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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앞두고 여도 야도 공천 물갈이 나섰지만…엇갈리는 후보 접수 현장

    총선 앞두고 여도 야도 공천 물갈이 나섰지만…엇갈리는 후보 접수 현장

    4·11총선에 출마할 지역구 후보자 공천 신청 접수가 시작되면서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당 중 가장 먼저 공천 레이스를 시작했던 새누리당은 기대보다 저조한 공천 접수율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 6일부터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으나 10일 오후 5시까지 630여명만 신청했다. 새누리당은 공모 마감을 당초 10일에서 15일로 연장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온라인 공천 신청 접수 첫날인 9일에만 무려 300여명의 신청자가 몰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10일 오후 4시까지 민주당에는 579명이 공천 신청을 접수했다. 신청자가 집중된 것은 1차적으로는 통합 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치적 상황 때문이다. 나아가 당이 도입한 온라인 공천 접수도 흥행에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서류를 온라인으로 제출하고 마감일까지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치 작전’에 대한 부담이 적다. 물론 위·변조 확인을 위해 추후 납세·병역·전과 기록, 졸업증명서 등의 공문은 우편으로 제출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후보자 공모에 전국 243개 선거구 중 171개 선거구에 486명이 신청해 평균 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당시 4.82대1로 최고 공천 경쟁률을 기록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였다. 민주당은 마감일인 11일까지 700여명이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등록한 새누리당 예비 후보도 11일 현재 657명으로 민주당의 695명에 비해 적었다. 그마저도 텃밭인 영남권에만 265명이 몰렸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정부 출범에 따른 상승세로 243개 지역구에 1171명이 접수해 4.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었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언론 보도에서 당이 인물난에 시달린다고 했는데 인물난은 아니고 인물 선택난”이라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청하느냐보다 얼마나 좋은 인물이 신청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당에 중간 선거는 정권 심판적 성격이라 (인재 영입이) 어려운 것은 틀림없다.”고 토로했다. 140개 항목에 이르는 자기 검증 진술서를 포함해 엄격해진 도덕성 기준 등도 공천 신청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후보 공모도 지지부진한데 외부 인재 영입까지 늦어지자 새누리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조동성 비상대책위원이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각 직능단체로부터 명단을 제출받을 뿐 성과가 없다는 전언이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재벌들 일단 세금부터 더 내 쓸 곳도 당신들이 정하면 돼”

    저자의 제안 가운데 흥미로운 두 가지가 눈에 띈다. 하나는 ‘경쟁’ 민주주의 대신 ‘일치’(Concordare) 민주주의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경쟁 민주주의란 지금처럼 선거에서 승리한 이들이 정권을 배타적으로 차지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해 일치 민주주의는 선거 득표율에 따른 권력 분점을 뜻한다. 가령 대선에서 A후보가 60%, B후보가 40%의 지지를 얻었다면 내각의 40%를 B후보 정당에다 떼주는 것이다. 외교·국방은 A후보의 정당에서, 재정·보건은 B후보의 정당에 맡기는 방식 같은 것이다. 이런 제안을 내놓는 이유는 권력을 배타적으로 부여하다보니 정치가 극단적인 말과 이념 쇼를 통해 상대를 매도하는 소모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진보, 보수할 것 없이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비웃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경쟁 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다수결 사상은 정당이 지금보다 명확한 세계관과 어느 정도 서로 다른 체제사상으로 차이가 있던 시절에서 기인한 것”인데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차이를 보이는 정당이 있기는 할까 싶은 현 상황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전봇대 뽑고 비즈니스 프렌들리하겠다고 요란을 떨더니 결국 재벌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음미해볼 법하다. 또 하나는 증세에 대한 얘기다. 저자는 부자나 재벌에 대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 증세하되 증가분이 어디에 쓰일지는 그들에게 맡겨두자고 제안한다. 가령 5% 증세를 해서 세수가 10조원 증액된다고 하자. 정부는 이 10조원이 쓰일 곳이 적힌 리스트를 공개한다. 무상급식이나 보육비 지원 사업, 학교폭력 예방 사업, 영어 공교육 지원 사업, 소상공인 보호 사업 하는 식이다. 그러면 A그룹 회장은 자기가 더 내는 세금 가운데 일부는 여기에, 다른 일부는 저기에 사용하도록 지정토록 하고 그에 맞게 집행한다. 이는 이익 분배가 겉으로는 경제논리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정치논리라는 점에 착안한다면 매우 흥미로운 주장이다. ‘회장님’들은 꼭 검찰청이나 법원을 드나든 뒤 사회공헌을 하겠다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좋다는 사회공헌임에도 대개의 반응은 “일단 세금부터 똑바로 내시지.”라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 저자의 제안은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타협이다. 세금이라는 국가 공식 체계를 존중하되, 납세자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오해는 말길. ‘내 행복에 꼭 타인의 희생이 필요할까’(리하르트 프레히트 지음, 한윤진 옮김, 21세기북스)는 이런 심각한 문제만 다루진 않는다. 2008년 한국에 소개된 ‘나는 누구인가’라는 교양철학서로 인기를 모았던 저자는 경제학이 상정하는 이기적 인간, 즉 호모 에코노미쿠스에 대한 반박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인간의 본성은 이타적이며, 사회제도는 이 이타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 본성이 이기적이냐, 이타적이냐 하는 문제는 복잡하다. ‘죄수의 딜레마’의 게임이론 덕분에 철학, 뇌과학, 신경학, 심리학, 생물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과학문에까지 이 논쟁은 번졌다. 이들 학문들을 연결해 복잡계 연구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나오면서 전방위로 뻗어나가고 있다. 책에도 이는 고스란히 반영됐다. 책은 모두 38장인데, 각 장마다 이런저런 이론과 실험이 최소한 2~3가지씩 등장한다. 저자에게 고마운 점은 독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글쓰는 철학자답게 이를 매끄럽게 정리해뒀다는 사실이다. 곳곳에 위트도 넘친다. 가령 꼬리말이원숭이 실험결과를 두고 인간 본성에 정의감이 존재하는지를 탐구하다 이렇게 말한다. “아들은 다섯 살이 되면서부터 ‘아빠, 이건 옳지 않아요’라는 말로 나를 공격했다. 그 불공평의 대상은 나다. 아들은 자신이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그때까지 즐거웠던 베개 싸움이 불공평하다고 한다. 대게 네 살에서 다섯 살의 어느 순간, 아이들에게 꼬리말이원숭이의 정신이 나타난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이것을 정의감이라 불렀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 떠오르는 인물은 알랭 드 보통이다. 적당한 지적허영에다 이런저런 실험결과를 핵심만 추려 잘 던져주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가 독일 사람이어서인지 알랭 드 보통 특유의 섬세하고 장황한 문장 대신 간결한 문장을 구사한다. 동시에 복잡계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산타페연구소 대신, 영장류에 대한 학제간 연구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가 등장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끌어들이지만 본격적 논쟁은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에서 시작한다. 다윈의 오른편에 ‘사회적 다위니즘’을 주장한 토머스 헉슬리를, 왼편에 ‘상호부조론’을 통해 헉슬리를 강하게 비판한 러시아 아나키스트 표트르 크로포트킨을 앉힌다. 보통 아나키스트하면 ‘국가 없이 살 수 있다고 주장하는 대책 없이 낭만주의적인 공상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각종 실험 결과들이 크로포트킨의 주장을 뒷받침해준다는 사실을 지적해나간다. 인간 본성이 이타적이냐, 이기적이냐 하는 문제는 단순한 지적유희가 아니다. 앞서 봤듯 오늘날 한국 사회에 음미할 대목이 많다. 가령 ‘감성 대 이성’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과 2001년 심리학자 조나단 화이트의 연구결과를 등장시킨다. 그 결과를 보면 ‘나꼼수’ 김어준이 지난해 내놓은 ‘닥치고 정치’(푸른숲 펴냄)에서 ‘무학의 통찰’이라는 이름으로 주장했던, 이성이란 결국 감정의 자기합리화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맞닿는다. 인간이 경제에 대해 윤리와 도덕을 말할 수 있는 것은 ‘배후세력의 조종’이나 ‘좌파 관점으로 덧칠된 경제·역사교과서’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인간으로서의 ‘직관’ 때문이다. 또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찬양하는 바람에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미약한 미국에 대해 저자는 “21세기임에도 여전히 19세기적 비스마르크 사회개혁입법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웃는다. 이는 “미국이 역사가 짧아서 그렇지 결국은 유럽을 따라갈 것”이라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자 재벌개혁론자인 김종인 박사의 판단과 맥을 같이한다. 김종인 박사는 독일 유학파인데, 유학 당시 독일은 질서자유주의(책에서는 ‘신자유주의’라 표기된다)가 대세를 장악했다. 저자는 31장 ‘프라이푸르크로 돌아가는 길’에서 질서자유주의의 본산 프라이푸르크학파를 다룬다. 2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Weekend inside] 새누리 안이한 공천전략·민주 한가한 공천기준

