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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레니엄]사회적 고통의 구조 / ‘빈부의 장벽’ 어느 세력이 조장하나

    얼마전 국내 한 경제연구소는 사회적 고통지수를 발표했다.물가상승률과 실업률,어음부도율 기준으로 각 시도별로 국민들이 겪는 사회적 고통을 조사한 것이다.인간이 느끼는 사회적 고통은 그러나 경제적 변수만은 아니다.건강,빈곤 뿐 아니라 정치,도덕,종교와 복지 등에서 비롯된다.가난한 사람의 불행이란 현상에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 투영되어있는 것이다.국내에서도 편·번역된 ‘사회적 고통’이란 책에서 폴 파머(Paul Farmer)미국 하버드의대 조교수는 자신이 아이티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난은 에이즈 등 질병 뿐아니라 다른 형태의 사회적 고통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한마디로 유아사망률과 질병 발생률의 과도한 편차는 바로 한 사회내의,또는 2개이상의 사회간의 빈부격차를 명확하게 드러내준다.보건정책과 사회 정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1) 한 시골 소녀의 비극 댐이 건설되는 바람에 삶의 터전을 잃어 버린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한 소녀가 마을 부근에 주둔하던 군인 아저씨의 눈에 든다. 소녀는 가족과 떨어져 있던 군인에게 육체적인 쾌락을 제공하고,군인은 그 대가로 약간의 용돈을 지불한다.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도회지로 나와 남의 집 가정부 생활을 시작한 소녀는 다시 한 남자를 만나 아기를 갖게 되고,임신부의 몸으로 가정부 생활을 계속할 수 없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딸을 출산한 직후 그녀는 자신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녀의 아버지 역시 목을 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 정치 폭력의 희생자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던 시골 청년이 어느 날 버스를 탔다. 도로 상태가 워낙 나빠 버스가 심하게 흔들리자,그는 아무 생각없이 옆에 앉은 사람에게 몇 마디 불평을 늘어 놓았다. 잠시 후 버스가 검문소에 도착하자,갑자기 군인들이 청년을 끌어내리더니 다짜고짜 모진 매질을 가하기 시작했다.같은 버스에 타고 있던 사복 경찰이 그를 불순 분자로 지목한 탓이었다. 간신히 풀려나기는 했지만 청년은 그 일로 자신이 블랙 리스트에 올랐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청년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다시 체포되었고,그로부터 사흘 뒤 관자놀이가 으깨지고 갈비뼈가 부러진 채 석방되었다.얼마 후 그는 1ℓ가 넘는 피를 토한 뒤 숨을 거두었다. ●구조적 폭력과 개인의 삶 믿기 어려운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지만,두 사건 모두 1990년대 초반 서인도 제도의 조그만 섬나라 아이티에서 일어난 실화이다. 문제는 위에 소개한 두 사람이 그런 불행을 당한 것은 개인적으로 부주의했거나 재수가 없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이티에서는 남성의 평균 수명이 50세에도 미치지 못한다(여성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원인 가운데 AIDS와 정치적 폭력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아기를 낳다가 죽는 임산부 사망률은 선진국에 비해 500배나 높다. 이는 아이티의 구조적 폭력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사례이다.각 개인이 아무리 착하고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해도 그 나라의 정치,사회,경제적 구조는 그들 가운데 일정한 수의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망쳐 버리고 만다.그 속에 포함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는 요소는 개인의 의지나 능력과는 무관하다. 보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그런 고통에 희생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일반적인 원칙만 적용될 뿐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먹고 사는 걱정 없이 안락한 삶을 살아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별다른 충격을 주지 못한다.마음 먹고 신문을 뒤지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보다 더 끔찍한 참상들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발견할 수 있다.그들에게는 지구 반대편에서 AIDS로,혹은 정치적 고문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의 고통보다는 눈앞의 금리와 주가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일 것이다. ●부자는 사회적 고통 불감증 들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세 가지이다.첫째,‘남의 고통’은 낯설게 느껴지기 마련이다.그들의 고통받는 삶과 투쟁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려면 우리의 경험과 비슷한 면이 있어야 한다.성별이 다르거나 지리적,인종적,문화적 거리가 먼 고통은 우리에게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그들의 고통을 제대로 파악할 수없는 두 번째 이유는 고통 그 자체의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제3자의 입장에서는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의 기록과 수치만으로 그들의 고통을 실감할 수 없다. 셋째,고통의 역학과 분배 구조가 아직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개인에 대한 사례 연구를 통해 한 사람,혹은 여러 사람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말해줄 수는 있다.하지만 고통을 설명하려면 광범위한 문화적,역사적,정치적,경제적 틀 안에 개인의 전기를 담아야 한다. 위에서 예로 든 두 남녀의 사례가 일정한 대표성을 띤다는 점을 인정한다면,그들의 삶은 ‘민족지학(ethnography)’에 포함되어야 한다.지역적인 이해가 이루어진 다음 보다 규모가 큰 역사적 체제 속에서 현장 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수많은 사람들을 아이티 중앙 고원에서 살도록 명령한 사회적,경제적 세력은 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나아가 다시 그 세력에 영향을 미친 세계적인 역학 관계를 알아야 개인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조적 폭력이 인간의 고통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알수 있을까? 고통을 전세계적인 맥락에서 이해하고 설명하며 나아가 예측까지 할 수 있는 분석적 모델을 만드는 일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몇몇 사람들은 이것이 대단히 어려운 작업이긴 하지만,그만큼 절실하며 또한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한다. 다시 한 번 위의 사례를 이러한 작업에 대입하자면,우선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을 대상으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갈수록 끊임없이 상호 연관성이 커지고 있으며,특히 대량 학살과 같은 대규모의 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로 인한 극심한 고통은 강력한 힘을 가진 세력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러한 분석은 역사적인 깊이를 필요로 한다.오늘날의 아이티 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군부 독재와 쿠데타는 물론,그들이 과거에 중상주의 경제를 살찌우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끌려와 설탕,커피,면화 등을 생산했던 흑인 노예의 후예들이라는 사실까지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흑인 노예의 후손이라 해서 누구나 AIDS에 걸리거나 부당한 고문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확률적으로 아주 드문 사례이긴 하지만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아이들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축구 선수나 야구 선수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행운아의 숫자가 무시해도 좋을 만큼 적다는 점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인 고통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뒤얽혀 나타나는 구조적 폭력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이러한 문제를 연구하는 인류학자들은 얼마나 다양한 사회적 폭력이 개인의 불행과 고난으로 변화하는지 알기 위해 개인의 경험과 개인이 속한 광범위한 사회 구조를 모두 연구한다. 예를 들면 가난에서 인종 차별에 이르는 일련의 사회적 폭력이,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개인의 삶에 구체적으로 드러나는가 등이 연구의 대상이 된다.한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힘은 AIDS와 결핵뿐 아니라 전염성이 있는 다른 기생성 질병에까지도 구조적으로 관여한다.그러다 보니 기아,고문,강간과 같은 대부분의 극심한 고통의 형태가 모두 사회적 힘에 의해 구조화되어 있다. ●가난과 사회적 고통의 관계 나 지금이나 세상의 가난한 사람들은 구조적 폭력의 주된 희생자이다.구조적 폭력은 극심한 고통의 본질과 그 분배에 대한 분석을 거부해 왔다.왜 그랬던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 가운데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에 쉽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말없이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칠레의 신학자 파블로 리처드(Pablo Richard)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언급하며 이렇게 경고했다. “우리는 제3세계에 또 다른 거대한 장벽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안다.그 속에는 가난한 다수의 삶이 감춰져 있다.부자와 빈자 사이의 장벽은 가난이 권력자들을 성가시게 하지 못하도록 하고,가난한 사람들은 하는 수 없이 역사의 침묵 속에서 죽음을 맞는다.” 이러한 침묵을 깨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고통을 조장하는 세력의 정체를 밝혀내는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각각의 조건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다. 올바른 분석적 기법으로 고통의 본질을 해석할 수 있다면,그 악순환의 고리를제거하거나 적어도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어쩌면 우리의 희망은 결국 거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정리 번역가 안종설 폴 파머 ▲의사이며 인류학자▲세계은행 수석 컨설턴트▲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엄 여성병원과 아이티 외곽 본 소뵈르 클리닉 근무▲저서:에이즈와 비난,전염병과 불평등
  • 부인은 市의원 남편은 區의원 지역발전 ‘부창부수’/ 지방자치 사상 첫 부부의원 김명숙·김화형씨

