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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9) 마음의 혁명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9) 마음의 혁명

    지난주에 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 비판의 내용을 훑어보면서, 그의 사유의 한계를 금주에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그의 사유의 한계는 서구의 지성주의가 안고 있는 한계와 그 궤적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지난주에 보았듯이,3대째로 내려오는 서구의 반자본주의의 사상은 다 자본주의의 물신숭배사상(fetishism)에 대한 도덕적 거부감의 표시와 같다. 그런데 경제기술적 자본주의든 사회도덕적 사회주의든 다 서구적 지성철학의 전통이 낳은 쌍생아와 같다. 본디 서구 지성철학의 원조는 아리스토텔레스다. 그의 논리학이 지성적 사유의 원조와 같다. 그의 논리학은 동일성(同一性)과 이타성(異他性)을 확연히 쪼개는 이분법적 사유로서, 간단히 말해서 A와 비(非)A를 완전히 별개로 취급하여 그 둘 사이에 어떤 애매모호한 중간지대도 용납하지 않는 사유를 말한다. 그 논리는 택일적 사유를 기본으로 한다. 택일적 사유는 명사적 사유와 같다. 명사적 사유는 산은 산이고 골짜기는 골짜기로 여기는 사고방식으로서, 산과 골짜기가 불일이불이(不一而不二=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님)로 상호 이중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것을 보지 않는다. 명사적 사유는 개념적 사유로 이어지면서, 인간지성이 개념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파악하려는 소유의식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서구의 기독교 신학도 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적 사유와 만나서 신학을 합리적 논리학과 어긋나지 않게 정립하게 되었다. 이런 정립의 금자탑이 바로 토머스 아퀴나스에게서 시발된 토미즘(Thomism)이라 하겠다. 무(無)에서부터 신(神)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다 이성(지성)의 능력으로 에누리없이 파악하는 철학이 헤겔의 사유다. 그래서 헤겔의 사유는 웃음을 빼고 역사와 자연과 사회의 모든 것을 다 놓치지 않고 파악한 철학이라고 풍자되기도 한다. 이것은 그의 철학이 너무 진지해서 인간이 웃는다는 것을 깜빡 잊었다는 우스갯 소리겠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성적 논리학과 헤겔의 변증법적 논리학이 다르다고 항의할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전자가 반대되는 양자사이의 택일을 주장하는 것이나, 후자가 모순되는 양자의 투쟁사이에서 합일을 주장하는 것이나, 다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두 논리학은 다 서구의 지적 전통의 뼈대로써 지성이 어떤 경우에도 세상을 혼미한 상태나 모순된 상태로써 방임하지 않는다는 지적 소유의 강인한 소화력을 상징한다. 지성의 철학은 그 출발부터가 소유의식의 자부심이 강렬했다. 지성이 세상을 소유하려는 철학은 서구 지성사에서 둘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경제적 기술적으로 세상을 소유하려는 도구적 실용철학이고, 둘째는 그 실용적 소유철학이 회임하고 있는 이기적 속성을 싫어한 반(反)이기적 사회도덕을 중시하는 인도적 해방철학이다. 소위 인도적 해방철학은 스스로의 이상주의에 심취해서 자신의 지성철학은 소유론이 아니고, 인간을 물질적 소외로부터 해방시키는 인간주의의 정상이라고 착각했다. 그래서 자신의 도덕주의가 곧 형이상학적 존재론이라고 착각했다. 좌우간 서양지성사에서 이런 착각을 처음으로 명쾌하게 세상에 밝힌 이가 독일의 하이데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자본주의적 실용주의만이 소유론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도덕주의도 역시 지성철학이 분비한 소유론이라는 것이다. 이 하이데거의 통찰은 사회주의적 이상주의가 짙게 피워온 신비의 안개를 하루아침에 날려보낸 셈이다. 사회주의적 소유론은 물질적 소유론보다 더 지독한 정신적 소유론이라는 것이다. 정신적 소유론이므로 독재를 필연적으로 몰고 온다. 보드리야르가 소비사회의 비판으로써 제기한 환영(simulacrum), 흉내내기(simulation), 초과실재(hyperreality), 내파(implosion)(38회 글 참조) 등과 같은 용어들은 다 실재의 알맹이를 잃고 기호로 변해가는 사회의 환상들을 비판한 것이다. 보드리야르의 사회학은 사회가 도덕적 가치를 잃지 않고 내용이 있는 현실이 구성되기 위하여 교환가치보다 더 튼튼한 사용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존재의 알맹이가 있는 사회가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소비사회가 그런 존재론적 알맹이를 다 잃어버렸거나 상실해간다는 것을 통탄하고 있다. 그의 사회학은 반자본주의의 사회학이 자본주의적 소비사회를 길들이지 못한 것을 한탄한 소리와 같다 하겠다. 그러나 그의 사회학은 두 가지의 착각을 범한 셈이다. 첫째로 그는 그의 사회학이 형이상학적 존재론의 요구라고 생각한 점이다. 그러나 그의 요구는 정신적 소유론의 요구이지, 결코 존재론의 요구가 아니다.(모든 정신적 가치론은 경제적 가치론의 은유화에 다름 아니라고 지난 9회 글을 통해 지적한 바 있다) 시장에서 매매가격의 은유적 표현으로 정신적인 사용가치나 교환가치를 인간이 상정한다. 따라서 정신적 가치도 인간이 세상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의 은유적 생각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보드리야르의 사회학은 세상을 사용가치로서 정초시키고 싶어하는 지성의 도덕의지가 바라는 소유학이다. 둘째로 그는 아직도 정신적 도덕적 가치론이 경제적 이기적 소유론을 길들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도덕적 가치론은 당위적인 명령인데, 그 당위의 명령이 자연적 본능의 이기심을 이은 지능(지성)의 이익추구의 충동을 결코 이길 수 없다. 지성의 이기주의는 자연적이고, 지성의 도덕주의는 당위적인데, 당위가 자연을 못 이긴다는 것을 노자가 이미 풍자했다.‘도덕경’에서 노자는 ‘발돋움하고 있는 자는 오래 서 있지 못하고, 성큼성큼 걷는 자가 오래 가지 못한다.’고 암시했다. 인위적인 노력이 자연적인 것을 능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구의 도덕적 사회주의가 경제적 자본주의를 이기지 못한 까닭은 그것이 힘이 들어간 인위적 당위주의이기 때문이다. 서구의 반자본주의 사상은 자본주의 병리현상의 지적에선 빛났으나, 그 병리를 치유하는 생리적 처방에는 아주 미흡해서 당위적 주장만을 늘 내놓는 추상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경제기술적 자본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 그것이 갖고 있는 찌꺼기와 같은 낭비와 배금주의를 씻어내는 길이 무엇인가를 사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나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사유를 다시 그 처방으로 생각한다. 반자본주의적 서구의 지성이 범한 사유상의 과오는 십자군적인 도덕주의의 사고에 너무 젖었었다는 것이다. 십자군적 도덕주의의 사고는 선악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여 선악을 각각 분리된 별개의 것인 양 실체론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보드리야르도 그런 십자군적 도덕주의의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개 서구 지성이 이런 과오에 습관적으로 젖어있는 경향을 갖고 있다. 보드리야르의 비판도 그가 반소비적 물건 가치의 실재를 선으로 집착한 정신적 소유주의를 기본으로 깔고 있기에 생긴 이론이다. 선이 악을 온전히 제거하겠다는 사상으로는 악이 사라지지 않는다. 악과 싸우는 선이 이미 내부에서 악을 또한 분비하고 있다. 사회주의가 실패한 까닭이 바로 도덕주의의 허상 때문이다. 하이데거가 그의 ‘존재와 시간’에서 ‘존재론적 욕망의 부름으로써의 양심’을 천명하였다. 나는 이 뜻을 우리가 다시 깊이 새겨야 한다고 여긴다.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사유를 철학자들이 하는 어려운 관념의 유희라고 오해하거나 일축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가장 절실하게 세상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생리의 길이라고 생각된다. 하이데거가 말한 ‘존재론적 욕망의 부름으로써의 양심의 소리’는 흔히 도덕론자들이 즐겨 쓰는 선의 진군나팔 소리를 울리자는 뜻이 아니다. 그의 생각은 이렇다. 세상사람들이 손익의 계산적 지성이나 또는 선악의 도덕적 지성의 둘 중 하나에 젖어서, 전자는 현실주의자들의 방패로, 후자는 이상주의자들의 창으로 각각 써 온 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둘 다 소유주의의 철학이다. 소유주의적 문명을 존재론적 문명으로 되돌리려 하는 것이 그의 사유의 본질이다. 모든 것은 다 동시에 양가적이므로 선악을 분별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의 이분법을 버려야 한다. 모든 것이 양가적이고 이중적인 한에서, 세상을 구하는 길은 세상을 분별적으로 여기는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말하고자 하는 양심의 소리는 분별적인 세상사람들의 마음을 본래의 본성적 마음으로 되돌아가는 마음의 자기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가리킨다. 본성의 소리는 당위적인 도덕의 명령이 아니라, 본능처럼 마음이 스스로 하고자 하는 기호적(嗜好的) 욕망을 말한다. 기호적 욕망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본능적 소유욕을 말하고, 또 다른 하나는 본성의 존재론적 욕망이다.(1·2회 글 참조) 하이데거가 언급한 양심은 마음이 자기의 본성을 되찾은 자성(自性)의 목소리와 다르지 않다. 그 자성을 그리스도성이라 불러도 좋고, 불성이라 말해도 괜찮다. 그러므로 그 양심의 부름은 도덕적 당위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성이나 불성이 하고싶어 하는 욕망을 부르는 것이다. 이런 부름을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현존재(마음)가 자신의 가장 고유한 존재가능성에로의 말건넴’과 같다고 언명했다. 소유론적 욕망은 이기배타적인 욕망이지만, 존재론적 욕망은 그리스도성이나 불성이 욕망하는 것이므로 자리이타적 욕망이다. 인간에게 이런 욕망의 자발성도 있다. 이 자발성을 부르는 것이 양심의 부름이다. 이 욕망은 경제와 과학기술을 위한 지혜도 부정하지 않고, 사회도덕도 파괴하지 않는다. 자리이타의 욕망은 자기본성에 의한 재능의 계발이 곧 사회적 이타행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소유론적 지성(知性)을 넘어선 존재론적 지성(智性)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마명스님은 ‘대승기신론’에서 이 지성(智性)을 중생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수염본각(隨染本覺)의 능력인 지정상(智淨相)과 그 것의 불가사의한 활동력인 부사의업상(不思議業相)이라고 명명했다. 본성의 욕망인 양심이 숨을 쉬면, 이 본성의 능력들이 우리를 경제적으로 도덕적으로 이끌어준다는 것이다. 양심의 부름을 하이데거는 간결하게 말했다.“양심의 부름은 나로부터 나오지만, 나를 넘어서 나온다. 그 부름이 어디로 가는가? 그것은 나에게 온다.” 이것이 마음의 혁명이다. 세상을 혁명하려하지 말고 마음을 혁명해야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아베 패밀리 일색” 日 새내각 비판

