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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도범, 부자가 더 많다”

    “절도는 경제적인 이유로 저지르는 게 아니다. 경제적으로 덜 쪼들리는 이들이 가난한 사람들보다 상점에서 물건을 더 많이 훔친다.” 타임 인터넷판은 6일(현지시간)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 가운데 한 해 7만 달러(약 7400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2만 달러 이하를 버는 이들보다 30%나 많았다.”고 전했다. 타임은 레이철 시테어의 ‘도둑질’이란 신간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미국에서 상점 절도로 해마다 300억 달러(약 31조 9000억원) 이상 피해를 보고 있지만 여러 이유로 별다른 근절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은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근절하기 어려운 이유로 절도범이 소소한 물건들을 훔치는 데다 직업적인 도둑이라기보다는 아마추어인 경우가 많아 사법 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양심에 거리낌을 느끼지 않는 것도 절도가 근절되지 않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유명 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2001년 베벌리힐스의 한 상점에서 7600달러어치의 옷과 액세서리를 훔쳐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사람을 해친 것도 아닌데 뭘….”이라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것도 한 예로 꼽힌다. 레이철 시테어는 자신의 책에서 부자들이 상점에서 물건을 몰래 훔치는 것은 분노와 당당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큰 차원에서 경제적 음모에 희생되고 억울함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억울함을 푸는 대상으로 상점과 물건들을 겨냥한다고 풀이했다. 또 개인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고, 상점들에 대해선 서민들을 벗겨 먹는 ‘날강도’라고 느끼는 정서도 절도를 정당화하는 심리적 기반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들은 유명 인사들과 부자들의 사치와 부를 보면서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타임은 경제적으로 넉넉한 이들은 상점에서 절도를 저지르고도 대부분 처벌받지 않아 상습 들치기범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금융당국 “카드사 대출 증가율 年 5%대 이상 안돼”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의 과도한 외형 확장 경쟁 차단을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이 6일 신용카드 대출자산 적정 증가율을 연간 5%대로 제시한 것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카드사로부터 주요 부문의 목표 증가율을 포함한 하반기 영업계획을 제출받은 뒤 1주일 단위로 영업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적정 규모를 지키지 않는 금융회사에 대해선 특별검사가 이뤄지고 중대한 위규사항이 발견되면 영업정지, 최고경영자(CEO) 문책 등 엄중 제재하게 된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에서는 가계부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은 손대지 못하고 ‘카드사 팔만 비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6일 “최근 5년 동안 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5.1%인 점을 고려해 5%대가 적절한 카드대출 자산 증가율이라고 판단했다.”며 “카드업계에 이 같은 수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카드 대출이 가계 채무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증가하려면 가처분소득 증가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연간 증가율이 5%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카드 대출 자산 증가율은 2~3% 선에서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특별대책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카드 자산 ▲신규카드 발급 ▲마케팅 비용 등 3개 부문을 밀착 감독지표로 선정했는데, 이번에 카드자산 부문을 카드 대출 자산과 신용카드 이용한도로 나눠 감독지표를 4개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지난해 19.1%나 증가한 카드 대출 자산의 경우 올해 연간 증가율을 5% 선에서 제한키로 한 금감원은 개인회원 신용카드 이용한도 증가율도 연간 5%를 넘지 않도록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한도 증가율은 10.2%였다. 또 카드 발급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무실적 카드를 포함한 개인회원의 카드 발급 증가율은 연간 3%대를 적정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수 증가율은 11.5%였다. 지난해 30.4%나 늘어나 과당경쟁 논란을 부추겼던 총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 증가율은 올해 하반기 12%대로 억제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 별로 협의하며 시장 점유율과 최근 영업실적이 높은 선발회사들이 다소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이번 주 내로 자체 목표치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만한 게 카드사인 것 같다.”면서 “가계부채 대책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보니 효과가 금세 나타나는 카드 쪽을 몰아세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하라면 울며 겨자먹기로 해야겠지만 ‘큰 도둑’은 못 잡고 ‘작은 도둑’만 혼낸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은행, 캐피털, 저축은행 등에도 과도한 영업을 자제하는 기준을 설정해 업권별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조선 로열패밀리’ 문헌 한데 모였네

    ‘조선 로열패밀리’ 문헌 한데 모였네

    “이거, 참 잘됐네.” 이항증(72) 선생은 꼼꼼했다. “이곳 전체가 오동나무입니다. 오동나무는 습할 때 물기를 머금고, 건조할 때 물기를 내뿜는 습성이 있습니다. 3층 전시장은 앞으로 더 많은 기증 기탁자료들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천장 높이를 7.5m로 설계했습니다.” 앞서 가던 송순옥 국학자료팀장이 수장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이 선생은 그 말 하나하나 다 확인해 보려는 듯 수장고 내부를 일일이 손으로 만져 봤다. 5일 경기 분당시 하오개로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에서 열린 장서각(藏書閣) 신축 개관식. 조선왕실의 모든 문헌이 집대성된 곳이다 보니 한중연은 또 한 가지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사대부 명문가의 문헌까지 모아 보자는 것. 왕실과 사대부를 합쳐 이른바 ‘조선의 로열 패밀리’를 집대성하겠다는 포부였다. 한중연은 이를 위해 227억원을 들여 장서각을 새로 지었다. 그러면서 고문헌을 기증한 43개 가문 가운데 8개 가문 대표들을 개관식에 초청했다. 이 선생은 이 가운데 한 명이다. 이 선생의 증조부는 석주 이상룡(1858~1932). 석주는 조선이 망하자 경북 안동에 있던 가산을 모두 정리하고 만주로 건너가 우당 이회영과 함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고 상하이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인물이다. 때문에 유학을 공부한 조선 선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전형으로 꼽힌다. 이후 집안은 파란만장했다. 아들 이준형은 일제의 회유와 협박에 내몰리다 결국 1942년 자살했고, 손자 이병화는 친일파와 손잡은 이승만 정권 반대운동을 벌이다가 1952년 숨졌다. 이로 인해 이 선생은 어린 시절 한동안 고아원을 전전해야 했다. 이 선생은 개인적 고난보다 증조부의 유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더 컸다고 한다. “고문서를 많이 갖고 있는 분들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도난, 멸실 걱정이 제일 컸죠. 증조부가 남기신 소중한 자취를 내가 잘못 다루면 어쩌나 전전긍긍이었어요. 증조부가 가산을 정리해 고향을 떠난 뒤 안동 임청각에 제대로 된 주인이 살아본 적이 없어요. 눈에 띄는 대로 가져가면 그뿐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건 1970년대 중반인가, 일부 유물을 정리해서 고려대 박물관에 기증했습니다. 그게 언론에 보도되니 ‘이제 석주 집에는 더 볼 게 없다’며 도둑도 안 들어요. 그래서 한시름 놨죠. 하하하.” 그래도 결국 장서각 기탁을 결심했다. “솔직히 몇 년 동안 혼자 씨름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그래봤자 이걸 내가 지켜낼 방법이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기탁해버린 겁니다. 그 뒤 한중연에서 어떡하나 봤는데, 기록을 꼼꼼히 해제하더라고요. 동네 어르신이나 먼 친척분들이 그냥 하시는 말씀인 줄 알았던 것이 다 기록에 남아 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장서각이 재정비됨에 따라 한중연은 ‘21세기 장서각 연구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1년에 20억원씩, 5년간 100억원의 돈을 들여 보유하고 있는 왕실·사대부 문서를 전부 해제·정리하기로 한 것. 김학수 한중연 국학자료조사실장은 “새로 지은 장서각은 고문헌 보관에서부터 연구, 수리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면서 “갈수록 고문헌 보존이 어려워지는 세상이니 장서각을 믿고 (고문헌을) 맡겨 달라.”고 당부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5일 신축 개관한 장서각 수장고에서 송순옥 국학자료팀장이 ‘조선 왕실 족보’ 선원록(璿源錄) 편찬과정을 기록한 선원록의궤의 보관상태를 설명하고 있다(왼쪽). 내부가 모두 오동나무로 꾸며진 장서각 수장고 안에서 문헌 기탁자들이 문서 보관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용어클릭] ●장서각 고종이 황제국을 선포한 뒤 황가의 문서를 한데 모으기 위해 1908년 설립했으나, 일제에 흡수되면서 유명무실해져 버린 기관이다. 요즘 떠들썩한 외규장각은 규장각의 일부이고, 규장각은 이 장서각의 일부이다.
  • 카드사 외형 경쟁 옥죄기 첫 시동