    “여성의 섬세함은 물론 카리스마까지 갖춰 의정활동을 잘 할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김화형 서울 서대문구의원) “남편이 권유해 같은 길을 가게 됐습니다.”(김명숙 서울시의원) 서울 서대문구의회 김화형(51) 의원과 서울시의회 김명숙(43) 의원은 우리 지방자치 사상 첫 부부 의원이다.이들 부부는 의정활동에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어 다른 의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 부부는 요즘 지난해 선거 때 공동공약으로 내세웠던 북성초등학교의 재건축을 실현시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이들은 당시 지역의 주차난을 해결하려면 학교를 재건축해 주차장과 종합스포츠센터를 짓는 방법밖에 없다고 외쳤었다.당선되자마자 남편은 구청의 설득에 나섰고, 부인은 서울시와 교육청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왔다.남편은 “혼자서 이 일을 시작했더라면 어떻게 되고 있을까 간혹 생각한다.”면서 “성사가능성이 80%쯤 돼 조만간 주민 숙원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의 활약을 지켜본 다른 의원들은 “부부가 손발을 맞춰 지역의일을 추진력있게 밀고나가는 걸 보면 솔직히 부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부 의원 탄생 스토리는 부부 의원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땀을 흘려야 했다.두번째 구의원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은 첫번째 도전인 1998년에는 쉽게 배지를 달았으나,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는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뒀다.남편은 그때나 지금이나 태권도 학원을 경영하고 있으며,부인은 당시 20년째 공기업을 다니던 직장여성이었다.첫 선거 때 부부는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10분씩 교대해 마이크로 연설했다.부인의 탁월한 재능을 깨달은 남편은 부인에게 다음선거에 직접 출마할 것을 권유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막상 부부가 출마하자 어려움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부부가 다 말아먹는다.’는 원색적인 비난에서부터 ‘남편이 구의원인데,부인이 더 높은 시의원이란 게 말이 되느냐.’는 등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다.게다가 부인은 한나라당으로 기호 1번을 배정받았는데,남편은 ‘나’번을 배정받아 자칫 남편이 낙선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당시 한나라당 바람이 거센데다,부인의 인기가 상한가여서 남편의 지역구인 북가좌2동에서는 경쟁자인 ‘가’번 후보가 덩달아 강세를 보인 것이다.사실 지방선거 때 광역후보 1번이 강세인 곳에서는 ‘가’번이,2번이 강세이면 ‘나’번이 혜택을 많이 봤다. 결국 이들 부부는 극약처방을 썼다.남편은 부인을 선거구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했다.남편의 지역구에서 상대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부인의 선거운동을 방해한 셈이었다.그럼에도 부인은 남편의 첫 선거운동 때 주민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덕인지 압도적인 표차로 광역의원을 따냈다. ●부부의원의 애환 요즘 부부는 자신의 일에 날이 갈수록 신이 난다.남편은 “구의원을 해보니 너무 힘이 없고 한계를 많이 느껴 도덕적으로나 성격적으로 능력이 뛰어난 부인의 출마를 적극 권유했다.”면서 “시와 구에서 각각 활동하다 보니 상호보완이 돼 일하기가 한결 낫다.”고 했다.시의원은 지역의 세세한 정보에 어둡기 쉬운데 이런 정보들은 남편이 제공한다.또 구에서 못하는 것은 시의원인 부인이 나서 해결하고,시의원의 몫인데 안되는것은 남편이 넘겨받아 처리한다는 것이다.그러나 부부가 모두 ‘무보수 명예직’이다 보니 생계에 현실적 어려움이 느끼고 있다.남편은 태권도 학원을 사범에게 거의 맡겨놓고 있다.경조사 비용도 만만치 않다.할 수 없이 남편의 지역구에서 경조사가 있으면 부부 공동으로 부조한다.또 시의원의 업무가 많다 보니 부인이 가정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어 걱정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초선인 부인의 열정은 남다르다.최근 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신청,학교급식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대책을 촉구했다.남편은 시의회가 열릴 때마다 부인이 밤을 지새우며 공부한다고 귀띔했다.그것이 그에게는 불만이다. 이처럼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부인을 보면서 남편은 시의원에게는 꼭 보좌관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부인에게 “대충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리면 “어설프게 알고 질의하면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들에게 당하기 일쑤”라며 고삐를 늦추지 않는단다. ●“사회에서는 내가 먼저,집에서는 남편이 우선” ‘부창부수’가 가능한 것은 남편의 배려와 외조가 있기 때문일 게다.이들 부부는 이론적으론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불편이 많다고 털어놓는다.특히 지역행사에서 누구부터 소개해야 하는지 주최측이 늘 고민한단다. 이에 부인은 “집에서는 남편이 하늘이지만 공식석상에서는 시의원이 우선이 아니냐.”며 웃는다.남편도 “충분히 공감하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고 맞장구를 친다. 남편 김화형 의원은 27살에 야간고,37살에 전문대를 마치고 방송통신대까지 졸업한 만학도다.부인 김명숙 의원은 방송통신대를 거쳐 경기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이들 부부는 오늘도 지역발전이란 꿈을 한 베개에서 꾸고 있다. 글 조덕현기자 hyoun@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
  • [열린세상] 학생들을 먼저 생각하라

