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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4
  • 우리 아이는 무슨 생각할까

    말이 통하지 않는 아기는 초보 부모에게는 인생 최대의 숙제다. ‘우리 아이의 머릿속’(앨리슨 고프닉 지음, 김아영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은 세 아들의 어머니이자 미국 UC 버클리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수십 년간 아이의 인지능력을 연구한 결과를 담았다. ‘마음의 이론’ 연구 창시자 가운데 한 명인 고프닉은 아이들이 어떻게 타인과 공감하는지 규명하고 아이들이 관찰·실험 등 과학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학습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 업적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EBS의 다큐멘터리 ‘아기 성장 보고서’에서 상세하게 다루어지기도 했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 가운데 아이의 이마에 스티커를 붙이고 거울을 보게 하는 것이 있다. 생후 18개월 이상이 된 아이들은 거울을 보고 자신임을 알아보며 스티커를 떼려고 한다. 이 실험을 한층 더 깊이 있게 다룬 결과도 있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고 도중에 아이 몰래 이마에 스티커를 붙인다. 다음에 촬영된 비디오를 아이이게 보여주면 세 살짜리 아이는 비디오 속의 아이가 자신임을 알아보지만 스티커를 뗄 생각은 하지 못한다. 반면 다섯 살짜리 아이는 즉시 이마의 스티커를 뗀다. 저자는 아이들이 다섯 살 이후에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을 통합하는 자아의 개념을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년기의 상처는 평생 지울 수 없다는 가정을 입증하는 사례로 널리 알려진 ‘루마니아 고아들’에 대해서도 고프닉은 다른 가능성을 언급한다.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의 독재 기간에 루마니아의 고아원에 버려진 아이들이 있었다. 이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심한 사회적, 감정적 결핍을 겪었다.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안아주거나 이야기하거나 사랑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몇 날 며칠 침대에 혼자 누워 있어야만 했다. 체제가 무너지고서 고아들의 끔찍한 상황이 밝혀지자 서너 살이 된 아이들은 영국의 중산층 가정에 입양되었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왜소했고 심각한 정신지체 증세를 보였으며 말도 거의 하지 못했다. 이중 몇몇은 장애에서 절대로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섯 살쯤 되자 또래 수준을 따라잡은 아이들도 있었다. 저자는 ‘루마니아 고아들’의 이야기는 회복되지 못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느냐, 회복된 아이들에게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회복된 아이들에게 맞출 경우, 유년기의 상처도 치유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엄마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갓난아기의 눈빛에는 사랑과 도덕의 근원이 담겨 있다. 세 살짜리 아이의 터무니없는 흉내 내기 놀이는 우리가 어떻게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내는지 설명해 준다. ‘우리 아이의 머릿속’은 일반적인 자녀교육서가 아니라 아이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어른과 다른지 총체적으로 규명한다.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집행부·의회 갈등 해소

    민선 5기 출범 6개월이 지났지만 집행부와 의회 간 갈등은 접입가경이다. 단체장과 다수당의 정당이 다른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역점사업을 놓고 양보 없는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만 터진다.”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한 지 오래다. 주민 복지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빠져 있는 의회도 꼴불견이다. 서울시의회는 새해 예산 법적 처리기일을 넘겼다. 집행부와 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과의 갈등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를 ‘부자급식이자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시의회 민주당이 조례안을 의결하자 시정질문에 출석하지 않는 등 시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회의 정당한 견제와 감시 권한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성남시에서는 시의회가 이재명 시장의 핵심공약과 시 산하기관 상임이사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복지예산인 지역아동센터 지원금을 깎자 이 시장이 절차와 규정에 없는 의회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마찰을 빚었다. 과천시는 의회가 의원발의로 개정한 ‘과천시 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안’이 단체장의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며 재의 요청을 검토하는 등 반발했다. 화성시의회는 예산심의를 하면서 교육 관련 예산을 줄줄이 삭감했다. 학교 지원 예산은 도교육청의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해당 학교 입장에선 손해가 막심했다. 신입생 학부모는 “건물만 덩그러니 짓고 학생들만 뽑았다고 해서 명문학교가 되겠느냐. 이런 여건 속에 과연 21세기를 이끌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해결의 실마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도와 도의회도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도 공무원들은 도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계수조정을 통해 400억원을 삭감하자 “도를 무장해제시키는 것과 같다. 이 정도의 예산 칼질은 처음 본다.”고 혀를 찼다. 도와 도의회는 친환경급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도는 무상급식이 아닌 친환경급식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친환경급식 등 지원’에 400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물론 삭감된 예산의 상당부분도 살려냈다. 양쪽 모두 명분을 찾으면서 ‘윈윈’하는 길로 합의를 본 것이다. 유연채 도 정무부지사는 “집행부와 의회 모두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여당 집행부와 야당 도의회가 원만한 타결을 통해 새해 예산을 통과시킨 것은 새로운 정치 모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의원 모럴해저드 점입가경 외유성 해외연수·폭행에 성추행 추태까지 민선5기 지자체 출범 6개월이 지났는데도 지방의회 의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점입가경이다.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경기 성남시 의원들은 수천만원을 들여 외유성 출장을 나섰다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자체의 사업성 경비는 깎으면서도 별 소득 없는 해외 출장은 빼먹지 않고 다녀오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꼴불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회 존폐론까지 나올 정도다. 그래도 ‘숲’을 보자며 지방의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가 많지만 지방의회 의원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비난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다. 해외연수는 특히 지적의 대상이다. 말이 연수지 대부분 외유다. 상당수 지방의회가 남은 예산을 쓰기 위해 해외연수를 급조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임기 말에는 노골적인 외유성 출장이 극에 이른다. 성남시의회 일부 의원들은 시가 지불유예를 선언한 지난해 10월 10박12일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났다. 프로그램은 고작 워싱턴·뉴욕시내 관광, 나이애가라 폭포 관광, 캐나다 토론토·오타와 문화탐방 등에 그쳤다. 평택시의회도 두 달 넘게 파행을 겪다가 원 구성을 마치자마자 해외연수를 추진해 논란을 빚었다. 충북도의회 모 상임위원회는 해외연수 경비가 남자 해외연수를 급조, 3박4일간 중국으로 연수를 떠나기도 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경기 과천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회가 해외연수계획서는 물론 업무추진비 사용내역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충북 괴산군의회는 새해 예산안 가운데 의원 해외연수비 전액을 삭감하기도 했다. 폭행사건도 꼬리를 물었다. 경기 시흥시의회 A의원은 송년회 자리에서 몸싸움을 벌여 상대방이 입원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했다.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들은 공무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공무원을 폭행하기도 했다. 대구시의회는 의원간담회 자리에서 의원들끼리 통장 심사 문제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찻잔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일으켰다. 경기 고양시의회 모 의원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방의회의 병폐를 개선해야 진정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연수기획을 여행사가 아닌 정책전문기관이나 시민단체, 학계에서 만들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현우 경기개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의원들의 국외여행은 사후관리 결과보고서 작성만 의무화하고 있을 뿐 체계적인 로드맵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본래의 목적에 맞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절차적으로 사전 심의제도와 사후관리제도를 강화하고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주민행복 ‘3安(안전·안심·안정)’서 나온다 강북구 ‘아토피 안심학교’ 운영 수원시 24시간 민원상황실 인기 경기 안양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서예은(12)양. 서양은 지난해 말 가정 붕괴와 우울증으로 등교까지 거부하는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가 안양시의 도움으로 겨우 행복을 되찾았다. 서양의 부모가 건강이 좋지 않아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데다 100일 된 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치료비는 그만두고 생계비조차 벅찼다. 가정 불화는 아이의 우울증으로 번져 등교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이때 희망을 준 곳이 바로 안양시였다. 시는 서양과 부모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낡은 집도 고쳐줬다. 붕괴 일보 직전의 가정을 다시 세워주면서 서양은 웃음을 되찾았다. 민선5기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지방자치단체는 한결같이 ‘서민 속으로’를 외치며 현장 행정에 뛰어들었다. 특히 보편적 복지가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며 재난관리 중심으로 형성됐던 지자체의 사회안전망이 폭을 넓혀 개인의 생활과 밀접한 곳으로 파고들고 있다. 또 정부-광역지자체-기초자치단체-민간으로 이어지는 통합시스템 구축은 해당 지자체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안전(安全)·안심(安心)·안정(安定)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편되고 있다. 주민들의 행복이 3安에서 나온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원·의정부시 등은 24시간 문을 여는 민원 상황실을 운영, 잠들지 않는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 도로파손 복구, 단수 지역 비상급수, 지하철공사로 인한 야간소음민원 현장출동, 가출여성청소년 여성전문쉼터 입소조치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주민 욕구가 새벽시간에도 해결된다. 안산시는 보건소까지 24시간 운영돼 새벽시간 생명과 직결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주민 안정을 위한 쉴 새 없는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는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학교, 생활주변 145곳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노인과 청소년지도협의회 회원 400여명이 학교 주변 순찰에 나서 부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강북구는 아토피 질환의 예방과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토피 안심학교를 지정·운영하는 등 특정 질병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지자체와 민간이 공동으로 단순한 취약계층 구제정책에서 벗어나 좀 더 촘촘하고 개인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민선 5기 지자체들이 향후 추구하는 주민 행복정책 방향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인사원칙 정립·지방재정 확충