     금융당국이 신용카드의 과도한 외형 확장 경쟁 차단을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금융감독원이 6일 신용카드 대출자산 적정 증가율을 연간 5%대로 제시한 것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카드사로부터 주요 부문의 목표 증가율을 포함한 하반기 영업계획을 제출받은 뒤 1주일 단위로 영업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적정 규모를 지키지 않는 금융회사에 대해선 특별검사가 이뤄지고 중대한 위규사항이 발견되면 영업정지, 최고경영자(CEO) 문책 등 엄중 제재하게 된다.  이에대해 카드업계에서는 가계부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은 손대지 못하고 ‘카드사 팔만 비틀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금감원 관계자는 6일 “최근 5년 동안 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5.1%인 점을 고려해 5%대가 적절한 카드대출 자산 증가율이라고 판단했다.”며 “카드업계에 이같은 수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카드대출이 가계 채무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증가하려면 가처분소득 증가 범위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다. 연간 증가율이 5%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하반기 카드대출 자산 증가율은 2~3% 선에서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특별대책 발표 당시 금융당국은 ?카드 자산 ?신규카드 발급 ?마케팅 비용 등 3개 부문을 밀착 감독지표로 선정했는데 이번에 카드자산 부문을 카드대출 자산과 신용카드 이용한도로 나눠 감독지표를 4개 부문으로 세분화 했다. 지난해 19.1%나 증가한 카드대출 자산의 경우 올해 연간 증가율은 5% 선에서 제한키로 한 금감원은 개인회원 신용카드 이용한도 증가율도 연간 5%를 넘지 않도록 가이드 라인을 정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한도 증가율은 10.2%였다.  또 카드 발급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무실적 카드를 포함한 개인회원의 카드 발급 증가율은 연간 3%대를 적정 수준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신용카드 수 증가율은 11.5%였다. 지난해 30.4%나 늘어나 과당경쟁 논란을 부추겼던 총수익 대비 마케팅 비용 증가율은 올해 하반기 12%대로 억제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 별로 협의하며 시장 점유율과 최근 영업실적이 높은 선발회사들이 다소 양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이번주 내로 자체 목표치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만한 게 카드사인 것 같다.”면서 “가계부채 대책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보니 효과가 금세 나타나는 카드 쪽을 몰아세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하라면 울며겨자먹기로 해야겠지만 ‘큰 도둑’은 못 잡고 ‘작은 도둑’만 혼낸다는 이야기가 많다.”면서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등에도 과도한 영업을 자제하는 기준을 설정해 업권별 차별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지민·오달란기자 icar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저작권의 가치 재정립/손원천 문화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저작권의 가치 재정립/손원천 문화부 부장급

    ‘언론’이란 뭔가.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의 국어사전에서는 이를 ‘1-개인이 말이나 글로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는 일, 또는 그 말이나 글. 2-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개념에 따라 활동하는 사람은 당연히 ‘언론인’이다. 이 개념을 블로거에 대입해 보자. ‘자신의 생각을 블로그란 매체를 통해 발표하거나, 여론을 형성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사람’쯤 되겠다. 표현상 ‘블로거’일 뿐 기능적인 면에선 ‘언론인’이다. 방문객이 하루 수만명이 넘는 ‘파워 블로거’든, ‘덜 파워풀한’ 블로거든 마찬가지다. 인터넷이 뒤바꿔 놓은 새 세상의 풍경이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도 바뀌지 말아야 할 가치는 많다. 특히나 ‘언론인’에겐 도덕적 의무가 천형처럼 따라다닌다. 인쇄매체의 종말이 운위되고, 신문기자 등 언론 종사자들의 목에 거미줄이 쳐질 상황이어도 그 근간이 흔들리는 법은 없다. 이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똑같은 무게로 적용된다. 그래야 옳다. 최근 서울신문이 보도한 ‘파워 블로거의 함정’ 기사(2일 자 8면)가 연일 화제를 낳고 있다. 기사의 핵심은 파워 블로거들이 기업에서 돈을 받고 브로커 짓을 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기사 말미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기사는 “파워 블로거의 경우 사업자가 아니고 직접 판매자도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보상책임은 없다.”고 적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인가. 권한은 막강한데, 책임은 없다니. 권한과 책임은 늘 함께 다녀야 하는 것 아닌가. 언론의 도덕률의 요체 가운데 하나는 ‘사실의 전달’이다. 사실이 올바르게 파악되고 전달되기 위해서는 직접 확인이 선행되어야 한다. 남이 확인한 사실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건 올바른 ‘언론인’이 할 짓이 못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논점은 저작권 문제로까지 확대된다. 기왕 파워 블로거의 실상이 회자되는 판국이니, 이참에 온라인 상의 저작권 문제도 함께 판에 넣어 논의하자는 얘기다. 저작권 문제는 일부 파워 블로거들의 도덕 불감증보다 폐해가 훨씬 심각하다. 대중음악의 경우, 불법 다운로드로 시장의 흐름 자체가 왜곡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영화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온 얘기다. 신문기사도 마찬가지다.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품을 들여 만든 기사를 퍼다가 자신의 것인 양 게시해 놓는 블로거들이 없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출처를 분명하게 밝히지만 말이다. 심지어 인터넷 언론을 자처하는 한 매체는 각 언론사 기자들의 기사와 사진을 통째 전재한 뒤, 마지막 부분에 출처만 조그만 하게 밝혀 두기도 했다. 필경 미구에 부닥칠 수도 있는 법적 문제를 교묘하게 피해가자는 꼼수임에 분명하다. 인터넷의 본질 가운데 하나이자, 장점이 공유다. 나눠서 함께 쓰자는 정신이다. 하지만 이는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 간에 이해가 맞았을 때 납득할 수 있는 얘기다. 어느 한쪽이 임의로 상대방이 애써 취득한 자산을 빼간다면, 이는 도둑질과 다를 바 없다. 인터넷 세상은 쉽다. 온갖 정보의 수집과 이를 통한 재활용이 ‘드래그질’ 한번이면 끝난다. 그러나 사소하다고 판단하는 ‘드래그질’ 때문에 상대방은 생멸의 기로에 서게 될 수도 있다. 해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새해 업무보고에서 뉴스 콘텐츠 유료 구매 촉진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최근 새 진용을 꾸렸다. 유병한 신임 위원장은 취임 전 문화부에서 콘텐츠산업실장을 역임했다. 저작권 도둑질의 폐해를 누구보다 지근거리에서 목격해 왔을 터다. 하여, 신임 유 위원장과 위원들에게 요청한다. 이제 저작권의 가치와 의미를 명징하게 세워달라. 위원회 성격의 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게다. 다만 모든 블로거가 공감하고 따를 규범 하나만 확립해 주길 기대한다. 그 또한 대한민국 저작권사(史)에 한 획을 긋는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겠나. angler@seoul.co.kr
  • 차승원 “난 독고진처럼 특별한 사람 아냐”

