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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무료급식 ‘신나는 밥집’ 운영 鄭博順씨

    ◎10년째 굶는아이 돌보는 ‘밥집 천사’/88년 밥 훔치는 아이들 얘기 듣고 봉사 시작/매일 40여명 보살펴… 컴퓨터·피아노 지도도/“후원 갈수록 줄어 월200만원 유지비 부족 걱정” “한창 자랄 나이에 가정형편 때문에 굶주리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10동 41 ‘신나는 밥집’ 주인 鄭博順씨(51·여)는 10년 동안 결식 아동들에게 매일 따뜻한 밥을 지어주고 있다.이름은 밥집이지만 불우아동을 위한 복지시설과 다름 없다.20여평의 공간은 컴퓨터 5대와 탁구대,피아노 등을 갖춘 놀이방과 급식소로 구분돼 있다.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있어도 하루에 한끼조차 먹기 어려운 40여명의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학교를 마치고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오후가 되면 이곳으로 몰려든다.鄭씨는 간식을 주고 저녁 준비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틈나는 대로 아이들의 학습도 도와준다.“부끄러워하거나 용기를 잃지 말라”는 따뜻한 말도 아끼지 않는다. 저녁식사는 오후 7시.공부를 마치고 함께 하는 식사는 여느 가정집 부럽지 않다.‘음식나눔 은행’ 등을 통해 들어온 재료를 鄭씨가 정성스럽게 요리한 것으로 고깃국을 비롯,4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온다. 부모의 실직으로 이틀에 하루는 아침을 먹지 못한다는 한 어린이는 “여기에 오면 밥과 간식도 주고 공부도 가르쳐줘 좋다”고 말했다. 鄭씨가 ‘신나는 밥집’을 연 것은 지난 88년.옷을 만들어 시장에 납품하는 가내수공업 공장을 운영하다가 ‘밥을 도둑질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공장을 개조,무료밥집을 시작했다.“88올림픽 개최로 선진국이 됐다는 마당에 밥을 훔쳐 먹다 경찰서에 잡혀와 울먹이는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鄭씨는 7년 전 부모의 가출로 갈 곳 없던 郭모양(17·고등학교 1년)을 친딸처럼 데리고 산다.많을 때는 10여명이나 됐지만 모두 자립시켰다.郭양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郭양 이름으로 1,000만원짜리 적금에 가입,후원금에서 5만원을 매월 납입하고 있다. 鄭씨의 따뜻한 선행이 알려지자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미용실 4곳은 한달에 한차례씩 무료로 이발을 해준다.인근 약국과 병원에서는 무료진료로 도와준다.달마다 독지가들로부터 쌀과 후원금도 들어온다. 하지만 한달에 200만원이 넘는 유지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鄭씨는 “요즘 들어 후원자들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비록 조그만 정성이라도 상처받은 아이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의 신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02)877­6908
  • 大盜 미화/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프랑스 작가 르블랑은 그의 추리소설에서 절대로 잡히지 않는 괴도(怪盜) 뤼팽을 만들어내고 있다. 뤼팽은 성관(城館)이나 상류사회의 살롱만을 습격하는 도둑의 귀재로 수많은 도둑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금고털이 전문가 지미 발렌타인은 자물쇠에다 귀를 갖다대고 다이얼이 돌아가는 순간에 금고를 열수 있지만 그 역시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 등장하는 가공의 인물일 뿐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치는 탈옥수나 범법자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지지하고 잡히지 않기를 바라는 묘한 범죄심리를 내면에 내포하고 있다. 영국의 사학자 홉스봄이 지적한대로 자신이 할수 없는 일을 남이 대신해준다는 대리만족의 한 측면일 것이다. 그러나 범죄는 범죄다. 빈곤에 의한 것이건 보복때문이건 법이 제재하는 것을 어기면 범죄의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최근 ‘큰손 도둑’으로 유명하던 조세형의 TV출연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2년 재벌과 고위공직자·부유층만을 골라 값진 보석을 흠쳐내고 걸인과 노점상등에게 수십만원씩을 내어주었다는 이유로 ‘의적(義賊)’이니 ‘대도(大盜)’로 불리던 화제의 인물이다. 15년만에 그가 출감하자 신문과 TV는 마치 독립투사라도 풀려난듯이 다투어 이를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태어날때부터 범죄자인 사람은 없다. 또 한순간의 잘못으로 한 사람의 평생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어선 안된다는 것에는 십분 공감한다. 그러나 출감한지 얼마 되지않은 TV출연은 왠지 어색하다. 더구나 ‘교도소 생활의 가혹행위와 교도관들의 집단폭행 운운…’등 교도행정 비판은 지나치게 성급한 감이다. 그외에도 각 방송은 그를 출연시키는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실형 전과 9범인 그를 ‘대도에서 성도(聖徒)까지’로 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장사도 좋지만 TV가 날뛴다는 생각이다. TV기능은 무소불위다. 더구나 수많은 청소년들이 이를 시청하고 있다. 철없는 십대들은 ‘도둑’이란 별로 죄가 되지 않을뿐더러 도둑질을 하고나서 반성하면 온세상이 명사로 대접해준다고 곡해할 수도 있다. ‘큰손 도둑’을 딛고 독실한 신앙인이 되어 재소자들의 인권향상을 위해 활동한다음 TV출연을 승낙했어도 늦지않다는 생각이다. TV도 그의 변신을 확인한 후 하나의 성공한 인간이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정을 보였다면 큰 비난을 면했을 것이다.
  • 정부수립 초기의 문화교육정책(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3)

