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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리실 사건기록 전무” “이인규 출석거부 오만”

    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도 “제보를 받아서 조사를 나갔다 그냥 돌아왔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기록은 내부적으로 관리해야 하는데, 조치까지 이르지 않은 사건에 대해선 기록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총리실의 개선안에 대해 “총리실이 기술상 조치 결과 없는 사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어렵다고 보고했는데, 이런 조직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간인 불법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현 NS한마음)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이 문제가 정파 간의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국가의 불법에 의해 피해를 입은 한 개인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직 정부 측으로부터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관련자들이 ‘군색’한 변명을 대며 증인 출석을 거부한 것도 성토 대상이 됐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건강검진 예약, 선영에 참배해야 한다는 이유로 불출석 통보를 하고 심지어 풍수지리 강좌 수강을 위해 못 온다는 증인도 있다.”면서 “이는 오만방자하게 국회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무위는 이에 동행명령을 의결했지만, 의혹의 핵심인 이인규 전 지원관 등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난데없는 ‘신한은행 사태’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이희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계좌에 있는 15억원 가운데 3억원을 비자금화해 정권 실세에게 건넨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금융권 고위관계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거론하면서 “자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월 남산자유센터 인근에서 이 행장의 비서실장과 관리부 차장이 3억원을 현금으로 바꿔서 이 행장에게 전달했다.”면서 “이 행장은 직접 운전해서 (현장에서) 이 현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실 쪽은 “이 과정에 직접 관여한 직원이 지난주 검찰에서 이런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3억원’과 관련된 일시와 장소 등 구체적인 정황이 특정된 것은 처음으로,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신상훈 사장은 15억원 가운데 3억원이 이 행장에게 건너갔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 행장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조 의원은 이어 “이 3억원이 새로 출범하는 정권 실세에게 전달됐다는 의혹이 있는 만큼 총리실 산하인 금융위를 통해 금감원에 조사하도록 지시하라.”고 요구했다. 임채민 총리실장은 이에 대해 “국무총리가 행정 각부를 지휘할 권한은 있지만, 특정 사건에 대한 지시 권한은 없다.”고 답했다. 김규환·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심사조작·보복인사 의혹 문화부 기관장 집중포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들의 자질과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걸 그룹 인권 침해와 선정성, 세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부족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걸 그룹 동영상까지 국감장에 등장했다. 4일 서울 세종로 문화부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문화부 국정감사에서는 국립극장 전속단체의 방만한 운영과 근무기강 해이가 집중포화를 받았다. ●진성호 “국립극장 연평균 96일 휴가… 기강 해이”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은 상습적인 심사 조작과 내부 자료 유출 의혹 등으로 사퇴 요구를 받고 있으며,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무용단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후원금을 통한 매출 부풀리기 등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최 의원은 또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은 무능력한 경영과 전 단장 시절 직원들에 대한 보복 인사, 동생 소속 업체와의 계약을 위한 유령업체 동원 의혹 등에 연루됐다고 주장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도 “국립극장은 한 직원이 최고 128일의 휴가를 가는 등 연평균 휴가일수가 96일에 이르고, 일부 단원은 한 번도 공연에 출연하지 않고 4400여만원의 연봉을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의 한선교 의원은 “G20 회의를 앞두고 1급 이상 관광호텔 309개 중 22%인 68개만 한식당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우려했다. ●안형환 “여성청소년 연예인 노출 60% 강요탓” 역시 같은 당 안형환 의원은 “청소년 연예인 및 연예인 지망생 103명 중 10.2%가 신체 부위 노출을 경험했고 여성 청소년 연예인은 60%가 강요에 의해 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연예기획사들이 청소년들을 선정적인 무대에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걸 그룹 카라와 f(x)의 소속사 대표들이 각각 병원 입원과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국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추진한 방송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중 3개 미니시리즈 지원사업을 살펴본 결과 총 15억원의 지원금 중 6억원이 주연급 등의 출연료로 책정됐다.”며 “이는 컴퓨터그래픽(CG) 등 프로그램 인프라 지원에 쓰여야 할 국가지원금이 스타들의 몸값에 사용된 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제가 장관 오래 안 합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관련한 얘기를 한마디도 안 했는데 어떻게 스스로 임기를 규정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유 장관이 “평생 장관할 게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됐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노르웨이의 숲’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노르웨이의 숲’

    흰색 차가 산 깊숙이 들어가기 전까지 두 남자는 출장이라도 떠나는 양 행동했다. 하긴 폭력단의 조직원이 일처리를 위해 길을 떠났으니 출장이 맞는 건가.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두 사람은 마땅한 자리를 찾은 다음 땅을 파기 시작한다. 귀찮기는 해도 두목의 명령에 따라 시체를 파묻으면 끝나는 일이라고 그들은 판단했다. 그러나 뜻대로 진행되는 영화가 어디 있으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시체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관계를 가지려는 남녀, 행실 나쁜 고등학생 셋, 무시무시한 살인마가 끼어들면서 사건이 복잡해진다. ‘노르웨이의 숲’은 노르웨이에서 촬영한 영화가 아니며, 영화 속엔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어떤 물건도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왜 ‘노르웨이의 숲’이냐고?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미국의 인디밴드 ‘비치 하우스’가 올해 발표한 명반 앨범의 세 번째 트랙 제목도 ‘노르웨이’다. 그런데 가사를 헤아려 봐도 제목이 왜 노르웨이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바깥의 사람들에게 노르웨이는 모호한 느낌의 신비한 단어인 모양이며, 감독 노진수 또한 그런 이유로 영화의 제목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무라하키 하루키의 소설이나 비틀스의 노래와 하등 상관이 없다. 어처구니없는 제목은 영화의 실없는 자세를 반영한다. ‘노르웨이의 숲’은 ‘호빵과 진빵의 차이’를 따지는 주인공의 질문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영화다. 정신없이 숲속을 헤매는 인물들과 달리 영화를 보는 사람은 사건의 전후 사정을 꿰뚫고 있다고 착각할 법하다. 하지만 스크린 앞에 앉은 사람도, 진지한 자세라곤 구할 길 없는 영화를 놓고 영문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잔혹한 살인과 폭력이 줄줄이 일어나는데, 도덕적으로 흠집이 있는 인물들에겐 별 동정이 가지 않으며, 어리석은 행동들이 줄기차게 스크린을 채운다. 도대체 ‘노르웨이의 숲’의 주제는 무엇이란 말인가? ‘노르웨이의 숲’은 근래 빈번히 소개되는 ‘초저예산 영화’ 중 한 편이다. 어느 정도 제도권으로 자리 잡은 독립영화와도 거리가 있는 영화인 것이다. 그 가운데 차마 영화라 부르기조차 민망한 작품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관심을 가질 만한 현상이라고 본다. 1970년대의 펑크음악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당시 기득권이 쓰레기로 취급한 펑크는 이후 대중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체된 대중음악에 새 물꼬를 튼 결과였다. 이 말은, 펑크의 역사적 가치를 ‘노르웨이의 숲’에 부여하겠다는 게 아니다. ‘서클 바깥의 영화들’이 향후 유의미한 역할을 맡을 수 있게 전개되고 조직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현재의 모습보다 미래의 방향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숲’의 열악한 만듦새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숲속인데 정원수가 보이는 건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것에 면죄부를 줄 수는 없다. 제작 여건 상의 한계를 아이디어로 돌파한다는 것, 물론 좋은 일이다. ‘노르웨이의 숲’의 제작진은 한 판 놀아보겠다는 자세로 영화를 완성했는데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제도권 영화들이 깜짝 놀라 벌벌 떨도록 만들려면 좀 더 대담하고 뻔뻔한, 맹렬하고 과감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래야 펑크급의 반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영화평론가
  • 인천교육감 태풍 피해때 골프 ‘물의’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지난달 2일 태풍 ‘곤파스’로 학교 수십 곳이 피해를 봤을 때 사립학교 이사장, 교장 등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나 교육감은 지난달 4일 오후 3시쯤 인천의 한 골프장에서 M여상, I여고 등 사립학교 이사장, 교장 등 11명과 함께 골프를 친 뒤 시내 음식점으로 가 오후 늦게까지 식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이때는 태풍 ‘곤파스’로 지역 1개 유치원과 32개 초·중·고교의 담장이 무너지고 천장이 날아가는 등의 피해가 발생, 복구작업이 한창 이루어지던 때여서 도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날 골프모임은 사립학교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교육청으로부터 학교 시설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 사립학교 측이 교육감을 상대로 로비를 위해 만든 자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법·원칙 최우선… 소통·화합 이룰것”

