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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기술·통치론으로 본 ‘노자’

    노자 - 김홍경 지음 노자는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 중의 하나다.우리말로 출간된 ‘노자’는 50종이 넘는다.서양에서도 1788년 라틴어 번역본이 나온 이래 계속 새로운 번역본이 출간돼 영어 번역본만 250여 종을 헤아린다.이렇듯 주석본이 많지만 그것들은 대부분 ‘노자’를 형이상학적으로 해석하거나 신비주의적인 관점에서 접근한다.그것이 과연 ‘노자’의 본모습일까. 동양철학자 김홍경(44)씨가 펴낸 ‘노자-삶의 기술,늙은이의 노래’(들녘)는 신비주의나 형이상학에 침윤된 ‘도덕경’이 아니라 삶의 기술과 통치론으로서의 ‘노자’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노자’는 본문이라고 해봐야 고작 5000자에 불과하다.저자는 이 ‘작지만 큰’ 책인 ‘노자’를 880쪽에 이르는 거질(巨帙) 주석서로 바꿔 놓았다.김홍경의 ‘노자’가 기존 주석서에 대해 비교우위로 내세우는 것은 무엇인가.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노자’는 거의 예외없이 후한 때 학자 왕필이 교감하고 주석한 왕필본이다. 그러나 김홍경의 ‘노자’는 지난 73년 중국 후난성 창사시 마왕퇴라는 전한시대 고분에서 출토된 백서본(帛書本)을 저본으로 삼았다.백서본 ‘노자’의 전모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저자는 ‘노자’ 전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그의 ‘노자’는 체제부터 기존 ‘노자’와 다르다.‘도덕경’이 아니라 ‘덕도경’의 편제를 취한다.하지만 이런 체제만이 옳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도가 덕보다 존재론적으로 상위개념이라고 해서 도만 있고 덕이 없다면 ‘노자’는 죽은 책이며,덕이 중국 특유의 실용정신에 부합한다고 해서 도가 없다면 ‘노자’는 중심을 잃는다.”고 말한다.전체적으로 도와 덕은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노자’를 잡가로 규정하는 한편 그 핵심은 제왕학이자 처세학이라고 주장한다.‘노자’가 텍스트로 정립된 것은 빨라야 기원전 286년을 넘을 수 없으며 그 태생지는 진(秦)이라는 견해도 귀기울일 만하다. 김홍경 ‘노자’체제의 가장 큰 특징은 장마다 꼭지글(exergue)이 달려 있어 보다 큰 주제를 생각하게해준다는 점이다.3만 2000원. 김종면 기자
  • 北 판문점대표부 성명 배경 / 美 옥죄기에 또 ‘벼랑끝 작전’

    북·미간 핵을 둘러싼 긴장 국면이 한 차원 높아지는 분위기다.1일 북한이 조선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명의로 내놓은 담화는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위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모든 전선에서 치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방지구상(PSI) 등 대북 압박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풀이된다.‘정전협정’ 파기라는 법적 명분을 제기하며 국제사회에 대해 미국의 입장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는 협박 전술이다. 그러나 ‘보복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그동안 비슷한 언급을 여러 차례 해왔다는 점에서 유엔 차원의 제재에 대한 대응수위를 조절하기 위한 ‘명분쌓기’란 관측도 나온다. ●“해상·공중 봉쇄는 안 된다” 북한의 이날 담화 성격은 크게 볼때는 지난달 26일 백남순 외무상이 유엔 안보리에 보낸 서한과 같은 맥락이다. 외무성에 이어 ‘군’의 메시지를 한번 더 강조한 것이다.백 외무상은 유엔에 대해 공정한 역할 수행을 강조했다.또 미국이 새로운 첨단장비를 한국 내에 반입하고,미군 재배치 및 대북 해상·공중 봉쇄를 할 경우 정전협정 위반이며 부득불 다른 억제력에 대한 수요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는 지난 3월17일에도 봉쇄 분위기를 거론하며 “정전협정이 침해된다면 한반도는 전쟁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며 협정의 모든 조항에서 벗어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돼 있다.”고 밝혔다.지난달 12일 마드리드 PSI회의에 이어 오는 9일 호주에서 2차회의가 열리고 미·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북 압박에 한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다.한 북한 전문가는 “북핵 대화틀을 둘러싼 미국과의 대립구도가 전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점점 자신들을 향해 올가미를 조여오는 것에 쐐기를 박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전협정의 국제이슈화 백남순 외무상과 인민군 판문점 담화가 공통으로 거론하고 있는 것은 정전협정의 파기다.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실장은 정전협정의 ‘비현실성’을 국제사회에 부각시키려는 다목적 의도가 들어 있다고 분석했다.정전협정 체결기념일(7·27) 등 시기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있다는 것이다.최근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최근 정전협정이나 제네바 핵합의 등 법적인 차원으로 현재 문제를 걸고 들지만 미국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및 핵동결 약속 파기에 대한 도덕적 차원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며 “다자회담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 한 상황은 더욱 꼬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칼’ 빼든 김정태 / 국민은행장, e메일 투서 지점장 대기발령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이 화났다. 김 행장은 1일 은행 월례조회에서 “경영진 내부에서조차 CEO(최고경영자)와 다른 가치관을 보이거나 조직을 혼란시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 “필요한 만큼의 조직 구조조정이나 인사를 통해 은행이 통합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옛 주택·국민은행의 통합 후유증 극복 차원에서 조직내 갈등을 가급적 봉합하려고 애썼던 것과는 달리 조직에 대해 칼을 빼든 것이다.금융계는 김 행장이 처한 내부적 역학 관계를 들어 김 행장이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낸 데는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올초부터 김 행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퇴진론’이 떠돌았고 최근 감사원 결과가 나온 뒤에는 도덕성 시비가 일었다.특히 입원에 따라 병상에 있는 동안 옛 주택은행 출신의 한 지점장이 김 행장을 비난하는 투서를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금융계 안팎에서는 김 행장의 ‘조직 다잡기'는 어차피 한 번은 넘어야 할 고비라는 시각이 많다. 3월말 현재 국민은행의 현 임원진 16명은 주택은행 출신 5명,국민은행 출신 5명,외부 인사 6명으로 고르게 포진하고 있다.그러나 외견상 과거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공동지분’을 공평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중요 보직이나 업무영역을 둘러싼 출신 은행별 갈등이 내연하고 있어 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이 지연되고 있다는 게 김 행장의 판단이다. 김 행장은 이날 “통합은행 초대 행장으로서 은행 역사에 불행한 전통을 만들지 않겠다.”면서 “불행한 역사를 만드는 것은 먼 훗날 후배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라며 악재를 딛고 행장직을 완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행장은 e메일 투서를 뿌린 지점장을 지방본부로 대기발령내면서 조직내 ‘반(反) 김정태 세력’을 뿌리뽑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그러나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을 인사조치한 것에 대해 ‘제왕적 CEO’라는 역풍도 있을 것으로 보여,이제 막 병상을 박차고 나온 김 행장이 어떻게 난국을 타개할지 주목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3일간의 자유 그 대가는 목숨이었다

