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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연내 국민투표 요구

    노무현 대통령이 10일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조속한 시일안에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 반면,통합신당은 긴급의총을 열고 재신임 선언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0일 “노 대통령이 국민 앞에 재신임을 묻는 결심을 밝힌 만큼 빠른 시일내 가장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처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재신임 시기와 관련,“이 일로 국정이 표류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주일이나 한달내에 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지만,국민투표를 할 경우 공고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합리적으로 하되 내년 4월까지 가면 국정이 표류된다.”고 말해 조기실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도 긴급 상임고문·최고위원 연석회의를 갖고 “대통령 측근 비리뿐 아니라 총체적 국정혼란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것이 되어야 하며 혼란을 막기 위해 그 시기는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다. 박상천 대표는 시기에 대해 “사실상 레임덕에 들어갔으므로 국익을위해 빨리 해야 한다.”고 말하고,‘연내 재신임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정동채 통합신당 홍보기획단장은 주요간부회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엄격한 도덕적 재무장을 통해 대통령직을 걸고 국정을 쇄신하고 사회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로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
  • 기고/盧대통령 ‘지도자 의무’ 잊지 말아야

    노무현 대통령의 뮤지컬 관람과 관련해서는 아직도 토론방이 시끄럽다.그의 사과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그후 주변인사들이 나와 대통령을 거드는 발언을 서슴지 않아 일이 더 커져서 그렇다. 초대형 태풍이 반도 남쪽을 몰아칠 때,다시 말하면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속출하는 위급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가족과 비서들을 동반해 한가로이 공연관람에 시간을 보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었다.그것은 솔직히 그가 혹 1억∼2억원의 뇌물수수에 연루되었다거나 부정한 여성 행각을 저질렀다는 뉴스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나. 대통령은 법적으로 국정 최고책임자이며 도덕적으로는 정신적 최고지도자다.지도자는 갖은 일에 솔선수범하고 분골쇄신하여야 한다.나서서 우리가 8시간 일할 때 10시간,12시간 일해야 한다.그러므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태로운 지경에서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별 생각없이 뮤지컬 공연을 즐겼다는 것은 어떤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과거 전제 왕권시대에도 나라에 재난이 생기면 지도자(왕)는 백성의 고통에 동참해서 음식을 삼가며 자신의 부덕을 꾸짖어 하늘에 용서를 빌었다.그것이 지도자의 일반인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신의였다.항차 우리가 필요해서 우리가 선택한 지도자(대통령)가 기대를 이렇게 저버린 것에 대해서는 말로 다할 수 없는 실망과 배신감이 든다. 태풍소식에 접하자마자 대통령은 모든 관람계획을 취소하고 즉시 태풍이 휘몰아치는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지 않았을까.현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진두지휘하는 상기된 대통령을 우리가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말이다. 가관인 것은 측근인사들의 이어지는 변명이다.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임기 내내 연극 한 편 볼 수가 없느냐고 볼멘다.어느 장관은 우리나라도 이제는 태풍 때 골프도 치고 연극도 보는 다양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거든다.또 한 장관은 우리나라 대통령은 태풍이 올 때 오페라 보면 안 되느냐고 노골적으로 항변했다.그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정말 모르고 그러는가,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 거드름을 피우는가. 더욱 가관인 것은 일단의 식자들이노 대통령의 지도자정신 부실을 책망하기보다는 주위 참모들의 보좌능력의 취약함을 꾸짖는 것이다.말하자면 동행한 비서실장·경호실장이나 또는 관련 비서들이 가지 말 것을 건의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과연 그럴까.되레 그들이 가자고 적극 권유해도 대통령이 나서 극구 만류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엊그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의 해프닝도 크게 다르지 않다.행사 참가 부대에 대한 열병을 하면서 국방부장관은 줄곧 대통령을 위해 우산을 받쳐들었다.사람들은 나이 먹은 장관이 젊은 대통령을 위해서 우산 받쳐든 모습이 안쓰럽다고 하지만,그보다는 비맞고 서있는 장병들 앞에서 우산 쓴 대통령의 모습이 더 흉하다.우산 받쳐든 국방장관이 문제가 아니라 우산쓴 대통령이 문제라면 문제다.우산이니 우의 따위 다 그만두고 장병과 함께 그냥 비 맞는 채로 밝고 늠름한 모습으로 사열하는 대통령을 우리는 정말 보고 싶은 것이다. 대통령은 법적으로 국군 최고통수권자이며 도덕적으로는 정신적으로 최고지도자다.‘지도자는 스스로를 더 묶는다(Nobility obliges).’ 지도자는 일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책임과 의무를 갖는다는 말이다.우리 대한민국의 최고지도자인 노무현 대통령은,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도 이 점을 부디 명심해야 한다.우리들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 황필홍 단국대 교수·정치철학 명예논설위원
  • 섬뜩한 공포 두개의 시선/막내리는 부산영화제 화제작

