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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 스케어리 걸’로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최고연기자상 방진의

    ‘마이 스케어리 걸’로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최고연기자상 방진의

    최근 뉴욕에서 낭보가 들려왔다. 10월말 폐막한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서 한국 창작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이 28개 참가작 중 최고 뮤지컬상을 받은 것. 또,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미나역을 맡은 방진의(29)는 11명에게 수여하는 최고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올해 6회째인 뉴욕뮤지컬페스티벌은 뉴욕의 젊은 프로듀서들이 주축이 돼 새로운 작품과 배우를 발굴하는 무대. 여기에서 상을 받는다는 건 세계 공연의 중심지 브로드웨이가 가능성과 실력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4일 오후 뮤지컬 ‘웨딩싱어’ 연습실이 있는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방진의에게 뮤지컬의 본고장에서 상을 받은 소감부터 물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터라 깜짝 놀랐어요. 10월1일부터 4일까지 6회 공연했는데 시차 적응도 힘들었고, 현지 밴드와 호흡을 맞추는 일도 쉽지 않았거든요. (영어)자막도 신경쓰였고요. 그래도 공연 때 관객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을 줄은 몰랐죠.” 지난 3월 초연한 ‘마이 스케어리 걸’은 영화 ‘달콤살벌한 연인’의 뮤지컬 버전으로, 연쇄살인을 하는 미나와 소심한 남자 대우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방진의는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꼈다. 한국 관객은 살인하는 장면을 도덕적 잣대로 진지하게 보는데 미국 관객은 박장대소하면서 블랙코미디의 묘미를 즐기더라.”며 웃었다. ●브로드웨이서 가능성·실력 인정 2001년 뮤지컬 ‘드라큘라’의 앙상블로 데뷔한 방진의는 이듬해 극단 학전의 ‘지하철1호선’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인형 같은 미모는 아니지만 그는 배우로선 큰 장점인 개성적인 마스크를 지녔다. 통통한 볼살 때문에 만화영화 캐릭터 ‘보거스’란 별명이 붙은 그의 얼굴은 웃을 땐 귀여움이 묻어나지만 웃음기를 거두면 서늘함이 묻어난다. 그는 “작품마다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이 드러난다. 그래서 연기를 할수록 재미있다.”고 말했다. 2007년 ‘헤어스프레이’에서 뚱뚱하지만 귀여운 여주인공 트레이시역으로 관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27일 개막을 앞둔 ‘웨딩싱어’에선 할리우드 스타 드류 베리모어가 연기한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인 줄리아로 무대에 선다. 능력은 있으나 사랑보다 일을 중시하는 약혼자 글렌과 별볼일 없는 결혼식 피로연 가수지만 진실한 남자인 로비 사이에서 갈등하는 줄리아는 이제 막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그에게 딱 제격인 역할이다. “줄리아처럼 저 역시 결혼에 대해 막연한 환상과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사랑과 일,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직은 일이 더 우선이에요.” ●‘웨딩싱어’선 황정민·박건형과 호흡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성격은 부모의 영향이 크다. 보통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배우의 길을 걷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오히려 방송국 카메라맨인 아버지의 권유로 배우가 됐다. 아버지는 데뷔 때부터 딸의 리허설 무대까지 모니터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엄마는 결혼하라고 하시는데 아버지는 제가 배우로 성공하는 걸 더 좋아하세요.”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황정민과 박건형에 대해 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칭찬을 쏟아낸다. “정민 선배님은 정말 진실된 연기를 하는 분이세요. 한번은 연습 중에 눈물을 흘리셔서 깜짝 놀랐어요. 건형 선배님은 동료, 후배를 잘 챙겨주시고요. 두분 다 연기 욕심이 워낙 많으신데 제가 혼자 따라가려니 좀 힘들긴 하죠.(웃음)” 공연은 내년 1월3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02)501-7888.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부채 선제적 관리체계 갖추라

    공공기관의 빚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이익은 점점 줄어 걱정이다. 그제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08년도 공공기관 결산서를 보면 24개 공기업과 77개 준정부기관의 부채는 모두 213조원에 이른다. 전년대비 43조원이 증가했고, 최근 4년새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순이익은 전년보다 53% 감소한 2조 8000억원이었다. 일부 공공기관은 장사해서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환율과 원자재 투자에 영향을 받은 한국전력의 순손실(-3조원)이 워낙 커서 총 순익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 그러나 총 부채가 이렇듯 가파르게 증가하면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것 아닌가. 공공기관들은 가뜩이나 도덕적 해이와 방만경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적자에 허덕여도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 등 자구 노력은 외면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국민 혈세를 지원해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공공기관의 결산회계를 맡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자산과 부채의 증가 수준이 비슷한 점을 들어 아직은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회계 전반을 꼼꼼하게 점검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안이하게 대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처럼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의 회계결산을 하나하나 받아 단순히 종합하는 체계로는 부채 관리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공공기관이 큰 빚을 내도 나몰라라, 이익이 없어도 그러려니 해온 소관 부처의 책임도 크다. 공공기관 회계의 경우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범정부적 전담기구를 만들어 선제적으로 통제·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기 바란다. 이달 말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2차 공기업 선진화 워크숍에서 내실있는 공공기관 부채 관리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 [사설]지도층 책무강화 대통령 뜻 어디갔나

    기초생활수급자와 3급 이상 중증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과태료를 절반까지 깎아주도록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령을 고치겠다고 그제 법무부가 밝혔다. 행정법규 위반자의 나이나 경제력, 생활여건 등을 감안해 과태료를 산정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따뜻한 법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행정제재에 있어서 소외계층을 배려하겠다는 입법 취지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에 따른 도덕적 해이를 막을 방안과, 사회 지도층의 책무를 강화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는 지난 8월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당부한 내용과도 거리가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교통법규 위반 범칙금도 ‘소득 연계형’으로 할 수는 없느냐.”며 관계부처에 관련 제도 정비를 당부한 바 있다. 생계형 운전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함께 사회 지도층의 책무를 보다 무겁게 해 사회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법무부나 행정안전부, 법제처, 경찰청 등 소관부처 어느 곳에서도 후자(後者)에 대한 검토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목한 범칙금에 대해 주무기관인 경찰청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사회 지도층의 책무 강화는커녕 법무부의 과태료 경감처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조치에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8월부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과태료·과징금 합리화 작업도 행정규제 완화 차원일 뿐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착과는 거리가 멀다. 과태료와 과징금, 범칙금이 주무부처 입맛대로 부과되는 외눈박이 행정으론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범정부 차원에서 일관된 기준을 세워야 하고, 특히 사회 지도층의 책무를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통령의 지시가 몇 달째 행정부처에서 묵살되고 있는 상황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 “4대강 水公지원금 축소 등 예산 4조원 감액 조정해야”