    3일간의 자유 - W E B 뒤 보아 지음 18세기 독립혁명 이래 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은 오늘날 민주주의와 자유,인권을 대표하는 근대 국가로서 그 이미지를 만들어오고 있다.그러나 ‘자유와 꿈의 나라’ 미국에는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과오가 남아 있다.미국은 인디언 학살을 통해 영토를 확장했고 노예무역에서 얻은 경제적 이익을 바탕으로 건설된 국가라는 사실이다.미국으로 팔려간 노예들은 ‘인간’이 아닌 ‘도구’에 불과했다.하지만 한편으론 노예에게도 인간적인 대접을 해줘야 한다는 양심적인 백인들의 목소리도 있었으니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존 브라운(1800∼1859)이다. ●美 노예해방 운동가 존 브라운의 삶 ‘3일간의 자유’는 미국의 노예제도 폐지론자인 존 브라운의 노예해방을 향한 고독한 장정을 그린 전기다.노예해방운동가로 잘 알려진 인물들은 보통 온건파 도덕론자들이다.노예로 태어나 링컨의 고문을 맡은 프레드릭 더글러스나 ‘엉클 톰스 캐빈’을 지은 해리엇 스토 부인,링컨 등이 그들이다.그러나 남북전쟁 직전의 노예제 폐지론자들 중엔 ‘광신적인’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급진적 도덕론자인 브라운은 과격한 행동으로 인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대표적인 경우.그렇지만 철학자 에머슨은 그를 “진실하고 선의로 가득찬 이상주의자”로 인정했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탓에 정식 학교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늘 성경을 끼고 다녔던 소년 브라운은 열두살 때 한 흑인 노예소년이 이유없이 학대당하는 것을 보면서 “노예에게 자유를 주는 데 평생을 바치겠다.”고 결심한다.이후 그는 측량기사,우체국장,목재판매상,양모업자 등의 직업에 종사하며 노예해방운동의 배후에서 활동했다.사우스캐롤라이나 노예봉기 시도(1822년),시러큐스 노예제 폐지론자 대표자대회 참석(1855년),블랙잭 전투와 오사와토미전투 (1856년),미주리 습격(1858년)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하퍼스페리 습격’ 주도… 교수형 당해 당시 미국은 노예에게 자유를 준 자유주(북부 16주)와 노예주(남부 15주)로 나뉘어 있었다.하퍼스 페리 무기고가 있는 버지니아주는 브라운의 활동지역인 오하이오주(자유주)와 인접한 첫번째 노예주.브라운은 1859년 22명의 대원과 함께 이 주의 대표적인 무기고인 하퍼스 페리를 습격,무기를 빼앗고 노예를 모은 뒤 남쪽 노예주로 진군한다는 내용의 ‘노예해방전선’을 구상하고 있었다.그러나 작전 수행과정에서 온건파들과의 연대가 깨지면서 공격은 사흘만에 실패로 끝났다.무기고에 이르는 엘러게이니 산맥에서 브라운과 대원들은 며칠동안 머물며 직접 헌법을 만들고 ‘정의로운 나라’를 건설했으며,그 정의를 노예들과 나누기 위해 하퍼스 페리로 내려갔지만 그 꿈은 무위로 돌아갔다. ‘미국의 100대 명장면’에 꼽히는 하퍼스 페리 습격을 주도한 브라운은 결국 붙잡혀 교수형을 선고받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그러나 “노예해방은 피흘림없이 불가능하다.”는 급진적 해방론자 브라운의 ‘사흘천하’는 양심적인 미국인의 가슴에 불을 질렀고,남북전쟁의 도화선으로 살아났다.‘모비딕’의 저자 허먼 멜빌은 브라운을 “남북전쟁의 계기를 마련해준 인물”이라고 평했다.1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베를루스코니 EU의장 자질 시비

    앞으로 6개월간 유럽연합(EU)의 순환의장국을 맡게된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사진) 총리가 1일(현지시간) 의장직 수행에 들어간 가운데 그에 대한 자질론 시비로 유럽 전역이 시끄럽다.그를 둘러싼 탈세,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부패 의혹 때문이다. 유럽 언론들은 그의 도덕성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EU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며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은행,방송,신문,프로축구팀 AC밀란을 소유한 이탈리아 최대 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1985년 한 국영식품회사 인수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현재 밀라노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유죄판결이 거의 확실시되자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달 30일 재판을 임기 후로 연기하는 면책특권 부여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켰다.여당측은 1일부터 EU의장을 맡는 총리의 체면을 살려주는 고육지책이라고 강변했지만 국내외에서 많은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이탈리아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 법안에 관한 국민투표 발의를 위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몇몇 판사들은 위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유럽 의회에서도 그의 초법적 행위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일부 의원들은 그의 친미적 성향과 터키,러시아와 이스라엘까지 아우르는 급진적 EU확대안에 대해서도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강력한 지지자중 하나였던 그는 지난달 30일 한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미국과 경쟁관계가 아닌 보완하는 입장에 서야한다.”며 임기중 대미(對美)우호 관계 회복과 유지를 중점에 둘 것임을 강조했다. 미국이 세계 유일의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을 경계,다극적 외교정책을 지향하는 프랑스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박상숙기자 alex@
  • [씨줄날줄] 말 구종

    ‘말구종’(驅從)이라는 말이 있다.세도가가 탄 말의 고삐를 잡고 끌던 사람을 특별히 일컫는 말이다.똑같이 말을 부리는 일을 했지만 마부(馬夫)와는 구별해서 썼다.마부가 그렇듯 말구종 역시 신분은 보잘 것 없었다.그러나 그들이 주고받는 얘기는 사뭇 격이 달랐다.시시껄렁하게 보통 사람 얘기가 아니었다.고관들의 감투 자리를 얘기했다고 한다.도승지가 판서로 승차할 것이라느니 예조판서와 형조판서가 자리를 맞바꾼다는 식이다.하마평(下馬評)이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다고 하지 않는가. 말구종은 하인 신분이면서도 고관 대작들의 세계를 꿰뚫고 있었다.말 고삐를 맡긴 세도가들이 오며 가며 주고받은 말이 단서가 되었다.구태여 대화를 듣지 않아도 교제하는 면면만 보아도 ‘거래’ 내역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고 한다.아무리 감쪽같이 하려 해도 대문 밖으로 나서려면 말구종을 앞세워야 했으니 그들만은 따돌릴 수 없었다.그래서 고관 대작들은 말구종을 고르는 데 남다른 신경을 썼다고 한다.말 한 마디라도 잘못 새나갔다가는 사달이 벌어질것이다.지어낸 거짓이라 하더라도 말구종의 말이라는데 누가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즘은 현대 돈 150억원으로 들끓고 있다.자고 나면 하나씩 불거지는 의혹들이 하나같이 요지경 속이다.만화에서나 있을 법한 황당무계한 얘기가 현실로 벌어졌다는 것이다.도대체 믿어지지 않지만 문제 인물의 운전 기사들 얘기인데 어떻게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더구나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해외로 줄행랑을 치지 않았는가.입만 뻥긋하면 정의 구현을 외치던 이른바 실세라는 사람들이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까고 있었다니 분노가 치민다. 150억원의 미스터리는 운전 기사들이 하나씩 꺼풀을 벗기고 있는 셈이다.권력에 기생하며 저지른 추악한 비리를 하나하나 대명천지에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내부자 고발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건강한 사회 기풍을 다지기 위해 장려되는 덕목이다.고발은 고자질과 다르기 때문이다.같은 허물을 폭로하더라도 고자질은 누군가를 해치려는 나쁜 의도가 짙은 까닭에 도덕적 지탄을 받는다.그러나 고발은 사회의 건강지수를 높이기 위한 용기일것이다.고자질이 아닌 고발이 이어지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정인학 논설위원
