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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전쟁협박과 대북송금 문제는 오늘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국내,국제적 최대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두 사태는 한결같이 석연치 못한 배경과 진행과정을,따라서 상황이 종결된다 하더라도 산뜻할 수 없는 뒤끝이 예견된다. 인간이 함께 살 때 다양성에서 비롯된 갈등이나 대립은 필연적 현상이다.그리고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다름에서 오는 다툼은 방치되지 않고 나름대로 해소책을 강구하고 갈등을 극복하여 온 것이 인간의 역사이기도 하다.방치되었을 때의 손실과 조정되었을 때의 혜택을 계산하면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다. 갈등의 조정방안은 물리적 힘에서 이성적 타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사회가 성숙할수록 이성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해결책이 다수의 동의를 얻고 있다.한편 사람들은 갈등의 조정수단이 바로 그 사회의 문화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같은 판단기준에 따르면 문화라는 현상은 우리가 흔히 수용하고 있는 내용과는 크게 다른 것 같다.고도로 성숙한 문화사회라는 평가를 받는 나라로 자타가공인하는 국가에서도 원시적 갈등조정방법은 주저 없이 선택되고 있으니 말이다.무기소지가 자유롭고 따라서 심리적 불만이나 갈등의 해소책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어쩌면 그 사회는 물리적 힘이라는 갈등조정수단에 길들여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공식적으로 밝혀진 실상은 없고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현재의 행로는 나름대로 수긍이 가기도 한다.대개 그렇듯이 뜬소문은 그럴듯한 추리를 깔고 있기에 확산과정에서 더욱 그럴싸한 각색을 덧붙이기도 한다.여하튼 두 경우도 통상적인 경험법칙에서 크게 이탈하는 것 같지는 않다. 겉꾸밈의 구실로 감출 수도,감추어질 수도 없는 것이 실제로 추구하고자 하는 목적이다.우리는 현대사를 통해 그 같은 노력들이 얼마나 무모한 시도이었던가를 절실하게 체험하였다.“기록은 경신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말처럼 비밀은 드러나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근거 없이 떠도는 소문이나 사회의 필연적 속성인 갈등은 회피하거나 억누른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그럴수록 증폭되고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파괴력으로 바뀔 뿐이다.주전자의 경우 끓는 물은 누구의 주의도 끌지 못하고 수증기로 바뀌지만 똑같은 수증기가 억압되면 엄청난 동력의 원천이 됨을 우리는 증기기관의 위력을 통해 익히 알고 있다. 어디까지가 묵시적 합의에 의한 통치영역인가의 전문적 판단은 남아있지만,그러나 이미 사태는 더 이상 묻어둘 수만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체를 숨기기만 하면 된다는 인위적 노력은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짐만 될 것이고 갈수록 짐의 무게는 무거워지기만 할 것이다.분명 모 외국기관에 의한 한국의 국제신용평가 조정은 이 문제와는 별개임에도 혹시 간접적으로라도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은 문화민족이라고 평가되고 있다.지난 6월이 거대한 민족저력을 발휘한 계기가 되듯이 이번의 어려운 문제도 문화민족의 슬기를 드러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그 길은 지름길을 모색하는 데서가 아니라 정도를 걷는 데서 찾아질 것이다.“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낯설지 않은 주장은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유혹이다.우선 올바른 목적이 옳지 못한 수단으로 실현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일 뿐이며,결과론에 길들여지면 오로지 결과만에 집착하게 되어 과정을 무시하게 되고 그 같은 사고방식은 세상만사에 대한 운명론적 태도를 고착시키기 때문이다.즉 자기 삶에 대한 인간의 능동성과 자발성을 퇴화시키게 되기 때문이다.따라서 현안에 대한 구체적이고 도덕적인 갈등조정수단의 바탕은 사회정의와 공동선이 되어야 한다. 김 어 상
  • 편집자에게/ 변호사 윤리시험보다 교육이수가 나아

    -‘예비 변호사 도덕 낙제점’기사(대한매일 2월14일자 31면)를 읽고 올해 갑작스럽게 도입된 윤리시험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실효성이 없다는 비난도 많았고 변호사들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윤리적 소양을 습득시키는 과정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윤리시험의 취지가 변호사 등록을 앞둔 예비 변호사들에게 충분히 전달됐는지 의문이다.또 시험이라는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해도 예비 변호사들이 이번 절차를 단순한 ‘형식’이라고 가볍게 여긴 것 같아 안타깝다. 물의를 일으킨 예비변호사들이 깊이 자성해야 하지만 언론에서 이를 두고 전체 변호사의 ‘도덕불감증’으로 몰고 가는 것도 문제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험이라는 방법으로 변호사들의 도덕 점수를 매긴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한다.‘오픈북’ 방식 시험이 문제라고 해서 한날 한자리에서 모아놓고 일괄적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어려운 일이다.차라리 등록을 앞둔 예비 변호사들에게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윤리교육을 받게 한 뒤 변호사 등록허가를 하는 것은 어떨까. 사법연수원에서도 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내용이 변호사 실무와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니다.이 기간을 통해 선배 변호사들로부터 실무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윤리문제를 사례 등을 통해 익힐 수 있다면 교육의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강문대 민주노총 소속 변호사
  • [사설]예비 변호사들의 양심 불량

    대한변호사협회가 올해 처음 실시한 윤리시험에서 예비 변호사들이 집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대한변협은 변호사 등록을 앞두고 윤리시험을 치른 전직 판·검사 등 150여명 가운데 제32기 사법연수원 수료생 50여명의 답안지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았다고 밝혔다.누군가 모범 답안을 만들어 이를 동기생들에게 돌려 똑같이 베낀 것 같다고 채점위원들은 전하고 있다.법을 통해 억울한 사람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변호사들의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출발부터 삐걱거린다.예비 변호사들의 도덕 불감증 탓이다.그것도 이제 막 첫발을 내딛는 사법연수원 수료생들이라니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시험은 의뢰인과의 관계나 사건 수임 등 변호사 윤리 전반에 관한 논술식 10개 문항을 주고 징계사례집 등을 참고해 답안을 작성하도록 한 ‘오픈 북’방식이었다고 한다.그런데도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변호사 생활은 어떻게 할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그 누구보다 윤리의식이 투철해야 할 변호사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하겠다.변협은 오는 17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재시험 실시 여부 등 이들에 대한 징계방안을 논의한다고 하니 최대한의 제재가 내려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윤리의식의 확인을 꼭 시험을 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재고해 볼 일이다.시험을 잘 친다고 윤리적으로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렇다면 공익활동의 강화 등 스스로 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본다.
  • 예비 변호사 ‘도덕 낙제점’ 첫 윤리시험서 3분의 1 집단커닝