    국회 예산정책처는 3일 4대강 살리기 사업과 관련, 국토해양부의 수자원공사 지원예산 800억원을 감액하는 등 내년도 예산안 가운데 모두 4조원을 감액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이날 ‘2010년도 예산안 분석’ 자료를 통해 사업계획 미비, 법적 근거 미비 등의 이유를 들어 세출조정 사업을 7개 유형으로 분석하고, 157건의 삭감 의견 및 14건의 증액 의견을 제시했다. 예산정책처가 예산안과 관련해 삭감·증액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특히 정부의 핵심 추진사업인 4대강 사업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수공에 단순히 금융비용을 지원하게 되면 수공은 적극적인 수익모델 창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수공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며 감액 조정을 주장했다. 수공은 2012년까지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입한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공 사업비에 대한 이자비용을 출자형식으로 보전해주기로 하고, 내년에 800억원의 지원예산을 편성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 이단과 사이비/김성호 논설위원

    정통적인 신조와 대비되는 이설(異說), 유파를 말하는 이단. 나와 차별되는 ‘다름’을 통칭하는 덤덤한 뉘앙스와는 달리 종교에서의 이단은 무서운 적대의 개념이다. 교리를 생명처럼 여기고 숭앙하는 종교 특성상, 정통에서 비켜난 주장·파당은 척결 대상으로 찍혀왔다. 원시의 제정일치 사회에서 독자 영역으로 분리된 종교 흐름을 볼 때도 정통·이단 투쟁은 부인할 수 없는 거대한 축으로 통한다. 이단이 교리의 다름에서 비롯된 상대적 개념이라면 사이비는 탈선·일탈의 파벌이다. 종교의 허울을 빌린 이단. 이 이단과 사이비는 종교가 시작된 이후 끊임없이 맞물려 이어져온 역사를 갖는다. 기독교의 이단·사이비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험한 갈등의 점철이다. ‘예수 승천’ 이후 시작된 이단·사이비는 초대교회부터 파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예수를 따르던 초대교회 제자들은 이단·사이비로 골치를 앓았으며 사도 바울의 신약성경이나 사도 요한의 요한복음도 이단의 경계에 초점을 맞췄단다. 그런데 따져보면 이단·사이비 갈등은 헤게모니 싸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단의 원조라는 영지주의만 해도 314년 니케아공회 때 이단 판정을 받아 쇠퇴하지 않았다면 지금 기독교의 양상은 딴판일 것이다. 19세기 신학논쟁과 교회분열 와중에 생겨난 수많은 종파도 우열 다툼 속에 흥망성쇠를 반복해 왔다. 불교도 소승·대승의 갈등이 적지 않았고, 이슬람교 의 험악한 수니·시아파 파열도 칼리프(후계자) 자리를 둘러싼 싸움의 결과다. 세계최대의 단일교회로 평가받는 국내 모 교회만 하더라도 십수년 전엔 이단 사이비 취급을 받지 않았던가. ‘인류가 가진 최상의 도덕률’로 통하는 종교. 많은 나라들이 이 종교의 자유를 천부의 권리로 인정하지만 이단·사이비 논쟁은 여전해 보인다. 프랑스 법정이 톰 크루즈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신봉한다는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교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신도들에게 의약품이며 전기테스트를 강요한 사기혐의란다. 50만명의 신자를 거느린 이 신흥종교의 단죄 명목은 ‘종교의 허울을 빌린 사이비’쯤으로 보인다. 인류가 지속하는 한 이단·사이비 논쟁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21세기 실학,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21세기 실학, 시민과 함께하는 인문학/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생가 바로 옆에 지난 23일 실학박물관을 개관했다. 실학이란 무엇인가. 실제 현실로서의 역사인가, 아니면 후대의 역사가가 만든 허구로서의 개념인가.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지금까지의 수많은 실학에 대한 연구와 논쟁을 통해 도달한 잠정적인 결론은, 실학은 조선왕조의 건국이념인 성리학이 18세기 변화된 현실에 직면하여 여명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이라는 점이다. 18세기는 서구에서 근대로의 이행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던 시기다. 이때 서구에서는 계몽사상이라 불리는 새로운 지식 패러다임이 등장해서 프랑스혁명을 추동하는 동력이 됐다. 이 시대의 화두는 계몽이었다. 칸트는 계몽을 “너 자신이 책임이 있는 미성숙(미숙)함으로부터 벗어남”이라고 정의하고, 이제 인간은 감히 알려고 하는 용기를 갖고 이성적 비판에 근거해서 세계를 인식론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선언하는 ‘순수이성비판’을 썼다. 이 선언은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신혁명을 의미한다. 이는 철학사에서,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우주관이 바뀌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회’로 말해진다. 같은 시기에 조선에서 성리학이라는 전통사상의 토양 속에서 싹트기 시작한 근대의 사상적 맹아가 바로 실학이다. 성리학은 학문의 목적을 격물치지(格物致知), 곧 세상 만물의 이치를 궁극에까지 파고들어가 확고한 지식에 이르는 것으로 설정했다. 만물의 이치를 깨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을 닦아야 하고, 정신수양이 공부의 목적이었다. 여기서 공부란 바깥 사물 그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깨끗이 닦아 사물의 이치를 통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성리학은 학문과 도덕을 일치시켜서 자기 내면을 닦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정치의 근본으로 삼았다. 격물치지와 대조가 되는 공부방식이 완물상지(玩物喪志), 곧 하찮은 물건에 집착함으로써 뜻을 잃는 것이다. 이 같은 성리학적 학문관에 따르면, 당위를 배제하고 사물 그 자체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탐구하는 근대 과학은 완물상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외부 사물에 대한 지식을 아무리 많이 축적해도 자기 내면에 대한 성찰이 없으면 바른 마음과 지혜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전통시대 공부가 자기 본성을 깨닫는 위기지학(爲己之學)에 중점을 두었다면, 근대에는 과학을 통해 주로 밖의 사물을 탐구하고 타자를 향하는 위인지학(爲人之學)으로 바뀌었다. 이것이 오늘날 인문학이 삶을 이끄는 지도가 되지 못하고 위기에 봉착한 근본원인이다. 전통시대의 학문이 완물상지를 배격하고 격물치지를 강조했다면, 근대 과학은 ‘격물’에서 ‘완물’로 지식 추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으로 성립했다. 그러나 사물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하지 않고 내면적 성찰에만 빠져 있는 것은 공허하고, 내면적 성찰 없이 바깥 사물에 대한 지식만을 축적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탈근대에서는 이 둘의 변증법을 이룩할 수 있는, 완물상지가 아니라 ‘완물치지(玩物致知)’에 이르는 새로운 과학 모델을 세울 필요가 있다. 동아시아의 마음공부와 서양의 자연과학의 융합이 우리시대 학문의 화두가 돼야 한다. 21세기 인문학자들은 18세기 관념화된 성리학을 ‘실사구시의 학’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던 실학자들의 ‘지나간 미래’를 현재에 다시 되살릴 필요가 있다. 18세기 지식인들의 꿈이 좌절된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민중과 함께할 수 있는 실천학문이 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남양주시에 건립된 실학박물관이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인문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를 기원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정부예산 대해부] ‘R&D분야’ 12.8%씩 증액해도 효율성 떨어지는 ‘밑 빠진 독’