    |도쿄 이춘규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당·정 인사를 통해 출범시킨 ‘아베 사단’에 대한 언론과 야당의 비판이 벌써부터 거세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당·정 핵심 인물의 여성 편력과 주벽, 사람을 깔아뭉개는 언사 등을 들춰내며 도덕적 해이를 문제삼고 나섰다. 야당에서는 자질 문제를 따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27일 사설에서 내각의 논공행상이 지나칠 정도라며 “아베 총리는 아시아 외교 정상화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 인사를 보면 과연 진심인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을 거론하며 “그는 1997년 ‘일본의 앞날과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의 모임’을 결성해 회장을 지냈다. 이 모임은 식민지 지배와 침략의 과거를 솔직히 인정하는 것을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했다.”고 꼬집었다. 마이니치 신문은 해설 기사를 통해 “(그들만의) 단짝 내각에 대해 불안의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다양함과 배려가 없다.”는 다니가키 다사카즈 재무상의 발언도 소개하면서 혹평이 적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도쿄신문은 “아베 패밀리 일색이란 지적이 있다.”면서 단짝친구 내각이라는 비아냥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백악관식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며 평가를 유보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간사장은 “중량감이 떨어진다.”며 강경 매파 일색인 점을 우려했다. 공산당은 “매파 단짝 클럽”이라고 깎아내렸고, 사민당은 “개헌 준비 내각”이라며 경계했다. 야당은 나카가와 히데나오 자민당 간사장의 여성 문제, 나카가와 정조회장의 주벽 등을 공세 재료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람을 깔보는 언동이 잦은 것으로 알려진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이 정부 대변인역을 맡게 돼 설화(舌禍)가 잦을 것이라는 우려도 벌써 나오고 있다.taein@seoul.co.kr
  • 제 배만 불린 국책銀

    제 배만 불린 국책銀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으로 되살아난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무려 12억 6000만원에 이르고, 금융공기업들은 직원들의 급여를 편법 인상하는 등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 심지어 이들 기관에서는 청원경찰이나 운전기사의 연봉도 최고 억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12월 한국은행 등 12개 금융공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26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4년 기준 국책은행 기관장의 연봉은 한국산업은행 6억 9100만원, 한국수출입은행 6억 2700만원, 중소기업은행 5억 9000만원 등 평균 6억 3600만원이다.13개 정부투자기관 기관장의 평균 연봉 1억 5700만원보다 무려 4배 이상 많다.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광주은행·경남은행·서울보증보험 기관장의 연봉도 모두 4억원이 넘었다. 감사원 관계자는 “1999년 법인세법 개정으로 기밀비가 폐지되자 2001년까지 기관장 보수를 평균 263% 인상했다.”면서 “2002년 이후에도 정부투자기관 기관장의 인건비 인상률 14.6%보다 22.2%포인트 높은 36.8%의 인상률을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규 직원 1인당 급여는 한국은행과 3대 국책은행이 평균 7968만원이다. 시중은행의 평균 급여 6840만원보다 16.5%,13개 정부투자기관 평균 급여 4357만원보다 82.9% 많은 것이다. 특히 이들 4개 기관에서는 단순·반복업무를 수행하는 청원경찰과 운전기사를 정규직원으로 두면서 급여를 최고 91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었다. 청원경찰과 운전기사의 평균 급여는 각각 6300만원,6700만원이다. 금융공기업들은 직원들의 급여를 올려주려고 갖가지 편법·위법 수단을 동원했다. 우리은행은 초과업적성과급 등을 신설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3년 동안 임금을 60.7% 인상,1850억원의 인건비를 과다 집행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22.9%보다 37.8%포인트 초과한 것이다. 서울보증보험은 3년 동안 성과급을 300% 인상해 임금을 50.3%나 올렸고, 중소기업은행은 다른 국책은행보다 급여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41.2%나 인상했다.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는 정원과 현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예산잔액으로 직원들에게 각각 113억원,45억원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했다. 경남은행은 노조와 이면합의로 인건비 42억원을 추가 집행했다. 복리후생제도를 악용해 개인연금을 급여에 포함시키거나 임차사택제도를 편법적으로 운용하는 사례도 많았다. 또 금융공기업 12곳 모두 직원들에게 법정 연차휴가 말고도 별도 특별휴가를 주고, 특별휴가를 가지 않은 사람에게는 휴가보상수당을 지급했다. 한국은행 등 10개 기관은 지난 2000년 감사원이 직원들에 대한 주택자금 무상지원을 시정하라고 요구하자, 기관 명의로 아예 주택을 사들인 뒤 직원에게 무상 지원하고 있다. 임차사택 지원규모만 모두 3215억원이며,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직원에게까지 임차사택을 지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과 자산관리공사 등 8개 기관은 개인연금저축 불입액을 기본급에 편입시키는 방법으로 3년 동안 1420억원을 편법 지원했으며, 우리은행은 휴직한 사람에게도 성과급을 지급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EBS플러스2]

    11:00 중학 1학년 도덕, 기술·가정12:20 중학 컴퓨터13:00 중학 2학년 도덕, 국사14:20 중학 3학년 마스터 영어15:20 초등 3,4,5,6학년 사회17:00 중학 1학년 도덕, 기술·가정(재)18:20 중학 컴퓨터(재)19:40 중학 2학년 도덕, 국사(재)23:00 영어단기정복24:50 직업탐구(재)
  • 儒林(700)-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6)

    儒林(700)-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6)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6) 송대의 신유학을 가리키는 ‘성리학’이라는 명칭은 ‘본성이 곧 이(性卽理)’라는 주자의 핵심사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본성으로서의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의 오상(五常)을 계발하여 그것을 사회에 확충시키려 하였던 주자의 사상은 맹자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사단(四端)의 성선설을 발전시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계발하려는 신인간학(新人間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즉리(性卽理)’의 핵심사상은 주자의 독창적인 철학사상이 아니었다. 주자가 내세운 ‘성즉리’사상은 북송초기의 유학자 정호(程顥), 정이(程 ) 두형제가 내세웠던 이기론(理氣論)을 수용해서 이를 더욱더 발전시켰던 것이다. 형 정호는 정명도(程明道)라 불리고 동생 정이는 정이천(程伊川)이라 불리던 한살 터울로 태어난 연년생의 형제였다. 주자보다 100여 년 전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출생의 이 두 형제는 신유학의 개조라고 할 수 있는 주돈이로부터 학문을 배웠다. 주돈이는 우주의 근원인 태극(太極:無極)으로부터 만물이 형성되는 과정을 도해하여 그 유명한 ‘태극도설’을 그렸다. 태극은 음양의 이기로 나누어지며 음양은 또한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의 오원소(五元素)로 나누어지고 그 원소는 다시 건(乾)의 남성과 곤(坤)의 여성으로 나누어지며, 남녀는 만물의 순서로 나누어져 우주가 구성되었다고 논하고, 그 만물 중에서 인간만이 가장 우수한 존재(秀靈)이기 때문에 인의의 도를 지키고 마음을 성실히 하여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도덕과 윤리를 강조하고 우주생성의 원리와 인간의 도덕원리를 지켜나가는 이론을 제시하였던 신유학의 개척자였던 것이다. 특히 주돈이는 주역(周易)에 바탕을 두고 ‘만물의 근원은 태극이며 태극이 실제로 모든 만물을 형성한다.’는 형이상학을 제시함으로써 성리학의 중심사상인 이학의 바탕을 마련했던 뛰어난 사상가였던 것이다. 정호와 정이의 이정자(二程子)는 특히 스승 주돈이의 사상을 한층더 발전시켜 자연현상의 모든 질서는 우주의 근본원리인 이(理)에서 비롯된다는 ‘성즉리설(性卽理說)’을 주창하였는데, 이 두형제의 성리론에서 주자는 마침내 어렸을 때 아버지 주송으로부터 천자문을 배울 때 주송이 하늘 천(天)을 가르치기 위해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저 하늘보다 높고 깊고 넓은 것은 없다.’고 말하였을 때 ‘그렇다면 하늘 위에는 무엇이 있습니까.’하고 물었던 근원적인 의문점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버지 주송은 주자의 질문에 당황하였을 뿐, 그 어떤 명쾌한 대답도 해주지 못하였는데 주자는 이정자의 성리론을 접한 순간 어렸을 때부터의 수수께끼가 완전히 풀리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즉 유형으로서의 극점인 하늘(天) 위에는 무형으로서의 이(理)가 존재하고 있음을 비로소 각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 儒林(69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5)