    올해부터 도입된 변호사 윤리시험에서 ‘집단 베끼기’사태가 벌어져 변호사들의 ‘도덕불감증’에 대해 다시금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鄭在憲)는 변호사 등록을 앞두고 윤리시험을 본 제32기 사법연수원 수료생과 전직 판·검사 150여명 가운데 3분의1이 넘는 50여명이 남의 답안지를 베낀 것으로 파악됐다고 13일 밝혔다.50여명은 모두 사법연수원 수료생으로 알려졌다. 징계사례집 등을 참고하여 ‘오픈북’방식으로 치러진 이번 시험은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변호사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윤리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준비됐다.예비변호사들은 변호사 등록 신청을 할 때 답안지를 제출해야 하며 40점이 넘어야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있다.변협 관계자는 “다른 사람의 답안지를 통째로 복사해 제출한 사람도 있고 글씨체만 바꿔 제출한 사람도 있다.”면서 “변호사윤리시험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출발부터 이런 사태가 발생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최근 등록허가를 얻어 개업한 한 32기 수료생은 “예비변호사가 윤리시험에서 비윤리적인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면서 “윤리시험이 요식행위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변협은 오는 17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재시험을 치르는 방안 등 제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kdaly.com
  • 부도맞은 정리절차 기업도 단체협약 일방파기 못한다

    기업이 부도나 부도위기를 맞아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노동조합과 맺은 기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게 됐다.그러나 이는 노동계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이라며 경영계가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재정경제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관리인은 기존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안’이 이달 중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이 법률안은 회사정리법과 화의법,파산법으로 나뉘어 있던 도산 관련법들을 합쳐 ‘도산법’으로 이름이 붙여졌으나 관련부처 등의 협의를 거치면서 바뀌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입법예고에서 관리인의 단체협약 해제권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현행 회사정리법의 관련규정을 삭제했으나 노동계와 법조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규정을 다시 변경했다.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이 회사정리신청 직전에 노사가 단체협약을 개정해 직원들의 임금을 대폭 올리거나 징계권과 인사권을 노조의 동의하에 행사하도록 한 사례가 발생,도덕적 해이를 낳고 회사가 새로운 자본주를 찾는 데 장애가 된다.”며 반발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현대重 회계 부실공시

    현대중공업이 회계자료를 부실하게 공시한 사실이 드러나 제재를 받았다.분식회계혐의는 모면했으나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사실상 적자를 흑자로 둔갑시키는 등 투자자들의 판단을 호도했기 때문에 도덕적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증권선물위원회는 12일 금융감독원의 현대중공업에 대한 회계감리 결과,회계보고서를 ‘두리뭉실’ 작성한 혐의가 인정돼 유가증권 발행을 3개월간 금지하고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제재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증선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결산 때 21개 자회사의 투자유가증권을 평가하면서 일부 회사의 경우 가결산 재무제표를 사용해놓고도 이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않았다. 확정되지 않은 잠정 재무제표를 이용한 탓에 현대중공업은 그 해말 151억원의 흑자를 올릴 수 있었다.하지만 이듬해초 확정 재무제표를 적용한 결과 마이너스 2553억원의 평가오류가 발생해 현대중공업은 뒤늦게 2000년도에 1615억원의 적자가 났다고 수정했다.아울러 평가손실금은 2001년 1·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했다.금감원 관계자는 “가결산자료 사용이 회계법상 인정되는 데다 나중에라도 평가손실금을 재무제표에 반영한 만큼 분식회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의 분식회계 혐의 시점이 공교롭게 ‘대북송금’이 이뤄진 2000년도여서 일각에서는 대북 비밀지원 연루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일단 이 혐의는 벗게 됐다. 하지만 회사측의 당초 흑자 발표를 믿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금감원측은 “이 때문에 가결산 자료 사용 여부를 구체적으로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의 세심한 공시 관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
  • [男男女女] 몸의 상품화

    ‘성형은 죄악이다?’방송사 연예프로그램 리포터들은 연예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죄악의 흔적’을 탐문한다.누군가 성형했다는 소문이 돌면 그 연예인의 몸값이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다.일반인들도 인터넷을 통해 ‘마녀사냥’에 동참한다.연예인들의 고등학교 졸업사진,가족사진,화장안한 얼굴 등은 중요한 증거자료이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뜯어고친 얼굴이 얼마나 어색하고 허영덩어리인지 성토한다.어떨때는 점잖게 꼬집는 수준에서 그치지만 심한 경우 욕설까지 등장한다.운나쁜 연예인들은 아예 연예계 밖으로 내쫓기기도 한다.물론 L씨처럼 ‘반성’의 기미가 역력하면 다시 연예계로 받아들여주기도 한다. 방송사에서 마녀사냥에 열을 올리고 있을때,다른 한켠에서는 ‘잘나가는’ 연예인들이 저마다 ‘천연’이라며 결백을 주장한다.묘한 것은 어느샌가 온 국민들이 수술부위가 어딘지 다 알게 된다는 것이다.모두가 동참해 벌이는 ‘국민 레저 생활’의 위력이다. 상품을 구매할 때,좀더 예쁘고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연예인들은 상품이 아니며,외모는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는게 방송사들의 주장이다.공중파방송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어지럽힐 수 없다는 것이 요지인 것 같다.그러나 연예계에서는 안 예쁜 사람 찾기가 오히려 힘들어 보인다.외모는 정말 중요하지 않은 것인가? 세상은 점점 변하고 있는 것 같다.얼마전 노동부는 산업재해로 생긴 얼굴 흉터 등에 대해서 남성도 여성과 동일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개정안을 오는 5월 중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남성도 여성만큼이나 외모를 중요시하는 사회풍토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TV 광고들도 몸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일에 새침떨지 않는다.미모의 여배우가 몸에 딱 붙는 하얀 옷을 입고 세탁기 주위를 빙글빙글 도는가(고소영)하면,빨래방에서 ‘결혼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재미있다.’며 멋진 춤을 춘다(전지현).30대와 20대의 대표(?) 미녀들이 보여주는 여체의 아름다움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의도적인 노출이나 성적인 암시로 유혹하는 것이 아니라,있는 그대로의 몸으로 당당하게 승부를 걸어온다. 한쪽에서는엄숙하게 성형과 다이어트 등으로 얼굴과 몸매 만들기에 열을 올리는 풍조를 훈계한다.바로 그옆에서는 잘 가꾸어진 외모의 연예인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취직과 면접을 준비하며 성형과 다이어트를 하던 이들은 연예인들의 성형사실에 배신감을 토로한다.한쪽에서는 “죽어도 배꼽티만은 안된다.”고 시위하고,바로 그 옆에 슬리브리스와 졸티,배꼽티로 몸을 자랑스레 드러낸 젊은이들이 지나간다. 어느 쪽이 ‘올바른’ 태도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그러나 가끔은,어떤 엄숙주의나 도덕률로도 가릴 수 없고,어떤 관음증이나 상업성으로도 더럽힐 수 없는 육체들을 본다.그들은 마치 왕처럼 걸어간다. 채수범기자 lokavid@
  • 2億예금 이자 월55만원… ‘적자’ 노후생활 보전

