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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회의원부터 줄인 뒤 ‘복지논쟁’ 하라/곽태헌 논설위원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5조 8786억 달러로 일본(5조 4742억 달러)을 제치고 세계 2위가 됐다. 하지만 1인당 GDP로 보면 중국은 지난해 4412달러로 일본의 10%를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지난해 일본에서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10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한 게 엄살만은 아니다. 지난해 수출 세계 7위에 오른 한국도 선진국은 아니다. 한국은 2007년 처음으로 1인당 GDP 2만 달러 고지에 올랐으나 그 뒤 불어닥친 금융위기로 주저앉았다. 3년 만인 지난해 가까스로 2만 달러를 다시 넘어섰지만 내세울 만한 성적은 아니다. 1인당 GDP로 보면 카타르는 8만 달러를 넘지만 선진국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선진국의 지표는 경제규모, 1인당 GDP, 공업화 진전도, 과학기술, 국민들의 의식수준 등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1980년대 초 사립대의 한 학기 등록금은 5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400만원쯤 된다. 25년 전 삼성·현대 등 대표적인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은 30만원선이었지만 요즘에는 200만원은 넘는다. 돈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떨어지는 법이다. 일본과 옛 서독은 1987년, 미국은 1988년에 각각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 이들 나라보다 20년이나 지나서야 2만 달러를 넘어선 것인데도 마치 선진국인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국회의원(정치인), 학자들은 많이 부족한 한국을 대표적인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정부가 복지를 위해 이 정도밖에 못 하느냐.”고 다그친다. 1987년의 2만 달러와 2007년의 2만 달러 가치가 분명히 다른데도 복지 수준 등을 단순 비교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지난해 6월의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으로 재미를 본 민주당은 올들어서는 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이라는 새 메뉴를 들고나왔다. 돈만 많다면 부자들에게도 지원하면 좋지만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돈 나와라, 뚝딱”이라고 말하면 돈이 뭉치로 나오는 요술방망이가 있는 게 아니다. 수십억원이나 하는 서울의 타워팰리스·아이파크에 사는 부자와 그들의 자녀·손자·손녀에게도 공짜로 점심을 주고 유치원비를 주고, 병원비를 주는 게 공정한 사회는 아니다. 예산이 한정된 탓에 부자들에게도 펑펑 지원해주면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갈 혜택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중한 세금으로는 어려운 학생에게 학기 중에는 물론 방학 중에도 아침·점심·저녁을 제공하고 저소득층 학생들의 공부방 마련을 위해 쓰는 게 훨씬 정의로운 일이다. 의무교육 대상이 아니라 수업료를 내야 하는, 형편이 좋지 않은 고등학생·대학생이 학비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게 희망 있는 사회다.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를 만들어 부자들에게 세금폭탄을 퍼부은 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증오하는 부자들에게도 혜택을 주려고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니 어리둥절하다. ‘70% 복지론’을 들고 나온 한나라당도 민주당보다 별로 나을 건 없다. 국회의원들이 자기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라면 무책임하게 예산을 펑펑 쓰는 약속을 할 리가 없다. 며칠 전 일본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은 “세금으로 밥을 먹고 사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은 월급 도둑과 같다.”고 말했다. 어디 일본의 국회의원뿐이랴. 한국의 국회의원 1명 때문에 들어가는 세금은 세비(歲費)와 보좌진 연봉, 사무실 경비 등 직·간접적인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10억원 정도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200명 이상으로 돼 있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定數)는 299명이다. 국회의원이 능력이 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을 다한다면 의원 수를 오히려 더 늘리고 세비도 대폭 올려줘야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유권자가 있을까. 함량미달인 국회의원부터 대폭 줄여 아까운 세금을 절약한 뒤 ‘복지논쟁’을 해도 늦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양심이 있는 국회의원이 있을까. tiger@seoul.co.kr
  • [사설] 국회 특수활동비 도대체 무슨 돈인가

    국회가 지난 2년 동안 특수활동비 명목으로 170억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는 이 돈을 영수증 없이 사용했다고 하니 도대체 무슨 용도로 쓴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국회는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나라 살림이 투명하게 쓰이도록 감시·감독해야 하는 소임을 안고 있다. 그 본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비밀예산을 책정해 흥청망청 썼다면 국민 배신 행위나 다름없다. 국회는 그 많은 돈을 무슨 특수활동에 썼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특수활동비란 정보 및 사건 수사와 그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고 기획재정부 지침에 명시돼 있다. 국회가 정보 및 사건 수사를 한다는 건지, 그에 준하는 국정수행 활동을 한다는 건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이런 일을 한다면 그 자체가 불법이고 탈법이며, 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쓴다면 세금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특수활동비는 윤리특별위원회 지원, 특별위 운영 지원, 국정감사 및 조사 지원 등 애매모호한 이름으로 지원됐다고 한다. 이런 통상적인 업무들이 특수활동과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국회가 대답해야 한다. 권위주의 시절엔 특수활동비로 불·탈법 내지 부당한 일을 하는 사례가 있었기에 지금도 이를 둘러싼 인식은 부정적이다. 매년 정기국회 때만 되면 야당은 그 비밀예산의 삭감 내지 폐지를 벼르고, 여당도 부분 동조한다. 지난해에도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법무부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랬던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도 동조해 자신들의 특수활동비를 책정해 아무런 감시도 받지 않고 쌈짓돈처럼 썼다. 이는 이율배반이자 자기모순이며, 몰염치한 행태라고 손가락질해도 붙일 말이 없을 것이다. 정치권은 국회 선진화, 즉 폭력국회 추방을 이번 2월 임시국회의 또 다른 책무로 외친다. 도덕 불감증부터 해소하는 게 먼저다. 윤리특위가 폭력 사태 등으로 제소된 국회의원 징계안 13건을 상정했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다가 정치적 흥정으로 꼬리를 내리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엄한 징계로 개혁 의지를 내보이고, 최소한 징계 대상 의원들로 하여금 공개 반성문을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수활동비를 쌈짓돈처럼 쓰는 데만 한통속이 될 게 아니라 이런 데 한몸이 되어야 한다.
  • “할일 많은데 정쟁 몰두 국회의원은 월급 도둑”