    “법·원칙 최우선… 소통·화합 이룰것”

    김황식 국무총리는 총리 인준을 받은 1일 곧바로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4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데다 지난 8월 정운찬 전 총리 퇴임 이후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총리의 빈자리를 하루라도 빨리 메우기 위해서다. ●곧바로 공식일정 돌입 김 총리는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집무실에 잠시 들렀다가 식장에 도착했으며,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김 총리를 영접했다. 김 총리는 취임식에서 ‘법과 원칙’, ‘소통과 화합’, ‘나눔과 배려’ 등을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또 “다양한 정책을 세우고 실천하는 데 있어 보다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이 필요하고, 수립된 정책을 국민들이 체감하는지 따져 보면서 추진해야 한다.”면서 “정부 각 부처가 이런 정책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주목하겠다.”고 강단 있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취임식 직후 기자실을 방문해 “부산 대형화재에서 인명피해가 크지 않고, 남북 이산가족 상봉 시기가 정해졌다는 뉴스도 있는데 좋은 날인 것 같다.”면서 “부족하나마 나라 발전을 위해 헌신할 길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면서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항상 소통을 강조했는데, 잘못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책해 주시고 잘한 일 있으면 늘 칭찬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野 반대속 임명동의안 처리 앞서 국회 본회의에서는 야당의 반대 속에 김 총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한나라당 간사인 김기현 의원은 김 총리를 “사회통합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고위공직자”라고 평하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국정을 이끌고 갈 자질이 있고 고위공직자로서의 높은 도덕성과 책임성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반대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정했다.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학연·지연을 떠나서 총리다운 총리, 도덕성과 자질을 갖춘 총리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엄격한 잣대로 당론을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선진당은 김 총리 내정과정에서 여권이 민주당 박 비대위 대표와 사전 논의한 정황에 대해 불쾌한 속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첫 호남 출신 총리 취임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탈표가 나올 것을 우려, 김 총리와 지역연고 등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소속 의원들은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도록 ‘집안단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결에는 244명이 참석, 169명이 찬성했다. 반대 71명, 기권 4명 등이었다. 반대표는 71표 가운데는 당론으로 반대를 결정한 자유선진당의 표도 일부 포함됐다. 따라서 민주당은 최소 20여명 이상이 당론에 반대해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본회의보다 먼저 열린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에서 채택한 경과보고서에는 각종 의혹이 해명돼 김 총리가 총리직을 수행하기에 적격이라는 한나라당 의견과 병역면제 등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소신과 정치력이 부족해 부적격하다는 야당의 의견이 모두 포함됐다. 유지혜·허백윤기자 wisepen@seoul.co.kr
  • 화가·도예가… 두 대가의 만남

    화가·도예가… 두 대가의 만남

    질박한 적점토 원형 도자에 백호들이 자리를 잡았다. 앞서 걸어가는 동료들의 뒤에서 놀란 눈으로 정면을 바라보는 앙증맞은 백호. 미소가 절로 떠오른다. 윤광조(64) 도예가가 빚고, 김종학(73) 화백이 그린 ‘설악백호’다. 평면 도자에 황소머리, 오징어, 닭, 민들레를 그린 작품들도 정겹긴 마찬가지다. 서울 사간동 두가헌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종학·윤광조 도화전’은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두 원로 미술인이 지난 1년 반 동안 힘을 합해 탄생시킨 색다른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30년째 설악산에서 살고 있는 김 화백은 설악의 나무와 폭포, 꽃 그림을 그리는 ‘설악산 화가’로 유명하고, 윤 작가는 분청사기를 현대적 조형감각으로 표현하는 도예가로 이름높다. 윤 작가는 1978년 현대화랑(현 갤러리현대)에서 장욱진 화백과 도화전을 선보인 이래 30년 만에 선보이는 두번째 합작전이다. 작업은 산과 산을 오가며 진행됐다. 설악산에 사는 김 화백이 스케치를 들고 경주 도덕산 바람골에 사는 윤 작가의 작업실로 와서 2~3일씩 머물렀다고 한다. 윤 작가가 도판에 화장토를 발라 밑 작업을 하고 나면 김 화백은 쇠못이나 대꼬챙이, 철사 등으로 도판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부조로 붙였다. 평소 조형에 관심이 많았던 김 화백은 직접 흙으로 호랑이와 닭을 만들기도 했다. 강한 개성과 외곬 기질이 비슷한 두 사람이 공동 작업한 결과물은 소박하면서도 해학적인 한국 전통의 멋과 풍류를 느끼게 한다.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두 대가의 만남에 대해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서양말로는 시너지 효과 만점이고, 동양식 표현으론 화이부동이란 말이 어울리는 작품들”이라고 평했다. 전시는 17일까지 열린다. (02)2287-355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론] 北 3대세습에 정부 대응전략 마련을/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北 3대세습에 정부 대응전략 마련을/장성호 배재대 정치외교학 교수

