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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철수의 기부가 신선한 감동을 주는 이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1500억원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대선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은 ‘통합신당’ ‘독자신당’ 등 정치공학적 각종 풍문이 무성한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사회 전반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안 원장은 자신의 행위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기는 했으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기성 정치권의 직무유기 부분 등을 분명히 적시했다. 그는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고민의 일단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를 제시하며 ‘마중물’이 될 것임을 선언했다. 스스로 강조해온 ‘나눔’과 ‘배려’, ‘희망’과 ‘자기희생’을 실천에 옮겼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10·26 재·보선에서도 확인됐듯 지금은 정당정치의 위기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위력이 기득권의 장벽에 함몰된 정치권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이합집산식 리모델링이나 인기인의 영입을 통한 반사이익으로 국민을 현혹할 궁리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소한 40% 이상의 국민이 기존 정당을 거부하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정치권이 그리는 세력 재편 지도의 중심에는 늘 안 원장이 자리잡고 있다. 안 원장의 말 한마디, 동작 하나마다 정치권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난무한다. 안 원장의 재산 사회 환원도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대권과 연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안 원장의 최종적인 지향점이 정치든 아니든 기성 정치권으로서는 부끄러운 현주소가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은 안 원장의 대중적 인기를 탐하기에 앞서 불신의 대상이 된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본다. 안 원장을 자신들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하향평준화하려 할 게 아니라 소통과 나눔을 통해 정치의 존재 가치를 높이는 노력부터 기울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도한 법의 혜택을 받고 있는 기존 정당의 울타리를 확 낮추어야 한다. 실세나 유력자가 아닌, 고단한 삶에 지친 국민과 가슴으로 소통해야 한다. 안 원장의 부상은 정치권에는 위기일지 몰라도 국민에게는 희망이다.
  • 홍석우 “ISD, 한국에 더 필요한 조항”

    홍석우 “ISD, 한국에 더 필요한 조항”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ISD를 뺄 것이 아니라 거꾸로 우리가 넣자고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이날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 출석,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이 우리에게 투자하는 것보다 많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라며 “특히 자본투자가 많기 때문에 우리에게 ISD조항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SD가 공공정책을 무력화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공공정책은 ISD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의료보험 등은 정부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협상권을 갖는 문제에 대해 “카드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내 소신과도 일치한다.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의원들은 홍 후보자의 도덕성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보고, 한·미 FTA 관련 정책질의에 집중했다. 김정훈 한나라당 의원은 “농민 보호 등 현실적으로 협상 가능한 조건을 제시해야지, 한·미 FTA가 미국 의회를 통과한 뒤에 재협상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을 하라는 것”이라며 “표결처리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한·미 FTA 협정문에 불평등한 내용이 많아 대한민국의 주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며 “특히 중·소상공인은 분명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맞섰다. 지난 9월 대규모 정전사태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정부의 재발방지 대책이 미비하다고 지적하고 전기요금 인상, 한국전력·전력거래소 기능의 통합 등 전력구조 개편을 주문했다. 홍 후보자는 원가에 상응하는 전기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2년 대한민국 유권자의 선택기준/이도운 논설위원

    선거의 계절은 이미 시작됐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이합집산을 시작했고, 정치인과 예비 후보들은 득표 경쟁에 들어갔다. 2012년은 한반도 주변정세가 크게 흔들리는 해이다. 유권자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내년의 국내외 정세를 감안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미리 정리해봤다. 첫째, 본인과 아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한 후보다. 군대 없이는 나라가 유지될 수 없다. 현재 국군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고,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국가 요직에 군 미필자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군 미필자 가운데도 훌륭한 인재가 있겠지만, 군필자 가운데 훨씬 많다. 특히 내년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주변국들이 모두 정권교체기에 들어가는 등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 물론 여성 후보에게까지 이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둘째, 탈세 전력이 없는 후보다. 탈세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공익을 가로채는 행위다. 단순한 실수로 인한 소액의 탈루가 아니라 고의적으로 고액의 탈세를 저지른 인물은 지도자가 아니라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격도 없다. 내년에는 경제 상황과 복지 정책 등으로 인해 증세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탈세범들이 나서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셋째, 파렴치한 전과가 없는 후보다. 민주화 운동이나 기업 경영 등 때문에 불가피하게 범법자가 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기와 같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역시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도덕성이 꼽히고 있다. 넷째, 재산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 18대 국회에 재산이 100억원이 넘는다고 신고한 의원은 8명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 많은 것이 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향후 몇년간은 서민들과 고통을 나눌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다. 부자들은 정치 지도자가 되지 않아도 얼마든지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 다섯째, 어느 나라든 해외에서 1년 이상 체류한 경험이 있다면 가산점을 주고 싶다. 어학연수든, 유학이든, 회사 주재원이든, 외교관 등 공직이든 해외에서 장기간 생활하는 기회를 갖게 되면 문화적 상대성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또 남북관계나 한·미, 한·중 관계 등을 국내에서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지정학적, 경제적 상황 때문에 우리의 정치지도자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제적 안목이 필요하다. 여섯째, 자기 손으로 전문 분야의 책을 저술한 후보도 우대하고 싶다. 정치의 계절을 맞아 날마다 출판기념회를 알리는 우편물과 문자 메시지가 쏟아진다. 대부분은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들을 홍보하는 책들이다. 앞으로 지도자가 되려면 적어도 한 가지 분야에서는 전문성이 필요하다. 통일, 경제, 금융, 복지와 같은 분야의 전문가들과 막힘 없이 토론할 정도의 식견을 갖춰야 한다. 일곱번째, 기초의회와 기초단체장, 광역의회와 광역단체장 등 지방자치를 경험한 인물도 필요하다. 정치라는 것은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요체다. 작은 이익을 조정할 줄 알아야 큰 이익도 조정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는 곧 지방시대이기도 하다. 지역에서부터 뿌리를 내린 정치인들이 선거를 통해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도 권장할 만하다. 여덟번째, 적어도 ‘나는 가수다’에 나온 가수 다섯 명, ‘소녀시대’나 ‘원더걸스’의 멤버 가운데 한두 명 정도의 이름은 아는 인물이 좋을 것 같다. 그것은 젊은 세대와의 소통일 수도 있고, 대중문화나 한류의 파워에 대한 이해일 수도 있다. 유권자마다 제시하는 조건이 다를 것이고, 그런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후보는 많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가급적 많은 조건을 충족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내년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를 기대한다. dawn@seoul.co.kr
  • “5·18, 6월 항쟁, 친일파 청산 등 주요 사건 누락땐 검정통과 안돼”

