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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여·야 3자회담] 사안마다 충돌… 90분간 불신의 벽만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국회 3자회담에서 결국 높은 불신의 벽만 확인했다. 두 사람은 1시간 30분 동안 대화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현 상황에 대한 현격한 인식 차를 보이며 설전을 벌였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과 국정원 개혁,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파문, 민생문제 등 크게 3가지 주제가 테이블에 올랐지만 사안마다 덜컹거렸다. 회담 시작부터 충돌했다. 박 대통령은 민생을 강조하면서 “여러 가지 오해가 있었던 부분은 서로 풀고 또 추석을 앞두고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잘 됐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일련의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이 있다” “민주주의의 근본을 허무는 헌정 유린행위” 등의 격한 용어를 사용하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국정원 개혁에 대해 김 대표는 국회에 국정원 개혁특위 설치를 제안하면서 “국정원의 대선개입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국정원 개혁은 확고하게 하겠다.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선(先) 국정원 자체 개혁 후(後) 국회 논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정국 경색을 불러온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대선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의원이 부산 서면 선거유세에서 회의록 내용을 언급한 부분을 지적하며 사전 유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이미 그전에 회의록 상당 부분이 사실 여하를 떠나 국회에서도 얘기되고 있었기 때문에 인용했을 뿐 무단으로 유출해 얘기한 것은 아니다”고 응수했다. 또 대통령 사과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관여한 게 아니라서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채 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에 대해서도 인식 차가 뚜렷했다. 김 대표는 채 총장 사태에 대해 “검찰 무력화 시도”라면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채 총장이 의혹을 밝히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 마당에 법무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한 것은 법적 근거를 갖고 진실을 밝히자는 차원에서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 총장의 의혹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언론을 통해 처음 접했다”고 했지만 김 대표는 “신문에 난 소문 정도를 보고 초유의 감찰을 하고 뒷조사를 할 수 있느냐”고 되받았다. 이어 김 대표가 “채 총장이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했는데 사퇴를 시키느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박 대통령은 “그래서 사표를 안 받는 것 아니냐. 진상조사가 끝날 때까지 사표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맞받아쳤다. 여야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렸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민생보다는 현재 수사 중인 국정원 관련 문제, 혼외 자식 논란으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채 총장 문제에 집착했다”면서 “회담을 망친 민주당은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 기대와 달리 불통으로 일관한 박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실상 회담 결렬에 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朴대통령 ‘국정원 의혹’ 대국민 사과 거부… 김한길 “많은 얘기 했지만 정답은 없었다”

    朴대통령 ‘국정원 의혹’ 대국민 사과 거부… 김한길 “많은 얘기 했지만 정답은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6일 국회 사랑재에서 ‘3자회담’을 열어 국정 현안을 논의했지만 아무런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정국 경색은 추석 연휴를 넘겨 장기화될 전망이다.특히 박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사과, 관련자 문책,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 등 민주당의 요구를 모두 거부하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국정 정상화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3자회담 후 의원총회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열어 “박 대통령의 현 정국에 대한 인식이 민심과 심각한 괴리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박 대통령을 강력 비난했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전하는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회담 결렬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정기국회 보이콧 주장도 제기됐다. 김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과 많은 얘기가 오갔지만 정답은 하나도 없었다”며 “아쉽게도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질 것 같다. 옷을 갈아입고 천막으로 돌아가겠다”며 장외투쟁 지속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민주당은 민생보다는 국정원 관련 문제, 혼외 자식 논란으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채동욱 검찰총장 문제에 집착했다. 회담을 망친 민주당은 국민에 사과해야 한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3자회담에서는 채 총장 사의 표명 파문, 국정원 개혁 등 민감한 현안들이 모두 테이블에 올랐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 및 복지공약 후퇴 반대 ▲감세정책 기조 전환 ▲국정원 관련 대통령 사과 ▲국정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민주주의 회복의지 ▲국내파트 폐지 등 국회 주도 국정원 개혁 담보 ▲채동욱 검찰총장 사찰 관련 책임자 해임 ▲대선 개입 재판 관여 시도 중단 등 7가지를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정원 개혁과 관련, 박 대통령은 “강도 높은 국정원 개혁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정원이 먼저 개혁안을 만든 다음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혀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에 사실상 반대했다.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 지시에 대해서는 “황교안 법무장관의 감찰 지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국정원 관련 사과 요구에 대해서도 “전 정권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 사과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법무부 감찰 강행’ 커지는 논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를 놓고 청와대 개입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법무부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면서 법무부 감찰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16일 “진상 규명 조치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고 ‘감찰을 취소한다’고 한 일이 없다”면서 “우선 관련자들의 인적 사항 등 기초 자료를 수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황 장관이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찰위원회 자문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찰규정 제3조 제3항에 따르면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감찰에 앞서 위원회의 자문을 얻게 돼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황 장관이 감찰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전 단계인 진상 규명을 지시한 것”이라면서 “진상 규명은 위원회의 자문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사자 모르게 이뤄져야 할 감찰을 미리 언론에 공개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해 “청와대의 요구로 위원회 개최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급하게 감찰을 지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보도에 의해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의 유전자 검사를 강제할 수 없는 점, 민사소송 등에 비해 진실 규명 시간이 더딘 점 등 법무부 감찰의 실효성을 두고도 비판이 일고 있다. 박주민 변호사는 “법무부 감찰은 유전자 검사를 강제할 수 없는 등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감찰 지시는 채 총장에 대한 사퇴 종용”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판사는 “감찰에서 진행할 수 있는 자금 내역, 통신 기록 확보 등은 결국 간접 증거에 해당한다”면서 “진실 규명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도덕성 논란으로 검찰만 들쑤셔 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채 총장이 스스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법정에서 혼외아들에 대한 진위가 규명되는 것이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총장에 대한 부당한 감찰 지시를 취소하고 책임을 물어 법무부장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감찰 지시는 ‘나가라’는 말의 다른 표현일 뿐”이라면서 “법무부의 해명이나 청와대가 진실 규명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채 총장은 자신에 대한 사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김광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검사를 전격 감찰토록 지시했다고 알려졌다. 채 총장이 자신의 감찰을 지시한 법무부와 배후설의 당사자인 청와대를 정면으로 겨냥하면서 사상 초유의 감찰전으로 비화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채 총장은 언론보도 2시간 만에 “예전부터 지금까지 감찰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데스크 시각] 출생의 비밀과 인권/이순녀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출생의 비밀과 인권/이순녀 문화부 차장