    북한의 ‘3대 권력세습’이 시작됐다. 작년 1월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한 지 1년9개월여 만에 이루어지는 권력승계 구도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28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의’는 김정일 위원장을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화한 1980년 제6차 당대회 이후 30년 만의 최대 규모로,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에 대한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러나 중세와 같은 전제군주제 국가가 아닌 이상 3대에 걸친 북한의 권력세습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혈맹이라는 중국조차도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다가 최근 들어서 마지못해 용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산주의 종주국이던 러시아와 중국마저 국가발전을 위해 시대에 맞는 체제로 변신했고, 개혁을 위한 개방도 전임지도자들에 대한 혹독한 비판을 통해 기꺼이 수용했음을 상기해 볼 때 동족으로서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급격한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1세기 문명시대에 3대 세습체제라는 왕조적 전제정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한민족의 비극이다. 더구나 북한을 최빈국이자 인권 유린국, 마약을 비롯한 슈퍼노트(위조 미화 달러)의 제조국 등 ‘글로벌 악동’으로 떠오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정일 세습체제가 이미 정치적으로도 참담한 실패를 가져온 정치체제라는 점에서도 이러한 세습체제의 연장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북한은 1980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로 경제난에 허덕이게 되었고, 1992년부터 아사자가 대량 발생하기 시작하여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부터는 식량배급까지 중단되는 등 최악의 상황에까지 가는 등 지구상 유례 없는 폐쇄적인 세습체제로 입증된 바 있다. 특히 2012년 정치·사상·군사·경제에서 강성대국을 완성하겠다는 김정일 정권은 세습체제 유지라는 정치적인 목적과 극심한 경제적 빈곤의 탈출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핵무기를 보유했고, 이를 통해서만이 북한 세습체제의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본말이 전도된 발상을 소유한 부도덕한 체제이다.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도 북한정권과 주민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인민의 정치가 바로 북한주민을 살리고 우리민족을 살리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하루속히 깨달아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민주주의가 공동체 구성원의 정치적 평등을 지향한 제도였다면, 이미 실패한 이데올로기로 판명된 사회주의는 구성원의 경제적 평등을 이루어 보려는 공상적인 이데올로기였다. 김일성 주체사상의 성(城)으로 둘러싸인 북한사회는 모두가 잘살 수 있다는 경제적 평등의 이데올로기적인 사회주의 명분에 편승, 세계에서도 유례 없는 세습족벌체제라는 기형적인 정치체제로 오늘날까지 북한체제를 지탱해 오고 있다. 우리는 만민평등의 민주주의 정치발전의 상징적인 역사적 징표로 1776년 미국 독립선언, 1776년 버지니아 권리장전,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 등을 기억한다. 이 역사적 사건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계몽주의사상가 로크의 주권재민에 바탕을 두고 자연법적 권리인 저항권을 명시한 ‘신탁통치론’이나 생명·자유·재산을 위한 천부인권(天賦人權)에 대한 최소한의 욕구를 자연법적인 권리로 보았던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적 사실들은 오늘날 북한체제의 향배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도도히 흐르는 역사의 발전 속에 북한 주민 스스로 그들의 권리를 지켜내고 회복시켜야 한다. 또한 우리 정부도 북한의 민주적 개혁·개방과 통일에 대비한 경제적 인프라 구축, 3대 세습으로 더욱 예측 불가능해진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치밀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21세기 세계화시대에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면하고 당당한 세계 속의 일원으로 웅비하는 한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
  • [사설] 檢 ‘천신일 의혹’ 이번엔 투명하게 밝혀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이번에는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 이모 대표(구속기소)로부터 주식대금 등 40여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천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이자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관심을 받아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5월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고 한상률 전 국세청장을 통해 박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려 한 혐의였다. 자녀에게 차명주식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 등도 있었다. 그러나 세무조사 무마 청탁 혐의에 대해서는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증여세 포탈 혐의 등에 대해서는 1·2심에서 유죄를 각각 선고받았다. 천씨에 대한 또 다른 금품수수 의혹은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의 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대표인 이씨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에 따르면 천씨는 자녀 3명 명의로 이씨 회사의 하청업체 3곳의 주식 25억 70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씨는 이 주식대금 전액을 천씨에게 기부금 형태로 되돌려 주었다고 한다. 이게 사실이라면 천씨는 이씨의 하청업체 주식을 공짜로 받은 셈이다. 검찰은 천씨를 소환하지 않아 이들이 거래한 돈의 성격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아무런 대가 없이 수십억원을 거저 줄 리 만무하다. 천씨가 정권과 가깝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뭔가 구린 냄새가 나는 거래라는 의심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서 천씨가 한 전 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정황을 포착하고도 법정 소명이 부족해 유죄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몸을 사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지금 엄정한 법치와 공정한 사회를 연일 부르짖고 있다. 대통령과 가까운 천씨가 권력의 위세를 업고 범법을 저질렀다면 이는 명백한 권력형 비리이며, 정부의 공정성과 도덕성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검찰은 이 점을 명심해서 천씨가 거래한 돈의 성격과 용도를 투명하게 밝혀내 의혹을 말끔히 풀어줘야 한다.
  • 野 “지출 많은데 예금 왜 느나” 金 “부정한 돈 한푼도 안받아”

    野 “지출 많은데 예금 왜 느나” 金 “부정한 돈 한푼도 안받아”