    잘 다듬어진 공포영화는 지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10일 막을 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Doppelganger·10일 개봉)와 박기형 감독의 ‘아카시아’(17일 개봉) 등 팬터지 공포물을 개·폐막 작품으로 내세웠다.인간의 이중성을 독특한 메시지에 담아낸 화제작이다.작품 세계를 미리 알아본다. 개막작 ‘도플갱어’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할리우드 영화 ‘슬라이딩 도어즈’는 기네스 펠트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순간적인 선택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는가를 살핀다. 그렇다면 인간의 자아는 어떨까.저마다 다른 색깔의 이중적 자아를 갖고 있는 게 인간의 속성이라면 우리는 사실상 모종의 자아를 매순간 ‘선택’하며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도플갱어’는 내면에 도사린 두가지 자아로 갈등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환상스릴러다.하야사키(야쿠쇼 코지)는 인공지능 특수의자 개발에 매달린 공학박사.도덕적 규율을 철저히 따르는 소심한 그에게 어느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분신이 나타난다.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일상을 휘젓는 분신의 저돌성에 그는 아연실색한다.하지만 회사에 큰소리치고,좋아하는 여직원에게 거침없이 구애하며,연구실적을 올리려 회사기밀까지 훔쳐내는 등 욕망에 충실한 분신에게 하야사키는 점차 마음이 끌린다. ‘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소심한 하야사키와 본능에 충실한 자유분방한 분신으로 1인2역을 했다.늘 심각하고 무엇인가에 짓눌린 듯 소극적인 하야사키와,야비한 웃음을 흘리며 하야사키를 조롱하는 분신 사이를 오가는 ‘온탕냉탕’ 연기가 볼 만하다. 감독은 정반대 인격의 하야사키와 분신이 조금씩 화해해 가는 과정에 스릴러 기법을 도입,극적인 흥미를 이끌어 낸다.분신의 도움으로 첨단의자 개발에 성공한 하야사키가 돈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등 억눌린 본성을 발산하는 후반부에서 관객들은 얼마간의 긴장과 쾌감을 느낄 듯하다.세상에 완전한 인간이 어디 있으랴…. 황수정기자 sjh@ 폐막작 ‘아카시아’ ‘여고괴담’에서 학원공포물이라는 호러장르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박기형 감독의 세번째 작품.여배우 심혜진이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고 연극배우 출신 김진근이 주인공으로 데뷔,일찍부터 화제가 됐다. 직물공예에 조예가 깊은 미숙(심혜진)은 산부인과 의사인 남편 도일(김진근),자상한 시아버지와 함께 전원주택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아간다.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가 없는 것을 고민하던 미숙·도일 부부는 보육원에 들러 기괴한 나무그림을 즐겨 그리는 여섯살짜리 남자 아이 진성을 집으로 데려온다.하지만 내성적인 진성은 가족과 어울리지 못한 채,뜰 한가운데 말라버린 채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 곁만 맴돈다. 비극적인 공포의 조짐이 결정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미숙이 임신을 하는 대목부터.아이가 태어나면서 진성의 이해못할 행동은 심해지고 자신을 짐스러워하는 부부의 냉랭한 분위기속에 진성은 가출하고 만다.감독은 풍성한 잎과 매혹적인 꽃향기를 지녔지만 가시에 벌레까지 들끓는 아카시아를 통해 인간의 이중성을 짚어낸다.아카시아는 진성에겐 죽은 어머니 같은 존재지만 다른 가족에겐 치명적인 독기만 내뿜을 뿐.말라 비틀어져서도 뒤늦게 꽃을 피워내는 아카시아의 이미지는 불임판정을 받은 주인공이 새 생명을 잉태하는 장면과 묘하게 중첩된다. 감독은 화면을 참혹하거나 잔인하게 물들이지 않는다.방안 가득 실을 풀어 헤쳐 놓거나 개미떼가 습격하게 하는 등 시각적인 장치를 둬 섬뜩한 공포를 에둘러 그린다.그러나 사건의 발단이나 배경을 지속적으로 암시하면서 후반부에 장황하게 설명을 붙인 건 아무래도 사족이다.지나치게 강렬한 배경음악 또한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부산 이종수기자 vielee@
  • “공자금 투입… 귀족노조 시선 따가워”/은행 노조위원장 전용차 반납

    우리은행 이성진 노조위원장이 은행에서 제공하는 승용차와 운전기사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7일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의 노조위원장이 전용차와 기사까지 제공받는다는 게 특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노조원 스스로의 노력을 보여 준다는 자숙의 의미로 반납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노조위원장에 대한 전용차 제공은 지난 25년간 은행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8개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단행된 이 위원장의 전용차 반납은 공적 자금 투입 은행뿐 아니라 나머지 은행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최근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 노조가 전용차와 기사를 제공받는 데 대해 ‘귀족 노조’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어 은행 이미지까지 손상시키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2001년 12월 3년 임기의 노조위원장에 당선됐다. 연합
  • SK비자금 파문/최도술은 누구

    최도술(사진·56)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지난 8월 17일 비서실 2차 개편 당시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청와대를 나오기 전까지 ‘코드’를 따지는 청와대 내에서도 특별한 지위에 있었다.노무현 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라는 별칭에서 보듯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었다. 최 전 비서관은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1년 후배로,1984년 이후 20여년 동안 변호사사무실 사무장과 부산지역구 사무장 등으로 조직을 관리해 왔다. 그가 노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1965년 부산상고 2학년 때 독서실 총무를 하던 무렵이다.당시 3학년이던 노 대통령이 최 전 비서관과 시비를 벌이다 최 전 비서관이 뺨을 때리자 순간적으로 책상 위에 올라가 후배의 횡포를 성토하는 일장 연설을 했다고 한다.이때 최 전 비서관은 연설이 하도 유창하고 논리정연해서 ‘변호사나 해라.’고 쏘아붙였고,노 대통령은 나중에 변호사가 됐다. 독서실 총무에서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영전’한 최 전 비서관은 “출마는 안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그러나 8월 자신의 말을뒤집고 부산지역 출마를 선언해 청와대 주변에서도 배경을 놓고 궁금해 했다.당시 그는 “대통령이 부산에 출마하라고 권유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또 일각에서는 “비리에 연루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되기도 했다. 참여정부의 밑천이 도덕성에 기초한 신뢰라고 주장해온 노 대통령은 SK비자금 사건과 관련,최 전 비서관이 검찰 소환을 받게됨으로써 ‘도덕정치’에 큰 흠집을 남기게 됐다. 문소영기자
  • SK비자금 파문/소환 배경·전망