    차승원 “난 독고진처럼 특별한 사람 아냐”

    그동안 이토록 여심을 강하게 흔든 유부남 배우가 있었던가.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독고진(극 중 배역 이름) 신드롬을 일으킨 차승원(41) 이야기다. 얼굴만 봐도 ‘충전~’ 대사가 절로 떠오르는 그를 29일 서울 청담동 카페에서 만났다. ●“너무 많 은 사랑은 족쇄이자 굴레” →충전은 잘 되고 있나. -드라마를 마친 지 무척 오래된 것 같은데, 일주일밖에 안 됐다. 가족들과 함께 충전 중이다(웃음). →드라마 제목처럼 데뷔 이후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고생해서 한 연기였는데 아주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좋다. 하지만 족쇄이자 굴레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빨리 벗어버리려고 노력한다. →독고진 캐릭터가 왜 이렇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하나. -처음엔 웃기면서 멋있는, 언밸런스한 캐릭터를 하고 싶었다. 일종의 모험이었다. 그 두 가지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진다면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특유의 ‘무게’가 빠져 좋았다는 호평도 많다. -그동안 무거운 작품을 많이 해서 본의 아니게 폼을 많이 잡았다. 어두운 작품은 표정을 풍부하게 가져갈 수 없지만, 로맨틱 코미디는 감정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표정을 풍부하게 가져가려고 했다. 캐릭터에 맞는 말투도 빨리 만들려고 노력했다. →‘띵똥’ ‘충전’ ‘극복’ 같은 재밌는 대사는 그런 노력의 산물인가. -솔직히 처음엔 걱정이 많았다. 일상에서는 잘 안 쓰는 대사 아닌가. 괴팍한 독고라면 쓸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코믹하게 표현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난 독고진처럼 특별한 사람 아니다” →독고진과 실제 차승원을 비교한다면. -나는 독고진처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뻥 뚫린 집에서 살기도 싫다(극 중 독고진의 집은 김종영미술관이다). 하하. →아내 등 가족들의 반응은. -별 반응 없던데(웃음). 집에서는 일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촬영 중엔 아예 집에 못 들어간 날이 많았다. →전매특허였던 코미디 장르에서 무거운 작품으로 갔다가 다시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왔다. 차기작 선택이 고민될 것 같은데. -예전부터 시대극을 해 보고 싶었다. 정통 드라마든 판타지든 장르는 상관없다. 단, 너무 인물을 한 가지에 고립시키는 캐릭터는 피하고 싶다. ●“믿음 깨지 않는 배우 되려 노력” →어느덧 마흔을 넘겼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경험과 지혜가 연기에 묻어났으면 싶은데, 걱정이다. 무엇보다 믿음을 깨지 않는 배우가 되려고 한다. 몰입이 안 되는 배우는 싫다. 우리도 미국 할리우드처럼 배우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땅의 아저씨들을 위해 몸매 유지 비결을 조금만 알려 달라. -사람은 중력의 법칙에 따라 나이가 들면 근육이 처지기 마련이다.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덜 먹고 운동하는 것 말고 무슨 비결이 따로 있겠나.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뭔가를 얻으려는 것은 도둑놈 심보다. 하하.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李대통령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

    李대통령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아마 대한민국 통일은 도둑같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김현욱 수석부의장 등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신임 간부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다과회를 함께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통일은) 한밤중에 그렇게 올 수 있다.”면서 “항상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같이 오는 것이 아니고, 뜻밖에 올 수 있고, 한참 뒤에 올 수도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통일은 분명히 온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통일이 가까워졌다고 말하고 싶다. 오해를 살까 봐 말을 안 하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력이 합해졌을 때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으며, 남북이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외무장관회의 때 북한 박의춘 외무상이 천안함은 미국과 한국이 조작을 해서 만든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뭐냐. 대한민국에 그걸 믿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100% 믿고 있다면 그러지 못했을 것이며,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5000만 국민, 700만 동포들이 통일에 대한 신뢰와 올바른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 시·군 농업기술센터 소장, 수산사무소장 등 22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대한민국은 4만 달러 소득까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4년간 이웃 물건 600점 훔쳐온 ‘도둑 고양이’ 화제

    지난 4년간 샌프란시스코 근교의 한 주택가에서 600여점에 이르는 물건들이 도둑맞았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범인을 잡고도 구속하지 못했다. 범인이 고양이 였기 때문. 말 그대로 진짜 ‘도둑 고양이’ 다. 몇달 전 지역언론에 보도되다 지난 20일 AP 뉴스를 통해 전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른 이 고양이의 이름은 5살의 더스티. 이 도둑고양이는 매일 저녁 밖에 나가 3-4개 정도의 이웃들 물건을 훔쳐오며 심지어 하루 11개의 물건을 훔친 적도 있다. 더스티가 훔치는 물건도 다양하다. 주로 장갑, 타올, 구두 등을 훔치나 특히 수영복을 좋아한다. 이웃에 사는 캘리 맥클레렌은 “두번에 걸쳐서 내 비키니를 도둑맞았다.” 며 “고양이가 비키니 상하의를 모두 갖고 싶었던 모양” 이라며 웃었다. 이 고양이의 주인인 진 추는 “어느날 아침 침대 위에 장갑이 있어 남편에게 치우라고 말했는데 남편이 내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며 “이때 처음 고양이의 짓임을 알았다.”고 말했다. 더스티는 4년전 현 주인이 동물보호협회에서 입양한 고양이로 이같은 행각은 입양이후 4년간이나 계속 됐다. 고양이 주인은 “당초 고양이가 물건을 훔쳐 올 때마다 직접 피해주민을 찾아가 돌려주고는 했다.” 며 “그러나 물건 양이 너무 많아져 돌려주기도 힘들었다.” 고 하소연했다. 주인은 또 “때때로 더스티가 비싼 물건을 훔쳐오기도 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현지 동물 전문가들은 “이 고양이가 사냥 본능이 강해 사람의 물건을 훔쳐 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설] 대학 총장집 가사도우미도 학교직원인가