    [Weekend inside] 새누리 안이한 공천전략·민주 한가한 공천기준

    “야권만 분열하면 승산이 없지 않다.” “사고당협이 적지 않으니 따로 물갈이할 이유가 없다.” 새누리당의 전국 시·도당 위원장들이 지난 9일 내놓은 ‘한가한’ 말들이다. 광주와 전남·북 등 3곳을 제외한 전국 13개 시·도당의 위원장들은 이날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회의에 참석, 각 지역의 초반 총선 분위기를 전하며 이렇게들 말했다. 과도한 ‘물갈이’보다는 불출마 등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물갈이가 되면서 현역 체제를 최대한 유지하자는 데 방점이 찍혔다. 당 지도부는 ‘도덕성’을 공천 기준의 머리에 뒀건만, 이들 야전 사령관들은 “약간 하자가 있어도 득표력이 먼저”라고 외쳤다. 시·도당위원장 모두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다 보니 당의 인위적인 인적쇄신을 견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18곳 공석… 나머지 30곳 교체 안해도 돼” 특히 총선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서울의 이종구 시당위원장은 ‘서울지역 선거구별 예상출마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공천위에 보고하면서 “서울지역 당원협의회 48곳 가운데 불출마 및 사고당협 등으로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곳이 18곳(37.5%)이나 된다.”고 밝혔다. 나머지 30곳의 현역을 한명도 교체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40% 정도 물갈이가 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7곳(성동구을·도봉구을·은평구을·서대문구을·양천구을·동작구을·서초구갑)은 당내 경쟁자조차 없다는 점도 설명했다. 서울은 최근 당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은 8석밖에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악화됐다는 평가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기초·광역의원들의 경우 통합진보당에서 15~17%의 득표율을 보인 곳이 있다.”면서 “야권이 이처럼 분열할 경우 승산이 있지만 반대로 여권이 분열할 경우 필패한다.”고 내다봤다. 이 위원장은 특히 “금천구·관악구 등 호남출신 유권자가 많은 지역순으로 한나라당의 취약지역”이라면서 “호남에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비례대표에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야 한다.”고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TK·PK, 물갈이보다 조기 공천 요구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체론’의 화살이 집중된 대구·경북(TK) 지역 위원장들은 현역의원 교체에 대한 언급 대신 엄정한 공천을 해줄 것과 공천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요구만 했다. 최경환 경북도당위원장은 “공천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고 했고, 주성영 대구시당위원장은 보고를 마치고 나오면서 “지역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역 의원 25%를 배제한다면 중진 의원들은 교체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는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다만 야권에서 탈환을 노리는 부산·경남(PK) 지역은 당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유기준 부산시당위원장은 “낙동강 벨트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사상구의 경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출마할 예정인데 새누리당 후보가 여러 명인 상태가 오래되면 당이 분열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공천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상규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은 “경남 동부·중부는 공단지대가 많아 외지 근로자들이 유권자인 경우가 많아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특히 부산의 영향을 받는 김해·양산 등 동부지역은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보고했다. ●“충청, 박근혜 지지율 활용하면 반타작 충분” 중원 표심의 척도가 되는 충청 지역에 대해 김호연 충남도당위원장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여론이 비교적 우호적인 곳이라 이러한 지지세를 어떻게 잘 이끌고 가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현역 의원·당협위원장들로도 ‘반타작’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세종시”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2010년 세종시 건설 찬성입장을 펴기 위해 본회의 반대토론에까지 나선 바 있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 야당에 입지를 빼앗긴 강원의 권성동 도당위원장은 “후보 선정 때 정치적인 명분보다 당선 가능성이 우선돼야 하고 약간 하자가 있어도 당선 가능성이 있으면 공천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지역 유권자들과 가장 밀착돼 있는 사람을 후보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덕성을 강조하는 당 지도부의 공천 방침과 동떨어진 소리다. 윤상현 인천시당위원장도 “수도권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위해서는 지역 출신의 지역경쟁력을 갖춘 인사를 공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취약지역에서만 인재영입 및 전략공천에 우호적이었다.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10년 동안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는 취약지역인 만큼 좋은 인재를 발굴해 전략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표만 생각한 저축銀 지원 특별법 안 된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그제 예금자 보호 한도인 5000만원 이상 예금자와 불완전판매 후순위채 가입자에게 피해액의 최고 55%까지 보상하는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0월 예금자 보호 한도를 6000만원까지 높이고 3년간 한시적으로 저축은행 예금에 3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추진하려다 반대에 부딪히자 예금 보호 한도는 그대로 두고 보상을 해주는 방식을 택했다. 일종의 꼼수로, 총선을 겨냥한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포퓰리즘 행태이다. 물론 선의의 피해를 본 저축은행 고객들의 아픔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는 은행 경영진과 대주주,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이 크다. 이런 마당에 지역구 의원들이 돕겠다고 나서는 것을 나무랄 수만은 없다. 하지만 특별법 자체가 엄청난 모순과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자기 책임에 따른 투자원칙에 반(反)하는 것으로, 금융시장에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금융질서를 뒤흔든다. 보호대상이 아닌 후순위채 보상은 법과 원칙을 부정하는 행위다. 형평성 시비도 그렇다. 특별법의 보상 범위는 2008년 9월 이후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 등 19개 저축은행이다. 그렇다면 2008년 9월 이전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과 향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저축은행에도 특별법을 그대로 적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또 저축은행 외에 신협, 새마을금고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다. 재원 마련 역시 논란거리다. 특별법으로 인한 피해자 구제액은 1000억원 남짓 된다고 한다. 돈도 돈이지만 은행 예금자와 보험 가입자 등을 위해 적립해둔 예금보험기금을 아무런 동의 없이 빼내 쓴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지난해 영업정지된 16개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위해 예금보험기금 가운데 특별계정을 신설해 2026년까지의 예금보험료 납부를 전제로 금융권에서 이미 15조원을 꿔다 쓰지 않았는가. 국회 정무위의 특별법 추진안은 재고돼야 한다. 총선 때 몇 석 건지려고 얄팍한 술책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 최악의 선례를 만든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정치권이 민심을 얻기 위해 법치를 버리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제2, 제3의 저축은행 피해자가 양산되지 않도록 저축은행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는 게 먼저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디센던트’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디센던트’