    “5·18, 6월 항쟁, 친일파 청산 등 주요 사건 누락땐 검정통과 안돼”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교대 에듀웰센터에서 중학 교과서 집필기준 설명회를 가졌다. 출판사 편집자와 교과서 집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새로 기술될 국어·도덕·역사·경제 등 4개 교과서의 집필기준을 설명하고 집필기준 작성원칙, 집필 시 유의사항 등이 제시됐다.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설명한 박홍갑 국편 편사부장은 “사회·국가적으로 인정된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제주 4·3사건, 5·16 군사정변, 친일파 청산 등 주요 사건은 충실히 서술해야 하며, 관련 내용이 빠지면 검정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장은 “친일파 청산 부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과정과 의의를 서술한다’는 집필기준에 근거해 기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관복 교과부 학교지원국장은 “역사 교과의 경우 구체적 사건명이 거론되지 않아도 정부 수립과 민주화 운동 등을 서술하게 되어 있는 만큼 각 사건 내용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집필자들은 혼란스러워했다. 정현성 교학사 편집자는 “정부에서는 5·18민주화운동 등을 넣으라고 하지만 교육과정이나 집필기준이 담긴 문서에 이런 내용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영미 천재교육 편집자는 “내용 요소를 20% 줄이라는데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 없는 내용을 넣으면 검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권현택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연구원은 “2007 교육과정처럼 자유민주주의 대신 민주주의로 기술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편사부장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는 집필기준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도 많았다. 강운태 광주시장과 김영진(민주) 의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김준태 5·18재단 이사장 등은 5·18민주화운동이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서 빠진 것과 관련, 이날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잇달아 만나 새 집필기준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김 총리와 이 장관은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에 ‘대강화(大綱化)의 원칙’을 적용, 압축적으로 기술하느라 구체적인 사건이 빠졌지만 집필과정에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등을 포함하도록 집필기준을 수정하자는 요구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민족문제연구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422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를 결성, “교과서 개악을 막기 위한 입법청원 운동과 이 장관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내년 4월 교과서 검정 신청을 받을 계획이며 8월쯤 검정에 합격한 교과서가 결정될 전망이다. 검정을 통과하면 2013년부터 중학교 수업에 사용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재외공관 27곳 10년간 감사 ‘제로’

    재외공관 27곳 10년간 감사 ‘제로’

    재외공관의 비리와 기강 해이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재외공관의 17.3%는 지난 10년간 감사원의 감사를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2 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전체 재외공관 156개 가운데 주뉴질랜드 대사관, 주라오스 대사관 등 27곳은 10년간 감사원의 감사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또 공관이 설치된 이후 한 차례도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은 모두 44곳으로 이 가운데 20곳은 공관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은 곳들이다. 현재 법적으로 정해진 감사 순서와 주기는 없다. 하지만 감사의 효율성과 감사 대상 기관의 업무 부담을 고려해 실무적인 기준은 마련돼 있다. 근무 인원이 20인 이상인 대형 공관은 2~3년, 11~20인 규모의 중형 공관은 3~4년, 10인 이하의 소형 공관은 4~5년을 주기로 감사를 실시하며 5인 미만의 초소형 공관은 자체 감사기구에 위임하고 특별한 문제점이 있을 경우에만 감사를 하고 있다. 보고서는 “연도별 재외공관 감사결과에서 보듯이 재외공관의 도덕적 해이, 회계비리 사례가 상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감사원 감사는 감사 주기를 가급적 최소화하고 기관 전체가 감사원 감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아무리 초소형 공관이라고 하더라도 10년 이상 또는 창설 후 단 한 번도 감사원의 감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재외공관을 둘러싼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매년 한 차례 실시하던 재외공관 감사를 상·하반기 두 차례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도 관련 예산을 올해 대비 76.9% 늘어난 6억 3600만원으로 증액 편성해 국회에 제출했다. 장영복 입법조사관은 “감사 횟수를 늘리기로 하고 예산을 신청한 만큼 기관별 감사 주기를 단축하고 감사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53) 경북 상주시 상현리 반송