    ◎최남선·이광수 저서 학원서 축출/“친일파 작품 교과서 게재 안돼” 각도 학무국장 결의/중등 국사·문장독본 등 5권 교육부서도 판금처분 “해방이 도둑처럼 왔다”는 함석헌의 말은 일제 식민통치 아래 편안하게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맞는 말이겠으나 독립을 위해 각고의 투쟁을 했던 인사들에게는 모욕적인 비난일 수 있다. 감옥에서 광복절 이튿날 풀려난 김상훈(金尙勳)과 같은 시인이 맞았던 해방과,바로 그 시각 서울 근방 B29를 막는 방비공사용 자갈을 채취하는 양주군 진건면 사릉리앞 개울에 나갔다가 근로보국대에 동원됐던 사람 상당수가 안 나오고 감독하는 일군 병사도 보이지 않자 웬일이냐고 궁금해 하던중 어제 일본이 항복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던 춘원 이광수(李光洙)가 맞았던 해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1945년 8월15일 해방이 김상훈에게는 역사적인 필연의 승리였지만 이광수에게는 도둑같이 몰래 찾아온 악몽이었을 것이다.이럴 때 보통사람 같으면 어떻게 했을까? 춘원과는 다른 입장이었으나,역시 낙향해 있던 철원에서 ‘상경하라’는 전보를 받고 해방 이튿날 서울로 달려왔던 이태준에게도 해방은 도둑처럼 왔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소가 열 필이 와서 끌어도 이광수는 이 자리를 안떠날 것이오”라며 해방의 충격을 낙향생활로 완충지대를 삼으려 했다.겉보기로는 농사꾼같은 은둔생활 이었으나 미구에 닥칠 환란을 예견코 그는 재산보호를 위해 아내와 협의 이혼(1946월 5월31일)했는데,반민법이 그렇게 허망하게 허물어질 줄은 아마 예측하지 못했던 것같다. 이 기간중 춘원은 끊임없이 글을 썼지만 친일에 대한 참회보다 자신이 관여했던 민족운동을 부각시키는데에 초점을 맞췄다.그 많은 글중 판매금지 논란으로 사회적인 쟁점이 된 소설이 바로 ‘꿈’과 ‘문장독본’이었다. 십여년 전에 쓰다가 버려두었던 것을 해방이후 뒤늦게 완성시킨 ‘꿈’은 낙산사의 승려 ‘조신’이 허혼자가 있는 태수의 딸 월례와 애정의 도피행각을 떠나 15년간 2남2녀를 두고 잘 살다가 그녀의 약혼자에게 잡혀 사형당하려는 찰라 깨고 보니 꿈이었다는 ‘삼국유사’의 설화를 풀어 쓴 이야기다.이 꿈으로 조신이 쾌락의 허망을 깨닫고 고승이 됐다는 사족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인데,춘원 자신이 아마 당시의 역사적 격변속에서 조신으로 둔갑하고 싶었을 것이다.친일의 악몽에서 깨어나 다시 고결한 민족지사로 되살아나고 싶었던 그의 ‘꿈’은 그러나 1947년 6월 발간 즉시 문학가동맹에 의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탄원서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 소설은 정당한 비판이 되레 인기를 상승시킨다는 한국적인 저질의 문화풍토에 걸맞게 베스트셀러로 부각하고 만다.서글픈 해방이 되려는 역사적 다람쥐바퀴였다.그러나 정부수립후인 1948년 10월4일,각도 학무국장회의에서 최남선 이광수의 저서는 학원에서 축출할 것을 결의했고,이어 나흘뒤 안호상(安浩相) 문교장관은 이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그 목록은 ●최남선의 ‘중등국사’ ‘국민조선역사’ ‘성인 교육국사독본’외 4권,이광수의 ‘문장독본’ 등이다. ‘문장독본’은 원래는 1937년 3월 홍지출판사에서 소품을 모아 낸 작품집인데,광복 직후 교재 빈곤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 사회적인 물의가 일어나자 교육부에서 판매금지처분을 내리게 된 것이다.이 사건은 한국정부 수립 직후 친일파의 저서는 교재나 교과서에 실릴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밝혀준 사례로,관제금지가 아닌 국민의 여론에 의한 판금으로 기록될만 하다. 그러나 곧 정부의 문화교육정책이 바뀌어 1953년 3월20일 ‘문장독본’은 청록사에서 재출간됐으며 당시의 허기진 학생층에 파고 들어 문학관을 변질시키는 작용을 했다.
  • ‘초등생 자살’ 학교장 직위해제

    경남도교육청은 29일 도둑누명을 썼다며 초등학생이 음독자살한 사건이 발생한 진주 D초등학교 교장 文순조씨(62)를 학생지도책임 소홀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했다고 밝혔다.
  • 도둑 누명 초등생 자살/李慶衡 논설위원(外言內言)

    휴대폰 도둑누명을 쓴 초등학생이 자살한 사건은 우리의 교육현장이 얼마나 황폐한가를 실감케 해준다.게다가 이 학생의 담임교사가 제자의 죽음에 책임을 느껴 음독자살까지 기도했다는 보도는 더더욱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번 사건은 두가지 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하나는 문제의 단서인 어떤 교사의 휴대폰 분실이 지난 9월에 일어났고 그 후 2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결과는 학생의 자살로 끝났다는 사실이다.이는 일선 교육현장에 학생신상문제 처리의 메커니즘이 전혀 없거나 설령 있다 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도둑취급을 받으면서까지 살 필요가 없다”는 초등학생의 유서에도 나타났듯이 ‘도둑취급’이라는 학생신상문제가 두달간이라는 세월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았다.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비극적인 종말을 초래했다. 다른 하나는 자기 학급학생의 자살에 담임선생님이 자책감에 못이겨 자살을 기도했다는 점이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고 인성교육까지도 맡고 있는일선 교사가 문제해결을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현실도피방식으로 추구했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특히 제자들의 사고방식에도 심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번 사건은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자책감을 표시하고 초등학생이 자신의 결백을 자살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오늘날의 삭막한 교육현장을 보여준 것이다.초등학생의 자살과 담임교사의 자살기도 문제는 결코 “오죽했으면 자살까지…”라는 식의 정서적 문제로 보아서는 안된다.그것은 결코 건강한 교육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우리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패배의식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는 황폐화된 일선 교육현장을 어떻게 하면 신뢰와 대화가 넘치는 곳으로 복원할 수 있는가 하는 과제를 떠맡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학생과 교사가 수업 이외의 시간에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하며,동시에 교사가 학생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상담기술과 자질을 빠른 시대변화에 걸맞게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 5번 도둑맞은 맞벌이부부의 하소연/金載千 기자·사회팀(현장)

    “도둑은 제집 드나들 듯 하는 데도 경찰은 나몰라라 하니 어디 불안해서 살겠습니까” 지난 26일 새벽 1시. 서울 용산경찰서 형사계에는 한 민원인이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林모씨(36·회사원·용산구 한남2동)는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동안 다섯번이나 도둑을 맞았다. 맞벌이부부여서 집을 비운 사이 당한 것이다. 처음 도둑이 든 것은 지난해 8월3일. 林씨가 고향인 나주에 내려간 사이 부인 鄭모씨(33·옷가게 운영)가 가게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현관문 열쇠가 뜯겨진 채 TV,오디오,비디오 등 가전제품 400만원어치가 몽땅 없어졌다. 鄭씨는 임신 8개월의 몸을 끌고 파출소를 찾아가 신고했지만 경찰은 현장 조사조차 나오지 않았다. 경찰의 허술한 대응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林씨의 집은 도둑의 ‘단골출입처’가 됐다.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林씨 부부가 출근한 사이 도둑이 들어 옷가지와 저금통 등을 도난당했다. 피해도 적었지만 경찰에 대한 불쾌한 기억 때문에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사를 가려해도 전세 주인이 보증금을 빼주지 않아 계약이 끝나는 내년 1월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자구책이라도 강구해 야겠다는 생각에 베란다와 창문에 방범창살을 설치했다. 그러나 지난 9월 현금,신용카드,백일반지 등 100여만원어치를 다시 털렸다. 경찰은 한차례 현장조사를 나왔을 뿐 그 뒤로는 역시 감감소식이었다. 지난 25일 다섯번째 도둑이 들었을 땐 방안에 찍힌 범인의 운동화 발자국을 지우지 않고 하루종일 경찰을 기다렸지만 몇차례 전화만 왔을 뿐 경찰은 끝내 출동하지 않았다. “도둑이 앞으로 몇번 더 들어야 경찰이 움직이겠습니까” 피해자 진술을 마치고 차가운 새벽바람을 맞으며 경찰서를 나서는 林씨의 뒷모습에는 불신과 불안이 짙게 배어 있었다.
  • 누가 이 어린것을 죽음으로…/도둑누명 초등생 음독 4일만에 숨져

