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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CEO 칼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종식해야/김광재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요즘처럼 혼란스럽고 불안한 때가 있을까. 짝퉁 부품 사용으로 인한 원전가동 중단, 공무원들의 거액 공금 횡령, 검찰 안팎의 불미스러운 파동 등 도저히 믿기지 않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직자들의 행태가 이러니 국민들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이익만을 내세운 주장이 난무한다. 더욱이 일부의 주장을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충분한 숙고 없이 수용하면서 일을 키워 문제다. 대형마트 영업 규제 갈등,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에 편입시키려는 의원입법으로 인한 교통대란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정부기관조차 밥그릇 싸움을 벌이니 기가 막힌다. 국민들에 대한 봉사보다 각자의 이익 추구가 더 관심이다. 정치권력을 이용해서 학연·지연·업연·혈연 등으로 맹목적 편들기를 하는 정치인이나 공권력을 자기 이익을 위해 악용하는 공직자들을 보노라면 17세기 학자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떠오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저마다 자유롭고 평등하여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권리인 ‘자연권’을 가지고 있으나, 각자가 모두 그와 같은 권리를 무한히 추구하면 결과적으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싸움’이라는 자연상태가 된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무법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인간은 사회계약에 입각한 강력한 국가, ‘리바이어던’(Leviathan)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리바이어던은 성경 욥기에 나오는 천하무적의 거대한 바다괴물. 홉스는 아무도 대적할 수 없는 리바이어던처럼 만인의 투쟁을 다스리고 조정할 강력한 권력을 지닌 국가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해묵은 갈등이 잘 해결되지 않는 것은 서로의 입장이 대치되고 이를 조정하는 국가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철을 자신들의 욕심을 관철하는 호기로 생각하는 이익집단들의 무리한 요구가 난무한다. 불씨를 키우는 것은 표를 의식해 이익집단의 요구를 충분한 살펴보지 않고 무조건 수용하는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다. 그러니 늘 대선을 앞두고 사회 곳곳에서 삐걱대기 일쑤다. 국가권력은 이견을 조율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이를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으니 투쟁의 무법상태를 조장하는 꼴이다. 정치권에서 남발되는 선심성 공약은 또 어떤가. 각 집단의 주장과 지역 요구들을 부득불 받아들여 내놓은 공약을 보면 갈등 조장은 물론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이 허다하다.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국민들에게 부담이 가는 증세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세금을 대폭 올려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망한 동서고금의 사례는 무척 많다. 모든 집단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선거에서 100% 지지를 받을 수도 없고, 또 각 집단의 주장을 모두 받아 준다 해도 그 집단이 100% 표를 몰아주지는 않을 것인데도 헛된 기대로 일단 공약을 내놓고 본다. 하지만 집권 후 실천을 못해 국민들로부터 지탄받는 악순환이 있어 왔기에 정치권의 불신은 자초한 측면이 많다. 올바른 게 좋은 게 아니라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면서 불의에 눈감고, 원칙과 정의에 어긋나는 일조차 하도록 강요하고, 독단적 주장을 거부하면 정의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집단의 이익을 무턱대고 수용하기보다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 소통과 조율을 활성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정의를 기반으로 원칙과 규범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조정하고 당사자들이 이를 따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제대로 된 국가권력이다. 이제 대선 투표일까지 보름 남짓 남았다. 정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공정함이 우리 사회에 넘치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다려 본다.
  • [사설] 검찰개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로 시작하라

    한상대 검찰총장이 물러남에 따라 검찰은 총장 공백 상태에서 내부 분열을 신속히 봉합하고 엄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대선을 앞두고 있는 데다 청문회 등의 일정으로 미루어 볼 때 채동욱 대검 차장의 총장 직무대행체제는 새 정권이 출범할 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총장이 검찰 개혁안 발표를 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대검 중수부 폐지 문제와 관련해 그와 격돌했던 최재경 중수부장도 감찰 문제가 종결되는 대로 공직자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만큼 검찰은 더 이상 이전투구에 휘말리지 말고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검찰은 우선 부장검사의 억대 뇌물 사건과 피의자와의 성 스캔들 등 사상 초유의 검사 비리에 대해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을 하면서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법적인 절차 등을 감안할 때 검찰 개혁은 이제 검찰의 손에서 떠났다고 봐야 타당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력한 고강도 개혁안을 조속한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대선 후보들이 상설특검제와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의 공약을 밝혔기에 어떤 내용이 추가될지 주목된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분점을 위한 구체적 일정이 제시될지 여부도 관심이다. 검찰 개혁은 눈앞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책임 회피용으로 시간에 쫓기듯 졸속 추진돼선 안 된다. 검찰이나 최고권력자 또는 정치권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근본적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 검찰 조직 개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검사들의 윤리 의식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검사들은 우리나라 최고 대학을 나온 이들이어서 국민들의 충격은 더 컸을 것이다. 최고 사정기관이라는 특권의식이나 도덕 불감증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먼저 검찰의 자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 검찰권을 악용하거나 허점을 노리는 사람을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절실한 시점이다. 검찰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현재 7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검사적격심사 주기를 5년 정도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 [씨줄날줄] 시인의 정치/임태순 논설위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상국가’에서 시인은 추방되어야 한다고 했다. 문학(시)이 사람의 이성을 북돋우지 않고 감정을 조장해 도덕적으로 유해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반면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문학은 사람의 감정을 정화하고 조절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오히려 문학을 옹호했다. 시를 포함한 문학, 음악 등 예술은 시대상황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시나 소설이나 모두 현실의 부조리, 모순을 풍자하고 비판하면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고전 사서삼경의 하나인 시경(詩經) 에 ‘초상지풍(草尙之風) 초필언(草必偃) 수지풍중(誰之風中) 초부립(草立)’이란 구절이 나온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는 ‘강의’라는 책에서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눕는다. 누가 알랴, 바람 속에서도 다시 풀이 일어선다는 것을”이라고 번역한 뒤 위정자들에게 짓밟히면서도 꿋꿋이 일어서는 민초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다시 일어서는 풀의 착상은 1960년대 저항시인 김수영의 시로 다시 태어난다. 그는 ‘풀’이란 시에서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선다.”고 해 암울함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 민중을 노래했다. 일제시대 이육사나 이상화도 대표적인 참여시인이자 저항시인이다. 이육사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광야)을 갈망하며, 이상화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고 절규하며 나라 잃은 현실에 울분을 토로했다. 시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안도현의 행보가 입길에 오르고 있다. 그는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라는 이타적 삶의 자세를 간결하게 표현한 시로 유명하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시민캠프선거대책위원장인 그가 엊그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여성후보론에 대해 “공주가 여성을 대표하는 일은 봉건사회에서나 가능하다.” “남편 수발, 자식 수발하면서 살아 오신 우리 어머니 같은 분이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면 모르겠지만…”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지난 달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힘겨루기를 할 때만 해도 안 후보는 소멸하는 태풍이라며 사뭇 시인다운 비유를 구사했지만 정치판에 휘말리면서 입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행보가 거듭될수록 그의 시 또한 다시 보게 된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지만 시인은 민주화를 넘어 보수, 진보로 진화한 시대에 정치하기가 더욱 어렵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文 “MB주변 포항인사 어디에” 영포라인 직격탄