    비교신화학자 조지프 캠벨(1904~1987)은 신화가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짚어보게 할 뿐 아니라 사회적·도덕적 질서를 정당화하고 공고하게 하는 사회적인 기능을 가진다.”고 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깨닫고 일관된 우주 질서를 회복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이야기다. 신화는 좋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사람이 당장에 실현해야 할 사람살이의 가치를 담고 인구에 회자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신화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철학이라고 하는 근거다. 오래된 나무들에 어김없이 전해오는 신화와 전설도 결국은 지금 우리가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라는 데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크고 오래된 나무의 줄기 안에 신화 속의 동물인 이무기가 산다는 식의 흔하디흔한 이야기는 더 이상 사람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큰 나무의 가지를 꺾는다거나 베어내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역시 성장과 발전 위주의 산업사회에서는 우스개조차 되지 않는다.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반송에 얽혀 전해오는 전설은 이 같은 전설들과 조금 다르다. 물론 500살 된 이 나무에도 어김없이 이무기는 산다. 뿐만 아니라 나무 줄기 속의 이무기는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사전에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로 하여금 흉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는 고마운 이무기다. 짚어보면 이 역시 흔한 전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호들갑스러워질 까닭은 없다. ●줄기속엔 전설 속 짐승 이무기가 그러나 또 하나의 별난 전설이 있다. 이 나무에서 잎을 따는 것은 둘째 치고, 저절로 땅에 떨어진 솔잎을 주워 가기만 해도 천벌을 받는다는 전설이다. 그것도 당대에 그치지 않고, 삼대에 걸쳐 이어지는 끔찍한 벌이라고 한다. 물론 천벌의 구체적 내용은 없다. 그저 공포심을 일으키는 엄포 정도이지만 이야기를 알고 나서는 나무 곁에서 조심스러워지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떨어진 솔잎이 거름 되는 자연의 이치 물론 소나무의 한 종류인 반송은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상록수다. 하지만 한번 난 잎이 평생 달려 있는 건 아니다. 낙엽성 나무처럼 한꺼번에 잎을 떨구지는 않아도 오래된 잎은 하나 둘 떨어지고 새잎이 난다. 수명 없는 생명체는 없는 게 자연의 이치이고, 솔잎도 그 이치에서 예외일 수 없다. 땅에 떨어진 솔잎은 나무 뿌리 근처에 모여 잘 썩은 뒤에 나무의 거름이 된다. 쉬 썩지 않는 특징 때문에 솔잎이 썩으려면 시간이야 걸리지만, 나무에게는 더없이 좋은 거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거름이 되기 전에 일쑤 솔잎을 주워 가곤 한다. 불쏘시개뿐 아니라 송편을 찔 때도 요긴해서다. 사람에게 솔잎이 쓰이면 쓰일수록 나무는 스스로 지어낸 양분을 잃는 셈이다. 요즘이야 다른 종류의 질 좋은 거름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나무가 스스로 자라야 했던 옛 시절에라면 언감생심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까워한 지혜로운 한 어른이 나무를 오랫동안 지켜내기 위해 솔잎을 보존하자고 생각했을 게다. 따로 거름을 주지는 못할망정 솔잎이 온전히 썩어 거름이 되는 것만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돌아보면 이는 자연의 순환 원리를 잘 반영한 매우 슬기로운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사나운 짐승인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도 솔잎을 주워 가면 천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모두 한 그루의 나무를 오래 지켜내기 위한 지극한 노력의 결과이지 싶다. “그냥 보기에 좋잖아. 마을 사람들이 애지중지 지키는 좋은 나무이기는 한데, 그런 이야기는 잘 모르겠는걸. 언제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저이는 알려나?” 상현리 반송 바로 아래 첫 집에 사는 팔순의 동관댁 할머니는 이 마을에서 수십년을 살았지만 나무의 전설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거듭되는 질문이 성가셔진 할머니는 자전거를 타고 골목길에 접어드는 다른 노인에게 대답의 순서를 넘기고 만다. “나도 모르겠는데, 그게 어디서 나온 이야기지? 옛날에야 그런 전설이 있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다 잊혀진 거지. 이무기가 산다는 이야기까지는 알고 있었는데, 솔잎을 주워 가지 말라는 전설은 가물가물하네.” 느릿느릿 몰고 오던 자전거를 세우고, 동관댁 할머니 곁에 주저앉은 신인재(71) 노인 역시 전설의 근원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우리 나무를 지키기 위한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는 가뭇없이 사라졌다. 무엇보다 솔잎을 주워 가면 삼대에 이어 천벌을 받는다는 별난 전설은 상현리 반송을 생각할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슬기로운 이야기다. 그러나 곁에 사는 마을 사람들에게조차 이제는 잊힌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불과 30년 전 이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1982년 당시의 기록에만 화석처럼 남아 있을 뿐이다. ●전설은 잊혀져도 지혜는 솎아내 지켜야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내고, 단오 때에 그네를 매고 놀던 것도 꽤 오래된 일이야. 한 20년 전까지 하고 요즘은 안 하지. 좋은 나무이니, 그냥 바라볼 뿐이지. 굳이 전설을 이야기할 겨를이 있나?”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옛 사람들의 지혜로운 이야기가 사라진다는 건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전설은 사라진다 해도 전설과 함께 나무를 지키려 한 옛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지혜만큼은 오래오래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첫걸음임에 틀림없다. 캠벨의 일갈처럼 ‘신화는 지금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삶의 가치’인 까닭이다. 글 사진 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경북 상주시 화서면 상현리 50-1. 당진상주고속국도의 화서나들목에서 좌회전하여 화서면사무소 방면으로 간다. 곧바로 나오는 화령초등학교 앞 사거리에서 학교 울타리를 끼고 우회전하여 250m 간 뒤에 우회전하면 하현마을이다. 여기에서 300m 남짓 더 들어가면 상현1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다시 400m쯤 더 들어가면 길 끝의 나지막한 언덕 위로 나무가 보인다. 나무가 서 있는 언덕 앞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 작년 5급 합격자 집단토론 조언

    작년 5급 합격자 집단토론 조언

    “관리자 후보답게 이견 조정·갈등 해결 능력을 보여줘라.” 11~12일에 5급 국가행정직 면접시험이, 26일에는 5급 국가기술직 면접시험이 각각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치러진다. 9일 서울신문이 지난해 합격자인 기획재정부 원선재(26·재경직)·행정안전부 유지영(28·여·일반행정직)·이대길(30·기계직) 사무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 대비법을 알아봤다. 집단토론면접은 7·9급 채용 면접시험에는 없고 5급 면접시험에만 있는 절차다. 올해 토론면접은 오전 10시~11시 30분, 90분 동안 모든 조에서 동시에 시행된다. 응시자들은 면접위원 3명 앞에서 정해진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데, 현안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능력, 갈등 조정 및 소통 능력 등 초급 관리자에게 필요한 자질·능력을 평가받는다. 9급 면접에서 봉사정신이, 7급 면접에서 의견 제시의 일관성·논리성이 강조되는 것과는 강조점이 다르다는 게 합격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집단토론에서 공격적·논쟁적인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유 사무관은 “토론의 흐름을 따라가며 상대의 주장을 잘 듣고 나서 이를 최대한 반영해 자기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기발한 의견을 제시하려 하다가 사회자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나 논점에서 벗어난 의견을 피력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지난해 일반행정직의 토론 주제는 ‘국민연금 개혁’이었다. 우선 10분 동안 ‘프랑스의 연금제도 관련 국민 갈등’을 사례로 한 제시문을 검토한 뒤 ‘국민연금을 민간연금과 병행할지, 현 국민연금제도의 역할을 보강할지’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정리했다. 그러고서 80분 동안 최대 7명이 한 조로 토론을 했다. 응시자 가운데 사회자를 한 명 뽑은 다음 나머지 사람들이 ‘민간연금 병행’ 측과 ‘현 제도 보강’ 측으로 나뉘어 문제의 배경, 현재 상황, 대안 순서로 서로의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 사무관은 양극화 문제와 노인 계층 확대에 대비하려면 위험 요소가 많은 민간연금을 병행하기보다 국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진행되는 논점을 이탈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때 사회자는 진행뿐만 아니라 자기 주장도 밝힐 수 있어 무난히 토론을 진행하고 원만하게 입장 간 조정을 이뤄내면 다른 사람보다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 관리가 엉망이거나 제기되는 의견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토론이 뒤죽박죽되면 탈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재경직 토론은 12시 이후 청소년의 인터넷 접속을 막는 ‘셧다운제’ 도입에 관한 주제로 진행됐는데 청소년 보호를 중시하는 측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중시하는 측으로 나뉘어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책 방안을 도출하라는 문제가 제시됐다. 원 사무관은 청소년을 보호하되 청소년이 여가를 건전하게 보낼 수 있도록 문화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요지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상대가 발언할 때는 늘 경청해야 한다.”면서 “토론 전 자기소개를 할 때 다른 응시자들의 이름을 적어두는 것도 토론 참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술직 토론의 주제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지역별 경제 편차, 여성 차별 등 현안의 우선순위를 정해 각각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라는 것이었다. 이 사무관은 “다른 응시자의 의견을 메모하는 것이 좋다.”면서 “메모하면 토론의 맥락도 잘 파악할 수 있을뿐더러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오후에는 응시자별로 개인발표 15분, 개별면접 25분 등 모두 40분 동안 역량면접이 치러진다. 지난해 개별면접의 주제는 ‘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적이 있는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떤 상황을 해결한 적이 있는가?’, ‘유연한 사고를 통해 어떤 상황을 바꿨던 적이 있는가?’ 등이었다. 이때 거짓말은 금물이다. 유 사무관은 “거창하고 대단한 대답을 하려는 부담을 갖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느낌에 대해 솔직하게 답변하는 것이 좋다.”면서 “그러려면 면접 전에 꼭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공직자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이 안 된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상사의 명령이 공익과 어긋난다. 어떻게 할 것인가?’ 등 공익과 사익의 대립, 조직 내 갈등 등 딜레마 상황을 제시하는 질문도 개별면접에서 빠지지 않으므로 대비해야 한다. 원 사무관은 “압박 질문이 들어와도 절대 흥분하지 말고 최대한 겸손한 태도로 발언의 톤과 속도를 조절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면서 “질문이 잘 이해되지 않으면 무작정 답변하지 말고 재차 물어보는 적극성을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개인발표의 주제는 재경직의 경우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한 정책 대안’, 일반행정직은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의 원인과 그 해결을 위한 정책 대안’ 등이었다. 이때 평소 면접 준비를 하면서 알아놓은 외국의 사례나 통계치를 인용하면 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적절히 반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지적은 인정하고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는 것도 면접 요령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英 금융인도 “빈부격차 지나쳐”