    ‘대학이 썩었다.’라는 비난이 사방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미친 등록금’을 바로잡기 위한 반값 등록금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곳곳에서 대학들의 파렴치와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고 있다. 비판 수위 역시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사학의 부정·부패, 비민주적 운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재단 전입금은 한푼도 내지 않고 등록금에만 매달리는 대학도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있다. 우리 대학의 한 단면이다. 최근 광주여대와 전남 성화대에서 불거진 사건은 큰 배움터라는 이름 자체가 낯뜨겁다. 광주여대 오모 총장은 집 가사도우미의 급여를 학교예산인 교비에서 꺼내 월 100만원씩 지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가사도우미가 일을 했건 안 했건 상관없이 급여 명목으로 5430만원을 빼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피와 같은 등록금을 쌈짓돈으로 여긴 것이다.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교수들에게 월급으로 13만 6000원을 준 성화대는 문제가 커지자 “학생등록금을 받아서 주겠다.”는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었다. 또 다른 대학에서는 총장 직위를 내세워 교수 채용을 빌미로 금품을 챙긴 전직 총장이 실형을 받는가 하면 교수들이 학생들의 통장을 이용해 국가 장학금을 빼돌렸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양식이 있는지 의아스럽다. 일부 대학들은 공공성을 잃었다.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영리만 추구하는 학원처럼 비치는 곳도 있다. 이런 대학은 전체 대학을 비리투성이로 매도당하게 만드는 독버섯이다. 부실대학 퇴출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감사원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를 통해 부실과 비리로 얼룩진 대학을 솎아내야 한다. 사실상 무력화된 사학법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한다. 재단에 대한 감시·견제를 강화해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학들은 스스로 개혁과 쇄신에 나서지 않으면 자율은커녕 존립조차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새겨야 할 것이다.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3) 주자학자 퇴계 이황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13) 주자학자 퇴계 이황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은 생후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엄격한 숙부 밑에서 수학했으며 기묘사화 등을 경험하면서 사림의 처세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경(敬)의 실천으로 요약되는 그의 일생은 이와 같은 내적·외적 이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퇴계는 이 모든 사실을 훌쩍 뛰어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퇴계는 한 인간이 의지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높고 깊은 인격의 다른 이름이었다. 얼핏 보면 퇴계의 삶은 건조하고 답답하다. 매우 진지하고 실수가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공부만 해도 그렇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로서는, 퇴계의 공부 사랑은 결코 이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퇴계에게 공부는 일상이었다. 그는 밥 먹듯이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라 앉거나 서거나 걷는 것처럼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공부가 생활이고 놀이이자. 단순히 배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 퇴계는 실제로 그런 인물이었다. 퇴계가 정확히 언제부터 주자학에 몰두하게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주자를 만나면서 퇴계는 인생의 분명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자전서’의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로 주자를 읽었다. 그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성현의 말과 행동을 마음에 본받아서, 조용히 찾고 가만히 익히는 것” 이었다. 요컨대 공부는 삶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가 보기엔 “바쁘게 말하여 넘기고 그저 예시로 외우기만 하는 것”은 가장 나쁜 독서다. 성현의 말씀과 내 생각이 다르다면 일단 나에게서 문제를 찾는다. 그럴 땐 “성현의 말을 더욱 믿어서 딴 생각이 없도록 간절히 찾아야” 한다. 이 간절함이 퇴계 공부의 요체다. 간절했기에, 퇴계에게 책 속의 글자들은 일상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출렁이며 되살아나야 했다. 퇴계는 책과의 치열한 싸움만큼, 일상의 유연함 속에서 배움을 일궜다. 그렇기에 그의 노력에 엄숙함이나 비장함을 떠올리는 건 사실상 오늘날의 우리가 공부에 대해 갖는 편견의 결과일 뿐이다. 퇴계는 천재라기보단 노력파였다. 천지가 배움으로 가득차 있어 끝없이 질문하는 것에 머물고 싶었던 진솔함. 배움 앞에선 자신을 잊어버리면서까지 까마득히 몰입해 들어가고 또 무얼 배웠는지 따져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배움을 이루어내는 성실함. 퇴계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고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인상 깊게 보여준다. ●책과 치열한 싸움·일상의 유연함으로 배움실천 퇴계는 34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사했다. 홀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주위의 충고가 없었다면 아예 벼슬할 생각조차 접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 벼슬에 뜻이 없었던 까닭에, 그는 곧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사대부로서 출사하는 일 자체가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곳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그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하고 큰 공부를 원했다. 이후 공직(公職)에서 물러나기 위해 그가 벌인 노력은 처절하리만치 눈물겹다. 번번이 사표는 반려되었고, 사양할수록 더욱 높은 품계와 작위가 되돌아 왔다. 한번 잘못 발을 내디딘 세계는 그렇게 늪처럼 퇴계를 붙잡았다. 완전한 물러남! 퇴로를 찾을 때까진 어떠한 틈도 보이지 말아야 했다. 명종의 눈물겨운 구애에도 불구하고, 퇴계는 마치 자동응답 기계처럼 사퇴의 이유들을 되풀이했다. 아픕니다, 능력이 부족합니다, 관례에 어긋납니다, 시기가 적절치 않습니다, 집안에 상이 있습니다. 또 아픕니다…. 줄기찬 줄다리기. 급기야 몸이 단 임금의 친필까지 등장했지만, 퇴계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어리석음을 숨기면서 벼슬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가 종종 보게 되는 인사청문회는 퇴계 인사 풍경의 네거티브 버전이라 할 만하다. 퇴계를 향한 구애는 명종에서 선조로 이어졌다. 68세의 퇴계는 5개월간 7차례나 관직을 제수하는 선조의 공세에 대해 바른 군주의 몸가짐을 충고하는 여섯 조목(‘무진육조소’)과 주자학의 핵심을 간추린 열 장의 그림(‘성학십도’)을 올리며 버텼다. ‘제발 성학(聖學)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고, 도덕과 학술로 인심을 밝히시길’(‘무진육조소’), ‘길(道)은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는 법!’(‘성학십도’) 요컨대 답은 이미 자신에게 있으니, ‘부디 나를 찾지 말고, 스스로 답을 구하시라!’ 퇴계에게 공부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삶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 나를 세울 것을 요구한다. 시선들을 계산하고 챙기느라 바쁜 곳, 그것이 관직의 세계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공부(위기지학)의 장이 아니라는 것! 이것이 퇴계가 140여회나 계속되는 군주의 청을 거절한 이유였다. 1558년 겨울, 성균관 대사성이었던 퇴계는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고봉(高峰) 기대승(奇大昇)의 방문을 받았다. 젊은 고봉은 퇴계의 학설을 비롯해 성리학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그리고 몇 달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논박을 듣고 나서 (나의 생각이)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쳐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이 문장은 마치 선배에게 가르침을 받은 후배의 문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편지를 쓴 것은 퇴계였다. 이에 대한 기대승의 답장. “그렇게 고친다면 비록 지난번의 설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제 의견으로는 그래도 불만스럽습니다.” ●유명한 기대승과 서신 논쟁도 퇴계-고봉의 서신 논쟁이 시작되었다. 고봉은 주자의 글을 배경삼아 따졌고, 퇴계는 주자의 마음을 가지고 응수했다. 논쟁의 핵심은 순수 도덕 감정인 사단(四端)(측은, 수오, 사양, 시비)과 비도덕 감정인 칠정(七情)을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퇴계는 사단과 칠정을 각각 리(理)와 기(氣)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리에 해당하는 사단이 기와 상관없이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주자의 기본 구도에 따르면 이치는 결코 기를 떠나 존재할 수 없었다. 8년에 걸친 논쟁의 결론은 파격적이었다. 퇴계는 결국 ‘이치도 (스스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던 것. 퇴계와 고봉의 논쟁은 표면상 ‘고봉의 승리’처럼 보인다. 퇴계가 주자(학)를 이탈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퇴계에게 주자는 세계(우주)였다. 그에게 그 세계 밖은 상상의 외부였다. 그러했기에 퇴계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언설들이 주자의 구도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논쟁의 한복판에서, 기대승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한 퇴계가 두 차례나 자신의 논지를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봉이 주자의 논리에 근거했다면, 퇴계에게 중요한 건 주자의 ‘뜻’에 서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성인의 길을 묻는다. 주자는 그 길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런 길을 정말 우리가 갈 수 있느냐고. 불가능하다고, 너무 이상적이라고. 그런데 퇴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길을 정말 걸어가고 있었다. 길을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길 위에 서서 걷는 자! 하지만 그 길은 이전의 길이 끝난 길이었고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그렇게 퇴계는 주자를 넘어서 버렸다. 주자의 삶을 살고자 한 자, 그래서 주자가 다다르지 못한 길마저 개척한 자. 그럼으로써 주자마저도 새롭게 만든 자. 퇴계는 주자학의 내부에서 주자를 넘어가 버린 유일한 주자학자였다.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그가 공직임명을 140차례나 거부한 이유는?

