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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깜이 보안위’가 돼 버린 ‘인수위 스타일’

    ‘깜깜이 보안위’가 돼 버린 ‘인수위 스타일’

    2012년 12월 19일 치러진 18대 대선의 특징 중 하나는 ‘깜깜이 대선’이었다. 대선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결정되지 않아 국민이 대선 후보와 정책을 검증할 시간이 없다는 뜻에서 나왔다. 새누리당에는 연일 야권 후보를 공격할 수 있었던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 2013년 1월 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 이틀 만에 ‘깜깜이 보안위’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었다. 회의 장소와 일정 등 인수위와 관련된 모든 것이 비공개여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인수위’가 아닌 ‘보안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이른바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최측근 인사도 “(입은) 밥 먹을 때만 쓰려 한다”고 할 정도다. 대선 기간 동안 야당 후보를 혹독하게 몰아세웠던 검증과 국민의 알 권리 공세는 쏙 빠졌다. 오직 혼란과 혼선을 막기 위한 ‘철통 보안’만이 강조되고 있다. 한마디로 ‘던져주는 것만 먹어라, 과정을 빼고 결과만 알면 된다’는 일방적 주문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국민의 알 권리에 속한다. 인수위에서 무엇을 논의하고,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를 보도하는 것은 최종 결과를 보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의미다. 물론 국정 청사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급적 혼선과 혼란을 줄이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의 충정에는 수긍이 간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의 핵심인 국민과의 소통마저 차단되는 우려가 높다. 보안만을 강조하다가 결국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책이 생산될 경우 그 혼란에 따른 값비싼 대가는 고스란히 박 당선인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나를 무조건 따르라’는 ‘박정희식 정치 모델’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국민들의 시선도 느껴진다. 보안을 그렇게 강조했어도 결과는 신통치 않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밀봉 인사’ 퍼포먼스를 펼쳤다가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여론의 검증 없이 밀봉 속 리스트에 오른 위원들의 일부에게서 결국 도덕적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공식 ‘입’으로 통하는 대변인들은 연일 언론과 인수위원의 ‘입’을 틀어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인수위 전체회의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이 회의에서 직접 인수위 활동과 관련된 무거운 경계를 했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대변인) 공식 발표 외에 설익은 얘기, 아이디어 차원의 얘기가 보도되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 국민에게 혼란을 드릴 수 있다”면서 “모든 발표는 대변인을 통해 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변인의 발언은 한 술 더 뜬다. 윤 대변인은 지난 6일 인수위원 워크숍 관련 브리핑에서 “기삿거리는 없다. (워크숍) 기조 발제도 공개할 만한 영양가(알맹이)가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그의 입만을 바라보던 일부 기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영양가가 있는지 없는지도 대변인이 판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워크숍에 몇 명이 참석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부 기자가 왜 이리 숫자에 연연하느냐”며 면박을 줬다. 언론의 비판 기능을 무시한 철저한 비밀주의는 일시적인 안정을 가져오지만 그 결과는 참혹한 혼란으로 귀결되곤 했다. 최근 인수위의 비밀주의는 여러모로 곰곰이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朴당선인 국정운영 비전 담긴 인사를 기대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와는 별도로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위한 조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중 대변인을 비롯해 인수위 일부 인사들이 막말과 비리 전력 등으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만큼 총리와 내각의 인선은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인물을 뽑아야 할 것이다. 지난주 이명박 대통령이 박 당선인과 교감을 갖고 지명한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장 민주통합당이 극단적인 보수 성향 등을 문제 삼아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인선은 더욱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박 당선인의 첫 내각 인사는 무엇보다 국민대통합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아울러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과 철학, 가치를 담아 낼 수 있는 인사가 중용돼야 한다. 총리와 장관 후보자의 인선이 뒤탈을 낳지 않으려면 최소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도덕적 자질을 갖춘 인물을 택해야 할 것이다. 인사권자인 박 당선인이 자신의 철학이나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등용하는 것은 책임정치 구현이란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인사들일수록 혹독한 국민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만 국정 운영의 동력도 배가될 것이다. 만에 하나 선거과정에서 신세를 진 이들에게 논공행상에 따라 공직을 전리품처럼 나눠 준다면 지난 시절 ‘코드 인사’나 ‘고소영 내각’으로 인한 실망보다 더 큰 좌절을 안겨줄 것이다. 박 당선인이 ‘시대교체’를 내세운 만큼 새 정치에 대한 희망은 어느 때보다도 크다. ‘인사가 만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특히 정권 초기 한번 잘못된 인사로 치러야 하는 사회갈등 비용이 실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박 당선인이 국정원장과 검찰총장·국세청장 등 ‘빅3’에 대구·경북,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를 배제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특정한 지역이나 계파를 배제한다고 곧바로 대탕평인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헌재소장의 상징성과는 차원이 다를지 모르지만 이들 국가권력기관장 역시 ‘국민통합형’ 인물이 발탁돼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인사를 통해 지역과 이념, 세대로 갈라진 우리 사회를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통합의 메시지를 구체화하는 것이 긴요하다. 선거기간 내내 제시했던 박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대한 청사진이 한낱 ‘말잔치’로 그쳐서는 안 된다. 박 당선인의 국정철학이 인사를 통해 행정부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될 것임을 국민이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예외 없이 인사에 대탕평원칙을 적용하는 것 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 ‘목돈 안드는 전세’ 혹평… “朴 ‘약속’ 얽매이지 말고 옥석 가려라”