    런던의 금융업계 종사자 대다수는 영국의 빈부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세인트폴 성당 산하 연구기관이 런던의 금융인 5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부(富)의 불균등이 지나치게 크고 보너스 체계가 개혁돼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77%는 교사들의 임금이 턱없이 낮은 반면 기업 임원과 증권거래인, 변호사, 금융인 등은 과도한 임금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문 참가자 대부분은 이른바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시장 규제 완화가 비도덕적인 행동을 초래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막대한 보너스를 노리고 지나치게 위험한 금융거래를 일삼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성취를 보너스 지급에 반영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 3명 가운데 2명은 일 자체의 즐거움보다는 월급과 보너스에서 동기를 부여받는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은 런던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 완화 25주년을 맞아 지난 8월 30일부터 2주간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로이터는 설문조사 결과가 당초 지난달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세인트폴 성당 앞에서 부의 균등을 주장하는 ‘99%’ 시위대가 지난달 15일부터 노숙 농성을 벌이는 바람에 발표 일정이 늦어졌다고 전했다. 설문 결과와 관련해 성당 참사회 회원 마이클 헴펠은 “지난 수년간 진행된 논의를 넘어 이제는 부의 불균등 축소 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과 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위대 대변인 나오미 콜빈은 “금융인 스스로 자신들의 보수에 심각한 우려를 느끼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새 역사교과서 ‘자유민주주의’로 쓴다

    2013년 이후 사용될 중학교 역사교과서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1948년 유엔으로부터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받았다는 내용이 기술된다. 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장기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로 시련을 겪기도 하였으나 이를 극복’했다는 내용과 4·19 혁명 이후 현재까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발전과정’을 설명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비롯, 국어·도덕·경제 등 4개 과목의 집필기준을 확정, 발표했다. 4개월간 집필기준을 둘러싸고 보수·진보 이념 대립 양상으로 치달았던 역사교과서는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던 3가지 사항에 대해 각계 의견을 두루 반영, 절충하는 형식으로 마무리됐다. 교과부 측은 “대한민국이 유엔 총회 결의상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자유민주주의 서술과 관련해서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자유민주주의’를 의미한다는 헌법재판소와 헌법학자들의 견해를 따랐다.”고 설명했다. 보수 진영은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쓰고, 대한민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진보 진영은 자유민주주의가 반공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만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또는 ‘민주주의’가 적합하고, 38도 이남에 대한 1948년의 유엔결의를 ‘유일한’으로 표현하는 것은 왜곡이라며 맞서 왔다. 국가편찬위원회 연구진이 초안에서 삭제해 논란을 빚었던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 ‘독재’ 표기는 군사정권의 집권 등 다른 사례가 존재한다는 의견을 감안, ‘자유민주주의가 장기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로 시련을 겪기도 하였으나’라고 수위를 낮춰 기재하기로 했다. 발표된 집필기준은 국가 정체성 및 이념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국어·도덕·역사·경제 과목에 대해 집필 방향을 제시하는 ‘개발 지침’이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은 총재도 인사청문회 거친다

    한국은행 총재도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게 된다.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그만큼 강화될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경제소위는 7일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 총재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실시 방안은 이미 여야 간에 합의된 사항이어서 국회 본회의 통과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위 경제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한은 총재는 통화신용 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해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 등 국민경제 안정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직위인데도 그동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에 의해 바로 임명돼 왔다.”면서 “이번 법 개정으로 한은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사전에 한국은행 총재의 중립성, 전문성, 도덕성 등 적격성에 대해 검증 절차를 거침으로써 인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남용을 견제해 중앙은행 총재로서 가장 중요한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 총재 인선과 관련,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기 전에 인사청문회를 거쳐 상원의 동의(인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하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왕이 임명하고, 일본은 참의원과 중의원의 동의를 얻어 내각에서 임명한다. 여야는 조만간 국회 운영위를 열어 한은 총재 인사청문회와 관련한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도 개정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소위를 통과한 한은법 개정안에는 한국은행이 널리 업적을 기릴 필요가 있는 인물이나 사건 또는 행사, 문화재 등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은행권 또는 주화를 발행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그러나 권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한은 총재의 명칭을 한국은행장으로 변경하는 내용은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찰 수뇌부 대폭 물갈이 임박