    儒林(699)-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5)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45) 그러나 주자의 학문이 형성되는 데 있어 육구연과 진량 같은 호적수의 라이벌 관계는 필연적인 과정이었다. 이들과의 치열한 논쟁을 통해 주자의 학문은 더욱더 확고하게 체계를 갖출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공교롭게도 주자가 65세의 나이로 황제의 시강이 되어 황제의 최측근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당대의 권신 한탁주(韓 胄)의 방해로 탄핵을 받아 관직도 빼앗기고 사록직도 없게 된 후 주자의 학문마저 위학(僞學)으로 몰려 죽을 때까지 이 불명예를 벗어나지 못하였을 때 오히려 이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주자는 1200년, 이런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두었으나 주자가 사후에 신원을 받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오히려 주자가 그토록 미워하였던 육구연과 진량의 제자들이 합심하여 주자를 옹호하였기 때문이었으니, 무릇 위대한 사상의 탄생은 이와 같은 고난의 시련과 반대 사상의 담금질을 통한 정제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주자는 도대체 무엇을 집대성하였음일까. 주자는 수평적으로는 송 대 성리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정이, 정호 두형제의 성리론에서부터 이러한 수많은 유학자들의 성리학을 총정리하였으므로 흔히 정주학(程朱學)의 종주로 불릴 뿐 아니라 수직적으로는 공자와 증자, 그리고 자사와 맹자로 전해져 내려오는 유학의 도통(道統)을 이어받았다. 즉 ‘논어’,‘대학’,‘중용’,‘맹자’의 책을 모아 사서(四書)를 이룩하였던 유학의 횡적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였던 것이다. ‘논어’는 공자의 사상,‘대학’은 증자의 학문,‘중용’은 자사의 학문,‘맹자’는 맹자의 학문을 대표하는 것이어서 이 네 가지 책이야말로 유가의 기본적인 경전으로 비로소 세상에 널리 읽히는 교과서가 될 수 있었으며, 주자는 이러한 수평적인 총정리와 수직적인 총망라를 통하여 마침내 주자만의 독특한 사상, 즉 ‘주자학(朱子學)’을 형성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주자학’은 주자 개인이 독창적으로 탄생시킨 학문이 아니라 수직적으로는 공자의 ‘인(仁)사상’에 바탕을 두고,‘인’의 실천원리로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근거를 두고 있었던 도덕 실천 철학이었다. 일찍이 맹자가 말하였던 ‘인(仁)’의 단서인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의(義)’의 단서인 ‘수오지심(羞惡之心)’,‘예(禮)’의 단서인 ‘사양지심(辭讓之心)’,‘지(知)’의 단서인 ‘시비지심(是非之心)’의 사단이야말로 공자의 이 ‘인(仁)’사상을 성인과 같은 지선(至善)의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도덕 실천의 원리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주자는 수평적으로도 송나라 초기에 주돈이 등이 주창한 ‘태극’과 ‘음양론’도 수용하였다. 즉 우주의 기본 섭리는 곧 유학의 원리와 근본적으로 통하는 것이며, 또한 그것은 현실적인 모든 존재와 현상을 설명해 주는 것이라는 범우주론에 이르기까지 주자는 이 모든 것을 통관할 수 있는 새로운 존재론을 내세우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주자학의 골수라고 할 수 있는 ‘이기론(理氣論)’이었던 것이다. 바로 여기에서 신유학의 대명사인 ‘성리학(性理學)’이라는 철학사상이 탄생되었던 것이다.
  • [경제정책 돋보기] 민영의료보험법 제정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민영의료보험법 제정 논란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둘러싸고 여당과 보건의료당국, 보험업계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여당과 보건의료당국은 공적보험(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라는 차원에서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반면 보험업계는 이중 규제에 따른 시장 위축과 생존권 위협 논리를 내세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측은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에서 격론을 벌일 예정이다. 국회 복지사회포럼이 주최하는 공청회에는 이진석 서울대 의대교수가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이상용 보건복지부 보험연금정책본부장과 임영록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안병재 손해보험협회 보험업무본부장, 김창보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나선다. ●“의료양극화 해소에 꼭 필요”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주도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은 법 제정 이유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의료양극화 해소 ▲민간보험사의 합리성 부족 및 사회적 책임 부재 ▲보험가입자 보험장치 미흡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악화 등을 들고 있다. 장 의원은 “민영의료보험의 활성화에 앞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의료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꾀하기 위해 별도의 민영의료보험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민영의료보험의 취급 범위를 비(非)급여로 제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민영의료보험 사업자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관리감독자도 보건복지부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는 민영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의 관계 설정에 대한 업무를 담당할 능력이 없다는 논리이다. 민영의료보험을 감독할 의료보험감독위원회를 복지부 산하에 설치, 독립 업무를 수행하되 운영비는 보험사가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보장상품은 유형별로 표준화하고 가입자격 제한이나 보험계약 변경은 금지된다. 보험금 지급률에 하한선을 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강력 반발하는 보험업계 보험업계는 별도의 법 제정은 불필요한 이중 규제이며 현재의 관련 법규로도 충분히 민영의료보험시장에 대한 제재와 감독이 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법 제정 추진이 ▲보험소비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복지부의 이기주의 산물 ▲보험사의 사회적 역할을 부정하는 행위 ▲현행 보험업법을 부정하는 행위 ▲공적보험 재정 악화 방지를 위한 선진국 사례와도 배치되는 행위 등이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보험업계는 민영의료보험 취급 범위를 줄이는 것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개인이 내는 건강보험 급여부분을 민영의료보험이 보장할 수 없으면 우선 개인의 의료비가 늘어난다. 보험사들이 상품을 만드는 데 제한이 있고 가입자 또한 비급여부분만 보장받도록 하는 등 상품선택권을 제한하는 독소 조항이라는 지적이다. 별도의 민영의료보험사업자를 허가할 경우 민간연금보험사업자, 민간책임보험사업자 등 공적 기능을 가진 모든 보험 영역에서 별도 사업자를 양산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영의료보험사업을 복지부 장관이 관장하는 것도 이중업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새 감독기구를 만드는 것이 국가재정의 낭비이며 운영비를 사업자인 보험사가 분담금으로 부담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는 상품 표준화는 정부의 자율경쟁 확대 정책과 부합하지 않고, 가입자격 제한을 두지 않으면 보험산업 전체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보험계약을 바꾸지 못하게 하거나 보험사가 승인 권한을 갖지 못하면 계약자의 도덕적 해이를 부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사업비율과 보장지급률을 제한하는 것은 민영보험사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도 반박한다. 안병재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민영건강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불충분했던 의료 공백 부분을 보장하고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여왔다.”면서 “국민건강보험 기능 강화만이 전체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의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EBS플러스1]

    07:00 고1특강 종합 국어(하)08:40 고1특강 종합 도덕, 과학11:10 수능특강 선택 고3 종합 물리Ⅰ, 화학Ⅰ12:50 수능특강 선택 고3 종합 생물Ⅰ, 지구과학Ⅰ14:30 수능특강 종합 고3 수리영역 수학Ⅰ16:10 수능특강 종합 고3 언어영역18:10 수능특강 종합 고3 외국어영역, 수리영역 수학Ⅱ
  • 기업 사회책임 평가 ‘펀드문화의 세대교체’

    기업 사회책임 평가 ‘펀드문화의 세대교체’