    일본의 최대 재계단체인 게이단렌의 요네쿠라 히로마사 회장이 국회의원들을 ‘월급도둑’이라고 질타하며 맹렬히 성토했다. 22일 니혼게이자에 따르면 요네쿠라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세금으로 밥을 먹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지금의 상황은 급여 도둑과 같다.”며 작심하고 비난했다. 이는 예산안과 관련 법안 처리, 소비세 인상을 비롯한 세제개혁과 사회보장 개혁,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등 일본의 미래가 걸린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쟁만 일삼고 있는 데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요네쿠라 회장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을 지지하는 민주당 중의원 의원 16명이 당 집행부의 오자와 징계에 반발해 간 나오토 총리에게 반기를 든 데 대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예산안과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때에 여당의 당원으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제1야당인 자민당이 예산안과 관련법안 등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정국에만 몰두하는 것은 국민의 생활과 국익을 무시한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요네쿠라 회장은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마당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하느니 마느니 할 상황이 아니다.”면서 “여야가 협력하고 생각을 모아 일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재계 총수의 정치권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최근 일반 국민들이 정치권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印尼 특사단 사건’ 파문]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보는 ‘印尼 특사단 사건’

    [‘印尼 특사단 사건’ 파문]정보위 소속 의원들이 보는 ‘印尼 특사단 사건’

    국가정보원이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을 놓고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정원 내부 암투설, 여권 내 권력 투쟁설, 국정원·국방부 알력설 등 정권의 레임덕(권력누수)을 초래할 만한 변수들이 곳곳에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잠입 자체보다 잠입 사실이 탄로난 게 더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좀도둑도 집을 털 때 망을 본다.”면서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나 국정원을 둘러싼 온갖 문제점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주목하는 것은 원세훈 국정원장을 둘러싼 권력투쟁설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2009년 2월 ‘원세훈 체제’가 들어서면서 국정원 내 ‘이상득 라인’과 첨예한 갈등이 있었다.”면서 “원 원장이 이상득 의원과 친한 직원들을 쳐내면서 쌓인 갈등이 이번 사건을 초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도 “경북 영주 출신인 원 원장도 TK(대구·경북)이지만,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그가 TK 출신을 많이 밀어냈고, 이에 불만을 품은 이들이 원 원장을 계속 흔들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TK 내부의 자중지란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 관계자는 “원장이 취임한 뒤 실력은 없으면서 출신 지역과 뒷배경만 믿고 으스대는 이들이 많았다.”면서 “이들을 원 원장은 가차없이 한직으로 보냈고, 내부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인사를 한 거의 유일한 국정원장”이라면서 “한직으로 물러난 이들은 인사전횡이라고 불만을 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내부 알력을 넘어 청와대 등 외곽의 ‘반(反) 원세훈 세력’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귀남 법무부 장관의 수사개입 의혹도 여권 내 세력 다툼의 산물로 보는 이들이 많다.”면서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국정원과 국방부의 알력설도 불거졌다. 국정원 직원들이 노린 정보가 고등훈련기 T-50 등 군사무기에 대한 인도네시아의 수입전략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심혈을 기울여 인도네시아와 협상하고 있었는데, 국정원이 개입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터졌다는 것이다. 국방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국정원이 비밀 누설자로 국방부를 꼽는 분위기가 있는데, 기무사 등이 불쾌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정원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사태를 거치며 국방부에 불신을 쌓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지난해 12월 국정원 간부가 정보위에서 “북한이 서해 5도에 대한 공격 명령을 내렸다는 내용을 8월 감청을 통해 파악했다.”고 보고해 국정원과 국방부는 책임 소재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보고를 한 간부는 김남수 국정원 3차장으로, 원 원장의 의중을 실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3차장은 이번 잠입 사건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산업보안단’의 직속 상관이다. 국정원과 정보 관리 체계를 새롭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나라당 이범관 의원은 “국정원의 정보 능력이 총체적으로 부실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가 최고정보기관을 권력의 문제로 운영하다보니 결국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독대정치’가 부활하면서 국정원의 정보 독점과 권력 강화가 부른 참사라는 것이다. 이창구·구혜영·강주리기자 window2@seoul.co.kr
  • ‘파란만장’으로 본 스마트폰 영화의 오해와 진실

    ‘파란만장’으로 본 스마트폰 영화의 오해와 진실

    박찬욱·찬경 형제의 스마트폰 영화 ‘파란만장’이 독일 베를린영화제 단편 부문 금곰상을 받으면서 스마트폰 영화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루 임대료만 해도 100만~200만원에 이르는 고가의 카메라 없이 누구나 ‘영상’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기업(KT)의 지원을 받은 ‘파란만장’을 놓고 스마트폰 영화가 대중화될 것처럼 떠드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외려 새로운 배급·유통 경로로서 스마트폰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누구나 영화감독 될 수 있다? 22일 대상 격인 플래티넘스마트상(민병우 ‘도둑고양이들’)을 발표한 제1회 스마트폰 영화제(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올레KT주관)에는 무려 470편이 출품됐다.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작업한 중고생,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40대 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감독’들이 작품을 내놓았다.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박찬욱이 될 수 있는 시대”라는 박찬욱 감독의 말에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파란만장’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파란만장’은 아이폰 4G의 줌과 플래시 기능이 약해 원경 및 야간 장면을 찍는 데 애를 먹었다. 때문에 캐논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렌즈를 링 어댑터를 써서 스마트폰에 부착하고 영화촬영용 야간 조명을 보강했다. 치명적인 단점인 흔들림을 막기 위해 아이폰 홀더와 각종 부속장치들을 고정시켜 주는 받침대(리그) 등을 사용했다. 카메라 효과를 보강해 주는 ‘올모스트DSLR’ 앱도 썼다. 스태프도 80명 넘게 참여했다. 누구나 박 감독처럼 제작비(1억 5000만원)와 스태프, 장비를 지원받을 수는 없다. 누구나 박 감독처럼 극장 상영이 가능한 스마트폰 영화를 만들 수는 없다는 얘기다. ●제작단가 확 낮춘다?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으면 제작비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휴대전화나 노트북 컴퓨터로 볼 게 아니라 극장 상영을 염두에 둔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최근 독립영화 ‘까막섬의 비밀’을 발표한 남태웅 감독은 “약정이 없다면 스마트폰 구입에 90만원 정도 드는데 해상도는 960×640 정도”라면서 “차라리 20만~30만원 더 주고 풀HD(1920×1080)를 지원하는 DSLR로 찍는 게 화질은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어 “장편영화를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을 테스트했는데 생각보다 선명도가 떨어지고 빠른 속도의 동작을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더 좋은 부가장치가 생기면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렌즈 선택의 폭이 없는 데다 흔들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찍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스마트폰보다는 DSLR가 영화촬영 대체수단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는 게 남 감독의 설명이다. 필름카메라에 비하면 심도가 떨어지지만, 저렴하고 기동성이 있는 데다 특유의 질감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최후의 툰드라’나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가 DSLR로 찍은 대표작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영화 공개 영화제 수상작이 아니라면 독립영화가 상영관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편당 5000만~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제작비를 회수하는 건 언감생심. 그래서 독립영화계에서는 새 유통 경로로서의 스마트폰 가능성에 주목한다. 영화 ‘까막섬의 비밀’은 지난 18일 안드로이드용 무료 앱을 통해 ‘개봉’됐다. 조만간 아이폰용 앱도 내놓는다. 국내 첫 시도다. 제작비 1억 5000만원에 촬영기간 3개월, 후반작업을 포함하면 스태프 15명과 배우 40명이 참여한 ‘까막섬’은 극장 상영도 고려했지만 결국 ‘스마트폰 개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까막섬’의 남현주 PD는 “힘겹게 극장을 잡더라도 퐁당퐁당(하루 걸러, 혹은 회차 건너 상영)이나 하루 1회 상영되기 십상이어서 차라리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DVD나 TV 쪽의 2차 판권을 생각했다.”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공개가 앞으로 독립영화의 새로운 활로가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5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박수영 감독의 ‘죽이러 갑니다’도 최근 아이폰용 무료 앱을 내놓았다. 홍보대행사 메가폰 관계자는 “소규모 영화라 홍보를 우선 생각했고, 와이드 릴리스(대규모 개봉)가 아니라 서울에서만 개봉했기 때문에 지방 관객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5000년 유물 시위로 상처