    경찰 수뇌부 인사가 가시화되고 있다. 경찰청이 7일 치안감·경무관급으로부터 인사 검증 동의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를 위한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간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음주운전, 기밀 누설, 위장전입, 금품수수 등 재산관리 및 공직자 품위 손상과 관련된 부분을 검증해 새로 임명될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 시비를 사전에 점검·예방하려는 조치”라고 인사 임박설을 인정했다. ‘11월 경질설’이 나돌던 조현오(외무특채) 경찰청장은 적어도 내년 초까지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년 8월까지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조 청장과 관련, 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황에 따라 스스로 사임하고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강덕 경기경찰청장, 서울청장 물망 치안정감 인사는 이르면 주내에, 치안감과 경무관은 이달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초 경찰청장 후보로 유력시되던 이강덕(경찰대 1기) 경기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 서울경찰청장으로 거론되던 이철규(간부후보 29기) 경찰청 정보국장과 박종준(경찰대 2기) 경찰청 차장, 강경량(경찰대 1기) 전북청장의 경우 경찰대학장 및 경기경찰청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박 차장의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 상태다. 때문에 현재까지는 어느 직에 누가 앉을지에 대한 설만 분분하다. ●조길형 기획조정관, 차장 승진 유력 조 청장의 신임이 두터운 조길형(경찰대 1기) 경찰청 기획조정관은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는 얘기가 경찰청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조 청장의 유임을 전제로 진행되는 인사를 둘러싼 추측도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이 경기청장의 청문회 통과와 관련된 부담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이른바 ‘영포(영일·포항)라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는 이 경기청장의 경찰청장 청문회 후폭풍에 따른 레임덕 가속화는 물론, 자칫 무리한 인사로 ‘조현오도 잃고, 이강덕도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청와대가 재·보궐 선거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 경기청장까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여론의 몰매를 맞을 땐 향후 대선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번 믿으면 끝까지 가는 MB식 인사 스타일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지도부, 변화중심에 서 달라” vs “남탓만 하는 혁신파 무책임”

    “지도부, 변화중심에 서 달라” vs “남탓만 하는 혁신파 무책임”

    10·26 재·보선 패배 이후 꿈틀대던 한나라당 쇄신 논란이 마침내 지각을 뚫고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여권은 급속히 내홍의 소용돌이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한나라당 혁신파 25명이 6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 전반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펼쳐질 범여권 지각변동의 신호탄 성격이 강하다. 국정에 대해 청와대와 책임을 공유해야 할 여당 의원들이 제 앞가림을 위해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 당 지도부는 물론 최대 세력으로 부상한 친박(친박근혜)계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어 청와대가 마냥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판장 형식의 서한에는 모두 25명이 서명했다. 최고위원인 남경필·원희룡 의원을 비롯해 임해규·정두언(재선), 구상찬·김성식·김세연·정태근(초선) 의원 등이다. 중립 성향의 수도권 지역 의원(9명)과 친박계 초선 의원(11명)이 중심이 됐다. 험악한 민심에 직면한 수도권 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과 차별화를 해야 심판론에서 비켜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친박계도 전면적인 쇄신이 일어나지 않는 한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가도가 순탄치 않음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구주류인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서명에 불참했다. 당의 변화 없이 청와대만 압박하면 자신들의 위치가 더 축소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혁신파의 ‘청와대 쇄신론’을 비롯해 ‘지도부 퇴진론’ ‘당·청 동반 쇄신론’ ‘박근혜 조기 등판론’ ‘제2창당론’ 등이 어지럽게 분출되고 있다. 이런 쇄신론들이 대선 물밑 경쟁을 촉발시키는 측면도 있다. 특히 그간 침묵해 온 김문수 경지지사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미래한국국민연합 행사에 참석해 ‘재창당 수준의 강력한 쇄신’을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파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종아리를 먼저 맞겠다는 자기반성이 토대다.”라면서도 “국민들 가슴에 와 닿는 대통령님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이유로 ▲측근 비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말한 것 ▲공정사회 구현을 외치면서 첫 번째 조각부터 3년 반이나 지난 지금까지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는 것 ▲내곡동 사저 문제 ▲서민들의 민생고를 헤아리지 못한 것 등을 적시했다. 당 지도부에 대해서도 (홍준표 대표 발언 등으로) 국민에게 상처를 입힌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퇴진을 요구하진 않았다. 당내 최다선(6선)인 친박계 홍사덕 의원도 “중진이라서 서명은 못 하지만 공개적으로 지지한다.”면서 “이 국면을 타개하려는 모든 의원들의 몸부림에 공감한다.”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혁신파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많다. 쇄신 요구의 절박성에 비춰 25명이라는 서명인 숫자가 너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친이 직계 조해진 의원은 “자기들(혁신파)이 주동이 돼서 현 지도부 체제를 만들고 그 결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는데 책임질 생각도 없이 대통령에게만 초점을 맞췄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권택기 의원도 “더 이상 남 탓 하는 정치는 그만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구상찬 의원은 “서명은 못 하지만 지지한다고 밝혀 온 의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재연·허백윤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도덕성 마비 보험사기 태백만의 문제인가

    강원 태백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보험사기가 적발됐다. 적발된 3개 병원 병원장과 사무장은 통원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입원시키거나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7억여원의 요양급여비를 챙겼고, 400여명의 ‘나이롱 환자’와 보험설계사는 이 확인서로 140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냈다고 한다. 인구 5만명의 작은 도시 주민 100명 중 1명이 사기극에 가담했다니 영화에나 나올 법한 황당한 이야기다. 나이롱 환자 보험사기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그다지 낯설지 않은 뉴스다. 그러나 도시 전체가 집단범죄에 빠진 것은 태백시가 처음이다. 허위 입원 보험사기는 병원의 협조 없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허위 입원서를 끊어 주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죄의식이 결여된 나이롱 환자와 부패한 병원 관계자 등이 결탁한 결과인 셈이다. 엽기적이라 할 만큼 총체적인 모럴 해저드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다. 요양급여비와 보험금이 이렇게 줄줄 새나가는 동안 건강보험공단과 해당 보험사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도 궁금하다. 1차적으로 관리감독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하겠지만,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점은 없는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불법으로 타낸 보험금과 요양청구비 역시 전액 환수해야 한다. 나이롱 환자는 앞서 지적했듯이 태백시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 등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만 재수 없게 걸렸다고 투덜대는 병원 관계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허위 입원 보험사기는 전국 각지의 보편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부정이 의료보험료나 생명보험료 인상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그 피해는 선량한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국으로 수사를 확대해 뿌리 뽑아야 할 이유다.
  • 금융당국 ‘짬짜미’ 경종 구명로비 규명못해 논란