    ◎“억울한 죽음 못막아” 스승도 음독 교사로부터 도둑누명을 쓴 초등학생이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자 담임교사도 가책을 못이겨 뒤따라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8일 오후 5시쯤 경남 진주시 하대동 D초등학교 6학년 朴모양(13)과 李모양(13)이 朴양 집에서 감기약 50여알을 나눠 먹고 자살을 기도,신음중인 것을 가족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朴양은 숨지고 李양은 치료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朴양은 지난 9월 휴대폰을 잃어버린 같은 학교 趙모교사(40·여)가 자신을 지목,“내일까지 가져오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급우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하는 등 범인으로 몰고간 데 충격을 받았으며 친구들에게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朴양의 유서에는 “도둑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선생님 왜 생사람을 잡으시는 거예요”라며 정신적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朴양의 담임교사인 朴모교사(45)도 朴양이 숨진 지난 22일 “나는 죄인이다. 한 아이를 잃어버린 내가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을 기도,현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 세금도둑 숨을곳 없다/국세전산망 활용땐 모두 적발

    과세표준율을 낮추기 위한 위장 폐·개업이나 무자료로 인한 세금포탈이 국세통합전산망(TIS)을 활용할 경우 모두 적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국세청에서 열린 TIS 활용사례 발표회에서 ‘위장명의변경 혐의자 색출에 대한 TIS 활용사례’를 발표한 宣義鉉씨(대전국세청 부가가치세과)는 “동일장소에서 폐업한 사람과 개업한 사업자의 인적사항,업종,과세유형을 전산으로 대조,위장혐의자를 선별한 뒤 현장조사를 통해 위장 폐업행위를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세,소득세 등을 탈루하기 위해 위장 폐업한 뒤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시 사업자등록,종전보다 과세표준을 크게 낮춰 신고하는 사례를 TIS를 통해 적발한 것이다.宣씨는 4,350건의 케이스를 추출·조사한 결과 이전 사업자의 과표를 유지하고 있는 1,683건 가운데 51건의 위장사업자를 적발해 내는 개가를 올렸다고 밝혔다. 金大勳씨(안양세무서)는 유흥업소,부동산임대업 등 현금거래가 이뤄져 과세근거 자료가 노출되지 않는 중점관리대상업소의 세무신고 성실도를 TIS로 분석·관리한 결과를 내놓았다. 金씨는 “관내 1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원재료와 주류 등 매입내역과 업종·사업장 규모·종업원수 등 기본사항을 연계분석한 결과,불성실 신고를 한 32개 업소를 적발해 시정조치하는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또 부가가치세 업무분야의 활용사례를 발표한 林鍾燦씨(청주세무서)는 “이미 납부해 정당하게 공제받아야 할 세금인데도 이를 알지 못해 공제받지 못한 사업자에 대해 세무서에서 자발적으로 신속하게 확인,환급조치해 주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종전에는 연 2∼4회의 사업자등록 상황 일제점검을 통해 수작업으로 명의위장 사업자를 찾아내도록 돼 있어 납세자들에게 불이익을 주어왔다.
  • 고려청자·조선공예품 15점 日 미술관서 전시중 도난

    ◎11억대 청자 잔 등 38억어치 【도쿄=黃性淇 특파원】 13일 새벽 일본 교토(京都)시내에 있는 고려(高麗)미술관(관장 우에다 마사아키·上田正昭)에 도둑이 침입,13세기의 상감청자 잔(靑磁象眼菊花寶相唐草文高脚盃·1억엔 상당)등 이 미술관에서 전시중이던 고려·조선시대의 도자기 15점 3억5,900만엔어치(약 38억4,000만원)을 훔쳐갔다. 이 미술관은 지난달 9일부터 ‘고려·이조의 미(美)’라는 개관 10주년 기념전시전을 열고 있었다. 도난 당시 이 미술관에는 당직자 1명만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범인들은 1층의 쇠창살을 용접기로 끊은 뒤 창문을 깨고 들어왔다. 도난당한 작품은 고려청자 7점, 이조분청 5점, 이조백자 3점으로, 경찰은 크기가 30㎝정도의 운반이 용이한 1급품들만 골라 훔쳐간 점으로 미뤄 전문 고미술 절도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미술관측에 따르면 도난작품은 보험사에서 가액을 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험가입을 거절당했으며, 경비회사도 단순 경비업무라는 이유를 들어 배상책임을 질 수 없다는 입장이라는 것. 이 미술관은재일동포 鄭詔文씨(사망)가 수집, 기증한 고려·조선조의 미술공예품 1,700여점으로 세워졌는데, 관장인 우에다씨는 지난달 金大中 대통령의 방일때 일본문화계 인사 간담회에 참석한 바 있다.
  • ‘아름다운 시절’ 21일 관객과 조우

    ◎전후 민초들 고달픈 삶 영상화/제작기간 11년·시나리오 수정 25회/도쿄영화제 금상 수상 등 숱한 화제 총 제작기간 11년,시나리오 수정 25회,세계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현장리허설,60여 국제영화제의 초청…. 여러가지 화제를 뿌리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이광모 감독의 첫 영화 ‘아름다운 시절’이 21일 드디어 관객과 만난다.최근 도쿄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받아 다시 한번 세계적인 명성을 입증한 ‘아름다운 시절’은 그야말로 작가적 집념으로 똘똘 뭉친,우리 영화계에서 드문 작가주의 영화이다. 6·25의 상흔이 곳곳에 남은 산골마을.미군장교와 사귀는 큰딸 영숙 덕에 성민(이인)의 아버지 최씨(안성기)는 미군부대에 일자리를 얻는다.최씨 집에 세든 창희네의 안성댁(배유정)은 전쟁통에 끌려간 남편을 기다리며 힘겨운 삶을 꾸려간다.최씨의 주선으로 미군의 빨래일을 하게 된 안성댁은 강변에 널어놓은 빨래를 도둑맞고 변상할 길이 없자 미군의 정사 요구에 응한다.이를 본 창희(김정우)는 방아간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나고,미군부대 물건을 빼돌리던 최씨는 온몸에 빨간 페인트칠을 당한채 집으로 돌아온다. 얼마든지 감정적으로 구구절절 얘기를 풀어갈 수 있을텐테도 영화는 철저하게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한다.카메라는 답답할 정도로 멀리 떨어져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 등장인물은 두 아역 배우와 최씨,성민어머니(송옥숙)정도.영화의 한축을 이루는 안성댁조차 한번도 클로즈업되지 않는다.그 악착같은 ‘거리두기’는 빨래를 잃어버리고 강변에 망연히 서 있는 안성댁을 하나의 점으로 표현하고,창희의 무덤가에서 흐느끼는 그녀를 그저 원경으로 잡는데 만족한다. 18차례의 색보정 끝에 만들어냈다는,이끼 낀듯한 청동색과 황갈색의 산하는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속 배경은 결코 행복했다거나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 아니다.그런데 감독은 왜 그때를 굳이 ‘아름다운 시절’이라 부른 걸까.“그 시대가 아름다웠던 게 아니라 고난과 절망의 시대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낸 사람들의 삶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감독이 의도를 어느정도 잘 드러냈는지 그 평가는 이제 관객의 몫이다.
  • 클렙토크라시(張潤煥 칼럼)