  • 뉴스 플러스 / 스톡옵션 요건 강화 입법 추진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 부여시 반드시 사외이사가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도록 구성된 보상위원회의 의결을 거치고,의결 즉시 금감위 등 당국에 보고토록 스톡옵션 부여 요건을 강화한 입법이 추진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조재환 의원은 29일 이같은 내용의 증권거래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히고 “스톡옵션 부여 요건을 엄격히 규정함으로써 거수기 역할에 불과한 대다수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면서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EO 칼럼] 無爲의 다스림

    무위(無爲)란 중국 철학에서 ‘작위(作爲)가 없는 자연 그대로’를 말합니다.공자나 맹자 같은 유가들이 당시의 혼란한 세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도덕,윤리 등을 만들어 시행하는 유위(有爲)를 주장한 데 반해 노자와 장자 같은 도가들이 이를 인간의 후천적인 위선이라 하여 이를 부정하는 무위를 제창하였던 것입니다. 흔히 무위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노자는 도를 따르고 지키는 것을 덕이라고 하면서 덕은 도처럼 무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그가 말하는 자연이란 물리세계의 자연이나 서양철학의 자연주의가 아니고 ‘자유자재하면서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는 정신의 독립이며 사물의 실상과 합일로써 얻어지는 정신적 원만성’이라고 합니다.즉 무리해서 무엇을 하려 하지 않고,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삶이 무위자연이라는 것입니다. 노자는 무위의 엄청난 위력을 이같이 말했습니다.“학문을 하면 날로 보태는 것이고 도를 함은 날로 덜어내는 것이다.덜고 또 덜어서 함이 없음(무위)에 이르면 함이 없으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무위를 하면 다스려지지 않음이 없다.”고 했습니다. 요즘 국내·외 정세를 보면 국제적으로는 미·소 냉전체제가 종식된 뒤 미국의 패권주의와 이에 반발하는 아랍권,일부 유럽국가들의 냉소주의,자국 이익 최우선정책 등으로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보수와 진보,노와 사,반미와 친미,전교조와 반전교조세력 등 사회가 이분되어 자기가 속한 쪽만 옳다고 주장하며 떼를 써 매사를 해결하려고 해서 어지럽기 짝이 없습니다. 2500년 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보다 사회가 훨씬 복잡해 졌고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사회가 되었을 뿐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각종 과학기술의 발달로 편리해진 반면 엄청난 사고와 공해를 불러왔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새삼스럽게 도가들의 주장을 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국가는 국가대로,큰 조직이나 사회는 그들 나름대로 내부에서 스스로 조절하며 살아가는 자연조정 작용이 있었고 지금도 사회는 복잡다기화되었지만 그런 작용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큰 조직의 장(長)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방책 중에 무위를 쓰는 것이 유위보다 훨씬 나은 경우가 종종 있음을 늘 생각하고 적절히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때는 일부러 조정할 필요가 없고 섣불리 해서도 안 되겠지만 어렵고 혼란스러운 사태가 발생하면 지도자로서 우선 반성하고 덕목을 발휘하며 한발짝 물러서서 무위를 하면 될 것입니다. 제왕이 ‘무위한다.’는 말은 능력 있고 재주 많은 사람들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일이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시행토록 하는 것을 말하며 실질적인 일의 기획이나 시행 업무는 담당 관리들이 맡아서 하는 것이며 이를 ‘유위’라고 합니다. 무위하면서 잘 다스리신 분은 중국 고대의 순(舜) 임금일 것입니다.“자기 몸을 공손히 하여 임금의 자리에 앉아 있었을 뿐이다.”라고 한 그의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순임금은 인재를 잘 발탁하여 재상으로 삼아 위대한 정치를 행한 고대 중국의 성왕으로 존중받는 인물 중 한 사람입니다.이렇듯 무위하면서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용납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따름으로써 온 세상이 평화롭게 다스려지면 그것이 바로 위대한 ‘무위의 위(爲)’가 아니겠습니까. 김 종 욱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 [열린세상] 인터넷 상업주의의 폐해

    며칠 전 인터넷 유료 콘텐츠 사용료가 과다하게 나왔다는 이유로 꾸지람을 들은 초등학생이 자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 하는 섬뜩함과 함께,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린이든 어른이든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스팸메일을 뿌리며 소비를 유혹하는 인터넷 상업주의에 아무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난감함이 앞선다. 인터넷 왕국임을 자랑하는 한국,그 양적인 팽창 이면의 어두운 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건설 왕국임을 자처하던 한국이 부실공사로 인한 다리와 백화점 붕괴,지하 가스 폭발,지하철 화재 등에 속수무책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겉만 번지르르하게 빨리빨리 완성한다고 해서 능사가 아닌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세계 몇 위라느니,인구의 몇 퍼센트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느니 하는 단순한 수량적 통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그렇게 잘 구축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쓰레기들만 운반되어 인터넷 환경 전체를 오염시킨다면,차라리 없느니만 못할 수 있다.힘들여 구축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순수한동심을 멍들게 하고,판단력이 확고하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한정한 소비를 부추겨 이익을 취하는 사람이나 단체는 우리 사회의 법규와 도덕의 이름으로 처벌되어야 마땅하다. 초등학생의 과소비를 유발시켜 자살로까지 내모는 상업적 콘텐츠뿐 아니라,미성년자 여부를 확인도 않은 채 무책임하게 내보내는 음란물 등은 백설공주를 유혹하는 마녀의 독사과와 같은 것이다.독이 든 사과를 백설공주에게 건네는 마녀는 누구인가? 그는 그 독사과가 백설공주를 해칠 것을 알면서 권했기 때문에 처벌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서둘러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힘을 썼을 뿐,그것을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제약에는 거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마녀에게까지 무한정한 자유를 줌으로써 선량한 많은 사람들,특히 미성숙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게 된다면,시급히 마녀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편리한 네트워크를 통해 선한 콘텐츠도 급속히 확산될 수 있지만,악한 콘텐츠는 더욱 빨리 확산될 수 있고,일단 확산되고 나면 이를 원상태로 되돌리기란 바닷가의 모래알을 주워담기보다 더 어렵다. 