    이집트 시민들에게 승리를 안겨 준 시위가 5000년의 찬란한 문물을 자랑하는 이집트 역사에는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기게 됐다. 이번 시위 사태로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끝에 있는 이집트 박물관의 유물 18점이 도난당하고 70여점이 훼손됐다고 이집트 유물위원회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던 지난달 28일 한 무리의 도둑이 화재 대피용 비상출구를 타고 박물관 지붕으로 올라간 뒤 로프를 이용해 유리 천장으로 덮인 박물관 꼭대기 층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아크나톤 석회 석상과 투탕카멘 왕 금박 목상 2개, 네페르티티 왕비상, 아마르나 공주 사암 두상을 비롯해 12점의 석·목재 부장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 가운데 가장 사료적 가치가 높은 것은 아크나톤 석회 석상으로, 이 석상은 아크나톤 왕이 탁자를 들고 서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아크나톤은 이집트가 아시아까지 세력을 떨쳤을 당시 군림했던 이집트 제18왕조의 파라오다. 이집트 박물관장인 탈렉 엘아와디는 “이 작품은 왕이 자리를 잡고 있는 위치가 독특한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유물위원회는 또 지난 11일 도둑들이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40㎞ 떨어진 고대유적지 다흐슈르의 보관소를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이곳은 이집트 고왕국과 중왕국 시기에 왕족과 귀족들의 묘지로 사용됐던 곳이다. 하지만 당국은 아직 어떤 유물들이 없어졌는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이집트 박물관은 지난해 8월에도 반 고흐의 작품인 ‘꽃병과 꽃’(5000만 달러 상당)을 도난당한 적이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도시형 생활주택 1호 신림동 ‘아데나 534’ 가보니…

    도시형 생활주택 1호 신림동 ‘아데나 534’ 가보니…

    도시형 생활주택이 부동산시장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가 전세난 해소 대책의 일환으로 국민주택기금에서 연리 2%로 건설자금을 특별지원하겠다고 나섰고, 서울시도 각종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 건설사들이 꽁꽁 얼어붙은 신규 아파트분양 시장 대신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에 사활을 걸고 있다. 또 목돈의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은 은행 금리의 두배 가까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을 사고 있다. 이처럼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도시형 생활주택이 곳곳에서 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입주를 한 도시형 생활주택 1호인 서울 신림동 ‘아데나 534’를 돌아봤다. “혼자 살기엔 더없이 좋아요. 카드키, 전 층 폐쇄회로(CC)TV 등 안전시설과 냉장고, 옷장, 전자레인지까지 모든 가전제품이 갖춰졌으니 말이에요.” 지난해 10월부터 ‘아데나 534’에 사는 김모(31·여)씨는 이렇게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객지생활을 시작한 김씨는 그동안 다세대와 오피스텔 등을 전전했다. 임대료가 저렴한 다세대에 살다가 도둑이 들어 오피스텔로 옮겼다. 하지만 비싼 관리비와 딱딱한 사무실 분위기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옮기게 됐다. 김씨는 “여자들이 집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깨끗한 시설과 안전”이라면서 “이곳은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전자제품은 물론 사생활 보호와 안전시설 등이 잘 갖춰졌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같은 주택에 사는 차모(55)씨는 “오피스텔의 장점인 편리한 교통과 주변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으면서도 혼자만의 독립공간으로 꾸며진 것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세입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이 있는 것이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각종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어 오피스텔보다 실제 수익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법을 적용받는 주택이지만 1가구도 임대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어 구입할 때 취득·등록세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고 2가구 이상을 살 경우는 여기에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도 줄여준다. 지난 9월에 입주를 시작한 아데나 534의 경우 기대 수익률이 연 7.3%.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총 분양가 1억 4900만원에 대출 7000만원의 연 4.7% 이자비용을 뺀 수익률이다. 그래도 이런 저금리 상황에선 매력 있는 투자처이다. 권영신 한원건설 과장은 “임대수익은 7% 정도이지만 구입할 때 각종 세제혜택과 풍부한 임대 수요를 따지면 오피스텔보다 훨씬 낫다.”면서 “또 세입자들도 여성의 비율이 70% 이상 될 정도로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4월 분양한 아데나 534의 경우 15가구를 분양받은 사람도 있다.”면서 “서울 강남권 큰손들의 1순위 투자처”라고 귀띔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정부의 정책이 전세난 해결에 도움도 안 되고 오히려 공급 과잉에 따른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종옥 코쿤하우스 대표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얼어붙자 중소형 건설사들과 임대사업자들이 역세권 자투리땅이나 단독주택, 다세대 주택을 허물고 도시형 생활주택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열풍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 대표는 “물량이 많아지면 수익률과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면서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입지나 분양가, 임대 수요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난 해결을 위해선 초소형 주택보다는 3~4인 가족이 살 수 있는 주택 공급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보통 30㎡ 이하의 초소형이 대부분이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전세난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세입자들은 주로 자녀 1~2명을 둔 가구”라면서 “정부가 도시형 생활주택 50㎡까지 지원을 늘린다고 하지만 중소건설사의 손익 등을 따질 때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연극리뷰] 늘근도둑이야기