    [정부예산 대해부] ‘R&D분야’ 12.8%씩 증액해도 효율성 떨어지는 ‘밑 빠진 독’

    국가의 과학, 기술 및 산업 분야에서 연구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은 중추적 역할을 한다. 정부는 2000년 이후 R&D 예산을 연평균 12.8%씩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과학기술기본계획으로 ‘577전략’을 세웠다. 200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3.23%인 총 R&D 투자비를 2012년까지 ‘5%’까지 확대하고 ‘7대 R&D 분야’를 중점적으로 육성해 5년 뒤 과학기술 ‘7대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정부는 2010년 R&D 예산도 올해 12조 3000억원에서 10.5% 늘어난 13조 6403억으로 배정했고 2012년에는 16조 2000억원 수준까지 올려놓겠다고 밝혔다. 높아가는 R&D 예산에 비해 사업의 성과는 답보상태라는 목소리가 크다. 투자액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예산낭비라는 지적 또한 면하기 어렵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하 산기평)에 따르면 R&D 예산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R&D 성과 낮아 국가경쟁력 27위 그쳐 평가원은 ‘연구개발의 경제성장 효과 분석’ 결과 R&D 투자액 1% 증가시 경제성장지수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0.52%인 반면 우리나라는 0.3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국내 R&D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 D)이 발표한 2009년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27위에 불과했다. 이 국가경쟁력 지수를 산출하는 지표에는 R&D 사업의 성과물인 과학기술산업 인프라, 경제규모 등이 일부 반영되기 때문에 R&D사업의 효율성을 가늠할 때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이 같은 R&D 사업 비효율성은 정부 부처간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연구관리 기관의 난립과 사업 중복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지적된다. 김태진 산기평 선임연구원은 “R&D 예산이 증가하면서 사업 종목도 함께 증가해 산하 연구기관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그 결과 동일한 용도의 자금이 부처별로 분산 지원돼 사업 과제들이 중복됐다. 그것이 비효율적인 예산 사용의 증거다.”라고 말했다. 또 R&D 예산을 ‘눈먼 돈’이라고 인식하는 경향도 예산 낭비의 또 다른 요인으로 확인됐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연구자들의 연구비 횡령은 심각했다. ●단기간에 결과물 안 나와 유용 유혹 커 국감에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총 150과제에 193억원의 연구비가 부당하게 집행됐다.”, “최근 5년간 연구비 유용대상 과제 분석 결과 총 93건의 사업에서 횡령, 허위증빙, 연구비카드 무단인출 등으로 연구비 157억원이 횡령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지어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지난 16일 무역협회 주최 강연에서 “R&D 예산 지원이 ‘깨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같은 연구비 횡령은 연구자들이 R&D 사업의 성과가 단기간에 나오지 않는다는 특성을 악용했기 때문이다. 기술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기술료 제도’도 아직 범부처 차원의 구체적인 법적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 기술료 지급도 교과부, 지경부, 환경부 등 부처별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연구개발사업관리등에 관한 규정’이 대통령령으로 제정돼 있지만 교과부 등 일부 부처에만 적용됐을 뿐 실제 기술료징수 규정은 부처별로 따로 있어 부과기준과 징수 시점·방법·절차 등에서 큰 차이를 보여온 것이다. 결국 지식경제부는 올해 1월1일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에만 적용되는 ‘기술료 징수 및 사용·관리에 관한 통합 요령’을 개정 고시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교과부는 기초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비영리 출연연구소를 맡고 있어서 기술이 사업화될 때까지 기다린 후 기술료를 징수해야 하지만 지경부는 당장 상용화된 기술에 기술료를 징수하기 때문에 기술운용자체의 성격이 달라 통합규정을 운용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정부 관계자는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부처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화된 통합 ‘기술료’ 징수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술료 제도란 정부지원을 받아 이뤄낸 기술개발 성과물에 대해 기술이전을 받은 기업이 대가를 지불하는 제도로, 징수된 기술료는 다른 연구개발 사업 및 기술개발 장려를 위해 재투자된다. ●부처별 제각각인 기술료 징수 절차 통합해야 이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연구보고서가 부처별로 기준 없이 관리되고 공개되지 않아 보고서의 수준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국가연구개발사업관리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와 14조 2항에는 사업수행자의 보고서 제출 의무와 중앙행정기관 및 연구관리 전문기관의 보고서 보관·활용에 대한 책임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이를 관리해야 할 교과부는 여태까지 제대로된 조사를 한 적이 없고 보고서의 전체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 결과 연구원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어차피 연구보고서는 비공개이므로 ‘대충 처리해도 무방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고 이 같은 도덕적 해이가 정부지원 연구보고서의 수준을 떨어뜨린 주요 원인이 된 것이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黃박사 재기 가능할까