요즘 아이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게 된다.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장난감 다루듯 하고,자연스럽게 기술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 간다. 태어날 때부터 주변에 존재하는 각종 미디어들과 이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들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이용하는 방법을 이제 정규 교육과정 속에서 가르쳐야 한다. 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소비자 교육뿐 아니라,콘텐츠를 제작해 내보내는 생산자 대상의 윤리교육도 절실하다.기술에만 익숙하고 윤리에 무감각한 생산자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터넷 인프라의 구축에 힘을 쏟아 온 만큼,이번 기회에 부적절한 이용을 규제하는 법규도 꼼꼼히 정비해야 한다.해킹을 방지하거나 바이러스를 유포시키는 사람들의 처벌 법규뿐만 아니라,순수하게 인터넷을 이용하다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보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도록 구체적인 방지책을 강구해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편리함에는 항상 위험이 따른다.자동차를 가지고 다니는 편리함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뒤따르는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교육과 법규가 필요한 것이다.마찬가지로,인터넷의 편리함과 유용함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책임과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며,이를 위해 법규의 정비와 미디어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인터넷 발전 속도만 자랑하지 말고,충분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교육과 윤리교육,그리고 법적 규제의 바탕이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나 은 영 서강대 교수 신문방송학
  • 세계인 우리는 이렇게 산다 / 두달만에 벗어던진 ‘괴질 마스크’ ‘사스 해방구’ 北京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 전뉴(北京眞牛·베이징 대단하다)”,“베이징 성리(北京勝利·베이징 이겼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4일 오후 3시 베이징에 내려진 사스 감염지역과 여행 제한 조치를 해제한 뒤 베이징의 거리거리에 내걸린 현수막들이다. 베이징의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 거리에서는 시민들이 오성홍기(五星紅旗)를 꺼내들고 폭죽을 터뜨리며 ‘전승사스(戰勝非典)’를 경축했다. 하오유(好友) 백화점 앞에서는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경축일에 사용되는 왕푸타이핑구(王府太平鼓)를 두드리며 흥분된 감정을 전달했다. 지난 4월20일 사스 전모가 공개되면서 거의 두 달간 공포에 시달렸던 베이징 시민들은 이날 각 지역마다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와 태극권이나 부채춤 등을 선보이며 사스로부터 해방된 기쁨을 나눴다. ●번화가 다시 인파로 북적 베이징의 활기는 거리 곳곳에서 확인된다.신제커우(新街口)나 산위안차오(三元橋) 등 주요 길목들은 러시아워에는 ‘공동 주차장’으로 변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아졌다. 택시기사주둥창(朱東强)은 “사스기간 중에는 하루에 손님 2∼3명이 고작이라 생활이 극도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사납금 등을 빼고 하루 50위안(7500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어 그럭저럭 생활은 된다.”고 말했다. 사스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난 26일 오후 6시.베이징 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은 사스 이전의 ‘전성기’를 완전히 회복한 느낌이다.그동안 외출을 자제했던 쇼핑객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고 신둥안(新東安) 등 유명 백화점마다 인파들로 북적거렸다. 자동차 통행이 금지된 200m가 넘는 왕푸징 대로 양편에는 간이 휴게소들과 각종 여름용품들을 파는 길거리 좌판들이 어우러져 혼란스러울 지경이다.불과 한달 전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텅비었던 거리가 이제 최대 번화가의 명성을 되찾은 것이다. 27일 저녁에는 ‘사스 해방 경축기념식’이 베이징 시내 곳곳에서 열렸다.먹자거리로 유명한 구이제(鬼街),룽푸쓰(隆福寺) 등에서는 전통 사자춤(武獅) 놀이와 일종의 여성 집단무용인 양거(秧歌)를 선보여 모처럼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IT메카 중관춘 경기 살아나 시단(西單),옌사(燕莎),란다오(藍島) 등 다른 유명백화점들도 25일 전후로 ‘사스 해방 경축행사’라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세일에 돌입했다. 왕푸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단(西單) 상업거리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화려한 모델들을 동원,승용차 전시회를 열어 ‘사스 특수’를 이어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창립 5주년 기념 세일을 했던 자금성 서남쪽의 좡성충광(庄勝崇光·SOGO) 백화점은 3일 동안 무려 21만여명이 몰려와 6000만위안(9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관리소측은 “4월 이후 고객이 지금처럼 많기는 처음”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베이징 서북부 하이뎬취(海淀區)에 있는 IT메카 중관춘(中關村)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중관춘다제(中關村大街)변에 위치한 최대 가전상가 하이룽다사(海龍大廈)의 경우 80%까지 떨어졌던 매출이 최근 ‘졸업수요’까지 겹쳐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관리소측은 “이달 초부터 서서히 회복세로 돌아섰다가 신규 환자가 사라진 중순부터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카페촌도 불야성 사스 감염지역 해제가 발표된 25일 자정이 가까운 시각에도 카페촌 산리툰(三里屯)은 불야성을 이뤘다.26일 저녁에 시작된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맥주파티는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아름드리 포플러 나무가 빼곡하게 늘어선 이 거리는 각종 희한한 조명장치들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사스 해방을 기념하는 “쥐베이(擧杯·잔을 들자)”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외국인회사에 다닌다는 류샤오량(劉小良·29)은 “사스 해방 뉴스를 듣고 친구들과 조촐한 축하모임을 만들었다.”며 “감옥 같은 생활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잔을 권했다. 베이징의 대학교들은 대부분 지난주부터 기말고사가 시작돼 내주부터 사실상 방학에 들어간다.초·중·고등학생들도 일정을 앞당겨 오는 30일부터 정상수업을 시작한다. ●매일 10만명씩 베이징 유입 6월 초부터 베이징의 명소 톈안먼(天安門) 광장에는 형형색색의 깃발을 든 국내 단체관광객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사스의 최대 피해자인 여행업체들은 WHO의 여행자제 권고 조치를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워했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사스 기간에 대부분 문을 닫았거나 파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이제는 기대감에 부풀어 관광객 맞이에 부산한 모습들이다. 