    국회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는 29일 김황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도덕성과 자질, 국정수행 능력 등을 점검했다. 야당은 병역기피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고, 김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을 모두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가장 큰 쟁점은 역시 ‘부동시’로 인한 병역면제였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김 후보자가 1971년에는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징병처분이 연기됐고, 1972년에는 ‘부동시’로 병역 면제가 됐다.”면서 “왜 1971년에는 부동시 언급이 없었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1971년 당시에는 부동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해서 신체검사 과정에서 그 부분에 대해 어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1972년 3월 안경을 맞추러 갔다가 짝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중에 국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1971년에 법이 개정돼 그 이전까지는 병역면제 사유가 아니었던 부동시가 1972년부터 면제 사유가 됐다.”면서 “당시 징병검사에서도 부동시 판정이 충분히 가능했다는 것이 대한안과의사협회의 소견인데, 1971년 신검에서 부동시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당시 부동시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 않으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군법무관 입대를 앞두고 법조인으로 나간 사람이 그렇게 부당한 방법을 썼겠느냐. 2003년 치료 받을 때 한 검사 결과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부동시라는 소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통장 사본을 보면 2007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1억 3400만원이 출금됐다.”면서 “두번째 출금일이 딸의 아파트 잔금을 치르는 소유권이전등기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돈이 딸의 아파트 구입 자금으로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데, 그렇다면 증여세 포탈”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대법관에 이어 감사원장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하고 다른 직위를 수락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은 “2008년 감사원장직 수락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 대법관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고 사법부와 상호견제해야 하는 행정부로 가는 것은 임명동의를 해준 국회에 대한 신뢰를 배반한 것이라는 반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때 다른 직위로 가는 일은 없을 것이며 특히 순수 행정직인 총리직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선 이제 총리직을 수락했다.”면서 이를 ‘말바꾸기’로 규정했다. 김 후보자는 “충분히 지적 가능한 사안이고, 결과적으로는 그때 말한 것과 다르게 됐다.”고 이를 수긍했다. 하지만 “제가 마지막까지 고사하는데도 ‘도리 없다, 맡아라’라고 할 때 이를 사양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의 지출이 수입보다 많다는 의혹 제기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김 후보자는 계속 비과세수입을 포함시키지 않고 계산해서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온다고 해명하는데, 실제로 모든 월정직책금과 예금 증감분 등을 포함해 계산해 봐도 2006~2008년 지출이 수입보다 각각 1400만~4500만원 많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 처리했다는 차량 리스 비용만 해도 한달에 80만~90만원으로 1년이면 10 00만원이 넘는데, 이 항목도 지출 내역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이런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추궁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도 “모든 비과세소득을 합해도 2004~2009년 모두 6400만원의 지출이 더 많고, 자녀 유학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근거도 없다. 지출이 많은데 오히려 예금은 늘어나기도 했다.”고 따졌다. 김 후보자는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고, (수입·지출 내역을)분석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면 제가 부정한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인데….”라고 강하게 반박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4대강 감사의 주심인 은진수 감사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인수위 자문위원, 공천 탈락,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등을 거친 은 위원은 정치인으로서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밖에 없다.”면서 “순번 조작으로 은 위원이 4대강 감사를 맡았고, 감사가 끝난 뒤에도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깔아뭉개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는 “정치적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는 경력이지만, 이를 극복할 만한 큰 장점이 있는 분”이라면서 “감사원은 감사위원 순번을 변경하거나 하는 엉터리 집단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감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4대강 시행이 잘못됐다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야당과 환경단체에서 제기하는 문제점도 모두 점검하게 했는데, 사업 타당성에 대해서는 사업을 중단시킬 만한 사안은 없었다.”면서 “그래서 자연스럽게 예산절감 등을 위한 목적의 감사가 이뤄진 것”이라고 답했다. 유지혜·강주리·김정은기자 wisepen@seoul.co.kr
  • 성범죄 교사들 버젓이 교단에

    지난해 7월 서울의 A초등학교 박모 교사는 상습적으로 성매매업소를 찾아 성매매를 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가장 낮은 징계 수위인 견책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견책을 받으면 6개월간 승진만 제한될 뿐 교직 업무를 계속할 수 있다. 2008년 5월 서울의 B중학교 홍모 교사는 중3 여학생과 오피스텔에서 20만원을 주고 원조교제를 하다 걸렸다. 하지만 홍 교사가 성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고, 시교육청도 정직 3개월의 징계만 내렸다.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의 절반 이상이 교단에서 퇴출되지 않고 여전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리만 발생하면 ‘제 식구 감싸기’로 비판의 도마에 올랐던 교육 당국이 성범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처벌을 내려 교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조전혁(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넘겨받은 ‘2007~2010년 교원 징계현황’에 따르면 미성년자 성추행과 성매매 등 성범죄를 저지른 교원은 모두 45명이었다. 하지만 징계위원회는 이들 중 절반이 채 되지 않는 21명에게만 중징계를 내렸을 뿐 나머지 24명은 감봉·견책 등 경징계에 그쳤다. 교사가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받은 경우 3~5년간 공무원 임용이 제한돼 사실상 교직에서 퇴출되지만, 이들 중 4명은 교원소청심사를 제기해 정직이나 감봉으로 징계 수위가 낮아져 또다시 학교로 복귀했다. 이 가운데는 직접 가르치던 학생을 성추행하거나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특정 부위를 촬영한 교사도 있었다. 중3 딸을 둔 김지은(47)씨는 “학생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 학교 안에 경찰을 배치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들이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기고]독일 통일과정에 ‘퍼주기’는 없었다/박광작 성균관대 경제학 명예교수