    ‘목돈 안드는 전세’ 혹평… “朴 ‘약속’ 얽매이지 말고 옥석 가려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본격 출범함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공약 이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약속’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꼭 실천해야 할 공약과 재고해야 할 공약을 가려내라고 주문했다. 이들이 꼽은 최우선순위 실천공약은 ‘18조원 국민행복기금’으로 상징되는 가계빚 대처다. 재고해야 할 공약으로는 ‘목돈 안 드는 전세’ 등으로 대표되는 부동산 대책을 꼽았다. ‘목돈’은 전문가 집단의 부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이미 4000억원의 예산을 따놓은 데다 ‘공약 설계자’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가 인수위원(경제2분과)으로 가세해 향방이 주목된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6일 “국민행복기금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행해야 한다”면서 “상환능력에 비해 가계빚이 너무 많은 것이 문제인데, 일단 (부채 규모를) 줄이지 않으면 경제나 금융 시장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빚은 자영업자 부채를 포함해 1100조원에 이른다. 박 당선인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해 대출 연체자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1인당 1000만원까지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10%대 저금리 장기대출로 바꿔주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국민행복기금의 세부 사용처 가운데 채무자의 빚을 최대 70%까지 탕감해주겠다고 한 약속은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탕감을 해주겠다는데 빚을 갚으려 할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저금리 장기대출로의 전환은 당장 시행해야 하지만 채무 탕감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본 뒤 이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빚을 탕감해주기보다는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는(고이자) 대출군을 저이자군으로 바꿔주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의 사전 구조조정을 정책적으로 선도해 1, 2금융권의 만기를 10년 장기로 바꿔줘야 한다”면서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전후의 원리금 합계가 현재가치와 동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대상자에 한해서는 원리금을 일부 탕감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는 정책 보완을 통해 해결해 나가면 된다”고 전제한 뒤 “가계부채를 이대로 놔두면 환부가 곪아서 미국식 금융위기가 생긴다”며 당장 손 쓸 것을 주문했다. “담보만 믿고 마구잡이로 대출을 해준 은행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성태윤)거나 “금융기관의 방만한 대출 관행에 대해 금융 당국이 강력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박창균)는 등 금융회사의 ‘고통 분담’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부동산 대책을 다시 생각하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주택시장 침체를 극복할 근본적인 해법이 없는 데다 실현 가능성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혹평이 집중된 공약은 ‘목돈 안 드는 전세’였다. 이 제도는 집주인이 자기 주택을 담보로 전세자금을 대출받고, 그 대출금의 이자는 세입자가 갚는 방식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연합 부동산감시팀 간사는 “집주인은 세입자가 이자를 갚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신용을 걸어야 하고, 세입자는 월세와 다름 없어 모두에게 마이너스인 제도”라고 비판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택지분 매각 제도나 철도부지 활용 임대주택 조성 등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특히 공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철도부지 활용방안은 자칫 오히려 공공부문 부채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산 분리 강화, 신규 순환출자 제한 등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오 교수는 “금산분리를 강화하면 가뜩이나 낙후된 금융산업 발전을 제약할 것”이라며 재고를 주문한 반면,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대기업 횡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민주 “이동흡, 국민 기본권 무시한 판결로 유명”

    민주통합당은 4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지명과 관련,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민주당 당직자들은 이날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청와대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당내 일각에서는 “도덕적 하자가 아닌 이념적 잣대, 지역 편중을 들어 공격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니냐”는 수위조절론도 나왔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지명했다고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전형적인 TK(대구·경북)인사다. 즉시 철회하고 대한민국 헌법수호를 위한 적정한 인사를 다시 지명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관으로서 근무할 때 국민의 기본권을 무시하는 판결을 내린 사람으로 유명하다. 통합형 인사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재판관 9명 중 영남인사가 무려 5명으로 절반을 넘게 된다”고 주장하며 대 탕평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공세 수위와 방향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한 인사는 “과한 공세를 가하면 대선 때 등을 돌렸던 중도층에게 발목잡기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적정수위 견제와 비판을 하지 않으면 여론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춘규 기자 tae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박근혜 인사, 전리품이 안되려면/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박근혜 인사, 전리품이 안되려면/오일만 정치부 차장