    초등학생 때 같은 반 친구 중에 당시로선 꽤 유명한 건설사 사장의 ‘세컨드’ 딸이 있었다. 그 친구가 자기 입으로 말하는 걸 직접 들은 기억은 없는데 희한하게 소문은 교내에 다 퍼져 있었다. 궁금했지만 대놓고 물어볼 순 없었다. 어딘가 그늘이 져 있던 친구의 표정 때문이었는지 어린 마음에도 본인이 얘기하기 전에 ‘출생의 비밀’을 물어봐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반이 갈린 뒤 만날 일이 없었고, 그래서 지금도 소문의 진실은 알지 못한다. 까맣게 잊고 있던 30여년 전 일이 떠오른 건 그 아이 때문이다. 아이의 얼굴을 봤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된 그 아이. 스마트폰 SNS로 전달된 사진을 보고 바로 삭제했다. 마음이 답답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그 아이의 얼굴을 봤을까. 그 아이가 채 총장의 아들이 맞는지 아닌지는 논외다. 행여 채 총장의 아들이 맞다고 해도 미성년자인 아이의 신상이 이렇게 까발려져 대중의 가십거리로 전락해선 안 되는 일이다. 그나마 지금 한국에 있지 않아 이 모든 혼란상을 직접적으로 겪지 않아도 된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 일부 언론이 지난 6일 1면 머리기사로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숨겼다”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뒤 열흘 넘게 대한민국이 들썩이고 있다. 공직자 도덕성 논란은 정치 보복성 검찰 흔들기 의혹으로 번졌고, 곧 이어 ‘채 총장 찍어내기’ 사전 각본설로 튀더니, 이젠 개인정보 불법 취득 및 사찰 논란 국면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법무장관의 유례 없는 감찰 지시에 채 총장이 자진 사퇴하고, 이에 검찰 내부와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청와대가 뒤늦게 사표 수리를 유보한 채 진상 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등 자고 나면 새로운 사건과 논란의 연속이다. 공직자의 사생활 보도와 국민의 알 권리에 관한 논란을 여기서 재론하고 싶지는 않다. 서구에선 대통령의 불륜 스캔들을 끝까지 파헤치는 나라도 있고, 대통령의 혼외 딸이 밝혀져도 ‘그게 뭐 대수냐’며 넘어가는 나라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보도 과정에서 불거진 인권침해 논란은 두고두고 곱씹어봐야 할 것 같다. 당사자가 혼외자 문제를 직접 제기하지 않은 상황에서 허락 없이 미성년자 자녀의 학적부를 들추어 보고, 학교 친구들까지 취재한 것은 아무리 국민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정당화되기 어렵다. 채 총장의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는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아들 채모(11)군이 채 총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지금도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썼다. ‘채 총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금 당사자 외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채모군에게 ‘출생의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은 본인의 의사에 반해 함부로 폭로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임씨와 아들의 혈액형 등 영장이 필요한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해 채 총장을 압박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공직자 도덕성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인권침해와 개인정보 불법 취득쯤은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나라. 혹여 이번 사건이 대한민국 역주행의 불안한 암시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coral@seoul.co.kr
  • [지방시대] 중국인 제주도 투자의 양면성/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지방시대] 중국인 제주도 투자의 양면성/안은주 제주올레 사무국장