    [기고]독일 통일과정에 ‘퍼주기’는 없었다/박광작 성균관대 경제학 명예교수

    독일은 10월3일 통일 20주년을 맞이한다. 독일 하원은 통일 후 ‘동독 공산당 독재의 역사와 결과 청산 조사위원회’를 창설해 동서독 관계의 빛과 그림자를 공개 토론을 통해 조명하고, 동독정권이 조직적으로 왜곡·은폐했던 과거사의 진상을 규명하는 청산 작업을 수행한 후, 그 결과물을 보고서로 출간했다. 이 보고서 중 서독의 대(對)동독 이전지출 내역은 우리의 관심을 끈다. 우리의 대북지원 방식, 규모와 대비해 볼 때 교훈으로 삼을 만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서독정부 및 공공단체가 동독에 제공했던 현물 및 화폐 지불금은 ‘원조’도 ‘지원금’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독정부의 지불금은 동서독 기본조약 체결(1972년) 후 동독의 급부(예컨대 동독철도시설 이용, 우편시설 이용, 쓰레기 매립장 이용 등) 제공에 대한 서독정부 및 공공단체의 금전적 대가이며, 쌍무적 ‘주고받기’였다. 그뿐만 아니라 동독정부는 추가적인 정치적 완화조치도 실시해야 했다. 독일 하원 보고서에 수록돼 있는 동서독의 정부, 민간, 교회 간 현금 및 물자 이전 규모는 베를린장벽 붕괴 이전 동서독 교류 협력기간(1971~1989년) 총계 910억마르크(약 380억달러)다. 연평균 약 20억달러 상당액이다. 이 금액은 순수민간 차원을 제외하면 많은 부분 동독의 급부 용역 사용에 대한 대가 지불금이다. 이 기간 서독의 민간 및 정부의 동독 주민과 교회에 대한 지원 규모는 모두 292억달러로 연평균 15억달러 규모다. 정부 부문만 살펴보면, 서독의 동독정권에 대한 (원조나 지원금이 아닌) 대가 지불금 규모는 총 60억달러, 연평균 약 3억 2000만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서독은 동독정권의 안정화보다는 동독 주민의 생활 개선에 더 중점을 두었다. 우리 좌파정권들이 ‘북한정권’에 현금과 물자를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좌파정권들은 동서독의 교류 규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미미한 남북한 주민 교류 실적에도 불구하고 서독의 동독 ‘지원금’ 규모가 매년 32억달러라고 입을 모으며, 정부의 대북지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강변해 왔다. 서독의 대 동독 대가 지불금은 연 인원 200만~550만명(서베를린 주민의 동독 방문 연 인원 수를 제외함)의 동독 방문 체류와 연 인원 2000만명(1983년 기준)의 동독 교통로 이용, 그리고 3600만건의 상호 소포교환(1980년 기준)과 연계돼 있다. 서독주민들이 연 2300만건 이상 동독 가족, 친지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던 사실과도 분리할 수 없다. 1990년 동서독이 통일되기 이전까지 서독은 최소의 대가 지불로 여행과 방문을 통해 이산가족을 만나게 하고, 동독주민들의 민생을 개선시켰다. 이것은 간접적으로 서독체제의 우월성과 도덕적 정통성을 동독주민의 의식, 무의식 속에 주입시켜 주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마지막 동독 총리 드 메지에르는 동독주민들이 베를린장벽을 무너뜨리고 통일을 주도하는 주체였다고 규정한 바 있다. 순수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인적·물적 교류는 동·서독 주민 간 민족적·민주적 연대감을 강화함으로써 동독의 무혈 민주혁명과 독일 통일의 기반을 조성했던 것이다.
  • [영화리뷰] ‘빗자루, 금붕어되다’

    [영화리뷰] ‘빗자루, 금붕어되다’

    서울 신림동 고시촌의 허름한 고시원. 50대 중년 남성 장필(유순웅)이 있다. 그는 과거에 고시 공부를 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지금은 고시원 총무로 살면서 폐품을 모으고, 목각 인형을 만들며 근근이 살아간다. 어느날 그는 같은 고시원에 사는 청년에게 돈을 빌려주지만 그에게 일자리까지 빼앗긴다. 동네에서 만난 여자에게 사기도 당한다. 결국 그는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신림동 고시촌. 수많은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이곳에 모인다. 소수는 성공하고 다수는 실패한다. 다수는 기약 없는 삶을 또 다시 시작한다. 미래를 위해 현실을 처절히 반납해야 하는, 하지만 결국 미래에 대한 관념마저 무뎌져 버린다. 일종의 중독처럼. 마약과도 같은. 그래서 도저히 이곳을 탈출할 수 없다. 마치 빗자루처럼 뻣뻣이 고시원을 지킨다. 기껏 움직여봤자 어항 속 물고기처럼 제한된 동선을 그려나갈 뿐. 김동주 감독의 영화 ‘빗자루, 금붕어 되다’가 주는 쓸쓸함은 영화가 아니라 현실이다. 영화는 장필과 그가 처한 현실과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담아낸다. 그는 돈이 지배하는 사회, 출세지향적 사회의 직접적인 피해자다. 하지만 고시촌의 삶은 세상과는 철저히 격리돼 있다. 장필은 자신이 버려졌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모르는, 아니, 찾을 수 없다. 결국 그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은 살인이란 극단적인 방법뿐이었다. 이 과정에서 장필은 변한다. 망상에 시달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무너져 버린다. 장필에겐 이게 세상이다. 그래서 ‘빗자루’는 고시촌 하층민들의, 한없이 불편한 성장영화일 수도 있다. 영화는 냉철한 계급영화에 가깝다고도 할 수 있다. 오직 성공한 소수에게만 허용되는 신림동 고시촌 계급 상승의 공식, 실패한 다수들이 숙명처럼 여겨야 하는 세상과의 격리,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계급의 울타리를 냉소한다. 이들을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무엇보다 차갑다. 어떤 도덕적 판단도 없다. 불우한 우리 하층민의 삶을 음악도 없이, 흔들림도 없이 불과 31개의 샷과 60개의 컷으로 끌어갈 뿐이다. 참 지독한 영화다. 2008년 프랑스의 권위 있는 잡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와 함께 세계 10대 영화로 선정되면서 이미 마니아층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스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전주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업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봉을 못하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다양성 영화 개봉 지원작에 뽑혀 가까스로 관객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됐다. 일반 상업영화에 비해 밋밋하고 지루할 수 있지만 뭔가 색다른 영화를 원하는 관객에게, 심지어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영화다.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80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사방이 적… 힘들어 못하겠다”

    “사방이 적… 힘들어 못하겠다”

    “빨리 (비대위 대표직에서) 벗어나야지, 너무 힘들어요.” 민주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요즘 괴롭다. 전당대회를 앞둔 어수선한 당을 이끌어야 하고, 원내대표로서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도 지휘해 한다. 인사청문회 비공개 요청 발언으로 청와대와 한나라당으로부터 집중타를 맞았고, 다른 야당으로부터는 김황식 총리 후보자를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노련한 정치 협상으로 정국을 주도하다 갑자기 사방에서 적을 만난 박 대표가 24일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심경을 털어 놓았다. 1주일 뒤 새 대표가 뽑히면 비대위 대표직함을 내려놓는 그는 “굉장히 힘들다. 원내대표를 안 하면 모르겠지만 둘 다 하려니 벅차다. 정세균 전 대표가 정말 고생을 했겠더라.”며 운을 뗐다. “봐주지도 않는데 행사 참석은 다 해야 하고, 가면 민주당을 다들 욕하지만 그래도 민주당은 해야한다고 하고….” 그는 이번 주말에 열리는 서울시당 개편대회에도 참석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보폭을 넓히면 안 좋은 얘기가 나온다는 게 이유였다. 한 언론에서 자신을 ‘부통령’에 비유하며 김대중 전대통령의 교활하고 야수적인 정치의 복사판이라고 평가한데 대해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부통령’이 됐네요.”라며 씁쓸해 했다. 한편 박 대표는 오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을 둘러싼 여권과의 사전 교감설에 대해 “한나라당이나 정부 측과 여러 차례 의견을 교환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총리를 추천할 입장도 아니고, 그분들이 몇 분을 물어서 의견을 조율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여권이 ‘비공개 도덕성 청문회’를 제의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고, 그래서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와서 미안하다고 말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청와대 좌불안석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야권의 공세수위가 예상보다 높아지자 청와대도 내심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전남 출신 김 후보자를 총리로 발탁하면서 민주당과 사전에 의견조율을 했다. 때문에 민주당도 김 후보자에 대해 처음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인사청문회(29~30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눈에 띄게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김 후보자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할수 있는 병역면제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직설적으로 문제를 삼고 나선데 대해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군대에 안 가려고 일부러 치아를 뽑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가수 MC몽과 김 후보자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직격탄을 날렸다.“MC몽은 최근 방송에서 사라졌는데 어째서 군대 안 간 김황식 감사원장은 총리가 되는지 의아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호남 출신이라 봐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에 대한 국민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병역기피를 둘러싼 의혹이 더욱 증폭되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시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병역면제를 둘러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해명이 되지 않는다면 결정적인 ‘내상’을 입게 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문회에서는 결국 병역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지 않겠느냐.”면서 “야권이 계속 물고 늘어지면 청문회 통과가 예상보다 ‘험난한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판사시절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도덕성’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시론] 사할린 동포의 눈에서 눈물 멈추게 하라/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명예교수·역사학 박사