    민선 5기 지자체가 출범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주민과의 소통, 복지 확충 등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정실인사, 재정낭비, 무모한 지역개발 등 구태도 여전하다. 지방의회 역시 아마추어리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새해 주민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지방행정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6·2 지방선거를 마친 지방자치단체는 ‘코드인사’ 태풍에 휘청거렸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권력이 여소야대(與小野大)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코드인사’ 판쳐 갈등·대립 악순환 특히 한나당 소속 단체장이 장기간 집권하다 민주당이나 야당 소속의 단체장으로 바뀐 지역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진행됐다. 민선 5기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역할을 바꿔가며 수행한 지방자치는 화합보다는 갈등이, 상생보다는 대립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중앙집권체제가 뿌리 깊은 탓도 있지만 선거가 끝나면 단체장에 의해 이처럼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물갈이 인사가 근본 원인이다. 올해도 역시 보은, 지연·학연 등 코드인사가 판쳤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종민씨를 정무부지사로 앉혔다. 김 부지사는 안 지사와 학생운동을 같이한 친구이자 정치적 동지이다. 또 조승래(전 청와대 비서관) 비서실장과 오인환(전 청와대 행정관) 비서관의 인사도 말이 많았다. 공교롭게도 안 지사와 이들 모두 고향이 논산이다. 그래서 ‘논산 권력시대’란 우스갯소리가 떠돌기도 했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자신의 선거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부일씨를 환경부지사에, 김병립씨를 제주시장에, 대변인을 맡았던 고창후 변호사를 서귀포시장에 임명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신동근 지방선거 후보시절 비서실장을 정무부시장에 임명했다. 공보관(4급)직을 개방형 대변인제도로 바꾸고 인수위 시절 대변인을 지낸 윤석관씨를 발탁하기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최측근인 백상진씨를 대외협력보좌관으로, 선거캠프에서 공약개발을 담당했던 김문종씨를 정책보좌관으로 앉혔다. ●서울 선거후 과장 40여명 자리 이동 서울 25개 자치구에도 인사태풍이 불었다. 구청 보직의 꽃인 과장(5급·사무관) 자리는 보통 50여개. 선거 이후 대부분 자치구에서 40명 이상 과장들의 자리가 바뀌었다. 지난해 8월 이재동 안양시 부시장은 최대호 신임 시장의 코드인사를 비판하다 남양주시로 자리를 옮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권영주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일부 단체장의 인사권 남용은 공직사회 질서를 파괴하고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한 뒤 “소속 정당이나 자신의 철학을 떠나 합리적 잣대로 기존의 사업이나 직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합리적 잣대로 사업·직원 평가해야” 권 교수는 그 예로 단체장의 인사권을 줄이고 독립기구인 인사위원회 설치를 들었다. 또 “고위직은 단체장이, 하위직은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권력분산적 인사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제왕적 인사권에 공무원들이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곳간 넘치는 지자체 수익성 꼼꼼히 따져 공격적 경영 해마다 수십억원 매출·세수 증대 자린고비 재정 운영이나 공격적 경영사업으로 재정 확충에 성공한 자치단체도 적지 않다. 많은 지자체가 재정난으로 신음하고 있지만 이들은 행정운영의 묘미를 살려 위기를 이겨내고 있다. 충남 보령시는 ‘머드 화장품’ 장사로 돈을 버는 자치단체로 명성이 자자하다. 2009년 매출액 28억원에 순수익으로 5억여원을 벌어들였다. 대천해수욕장 인근 갯벌에 널려 있는 바다진흙을 채취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콜마 등 4개사에 제조를 의뢰, 비누와 샴푸 등 50종의 머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판매망이 150곳에 이른다. 1996년부터 생산하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머드 화장품으로 여전히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일본, 베트남, 미국 등 6개국에 수출까지 한다. 울산 중구는 ‘노점상 실명제’로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재래시장 시설 현대화를 통한 지역상권 활성화, 노점 임대·매매 금지를 통한 저소득층 보호, 도로점용료 부과 등 다양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2003년 이 제도를 도입해 현재까지 모두 21억 8000만원의 세수증대 성과를 거뒀다. 알짜 경영의 대표는 강원 삼척시다. 강원 18개 시·군 평균 채무액은 418억원에 이르지만 삼척시는 6.9% 수준인 29억원에 불과하다. 1인당 채무도 강원지역 평균 49만 7000원의 8% 수준인 4만원에 그치고 있다. 시는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 등 연달아 사상 최악의 태풍 피해를 겪었지만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지방채를 거의 발행하지 않았다. 수해복구 공사비 20억원, 상수도 사업비 16억원을 발행한 것이 전부다. 대신 민자유치에 적극 나섰다. 예산 한푼 안 들어가는 LNG생산기지(가스공사), 종합발전단지(남부발전), 환선굴모노레일사업을 유치했다. 해양레일바이크는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 직접 투자했다. 시비 340억원을 투입했지만 개장 한달도 안 된 현재 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09년에는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지방교부세가 150억원이 줄어 충격이 컸지만 허리띠를 졸라매며 극복했다. 홍금화 홍보계장은 “지방채 발행 등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자치단체와 달리 우리는 빚을 내지 않아 살림살이 걱정이 덜하다.”고 말했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세원이 다르고, 특히 농어촌 자치단체는 고령화, 인구감소로 지방재정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면서 “민간 경제를 침해하지 않고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경영사업이라면 자치단체가 적극 나서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곳간 거덜난 지자체 열악한 재정에 대형사업 등 남발 대전 동구선 직원 월급도 못 줄판 ‘모라토리엄 선언, 공무원 월급도 못 줄 판….’ 민선5기 지자체 출범 이후 전례 없는 표현들이 난무하며 지방재정난이 유난히 문제가 됐다. 재정자립도가 30%도 안 되는 곳이 전국 246곳 중 152곳에 이를 정도로 자치단체 재정난이 심각하자 자자체의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방재정 파탄을 막을 예방책 수립보다 교부금에 목숨을 거는가 하면 해당 자치단체 공무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단체장의 자질을 되새기게 하는 계기도 됐다. 판교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빌려 쓴 돈 5200억원을 단기간에 LH와 국토해양부 등에 갚을 수 없어 지급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성남시는 전임 집행부가 대표적 ‘호화 논란’을 불러온 신청사 건립과 공원로 확장공사 등 불요불급한 사업에 거액을 무리하게 전출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모라토리엄 선언은 올해 무상급식비 100억원을 감축하는 등 복지시책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어졌다. 경기 31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재정자립도가 상위권인 성남과 달리 대전 동구는 실제 재정상태가 열악하지만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의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다. 동구는 무리하게 신청사를 건립하다 돈이 달려 지난해 6월 공사를 중단했고, 열악한 재정에도 대전시나 시교육청이 해야 할 동구국제화센터, 대전문학관 등 대형 사업을 남발하다 재정파탄 위기에 몰렸다. 동구는 지난해 7월 한현택 신임 구청장이 취임한 뒤 소식지 발행 중단, 청내 정수기·커피자판기 가동 제한 등 ‘마른 행주짜기 행정’을 펼치고 있다고 했지만 연말 한달치 직원 월급도 못줄 지경에 처했었다. 또 대전시가 반환금을 유예해 월급 문제가 해결됐지만 동구 직원들이 출장비를 허위로 타냈다가 무더기로 적발돼 허탈케 했다. 지방재정난은 구조적인 것뿐 아니라 운영하는 직원에게도 문제가 많고 재정난을 하소연하는 것도 일정 부분 거짓이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자치단체는 구조적으로 재원이 취약하고 재정운영 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교부금 등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자체 재원을 발굴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면서 “정부도 건전재정 지표와 독립된 지역회계심의원을 만들어 자치단체의 재정운용을 돕고 경고와 페널티로 적절히 관리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사무사(思無邪)/노주석 논설위원