    세계은행(IBRD)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등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의 삶의 질이 2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유엔이나 그 산하 기구들은 뭔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세계은행의 이번 보고서는 사실 하나마나한 보고서다.8∼10%에 이르는 실직자들이 거리에 넘치는 마당에 삶의 질을 따지는 것은 너무나도 한가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독일 나우만재단이 후원한 ‘아시아 자유·민주주의자 회의’가 지난 16일 방콕에서에 열렸다.한국 대만 홍콩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자유·민주당 지도자들이 참석한 이 모임의 주제는 ‘아시아의 위기와 정치적 대응’.아시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를 정치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강요받는 세계화 사흘동안 계속된 이 회의에서는 ‘신자유주의’‘투기자본’‘거품경제’‘부정부패’‘정경유착’‘정치개혁’‘개방’‘투명성’‘시장경제’‘경제발전’‘민주주의’등우리가 눈만 뜨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있는 용어들이 주조를 이루었다.한마디로 말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곤경은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었다.아시아의 경제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는 세계시장화,선진국(미국)기준의 일방적 강요,국제투기자본의 횡포등 외적 요인과 정치권·관료사회·경제계의 부패구조,저수준의 민주발전,거품경제,세계화에 대한 적응미숙등 내적 요인이 지적되었다.외적 요인의 극복과 관련해서는 별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았다.어차피 전지구적 차원의 세계화가 강요되고 있는 마당이고,글로벌화된 환경속에 일종의 세계적 기준이 생성되고 있다.물론 이 기준은 서방 기준이다.동아시아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채 선진국들의 공통기준에 자신을 맞춰갈 수밖에 없다.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이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패가 경제위기 불러 방콕회의는 경제위기를 불러온 내부 요인과 그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부분에서 열기가 높았다.각국 대표들은 자국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하나같이 거품과 부패,특히 정경유착을 강조했다.한 발제자는 정경유착을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로 표현했다.도둑이라는 뜻의 klepto와 지배 또는 통치라는 뜻의 cracy를 합성한 신조어(新造語)다.‘도둑의 지배’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정치인과 관료,경제인들이 도둑패거리가 되어 나라를 거덜내고 경제위기를 불러왔다는 말이다.참석자들은 내부적 요인의 극복방안으로 부패의 척결을 강조했는데,그 첫걸음이 바로 정치개혁이었다.고비용의 정치체제로는 부패의 고리를 끊을 수 없고 정치가 개혁되지 않고는 경제회복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경제회복과 관련해서 민주화가 강조되었다.민주화가 경제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며,민주화 없이는 경제회복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경제회복과 민주화와 관련해서 金大中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발전의 동시 추구’정책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는데,참석자 대부분이 金대통령의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강요되는 세계화와 경제위기 속에 고통을 감내하며 부패척결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에 몸부림치고 있다.‘고통 없이 소득 없다’(no pain,no gain)는 필리핀 속담이 실감나는 현장이었다.
  • 고독한 사령관 경찰서장:3(공직 탐험)

    ◎지역민과 애환 함께하는 마당발/지방서장 지역정화 더 신경/수시로 관내 돌며 애로 청취/승진기회 적어 의욕 잃기도 “영감님,서울 자제분이 연락 자주 하세요?” “뭐라고,허리가 아파”. “지난 번에 말씀드렸잖아요,읍내 약국에 좋은 약이 나와 있으니 사 드세요”. 농촌을 끼고 있는 충청 지역의 C모 서장이 지역 순찰을 나갔다가 논길에서 마주친 70대 할아버지와 나누는 대화내용이다. C서장은 수시로 관할지역을 돈다. 특별한 현안이 있어서가 아니다. 노인정도 들르고 마을회관도 들른다. 주민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누고 애로사항도 청취한다. 신문이나 TV를 제대로 보지않는 노인이나 부녀자 등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해주는 것도 그의 몫이다. 시골서장은 C서장처럼 범죄 예방 및 단속보다는 지역 주민이 느끼는 불편을 덜어주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도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사건이 적기 때문이다. 추수철에 정미소 쌀이나 농가의 양파를 훔쳐가는가 하면 소나 인삼 등 농특산물을 차량을 이용,훔쳐가는등의 ‘계절성’도둑이 이따금기승을 부리는 정도다. 때문에 시골서장은 법집행보다 ‘특수사업’에 더 신경쓴다. C서장은 ‘노인에게 인사잘하기 운동’을 벌였다. K모 서장은 ‘도박근절’을 지역정화의 과제로 내세웠다. 도박근절을 강조하자 제보도 많아 1년에 36명을 구속시켰을 정도다. 그는 ‘사망사고 줄이기’도 함께 추진했다. 상습사고 지역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과속 방지턱을 많이 만들어 사고율을 줄였다. 시골서장은 걷는 양이 엄청나다. 주민수는 적으나 지역은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넓을 뿐만 아니라 차로 다닐 수 없는 곳도 많기 때문이다. 강원도 인제·홍천,충북 괴산 경찰서는 관할 면적이 서울 전체보다 넓다. 홍천서장을 거친 L모 서장은 “관할 면적이 서울의 3배였다”면서 “전체 180개 이(里)를 수시로 돌다보니 1년에 몸무게가 5㎏이나 빠졌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산불조심 등을 당부하거나 간첩용의자 등 거동수상자를 신고해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서장이 챙기는 일이다. 접적(接敵)지역이라면 군부대 부대장과 협조하는 것도 필요하다. 해안경계선중심의 치안으로 새벽에 해안초소 순시도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시골서장이 의욕적으로 일하는 것은 아니다. 본청 및 본청 산하기관,서울청에서 일하는 100여명의 총경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약 300명 가량의 총경들은 이른바 ‘지역총경’으로 분류돼,경무관으로 승진할 기회가 거의 없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계급정년이나 연령정년이 임박할수록 승진 욕구보다 퇴직 이후를 생각하느라 부정과 무사안일에 빠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는 결국 지역 주민들의 불신과 외면으로 이어져 치안공백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고독한 사령관 경찰서장:1(공직 탐험)