    지금 국민들의 눈은 온통 ‘박근혜 인사’에 쏠려 있다. 박근혜 시대를 여는 첫 단추이자 국정 운영의 초석이란 의미다. 적어도 1987년 체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인사의 덫’에 걸려 허우적거렸던 기억이 새롭다. 김영삼 대통령 당시는 PK(부산·경남) 인사, 김대중 대통령은 호남 인사,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친노(親) 인사가 늘 논란의 핵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사를 대선 승리의 전리품으로 인식하는 발상 때문이다.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업무 능력이 떨어지고 도덕성에 흠집이 나 있는 인물들이 요직을 선점했다. 마치 조선시대 정치적 격변기마다 등장했던 일등공신 책봉식을 보는 느낌이다. 물론 역대 정권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던 ‘코드인사’를 마냥 죄악시할 필요는 없다. 공유하는 가치와 정서가 같은 사람끼리 일을 해야 추진력과 업무 효율성도 높아지고 공동책임이라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코드 인사는 대체로 실패작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분법적 진영논리에 익숙한 우리 정치문화는 상대방 진영을 적으로 돌리고 ‘우리가 남이가’로 통하는 일종의 폐쇄적 조폭식 문화로 전락하곤 했다. 코드 인사의 장점은 사라지고 최악의 ‘동종교배 문화’로 귀결됐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당시 학연과 지연으로 똘똘 뭉친 재경원 모피아들이 한국 경제를 어떻게 결딴냈는지 우리는 똑똑하게 기억한다. 대통령을 둘러싼 예스맨들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자신들에게 불리한 사실은 왜곡까지 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IMF 사태 직전에야 우리 경제의 실상을 파악한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이명박(MB) 대통령은 집권 내내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권) 인사’라는 멍에를 짊어졌다. 역대 대선에서 최대 표 차이(531만표)로 이긴 여세를 몰아 집권세력들이 마치 점령군처럼 특정 지역과 코드인사로 농단한 사례다. 첫 조각 당시 청문회에서 3명의 장관 내정자가 낙마할 정도로 국민들의 불신이 컸다. 이런 맥락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펼칠 탕평인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지만 탕평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역사를 돌아봐도 탕평책에 성공한 집권자들의 특징은 유능한 인사를 중용했다는 점이다. 구색 맞추기용 탕평책이 아니라 인선 이후까지 내다본 혜안 때문이다. 특히 조선조 정조의 탕평을 ‘준론탕평’(峻論蕩平)이라 부르는데 핵심은 능력 있는 인사의 발탁이다. 사대부들의 강력한 반대를 누르고 박제가, 유득공, 이덕무 등의 서얼을 등용했고 하급 관리들 가운데도 유능하면 과감하게 승진시켰다. 탕평책의 백미는 단연 당 태종이다. 그는 목숨을 걸고 싸웠던 반대파도 등용했다. 물론 능력 때문이다. 이세민(태종)은 당시 황태자인 형 건성을 죽이고 등극하는데, 건성의 최측근 위징(魏徵)을 전격 발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위징은 예스맨이 되는 대신 사사건건 태종의 비위를 건드리는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위징에 대해 태종 역시 인간인지라 “조회 때마다 나를 욕보이는 위징이란 촌놈을 죽여 버려야겠다”고 노발대발했다는 기록도 있지만 위징이 죽을 때까지 중용했다. 중국 역사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정관의 치’는 이런 태종과 위징이란 콤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oilman@seoul.co.kr
  • “종교가 건강해야 사회와의 소통역할 당당해져”

    “종교가 건강해야 사회와의 소통역할 당당해져”