    요즘 제주도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중국이다. 제주도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고, 최근 6년 동안 제주도 땅을 사들이는 사람들도 중국인이다. 2007년 중국인 소유 제주 땅은 2만 2000㎡에 불과했으나 6년 만인 지금은 110배 늘어난 250만㎡에 이른다.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주도 주요 관광지에서는 한국인보다 중국인 목소리가 더 익숙하게 들리고 제주올레 인기 코스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덕에 경기가 살아났다’고 좋아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제주도가 중국 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제주를 찾고 제주에 투자하는 중국인이 고맙기는 하나 현명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제주의 턱밑을 위협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 제주에서는 중국 관광객이 아무리 많이 와도 제주도에 떨어지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에만 100만명이 넘는 중국인이 제주도를 다녀갔지만, 이들이 제주에 와서 쓴 돈은 대부분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일부 대기업 면세점에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대형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계 자본이 운용하는 제주도 내 호텔, 쇼핑센터, 음식점만 돌다 돌아간다고 한다. 심지어 중국 현지 여행사에 손님을 보내주는 대가로 1인당 5만~15만원씩 내는 ‘인두세’까지 성행한다. 여행사 처지에서는 인두세와 이윤을 얻기 위해 관광객을 무료 관광지와 쇼핑센터로 몰 수밖에 없다. 제주도를 찾는 중국 관광객 80% 이상의 여행 방식이 이러하단다. 더 큰 문제는 제주도 자연이다. 제주를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게 만들어주는 보물인데, 그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밀물처럼 몰려오는 중국인 관광객과 중국 자본 앞에서 제주도의 자연은 점점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공중도덕 교육과 자연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지나간 여행지는 상처투성이가 되곤 한다. 중국 대학에서 10년째 강의하고 있는 한 한국인 교수는 “우리나라 1980년대처럼 중국에서는 이제야 호텔에서 웃통 벗고 돌아다니지 말라,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 자연을 훼손하지 말라는 공중도덕 교육을 하고 있다. 공중도덕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찾게 된다면 제주의 자연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중국 자본에 의한 자연훼손은 더 심각하다. 중국 자본은 성역처럼 보호되던 해발 500m 한라산 중산간까지 파헤치고 있다. 관광시설이 들어서며 제주도의 경관까지 바꿔 놓았다. 원시적인 풍광이 아름다운 오름과 곶자왈 앞에 ‘오성기’가 꽂히며 인공시설이 들어서는 것이다. 중국 자본이 약속한 투자 규모만 이미 3조원이 넘고, 5억원 이상 투자한 뒤 5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받는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를 이용한 투자도 350건이 넘는다. 중국인 관광객과 자본을 쌍수 들고 환영만 하다 제주도의 자연경관은 훼손되고, 오·폐수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중국이라는 양날의 칼을 어떻게 이용할지 고민해야 할 때다.
  •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청·여·야 3자회담] 朴대통령 “채동욱 감찰, 진실 밝히는 차원” 김한길 대표 “민정수석·법무장관 책임 물어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황우여·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6일 국회 내 한옥 사랑재에서 약 90분간 3자 회담을 하고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논란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회담 뒤 여상규 새누리당 대표비서실장의 국회 브리핑과 민주당 김 대표,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 등의 의원총회 발표 내용을 토대로 3자 간 주요 대화를 재구성 했다. [채동욱 사퇴 논란] -김한길 대표 검찰총장 교체를 통한 검찰 무력화 시도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이는 또 하나의 국기문란이라고 할 만큼 심각하다. 취임 이후 몇 개월간 헌법과 법률에 임기가 보장된 감사원장, 경찰청장, 검찰총장이 모두 물러나고 있다. 반(反)법치주의의 전형이다. 검찰총장을 근거가 불확실한 사생활을 빌미로 법무장관의 감찰지시라는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낸 것은 많은 국민을 놀라게 만들었다. 심각한 것은 그 중심에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재가나 지시가 없었다면 우선 민정수석과 법무장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채 총장 문제는 사건이 터진 뒤에 알게 됐다. 진실이 밝혀져서 검찰조직을 안정시키는 것과 검찰 위상을 제대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채 총장이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마당에 법무부 장관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 갖고 있고 진실 규명 차원에서 잘한 것으로 봤다. -김 대표 신문에 난 소문 정도를 갖고 이렇게 초유의 사찰을 하고 감찰을 하고 뒷조사를 하는, 이게 이럴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 사건으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채 총장이 그 의혹을 해명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 의혹이 더 커진 점이 안타깝다. 공직자는 오로지 청렴하고 사생활이 깨끗해야 한다. 그래서 사정기관 총수인 검찰총장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가 나오면 더더욱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사표를 낼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데 적극 나서고 협력하는 것이 도리였다. 삼성 떡값 뇌물 의혹이 불거졌을 때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본인이 먼저 나서서 감찰을 요구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해서 감찰본부가 발족됐고 임 총장의 떡값 수수의혹은 사실이 아님이 판명돼 검찰총장 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었는데, 채 총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야당에서 배후 운운하고 나서는 것은 정치공세다. 오히려 권력기관인 검찰총장의 비리의혹이 불거지면 야당이 먼저 나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 원칙이고 도리가 아닌가. -김 대표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당사자가 말했는데 이렇게 사퇴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채 총장이 진실을 밝힐 기회를 주겠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에 흠결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표를 수리하지 않겠다.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채 총장을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몰아내려는 법무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 등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전혀 그런 일이 없었다. 청와대 비서관과 수사검사가 통화를 하면서 채 총장을 사찰하고 감찰을 받으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무근이다. 청와대 비서관과 통화를 했다면 직무상 했을 수는 있지만 의혹이 나온 기간 내에는 통화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표 당연한 일을 한 것이라면 옳고 그름을 가리는 데 전문가인 검찰 집단이 평검사부터 간부까지 이렇게 술렁이고 반발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박 대통령 채 총장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신뢰가 떨어지고 여론이 난리나는 상황에서 법무장관이 가만히 보고 있었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냐. 검찰이 민간 언론을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를 제기하면서 그 결과만 기다린다는 건 너무 안일했다. 결국 채 총장 사건의 본질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진실이 밝혀지면 모든 것은 안정될 것이다. [국정원 개혁] -김 대표 대선개입과 선거 개입 사과 요구,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대선 개입을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 도움 받은 일 없다고 생각한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할 의사가 있었다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대선 때 공개했을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았다. 법원이 조사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 사람에게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 재판 결과 나오면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겠다. -김 대표 공직자의 선거개입 범죄의 대법원 판례를 보면 무죄율은 0.6%에 불과하다. 당연히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공소가 제기된 상태에서, 혐의 입증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냐. 오점은 빨리 매듭짓고 미래로 가야 하지 않겠냐. 며칠 전 제 선친이 긴급 조치 위반 사건 재심에서 무죄 받았다. 이때 판사가 당시 긴급조치 등과는 관련이 없지만 사법부 일원으로서 사과 했다. 마찬가지로 국정원 관련해서도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공소된 상태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박 대통령 민주당이 집권했던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때 민주당 역시 국정원의 국내파트를 없애지 못했고, 국정원 수사권을 존치시켰다. 국정원이 일절 민간이나 관에 출입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정치에는 일절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다만 국내 파트를 없애고 수사권을 분리해서 검찰이나 경찰에 맡기자는 야당의 주장은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엄연한 현실과 외국의 예 등을 참고로 국정원이 국내에서 대공 방첩·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히 옳다. 수사권 역시 그런 국정원의 활동을 유효하게 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정보위에 안을 보고하면 여야가 논의하고 결정하면 좋겠다. -김 대표 한나라당이 2003년 만든 국정원 개혁법, 2006년 만든 개정안 수준으로 개혁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국정원 개혁법 관련해 개혁 특위를 국회에서 만들어 결론짓는 게 방법이다. -박 대통령 국정원이 만든 개혁안을 국회로 넘기면 국회에서 알아서 논의하면 될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국회 정보위를 제쳐놓고 별도의 특위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을 논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보위를 개선해 구성원이나 논의 방법 등에 대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을 반영할 수는 있다. [정상회담 회의록] -박 대통령 국정원은 신뢰 문제가 있어서 공개한 것이고 불법 공개한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방법으로 공개한 것으로 보고 받았다. -김 대표 국정원이 공개하기 전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이미 지난해 대선 유세 과정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했다. -박 대통령 김 의원이 말한 것은 이미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그 전에 얘기한 것이다. -김 대표 정 의원 것과 김 의원이 유세장에서 얘기한 것은 다르다. 김 의원의 내용은 국정원이 공개한 것과 동일한 것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책임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 지금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 정부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다음 대통령이 일일이 사과한 일도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댓글 의혹 사건이 재판 결과 사실로 밝혀지면 그 점에 대해서는 법에 따른 문책이 있을 것이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족하지 않느냐. -김 대표 12월 대선에서 국정원 여직원이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TV토론에서 애기 한 부분은 분명 사실과 다르지 않나. [세제개편·경제민주화] -박 대통령 서민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려 그 재원으로 저소득층의 세부담을 경감시키고 복지에 충당한다는 게 확실한 방침이다. -김 대표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원상회복 시키는 것이 급하다. -박 대통령 이명박 정부 때도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는 없었고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 세출구조조정과 비과세 축소로 복지재원을 마련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 공감대하에서 증세도 할 수 있다. -황 대표 세 부족분을 경제활성화로 메울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4%를 넘게 되면 세수 부족은 거의 해소될 것이다. -박 대통령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 대통령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경제민주화법안을 입법할 때 새누리당에서 속도 조절을 내세우나. 결국 83개 경제민주화 관련법 가운데 처리된 것은 17개다. 이래도 확고한 것이냐.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명분·실리 모두 챙긴 오바마의 ‘정치 묘수’