    “현금 2억원 정도만 있으면 노후생활이 든든하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입니다.”(금융권 관계자)2억원을 예금(시중 평균 예금이자율 3.97%)했을 때 연간 이자수입은 794만원.여기에다 세금 16.5%(이자소득세 15%+주민세 1.5%)인 131만원을 제하면 663만원이다.한 달에 55만 2000원 가량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기초생활보호대상자 수준(월수입 102만원)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다.이에 따라 원금을 까먹고 생활하는 퇴직자·노인층이 늘고 있다. ●저금리 부작용 심각 초(超)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40%를 웃돌던 저축률은 27.1%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로또 광풍 같은 한탕주의가 전국을 휩쓸고,가계 부채가 400조원을 넘어서는 것도 일단 쓰고 보자는 소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2일 보고서에서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노년층 등 이자소득자의 미래가 불안해짐에 따라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소비심리뿐 아니라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경기조절 기능마저 약화돼 우리 경제에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것이다.임병준(林秉俊) 수석연구원은 “80년대 이후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정착됐으며 앞으로 장기화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한국은행은 이달 콜금리(금융기관간 초단기거래금리)를 4.25%로 9개월째 동결했지만,이라크 전쟁 등으로 경기침체를 맞으면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있다. ●대책 마련 시급 한국은행은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이자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이자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층의 이자소득을 보전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노인·장애인을 위한 새 정부의 참여복지정책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다. 한은은 또 현재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생계형 저축 가입 자격을 55세 정도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은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명예퇴직이 급증하면서 이자수입 생활자의 연령이 50대로 낮아졌기 때문에 비과세 연령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퇴직자들을 대상으로한 저축에 대해서는 세금을 유예 또는 연기해주는 세금우대 퇴직저축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상되는 문제점 재정경제부는 이자소득세 면제 방안에 부정적이다.700조원의 예금 가운데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혜택을 받는 예금이 54%를 차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세제혜택은 어렵다는 얘기다.재경부 고위관계자는 “전체 예금의 46%에만 정상적으로 이자소득세를 매기고 있는 상황에서 소득세 면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이자소득세를 면제해줄 경우 고액 예금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가 있다.자식들이 부모의 통장에 예금해 면세혜택을 보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우려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우리구 살림 이렇게/김충환 강동구청장

    “정보화,세계화,문화강동을 통해 초일류 자치구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김충환(49) 강동구청장은 11일 올 구정방향은 이같은 3대 목표를 실천하는 데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공무원들도 변화의 물결에 뒤처지지 않도록 분발을 촉구했다. “우선 모든 직원에게 컴퓨터를 지급해 정보화 능력을 한단계 끌어 올릴 생각입니다.” 전 직원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정보화 자격증을 취득토록 해 행정직도 전산직과 대등한 수준의 정보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행정 정보화 및 주민의견 수렴·홍보,민원행정 서비스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행정도 이제 선진국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깨끗하고 친절하며 신속·정확한 행정 실현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에 따른 도덕적 무장도 간과돼서는 안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에는 국제교류 및 자치단체간 남북교류를 강화하겠다는 의욕도 내비쳤다. “문화강동 프로젝트는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가치있는 사업”이라는 김 구청장은 암사동 선사유적지의 세계화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 안에 선사유적지를 ‘선사문화공원’으로 발전시키고 유네스코 세계일류문화유산에 등록되도록 힘쓰기로 했다.선사문화 체험장 조성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백제 시조 온조대왕 기념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암사동에 온조대왕 문화체육관을 연말까지 건립하는 한편 온조대왕 능 복원사업을 위해 기념사업회를 본격 출범시킬 예정이다. 조선시대 서울을 대표하는 서원 가운데 하나인 구암서원의 복원,한국 여성의 정절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도미부인상’도 올해 광나루에 세운다. “주민 생활문화사업도 중요하기는 마찬가지다.그는 서울시 여성합창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한 강동구립여성합창단의 유럽·미주 공연을 실시하고 청소년 및 구립 오케스트라·극단·민속예술단의 공연 수준 향상을 위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생활문화대학과 천일 갤러리 등의 전시·공연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중 풀릴 강일동 그린벨트지역에는 중산층을 겨냥한 중대형 아파트와 국민주택규모의 임대아파트를 건립해 환경과 교통 등 서울에서 가장 이상적인 마을로 꾸미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지역 구청장 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구청장은 “구청장 협의회의 기능을 보다 조직화·체계화해 서울시와 자치구간의 관계를 대등한 협력관계로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지방분권화 정책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보조를 같이할 의향도 보였다. 최용규기자 ykchoi@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5.향락 환각의 탈피를 위하여

