 쓰기 위해서 꼭 새 일기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괜찮았습니다. 연우는 오늘이 끝나기 전에 일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하루 종일 잊지 않았습니다. 오늘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가길 바랐지만 금방 밤이 되어 버렸습니다. “연우, 이제 티브이 그만 보고 방에 들어가거라.” 아빠가 설거지하다가 말씀하셨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아홉 시 반이었습니다. 이제 오늘이 끝난 걸까요? 오늘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연우가 일기를 써야 할 시간이라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재미난 일기를 쓰기 위해서 뭔가 사건이 벌어져야 했지만 너무 늦은 시각이어서 이제 새로운 사건을 일으키기란 어려웠습니다. 늦은 밤 학교에 다시 갈 수도 없고 어디로 놀러갈 수도 없었습니다. ‘도둑님이시여, 제발 우리 집에 와 주세요.’ 연우는 이런 나쁜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늘 있었던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일은 내일 일기를 발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이 일을 일기로 쓰려니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연우가 텔레비전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기 쓰는 거 잊지 말구.” 아빠가 고무장갑을 벗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만 하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텐데 연우는 그만 방문을 쾅 닫고 말았습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일기장을 펼쳤습니다. 말똥말똥 일기장을 쳐다보았습니다. 한숨을 쉬며 양손을 턱에 괴고 생각했습니다. ‘일기를 대신 써 주는 기계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필을 너무 세게 쥐는 바람에 연필심이 탁 부러졌는데 그 순간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전화가 안 되는 스마트폰을 떠올린 것입니다. 전화는 안 되지만 와이파이만 되면 자동완성 기능이 작동됩니다. 연우는 자동완성 기능으로 일기를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오빠가 쓰던 기계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은 오빠가 쓰던 말들을 아주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뭔가 흘리고 다니기를 좋아하는 오빠는 스마트폰을 초기화해 놓지 않고 자기가 쓰던 흔적을 남겨 놓았습니다. 친구들과 톡을 할 때에도 연우는 오빠가 쓰던 스마트폰 자동완성 기능의 재미를 톡톡히 보았습니다. 연우는 이 자동완성 기능이 일기를 쓰는 기계가 되어 줄 수 있으리라고 생각을 한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메모장을 열어 아무 글자나 썼습니다. ‘신’이라는 글자를 입력하자 이 기계는 자기 마음대로 말을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신, 이시여, 제발, 저에게, 힘을, 주세요, 꼭.” 연우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11월 12일.” 스마트폰은 11월과 12일만 쓰는데도 13, 14 이러면서 자동완성 기능으로 어서 일기를 써 주고 싶어서 안달복달 난리였습니다. “그래, 맞아. 바로 이거야.” 목요일을 쓰려고 ‘모’까지 썼을 때, ‘모기’, ‘목요일’, ‘목소리’라고 자동완성 기능이 세 낱말을 띄워 주었습니다. 그중에서 연우는 ‘목요일’이 맞다는 것을 자동완성 일기쓰기 기계에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스마트하긴 하지만…, 많이 똑똑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내가 잘 골라 주어야 해.” 그래도 다른 자동완성 기능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ㅋ’ 하면 다른 자동완성 기계들은 ‘ㅋㅋㅋㅋ’밖에 모르지만 연우의 일기쓰기 기계는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오빠가 쓰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빠가 쓰던 말들을 많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겨우 날짜와 요일만 썼을 뿐인데도 연우는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오늘’이라고 쓰자 ‘오늘은’, ‘오늘도’ 하고 보기를 내 주었습니다. “오늘도 일기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이라고 쓰자 ‘선생님께서’라고 자동완성으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내 이름을’이라고 썼을 때, 일기쓰기 기계는 ‘불렀다’와 ‘외쳤다’ 두 가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맞습니다, 선생님은 분명 연우의 이름을 부른 게 아니라 외쳤습니다. 