    ‘SK비자금 사건’과 관련,이상수·최돈웅 의원과 최도술 전 청와대 비서관 등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 방침은 정치권에 큰 충격을 줄 전망이다.대선자금에 대한 직접 조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데다 현 정권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같은 파장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그러나 소환 대상자 모두 당의 자금과 관련된 공식지위에 있었다는 점에서 뇌물혐의 등 개인비리보다 불법정치자금 수수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우선 이·최 의원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SK그룹으로부터 각각 70억원대의 정치자금을 제공받는 과정에 관여하면서 일부 자금에 대해서는 정식 후원금으로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이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 겸 선대위 총무본부장을 맡아 민주당 대선자금을 직접 다뤘다.또 올해 초 “대선 당시 (나서는 사람이 없어) 내가 100대 기업을 돌며 후원금을 모았다.”고 말해 비판을받은데 이어 서울지검의 SK그룹에 대한 수사 당시 검찰에 “경제를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걸어 구설수에 올랐었다. 반면 최 의원측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2000년 6월부터 당 재정위원장을 맡는 등 평소 당의 재정 문제에 깊숙이 관여한 것은 사실이나 지난 대선 때는 아는 바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어쨌든 이들이 SK비자금을 정식 후원금으로 처리하지 않은 이유가 대선자금 신고액을 축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선자금 전체에 대한 의혹도 한층 커지게 된다. 최 전 비서관에 대한 검찰 조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조사 자체만으로도 현 정권에는 정치적·도덕적 타격일 수밖에 없다.최 전 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과 20여년 동안 함께 일해온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탓이다.물론 이런 인물이 개혁을 내세워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SK측으로부터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거액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현 정부의 훼손된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 수사가 작위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검찰이 민주당·한나라당의 의원 1명씩과 청와대 출신 1명을 소환 대상자로 압축한 조치는 정치적 균형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이다.SK비자금 수사의 취지가 ‘과거를 반성하자.’는 것이라는 검찰 관계자의 언급이나 경제계에 미치는 부담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같은 ‘황금분할’은 예견됐었다는 관측도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청소년 신용불량 해결책 없나 / 한복환 신용회복위 국장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혀 경제활동에서 퇴출되고 있습니다.그보다 훨씬 많은 수가 금융기관의 연체독촉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아갑니다.잘못에 대한 책임은 묻되 우선 이들의 생활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는 게 중요합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한복환(韓福煥·사진·49) 사무국장은 적정수준의 부채탕감 등 청년 신용불량자들에 대한 ‘현실적인 도움’을 강조했다.‘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니까 절대로 봐줘서는 안된다는 식의 사고로는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없다고 했다.금융감독원 소속인 그는 지난해 10월1일 위원회 출범 이후 신용불량자 회생 지원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 ●청년 신용불량 문제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다고 보나. 돈 쓰는 법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었다.저축을 강조하던 사회 분위기가 88올림픽 이후 급속히 쇠퇴했다.이런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마구잡이로 카드를 발급했다.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올바른 교육이다.규모있게 돈 쓰는 법을 초등학교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이미 일을 저지른 사람들에 대한 회생 지원이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빚을 오랜 기간에 걸쳐 나눠 갚을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이 나서야 한다.가능한 한 빚을 탕감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경제능력이 없는 사람에게 무조건 빚독촉만 해 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아울러 금융기관도 신용대란을 발생시킨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1차적인 책임은 신용불량자 본인들에게 있지 않나. 모럴 해저드나 형평성을 너무 강조하면 해결책에 접근할 수 없다.실질적인 도움을 줘서 생산활동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무수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직장이 있는 사람들도 신용불량 사실이 알려지면서 쫓겨나고 있다.빚 때문에 결혼을 못하는 사람도 많다.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서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현 시점에서 청년층의 경제활동이 약화되는 것은 국가적인 위기상황이다. ●부모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자녀들의 돈 씀씀이가 헤퍼지는 등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자녀와 함께 금융기관에가서 신용상태를 확인해 봐야 한다.신용정보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자녀의 부채나 연체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나중에는 집을 팔아도 해결해 줄 수 없는 상황이 온다. 김태균기자
  • SK비자금 ‘불똥’ 정치권 초긴장

    SK비자금 수백억원의 정치권 유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더하면서 여야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당사자들은 범죄와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관련 정치인 수 및 액수 면에서 현대비자금 이상의 폭발성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 수사가 새로운 정치세력 대 구태 정치세력으로 정치권을 재편하려는 일련의 흐름과 연결될 경우 파괴력이 배가될 것이라며 경계하는 기류도 있다. ●의혹 당사자들은 “쉬쉬” 실제로 SK비자금 수사와 관련해선 여야를 떠나 중진 의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세대교체와 부패정치세력의 척결을 주장하는 범여권 내 386세력들의 움직임과 대비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로라면 한나라당과 민주당,통합신당은 모두 SK비자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특정 정당 또는 정치세력이 중대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그래서인지 각 정당이나 의혹당사자들의 반응은 어느 때보다 조심조심하는 분위기다. 지난 2000년 총선과 지난해 대선 때 100억원의 SK비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이 3일 제기된 한나라당은 검찰수사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겨냥한 정치적인 표적수사로 규정했다. 박진 대변인은 “여권 인사가 다수 연루된 현대비자금 사건을 미봉하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했고,SK비자금의 한나라당 전달창구로 지목된 중진의원측은 “공식후원금으로 영수증 처리가 됐다.”며 불법수수설을 부인했다. ●통합신당도 신경 곤두세워 민주당은 전·현직 의원 여러 명의 이름과 각각 20억원 안팎의 수수설이 나돌자 “민주당을 부패정치세력으로 매도하려는 악의적 음모”라고 반발하면서도 수사의 파장을 주시했다. 나아가 지난해 대선 직전 비자금 유입 의혹에 대해선 김영환 정책위의장이 “만약 사실이라면 돼지저금통으로 표상되는 깨끗한 선거로 당선됐다는 현 정부의 도덕성에 의문을 던지는 일이 될 것”이라고 노무현 대통령과 실질적 여당을 선언한 통합신당을 겨냥했다. 통합신당측은 대선 직전 비자금 유입설을 부인하면서도 신경을 곤두세웠다.당시 노무현 후보 진영에 검은 자금이 유입됐다는 의혹 자체가 걸음마를 시작한 통합신당의 향후 행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선 당시 당 살림을 담당한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은 “미미한 돈이 후원금으로 들어와 영수증 처리했을 뿐 다른 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장영달 의원은 “노 대통령과 통합신당이 잘못되기를 기대하는 것 아니냐.”고 의혹설을 일축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열린세상] 송두율과 내재적 접근법