    26일 1심에서 황우석 박사에게 일부 유죄가 인정되면서 황 박사는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상당기간 정부에 연구활동 허가를 받지 못할 전망이다. 하지만 황 박사는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아 표면적으로는 현재 수행중인 동물복제 연구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국·공립대 교수 등 공무원 임용에 일정 기간 불이익을 받을 뿐이다. 그러나 1심 법원이 논문조작을 인정했기에 과학자로서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연구원을 독려해 논문을 조작하게 하고, 난자를 불법매매한 죄는 생명과학자에게는 치명타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 상당 기간 정부로부터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가를 받는 것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은 항소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어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길게는 여러 해가 걸릴 전망이다. 2006년 3월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태로 서울대에서 파면된 황 박사는 같은 해 7월 서울대 수의대 제자 20여명과 함께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을 설립했다. 4년여 동안 국가 연구비를 전혀 지원받지 못했지만 불교계와 지인 등의 지원을 받아 동물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암연구원은 황 박사가 9·11 인명구조견 등 복제동물을 탄생시켰고, 과학논문색인(SCI) 등재 국제학술지에 15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8월 수암연구원과 연구협약을 체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백마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10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내년엔 지방선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선거과정에서의 정치적 약속은 선거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고개 숙인 후보자의 공복으로서 자세 또한 선거 후 지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후보자가 약속한 좋은 세상이 도래하길 기다릴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선거 때 약속한 내용들이 지켜지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당선된 이후 당선 전과 다른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과정에서 정치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세심하게 따져 투표한다면 정치후보자의 공약 제시는 상당한 실천력을 담보한 좋은 내용으로 달라질 것이다. 이러한 공약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하니 모든 책임이 정치가들에게만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정치후보자의 자질보다는 온정에 근거해 투표하는 유권자들의 고질적인 지역주의 혹은 연고주의가 타파된다면 정치후보자들의 정치적 약속은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당선 후에도 지속적인 성실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거과정에서 공천이 당선으로 보장되는 경우에 나타나는 기막힌 모습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치후보자들이 선거구민에게 충성하기보다는 공천권을 거머쥔 당에 충성하는 경우이다.주객 전도다.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후보자들은 정치적 신념은 상실한 채 오직 공천을 위해 철새처럼 이당 저당 기웃거린다. 이러한 정치후보자가 당선되면 이들의 충성은 유권자가 아닌 정당을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에도 유권자에게 반성의 몫이 있다. 정치후보자들의 자질판단은 유보한 채 어느 한 정당에 투표하는 묻지마 투표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이다. 백마 타고 온 초인은 아니어도 적어도 누군가 국민의 고통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고 끝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해 줄 진정한 정치가를 원한다면, 그 가능성은 유권자의 투표행위에 달렸다. 그러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가 서두를 일은 우선은 선거과정에서 바른 정책을 제시하는 스마트한 정치후보자를 판별하는 일일 것이다. 정치적 야망에 들떠 선전구호를 목청껏 소리치는 정치인보다 손에 잡힐 듯 명확하게 제시되는 선거공약을 국민에게 정책 패키지로 안겨주는 문제해결 지향의 정치인을 찾아야 할 때이다. 국민들이 꿈꾸는 살 만한 세상은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기가 막힌 정책공약들이 일상정치로 전환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정치후보자들이 개발한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 투표하는 정책선거 지향의 선거문화 선진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총선의 경우도 인물 중심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고, 대선의 경우도 정당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투표 결정요인이 되었지만 특히 과거에 치러진 지방자치단체장선거를 살펴보면 총선이나 대선과 비교할 때 더욱 정책공약의 영향력이 낮았다. 게다가 정당이 후보자를 공천하는 과정에서 도덕성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충성심으로 후보자를 내세워 치른 지방선거의 경우 서로 상대방의 비방에 몰두하느라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정책공약 경쟁은 비켜 갔다. 2006년의 지방선거는 기초자치단체 및 의회선거에까지 정당공천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이제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개인적 이미지나 몇몇 스타 플레이어의 대중적 인기, 정당적 배경을 중심으로 한 투표결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치권은 정당공천제의 영향력으로 선거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좋은 정책공약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후보자들이 스마트한 정책선거경쟁을 치열하게 해낼 수 있도록 정치적 판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정치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매료시킬 정책 패키지로 한판승을 거둘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치신뢰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겠는가. 김미경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 [10·26 30주년] 산업화·독재의 功過 넘어 ‘박정희 리더십’ 재평가