    14일(현지시간) 도출된 미국과 러시아의 시리아 사태 관련 외교적 해법 합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절묘한 ‘정치적 성공’으로 평가된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등 일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갈팡질팡하며 이란 등에 연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내포한 골치 아픈 속성을 감안하고 보면 오바마로서는 ‘손에 피 안 묻히고’ 난제를 해결한 셈이 됐다. 오바마는 애초부터 시리아 공습이 내키지 않았다. 득보다 실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천문학적 재정 적자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할 여력이 없는 데다 전쟁에 지친 국민 여론도 공습 반대가 훨씬 많았다. 또 시리아 반군이 국제테러단체에 연계돼 있어 알아사드 정권의 존속이 미국에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오바마가 공습을 공언했던 것은 어린이 집단학살을 외면하기 힘든 ‘도덕적 명분’과 오바마 스스로 1년 전 호언한 금지선(레드 라인) 때문이었다. 이 딜레마를 타개한 1단계 묘수가 바로 ‘의회 승인’ 제의였다. 이 제의로 오바마는 공습을 늦출 시간을 번 것은 물론 야당으로부터 ‘여론을 중시하는 대통령’이라는 칭송까지 듣게 됐다. 2단계 묘수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러시아에 중재역을 맡긴 것이다. 이를 통해 어쨌든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약속이라는 목표물을 얻음으로써 최소한 체면치레는 하게 됐다. 의회를 시리아 찬반 논란으로 몰고 가면서 야당의 건강보험개혁법 시행 반대 등 골치 아픈 이슈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덤이다. 또 스노든 사태 이후 악화일로에 있던 러시아와의 갈등도 자연스럽게 봉합됐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주말 인사이드] 슬그머니 다가온 ‘공자학원’… 韓流에 맞선 ‘漢流의 역습’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류’(韓流)에 맞서 중국 ‘한류’(漢流)가 소리 소문 없이 다가오고 있다. 한류(漢流) 첨병은 ‘공자 학원’. 중국의 문화와 언어를 전파하고 친(親)중국 인사를 양성하는 곳으로, 중국 정부가 각국의 대학·기관과 합작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다. 언어·문화 보급 기관인 ‘인스티튜트 프랑세즈’(프랑스), ‘괴테 인스티튜트’(독일), ‘브리티시 카운실’(영국)과 비슷하다. 친숙한 ‘공자’(孔子)를 내세워 주요 2개국(G2)에 걸맞은 문화적 위상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내 대학들은 최근 중국 교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 공자 학원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04년 11월 ‘서울 공자아카데미’가 설립된 이후 공자 학원은 한국외국어대와 인천대 등 전국 18곳에 들어섰다. 세계적으로는 지난 9년간 112개국 414곳(초·중등학교에 설립된 공자 학당을 포함하면 979곳)에 공자 학원이 세워졌다. 하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이에 대해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류(韓流)를 계기로 세계에 한국어 교육을 확대하려는 정부에 공자 학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공산 혁명(1949년)과 문화 혁명기(1966~1976년)를 거치면서 한때 공자를 구시대의 인물로 배척했던 중국 정부가 문화 침투의 첨병으로 공자를 내세운 것은 중국을 알리는 브랜드로 공자만 한 인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더군다나 인간의 도리와 예절을 강조한 공자를 내세워 중국의 성장이 미국에 맞서는 패권주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미지 외교에도 활용할 수 있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가구당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응석받이로 길러진 중국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윤리와 도덕관을 강조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한권 아산정책연구원 중국센터장은 13일 “중국이 당면한 국제적 문제를 미국과 서구 중심이 아닌 중국의 전통적 가치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가장 많이 알려진 공자를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지도자들도 공자 학원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부주석 시절인 2011년 12월 태국 방문 당시 공자 학원 방문을 일정에 넣고 전 세계 언론에 이를 홍보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도 2011년 1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시카고의 공자 학원을 시찰한 뒤 20여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중국으로 초청했다. 중국은 특히 주재국 학생들의 중국 유학 경비를 지원하는 등 매년 20억 위안(약 36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전 세계의 공자 학원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여년간 자국의 빈곤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1만 5000여곳의 희망학교에 들인 예산이 56억 위안이라는 점과 비교할 때 엄청난 규모다. 중국 정부는 2015년까지 전 세계에 500곳이 넘는 공자 학원을 세워 150만명 이상의 학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공자 학원의 개설과 관리는 중국 교육부 산하의 ‘국가한판’(國家漢辦)이 주도한다. 국가한판은 공자학원을 설립하는 학교에 20만 달러 안팎의 투자금을 지원하며 현지 학교의 요청에 따라 중국인 교사를 파견하고 중국어 교재도 제공한다. 공자 학원은 일반적으로 해당 주재국 현지인과 중국인이 각각 원장과 부원장을 맡아 공동 관리한다. 현지 수요에 따라 특화된 공자 학원도 있다. 2007년 영국에서는 ‘중의(中醫) 공자학원’을, 2011년 호주에서는 ‘관광 공자학원’이나 ‘비즈니스 공자학원’이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공자 학원이 중국 진출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각 대학은 중국 정부가 초청하는 국비 장학생들을 한 해 10명 이상 선발해 중국 유명 대학에 파견한다. 충남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도 학생 40명이 중국 정부의 국비 장학생으로 산둥대 등 우수 대학에 파견됐고, 2008년부터 박사와 석사, 연수 등 다양한 과정에 장학생 218명을 보냈다”고 밝혔다. 계명대 공자아카데미 관계자도 “이번 학기에 선발된 중국 정부 장학생 25명은 베이징어언대, 허베이전력대 등에서 학비와 기숙사비, 정착비, 생활비 전액을 지원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공자 학원은 중국 문화 소개보다 어학 교육에 치우쳐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대학의 공자 학원이 개설한 가을학기 커리큘럼을 보면 33개의 강좌 가운데 태극권과 중국서예 2개를 빼고는 어학 강좌 일색이다. 서울의 한 공자학원에 등록하려다 포기했다는 김모(36·대학원생)씨는 “학비나 교재, 커리큘럼 등이 국내 사설 중국어학원과 차이가 없고 강의도 그리 체계적이라는 느낌을 못 받았다”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강의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 사실상 중국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정도가 이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공자 학원의 국내 관계자도 “중국 정부에서 파견하는 원어민 강사들 가운데 대학을 갓 졸업한 경험 없는 학사 출신들도 많아 강의의 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면서 “자격 미달 강사들이 한국 대학에 와서 강의보다 박사 학위를 따는 등 잿밥에만 관심이 많을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김애경 명지전문대 중국어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사설 중국어 교육기관이 난립해 있어 비용 투입 대비 효과가 적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중국센터장은 “국제 사회가 서구 중심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편적 가치로 내세운 데 비해 중국은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공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입맛에 맞는 문화 콘텐츠를 특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재철 가톨릭대 국제학부 교수는 “세계인들이 중국에 대해 관심을 갖는 영역은 중국 문화와 언어라기보다 경제적 잠재력”이라면서 “돈만 있다고 매력이 있는 것은 아니듯 중국이 내세우는 가치가 미국이 내세우는 자유와 인권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자 브랜드를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친중 인사 양성과 전 세계 인재를 중국으로 흡수하는 수단으로 공자 학원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공자 학원의 확산은 최근의 일이지만, 시작은 1987년 ‘국가대외한어교학영도소조’라는 상설 조직을 설치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여년간 치밀한 준비를 한 셈이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성과가 미흡한 공자 학원이라도 중국 정부가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쉽게 폐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국 문화의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 교육당국은 공자 학원의 운영 실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자 학원이 장래 중국 문화 침투의 교두보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5월 자국 내 공자 학원에 근무하는 중국인 교사들에게 방문 학자용 비자가 아닌 정식 취업비자를 받아오라고 통보해 중국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금이 들어간 사업이고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서 현황 집계를 하지 않는다”면서 “관리나 감독은 각 대학에 일임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자 학원은 한국어 교육기관인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확산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종학당은 전 세계 51개국 117곳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에서야 이를 통합·관리하는 세종학당 재단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재단이 공격적으로 세종학당을 설립하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이 유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부처 이기주의로 인해 볼썽사나운 영역 다툼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욱 호서대 한국어문화학부 교수는 “중국과 우리의 국력 차이를 감안할 때 한국어가 중국어처럼 해외에서 생활어, 무역어, 제2 외국어로서의 지위를 얻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해외 방문 일정에 세종학당 방문을 넣고 적극적인 현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황 법무가 총대 멨나… 靑·與·국정원 ‘총장 찍어내기’ 시나리오說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황 법무가 총대 멨나… 靑·與·국정원 ‘총장 찍어내기’ 시나리오說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비록 짧지만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4월 4일 취임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청와대·여당·국가정보원의 전방위 퇴진 압박에 채 총장이 결국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 6일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제기가 채 총장의 발목을 잡은 것처럼 비친다.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청와대·여당·국정원의 ‘총장 찍어내기’ 시나리오의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 러시아·베트남 출국→6일 조선일보 혼외 아들 의혹 보도→11일 박 대통령 귀국→여당의 채 총장 사퇴 청와대 건의→법무부, 채 총장 감찰 지시’ 순으로 채 총장 사퇴를 위한 작업이 진행됐다는 논리다. 채 총장 사퇴는 지난 6월 14일 검찰이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면서 이미 예정된 것이라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국정원이 지난해 대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검찰 발표가 야권에 정권 성토를 위한 촛불집회의 빌미를 제공, 여권 수뇌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검찰 수사 발표를 전후해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 ‘채 총장이 통제가 안 된다’, ‘몰아내야 한다’ 등 강경론이 대두됐다”면서 “채 총장 사퇴는 시점이 특정되지 않았을 뿐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수뇌부는 지난 11일 청와대 핫라인을 통해 채 총장 사퇴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권 인사는 “여당 수뇌부는 총장의 도덕성과 인사청문회 때 재산 은닉 등 허위 신고를 한 점 등을 문제 삼아 추석 전에 청와대 핫라인을 통해 채 총장 사퇴를 비공식적으로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채 총장 사퇴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채 총장 특별 감찰 지시가 결정적이었다. 황 장관이 법무부 내 감찰 조직을 동원해 채 총장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총장 사퇴의 총대를 멨다. 사상초유의 일로, 법무부 감찰이 현직 총장을 소환해 조사하겠다며 사실상 물러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채 총장은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감히 자부한다”면서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도 본인이 왜 물러나야 하는지 그 배경을 알고 있다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황 장관의 감찰 지시에 대해 사정기관 총수로서 채 총장이 느꼈을 모욕감은 엄청났을 것”이라며 “황 장관의 감찰 지시는 총장에게 대놓고 물러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채 총장 혼외자식 논란 진실규명이 해법이다