    종종 ‘사무사’(思無邪)를 접한다. 경기도 가평군 하면 대보리 조종암 바위에 새겨져 있다. 명나라 의종의 친필을 우암 송시열이 각자(刻字)한 것이다. 임진왜란 때 원병을 보내 준 명나라의 은공을 잊지 말자는 의미였다고 한다. 전남 곡성 성출산 입구 계곡 바위에 남아 있는 것은 조선 고종의 필체이다. 면암 최익현이 새긴 것이다. 면암은 이 글을 받들어 의병을 일으켰다. 김종필 전 총리는 1999년도 신년 휘호를 ‘일상사무사’(日常思無邪)로 정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공동정부를 형성했던 JP에게 이 휘호는 의원내각제 개헌을 바라는 복심이었다. 송태옥 시인은 “비둘기가 도덕 시간에 교실에 들어왔다/있음은 없음에서 나서/나도 너도 없는 듯 있고 있는 듯 없다며/노자 도덕경을 강의하는데…비둘기도 학생일 수 있고/학생도 비둘기일 수 있는 것이라고…학생들보다 노자를 먼저 깨달은 비둘기는/말 않고 가르치겠다며/말없이 교실을 떠난다/빈 책상자리가 있는 듯 없는 듯 휑하다.”라고 ‘사무사’를 읊었다. 윤동주는 ‘서시’에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라고 사무사를 현대시어로 옮겼다. 공자는 기원전 11세기 주나라 초기부터 기원전 6세기 춘추전국시대 중기까지 전해 내려오던 노래 3000여편 중 자질구레한 것은 빼고 정리했다. 현재 311편이 전해지는데, 6편은 제목만 있으므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305편으로 편집한 셈이다. 논어 위정편에 ‘자왈시삼백(子曰詩三百)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 왈사무사(曰思無邪)’라고 했다. 공자 가라사대 “시 300편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생각함에 삿됨이 없다.”라고 정의한 것이다. ‘시삼백’은 시경의 그 시대 제목이다. 시 속에 담긴 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는 결론이었다. 사무사에 대한 해석이 구구하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듯 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게 푼다. 조선왕조실록 단종 편에 “사무사란 무슨 뜻인가.”라는 단종의 질문을 받은 사육신 박팽년의 답이 명답이다. “생각하는 바에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니, 마음이 바름을 일컫는 것입니다. 마음이 이미 바르면 모든 사물에서 모두 바름을 얻을 것입니다.” 또 한해를 접는 마지막 날이다. 생각 사(思), 없을 무(無), 간사할 사(邪) 세 글자의 의미가 무겁게 다가온다. 되새겨 보면 내뱉었던 말, 행동거지, 그리고 인터넷의 바다를 떠도는 기록물들이 두렵다. 삿됨이 없는 삶을 어찌 얻을 것인가. 사무사라, 사무사라….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사설] 새해엔 인사청문회가 ‘보고 싶은 뉴스’ 되기를

    고위 공무원 인사청문회가 ‘내년에는 보고 싶지 않은 뉴스’ 1위로 꼽혔다. 한국투명성기구 청소년 반부패 네트워크 청린(淸lean)이 서울시민 330여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다. 일반 여론조사 기준으로 보면 표본이 적지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청문회의 악몽은 올해도 되살아나 현재 진행형이다. 곳곳에 누적된 개각 요인들을 조속히, 그리고 제대로 정리해야 한다. 시민들이 인사청문회 뉴스를 가장 보고싶도록 탈바꿈시키는 게 청와대의 새해 첫 과제다. 이명박 정부는 청문회 공포증이라고 할 만큼 각료 인선에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국민권익위원장은 5개월째, 감사원장은 4개월째 비어 있는데도 청와대는 인선 중이라는 말만 거듭한다. 8·8 개각 때 물러나라고 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후임을 넉달째 뽑지 못하는 실정이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로부터 “이 대통령은 원래 결정을 잘 못한다.”고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각료인선을 제때 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감을 갖고 청문회 공포증을 털어내는 길부터 찾아야 한다. 현 정부 들어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인사청문회에 막혀 낙마한 후보자가 한둘이 아니다. 정권마다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잣대가 엄격해진 탓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사를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고민만 한다고 해서 해답이 나오는 게 아니다. 현 정부는 초기 단행한 조각 때 ‘고소영’ ‘강부자’로 상징되는 인선 실패를 뼈저리게 경험했다. 첫 실패의 교훈을 살리는 노력에 게을리한 결과가 이후의 실패로 나타났다. 실패 요인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일괄 인선이든, 순차적 인선이든 방식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열린 인선은 청문회 성공률을 높인다.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물을 찾으려면 ‘내 사람’을 고집하지 말고 더 넓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나라당도 회전문 인사와 도덕적 결함 인사를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을 외면하면 더 어려워진다. 이명박 정부는 새해에는 4년차로 들어선다. 2년이 남은 만큼 개각을 하려면 몇번은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임하기를 바란다.
  • 시의회와 충돌…오세훈 시장 인터뷰 “미래 걸린 일 절대 타협 안해”