    [10·26 30주년] 산업화·독재의 功過 넘어 ‘박정희 리더십’ 재평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시대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사후 3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신중하게 접근했다. 내로라는 학자들조차 박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를 섣불리 재단하지 않으려 했다. 다만, “지금껏 평가 작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았으며, 이제는 본격적인 평가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또한 30년 세월은, 연구와 관심의 영역도 확장시켜왔음을 보여줬다. 그 대상은 과거처럼 성장이나 독재, 민주주의라는 ‘주제어’에만 얽매이지 않고, 통치이념이나 국민 정신, 교육에서부터 구체적 정책으로까지 광범위해졌다. ‘산업화냐 민주화냐.’라는 이분법적인 평가에도 새로운 시각이 더해졌다. 서울대 사회학과 한상진 교수는 25일 “박 전 대통령은 자연사가 아니라 특수한 형식으로 운명했기 때문에 여러 감상에 젖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단순히 부국강병과 경제 성장으로 만족하는 시대가 아니고, 민주주의나 인권 등 보편적 가치 추구가 강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박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은 지금도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 교수는 “지금은 부정적 유산을 철저히 연구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양면성이 있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새로운 국가 건설의 물질적 토대를 박정희 정부 시기에 만든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며, 그 시기를 지나면서 경제적 도약을 할 수 있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과거를 좀 더 여유있는 눈으로 보고 싶은 욕구도 있는 만큼 앞으로 좀 더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의 방법으로 “1973년부터 시작했던 종합정책, 근대화 과정에 미친 영향을 촘촘히 다시 연구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동노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정책을 보면 상당히 평등지향적인 것들이 있다. 흔히 박 전 대통령은 경제개발에만 관심을 쏟은 지도자라고 평가되지만, 당시 정책 가운데 국가사회주의적인 요소들이 꽤 있었다.”는 평을 내놓았다. “예컨대 의료보험 정책에서 시장지향적이 아닌 국가주도적 체제를 도입했으며, 교육분야에서 중·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한 것은 대표적인 국가사회주의적인 시도였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시도했다면 엄청난 반발을 불러왔을 가능성이 컸지만,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를 힘으로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김한종 교수는 “박정희 정권이 정신교육과 전통정신을 내세우며 한국의 가부장적 사고를 미화한 측면도 있다.”면서 “국민 정신에 관한 부분을 통해 국가적 교육을 어떻게 이끌려고 했는지 등을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국립대 김형아 교수는 “한국인의 국민성은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 벌였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캠페인에서 나온 산물이며, 이 정신의 유산이 여러 단점이나 모순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입장에서 약점보다는 강점을 대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당시 근대화 과정에서 개발독재가 불가피했던 점은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하면 된다.’, ‘할 수 있다.’는 문구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을 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때문에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는 풍토가 생긴 측면도 있다.”고 다른 해석을 내놨다. “민주주의는 과정이 중심인데도, 결과 위주의 정치·사회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경희대 정외과 윤성이 교수는 산업화를 박 전 대통령의 ‘공’으로, 민주화 지체를 ‘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각각 ‘공’과 ‘과’가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산업화를 이루며 경제성장을 한 것은 ‘공’이 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인권 탄압, 정경유착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면서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사회적 규범과 절차가 무시된 것도 지금까지 계속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 측면에서는 “독재정권을 이끈 것은 ‘과’가 되지만, ‘경제성장 없이는 민주주의가 불가능하다.’는 정치학적 시각에서 보면 중산층을 만들어낸 것을 비롯해 ‘공’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는 “‘박정희 독재’가 가능했던 것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동의했기 때문이며 동의를 얻어내는 데에는 도덕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류 교수는 “당시의 리더십은 “‘잘 살기 위해 부정부패 안 하고 열심히 할테니, 국민도 잘 따라오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전반적으로 국가와 기업의 유착도 있었지만, 국가를 위한 것이었다는 측면에서 동의를 얻었던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함재봉 박사는 “‘성공적인 근대 국민 형성’이라는 최종 결과는 바람직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법이 없었던 시대였다.”면서 “그 국민 형성 작업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 것이었고, 도덕적으로 모호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고 총평했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최고의 궁정신하를 말한다

    최고의 궁정신하를 말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어느날 제나라의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중국 고대 은나라의 탕왕이 하나라의 걸왕을 잡아 가두고,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은나라의 주왕을 쳤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맹자는 전해오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선왕이 재차 물었다. 신하가 임금을 해치는 일이 어찌 있을 수 있냐고. 이에 맹자는 “사람다움을 짓밟는 자를 적(賊)이라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殘)이라 합니다. 잔적한 자는 일개 사내(一夫)에 불과합니다. 저는 일개 사내인 걸과 주를 처형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임금을 시해했단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고 말했다. ●군주론과 쌍벽…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정치 교양서 왕에게 조언하던 맹자를 서양의 중세로 치면, 궁정의 신하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서양의 중세 사람들은 군주와 신하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또 신하로서 어떤 모습이 이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1507년 3월 이탈리아의 중심부 아펜니노 산맥의 비탈에 자리잡은 우르비노 궁정에서 부도덕한 군주가 있다면 궁정 신하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잠시 이야기가 오간다. 한 궁정 신하는 “자신이 모시는 군주가 사악하고 악의를 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 즉시 그곳을 떠나서 악덕한 지도자를 모시는 훌륭한 인물들이 맛보는 쓰라린 고뇌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전쟁에 처하거나 어려움에 빠져 있을 때는 절대로 지도자를 버려서는 안된다. 그러나 위태로운 상황이 아니라면 궁정 신하는 지도자를 모시는 것을 그만둘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군주의 이익과 명예를 높일 수 있는 모든 명령에 복종하되, 군주에게 손해를 입히고 손해를 안겨줄 명령은 따르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단테(1265~1321년)의 ‘신곡’(1321년), 보카치오(1313∼1375년)의 ‘데카메론’(1350∼1353년), 마키아벨리(1469∼1527년)의 ‘군주론’(1513년) 등과 함께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저서로 꼽히는 발데사르 카스틸리오네(1478~1529년)의 ‘궁정론’(원제 The Book of the Courtier, 신승미 옮김, 북스토리 펴냄)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간됐다. 특히 이 책은 ‘군주론’과 쌍벽을 이루는 르네상스 최고의 정치 교양서로 평가받는다. 이탈리아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평생을 만토바, 우르비노, 밀라노, 로마 등 이탈리아 내 궁정에서 일했던 르네상스 시대 외교관 카스틸리오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해 1528년에 펴냈다. 내용이 딱딱하거나 고리타분하지 않다. 우르비노 궁정을 배경으로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공작부인과 귀부인, 궁정 신하들이 완벽한 궁정 신하의 모습 등을 주제로 나흘에 걸쳐 토론하는 상황을 상상한 대화록이다. 신사와 숙녀 10명이 피렌체 교외 별장에서 10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담은 ‘데카메론’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 ‘궁정론’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실존했던 인물들로, 4장으로 나뉘어져 진행되는 대화 속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와 철학, 사상, 음악, 미술, 생활상, 관습, 농담과 풍자 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궁정신하의 이상형 이상적인 궁정 신하라면 외모와 복장은 어떠해야 하는지 시시콜콜한 부분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는 지금 시각으로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한다. 고귀해야 하고, 무기에 정통하고, 음악과 회화에 조예가 깊어야 하고, 정치적 협상에 능하고, 언변이 좋아야 하고, 모든 행동에 절제가 있어야 하며 예의 바름과 품격과 우아함도 갖춰야 하고, 겉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과도한 허식은 멀리하고, 모든 것에 중용을 지켜야 한다는 갖가지 의견들이 쏟아진다. 시라쿠사의 디오니시오스 2세를 가르쳤던 플라톤이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을 가르쳤던 아리스토텔레스가 궁정 신하의 이상형으로 꼽히기도 한다. 요즘 세상과 맞지 않는 이야기도 더러 있지만 곱씹어 새길 부분도 상당하다. 카스틸리오네는 로도비코 다 카노사 백작의 입을 빌려 “올바른 궁정 신하라면 마음속에 하나의 교훈을 필히 간직하고 있었으면 한다. 항상 앞으로 나서기보다는 어려워하거나 자신 없는 태도를 유지하며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잘 감시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부분은 궁정 신하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에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이 투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 장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오타비아노 프레고소는 “군주가 고귀한 미덕을 깨닫고 잘 활용해서 훌륭하게 통치하도록 만드는 것이 궁정 신하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전제하며 군주에게 깨우쳐 주고 싶은 교훈은 백성들 가운데 항상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덕이 높고 현명한 신사들을 선택해 주제를 막론하고 망설임 없이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하고, 지혜롭고 청렴결백한 정치인들을 뽑아 정의를 구현해야 하며, 폭정을 휘둘러서 미움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군주제가 변형된 전제정치, 옵티마테스가 변형돼 소수 권력자들로 구성된 정부, 절대권력이 군중에게 넘어간 정부 등이 올바르지 못한 정부이며 이 가운데 최악은 폭정으로 점철된 전제정치”라면서 “훌륭한 통치자는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을 위해서 두려워하는 반면, 전제 폭군은 자신이 다스리는 백성을 두려워한다.”고 말한다. 2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총리실 4대강·세종시 공방