    [연극리뷰] 늘근도둑이야기

    명불허전(名不虛傳)은 아니었다. 22년간 사랑받아온 시사풍자 코미디 연극이라는 점에서 시원한 사회적 풍자를 기대하고 봤다면 말이다. 지난 11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무대에 다시 오른 연극 ‘늘근도둑이야기’에 대한 느낌이다. 사회보다 형무소에서 더 오랜 세월을 살아온 두 늙은 도둑이 감옥에서 풀려나와 금고를 털기 위해 미술관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극의 핵심 뼈대다. 이 연극이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민감한 현안을 뼈 있는 웃음으로 전달해, 시대에 맞는 시사풍자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올라온 ‘늘근도둑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적 이슈는 스치듯 농처럼 지나가는 ‘구제역’이란 단어 정도다. 극 중 농림수산부 장관에게 건네는 “구제역 때문에 요즘 바쁘죠?”라는 배우의 인사말은 관객에게 그다지 뼈 있는 웃음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나마 뼈 있는 웃음을 자아내는 건 전두환·노태우·김대중(작고) 전 대통령,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본인의 처지와 같은 전과자들이라며 ‘과자’라는 줄임 통칭으로 한데 묶은 것 정도다. 그래도 중년 배우들의 연기는 인상적이었다. 배우 세 명이 극을 이끌어가는 만큼 배우 간의 호흡과 연기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두 늙은 도둑 배우의 연기는 극을 충분히 떠받칠 만큼 사실적이고 생생했다. 드라마 ‘대물’ ‘추노’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대연, 영화 ‘살인의 추억’ ‘달콤한 인생’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김뢰하, ‘화려한 휴가’ 등 다수 영화에서 명품 조연으로 존재감을 굳힌 박원상 등이 이번 공연에 가세했다. 끝나는 날짜를 정해 놓지 않은 오픈 런 공연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25분) ‘아기’가 태어나는 곳이 분만실이라면, ‘엄마’가 태어나는 곳은 산후조리원이 아닐까. 아기란 저절로 크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배워서 키워야 하는 존재임을 몸소 깨닫고 있는 산모들이 있다. 서울시 은평구의 한 산후조리원에는 신생아실이 없다. 출산 즉시 아기와 엄마가 한 방에서 24시간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담아본다. ●학자의 고향(KBS1 일요일 오전 7시 20분) 청나라를 대표하는 대학자 옹방강 앞에 25세의 조선 청년 김정희가 나타났다. 문답을 나눌수록 옹방강은 추사의 해박함과 열정에 놀란다. 이렇게 시작된 김정희의 학문은 거대한 바람이 되어 조선을 뒤흔든다. 아직도 식지 않은 김정희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함께한다. ●사랑을 믿어요(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혜진은 승우를 다시 만나서 미술관에 출근해 달라는 부탁을 받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한다. 윤희는 아이들이 있는 기획사 사무실을 찾아가 아이들 계약 문제로 한바탕 설전을 벌인다. 한편, 김수봉 작가는 집에 놀러온 백일섭에게 지난밤 사건에 대한 전말을 자랑하며 돌아다니는데…. ●우리 결혼했어요(MBC 토요일 오후 5시 10분) 지난주 커플 마사지 데이트를 즐기며 건강을 회복한 ‘용서 부부’가 이번에는 겨울 스포츠의 꽃인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 스키장을 찾았다. 서현 부인의 보드 실력을 마스터시키겠다고 호언장담한 용화 남편. 용화 남편은 서현 부인의 스노보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월드컵 그리스전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결혼식을 4달 앞둔 예비신랑 김명철씨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여자 친구 현주씨에겐 그날 밤 ‘너의 과거와 돈 문제 등으로 힘들었고, 다른 여자가 생겼다. 이제 내게 연락하지 마라.’는 문자 한 통만 왔을 뿐이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45분) 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인가, 악인가. 가면 뒤로 자신의 악행을 철저히 숨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 1970년대 마지막으로 크게 한탕하고 손을 씻기로 결심한 좀도둑 광우. 그러나 어이없는 결말을 낳은 광우의 디데이. 그날의 사건 속이야기도 들어 본다. ●100회특집 앙코르 멜로다큐<가족>(OBS 일요일 오전 9시 55분) 국내 지상파 방송사 최초의 베트남어 자막 프로그램인 OBS의 멜로다큐 ‘가족’이 앙코르 방송된다. 프로그램 전체 시간을 베트남어로 자막 제작한 특집 ‘가족 100회’는 지금까지 출연했던 99팀의 출연 가족들 중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는 5팀이 출연한다.
  • [주말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3년째 방송프로덕션에서 신파 휴먼다큐를 찍고 있는 송수정PD(전지현). 억지 눈물과 동정심에 호소하는 프로그램에 신물이 난 그녀는 차라리 ‘동정심 없는 아프리카 사자’를 찍겠다며, 밀린 월급 대신 회사 카메라를 챙겨 나온다. 그러나 난데없이 아프리카 촬영은 취소가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메라까지 날치기당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하와이언 셔츠의 남자가 도둑을 쫓아 카메라를 되찾아 준다. 그는 악당이 머릿속에 넣은 크립토나이트 때문에 현재는 초능력을 쓸 수 없다는, 자칭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사나이다. 슈퍼맨은 여학교 앞 바바리맨 혼내주기 등 하찮고 사소한 선행에 열중하는가 하면, 북극이 녹는다며 지구를 태양에서 밀어내기 위해 물구나무를 서는 등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다. 수정은 그를 휴먼다큐 소재로 이용하기로 하고 동료들은 새로운 이야깃거리에 열광한다. ●한국영화특선 번지수가 틀렸네요(EBS 일요일 밤 11시) 구만복(구봉서)과 서달근(서영춘)은 여성들만 있는 천순분(도금봉)의 성미화학에 각각 급사와 수위로 취직한다. 그들은 여자들에게 괄시당하는 직장생활에 분통을 느끼나, 사장의 딸 정란(전양자)이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와 결혼해서 사장이 될 꿈에 부푼다. 그러나 정란은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공장장에 취임한다. 사장 집 식모 윤미(최인숙)를 사장 딸로 착각한 달근은 그녀와 연애를 시작한다. 한편 만복은 정란을 공장장인 줄 모르고 타박하다 그녀에게 운동장 100바퀴를 뛰는 벌을 받으면서 그만 자리에 드러눕는다. 이 일을 계기로 만복과 정란 사이에 사랑이 싹트고, 이 사이 경쟁사인 삼성화학 사장 허태백(허장강)이 가짜 성미화학 화장품을 위조해 배포한다. ●일요시네마 베이직(OBS 일요일 밤 11시 20분)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파나마의 한 정글에서 훈련 중이던 웨스트 하사관(사무엘 잭슨)과 일군의 특수부대원들이 총격전과 함께 갑작스레 사라진 사건이 발생한다. 이들 중 살아 돌아온 생존자는 던바와 중상을 입은 고위직 관료의 아들 켄달이었다. 두 명의 생존자는 수사담당 오스본 대위(코니 닐슨)에게 일체의 증언을 거부하고, 현직 군대와 관련이 없는 새로운 수사관을 요청한다. 이에 전직 특수부대원 출신 하디(존 트라볼타)가 사건에 투입되고, 마침내 하디는 던바에게서 웨스트 하사관과 특수부대원들이 살해당해 시체가 허리케인에 휩쓸려 갔다는 증언과 함께 ‘8’이라는 숫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켄달 역시 웨스트 하사관과 부대원들이 죽었다고 말하지만, 그것 외에는 던바의 주장과 완전히 상반된 진술을 한다.
  • “로스쿨, 이대로 가단 ‘집단자살’ 변호사 합격률 40%로 낮춰야”