    文 “MB주변 포항인사 어디에” 영포라인 직격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지세가 확고한 울산과 경북 포항, 대구를 돌며 영남 민심 확보에 열을 올렸다. 사실상 적진 깊숙이 뛰어든 문 후보였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박 후보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울산대·영남대·경북대 등을 찾으며 캠퍼스 민심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지역에서 박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승부수가 바로 20대 표심에 있다고 본 까닭이다. 그는 울산 태화시장, 포항 죽도시장, 대구 대구백화점 앞 등에서 가진 집중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 심판론’과 ‘박 후보 공동 책임론’을 망설임 없이 꺼내 들었다. 특히 문 후보는 포항 죽도시장에서 벌인 유세에서 “포항만 해도 이명박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줬지만 과연 지난 5년 동안 지역 발전이 있었나.”라고 물으면서 “대통령 주변에서 큰소리치던 포항 출신 인사들 지금 어디 있는가.”라며 이른바 ‘영포라인’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이래도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새누리당 찍어주시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 “대구 시민들은 믿는 도끼에 수십번 발등을 찍혔다.”며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있고 박 후보에게는 없는 것으로 ‘서민’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 ‘역사 인식’ ‘도덕성’ ‘소통의 리더십’을 꼽은 뒤 “박 후보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삶을 살아본 일이 없으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손톱만큼도 기여한 일이 없다.”면서 “불통과 오만의 리더십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구 동성로에서 열린 문 후보의 유세장에는 1000여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렸다. ‘새누리당의 심장’으로 불렸던 대구의 시민들이 문 후보의 연설에 뜨거운 호응을 보이자 문 후보와 민주당 관계자들의 입가에는 시종 웃음이 묻어났다. 울산·포항·대구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거듭된 추문에 냉담한 시민

    한상대 검찰총장이 30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거듭된 추문에 지친 탓인지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광고인 조규동(26)씨는 “검찰과 관련한 잡음이 처음은 아니지만 정권 비호가 아니라 성추문·뇌물수수·알력다툼 등 전방위적인 도덕성 시비로 뭇매를 맞은 건 초유의 일인 것 같다.”면서 “총장이 책임지는 게 당연하긴 한데 한 사람 사퇴하는 걸로 유야무야 넘어가진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성산(33·여)씨는 “조직의 수장이 나감으로써 위계가 무너진 것 같은 시각적 충격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과 동떨어진 조치”라면서 “총장 한 명 사퇴하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수사 및 기소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투명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아이디 ‘jom**’는 “대폭 물갈이를 해서 정치검찰의 뿌리가 뽑혔으면 좋겠다. 언론 노출 없는, 인기 없는 검사들이 인정받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적었다. 아이디 ‘sta****’는 “검찰 구조를 개혁하지 않고는 아무 희망이 없다. 우리 검찰만큼 절대 권력을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했다. 시민단체도 목소리를 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노총 등 전국 82개 시민·노동단체는 한상대 검찰총장뿐만 아니라 권재진 법무부 장관, 최재경 중수부장 등 검찰 수뇌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29일 공동성명을 내고 “뇌물 수수와 성추문, 검찰총장의 재벌 그룹 회장 구형 지시 논란 등으로 검찰은 더 이상 망가지기 어려운 나락으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등떠밀린 총장의 꼼수… 추진도 안될 졸속안” 檢내부 벌컥