    보성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자살 사건 이후로 교장회와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대립구도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전교조는 교장선출보직제를 더욱 강하게 주장하고 있으며,교장회마저 집단적인 행동을 통해 공개적으로 전교조에 대한 비판을 표현하였다. 교육계 스스로 교육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국민들의 실망은 더 커질 것이고,이 문제에 대한 타율적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다.그동안 교장회와 전교조의 대립과 갈등은 크게 표출되지 않고 있었다.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교육계의 뿌리깊은 갈등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 사건은 적대적인 대립구조로까지 악화될 수도 있고 반면에 잘 해결된다면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이번 사태를 계기로 교장과 교사의 역할과 위치를 새롭게 정립하여 새 교직문화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 학교장은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과 위상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교장은 학교의 어른이며 교직계에서의 선배라고 할 수 있다.교장회가집단의 힘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집단과 집단간의 힘의 대결로 갈 수밖에 없다. 전교조 합법화 이후 교장들은 새로운 변화를 적극 수용하여 왔다.과거의 전통적인 권위주의나 관료통제적 질서를 고수하려는 교장은 별로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은 스스로를 더욱 낮추고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간다는 공동체 의식과 협력적이고 수평적인 교육 지도성을 발휘하여 전교직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토대로 한 공동체적 학교문화를 형성해 나가는 역할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교직이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교장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전문성과 자율성이 신장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학교장은 전문적 권위로서 학교를 이끌어가야 한다. 전교조는 출범당시의 순수했던 교육에의 열정과 학생에 대한 사랑이라는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전교조의 현재 모습은 과거와는 매우 다르다.전교조는 자신들만의 의사를 관철하고 집단이익을 추구하는 권력집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교조는 출범당시에 내걸었던약속대로 자율적이고 교사주도적인 학교교육 혁신운동의 주체적 역할을 해야 한다.학교의 근무여건과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합당한 요구와 적법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전교조는 참된 교육을 만들어가기 위하여 스스로 모범을 보이는 자기규율과 스스로의 정화노력을 통해 도덕적인 힘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부의 정책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단체교섭에 임해야 한다.학교 내에서의 단체행동이나 학생의 학업에 피해를 주는 행동은 학부모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교직 역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교직에 몸담은 사람은 모두 학생들의 교육적 성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학생의 교육에 도움이 되는가?”가 교육주체간의 협의와 조정,정부의 정책결정,교직단체와의 단체교섭,교육관련단체의 운동과 학교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학생의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는 한 교직단체는 ‘부분 이익적 관점’을 집단행동을 통하여 관철하여서는 안 된다.뉴질랜드의 교육평가청(ERO)이 학교를 평가할 때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가(Students matter)?”를 기본관점으로 삼는 것은 문제해결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학생의 교육적 성장을 중시하는 인식이 우리 교육계의 갈등을 해결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교장회와 전교조는 교직의 신뢰회복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서로 다르더라도 화합할 수 있어야 한다(和而不同).’는 논어의 구절은 우리의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이 종 재 한국교육개발원장
  • [열린세상] ‘힘의 논리’… 바그다드 효과

    이라크 전쟁이 사실상 종결되면서 국제질서의 장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바그다드 효과란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바그다드 효과란 힘의 논리에 의한 현실주의가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주요 패러다임으로 재확인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주의는 무정부 상태인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직 힘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현실주의는 실리를 강조하면서 국력으로 뒷받침된 힘의 정치(Power politics)만이 평화를 유지하고 국가이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고 본다. 현실주의와 대비되는 이상주의는 명분을 강조하면서 국제기구,국제법,국제여론,국제도덕 등을 통하여 무정부상태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바그다드가 맥없이 함락되자 이상주의의 한계와 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 대하여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와 이라크 해방이란 명분을 내세웠지만 대표적 국제기구인 유엔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일방적으로 전쟁을 시작하였다.세계 제1차대전의 참상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등장한 국제기구나 국제법을 통해서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상주의가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반전이라는 국제여론이 지구촌 전체를 뜨겁게 달궜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력으로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다. 바그다드 효과라고 볼 수 있는 현실주의의 위력은 세계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미국의 패권주의를 비난하면서 전쟁의 부당성을 전 세계에 호소하던 러시아,독일,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신랄하게 비판하던 자세를 하루아침에 뒤집고 미국에 러브콜을 하고 있다.독일의 슈뢰더 총리는 이라크전 비난에 대하여 미국에 유감을 표명하기도 하였다. 현실주의의 여파는 한반도에도 불어왔다.노무현 대통령은 대선 전에는 “반미면 좀 어떠냐,미국과 견해가 다른 것은 달라야 한다.”고 하면서 미국에 고분고분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미국과의 수평적 관계를 강조하여 노 대통령의 민족주의적 노선과 배짱 그리고 대미 자주적 태도에 진보세력은 특히 열렬하게 반겼다. 하지만 반전을 외치고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국내여론이 만만치 않은 데도 불구하고 파병을 결정하였다.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늘 강조해 왔지만 한국이 배제된 3자회담에 대하여 실용적 결과론으로 정당화하였다. 노 대통령은 방미를 앞두고 한·미 동맹관계를 부쩍 강조하는 등 대미 자세가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이를 참여정부의 대미 외교가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북한도 핵문제 해결에 대하여 조·미 쌍방회담만을 고집하다가 바그다드 붕괴 이후 중국을 포함한 3자회담을 수용하기에 이르렀다.북한은 3자회담을 앞두고 폐연료봉 8000여개의 재처리 준비가 끝났다고 발표하여 회담 성사를 불투명하게 만들었으나 결국 베이징 3자회담은 시작되었다. 3자회담의 성공 전망은 불투명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는 한 바그다드 함락 이전과 같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정부 상태인 국제사회에서 승자만이 살아 남는다는 영원한 진리를 부정하고 싶지 않다.힘만이 정의를 낳는다는 마키아벨리안적 접근법은 싫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인 것 같다.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그토록 내세우던 명분론을 슬그머니 접고 힘의 논리에 따라 현실주의적 태도로 바뀌는 모습이 민망스럽다.외교는 실리 못지않게 명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외교문제에 관한 한 신중한 언행이 요구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 것도 바그다드 효과가 아닐까? 홍 득 표 인하대 교수 정치학
  • [씨줄날줄] 446대 1