    채동욱 검찰총장이 어제 오후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법무부에서 총장의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해 감찰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다. 그동안 채 총장은 자신이 혼외 아들을 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펄쩍 뛰었다. 그러면서도 의혹을 처음 제기한 언론사를 상대로 즉각적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아 항간의 의구심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법무부의 감찰 소식을 접하고 돌연 사퇴한다니 국민으로선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채 총장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 제기에 떳떳했다면 옷을 벗을 게 아니라 감찰 과정에서 진실 규명에 협조하고 정정당당하게 울분을 토로했어야 했다. 배경이 무엇이든 현직 검찰 수장의 혼외 자식 의혹이 제기된 마당에 정부로선 진위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 채 총장이 감찰 발표 직후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는 모습은 자신의 사퇴로 그간 제기된 모든 의혹을 그냥 덮고 가자는 비겁한 처신으로 비쳐져 안타깝다. 사의를 표명했다고 해서 진실을 미궁 속에 덮어 둬선 안 될 말이다. 그는 사퇴의 변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임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채 총장 본인의 주장처럼 유전자 감식을 하든, 다른 방법으로든 혼외 아들 여부에 대해 흑백을 가려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면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마땅할 것이다. 반대로 채 총장이 혼외 자식을 둔 게 맞다면 자진사퇴로 끝낼 게 아니라 파면시켜야 할 사안이 아닌가. 허술하게 인사검증을 한 청와대나 청문회에서 “파도 파도 미담밖에 안 나온다”고 했던 야당 의원들도 맹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차제에 보도 경위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일각에선 이번 폭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측이 검찰 흔들기 차원에서 기획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된 상태다. 이런 소문의 진위도 채 총장에 대한 도덕성 비판과 별개로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총장의 사퇴로 검찰 조직이 흔들려선 안 된다. 최근 몇 년 새 검찰은 ‘떡검’, ‘색검’ 등 충격적 비위 사건으로 국민의 따가운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채 총장 취임 이후 조직을 안정시키며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 박차를 가하던 중에 나온 수장의 사퇴라 충격이 적잖을 것이다. 하지만 총장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국정원 댓글 사건 등 주요 현안 수사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해야 한다. 그래야 불신받는 조직에서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법무부 감찰 압박에 ‘백기’[속보]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법무부 감찰 압박에 ‘백기’[속보]