    30일 한상대 검찰총장의 검찰 개혁안 발표를 놓고 검찰 내 반발이 거세다. 한 총장 사퇴로 ‘검란’(檢亂)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일선 검사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물러나는 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한 총장의 검찰 개혁안은 실현 가능성이 없고 실질적인 검찰 개혁은 다음 정부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한 총장이 마련한 검찰 개혁안에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하고, 서울중앙지검 산하에 부패범죄특별수사본부를 두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시민이 기소 여부 결정에 참여하는 기소배심제 도입, 경찰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검찰개혁위원회(가칭) 신설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의 정면충돌을 초래한 중수부는 1981년 4월 출범 이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부정축재 사건(1995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2003년), 박연차 게이트(2009년) 등 대형 사건을 처리한 성과도 있지만 ‘정치적 수사’, ‘편파 수사’ 등 여러 논란을 낳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폐지론이 제기돼 왔다. 검찰의 한 간부는 “중수부 폐지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특수, 공안 등 조직을 분열시켜 놓은 데다 검사들이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하는 총장의 지휘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고 하는 마당에 개혁안 발표가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간부는 “한 총장은 퇴임하면 제3자가 된다.”면서 “물러나는 총장이 추진도 안 될 개혁안을 발표한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초임 검사의 ‘성(性) 스캔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석동현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검찰총장은 사태 수습의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면서 “중수부 등 특정 제도의 폐지나 신설 문제는 국민적 여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공약 실행 차원에서 국회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총장의 검찰개혁안은 시의성도 부족하고 졸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신망이 떨어진 총장이 검란 사태의 수습책으로 불쑥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도 “퇴임 총장의 검찰개혁안 발표는 부적절하다.”면서 검찰 개혁은 검찰이 아닌 외부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상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갈 데까지 갔기 때문에 검찰 자체 개혁은 어렵다.”면서 “외부의 힘으로 개혁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검찰의 문제는 도덕적이라기보다는 기능적인 것”이라며 “판·검사 등 고위 공직자를 수사하는 공수처 등을 설치해 외부로 권력을 분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비리와 추문 등의 근본 원인은 검사의 막강한 권력 때문”이라며 “검찰은 기소권만 갖는 방향으로 개혁돼야 한다.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넘기는 등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대선 정책 검증] (2) 가계부채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강력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폭발력은 ‘외환위기 사태’ 이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이 같은 점을 인식해 18대 대선 공약 중 우선 순위 첫 번째와 세 번째로 각각 올려놓았다. 그러나 심각한 상황 판단과 달리 유권자의 ‘표’(票)를 의식한 탓에 가계빚 대책의 본질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공약을 실현 가능성과 참신성, 정책 효과로 세분화해 평가했을 때 문 후보 보다 박 후보에게 더 많은 점수를 줬다. 박 후보는 고통을 덜어주는 지원책에 초점을 맞춘 반면 문 후보는 제도 개편에 무게를 뒀다는 측면이 고려된 듯하다. 박 후보는 ‘반쪽 대책’이기는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고, 문 후보는 여야 합의로 입법화가 결정되는 만큼 실현 가능성에 리스크(위험)가 있다는 의미다. 박 후보는 실현 가능성에서 10점 만점에 7.3점을, 문 후보는 5.4점을 받았다. 참신성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6점을 받아 큰 격차를 보이지 않았다. 정책 효과에서는 박 후보가 6.0점을, 문 후보가 5.4점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의 문제점으로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고 지원에만 의존하는 것을 꼽았다.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빚을 갚아야 하는데 ‘빚진 자’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표를 의식한 행보라고 꼬집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8일 “과도한 기금 조성이나 무리한 법 개정, 일방적인 채무자 지원책은 시장 기능을 교란하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면서 “더구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확산시켜 국가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실현 가능성 “우리나라의 가계빚 문제는 부채 비율이 너무 높고, 증가 속도가 빠르며, 대출 구조가 구조적으로 취약(변동금리, 단기거치식)하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한 본질적 대책은 가계부채를 축소하고 현재의 대출 구조를 보다 안전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그러나 두 후보의 공약을 보면 유권자의 ‘표’와 대책의 실효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 듯하다. 그렇다 보니 대책 중 실현 가능한 내용과 포퓰리즘적인 내용이 서로 뒤엉켜 있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 측이 제시한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 조성은 충분히 가능한 공약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장기 상환의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것은 은행의 부담을 늘리는 것이므로 재정 투입 없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 신용 평가를 할 때 결과를 사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고 항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실효성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후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더 낮게 나왔다.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임의 경매금지, 서민 대출시장 육성 등은 금융시장의 논리상 맞지 않는 포퓰리즘적인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오히려 서민들을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사채시장으로 내몰 가능성까지 있다고 했다.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자율의 상한선을 25%로 내리고, 금리 10%대의 서민 대출시장을 육성한다는 차원에서 구체성은 있지만 시장 논리에 어긋나 실현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담보권자의 임의 경매금지는 민간 부문의 금융 관행을 크게 바꾸는 것이어서 금융 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자제한법과 공정대출법, 공정채권추심법 등 ‘피에타 3법’ 도입은 제도를 바꾸는 것인 만큼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협조해 입법화를 추진한다면 실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달리 봤다. ●참신성 참신성에서는 두 후보 모두 보통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기존 정책의 확대와 미국 등 외국 정책의 짜깁기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박 후보가 내놓은 국민행복기금 18조원 조성과 학자금 대출 부담 경감은 가계와 청년들의 재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교수는 “고부채 채무자에 대한 상환 기간과 금리 조정, 대학생 채무 불이행자의 채무 매입 등은 기존 정책에서 더 나아간 새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국민행복기금을 설치해 운영하겠다는 것은 참신한 발상”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 측의 1인 1계좌 ‘힐링통장’과 지자체별 ‘힐링센터’ 설립은 실현 가능성과는 별개로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하 교수는 “사회안전망 차원에서 참신성이 있다.”면서 “이런 제도는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이 재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책 효과 박 후보 공약의 정책 효과는 다소 엇갈렸다. “효과가 클 것”이라는 입장과 “100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해석도 있다. 김 교수는 “박 후보의 대책대로 시행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89%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특히 금융채무 불이행자와 총부채 상환 비율이 높은 채무자, 저소득 자영업자 등을 위한 정책은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이 교수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규모에 비해 지원책이 작아 효과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도 전문가 사이에 온도차가 컸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효과보다는 금융시장의 역행으로 서민들을 고리의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 위험이 있다.”고 예상한 반면 박 교수는 “제도는 바꾸는 것이 어렵지 바꾼다면 박 후보의 대책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면서 “‘피에타 3법’은 금융시장의 틀을 바꾸는 것인 만큼 실시된다면 은행들이 장사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후보 공약의 미진한 점으로는 자활 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대한 해결책과 자활 의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을 꼽았다. 문 후보 공약의 경우 퍼주기 가능성과 재원 조달, 금융시장의 역행 등 구조적인 문제점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재원 마련의 실현 가능성과 금융 논리 등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하 교수는 “의도는 좋지만 제도권 금융시장에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소화해 주는 등의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정책검증단 명단] 김진욱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 ‘하우스푸어 대책’ 한달간 달랑 1명 신청…우리지주 - 은행 ‘옥신각신’