    “종교계가 사회 소통을 위해 노력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사회 소통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이들을 종교계가 먼저 존중하고 기려야 하는데 거꾸로 종교계가 상을 받아 송구합니다.” 지난 연말 특임장관실이 제정한 제1회 대한민국 소통대상 특별부문상을 수상한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 실무총책인 변진흥(63) 사무총장. 3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변 총장은 “종교계가 할 일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며 종교계의 연합활동을 거듭 강조했다. KCRP는 1986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 3차 총회를 계기로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유교, 천도교 등 6대 종단이 창립한 종교 연합단체. 2001년 민족종교협의회가 추가로 가입해 현재는 모두 7대 종단이 국제 세미나와 평화캠프, 예비성직자 프로그램을 통해 종교 간 대화와 이해, 소통의 문화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유엔이 정한 ‘종교화합주간’을 기념해 광화문광장에서 7대 종단 5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이웃종교 화합주간’행사에 이어 전국 순회 종교인평화대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변 총장은 지난 1996∼2008년 제2대 사무총장을 맡은 데 이어 2011년 11월부터 제6대 총장으로 활약 중이다. “예전에 비해 종교계가 해야 할 역할이 훨씬 많아졌다”는 그는 특히 새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에 종교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종교 대화없이 종교 평화가 없고, 종교 평화 없는 세계 평화란 기대할 수 없다는 한스 큉의 말을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종교 간 평화는 사회평화에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갈수록 지역·세대 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갈등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종교 자체가 문제를 갖고 있다면 종교의 가치를 잃어버린 꼴이라는 변 총장은 그래서 “종교가 먼저 건강해야 사회와 종교의 소통 역할을 당당하게 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진 모습을 지키고 보여주려면 경제적인 힘뿐만 아니라 도덕적인 힘이 필요한데 그 도덕적인 역할을 종교가 맡는 게 당연하지요.”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많은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종교 천국’으로 통한다. 그러나 변 총장은 조금 생각이 다르다. “우리 사회에서 종교 간 갈등은 이미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고 봅니다. 종교가 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역할은커녕, 오히려 사회적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처럼 비쳐질 때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지요.” 그래서 새해엔 ‘종교화합 지원법’ 제정에 공을 들이기로 했단다. 그 법은 특정 종교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공동번영을 위한 상생의 노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종교화합 지원법 제정은 정부 관심 여부에 달려 있는 만큼 정부와 종교계의 상시적인 소통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는 남북 종교계의 교류 재개도 큰 관심거리이다. 북한의 장충성당과 봉수교회가 건립 25주년을 맞는 데다 조선천주교인협회 창립 25주년인 만큼 기독교계가 이런저런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한국 종교계는 지난 2003년 KCRP와 북 측 조선종교인협의회 공동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렸던 ‘3·1 민족대회’ 10주년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당시 서울에 온 북 측 대표 105명 중 절반이 종교계 인사들이었고 이들은 명동성당과 소망교회, 봉은사, 천도교 수운회관을 찾아 공동 종교행사를 가져 사실상 남북 종교 교류의 시초로 여겨진다. 지난해 12월 개성에서 북 측 종교인들과 실무접촉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미묘한 시점’이란 이유로 난색을 표명해 무산됐다. “공교롭게도 3·1민족대회가 열린 시점과 지금은 정권 이양기라는 공통점을 가져요. 그래서 더욱 기대가 큽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복지예산 100조 시대가 지속 가능하려면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복지예산은 당초 정부 제출 예산안에는 97조 1000억원 규모였으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102조 81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복지비 비중도 작년 28.5%였으나 올해는 전체 예산 342조원 가운데 30.1%를 차지해 30%대를 넘어섰다. 양극화를 해소하려는 의지와 복지에 대한 사회 인식이 그만큼 무르익었다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물론 복지 예산이 늘었지만 그 혜택에서 벗어난 계층도 있을 수 있고, 경제규모에 비해 복지비 비중이 적다는 지적도 나올 법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이 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절반 수준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복지 예산을 무작정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경쟁력 없는 대학에도 2조 7500억원의 반값 등록금을 쏟아부을 게 아니라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정부의 반값 등록금 지원을 바라보면서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어찌할 건가. 만 0~5세 유아를 대상으로 보육시설에 보육비를 지원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논란의 소지를 여전히 안고 있다. 아무리 복지 예산을 늘려도 빈곤층이나 소외계층에 그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복지예산 증액과 함께 복지비 전달 체계를 촘촘히 짜는 작업도 병행해야 할 과제다.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에 균형재정과 재원 확보 방안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복지예산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재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증세 없는 복지 증대는 재정적자로 이어지고 균형재정 원칙은 한번 깨지면 복원이 어렵다. 나랏빚이 쌓이자 전문직인 약사마저 먹고살려고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유럽 국가의 사례를 목도하지 않았나. 복지 재원 충당을 위해 과세 대상을 넓히거나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간접 증세’ 방식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그칠 공산이 높다. 소득세·법인세 인상은 엄청난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은 부자 증세를 주장하고, 여당은 불황기에 증세는 기업활동 위축과 일자리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들어 부정적이다. 부가가치세 인상은 저소득층에 부담을 주는 게 문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수반되는 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은 국민대타협위원회 같은 기구를 설치해 증세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모양이다.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이 빚어낸 100조원 복지시대가 지속 가능할지도 따져봐야 한다. 복지비는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게 거의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복지 확대가 곧 국민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현실을 어느 선에서 수용할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 절차를 서둘러야 할 때다.
  • 눈에 띄는 ‘고연봉’ 눈 감아주는 ‘책임’… 대통령 눈 딱감고 ‘보은’

    눈에 띄는 ‘고연봉’ 눈 감아주는 ‘책임’… 대통령 눈 딱감고 ‘보은’

    공공기관 감사에 유독 ‘낙하산’이 범람하는 이유는 권한은 막강하면서도 책임은 적게 지기 때문이다. 조직 내 ‘2인자’인 만큼 연봉도 높다. 그러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해도 ‘나눠먹기’나 ‘보은’ 성격의 자리 배분이 곧잘 이뤄진다. 감사 본연의 기능인 견제와 감시 기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권 교체기 때마다 매번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쉽사리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낙하산 근절’ 발언에도 회의적 반응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와 관가 등에 따르면 한국석유관리원,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 감사의 임기가 막 끝났거나 곧 끝나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막차’를 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유정권 한국감정원 감사 등 청와대 출신들이 현 정부 말년인 지난해 12월 자리를 옮겨 이 같은 걱정을 부추긴다. 공공기관 감사가 낙하산 자리로 ‘상종가’인 까닭은 기관장보다 업무 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 세간의 주목도 덜 받기 때문이다. 책임은 무겁지 않지만 권한은 강하다. 감사가 하는 일이 기관장을 견제하고 기관업무 전반을 감시하는 것이라 누구도 쉽게 간섭하지 못한다. 보수도 기관장 못지않게 높다. 최근 바뀐 9개 공공기관의 감사 연봉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1억 349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한국감정원이 1억 2321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1억 2162만원), 국립공원관리공단(1억 1710만원), 대한지적공사(1억 850만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1억 98만원) 등 순으로 많았다. 낙하산 감사에 비판이 집중되는 것은 상당수가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현국 전 대통령실 정보분석비서관은 군 출신인데도 KOTRA 감사가 됐다. 박병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는 주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구촌빈곤퇴치 시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해 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감사들에게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 상임감사의 경우 2008년부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상임감사의 업무추진 실적이 추가됐고, 매년 직무수행자격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평가 결과는 상임감사의 성과급 지급과 인사 참고 자료로 활용될 뿐이다. 비상임감사는 평가에서 제외된다. ‘숨겨진 신의 보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역대 정권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법이나 제도가 미비해 낙하산 감사가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청와대의 선택’이 선임을 좌우하기 때문에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하다.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사는 해당 공공기관이 공모를 거쳐 3배수를 추천하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검토를 거쳐 2배수를 추천한다. 이후 재정부 장관이 임명하거나 장관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제도상 3차례의 절차를 거치게 돼 있지만 결국 선택은 대통령의 몫인 셈이다. 정치권이나 다른 부처 공무원 출신 감사가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외부 인사가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내부의 굳어진 관행을 고치면 투명성과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라면서 “역량이 철저히 검증된 사람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검증 없이 보은 인사로 일단 자리에 앉힐 경우 국민 세금만 낭비하기 때문에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가계부채에 재정투입 이르다”