    [시론] 사할린 동포의 눈에서 눈물 멈추게 하라/박종효 모스크바대 한국학센터 명예교수·역사학 박사

    연합군이 일본으로부터 항복문서를 받은 날을 기념하는 제1회 ‘승리의 날’ 행사가 지난 2일 러시아 사할린 주 남사할린 시에서 열렸다. ‘제2차 세계대전의 교훈’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했다. 중국, 몽골, 그리고 한국의 학자와 러시아, 북한의 외교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필자는 사할린센터 대회의장에서 ‘2차 대전 이후 사할린 주와 사할린 한인문제’를 발표했다. 사할린에는 한인계 2만 5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러시아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구분포다. 대부분 일제 말기에 일본의 총동원령으로 강제로 끌려가 탄광과 비행장 및 도로 개설에 동원된 젊은이들이었다. 이들은 강제동원 당시 일본 국적자였다. 송환의무는 물론 법률적, 도덕적 책임이 일본 측에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소련과의 귀환협정에서 자국민 39만 명만 철수시켰다. 사할린 한인은 도쿄 연합군사령부와 일본정부에 귀환을 진정하는 호소문을 보냈다. 이 호소에 따라 연합군사령부는 일본인과 같은 방법으로 한인도 철수시킬 계획을 세우고 남한의 미국 점령군 사령관 하지에게 사할린 한인의 수용 여부를 문의하였다. 하지는 남한에 중국 등지로부터 귀환자가 넘쳐 수용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그 후 1948년에 한국정부가 수립되었으나 소련정부에서 출국을 금지했고, 한국전쟁과 미·소 냉전이 격화되면서 발이 묶였다. 1972년부터 공산권에 대한 방송이 시작되자 사할린 한인은 10여년간 홍콩 KBS 사서함을 통해 편지를 보냈다. 공산권에서 온 1만 6000통의 편지 대부분이 사할린 한인들의 편지였다고 한다. 이들은 모진 고생 끝에 생활기반은 닦았으나 정치적 입지가 좁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실정이다. 사회단체는 분열돼 있었고, 한인 출신 시의원 한 명 없었다. 그래도 한글신문을 주 1회 발행하고 한인 TV도 주 2회 방영하면서, 지난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에는 2000여명의 한인계가 일본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본은 한인을 귀환시켜야 했던 도의적·법률적 책임을 회피하고 교활하게 인도적인 지원이란 말로 2000년을 전후해 한·일 적십자사 합의로 일본이 자금을 지원하고 한국이 대지와 아파트를 제공하면서, 1945년 8월15일 이전 출생한 사할린 1세대와 함께 강제 징용 당한 분들을 한국으로 귀환시켰다. 3000여명이 귀국했다. 그러나 이들의 귀국으로 사할린 한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가족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사할린에 자녀와 함께 남아 있는 강제 징용 당한 분들과 사할린 1세대에 대해 일본정부는 한국에 귀국한 분과 같은 동등한 보상을 해야 한다. 1945년 일본의 항복 이후 일본 군경이 남부 사할린의 소련국경과 인접한 두 마을에서 한인 어린 아이와 여인을 포함에 45명의 무고한 한인들을 무참히 몰살시킨 사건은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 일본은 억울하게 학살 당한 분들은 물론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분들에게도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특히 강제로 시행한 우편예금을 비롯한 광산 노동자의 체불노임도 바로 지급해야 할 것이다. 그 돈은 지금 일본 우정성과 노동을 시킨 해당 회사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문제로 사할린 한인들은 일본에서 재판 중이다. 이달 말에 판결이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일본 변호사 말로는 비관적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G20회의가 열린다. 정부는 동족의 눈에서 더는 눈물을 흘리게 해서는 안 된다. 식민지시대에 노예처럼 끌려갔다가 버려진 것도 한스러운데 65년간 받지 못하는 예금과 탄광 노동자들의 체불노임이 지급되도록 정부차원에서 일본과 협의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은 한 명의 국민을 구출하려고 카터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냈다. 사할린 한인이 외롭게 일본법정에 서서 투쟁하는 일을 조국이 방관해선 안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할린 한인은 러시아인이므로 러시아와의 외교적인 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일본정부를 압박해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공기업 악순환’이 ‘공기업 선진화’ 되려면/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공기업 악순환’이 ‘공기업 선진화’ 되려면/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나라 단일기업 중 빚이 가장 많은 기업은 어디일까? 단연 지난해 10월1일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다. LH의 부채규모는 올해 정부예산 293조원의 40%에 달하는 118조원인데, 더욱 문제인 것은 이 중 75조원은 금융부채로 매일 이자만 100억원이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이자만 100억원을 물고 있는 기업이라면 당연히 파산을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LH 임직원들은 사실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공기업 빚은 결국 정부가 갚아 줄 수밖에 없다고 굳건하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전력은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지만 직원 1인당 평균 1800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했고, LH 역시 직원 1인당 평균 16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당연히 이들 공기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지만, 한전과 LH는 공기업의 성과급은 급여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공기업들이 막대한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은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전은 최고 등급인 S등급, LH는 A등급을 받았는데, 공기업 평가항목에서 공기업 재무상태 점수는 3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재정부의 공기업 평가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어마어마한 빚을 진 공기업들도 정부가 시키는 일만 해서 재정부 평가만 잘 받으면 성과급 잔치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나라 공기업의 악순환 고리는 끊어지지 않게 된다. 적자투성이 공기업이 아무리 경영성과가 나빠도 그 공기업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한전은 유가가 올랐지만 전기요금을 제대로 올릴 수 없어서 부채를 지게 된 것이라고 강변한다. LH는 국민임대주택과 세종시, 혁신도시, 행복도시 등 국책사업과 신도시개발 등으로 인해 할 수 없이 빚을 진 것이지 자신들의 경영관리 실패나 도덕적 해이라고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가 견고한 것은 포퓰리즘 정책을 수행하는 정부당국, 공기업, 공기업 노조의 공생관계 때문이다. 포퓰리즘 정책을 수행하는 정부당국은 정권 차원의 대중영합적 정책을 공기업에 떠넘기고, 공기업은 이러한 포퓰리즘 정책을 수행하느라 빚더미에 앉게 되지만 그 공기업은 정부 정책에 최대한 순응했기 때문에 기재부 평가를 잘 받게 되고 직원 대상 각종 복지혜택도 늘려 ‘실리’를 챙기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에는 공기업 노조도 많은 역할을 한다. 이명박 정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의 핵심인 성과연봉제 도입도 공기업 노조의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또 일단 낙하산 기관장이 선임되면 대부분의 공기업 노조는 임용반대 집단행동을 하고 경영 자율성이라고는 거의 없는 단임제 기관장은 이러한 문제를 조용하게 해결하려고 단체협약이나 이면합의를 통해 노조의 과도한 각종 요구를 들어주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이러다 보니 얼마 전 검찰수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일부 공기업 노조간부들이 각종 납품 및 인사 등 회사경영에 개입하고 금품을 수수하는 사례까지 생기기도 한다. 정부당국, 공기업, 공기업 노조의 악순환적 관계를 종식시켜 공기업을 선진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정부당국 스스로 대중영합적 국책사업을 공기업에 떠맡겨 공기업 부채를 심화시키는 것부터 자제해야 한다. 즉 공기업을 정부기관의 뒤처리나 하는 역할에서 해방시켜야만 방만 공기업의 임직원이나 노조가 더 이상 자기반성 없이 오로지 정부 탓만 하면서도 온갖 ‘실리’만 챙기는 것을 자제한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공기업 평가시 공기업 재무상태에 대한 평가비중을 대폭 상향조정하고, 재무상태가 나쁜 공기업에 대한 제재시 당해 공기업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고, 감독 정부기관에 대한 제재도 동시에 해야 정치권이나 감독청이 온갖 재정부담을 공기업에 전가시키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현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의 기본 틀을 민영화로 하기에 역부족이라면 지금이라도 공기업 재정건전화 방안을 현실적으로 수립하여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 “필승! 공군 지옥훈련 마쳤습니다”