    [국감 하이라이트] 정무위 총리실 4대강·세종시 공방

    22일 국회 정무위의 국무총리실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세종시 수정 추진, 정운찬 총리의 도덕성 문제를 두고 야당과 정부·여당의 공방이 이어졌다. 정 총리는 야당의 수차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권태신 총리실장이 나서 야당의 질타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현재 4대강의 홍수피해는 미미하고, 환경부 보고서에 따르면 물이 부족하지도 않고 수질도 좋다.”며 4대강 사업의 불필요성을 지적했다. 이에 권 실장은 “지방하천의 홍수피해를 주류 정비로 줄일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물이 부족하다는 건 상식”이라면서 “영산강 수질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환경부가 물 부족이 아니라는데 상식을 갖고 얘기하냐.”고 따지자, 권 실장은 “환경부 보고서는 아직 보지 않아 검토한 뒤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비껴갔다. 그러자 한나라당 현경병 의원은 “한 해 홍수 피해액이 2조 7000억원이지만 복구비용은 4조원이 넘는다.”면서 “4대강을 전 국토의 식수 차원으로 복구하자는 것인데 이런 내용을 홍보에 적극 활용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민주당 이성남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4대강 사업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추미애 의원이 함께하는 ‘4대강 국민검증단’ 현장 활동에서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소속을 밝힌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발언 내용만 적어 갔다.”며 국정원 직원의 감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영준 국무차장은 “감시했다는 사람이 정부가 시켜서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증거도 없이 총리실이 국정원을 조사할 수 있느냐.”면서 “권한도 없이 국정원을 조사하는 건 월권”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세종시는 여야 합의를 거치고,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으로 국민 합의도 받았다.”면서 “세종시는 가치의 문제이지 능률, 비능률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야당과 권 실장 사이에 언쟁도 벌어졌다. 민주당 김 의원은 “정 총리의 겸직 사실이 새로 드러나면 사퇴할 거냐, 안 할 거냐.”며 권 실장에게 따졌다. 그러자 권 실장은 “그걸 제가 어떻게 답변하나. 지난번 청문회에서 다 하셨다.”며 언성을 높였다가 의원들의 지적을 받고 사과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NASA, 2012년 지구 멸망설 공개 비난

    NASA, 2012년 지구 멸망설 공개 비난

    2012년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해 사라진다는 ‘지구 종말설’이 인터넷에 떠도는 가운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가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올해 말 개봉을 앞둔 지구 종말을 소재로 한 재난영화 ‘2012’(감독 롤랜드 에머히리)가 2012년 멸망설을 퍼뜨리는 ‘노이즈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어 비난을 샀다. 영화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는 개설한 웹사이트에서 “천문학자, 수학자 등 상당수가 2012년 멸망을 믿고 있다.”면서 불안심리를 조장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자 NASA 소속 과학자가 나섰다. 우주생물학 협회의 데이비드 모리슨 박사는 “지금껏 2012년 지구가 멸망하냐는 질문을 수천 명으로부터 받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모리슨 박사는 “상업 영화가 의도적으로 불안심리를 이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ethically wrong)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비키 루야 홍보 책임자는 “이 사이트에는 영화 로고가 곳곳에 있어 오해할 소지가 거의 없다.”면서 “픽션 무비라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라고 펄쩍 뛰었다. 한편 올 초부터 지구 종말론자들을 중심으로 마야달력이 끝나는 2012년이 지구의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천문학자까지 나서 지구가 명왕성 궤도 바깥쪽인 카이퍼벨트에 있는 미확인 행성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일부 청소년들은 지구 종말이 오기 전에 자살을 하거나 처녀성을 파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사회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대다수 천문학자들은 2012년 지구 멸망설은 매년 제기되는 근거 없는 설 중 하나일 뿐이라고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영화 ‘2012’ 스틸컷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외제차 굴리며 수천만원 연금체납