    최근 친북간첩과 민족화해자라는 엇갈린 평가 속에 논란에 휩싸여 있는 송두율 교수는 이른바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법’의 주창자로 유명하다.‘내재적 접근법’은 과거 냉전시대의 북한연구방법론과 달리 북한을 그들이 설명하는 가치와 이념에 따라 있는 그대로 이해하자는 것이었다. 북한을 연구할 때 외부의 눈 즉 반북과 반공의 색안경이 아니라 내부의 눈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는 송 교수의 내재적 접근법은 당시 북한연구자들에게 탈냉전시대에 걸맞은 타당한 방법론으로 받아들여졌고 우리 사회에서 북한연구의 지평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다.특히 찬반논쟁을 통해 내재적 접근법이 안으로부터의(internal) 인식을 넘어 과거의 선험적 접근을 거부하는 경험적(immanent) 접근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정리됨으로써 객관적인 북한연구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동의할 만한 방법론으로 인식되었다. 필자도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내재적 접근법에 동의하고 이 기준에 맞춰 북한을 이해하려 했다.과거 냉전시대의 반북적접근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것이라면 탈냉전시대에 거론된 내재적 접근법이야말로 북한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는 적절한 창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그러나 송두율 교수가 입국한 이후 국정원 조사과정에서 노동당 입당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제 내재적 접근법도 다시 평가받아야 할 운명에 처한 듯하다.물론 송 교수의 행적과 상관없이 지금과 같은 분단상황이 지속되는 한 내재적 접근법은 여전히 유용하다.다만 지금 필요한 것은 내재적 접근법의 유용성과 상관없이 당시 내재적 접근법의 등장배경에 대한 새로운 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외부인의 눈으로 북한을 연구할 때 내재적 접근의 유용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지만 이미 1973년에 노동당에 입당한 송 교수가 1980년대 후반에 내재적 접근법을 주장한 정황을 감안하면 그가 분명 정치적 의도를 깔고 있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경계인으로서 남북을 동시에 껴안으려는 순수한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송 교수의 그간 행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이를 위해 필자는 오히려 송 교수 개인에 대한 ‘내재적 이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동안 송두율 교수로 상징되었던 ‘화해의 철학자’나 ‘사색의 경계인’ 등은 그에 대한 내재적 이해가 결여된 채로 호명된 개념이었다.그 스스로도 자신의 행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스스로를 외재적으로 규정지으려 했다.그러나 지금 드러난 사실에 입각해서 과거를 돌이켜본다면 그는 분단현실과 군사독재의 암울한 상황에서 고민하고 방황한 지식인의 한 사람이었고 자신의 선택이 미칠 정치적 파장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못한,그리하여 지금의 굴절을 힘겹게 감당해야 하는 나약한 지식인이었을 뿐이다. 서슬 퍼런 유신체제 상황에서 남쪽 조국에 대한 참담한 실망을 안고 북쪽을 쉽게 선택했고 다시 세월이 흘러 북쪽의 모순을 지적하며 남쪽에 몸을 의탁하려 한 송 교수야말로 분단구조에서 지식인의 섣부른 선택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낳는 것인가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비극이라 할 것이다. 더불어 자신의 입당 사실과 김철수 가명 사용을 일찍부터 밝히고 보다 떳떳하게 자신의 행적을 역사 앞에 평가받았더라면 그를 도와주려 했던 순수한 의도를 가진 지인들에게 조금이라도 괴로움을 덜 줬으리라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마찬가지로 송 교수의 친북행적을 계기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는 반북 냉전의 정치적 의도 역시 분명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송 교수의 성급한 선택을 당시 북한이 남한과의 대결상황에 최대한 활용했던 것처럼 지금 남쪽에서 불고 있는 반북의 여론조작은 또 한번 송 교수를 북한과의 대결상황에 이용하는 부도덕한 짓이기 때문이다.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모두 남과 북에 치우치지 않고 민족의 화해와 상생을 고민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곰곰이 되씹어 봐야 한다. 김 근 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씨줄날줄] 원정출산 후편

    세상이 변하면 도덕률도 바뀌어 간다.만학(萬學)의 비조(鼻祖)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의 한 갈래로 확립한 윤리학은 도덕규범이 역사적으로 크게 바뀌어 왔으며 문화,종교,정치 체제 등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요즘 우리사회는 윤리학이 상정하는 것보다 훨씬 도덕적 판단기준의 변화가 빠르다.빠르다 못해 뒤죽박죽,끝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지난달 말 파문이 일었던 원정출산 뒷이야기도 비슷하다.국가망신시키는 원정출산을 제재해야 한다는 국민 감정과는 달리 알선업자 등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은 2일 두번째로 기각됐다.원정출산 산모와 가족들은 조사하는 경찰관에게 “미국에 가서 더 나은 교육을 받고 오면 한국에도 득이 되는데 왜 조사를 하는지 알 수 없다.”,“원정출산을 장려해야지 왜 수사를 하느냐.”고 핀잔을 주었다고 한다.원정출산의 ‘내재적 접근법’이라고나 할까. 원정출산의 목적은 다 아는 이야기지만 신생아의 시민권 때문이다.시민권은 교육과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일종의 마패다.조사받은 원정출산산모 12명 가운데 8명이 사내아이를 출산했고 일부는 ‘원정’ 전에 태아 성감별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원정출산이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 번지고 있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산모와 가족의 직업을 보면 의사,교사,은행원,방송사 PD등 전문직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망신에다가 공동체 윤리에 대한 배반이라고 지탄하는 쪽에서는 원정출산의 비애국적 동기가 괘씸하기 짝이 없다.지난 4월 청와대 문재인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검증과정에서 상당수 인사가 원정출산 의혹 등으로 탈락했다면서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구속영장이 두번이나 기각된 데서 보듯이 법적인 제재를 하기는 쉽지 않다.이들을 향해 돌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알선업자들은 파문후 문의해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는 판이다.‘맹모원정지교’라는 우스개도 유행하고 있지만,아리스토텔레스가 동방에 환생해 돌아와도 우리 사회의 공동체 윤리를 회복시키려면 꽤나 골치아플 것이다. 강석진 논설위원
  • [사설] 거짓 접대로 국고 빼돌리다니