    “어딘가 포주와 폭력배가 서 있을 것 같아 붉은 불빛만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지난 10여년간 성매매업소에서 일했던 박혜숙(29·가명)씨는 “매일밤 조직폭력배와 연결돼 있는 ‘삼촌’(포주)에게 쫓기는 꿈을 꾼다.”며 몸서리쳤다. 2001년 여름 전남 흑산도의 한 업소에서 일하던 그녀는 매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한달간 광주 서부경찰서 여자기동대와 연락을 취하면서 ‘작전일’만 손꼽아 기다렸다.박씨는 경찰에 “내일 당장 팔려나가게 생겼으니 구해달라.”고 요청했다.경찰은 새벽 첫 배를 타고 도착해 그녀를 탈출시켰다. 그러나 탈출은 성공하지 못했다.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왔더니 업주가 조직폭력배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것.박씨는 경찰서 바로 앞에서 2000만원짜리 ‘강제 차용증’을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박씨의 어머니는 보증인으로 도장을 찍었다.경찰은 “차용관계는 민사상의 문제”라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빚 독촉에 시달리던 박씨는 결국 흑산도에서 나온 지 채 보름도 못 돼 다시 포항 바닷가 어느 업소에서 일하게 됐다.그러다 ‘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와 연락이 닿아 탈출,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박씨는 매춘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가 “믿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특히 선불금에 대해 경찰이 “당신이 쓴 돈이니 알아서 갚아라.”고 말하기 때문에 윤락여성들이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는 것.1분 지각하면 벌금으로 10만원씩 내고 하루 결근하면 50만원을 내야 하는 ‘착취’ 구조에서 빚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을 할수록 빚은 늘기만 했다.박씨는 ‘차라리 몸으로 때우자.’며 자포자기하고 있는 매춘 여성들이 많다고 했다.그녀는 아직도 “결혼하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업주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초조한 마음에 손톱만 깨물어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서울의 한 ‘쉼터’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박씨는 현재 모 산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대학 사회복지과에 들어가 공부를 마치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는 것이 그녀의 소중한 꿈이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kdaily.com ◆'공창제' 도입 찬반 논란향락산업이 망국병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특정지역내 매매춘을 합법화하는 ‘공창제’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론자는 현행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실효성이 없다며 특정지역에 한해 매매춘을 합법화하고 매매춘 종사여성을 국가가 직업인으로 인정,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속과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가 매매춘에 개입하면 매매춘 여성의 인권침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특히 윤락여성 지원센터인 ‘새움터’가 지난해 성매매 종사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7%가 포주의 착취 등 인권유린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으로 공창제에 반대했다. 강남대 지광준(池光準·58·법학과) 교수는 “이미 주택가 주변에도 사창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공창제를 반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수요자가 존재하는데 성매매를 무조건 막으면 성범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曺永淑·43) 정책실장은 “공창제 도입론은 물질 만능주의와 가부장제에 바탕한 지배심리를 합법적으로 보장받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대안을 찾아 “향락산업은 일종의 ‘풍선’이다.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팽창하기 마련이다.” 향락산업이 여성인권을 유린하고 건강한 근로정신을 퇴락시킨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하지만 법률적·도덕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향락산업은 확산일로를 치닫고 있다.향락의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 요인들이 뿌리깊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룸살롱·단란주점 등 대표적 향락업소의 부가가치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된다.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에 비해 2∼4배가량 높다.값비싼 생산재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금회전도 빠르기 때문이다. 향락산업의 일반적 특성과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미래는 어둡다. ●법률적·제도적 대책 향락산업을 규제하는 전통적 수단은 법률적 금지와 도덕적 단죄다.관련법령만도 ‘윤락행위방지법’‘식품위생법’ 등 10여개에 이른다.하지만 단속의 일관성이 없고 처벌의 강도도 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현재의 단속 체계는 여성들의 인권침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매매춘 종사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공창’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그러나 아직까지 여성계의 중론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성매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움터 전수경 사무국장은 “정부와 사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성매매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와 ‘성착취’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형사정책연구원의 김은경 청소년범죄연구실장은 “성매매 자체를 금지한 현행 정책은 도덕적으로는 옳지만 실효성이 적다.”면서 “관련자 모두를 일괄적으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알선해 이득을 취하는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단속의 타깃을 성의 판매자와 구매자보다는 알선업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조세정책으로 자금유입 차단해야 단속과 처벌의 강화만으로는 향락산업의 음성화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미아리를 치니 용주골이 뜨더라.’는 이른바 ‘김강자 효과’를 염두에 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조세를 통해 향락산업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철저한 세금추징으로 순이익을 감소시키면 자금유입 요인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세연구원의 현진권 박사는 “향락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르는 지하경제의 주요 자금원”이라면서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해 업소에는 주류구매 전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대비·접대문화 개선 향락업소의 주수입원인 기업의 접대비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연간 5조원대에 육박하는 접대비만 규제해도 향락업소 이용자가 상당부분 줄 것”이라면서 “접대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거나 접대비 지출이 많은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도적·행정적 노력도 사회의 관행과 문화를 바꾸려는 장기적 대책이 병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의 김찬호 박사는 “향락산업을 존속시키는 것은 ‘돈과 여자 없이는 거래가 안 된다.’는 기형적 접대문화와 향락의 주소비자인 남성 직장인들의 왜곡된 성의식”이라고 꼬집었다.김 박사는 여성의 성을 상품화·도구화하는 비뚤어진 성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직장내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체적인 향락산업방지책 마련을 정부는 여성부를 중심으로 성매매방지종합대책을 마련,관련업소 처벌과 함께 성매매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피해여성 보호활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여성부는 특히 향락업소 출신 여성들에 대한 자활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새움터 등 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생계·의료비 지원,일자리 제공 사업 등을 지난달부터 펼치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성매매방지법 제정도 여성계의 큰 관심거리다.성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동시에 처벌하는 현행 ‘윤방법’과 달리 성매매의 중간착취 고리인 알선행위를 근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향락산업의 폐해는 사회의 존립을 뒤흔들 정도로 위험수위에 달했다.”면서 “여성·조세·보건·교육·법무·복지 등 여러 부처가 협조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北송금 ‘2단계 해법’ 제시/盧측 “국회 진상파악후 수사문제 논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는 현대상선의 2억달러 대북송금 문제에 대해 국회가 먼저 진상을 파악한 뒤 특검이나 검찰수사 등을 통해 관련자의 실정법 위반 사실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이런 가운데 김원기(金元基)·김상현(金相賢) 의원 등 민주당 중진들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등 관련 당사자들의 해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노 당선자의 한 측근은 “국회가 조속히 상임위나 특별위에서 관련 당사자들의 증언을 듣고 사안의 전모를 파악한 뒤 통치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통치행위라면 여야 합의를 통한 정치적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통치행위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특검을 통해 진상이 규명돼야 할 것”이라고 밝혀 국회 진상파악 후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 등 2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김원기 의원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사자들이 국회에 나와 성실히 증언해야 한다.”면서 여야간 합의 여하에 따라 김 대통령이 직·간접 증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 의원은 “원칙적으로는 실정법 위반이 드러나면 사법처리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치권이 해보지도 않고 미리 특검,사법처리 등을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노 당선자의 대북 송금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인수인계를 위해 불가피한 게 아닐 경우 어떤 비밀에 대한 공유라는 것도 없고,알아보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김상현 의원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 대통령이 재임 중,가급적 빨리 국민에게 직접 진상을 밝힌 뒤 정치적 도덕적 책임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후 국민과 여야의 반응을 봐 국정조사나 수사 문제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법사위의 한나라당 간사인 김용균(金容鈞) 의원은 “2월 임시국회가 끝나기 전 특검법을 관철시키자는 게 우리측 결론”이라고 밝혀 오는 17일 본회의 때 특검법안을 표결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이춘규 김경운기자 taein@
  • 대기업 주총 전운 감돈다/시민단체 “기업 지배구조 개선·대주주 도덕성 심판”