    외제차 굴리며 수천만원 연금체납

    수입차를 보유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국민연금을 수천만원씩 체납하는 얌체족들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20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에게 제출한 ‘특별관리대상 연금보험료 체납현황’ 자료에 따르면 체납 연금액 상위 50명 가운데 6명이 수입차를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50명의 해외출입기록을 조사한 결과 18명이 최근 5년간 5회 이상 해외를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별관리대상이란 과세소득이 200만원 이상이면서도 6개월 이상, 50만원 이상 국민연금을 체납해 별도로 관리하는 악성 체납자를 의미한다. 지난 8월 기준으로 특별관리대상자 4만 8628명의 체납액은 2051억원이나 되는 반면 징수액은 체납액의 7.6%인 155억원에 그쳤다. 구체적인 사례로 국민연금 3174만원을 체납한 윤모씨는 시가 5200만원의 볼보 차량을 소유하고 최근 5년간 해외를 26번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2828만원을 체납한 김모씨의 경우 벤츠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20번 해외에 다녀왔다. 약 2855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이모씨도 시가 6000만원 상당의 BMW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최근 5년간 해외여행을 5번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고액 체납자들은 당장 혜택이 돌아오는 건강보험료는 잘 내면서 노인 세대를 부양하는 연금은 체납하는 도덕적 해이를 보였다. 실제로 특별관리대상자 3만 8628명 가운데 55%가 넘는 2만 1300여명은 건강보험료는 체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특별관리대상자의 연금 체납액이 2051억원인 반면 건강보험 체납액은 271억원에 불과했다. 손 의원은 “특별관리대상 체납자에 대한 연금공단의 설득과 상담에도 불구하고 징수율은 7.6%에 불과하다.”면서 “과세소득이 파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적으로 연금보험료를 체납하는 악성체납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확보 가능한 모든 자료를 활용해 실효성 있는 징수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국감 인물] 김태환 한나라당 의원

    ‘기업을 너무 잘 아는 의원님’ 한나라당 김태환(경북 구미을) 의원을 두고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하는 말이다.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인 김 의원은 특히 공기업에는 ‘요주의 인물’로 통한다. 김 의원이 금호P&B화학 사장을 지내는 등 최고경영자(CEO) 출신이어서 기업의 생리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경위 국감에서 공기업 수장들이 김 의원에게 쩔쩔매는 모습도 종종 목격된다. 그는 국감에서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과 도덕적 해이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 19일 한국산업단지공단 국감에서 김 의원은 “2005년 이후 감사를 통해 감봉 이상 징계를 받은 직원은 12명이었으나, 이 가운데 8명이 정상참작이란 이유로 징계가 경감됐다.”면서 “103억원을 횡령한 직원도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해 5억 4000만원 횡령사고 때는 당사자에게 2억원을 회수했으나, 103억원을 횡령한 올해 사고에서는 중고차 한 대 값인 30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지난 15일 중소기업청 국감에서는 정부가 적극 홍보하고 있는 재래시장 상품권이 정작 상인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재래시장을 발로 뛰며 작성한 자료를 제시한 뒤 중기청이 실적 부풀리기에만 혈안이 돼 규정을 위반하고 조건을 갖추지 않은 상품권 가맹점을 무더기로 가입시킨 점을 문제삼았다. 중기청은 부랴부랴 실태 파악에 나서야 했다. 김 의원은 20일 “실질적인 정책국감이 될 수 있도록 여당 의원이 먼저 솔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양형委 “음주상태 성범죄 감형제외 검토”

    [국감 하이라이트] 양형委 “음주상태 성범죄 감형제외 검토”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신영철 대법관 재판개입 파문’과 ‘조두순 사건’ 등 두 사건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거센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신 대법관에 대한 탄핵안까지 거론하면서 용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올해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26개 법원 497명의 법관들이 참여한 판사회의에서 81.3%가 신 대법관이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냈지만 대법원은 구두 경고만 했다.”면서 “신 대법관이 계속 일하는 것이 국민 신뢰에 부응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박 의원은 이어 “민주당에서는 신 대법관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대해 준비했고 여당의 찬반을 떠나 탄핵안이 국회에 안건으로 올랐을 때 국민들로부터 어떤 판단을 받게 될지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신 대법관에 대해 도덕적으로 지적할 수 있지만 헌법에 신분이 보장된 법관을 아무 때나 사퇴시킬 수 없다.”면서 “사법부 스스로 결정하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두순 사건으로 촉발된 성범죄 양형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은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을 만든 뒤 성범죄 형량이 무거워진 것이 아니라 조두순 사건으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난 뒤 양형이 무거워졌다.”며 양형기준위원회의 선제적 양형기준 마련이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도 조두순에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돼 형이 깎였던 점과 관련해 가중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규홍 양형위원장은 “10월26일 임시위원회를 통해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범죄 양형기준이 국민의 건전한 상식을 반영하고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적정기준인지에 관해 다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용훈 대법원장은 국감 종료 인사말을 통해 “미성년자 양형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법원장은 최근 개헌논의 중 헌법재판관 선출방식과 관련, “법률 제정 기관(국회)이 법률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관 모두를 선출하는 것은 입법·행정·사법부의 견해가 고루 반영되게 한 현행 헌법 정신을 살리기 힘들다.”면서 “이 제도를 버리는 것은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재보선 바람에 김빠진 국감