    하와이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남자.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두 딸. 물려받은 거대한 땅을 관리하는 중산층. 매트 킹은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디센던트’는 지상 낙원으로 불리는 하와이를 부정하는 매트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하긴 거기도 사람이 사는 곳인데 그림엽서 같은 풍경만 펼쳐지진 않았으리라. 사실 얼마 전부터 매트의 삶은 난관에 부닥쳤다. 아내가 보트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면서 아직 10대인 두 딸과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한다. 그뿐 아니다. 큰딸이 던진 폭탄 같은 말은 그를 공황상태로 만들어버린다. “엄마가 바람을 피운 걸 정말 모른단 말이에요?” 아내와 놀아난 녀석의 이름을 알고 싶고 얼굴을 보고 싶고 무슨 말인가 내뱉고 싶은 매트는 두 딸과 큰딸의 멍청한 친구를 대동하고 길을 나선다. 매트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전작에서 익히 보아온 중년 남자와 다를 바 없는 인물이다. 주변인과 어긋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삐걱거리는 삶을 내버려둔 채 걸어가던 ‘일렉션’의 짐과 ‘어바웃 슈미트’의 워렌과 ‘사이드웨이’의 마일스는 매트의 다른 이름들이다. 풀지 않고 묵혀둔 숙제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때 그들은 비로소 고통스러운 진실과 대면한다. 검소를 미덕으로 삼아 항상 일에 매달려 사는 매트는 아내의 외로움과 두 딸의 고민거리를 모르고 지냈다.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두 딸이 골칫거리로 자란 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페인은 언제나 그랬듯이 인물이 지혜를 찾도록 짧으면서도 긴 여정 위에 세운다. 그는, 가만히 앉아 머릿속으로 풀 수 있는 문제는 현실에 없다고 생각한다. 현대인은 타인과의 관계를 너무나 골똘히 고민한 나머지 병에 이른다. 그들은 도덕이나 선이 아닌 이해득실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니 관계의 정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여 해를 입을까 소심증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런 인물들이 영화에도 등장하는데, 보통의 영화가 일삼는 실수는 상처를 쉬 치유하려는 데서 비롯된다. ‘디센던트’는 다르다. 영화는 못난 남자의 못난 감정에 충실하게 접근하고, 주인공은 복잡한 문제들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가족 내부의 갈등과 가문의 영지 처분이라는 안팎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매트는 선조의 역사를 되새긴다. 그리고 선조와 후손이라는 거대한 흐름의 가운데 선 자신의 위치를 자각한다. 설령 그의 행동과 판단이 옳지 않다 하더라도 설득력을 구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최소한 얄팍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페인의 코미디를 보며 마냥 웃을 수는 없다. 인물들이 행하는 엉뚱한 짓거리에 연민을 느끼게 되고, 실없는 소동에 웃다 문득 관조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코마에 빠진 아내 앞에서 매트가 숨겨둔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을 보자. 듣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혼자 흥분한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로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자의 슬픔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페인의 코미디가 매번 각별하게 다가오는 건 그런 까닭에서다. 쉽게 만든 인물을 허투루 사용하는 현대영화와 달리, 페인은 인물 하나하나에 진심을 부여한다. 영화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반대로 현장을 잘 통솔하기를 원하는 페인은 배우에게 최선의 연기를 끌어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도 리스트에 오를 만하다. 스타가 연기까지 잘할 때, 감탄은 몇 배 커진다. 16일개봉. 영화평론가
  • 새누리 대기업 정책 확정

    새누리 대기업 정책 확정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 요건을 강화해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실상 중소기업 보호업종 제도인 셈이다. 새로 개정된 정강·정책의 핵심 가치인 ‘경제민주화의 실현’을 위한 방안 가운데 대기업을 겨냥한 첫 번째 정책이다. ●친족지분 많은 곳 정기 직권조사 새누리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9일 오전 비대위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에 진출해 비난받는 사례들이 많아 이를 적극 억제하기로 했다.”면서 “중소기업 시장점유율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업종에 대해 대기업이 차지할 수 있는 시장점유율 한도를 현행 ‘5%’에서 ‘1% 이상’으로 대폭 하향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대위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막을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집단에 대해 내부거래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또 친족의 지분비율이 일정 수준(20% 정도) 이상이거나 실질적으로 친족이 지배하는 회사와의 내부거래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성이 있는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대상은 확정 짓지 못했지만 잠정적으로 자산순위 30대 집단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계열사의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비중이 높은 시스템통합(SI)·광고·물류·건설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경쟁입찰을 확대, 공시대상을 넓혀 사회적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수의계약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집단소송제, 공정거래분야 확대 비대위는 또 대기업의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로 중소기업이 정당한 대금을 받지 못하는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부당 단가 인하에 대해서는 3배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도급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또 중대한 담합행위 같은 고질적인 불공정거래 행위를 막기 위해 현재 증권 분야에 도입된 집단소송제를 공정거래 분야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6일 전국 성인 남녀 37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재벌과 대기업의 도덕성을 묻는 질문에 74.4%가 부정적으로 답했고 긍정적인 답변은 18.5%에 불과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정체성 검증하는 민주… 경제민주화가 제1덕목

    정체성 검증하는 민주… 경제민주화가 제1덕목

    민주통합당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공천 신청자들의 정책 비전을 검증하겠다며 던진 세 가지 수수께끼가 화제다. ① 우리들의 미래인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찾아줄 실현 가능한 방안 ② 99% 서민의 아픔을 정책적·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③ 경제적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가 예비 후보자들이 풀어야 할 과제다. 정치에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인 동시에 기성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공심위는 공천 신청자들로부터 답변을 받아 면접 때 활용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신청자들에게 적용하기로 한 자기검증진술서 140개 질문이 도덕성 평가를 위한 것이라면 민주당의 세 가지 ‘공천 논술’은 정체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민주당의 강령·정책이 추구하는 목표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정책을 생산해 낼 수 있고 경쟁력 있는 인물을 가려내기 위한 검증서인 셈이다. 세 가지 질문은 각각 다른 것을 묻는 듯 보이지만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로 귀결된다. 강 위원장은 앞서 “재벌개혁에 대한 생각을 갖고 정책을 만들 사람을 (후보로)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조세정의 실현,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한 불로소득 근절 등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을 구체화하고 자신의 실현 의지를 설득력 있게 담을 수 있는지가 주요 심사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서민의 아픔을 인식하고 있는지, 가슴으로 느끼는지를 보고 싶다.”면서 “가슴으로 느껴 기부와 봉사를 할 수 있지만 이것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만큼 후보자라면 적어도 제도적·정책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의미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 권익 보호와 가족 지원 강화, 청년실업 해소 등 보편적 복지 부문에서 창의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도 주요 검증 잣대다. 3개의 공통 질문 중 강 위원장이 비중을 두고 있는 질문은 ‘경제적 가치와 사람의 가치가 충돌할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세대에서는 고용과 교육을 중시하는 혁신적 균형 성장, 모든 경제주체가 동반성장하는 지속가능한 성장 체제에 대한 비전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이는 금배지를 달게 될 예비 정치인들에게 경제성장만 잘된다면 인권은 묻혀도 된다는 식의 ‘성장지상주의’를 배격하겠다는 일종의 다짐을 받아 놓는 절차로도 해석된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비건설 이종 기업의 건설 M&A ‘백전백패’

    비건설 이종 기업의 건설 M&A ‘백전백패’