    ’혼외 자식’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계속된 도덕성 논란에 이어 법무부가 이날 채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자 즉각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채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법무부가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법무부는 이날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의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면서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은 당사자인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으로 하여금 조속히 진상을 규명하여 보고하도록 조치하였다”고 전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일 채 총장이 1999년부터 한 여성과 만나 지난 2002년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채 총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이후에도 조선일보에 정정보도 요청을 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12일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전자 검사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이라는 초유의 지시를 내린 만큼 채 총장에게는 상당한 압박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일파 음악인상 싫다”…류재준 이어 임선혜도 난파음악상 수상 거부

    “친일파 음악인상 싫다”…류재준 이어 임선혜도 난파음악상 수상 거부

    올해 46회를 맞은 ‘난파음악상’이 연이어 수상 거부를 당했다. 작곡가 류재준(43)씨가 홍난파의 친일 경력 등을 이유로 수상을 거부한 데 이어 12일 수상자로 재선정된 소프라노 임선혜(37)씨도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 사업회는 “임선혜씨 측이 이날 오후 난파음악상 수상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면서 “류재준씨의 수상 거부로 논란이 일자 수상을 거부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임씨가 차점자로 잘못 알려졌는데 난파음악상은 작곡, 성악, 바이올린, 피아노 부문이 연도별로 돌아간다. 작곡 쪽에 문제가 생겨 자연스레 다음 차례인 성악 부문 최고 득점자인 임선혜씨를 뽑았다”고 해명했다. 류재준씨는 난파음악상 수상자 선정 사실을 통보받은 뒤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 음악인 이름으로 받기도 싫을뿐더러 이제껏 수상했던 분들 중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분들이 포함돼 이 상의 공정성과 도덕성에 회의를 느껴 상을 거부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홍난파가 내 나라에 서양음악의 태동을 가져오신 것과 많은 활동을 하신 것은 인정하지만 과가 너무나도 거대하다”면서 “아무런 개인적인 감정이 없지만 나 스스로에게 채찍질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았다”고도 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가곡 ‘봉선화’ 등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홍난파는 1930년대 후반 친일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서 친일가요를 다수 작곡했다. 또 1940년 매일신보에 일제에 음악으로 보국하자는 내용의 기고를 하는 등 친일 행적을 보였다. 사업회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결국 올해 수상자를 뽑지 않기로 했다. 오현규 사업회 회장은 “좋은 음악인을 뽑아 난파 선생을 기리려는 상인데 친일 등이 거론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상자를 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어난 만큼 제도적 보완을 거쳐 내년에 다시 수상자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난파기념사업회는 1968년 서양음악가 난파 홍영후를 기리기 위해 이 상을 제정했다. 1회 정경화(바이올린)를 비롯해 백건우(1973·피아노), 정명훈(1974·피아노·지휘), 강동석(1977·바이올린), 금난새(1978·지휘), 김남윤(1980·바이올린), 장영주(1990·바이올린), 조수미(1991·성악), 신영옥(1992·성악), 장한나(1995·첼로), 백혜선(1997·피아노), 이신우(2001·작곡), 조성온(2003·작곡) 등이 수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호가호위/문소영 논설위원