    ◎민생·시국치안 책임지는 핵심포스트/무궁화 4개 총경 전국에 225명/직원 인사·예산집행 등 권한 막강/경정 7∼8년 근무해야 총경 진급 경찰서장.지역의 민생치안,시국치안을 책임지는 치안 사령관이다. 거리에서,주택 골목에서,각종 행사장 등에서 주민들과 언제나 마주치는 일선 경찰관의 최고 사령관이다. 주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드물지만 한시도 주민 곁을 떠나는 일이 없다. 관내 어느 건물에 도둑이 들어도,사고가 나도,불이 나도 그와는 무관할 수 없다.민중의 지팡이,지역치안의 파수꾼,투캅스…. 선과 악의 이미지를 동시에 연상시키는 경찰관과 동고동락하며 지역 치안을 이끌어 나가는 경찰서장은 그래서 늘 깨어있어야 하는 외로운 결단자다. 서장은 순경에서부터 치안총감까지의 11개 경찰계급 가운데 무궁화 4개짜리 계급의 총경이 맡는 자리다. 일반 행정직 공무원으로 치자면 4급(서기관)에 해당한다. 그러나 기능면에서 보면 최고급 간부다. 직원들의 인사권,재정권,그리고 경찰인력 운용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권의 경우,서내 직원 대다수를 차지하는 순경 경장 경사에 대한 승진 전보 징계권을 행사하고 지방청장이 가진 경위 이상 인사에 대해서도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기능직과 고용직 공무원 임용권도 갖고 있다. 경찰서 운영에 따른 예산집행권도 있다. 가장 큰 권한은 경찰병력 운용권. 경찰력은 기본적으로는 경찰청장이나 지방경찰청장의 복무방침에 따라서 운용하는 것이나 관할 지역실정에 맞게 서장이 경찰서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 예컨대 국회와 여·야 당사에다 노사정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의 경우,관할 경찰서에서 경비에 치중을 해 병력을 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경찰서장이 어떻게 경찰병력을 운용하느냐에 따라 15만 전체 경찰의 이미지가 결정된다. 경찰청장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서장은 전·의경을 제외한 경찰공무원 8만7,400여명 가운데 225명뿐이다. 총경은 모두 399명이나 서장자리는 한정돼 나머지는 본청이나 각 지방청 참모로 일하다 경찰서로 나간다. 서장이 되면 부하직원만 하더라도 전·의경을 포함해 적게는 200여명에서 많게는 1,000명까지거느리게 된다. 인건비를 제외한 경찰서 운영비도 한달에 2,000여만원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7대 광역시에 있는 경찰서는 1등급 경찰서로 한달에 3,164만7,000원의 예산이 나온다. 도청소재지와 일반 시지역의 경우 2,487만9,000원이며 군지역에 있는 3급지 경찰서는 2,042만4,000원의 예산이 각각 지급된다. 서장 신분으로서 사용하는 지휘정보비,일반·특정업무비 등 이른바 판공비로 분류되는 업무추진비도 적지않은 규모다. 1등급 경찰서의 서장은 한달에 329만4,000원,2등급은 264만원을,3등급은 243만5,000원을 각각 받는다. 총경은 출신별로 분류해 보면 간부후보생이 207명으로 제일 많다. 순경,군 출신 등이 168명이며 고시출신은 24명이다. 이들이 총경으로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5∼6년. 일선서 과장이나 지방청 계장인 경정으로 5∼6년씩 근무해야 일선 기관장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 부패한 경영마인드가 공무원 비리 키웠다/민간기업의 책임

    ◎‘공무원 유착이 기업발전 첩경’ 인식/‘주택분양 40단계 절차’ 규제도 한몫/기업자체 부패지수 동반하락 절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공직비리 책임은 과연 공무원에게만 있는가. 비리를 저지른 주체는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그러한 행태의 원인(遠因)은 우리 국민,특히 기업들의 그릇된 공무원관과 규제 일변도로 짜여진 행정구조에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 70년대 초부터 우리나라가 고도성장기에 돌입하면서 기업들은 90년대 중반까지 브레이크 없는 성장을 해왔다.그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공무원들의 도움은 큰 작용을 했고 공무원들을 등에 업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공무원과의 유착은 기업발전의 필수적 요소가 돼버렸다. 공무원들이 원해서 이뤄진 측면도 있지만 기업들의 필요에 의해 부정을 유도하고 조장해온 부분도 크다. 여기에다 ‘조장행정’이 아닌 철저히 ‘규제행정’으로 이루어진 우리 행정구조도 공무원비리를 부추키는 요인이 됐다.‘잘 되게 하는 행정’이 아니라‘어떻게 하면 못하게 만들까’하는 행정체계이다 보니 ‘급행료’가 따라붙고 ‘대가성행정’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비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업종이 건설업이다.이번에 문제가 된 서울시 주사의 비리도 결국 재개발 등 건설사업과 관련된 것이다.건설업을 예로 공무원비리를 조장하는 행태를 살펴보자. 건설업 중 대규모 토목사업이나 플랜트사업의 경우 워낙 단위가 큰 데다 중·하위직 공무원의 개입 소지가 없어 오히려 정치권 등 상층부와 연계되는 수가 많다.최근 문제의 초점인 중·하위직 공무원비리는 대부분 주택건설사업이나 민간 건축사업에 관련된 것이다. 주택건설사업 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토지매입에서 분양승인까지 최소 4∼5단계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무려 16∼17개 부서 30∼40개 담당을 거쳐야 된다. 많은 단계를 거치다 보니 법령이나 지침에 미비한 사항이 발생하게 마련이고 이를 풀기 위해서는 당연히 뒷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건설 관련 공무원들은 주택건설업 자체가 ‘돈 놓고 돈 먹기 사업’‘말뚝만 박으면 떼돈 버는 사업’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뒷거래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한다.특히 관련 법규마다 단서나 예외조항이 붙어있어 공무원 재량권을 한껏 높여 당연한 행정절차를 해주고도 대가를 바라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안되면 되게 하라’‘돈으로 해결해버려’‘밀어붙여’‘이 사업 한건에 이익이 얼마인데 그 정도를 아껴’하는 60∼70년대식 기업경영마인드가 공무원비리를 조장하는 것이다.이를 테면 공무원의 부정은 민간기업의 부정과 불가분관계에 있고 공무원의 부정을 근원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민간기업들의 경영마인드 변화와 부패지수의 동반 하락이 필요한 것이다. 민간기업들의 부정은 공무원사회의 부정에 못지않다.누구나 알만한 모 그룹 회장이 몇년 전 사장단회의를 개최하면서 “도둑놈들아 월급 많이 줄테니까 회사돈 그만 좀 떼먹으라”고 일갈했을 정도다.
  • 송유관 잇단 폭발 540여명 사망

    ◎나이지리아­도둑이 구멍 뚫고 훔치려다 터져/콜롬비아­좌익 게릴라단체 테러공격 판명 【라고스(나이지리아)·보고타(콜롬비아) AFP AP 연합】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송유관이 폭발해 400명이 그자리에서 숨지고 수백명이 크게 다쳤다. 비슷한 시간 남미의 콜롬비아에서도 송유관 폭발사고로 45명이 죽고 1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중상을 입었다. 나이지리아 라디오 방송은 18일 석유 중심지인 와리 부근에서 국영 석유회사의 송유관이 폭발해 400명의 주민들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불길은 부근 200여㎡를 초토화시켰다. 석유회사측은 석유 도둑들이 기름을 빼내려고 송유관에 구멍을 뚫다 불꽃이 튀어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지하 무장단체들이 석유회사 시설을 몇차례 파괴했던 사례에 비추어 테러 단체들의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 콜롬비아에도 이날 송유관 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45명이 불에 타 숨졌다. 사고는 수도 보고타에서 북서쪽으로 600㎞ 떨어진 마추카 마을에서 있었고 새벽시간이어서 피해가 컸다. 로디르고 료래다 국방장관은 “송유관 폭파는 콜롬비아 제2의 무장 반군세력인 민족해방군(ELN)소속 좌익 게릴라들의 소행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대원 5,000명의 ELN은 콜롬비아 석유산업에 다국적 기업이 관여하는 것에 반대,지난 10년간 이와 유사한 테러를 자행해왔다.
  • 한나라 서울대회 이모저모/“稅盜들이 무슨 염치로”100여명 항의