    극동건설을 인수한 웅진그룹이 고전 끝에 주력기업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건설사를 인수·합병(M&A)한 기업들의 ‘승자의 저주’(M&A 등에서 승자가 되고도 과도한 비용 부담 등으로 인수기업이 어려움에 처하는 현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자금난 등으로 좌초한 건설업체를 인수한 뒤 승자의 저주에 시달리는 기업이 10여개에 달하는 가운데 성공적인 M&A를 통해 회생의 토대를 마련한 기업도 적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거둔 기업과 그러지 않은 기업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건설업을 잘 모르는 기업이 인수한 이종(異種) 간 M&A의 경우 대부분 실패로 이어졌다. 이에 비해 건설사가 건설사를 사들인 동종(同種) 간 M&A는 상대적으로 회생에 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금융그룹인 LIG그룹은 2006년 LIG건영을 그룹에 편입시킨 뒤 그룹의 사업다각화와 외형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 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잠재부실이 드러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 과정에서 LIG그룹은 지난해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열흘 전에 기업어음((CP)발행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여론의 혹독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효성그룹도 2008년 1월 인수한 진흥에 4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회생시키지 못하고 지난해 5월 채권단과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협약을 맺었다. 당시 효성그룹에는 효성건설이라는 작은 건설업체가 있었지만 토목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진흥을 인수, 외형 확대를 도모하다가 고배를 들었다. 대한전선 역시 남광토건을 2008년에 인수하는 등 건설·부동산 기업에 4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지만 시너지 효과는 고사하고 그룹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남광토건은 현재 워크아웃 중이다. 웅진그룹이 웅진코웨이 매각에 나선 것도 2007년 인수한 극동건설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극동건설 등에 적잖은 자금이 묶였기 때문이다. 반면 건설사에 인수된 기업들의 성적표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4년 ㈜보성건설에 인수된 ㈜한양이다. 보성건설은 당시 한양을 인수한 뒤 아예 문패를 한양으로 바꿔 달았다. 인수 당시 매출 516억원에 수주 2700억원이었던 한양은 지난해 매출 9900억원, 수주 9800억원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다. 2003년 대아건설에 인수된 경남기업도 건설사 간 M&A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9년 금융위기 때 경영위기에 처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지난해 5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는 등 재기에 나섰다. 인수 초기엔 매출이 9000억원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1조 4151억원으로 올라섰고, 해외 수주규모는 559억원에서 5116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인수주체에 따라 정상화에 차이가 나는 것은 리스크와 경기변동성이 큰 건설업의 특성 때문이다. 건설업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건설업체의 경우 인수 전에 잠재부실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경기 침체에 비교적 잘 대응하는 반면, 제조업체 등은 저가수주 등 잠재부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외부적 악재를 헤쳐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한국 천주교 ‘평신도 40년’ 발자취를 담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 40년’ 발자취를 담다

    한국천주교는 외부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태동한 독특한 역사를 갖는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의 위상은 1만∼2만명이 박해를 받아 숨진 순교의 아픔을 토대로 한다. 그 많은 희생의 중심엔 평신도들이 있었다. 평신도들의 단체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한국평협·회장 최홍준)는 바로 그 한국천주교의 밀알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국평협이 지난 40년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백서를 발간했다. 한국평협 창립 40주년(2008년) 기념사업으로 추진된 백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직후인 1968년 한국평협이 설립된 배경과 함께 한국교회 발전과 사회 복음화에 이바지해 온 활동을 평가했다. 한국평협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평신도사도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103위 순교복자 시성운동과 반생명적 모자보건법 반대 운동, 군사독재에 맞선 민주화운동, 신뢰와 도덕성 회복을 위한 ‘내 탓이오’ ‘똑바로’운동, 아름다운 가정·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아가 운동’이 대표적인 예다. 최홍준 회장은 이와 관련해 “평신도사도직의 소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비판적 관점에서 성찰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회 평신도사도직 활동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백서는 최 회장 말마따나 ‘교회 내적분야’부터 ‘선교’ ‘가정·생명·환경’ ‘정치’ ‘경제·사회’ ‘사회복지’ ‘교육’ ‘문화·언론·출판’ ‘국제관계’ ‘민족화해’ 등 10개 분야를 10년 단위별 정리 형식으로 촘촘하게 서술하고 있다. 백서는 특히 지금까지의 평신도사도직 활동을 비판적 시각에서 평가했다는 점이 도드라진다. 평신도사도직 위상이 높아지면서 위험한 ‘평신도주의’에 빠진 것이나 여러 사도직단체들과의 연계 부족이며 내부 단절을 반성해야 할 문제로 꼽았다. 분야별 활동에서도 피상적 활동에 머문 경우가 많았고 사회복지·국제활동이나 민족화해 분야에서는 활동을 제대로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에 따라 한국평협은 말미에 평신도의 역할과 평신도사도직 위상을 높이는 성숙한 평협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적 사회교리에 입각한 ‘정의’ 실현을 중심 가치관으로 세워 공동선을 증진하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업복지사업 등 구체적 실천 계획을 제안해 놓고 있다. 부록으로 평협 발표 선언문과 성명서, 평신도주일 강론 자료들을 실었다. 한국평협은 오는 18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백서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지방시대] 부패 척결 없이는 지방경쟁력 요원/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부패 척결 없이는 지방경쟁력 요원/양덕순 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행정은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여 시민들에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역할로 인해 행정은 국민의 일상생활 구석구석에 손길이 미치고 있다. 물론 이와 관련된 정책은 관료의 손에 의해서 집행되어 왔다. 또한 관료의 병리현상과 부패는 관료의 역사와 더불어 항상 제기되어 왔다. 사실 관료의 부패문제는 지구촌에 사는 전 세계의 공통적인 문제로서 인류의 공적이다. 이는 자본주의 국가이든 사회주의 국가체제이든 상관없이 나타났다. 관료의 부정부패 척결은 중앙부처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정부에도 역시 중요하다. 이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의 보호 울타리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의 주체로서 그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지방행정 부패의 통제는 법적인 통제와 행정조직의 자율적·윤리적 통제메커니즘 그리고 공직자나 지역주민의 개인적·윤리적인 통제가 상호 균형적으로 조화를 이룰 때 극대화된다. 부패척결을 위해서는 몇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가칭)‘지방행정부패방지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동 위원회는 지방의회 소속으로 하여 독립적으로 반부패 조사, 반부패정책 수립, 교육 등을 담당하도록 한다. 둘째, 지방공무원의 처우 개선이다. 기본적으로 공무원의 처우 개선 없이는 질좋은 행정서비스도, 깨끗한 공직자 윤리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고객 지향적 행정을 펴고 있다. 하지만 주로 선거를 의식하여 외부고객인 지역주민들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행정서비스를 생산해 내는 내부고객인 공무원들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불공정한 인사는 공직자로서의 윤리규범 형성을 저해한다. 셋째, 사회운동으로서 부패추방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부패추방운동의 확산은 사회문화, 환경적인 시각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즉 범시민적운동 차원에서 부패추방운동을 전개하는 등 사회 전체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부패추방운동 전개와 더불어 시민단체의 행정에 대한 통제기능이 강화되어야 한다. 넷째, 반부패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공무원에 대하여 도덕성, 신뢰성, 청렴성 등 반부패 교육을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다섯째,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학교, 기업, 일반사회기관 등 모든 영역에서의 조직문화가 도덕성, 청렴성, 투명성, 그리고 정직성 등을 최고 가치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 OECD가 행정의 가치로서 그 동안 금과옥조로 여겨왔던 3Es 즉, 경제성(economy), 능률성(efficiency), 효과성(effectiveness)외에 윤리성(ethics)을 추구하였다. 또한 오늘날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깨끗한 정부임을 감안할 때 행정의 투명성 확보는 생존의 필수조건이라 하겠다. 21세기는 지방화의 시대이다. 이러한 지방화시대에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은 지방행정 부패를 극소화하는 데 있으며 새로운 미래 국가발전의 패러다임은 지방행정부패의 효과적인 통제여부에 그 성패가 달려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 깨끗한 사람만…후보들 140단계 ‘고해성사’

    깨끗한 사람만…후보들 140단계 ‘고해성사’