    “로스쿨, 이대로 가단 ‘집단자살’ 변호사 합격률 40%로 낮춰야”

    “로스쿨생들, 이대로 가면 ‘집단 자살’밖에 안 됩니다. 변호사 합격률을 낮추는 것이 로스쿨생들을 살리는 길입니다.” 10일 만난 서울지방변호사회 신임 오욱환(51) 회장은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임기 동안 청년변호사 일자리 확보와 변호사 합격률을 40%로 낮추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같은 합격률은 법무부가 밝힌 75%와는 큰 차이를 보여 로스쿨 재학생들의 집단 반발이 예상된다. ●“고문변호사 中企 확대” 오 회장은 변호사 과잉 배출을 염려했다. 그는 로스쿨 문제를 ‘만원 버스’에 비유했다. “만원 버스에 사람이 가득 차 있는데, 사람들이 계속 타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일단 탄 사람은 ‘그만 태우라’고 난리를 칩니다. 더 타면 사고 위험이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아닌가요?” 합격률 40%를 유지하면 한 해 8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되는데, 이 정도 수준이 현재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범위라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나중에 취업 안 된 변호사들을 정부와 로스쿨이 책임질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청년 변호사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서석호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청년변호사지원특별위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변호사 수사관 제도’도 추진하기로 하고 법무부에 변호사의 수사관 특별채용을 요청할 계획이다. 오 회장은 “수사기법 등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어 변호사들 수요가 많을 것”이라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검사로 임용될 수도 있고, 형사담당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판담당검사 일부를 변호사로 대체하는 것과 각 부처에서 법안을 만들 때 도움을 주는 법무담당관제도 구상 중이다. 법무담당관이 늘어나면 법규들 간에 상충되는 문제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 회장은 “김황식 총리께 직접 찾아가 요청하겠다.”면서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밖에 기존에 상장회사, 공기업에만 국한됐던 고문변호사를 우리나라 기업 90%에 해당하는 중소기업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心月相照…국민에 봉사” 오 회장은 끝으로 국민들과 변호사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심월상조’(心月相照)를 강조했다. 심월상조는 마음의 달을 서로에게 비춘다는 뜻으로 오 회장이 국민들과 변호사들에게 봉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은 “‘변호사들은 도둑놈’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갖지 마시고 변호사가 갖고 있는 법률 지식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달라.”면서 “기업과 국민이 법을 잘 지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변호사 역할”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 수성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오 회장은 사시 24회로 연수원 17기다.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와 사무총장, 서울변호사회 총무이사 등을 지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음주 OK! 촬영 OK! 통화 OK! ‘트위터 시사회’

    원래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 싶은 게 사람의 심리다. 무대 장치나 배우 연기가 너무 멋있어 사진을 찍고 싶어도 꾹 참아야 했던 관객, 객석에서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들이키며 공연을 즐기고 싶었던 관객, 급한 전화가 걸려 왔는데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관객이라면 서울 대학로를 주목하자. 최근 연극계가 금기를 깨고 ‘음주 관람’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하고 나섰다. ‘트위터 시사회’도 도입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눈높이를 맞춰 관객을 적극 끌어안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21년간 사랑 받아온 코믹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는 오는 16일 연극계에서는 처음으로 ‘트위터 시사회’를 연다. 160명 트위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특별공연 형태다. 트위터 시사회인 만큼 공연 중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사진 촬영도 허용한다. 관객들은 실시간으로 생생한 사진과 감상평을 트위터에 올릴 수 있다. 현장에서 생중계하는 셈. 공연이 끝난 뒤에는 트위터에 올라온 감상평과 질문들을 모아 현장에서 바로 묻고 답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한다. 연극 ‘대머리 여가수’는 공연 시작 전에 “휴대전화 전원 안 꺼도 됨. 진동도 안해도 됨”이라는 독특한 안내방송으로 관객의 귀를 의심케 한다. 공연 내내 관객은 정말 휴대전화를 켜 놓아도 되는지, 심지어 전화통화를 해도 되는지 스스로 조바심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두 ‘OK’다. 이 별난 서비스는 연극 자체가 현실의 이치에 맞지 않는 ‘부조리극’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관객도 굳이 상식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마음껏 공연을 즐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3월 31일까지. 두 형제의 땀 냄새 나는 육탄전을 실감나게 그려낸 연극 ‘트루 웨스트’는 좀 더 앞서 파격 시도를 감행했다. ‘맥주 마시며 보는 연극 1호’를 선언한 것. 국내 공연장은 대부분 음료나 음식물 반입을 금지한다. 술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트루 웨스트’ 제작사인 악어컴퍼니는 공연 시작에 앞서 아예 관객들에게 무료로 맥주를 준다. 맥주는 오는 27일 마지막 공연 때까지 계속 무료 제공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십계명’ ‘오계’ 무색한 폭력·강간 등 강력범↑