    최근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표방한 일명 ‘장하성 펀드´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국내에도 SRI펀드(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 Fund·사회책임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시세 차익을 얻는 데 만족하던 투자자들이 기업경영이나 사회공헌에 투자하는 펀드에 눈길을 돌리는 등 펀드문화의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중이다. 최근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표방한 일명 ‘장하성 펀드´가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국내에도 SRI펀드(Social Responsibility Investment Fund·사회책임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시세 차익을 얻는 데 만족하던 투자자들이 기업경영이나 사회공헌에 투자하는 펀드에 눈길을 돌리는 등 펀드문화의 세대교체를 이루고 있는 중이다. ‘2세대’ 펀드들은 그동안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부양, 배당금 확대 등을 통해 주주의 단기적인 투자수익 극대화를 요구하는 초기 단계의 펀드(1세대 펀드)를 넘어서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이라는 미래지향적 주문을 내놓고 있다. 적립식 펀드와 주식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연기금 등이 주식시장의 자금 공급축으로 떠오르면서 생긴 현상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인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한 ‘헷지펀드’라는 시각도 있지만 국내의 펀드문화가 변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장기투자 표방 펀드 봇물 국민연금은 22일 1500억원 규모의 사회책임투자형 펀드를 운영할 자산운용사 3곳을 발표한다. 한 회사당 500억원씩 운용하게 되며, 기본계약기간이 5년으로 긴 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투자가 활발한 SRI펀드를 참고로 하되, 앞으로 기업가치 극대화가 가능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표방하는 펀드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04년부터 기업지배구조형 펀드를 운용해왔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이 지난 20일 현재 966억원을 운용중인데, 누적수익률이 101.69%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은 이외에도 사모(私募) 형태로 1500억원, 공모 형태로 60억원 상당의 기업지배구조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샘표식품 지분 24.1%를 사들인 우리투자증권의 ‘마르스제1호PEF’, 대한화섬 지분 5.15%로 태광그룹을 압박하고 있는 ‘장하성펀드’도 이같은 부류에 해당한다. 코오롱유화 지분 5.68%를 가진 호주계 펀드 헌터홀도 지난 15일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보다 투명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기업가치 제고’로 바꿔 대열에 합류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의 박현주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기업과 나라가 장기적인 성장과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면서 “연구개발·신규사업 등의 투자 없이 배당에만 전력하는 기업은 미래에셋 보유 지분을 바탕으로 주주총회에서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경영진과 끊임없는 밀고당기기 경영진과의 의사소통이 쉽지만은 않다. 알리안츠자산운용 관계자는 “설득과 권유가 주를 이루지만 언론에 노출되지 않을 정도로 경영진과 싸운다.”고 전했다. 장하성펀드는 대한화섬측의 무성의로 언론에 분쟁 상황이 실시간으로 노출된 예외적인 경우이다. 이같은 펀드들의 등장에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지금도 일부 기업 소유주들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주주에 대해 무관심한 예가 많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쓰면 이자를 내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으면 주주에게 그에 따른 보상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배구조개선 등을 통해 투자수익을 얻기 위한 일종의 헷지펀드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노리고 투자수익을 얻기 위한 헷지펀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비판의 근거다. 삼성물산을 공격했던 영국계 헤르메스펀드도 유럽에서는 유명한 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가진 지분으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면 되는데도 지분 참여를 빌미로 경영진에게 지나친 압박을 가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업가치 제고라는 것은 투자수익을 거두기 위한 하나의 명분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결국은 투자자에게 최고 수익을 돌려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SRI펀드 외국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투자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고, 이로 인해 SRI펀드가 활성화돼 있다. SRI펀드는 1920년대 미국 감리교회를 중심으로 윤리적인 투자 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도박, 주류, 무기업체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 것도 이런 도덕적인 투자 문화를 감안한 것이다. 이후 1960년대는 반(反) 공익적 기업들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투자를 고려,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자금을 만드는 차원에서 SRI펀드의 기능이 바뀌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는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주주활동과 지역사회 공헌에 초점이 맞춰지는 등 긍정적인 투자 방식으로 선회했다. 미국은 지난해 말 현재 전체 펀드 규모의 12.5%인 약 2조 2900억달러가 SRI펀드로 운용되고 있다.10년 전에 비해 260% 급증했다. SRI펀드의 유형은 크게 기업활동 스크린, 적극적인 주주활동 및 지역사회 공헌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기업활동 스크린 유형이 약 1조 6900억달러로 전체의 70.0%를 차지한다. 이중 공적연금이 전체 SRI펀드 시장규모의 52.8%를 차지하는 최대투자자다. 유럽에서는 8월말 현재 375개,2410억유로(약 290조원) 규모의 SRI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특히 영국은 1999년 연금법 개정으로 SRI펀드 규모가 급성장했다. 영국 SRI펀드의 시장규모는 약 1480억유로로 유럽 전체 기관투자자 SRI펀드 시장의 44%가량을 차지한다.SRI펀드 중에서도 연금펀드는 기관투자자의 35.6%를 차지해 보험회사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투자 단기화로 금융시장 위험 커져 “펀드의 활성화는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만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펀드의 파급효과를 분석한 ‘펀드자본주의의 명과 암’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펀드문화의 폐해를 이같이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선 투자 단기화와 높은 레버리지(고정비용이 기업경영에서 지렛대와 같은 작용을 하는 일) 등으로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위험)가 커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1998년 미국의 헤지펀드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 위기로 금융 위기가 우려되자 미국의 14개 은행 및 투자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3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실시한 사례를 꼽았다. 연구소는 또 기업이 펀드의 경영 간섭 및 적대적인 인수·합병(M&A) 위협에 직면하는 경우 경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거론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5월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 결과,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200개 기업 가운데 12%가 외국인 주주의 경영 간섭 애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한국기업도 경영권 방어와 주가안정을 위해 투자보다 현금 확보나 자사주 매입 등에 주력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금액이 2001년 8조 2000억원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31조 2000억원으로 증가한 점을 사례로 들었다. 국내기업을 인수한 외국펀드들은 투자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무리한 구조조정 등 다양한 조치를 실시한다는 점도 거론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영업 능력이 약화되는 등 장기 성장성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점도 펀드 자본주의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펀드 자체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규율 장치를 마련하고 ▲투기성 펀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다양한 경영권 방어장치를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기념 연극을 하게 됐지요. 친구들 왈, 형이 연극을 하니 이 중 네가 제일 낫다, 한 번 앞장서 봐라, 하는 거예요. 그렇게 ‘돌아온 탕아’를 연출했지요. 그 때 그 교회의 분위기와 정서가 아직도 내게 남아 있어요. 생각해봐요, 전구에 마분지를 말아서 조명을 대신했던 그 소박한 풍경들을. 한젬마 어떤 아이였나요, 어렸을 때에는. 유인촌 숫기 없고 얌전하고 소풍가서 나서지도 않았고.... 평범했지요. 한젬마 그 아이가 자라서 이런 멋진 배우가 되었네요. 유인촌 무언가가 잠재되어 있었겠지요. 안으로 정열을 숨겨 놓는 ‘배우’가 그래서 내게 맞는 거 같아요. ‘배우’ 얘기가 나온 김에 잔소리 좀 합시다. 내가 95년 이후 방송 안 하고 연극만 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그 이유가 이런 겁니다. 닫힌 화면 속과 열린 무대 위의 연기는 달라요. 앞사람은 표정으로 말하지만, 뒷사람은 온몸으로 제 속의 것을 토해내는 겁니다. TV는 현실의 자연스러움을 구하지만, 연극은 자연스러움을 넘어서는 그 무엇을 필요로 해요. 안으로 힘이 쌓여서 밖으로 우러나오는 또 다른 이미지를 요구하는 거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요즘 등장하는 많은 연기자들은 그저 자기가 가진 재주를 소진해버리고는 온다 간다 말없이 사라져버리잖아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한젬마 가슴에 묻어 두었던 응어리를 토해내시는 군요. (웃음) 대표님의 현재의 꿈도 알고 싶어요. 사람은 늙을 때까지 꿈을 꾸잖아요. 유인촌 내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언제부턴가 ‘돈키호테’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거기에 이런 대사가 나와요. “이룰 수 없는 꿈을 꾼다고 해도,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겉으로 읽어서는 이 구절을 찾을 수 없어요. 구석구석 숨어 있던 것을 내가 찾아낸 거지요. 그게 벌써 2, 30년 전의 일이고, 돈키호테가 나한테 준 이런 삶의 태도와 자세를, 현실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면 무대에서라도 한번 이뤄보자 한 것이 내 평생의 숙제가 되었지요. 아, 참 현재의 꿈이 무엇이냐는 게 질문이었지. 그런데 말이에요. 꿈을 낮에 꿀 수는 없고 잠 든 밤에 꾸는 것 아닙니까. 또 꿈은 현재의 삶을 되비추는 것인데 현실이 어두울 때 내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잠 속에서 어떤 꿈을 꾸게 될까, 솔직히 나는 조금 두려워요.... 한젬마 얘기가 조금 다른 곳으로 흘러가네요. (웃음) 유인촌 잘 생각하면 다른 얘기가 아닐 겁니다. 꿈을 잡을 수 없는 불확실한 실체라고 할 때 우리 예술가들의 역할은 바로 이 부분,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배우가 뭐고 작가가 뭡니까. 무당 곧 영매(靈媒) 아닌가요? 결국 몸을 태워서 자신을 팔아서 중생을 살리는 거잖아요. 그런데 요즘 누가 예술가를 그렇게 보겠어요. 이건 이른바 우리 사회를 이끌어간다는 계층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말로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막상 속내를 들여다보면 예술을 너무 가볍게 봐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결국은 예술가들이 그들을 각성시켜야 하는데 불행하게도 그 역할을 못하고 오락을 제공하는 광대 수준에 머물러 있어요. 한젬마 문화의 최전방에서 몸으로 부딪쳐 일하시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느끼시는 것 같아요. 유인촌 내가 돈키호테 구절을 여러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그런 의미입니다.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자, 이길 수 없는 대상과 싸워 이기자.... 이것, 바보 같은 짓이지요. 요즘 세태에 어울리지 않으니까. 질 게 뻔한데 누가 도망가지 않고 싸우겠어요. 간단히 정리해서, 괴롭고 마주 대하기 싫은 것들을 자꾸 얘기해서 일깨우는 게 우리 배우들의 꿈이라고 해둡시다. 한젬마 사람들을 꿈꾸게 만드는 게 나의 꿈이다, 멋진 말이네요. 그럼, 꿈꾸기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웠을 때 그 결과는 어땠나요. 유인촌 피바다가 되지. (웃음) 그러거나 말거나, 성패에 관계없이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게 인간이 할 일이고, 인간은 또 그렇게 살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인생은 비극! 한젬마 어느 사이에 꿈을 정리해 주셨네요. 그래도 아직 대표님께서 지금 가슴에 품고 있는 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시진 않으셨어요. 유인촌 야, 참 질기다. 요즘에 누가 이런 얘기해요. 누가 꿈 얘기하면서 현실을 다그쳐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게 이런 얘길 합디다. 유별나게 굴지 말고 편하게 살라고. 뭐 대단한 일 한다고 방송 접고 극단 만들고 극장 짓느냐고. 사서 고생하고, 돈 들어가는 일이니까 틀리지 않은 말이지요.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사는 방식을 바꿀 수 있지요.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요? 결핍되었기 때문이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가 날 자꾸 긁는 거지요. 