    사법시험,행정·외무고시에 이어 7·9급 지방직 공무원 임용시험에까지 응시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서울시에 따르면 얼마전 2003년도 지방공무원(7·9급) 임용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전체 320명 모집에 4만 7875명이 지원했다.평균 경쟁률이 149.6대1로 지난해 80대1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특히 일반행정직 7급은 19명을 뽑는데 무려 8481명이 몰려 사상 최고인 446.4대1을 기록했다. 취업시장에서의 ‘공무원 열풍’은 올들어 3개월째 청년 실업률이 8%를 넘는 등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진다.통계청에 따르면 올 1·4분기 20대 청년 실업률은 8%,청년 실업자는 전체 실업자 2.2명중 1명꼴인 37만명이나 된다.이처럼 한창 일할 청년들이 일자리도 없이 사회로 나서면서 지난 3월말 현재 57만 5000여명의 20대가 개인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화하고 있다.20대중 50.5%가 ‘가능하면 이민을 가겠다.’고 하고,83.1%가 ‘한국사회는 부패했다.’고 응답했다는 한 조사 결과는 20대들의 이같은 좌절감을 감안할 때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다만 공무원 시험의 높은 경쟁률은 공무원 사회의 입장에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행정의 경쟁력과 생산성,효율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7·9급 응시자의 대부분이 대졸 이상 학력자라고 한다.향후 과제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될 응시자들에게 적절한 도덕성과 국가관을 심어주는 일이다. 조선 연산군 때 윤석보(尹石輔)는 처자를 고향에 두고 혼자 풍기군수로 부임했다.고향 식구들은 궁색한 살림살이를 견디기 어렵자 집안의 물건을 팔아서 밭 한 뙈기를 샀다.이에 윤 군수는 “내가 국록을 받아 땅을 장만했다고 하면 세상이 뭐라고 하겠나.”라고 호통치며 땅을 되물리라고 했다.이른바 ‘사불삼거’(四不三拒)의 전통적 공직관이다.즉 공직에 있을 때는 부동산 투기를 해서는 안 되고,부업을 가져서도 안 되며,집을 늘려서도 안 되고,명품을 탐내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또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나 청에 대한 답례,경조·애사의 부조를 모두 거절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김인철 논설위원ickim@
  • [사설] 국정원 개혁 역량이 먼저다

    청와대는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보위의 ‘부적절’ 결론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임명키로 했다고 한다.국정원 업무를 바로 세우는 데는 고 후보자가 적임이라는 이유에서다.노무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국정원의 기능을 바로잡고 국정원을 엄정 중립·합법적으로 운영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국정원의 개혁을 무엇보다 우선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정보위의 의견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이념적 잣대에만 치중됐다는 지적이고 보면 청와대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 정보위의 결론은 그런 의미에서 균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검증의 본질은 국정원장으로서 자질과 능력,도덕성,그리고 개혁청사진 등이었다.물론 이념적 성향도 자질을 따지는 데는 주요 참작 요소일 수 있다.그렇더라도 부적절의 사유를 전문성 부족과 더불어 사상·이념적 편향에만 맞춘 것은 형평성을 갖춘 잣대라고 볼 수 없다.냉전·권위주의 시대의 기준으로 기울었던 게 아닌가 한다. 정보위원들은 고 후보자가 간첩 김낙중씨 석방운동에 참여한 전력 등을문제로 삼았다.하지만 고 후보자가 재야인권변호사로 권위주의시대에 민주화와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한 일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김낙중씨 문제에 대해 그는 “범죄 동기나 민주화 노력에 비추어 포용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이념이 아닌 인권 차원의 활동이었다는 설명이다.정보위원들이 국가보안법의 개정 필요성을 문제 삼은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고 후보자는 오히려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개혁에는 적합할 수도 있다.민주화 시대 이후 10년이 지나도록 국정원의 환골탈태 다짐은 사실상 구두선에 그쳤다.당시 수뇌부 대부분은 군 검찰 관료 출신이거나 내부 승진자였다.내부 사정에 밝다 보니 과감한 개혁에 미온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청와대의 결정을 국회는 도전이 아닌 개혁 의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 “두아들 美시민권”/ 野, 정연주KBS사장 반대

    한나라당이 정연주 전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의 KBS 사장 임명에 반대하고 나섰다.한나라당은 특히 방송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여야가 정면 대립해 있는 방송법개정안을 25일 국회 문광위에서 강행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여야간에 한바탕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하순봉 언론특위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정씨는 방송경험이 전혀 없는 비전문가인 데다 김일성 사망을 ‘서거’로 표현하는 등 친북 편향성을 지닌 인물”이라고 주장했다.나아가 “두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고,부인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는 등 공영방송의 수장으로서 도덕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조폭언론’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 쓸 정도로 편향된 언론관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끝내 정씨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방송을 장악해 언론독재로 가려는 저의를 드러내는 것으로서,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한나라당은 진통을 겪고 있는 방송법 개정에 대해서도 “더이상 시간이 없다.”며 강행처리를 예고하고 나섰다. 진경호 jade@
  • 양심불량 카드연체자 “게섰거라”/ 금감원, 채무자 재산명시제등 대책마련 나서

    ‘사업가 이모씨는 카드사에 진 2500만원을 1년째 갚지 않고 있다.아들명의로 사업을 이전하고 수시로 주소를 이전하면서 최근 호화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연체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업계가 이처럼 고의로 빚을 갚지 않은 ‘양심불량’채무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카드사들이 제3자에게 대의변제를 요청할 수 없고,개인워크아웃 등 구제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있기 때문이다.이런 상황에서 그동안 채권추심기준를 완화해온 금융당국이 채무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3일 “악덕 채무자에 대한 카드사의 채권추심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 ‘재산명시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등 모럴해저드 방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재산명시제도는 채권자가 법원에 채무자의 재산공개를 요청하면 법원이 채무자에게 법정 출석과 함께 재산내역 및 최근 재산변동 상황을 제출토록 통보하는 제도다.이를 어기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재산명시제도 활용이나 제3자에게 채무내용을 통보하는 등 채권추심이 강화되면 무리한 빚독촉에 따른 민원이 증가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민주의원까지 ‘반기’ 가세 청와대-국회 대치