    ‘십계명’ ‘오계’ 무색한 폭력·강간 등 강력범↑

    기독교(천주교, 개신교 포함)의 ‘십계명’, 불교의 ‘오계’(五戒) 등 각 종교의 계율은 그 성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살인, 도둑질, 거짓말, 간음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종교 계율뿐 아니라 사회법에서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범죄다. 그러나 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종교인들의 범죄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그 수법도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폭력, 강간 등의 강력 범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마약, 성매매,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과 같이 도덕적으로 비난의 여지가 큰 범죄들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충격적이다. 유형별로 보면 ‘거짓말하지 말라.’는 계율에 해당하는 ‘사기’가 폭력 관련 범죄와 함께 종교인 범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사기는 전체 종교인 범죄 중 15%가량을 차지한다. 그 방법도 다양하다. 돈을 빌리고 갚지 않거나 개발을 목적으로 투자금을 받아 가로채는 형태는 다반사다. 최근에는 ‘다단계 선교’와 같이 종교적 색채를 가미한 사기 행각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는 선교회에 회원을 가입시킬 때마다 수당을 준다고 속이고 가입비를 가로채는 것으로, 다단계 판매와 교회의 전도행위를 결합한 셈이다. 각 종교들이 공히 금지하고 있는 ‘간음’ 또는 ‘음행’(淫行)과 관련된 범죄도 늘고 있어 흥미롭다. 강간은 적은 수지만 소폭씩 증가 추세에 있으며, 성매매특별법 위반도 매년 20건 가까이 발생하고 있다. 성매매의 경우, 실제 적발되지 않은 건수가 상당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수치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의 문제로 떠오른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자 중에도 종교인이 포함돼 있어 충격적이다. 특히 이들은 종교인이라는 자신들의 위치를 이용해 어린 신자들을 꾀어 범죄를 저질렀다. 지난해 7월 10대 신자들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전도사는 “기타를 치며 찬양 예배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며 신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 ‘도둑질하지 말라.’는 계율에 해당하는 절도나 횡령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절도는 2007년 99건에서 2008년 107건, 2009년 145건으로 늘었으며, 횡령은 2007년 91건, 2008년 109건, 2009년 101건이었다. ‘살인’은 2007년 5건, 2008년 12건, 2009년 2건이 발생했다. 종교인의 범죄는 범죄가 가지는 사회적 악영향 외에도, 종교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데 문제가 있다. 종교인들은 통념적으로 일반 신자나 비종교인에 비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대다수는 그 기대에 모범적으로 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교인들의 이와 같은 일탈 행위는 각 교단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며, 곧 신자들의 이탈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종교인 범죄 원인의 하나로 자질 문제를 든다. 매년 관련 종사자를 찾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무분별하게 후보자들을 받아들이고 교육·배출한다는 것이다. 천주교는 성직자 수급 구조가 단일화돼 있지만, 개신교만 해도 교단·교파마다 있는 신학교는 물론, 무허가 신학교까지 난립해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다. 불교는 조계종 등 중앙 통제가 가능한 몇 개 종단을 제외하고는 역시 제각각의 소수 종단이 난립해 있고, 무속인은 공식 통계를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횡령과 같은 재산 범죄에 대해서는 재산권을 성직자가 가지는 제도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장은 “일부 주지스님이나 교회 담임목사들의 경우 재산 관념이 희박해 교회·사찰 재산을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지·목사가 행정 전권을 휘두르는 제도는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하이힐에 ‘꽂힌’ 中 여장 도둑 덜미

    하이힐에 ‘꽂힌’ 中 여장 도둑 덜미

    여성 가방과 하이힐에 매료된 여장 도둑이 잡혔다고 중국 안웨이성 위성TV가 31일 보도했다. 지난 26일 오후 안웨이성 하오저우시의 한 시장 근처에서 최근 들어 전기자전거가 자주 도난당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인을 잡고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털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쓴 용의자는 여성들이 즐겨 입는 커다란 모피코트와 핑크색 가방, 그리고 굽이 높은 하이힐까지 신은 ‘남자’였기 때문.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어렸을 때부터 여장에 관심을 보인 이 남성은 재미로 전기자전거를 훔치다가 맛을 들였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장을 하면 범행이 더욱 쉬워진다는 생각에 이 같이 행동했다. 실제로 곱상한 외모와 작은 몸집 뿐 아니라 하이힐과 모피 등 패션감각까지 갖춘 그는 현지 경찰 사이에서도 ‘여성 용의자’로 불려왔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한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분명히 여자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남자였다.”며 황당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여장은 예전부터 취미였고, 자전거는 재미로 훔쳤다고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사진=동영상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깔깔깔]

    ●나무꾼의 여유 두 인부가 산에서 부지런히 나무를 베고 있었다. 일이 끝날 때 즈음 서로가 벤 나무를 세어보는데, 한 인부가 다른 인부보다 두 배를 더 많이 베어서 그 노하우를 물었다. 그러자 인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저 친구가 쉬지도 않고 일을 할 때 가끔씩 쉬면서 휴식도 취하고, 도끼날도 갈았을 뿐입니다.” ●도둑의 변명 판사가 도둑에게 물었다. “피고는 돈뿐만 아니라 시계, 반지, 옷, 진주 등도 함께 훔쳤죠?” 그러자 피고가 대답했다. “네. 사람은 돈만 가지고는 행복할 수 없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난센스 퀴즈 이 세상에서 가장 빨리 자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미자.
  • 유정복 “구제역 수습뒤 사퇴…시간 지나면 책임 드러날 것” 가시 돋친 사의