    시의회와 충돌…오세훈 시장 인터뷰 “미래 걸린 일 절대 타협 안해”

    “앞으로 남은 임기가 3년 반인데 시의회에 결코 끌려다닐 수는 없다. 서울, 대한민국 미래를 건 문제를 놓고 타협은 절대 하지 않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단단히 화났다. 시의회가 30일 새벽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단독 증액 편성해 처리한 데 따른 반응이다. 기준 없는 퍼주기식(무상급식) 복지는 단호히 거절하고 대신 소신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는 ‘서울형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쨌든 2011년 예산안이 통과됐다. 시정 운영방향과 핵심정책을 설명해 달라. -일자리 창출과 도시경쟁력 강화,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애쓰겠다. 그런데 4년 넘도록 다진 사업을 보복으로 깎아내렸다. 서민을 위한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앞으로 4년간 2만 5000가구 공급한다. 보육·복지에는 과거에 견줘 더 투자한다. 서울형 어린이집도 3000개까지 늘린다. 복지 혜택을 주기 위해 지금까지 정책을 가다듬었다면, 새해엔 복지전달체계에 열쇠를 쥔 전담인력(동사무소 사회복지사) 인건비를 8% 올려 공무원 수준에 맞출 계획이다. 박봉에 시달리며 열정적으로 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사기 진작 차원이다. →무상급식은 어떻게 되나. -서울형 복지 시스템이 정착단계를 맞았는데, 전면 무상급식 조례안이라는 덫에 걸리고 말았다. 시의회 민주당 측이 주장하는 무상급식은 포장만 했을 뿐이다. 돌출적인 복지는 전체 복지 정책을 깨뜨리는 행위다. 중앙정부가 주지 않은 혜택을 론칭해서 저소득층 삶의 의욕을 북돋는 방향으로 체계화시켰는데, 다른 가치를 강요당하고 있는 꼴이다. 서울시 그물망 복지가 갑자기 된 게 아니다. 오늘 단행한 간부 인사도 1기 때 출발한 저소득, 아동청소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복지분야 5개 영역의 사업을 다듬자는 뜻이다. →대권 주자들이 앞다퉈 복지정책을 내놓고 있다.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방향은. -복지에 출산과 양육까지 넣겠다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복지관은 진일보해 눈에 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에서 어떻게 시행할 것이냐에 대한 구상은 빠졌다. 총론수준에 머물러 있다. 진정한 복지는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자립형 복지, 보편적 복지, 참여형 복지라고 할 수 있다. 서울형 그물망 복지를 뛰어넘는 청사진을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주장하는 ‘퍼주기’식 복지엔 도덕적 해이가 따른다. 반드시 증세 문제와 연결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자립형 복지는 자립의지가 강한 만큼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다. 가난한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표적인 게 희망플러스통장이다. 보편적 복지는 시프트라든가 교육복지 형태로 시작한 학교폭력·학습준비물·사교육비 없는 ‘3무 학교’와 서울형어린이집 등이다. 녹지 확충과 공기질 개선 등 건강복지, 무료나 저가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 촘촘하게 영역별로 만들어 놓겠다. 참여형 복지는 세금만으로 복지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이끌어내 내실을 다져 많은 혜택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디딤돌사업이 그것이다. →국방을 앞세우는 대권주자도 있다.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울 분야가 있는지. -‘품격’이라고 하겠다. 21세기엔 소프트파워가 중요하다. 중국·일본과 경쟁해 이기려면 어떤 가치가 필요하고,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품격 넘치는 나라로 가꾸기 위해 경제도 발전하고, 안보에도 신경을 쓰고, 문화나 디자인도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 청렴과 창의력 위에 제대로 된 문화자본을 증진시킬 때 진정한 선진국으로 우뚝 서 국제사회 리더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국운 상승의 여건이 되는 기간과 그렇지 않은 기간이 있다. 중요한 것은 생산가능 인구와 소비가능 인구가 최정점에 있다가 10년 뒤부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로 치고 올라갈 기회는 10년 정도이다. 그러나 위기상황에 놓여 안타깝다. 강한 경종을 울리지 않으면 고통만 맞이할 것이다. 그런 얘기를 계속하겠다. →의회에 초강경으로 맞서는 게 (조기 사퇴의 빌미로) 대통령 선거를 향한 행보라는 주장도 있다. -전혀 사실 무근이다. 그래서 더욱 시의회 예산항목 신설에 동의할 수 없다. 대선 행보를 하려면 무상급식이 주는 따뜻한 느낌을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되레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시의회가 굵직한 사업 예산을 3000억원 넘게 깎았는데 사업을 1년쯤 늦추는 것보다 무상급식을 둘러싼 작금의 사태를 계기로 복지 포퓰리즘의 위험을 알리는 게 우선이다. →지나친 갈등으로 시민생활과 직결된 일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적잖다. -정치력을 발휘해야 하는 자리에 앉았지만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더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의회와 공존 기간이 3년 6개월이나 남았다. 이 기간에 보다 더 효율적인 시정을 펼치기 위한 분수령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 지금대로라면 시의회와의 효율적인 시정 협의가 불가능해진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다시 시의회에 경고한다. 시민들께는 정말 죄송하다. 역량을 발휘해 시의회를 설득했어야 했는데, 예산이 현안으로 떠오르다 보니 평행선을 달리게 됐다. 제 능력의 한계라고 본다. 이런 일이 줄어들도록 힘쓰겠다. 송한수·문소영·장세훈기자 onekor@seoul.co.kr
  • [사설] 운전자 부담 늘어난 자동차보험 개선안

    금융위원회가 그제 발표한 자동차보험 개선대책은 전체적으로 미흡하다. 내년부터 개선대책이 시행되면 자동차 보험료가 할증되는 등 대체로 운전자의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부터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자기 차량을 수리하면 수리비용의 20%(50만원 한도)를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자동차보험을 계약하며 약정한 금액만 내면 됐다. 자기부담금으로 5만원을 선택한 운전자가 전체의 88%나 되기 때문에 자기부담금이 최대 10배 늘어나는 셈이다. 과잉수리를 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줄이는 데 보탬은 될 수 있지만 운전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담이다. 또 신호·속도위반,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를 어겼으면 과태료를 냈더라도 보험료가 할증된다. 게다가 내년부터는 교통법규 위반의 집계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뜻이라고는 하지만 운전자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위반항목 및 횟수에 따라 보험료는 5~20% 오른다. 금융위는 12년 이상 무사고로 운전하면 보험료를 최대 60% 할인해 줬지만 앞으로 18년 무사고의 경우 70%를 할인해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12년 이상 무사고로 할인혜택을 보는 운전자는 10%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70% 할인혜택을 볼 운전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금융위는 모럴 해저드를 줄여 실제로 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핵심대책은 ‘추후 검토 과제’로 미뤘다. 별로 다치지 않았는데도 장기간 입원하는 소위 ‘나이롱 환자’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다. 자동차 보험금 누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돼온 진료수가 일원화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는 일반 건강보험 진료수가보다 최대 15%나 높다. 나이롱 환자·병원·정비업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하루빨리 손봐야 선량한 운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경인년 세밑의 備忘(비망) /김성호 논설위원