    해외 주재 외교관들이 영수증 위조와 접대비 허위 계상 등을 통해 국가예산을 빼돌렸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는 충격적이라 할 만하다.비록 2년전에 적발된 사례들이라고 하나,외교 최일선에서 국익을 위해 활동하는 외교관들의 수준이 이렇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선망의 직업인 외교관이 접대도 안 하고 접대한 것처럼 서류를 꾸몄다니 국제사회가 이를 안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어떻게 한국 외교관이라고 행세하고 다니겠는가. 물론 모든 외교관들이 그런다고 보지는 않는다.또 아직까지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외교관 사회도 이제 크게 달라진 데다,젊은 외교관들이 눈을 부릅뜨고 공관장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는 터다.대사라고 공관 살림을 예전처럼 마음대로 주무를 수는 없는 형편이다.‘미꾸라지 한두 마리가 온 우물을 흙탕물로 만든다.’는 속담처럼 몰지각한 공관장 한두 명이 국내 감시가 느슨한 점을 악용한 도덕적 해이라고 믿고싶다. 개중에는 국회의원이나 장관급 인사들의 공무차 방문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었을것으로 본다.국회나 관련부처에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는 경우 해당인사의 안내나 지원을 거부할 수도 없을 것이다.이러한 어려운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나,그렇다고 ‘주재국 유력 언론인 초청 만찬’ ‘외국대사 부부 초청 만찬’ 등 있지도 않은 자리를 조작해 예산을 유용한다면 이는 명백한 국고횡령의 범죄이다. 더구나 음주운전을 하다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뺑소니를 치다가 붙잡혀 국가망신을 시킨 일도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다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공관 감사시스템과 운영비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본다.이참에 우리 외교관들도 거듭나야 할 것이다.
  • 민주노총 간부5명 구속

    대전 중부경찰서는 2일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소속 대전충청건설산업노조 이모(44) 위원장 등 노조간부 5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위원장 이씨 등은 지난 2001년부터 대전 지역의 아파트 건설현장 25곳에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한 업체를 적발,노동부에 고발한 뒤 고발취하를 조건으로 단체협약을 맺고 노조 전임자 활동비 명목으로 573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이번 수사는 노조를 무력화하고 민주노총의 도덕성을 훼손하기 위한 음모”라면서 “노동법에 따라 25개 아파트 건설사업장과 단협을 맺는 과정에서 공갈이나 협박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충남 천안경찰서는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소속 천안아산건설산업노조 박모(39) 위원장 등 3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체포 영장을 신청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송두율교수 처리 논란 /송교수의 진실은…

    송두율 교수가 입국한 지난달 22일 이후 지금까지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 “송 교수는 북한 서열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이에 따라 이러한 주장을 부인해 온 송 교수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송 교수는 지난 98년 7월 황씨의 주장이 처음 제기된 직후부터 황씨의 주장을 일관되게 부인해 왔다. 송 교수는 황씨와 황씨의 주장을 보도한 ‘월간조선’을 서울지방법원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송 교수가 김철수라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는 판결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조사가 계속되면서 송 교수의 입장은 변하기 시작했다.송 교수는 국정원 조사 과정에서 “94년 김철수라는 가명으로 북한의 초청을 받았으나 노동당 후보위원으로 활동한 적은 없다.김철수라는 가명도 그때 한 번 사용했다.”라고 밝혀 이전과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29일에는 “지난 73년 방북할 때 북한 요청으로 노동당 입당원서에 서명했으나 당원으로 활동하거나후보위원이 된 적은 없다.”고 김형태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그러나 송 교수는 국정원에서 “94년 노동신문의 김일성 장의위원 명단에 내가 김철수로 등재된 것을 보고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진술,황씨의 주장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송 교수는 이처럼 “정치국원 김철수라는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던 종전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음으로써,학자적 양심을 저버렸다는 비난과 함께 진보 운동의 입지를 좁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 정치학과 정대화 교수는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만 해도 분단된 나라의 지식인으로 겪어야 했을 고뇌라고 이해하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당혹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함께하는 시민행동의 하승창 사무처장도 “왜 사실을 숨기고 여러차례 말을 바꿨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송교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두걸 이세영기자 douzirl@
  • 책 / 네오콘 -팍스 아메리카의 전사들