    우리은행이 금융권 최초로 만든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대책인 ‘트러스트 앤드 리스백’(Trust&Lease back·신탁 후 재임대) 신청자가 ‘드디어’ 나왔다. 제도를 시행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런데 달랑 1명이다. 초라한 실적 앞에 제도를 짠 우리금융지주와 실제 시행주체인 우리은행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은행 측은 28일 “‘최근 고객 한 명이 신탁 후 재임대 제도를 신청해 와 29일이나 30일쯤 공식 신청서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일부터 신청을 받기 시작해 거의 한 달 만에 1명이 신청했다는 것은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많다. 지주나 은행도 여기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원인과 해법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제도를 기획한 우리금융지주 측은 애초 신청 대상자를 잘못 추정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은 신탁 후 재임대 제도의 신청 자격을 우리은행에만 대출이 있는 고객으로 제한했다. 그런데 신청 가능하다고 파악한 1300여 가구 가운데 500여 가구의 대출 상황을 다시 분석해 보니 우리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에도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가 대부분이라는 게 지주 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주 측은 나머지 800여 가구의 대출 상황도 살펴보는 중이다. 이를 토대로 대상 가구수를 다시 추산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체 대출 조회 시스템으로는 우리은행 대출 상황만 파악된다.”면서 “다른 금융사 대출 현황을 알아보려면 상대 회사의 허가를 받아야 해 어려움이 따른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상자 재파악이 끝나는 대로 금융당국에 제도 수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생각은 다르다.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신한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과 달리 우리은행의 신청 대상자는 1300여 가구밖에 안 되기 때문에 더 두고 보자는 태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신청 대상자를 적게 잡았기 때문에 신청자가 더디게 나오는 것일 뿐”이라면서 “적어도 두 달은 시행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그때 가서 보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영업점을 통한 상담 문의는 매우 많다.”면서 “집 소유권을 은행에 넘긴다는 부담 때문에 상담이 신청으로 선뜻 이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당초 6개월쯤 시행해 보고 확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는데 ‘실패론’이 대두되자 지주 측이 성급하게 제도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처음부터 하우스푸어 대책에 소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이 “일이 커지는 것을 기피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우스푸어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대부분의 하우스푸어들이 다중채무자인데 이 점을 간과한 우리금융 측의 실책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버티면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파격적인 구제책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하우스푸어들의 심리 때문에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 신청) 실적이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검찰 ‘경찰의 묵은 비리 들추기’ 왜?

    연이은 악재로 최대 위기에 빠진 검찰이 ‘비리 경찰들을 기소했다’며 낸 보도자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례적으로 과거 보도됐던 경찰비리까지 한데 묶어 경찰비리를 종합정리했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들은 “검사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자 검찰이 철이 지난 경찰비리 사건을 꺼내 들어 물타기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범기)는 27일 ‘경찰관 비리 수사결과 발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서울경찰청 청문감사실 소속 이모(50) 경위 등 3명을 뇌물수수와 알선수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6월 말 저축은행 브로커 이철수씨로부터 여권발급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해 뇌물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경찰청 소속 권모(43) 경위가 지난 2일 1심에서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 경위는 2009년 12월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된 피의자에게 “불구속 수사를 받게 해주겠다.”며 1억원을 건네 받았다. 이 경위는 사건 담당자인 서울 강남경찰서 정모(46)경위와 김모(46)경위를 찾아가 각각 3000만원과 1500만원을 건넸다.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게 수사속도를 늦춰달라는 조건이었다. 이 경위는 지난 23일 징역 4년 6월에 벌금 1억원과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일선 경찰들은 “지난 사건 우려먹기를 통한 검찰의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찰의 언론 발표는 기소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데 이번 사건들의 경우, 1심 법원의 선고까지 나온 이후이기 때문이다. 또 해당 사건들은 일부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검·경간 수사개혁 논의가 이루어질 때마다 이 같은 발표가 나온다.”면서 “검찰의 신뢰를 곧바로 세울 수 없으니 경찰의 신뢰를 함께 떨어뜨리자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북부지검 관계자는 “경찰 비리 사건을 일단락하면서 정리해 발표했을 뿐 검·경 갈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사설] 검·경, 청렴도 단골 꼴찌 원인 아직 모르나

    검찰과 경찰이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도 조사에서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근 10억원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의 수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밥그릇’ 쟁탈전을 벌인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로서는 짜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존립의 근거인 인권 등 국민의 기본권 보호는 뒷전이고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결과가 바로 청렴도 꼴찌로 이어진 것이다. 검·경이 내세운 ‘인권의 최후보루’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수사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계속 움켜쥐기 위한 겉포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검찰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견제’와 ‘균형’이란 관점에서 대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검찰도 살고 나라도 바로 선다. 헌법이 검사에게 법관에 버금가는 준사법적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가 형벌권을 무기로 뇌물을 챙기고 여성피의자에게 성적 피해를 가하는 것은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검찰권 남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검찰개혁 요구가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제스처였다는 변명과, 재벌 총수에게 최소 구형량을 주문했다는 검찰총장의 ‘지휘’ 의혹은 검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박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제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평검사회의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다. ‘내부결속용’ 미사여구로 끝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검찰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국민의 인권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검찰을 쇄신해야 한다. 특히 수사권과 소추권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경찰도 이런 청렴도로는 목소리를 높일 계제가 못 된다. 수사 주체로서 일익을 요구하려면 한층 높은 도덕성과 자질부터 갖춰야 한다. 검찰과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 ‘性검사에 뇌물죄’ 檢의 무리수… 비난 자초