    23일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국회 정보위가 반대의사를 공식 채택함에 따라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인사청문회법상 대통령이 반드시 국회의 의사를 따를 필요는 없다.그러나 3권분립을 강조해온 노무현 대통령으로서는 국회의 의견을 묵살하는 데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특히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고 후보자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할 경우 강경대응을 경고하고 있어 대통령과 야당의 대치구도가 불가피하게 됐다.더욱이 정보위 결정에는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나섬에 따라 이번 파문이 여당내 분란으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의원들의 진짜 ‘과녁’은 고 후보자가 아니라 서동만 기조실장 내정자라는 얘기도 있어 향후 적절한 선에서 ‘정치적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왜 부적절한가 정보위는 경과보고서에서 고 후보자의 개인적 신상 등 도덕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혔다.정보위가 문제를 삼은 부분은 고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이다. 보고서는 “고 후보자가 간첩 김낙중에 대해 평화주의자라며 석방운동을 전개하고,한총련 수배자 해제요구를 해왔으며,한총련 관련자 구명운동을 하는 등 사상적으로 편향성이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청문회가 끝난 이후 시민들을 만나보니 국정원장만은 이념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고 주장했다.실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전날 저녁까지만 해도 “고 후보자가 걱정스럽지만 임명에 동의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비교적 우호적 입장을 밝혔으나,이날 보고서 채택 후엔 “고 후보자를 임명하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짜 타깃은 따로 있다? 의원들의 진짜 ‘목표물’은 고 후보자가 아니라 기조실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서동만 교수라는 분석도 나온다.인사청문회에서도 의원들은 고 후보자보다는 서 교수를 더 세게 몰아세웠다.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고 후보자는 ‘부적절’,서 교수는 ‘불가’하다.”면서 “부적절하다는 것은 대통령의 재량권에 달려 있다는 뜻이고,불가하다는 말은 절대 안 된다는 의미”라고 정의했다. 민주당 천용택 의원도 “친북 편향적 활동을 해온 서 교수를 기조실장에 앉힐 바에는 차라리 국정원을 해체하는 게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연 홍원상기자 carlos@
  • “국정원 정치정보 수집 계속”/ 고영구후보자 인사청문회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2일 국정원의 국내정치 사찰논란과 관련,“국내정치 정보수집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자는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다만 정보수집 방법과 범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합법적인 절차내에서 하도록 단속함으로써 (정치사찰)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겠다.”고 밝혔다.이는 국정원의 정치정보 수집방법은 개선하되 활동은 계속한다는 뜻으로 전면개혁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정원은 국내정보 수집업무는 유지하되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동향보고 등 국가안보와 관련없는 정치사찰적 정보수집은 폐지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정부부처 및 언론사 등에 대한 출입제도를 폐지하고 북한 및 국외와 연관성이 없는 국내 보안범죄에 관한 수사권은 검·경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고 후보자는 “수사권 축소로 기구개편 및 인력조정도 따를 것”이라면서 “해외정보 및 경제·마약·환경·사이버 등에 치중하도록 인력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개정과 관련,“인권침해 소지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보안법상의 반국가단체 규정중 ‘정부를 참칭하는 단체를 반국가단체로 보는 규정’ 삭제와 7조의 고무·찬양·동조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후반부 청문회에서 국정원이 사상적으로 편향된 사고를 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채워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그같은 성향의 외부전문가를 기용하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민주당 함승희 의원은 “정보위원들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고 후보자는 수용하는 자세를 취했으며 서동만 교수 기용에 대한 의원들의 거부감에 대해서도 진지한 자세로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고 소개,서동만 교수의 국정원 기조실장 내정이 철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보위는 22일 오후 2시 회의를 열어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의견을 확정한다.함승희 의원은 이와 관련,“종합결론을 내리지 않고 자질·도덕성·이념성향 등 쟁점항목별로 의견을 각각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昌죽이기’ 3대 의혹 野, 특검·국조 검토 / 한나라 盧대통령 사과 요구

    한나라당은 지난해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이회창 전 총재 관련 의혹들이 검찰수사 결과 속속 사실과 다르게 나타났다면서,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반격의 강도를 계속 높이고 있다. 22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제기했던 병역면제 의혹·20만달러 수수설·기양건설 비자금 수수설 등 3대 의혹사건을 ‘이회창 죽이기 3제(題) 사건’으로 규정하고,특검과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키로 했다.노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다. 특히 나라종금 로비 의혹사건과 관련해서도 노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이 정권은 허위날조된 3대 사건의 기초 위에 세워진 정권”이라며 “그러한 사건이 없었던들 이 정권은 태어날 수 없었고 오늘날 노무현 대통령도 존재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원죄를 씻을 수 있는 참회와 거기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주길 요구한다.”며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때는 강력한 대응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일 사무총장도 “민주당이 주장한 설과 의혹들은 모두 날조된음해공작이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난 반면 대북 송금과 나라종금 로비의혹 등 우리당이 제기한 의혹들은 모두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며 “노무현 정권이 진정한 개혁을 바란다면 정치공작의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희 대변인은 성명에서 “정치공작에 가담한 범죄 혐의자 전원에 대해 사법적·정치적·도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3제 사건만 종합 판단해봐도 충분히 선거무효에 해당된다는 것이 법률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3제 사건’ 특검 및 국정조사 추진방침에 맞서 민주당도 이날 안기부 예산횡령,국세청 동원 불법 대선자금모금,이회창 전 후보 두아들 병역비리 의혹사건 등을 ‘3대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특검추진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
  • 국정원장 인사청문회 안팎 / 高후보 이념편향성 집중공격