    상장사들의 주총 일정이 다가오면서 대주주인 재벌과 개미군단의 대리인격인 시민단체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 등의 대북 송금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시민단체들은 경영실적 평가 뿐 아니라 ▲기업지배구조▲대주주간 비정상적 거래▲세습경영 등 대주주의 도덕성과 관련한 문제까지 심판대에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반면 대기업들은 주총 시기를 앞당기거나 주주배당률을 높이는 식의 탈출구를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시민단체 “주총에서 보자.” 올해 주총에서 개미군단을 대신해 대주주들에게 선전 포고를 한 시민단체의 선봉장은 참여연대다.참여연대는 소송중인 각종 현안들과 일부 대기업의 지분매각,오너 일가의 초고속 승진,분식회계 실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제개혁센터 박근용 팀장은 “내부 회의를 통해 올 주총에서 제기할 사항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고 있다.”면서 “대주주들의 불법 행위는 적나라하게 들춰낼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곤혹속 대책마련 부심 삼성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데다 이에 따른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이익 실현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주총때 특별한 현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새 사외이사로 추천된 정귀호(鄭貴鎬) 전 대법관의 성향에 대한 논란이 28일 열릴 삼성전자 주총에서 제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 전 대법관은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지주회사체제 출범을 앞두고 있는 LG는 오너인 구씨·허씨 집안 지분 정리 등 오너체제 강화에 대한 시민단체 및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노심초사하고 있다.이와 관련,참여연대는 구본무(具本茂) 회장 등 LGCI(화학계열 지주회사) 전·현직 이사 8명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 소송을 지난달 말 서울지법 남부지원에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1999년 6월29일 구 회장 등 당시 LG화학(현 LGCI) 이사들이 회사가 100% 보유하고 있던 LG석유화학 지분 중 70%(2744만주)를 경영진과 오너 일가에게 적정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매도,최소한 823억여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SK도 시민단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참여연대가 SK증권과 JP모건간 주식 이면거래 문제와 관련,최태원(崔泰源)·손길승(孫吉丞) 회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 문제의 쟁점화가 관건이다.또 SK텔레콤의 올해 투자계획 고수 방침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에 대해서도 소액주주들의 지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鄭義宣) 부사장의 초고속 승진이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대선 출마와 2000년 사업보고서 및 가결산 재무제표에 관한 회계처리 등을 둘러싼 격론이 예상된다. 박홍환 김경두기자 golders@
  • 연극리뷰/‘19 그리고 80’ , 삶과 죽음, 그 아름다운 조화

    나뭇가지를 얼기설기 엮은 낮은 담장,하얀 벽면에 그림자를 드리운 앙상한 고목,외롭게 핀 두 송이 해바라기,폐허 사이를 비집고 올라간 담쟁이 넝쿨….연극 ‘19 그리고 80’(콜린 히긴스 작,장두이 연출)은,옛날 동화처럼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간직한 무대 위에 삶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나즈막하고도 유쾌하게 풀어낸다. 큰 줄기는 19세 청년과 80세 할머니의 만남과 이별.하지만 절대 추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오히려 나이를 뛰어 넘는 인간 사이의 교감으로,젊음과 늙음,삶과 죽음의 경계야말로 상대적인 것임을 깨닫게 한다. 해럴드(이종혁)는 자살충동에 사로잡힌 청년.목 매달아 죽은 시늉을 하고,폐차장과 장례식장을 돌아다니는 별난 취미를 가졌다.하지만 우연히 장례식장에서 만난 모드(박정자)는 죽음에 가까운 나이지만 활기에 넘쳐 있다.끝없이 수다를 떨고,공해에 찌든 나무를 뽑아 숲에 다시 심는 그녀에게 삶과 세상은 경이로운 대상이다. 해럴드는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모드에게 점차 삶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그녀를 사랑하기에 이른다.모드의 80세 생일.근사한 생일파티를 준비하며 청혼을 계획하지만,80세가 죽기에 가장 알맞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모드는 이미 약을 먹었는데…. 양 극단에 서있는 두 인물이 만나 서서히 서로를 물들이는 과정은 감동적이다.장면 전환 사이사이에 흐르는 피아노 연주,탱고풍의 음악 등도 극에 아름다움을 더한다.소유욕도 없고 도덕에도 얽매이지 않는 모드가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는 곱씹을 만큼 생각할 거리가 많다. 하지만 연극은 원작이 가진 블랙코미디와 컬트적인 힘을 놓친 듯하다.우스꽝스럽게 행동하는 아가씨,근엄한 것이 성스럽다고 믿는 신부,해럴드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어머니와 의사 등 한가지 잣대로만 세상을 해석하는 인간을 ‘쇼킹’하게 풍자하면서,죽음과 삶의 경계마저 뛰어 넘는 세상의 다양한 의미를 잡아내는 것이 원작의 의도. 물론 연극 속에 웃음과 풍자가 녹아들긴 했지만,동화 같은 사랑과 교감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교훈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참 예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구나.’라는 생각을 뛰어넘을 만한 자극이없는 것.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누구나 쉽게 즐기고 감동받을 만한 연극이기도 하다. 치마를 걷어올리고 나무를 성큼성큼 오르며 특유의 말투로 열연하는 박정자의 에너지는 객석으로 넘쳐흐른다.그러나 호흡의 폭이 크지 않은 이종혁의 연기는 아직까지는 역부족이다.3월16일까지.(02)3672-3001. 김소연기자 purple@
  • 경제빅4 팀워크에 우선순위

    ◆급류타는 새정부 組閣인선 추천인사 관료·비관료 출신 절반씩 경제부총리 김진표·강철규씨 거명 예산처장관 박봉흠·허성관등 추천 안정이냐,개혁이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내각 인선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속속 발탁되는 청와대 인선과는 달리,내각은 행정 및 관리능력이 검증된 인사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노 당선자가 안정성은 물론 개혁작업에 동참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어 인사추천위 관계자들이 최종 추천후보를 선정하는 데 진통을 겪고 있다.특히 이런 고민은 새 정부의 경제를 이끌어갈 경제부총리와 기획예산처장관,공정거래위원장,금융감독위원장 등 ‘경제부처 빅4’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인수위 경제1분과 인사추천위 관계자는 9일 “노 당선자는 경제장관 인선과 관련,개혁성과 전문성,초심을 유지하는 신념 등을 인선기준으로 제시했다.”면서 “안정성과 개혁성을 함께 갖춘 인사를 추천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실 안정성과 개혁성을 함께 갖춘 인물을 찾는것은 쉽지 않다.안정성을 강조하면 관료출신이,개혁성을 강조하면 학자출신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 관계자는 “재경부·예산처장관과 공정거래위원장,금감위원장의 경우 각각 10∼15명 선으로 추천인사를 정했다.”면서 “관료 및 비관료 출신이 절반씩 섞여 있으며,부처간 팀워크를 잘 이룰 수 있는 인사를 우선순위에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수위원들은 대체로 개혁성향의 인사를 중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노 당선자는 경제는 개혁도 필요하지만 안정도 무시할 수 없다는 쪽을 강조하고 있어 그 결과가 관심거리다. 경제부총리의 경우 경제정책을 잘 이끌면서도 재경부의 관료적인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인물이,기획예산처는 지방분권 및 각종 개혁에 노 당선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이 추천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공정거래위원장과 금감위원장은 재벌 및 금융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경제부총리에는 김진표 국무조정실장,강철규 부패방지위원장,장승우 기획예산처장관,윤진식 재경부차관,이정우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 등이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예산처장관에는 박봉흠 예산처차관,최종찬 청와대 정책기획수석,허성관 경제1분과 인수위원 등이 추천됐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윤영대 공정거래위 부위원장,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 등이 추천됐으며,금감위원장은 장하성 고려대 교수,이정재 전 재경부차관,정기홍 금감원 부원장,이동걸 경제1분과 인수위원 등이 추천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kdaily.com ◆장관인선 어떻게 진행되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차기 정부를 이끌 초대 내각의 인선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노 당선자측은 5단계 추천·검증 절차를 거쳐 오는 20일쯤 19개부처 장관 인선을 모두 끝마칠 예정이다.이에 앞서 이번주 안에 정책실장 등 청와대 비서실 인선을 완료할 방침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7일 인수위 정무분과 및 경제1·2분과 인사추천위,8일 사회여성문화분과 인사추천위원회에 잇따라 참석,“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어 나갈 관리능력도 중요하지만 정책방향에 있어서 개혁성이 있어야만 새정부의 개혁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도덕성,전문성,직무수행능력 등도 중요한 인선 기준으로 삼아달라.”고 부탁했다. 인수위는 지난달 25일 국민제안 장관 후보로 18개 부처(국방부 제외) 1870명을 추천받은 뒤 지난 6일 기초심사를 통해 후보 955명을 추렸다.주요 부처별로는 ▲교육부 120명 ▲보건복지부 64명 ▲재정경제부 57명 ▲통일부 48명 ▲법무부 44명 등이다.10일까지 이를 5개 분과위별 심사를 통해 부처별 10명 안팎으로 줄일 뒤 15일까지 전체인사추천위원회에서 부처별 3∼5명으로 압축한다.9일 현재 분과위별 심사를 진행중이다.이어 16일부터 문재인(文在寅) 민정수석 등이 이끄는 인사검증위원회에서 3명 이내의 최종후보를 선정,노 당선자와 고건 총리 지명자에게 명단을 제출할 예정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방대한 인재풀 명단을 작성하는 이유는 초대 내각을 엄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다음번 인사에도 추천 명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교회지도자 으뜸 덕목 ‘영성·도덕성’