    ‘性검사에 뇌물죄’ 檢의 무리수… 비난 자초

    검사실에서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한 현직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검찰이 조직의 명예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리한 법리를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위현석 영장전담 판사가 밝힌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검찰이 범죄 혐의에 적용한 뇌물죄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보인다. ●뇌물죄 적용은 무리 뇌물죄는 대항범 관계에 있어 뇌물공여가 인정되지 않거나 공여 의사가 없었을 경우 뇌물죄로 처벌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위 부장판사는 이 사건의 피해자인 여성이 검찰과 달리 ‘성’이라는 뇌물공여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뇌물 공여자인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한 것이라면 피해자인데 피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상당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전모 검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성폭행, 직권남용, 뇌물수수 세 가지였다. 이 가운데 성폭행 혐의는 피해자 고소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로 전 검사가 절도 피의자 A(43)씨와 이미 합의를 했기 때문에 적용할 수 없다. 이 경우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가 남는데 뇌물수수 혐의는 성행위에 따른 화대가 아닌 성행위 자체를 뇌물로 본 대법원 판례가 없고, 검사와 피의자의 관계에서 기소권을 가진 검사라는 직위를 이용한 직권남용을 적용해야 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서울의 한 판사는 “판례가 없더라도 성행위 자체도 향응으로 봐 뇌물수수로 볼 수 있으나 법리적 명확성을 위해서라면 직권남용에 더 가까워 보인다.”면서 “영장 발부 여부는 영장 전담 판사가 고심했겠지만 판례가 없는 뇌물수수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이번 사건을 두고 몇몇 판사들이 의논을 해 봤는데 직권남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검찰 대책은? 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대검 감찰본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뇌물수수죄가 아닌 직권남용죄 적용을 하거나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불구속 기소는 전 검사의 파렴치한 행위에 비춰볼 때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직권남용죄 적용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형법상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을 때 적용할 수 있다. 검사란 직위를 이용해 상대 여성으로 하여금 성관계나 유사 성행위를 시킨 것을 ‘의무 없는 일’로 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검사가 전화로 일방적으로 토요일 오후에 출석하라고 통보하고 참여 계장 없이 조사를 핑계로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일 ▲여성 피의자가 검찰청사 밖에서 만나자고 한 게 아니라 검사가 장소를 정해 청사 밖에서 만나자고 한 것은 기소권을 지닌 검사가 여성 피의자의 궁박한 처지를 이용한 직권남용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좌세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은 “검찰이 성폭력의 경우 친고죄라는 이유만으로 단순히 배제하고 직권남용보다 도덕적 비판 가능성이 낮은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상호 합의를 봤다고 하더라도 사안의 특수성을 감안해 합의 과정의 강압성 여부도 따져 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어민들 “증언 직접 들어주니 신뢰 간당께”

    어민들 “증언 직접 들어주니 신뢰 간당께”

    서울고등법원 판사들이 26일 전남 고흥군에서 사상 첫 ‘찾아가는 법정’을 열었다. 고흥 방조제 담수 유출 피해 사건을 직접 검증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다. 환경전담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8부(부장 홍기태)는 이날 순천지원의 협조로 고흥군 법원 제1호 법정에서 공판을 진행했다. 고흥군 법원은 상주 판사가 없는 소규모 법원으로, 순천지원 판사가 한달에 한번 내려와 소액 사건을 처리한다. 정식 재판은 관할 법원에서 하는 게 원칙이나 소송을 내놓고는 정작 거리가 멀어 찾아오지 못하는 당사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재판부가 현장에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공판에는 어민 100여명이 모였다. 법정이 협소해 어촌 계장만 들어올 수 있었지만 어민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며 법정 앞을 지켰다. 항소를 제기한 고흥군과 농림수산식품부 측은 “배수갑문이 적절히 설치됐고 수인 한도를 넘는 손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환경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인공 습지 조성, 하수종말처리장 신설 등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어민 측 변호사는 “농약이 섞인 담수 유출로 바다가 서서히 오염되기 시작해 이제는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어민들에게는 어업이 생명인데 자연산 어패류는 물론 인위적으로 뿌리는 종패도 다 죽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60년간 해녀 생활을 해 온 양선희(68)씨는 “2000년 전까진 해삼, 전복 등을 다양하게 채취하며 하루에 십만원씩 벌었지만 2005년도 이후 해초까지 없어져 해녀가 나밖에 없는 상태”라고 증언했다. 공판에 앞서 홍 부장판사 등 재판부는 오전 10시부터 현장 검증을 위해 고흥군 앞바다로 행정선을 타고 나갔다. 검증에는 어촌계장들과 농식품부, 고흥군 관계자 20여명이 동행했다. 평상복 차림을 한 재판부는 1시간 30분가량 바다를 돌며 피해 어장과 방조제 간의 인접성, 담수의 유입 경로, 양식장 운영 상황 등을 확인했다. 현장에 동행한 용동 어촌계의 정원용(70)씨는 재판부 방문에 대해 “시골 사람이다 보니 법정에 서면 주눅이 들어 말도 못 하는데 판사님들이 함께 다니며 우리 얘기를 들어주니 마음이 진정되고 신뢰가 간다.”며 기뻐했다. 고흥군은 1995년 도덕면 용덕리 앞바다의 공유수면 3100ha를 매립해 2.8㎞ 길이의 고흥만 방조제를 완공했다. 하지만 어민들은 방조제 설치 뒤 오염된 담수의 방류로 2005년부터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며 2007년 고흥군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어민들의 피해를 인정해 72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고흥군과 정부는 “피해치에 대한 감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며 항소했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 24일 오전 11시 서울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글 사진 고흥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제가 떠나도 청탁금지법 등 잘될 것”

    “제가 떠나도 청탁금지법 등 잘될 것”