한젬마 그 결핍을 표현할 때 가장 가까운 단어는 무엇일까요. 어떤 것에 대한 결핍일까요. 유인촌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웃음) §물리칠 수 없는 적과 싸워야 해도, 한젬마 이런 얘기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우리에게 제일 큰 적은 역시 내면에 존재해요. 누구나 다 약점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을 텐데.... 유인촌 내 콤플렉스요? 재미없고, 개성 없고, 무미하고.... 자질이, 재료가 뛰어나지 못하다는 생각을 늘 해요. 하지만 그런 평범함 덕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지요. 너무 두드러지거나 개성이 강하면 쓰임새가 한정되니까. 문화재단 일만해도 그래요. 내가 대표직을 맡는다니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저 인간이 어떻게 규칙적인 일에 적응 할 수 있을까, 하고. 하긴 나도 조금 낯설기는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이중적인 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한젬마 그렇담, 가장 두렵고 힘든 일은 무엇인가요. 유인촌 우선 내부적으로는,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역시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라고 해야겠지요. “예술가는 말이야,” 난 이런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표현을 자주 써요. 되게 보수적이죠. 나는 선배들한테 조건 없는 희생을 강요합니다. 그리고 나 역시 후배들한테 내리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구닥다리 인생을 살아왔으니 사람들에게 “왜 예술가 본연의 임무를 저버리는 거요?”라는 듣기 싫은 소리를 자꾸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또 마음에 맞는 동지를 찾기가 쉽지 않은 거지요. 한젬마 외로우신 거군요. 유인촌 강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가 약해요. 고집 센 것 같지만 내 생각을 끝까지 강요하지도 않아요. 완성도를 요구하는 연극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그 외의 일에는 너무 약해요. 한젬마 외부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거창하게 말해서 사회의 공공 권력에 맞섰던 고민과 갈등은 없었나요. 유인촌 사실 나는 성향으로는 시민운동을 할 사람이죠. 소외되고 핍박 받는 사람 쪽에 마음이 가 있으니 이마에 띠 두르고 목소리 높이는 일이 딱 어울릴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내 나름의 방법을 연극에서 찾았습니다. 그 부당성을,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고발하는 데 연극만큼 적절한 도구도 없을 겁니다. 내가 특별히 애착을 갖고 있는 게 ‘홀스또메르 말馬을 의인화해서 인간사의 모순을 풍자하는 내용의 작품’라는 톨스토이 원작의 연극입니다. 흥행도 안 되고 교훈적이기만 한 따분한 작품이라고, 사람들이 아무리 찧고 빻아도 난 그걸 합니다. 그 연극 본 사람들은 막이 내려오고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요. 야, 이거 어떻게 살라는 거야, 내가 영 잘못 살고 있는 거야? 마음이 무거워서 서로 얘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극 중에서 ‘말’이 ‘인간’을 이렇게 평합니다. ... 인간은 늘 뭔가를 소유하려고 해. 하지만 인간은 자기 늘 자기 땅이라고 얘기하면서도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아. 인간은 늘 “넌 내 여자야!”라고 말하면서도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와 살아.... 말년의 톨스토이는 동양사상에 심취했답니다. 누릴 수 있는 부귀와 명예를 다 누린 사람인데, 어느 날 문득 자다가 뛰어나와서 기차 타고 모스크바 외곽 어딘가의 외양간에서 얼어 죽었답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한젬마 아까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말씀하셨는데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고통을 빼놓고 할 수 없잖아요. 가장 컸던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실 수 있나요. 연극에서는 고통을 쉽게 얘기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말 작은 고통이 엄청난 좌절과 상처를 주잖아요. 유인촌 어차피 내 삶이란 게 연극을 떠나서는 별 의미가 없으니 세상살이에서 겪었던 어려움들은 논외로 합시다. 이걸 고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실 때 두 번 다 임종臨終을 못 했어요. 두 번 다 공연 중이었어요. 어머니 때는 그래도 공연을 마치고 장사라도 치를 수 있었는데, 아버지 때는 독일 본에서 공연 중이라 그조차 할 수 없었지요. 자유 극단이 유럽 현지에서 햄릿을 올렸는데, 막이 오르면 햄릿이 독살된 아버지의 유령과 만나는 첫 장면이 나옵니다. 햄릿이 계속 아버지를 부르고 쫓아다니는데, 그때 같이 출연했던 동료들이 내가 무대에서 아버지 유령을 좇는 모습을 보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참아야 해도, 한젬마 배우의 숙명처럼 들리네요. 분위기를 조금 바꿔서, 제가 오늘 대화를 갖기 전에 몇몇 분들에게 평소의 유 대표님은 어떤 사람이냐, 물어봤는데 한결같은 대답이 진솔하고 씩씩하고 남자답다는 거예요. 어떠세요, 이 사람들의 평가가 맞는 건가요?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것은, 실제 자기 모습은 자기가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남들 봐주는 모습과 다르잖아요. 그런 거 분명히 느끼시지요? 실제의 자기 자신과 남들이 보는 혹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의 적지 않은 틈을 어떻게 메우시나요. 그런 것들 때문에 혼란스러운 적은 없었나요. 유인촌 잘못하면 정신병원 가는 거지.(웃음) 역할에 빠졌다가 제 때에 나오지 못해서 망가지는(?) 연기자들 많아요. 조폭의 두목 역을 맡았던 사람은 극이 끝난 후에도 어깨에 힘주고 다니고, 신분 높은 인물을 연기했던 사람은 근엄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으로부터 늘 대접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어떤 연기자든 현실과 극 사이의 혼란스러운 거리감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되는데 나도 아주 예외는 아니겠지요. 그런데 나는 어떻게 보면 무척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그 감성이 내면의 균형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비교적 잘 참고 이겨내기도 했고. 의외이겠지만, 우선 나라는 사람이 남 앞에 나서고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고요. 한젬마 아니, 유인촌이라면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데도요? 유인촌 허, 참. 그런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 예를 하나 들까요. 배우들은 연극 포스터에 민감해요. 내가 누구 이름보다 앞에 있다, 뒤에 있다 이런 것들에 신경을 곤두세우는데, 나는 늘 뒤쪽에 내 이름을 넣으라고 해요. 한젬마 그건 어떤 여유 같은 것 아닌가요. 유인촌 일일이 설명하자면 끝이 없고... 아니, 내 이름이 마지막에 들어간다고 햄릿이 단역 되겠어요? 물론 조금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게 겉으로 꾸미는 거라면 사람들이 금방 알 거 아니에요. 저 인간 ‘쇼’ 한다고.... 흔한 말로 잠깐 속일 수 있어도 끝내 속일 수는 없잖아요. 그런 눈에 보이는 거짓말 안 되거든요. 균형 감각을 갖고 진정성으로 만나야지. 그리고 보세요. 실제로 내가 이것저것 안 하고 연기 하나만 하지 않았습니까. 돈 벌수 있는 데 밤무대도 안 나갔고. 가끔 광고는 찍었지만.... 한젬마 그럼 딴 일 하신 거잖아요. (웃음) 유인촌 이거 진땀나네. 변명 한 번 더 합시다. 아마 연극을 안 했으면 광고도 안 했을 겁니다. 대한민국에서 연극 하려면 돈이 들어가요. TV 출연료로는 도저히 안 돼요. 그런데 연극에서 적자를 내면, 이번에 2억쯤 엎어졌다(?) 하면 다행히 그 순간 광고가 들어와요. 이렇게 지난 10년을 끌고 왔다 이겁니다. 쑥스럽지만 서울시문화재단 대표직을 수행하는 기간 중에도 사실은 광고를 두어 번 찍었어요. 그 돈이 2억7천만 원쯤 되는데, 내가 안 갖고 재단에 기부했어요. ‘조건부 기부금’이라고 기부자가 쓰임새를 정해서 재단에 위임하는 제도가 있어요. 나는 예술 분야의 전문이론서를 쓰는 사람에게 주라고 한정 지어서 기증했어요. 그런 책은 내봐야 팔리지 않으니까. 그 결과물이 무대미술에 관련된 책도 있고 봉산탈춤의 악보를 정리한 것도 있어요. 얘기 하다 보니 자기자랑이 됐네, 음. 한젬마 그런 자랑은 괜찮아요. (웃음) 그런데 서울시문화재단의 대표로서 업무를 수행하시는데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행정가는 현장예술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잖아요. 유인촌 예술을 대한 이해가 다른 사람들과 일한다는 건 사실 힘들지요. 왜 적자냐, 독립경영을 해라, 시 관계자들이 늘 하는 얘기가 이런 거였는데, 그때마다 내 대답은 명쾌했어요. 예술 하는 사람이 무슨 돈을 벌어! 문화재단의 예산 3분의 1은 벌어서 쓰라는데 여기가 돈 버는 데는 아니지요. 건물 세 주고 임대료 받아서 예산 줄인다고 일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들어오면서 보셨겠지만, 이 문화재단 건물을 3층까지 비워놓았어요. 문화생활의 공간으로 시민들이 마음껏 활용하시라는 뜻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의 본연의 업무는 서울시민들이 질 높은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립, 시립 이런 이름 붙은 곳에서는 민간이 못하는 걸 해야지요. 문화적 주체성, 도덕성을 고양하는, 큰 규모의 대작을 담당해야지요. 어떻게 영세한 민간 극단이 20명, 30명 나오는 연극을 합니까. 한젬마 듣다보니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규모가 궁금하네요. 유인촌 현재 외형으로는 3천5백억 원인데 그 중 1천억 원은 오페라 극장 건립을 위해 적립 중이고, 나머지 2천5백억 원이 실제 가용금액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연간 예산은 1백5십억인데 여기에서 경상비 33억 빼면 1백2십억 원이 남지요. 이 돈 가지고 1천만 명이 넘어가는 대도시에서 ‘문화’를 한다는 건데.... 글쎄요. 많고 적음에 관한 판단은 시민들이 알아서 하시겠지요. 한젬마 이제 대담을 마무리하지요.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향후 계획은.... 유인촌 특별한 것은 없어요. 강원도의 ‘봉평예술극장’을 좀더 친환경적인 예술공간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고.... 참, 강남에 있는 ‘유씨어터’는 그간 연극만을 위한 공연장이었는데 앞으로는 예술계 전반의 ‘사람’을 담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켜나가려 해요. 결국 사람이 중요한 건데, 지금은 문화예술계가 지나치게 분화되어서 발전적인 교통이 잘 안 되는 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두가 함께 어울렸어요. 문득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그때 명동 엘리자베스 다방에 가면 문학, 영화, 미술, 사진 하는 분들이 모여서 설전을 벌였어요. 말이 되든 안 되는, 대화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았던 거지요. 문학이 미술에서 한수 배우고, 미술이 연극에서 영감을 얻는 거죠. 그렇게 내면적으로 상향조정되는 공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사람들을 모을 수 환경과 공간을 갖고 싶어요. 모여서 의논도 하고 작품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의 작품을 봐주기도 하고....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싶어요. 전시 한 번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역량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공간도 내주고... 그게 선배된 사람들의 의무인 동시에 내 작은 꿈이기도 하겠지요. 한젬마 대담을 마치려하니 마치 짧은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관객을 꿈꾸게 하는 진짜 배우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세요. 월간<샘터>2006.08
  • “부시는 악마” 차베스 맹공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을 ‘악마’에 비유하며 ‘독재자’,‘거짓말쟁이’라고 강력히 비난해 파문이 일고 있다.국제적인 반 미국·반 부시 진영을 결성 중인 차베스 대통령은 전날 ‘반미동맹국’인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 이어 ‘부시 때리기’에 나섰다. 차베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전날 부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던 사실을 지칭,“악마가 어제 여기 왔었다.”면서 “그는 마치 자신이 세계의 주인인 것처럼 얘기했다.”고 비난했다.차베스 대통령은 또 “미국이 세계 인민들을 지배, 착취, 약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우리는 미국민과 세계에 우리의 머리 위에 드리워진 칼과도 같은 이러한 위협을 중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차베스 대통령은 아울러 유엔의 현 시스템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고, 미국의 부도덕한 거부권 행사가 한달여에 걸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가능케 했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의석에서는 간간이 웃음소리가 터져나왔으며, 부시 대통령을 ‘악마’라고 부를 때는 일부에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미국 대표단 의석은 기록관 한 명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었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차베스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대꾸할 가치가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유엔 총회처럼 중요한 국제회의장에서 한 나라의 국가원수가 개인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미 언론도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에 관심을 갖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전날 연설에서 이란, 시리아, 수단 정부들을 비난했으나 여기에 베네수엘라는 빠졌고 게다가 어느 나라 지도자들의 이름도 거명하거나 모욕한 점이 없었던 점을 지적했다.이 신문은 차베스 대통령이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나 “부시 대통령의 연설을 분석하려면 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할 것”,“미 제국은 내리막길이며 곧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험담한 것까지 그대로 전했다. CNN은 차베스의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부시 행정부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이 칭찬을 받을 것”이라면서 “차베스의 연설은 그러한 감정들을 쉽고 두드러지게 배출한 것”이라는 유엔 출입기자의 논평을 전했다.dawn@seoul.co.kr
  • [EBS플러스1]