     퇴계(退溪) 이황(李滉·1501~1570)은 생후 7개월 만에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그는 엄격한 숙부 밑에서 수학했으며 기묘사화 등을 경험하면서 사림의 처세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경(敬)의 실천으로 요약되는 그의 일생은 이와 같은 내적·외적 이력의 결과였다. 하지만 퇴계는 이 모든 사실을 훌쩍 뛰어넘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퇴계는 한 인간이 의지와 노력으로 성취할 수 있는 높고 깊은 인격의 다른 이름이었다.   주자학을 꿰뚫었던 ‘공부의 신’ 선생(퇴계)은 일찍이 서울에서 ‘주자전서’를 구하여 문을 닫고 들어앉아서 조용히 읽기를 시작하여 한 여름내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혹 누가 더위로 몸이 상하지 않을까 경계하면, 선생은 “이 글을 읽으면 가슴 속에서 문득 시원한 기운이 생기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저절로 더위를 모르게 되는데, 무슨 병이 생기겠는가?”하였다.(‘언행록’)    얼핏 보면 퇴계의 삶은 건조하고 답답하다. 매우 진지하고 실수가 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공부만 해도 그렇다. 더우면 더워서, 추우면 추워서 공부를 못하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로서는, 퇴계의 공부 사랑은 결코 이해가 쉽지 않다.  하지만 퇴계에게 공부는 일상이었다. 그는 밥 먹듯이 공부했던 사람이 아니라 앉거나 서거나 걷는 것처럼 공부하는 사람이었다. 공부가 생활이고 놀이인 자. 단순히 배움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자. 퇴계는 실제로 그런 인물이었다.  퇴계가 정확히 언제부터 주자학에 몰두하게 되었는 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주자를 만나면서 퇴계는 인생의 분명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자전서’의 글자가 희미해질 정도로 주자를 읽었다. 그에게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성현의 말과 행동을 마음에 본받아서, 조용히 찾고 가만히 익히”는 것이었다. 요컨대 공부는 삶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그가 보기엔 “바쁘게 말하여 넘기고 그저 예시로 외우기만 하는 것”은 가장 나쁜 독서다. 성현의 말씀과 내 생각이 다르다면 일단 나에게서 문제를 찾는다. 그럴 땐 “성현의 말을 더욱 믿어서 딴 생각이 없도록 간절히 찾”아야 한다.  이 간절함이 퇴계 공부의 요체다. 간절했기에, 퇴계에게 책 속의 글자들은 일상으로 들어와 이리저리 출렁이며 되살아나야 했다. 퇴계는 책과의 치열한 싸움만큼, 일상의 유연함 속에서 배움을 일궜다. 그렇기에 그의 노력에 엄숙함이나 비장함을 떠올리는 건 사실상 오늘날의 우리가 공부에 대해 갖는 편견의 결과일 뿐이다.  퇴계는 천재라기보단 노력파였다. 천지가 배움으로 가득차 있어 끝없이 질문하는 것에 머물고 싶었던 진솔함. 배움 앞에선 자신을 잊어버리면서까지 까마득히 몰입해 들어가고 또 무얼 배웠는지 따져보지 않으면서도 어느 순간 배움을 이루어내는 성실함. 퇴계는 배움을 ‘즐기는’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고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인상 깊게 보여준다.   군주의 100여차례 관직 요청을 퇴짜놓다  퇴계는 34세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출사했다. 홀어머니를 생각하라는 주위의 충고가 없었다면 아예 벼슬할 생각조차 접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초 벼슬에 뜻이 없었던 까닭에, 그는 곧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사대부로서 출사하는 일 자체가 무용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곳은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그는 좀 더 자유롭고 유연하고 큰 공부를 원했다.  이후 공직(公職)에서 물러나기 위해 그가 벌인 노력은 처절하리만치 눈물겹다. 번번이 사표는 반려되었고, 사양할수록 더욱 높은 품계와 작위가 되돌아 왔다. 한 번 잘못 발을 내디딘 세계는 그렇게 늪처럼 퇴계를 붙잡았다.  완전한 물러남! 퇴로를 찾을 때까진 어떠한 틈도 보이지 말아야 했다. 명종의 눈물겨운 구애에도 불구하고, 퇴계는 마치 자동응답 기계처럼 사퇴의 이유들을 되풀이했다. 아픕니다, 능력이 부족합니다, 관례에 어긋납니다, 시기가 적절치 않습니다, 집안에 상이 있습니다. 또 아픕니다. 줄기찬 줄다리기.  급기야 몸이 단 임금의 친필까지 등장했지만, 퇴계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어리석음을 숨기면서 벼슬하는 것은 도둑질입니다!” 이쯤되면 우리가 종종 보게 되는 인사청문회는 퇴계 인사 풍경의 네가티브 버전이라 할 만하다.  퇴계를 향한 구애는 명종에서 선조로 이어졌다. 68세의 퇴계는 5개월간 7차례나 관직을 제수하는 선조의 공세에 대해 바른 군주의 몸가짐을 충고하는 여섯 조목(‘무진육조소’)과 주자학의 핵심을 간추린 열 장의 그림(‘성학십도’)을 올리며 버텼다.  ‘제발 성학(聖學)으로 정치의 근본을 삼고, 도덕과 학술로 인심을 밝히시길’(‘무진육조소’), ‘길(道)은 형상이 없고, 하늘은 말이 없는 법!’(‘성학십도’) 요컨대 답은 이미 자신에게 있으니, ‘부디 나를 찾지 말고, 스스로 답을 구하시라!’  퇴계에게 공부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스스로의 길을 찾아 삶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항상 다른 사람의 시선 앞에 나를 세울 것을 요구한다. 시선들을 계산하고 챙기느라 바쁜 곳, 그것이 관직의 세계다. 한 마디로 나를 위한 공부(위기지학)의 장이 아니라는 것! 이것이 퇴계가 140여회나 계속되는 군주의 청을 거절한 이유였다.   저 유명한 기대승과의 서신 논쟁  1558년 겨울, 성균관 대사성이었던 퇴계는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고봉(高峰) 기대승(奇大昇)의 방문을 받았다. 젊은 고봉은 퇴계의 학설을 비롯해 성리학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졌다. 그리고 몇 달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한다.  “논박을 듣고 나서 (나의 생각이) 더욱 잘못되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고쳐 보았습니다.” 얼핏 보면 이 문장은 마치 선배에게 가르침을 받은 후배의 문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편지를 쓴 것은 퇴계였다. 이에 대한 기대승의 답장. “그렇게 고친다면 비록 지난번의 설보다는 나은 것 같지만, 제 의견으로는 그래도 불만스럽습니다.”  퇴계-고봉의 서신 논쟁이 시작되었다. 고봉은 주자의 글을 배경삼아 따졌고, 퇴계는 주자의 마음을 가지고 응수했다. 논쟁의 핵심은 순수 도덕 감정인 사단(四端)(측은, 수오, 사양, 시비)과 비도덕 감정인 칠정(七情)을 어떻게 볼 것인가였다.  퇴계는 사단과 칠정을 각각 리(理)와 기(氣)에 속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리에 해당하는 사단이 기와 상관없이 존재해야 했다. 하지만 주자의 기본 구도에 따르면 이치는 결코 기를 떠나 존재할 수 없었다.  8년에 걸친 논쟁의 결론은 파격적이었다. 퇴계는 결국 ‘이치도 (스스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던 것. 퇴계와 고봉의 논쟁은 표면상 ‘고봉의 승리’처럼 보인다. 퇴계가 주자(학)를 이탈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퇴계에게 주자는 세계(우주)였다. 그에게 그 세계 밖은 상상의 외부였다. 그러했기에 퇴계는 자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언설들이 주자의 구도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논쟁의 한복판에서, 기대승의 날카로운 비판에 직면한 퇴계가 두 차례나 자신의 논지를 수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고봉이 주자의 논리에 근거했다면, 퇴계에게 중요한 건 주자의 ‘뜻’에 서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종종 성인의 길을 묻는다. 주자는 그 길을 보여주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다시 묻는다. 그런 길을 정말 우리가 갈 수 있느냐고. 불가능하다고, 너무 이상적이라고. 그런데 퇴계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 길을 정말 걸어가고 있었다.  길을 바라보는 자가 아니라 길 위에 서서 걷는 자! 하지만 그 길은 이전의 길이 끝난 길이었고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자리였다. 그렇게 퇴계는 주자를 넘어서버렸다. 주자의 삶을 살고자 한 자, 그래서 주자가 다다르지 못한 길마저 개척한자. 그럼으로써 주자마저도 새롭게 만든 자. 퇴계는 주자학의 내부에서 주자를 넘어가 버린 유일한 주자학자였다.  문성환 수유+너머 남산 연구원
  • [어린이 책꽂이]