    22일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정보위 인사청문회 분위기는 예상보다 뜨겁지 않았다.여야 의원들이 거의 한목소리로 고 후보자의 이념적 편향성을 공격했으나,고 후보자가 ‘국가보안법 개정’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보수성향의 답변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국정원 개혁 방안에 대해 ‘확 뜯어 고치는’ 대신 ‘골격을 유지하는’ 쪽으로 답변한 것도 논쟁의 강도를 약화시킨 요인이다.재산과 사생활 등 도덕성에 대한 질의가 거의 없었던 점도 열기를 반감시켰다는 평이다. 이날 저녁 9시쯤 비공개회의까지 모두 마친 뒤 정보위 한나라당 간사인 정형근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함승희 의원은 고 후보자보다는 국정원 기조실장 내정설이 나도는 서동만 상지대 교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정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들은 국정원 고위직 후보자들이 대단히 편향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국정원 개혁 논란 고 후보자가 밝힌 ‘국정원 개혁 방안’은 예상보다 온건했다.시민단체가 요구해온 국정원권한 축소 방안에 대해 적극 수용한 것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후보자가 ‘제도 개선’보다는 ‘관행 개혁’으로 방향을 잡았음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국정원의 업무 영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인권침해와 정치개입 소지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읽혀졌다.그는 “안정을 기조로 하지 않은 개혁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여러차례 강조,조직의 안정성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국정원 개혁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함승희 의원도 “과거 정권도 초기에는 이런 식으로 개혁을 약속했지만,결국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며 제도개혁이 뒷받침되지 않은 개혁은 자칫 자의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념 편향성 공방 고 후보자가 간첩으로 복역했던 김낙중씨에 대한 석방대책위에서 활동했던 전력에 초점이 맞춰졌다.함 의원은 “판사였던 후보자가 사법부 판단을 부정하고 반국가 활동을 한 자를 옹호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정형근 의원도 “간첩의 석방운동을한 분으로서 간첩수사에 대해 뭐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할 것이냐.”고 추궁했다.고 후보자는 “국정원장을 맡으면 국가안보 차원에서 실정법 질서를 철저히 지켜나가겠다.”고 피해갔다.그는 “판사시절 긴급조치 위반자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할 때 어떤 갈등을 느꼈느냐.”는 정형근 의원 질문에 “일요일 하루 종일 정릉에 올라가 눈덮인 산길을 헤매고 했던 일이 있다.”고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고 후보자가 수배됐던 이부영 의원에게 도피처를 제공한 경위를 소개한 뒤 “악법도 법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고 후보자는 “악법은 법이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 행적 시비 정치인으로서 잦은 변신도 도마에 올랐다.함승희 의원은 “판사직에서 물러난 뒤 81년 관제 야당인 민한당 의원 당선,88년 한겨레당 발기인 참여 등 20여년간 5번이나 정치행보를 바꿔 정치철학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정형근 의원도 ‘정치철새’라고 몰아세웠다. 김상연기자 carlos@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 ●약력 ▲강원도 정선(64세)▲국립체신고,건국대법대 ▲고시 12회 ▲서울민사지법 판사·대전지법 판사 ▲11대 국회의원 ▲민변 창립회원 ▲민주당 부총재 ▲민변회장 ●병역 및 재산 ▲육군 대위 제대 ▲본인 6억 2190만 7000원,배우자 6036만 9000원,장남 4억 662만 9000원
  • [편집자문위원 칼럼] ‘한자 우리말’의 합리적인 사용

    수많은 선배들이 수 천년 사용해온 한자를 우리말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그러므로 우리말에는 한자우리말과 한글우리말이 있다.한자우리말을 사용함에 있어서 일상에서 쉽게 저지르는 비일관성의 오류를 경계하며 바른 언어사용을 제안하고자 한다. 요즘 한자우리말을 다시 사용하자는 소리가 들리지만 한때는 한글우리말만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중국 한자는 가고 우리 한글만 남으라는 것이었다.그래서 신문들도 언제부턴가 다투어 한글을 전용해오고 있다. 한글전용론에 나름의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대다수의 국민이,특히 젊은 세대 절대다수가 한맹(漢盲)이어서 한자를 읽지 못한다는 것이 첫째 이유며,우리글을 지킴으로써 자주권의 의지를 드높이자는 것이 둘째 이유다.나는 한자가 우리말이 아니라는 결벽에 가까운 한글지상주의에 동의하지 않으며 그래서 한맹을 걱정해 줄 것이 아니라 한자를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한자사용에 관한 나의 제안은 이렇다.제1단계는 한글 위주로 사용하되 필요에 따라서 괄호 속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식이다.제2단계는 한자교육을 통해서 한글한자혼용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때로, 괄호없이 한글과 한자를 그대로 섞어쓰면 될 것이다.영어의 경우도 당분간은 필요하면 괄호 속에 병기하여 쓸 일이지만 영어를 영어우리말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게 되었을 때는 한글과 영어를 섞어쓰면 된다.미래의 제3단계에는 한자우리말 한글우리말 그리고 영어우리말을 우리의 공용어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모든 신문들이 작금에는 한글만을 고집한다.대한매일도 한글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 기사내용에는 한자사용이 거의 전무하다.그런데 놀랍게도 기사 제목에는 되레 한자를 빈번하게 사용한다.한자를 해득하지 못하는 독자를 배려하는 것이 한글전용정신이라면 제목에서도,아니 제목에서는 더더욱 한글을 사용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低價 레몬카 미국거리 달린다’ ‘反戰세력은 좌파’‘北核 개발능력 영구 봉쇄’ ‘韓銀法 개정안 갈등 표면화’‘北 편들다 美에 미운털’‘현상금 20만弗 후세인 어디 있나’‘亞경제 사스손실 106억弗’‘화성行宮 복원 대립’‘化纖앙숙 코오롱 효성’‘소양강댐등 輕水爐 추가 설치’‘南빠진 北核협상 추궁’‘美에 백기 막내린 佛 반전외교’‘먹거리의 숨은 역사 음식 雜學’‘美 對北공격 가능성’‘酒道 강의하는 교수’‘孤山 유적지 훼손’‘외제名車 한국서 잘 나가요’ 여기에는 몇가지 문제가 있다.첫째,이 한자제목들을 많은 비한자세대가 과연 읽을 수 있겠는가.읽지도 못할 글자를 더군다나 제목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둘째,예를 들어 그저 ‘저가’‘반전’‘북핵’ 이라고 쓰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인가.또,위에 예시한 한자사용 제1단계에서 한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제목에서 바로,또는 나중의 기사본문에서 ‘저가(低價)’‘반전(反戰)’‘북핵(北核)’이라고 쓰면 되지 않겠는가.셋째,이런 한자의 사용이 구체적 내용을 강조하거나 잘못된 해석을 피해보려는 취지를 살리는 데도 성공한 것으로 보기 힘들다. 이처럼 기사제목에 한자가 괄호 없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기사작성을 하는데 있어서기자가 한자사용을 절감하고 있다는 증거다.반복하건대 우리에게는 한자우리말과 한글우리말이 있다.이 두 우리말을 신문기사에서도 일관성 있게 그리고 생산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황 필 홍 단국대교수 도덕철학
  • 中사스정책 공개로 전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에 대해 은폐·축소 의혹을 받아오던 중국 정부가 공개 정책으로 방향을 전면 선회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해외 언론들이 제기한 ‘고의 은폐’ 가능성에 대해 중국 정부는 20일 과거보다 훨씬 많은 감염·사망자 수치를 공개 발표,자신들의 잘못을 사실상 시인했다. 나아가 은폐의 책임과 초기 대응 실패 책임을 물어 장원캉(張文康) 중국 위생부장과 멍쉐농(孟學農) 베이징(北京) 시장의 당 서열 박탈과 보직 해임을 결정했다.중국 정부의 비장한 각오를 국내외에 알린 것이다. 이러한 결정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당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지난 18일 내부적으로 “사스에 대한 은폐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예상돼온 일이다. 사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사스 축소·은폐 의혹으로 중국 정부의 도덕성까지 의심받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특히 2008년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국제박람회 등 굵직굵직한국제대회를 유치한 중국으로서는 적극적인 대처라는 정공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WHO 조사단은 베이징에만 사스 감염자가 최소한 2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는데,이번 공식 발표 결과 감염자 346명,의심 환자 402명으로 드러났다.중국 위생당국이 과거와 달리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가오창(高强) 중국 위생부 상무부(副)부장은 사스 환자통계의 착오 이유로 ▲새 전염병에 대한 진단의 어려움 ▲병원 등 의료체계의 비(非)통일성 ▲공중위생에 대한 준비부족 등을 들고 “이번 사태를 개선의 계기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따라 국무원은 각 지역에 감찰관을 파견,정확한 상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정부의 공개의지를 뒷받침하기 위해 5일마다 실시하던 대국민 사스 상황 브리핑을 21일부터 매일 하기로 결정했다. 사스 확산을 막기위해 전국적인 관광시즌인 노동절 연휴를 다음달 1일 하루로 축소시켰고 베이징(北京)대와 중양차이징(中央財經)대 등도 사실상 휴교에 들어갔다. oilman@
  • 공자금 투입 은행·투신사 일제조사 / 방만경영 은행장 경질