    금융당국 ‘짬짜미’ 경종 구명로비 규명못해 논란

    8개월에 걸쳐 전국적으로 이뤄진 부실 저축은행 수사는 은행 경영진과 정·관계 인사 등 171명을 재판에 넘기는 등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서민들의 피와 땀이 어린 예금을 제대로 운용해야 함에도 불구, 불법적으로 사용한 저축은행의 모럴 해저드에 경종을 울렸다는 데 의미가 깊다. 또 금융기관과 금융감독 당국의 유착으로 인한 ‘짬짜미 검사’를 파헤치고, 규정이 모호한 검사 시스템을 지적하는 등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것은 검찰 수사의 부수적 효과다. ●단일 최대 금융비리 파헤쳐 부산저축은행 비리는 경제 범죄의 종합판이었다. 133명의 인력이 투입됐고 피조사자만 3387명에 이르렀다. 수사 초기 중수부가 서민금융의 상징인 저축은행을 수사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의 금융 비리를 파헤친 셈이 됐다. 현 금융감독 시스템의 허점도 밝혀냈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은 방대한 조직이어서 업무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고 밝혀 금융감독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검찰은 대주주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해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비리 경영진이 재취임할 수 없도록 현행 대주주 적격 심사를 바꿔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금감원 검사와 관련, “규정이 모호해 검사역의 재량에 따라 개입할 소지가 많다.”며 보완 필요성을 주문했다. 저축은행 전반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점을 확인한 검찰은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PF 대출 비율을 엄격히 제한하고, 차명 대출을 금지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도 밝혔다. 검찰의 이 같은 의견은 법무부를 통해 기획재정부 등 관할 정책 부처에 전달될 방침이다. 사회 고위층의 도덕적 해이도 드러났다. 부산저축은행이 전문 로비스트를 기용, 로비를 벌인 대상자는 금융감독 및 세무 당국, 정권 실세 등이 총망라됐다.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8명에게 건네진 돈은 무려 44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추산했다. 남은 수사는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과 관할 지검으로 넘겼다. 로비스트 박태규(71)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는 박원호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대한 조사와 지난 7월에 잠적한 정인기(49) 부산저축은행 계열사 대표 등에 대한 수사는 진행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부원장을 포함해 박씨에 대한 추가 공여 혐의를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비스트 8명에게 44억 줘 그러나 일각에선 검찰이 좀 더 시간을 갖고 끝까지 부실과정과 구명 로비과정을 규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찮다. ‘마당발’ 로비스트 박씨 수사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선에서 마무리된 것도 석연치 않다. 또 중앙지검의 삼화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 대주주 이철수씨를 검거하지 못하면서 수사는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검찰은 사외이사를 지낸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지만씨, 박씨의 부인이자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인 서향희 변호사도 조사했으나 비리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검찰은 개운찮은 점을 명확하게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아직도 안고 있는 것이다. 안석·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 [씨줄날줄] 레거시10 캠페인/구본영 논설위원

    미국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유산은 대부분 자녀들의 통장이 아니라 3000개의 기념비적 구조물로 남아 있다. “상속은 자식들의 재능과 에너지를 망친다.”며 도서관과 문화시설을 짓는 데 전 재산을 기부한 까닭이다. 카네기 홀과 카네기 공대 등이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 그의 자취들이다. 카네기류의 기부철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를 중시하는 서구사회의 전통일까. 2일 영국 억만장자들이 새로운 기부문화의 깃발을 든다. 유산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는 서약을 유언장에 남기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른바 ‘레거시(legacy)10’ 캠페인이다.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 카폰웨어 하우스의 찰스 던스턴, 금융재벌 제이컵 로스차일드 등이 그 주역들이다. 여기엔 기업인뿐만 아니라 토니 홀 로열 오페라 하우스 회장 등 돈 많은 문화계 인사들도 대거 동참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로서는 참 부러운 일이다. 하지만 영·미계 사람의 유전인자가 특별해 자선문화가 만개하고 있는 것은 아닐 성싶다. 우리에게도 ‘경주 최부자’와 같은 베풀 줄 아는 상류층이 있었다. 최부잣집 6훈 중엔 ‘사방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대목이 있다. 이런 ‘나눔 철학’을 실천했기에 동학전쟁 때 대지주들이 성난 농민들의 타도대상이었지만, 최부잣집은 무사했다고 한다. 동물사회를 연구한 ‘비대칭 이론’에 따르면 “사회를 구성하는 동물의 경우 적절한 나눔이 없으면 그 사회 자체가 깨진다.”고 한다. 인간사회라고 다르랴. 진창에서 혼자 많은 것을 움켜쥐고 있는 사람이 먼저 수렁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상류층이 일정 부분 베풀지 않으면 함께 디디고 선 공동체의 발밑부터 무너질 것이란 두려움이 영·미 기부문화의 근저에 깔려 있는지도 모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지난해 재산 절반을 기부하기 위한 재단을 설립한 것도 그 연장선에서 보면 쉽게 이해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부자 증세론도 마찬가지 맥락이 아닐까. 차상위계층 이하 빈곤층은 정부의 복지시스템이 일차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형편이라 그것만으론 한계가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빈곤층뿐 아니라 상류층 자신을 위해서도 한 차원 높은 기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 베풀 줄 알아야 베풀 수 있는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음을 깨달은 제2, 제3의 최부자가 계속 나왔으면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中, 5년간 효자 100만명 키운다?