    이장훈 지음 미래M&B 펴냄 네오콘(neocon,neoconservative,신보수주의자)은 미국 행정부 안팎의 ‘매파’를 일컫는 말이다.그들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들과 달리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도덕적 우월주의를 토대로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믿는다.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비롯해 리처드 펄 국방정책 자문위원,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엘리엇 에이브럼스 대통령 특별보좌관,존 볼턴 국무부 군축·국제안보담당 차관,프랜시스 후쿠야마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문제고등연구원장,도널드 케이건 예일대 학장,찰스 크로서머 ‘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윌리엄 크리스톨 ‘위클리 스탠더드’ 발행인,어빙 크리스톨 ‘퍼블릭 인터레스트’ 편집인,노먼 포도레츠 전 ‘코멘터리’ 편집장 등이 핵심인물이다. 대부분이 유대인들인 네오콘은 뉴욕 등 동부지역 명문대학을 나온 엘리트로 군사·외교·학계·언론계 등 각 분야에서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일종의 ‘도당(徒黨)’이다.이들은 한때 트로츠키주의에 경도되거나 민주당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1980년대 공화당으로 이적한 뒤 40대 레이건 대통령,41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공화당 집권기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했다.42대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 시절 학계와 싱크탱크로 물러났지만,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과 9·11 테러사건을 계기로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네오콘-팍스 아메리카나의 전사들’(이장훈 지음,미래M&B)은 미국의 권부를 장악한 ‘신보수주의 그룹’의 실체와 그들의 패권전략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네오콘의 사상적 뿌리는 유대인 독일 망명학자인 레오 스트라우스 시카고대 교수에서 찾을 수 있다.토머스 홉스를 신봉한 스트라우스는 평화는 인간을 타락시키기 때문에 영구평화보다는 ‘영구전쟁’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은 인물.그의 사상은 앨런 블룸 시카고대 교수에 의해 대중화됐으며,네오콘의 대부로 불리는 어빙 크로스톨은 그의 저서 ‘한 신보수주의자의 회상들’에서 처음으로 ‘네오콘’이란 이름을 붙였다.오늘날 네오콘은 레오 스트라우스를 자신의 사상적 스승으로 삼으며 스스로 ‘스트라우시언’이라 부른다. 네오콘의 핵심은 모두 유대인이다.네오콘의 원조 레오 스트라우스를 비롯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인 로버트 케이건,엘리엇 고언,크리스톨 부자 등이 유대인이다.미국의 이라크 전쟁의 본질이 ‘바빌론 유수의 복수’로 비난받는 것은 네오콘의 한가운데에 바로 유대인이 있기 때문이다.이라크는 유대인들이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로 기억하는 ‘바빌론의 유수’가 있었던 곳.네오콘은 물론 이라크 전쟁을 유대인들의 전쟁이라는 시각에 동조하지 않는다.그러나 네오콘 군사전략가 엘리엇 코언이 ‘월스트리트 저널’을 통해 유포한 ‘제4차 세계대전론’을 살펴보면 네오콘은 분명히 ‘호전적인 이슬람세력’을 주적으로 못박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문제 전문가인 저자는 네오콘의 궁극적인 목표는 중국이라고 지적한다.네오콘은 특히 중동지역을 장악,석유수급을 통해 21세기 가장 버거운 잠재 적국인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미국은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쟁을 통해 2010년까지 중동에서전체 석유 수입량의 80%를 들여와야 하는 중국의 목줄을 죄기 시작했다.저자는 네오콘은 21세기를 ‘미국에 의한,미국을 위한,미국의’ 시대로 만들기 위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한다.미국은 지금 ‘지구 제국’의 길을 걷고 있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책임총리제 조기 실시를”/뒤틀린 민주당 연일 盧공격

    민주당은 30일 박상천 대표가 공식적으로 ‘야당선언’을 하면서 책임총리제 조기 실시를 주장하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으로 인해 잔뜩 뒤틀어진 감정을 여과없이 토해냈다. 박상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뒤 기자회견을 갖고 “무당적 대통령과 4당 체제로는 국정혼란과 국민분열을 막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의 공약인 책임총리제를 조기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책임총리제가 내각제로 연결돼 권력분점 요구로까지 해석되자 “대통령과 국회 다수파의 대립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국정차질이 우려된다는 차원에서 나온 얘기이고 대통령의 선거공약이기 때문에 한 얘기지 그 이상은 아니다.”면서 “내각제는 검토한 바 없다.”고 권력분점이나 한나라당과의 공조추진으로 연결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국민여론을 의식,“분열과 배신의 대통령을 공천한 죄를 국민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면서 “대통령은 자신을 공천한 민주당과 한마디 상의없이 탈당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대표는 또 “노대통령의 여당분열과 배신행위로 인한 도덕성 상실은 앞으로 엄청난 정국혼란과 국민불안,국정차질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무당적 대통령으로서 중립적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하나 마음은 신당에 가있는,겉모습만 무당적 대통령인데 중립적 국정운영과 국회관계가 형성될 리 없다.”고 비난했다. 회의에서 조순형 비상대책위원장은 “노 대통령의 탈당은 동서고금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유의 배신”이라며 “나라의 어른인 대통령의 배신행위가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성순 대변인은 논평에서 노 대통령이 민주당의 요청으로 탈당했다고 말한 데 대해 “백번,천번 변명한다 해도 노 대통령은 철새대통령이며,국민과 당원을 배신한 왕배신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편 박 대표는 통합신당의 ‘안풍(安風)’ 국정조사 추진에 대해 “재판중인 사건에 대해선 국정조사를 할 수 없게 돼 있다.”며 거부입장을 밝혔다. 이춘규기자 taein@
  • 세계 곳곳 반전 ‘함성’

    평화와 반전을 외치는 목소리가 주말 전세계 도시들을 뜨겁게 달궜다.미국이 각국에 이라크 파병과 재건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27일·28일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를 촉구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졌다. 런던에서는 27일 2만명(경찰 추산)의 시위대가 운집,이라크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를 벌였다.하이드 파크에서 집회를 시작한 시위대는 트라팔가 광장을 향해 가두 행진을 벌이면서 연합군의 이라크 철수와 함께 토니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일부 시위 군중들의 피켓에는 “이라크 전쟁은 불법이며 비도덕적이고 비논리적인 전쟁”이라고 쓰여 있었고 젊은 시위대들은 “조지 부시,이라크는 당신의 베트남이 될 것”이라고 외치기도 했다.시위 주최측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하는 오는 11월 또한번의 대규모 시위가 준비돼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7000여명이 모여 이라크전을 지지한 호세 마리아 아스나 총리를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강력 규탄했다.바르셀로나,세비야,말라가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프랑스 파리에서는 3000여명이 거리로 나와 평화시위에 동참했다.시위대는 “부시,샤론-암살자”라고 외치며 부시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중동평화를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이라크 파병을 긍정 검토중인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는 약 5000명이 이라크 파병 반대 및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였다.격앙된 시위대는 미국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그리스 아테네 시민 3000여명은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제국주의 개입 중단”을 외치며 미군의 점령 종식을 촉구했다.미군 기지가 있는 그레타 섬에서도 시위가 있었다. 중동 곳곳에서도 반전집회가 열렸는데 특히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수천명이 모여 미군의 이라크 철수와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시위 군중에게 띄운 “승리할 때까지,에루살렘이 해방될 때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란 전화메시지가 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져 시위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이밖에 독일,키프로스,폴란드,벨기에,이집트 등을 비롯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도 반전 집회에 동참했다. 박상숙기자·외신 alex@
  • 기고/‘작은정치’의 가치 인정한 헌재