    유정복 “구제역 수습뒤 사퇴…시간 지나면 책임 드러날 것” 가시 돋친 사의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유 장관은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당초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현재의 구제역 사태를 조속히 종식시키고 상황을 말끔히 수습한 다음 깨끗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의 사의 표명은 농식품부 간부들도 사전에 전혀 감을 잡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전날에도 정해진 일정을 소화해 내면서 구제역 사태의 최우선적인 해결을 강조했던 점에 비춰도 전격적이다. 유 장관은 사퇴의 변에서 구제역 사태를 둘러싸고 정치권 등에서 불거지고 있는 책임론 제기에 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유 장관은 “최근 백신 접종으로 구제역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사태 종식을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금은 오로지 사태 해결에 모든 생각과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지만, 책임론 등 정치적 논란이 일게 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구제역 사태에 대한 책임은 장관이 질 것이며, 끝까지 책임을 다하는 공직자의 본분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반드시 있고 기간이 지나면 책임소재도 분명히 드러나겠지만 정치인은 시시비비를 떠나 결과에 대해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결코 장관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구제역 사태를 놓고 정치권은 살처분 위주 정책의 실패로 인한 예산 낭비를, 축산농가는 백신 접종 시기의 오판을, 시민단체는 매몰지의 침출수 유출 등 허술한 방역 부분을 집중적으로 지적해 왔다. 유 장관은 사의 표명은 하되 사퇴시점은 유보했다. 사의 표명으로 정치권 등의 책임론 공방은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설 민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즉각 사퇴하지 않음으로써 전쟁 중에 장수가 무책임하게 물러난다는 비판에서 벗어났다. 유 장관은 어쩌면 이 두 가지를 노렸을지 모른다. 유 장관이 실제로 물러나는 시점은 빠르면 설 직후가 될 수 있다. 구제역 백신 접종으로 4일째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이달 중 백신 접종이 마무리된다. 설 연휴가 끝날 때까지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으면 2주일가량 구제역 발생이 없게 된다. 하지만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할 경우 사퇴 시점은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고위당정협의에서 구제역 발병 농가를 ‘도둑 잡을 마음이 없는 집주인’으로 비유한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윤 장관은 28일 해명서를 통해 “추후 보상 시스템의 보완 필요성을 지적하려는 취지로 발언했다.”면서 “그러나 축산 농민에게 적절치 못한 비유를 사용해 결과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여고생 괴롭히는 불량배 내 손으로 잡을래”

    “여고생 괴롭히는 불량배 내 손으로 잡을래”

    28일 대전 동구 용운동의 한 검도장. 쏟아지는 겨울 햇살을 받으며 한 남자가 허공을 향해 죽도를 휘두른다. 기합 소리가 도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꼿꼿한 허리에 단정한 품새를 보니 예사 고수가 아닌 듯하다. 그런데 호면을 벗자 드러나는 성성한 백발. “나 1917년생이야. 기자 양반은 몇 살이슈?” 대한검도회가 인정한 국내 최고령 검도인, 이상윤(94) 할아버지다. 이 할아버지는 90평생 검도와는 상관없는 삶을 살았다. 91세이던 2008년 처음 죽도를 잡았다.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했을 뿐이다.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두 살 아래 아내가 파킨슨씨병을 앓다 세상을 떠났다. 4남매를 키워 놓고 대청호수가 보이는 곳에 조립식 주택을 지어 둘이 오붓하게 살고 있던 때였다. 허망하게 아내가 가고 나니 한동안 우두커니 앉아 아내 생각만 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10㎞ 떨어진 복지관에 서예 수업을 받으러 가기로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매일 두 시간을 걸었다. 어두컴컴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다니다 보니 호신술 하나는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할아버지가 검도를 떠올린 것은 그때였다. 검도장 한곳을 찾아갔다. 증손자뻘인 초등학생들이 ‘한가득’이었다. 사범은 “연세가 너무 많아 못 가르치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다른 곳을 찾아가 제대로 스승을 만났다. 지금은 검도연수원에 있는 박귀화(검도 7단·조선세법 5단) 사범이다. ●호신술 배우려 검도장 찾아… 3년 걸려 초단 박 사범은 이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보물이다.”라고 생각했다. 나이나 체력은 문제 되지 않았다. 하려는 의지가 그토록 충만한 사람을 박 사범은 어느 젊은이 가운데서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이 할아버지는 처음 박 사범을 만났을 때 “도둑놈을 만나도 쫓아버릴 수 있게 때리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2008년 가을부터 이 할아버지는 검도를 했다. 매일 검도장에 가서 1000번 찌르기, 1000번 때리기를 했다. 검도장에서 돌아오는 길에도 등산용 지팡이로 허공을 찌르고 베었다. 6개월이 지나니 자신감이 붙었다. “검도를 하면 할수록 내가 당당해지는 느낌이야. 예전엔 불량배 만날까 봐 주머니에 1000원만 넣고 시장에 갔었는데 그때부터는 1만원 넣고 다녔어.”라고 말했다. 성인은 보통 5급부터 시작해 초단에 입문하기까지 1년 정도 걸리는데, 이 할아버지는 3년이 지난 지난해 겨울에서야 초단이 됐다. 박 사범은 “그동안 검도장을 여러 번 옮겨다니셔서 적응이 덜 되신 것”이라고 두둔을 해 준다. 사실 단수 올라가는 건 덤이다. 열심히 움직이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 할아버지는 지금도 돋보기 없이 책을 읽고 틀니를 끼지 않는다. 무릎이나 팔목도 아직 짱짱하다. 집앞 텃밭에서 콩이나 옥수수를 키우는 것도 다른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한다. “이젠 길거리에서 여고생 괴롭히는 불량배를 보면 내 손으로 잡을 거야. 죽도 갖고 쿡쿡 찌르면 그냥 쓰러질걸.”이라며 이 할아버지는 은근슬쩍 가슴을 펴 보인다. ●“올해 목표는 2단… 인생은 90부터” 올해 이 할아버지의 목표는 2단까지 단수를 올리는 것. 장기적으로는 100세까지 검도를 계속하는 것이다. “며칠 전에 TV를 보니까 80 먹은 노인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더라고. 내 참 기도 안 차서. 인생은 90부터야.” 글 사진 대전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지금이 축산농 도덕적 해이를 탓할 때인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축산농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한 것은 부적절하다. 그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내뱉은 이 발언에 일부 참석자들은 맞장구쳤다고 하니 더욱 걱정스럽다. 이는 구제역 사태로 고통 받는 축산농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다. 나아가 정부 여당이 사태를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정부가 그들에게 도덕적 해이를 탓할 때가 아니다. 윤 장관의 발언이 왜 잘못됐는지부터 깨달아야 하는 게 먼저다. 윤 장관의 진단은 여러모로 잘못됐다. 첫째, “경찰이 도둑을 지키면 뭐하나. 집주인이 잡을 마음이 없는데.”라고 한 것은 책임 소재의 왜곡이다. 경찰의 소임을 집주인에게 전가하는 행태는 국가기관의 직무유기다. 둘째, 현실 보상을 원인으로 꼽은 것도 보상 주체가 누구인지를 간과한 언급이다. 보상액 삭감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100% 보상을 바라는 농민이 아니라 정부에 있다. 셋째, 보상비로 근본적인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는 말도 나라 금고를 관리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3조원에 육박하는 보상금을 방지시스템 구축에 쓴다고 치자. 그렇다면 살처분도, 보상도 하지 말자는 얘기인가. 윤 장관은 몇몇 사례 등을 들어 도덕적 해이 현상을 지적했다. 정부가 100%까지 보상해 주니까 목돈을 노려 방역을 소홀히 하거나, 내팽개치는 일이 적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체만을 부각시킨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자식처럼 기르는 소·돼지들을 살리려고 발버둥치고, 그럼에도 결국 땅에 묻고 피눈물을 흘리는 선량한 농민들을 욕되게 하는 일이다. 구제역 주무 장관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어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 해결 후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했듯이 정부가 할 일은 책임 회피 아닌 수습이다. 뒤늦게 나마 사과의 뜻을 밝힌 윤 장관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농민들은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우울한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 최소한 그들에게 신속한 선(先)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단 한곳도 사각지대로 남아서는 안 된다.
  • 도벽있는 13세 딸에 ‘24시간 쇠사슬’ 부모 논란