    ‘내일 비록 세상의 종말이 온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 세계적인 명언을 남긴 네덜란드의 스피노자(1632~1677)는 파란 많은 질곡의 생을 살다 간 철학자다. 빼어난 철학자였으면서도 사업가, 보석밀매업자, 안경제조업자를 전전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천재. ‘자연이 곧 신’이라는 범신론으로 해서 괴테는 그를 ‘신에 취한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그가 말년에 간절하게 부르짖은 사과나무의 희망은 불확실성을 핑계로 현실을 바로 보지 않는 왜곡과 태만에 대한 경계와 다름없을 것이다. 얼마 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올 한해 화제가 됐던 단어와 신조어 20개를 추려 그 의미를 기발하게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 해석들엔 유난히 왜곡과 진실의 은폐가 범람한다. 리스트의 맨 위에 등장한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Assange)는 ‘방종을 경건한 행위처럼 가장하는 행동’으로 소개됐다. 그런가 하면 긴축(Austerity)은 ‘독실한 척하는 비열한 짓’이고, 적자(Deficit)는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변명’이란다. 과장과 비약의 억지 인상이 짙지만, 현실의 가장과 숨기기를 겨냥해 빗댄 뉘앙스들이 신선하다. 가디언의 단어·신조어 연말결산이야 그저 웃고 넘길 수 있는 세태의 반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교수신문이 낸 올해 결산 사자성어의 뉘앙스는 사뭇 심각하다. 쫓기던 타조가 급한 나머지 덤불 속에 머리만 숨긴 채 꼬리를 드러낸 상황이라는 ‘장두노미’(藏頭尾). 감추는 바가 많아 행여 들통날까 전근긍긍하는 모습을 꼬집은 것이다.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 필진, 주요 학회장, 전국대학교수회장 212명 중 41%가 압도적으로 선택한 성어라니 비리·일탈과 은폐에 대한 적대의 공감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장두노미의 배경은 교수들의 설명 그대로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사건과 그것들의 해결 과정에 있을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영포게이트로 불리는 민간인 사찰, 연평도 포격, 한·미 FTA 재협상, 예산안 파동…. 경인년을 관통하며 나라 안팎의 관심을 모은 사안들이지만 진실 공개와 의혹의 해명보다는 덮고 감추기에 급급한 정부를 겨냥한 지적일 터이다. 그런데 이 장두노미가 정치·국방·외교에만 국한할까. 복원 3개월 만에 금이 간 광화문 현판, 엉터리 장인에 놀아난 국새 사기극, 외교부 장관 딸 특채사실 공개 후 공직사회 전방위에서 불거진 특채, 퇴직자들에게 성과급을 듬뿍듬뿍 퍼줬다는 공기업들….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른 균열과 공직자들의 간여가 명백한 사기극인데도 날씨 탓이니 어쩌니 하며 변명에 급급한 도덕 불감. 제 식구 감싸기의 결탁·특혜의 일탈과 제 배 불리기의 뻔뻔한 불법에도 비상식의 해명만 붙을 뿐이다. 나라망신에 대한 지적과 박탈·소외에 대한 원성이 높은데도 공정과 균등의 구호는 여전히 요란하다. ‘가야산 호랑이’ 성철 스님이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3000배를 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3000배의 절값을 달라는 말에는 어김없이 “쏙이지 말그래이.”하며 불기자심(不欺自心)의 화두를 주었다는 스님. 스스로에게 엄하고 정직하게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키라는 불기자심의 화두는 실천으로 빛이 나는 일갈이다. 수행 중 자신을 찾아온 어머니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차갑게 외면한 수행, 신도가 선물한 고급시계를 도끼로 박살낸 뒤 “공부하는 놈이 시계 볼 여유가 어디 있냐.”며 호통을 쳤다는 얘기는 결기의 결정인 것이다. 경인년도 사흘만 남겨놓은 세밑이다. 나를 속이지 말고 남을 배려하라는 교훈이 어디 성철 스님의 ‘쏙이지 말그래이’뿐일까. 나와 남을 속이고 세상을 썩히는 비극은 되풀이하지 말자. 사과나무의 희망은 계속되어야 한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올해의 사자성어일 뿐. 새해엔 ‘장두노미’ 같은 씁쓸하고 미운 말 대신 기분 좋고 예쁜 사자성어를 한번 들어보자. kimus@seoul.co.kr
  • 법원 “시국선언 전교조 해임 취소”

    지난해 시국선언을 주도했다 해임된 김임곤(49)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북지부장과 김현주(43) 전교조 본부 수석부위원장에 대해 해임 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시국선언과 관련해 해임됐다 취소 판결이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대구지법 행정부(정용달 부장판사)는 29일 김 지부장 등이 경북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등 청구소송에서 도교육감은 이들에 대한 해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 지부장 등에 대한 징계사유가 윤리·도덕적 비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고, 시국대회를 주도하고 참여했다는 이유로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은 김호일 경북전교조 사무처장 등이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직무공정성 및 국민들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예보기금 공동계정’ 금융권 거센 반대