    새누리당이 4·11 총선 공천에서 청와대 인사검증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공천 신청자로부터는 심사에서 탈락하더라도 승복하겠다는 자필 서약까지 받고 있다. 공천 잡음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2중의 안전장치로 해석된다. 새누리당은 6일부터 접수에 들어간 공천 신청 서류에 자기검증진술서를 추가했다. 진술서는 ▲가족관계 ▲병역의무 ▲전과·징계 ▲재산형성 ▲납세 ▲학·경력 및 직무윤리 ▲사생활 ▲정당·사회활동 등 8개 항목 140개 질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9개 항목 200개 질문으로 이뤄진 청와대 공직자 인사검증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진술서에서는 검증서에 담겨 있는 ‘연구윤리’와 ‘직무윤리’ 등 2개 항목을 빼는 대신, ‘정당·사회활동’ 항목을 새로 넣었다. 당이 공천에 도덕성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기로 한 만큼 후보들로부터 먼저 ‘고해성사’를 받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 검증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실시된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집중 비판의 대상이 됐던 이른바 ‘4대 필수과목+1’(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병역 기피, 논문 표절)에 대해서는 빠져나갈 구멍이 없을 정도로 질문이 촘촘하게 배열됐다. 본인과 가족의 이중 국적, 음주 운전, 성희롱 구설, 이혼·재혼 등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초점이 맞춰졌다. 게다가 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정홍원 위원장과 정종섭 부위원장이 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예외 없는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진술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도 공천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일부 예비후보들 사이에서는 “비도덕적 후보로 낙인 찍힐 경우 공천이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예컨대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 출신의 경우 탈세는 물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체납 등으로 도마에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만 거짓 진술 여부를 거려낼 검증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당은 또 공천 신청자들로부터 자필 서약도 받고 있다. 과거 공천 신청 때도 ‘당의 결정에 절대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본인이 낙천할 경우 행보를 포함해 본인의 각오를 자필로 적어달라’고 명시하고 서약서 하단에 빈 칸까지 마련했다. 자필 서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낙천자가 공천에 불복해 다른 당 후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심리적인 압박 효과를 노린 것이다. 자필 서약은 정 공천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이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도 높아 이들을 자필 서약을 통해 단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역 지역구 의원 하위 25% 공천 배제’, ‘전체 지역구 20% 전략 공천’ 등으로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이 50% 안팎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단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공천 불복과 그에 따른 무소속 출마의 악습을 끊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12년 SNS판 낙천·낙선운동 ‘리멤버 뎀’ 개설

    2012년 SNS판 낙천·낙선운동 ‘리멤버 뎀’ 개설

    참여연대를 비롯해 1000여개 시민단체들이 9일 ‘총선유권자네트워크’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참여단체들은 한국진보연대, 환경운동연합, 민주노총,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진보성향의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된 상황에서 ‘총선유권자네트워크’의 활동 강도에 따라 지난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 운동을 능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은 반값 등록금, 한국판 버핏세인 부자세, 무상의료 등을 필요한 제도로 선정, 정당들에 4·11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압박해 나갈 계획이다. 또 ‘그들을 기억하라’는 뜻의 ‘리멤버 뎀’(Remember Them)이라는 사이트를 개설하는 동시에 SNS를 활용해 자신들이 요구한 공약에 반대하는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팀장은 “그동안 민생 의제에 반대해 온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과 투표참여 등 대대적인 유권자 운동을 전개하는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선유권자네트워크’는 인물의 도덕성이 아닌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2000년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 운동과 성격이 다르다. 안 팀장은 “2000년의 낙천·낙선 운동은 국회의원 후보자들의 도덕성을 중점적으로 검증한 반면 이번에는 후보자들의 정책성향에 대한 검증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관련한 후보자의 입장을 인식시킨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책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유권자들이 알게 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SNS를 통한 이들의 파급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2000년 총선시민연대는 후보자들의 납세·병역 등 도덕성을 기준으로 86명의 낙선 대상자를 선정했다. 전체 86명 중 59명(68.6%)이, 수도권에서는 20명 중 19명이 무더기로 고배를 마셔 ‘살생부’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위력을 발휘했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기존의 대중 매체보다 파급효과가 클 가능성이 있다.”면서 “2000년의 낙천·낙선운동만큼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지만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0년 당시보다 시민단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져 있고 SNS가 정치적인 성향을 강화하는 역할은 수행해도 입장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된 바가 없어서다. 박원호 교수는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 SNS 이용자들의 성향이 극단적인 모습을 보인다.”면서 “중간 지대의 유권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민주 공심위 상견례… 공천기준 도덕성→개혁성?

    민주 공심위 상견례… 공천기준 도덕성→개혁성?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을 놓고 불거진 민주통합당 내 불협화음이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공천 기준을 놓고 치열한 머리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통합당이 당내 공심위원에서 일제히 배제된 것을 계기로 공천 기준이 도덕성에서 개혁성으로 이동하는 등 통합 갈등을 매듭짓는 게 첫 번째 과제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한명숙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 및 외부 공심위원들과 2시간 15분가량 상견례를 갖고 본격적인 공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6일에는 첫 공심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공천 기준들을 정해갈 계획이다. 강 위원장은 “국민에게 줄 메시지, 공천의 독립성, 가치성에 대해 고심하겠다.”고 밝혔다고 신경민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공심위원들의 관심은 지난 3일 공심위원 명단을 확정하는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고 트위터에 “공천심사위 구성에서 통합의 정신을 찾을 수 없다.”고 비판하며 공심위원 전면 재구성을 주장한 문성근 최고위원에게 쏠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문 최고위원이) 대의를 따르겠다고 했고, 소통의 문제가 있었지만 일부러 배제한 건 아니었다. 현실적으로 공심위원 전면 재구성은 어렵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홍영표 대표비서실장을 보내 문 최고위원에게 실무상 착오 등에 대해 신속히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최고위원 등 시민통합당 출신 진영도 일단 공심위원 구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재구성 요구를 관철시키기가 쉽지 않은 데다 내부 갈등이 증폭되는 모습이 서로에게 도움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민통합당 출신 측이 “통합의 정신이 온전히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힘을 합쳐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흐름은 언뜻 갈등 봉합으로 보인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더 치열한 공천 줄다리기를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일 문 최고위원이 트위터에 “앞으로 공정한 경선을 위한 시·도당의 인적 구성, 비례대표 후보 공심위 및 총선기획단 구성 등에서 훼손된 통합 정신이 반드시 바로잡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 단적인 예다. 문 최고위원 측은 “공심위원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통합의 정신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추후 인선에서 또다시 시민사회 세력이 배제된다면 언제든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외부 공심위원들은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 사회화 과정을 보겠다.”(김호기·조은 교수)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예비 후보 경선 방식이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에게 유리하다는 시민사회계의 의구심을 감안해 “여론조사 전문가가 있는 만큼 엄정하게 여론조사를 디자인하고 해석하는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위원들은 시민사회계 출신 오종식 전 대변인을 총선기획단에 추가 인선키로 결정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포커스 人]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

    [포커스 人]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

    “퇴직연금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관련 제도를 연구하고 연금 가입자를 교육하는 공공기관을 세워야 합니다.” 이달 초 2대 한국연금학회장을 맡은 방하남(55)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공공서비스센터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 위원은 “퇴직연금 관계 법령을 만든 고용노동부는 사실상 제도 운영에서 손을 놓고 있고, 퇴직연금 사업자(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를 관리 감독하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과열 경쟁을 효과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고용부와 금융 당국의 역할을 하나로 묶는 ‘퇴직연금청’을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제도 개편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중간 형태로 공공서비스센터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게 방 위원의 생각이다. 그는 “정부와 기업, 연금 사업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장이자 퇴직연금 제도의 운영을 평가·연구하는 공적인 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금은 기업체와 퇴직연금 계약을 맺은 금융회사가 가입자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연금 상품의 종류와 위험성, 수익성 등에 대한 정확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공공기관이 생긴다면 공정하고 질 높은 퇴직연금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금학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노후 보장 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겠다고 밝힌 방 위원은 개인퇴직계좌(IRA)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영세 자영업자와 직장 이동이 많은 저소득 근로자들은 노후 준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자영업자도 IRA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55세에 정년퇴직한 뒤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65세까지 소득이 없는 ‘마(魔)의 10년’ 문제에 대해 방 위원은 기업들이 퇴직 대상 직원들을 위해 전직 지원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진국은 명예퇴직처럼 기업 측의 사정에 의해 근로자가 퇴직할 경우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것을 법적, 도덕적인 의무 사항으로 여긴다.”면서 “우리나라도 삼성을 비롯한 몇몇 대기업이 최근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걸음마 단계이므로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광장] 새누리당, 복지 경쟁을 두려워 말라/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새누리당, 복지 경쟁을 두려워 말라/구본영 논설위원