    한국의 개신교 목회자와 신도들은 차세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영성과 도덕성을 으뜸으로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기독교연합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아 기독교인터넷방송인 C3TV와 공동으로 지난달 20∼28일 인터넷 설문(725명)과 전화(330명)등을 통해 전국 목회자와 평신도 1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에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영성(53.3%)을 꼽았으며 이어 도덕성(30.7%),대사회적 관계성(30.7%),카리스마(4.5%)등을 지목했다. 차세대 지도자 유형에 대한 질문에서 10년전에는 ‘섬김의 종’(65.4%)형이 가장 많았던 데 비해,이제 ‘영성’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로 바뀌어 사회변화에 따라 지도자에 관한 인식이 많이 변했음을 보여준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교회개혁(52.9%)을 가장 많이 들었고 평신도 지도자 양성(25.6%),교회분열 극복(15.0%),연합기구 통합(6.5%)순으로 꼽았다. 한편 현재 한국교회를 이끄는지도자로는 조용기(여의도순복음교회,19.1%),옥한음(사랑의교회,17.7%),김진홍(두레마을,7.7%),하용조(온누리교회,6.1%)목사 순으로 평가했다.
  • 정찬용 인사보좌관 문답 “盧 인사철학 실무에 연결”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 내정자는 6일 “당선자의 인사철학,즉 개혁성과 투명성,국민참여 정신을 실무레벨과 연결시키겠다.”며 “공직에 들어가 일해본 적이 없지만,성심을 가지고 충분히 상의하면 함께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인사정책의 문제점은 “인사 검증작업이 개인적 노력이나 존안자료에 의존한 점”이라며 “널리 인재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지역안배의 원칙이 타당하다.”며 “주류와 비주류 사회가 같이 연결돼야지 주류에게 집에 가라는 일은 안된다.”고도 했다. 신계륜 인사특보는 정 내정자가 발탁된 이유에 대해 “노무현 당선자는 평소 정 내정자의 개혁성과 도덕성,그리고 NGO 대표로서의 상징성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앞으로 중앙인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겸임하면서,인사제도 개선과 정무직 인사개선을 위한 기초조사를 통해 대통령을 보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 내정자는 노 당선자와 개인적인 친분은 거의 없다고 말한 뒤 지난 1월2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토론회에서 잠깐 만나 ‘언질’을 받았지만,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호남출신으로 영남에서 17년 4개월 동안 거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서울대 언어학과 대학원 재학시절이던 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1년쯤 징역을 살고 출소했을 때 거창고 설립자인 전영창 교장의 제안으로 거창고에서 교사생활(75∼79년)을 한 뒤 거창 YMCA총무로 일한 것이다.98년부터는 광주 YMCA사무총장을 했고,지난 16대 총선 때는 광주·전남시민단체연대 대표를 맡아 광주지역 낙선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특히 ‘마지막 5·18 수배자’로 불렸던 윤한봉씨의 미국 밀항을 적극 돕기도 했다. 그는 기존의 사회적 주류들의 우려가 있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노 당선자가 세상의 흐름에 따라 대통령에 당선됐듯이 나도 당선자와 비슷한 유의 사람”이라는 답변으로 갈무리했다. 한편 인수위 주변에서는 노 당선자가 지방순회를 통해 ‘초야(草野)의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아니냐며 앞으로 청와대 비서실 인선에서도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
  • 전경련회장 수락한 손길승회장