    “가계부채에 재정투입 이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 공약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해 하우스푸어를 구제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다시 강조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31일 출입기자단 송년 다과회에서 “그간 입장을 고수했듯 가계부채와 관련한 재정투입은 아직 시기가 이르다”면서 “되도록 국가 재정이 들어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한 기본적 인식은 채권·채무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며 “이것이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시스템을 지키고 도덕적 해이를 막아 국민 경제의 형평성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채무자(대출자)와 채권자(금융회사)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고 해결에 대한 의지를 갖췄을 때 가계부채가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집값이 내려갔다고 정부가 자금을 투입해 구제한 선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거론했다. 정부의 섣부른 개입은 빚을 갚지 않아도 누군가 해결해 주리라는 그릇된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박 당선인의 공약과 정면으로 대치된다. 박 당선인은 가계부채와 관련, 취약계층의 원리금 감면 등에 쓰일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 조성과 하우스푸어 주택 지분을 공공기관이 받아주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민간 부문의 부채를 정부가 부담하는 공공 부문으로 돌리겠다는 셈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전문가 100인에게 물어본 새해 경제] “하우스푸어 공적자금 투입 이르다” 51%

    경제 전문가들의 절반가량은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의 부채 해결을 위한 정부 재원 투입에 대해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응답자의 37%는 정부 재원 투입에 대해 반대했다. 재정 투입에 대한 찬성은 12%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하우스푸어들이 집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팔아 빚을 갚고, 그 지분만큼 임대료를 내고 계속 살 수 있는 보유주택 지분매각제도를 공약한 바 있다. 정부 재원 투입에 부정적인 경제전문가들의 해결 방식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거나 반대한 가장 큰 이유로 응답자들은 개인의 투자 실패 문제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나 형평성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차입에 의한 투기적 자산 형성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정부 재정이 그렇게 해 줄 만한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경배 금융투자협회 이사는 “재정 투입은 자제하되 민간에서 해결되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우스푸어가 정부가 나서서까지 도움을 줄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집 있는 하우스푸어보다 무주택자 부채 문제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을 냈다. 오석태 SC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우스푸어는 사회복지 정책의 대상이 되는 일반적 빈곤층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정부 재원 투입에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국내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들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수석자문위원은 “하우스푸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개입 자체가 시장에 주는 심리 안정 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低성장… 금리 더 내려야” 64%

    “低성장… 금리 더 내려야” 64%

    “집값은 더 떨어지고 성장률은 여전히 2%에 머물 것인 만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내려야 한다.” 서울신문이 31일 신년을 맞아 금융권 수장과 기업, 재계 단체 주요 관계자, 경제연구소 관계자, 경제·경영학 교수 등 국내 경제전문가 100명에게 물어본 결과 이들이 바라본 올해 경제 전망이다. 전문가의 절반 이상은 복지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3명이 2%대 이하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기획재정부·한국개발연구원(3.0%)이나 한국은행(3.2%) 등보다도 비관적이다. 특히 이 중 20명은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2.1%)와 비슷한 2% 초반대에 그칠 것으로 우려했다. 부동산 경기는 올해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절반에 가까운 46명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응답도 36명이다. ‘회복될 것’이라는 전문가는 15명에 불과했다. 반면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찬성(44명)과 반대(37명) 목소리가 엇갈렸다.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54명이다. ‘필요없다’는 11명이고 나머지 35명은 비과세·감면 축소로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는 인하(64명) 주장이 인상(8명)이나 동결(12명)을 크게 앞질렀다. “상반기 한두 차례 인하를 포함해 현재 2.75%에서 2.0%까지 낮출 수 있다”(강만수 KDB금융그룹 회장,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강태영 포스코경영연구소장 등)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L자형’ 장기 침체에 대한 적극적 대응 요구가 높은 셈이다. 새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경제정책(복수 응답)으로는 가계부채 연착륙(72명)과 일자리 창출(64명)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경제 위협요인(복수응답)으로 가계부채(74명), 유럽 재정위기(47명), 일자리 부족(38명) 등이 거론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우스푸어’(빚을 내 집을 샀다가 원리금 상환에 허덕이는 계층)에 대한 정부 재원 투입에 대해서는 절반가량이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재정 투입 자체에 반대(37명)하는 의견도 상당했다. “(하우스푸어와) 집 없는 서민과의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는 것이다. 경제부총리 부활에 대해서는 찬성(68명)이 반대(15명)보다 훨씬 많았다. 현 정부 이전처럼 재정부 장관이 지금보다 많은 권한을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효과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경제부총리 후보로는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가장 많은 추천(10명)을 받았다. “당선자의 경제정책 근간을 만든 사람이 책임을 지고 실행해야 한다”(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는 것이 이유였다. 금융감독 기능 개편에 대해서는 ‘정책과 감독을 분리해야 한다’(59명)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경제·산업부 종합
  • 하우스 푸어에도 워크아웃제 도입