중국 국제여행사측은 “그동안 여행 자제지역으로 묶여 외국 관광객들이 전혀 없었지만 24일 이후 문의,예약전화들이 늘고 있다.”며 “7월 중 10여팀이 예약됐고 8월 중에는 20여팀 안팎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중순까지 탈출 러시의 주요 출구였던 베이징역이나 베이징서역 등은 사스가 사라지면서 귀경(歸京) 인구들로 북적대고 있다. 지난 중순 이후 베이징 유입 인구는 매일 10만명에 달하고 있고 사스 감염지역에서 해제된 24일부터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사스 이전 300여만명에 달했던 임시거주 인구들이 다시 직업을 찾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먹자거리에 사람들 발길 베이징 둥청취(東城區)의 유명한 먹자거리 구이제(鬼街)는 고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중국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사천요리,샤부샤부(火鍋·훠궈)와 마라샤오룽샤(麻辣小龍蝦·가재요리) 등 유명 요리들이 집결된 이곳은 사스 한파로 파리를 날리던 한달 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다. 이곳에 들어서면 30명 정도가 들어가는 소규모 음식점 100여개가 모여 있다.26일 모처럼 내리는 빗속에서도 점심 손님들이 식당마다 가득했다.사천요리 전문점(同利園家常菜)의 한 종업원은 “요즘은 마라샤오룽샤를 먹는 철이라 새벽 2시까지 고객들이 찾아온다.”며 “점심 저녁 때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자랑한다. 단골손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중년남자는 “쏸차이위(酸菜魚·생선요리) 맛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 자주 찾는다.”며 “사스에 더이상 신경을 안쓰게 돼 무엇보다 기분이 좋다.”고 활짝 웃는다. oilman@ ■사스가 몰고온 사회변화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사회적인 면에서 중국 대륙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사스 진원지로서 국제적 망신을 당했고 사스 은폐 의혹을 사면서 도덕성까지 의심을 받았지만 선진사회로 가는 데 획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도 많다. 우선 청결에무관심했던 중국인들의 위생 관념을 철저하게 바꾸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중국인들도 수긍하는 대목이다.“중국 정부가 10년 동안 해도 안 되는 일을 사스가 두 달만에 해냈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외국인들이 가장 혐오스러워하는 ‘침뱉기’도 사스기간 중에 상당히 줄어들었다.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50(7500)∼100위안(1만 5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고,부녀회 등에서는 ‘침뱉는 봉투’를 거리에서 나눠주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도 동원하고 있다. 인터넷 사회로의 일보 전진도 사스가 가져온 순기능이다.외출을 삼가는 대신 인터넷 쇼핑몰이나 인터넷 게임 업체들이 호황을 이룰 정도였다.현재 6000만명 정도의 인터넷 인구는 연말까지 1억명 정도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 인구가 급증하고 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도 사스 여파로 생긴 재미있는 현상이다.사스 이전에는 골프장이나 연습장에 중국인들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평균적으로 30% 이상이 늘었다는 것이 관련업체들의 설명이다. 개혁·개방으로 양산된 중산·부유층들이 사스를계기로 눈치를 보지 않고 골프를 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교통을 피해 과감하게 ‘마이카’를 선택했다. 한국의 대표적 식품인 김치(파오차이·泡菜)가 사스의 ‘특효약’이란 소문이 중국인들 사이에 입으로 전달되면서 김치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뜻하지 않은 결과였다. 중국 베이징의 대형 매장인 까르푸점에서 김치 판매량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김치 열풍은 아직도 ‘진행형’이다.‘하선정’ 등 한국 김치업체들이 앞다퉈 중국 시장을 노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중국 정부도 사스 퇴치에 총력전을 펼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총서기 중심의 제4세대 지도부가 ‘민심’을 얻게 됐다.사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애국심과 단결력을 이끌어낸 것도 커다란 수확일 것이다.그러나 투명 행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만큼 중국 정부에 새로운 숙제로 작용할 것이다. ■인민대회당 파격 이벤트 중국 인민대회당이 사스로 발길이 끊긴 관광객들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만찬을 대접하기로 했다.구샤오위안(顧曉園) 베이징시 관광국 부국장은 26일 다음달 4일부터 베이징을 방문하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1500명에게 금요일마다 인민대회당에서 식사를 대접한다고 밝혔다. 구 부국장은 “이번 행사는 사스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을 되살리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관광산업을 키우고 사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모든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인민대회당 만찬 초청 대상은 선착순이며 타이완과 홍콩,마카오를 포함한 동남아 국가에서 입국하는 관광객 500명,일본 300명,미국과 유럽 700명 등 지역별 할당제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음달 4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하는 첫 외국인 단체관광객들에 대해서는 베이징시 정부 지도부가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가 환영행사와 함께 감사의 선물을 준다.”고 말했다.구 부국장은 “베이징시 관광국은 중국 여행을 촉진하기 위해 관광 판촉 행사에 돌입한다.”면서 “특히 해외에 베이징 여행광고를 낼 경우 시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 아기도 DIY / 인터넷서 정자구입 임신 英부부 새달 출산예정

    |런던 연합|영국 최초의 ‘DIY(Do It Yourself) 아기’가 내달 탄생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가 27일 보도했다.‘DIY 아기’는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이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익명의 기증자로부터 정자를 산 뒤 병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임신해 출산하는 아기를 뜻한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 남동부에 거주하는 한 영국인 부부는 ‘DIY 아기’ 사이트인 ‘맨 낫 인클루디드(Man Not Included)’에서 마음에 드는 정자 기증 희망자를 고른 뒤 기증자의 정자를 받아 집에서 병원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아기를 임신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이 부부의 ‘DIY 아기’ 출산을 앞두고 뜨거운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전통적 병원 치료를 원하지 않거나 받을 수 없는 여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며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정자를 상업적 용도로 사고 팔거나 아이의 ‘아버지를 알 권리’를 부인하는 것은 법적·도덕적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반대도 만만치 않다.