그건 천둥소리만큼이나 크게 들렸거든요. 하지만 연우의 귀에만 그렇게 들렸을 뿐이라는 걸 연우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연우는 이렇게 썼습니다. “선생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천둥소리만큼이나 크게 들렸다.” 연우의 일기쓰기 기계는 가끔 연우와 대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연우가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쓰면 “어떻게 써야 할지 다 알겠다”라고 뜹니다. 연우가 ‘모르겠어’를 지우고 ‘알겠어’라고 쓰면, “나도”라고 대답합니다. 막막함 속에서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것밖에 못 썼어?’라고 쓰려고 ‘못’을 썼을 때 일기쓰기 기계는 ‘못이 박이도록’, ‘못지않다’, ‘못뽑이집게벌레’, ‘망치’를 보여 주었습니다. ‘선생님이 이것밖에 못 썼냐고 말씀하셨을 때, 못 말고 망치 썼다고 대답할걸 그랬어.’ ‘그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던’이라고 쓰려고 했는데 연우의 손가락이 조금 굵어서일까 ‘던’ 대신 ‘단’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일기를 쓰지 못했단’이라는 말은 바로 ‘그동안 왜 일기를 쓰지 못했단 말인가!’라는 말로 바뀌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연우는 자동완성 일기쓰기 기계와 함께 오늘의 일기를 썼습니다. 한 낱말을 쓰면 다른 낱말이 이어지고, 그걸 일기에 쓰면 또 다른 말을 알게 되고, 또 새로운 일이 생겼습니다. 끝말잇기처럼 계속 말들이 생겨났습니다. 연우는 방 안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안 자니? 엄마가 아이스크림 사왔다. 나와서 아이스크림 먹어라.” “네.” 연우는 대답하고 나서도 발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다음 글이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했습니다. ‘새 일기장을 사려고 엄마에게 돈’까지 쓰고 멈추었습니다. ‘돈’이라는 글자를 쓰자마자 바로 ‘돈 돈 돈’이라고 변했기 때문입니다. ‘돈 돈’ 두 글자를 지우자마자 바로 또 ‘돈’은 자동으로 ‘돈 돈 돈’ 하고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새 일기장을 사려고 엄마에게 돈 돈 돈을 달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이런 문장이 되어 버리고 말았는데 다음 문장은 더 재미있었습니다. “엄마가 돈 돈 돈이 없다고 내일 체크카드에 돈 돈 돈 입금해 준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연우의 일기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11월 12일 목요일 오늘도 일기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께서 나를 불렀을 때, 너무 무서워서 천둥소리처럼 크게 내 이름을 외치는 것같이 들렸다. 일기를 다 읽었을 때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것밖에 못 썼어?” 나는 못을 쓰지 않았는데, 선생님은 왜 못 썼다고 하시면서 망치처럼 내 마음을 때릴까? 나는 못이 아닌데, 그동안 왜 일기를 쓰지 못했단 말인가! 일기를 쓸 수 있는데도 두 줄밖에 쓰지 않았던 이유는 노력을 안 해서 그랬던 거다. 새 일기장을 사려고 엄마에게 돈 돈 돈을 달라고 했지만, 새 일기장이 아니라도 새 마음으로 일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오늘부터 일기 쓰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졌다. 다음 날, 연우는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도 전에 손을 들어 일기 발표를 했습니다. 선생님은 연우에게 못을 쓰지 않았는데 못 썼다고 말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루 만에 일기가 풍년이 들었다며 칭찬도 해 주셨습니다. 친구들에게 박수도 받았습니다. 쉬는 시간에 아연이가 연우에게 뛰어왔습니다. 아연이는 연우에게 귓속말로 물었습니다. “내 말 맞지? 거짓말 아주 조금 섞어서 쓰니까 진짜 잘 써지지?” “무슨 거짓말?” 연우는 잠깐 생각하다가 아연이가 어제 일기에 쓰려고 맛없는 것도 맛있다고 상상한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아연이는 연우가 일기 쓰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졌다는 말이 진짜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아, 정말 재밌어졌다는 말? 그거 거짓말 아닌데?” “쥐꼬리만큼도?” “응.” “손톱만큼도?” 아연이가 자꾸 물으니까 연우는 일기 쓰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졌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연우가 말했습니다. “어쩌면 오늘 밤에는 맘이 바뀔지도 몰라. 하지만 어제는 분명히 진짜였어.” 연우와 아연이는 둘이 함께 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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