    지난 25일 헌법재판소가 내린 총선출마 자치단체장의 공직사퇴시한에 대한 위헌결정은 지극히 공정하고 의미 있는 판결이었다. 헌법재판소는 그동안 선거법으로 정한 지방자치단체장의 180일 전 사퇴시한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이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참정권을 위협한다고 판정했다.헌재(憲裁)의 이번 결정으로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현역 단체장의 참정권 제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헌재의 이번 결정을 한껏 반기는 까닭은 이것이 단체장들에게 주는 선물이어서가 아니라,이 결정이 한국정치의 나아갈 방향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솔직히 헌재의 이번 판단은 내년에 있을 총선에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단체장들에게 좀더 여유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리라는 것은 틀림없다.더군다나 한껏 요동치고 있는 현재의 정치정세에서 말 못할 고민에 잠겨있는 단체장들에게는 굿뉴스임에 틀림없다. 헌재의 판단을 진취적이라고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정치에서 ‘작은 정치’의 가치가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점 때문이다.어디서 어떻게 정치를 시작했든 이 세상의 모든 정치인들에게 ‘현장정치’ 혹은 ‘생활정치’라는 말은 가슴 떨리게 다가오는 개념이다.사람들의 삶 속에 자리 잡은 정치,사람들에게 오랜 친구 같은 느낌의 정치인이 되는 것은 모든 정치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국회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치보다 지방정치가 훨씬 더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단체장들은 늘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이른바 민생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단체장들이 만나고 때로는 소리쳐 싸우고 돌아서선 막걸리 한잔으로 화해를 거듭하는 이 현장은 늘 분주하고 사소하지만 ‘작은 정치’의 터전인 것이다.그리고 이 ‘작은 정치’에서 정치를 깨닫고 훈련받은 단체장들의 경험은 한국정치가 사람을 위하는 정치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단체장들의 정치적 진출은 많은 사람들이 ‘답이 없다’고 한탄하는 서울집중과 지방의 저발전을 해소할 수 있는 첩경이 된다.지방정치를 조금이라도 겪어본 이들은 한국의 중앙집권적 정치구조가 지방을 얼마나 피폐하게 하는지 실감할 것이다.오랜지방의 피폐화는 곧 서울의 부실화를 가져왔다.끝없이 비대해진 서울은 이미 효율성과 경쟁력을 모두 잃고 있다. 시대의 화두처럼 선문답만 거듭하고 있는 지방분권이 좀더 현실적인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뜻 있고 유능한 단체장 출신의 국회의원들이 나와야 한다. 좁아터진 이 나라에서 국토가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자원이 고르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방의 잠재력을 완전하게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지방분권은 단지 소외된 지방에 대한 도덕적 배려가 아니라 21세기의 발전전략이다.지방정치가 한국의 주류정치권에 진입해야 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변화는 이제 한국정치도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점이다.갈수록 다양하게 분화하는 이익집단간의 갈등과 분쟁을 조정하고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경청하고 그 대화 속에서 한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는 것,지방에 앉아서도 세상을 내다보며 세계의 변화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것,그것이 바로 정치이며 한 시대를 이끌어 가는 리더십인 것이다. 물론 헌재의 이 판결이 자칫 자치단체장들에게 실리와 정치적 야심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결정으로 오해되거나 활용되는 것은 극히 경계할 일이다.또 지방정치만이 언제나 옳고 모든 단체장들이 시대를 통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서 가장 원칙적이고 보수적인 공간인 헌법재판소의 이번 판단은 한국정치가 지금 어디를 향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지금이야말로 세력의 입장에서 정치를 분석하는 데서 벗어나 정치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완주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전주시장
  • [열린세상] 학교 교칙의 파시즘

    중학교 1학년 도덕 교과서에 보면 교칙에 관한 소단원이 있다.교과서는 “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그 까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만약,‘나 하나쯤이야.’하는 생각으로 교칙을 지키지 않고 위반하기 시작한다면,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학교 풍토가 만들어질 것이다.이런 현상이 확대되면 사회의 규칙과 법의 원칙은 무너지고,사회의 부정은 치유되기 어려워질 것이다.우리 학교를 ‘가고 싶은 학교,머무르고 싶은 학교,즐거운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질서를 유지해야 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칙을 잘 지켜야 한다.” 건강한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 학교의 주요한 과제의 하나라면,학생들에게 법과 질서를 지키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은 마땅하고도 필요한 일이다.이런 의미에서 도덕교과서가 “학교에서 정한 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만약 학생들이 교칙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교칙을 지키는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고,이것이 나중에까지 이어져 사회의 규칙과 법의원칙이 무너지고 사회의 부정이 만연해진다면,이것이 어찌 심각한 걱정거리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한국의 수많은 학교에서 그렇게 법과 사회정의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일찍부터 가르치기 위해 제정한 교칙의 내용이 과연 어떤 것인가? 교과서는 구체적인 교칙의 실례를 제시하는 친절까지 베푸는데 그 내용이 가당치가 않다.하필 제시하는 교칙이라는 것이 복장 및 용의 규정인데,그 내용은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복장과 두발 그리고 신발에 대한 억압적 규제들이다. 이를테면 “체육복 차림으로 등·하교하지 못한다.”거나,“삭발·염색·파마를 하거나 무스나 스프레이 등을 하지 않는다.”든지,“실외화는 운동화로 하며,슬리퍼,고무신,신사화,굽 높은 신발,에나멜화,가죽샌들,흰색 단화,끌신,장화 등의 신발을 금한다.”는 것 따위가 교과서가 제시하는 교칙의 실례들이다. 이는 하나같이 학생인권 아니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그런데 그런 규칙도 교칙이니까 무조건 지켜야 한다니 이런 파시즘적 폭력이 어디 있는가? 교과서는 교칙을 지키지 않으면 지키는 사람이 손해보는 풍토가 만들어진다지만,어떤 아이가 등·하교할 때 체육복을 입고 간다 해서 교복을 입고 가는 아이가 손해보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아니면 어떤 아이가 구두를 신고 학교에 간다고 해서,운동화를 신고 학교 가는 아이가 손해보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떤 아이는 장발을 하고 다른 아이가 삭발을 했다 해서,누가 누구 때문에 무슨 손해를 본다는 말인가? 아무 것도 없다.손해를 끼치기는커녕,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다양성은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하물며 학생들이 용의,복장의 획일성에서 벗어나 건강한 다양성을 누린다 해서,그것이 나중에까지 이어져 사회의 법과 규칙이 무너지고 부정이 만연하리라는 발상이 도대체 파시스트의 머리 속에서가 아니라면 어떻게 가능한 일이겠는가? 한국의 학교는 질서가 곧 획일성이며,다양성의 추구가 일종의 범죄라는 생각을 심어줌으로써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의 개성적 창조성도 발휘하지 못하게 하고 타인의 다름도 인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반민주적 파시즘의 온상이다.그리고 교칙은 그런 파시즘을 위한 도구이다. 학생들이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것은 교복이 아닌 체육복을 입고 등교하는 학생 때문이 아니라 그런 학생이 무슨 대단한 범죄자라도 된다는 듯이 지금 이 시간에도 제 편한 대로 만든 교칙을 핑계삼아 학생들을 괴롭히는 교사들 때문이다. 누가 병영이나 감옥과 다름없는 학교에 간수나 다름없는 교사들을 보러 그리 열심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하겠는가? 부잣집 아이들은 원정출산에 조기유학이다,그게 아니면 사설 학원이라도 있지만,가난한 학생들이야 학교 말고는 딱히 갈 데도 없으니 어쩌겠는가,가기 싫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니는 수밖에. 김 상 봉 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
  • 국제 플러스/이 항명 조종사 7명 강제전역