    “때론 스무살 청년보다 예순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다./…세월은 피부를 주름지게 하지만/열정을 잃으면 마음이 시든다….” 학창 시절 애송시였던 새뮤얼 울만의 ‘청춘’의 일부다. 지금도 가만히 읊조리면 가슴이 뛴다. 울만의 시구처럼 사람은 나이를 먹어서가 아니라 열정을 잃고 변화를 멈춤으로써 늙는다. 사회적 유기체 격인 정당도 변화에 굼뜨면 노쇠한 것처럼 비치기 마련이다. 여당이 뒤늦게 이를 인식한 건가. 15세 한나라당이 이름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하지만 이제 당 간판을 바꿔 달았으니 국민에게 제1 당 자리를 지켜 달라고 요구할 텐가. 속 보이는 일이다. 영국의 집권당인 보수당은 182년째 굳건히 당명을 지키고 있는데…. 등 돌린 민심이 강요하는 변화의 물결에 떠밀린 탓일까. 여권 전체가 혼비백산한 느낌도 든다. 정강·정책을 고치느라 법석을 떨면서 총부리를 안으로 돌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박근혜 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가 새 정강·정책에서 ‘북한의 개혁과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환’이란 문구를 빼자 전여옥 의원은 “진짜 미쳤나?”라고 치받았다. 여권이 진작 시대정신을 잘 읽어내 변화를 모색하는 데 힘을 모았다면 이처럼 황망한 지경에 처했겠나 싶다. 보수 정당이 계속 집권하려면 미래에 대한 비전과 자기 희생의 모습을 함께 보여 현재의 질서를 수용할 만하다는 희망을 국민들에게 줘야 한다. 영국 보수당처럼 말이다. 그래야만 국가적 위기 시 국민에게 땀과 눈물을 당당히 요구할 수 있다. 처칠이나 대처 총리가 그랬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어떠했는가. 야당이 전면 무상급식 등 인기영합성 이슈를 들고나올 때마다 무작정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이는 데 급급해했던 인상이다. 혜택에서 소외된 사람의 처지에서 고통을 분담하는 대안을 찾는 데도 게을렀다. 그렇다고 다수 여론이 지지하는 정부 정책도 집권당답게 힘있게 뒷받침하지 못했다. 친이-친박이 사사건건 부딪치면서다. 그러면서 야당과 짝짜꿍해 의원들의 평생연금이 걸린 헌정회법 개정안 등을 처리했다. 이런 게 쌓여 이명박 정부와 범여권의 곤경이 시작됐다. 보수를 표방해서가 아니라 참보수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서 위기가 싹튼 셈이다. 그래서 여당이 정강·정책에서 보수라는 표현을 삭제하느니 마느니 하는 논쟁은 부질없는 일이었다. 열린 보수나 합리적 진보라면 어느 한 쪽이 절대 선, 다른 쪽이 절대 악일 리야 없다. 상대적으로 진보는 사회적 약자를 돕는 ‘당장의’ 해결책에 치중하는 쪽이다. 반면, 보수는 모든 국가 구성원들을 지키는 ‘궁극적인’ 정책을 모색하는 편이다. 이로 인해 보수는 단기적으로 기득권 편으로 비치기 쉽다. 이는 보수 정당이 외려 적극적 복지 정책을 추진해야 할 이유다. 역사적으로도 보수적 정체성을 가진 정당이 ‘복지 원조’였던 사례가 많다. 부국강병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옛 독일제국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가 건강보험범, 산재보험법, 고령장애연금법을 차례로 도입한 주인공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선진국들이 선망하는 우리의 건강보험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설계돼 노태우 정부 때 완성되지 않았는가. 반면 무상배급·무상의료를 선전하지만 인민들에게 줄 식량도, 약품도 없어 구걸행각을 일삼는 북한정권의 실상을 보라.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개인이 직면한 모든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 줘야 한다는 얼치기 좌파의 프레임에 휘말려선 안 될 것이다. 까닭에 새누리당은 변화를 추구하되 중심을 잃어서는 안 될 듯싶다. 유권자들의 한 표가 아쉬워 달콤한 포퓰리즘 정책 경쟁으로 국가공동체의 미래 생존 기반을 허물어뜨리는 일이 책임 있는 공당이 할 짓일까. 새누리당은 보수(保守)를 폐기할 게 아니라 보수(補修)하는 데서 살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적극적인 복지 확대 정책을 펴되 지속가능한 생산적 복지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민주, 시민단체 출신 진보인사… 與 공정경쟁 vs 野 분배정의

    민주, 시민단체 출신 진보인사… 與 공정경쟁 vs 野 분배정의

    민주통합당이 ‘개혁과 혁명’의 기치를 내세우고 4·11 총선에서 지역별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할 핵심 권력을 쥔 공천심사위원회(15명) 진용을 발표했다. 여야의 공심위 대진표가 짜여짐에 따라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하기 위한 여야 대결도 막이 올랐다.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표방하면서도 새누리당은 ‘공정경쟁’에, 민주당은 ‘분배정의’에 초점을 맞춘 인물들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검사 출신 정홍원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과 공직비리수사처 도입을 강조했던 부패방지위원장 출신 강철규 민주당 공심위원장의 진검 승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앞서 2일 공천심사위원장에 강철규 우석대 총장을 선임한 데 이어 3일 14명의 공천심사위원을 발표했다. 외부 인사로는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58)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김호기(52) 연세대 교수,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 출신인 이남주(47) 성공회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여성위원도 4명이나 포진했다. 조선희(52) 전 ‘씨네21’ 편집장, 최영애(61)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조은(66)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문미란(53) 미국변호사다. 내부 인사로는 재선의 노영민(55)·박기춘(56)·백원우(46)·우윤근(55)·전병헌(54)·조정식(49) 의원과 비례대표 초선인 최영희(62·여) 의원이 공심위원을 맡기로 했다. 강 위원장을 포함해 외부인사가 8명, 내부인사가 7명이다. 민주당은 오는 6일 공심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공천심사의 원칙과 기준, 경선방식 등을 구체화한 뒤 13일부터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경민 대변인은 “개혁성, 공정성, 도덕성을 기준으로 공심위원 인선안을 마련했다.”면서 “정당 사상 최초로 여성 공심위원을 30% 이상 구성하도록 한 당헌에 따라 여성 위원이 5명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위원 인선은 한명숙 대표와 강 위원장이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했다.”면서 “팀워크를 중시하면서 각계각층의 전문분야에서 활동하는 최적의 인사로 구성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이틀간 수백통 이상의 전화를 주고받으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공심위 외부위원들은 진보적 성향의 인사를 중심으로 여성계, 학계, 문화계, 언론계, 법조계 등 각계각층이 포함돼 있다. 개혁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온 인사라는 평가다. 민주당은 최고위원들로부터 서너명을 추천받은 뒤 타진, 본인 승낙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상당수 인사는 한명숙 대표와 관계가 깊다. 지난 경선 때 한 대표의 멘토단이었던 도종환 시인은 물론 백원우, 조정식, 전병헌, 노영민 의원은 한 대표의 서포터스로 활동했다. 해직교사 출신인 도 시인은 문학가지만 전교조 활동 등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호기 교수는 중도·진보학자로 당내 정책과 정체성에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조선희 전 편집장은 연합통신·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한국영상자료원 원장도 지낸 대표적인 문화계 인사다. 이남주 교수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소장을 지냈다. 조은 교수와 최영애 전 상임위원은 각각 한국여성학회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초대소장 등 여성운동가의 지도자급 인사로 꼽힌다. 여성 몫으로 당내에서는 최 의원이 들어갔다. 민주당은 법조계 인사 참여도 검토했으나 적절한 인물을 찾지 못해 결국 미국 변호사 출신 문 변호사가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한편 당내 인사인 백 의원은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의 측근인 조 의원은 온건한 성격으로 시민통합당과의 관계도 원만하다. 전 의원은 정세균 전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지냈고 유일한 호남 출신인 우윤근 의원은 박영선 최고위원이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인 박기춘 의원은 박지원 최고위원의 추천을 받았다. 강주리·이재연기자 jurik@seoul.co.kr
  • 펑유란 뒤집기