    ●작가클럽(고정욱 글·최신오 그림·거북이북스 펴냄)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각종 뉴미디어가 인기인 시대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은 글쓰기 능력. 소설가, 정치가, 작가 등을 꿈꾸는 아이들이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을 만화와 함께 재미있게 담아냈다. 9000원. ●로타는 기분이 좋아요(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일론 비클란드 그림·김서정 옮김·바람의아이들 펴냄) ‘삐삐’ 시리즈를 만들었으며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동화작가인 린드그렌(1907~2002)이 쓴 명랑하고 유쾌한 여자아이들 이야기. 9000원. ●도둑이 된 잭과 콩나무 (글공작소 글·강영수 그림·아름다운사람들 펴냄) 원작에서 잭은 우연히 얻은 요술 콩의 줄기를 타고 올라가 거인의 성에서 몰래 가져온 보물로 부자가 된다. 원작을 살리면서도 기발한 반전으로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거꾸로 쓰는 세계명작 시리즈. 9800원. ●유네스코 선정 한국의 세계 문화유산(원의경 글·전경희 꾸밈·김원수 감수·도서출판 아람 펴냄) 외울 것이 많아 까다롭게 느껴지는 사회 과목을 주인공으로 한 ‘똑똑한 사회씨’ 시리즈. 그림책으로 만나 보는 사회 교과서다. 사진과 그래픽도 풍부하다. 9000원.
  • 英, 860만명 환자기록 담은 노트북 도둑맞아

    무려 800만 명이 넘는 환자의 의료기록을 담은 노트북이 사라진 사실이 알려져 영국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의 보건의료제도기관(국민보건서비스)인 NHS 본사 빌딩에서 지난 3주 전 해당 노트북이 사라졌지만 신고가 접수된 것은 불과 며칠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암호화가 되지 않은 이 노트북에는 최소 863만 명의 의료기록과 1800만 명의 병원 방문 기록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데이터들에는 환자의 실명이 포함된 것은 아니지만, 성별, 나이, 인종 등의 정보와 간단한 주소 등이 기록돼 있다. 특히 여기에는 암, 에이즈, 정신질환, 유산·낙태 등의 질병과 관련한 환자들의 정보도 속해 있어 유출시에는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정보가 담긴 노트북은 NHS 런던지사의 창고에 저장돼 있던 것으로, 국민건강보험과 관련한 자료를 담은 노트북 중 무려 20대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8대는 회수했지만, 나머지 12대의 행방은 아직 미지수다. NHS 측은 “해당 노트북은 접근이 불가능한 사람이 정보를 열람하려는 경우 스스로 파일을 삭제하는 프로그램에 깔려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불안은 점차 커지고 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한 뒤 곧장 수사에 나섰지만, 워낙 신고가 늦은데다 아직 용의자의 신원 조차 파악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파고 높아지는 남중국해 석유분쟁