  • ‘김영완집 사건’ 발표 안팎 / 극비수사 진짜 의뢰인 ‘아리송’

    경찰 최고위 간부들이 청와대측의 부탁으로 ‘김영완씨 집 강도사건’ 수사에 개입하고 수사팀을 움직인 사실이 확인됐다.그러나 극비수사를 의뢰한 진짜 장본인은 청와대 고위간부일 것이라는 의혹이 남아 있는데도 경찰이 더 이상 조사하지 않겠다고 밝혀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찰내 비선조직 2개 동시에 가동 경찰청은 감찰 결과 지난해 3월 31일 강도를 당한 직후 김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근무중이던 박종이 경위를 만나 상의했다고 밝혔다.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박 경위는 “1년 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이”라고 주장했다.박 경위는 지난 98년 사직동팀(옛 경찰청 조사과)에서 활동하던 시절 김씨와 몇 차례 식사를 하며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부탁을 받은 박 경위는 이승재 경찰청 수사국장(현 경기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아는 사람이 거액을 털렸는데 수사적임자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고,이 국장은 이조훈 서울경찰청 강력계장에게 “박 경위의 이야기를 들어봐라.”고 지시했다.다음날 이 계장은 함께 근무한경험이 있던 이경재 서대문경찰서 강력2반장을 박 경위에게 추천했다.이 반장은 바로 청와대를 찾아가 박 경위를 만난 뒤 서울 모 호텔 커피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와 별도로 경찰청은 이대길 당시 서울경찰청장(퇴임)이 비슷한 시기에 김윤철 서대문서장(현 강원 삼척경찰서장)에게 전화해 “안쪽(청와대)과 관련된 사건이니 보안에 특별히 유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김씨 사건 하나를 두고 경찰청 수사국장에서 시경 강력계장으로 이어지는 수사라인과 서울경찰청장에서 서대문서장으로 이어지는 지휘라인이 동시에 가동된 것이다. ●의혹 남긴 감찰조사 발표 경찰의 설명대로라면 박 경위는 청와대라는 배경을 등에 업고 이 국장을 만나 부탁을 했다는 결론이 나온다.박 경위는 지난 98년 DJ정부 출범 이후 경위로 특진,사직동팀에서 근무하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발탁됐다.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경비도 담당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경찰관들은 모두 호남 출신이다.이 청장은 전남 완도,이 국장은 광양,박 경위는 구례가 고향이다.하지만 ‘인맥과 실세’라는 점을 감안해도 경찰의 초급 간부인 경위가 개인적 이유와 판단으로 최고 수뇌부를 만나 사건 처리를 부탁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더욱이 경찰청은 당시 이 청장이 이 사건을 알게 된 경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해 의혹을 사고 있다.그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루 사실 자체를 부인했고,박 경위도 “당시 이 청장에게 전화하거나 사건을 의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김윤철 서장의 진술대로 당시 이 청장이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부 실세인 ‘제3의 인물’이 요청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김씨와 친분이 깊었던 박지원 전 문화부장관이 박 경위를 통해 부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하지만 경찰청은 “박 경위와 박 전 장관의 관계는 이번 사안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김씨가 도난당한 100억원의 출처,김씨가 범행에 가담한 운전사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재판과정에서는 범인들의 선처를 호소한 이유 등에 대해서도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추락한 경찰의 도덕성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경찰 관계자들은 ‘거짓말’로 일관했다.김씨의 신고로 서대문서가 수사에 착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여러차례 이야기했던 당시 이 국장의 말도 거짓이었다. 또 경찰청은 “피해자의 요청에 의해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서면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지휘라인이 정상적이지 않다보니 보고과정도 엉망이 된 것이었다.실제로 사건 발생 15일 뒤 당시 문귀환 서대문서 형사과장은 사건 내용을 문서로 보고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을 찾았다가 “보안사항이라고 하니 보고할 필요없이 그냥 수사하라.”는 김동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의 지시를 받고 그냥 발길을 돌렸다. 또 서대문경찰서 수사팀이 곽모씨 등 피의자 2명을 모텔로 불러내 조사하고 함께 술까지 마셨으며,6일 동안의 숙박비와 식대 등 비용 일체를 피해자인 김씨가 냈다는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경찰의 입장은 더욱 궁색해졌다. 장택동 이세영기자 taecks@
  • 자사주 매입기간중 스톡옵션 행사 / 김정태 국민은행장 도덕성 논란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자사주 매입기간중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하는 등 경영자로서 부도덕한 행위를 한 사실이 감사원에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또 특별한 경영성과가 없는데도 직원들에게 특별보로금(경영성과에 따른 보상금) 3200여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국민·우리·기업·외환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산집행 실태’ 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김 행장은 국민은행의 자사주 매입기간인 지난해 8월6일 스톡옵션 40만주 가운데 30만주에 대해 권리를 행사,165억원의 차익을 남겨 세금을 제외한 100억원 가운데 67억원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스톡옵션 행사는 본인에게는 유리하고 은행에는 가장 불리한 방법으로 이행됐다.”