    펑유란 뒤집기

    동양 고전의 전성시대다. 옛 문헌을 읽는 인문학 강좌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옛 성현들의 문향(文香)을 맡기 위해서다. ‘철학사의 전환’(신정근 지음, 글항아리 펴냄)은 문향 대신 욕망의 냄새, 권력의 냄새를 읽어내려는 책이다. 표지에 시뻘건 물이 철퍼덕 뿌려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웅변한다. 사실 고전은 후대에 들어 그 반열에 오르는 법. 당대엔 시대와의 대결일 경우가 많다. 저자의 핵심 주장은 중국철학사를 ‘자기복제의 역사’로 읽지 말자는 것이다. 흔히 중국철학사라면 우리는 ‘선진의 제자백가→한의 훈고학→당의 사장학→송명의 성리학→청의 고증학’ 같은 공식을 떠올린다. 훌륭한 성인의 말씀이 어디서 어떻게 생겨나 지금처럼 동양학의 왕좌를 차지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흔하디흔한 ‘기원과 전개의 문법’이다. 저자는 이 문법이 못마땅하다. “학술의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제시”한 공로는 있지만 “철학적 이슈를 뚜렷하게 부각시키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딱 꼬집어 틀렸다기보다 지나치게 평면적이라는 얘기다. 더한 문제는 이런 식의 해석이 근대 초입, 그러니까 서구 열강이 중국을 넘볼 때 정립된 공식이라는 점이다. 만주족이 나라를 망쳐놨으니 한족의 문명을 되살려서 이 난관을 극복하자는, 중화주의의 움직임에 결탁된 해석이라는 얘기다. 뚜렷한 중심에 따라 질서가 잡혀 왔다는 족보 만들기, 순백의 계보 만들기 작업이다. 이런 학술사 연구는 연구라기보다 “구국운동의 일환”일 뿐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펑유란의 ‘중국철학사’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펑유란 역시 구국운동가라는 평가에서다. 저자는 철학사가 “자기부정의 역사”이기 때문에 “타자와 디아스포라에 내몰린 문화적 정체성의 끊임없는 재구축 과정”으로 중국 철학사를 읽자고 제안한다. 중원의 패자로 별다른 걱정 없이 중화의식을 바탕으로 유구하게 쌓아온 사고 체계가 아니라 서주와 융(戎), 동주와 동이(東夷), 한과 흉노(匈奴), 남북시대와 오호(五胡), 송과 탕구트, 거란과 여진, 몽골과 만주족에 이은 근대의 양이(洋夷)와의 대결과정에서 나온 것이 중국 철학사라는 것이다. “무미건조하지만 완전한 자기 동일성의 재현이 아니라 타자성과의 대립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 재정립되는 과정”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 논의 내용은 철학자 강신주가 생산해 내기 시작한 ‘제자백가의 귀환’(사계절 펴냄) 시리즈와도 비교해 봄 직하다. 강신주가 시대와의 대결을 조금 더 강렬히 드러낸다면, 저자는 상대적으로 유가 사상 내부의 철학적 논리에 치중한다. 해서 강신주의 저작은 조금 더 대중적이고, 저자의 책은 상대적으로 학술적이다. 논조를 봐도 덜 공자친화적이고, 더 공자친화적인 차이가 보인다. 덕분에 서로 보완해 볼 만한 부분도 있다. 가령, 춘추전국시대는 신화가 끝나고 역사가 시작된 시대다. 이는 신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는 주체의 문제가 등장함을 뜻한다. 저자는 이 문제를 자(自), 기(己), 아(我)라는 세 글자가 쓰인 용례와 결부시켜 흥미로운 분석을 진행한다. 철(哲), 성(聖), 덕(德), 인(仁) 등 우리가 대충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글자에 대한 해석도 마찬가지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중국 철학사에 대한 이런 독법을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유가 사상의 내적 논리에 치중했다 해서 유학을 무조건 옹호하지 않는다. 핵심적인 질문은 유학자들이 치열하게 시대와 대결하면서 “현실 개선과 구원에 그토록 적극적”이었는데 “왜 ‘신’ 사회를 구상하는 데는 실패”했느냐 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그 뿌리를 유학 도통(道統)의 핵심에 놓인 성선(性善)에서 찾는다. 성선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성선은 악을 단지 개인의 “도덕적 함량의 결핍”으로만 여기는 순진한 인식법이다. 도덕적 교화만 잘 이뤄진다면 이 세상 악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개개인이 도 닦으면 그만인 세계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해서 “성선은 역설적으로 선의 증대를 낳기보다 악의 잠식과 고통의 양상을 방조”해 버렸다. 성선에 매달리다 보니 “평등을 도덕과 사회 구성의 원리로 관철시키기 위한 보편 및 공정의 원칙을 고안”하는 데 늦어버린 것이다. 차라리 성악의 입장이었다면 “인간의 발가벗은 모습을 직면하고 그것으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일을 방비하고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성선의 해악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는 도덕의 비중이 더더욱 줄어든 시대다. 툭하면 터져 나오는 것이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한탄이다. “말세”라거나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비탄이다. 변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부분이 생기더라도 쉽사리 인정하지 못한다. 이렇게 골목에 몰릴수록 결국 위대한 성인의 출현을 기다린다. “철인이 등장해 일거에 묵은 현안을 풀어주리라는 희망”을 일러 저자는 ‘철왕(哲王) 대망론’, ‘메시아 구원론’이라 부른다. 저자는 “21세기라면 우리가 우리 시대의 문제를 푸는 메시아여야 한다.”고 쏘아붙인다. 이 문제는 고전의 문향에 무비판적으로 취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도 이어진다. “성선의 문제를 국학진흥, 국민교육, 민족정신으로 연결”짓는 것을 두고 “근본주의의 유혹에 빠져 전통과 현대를 무매개적으로 동일시하는 꿈”이라 비판한다. 그 시절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한 것을 왜 시대가 달라진 지금 향수에 젖어 그리워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비판적으로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의 ‘국학’(國學) 진흥에 기대어 연구자가 ‘국학대사’가 되고파서 그런 것 아니냐고 저자는 되묻는다. 한걸음 더 나아가 한때 유행처럼 번진 ‘아시아적 가치’, ‘유교 자본주의’를 지금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까닭도 여기서 찾는다. 전통은 제대로 번역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3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타자:중국적인 것과 이질적 존재. 디아스포라(유배):중국인이 문학의 발생지라는 중원에서 살지 못하고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쫓겨났던 경험
  • 새누리 ‘문제 의원’ 39명 분류… 사실상 ‘공천 살생부’ 뒤숭숭