    금융위원회가 신년 업무보고에서 저축은행 부실화에 대한 대비책으로 밝힌 예금보험기금 내 공동계정 추진이 은행과 보험업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예보 공동계정을 만들면 보험료 부담이 커지고 부실 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할 수 있다는 게 은행·보험 쪽의 입장이다. 반면 금융위와 예금보험공사는 저축은행의 부실이 전체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다른 업권을 설득하고 있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은 28일 “예금보험기금 내 통합계정을 만들자는 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보험사들이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에는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예금소비자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예보기금 내에 공동계정을 설치한 뒤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을 포함한 6개 업계는 예금보험료 적립액 중 50%와 앞으로 낼 보험료 중 50%를 공동계정으로 옮겨야 한다. 법안은 2월 임시국회 상정이 목표다. 현재 저축은행 계정은 2조 6000억원 적자인 반면 은행 계정과 보험 계정에는 기금이 3조원 이상 쌓여 있다. 결국 은행과 보험이 쌓아놓은 돈이 저축은행의 부실을 막는 데 쓰일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을 제외한 금융업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 의원 측도 무조건적 법안 통과보다 업계 설득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 예보도 이미 쌓여 있는 적립금까지 소급해 공동계정에 넣는 기존안보다는 한 발짝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예보는 금융권 안정을 위해 향후 적립되는 예보기금에 대한 공동계정 설치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저축은행이 부실로 무너질 경우 예금자 1인당 5000만원까지 대지급할 재원이 없고 부실 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한 출자도 어렵기 때문이다. 공동계정 적립 예상 규모는 1년에 7000억원이지만 이를 자산으로 차입이 가능해 몇배의 효과도 낼 수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공정사회, 실천·합리적 제도로/박현갑 사회2부 부장급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공정사회가 화두였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국무위원 내정자들의 도덕성 시비에다 유명환 전 외교장관 딸 특혜 채용 의혹 등이 잇따르면서 공정사회 바람이 사회를 휩쓸었다. 새해는 공정사회 화두가 구체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거래위의 2011년 새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공정사회는 법과 원칙에 의해서만 하는 게 아니고 법과 규정 이상의 문화와 윤리 같은 것들이 다 들어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한 단계 뛰어넘으려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총리실은 내년 초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실천과제를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는 다름 아닌 실천하는 생활양식이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착한 일을 하는 게 좋은 일이란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얼마 전 중학생이 일가족 4명을 죽인 끔찍한 방화사건이 있었다. 청소년에 대한 인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국감 무렵에 나왔다. 하지만 교과위 국감장에서 이를 문제삼는 질의가 있었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 법을 뛰어넘는 문화와 윤리를 조성하려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다. 우리 주변에 자신은 지키지 않으면서 남에게는 지키기를 강요하는 모순된 행동양식이 얼마나 많은가. 지도층의 실천 못지않게 누구나 수용할 수 있는 법과 제도 운용도 중요하다. 얼마 전 김황식 총리가 지하철 무임승차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가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노인회 등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지만 중요한 제도 개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다. 만 65세 이상 노인들은 현재 지하철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 만든 노인복지법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노인이 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인프라의 하나인 지하철이 서울,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에만 있어서다. 나머지 지역에 사는 노인들은 이 6개 지역으로 와서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한 같은 연령대의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다. 말하자면 노인복지법은 국민차별보장법이나 다름없다. 도시에 거주하든 시골에 살든 같은 연령대, 같은 소득수준이라면 같은 수준의 복지혜택을 볼 수 있어야 공정한 사회에 산다고 느끼지 않을까. 돈 많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서 자기 지역 주민들의 복지혜택을 늘리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중앙정부가 법령에 근거해 지원하는 차별적인 현행 복지정책은 뜯어 고쳐야 한다. 입법부 행태에도 아쉬움이 있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국정감사철만 되면 입이 튀어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감사준비 때문이다. 행정안전위와 국토해양위는 해마다, 환노위는 이슈가 있을 때 서울시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한다. 시는 여기에다 감사원 감사, 행정안전부 감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까지 받는다. 연말이면 감사 받다가 시간 다 보낸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서 들릴 정도다. 국회는 중앙정부를, 시·도의회는 시·도 지방정부를 상대로 감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지자체 도입의 취지 아닌가. 수도 서울의 특별한 지위를 감안해서 서울시 국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국정감사 관련 법에 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국회가 서울시 국감장을 민원해소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는 필요하다. 법과 제도 운용이 누구나 수긍할 만큼 합리적일 때, 대통령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공정사회 구현에 앞장설 때, 공정사회는 실현될 수 있다. 새해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 전관예우 같은 불공정 행위를 연상시키는 음울한 단어들이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당신의 손끝에서 ‘사랑 창조’

    [나눔을 실천하는 기업들] 당신의 손끝에서 ‘사랑 창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흔히 ‘자본주의의 완성’으로 불린다. 자칫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기업들 간의 경쟁을 통해 얻은 이윤과 능력을 소외계층과 나눠 ‘인간다운 삶’을 함께 누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기업들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는 미국에서 우리 돈으로 수십조원씩 이뤄지는 ‘통 큰 기부’가 성행하는 것을 보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자본주의 발달의 척도임을 알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되고 있다. 흔히 한국의 삼성과 비교되는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책무)를 실천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발렌베리는 5대에 걸쳐 150년 넘게 내려오며 에릭슨·사브·일렉트로룩스 등 스웨덴 굴지의 대기업들을 보유해 스웨덴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40%, 스웨덴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거대한 산업 제국을 건설했다. 자국 내 지나친 영향력 때문에 비판 여론이 나올 법도 하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발렌베리를 ‘국민기업’으로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세대를 거치며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 덕분이다. 발렌베리가 내는 이익의 대부분은 오너가 아닌 ‘크누트앤드엘리스발렌베리’, ‘마리엔느앤드마쿠스발렌베리’ 등 수많은 복지재단에 보내져 스웨덴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어려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쓰여진다. 이 때문에 발렌베리 가문의 총 재산은 많아야 200억 달러(약 22조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과 유럽의 산업계 명문가(家)들이 많게는 수조 달러까지 축적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 발렌베리를 이끌고 있는 마쿠스 발렌베리 회장은 이러한 사회공헌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서울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금융분과 의장을 맡기도 했다. 세계 최고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이끌었던 빌 게이츠와 세계적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수장인 워런 버핏 또한 기업 활동으로 번 돈을 아낌없이 기부하는 사회공헌의 대가들이다. 빌 게이츠는 이미 우리 돈으로 20조원이 넘는 돈을 기부했을 뿐 아니라, 세계 최대의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도 설립해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의 빈곤과 질병 퇴치에 나서고 있다. 워런 버핏도 빌 게이츠의 사회공헌 의지에 감명받아 자신의 재산 가운데 80%가 넘는 32조원 상당을 내놓았다. 현재 이들은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을 돌며 부자들을 상대로 ‘살아있을 때 기부 서약을 하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정부의 상속세 폐지 및 완화 움직임에도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 역시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 속에서도 사회공헌을 늘려가며 기업의 도덕적 책무에 앞장서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3일 발간한 ‘2009년 기업·기업재단의 사회공헌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들의 사회공헌 지출 비용은 2조 6517억원으로 전년보다 2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상대적으로 나았던 2008년 사회공헌비 증가율(10.5%)의 2배를 웃도는 수치다. 국내 기업들이 경제 상황이 나쁠 때일수록 사회공헌비 지출을 늘려 적극적으로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기부금 지출액은 1조 3310억원으로 2008년보다 41.9% 늘어났다. 덕분에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지출이 전체 사회공헌 지출 비용의 절반가량(49.5%)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비 지출액 비중은 매출액 대비 0.23%, 경상이익 대비 4.76%, 세전이익 대비 4.22% 수준으로 나타나 미국 및 일본 기업의 사회공헌비 지출 수준을 앞서고 있다. 매출액 대비 비율은 미국 기업(0.1%)의 2.3배, 일본 기업(0.09%)의 2.6배, 세전이익 대비 비율은 미국 기업(1.12%)의 3.8배, 일본 기업(2.88%)의 1.5배에 달했다. 또 사회공헌 관련 전담부서 설치 비율이 90.4%, 예산제도 도입비율이 89.9%, 경영방침의 명문화 비율이 80.3%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사회공헌활동의 내용도 체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95년 사회봉사단을 창단한 뒤 국내에 8곳, 해외에 9곳의 자원봉사센터를 개설해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SK는 11~12월을 행복나눔계절로 선포하고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KT는 청각장애인을 지원하는 소리찾기 사업을 통해 300명에 가까운 장애인들에게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하거나 디지털 보청기를 제공하고 있다. CJ도 온라인 기부 프로그램인 ‘CJ도너스캠프’를 통해 저소득층 아동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민주·민노 ‘안상수 징계안’ 국회 제출