    국정감사가 10·28 재·보선 바람에 휩쓸려 가고 있다.이번 국감은 20일간의 일정 가운데 2주를 소화하고 19일부터 종반에 접어든다. 하지만 정치권의 동선이 재·보선에 집중되면서 국감은 벌써부터 김이 빠진 양상이다.여야 지도부부터 국감장보다는 재·보선 현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재·보선 지원유세를 다니느라 재외공관 감사단 합류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같은 외통위 소속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의원 사직’을 선언한 탓에 아예 국감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과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재·보선 지원을 위해 외통위의 해외 공관 국감 일정을 남겨둔 채 미리 귀국했다.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진표 최고위원은 수원 장안 선대위원장을 맡았으며 정무위 소속인 한나라당 공성진·허태열 최고위원도 연일 유세장을 찾고 있다.특히 여야는 국감을 재·보선 승기를 잡기 위한 디딤돌로 여기며 서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철저히 10월 재·보선에 맞추고 있다.”면서 “초기에는 정운찬 총리를 흠집내기 위한 국감에서 4대강 국감, 세종시 국감으로 넘어가더니 이제는 대통령 친인척 국감으로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이 야당을 중간평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국감을 통해 확인된 정부의 실정과 부도덕성이 이번 재·보선에서 그대로 심판받도록 하겠다.”면서 “종반 국감은 확인국감, 종합국감 형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국감 마지막 주에도 이 같은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19일에는 행안위의 충남·충북도 국감과 법사위의 대검 국감에서 세종시 문제와 효성 그룹의 비자금 수사 의혹 등이 여야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무위와 환노위, 교과위 국감에서는 이재오 권익위원장의 월권 논란, 4대강 사업의 문제점, 정 총리의 겸직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르게 된다.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귀신이나 신이나 국어사전에서는 모두 ‘초인적이고 초자연적 위력을 가진 존재’로 정의된다. 그런데 왜 우리가 제사로 모시는 조상들은 귀신이라고 하고 제우스,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르테미스는 신이라고 할까. 그들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부르면 왜 이상할까.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는 그리스 신들이 인간과 같은 존재이고 음모·계략·살인·절도 등 범죄와 폭력을 일삼는 부도덕한 존재라고 비판했고, 플라톤도 “신화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부채질한다.”고 신화를 거부했다. ●권선징악조차 빠진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각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는 학생들에게는 강력 추천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서양 문화, 예술, 지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있고, 알에서 나왔다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하늘에서 떨어진 황금알이 변한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 등 신적인 존재가 있지만 그리스 신화만큼 추앙받지는 못한다. 진보 법학자로 꼽히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그의 최신작 ‘그리스 귀신 죽이기’(생각의나무 펴냄)에서 거꾸로 뒤집어 그리스 신화를 파악한다. “그리스 신화는 여러모로 유해하다.”는 박 교수는 가부장적 권위성, 세속성, 오락성이 뒤섞인 그리스 신화를 불륜, 폭력, 복수 등이 난무하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의 막장 드라마가 조금 더 낫다. “극단적인 요소들의 뒤범벅으로 오락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그 외양만은 권선징악이라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띠는 반면 그리스 신화에는 그것조차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그리스 신’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부정에 가깝다. 그리스 신화에서 주체인 자기는 신과 영웅들이고, 남성에다 지배자이며, 그리스이고 서양이다. 객체인 타자는 괴물이나 여성, 피지배자, 그리스가 아닌 비서양이다. 게다가 사악하고 음탕한 존재들로 묘사된다. 신이나 영웅은 항상 ‘한번 보면 반하고야 마는’ 선과 미를 갖춘 얼짱에 몸짱이다. 그리스 신화는 태생부터 당혹스럽다. 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카오스(혼돈)’에서 ‘에레보스(암흑)’와 ‘닉스(밤)’가 생기고, 그 둘 사이에서 ‘아이테르(하늘)’와 ‘헤메라(낮)’가 생겼다고 한다. 결국 에레보스와 닉스는 형제 사이인데, 그들에게서 하늘과 낮이 나왔다니, 패륜이라는 것인가. 또 닉스는 혼자서 운명과 죽음, 고뇌, 운명의 여신과 죽음의 여신 등의 자식을 낳는데, 이는 죽음이 여성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가부장적 태도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만 봐도 그렇다. 절대 권력의 상징인 제우스는 정복하고자 마음 먹은 대상은 성별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부인은 첫번째 지혜의 여신 메티스부터 마지막인 여동생 헤라까지 무려 다섯명이다.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여인인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했고, 황금비로 변해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 다나에에게 내려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그러나 전쟁과 이성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정절을 강요한다. 아테나가 고취하는 미덕은 정치적 영지, 용기, 조화, 규율, 자기억제이며 처녀의 전형이다. 인간 여성의 기원도 차별적이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프로메테우스 때문에 화가 난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판도라를 만들게 했다. ‘신통기’에는 판도라를 ‘파멸을 가져다주는 여자들의 종족’으로 표현한다. 괴물을 무찌르는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의 모습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이미지이다. 폭압성과 무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는 그 안에 신과 인간, 영웅과 괴물, 남성과 여성 등의 차별구조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신화에 대한 열광은 정신적 제국주의”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원초적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이라고 예찬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음란, 강간의 폭력주의만이 아니라 전제주의, 제국주의, 침략주의, 귀족주의, 영웅주의, 군사주의, 물질주의, 권위주의, 성차별주의, 남성주의, 기계주의 따위를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열광은 비윤리적 행태와 서구 중심의 사유를 퍼뜨리는 ‘정신적 제국주의’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동양에 대한 편견과 폄훼가 묻어 있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제기하는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이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근원적 힘일 뿐이다. 저자는 민족과 계급, 성별 등의 투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리스 귀신이 추방돼야 한다.”고 꼬집는다. 책은 그리스 신화를 읽는 것조차 막아 서지는 않는다. 다만 읽으려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기를 권한다. 더 멀리는 평화적 질서를 뒤흔드는 서구의 폭력성을 이해하고 서구중심적 사유를 넘어서는 길로 인도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2년새 일자리 나아질 거란 건 빈말”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1~2년 내 일자리 문제가(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구호’(빈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일자리대책과 기업구조조정 추진현황을 보고받은 뒤 “경제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일자리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산업현장의 구인난과 청년 구직난의 불일치에 대해 “선진국처럼 산학연계형 ‘맞춤 직업·기술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해 나가야 한다.”며 “교육과학기술부와 노동부, 지식경제부가 이른 시일 안에 협의해 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보증 신용대출을 늘리는 등 경기 회복에 주력해온 데 대한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나타날 수 있다.”며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지 않도록 금융감독기관이 철저히 관리·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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