    금융감독원이 다중채무자 하우스푸어(무리한 주택담보대출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주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실 기업들에 적용했던 워크아웃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개월 이상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상황에 처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권 금융기관끼리 협의체를 만들거나 협약을 체결해 공동 워크아웃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30일 “여러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은 하우스푸어는 채권은행 간 공동대응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하우스푸어에 워크아웃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우리은행이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내놓은 ‘트러스트앤드리스백’(신탁후임대)을 보완한 조치다. 우리은행은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집을 신탁회사에 맡기면 연 15∼17% 수준인 연체이자와 원금 대신 일반적 주택담보대출의 최저 금리 수준인 4.15%의 임대료만 내고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시행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신청자가 3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하우스푸어 대책은 다른 은행에도 빚이 있는 다중채무자에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다중채무자의 채권금융기관들이 복잡한 권리관계를 조율할 수 있도록 협의체 구성을 유도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이 방안을 정부, 은행과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꾸려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한국금융연구원은 하우스푸어 문제를 채무자와 금융회사가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하우스푸어 지원에 있어서의 네 가지 원칙’ 보고서에서 “하우스푸어에 대한 지원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와 채무자 간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대출계약은 금융회사가 채무자와 협의해 상환방식을 재조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연구위원은 “공적 지원에 앞서 금융사가 기존 대출을 장기·고정금리·원리금분할상환 대출 등으로 전환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필리핀, 13년 논란 ‘콘돔법안’ 승인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콘돔 등 피임기구 무료 배포와 가족계획 등을 골자로 하는 일명 ‘콘돔 법안’(출산보건법)을 승인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국교인 가톨릭의 반대로 13년 동안 의회에 계류돼 있던 필리핀 사회의 오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아비가일 발테 대통령궁 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출산보건법 가결로) 그동안 분열됐던 역사의 장이 막을 내리고 협력과 화해의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이어 “아키노 대통령이 상·하원이 법안을 가결한 지 4일 만인 지난 21일 서명했으며,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뒤늦게 공표한다.”고 덧붙였다. 법안 통과 소식이 알려지자 필리핀의 인권 단체들은 “여성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반면 가톨릭과 보수주의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 교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도덕성 위기와 풍기문란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필리핀 주교회의 전 의장인 오스카 크루즈 대주교는 “이 법안은 ‘출산보건’이 아닌 사실상 ‘인구조절’ 정책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사기”라고 주장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도덕과 양심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면 그 어떤 지성적·종교적 양심마저도 바로 설 자리를 잃은 채 그대로 주저앉고 말 터이다. 정직과 정의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라!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양심이라면 이건 곧 인간성 상실에 처한 셈이다.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정직과 정의를 빼앗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기의식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는 증세다. 이런 황폐한 토양 위에 점점 더 뿌리를 뻗치는 건 사회적 불신과 갈등뿐이다. 비겁한 경제논리에 짓밟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이런 음습함 속에선 악순환적인 병폐들만 사회 곳곳에 숨어들 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깊이 뿌리내린 이기심과 증오, 폭력과 살인, 심지어 패륜적 범죄까지…. 이런 흉악함 앞에서 어떤 죄책감이나 거리낌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쑥불쑥 공포를 느끼곤 한다. 물론 우리들 먹고사는 방식들, 그 자체가 늘 위험하고 각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각축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살이, 그 행태를 듣고 바라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불안이 재앙의 수준으로까지 비쳐지는 까닭이다. 그 어둠의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깊은 중병의 신음처럼 들려오니 말이다. 사실 우린 서로가 한 사슬에 묶인 공동운명체일 테다. 함께 마음 졸이고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한배를 탄 식구들인 셈이다. 서로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할 존재들이다. 풍랑이 거세면 거셀수록 더 단단히 붙잡고 서로 의지해야만 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연 줄로 이어져 있다. 높고 짙게 둘린 장벽,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책임과 손해도 고스란히 우리 스스로의 몫이라는 걸 이참에 반드시 깨달아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모순적 갈등의 올바른 치유책이 절실한 오늘이다. 그 증상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서로가 층층 겹겹이 쌓인 고질병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참이다. 하루속히 정직과 정의, 상식의 가치를 올바르게 세우는 일이 급선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반칙과 부정, 속임수를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내는 일이 성장의 가치보다도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한 우리 사회를 갈망하는 진심 어린 양심들이 더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자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더 먼저 챙길 줄 아는 그런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쁨보다는 이웃의 아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이는 그런 착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린 숨차게 달려 왔다. 지금쯤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이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등 그 어떤 현안을 앞세우며 최우선이라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수레바퀴 어느 한 축도 멈출 수 없는 동반성장이 미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젠 한 걸음 더뎌질지라도 순리를 되찾을 때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 하늘은 진실만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 ‘옷 로비’ 임혜경 부산교육감 檢 “대가성 없어… 기소유예”