    도벽있는 13세 딸에 ‘24시간 쇠사슬’ 부모 논란

    습관적으로 도둑질을 하는 딸에 결국 쇠고랑을 채우고 감금한 부모가 도마에 올랐다. 중국 언론의 17일자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에 사는 13세 소녀 샤오펑은 어린 시절 부모와 잠시 떨어져 지냈을 때 도벽이라는 나쁜 버릇이 생겼다. 이후 부모가 있는 상하이로 옮겨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지만 샤오펑의 도둑질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툭하면 장에 나가 마구잡이로 물건을 훔치던 탓에 주민과 상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결국 부모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가게에 샤오펑을 데려다 놓은 뒤 쇠사슬로 팔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됐다. 충격적인 것은 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를 24시간 ‘수감’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샤오펑은 부모의 제지로 24시간을 쇠고랑을 찬 채 지내왔으며, 부모가 집에서 잠을 잘 때에도 샤오펑은 가게와 쇠고랑을 벗어날 수 없었다. 비난이 잇따르자 샤오펑의 부모는 “배 아파 낳은 자식을 저리 두는 부모 마음은 어떻겠냐.”며 “방법이 없었다. 우리가 자는 사이 또 도둑질을 할 까봐 그랬다.”고 눈물로 해명하고 나섰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의견과 아동 인권을 무시한 처사라는 의견이 상충하는 가운데, 현지의 법률학자는 샤오펑의 손을 들어줬다.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이 법률가는 “‘중화인민공화국미성년보호법’에 따라 샤오펑 부모의 행위는 엄격한 아동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면서 “심리적인 상처에서 오는 자녀의 행동장애를 먼저 치료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감금을 시도한 것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어쿠스틱카페 내한공연 새달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쓰루 노리히로(바이올린·키보드), 나카무라 유리코(피아노), 마에다 요시히코(첼로) 등 3인으로 구성된 뉴에이지 연주그룹. 3만~10만원. (02)338-3513 ●2011년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 새달 12일 오후 4시, 7시 30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 고(故) 김광석을 그리워 하는 4CUS(박학기, 가인봉, 박승화, 이동은), 바비킴, 이적, 동물원, 유리상자, 나무자전거 등 수많은 선후배 동료 가수들이 그를 기억하고자 연 대규모 콘서트 서울 공연. 7만 7000원. 1544-1555 ●싸이의 소극장스탠드 10주년 한정판 새달 10~20일 서울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 데뷔 이후 처음 소극장 공연에 도전하는 가수 싸이의 공연. 9만 9000원. (02)333-3753 국악·클래식 ●안숙선·김덕수의 ‘공감’(共感) 29일 오후 5시 인천 십정동 부평아트센터. 우리 시대 최고의 명창 안숙선(판소리)과 사물놀이를 세계에 알린 명인 김덕수의 협연. 2만 5000~3만원. (032)500-2000 ●2011 꿈의 숲 세시풍속전-사물광대 신년맞이 ‘떼이루’ 새달 3일 오후 3시 서울 번동 꿈의숲 아트센터 퍼포먼스홀. 김한복(징), 박안지(꽹과리), 신찬선(장고), 장현진(북)이 모인 ‘사물광대’는 1988년 김덕수패 사물놀이로부터 ‘사물광대’라는 이름을 부여받고 활동 시작. ‘떼이루’는 모이라는 뜻의 신라시대 방언. 1만원. (02)2289-5401 미술·전시 ●한글 디자인 명인전 새달 1일까지.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전각 작가 정병례·핸드백 디자이너 이건만·패션디자이너 이상봉·도예가 전병근이 한글 디자인을 이용한 ‘4인4색’의 작품 출품. (02)733-7555 ●인세인 박전 새달 20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케이블 전선으로 회화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신진작가 인세인 박(Insane Park)의 작품을 전시. (02)723-6190 연극·뮤지컬 ●연극 해님지고 달님안고 새달 10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2. 늙은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아이가 아버지의 구속과 집착에서 벗어나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2007년 국립극장 창작공모전에 당선된 동이향 작가의 작품이다. 2만 5000원.(02)762-0010 ●뮤지컬 미션 새달 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8세기 식민지 영토분쟁의 중심이었던 남아메리카를 배경으로 했다. 예수회 신부들이 아순시온 지역의 원주민 과라니족을 대상으로 선교활동 중 생기는 종교, 인종, 사상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하는 영화 미션을 뮤지컬화 한 작품. 6만~20만원. (02)525-1621 ●연극 늘근도둑이야기 새달 2일부터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학생에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객층을 아우르며 큰 호응을 이끌어 낸 차이무의 대표적인 레퍼토리 작품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시사코미디 연극. 3만 5000원.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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