    한나라당은 29일 오후 서울역 앞에서 ‘국정파탄 및 야당파괴 규탄대회’를 열었으나 노숙자 등으로 보이는 일부 청년들이 대회를 방해하고 비까지 내려 대여(對與)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지 못했다. 당초 예상인원 2만여명에 훨씬 못미치는 1만여명만 대회를 지켜봤다. ○…연사들은 여권의 편파 사정(司正)과 야당 파괴,실업사태 등 경제 실정(失政),안보 난맥상을 집중 성토했다. 李會昌 총재는 “난국을 풀기 위해 金大中 대통령이 먼저 야당의원 빼가기와 편파사정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金德龍 전 부총재는 “우리의 몸부림은 피땀과 눈물로 쟁취한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항쟁”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11일째 단식농성중인 李基澤 전 총재대행은 측근의 부축을 받아 단상에 올랐다. 李전대행은 權五乙 의원이 대독한 연설에서 “金대통령부터 대선자금과 정치자금에 대해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등원파인 李漢東 전 부총재도 집회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李총재의 부인 韓仁玉 여사와 소속 의원 부인들도 대거 참석했다. ○…오후 3시 대회 시작 1시간 전부터 남루한 차림의 청년 100여명이 연단으로 몰려와 집회를 방해했다. 이들은 “세금도둑들이 무슨 염치로 이곳까지 왔느냐”“일자리를 내놓으라”고 고함치다 이를 저지하는 한나라당 청년당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했다. ○…張光根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金대통령은 이러한 괴세력들의 준동을 방치한 데 대해 즉시 사과하고 행자부장관과 경찰청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 사정 당국이 밝힌 ‘稅盜사건’ 전말

    ◎지난해 12월 제보 받아 동아건설 수사때 단서/서상목 의원이 이석희씨에게 부탁/세무조사 압력 10곳서 86억 거둬/사과상장 등장… 호텔방도 이용 정치권 사정(司正)의 핵심은 국세청을 동원,불법으로 대선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세도(稅盜)사건’이다.그러나 세도사건으로 야기된 경색정국은 이제 야당의 장외공세,지역감정 조장 등으로 본말이 전도된 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사정당국이 밝힌 ‘세도 사건’의 본말은 이렇다.한나라당 李會昌 총재의 측근인 徐相穆 의원이 지난 15대 대선 때 친분관계에 있는 李碩熙 전 국세청차장 등에게 대선자금 모금을 부탁했다.李전차장등은 세무조사를 핑계로 압력을 넣어 10개 기업으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86억8천만원을 거뒀다.林采柱 전 국세청장도 대선자금 모금에 개입,구속됐다.따라서 세도사건은 한나라당이 국세청이라는 공권력을 동원,선거자금을 모은 악성 범죄행위로 徐의원이 깊숙이 개입,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검찰에 따르면 한보사건에서 화제가 됐던 사과상자가 등장하고 호텔방을이용하는 신종수법도 선보였다.구체적인 혐의 내용이 확보됐다는 반증이다. 사정 당국의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대선 때인 지난해 12월 제보를 받고 너무나 엄청난 사건인데다 확인을 할 수 없어 설마 설마 하다 동아건설 비리사건을 수사하면서 단서를 잡았다”고 고백했다.야당이 주장하는 ‘표적사정’‘야당파괴공작’ 주장은 사건의 본질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한나라당은 검찰수사가 있자 이를 편파적인 대선자금 수사로 규정,특별검사제 도입을 촉구했다.국민회의는 국세청이 직접 나서 기업의 세금을 도둑질한 사건이라며 본질 훼손을 경계했다.그러나 한나라당 李基澤 전 총재권한대행,金潤煥 전 부총재의 검찰소환이 구체화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선회했다.한나라당 부산집회에서 李전대행의 “金大中 정부가 부산경제를 죽이고 부산의 아들 딸들을 직장에서 몰아내며…”등 ‘지역감정 조장’발언이 계기가 됐다.국민회의는 26일로 예정된 한나라당의 대구 집회가 지역감정 조장의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집회중단을 촉구했다.그러나 한나라당은 여당의 단독국회를 구실삼아 역공을 펴고 있다.세도사건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메아리 없는 공방만 계속되는 형국이다.
  • 각계 원로 10인의 시국제언/개혁·司正 철저하고 신속하게