    07:00 고2특강 수학Ⅱ07:50 고1특강 도덕, 국사09:30 수능특강 선택 고3 공업입문10:20 수능특강 선택 고3(재) 상업경제, 정치, 경제, 국사13:40 수능특강 고3(재) 한문14:30 고2특강(재) 수학Ⅱ16:10 수능특강 선택 고3(재)공업입문, 한문19:00 고1특강(재) 도덕20:00 수능특강 고3(재) 경제
  • [사설] 민주화의 취약성 보여준 태국 쿠데타

    20세기 말 아시아 여러 나라와 함께 민주화의 문턱을 넘었던 태국에 다시 쿠데타가 발생했다. 태국은 1932년 이후 19차례나 쿠데타가 발생했지만 마지막 쿠데타는 14년 전에 발생한 친위 쿠데타였으며 실패한 쿠데타였다. 당시 쿠데타를 막아낸 것은 시민들이었고, 민중의 힘에 의한 민주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번 쿠데타는 아시아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쿠데타를 불러들인 것은 탁신 총리 자신이었다.CEO형 총리인 그는 2001년 집권후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치 안정을 이뤘다. 태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제사정의 악화, 가족과 측근의 비리, 반대 세력에 대한 독선적 태도 때문에 곧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됐다. 태국 경제는 지난해 4%의 저성장에 머물렀다. 무역수지 적자는 과거 9년동안 최대인 86억달러를 기록했다. 가족보유 회사 주식을 외국에 팔아 1조 8000억원을 챙기고도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비판 언론에는 소송을 남발했다. 사임 발표와 번복을 일삼는 오만함도 시민들로 하여금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민주화가 걸음마 단계인 많은 나라들처럼 태국도 정책대결보다는 상대편의 도덕적 실수가 정쟁 대상이 되곤 했다. 그만큼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던 것이다. 이 점에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태국의 정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해가기 위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8) 자본주의와 소비사회의 비판에 대하여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38) 자본주의와 소비사회의 비판에 대하여