    “필승! 신고합니다. 윌리엄은 17일 수색·구조 헬리콥터 훈련 수료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8) 왕자가 혹독하기로 악명 높은 공군의 수색·구조 헬기 조종사 훈련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찰스 왕세자의 장남 윌리엄 왕자는 웨일스 북서 해안 앵글시 공군기지 22비행중대에 배치될 예정이며 앞으로 3년간 4명의 조종사와 한 팀을 이뤄 ‘바다의 왕(Sea King) 헬기를 조종하게 된다고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윌리엄 왕자는 앞서 1년 과정의 헬기 훈련과정을 마친 뒤 다시 6개월 과정의 헬기 조종훈련을 받아왔다. 수색·구조 헬기 훈련은 70시간의 실제 비행과 50시간의 시뮬레이터 훈련으로 구성돼 있으며 정신과 체력적으로 상당히 힘든 훈련으로 꼽히고 있다. 월리엄 왕자는 “훈련 과정이 고됐지만 최대한 즐기려는 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했고, 동료들과 무사히 마치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응급 상황에서 탐색·구조에 나서는 작전에 임하게 돼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특히 왕실 일원이라는 이유로 훈련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주어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윌리엄 왕자의 동생 해리 왕자도 현재 육군항공대에서 공격용 헬기를 조종하는 훈련을 받고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이 한창인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돼 복무하기도 했다.또 찰스 왕세자는 해군에서 헬기 조종사로 근무, 삼촌 앤드루 왕자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 이에 따라 자원해서 병역을 마치는 영국 왕실에 대해 영국 국민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의 실천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김황식 총리내정 이후] “조용한 高처럼, 꼿꼿한 昌처럼… 공정사회 이끌어야”

    [김황식 총리내정 이후] “조용한 高처럼, 꼿꼿한 昌처럼… 공정사회 이끌어야”

    김황식 총리 후보자 내정에 대해 사회 화합을 상징한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청문회 통과용’, ‘관리형 총리’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치력과 행정실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 후보자에게 사회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조용한 리더십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소신있는 행보를 동시에 주문했다. 또 이명박 대통령은 새 총리를 믿고 보다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우선 김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명박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기조로 내건 ‘공정한 사회’의 구체적인 방향 및 내용 설정이라는 지적이다. 경희대 정외과 임성호 교수는 “공정한 사회라는 슬로건은 자칫 잘못하면 우리 사회를 갈등으로 몰고갈 소지가 충분한 개념이기 때문에, 총리는 공정한 사회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는 동시에 이런 갈등을 중화하고 흡수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면서 “김 후보자가 정치인 출신도, 공무원 출신도 아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강점을 찾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도덕형, 국민화합형 총리 차원에서는 충분히 강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법관 출신으로서 평생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일을 해온 만큼 공정성과 정의감에 있어서도 상징성을 지닐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총리 가운데 김 후보자가 참고할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꼽히는 인물은 고건(얼굴 왼쪽) 전 총리였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고 전 총리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정치적이 아니라 현장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해 주력했고, 그를 위해 많은 지식과 경륜을 활용했다.”면서 “이처럼 단순히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이나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역량을 가진 총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명지대 정외과 신율 교수는 “고 전 총리를 두고 전형적인 관료형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무리없이 국정을 이끈 그런 리더십이 나올 수 없다.”면서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용한 진짜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동시에 “하지만 고 전 총리 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이 활성화되는 등 권위주의적 측면이 적었지만, 지금은 정치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헌법상 보장된 총리의 역할을 다하려 했던 이회창 (오른쪽)전 총리처럼 아프더라도 바른말을 할 수 있는 총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김형준 교수는 “지금 총리에게는 공정한 사회라는 메시지가 사회 전반에 스며들게 하는 실천력과 지금껏 우리 사회에 존재해 왔던 공정하지 못한 요소를 찾아내 시정하는 능동성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일은 대통령이 책임과 권한을 동시에 주지 않으면 누가 총리가 되든 힘들고, 총리 자신도 눈높이를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맞추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김황식 총리내정 이후] 바빠진 청문회