    ◎부패척결은 지속돼야/개혁대상 겸허히 반성/제도 마련 적극 나서야 정국이 혼란스럽다. 여당은 한나라당의 국세청 불법자금 모금사건을 ‘세금도둑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검찰은 정치권 사정(司正)작업을 계속중이다. 야당은 장외집회와 지역감정 호소를 통해 검찰의 사정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넣고 있다. 이에 더해 일부 언론은 “정부의 사정활동이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무엇이 우리가 갈 길인가. 방향을 제대로 정해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어떤 국가적 혼란이 올지 알 수 없다. 서울신문은 각계 지도급 원로 10인에게 현 국정상황과 관련한 긴급제언을 구해 보았다. 대부분 정치권 사정은 강력히 지속되어야 한다는 견해였다. 지역감정 촉발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경제를 걱정하는 소리도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원로들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가나다순) ▲姜元龍 목사=우리는 지금 흥망의 기로에 서있다. IMF를 벗어나는 문제만이 아니라 수백만에 이르는 실업자 대책,지역·노사간의 갈등해소 등을 해결해야 한다. 현재의 우리 상황은 ‘암’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다. 암은 초기에 수술하면 회복할 수 있으나 늦어지면 치유의 길이 막힌다. 오늘의 개혁은 의사의 수술과 같기 때문에 시간을 끌거나 일부만 잘라내는 식은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사정과 개혁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암’을 의사 혼자 힘으로 치유할 수 없듯이 개혁작업은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힘으로 해야 한다. 과거 개혁시도가 실패한 것은 하향식 개혁이었기 때문이다. 흐르는 더러운 물을 퍼내는 식이 아니고 그 밑으로 샘터를 파야 한다. ▲金容雲 한양대 명예교수=지금의 경제위기는 국세청 정치자금 모금 등 사회전반에 걸친 부정부패에서 비롯됐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고 개혁을 후퇴시키자는 것은 그러한 요소를 그대로 남긴 채 경제를 살리자는 모순된 주장이다. 병의 요인을 없애야 치료가 가능하듯 고름투성이의 사회전반에 대한 개혁없이는 경제살리기는 불가능하다. 경제위기를 이유로 지금의 개혁을 거부하는 것은 기득권 세력들이자신들이 지금까지 부당하게 누려온 것들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다. 정치논리로 모든 문제를 넘기려는 작태는 이제 지양돼야 한다. 특히 안기부의 북풍공작,국세청의 정치자금 모금,권력의 부정융자압력 등은 힘의 논리로 국가기관의 사유화를 시도한 것으로 이같은 잘못된 관행을 고치기 위해서도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정치권비리 이번 기회에 근절”/‘표적’ 운운은 개혁 발목잡기/언론 기득권층 옹호 말아야/국민이해·지지 바탕 추진을 ▲金鍾林 흥사단이사장=개혁은 어떠한 아픔이 있더라도 반드시 해야한다.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야당파괴 공작이 아니라 정치권 비리를 이번 기회에 완전하게 뿌리뽑자는 것이다. 정치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경제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IMF 위기도 정경유착 때문에 초래됐다. 따라서 정치권 비리를 척결하자는 사정은 이러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야권의 ‘표적사정’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구여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몸보신’을 위한 방패막이로사용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는 것 같다. 부정부패 척결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리정치인 수사에 정치권이 개입하는 것은 개혁의 발목을 잡는 행위가 될수도 있다. 하지만 사정당국도 국민들에게 야권탄압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朴殷秀 변호사(대구시 장애인복지위원회 위원장)=최근 사정의 대상이 된 한 정치인의 항변은 우리 사회의 현 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내가 왜 개혁 대상인가’. 이 항변에는 오만이 보인다. 국가가 위기에 처한 이 시점에 개혁의 대상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사정을 주도하는 검찰 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개혁의 대상임을 겸허하게 인정하면서 법치의 완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며 사정에 나서야 한다. 겸손하며 고뇌하는 모습으로 사정에 임해주기를 바란다. 부정부패방지법 제정 등 제도적 장치마련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국민이 공감하며 지킬 수 있는 법률의 내용정비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徐英勳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선택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한 정권이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근절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야 정치권 사정이 시작된다는 것은 만시지탄이 없지 않다. 그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정이 국민을 불안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난,민생고 등 중첩된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를 초월한 동참과 협력에 의한 거국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국민적 단결이 요청되는 만큼 당위성을 띤 사정이라 해도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밑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정작업은 부정행위의 경중에 따라 일벌백계로 엄정 신속하게 결말을 짓고 하루속히 정국을 안정시키고 여야를 초월하여 국난극복에 힘을 합치기 바란다. ▲卨兆 스님=역대 정권의 사정이 정치권에 집중된 것은 그만큼 부정이 많다는 증거다. 정치인에게 영향력이 없다면 누가 정치자금을 흔쾌히 내겠는가. 또 대가성이 없다고 하지만 누가 믿겠는가. 국민들은 부정부패가 오늘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믿고 있다. 지도층이 자신이 저지른 부정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국가기강이 해이해진다.희망이 있는 사회 건설을 위해서도 사정과 개혁은 지속되어야 한다. 공직자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이유 등으로 사정과 개혁을 적당히 마무리하는 것은 더 큰 병소(病巢)를 만드는 것이다. 언론이 기득권층의 이해득실에 좌우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은 물론 국가와 민족의 미래까지도 오도하게 된다. ▲申鉉碻 전 총리=근본적으로는 사회를 맑게 바로잡기 위해서 사정을 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의 개혁이다. 어떤 사회라도 맑은 사회가 근본이 돼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금 국가 전체로 보아 급한 것은 경제이다. 사정은 해야 하지만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경제에 힘을 한데 모으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경제를 살려나가야 한다.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사정을 해야 경제에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일률적으로 언제는 사정을 해도 되고 언제는 하면 안된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는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악습을 하루 아침에 다 고칠수는 없다. ▲李御寧 이화여대 석학교수=어떤 이유에서든 개혁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된다. 다만 개혁의 대상과 시점이 문제이다. 현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는 과거청산과 과거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패의 원인을 찾아내 도려낸다는 점에선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그러나 개혁에 총력을 모아야 할 부분은 과거가 아니고 현재와 미래임을 간과해선 안된다.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도 악과 부패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너무 중증을 앓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치우치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 모든 국민의 여망대로 개혁이 성과를 거두려면 범위와 시점을 정해 모든 사람이 동참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게 중요하다. ▲趙永植 경희학원장=해방이후 정권교체를 경험해보지 못한 우리로서는 개혁다운 개혁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과거 정부주도의 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반개혁세력들의 조직적인 저항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러한 개혁저항세력에 일부 언론이 힘을 실어준 것도 사실이다. 개혁을 폄하하고 개혁의도를 흠집냄으로써 자신들이 누려온 기득권을 지켜왔다. 국민의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개혁은 지금까지와의 개혁과 비교해 나름대로의 순수성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지금은 언론과 국민이 정부의 개혁추진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개혁이 사회구석 곳곳에 퍼지기 위해서는 점진적 사회평화운동이 필요하다. ▲許平吉 부산대 교수회장=어느 정권이나 그 정권에 주어진 고유한 사명이 있다. 우리 국민은 정부수립이후 50년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해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다. 국민은 金大中 정권이 사회전반에 대한 일대 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가 21세기에 대도약을 준비하라는 역사적 과제를 부여했다. 국민의 정부가 ‘제2의 건국’ 기치를 높이 든 것은 곧 국민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부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사회 곳곳에 뿌리깊은 부정과 부패를 척결하여 정의가 살아 숨쉬게 해야한다. 개혁작업이 지속적이고 철처하게 이루어져 사회정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개혁작업에 국민의 동참이 있어야 한다. 언론매체는 기득권세력의 이해에서 벗어 개혁작업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 지역감정 부추기지 말라/金三雄 주필(時論)

    ◎TV토론으로 국민심판 받도록 로마의 시인 페트로우스는 어느날 황제 네로에게 한 통의 편지를 보냈다. “나는 그대가 그대의 어머니와 형제를 죽이고 로마를 불태우고 청렴한 사람을 죽인 것을 책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제발 시(詩)만은 쓰지 말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제발 시만은 쓰지 말아달라’는 대목이다. 페트로우스는 네로의 모든것을 지켜볼 수는 있어도 시 쓰는 것만은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금 대구→부산→울산→대구를 오가는 영남 순회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야당이 내건 ‘민주수호’나 ‘야당탄압규탄’집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오래전부터 야당은 대여투쟁을 장외에서 벌여왔다. 그렇지만 아무리 명분이 옳더라도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집회만은 삼가야 한다. 지역주의에 의존해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어떠한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 ○동서화합 노력에 찬물 왜 그런가?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국가형벌권, 특히 검찰의 소추권이 지역감정의 벽에 의해 무력화된다는 점이다.이것은 국가공권력의 무력화를 의미한다. 둘째는 정치인의 범죄가 지역정서를 이유로 용납된다면 국정개혁은 물론 공직사정은 끝장이다. 국민의 여망인 정치개혁이 물 건너가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한국의 부패지수가 85개 국가 중 43위라는 수치스런 현상이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악화되어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게 된다. 셋째는 5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로 정통성있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동서화합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찬물’정도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극한적 갈등요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개인비리를 지역감정으로 모면하려는 행위는 범죄행위와 다름없다. 이미 李基澤 전 대행은 부산집회에서 “金大中 정권이 부산경제를 죽이고 부산의 아들 딸을 직장에서 몰아내며 국민세금으로 자기고향에서만 공사를 하고 있다”고 지역감정을 부추겼다. 金潤煥 의원도 지난 대선때 경남필승결의대회에서 “우리가 남이냐, 이번에도 영남이 똘똘 뭉쳐 결판내자”고 노골적인 지역감정을 선동한 바 있다. 대선 후 다행히 지역감정은크게 순화되고 있다.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이 자매결연을 하고 金대통령은 대구에 이어 부산에서 2기 지하철공사와 신항만 건설에 막대한 정부예산의 지원을 약속했다. 호남보다 영남쪽에 더 관심을 보여온 것이다. 오히려 호남에서 역차별의 불만소리도 들린다. 지금 정부와 국민이 나서서 지역감정 해소에 노력하고 있는 터에 정치인들이 개인비리의 약점을 지역감정에 호소하려는 집회는 망국적 분열행위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과거 야당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텃밭’에 가서 정부규탄대회를 열지는 않았다. 여의도나 보라매 공원이 야당의 단골 집회장소였다. 과거 야당은 대여투쟁에 지방색을 끌어들이지 않았다. 정치투쟁을 할망정 지켜야할 금도가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당력을 쏟는다는 대구집회에 다수의 실업자들이 가담하여 사회혼란으로 이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원인 제공’과는 별개로 오늘의 실업상태로 인해 정부에 불만을 가진 실업자들이 과열하여 발생할 불상사는 자칫 사회적 혼란으로 증폭되고 이것은 경제회생에 치명적 장애가 될 것이다. ○경제회생 치명적 장애 따라서 국가기강을 문란시키는 어떠한 반사회적 행위도 용납돼서는 안된다. 그것이 지역감정을 덫으로 삼을때는 더욱 그렇다. 여야는 장외집회 대신 TV 토론을 통해 국민앞에서 국세청 세금도둑건을 비롯, 야당탄압이나 편파사정 문제를 따져야 한다. 지난 대선때에 TV토론이 얼마나 많은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경비를 절약했던가. 그처럼 좋은 방법을 두고 무엇때문에 국민의 원초적 감정에 호소하는 대중집회를 고집하는가. TV토론과 함께 관훈클럽이나 여의도방송클럽등의 전통있는 토론장에서 여야는 국민을 상대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심판은 국민에게 맡기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법원이 국회의원을 무더기로 소환하는 꼴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제발 지역감정을 부추기지 말라.
  • ‘司正정국 해법’ 접점이 없다/여야 극한 대치… 표류하는 정치