    미국의 거대한 자본주의에 늘 정신적 대립각을 세워 온 유럽은 자본주의의 극복이라는 명제를 3세대에 걸쳐 시도했었다.1세대의 극복시도가 마르크스와 엥겔스와 레닌으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소비에트 사회주의가 거대한 관료주의의 괴물로 치달음으로써 실패했다. 소련의 붕괴가 이를 입증한다.2세대는 네오 마르크시즘 운동으로서 관료화에 빠지지 않고 도덕적 이성에 의하여 소외로부터의 인간해방을 목표로 하는 아도르노, 마르쿠제, 하버마스 등 이른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철학사상을 기본으로 삼았다. 이들의 철학사상이 지닌 고매한 도덕적 이상주의에도 불구하고 나는 몇 가지 거리감을 지울 수 없었다. 첫째로 60년대 내가 유학생이던 당시의 한국은 아직도 고도자본주의 사회에로 진입할 기미도 없었던 저개발 최빈곤국이었다. 반대로 신좌파운동은 그들 사회가 이미 맛보고 있는 풍요한 고도자본주의를 바탕으로 삼고 그 자본주의를 극복하자는 것인데, 이들 사상을 한국사회에 적용하는 것은 20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레이몽 아롱이 경고한 ‘지식인의 아편’인 혁명적 관념의 유희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는 떨쳐버릴 수 없었다. 둘째로 나는 이들이 주장하는 이상사회의 실현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현실성에 큰 의문을 가졌었다. 관념적으로 아무리 멋져도 현실적인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면, 나는 그것이 빛 좋은 개살구와 같다고 늘 생각했다. 더구나 인간사회는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연습장이 아니기에, 관념적 사유로 현실을 대체하겠다는 혁명적 발상을 나는 저어했다. 특히 1세대 ‘사회주의=관료주의’의 실패가 늘 나로 하여금 2세대 신좌파운동의 사상에 선 뜻 동의하기를 어렵게 했다. 더구나 그 당시에 나의 철학공부를 이끌어 주던 두 정신의 스승이 있었는데, 프랑스의 메를로-퐁티와 가브리엘 마르셀이었다. 전자는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했다가 소련의 스탈린주의가 실현하는 사회주의 혁명의 낭만적 허구를 보고서 이상주의 사상의 거짓을 고발한 철학자였다. 그는 또 현실역사가 이성의 빛과 의미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이 정리하지 못하는 애매모호성으로 엮어진다는 것을 서술하면서, 인간역사를 오직 의미의 역사로 환원하고자 하는 과잉 도덕적 명분주의를 비판했다. 그리고 후자는 가톨릭 철학자로서 인류의 역사세계가 이미 ‘깨어진 세계’인데, 그 세계에서 악을 박살내겠다는 결심으로 굳어진 절대선 지향이 결국 국가주의적 나치즘과 계급주의적 공산주의와 같은 광적인 격정의 정치체제를 만들게 된다고 고발했다. 다음 3세대의 자본주의적 비판운동이 다시 등장했다. 해방적 이성의 자기 소외극복 운동으로 마르크시즘을 승화시키려는 2세대 노력이 물거품으로 변한 마당에서 생긴 포스트 모던적인 운동이 3세대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이미 너무 농염하게 성숙하여 마르크스주의로 새 사회를 창조하기가 어려운 경지에 이르러, 비마르크스적인 자본주의의 극복이 시도되었다. 이번에는 독일과 달리 프랑스의 푸코, 들뢰즈, 알튀세르, 보드리야르를 중심으로 한 사회사상의 운동이 생겼다. 이들 사상의 공통점을 몇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자본주의적 정치권력의 상품적 대중화를 비판하는데 있다. 그러나 이들의 사상은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심어 놓는 무의미한 허무주의적인 흐름을 그대로 빨리 노출시켜 자본주의가 허무주의로 종말을 맺게끔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하겠다. 이들은 약간씩 허무주의자들이다. 들뢰즈와 알튀세르가 좌우간 자살로 삶을 마감했고, 푸코가 에이즈병에 걸려 50대에 일찍 세상을 떠난 것도 특이한 일이겠다. 보드리야르의 사회사상을 잠시 훑어보자. 단적으로 보드리야르의 사회사상은 초월의 정신을 망각한 현대 소비사회의 정신부재의 경박성을 슬퍼하면서, 그런 삶의 경박성의 원인이 바로 소비사회의 자본적 본질인 모든 것의 기호화(signalization)에 있다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물건은 어떤 가치에 대응했었다. 사용가치든 교환가치든 물건은 인간의 구체적 욕망의 충족을 만족시켜 주었다는 것이다. 집은 어떤 정신적이고 내면적 가치를 가족에게 주었었다. 그러나 이제 집은 단지 상상적인 상품의 기호적 가치만을 지시해서 헌 물건 버리고 새로 사듯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의 소비품목에 불과하다.TV프로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앉아서 리모컨으로 쉽게 손가락 끝으로 바꾸듯, 모든 것은 소비자의 순간적 변덕에 따라 움직이는 기호와 같은 ‘환영’(幻影=simulacrum)에 불과하다. 고도소비사회에서 자동차도 기능가치로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유행이나 삶의 스타일이나 허세나 으쓱대고 싶은 욕망의 환영을 만족시켜 주는 일시적 대용물일 뿐이다. 그런 욕망의 환영은 마치 옛 사회주의 소련의 한 청년이 서방 자본주의의 대명사 같은 블루진을 입고 다니거나, 아프리카 부시맨의 어떤 사나이가 비행기에서 떨어진 서방 콜라병을 무슨 신주단지처럼 모시고 싶어하는 그런 환영과 유사하다 하겠다. 중요한 것은 블루진이나 콜라병이 그 자체로서 의미를 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차이의 기호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소비사회에서 모든 이들은 다른 이들과 다른 어떤 기호의 환영을 소비하고 싶어한다. 마르크스가 비판한 자본주의의 본질은 노동과 정신적 가치 등 모든 것이 다 시장의 교환가치로 전환되어 상품화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마르크스의 비판이론은 이미 지나간 시절의 가치유물에 불과하고, 이제 사회는 모든 것이 기호적 교환과 같은 ‘흉내내기’(simulation)의 차원으로 전락하여 실재적 가치가 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모든 흉내내기의 환영은 소비사회가 부추긴 차이화의 조작 코드에 인간이 멋모르고 덩달아 춤추는 껍데기에 불과함을 연상시킨다고 보드리야르는 진단한다. 차이화 코드는 소비사회가 소비자를 유혹하는 차별화 기호의 놀이에 해당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차이의 환영 속에서 각각 섹시(sexy)해지기 위해 돈을 마구 쓴다. 섹시하다는 것은 소비시장에서 상품으로 잘 전달되기 위하여 남들을 유혹하는 기호고, 각자는 대중사회에서 차이를 표시하기 위하여 과감히 더 섹시하게 튀어 보이게끔 스스로를 기호화한다. 모든 이는 다 섹시한 차이를 연출하기 위해 환영을 좇는다. 보드리야르가 그의 저서 ‘소비사회’에서 기술한 것처럼 ‘소비는 기호(sign)가 흡수하고 기호에 의하여 흡수되는 과정이다.’ 모든 것이 영상으로 비쳐진다. 브라운관이나 컴퓨터의 화면, 유리처럼 투명하나 절연체와 같은 차가운 매체의 통로를 통하여 세상을 구경하거나, 백화점의 상품을 훑어본다. 충격적인 자동차 사고를 목격하고도 자동차 유리를 통하여 감정이 절연된 상태에서 구경하는 정도의 감정만 사람들이 갖는다. 서로 관여하는 진실이 우러나오지 않는다. 그것은 금방 지나가는 일시적 참상에 불과하고, 먼 나라에서 전쟁이 터져도 그것은 TV화면의 순간적 그림으로 보는 환영일 뿐이다. 사람들이 지하철에 우굴거리나 그들이 사람들이라고 여겨지기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환영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냥 사람 비슷한 환영들이 득실거릴 뿐이다. 아무도 대중을 사람들의 실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사회는 현실을 실제로 느끼지 않고, 차가운 기호로 대체되어 실제로 느낀 척 흉내낼 뿐이다. 보드리야르는 이런 소비사회를 형이상학적 근거를 상실한 ‘환영’의 사회,‘흉내내기’의 사회라고 불렀다. 이런 사회를 그는 또한 실재가 증발되고 환영이 진짜보다 살을 그 위에 더 덧붙이는 ‘초과실재’(hyperreality)의 사회라고 명명했다. 이 초과실재가 바로 환영이고 흉내내기의 허상과 같다. 그는 이런 환영의 흉내내기와 같은 기호가치(value-sign)만이 비대해진 소비사회에는 환영처럼 무수하게 지나가는 기호적 ‘초과실재’에 의하여 인격의 파탄이 내부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런 파탄을 그는 ‘내파적 폭력’(implosive violence)이라 불렀다. 예컨대 게임이나 쇼핑에 미친 사람이 상상적 초과실재를 현실로 착각하고 자기 내부에서 환영으로 배가 불러 파열한다. 본디 내파(內破=implosion)는 음운론적으로 외파(外破=explosion)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영어의 ‘tap(탭)’,‘cut(컷)’에서 파열자음의 음가인 ‘t’,‘k’ 등이 첫 발음에서는 바깥으로 폭발하는 외파적 파열음이 되지만, 끝 발음의 파열자음인 ‘p’와 ‘t’는 밖으로 폭발하지 않고 안으로 파열이 잠기는 그런 음가를 지닌다. 이것이 외파음에 대한 내파음의 의미다. 과거의 문명은 마르크스의 분석처럼 외부의 모순(계급투쟁)으로 외파하는 구조를 지녔지만, 현대 소비사회의 본질은 스스로 인간이 기호처럼 흉내내기를 하다가 많은 기호에 헛배가 불러 내부에서 내파하여 폭발하는 폭력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보드리야르가 본 소비사회에 대한 허무적 진단이다. 자본주의를 극복하려는 3세대의 주장인 보드리야르의 사회학이 소비사회의 병을 진단하는 예리한 통찰력을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러나 나는 그의 사상이 소비적 인간사회를 구원하는 약이 아니고, 오히려 허무주의적 결말을 예견하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본다. 풍요와 편리, 그리고 낭비와 배금주의를 동시에 가져온 이중적 얼굴의 자본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서구의 사상은 마르크스로부터 보드리야르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적 소비사회의 병리(病理)를 잘 보았으나, 그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생리(生理)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나는 늘 생각해왔다. 나도 그 생리를 알지 못해 많은 시간 헤맸지만, 최근에 해체적인 존재론적 사유가 자본주의의 극복을 위한 생리의 길이란 것을 터득하게 되었다. 자본주의의 이기적이고 물질적 소유론을 그 동안 서구는 도덕적 형이상학적 당위의 가치론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하였기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겨진다. 마르크시즘이나 네오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의 본능적 소유론에 비하여 반본능적 정신의 소유론에 다름 아니다. 본능적 소유론을 치유하는 길은 역시 자연적 존재론에 의해서 가능하지, 인위적 당위론으로 불가능하다. 보드리야르의 허무론도 결국 형이상학적 실체의 붕괴를 소비사회가 촉진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생긴 반본능적 형이상학적 소유론에 대한 그리움과 같다. 그러나 거기에 그의 사회학의 큰 약점이 있다 하겠다. 이것을 다음주에 더 설명하련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김오환 전북대 총장후보 사퇴 교육부 음주운전등 부적격 판정

    전북대 총장 후보에 올랐던 김오환 교수가 교육부로부터 부적격 결정을 받은 지 한달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 교수는 20일 학교 홍보실을 통해 발표한 ‘제15대 총장당선자 직을 사퇴하며’라는 성명에서 “임용문제로 전북대가 소모적인 논쟁에 휘말려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달 22일 도덕성 논란을 사유로 부적격 결정을 받았으나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사퇴를 미뤄오다 학교정상화를 촉구하는 대내외 ‘압박’에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전북대교수회는 김 교수의 후보직 사퇴를 수용, 총장임용추천위를 소집해 재선거를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교육부는 김 교수의 음주운전 전력과 부동산 투기 등을 문제삼아 부적격 결정을 내렸다.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방공기업 ‘도덕적 해이’ 度 넘었다

    지방공기업의 방만한 운영이 이미 도를 넘어선 것으로 감사원 예비감사에서 드러났다. 본감사 결과에 따라 퇴출 절차를 밟는 지방공기업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20일부터 서울도시철도공사 등 전국의 지방공기업 100곳 모두를 대상으로 경영개선실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감사원은 ▲설립타당성 및 구조조정 필요성 등 사업목적 분야 ▲이사회 운영 및 경영평가의 신뢰성 등 지배구조 분야 ▲부적정한 인사제도 등 조직·인사관리 분야에 초점을 맞춰 감사한다. 각종 수당의 부당지급이나 불법 수의계약 등도 점검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지방공기업의 무차별 설립을 방지하고 방만한 운영을 시정하는 데 있다.”면서 “‘제살 깎아먹기’를 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은 청산 또는 매각을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방공기업은 지자체 ‘입맛대로’ 감사원이 예비감사에서 포착한 문제점 가운데는 우선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지방공기업이 지자체 산하기관처럼 운영되고 있는 사례가 많았다. 서울 A개발공사는 아파트 분양으로 생긴 수익금 가운데 100억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서울시에 기탁해야 했다. 전북 B개발공사는 전북도가 유치한 TV드라마 촬영현장 부지를 매입하는 데 들어간 26억원을 대신 납부했다. 설립목적이 사라져 문을 닫아야 할 지방공기업을 억지로 유지하기 위해 본래 업무와 관련이 없는 사업을 맡긴 사례도 드러났다. 경기도 C시는 택지개발사업이 불가능한 지역에 택지 조성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을 설립했으나 사업추진이 어려워지자 지자체가 수행해야 할 도로공사를 해당 공기업에 위탁해 수수료 75억원을 지급했다.●회사 경영보다 ‘제식구 챙기기´ 먼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승진 잔치에만 몰두하는 등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사례도 속속 확인됐다. 서울 D공사는 자본잠식 상태임에도 정원규정을 위반하며 4000여명을 상위 직급에 초과 임용했다. 게다가 이 공기업은 행정자치부의 ‘공기업 설립 및 운영지침’에서 정한 노조전임자 운영기준보다 14명이나 많았으며, 기술직에게만 지급하는 기술수당을 사무직에게도 주어 24억원의 손실을 끼쳤다. 광주광역시 E공단은 승진 최소 소요연수를 채우지 않은 직원 54명을 승진시켰고, 직급 조정을 이유로 2명을 2계급 ‘특진’시키기도 했다.●회사돈을 ‘곶감 빼먹듯’ 각종 수당을 편법으로 만들어 사실상 임금처럼 지급한 사례도 많았다. 부산 F공사는 밤에 일하는 현장근무자보다 임금이 적다는 이유로 본사 등 낮 근무자를 위한 보전수당을 만들어 지난해에만 무려 46억원을 부당 지급했다. 대구 G공사는 2001년부터 관련 규정을 어기고 연·월차 휴가 외에 최대 7일의 특별 유급휴가를 운영해 19억원을 과다 지급했다. 이밖에 서울 H공사는 행자부의 예산편성지침이 정한 기준인상률보다 10.12%나 높게 인건비를 책정해 예비비 12억원을 부당 전용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EBS플러스2]