    김영란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6일 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 출마로 또다시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뜻을 받아들여 사직서를 수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의 권익위 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1년 11개월간의 행정부 기관장으로서의 업무를 마무리했다. 1979년 9월 사법시험 합격과 함께 시작된 그의 33년 공직생활이 막을 내렸다. 김 위원장은 이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일 청와대에 두 번째 사표를 냈다.”며 “남편이 26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기탁금 5억원도 내면서 사표가 수리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 4일 남편이 대선 출마를 언론에 발표하자 국정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청와대는 이를 반려한 바 있다. 이후 남편 강 후보도 사직서 수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27일부터 떠나는 오스트리아 반부패아카데미 출장을 끝으로 공식업무를 마감한다. 그는 “안 가려다가 신생 국제기구라서 국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출장에서 돌아오면 서강대 로스쿨과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학교에서 오라고 하면 가겠다고 밝혔다. 다시 공직을 맡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처음 사표를 반려한 이유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일명 김영란 법)을 잘 마무리하고 떠나란 것이었는데, 현재 법안이 관계기관 간에 협의 중이고 총리실도 도와주겠다고 해서 제가 없어도 차근차근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성추문에 휩싸인 초임 검사 사건이나 뇌물 검사 사건을 보니 공무원들의 업무를 매뉴얼로 만든 청탁금지법이 더 필요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탁금지법은 처벌법이 아니라 매뉴얼 법으로 매뉴얼 없이 도덕적 기준을 강조하거나 사후 통제하기에는 공무원 수가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성추문 검사 파문] 檢, 성행위를 뇌물로 간주 이례적… 판례없어 논란일 듯

    검찰이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진 전모(30)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흔히 예상할 수 있는 직권남용이나 성폭행죄를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성행위 자체를 뇌물로 간주한 판례는 없다. 대검 감찰본부와 피의자 측 변호인의 주장 등을 종합하면 전 검사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성폭행, 직권남용, 뇌물수수 세 가지다. 이 가운데 성폭행 혐의는 피해자 고소가 없으면 처벌할 수 없는 친고죄로 전 검사가 피의자 A씨와 이미 합의를 했기 때문에 적용할 수 없다. 검찰은 직권남용죄 대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다. 피의자와의 성행위를 뇌물로 본 것이다. 검찰은 피의자 측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가 제출한 녹음 파일 등을 분석한 결과 성행위의 강압성보다는 대가성에 무게를 두고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무원에게 대가를 바라고 성매매를 시켜준 뒤 화대를 제3자가 지불한 사건에서 화대를 뇌물로 본 판례는 있다. 하지만 성행위 자체를 직접적인 뇌물로 본 판례는 없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최고재판소에서 판사와 여성 피고인 사이에 있었던 성관계에 대해 성행위를 뇌물로 본 판례가 있다. 뇌물수수죄를 적용한 검찰의 법 적용을 억지라고 비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뇌물죄에서 뇌물은 금전을 포함한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키기에 족한 일체의 유형·무형 이익을 모두 포함한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하지만 뇌물수수죄에서는 뇌물을 제공한 사람도 처벌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 A씨도 처벌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검찰은 A씨의 경우 강압 행위에 의한 뇌물은 공여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변호사는 “검찰이 일단 여성 피의자 A씨를 입건한 이후 기소유예하거나 입건 자체를 안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성을 뇌물로 본 것은 판례가 없어 이번 사건이 선례가 될 것”이라며 “여성이 뇌물공여자가 될 경우 성의 상품화 논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뇌물수수죄보다는 직권남용죄를 적용했어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형법의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죄’를 말한다. 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몇몇 판사들이 모여 얘길 해봤는데 직권남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A씨 변호인인 정 변호사도 “이 사건은 검사의 지위를 이용한 성폭력 사건이다. 성범죄 피해자가 뇌물 공여자가 되고 성적인 향응을 제공한 것처럼 된다면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선례를 만들면서까지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데 대해 서울의 한 법학과 교수는 “검찰이 검사가 지위를 남용해 성행위를 했다는 점에 대해 책임을 분산시키려고 직권남용이 아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사에 대한 도덕적 비난 가능성을 줄이고 검찰의 위신을 살리려는 방편으로 뇌물수수죄를 적용했다.”고 꼬집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관객 1억… 우리영화 발자취