    사립 유치원 원장들로부터 고가의 옷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검찰수사를 받은 임혜경 부산시교육감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신호철)는 28일 사립 유치원 원장들로부터 180만원 상당의 옷을 받아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되지만 직접적인 청탁이나 구체적인 대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 기소유예 처분했다. 부산지검은 이에 앞서 지난 27일 이 문제와 관련해 각계 인사 15명으로 구성한 검찰 시민위원회를 열었고 압도적인 다수 시민위원이 ‘기소 부적정’ 의견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대가성에 대한 고민으로 시간이 오래 걸렸고 검찰 시민위원회도 이례적으로 2개 팀으로 구성해 의견을 청취했으며 직접적인 청탁이 없는 데다가 해당 유치원이 편의를 직접 받지는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교조 부산지부는 “임 교육감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뇌물죄가 인정된 만큼 도덕·정치적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면서 임 교육감이 사퇴할 때까지 1인 시위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노정연씨 “사회적 물의 죄송… 고통스럽다” 눈물

    노정연씨 “사회적 물의 죄송… 고통스럽다” 눈물

    26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씨에 대한 외화 밀반출 혐의 첫 공판에서 정연씨의 남편이 변호인으로 나서 재판부에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동식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연씨와 변호인 측은 미국 아파트 계약 체결 및 중도금 명목의 13억원 지급 사실, 어머니 권양숙 여사로부터 돈을 전달받은 사실 등을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 소유 의사와 아파트 매도인 경연희(여·43)씨와의 공모 관계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변호인으로 나선 정연씨의 남편 곽상언 변호사는 “피고인은 송금할 때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평범한 주부”라면서 “어머니의 부탁을 받고 체결한 계약이며 당시 경씨의 독촉에 돈을 전달했을 뿐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 공직자의 가족으로서 죄가 있다면 마땅히 처벌받아야 하지만 그동안 형벌보다 잔인한 도덕적 비난을 받아왔고 아버지를 잃은 뒤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흐느끼며 말했다. 정연씨도 최후 진술에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매우 죄송하다. 몹시 고통스럽다.”며 울먹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공기업 낙하산 인사 근절 빈말 아니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그제 “공기업·공공기관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면서 “이는 국민과 다음 정부에 큰 부담이 되는 것으로,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 공신이라 해서 전문성도 없이 공기업에 들어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차기 정부에서는 이런 인사를 지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사실,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는 것도 상당 부분 정치적 인사에 기인할 것이다. 5년마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들이 하나같이 공기업 인사의 공정성과 개혁을 약속했지만 모두 공염불로 끝났다. 집권하면 공기업 인사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마음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현 정부만 해도 집권 초부터 ‘공기업 선진화’를 내세우며 어느 정권보다 강력하게 인사 등에서 개혁을 추진할 것처럼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정권 초기에는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듯하더니 임기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염치고 뭐고 다 팽개치고 낙하산 인사를 눈가리고 아웅 식으로 단행했다. 특히 최근에 대선을 틈타 공기업 감사 등 임원으로 간 정치권 인사와 청와대 비서관들이 어디 한둘인가. 공기업 최고경영자도 말로만 공모였지 실상은 낙하산이었다는 것을 세 살짜리 어린아이도 안다. 그러니 이젠 아무리 낙하산 인사를 안 한다고 해도 그 진정성을 누가 믿겠나. 하지만 언제까지 이런 악습을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기업 임원 자리는 집권 세력의 전리품이 아니다. 정치인이든 선거 공신이든, 전문성과 능력이 검증돼 공기업 내·외부에서 공감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요는, 전문성도 없으면서 단지 보은이나 시혜로 자리를 주기 위한 인사라면 곤란하다. 공기업의 도덕적 해이와 악폐는 바로 여기서 싹트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에서 산하 공기업에 보내는 퇴직 공무원도 엄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박 당선인의 ‘낙하산 근절’ 발언이 빈말이 아니길 바라며, 차기 정부만은 낙하산 관행을 반드시 끊어내길 기대한다. 국민의 입에서 ‘낙하산’이라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하는 게 진정한 공기업 개혁이다.
  • [뉴스&분석] 朴, 재벌 총수에 “정리해고 자제해야”

    [뉴스&분석] 朴, 재벌 총수에 “정리해고 자제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경제주체인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재계 총수들을 차례로 만나 ‘박근혜표 경제민주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은 ‘기대감’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재계는 ‘당혹감’을 느꼈을 듯하다. 발언 수위와 분위기도 사뭇 달라 재계의 긴장감은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동안 ‘기존 순환출자 해소’ 문제를 놓고 박 당선인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날 행보와 대화 내용을 볼 때 강도 높은 ‘박근혜식 재벌 개혁’이 진행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올 만도 하다. 박 당선인은 이날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재계 총수들을 순차적으로 만났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전경련 회장단만을 만난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당시 이 당선인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부를 만들겠다. 애로가 있으면 직접 전화하라.”며 친(親)대기업적 마인드를 드러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을 만나고,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는 순서를 살펴보면 박 당선인의 경제에 대한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만남의 순서에 의미를 부여했다. 발언 수위도 달랐다. 박 당선인은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뒤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중소기업을 경제의 조연이 아닌 당당한 주연으로 만들겠다.”며 ‘중소기업 대통령’을 약속했다. 특히 “세계적인 경제 침체를 맞아 경제를 살리는 일이야말로 다음 정부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큰 책무이고 그 중심에 ‘9988’(전체 기업 중 중소기업 수가 99%이고 전체 근로자 중 중소기업 종사자가 88%라는 의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박 당선인은 재계 총수와의 만남에서 정리해고와 과도한 부동산 매입, 골목상권 침범 등 기존 관행에 변화를 줄 것을 촉구했다. 재벌 2, 3세의 부도덕한 행동도 꼬집었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기 때문에 국민 기업의 성격이 크다.”고 밝혔다. 또 “대기업은 글로벌 해외기업을 상대로 경쟁해야지, 중소기업 골목상인의 영역을 뺏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당시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 후보에게 재계 총수들을 만나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재계의 못된 행동을 질타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그로부터 한 달 뒤 경제5단체장을 만나 재계를 감싸 안았고, 이번엔 당선인 신분으로 김 전 위원장의 ‘질타 주문’을 따랐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아너 소사이어티/함혜리 논설위원