    검찰은 지난 11일 이성복 전 ‘근혜봉사단’ 중앙회장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회장은 한·중·일 국제 카페리 운항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다. 이보다 앞선 9일 박근혜 대통령 사촌 언니의 아들이 억대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박 대통령의 5촌 조카는 기업 인수합병을 빙자해 돈을 빌린 뒤 안 갚고 도주하다 잡혔다. 취임 7개월 만의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골칫거리는 자신을 팔아 경제적인 이익과 사회적 특권을 누리는 친인척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 자랑했지만, 형인 ‘영일대군’ 이상득 전 의원이 미래·솔로몬저축은행, 코오롱그룹 등에서 7억 575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수감됐다가 최근 풀려났다. 또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 김재홍씨가 제일저축은행에서 청탁 및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여사의 사촌언니 김옥희씨는 국회의원으로 공천받게 해주겠다고 30억원을 받아 역시 구속·기소됐다. 최측근 실세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올 여름 ‘전력대란’을 일으킨 원전 비리 등에 연루됐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도 금품수수 등으로 구속됐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역시 형님인 ‘봉하대군’ 노건평씨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세종증권 인수청탁 건으로 29억원을 수수해 구속됐다. 또 건평씨의 처남 민경찬씨가 청와대 청탁을 명목으로 1억 1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구속됐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장성한 아들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김홍일 의원은 나라종금 로비의혹으로, 둘째 김홍업씨는 이용호 게이트에, 셋째 김홍걸씨는 최규선 게이트 등에 연루됐다. 홍업·홍걸씨는 구속·기소됐다. 김영삼 정부 때에는 ‘소통령’으로 불린 아들 현철씨가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노태우 정권 때는 처조카인 ‘황태자’ 박철언씨가 슬롯머신 사업자에게서 6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각각 구속·수감됐다. 전두환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 하면, 동생 전경환씨가 떠오른다.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회장 재임 중 그는 7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형 전기환씨는 노량진수산시장 운영권을 강제로 빼앗은 혐의로 구속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주요한 업무 중 하나가 대통령의 친인척과 여권실세의 일탈을 감시·예방하는 일이다. 엄정하고 깐깐하게 챙겨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과 친밀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압박수비를 펴기는 쉽지 않다. 권력에 기생할 생각도 버려야 하고, 무엇보다 정당하지 않은 권력의 영향력을 법과 시스템으로 거르는 사회로 진화해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용산진압 지휘’ 김석기, 공항公 사장 후보 논란

    2009년 서울 용산 재개발 참사 당시 철거민 농성을 진압 지휘했던 김석기(59)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한국공항공사 신임 사장 후보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용산 참사’ 유족과 공사 노조는 “전문성을 무시한 부실 인사검증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한다”며 “용산 철거민 시위를 강제 진압해 인명 피해를 낳은 김 전 청장을 선임하는 것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고 반발했다. 한국공항공사 노조는 12일 “항공 안전의 최일선을 책임지는 공기업으로서 전문성 있는 인물이 와야 할 자리임에도 공항에 대한 경험이 없는 김 전 청장이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공사 직원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불행한 일”이라면서 “돌아가신 분과 아직 교도소에 계신 분, 유족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불과 수개월 전 ‘열심히 일하는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새 정부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면서 “공공기관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를 박 대통령이 진정 바란다면 김 전 청장을 사장으로 선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용산 참사 유족과 진상규명위원회도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참사 당시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6명이 사망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쫓겨나듯 공직에서 물러난 김 전 청장이 공기업 사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진상규명위 관계자는 “사건의 진상 규명도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언젠가는 사법적 심판을 받아야 할 김 전 청장을 사장 후보로 올린 것을 보면 정부의 인사시스템에 심각한 도덕적 불감증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임 이사와 외부 전문위원 7인으로 구성된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김 전 청장과 오창환 전 공군사관학교 교장, 유한준 전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 3명을 신임 사장 후보로 압축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올렸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전문]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혼외자식 보도 사실무근”

    [전문] 채동욱, 검찰총장 사의 표명… “혼외자식 보도 사실무근”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은 이날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저는 오늘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면서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채 총장은 그러면서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자부한다”면서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채 총장은 특히 ‘혼외 자식’ 의혹에 대해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마지막으로 검찰을 향해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임무를 수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채 총장의 이 같은 사의표명을 앞서 이날 오전 법무부가 채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도덕성 문제가 불거진 이후로 채 총장은 거듭 “사실 무근”이라면서 “유전자 검사도 할 용의가 있다”고 맞섰지만,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직접 이날 감찰을 지시함에 따라 자진 사퇴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다음은 채 총장의 성명서 전문.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 저는 오늘 검찰 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합니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지난 5개월 검찰 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올바르게 이끌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 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리를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습니다. 저의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 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검찰 가족 여러분.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임무를 수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2013년 9월 13일 검찰총장 채동욱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대 혼전 순결女, 유부남 사장에게 ‘성관계’ 허락하다…

    ’17년뒤 본처와 이혼하고 결혼하겠다’는 약속은 현실성이 없어 혼인을 빙자한 간음의 이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9단독 이헌영 판사는 A(37·여)씨가 3년4개월간 동거하다가 헤어진 B(43)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06년 한 용역업체의 사장과 직원 사이로 만나 B씨의 1년8개월간에 걸친 끈질긴 구애 끝에 내연 관계가 됐다. 당시 B씨는 결혼해 2명의 자녀를 둔 상태였고, 미혼인 A씨는 종교적 신념에 의해 혼전순결을 지키고 있었다. B씨는 A씨에게 적극적으로 애정관계를 요구했고 자신이 유부남임을 밝히면서 “세 살인 작은 아이가 성년이 되면 부인과 이혼하고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이후 성관계를 허락했고 두 사람은 2008년 6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동거했다. 동거기간 B씨는 A씨를 부인·아내로 불렀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치 배우자인 것처럼 소개했다. A씨의 동생들도 처제·처남으로 불렀다. 그러나 B씨는 곧 다른 여자들을 만나며 구애 때와는 변한 모습을 보였고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A씨는 2011년 10월 B씨와의 관계를 정리한 뒤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B씨가 결혼 의사가 없었음에도 혼인할 것처럼 속여 순결을 잃었다며 B씨에 대해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 판사는 “B씨의 행동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17년 뒤에 결혼하겠다는 약속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통상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사는 “따라서 B씨의 약속이 진실이라고 믿기 어려우므로 혼인빙자 간음으로 인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거래소 차기 이사장 유정준·최경수 압축