    ◎여/국정개혁 차원 성역있을 수 없어/이회창씨 선 사과­즉각 등원 요구 여권의 정치권사정(司正) 화두는 개혁이다. 정경유착의 산물인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는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총체적 국정개혁의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치권사정은 국회정상화,경색정국의 상위개념으로 개혁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국민회의 고위당직자는 이와 관련,“정치권사정은 국회정상화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정에 대한 여권의 기본입장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표적사정’‘야당파괴공작’이라는 한나라당 주장은 자신들의 비리를 은폐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장외투쟁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 ‘稅盜사건’‘개인비리사건’‘국회정상화’를 분리,대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하고 있다.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지다. 국세청을 동원,대선자금을 불법모금했다는 이른바 ‘세금도둑질사건’은 있어서는 안될 악성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제도적인 보완과 함께 한나라당 徐相穆 의원의 의법조치와 李會昌 총재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李基澤 전 총재권한대행,金潤煥 전 부총재,吳世應·白南治·金重緯·李富榮 의원,국민회의 鄭大哲 부총재 등이 연루된 비리사건은 부정부패사건으로 간주한다. 국민회의는 비리 관련자들이 스스로 검찰에 출두,한나라당의 부담을 덜어주고 정국의 물꼬를 터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도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강경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사정의 형평성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부패한 세력이 부패척결에 저항하는 것으로 일축하면서도 적지않게 고심하는 눈치다. 여권 중진 K의원이 사정대상에 포함됐다는 설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국회정상화에는 조건이 없다는 시각이다. 한나라당에서 등원조건으로 제시한 ‘사정중단’을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다 주말이나 늦어도 다음주부터는 단독국회를 소집하겠다는 복안이다.◎야/경색본질은 편파수사­야당 파괴/장외투쟁으로 수세국면 전환 주력 한나라당이 잔뜩 독기(毒氣)를 품었다. ‘원외(院外)투쟁’을 앞세워 대여(對與) 전면전의 고삐를 바싹 죄고 있다. 사정정국의 돌파구를 ‘여론몰이’에서 찾으려는 의도다. 오는 25일에는 대구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갖는다. TK(대구·경북)를 정치기반으로 삼고 있는 金潤煥 전 부총재에게 사정의 칼날이 겨눠진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역 집회는 29일로 미뤘다. 지도부는 지난 19일 부산역 집회에 이어 대구와 서울 집회에도 총동원령을 내렸다. 마산 집회도 검토중이다. 특히 李會昌 총재는 22일 서울과 경기·인천지역 지구당위원장 회의를 잇따라 주재하며 집회의 성공적 개최를 독려했다. 야당파괴뿐 아니라 현정부의 실정(失政)규탄에도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대구·경북지역 위원장들도 모임을 갖고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국면 전환을 노린 역공(逆攻)에도 안간힘을 쏟고 있다. 李총재가 작심하고 전면에 나섰다. 국세청 모금사건과 관련,한나라당의 사과를 촉구한 金大中 대통령의 언급에 정면 응수했다. 李총재는 주요당직자회의에서 “金대통령이 선후를 혼동하고 있다. 정국경색이 야당파괴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여권이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安商守 대변인도 “국회의원을 빼간 국민회의는 국도(國盜)”라며 ‘세도(稅盜)’ 공세에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대선 당시 국민회의쪽에도 국세청 모금 대선자금이 유입됐다는 제보가 들어 오고 있다”며 검찰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또 제2건국위 출범과 관련,“거대 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이 아니냐”고 공개 질의했다. 사정의 도마에 오른 당사자들도 가세했다. 단식중인 李基澤 전 총재권한대행은 “쇼 같은 사정은 집어치우라”며 이날 검찰의 2차소환에 불응했다. 金전부총재는 “비리혐의가 유포된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음모설을 제기했다. 白南治 의원도 “동아리스트의 몸통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에 있다”며 화살을 여권에 돌렸다. 李富榮 의원은 “오늘 낮 본인의 지구당 간부회의가 열린 음식점에 강동서 소속 형사가 잠입,회의내용을 엿듣다 발각됐다”며 관련 책임자 해임을 주장했다. □정국 쟁점 여야 입장 비교 ◆세풍사건 ·여당:국세청을 동원, 86억원을 불법모금한데 대해 먼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 국세청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도 추방해야 하고, 불법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해 온 부패정치인도 정치권에서 추방해야 한다. ·야당:서상목 의원이 기업으로부터 받아 당에 전달한 대선헌금은 23억여원이다. 또한 받은 시점도 개정 정치자금법이 발효된 지난해 11월14일 이전이 10월 초순경이다. 국세청에 단 한마디 선거자금 지원을 부탁한 적이 없다. ◆국회불참 장외투쟁 ·여당:헌법에 정해진 정기국회를 외면하는 것은 한나라당에도 이롭지 않고, 국민이익에도 배치된다. 투쟁할 일이 있으면 국회로 돌아오라. 국민회의는 22일까지만 ‘제도 한나라당 진상 보고대회’를 갖고 앞으로는 자제한다. ·야당:대규모 서울집회를 갖기전에 국회의원이 중심이 된 소규모 민주유세단을 가동시킨다. 서울집회는 단순한 야당파괴저지 규탄대회로 끝내지 않고 김대중 정권의 총체적 실정을 꼬집는다. ◆사정논란 ·여당:정치권 사정은 국민의 여망이다. 정치개혁 없이는 나라가 올바로 갈수 없다. 검찰수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누구든 비리가 있으면 처벌받는게 마땅하다. ·야당:‘야당파괴’를 목표로 야당의원들을 집중 겨냥, 편파사정·표적수사의 양상을 띠고 있다. 정부·여당이 ‘끼워넣기’식 사정으로 이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 ◆정국정상화 조건 ·여당:한나라당이 ‘세도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등원해야 영수회담 등 여야대화가 가능하다. 비리혐의 인사들의 즉각적 검찰출두와 장외투쟁중단도 필요하다. ·야당:‘야당파괴’에 대해 대통령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 편파적 사정을 중단하고 여권의 ‘야당의원 빼가기’가 중단되어야 정국이 정상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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