면서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도덕적 문제가 있어 이 사실을 금융감독위원회에 인사 자료로 활용토록 통보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김 행장은 “지난해 금감원 조사에서도 법리상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통합되기전 국민은행은 2001년임금의 평균 650%에 해당하는 특별보로금 1192억원을,통합전 주택은행은 임금의 평균 330%인 특별보로금 545억원을 직원에게 각각 지급하는 등 2001년 12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모두 3291억원의 특별 보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임금의 200% 이내로 제한해야 하는 성과급 지급 지침을 어기고 과도하게 지급했을 뿐 아니라 ‘직원 사기진작’ 등을 이유로 임금의 200%인 349억원도 추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은 이밖에 신용카드 신규회원을 모집하면서 옛 주택은행에서 카드발급을 거부했던 신청자 102명에게도 예외기준을 적용,카드를 발급하는 등 신용카드사업 경영을 부실하게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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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나라의 도덕성과 어린이들의 장래를 훼손시켜가면서 테러 위협에 대처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해치는 일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25일 한 연설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자기가 공들여 이룩한 성과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 [열린세상] 아르헨에서 배울 것

    갑자기 집단 이기주의 행동이 증가하고 있다.광화문에선 잊을 만하면 군중 집회가 열린다.언어도 격해진다.넉넉한 광화문이 아니라 촛불·기도·저주와 같은 정념의 공간이 되어간다.은행원들은 일시적이지만 일부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철도 노조,택시·버스 노조 그리고 금속 노조도 조만간 파업할 것이라고 한다.재계는 돈을 빼서 다른 곳으로 투자처를 옮기겠다고 위협한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아만 간다.지식인 집단도 분열되긴 마찬가지이다.입장이 다르면 말을 건네지 않는다.상대를 설득시키는 토론이 사라진 지 오래이다.끼리끼리 모여 험담하고 소주잔만 들이켠다.당연히 언론사의 분석도 각이 서 있다.모두가 모두에 대해 불만인,그야말로 홉스적인 상황이다. 게임 이론을 빌리자면 ‘겁쟁이 게임’에 가깝다.행위자 모두가 공세 전략을 쓰기 때문에 모두가 패배자가 된다.기차가 앞에서 달려오는데 아무도 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패배자,즉 겁쟁이가 되기 싫은 까닭이다.결과는 공멸이다.국제 경제는 불황 국면으로 빠져 들고,국내 경기는 가라앉고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자기 앞만 바라본다. 이제 한국에도 ‘남미의 시간’이 도래했는가? 아르헨티나의 경험을 예로 들어보자.이 나라는 20세기 초만 해도 선진국의 문턱에 섰다.국민 소득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웃돌았다.하지만 1930년 공황과 더불어 ‘좋은 시절’은 지나갔다.문제는 그 다음이었다.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에 맞춰 국내 경제를 수술했어야 했다.하지만 농·축산물을 수출하는 지주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았다.수입 대체 산업화에 사사건건 반발했고,‘농업 입국’만이 살 길이라 외쳤다.그들은 불합리한 토지 구조에도,대중의 빈곤에 눈곱만큼 관심이 없었다.곧 이어 1940년대 대중들의 복수가 시작되었다.노동자들은 페론이란 인물을 통해 한풀이 정치를 펼쳤다. 아르헨티나 사회는 두 개로 쪼개졌다.‘두 개의 아르헨티나’는 계층적 양극화만을 지칭하지 않는다.하나의 국민을 구성하는 심리적,감정적 유대가 깨어져 두 개의 의미 구조로 분열된 것을 의미한다.한쪽에선 페론을 ‘나라를 망칠 놈’,에비타를 ‘푸타’(창녀) 에비타라고 소곤거렸다.하지만 대중들은 페론 대령을 국가의 영웅,에비타를 ‘산타’(성녀) 에비타로 추앙했다.지식인들도 양분됐다.한쪽은 농·축산물 수출 의존 체제에 모든 역사적 책임을 돌렸고,다른 한쪽은 노동자 및 페로니즘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때 형성된 ‘원한의 체계’는 아직도 작동한다.이런 균열 구조가 정착이 되면 누구도 이를 쉽게 해결할 수 없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다.기업인들은 결코 모험적으로 투자를 하고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지 않았다.그들은 관료들을 적당히 구워 삶아 렌트나 챙기는 ‘지대 추구 행위’만을 반복했다.노조도 기업인들의 부도덕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일단 두들겨 깨고 나서야 협상하는 겁쟁이 게임을 반복했다.노조는 자신들의 이익에 정부가 비우호적으로 나오면 군부에 손짓을 하기도 했다.정치적 부패는 극에 달했다. 군정이든 민정이든 정부는 이기적 집단들에 의해 정복당한 식민지에 불과했다.경제 정책은 지난 60년 동안 표류를 거듭했다.‘스톱·고 사이클’은 반복됐고 자원 배분은 왜곡됐으며,국부는 줄어만갔다.내리막길은 끝이 없었다.모든 것을 개방하고,민영화하고,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한 지난 20년 간의 실험도 상처를 악화시키기만 했다. 아르헨티나병은 경제적 포퓰리즘이 아니다.60년 동안 지속돼온 겁쟁이 게임의 누적이다.한국에도 남미화가 시작되고 있다면,겁쟁이 게임을 시작한 지금이 원년이 될 것이다.정부는 국리 민복이란 하나뿐인 코드를 ‘코드 맞추기’란 이름으로 쪼개서는 안 된다.단호한 태도로 이익 집단의 정치를 해체해야 한다.여론 주도층도 각을 세우기보다는 중도적 입장에서 국론을 모으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세계의 시간은 우리 사정을 봐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성 형 세종현구소 초빙연구원
  • [사설] 公私도 못 가리는 청와대 직원들

    청와대 직원들의 공직 의식이 이 정도란 말인가.새만금 간척사업의 강행 여부로 국론이 분열된 가운데 청와대 직원들이 가족들을 동반하고 지자체에서 제공한 헬기를 타고 ‘현장의 문제점을 점검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한국호’의 선장이 대통령이라면 청와대 직원들은 핵심 엔진부품이나 다름없다.엔진이 이처럼 나사가 풀려 있으니 한국호가 경제난이라는 격랑에 휩싸여 표류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하겠다.청와대 직원들이 이렇게 처신하고도 어떻게 국민들에게 법과 원칙을 지키라고 목청을 높일 수 있겠는가. 참여정부 출범 4개월만에 드러난 청와대 직원들의 도덕성 해이는 이번 사건만이 아니다.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청와대 당직근무자들이 ‘비상근무’라는 영(令)을 비웃기라도 하듯 대통령의 긴급 호출전화를 잠결에 흘려보냈는가 하면,국가정보원의 ‘얼굴 없는’ 간부들의 사진도 인터넷에 홍보하는 상식 밖의 실책을 남발한 터다.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청와대 직원들의 ‘새만금 가족 헬기 유람’은 ‘비공식 행사가 갑자기 공식행사로 바뀌면서 빚어진 실수’라는 청와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참담한 심정만 안겨줄 뿐이다. 이런 사건들은 과거 정부 같았으면 적당한 선에서 무마됐을 것임에는 틀림없다.그런 의미에서 사건이 표면화되고 문책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지난날과는 사뭇 달라진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참여정부에서는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라는 지적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높은 도덕률이 문책 내용에서도 입증돼야 한다.그래야만 ‘재범’을 막을 수 있고,국민에게도 규율을 요구할 수 있다.