    1935년 3월 23일 밤, 경성 시내에 호외가 날렸다. 종로 4가 제일극장에서 화재가 일어 2층 건물이 전소했다는 내용이다. 시내 모든 소방서가 총출동하고 50분 정도 도심 거리가 꽉 막혔으나 관객 200여 명은 무사하다고 상세히 전한다. 당시 영화가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였기에 영화관 화재 기사를 호외로 뿌렸을까. 더 앞선 기사 하나. 1920년 7월 22일자 조선일보의 ‘풍화를 괴란케 하는 경성의 제극장’이라는 기사다. “최근 경성 각 극장의 상황을 조사한 바를 듣건대, 풍속을 개량함은 고사하고 도리어 문란케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로다. (중략)거반 도적당의 교묘한 수단이나 계집 등의 음탕한 모습을 찍어서 몰지각한 아이들과 여자들이 한 번 보고 두 번 봄에 자연히 그 악행과 악습이 물에 젖듯…” 영화가 사회적 병리의 원인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다. 누적관객 1억 명을 넘어선 한국 영화, 그 시작점에는 영화에서 희망을 찾는 ‘견지동 청년’과 영화를 ‘도덕적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보는 양극의 시선이 있었다. 세종대 국문과 부교수이자 영화 컬럼니스트 김승구는 신간 ‘식민지 조선의 또다른 이름, 시네마 천국’(책과함께 펴냄)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현상을 조명한다. 1910년 경성 일본인 거주 구역인 종로구 관철동에 상영 시스템을 갖춘 경성고등연예관이 들어서면서 영화는 대중문화로 정착할 기반을 닦는다. 극장 안에는 남녀가 분리돼 영화를 즐겼고, 마치 마당놀이를 보듯 수시로 환호와 야유를 보냈다. 1920년대 이후 할리우드 영화가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는 할리우드 스타를 다룬 연예 기사가 연일 신문을 장식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언론들은 조선영화에 대해 인상, 희망, 불평으로 구분해 140~700자짜리 독자 비평을 받기도 했다. 지금으로 치면 140자 트위터의 원조격일 수도. 책은 이 밖에 조선식 ‘할리우드 키드’와 스크린의 꽃으로 불리는 여배우, 영화 관람료와 마케팅 수단의 변화상 등을 세세히 살핀다. 저자는 서문에서 “일제 강점기에 관한 한 우리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이러한 무지를 넘어서고자 노력한 일련의 탐색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일간지와 잡지, 삽화 등이 빼곡히 들어찬 책에서 일제강점기 한국 영화의 발자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만 4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양보’…대선 단일화 교착에 또 ‘양보 정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협상 완료의 사실상 마지노선인 2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초치기’ 협상전을 벌이며 출구를 마련하려 안간힘을 썼다. 안 후보는 전날 후보 간 회동에서조차 한 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팀이 만나 봤자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후보 대리인 간 회동도 제안했다. 문 후보 측이 이를 수용해 낮 12시부터 회동이 진행됐지만 문 후보 측의 중재안과 안 후보 측의 절충안 사이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4시간 만에 종료됐다. 안 후보는 캠프에 머물며 보고를 받은 뒤 5시간의 고심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 사퇴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를 도와 달라고 말했지만 “새 정치의 꿈이 잠시 미뤄졌다.”는 말에는 민주당을 향한 원망과 섭섭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조건 없는 양보’를 한 뒤 후원자로 나섰을 때 그의 양보는 정치에서의 퇴진이 아니라 ‘안철수식’ 정치의 첫걸음이었다. 그로부터 13개월 뒤 대선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에 대한 또 한번의 양보는 그의 표현대로 정권 교체를 위해 “새 정치의 꿈을 잠시 미룬” 일보 후퇴였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까지만 해도 안 후보는 자신의 행보가 대선 행보로 비칠까 봐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할 정도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양보와 응원, 재산 기부 등 기성 정치를 뒤집는 행보로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고 당장 그해 12월부터 신당 창당, 4·11 총선 강남 출마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안 후보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4·11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정치권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정치를 하더라도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겠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4·11 총선 이후 긴 침묵을 지키던 안 후보는 5월 30일 부산대 실내체육관에서 ‘특강 정치’를 재개했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진행된 이 강연은 대선 행보의 신호탄이 됐다. 그는 같은 달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공보담당으로 선임하는 등 대선 행보를 시작하기 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안철수재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네트워크형 대선 조직을 띄우고 자전 에세이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뒤 9월 19일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무대로 뛰어올랐다. 그의 대선 행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안랩의 신주 인수권부 사채(BW) 저가 발행 논란,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본인과 배우자의 다운계약서 논란, 논문 표절 논란까지 끊임없는 도덕성 시비에 휩싸였고 상처를 입었다. 그러면서도 지역별로는 호남과 수도권, 세대별로는 20~30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항마’로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안 후보는 협상을 잠정 중단했고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문 후보가 이해찬 민주당 당 대표 퇴진 카드로 역공에 나서면서 안 후보의 견고했던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협상은 재개됐지만 아름다운 단일화가 물 건너가고 단일화 여론조사 규칙을 둘러싼 양측의 지루한 싸움 끝에 구태 정치의 모습이 재연되자 결국 안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출마를 선언한 지 65일 만이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막장드라마 따로 없는 검사의 성추문

    검찰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특임검사제를 도입한 계기가 됐던 2010년 ‘스폰서 검사’ 이후 ‘그랜저 검사’와 ‘벤츠 여검사’ 사건이 줄줄이 불거졌지만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불과 며칠 전 ‘돈 검사’ 구속에 이어 이젠 ‘성 검사’까지 출현한 꼴이다. 대검은 그제 로스쿨 출신으로 실무수습 중이던 서울동부지검 전 모 (30)검사가 상습절도혐의로 조사를 받던 여성 피의자(43)와 검사실과 모텔에서 유사 성행위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감독소홀 책임을 지고 동부지검장은 사의를 표했고, 해당 검사는 직위해제됐다. 우리는 이 정도로 파문이 수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동안 검찰은 일부 정치지향적인 검사 때문에 ‘권력의 개’라는 비판을 받은 적은 많지만, 도덕성에서는 다른 권력기관보다 더 타락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검사와 여성 피의자의 부적절한 성관계로 말미암아 국민을 상대로 성욕을 채우는 검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무엇보다 기소독점권을 가진 검사가 불기소를 대가로 피의자와 강제적인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다면 파문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 자명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검찰청 창립 이래 최악의 위기라는 인식이 강하다. 검찰도 중앙수사부 폐지와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요구해온 검찰개혁안을 수용하는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며 백기를 들었다. 그마나 다행이지만 때늦은 감이 있다. 검찰 개혁을 검찰의 손에 맡길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검찰 개혁은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도됐지만, 검찰의 조직적 반발과 로비에 의해 실패로 돌아갔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검찰권 독립과 더불어 검사의 기소재량권을 통제하는 등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쪽으로 검찰 개혁이 밀도 있게 이뤄져야 할 때다.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총장 사과 3일만에 또 터진 ‘성추문’… 檢 최대 위기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총장 사과 3일만에 또 터진 ‘성추문’… 檢 최대 위기