    09:00 중학 3학년 영어, 기술·가정11:00 중학 1학년 도덕, 기술·가정12:20 중학 컴퓨터13:00 중학 2학년 도덕, 국사14:20 중학 3학년 마스터 영어15:20 초등 3,4,5,6학년 사회17:00 중학 1학년 도덕,기술·가정(재)18:20 중학 컴퓨터(재)19:40 중학 2학년 도덕, 국사(재)23:00 영어단기정복
  • 교과서 남녀이미지 수정

    교과서 남녀이미지 수정

    ‘아빠는 직장인, 엄마는 가정주부?’ 남녀 역할에 대한 이런 고정적인 이미지가 교과서에서 사라진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7일 학생들이 저출산·고령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사회, 실과(기술·가정), 도덕 교과서 등을 수정 보완해 내년부터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행 교과서의 인구 과잉, 고정적 남녀 성역할 등의 내용이 수정·보완되고, 저출산·고령사회에 대한 사회적 대응 등의 내용이 추가된다. 예를 들어 학습 소재와 삽화 등에서 과거의 고정적인 남녀 역할분담을 주입하는 ‘일하는 아빠와 가정주부 엄마’ 등의 표현이 ‘일하는 엄마, 가사 돌보는 아빠’ 등으로 바뀐다.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는 ‘아버지는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 가정을 이끌고’,‘어머니가 가족들이 마음놓고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은 가정의 안정뿐만 아니라 나라의 안정에도 중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실려 있다. 가정을 표현하는 삽화에 자주 등장하는 한 자녀 가정도 ‘동생이 생겼어요.’ 등 다자녀 가정의 행복과 생활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바뀐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인구과잉의 문제점을 설명하면서 낮은 인구 증가율이 선진국의 요건인 것처럼 표현한 부분도 대폭 고치기로 하고, 우리나라의 가족정책이 산아제한에서 출산장려로 변화한 부분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 노인을 부양 대상으로만 보는 부정적인 이미지나 단일민족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혼혈인이나 이민자에 대해 배타적인 감성을 주입할 수 있는 표현도 삭제할 방침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죽여도 좋다’ 각서를 쓸때

    ‘죽여도 좋다’ 각서를 쓸때

    연약한 여자를 고위층과 친분이 두텁다고 속여 정조를 유린한 다음, 못질을 한 방에 가두고 폭행을 일삼는 등 모진 학대를 해온 파렴치한이 경찰에 붙들렸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1월 16일 자칭 철도청 영등포 공작창 화물 하역소장이라는 민병진(閔丙振)(35)을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 구속영장을 청구함으로써 여심(女心)을 울린 이 사기한의 행적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민(閔)은 지난해 9월 10일, 전직 국회의원 金모 여사의 중매로 알게된 신정숙(申貞淑)양(24·가명·서울영등포구 상도동)을 총각이라고 속이고 농락한 뒤 강제로 자기 집 방에 가두어 놓고 모진 학대를 하며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모여인으로부터는 돈까지 갈취했다는 것. 주로 처녀를 상대로 사기행각을 해온 민(閔)이 행여나 다른 여자에게 또이런 사기행각을 할까 두려워 경찰에 고발한 것이라고 신(申)양은 한숨짓듯 말한다. 민(閔)의 사기극에 걸려들어 감금생활을 하면서 학대를 받아오던 신양의 입을 통해 그의 행각을 들어보면-. 신(申)양이 민(閔)을 알게된 것은 지난해 9월. 이미 작고한 신(申)양의 아버지가 어느 고을 군수로 재직때 뒤를 도와주던 전직 국회의원 김모여사의 중매로 맞선을 본 것이 신(申)양에게 인간 지옥 속을 헤매게 한 동기였다. 지난 해 9월, 신(申)양과 민(閔)이 맞선을 보는 자리에는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여인과 중매를 선 김여사가 자리를 같이 했다. 김여사의 신랑감에 대한 칭찬은 정(鄭)여인으로 하여금 딸을 맡겨도 안심이 될 정도로 홀딱 반하기에 충분했다. 소개가 끝나자 두 여인은 이 남녀들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기위해 자리를 떠났다. 민(閔)은 신(申)양에게 자신이총각이라면서 35세가 되도록 장가를 못간 것은 청년운동을 하다 때를 놓친 때문이라면서 자기 소개를 그럴듯 하게 청산유수 처럼 늘어놨다. 『그 사람 첫 인상은 별로 탐탁치 않았지만 그만 그의 감언이설에 제가 속은 것이지요』 신(申)양은 두 눈에서 굵은 눈물을 주르르 흘리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민(閔)은 신(申)양에게 『앞날의 설계를 세울 우리 집을 가보자』고 유인, 민을 따라간 신(申)양은 그 날로 그의 집에서 정조를 빼앗겼다. 그가 신(申)양에게 들려준 학력과 이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학생운동에 참여해 오다가 도덕재무장 한국본부 부총장을 거쳐 대한 국토건설단 중앙단 부단장, 전국 청년단체연합회 기획위원을 지냈으며, 지금은 국민도의선양회 회장에 있노라고 제법 굵직굵직한 직함들을 장광설로 늘어놓았다는것. 신(申)양은 민(閔)의 거짓말이 뻔히 들여다 보일 때도 남자의 허세이거니 생각하고 탓하지도 않았다는 이야기. 그러나 민(閔)의 가면은 신(申)양앞에 하나씩 그 마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민(閔)은 자신의 가면을 벗기지 않으려고, 차차 의심을 품기 시작한 신(申)양의 어머니를 찾아가 신(申)양과 약혼식을 올려줄 것을 강요하면서 만약에 이를 거절한다면 폭탄을 들고와서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을 했다. 민(閔)의 강압에 못이긴 정여인은 지난해 10월 25일 8만원을 들여 약혼식을 올려주었다. 민(閔)은 전처의 소생이 3명이나 있는 홀아비. 신(申)양은 약혼식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이 사실을 알았다. 그래도 신(申)양은 그를 나무라지 않았다. 그러나 민(閔)은 신(申)양의 태도가 점점 자기 곁을 빠져 도망칠 것같은 기분이 들었는지 지난해 11월 2일부터 밖에 나갈 때는 신(申)양을 방에 가두고 나가기 시작했다는 것. 민(閔)은 신(申)양을 방에 가두고 방문을 쇠창살로 굳게 못질하고 큰 자물쇠를 채워놓고는 식사는 식모를 통해 부엌으로 통하는 샛문으로 들여보내게 하고 대소변까지 방안에서 보도록 했다. 『작년 가을이었읍니다. 일요화가회에서 미술전을 열었을때의 일입니다』 그때 민(閔)은 신(申)양이 보는 앞에서 방문객 「사인」난에 「金鍾X형」이라고 쓰고는 『이래도 날 의심하느냐』고 할 정도로 지능적이었단다. 신(申)양은 68연도 M미술대학 서양화과를 나온 아가씨. 『그래도 저는 모든 것을 믿으려 했읍니다. 모든 것이 거짓임을 알면서도 그의 마음을 돌리려 했읍니다. 아마 학대만 하지 않았어도 그를 고발치는 않았을 것』이라고 신(申)양은 한숨짓는다. 그의 감시·학대벽은 점점 극에 달해 하다못해 극장에서 화장실을 가면 여자화장실까지 쫓아와 도망치려고 하느냐면서 마구 엉덩이를 구둣발로 차기도. 이런 날은 집에 들어와 단도를 빼어들고 『배반하면 죽여버려도 좋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라고 강요하기가 일쑤였다. 만일 신(申)양이 각서를 쓰지 않으면 뜨거운 주전자물을 머리에 붓는 등 그의 행패는 날이 갈수록 심했다. 그 때 그가 신(申)양의 머리에 부운 물에 신(申)양은 화상을 입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졌다. 이렇게 난폭한 민(閔)은 항상 주머니에 명함대신에 요인들과 찍은 사진 3장을 넣고 다녔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인사를 할때는 사진을 내보이며 요인들의 팔과 같은 일꾼이라고 속여 청와대를 무상으로 출입한다고 큰 소리쳐 왔다는 것. 딸의 이런 생활을 까마득히 모르던 신(申)양의 어머니 정(鄭)여인은 신(申)양이 지난해 12월 29일 수면제를 먹고 음독자살을 기도했을 때야 뒤늦게 알고 경찰에 고발했다. 지금은 K병원에 입원해 있는 신(申)양은 『더 이상 상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 때의 감금생활은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난다고 부르르 떨었다. 경찰이 민(閔)의 집을 수색한 결과 그의 「캐비니트」 속에서 신(申)양 이외에도 다른 여자로부터 『배반하면 죽여도 좋다』는 내용의 각서를 발견, 경찰은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민(閔)은 경찰신문에 1건의 전과도 없다고 딱 잡아떼어 그의 사기술을 활용하려다 지문조회결과 68년 6월28일자 서울 서대문서에서 폭행혐의로 구속된 것을 비롯, 전과 5범으로 판명됐다. 민은 경찰에 검거되던 날도 전화로 당직형사계장을 찾아 『나같이 높은 사람이 어떻게 경찰에 출두할 수 있겠느냐』면서 담당형사가 직접 찾아와 조서를 받도록 하라고 호통을 칠 정도로 허풍을 떨었다. 장석영(張錫英) 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월25일호 제3권 4호 통권 제 69호]
  • [EBS플러스1]

    07:00 고1특강 종합 국어(하)08:40 고1특강 종합 도덕, 과학11:10 수능특강 선택 고3 종합 물리Ⅰ, 화학Ⅰ12:50 수능특강 선택 고3 종합 생물Ⅰ, 지구과학Ⅰ14:30 수능특강 종합 고3 수리영역 수학Ⅰ16:10 수능특강 종합 고3 언어영역18:10 수능특강 종합 고3 외국어영역, 수리영역 수학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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