    중국이 ‘효자 육성공정’을 통해 향후 5년간 효성이 깊은(?) 어린이 100만명을 키운다. 중국인민라디오방송은 31일 중국윤리학회가 주관하는 ‘효자 육성공정’이 전날 베이징에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효자 육성공정’은 3단계로 실시된다. 인성 습득의 최적기인 4~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100일간 집중적인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3년 남짓 효행과 선행 등이 몸에 배도록 가정과 학교, 사회가 적극 인도하는 한편 성인이 된 이후까지 그들을 지원해 효행과 선행 등이 전체 사회에 퍼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6년까지 2800여개의 각 현(懸·우리의 읍에 해당)급 도시에서 한 해에 30~60명씩의 어린이를 선발해 본격적인 효자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선발된 어린이에게는 공자, 맹자, 증자 등 성현의 가르침이 담긴 ‘100일 수첩’을 나눠 줘 하루 한 구절씩 습득하게 하는 한편 부모나 어른에 대한 아침인사 등을 통해 예의와 도덕을 알게 하는 집중교육을 실시한다. 100일간의 인성교육을 마친 어린이가 친구와의 교류를 통해 효성과 효심, 도덕개념 등을 1억여명의 중국 전체 어린이에게 전파토록 하겠다는 게 이번 공정의 주목적이다. 중국윤리학회 쑨춘천(孫春晨) 비서장은 “경제는 크게 성장했지만 지금의 청소년교육에서는 지식을 중시하고, 도덕을 가볍게 여기는 현상이 퍼져 있다.”면서 “만연한 사회 병폐는 모두 어린 시절부터 효심과 도덕을 알게 하는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취지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이 대세다. 효자를 어떻게 ‘육성’하고, 그것도 100만명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한정하느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이런 공정은 형식주의에 불과하고 가소롭기까지 하다.”고 비아냥댔다. 또 다른 네티즌도 “효는 부모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이지 계획적으로 육성할 수 없다. 사기극을 그만두라.”고 힐난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유연한 ‘슈퍼마리오’ 두 가지 숙제 풀어 위기의 유럽 구할까

    유연한 ‘슈퍼마리오’ 두 가지 숙제 풀어 위기의 유럽 구할까

    ‘유연한 슈퍼마리오가 위기의 유럽을 구할 수 있을까.’ 정부 부채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유럽을 살리기 위해 ‘특급 구원 투수’가 새달 전면에 선다.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로 1일 부임하는 마리오 드라기(63)가 주인공이다. ECB가 유럽 각국의 부채문제를 해결할 ‘실탄’을 확보한 데다 유럽권 통화정책의 기조를 정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새 선장의 등장에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伊서 성공적 민영화 업적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드라기 총재가 부채 위기 해결을 위해 바주카포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며 그의 행로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1990년대 이탈리아 내 대규모 민영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슈퍼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어떤 묘안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드라기 신임 총재의 최우선 임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위기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일이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지난 27일 그리스 부채 50% 상각(헤어컷),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1조 유로 증액 등의 합의를 이뤄내며 위기 탈출의 ‘청신호’를 켰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고 합의 내용이 실행된다 해도 효과를 예측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 탓이다. 결국 불안감을 없애려면 ECB가 채권 시장 안정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처지다. ●첫번째 숙제 ‘시장불안 해소’ 특히 드라기 총재의 모국이자 유로존 3위의 경제국 이탈리아는 채무가 2조 유로(약 3132조원)에 달하면서 새로운 ‘뇌관’으로 떠올라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역내에서 자금이 유일하게 남은 ECB만 바라보고 있다. 드라기 총재도 지난 26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로존 국채를 계속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시장의 기대에 답했다. 문제는 독일과 ECB 내 ‘매파’의 반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ECB가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ECB가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해 이탈리아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 해준다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어 반대한다는 것이 독일과 ECB 내 강경파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드라기가 이탈리아 중앙은행장과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을 거치며 뽐냈던 빼어난 정치감각을 또 한번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숙제는 ‘금리인하’ 드라기 총재를 기다리는 다른 숙제는 ‘금리 인하’ 이슈다. ECB는 경기침체의 우려 속에서도 이달 초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드라기 총재는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 ‘인플레이션 파이터’인 장클로드 트리셰 현 총재보다 온건파로 통한다. 결국 취임 뒤 두세 달 안에 기준금리를 내려 세계적 경기 부양 공조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보험설계사의 두얼굴

    보험설계사의 두얼굴

    28일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보험사기 여부를 기획 조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조사분석팀원들은 예상보다 많은 적발 건수에 신경이 날카로웠다. 이미 수십명의 보험설계사가 병원에 허위로 입원한 것을 찾아냈고 이 중 일부는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설계사 A씨는 20여건의 보험을 들어 놓고 15차례의 입원을 반복하면서 1억원 이상의 보험금을 타냈다. 이 중 일부는 허위입원인 것을 밝혔지만 병원과 공모를 했다면 더 이상 알아내기는 힘들다. 그래도 그가 입원한 병원들에 일일이 연락해 보고 허위 입원 목격자를 찾아야 한다. 보험을 설명하고 판매하는 설계사가 보험사기를 벌일 경우 피해는 클 수밖에 없고 일반 가입자의 보험료만 오르게 된다. 한 해에 2조 2000억여원이 보험사기로 부당지급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가구당 연간 15만원씩 보험료를 더 내고 있다. 불황으로 수익이 크게 줄면서 일부 보험설계사는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 설계사의 보험사기는 2008년 261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495명이 적발됐다. 올해 상반기만 이미 303명이 보험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으니 연말까지 같은 추세라면 6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강동경찰서는 가짜 환자 180여명에 대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보고하고 27억 3000만원을 챙긴 설계사 2명과 병원장 1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최근 전라도 광주에서는 공사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며 생활고에 시달려온 북한 이탈주민(새터민) 14명이 설계사의 꾐에 빠져 사기범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들이 범죄의 유혹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일부 설계사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다. 보험산업의 구조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부분 보험회사는 설계사에게 최초 정착지원금 100여만원을 3개월간 지급한 후 성과급만으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영업을 못하는 설계사 중에는 성과급을 받기 위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생긴다. 새로 가입해 받은 성과급으로 이미 가입한 보험의 매달 보험료를 내고 돈이 떨어지면 스스로 또 다른 보험을 들어 보험료를 메워간다. ‘돌려막기’다. 돌려막기의 끝은 파산이다. 또 파산을 앞두면 보험사기의 유혹을 더 쉽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설계사는 ▲매월 100만원 미만을 보험회사에 납입하는 비가동 ▲100만~200만원을 납입하는 가동 ▲200만원 이상을 납입하는 우수로 등급이 나뉜다. 설계사 김모(36)씨는 “연봉이 수억원인 일부 설계사만 언론에 노출되지 대다수는 박봉에 로열티도 없는 비가동·가동 설계사”라면서 “중소보험사의 설계사 정착률은 1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근속 기간이 3년 미만인 보험설계사는 9만 5391명으로 전체 보험설계사의 64.6%에 달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불황으로 영업이 힘들어지면서 남자 보험설계사의 이직이 특히 잦아졌다. 남자 설계사는 2009년 전체 설계사의 27.9%(4만 6313명)를 차지했지만 올해 7월 기준으로 25.9%(3만 9238명)로 감소했다. 문제는 설계사들의 보험사기를 막을 근본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보험사기로 해고되더라도 다른 보험사나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 설계사의 신상을 모아놓은 데이터베이스가 없어 확인도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설계사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적발을 강화하고 보험사가 내부통제시스템을 확고히 해야 하지만 일종의 내부자 범죄이기 때문에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 “설계사를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하는 등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안철수 열풍’ 차갑게 읽기