    ‘안상수, 현병철 아웃(out)’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여성 의원 20명은 ‘룸살롱 자연산’ 발언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27일 국회에 제출했다. 징계 요구서에는 안 대표의 발언과 관련, “명백한 여성 비하·성희롱 발언”이라면서 “국회의원, 특히 공당의 대표로서 입에 담아서는 안 될 수준의 여성 모독으로 비윤리·비도덕적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는 국회의원 윤리강령을 위반한 것으로, 국회의원의 품위는 물론 국회의 명예와 권위를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은 안 대표의 공식 사과에 대해 “일주일도 안 되는 반성기간으로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 ‘말실수’가 아니라 안 대표의 가치관 문제”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야권은 민간인 불법사찰 진정안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뒤늦은 검토와 관련, 현병철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인권위가 지난 7월 접수된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를 오늘(27일)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뒷북치기’”라면서 “청와대 모 수석이 밝혔듯이 과거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던 인권위를 타락시킨 현 위원장은 이번 개각 때 반드시 교체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은 “인권이 말살된 후에 실효성 없는 논의를 하느냐.”고 비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정부 전폭지원 미소금융·햇살론만 ‘미소’

    정부 전폭지원 미소금융·햇살론만 ‘미소’

    올해에는 서민에 대한 금융 지원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조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 당국과 금융업계가 서민 쪽에 눈 돌릴 여유를 찾으면서 관련 상품의 출시가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15일 시작된 미소금융을 필두로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대출상품이 쏟아졌다.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환대출, 신용회복위원회의 소액금융 지원 등 기존 서비스도 계속됐다. 올들어 이달 27일까지 5개 주요 서민금융을 통해 총 22만 2000여명이 1조 8000억원가량을 빌렸다. 그러나 사업이 너무 대출 중심인 데다 일부 분야에만 치중되는 한계도 분명히 드러났다. 주요 서민금융 사업의 올해 실적과 내용을 짚어 본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정부도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국민을 적극 도울 것입니다.” ●대통령 강한 의지로 서민금융 만개 지난해 9월 20일 제24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저소득 계층에게 낮은 이율로 무담보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미소금융 사업의 탄생이었다. 그해 12월 15일 경기 수원에 제1호점인 삼성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열었다.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의 자활 의지를 북돋는 것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창업이나 운영자금으로 쓸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줬다. 하지만 ‘대출 요건이 까다롭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금융위원회와 미소금융중앙재단은 7월부터 용달 사업자 전용 대출 등 상품을 특화하고 신용등급 자격을 일부 완화하는 등 조건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올 1월 7억 4000만원에 불과했던 대출금은 10월 130억원으로 처음 월간 100억원을 넘은 이후 이달엔 15일까지 1019억원을 기록했다. 올 7월에는 제2금융권에서 햇살론을 출시했다. 창업자금 외에 급한 생활비나 대출이자를 갚으려는 저신용·저소득 계층이 대상이었다. 4개월 뒤인 11월에는 은행권에서 새희망홀씨 대출을 내놓았다. 대출 자격만 약간 다를 뿐 내용은 거의 같았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서민지원 금융 프로그램이 대출 위주로 편성돼 지원 대상이나 지원 내용이 중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건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난 17일 ‘서민금융 공급시스템의 중장기 정책과제’ 논문을 통해 “서민금융 지원에 대한 범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명확하지 않아 중복 지원이 발생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면서 “정부 보증에 의한 저금리 대출을 기본으로 하는 서민금융 상품은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햇살론은 이달 24일까지 15만 1030명이 1조 3716억원을, 새희망홀씨대출은 이달 3일까지 2만 783명이 1598억원을 대출받았다. ●정부 의욕 넘치는 상품만 지지 받아 미소금융·햇살론같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상품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만 다른 정책은 그렇지 못하다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대표적인 경우가 신용회복위원회다. 위원회가 2006년 11월 시작한 소액금융 지원은 내년 4월이면 기금이 고갈될 판이다. 기금은 각 금융기관의 기부금으로 충당하지만 업체들이 “이미 미소금융 등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지원에 난색을 표하는 탓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기부금 170억원에 무이자 차입금 800억원 등 총 970억원의 재원으로 운영해 왔는데 신규 대출을 못해 주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신용회복위 고객들은 미소금융이나 햇살론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내년 리스크 관리·부작용 방지 주력 금융당국은 내년에 서민금융이 제도적으로 안착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햇살론 ‘꺾기’ 관행을 지도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햇살론을 신청할 때 대출금의 15%가량을 예금으로 들거나 출자금으로 내도록 하는 이른바 ‘꺾기’에 대해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서민금융 대출을 신청할 때 규정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신청을 할 때 금융거래 내역서를 추가로 받는다든지 소득대비 채무액 상환기준을 적용하는 등 기존의 리스크관리에 더해 대출 체크리스트를 더 엄격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 이혼소송 중 드러난 거짓남편의 ‘더티 사생활’

    이혼소송 중 드러난 거짓남편의 ‘더티 사생활’

    한평생 거짓말을 일삼던 한 백만장자가 자신의 아내와 이혼소송 중 치부가 드러나는 굴욕을 맛봤다. 27일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현지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농장을 부인 몰래 소유하고 있던 한 남성(55)이 이혼 소송에서 지난 30여 년간 부인(54)은 물론 사업 상대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았던 사실이 밝혀졌다고. 이 남성은 최근 가정법원에서 절대로 매춘부와 성매매를 한 적 없다고 맹세했지만 그의 아내는 농장의 경비 내역서처럼 수정된 성매매에 지불된 영수증 조각을 증거물로 발견했다. 또 그는 사업 상대는 물론 참석하던 지역 의회에도 거짓말을 일삼아 왔다. 그는 “군대에서 근무했고 총에 맞은 적 있다. 군에서 훈련을 받아 토목조사 자격이 있다.”며 농장 경영 자격을 얻게 됐지만 사실 트럭 운전과 부동산 에이전트로 일했었다. 아울러 그는 아내와 함께 고급 보트를 타고 다니는 호화로운 은퇴 생활을 하면서도 그녀에게 농장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과 헤어진 뒤 지나가는 말로 ‘그의 농장’에 대해 언급할 때까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판사 피터 머피는 “이 남편은 은퇴한 뒤 부인과 정식 이혼을 통해서 헤어지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도덕하고 비난당해 마땅한 그는 법정은 물론 아내에게 32년 동안이나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다. 부인은 남편이 농장에서 과소비하지 않았다면 벌써 1250만 달러(한화 약 144억 원) 이상을 벌었겠다며 재산을 반으로 나누는 것을 대신해 남편이 농장에서 소비한 470만 달러(한화 약 54억 원)를 받길 원했다고. 한편 이 매체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10대 때 만나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600만 달러(한화 약 69억 원)의 자산 규모를 구축했다. 아내는 부부 재산의 62.5%와 연금 이자를 받게 됐고 그녀의 남편은 37.5%를 할당받았다. 사진=자료사진(퍼스나우)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법원 “이해승 친일행위 했지만 재산 환수못해”

    일제로부터 후작 작위를 받은 조선 왕족 이해승(李海昇·1890~1957)이 친일행위를 한 점은 인정되지만, 그가 취득한 토지는 ‘친일 재산’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이광범)는 이해승의 손자 이모(71)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친일재산확인 결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해승이 한일합병 직후 취득했다 2006년 SH공사로 소유권이 이전된 서울 은평구 일대 12필지(공시지가 200억여원)에 대한 친일재산 확인 결정 처분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시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해승이 합병 이후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식민통치에 협력한 점에 대해서는 역사적·도덕적 비난이 가능하지만, 작위를 받았다는 점만으로는 친일행위로 규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판사들 성폭행범에 관대한 잣대는 뭔가