    “서초동의 악취가 이렇게 심한 줄 몰랐다.”, “검찰 조직이 이렇게까지 타락했나…연민의 정이 느껴진다.” 현직 검사가 검사실에서 사건 당사자를 성추문하고 사무실 밖에서는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는 소식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검찰청 홈페이지와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는 22일 네티즌들의 비난 목소리가 들끓었다. 한 네티즌은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 과연 이게 할 짓인가…피의자 성폭행하는 검사 파면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권력을 이용해 30살 검사가 40대 여자 성폭행…작은 잘못으로 검사 앞에 굽신거리는 민초들이 정말 불쌍하다.”면서 “큰 도둑인 검사들은 다들 옷 벗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J 검사가 졸업한 대학 게시판에도 비판 글이 쇄도했다. 한 학생은 “검사는 아무나 돼선 안 된다. 검사가 사건 관계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전례 없다.”고 비난했다. 다른 학생은 “해당 검사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직접 실현한 창의적인 인재”라고 비꼬았다. 검찰은 말 그대로 초상집 분위기다.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 수뢰 사건을 계기로 검찰 총수가 개혁 의지까지 밝혔지만 초임 검사 성추문으로 이마저 무색해졌다. 국민은 물론 정치권의 검찰 개혁 요구가 거센 가운데 검사들의 비리, 비위가 잇따르자 수뇌부 책임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재수사에서 검찰과 다른 결과물을 내놓자 검찰을 ‘정치검’이라고 비난했고, 김 부장검사 사건이 터지자 ‘돈검’이라며 불신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 김 부장검사는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로는 처음 구속돼 검찰 조직에 오점을 남겼다. 금품수수 액수도 사상 최대였다. 검찰의 성추문 사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1월 광주지검 장흥지청의 지도검사는 여성 사법연수원생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혐의로 면직됐다. 2010년에는 ‘스폰서 검사’ 파문으로 현직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이 성접대 의혹에 휩싸이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성추문은 검찰청에서 사건 당사자를 상대로 한 독직사건이라는 점에서 국민들이 받는 충격파가 더 크다. 이는 고스란히 검찰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도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다. 성추문이 터지자 즉시 공개감찰에 착수해 사태 수습에 나서는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감찰은 비밀리에 하는 게 원칙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과 관련해 지난 19일 대국민 사과까지 한 마당에 또 다른 검사 비위 의혹이 터져 나온 만큼 더 머뭇거리다가는 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 한 부장검사는 “검찰에 대한 여론이 최악일 때 차마 입에 올릴 수조차 없는 성추문이 터져 곤혹스럽다.”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도 걱정이지만 검찰 조직 전체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불기소’ 대가성 있었나 ‘성관계’ 강제성 있었나

    30대 J 검사와 40대 여성 피의자 A씨 간의 부적절한 성적 접촉은 지난 10일 오후 동부지검 검사실에서 일어났다. 당시 사무실에는 두 사람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첫 만남이었다. A씨는 절도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리고 3일 뒤 청사 밖 모텔에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성관계를 가졌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이준호)가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에 대해 밝힌 사건의 전모다. 감찰본부는 이와 관련, 청사 내 성추문과 청사 밖 부적절한 관계, 그리고 지휘부 지휘·감독 소홀 여부를 감찰 중이다. 관심사는 성관계 대가성 유무 및 성관계 강제 여부다. 감찰 결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찰본부는 J 검사가 A씨의 절도죄 등의 혐의와 관련해 불기소 처분을 조건으로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검사가 피의자의 선처를 조건으로 성관계를 가졌다면 직무유기이자 직권남용 등에 해당돼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J 검사는 동부지검의 자체 조사에서 B씨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문제삼지 않을 것을 합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J 검사는 A씨의 혐의가 많아 주말에 정리하려고 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1차 감찰결과, A씨는 토요일밖에 시간이 없다고 해서 (토요일에) 나오라고 했고 조사를 하다 A씨가 신세를 하소연해 달래던 중 돌발적으로 유사 성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변호인인 정철승 변호사에게 검사와의 성적 접촉 사실을 알렸고 정 변호사는 지난 20일 J 검사의 지도검사에게 “굉장히 부적절한 성적인 접촉이 있었다고 하는데 직접 확인해 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당사자들끼리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더 이상 재론하지 말자는 합의를 하고 합의문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흘 뒤 A씨가 검사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할 말이 있다며 불러내 함께 검사의 차에 탔으며 차 안에서도 유사성행위를 시도했고 그FJ고 나서 모텔로 간 걸로 안다.”며 “A씨는 이후 합의 대가로 5000만원을 요구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감찰본부는 J 검사를 불러 여성 피의자와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가졌는지, 수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감찰본부는 A씨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할 계획이다. 검찰은 성관계의 대가성이나 합의 여부를 떠나 현직 검사가 사건 피의자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검찰의 도덕성은 치명상을 입었다고 보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대가성이 있었는지 확인을 하겠지만 그런 부분이 없었다 해도 검찰청사 내에서 성추문이 일어난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검사 ‘부적절 성관계’ 파문] 檢, 이르면 새달 개혁안 발표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금품수수에 이어 현직 검사의 ‘성(性)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검찰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현 위기 상황 돌파책으로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총장은 내부 의견 수렴을 토대로 이르면 다음 달 초 검찰 개혁안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한 총장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이 요구하는 검찰 개혁안을 거의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검찰 간부는 “총장이 정치권의 검찰개혁안을 다 받아들일 것 같다.”면서 “지금 검찰이 처한 상황에서 여론을 비켜 나가고 보자는 제스처나 마음가짐만으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간부는 “가시적인 ‘뭔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검사들 내에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수부 폐지는 얼마든지 가능하고 상설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는 같은 내용이라 둘 중 하나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 존립 자체가 흔들리는 만큼 한 총장이 검찰 위상의 재정립을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릴 것이라는 의미다. 한 총장의 전면 재검토가 정치권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역풍은 불가피하다. 검찰은 민간인 불법 사찰,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BBK 가짜편지 의혹 등 대형 권력형 비리수사에 있어 부실 수사로 일관해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이번 사건은 사안 자체가 다르다. 검찰의 도덕성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문제 인식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서도 여실히 반영됐다. 한 총장과 채동욱 대검 차장, 노환균 법무연수원장과 서울·대전·대구·부산고검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김 부장검사 비리사건 및 ‘성 스캔들’ 검사 사건에 대한 반성과 대책 ▲내부감찰 시스템 재점검 및 강력한 감찰체제 구축 ▲전향적인 검찰개혁 추진 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노 법무연수원장은 “국민은 검찰에 대해 신뢰를 거둔 정도에 머물지 않고 분노를 보인다.”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에 앞서 국민이 검찰에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업무시스템 전반에 걸쳐 철저하게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검 감찰본부는 서울동부지검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현재 서울 및 수도권 검찰청에서 실무수습 중인 로스쿨 출신 신임검사 41명에 대한 특별 복무 점검과 그 지도검사의 지도 감독의 적정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구조적 문제의 책임을 단순히 로스쿨 출신 검사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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