    요즘 대한민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철수’다. 정치판에서 시작된 ‘안철수 현상’은 사회 전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철수 밀어서 잠금해제’(이재훈 외 3명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는 이 같은 ‘안철수 현상’의 의미를 짚은 책이다. 책은 안철수를 키워드 삼아 우리 사회와 정치를 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데 목적을 뒀다. ‘안철수 현상’의 바닥에 깔려 있는 대중심리, 그가 던진 메시지의 해석, 보수 언론과 프레임의 정치에 대한 해설, 안철수가 정치판에 나설 경우의 가상 시나리오 등을 각각 4개의 파트에 담았다. 첫 번째 저자로 나선 한윤형은 “얼마 전까지 정치인으로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을 불과 얼마 만에 유력한 대선 주자로 변태시키는 강력한 에너지의 근원을 곰곰 분석하고 성찰하지 않는다면 한국 사회의 정치를 논할 자격도 없는 것 아닐까.”라고 반문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한다. 김민하는 20대에 주목한다. 그간 한국의 선거는 보수적인 50대 이상 연령층과 상대적으로 개혁적인 30~40대가 허리 역할을 하며 사실상 결과를 결정해왔다고 진단한다. 안철수가 청춘콘서트에서 보여준 것 같은 소통력으로 20대를 대거 투표장으로 불러들인다면 지금까지의 선거판 상식은 뒤집어져 버린다는 것이다. 안철수를 통해 이 땅에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이자 최대의 정치실험이 예고된다고 그는 진단한다. 안철수의 메시지 분석을 맡은 이재훈은 안철수를 ‘반칙 사회가 낳은 원칙의 아이콘’이라 본다. 그는 안철수가 가진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가 그를 ‘재수 없어’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은 반듯한 도덕 선생님처럼 말하고 행동하면서도 상대에게는 자신과 함께 반듯해야 한다는 강박을 안겨주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완은 안철수의 등장으로 선거가 ‘박근혜 대세론’에서 ‘반MB’ 또는 정권 심판론으로 되돌아갔다고 해석한다. 아울러 안철수가 본격적으로 선거에 뛰어들면 주류 언론이 색깔 공세를 펼칠 것을 과거 사례를 들어 전망하고 있다. 저자들이 안철수를 좋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그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평가받으려면 좀 더 자세한 정책 각론을 내놓아야 할 때라는 지적과 함께, 안철수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에게 ‘안철수식 성공 모델’에 환각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아울러 안철수가 윤여준을 ‘자른’ 과정에서 보여준 태도, 호남 민중에 대한 이해 부족의 가능성 등도 현실 정치인으로서 결격 사유로 꼽는다. 1만 4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옴부즈맨 칼럼] “이 공약 꼭 실천하라” 보도 유용/이연주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운영위원장

    서울시장 선거일이다. 지난여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열풍에 이어 온 나라가 ‘희한한’ 정치바람에 휩싸인 지 두 달여 만에 마침내 결승점에 이르렀다. 전세대란, 물가난, 양극화 심화 등에 시달려온 국민은 기존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을 주며 정부와 여당의 국정 실패와 야권의 무기력에 분노를 표출하였다. 시민사회세력인 제3세력에 대한 지지라는 놀라운 선택을 통해 정당정치의 위기를 경고하였고 반성과 변화를 강력히 요구하였다. 새로운 바람은 우리 정치에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의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기성 정치인 대 시민사회후보 간의 대결이라는 아주 새로운 형태의 선거전임에도 내용은 기존 정치의 구태를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 정책도 없고 전략도 없고 아무런 감동도 없는 선거. 정치권과 시민사회,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등 모든 것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선거. 그래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결과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한 보궐선거의 차원을 넘어서는 선거이다. 시장자리가 갖는 상징성과 의무, 책임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에 갑자기 등장한 여야의 두 후보를 검증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두 후보는 ‘안철수 바람’과 ‘박근혜 효과’에 의존하고 있어 후보들만 놓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야 정당들은 익숙하지 않은 대결구도에 적합한 선거전략을 수립하지 못하고 직업 정치인들의 정치공학에 따른 낡은 선거전략에 의존하였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엄연히 다르다. 책임 있는 주체에 의한 공식적인 경로로, 정당한 근거가 있는 팩트를 바탕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검증대상이다. 그 정도가 일반 국민의 상식선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당연히 네거티브에 해당하겠지만 그것에 대한 판단과 평가 역시 유권자의 몫이자 권리이다. 후보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 대부분 언론매체들은 마땅히 해야 할 검증절차까지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몰고 갔다. 서울신문도 22일 자 ‘점입가경 네거티브전’ 관련 기사를 통해 나경원, 박원순 두 후보의 도덕성 검증과정을 네거티브전으로 간주하는 듯이 보였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도 22년 만에 양 후보 진영에 네거티브 선거전 자제를 촉구하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네거티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지적과 판단이 없다. 대중은 유명인들의 숨겨진 이야기에 흥미를 갖고 귀 기울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사실 상대방을 흠집 내는 선거 전략이 진부해도 먹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네거티브전’을 통해 알게 된 후보들의 이력과 배경을 바탕으로 유권자가 그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검증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정책선거가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에 못지않게 후보의 도덕성 검증 또한 중요하다. 국민의 높아진 정치의식에 비추어 볼 때 후보 간의 의혹 제기는 도덕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분이란 것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공약이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가운데 서울신문은 매우 유용한 기사를 제공하여 두 후보의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25일 자 서울신문과 매니페스토 본부의 ‘이 공약 꼭 실천하라’는 기사는 각 후보가 제시한 수십 개의 공약을 두 차례 심층 분석한 후 적은 예산으로 서울 시정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꼭 실천해야 할 공약’을 선정 발표한 것이다. 이 공약의 핵심은 시민의 참여를 통한 거버넌스 제도 정착과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시민참여형 정책들이다. 오늘 서울 시민들은 시정을 책임질 대표를 선택한다. 2011년 현재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바라는 변화의 바람이 무엇인지, 시민들이 무엇에 감동할 것인지, 유권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지도자가 선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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