    정부는 공적자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대대적인 조사를 하기로 했다.또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사정당국의 한 핵심관계자는 18일 “국민의 혈세나 마찬가지인 공적자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잘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그는 “일부 공적자금을 받은 금융기관의 경우 임직원들에 대한 후생복지 혜택이 지나칠 정도라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정당국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은행·투신사 등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된 금융기관에 대한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조사의 주체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감사원,청와대·총리실 사정팀 등이 폭넓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적자금을 직접 받은 금융기관뿐 아니라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한 부실한 기업과 부실 기업주에 대한 조사를 함께 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공적자금을 받은 일부 금융기관의 경우 월급을 비롯한 후생복지 혜택 수준이 정도에 지나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과거에도 확실한 주인이 없던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직후에 공적자금 사용실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할 방침이었으나,고위직 인사 등 시급한 현안이 있어 다소 늦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공적자금을 받은 기관이 문제가 있거나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기관장을 임기와 관계없이 경질할 것”이라고 밝혔다.금융당국이 공적자금을 받은 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에도 관련자를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 1997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16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나 회수율은 저조하다.정부는 지난 2001년 감사원의 집중 감사를 통해 공적자금 6조 6000억원을 유용한 금융 및 기업 관계자 4968명을 적발한 바 있다. 곽태헌기자 tiger@
  • [젊은이 광장] 윤리의식 마비시키는 커닝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커닝에서 구하옵소서….아멘.” 중간고사를 끝낸 후배가 자칭 ‘양심적 커닝 거부자’가 되겠노라며 각색한 기도문이다. 시험 때만 되면 초등학교 때부터 10년 남짓 쌓아온 커닝 노하우를 백서로 발간해야겠다며 너스레를 떨던 후배인지라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 후배가 ‘양심적 커닝 거부자’가 되기로 한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어느 시험시간에 이른바 ‘모티즌’(무선 이동통신을 전문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으로 통하는 한 학생이 휴대용 개인정보단말기(PDA)를 이용,미리 저장해 둔 예상 답안과 무선 인터넷을 넘나들며 최첨단 커닝을 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평소 그 후배는 ‘판치기’(책상이나 벽 등의 메모)나 ‘페이퍼’(깨알 같이 적은 종이),‘문신’(손목,손톱 등 가릴 수 있는 모든 부위의 메모) 등 고전적인 아날로그식 커닝에서부터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디지털 수법까지 어림잡아 20여가지의 커닝을 구사한다고 자부해 왔다.그런데 ‘뛰는 자 위에 나는 자가 있다.’는 말처럼 한 단계 높은 ‘강적’을 만난 것이다. 후배는 커닝 맹신론자로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적지 않은 허탈감을 맛보게 됐으며,커닝에 환멸까지 느꼈다고 했다.‘커닝을 할 바에는 차라리 F학점을 받겠다.’고 단언했다. 이번 해프닝을 지켜보면서 그 후배의 ‘양심적 커닝 거부’란 말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단순히 대학가에 커닝이 만연하고 있고,수법이나 양상도 갈수록 지능화·첨단화하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각종 범죄가 비도덕적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조상 범죄예방이 쉽지 않은 것처럼,커닝이 비양심적인 행위라고 자각하면서도 다른 사람보다 좋은 학점을 받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커닝의 유혹을 쉽사리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 이면에는 기능적 지식교육을 받은 노동력을 필요로 인력시장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서열경쟁에 가담해야 하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근본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학생들의 양심을 좀먹는 커닝을 없앨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는 점을교수들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공직 사회나 일반 기업이 다면평가제도를 시행하듯이 평가방식을 과감하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실제 많은 교수들은 단기간에 출제한 교재 중심의 비창의적인 문제들을 고집하고 있다.암기능력만을 테스트하는 필기시험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유럽이나 미국 등의 선진 대학 교수들은 시험시간에 학생들이 미리 수집한 자료와 교재를 볼 수 있게 하는 ‘오픈 북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암기능력을 측정하기보다는 창의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한다.또 구두시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종합적으로 학생의 실력을 평가한다. 커닝이 언제부터 우리나라 학생들 사이에 만연했는지는 알 수 없다.하지만 어린 시절 이후 우리는 갖가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 곰곰 생각한 뒤 대답을 하곤 했다.정답일 것이란 확신도 없이 솔직한 내 생각을 나만의 공식이나 기호,용어로 털어놓기도 했다. 그들이 정해 놓은 답일지언정 진정한 해답은 커닝으로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설 원 민 전북대신문사 대학부장
  • [사설] ‘힘센 자리’의 기막힌 부패의자