    |예루살렘 AFP 연합|이스라엘 공군은 25일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공습임무 참여를 거부한 조종사 7명을 강제전역 조치했다고 군 소식통들이 밝혔다.앞서 이스라엘 공군 조종사 27명은 단 할루츠 공군 참모총장에게 탄원서를 보내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임무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며 항명파동을 일으켰다.공군 대변인은 탄원서 서명자 가운데 20명은 더 이상 그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편대에 배속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은 어떻게든 비행임무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 기고/‘집단항의’ 한국병 빨리 고쳐야

    우리사회에서 최근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 과격한 집단항의(mass protest)이다.집단항의 때문에 많은 국책사업이 취소되거나 중단되었다.예를 들면 얼마전 원전수거물 관리시설 건설 문제로 부안군수가 집단폭행을 당한 사건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오랫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새만금사업도 2006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중단된 상태이다.이 시점에서 우리의 과격한 행동양식과 사고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한국병’(Korean-pathology)이란 말은 국민에게 오래 공유되어온 병적 행동과 의식구조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한국병에 관한 ‘논의’는 1920년대에 이미 있어왔다.춘원 이광수는 l922년 ‘민족개조론’에서 조선인의 고질적 병폐를 8가지 제시했다.▲거짓말하기 ▲공리공론 일삼기 ▲표리부동한 성격 ▲공사(公私)의 불분명 ▲전문성 부족 ▲낭비하는 습관 ▲위생관념 부족,그리고 ▲용기와 결단력의 부족이다. 외솔 최현배가 1926년 ‘조선민족 갱생의 길’에서 제시된 유형도 비슷하다.그 내용은 ▲의지 박약 ▲용기부족 ▲활동력 부족 ▲의뢰심 많음 ▲저축심 부족 ▲성질의 음울함 ▲신념 부족 ▲자존심 부족 ▲도덕심 타락 ▲정치·경제적 파멸이다.이 주장은 당시한 일간지에 실려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당시의 한국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요소를 과감히 지적했다고 할수 있다. 그러면 최근 불거진 한국병은 무엇일까.아마 ▲한탕주의 ▲퇴폐주의 ▲왜곡된 교육열 ▲파벌주의 ▲무질서와 대중적 폭거(항의를 포함) ▲과소비 ▲조급증 ▲‘대충’주의 ▲특권의식 ▲흑백논리 ▲불신 풍조 ▲지역이기주의 ▲냄비근성 등일 것이다.이를 극복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앞에서 제시한 한국병 중 치유 가능한 것,또는 가장 손쉬운 것부터 하나씩 고쳐가자.예를 들어 민주적 인간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약속 지키는 일을 고칠 수 있다.둘째는 ‘할 수 있다 주의’(candoism)의 재강조이다.‘할 수 있다 주의’는 성숙된 ‘헝그리 정신’으로 표현되며 이에는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행동이 따라야 한다.즉 ▲적극적 사고와 일에 대한 헌신 ▲기로에서의 현명한 선택 ▲변화하는 환경에의 적절한 대응 ▲실패에서 배우는 자세 등이다.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뒤에야 전구의 필라멘트를 발명할 수 있었다. 셋째는 직업윤리의 강조이다.우선 경기규칙을 준수해야 한다.언제나 바르고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또 만사에 최선을 다해야 함은 당연하다.소명의식과 장인정신을 갖추어야 하고 주인의식과 봉사정신도 가져야 높은 수준의 직업윤리를 유지할 수 있다. 넷째,위에서 열거한 여러 유형의 한국병을 극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보다 근본적인 가치 즉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 관행,희생봉사,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정직 등을 우리사회에 정착시키는 일이다.사물을 흑백으로 나누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다자선택(multiple choice)방식도 뿌리내려야 한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가 주장하듯이 우리는 제3의 물결 속에서 커다란 환경변화에 직면해 있다.하루속히 한국병을 고쳐서 스스로 대변혁을 하지 않으면 이같은 큰 소용돌이에서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다.예컨대 사이버 혁명에 적극적으로 대비해 정보혁명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일이다.이러한 노력들을 하는 것과 함께 과격한 집단적 폭거 등을 고처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세계에 모범이 되는 ‘성숙한 한국인’‘건강한 한국사회’를 이루어 결국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유종해 명지대 객원교수 본지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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