  • [사설] “투자 줄이고 해외로 나가겠다”

    재계가 집단이기주의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혀 충격적이다.모든 기업의 집합체이자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상의·무역협회·중기협회·경총 등 경제5단체가 ‘기업을 못 해먹겠다.’며 여차하면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밝혀 가뜩이나 노사분규로 뒤숭숭한 사회혼란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오죽하면 참여정부의 친(親)노동자 정책에 대해 이같은 ‘협박성 발언’을 했겠느냐고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그러나 이는 경제단체로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한 것으로,그 무책임성과 함께 도덕성을 의심케 한다. 경제5단체는 그제 회장·부회장단회의를 갖고 조흥은행 파업사태 등 최근의 노사분규 양태와 정부의 해결방식에 대한 불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우리는 “힘의 논리가 사회전체에 만연될 경우 사회질서 혼란과 국가 기능의 총체적 통제기능 상실이 우려된다.”거나 “정부가 법과 원칙을 지키려는 강력한 의지와 결단력을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재계의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한다.그러나 ‘우리 뜻대로 안 해주면 본때를 보여주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것은 극히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이는 국민경제를 볼모로 정부와 국민에게 기업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생떼’를 쓰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재계가 그토록 힐난하는 일부 근로자들의 행태와 무엇이 다른가.재계는 근로자들의 불법파업을 조장하고,평소 노사교섭이나 복지증진에 등한시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또한 일부 기업인들의 잘못된 경영의식이나 탈·불법 행태가 기업개혁이나 선진경영 시스템 정착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게 아닌가. 정부는 차제에 노동정책에 있어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의 확실한 잣대와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대통령과 총리,경제부총리,노동장관 등 책임자들의 말이 달라 헷갈릴 지경이다.국민과 기업인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은 정책의 잘잘못보다 무원칙과 정책의 혼선에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 전쟁을 이용한 과학자 그들을 부추긴 위정자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어니스트 볼크먼 지음 석기용 옮김 / 이마고 펴냄 이탈리아 도시국가간 전쟁이 끊임없던 15세기 천재화가이자 과학자,군사기술자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20세기에나 구경할 각종 신무기들을 스케치하면서 그 내용을 거꾸로 적어 놓았다.자신이 고안해낸 무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실용화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전쟁은 대량살상무기의 경연장이 돼가고 있고,과학자들은 더 나은 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전쟁과 과학,그 야합의 역사’(어니스트 볼크먼 지음,석기용 옮김,이마고 펴냄)는 고대 전차에서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수천년을 이어온 전쟁과 과학의 어두운 공생관계를 파헤친다. 과학은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봉사하고 이용당하기만 한 것일까.군사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과학자들은 전쟁으로 인해 자신들의 존재를 위정자에게 각인시키고 중요성을 인정받아 왔으며,전쟁은 자신들의 연구를 실험해 보고 과시할 좋은 무대이기도했다는 것.저자는 “물리학자인 리처드 파인먼이 지적했듯이,평범한 병원균이 대량살상 무기로 탈바꿈할 수 있음을 미생물학자들이 병사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았다면 생물학전 무기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20세기초 세균학이 각종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것을 인정하면서도 나치와 일본군의 생체실험에 결과적으로 기여한 것이나,아리스토텔레스·갈릴레이·오펜하이머 등이 애국심이나 돈벌이를 위해 살상무기 개발의 밑그림을 그린 것 등을 폭로한다. 갈릴레이는 1597년 ‘군사시설 건축법’을 학생들에게 개인교습하는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기하학적이고 군사적인 컴퍼스’라는 장비를 개발,군대에 제공했다.함선의 선체와 전함을 제작하기 전의 모형을 만드는 일로 베네치아 병기창에 봉사하기도 했다.그런가하면 하이젠베르크는 1939년 9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스스로 독일군 무기 담당국을 찾아가 당시 원자폭탄 제조를 위해 조직돼 있던 핵물리학자 팀을 자신이 이끌겠다고 자청했다.석달 후에 그는 폭탄제조법에 관한 논문을 내놓았다.다빈치 또한 잠수함의 기본 아이디어는 서술하되 세부내용은 적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도덕적 딜레마를 비켜갔지만 순수 과학자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다빈치는 베네치아 병기창에 고용돼 대포를 주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이런 과학자들을 더욱 부추기는 것은 위정자들이다.그들은 권력유지를 위해,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과학이 도덕과 원칙을 무시하는 것을 묵인하고 조장해 왔다.냉전을 거치면서 과학은 권력과의 공생을 지나 시녀로 전락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독자의 소리/ 여대생등 ‘노래방 탈선’막아야

    최근 방학을 맞은 전북도내 일부 여대생들이 돈을 벌고자 노래방에 몰려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그동안 노래방은 단순히 노래만 하는 곳이 아니라 암암리에 주류를 팔고 여기에다 ‘도우미’란 이름으로 가정주부 등의 접대부까지 동원하는 탈선 장소로 탈바꿈해 많은 문제를 야기해 왔다. 그런데 학생들의 탈선을 조장하는 일이 이러한 노래방만이 아니고 단란주점이나 성인모델·인터넷성인방송 자키 등 생소한 것도 많다.물론 옛날처럼 건설현장의 막일이나 중소기업체의 현장체험 등이 학생 아르바이트의 주종을 이루던 시대는 지났지만,이처럼 퇴폐와 탈선을 통한 방법이 학생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유행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도덕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탈선은 대상이 주부든 학생이든 막아야 한다.왜냐하면 그 피해는 우리사회 전체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광우(전북 군산시 서수면)
  • NGO / “대법관후보 시민이 뽑자”

    ‘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도 시민단체의 손으로 뽑는다.’ 23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대법관,헌법재판관후보 시민추천운동’의 본격착수를 선언했다.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조국 서울대 법대교수)는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대법관과 헌법재판관,누구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단체들은 대법관 13명중 검찰출신 1명,재야변호사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은 보수 일변도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만 짜여진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며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앞으로 환경,여성,인권,노동단체 등 다른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대법관후보를 천거,검증한 뒤 공개적으로 추천한다는 계획이다. 인선 기준으로는 ▲이념적·사회적 다양성의 반영 ▲충원구조의 다원화 ▲진보적 개혁소신 ▲법률적 식견 및 전문성 확보 ▲도덕성 및 청렴성 보장 등을 꼽았다.헌법재판관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후보를 추천할 방침이다. ●8월말 첫 후보 추천 시민단체들은 먼저 9월 임기가 끝나는 대법관 1명의 후임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7월 중순까지 각계 각층의 전문가와 다양한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아 5∼7명의 예비 후보를 압축한 뒤 검증위원회를 거쳐 8월말쯤 1∼2명의 시민단체 후보를 선정한다는 복안이다. 연말에 임기가 끝나는 헌법재판관 1명의 후임자에 대해서도 같은 절차를 준용할 계획이다. 참여연대 전제일 간사는 “선정된 후보는 참여한 시민단체의 공동명의로 대통령과 대법원장에게 공식 추천하고,추천후보의 임명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이 대법관후보 추천에 나선 것은 대법관의 인적 구성이 사법시험 기수와 성적에 의해 임명되는 관료적 서열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또 법조계 밖의 인사들은 대법관이 될수 없는 폐쇄적인 구조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이 보수 일변도의 판결을 양산하는데다,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시대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결정을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한다. 사회적 약자인 여성,노동자의 인권을 보호해줄 수 있는 인사가 대법관에 포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현재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여성이 한명도 없다는 점은 사법부가 철저하게 남성중심으로 운영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적 인사의 등용은 시대적 요청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동대 이국운교수는 “지금까지 대법원,헌법재판소 구성원의 임명방식은 철저하게 내부의 계급제도와 서열을 반영해왔다”면서 “이런 관행이 사법조직 내부의 권위주의를 강화하는 근본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정치적 참여를 보장받지 못한 소수자,예컨대 여성적 시각이나 친환경·친노동적 시각을 가진 인사의 등용은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문흥수 서울지법 부장판사도 “대법원이나 헌재가 제대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소수·약자의 몫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진보적인 인사가 다수 선임돼야 한다.”면서 “특히 대법관이나 헌재재판관은 모두 각계 각층의 인사로 구성된 추천위원회를 거친 뒤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김상준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대법원에 인사제도개선위원회가 구성돼 법원 안팎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하고 있다.”면서 “다만 대법관에 소수의 이해관계만 대변하는 인물이 선임되면 안된다는 점에서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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