    거래소 차기 이사장 유정준·최경수 압축

    거의 3개월 만에 재개된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선임이 유정준(왼쪽·62) 전 한양증권 사장과 최경수(오른쪽·63) 전 현대증권 사장의 경쟁으로 압축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후보자 면접은 오는 13일 실시된다. 9일 복수의 정부 및 금융계 소식통에 따르면 당초 한국거래소 이사장에 최 전 사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였지만 최근 유 전 사장이 강력한 대항마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임명권이 청와대에 있기 때문에 그쪽에 상대적으로 강한 인맥을 둔 것으로 알려진 유 전 사장 쪽이 보다 유리한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차기 이사장 공모에 지원한 11명의 후보자들 가운데 유 전 사장을 포함해 절반 정도 되는 후보자들이 13일 면접 참석 통보를 받았다. 거래소는 면접을 본 후보자들 중 복수를 추천하며 오는 26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최종 후보자는 금융위원장의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이사장에 공식 취임한다. 유 전 사장과 최 전 사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른 것은 지난 5~6월 금융권의 관치(官治) 인사 논란으로 거래소를 포함, 공공기관장 인사가 중단됐다 재개되면서 금융투자업계 출신이 힘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우기종 전 통계청장, 정의동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이철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 관료 색채가 강한 지원자들은 후보에서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 전 사장과 유 전 사장도 나중에 논란이 될 소지를 안고 있다. 최 전 사장은 행정고시 14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조달청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유 전 사장은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은 순수 민간 금융인이긴 하지만, 현재 청와대 내 실력자의 지원설이 돌고 있다는 점이 최종 선임 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들 중 누가 최종 후보자가 되더라도 거래소 노조 등 내부의 거센 반발을 뚫어야 한다. 거래소 노조 측은 유 전 사장 등 누가 되더라도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어떤 출신이냐보다는 도덕적 흠결이 없는 사람이 차기 이사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슈퍼맨’되려고 16번 성형한 男, 비포&애프터 보니

    ‘슈퍼맨’되려고 16번 성형한 男, 비포&애프터 보니

    영화 속 슈퍼히어로를 ‘숭배’한 나머지 그와 같은 얼굴로 성형수술을 한 남성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칼람바에 사는 허버트 차베즈(35)는 영화 ‘슈퍼맨’ 속 주인공인 클라크 켄트와 같은 외모를 갖기 위해 무려 16년 동안 총 16차례 성형수술을 했다. 본래 까만 피부와 얇은 입술, 뭉뚝한 코와 처진 눈을 가졌던 그는 1995년부터 피부화이트닝, 코, 입술, 턱 뿐 아니라 가슴과 복부에도 시술을 받아 진짜 ‘슈퍼맨’이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슈퍼맨 복장과 머리로 거리를 활보하는 등 남다른 슈퍼히어로 사랑을 과시해 온 그가 16년간 성형수술에 쓴 돈은 30만 페소, 우리 돈으로 740만 원 가량이다. 그는 “5살 때 텔레비전에서 ‘슈퍼맨’을 처음 본 뒤부터 슈퍼맨처럼 되고 싶었다”면서 “슈퍼맨 복장을 하면 실제로 내가 슈퍼히어로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맨’과 달리 나의 목표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면서 “‘슈퍼맨’이 되어 아이들에게 도덕과 정의를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채’ 빌린 사람은 있는데 갚을 사람은 없다네

    부채 전쟁/홍석만·송명관 지음/나름북스 308쪽/1만 8000원 부채(負債)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서 진 빚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쳤다. 2000년대가 전 세계적인 금융거품으로 부채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2008년 이후에는 부채를 축소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바야흐로 장기불황(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아 부채 처리를 놓고 각자도생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 위기로 발생한 사기업의 부채를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해결하는 ‘손실의 사회화’가 나타났다. 국가 재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족분을 누구의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를 놓고 세금전쟁도 벌어진다. ‘부채 전쟁’도 전쟁이기에 곳곳에서 참상이 벌어진다.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 자살하는 사람,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긴축 체제가 사회 공공성과 복지를 공격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마주한 부채 전쟁은 부채 위기를 해소하면서 벌이는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장기 불황의 시대에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부채 자체를 아예 말소하는 것, 두 가지뿐이다. 부도 상태에 빠진 은행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실 자산을 국가가 인수하는 방법이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감세를 이용해 경기 부양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세금 공백을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메우면 국가 빚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채를 말소하는 방법은 기업이나 개인이 파산할 때 적용된다.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률적으로 강제했던 채무 관계를 소멸시켜 주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갈등이 있다. 복지 재정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즉 적자 재정을 편성하면 한편에서 들고 일어난다. 나중에 그 빚을 메우는 것이 세금인데, 세금 부담을 혐오하는 계층의 이해관계가 여기에 반영되어 있다. 부채 말소를 두고도 갈등이 표출된다. 파산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파산법을 개정해 과다 채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 집단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며 극구 반대한다. 모든 경제 영역은 부채 전쟁의 싸움터가 된다. 세금, 이자, 임금, 이윤 등의 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더 얻고 덜 손해보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빚 없는 사회를 위한 모색으로 부의 축적 수단이자 교환 수단으로서 화폐와 화폐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무슬림형제단 와해나 정치적 배제 안돼”

    [이집트·시리아는 어디로] “무슬림형제단 와해나 정치적 배제 안돼”

    “이집트 대중은 이념적으로,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양극화돼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신뢰받고 중립적인 제3세력의 등장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보다는 유럽연합(EU)과 유엔의 개입과 중재가 바람직하다.”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6일 ‘이집트 사태 현황과 무슬림형제단의 입장’ 발표를 통해 이집트의 나아갈 길을 이렇게 진단했다. 황 교수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세력인) 무슬림형제단과 이슬람주의자들 대(對) 군부 지지자들과 선동주의자들로 나뉜 두 정치 집단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집트의 양극화 해결 방안은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중립적인 제3세력의 등장”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법적, 도덕적으로 이집트 군부를 압박하고 이집트 내부의 정치세력들은 화해와 조정을 통해 전면 대결을 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집트의 모든 정치 진영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에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며 “이집트 문제의 중재를 위해서는 중립적이고 신뢰성 있는 EU와 유엔의 개입이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특히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와해시키고 이슬람주의자들을 희생양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2011년 ‘아랍의 봄’ 이념과 가치를 준수하고 실질적인 민주주의 제도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슬림형제단을 와해시키거나 정치적으로 배제하면 안 된다”며 “중동에서 민주주의 제도의 정착을 경험한 집단은 무슬림형제단이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따라서 이집트의 화해를 위해서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들과 협력해 정권이양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이집트 문제는 이집트인들의 손에 달려 있으며, 군부는 이집트의 민주주의 역사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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