    새누리 ‘문제 의원’ 39명 분류… 사실상 ‘공천 살생부’ 뒤숭숭

    새누리당 사무처가 18대 국회 회기 중에 재판을 받았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 39명을 정리한 것으로 3일 확인되면서 4월 총선 공천 심사를 위한 ‘살생부’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 특이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문건은 당 사무처에서 공식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기존에 돌았던 괴문서와는 차원이 다른 ‘파급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건은 현재 재판 중인 의원(1명), 의원직 비상실형으로 재판이 종결된 의원(13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25명)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후원금 수수 혐의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의원이 현재 재판 중인 의원으로 분류됐다. ‘청목회’ 사건 등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형이 확정됐거나 위법 혐의를 받고 있는 의원들도 명단에 올랐다. 또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으로는 검찰이 수사 중인 의원, 말실수로 구설에 오른 의원들, 옥매트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의원들, 국회 의원연구단체 비용을 전용한 의원 등이 포함됐다. 검찰 내사를 받은 의원까지 포함하면 50명이 넘는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제의원 39명 가운데 19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은 34명이다. 이상득, 박진, 장제원, 홍정욱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디도스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최구식 의원은 탈당했다.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서울 18명, 부산·경남 8명, 경기 5명, 대구·경북 4명, 인천 2명, 강원 1명, 비례대표 1명 등이다. 수도권 의원이 25명으로 64.1%를 차지했다. 문건이 공개되자 파급력을 의식한 듯 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오후 브리핑에서 이 문건에 대해 “언론 등에서 거명된 내용을 파악하고 법률지원 등을 하기 위해 요약정리한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공천 기초자료도, 살생부도 아니고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도 보고가 안 됐다.”고 밝혔다. 권 사무총장은 또 “주광덕, 김성태, 권택기, 김영우 의원 등은 펄펄 뛰고 있고 야당도 이분들은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면서 “한기호 의원과 관련된 사안도 이미 무혐의가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에서는 이 문건이 공천 살생부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당 비대위가 이번 공천에서 당헌·당규에 따라 도덕성 검증기준을 강화하기로 결정한 상태에서 문건에 오른 의원들이 우선적으로 타깃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4년 동안 이런저런 물의를 일으킨 의원들이 지금의 위기를 만든 것 아니겠나.”라면서 “이미 공개된 내용이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배제를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변인도 “문건이 공천위에 보고되지는 않지만 공천위 심사자료에는 문건 내용을 포함한 모든 사항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9일 각 당에 공약이행 보고서를 내지 않은 의원 44명의 명단을 제출하기로 해 이 명단도 공천심사 기준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작년 인상계획 올해로 늦춰”

    [‘교통요금 인상’ 싸고 정부·서울시 공방] “작년 인상계획 올해로 늦춰”

    서울시는 대중교통 요금 인상과 관련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비판에 대해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판단”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준병 시 도시교통본부장은 3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박 장관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관련 비판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부정확한 판단에 의한 것으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들의 오해가 있을 것 같아 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우선 윤 본부장은 “서울시의 교통 요금 인상이 연초부터 물가 불안 심리를 자극해 다른 지자체에 연쇄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서울시 교통 요금 인상은 이미 지난해 예정돼 있었지만 정부의 시기 조정 요청을 수용해 올해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구·대전·광주는 지난해 7월 1일에, 부산은 지난해 12월 1일에, 인천·경기는 지난해 11월 26일에 이미 200원씩 요금을 인상했다.”며 “서울시 결정으로 다른 지자체에 연쇄효과가 있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박 장관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인 무임 수송 비용에 대해서는 “무임 수송은 노인복지법 등 국가 법률에 따라 국가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제도로서 법적·도덕적으로 반드시 국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무임승차 손실·지하철 재투자·저상버스 비용 등으로 국비 8000억원을 요구한 것에 박 장관이 “모든 비용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려는 발상은 바꿔야 한다.”고 언급한 데 대한 반론이다. 이와 함께 윤 본부장은 박 장관이 “서울시가 기왕에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만큼 전날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충고한 데 대해서는 “전날 발생한 사고는 정부가 운영·감독하는 코레일 차량에 의한 사고”라며 “서울시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발언은 책임 회피”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윤 본부장은 “정부가 발표한 것처럼 올해 물가 관리가 잘되고 있다면 이 시점에 교통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장관은 오전 개최된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수차례 이견을 전달했지만 인상이 이뤄져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서울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는 전날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의 성인 기본요금을 25일 오전 4시부터 일제히 150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07년 4월 이후 4년 10개월 만으로 이 기간 지하철·버스 누적 적자는 총 3조 5089억원에 달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완장문화 없는 정치를 기대하며/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완장문화 없는 정치를 기대하며/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판기념회 소식이더니 이제 선거사무실 개소 메일이 홍수처럼 밀어닥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금배지 한번 달겠다는 사람들로 올 총선은 어느 때보다 바람이 거세다. 대선 후보군들의 움직임도 벌써부터 분주하다. 무슨 비상대책위원이니 공천심사위원이니 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소개하느라 언론도 덩달아 요란하다. 존경받을 만한 분도 있지만 적잖은 흠이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마치 이들이 세상을 다 바꾸기라도 할 것처럼 톱뉴스가 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이런 모습에 백면서생의 마음은 무겁다. 정치는 정말 중요하다. 사회의 여러 분야나 현상을 얘기할 때 으레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순으로 말하지 않던가. 민초들은 대통령이 바뀌고, 정당별 국회의원 의석수가 달라지면 세상이 크게 변하는 경험을 해 왔다. 기업을 대하는 경제정책이 바뀌고, 미국과 중국을 상대하는 대외관계가 변하며, 남북관계도 극명하게 전환된다. 정치의 힘은 전지전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정치 열기가 달아오르는 요즘 심지어 총선이나 대선 후보가 아닌데도 이들 뒤에 서서 나중을 기약하려고 불을 켜고 달려드는 무리들이 부지기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지 정치에 관심 갖는다고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오랫동안 갈고닦은 학식과 경륜을 이 세상에 펼치고 싶다는데 오히려 격려할 만도 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의 사회 기여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럼에도 지난 세월들은 이를 마냥 호의적으로만 볼 수 없게 만든다. 공치사를 하며 자기 기여에 대한 보답을 바라는 속물근성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과분한 완장을 차고 홍위병처럼 행세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봐 왔다. 또 감투 하나 차지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이들도 너무 많이 보아 왔다. 전혀 깜냥이 안 되는데 공공기관 등의 고위직을 차지한 것도 모자라 임기를 마친 후에는 더 챙겨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이들도 많다. 지금도 구중궁궐의 인사담당 부서는 완장 선물을 실은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할 것이다. 여기엔 지방자치단체도 크게 다를 바 없다. 1983년 출간되었던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지금도 역시 유효하다. 완장을 차고 기고만장하던 임종술은 바로 권력을 향해 부나비처럼 달려드는 최근의 줄타기 무리들과 진배없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 정부에서도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다. 가장 문화적이어야 할 문화부 장관이 문화단체 장들을 가장 비문화적으로 내몰았던 일은 지금도 문화계의 수치로 남아 있다. 대통령의 멘토라던 방송통신위원장의 보좌관이 금품수수 혐의로 세간의 분노를 사고 있기도 하다. 보은정치와 완장문화의 폐해다. 정치는 사실 중요하다. 지금은 올바른 정치가 절실한 때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문화도 바뀌면 좋겠다. 아무리 당명을 바꾸고, 그럴듯한 공천심사위원을 모셔도 정치하려는 사람이나 곁에서 돕는 사람들의 행태가 변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마음에 그리는 좋은 사회와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정치전선에 서는 사람들은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과 국가에 봉사하고, 이들을 위해 봉사했던 사람들은 다시 본연의 자리로 기꺼이 돌아가는 제자리 찾기 문화가 자리잡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선 주자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특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분의 결단이 가장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열기가 오르고 있는 이 정치의 계절에 별 능력이나 도덕적 자질도 없이 정치권에 기웃거리는 하루살이들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떡고물을 받고자 하거나 또 이를 주겠다고 유혹하는 풍토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상문화와 완장문화가 조금이라도 줄어든다면 정치가 이렇게 분요해지지 않을 것이다. 구태여 너 죽고 나 사는 식이 아니라 페어플레이가 살아 있는 스포츠 같은 축제가 될 수도 있다. 정치가 한 차원 높아지면 국가도, 국민 수준도 자연스레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우리 국민들도 이번 총선과 다가올 대선에서 눈을 부릅뜨고 선한 정치가를 뽑는 지혜를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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