    중국과 베트남, 중국과 필리핀 간의 남중국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기저에는 남중국해의 풍부한 석유가 깔려 있다. 중국은 베트남과 필리핀에 “중국의 석유를 도둑질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자국의 시추 장비를 남중국해로 반입시킬 계획이고, 이에 맞서 베트남은 남중국해에서 실탄 훈련을 할 계획을 밝혀 물리적 충돌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9일 “베트남은 남중국해의 핵심 지역인 난사(南沙·스프래틀리)군도와 부근 해역에서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6일에 이어 지난 8일 베트남 국영석유회사 탐사선의 케이블이 중국 선박에 의해 손상되자 베트남 측이 중국에 항의한 데 대한 일종의 ‘답변’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신인 류젠차오(劉建超) 필리핀 주재 대사도 “다른 나라들이 중국 허락 없이 남중국해에서 석유 탐사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류 대사는 군사력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공격받지 않는다면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의 석유 탐사 방해는 주권 침해라고 강도 높게 비난한 데 이어 베트남 해군 관계자는 10일 “13일 중부 꽝남성에서 남중국해로 40㎞ 떨어진 혼옹섬에서 실탄 훈련을 6시간 동안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훈련 예정 지점은 난사군도에서 약 1000㎞ 떨어져 있으나 양국 간 긴장이 더 고조될 전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大 사건을 추적하다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大 사건을 추적하다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로 시작되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란 유명한 동요가 있다. 동요가 인물로 한국사를 정리했다면 ‘한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이근호·박찬구 엮음, 청아출판사 펴냄)은 고조선과 한나라(중국) 전쟁부터 1987년 6월 민주항쟁까지 사건으로 한국사의 흐름을 관통한다. ●고조선부터 6월 민주항쟁까지… ‘또 하나의 교과서’ 역사적인 사건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추적해 나가다 보면 한국사는 딱딱한 책이 아니라 풍성한 이야기가 담긴 나무로 꽉 찬 거대한 숲처럼 여겨진다. 각각의 사건에 지도, 관련 사진, 더 알아보기 등 관련 자료를 추가 구성해 교과서처럼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엮은이 이근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임연구원은 “사건으로 역사에 접근한 책들도 있었지만 한국사 전체를 추적한 경우는 많지 않다.”며 “역사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의 인과관계를 추출해 한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역사의 흐름을 바꾼 100가지 사건은 연대순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음에도 편년이 확정되지 않은 사건은 불가피하게 빠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책에서는 이를 보완하고자 해당 사건이 벌어진 시대의 주요 인물 및 얽힌 사건들에 대한 설명을 첨부하고,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는 도판까지 곁들였다. 관련 자료가 풍부해 한 권으로 읽는 한국사 교과서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한국사를 전공한 현직 기자가 쓴 글이기에 교과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지금 벌어지는 사건을 글로 중계하는 듯한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사육신 사건은 “나리(세조)가 나라를 도둑질했다.”, “어떻게 공신으로서 배신을 할 수 있는가.”, “단종의 복귀를 위해 후일을 기약했을 뿐이다.”, “내가 내린 녹을 먹지 않았느냐.”, “나리의 녹을 먹은 적이 없다.”는 세조와 성삼문(사육신 가운데 한 명)의 피 튀기는 대화로 요약된다. ●학자·기자의 눈으로 중계하듯… 풍부한 자료·도판 100대 사건으로 꼽힌 고구려·신라·백제 삼국의 권력 다툼, 살수대첩, 귀주대첩, 임진왜란 등을 통해 외세의 침입에 대항한 우리 선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 이름도 생소한 고려 시대 만부교 사건과 강조의 정변, 나선 정벌, 암태도 소작 쟁의 등에서는 미처 몰랐거나 자세히 알지 못했던 사건의 이면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고대, 고려, 조선에 그치지 않고, 8·15 광복 이후 다양한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진다. 엮은이 박찬구 서울신문 기자는 “결국 역사는 사람이며,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인과관계를 갖기 마련”이라며 “한국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게 서술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사는 삼별초 봉기나 아관파천처럼 생경한 단어를 외워야 하는 까다로운 과목이거나 각색된 TV 드라마로만 다가왔다. 하지만 ‘한국사를 움직인 100대 사건’을 통해 역사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생명체로 여겨질 것이다. 2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3세 소년, 깜짝 아이디어로 4억원 번 방법은?

    13세 소년, 깜짝 아이디어로 4억원 번 방법은?

    영국의 13세 소년이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소년은 일명 ‘도둑을 골탕 먹이는 초인종’을 발명해 25만 파운드(4억 4000만원)넘는 돈을 벌게 됐다. 영국 서리 주의 한 사립학교에 다니는 로렌스 룩은 어릴 때부터 물건을 이리저리 뜯고 새롭게 만드는 걸 좋아했다. 부모는 아들이 단순히 호기심이 많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룩이 교내 발명대회에서 만들어 낸 일명 ‘스마트벨’(Smart Bell)은 영국의 초인종 시장을 놀라게 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로렌스가 개발한 ‘스마트벨’은 빈집털이범들이 범행대상 가옥이 비었는지를 확인하려고 초인종을 눌렀을 때 보기 좋게 골탕을 먹일 수 있도록 고안됐다. 벨을 누르면 10초 뒤 집주인의 휴대폰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냥 집을 비울 때 보다 마음이 놓이게 한다는 것. 이 초인종에 대해 로렌스는 “집을 비웠을 때 사람이 없어서 우편물이 우체국으로 반송되자 엄마가 그 물건을 우체국에서 되찾아 오느라 애를 먹는 걸 보면서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심(SIM)카드가 내재된 이 초인종은 이미 영국 내 대형통신사인 콤텔 이노베이트와 2만대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또 다른 통신사와도 2만 5000개를 추가 계약을 맺기로 약속이 된 상태. 계약이 성사되면 소년은 최소 25만 파운드(4억 4000만원)을 수중에 넣게 된다. 당장 이 돈으로 컴퓨터 게임팩을 엄청나게 많이 사고 싶긴 하지만 로렌스는 참기로 했다. 소년은 “부모님 의견에 따라 이 돈은 대학등록금 등으로 쓰기 위해 저축하기로 했다.”고 의젓하게 계획을 밝혔다. 또 “친구들에게 자랑하고도 싶지만 그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아직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폐기할 지폐가 없네” 도둑 맞은 아르헨 중앙은행

    “폐기할 지폐가 없네” 도둑 맞은 아르헨 중앙은행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이 돈을 도둑맞았다. 내부자 소행이 분명하지만 중앙은행은 아직 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4월 마지막 주 은행 내부에서 발생했다. 폐기처분하기 위해 지방은행이 보낸 낡은 지폐들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정확한 금액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사라진 돈은 최소 50만 아르헨티나 페소(약 1억3000만원), 최고 4200만 페소(약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에 따르면 분실된 지폐는 20페소권(약 5500원), 50페소권(약 1만2000원), 100페소권(약 2만4000원) 등 모두 3종류. 폐기할 지폐를 중앙은행에 보내면서 지방은행은 지폐마다 ‘폐기용’이라고 도장을 찍었다. 도장을 살짝 지우고 지폐를 쓰려던 사람이 적발되면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뒤늦게 피해사실을 알게 됐다. 아르헨티나 수사당국은 8일 혐의가 가는 중앙은행직원 8명을 정직조치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사건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아르헨티나 중앙은행 감시카메라 촬영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늑대와 양떼몰이/오일만 경제부 차장