    성폭행범들에 대한 법원 판결이 상식을 벗어나고 있다. 건장한 20대 청년 3명이 12살짜리 어린 소녀를 집단 성폭행해도 무죄라고 판결하고, 어린 친딸을 상습 성폭행해서 임신까지 시킨 아버지에겐 감형이란 은전을 내린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인면수심의 성폭행범에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가 뭔지 묻고 싶다. 근시안적인 법 논리에 빠져 법보다 우위에 있는 도덕을 보지 못하는 게 아닌지 재판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 수원지법 제11형사부는 검사가 기소한 특수준강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워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 부분은 별도로 따져 볼 문제다. 하지만 판결문을 보면 성폭행이 아니라 성관계라고 표현하는 등 재판부의 너그러움에 기가 막힐 지경이다. 12살에 불과한 미성년자를 상대로 집단 성폭행, 혹은 집단 성행위를 저질러도 죄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재판부는 피해 소녀가 차비를 받았기 때문에 기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엄연히 불법인 성매수마저 무죄란 말인가. 재판부는 검찰의 법 적용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공소장 변경을 요구하든, 어떤 근거를 마련해서라도 그들을 처벌하는 게 마땅했다. 그 소녀가 재판장의 딸이었다면 그런 판결을 내렸을지 묻고 싶다. 이 사건과 아버지 감형 사건은 각각 2심 고등법원과 최종심 대법원에서 바로잡아야 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8살짜리 초등생을 만신창이로 만든 조두순 사건 때도 관대한 판결로 물의를 빚자 엄격한 양형기준을 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얼마전 발표한 내용을 보면 살인죄 등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성범죄 척결 의지는 아직도 빈약하다. 내년 4월까지 확정키로 한 최종안에는 성 범죄를 무겁게 처벌하는 기준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그래서 일선 판사의 관대한 잣대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성 범죄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국민의 건강한 잣대이다.
  • ‘보이지 않는 손’ 경제원리 새 시각서 해석

    주류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개인의 이기심에 근거한 경제 행동이 사회 전체의 이익을 가져온다며 이른바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을 주창했다. 이를 근거로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경제 발전과 사회 번영에 필요한 것은 정부의 규제가 아니라 자유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2008년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서 촉발된 전 세계적 금융 위기는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대한 반성과 불신을 불러왔다. 덩달아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이론에도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다. 그의 사상에 오류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그를 오해한 것일까.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도메 다쿠오 지음, 우경봉 옮김, 동아시아 펴냄)는 후자의 시각에서 애덤 스미스를 재조명하고 있다. 그가 생전에 남긴 두 권의 저서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철저한 분석에 입각해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18세기 영국의 현실과 시대적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토대로 ‘도덕감정론’과 ‘국부론’의 올바른 해석을 제시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를 시장 만능주의자로 보는 건 오해라고 주장한다. ‘도덕감정론’의 첫 구절은 ‘인간이 아무리 이기적인 존재라 하더라도 그 천성에는 분명히 이와 상반되는 몇 가지가 존재한다’로 시작된다. 개인의 이기심을 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파악한 건 맞지만 이때의 개인은 사회에서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타인과 서로 동감하는 사회적 존재로, 도덕감과 정의심을 갖고 있다고 상정한다. 즉 애덤 스미스는 이기심이 정의에 의해 제어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쟁만이 진정한 사회질서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애덤 스미스는 또 부(富)의 기능을 부자와 가난한 이들을 연결하는 매개의 수단으로 생각했고, 이런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겼다. 18세기 유럽 경제는 특정 상인과 거대 제조업자들의 독점과 부정으로 부의 기능이 왜곡된 상태였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는 정부의 감시나 법적인 규제 대신 개인의 도덕성을 중시했다. 그가 보기에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가 구축될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 사회가 얼마나 도덕적으로 성숙한 사회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국부 창출과 번영의 기본 원리를 집대성했지만 부와 지위에 대한 무절제한 추구가 오히려 개인의 행복을 저해하고 사회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경고도 남겼다. 지금 우리가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1만 3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與대표의 ‘경솔한 입’ 어디가 끝인가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그제 성형수술을 받지 않은 여성을 ‘자연산’에 비유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것도 장애아동 요양시설을 방문한 뒤 동행한 여기자들과의 오찬자리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평소 얼마나 여성을 우습게 알았으면 그런 자리에서 대놓고 여성 비하 발언을 할 수 있는지 한심하기만 하다. 그의 비뚤어진 성 의식은 가히 ‘중증’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같이 있던 원희목 비서실장도 여기자들에게 일일이 “성형했냐.”고 물었다니 야당이 한나라당을 ‘성희롱당’이라 비아냥거려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적인 얘기라는 한나라당 해명이 통하기 어려운 것은 그의 경솔한 언행이 반복되고, 갈수록 가관이라는 점이다. 집권 여당 대표가 ‘보온병 포탄’ ‘봉은사 좌파스님’ 등의 발언으로 국민을 화나게 만들고, 자성은커녕 부적절한 발언을 멈추지 않으니 집권 여당을 제대로 이끌 수 있겠나 싶다. 오죽하면 TV 개그프로그램의 소재가 되었겠는가.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더 이상은 안 된다.” “총선 치르기 어렵다.”며 대표 교체론이 나온다고 한다. 그의 실책이 반갑기만 한 민주당에서는 아예 “대표직을 물러나지 말라.”며 계속 사고를 쳐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집권당 개혁을 이끌고 국회선진화의 한 축을 맡아야 할 인물이 술자리에서조차 함부로 뱉기 민망한 발언과 실언을 줄기차게 쏟아낸다면, 과연 정치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등에서 보았듯 사회지도층에 거는 국민의 기대치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덕성·청렴도 등에서 과거와 다른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집권당 대표의 의식수준은 여전히 아득한 봉건시대를 넘나들고 있는 듯하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고, 가려운 데를 긁어주며, 국정 운영에도 도움을 주는 집권당 대표를 만나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낙담한 국민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 도 넘은 ‘한반도 안보 장사’

    일부 미국 고위 인사들이 북한 문제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날리려는 ‘한반도 안보 장사’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박6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지난 21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쏟아낸 북한 편향적 발언은 너무 심했다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인 지적이다. 리처드슨은 “북한은 (대화를 위한)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고 단정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를 허용하려는 의도는 자신들이 우라늄 고농축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데 있다.”고 선의로 해석했다. 외교 소식통은 22일 “리처드슨으로서는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타이밍을 골라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평화의 메신저로 자신을 부각시키고 이름을 날리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문제는 그의 이런 태도가 북한 정권의 의도에 말려든다는 데 있다.”고 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 고위 인사의 입을 빌려 자신들의 입장을 선전함으로써 폭력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평화와 대화를 희구하는 양 인식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지난 9월 방북했다가 망신을 당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 잔뜩 들떠 있었지만, 그 시간 김정일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있었다. 당시 김정일이 자신의 방중 루트를 감추거나 미국과의 대화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의연함을 과시하기 위해 카터 방북 카드를 이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가 지난 8월 한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을 때도 말들이 많았다. 미국 정부 관리까지 지낸 사람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참여한 조사결과에 대해 증거도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이 한·미 정부 안에서 나왔다. 정부 관계자는 “안보 문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민감하다.”면서 “자기 나라 일이 아니라고 개인의 영달에 함부로 이용하는 것은 일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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