    고위 공직자들의 잇따른 부정부패 소식에 참담함을 가누기 어렵다.전직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국세청장,장관,장성 등 권력기관의 수장급 인사여서 충격적이다.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를 뿌리뽑아야 할 이른바 ‘힘 센’ 정부기관일수록 부패구조가 심한 것 같아 씁쓸하다. 검찰은 어제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수감했다.이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다니는 서울의 한 사찰에 10억원을 기부하도록 SK그룹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것이다.손영래 전 국세청장은 SK측으로부터 외국출장 경비조로 지난해 5000달러를 받고 자녀 결혼축의금 수백만원은 되돌려줘 검찰의 입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중부·서울지방국세청장 취임시 4개 기업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아 지난달 21일 불구속 기소됐다. 공정위와 국세청은 ‘경제검찰’로서 막중한 사명감과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다.기관장이라면 더더욱 개혁성과 청렴성이 필수덕목 아닌가.우리는 두 기관의 역할을 폄하할 뜻은 없다.다만 이같은 혐의만으로도 재벌개혁을 부르짖었던 두 기관의 업무 정당성과 공정한 잣대에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다.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건 아닌지 겸허히 되돌아봐야 한다.또한 이씨가 뇌물수수의 우회로를 택하고 기부를 수차 종용했다는 수법에는 기가 막힐 뿐이다.권력의자의 자리 값이 엄청나다는 점도 놀랄 일이다.이런 도덕 불감증은 축하금·축의금·출장경비를 아직도 거리낌 없이 받아온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얼마 전 군 장성들의 상납비리 사례처럼 우리 사회에는 고착화된 부패사슬이 도처에 감춰져 있다.공직자의 청렴성이 부패사슬의 고리를 끊고 신뢰를 높이는 첩경임을 깊이 각성해야 한다.
  • 카드사 대주주 증자 실적 저조/정부 채찍 안먹힌다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나 시장안정의 중요 전제조건인 카드사 대주주들의 증자(增資) 이행실적이 저조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최대한 버텨 정부로부터 ‘당근’을 더 얻어내려는 재계와,이같은 재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16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중순 카드사 대주주들을 독려해 총 4조 6000억원을 증자토록 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된 카드사들의 증자 실적은 ▲우리카드 1000억 ▲현대카드 1800억 등 2800억원(주금 납입 기준)에 불과하다.상반기 목표액(2조 1000억원)의 13%에 불과하다. 정부는 예정된 대주주 증자가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을 경우,간신히 기운을 추스린 금융시장이 다시 경색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증자 이행실적 미미 삼성·LG·롯데 등 카드사 대주주들이 약속한 증자규모는 상반기 2조 1000억원(후순위채 발행분 4500억원 포함),하반기 1조 5000억원이다.카드사 관계자는 “이사회 의결 등 내부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증자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그러나 당장 이달에만 만기가 돌아오는 카드채 및 CP(기업어음) 금액이 5조 5000억원이나 된다. 그런데도 카드사 대주주들이 증자에 소극적인 것은 ‘증자를 안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최대한 버텨보자.’는 속셈이 짙다.재계 관계자는 “카드사 경영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부실책임을 지라는 것은 억울하다.”면서 “외국인 주주들도 주가하락 등을 들어 증자에 반대한다.”고 강변했다.그동안 기업에 누누이 요구해온 주주이익 극대화와 계열사 독립경영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최근 시민단체의 ‘지원사격’까지 받자 기세가 더욱 높아졌다.증자에 참여하지 말고 부실 계열사에서 아예 손떼라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지만 후자(카드사업 철수)는 거론하지 않은 채,전자(증자참여 반대)만을 부각시키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가는 양상이다. 물론 은행들이 5조원의 긴급 ‘브리지론’(연계대출)을 통해 급한 빚을 막아주고 있는 것도 카드사들이 상대적인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원인이다. ●재경부 “모럴 해저드의 극치” 재경부 신제윤(申齊潤) 금융정책과장은 “의사결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고 해서 부실경영을 방치한 대주주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문제가 터지면 무조건 정부에 해결책을 기대하고 보는 기업들의 무임승차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실제 재계는 정부가 카드채에 보증을 서주는 ‘프라이머리 CBO’(채권담보부증권) 발행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은 자신들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야하는 ‘증자’ 대신,남의 호주머니에서 돈을 꿔오는 ‘후순위채’(상환의무가 뒷전인 채권) 발행으로 책임을 모면해 보려다 정부의 강력한 제지를 받기도 했다. ●시민단체 주장은 공적자금 최소화 원칙에 위배 부실 카드사를 아예 퇴출시키라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관련,재경부는 “그것도 해결방법의 하나이지만 공적자금 투입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대주주 증자와 공적자금 투입 중 어느 쪽이 비용이 더 적게 드는 가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주주 증자를 통한 1차적 문제해결이 국민부담 최소화 원칙에 더 부합한다는 얘기다.재경부는 대주주 증자가 제대로 이뤄지면 연말까지 카드사들이 23조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고 추산했다.그렇게 되면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및 대환대출 50조원 가운데 설사 50%를 떼이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섬김·나눔의 새시대 열어야”길자연 기독교연합회 회장

    길자연(사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도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서로 제 몫을 하고,사회에서는 섬김과 나눔의 새 시대를 열어 도덕과 윤리를 회복하자.”고 말했다. 길 대표회장은 “이라크 전쟁과 사스라는 괴질로 인해 지구촌이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있고,한반도는 북한의 핵 문제로 인하여 고조된 긴장이 숨막힐 정도로 팽팽하다.”며 “성도들이 지금 여기 우리의 역사와 현실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을 체험하는,그리고 예수님이 주시는 평안을 누리는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편집자에게/ 정치권·언론 호남소외 부추겨선 안돼

    -“정치권 ‘참여정부 호남 푸대접’논란”기사(대한매일 4월12일자 5면)를 읽고 참여정부 출범후 이라크전쟁 한국군 파병을 둘러싸고 한동안 혼란스러웠던 사회 분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자 또다시 1급이상 고위공직자의 지역편중 인사 문제가 거론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더욱이 출신지를 떠나 사회통합을 이끌어 나가야 할 정치권과 일부 언론 등에서 연일 이러한 여론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줘 안타까움을 더한다. 인사에서 중요한 것은 출신지 비율이 아니라,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사회에서 유효적절하게 대응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굳이 인사에 관해 따지고 검증한다면 출신지보다는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했으면 한다.지금은 지역과 당파를 따져 견제하는 조선시대가 아니라 21세기 세계화 시대이다.이젠 우리 국민의 사회적·정치적 의식도 크게 성장하여 무엇이 옳고 그른지 충분히 판단할 능력을 가졌음을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혹시라도 인사권자가 능력과 도덕성을 배제하고 출신지를 염두에 둬 인사하였다면 시정해야 하겠지만,그러지 않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유능한 인재를 우선 발탁했다면 우리 국민은 지역을 떠나 그들을 믿고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어야 한다. 김영천 전남 고흥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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