    여야가 17일 김황식 총리 후보자의 도덕성 및 자질 검증을 위한 국회 인사청문특위를 구성하고 오는 29, 30일 이틀 동안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이군현·민주당 박기춘 원내 수석부대표는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진행안에 합의했다. 여야는 다음달 1일에는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심사경과보고서를 처리하고, 같은 날 오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특위는 한나라당 7명·민주당 4명·자유선진당 1명·창조한국당 1명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4선인 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맡기로 했다. 민주당 박 수석부대표는 “준비에 충분한 기간은 아니지만 30일을 넘기면 국정감사가 시작돼 어느 쪽이든 공백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국정운영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일정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은 이에 대해 “국정 공백 등을 고려해 여야가 일정을 (역대)최단기에 해준 것에 감사드린다.”고 사례했다. 역대 총리의 평균 인준 소요일은 27일이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문제 없이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통과하면 16일만에 인준되는 것이다. 한편 김 후보자는 당분간 감사원장 직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총리실은 전했다.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외교부 장관 등이 공백인 상황에서 감사원장 자리까지 비워두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창영 공보실장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어제 임채민 총리실장이 30여분 동안 청문회 진행방향에 대해 보고했고, 김 후보자는 마무리할 일이 있어 당분간 감사원장 직무에 충실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전반적인 청문회 준비 총괄은 임 총리실장이 맡기로 했다. 앞서 정운찬 전 총리 때는 정무실장, 김태호 전 후보자 때는 사무차장이 준비단장을 맡은 바 있다. 김성수·홍성규·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새총리 후보 김황식 내정] 도덕성·지역안배 주안점… 靑 모의청문회 ‘통과’

    [새총리 후보 김황식 내정] 도덕성·지역안배 주안점… 靑 모의청문회 ‘통과’

    이명박 대통령이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황식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다목적 포석으로 읽힌다. 우선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집권 후반기 핵심 국정기조로 강조하고 있는 ‘공정한 사회’를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거짓말’ 논란으로 낙마했다는 점에서 차기 총리의 첫 번째 조건은 ‘도덕성’이었다. 그 때문에 대법관 출신의 감사원장인 김 후보자가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 후보자가 총리에 내정되면서 향후 공정 사회의 기치를 각 분야에 뿌리내리기 위한 이 대통령의 행보에는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지역안배도 작용했다. 호남(전남 장성) 출신인 김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최초의 전남 출신 총리가 된다는 점도 이 대통령이 결심을 굳히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 등 야당에서 평가가 좋다는 점도 감안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김 후보자를 총리로 발탁하는 문제와 관련, 이미 민주당 쪽과 만나 일정한 교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15일 라디오에 출연, “여권 인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총리 인선에)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여당은 전날 원희룡 사무총장이 박 대표를 신랄하게 비판한 데 대해 사과하고, 청문특위 위원장 자리를 야당에 내줄 수 있다고 제의하는 등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리 인선이 빌미가 되어 향후 야당에 정국주도권을 빼앗기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 덕(권력 누수현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태호 학습효과’도 크다. ‘세대교체’를 내세우면서 등장한 40대 후반의 ‘김태호카드’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에는 경륜을 갖춘 60대의 김 후보자를 선택하는 무난한 길을 택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모의인사청문회’는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사전에 작성한 200개의 자기검증서를 토대로 임태희 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홍상표 홍보·정진석 정무·권재진 민정수석 등이 인사추천위원으로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군대문제를 비롯, 누님에게서 빌린 2억원의 변제 여부, 대학원 자녀에 대한 부당 소득공제 문제 등 실제 청문회에서 나올 수 있는 사안들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이뤄졌다. 임 실장은 “모의 청문회에서는 정책실장을 비롯해 모든 수석들의 (총리로 추천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데)의견이 일치해 더 이상 발표를 늦추는 게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가 총리로 내정된 16일은 음력 8월9일로 김 후보자의 생일이며,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에 임명된 것은 지난 2008년 9월8일로 이날도 음력 8월9일로 회갑을 맞은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김 후보 ‘지상청문회’ 16일 내정된 김황식 총리 후보자는 두 차례나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검증된 인물이라고는 하지만, 병역문제와 탈세 등 의혹이 있다. 2008년9월 감사원장·2005년11월 대법관 임명동의 인사청문특위에서 제기됐던 의혹과 문제점 등을 짚어봤다. 우선 김 후보자는 양쪽 눈의 시력차이가 크게 나는 시력장애의 일종인 부동시(不同視) 판정을 받고 군대에 가지 않았다. 김 후보자는 이 때문에 수차례 총리직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신체검사 통지서를 받은 것은 1968년인데, 학사연기를 통해 69년으로 미뤘다. 이어 70년과 71년 신검에서는 무종 재신체검사 대상(무종 7급)으로 분류돼 징병처분이 연기됐다. 병무청은 “당시 기록은 이미 폐기됐고, 질병에 의한 것으로만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듬해인 72년 신검에서 부동시라는 결과가 나와 면제대상인 병종 제2국민역 일병 판정을 받았다. 당시 시력검사에서 양쪽 눈의 시력은 -7, -2였다. 문제는 법관임용을 위해 불과 2년 뒤인 74년 받은 임관신체검사에서는 좌우 시력이 각각 0.2와 0.1로 큰 차이가 나지 않은 데다 교정시력은 0.5로 나온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청문회에서 “74년 신체검사는 공무원 임관을 위해 대충 한 것이지 기계적으로 정확히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세금 탈루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의혹이 나왔다. 첫 번째로 2007년 두 누나에게 이자 없이 2억 4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은 증여의 성격이 짙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백원우 의원은 “후보자가 ‘이자나 변제가 약정되지 않은 금액을 빌린 것은 그에 대한 금융이익에 해당하는 뇌물을 수수한 것’이라는 판결을 한 적이 있다.”고 압박했다. 공제대상이 아닌 대학원생 자녀의 교육비 700만원을 소득공제 받은 문제도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대학원이 소득공제 대상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유지혜·오이석기자 wisepen@seoul.co.kr ●김황식 후보자 프로필 ▲전남 장성(62) ▲광주 제일고 ▲서울 법대 ▲서울민사지법 판사 ▲서울지법 부장판사 ▲광주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광주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법관 ▲감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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