    가진 자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존경받는 부자의 조건 중 첫째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나 버크셔 해서웨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워런 버핏 등 많은 고액 자산가와 고소득자들이 부를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개인기부가 활성화된 것은 사회복지단체들이 운영하는 고액기부자클럽의 역할이 매우 컸다. 미국의 공동모금회인 유나이티드웨이아메리카에서 만든 토크빌 소사이어티(Tocqueville Society)가 대표적이다. 1877년 미국덴버자선조직협회에서 시작된 미국공동모금회는 영향력 있는 사회지도층 인사의 리더십을 활용해 고액기부를 유도한다는 목적으로 1984년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창립했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에서 미국인들의 공익을 위한 헌신과 다원주의를 높이 평가한 프랑스의 정치철학자이자 역사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이름에서 따왔다. 프리스트재단의 토머스 프리스트 회장을 중심으로 20명의 자발적 기부자들로 시작된 토크빌 소사이어티에는 현재 매년 1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2만 7000여명의 미국인이 참여하고 있다. 기부와 리더십을 통해 지역사회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벤치마킹해 2007년 12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모임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를 출범시켰다. 개인들의 고액 기부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사회적으로 개인기부의 흐름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반성이 계기가 됐다. 2008년 5월 남한봉 유닉스코리아 회장이 처음 가입한 이후 가입회원은 매년 늘고 있다. 2008년 6명, 2009년 11명, 2010년 31명, 2011년 54명. 2012년엔 배우 수애가 엊그제 아너 소사이어티의 200번째 회원이 되면서 98명이 가입했다. 회원의 직업으로는 기업가가 113명으로 가장 많지만 의료인, 변호사, 회계사, 자영업자, 사회단체 임원, 특수직 종사자, 공무원, 방송인, 연예인, 스포츠인, 농부 등 다양하다. 가족이 가입한 사례도 있다. 통계청의 2011년 사회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사회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 기부 증대(54.8%)가 꼽혔다. 아직 35%에 불과한 개인기부 비율을 끌어올리는 데 아너 소사이어티가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신한국” “제2 건국” 등 개혁 주창했지만… 측근비리 등 용두사미 귀결

    역대 정부마다 취임 초기는 화려한 정치혁신 구호로 장식됐다. 그러나 개혁 의지는 번번이 대통령 측근 비리, 제도적 시스템 미비에 밀려 용두사미가 됐다. 1993년 군부 집권을 끝내고 취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 ‘신한국 창조’를 내세워 각종 개혁을 추진했다. 특권층의 부정부패 고리를 끊는 단초가 제공된 시기였다. ●취임 초기는 화려한 구호 장식 김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본인 재산을 공개한 직후 정치자금을 일절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윤리법 개정으로 1급 이상 공직자 재산이 처음 공개된 것도 이 해다. 12·12 군사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해체도 취임 첫해에 이뤄졌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는 집권 말기 아들 현철씨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인한 구속, IMF 환란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건국 50년 만에 첫 여야 정권교체를 이뤄 낸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를 표방하며 점진적인 정치개혁안을 폈다. 김 전 대통령 자신이 호남 비주류 출신으로 대통령 자리에 올라 보복성 정치개혁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IMF 직후였던 만큼 개혁의 보폭은 점진적이었다. 그는 취임 첫해인 1998년 8·15 경축사에서 ‘제2의 건국’을 주창하며 국민대화합에 기반을 둔 개혁에 주력했다. 각각 사형·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도 임기 초반 이뤄졌다. 새천년민주당에 대통령 후보 국민경선제를 도입해 젊고 개혁적인 정치 지도자를 배출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그러나 임기 말은 두 아들, 측근들이 연루된 최규선·이용호 게이트 등 각종 비리로 얼룩지며 도덕성에 타격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정치개혁은 가장 큰 화두였다. 기존 구태 정치의 틀을 벗고 권위주의를 청산해 새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게 노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 부패 없는 사회에 중점을 두고 4대 국정원리를 원칙과 신뢰, 공정과 투명, 대화와 타협, 분권과 자율로 내세웠다. 새천년민주당 신주류와 386세대, 진보학자 그룹, 운동권 출신을 청와대 비서실, 각부 장관에 발탁 인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인사 방식은 임기 내내 ‘코드인사’라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친형 등의 측근 비리 역시 고질적 병폐로 재현됐다. ●임기 말 개혁의지 퇴색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개혁은 취임 첫해부터 국회와 거리를 두는 ‘탈(脫)여의도 정치’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회를 정치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고 행정부 위주로 운영하는 바람에 의회정치가 약화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맥), 강부자(강남 땅부자) 등 회전문 인사, 친형 이상득 전 의원 구속, 내곡동 사저 특검 등 측근 비리도 여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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