    역대 정권에서 반복됐던 ‘부패 게이트’가 이번 정권에서도 변함없이 재현됐다. 이른바 ‘부산저축은행 게이트’다. 한푼의 이자라도 더 받으려는 서민들의 돈이 부패고리의 ‘종잣돈’으로 쓰였다. 예금 인출 과정에서 소외됐던 ‘힘없고, 백없는 서민’들이 원금을 돌려달라고 길거리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들의 분노와 원망이 하늘을 찌른다. 피해를 입은 고객이 2만 7000여명, 피해액은 1조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정사회를 전면에 내건 현 정권의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는 파괴력이 감지된다. 과거 게이트와 달리 이번엔 금융권력을 장악한 ‘금피아’(금융감독원+마피아)와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마피아)의 최상위 핵심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 크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감독기관 차원을 떠나 정치권과 청와대를 포함한 부패 커넥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밀하고 끈끈하게 얽혀, 정밀하고 교묘하게 작동했던 부패 시스템은 우리 사회의 미래에 짙은 암운을 던진다. 해결 방법은 없는가. 부패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왔던 중국이 우리의 반면교사다. 중국 왕조의 흥망사를 끈질기게 추적했던 이중톈(易中天) 교수(중국 샤먼대)는 관료들의 부패가 중국 역대 왕조의 생명을 단축한 근본 원인이라고 단언한다. 중국도 온갖 감독·감찰부서를 만들어 관료들을 통제했지만 감독기관과 피감기관이 한통속이 되면 속수무책이다. 마치 도적패의 졸개가 두목에게 훔친 물건을 상납하는 구조다. 그는 관료체제를 ‘늑대(감독)에게 양몰이 개(관료)를 감독하게 하는 것이나 같다.’고 일갈했다. 이번 사태도 감독기관(금감원)과 피감기관(부산저축은행)이 전관예우를 고리로 먹이사슬을 형성, 금융 비리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관료제가 부패하는 이치에서 해결책을 찾아보자. 원래 양떼(백성)의 주인은 황제이고 관료는 황제의 대리인에 불과하다. 주인이 아닌 이상, 관료들은 목장의 항구적인 이익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자신의 임기 내에 주어진 권력과 기회를 이용해서 한몫 챙기는 것이 최대 관심사다. 이런 이해관계 속에서 감독·피감독 관료들 모두가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 공무원 제도가 지연과 학연이란 연결고리 속에서 서서히 부패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우리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중국 춘추시대 최악질 도둑인 도척(盜跖)의 일화를 보자. 그는 도둑의 도(道)로 성용의지인(聖勇義知仁)의 5가지를 들었다. 재물이 집안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을 아는 것(聖)이고, 도둑질 하러 집안에 들어갈 때 맨 앞에 서는 것이 용(勇)이며, 도둑질을 마치고 맨 나중에 나오는 것이 의(義)라고 했다. 장물의 가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은 지(知)이고, 각자의 몫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은 인(仁)이라는 것이다. 장자(莊子)의 거협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도척의 도를 이번 부패사건에 적용해 보자. 금감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부실구조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고(聖), 그 부실을 앞장서 덮어줬으며(勇), 각자의 몫을 전관예우를 통해 공평하게 분배(仁)한 꼴이다. 다만 누가 ‘총대를 메고’ 이번 비리를 마무리할지(義)는 아직 모르겠다. 이런 신랄한 유머가 술자리에서 울분을 푸는 서민용 안주로 오르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문득 한국은행 총재와 경제부총리를 지낸 조순씨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국의 고위 관료들의 머릿속에서 국익이란 상위 개념이 사라지게 되면, 결국 사사로운 ‘밥그릇’만 남을 것이라고. 그의 지적은 참으로 탁월한 혜안이었다. 국무총리는 물론 장·차관을 마치고 곧바로 대형 로펌이나 기업의 로비스트로 변신하는 사회 풍토 속에서 건강한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전관예우 근절 역시 우리 관료시스템을 보다 건강하게 유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만간 우리 사회는 새로운 저축은행 개혁안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이 분명하다. 더 이상 ‘늑대에게 양떼몰이 개를 감시하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고, 금융권력들이 부패에 개입할 수 없는 보다 정교한 금융 감독 시스템이 도입되기를 기대한다. oilman@seoul.co.kr
  • 그 그림 속 예수는 기이하더라

    그 그림 속 예수는 기이하더라

    필리핀 작가인데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강하다. 작품 주제도 성경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필리핀이 미국에 앞서 스페인의 지배를 오래 받았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북미적이라기보다 남미적이었다. 다음 달 12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필리핀 작가 제럴딘 하비엘(41)의 ‘태초에’(In The Beginning…)전이 열린다. 성경에서 모티프를 따온 작품들을 주로 선보인다. 가령 대조적인 두 쌍의 그림이 내걸린 작품 제목은 ‘선과 악’이다. 거칠게 불타오르는 듯 나무를 묘사한 그림 3점은 ‘십자가형’이다. 예수와 두 도둑이 동시에 십자가형을 당하는 고전 작품에서 따왔다. 대신 그의 작품에서는 인물 자리를 새가 차지하고 있다. 십자가형에 들어간 것도 사람 대신 새를 수놓은 것이고 ‘마지막 만찬’은 칠면조나 닭 같은 것을 수놓아 만들어 뒀다. 여성들의 수놓는 행위가 일종의 기도와 비슷한 것이라는 데서 착안했다. ‘아포칼립스’는 전체 전시 작품을 관통하는 그로테스크한 맛의 결정체다. 종말을 드러낸 작품인데 탁한 핏빛이 전체 화면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나 쓰러진 인물이 올려다보는 시점이 기이한 분위기를 풍긴다. 동남아에 불고 있다는 한류를 화두 삼아 농담했더니 마침 좋아하는 한국 영화도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란다. 어째 작품 취향과 통한다. 하비엘은 한국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난해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작품이 추정가의 4배가 넘는 20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작가다. 그러나 작가 스스로는 경매에 무덤덤하다. “좋았다기보다 무서웠다.”고 한다. 광풍에 휩쓸리는 기분이었단다. 필리핀에서는 우리나라 같은 갤러리 시스템이 제대로 없어서 경매가 과열되는 양상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하간 인기 작가이다 보니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도 이미 다 팔린 상태다. 필리핀에서도 공개하지 않은 신작들을 한국에서 전시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전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동남아나 일본 컬렉터들이 몰려들어 이미 ‘찜’했단다. (02)723-619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죽어도 안 놓쳐” 도난차량 매달린 中여성 포착

    “죽어도 안 놓쳐” 도난차량 매달린 中여성 포착

    중국의 한 중년여성이 자신의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도둑을 끝까지 쫓는 근성을 보여줬다. 최근 중국 저장성 다양의 고속도로에서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나올 법한 긴박한 광경이 벌어졌다. 시속 100km에 달하는 속력으로 내달리는 검은색 승용차의 보닛에 마르고 키가 작은 한 여성이 보닛에 위험천만하게 매달려 있는 것. 아찔한 장면은 고속도로에 설치된 CCTV에 그대로 포착됐다. 경찰조사 결과 승용차에 매달린 주인공은 이 차량의 주인으로, 길가에 세워둔 차량을 한 남성이 훔쳐 타고 달아나자 이를 막으려고 보닛에 올라탄 것으로 밝혀졌다. 차량 절도범은 이 여성을 차량에 매단 채 무려 20km나 질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범인은 평균 시속 80km로 달리며 S자로 곡예운전으로 보닛에 매달린 여성을 떨어뜨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실제로 당시의 CCTV영상을 보면 범인이 일부러 차선을 급격하게 변경하거나 급정거를 하는 위험천만한 모습이 기록돼 있다. 차량 주인은 좌우로 흔들리며 몇 번이나 추락할 위기에 놓였지만 액션영화 속 주인공처럼 놀랍게도 중심을 잡고 버티고 있다. 결국 차량 절도범은 고속도로에 있던 주변 차량 운전자들의 신고로 추격 끝에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차량 주인의 용기 덕분에 범인의 도주를 막고 검거할 수 있었다.”면서도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따라하지 말 것”을 다른 운전자들에 조언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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