    ‘이순(耳順)에 숙명을 받아들인 사나이’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28대 회장직을 공식 수락한 날은 61세 생일이었다.그는 1941년 2월6일 경남 하동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오너의 친인척이나 창업공신이 아닌 손회장이 대기업 총수를 거쳐 마침내 재계총리 격인 전경련 회장에 올랐다. 새삼 샐러리맨들의 꿈과 희망봉으로 불릴 만하다. ●결단에는 조건이 있다 손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을 수락하면서 4가지 과제를 전경련에 주문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발휘하는 재계로 변화하고,대화와 토론을 통한 회원사 이해조정,회원사와 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그리고 동북아 중심국가를 만드는 생산적인 싱크탱크로의 변화 등이다. 자신의 ‘전공’인 동북아경제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정부와 재계의 협력,재계 내부의 화해와 협력,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혁신을 요구한 것이다. 손회장은 이날 “재계와 전경련이 신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해 국민의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수락배경에 대해서는 “기업경영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지만 재계 원로와 회원사 회장단 여러분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가 없어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은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전경련을 순탄하게 이끌기 위해서는 오너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기획실장 20년 지내 손회장의 수식어 가운데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SK그룹 경영기획실장을 20년간 지낸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1965년 선경직물(현 SK글로벌)에 공채1기로 입사한 이래 78∼98년 그룹 경영기획실장으로 근무했다.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으로 승승장구했다.‘기획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도 분명하다. 경영기획실장으로서 워커힐호텔,유공(현 SK㈜),SK증권,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SK생명 등 그룹의 명운을 가른 주요 계열사 인수를 주도,SK의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최종현(崔鍾賢) 회장 타계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오너인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의 ‘투톱체제’를 이끌면서 파트너십 경영이라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쪽 사업확장에 주력하면서 한·중·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동북아경제공동체론의 ‘전도사’ 역할도 맡고 있다. 경남 진주고(29회)와 인재가 많기로 소문난 서울대 상대 59학번이자 ROTC 1기 출신이어서 재계의 리더 역할을 한다.박용성(朴容星) 대한상의회장(두산중공업 회장), 진념(陳) 전 경제부총리,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회장,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장관 등이 대학 동기다.부인 박연신(朴姸信) 여사와 2남. 박홍환기자 stinger@kdaily.com ★손길승-손병두 어떤 사이 재계총리인 전경련 회장에 손길승(孫吉丞) SK 회장이 추대됨으로써 앞으로 손병두(孫炳斗·사진) 부회장과 함께 끌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들은 경남 진주 출신의 동갑나기로 50년간 우정을 다져온 절친한 막역지우다.재계에 오래전부터 ‘찰떡 궁합’으로 알려진 터다.진주중 동기인 이들은 고교시절 잠시 떨어져 있다가 서울대 상대에 진학하면서 1년 선후배로 다시 만나 ROTC 선후배로서도 각별한 우정을 쌓았다.손회장은 진주고,손부회장은 경복고를 졸업했다. 이들의 우정은 대학 졸업후 각기 다른 회사에 취직한 뒤에도 지속됐으며 전경련 회장단으로 함께 일하면서 더욱 빛을 발했다.두 사람은 전경련에서 활동하면서 정치자금 제공원칙 표명 등 현안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양손 궁합’을 과시했다.손회장이 고사 방침을 번복하고 회장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손부회장의 집요한 요청과 설득이 뒷받침됐다. 특히 손부회장을 전경련에 천거한 것도 바로 손회장이었다.손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 손부회장도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손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절친한 친구인 손회장과 함께 일하기에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누가 회장으로 오더라도 회장을 제대로 보좌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직책에 맞게 처신한다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손부회장이 그동안 새 정부의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잦은 마찰을 빚는 등 독단적 행동을 취해온데 대해 불만을 갖고 있는데다,두 사람의 ‘각별한 관계’가 전경련의 업무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전광삼기자 hisam@kdaily.com ★막전막후와 재계 반응 재계는 손 회장이 전경련을 무난히 이끌 것이라며 대체로 반겼다. 재계 관계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새 정부와 갈등을 잘 풀어갈 것”이라며 “현장 경험이 많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유도해낼 것”이라고 말했다.반면 비오너 출신이어서 총수들의 이해관계를 아우르기엔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선대 회장 선영 ‘결단행’ 손 회장은 5일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손병두(孫炳斗) 전경련 부회장을 만나 재계 입장을 설명들은 뒤 밤새 장고를 거듭했다.이어 6일 새벽 서울 서린동 SK본사에 출근,오전 7시30분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손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 회장과 주요 계열사 전문경영인 21명이 참석했다.일부 인사는 “현재의 여건상 전경련 회장 취임은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시간여의 마라톤 토론 끝에 결국 ‘수용’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전경련에 통보하는 것으로 회의는 끝났다.손 회장은 최 회장과 20∼30분 정도 독대한 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최종건(崔鍾建) 1대 회장,최종현(崔鍾賢) 2대 회장의 선영을 찾아 ‘결단’의 마음을 다졌다. ●삼성이 ‘산파역’ 손 회장의 전경련 회장직 수락에는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초의 또다른 유력 후보였던 ‘이건희 카드’가 여의치 않자 전경련 김각중(金珏中) 회장은 지난달 이 회장에게 손 회장 지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지난달 15일을 전후해 손 회장에게 두차례 전화를 걸어 “회장을 맡아 달라.내가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이어 20일 이 회장은 이학수(李鶴洙) 구조조정본부장을 직접 보내 전폭 지원 의사를 거듭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최태원 SK㈜ 회장도 만나 손 회장의 회장직 수락을 설득해 달라고 부탁했다.이에 최 회장은 손 회장에게 개인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결국 그가 회장직을 수락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광삼 김경두기자
  • 부자/3000만년간 진화한 종족?

    동물학자가 추적한 ‘그들에 대한 궁금증' 베스트셀러 책의 제목대로,남자는 화성에서 왔고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면 부자(富者)는? 백만장자,억만장자도 외계 어느 곳에서 온 생명체는 아닐까. 동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처드 코니프의 ‘부자’(이상근 옮김,까치 펴냄)는 그 오랜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는 책이다.먼저 결론.부자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지배적인 종(種)이란 주장이다.이름하여 ‘호모 사피엔스 페쿠니오수스’(Homo sapiens pecuniosus,부자). 학계의 동의를 거친 공식 학명이 아닌 이상 책 속에 지은이의 주관이 완전 배제될 수는 없다.그러나 시대를 풍미한 유명 거부들을 실제사례로 들어가며 그들의 세계를 규명하는 작업에는 동물·사회학 이론이 과학적 근거로 두루 제시됐다. 오늘날의 부자가 무려 3000만년에 걸쳐 사회적 신분상승을 이뤄온 결과물이란 논리는 무엇보다 흥미롭다. 인간으로 진화하기 이전의 유인원 시절부터 특정 계층은 사회적 지위와 신분상승을 꿈꾸는 욕망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는 것.영장류 중에서도 정치적인 종으로 꼽히는 침팬지의 세계만 봐도 그렇다. 주목할 대목은,영향력 있는 개체들이 음식과 재원을 나눔으로써 위신과 하위등급 개체들의 지지를 축적하려 한다는 점.사회적 특권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는 풀이다. 동물학자인 지은이의 해박한 지식 덕분에 ‘부자학’의 논리는 한층 더 견고해진다.예컨대,부자들의 ‘낭비적인’ 과시행동도 영장류들의 이미지와 오버랩된다는 진화심리학적인 견해.마릴린 먼로가 손을 입술에 갖다댔다가 ‘쪽’소리를 내며 날리는 키스는 침팬지의 유화(宥和)제스처와 흡사하다.목 부분의 화려한 프릴을 과장되게 강조한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의상도 마찬가지.목 둘레에 긴 털이 있는 마다가스카르산 여우원숭이와 신기하게 닮았다. 세계적 부자들이 줄줄이 연구대상에 올랐다.폴 게티,테드 터너,빌 게이츠,록펠러 1세,J P 모건,래리 엘리슨 등. 부자의 개념정의와 관련한 여러 제언들도 책의 흥미를 드높인다.부자의 상징단어인 ‘백만장자’도 서둘러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주장이 그중 하나.현재 미국에만도 500만 달러의 부자가 59만명,2004년까지는 390만명으로 늘어난다는 조사치를 들이민다. 부자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십중팔구가 돈에는 별로 관심없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책은 이를 “위대한 전통을 가진 거짓말”이라고 꼬집는다. 그렇다면,난감해진다.돈에 대한 관심을 있는 대로 까발리는 로또복권 열풍은 어떻게 설명될지.우리는 ‘호모 사피엔스 페쿠니오수스’에도 들지 않는,전혀 새로운 개념의 ‘신인류’란 걸까.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붉은 포대기/가족간의 갈등·화해 그린 공선옥의 장편소설

    “애들 다 키운 지금도 애를 감싸는 포대기가 갖는 의미랄까,그 정신을 결코 잊질 못해요.그건 가족끼리 정(情)과 사랑을 전이시키는,정말 인간적인 사슬이었으니까요.” 최근 장편소설 ‘붉은 포대기’(삼신각 펴냄)를 낸 중견작가 공선옥(사진·40).그는 먹고 사는 일에 숨가빠 우리 세대가 깜빡 잊고 살아온,낡았으되 그래서 더 많은 사연이 땟국으로 전 포대기 하나를 꺼내들었다.붉은색의 낡은 무명 포대기에서는 금세 달고 시금한 젖냄새와 함께 따뜻한 정감의 보푸라기가 인다. 그는 고작 속곳 한 벌 겨우 오릴 만한 포대기에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또다른 사랑’을 패치워크처럼 그려넣는다.참담한 아픔을 거쳐서야 다다를 수 있는 ‘피안(彼岸)의 휴식’ 같은 사랑이다. 작품은,어머니의 병수발을 위해 시골집에 불려 내려온 인혜의 뇌리에서부터 풀어진다.실패한 사랑을 병으로 앓다가 어느새 훌쩍 삼십대를 넘긴 그는 암을 앓는 어머니와 치매의 할머니,그리고 정신지체의 동생 수혜를 돌봐야 하는 현실 앞에서 ‘사는 일의 막막함’에 적잖이 힘겨워한다. 가족을 향한 그의 ‘이기’와 ‘몰이해’는,자신을 ‘막막한 상황’ 속으로 끌어들인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버무려져 사랑의 기억 때문에 신열이 들끓는 그의 가슴에서 가늠하지 못할 불신으로 증폭된다.이런 인혜의 아픔에 ‘임신한 동생 수혜의 상황’이 덧밥처럼 얹히면서 가족들의 갈등은 인화점을 향해 치닫는다. 작가는 작품을 결코 도식적으로 이끌지 않는다.가족소설의 형식을 가졌으면서도 결코 단선적이지 않다.인혜와 수혜,상처한 아버지가 재취로 들여앉힌 어머니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인물과 상황을 중층으로 대립시켜 ‘누구라도 그럴 것’이라고 여길 만한 정직한 갈등을 생산해낸다.바로 작가 공선옥이 가진 문학적 도덕률이자 역량이다. 이를테면,인혜는 동생의 임신과 임신을 초래한 수혜의 사랑을 따로 떼어내 문제를 수습하려는 가족들의 시각을 “가족 혹은 사랑이라는 미명으로 한 장애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으로 규정한다.물론 이런 인혜의 깨달음은 죽은 어머니의 ‘곰살맞은 사랑’이 준 고귀한 선물 같은 것이다. 불구인 딸의아픔을 이해하고 어렵게 태어날 손자를 위해 생전에 어머니가 쓰던 반닫이에서 포대기를 찾아내는 아버지와,그런 아버지를 지켜보면서 흉금의 눅눅한 우울이 일순간 환하게 펼쳐지는 것 같은 기쁨을 느끼는 인혜.결국 포대기는 이들의 사랑을 확인해주는 정표가 되고 상징이 된다. 또 전처가 남긴 두 자식을 싸안아 키웠던 포대기로 다시 수혜의 아기를 감싸안는 새어머니의 모습은 ‘개자식’이라는 육두문자까지 내뱉으며 불화했던 가족들의 서슬을 이내 따뜻한 속살로 풀어낸다.작가는 이처럼 ‘사랑’과 ‘가족’을 씨줄과 날줄로 해 인혜 자매가 가는 삶의 도정을 담담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가 공선옥에 대한 문단의 평가는 “얄캉한 기교에서 한 두 걸음 물러서 담백하고 솔직하게,그러면서도 모든 상황을 당당하게 그려내는 작가”라는 것이다.‘붉은 포대기’는 이런 문단의 평가에 부합하는 작품이다.어디에도 애써 읽는 이의 감동을 쥐어짜려는 선동은 보이지 않는다.이런 무기교의 담담함이 주는 감동은 필경 생명력이 오랠 것이라는믿음,빛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때깔을 지우지 않는 공선옥의 힘으로 남는다. 춘천에 기거하며 글쓰는 일에만 몰두한다는 그는 “가족의 이름 혹은 핏줄이라는 이유로 시시콜콜 간섭하고 때로는 억압하고,더러는 폭력적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포대기 정신’의 한 편린일 수 있는 것”이라며 “유모차 등 온갖 유아용품이 넘쳐나지만 사지를 결박당해 들쳐업혀도 마냥 포근하기만 했던 포대기의 웅숭한 사랑을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北송금 파문/野, 기류는 강경… 행동은 자제

    한나라당은 4일 현대상선 대북 비밀송금과 관련,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제 법안을 발빠르게 제출하며 강경 기류를 이어갔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당직자 간담회에서 “정책 수립과 집행에는 국회 동의와 초당적 대처를 외면하고는,국민을 기만한 밀실 뒷거래를 덮는 일에는 초당적 협조를 운운하는 것은 국민과 국회를 우롱하는 일”이라고 힐난했다.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대북 송금에 대한 ‘정치적 해결’ 방안 제시가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자간 타협의 산물이며,신구(新舊) 집권세력간의 부도덕한 입맞춤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강경 대응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현대를 통해 엄청난 국민의 혈세를 북한에 몰래 갖다 바친 것은 명백한 국기문란 범죄요 반민족적·반통일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의 해명과 사죄 ▲노무현 당선자와 민주당의 거짓말과 말바꾸기에 대한 사과 ▲검찰의 즉각적인 수사 착수와 (수사유보) 관련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노무현 당선자측이 이날 특검제 수용을 시사한 데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임인배(林仁培) 수석부총무는 “김 대통령이 오는 25일 신병치료차 미국에 갈 것이라는 설이 많다.”면서 “핵심 관련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일 총장도 “박지원 실장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대여 공세에 있어 한동안 조심스러운 접근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의원들이 의총 결의문을 채택한 뒤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 정부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었으나,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이를 연기한 것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된다.검찰총장에 대한 탄핵소추도 유보했다. “나중에 해도 된다.아직은 (이 문제가 국민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는 못된다.”는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발언에 많은 의원들이 공감했다.개혁성향의 안영근(安泳根)·권오을(權五乙) 의원도 집회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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