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도덕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사라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0,008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생명이 자본이다(이어령 지음, 마로니에북스 펴냄) 한국의 대표 지성인 이어령 전 장관이 50년간 숙성시켜 온 ‘생명자본주의’를 누구나 읽기 쉽도록 풀어놓은 책. ‘리먼 쇼크’가 전 세계에 금융 쓰나미를 일으킨 2008년 이후 제창한 생명자본주의는 생명애, 장소애, 창조애를 중심 주제로 삼는다. 그만의 독특한 인문학적 해석이 돋보이는 책. “유레카”란 감탄사 하나를 갖고 고대 그리스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고, “아이고”라는 언어를 통해 지상에서 가장 청정하다는 바이칼 호수까지 내달린다. 때로는 자신의 방과 방 안의 어항을 얼렸던 추위에 대한 관심을 풀어놓으며 인문, 과학, 경제, 정치를 아우르는 융합과 통섭의 세계를 이어 간다. 저자는 병들고 노쇠해 더이상 혼자 걸을 수 없게 된 자본주의 문명을 다시 복원하기 위한 마지막 키워드는 바로 ‘생명’과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생명을 위한, 생명에 의한, 생명의 자본주의’,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사랑의 자본주의’를 주장한다. 376쪽. 1만 5000원. 정보세계정치의 이해(김상배 엮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정보혁명으로 대변되는 미디어, 기술, 정보 지식, 커뮤니케이션, 문화 등의 변수가 세계 정치의 변환에 미치는 영향을 살핀 논문 10편을 모았다. 이런 변수가 국제정치에 영향을 미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정보화의 진전으로 그 존재감이 두드러지게 부각됐다는 것이다. 논문들은 ‘정보세계정치’라고 부를 수 있는 현상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고 그 현상이 20세기 후반과 21세기 초에 이르러 어떠한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펴봤다. 또 변화의 추세에 대응하려면 어떠한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지도 논의한다. 한국에서 ‘위키피디아’처럼 ‘집합 지성’ 방식의 협업보다 토론방 등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한 현상에 대한 역사적인 연원을 짚어 봤다. 영화제와 한류 외교를 통해 본 ‘네트워크 정치’, 소셜 미디어가 외교정책 결정에 미치는 영향 등도 다뤘다. 488쪽. 3만 9000원. 이중톈 중국사 제2권 국가(이중톈 지음, 김택규 옮김, 글항아리 펴냄) 중국의 역사고전 해설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이중톈이 집필하고 있는 역사 시리즈 ‘중국사’의 두 번째 책이다. 1권 ‘선조’에서 중국 고대 문명을 다룬 데 이어 2권에서는 ‘왜 모든 문명은 공통적으로 국가를 필요로 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그리스, 로마, 미국, 인도 역사와 중국 문명을 비교하면서 중국 고대 국가의 독자적인 특성을 살핀다. 지은이는 고대 문명은 성(城)을 지으면서 시작됐다고 정의한다. 아수르, 바빌론, 멤피스처럼 오래된 문명국들은 모두 도시를 가졌다는 것. 영토국가든 도시국가든 모두 도시가 있었고 그 도시가 국가 활동의 중심이 됐다고 주장한다. 사회 구성원에게 국가의 의미는 동서양이 서로 다르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동양의 경우 국가의 논리가 사람에게 있다고 역설한 순자의 사상을 제시하면서 군주는 핵심이고 도덕은 힘이며 국가는 귀속처이므로 국가와 사람은 단단히 결합돼 있다고 설명한다. 208쪽. 1만 2000원. 인류의 위대한 건축유산(앤드루 밸런타인 지음, 우태영 옮김, 선 펴냄)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물을 소개하는 건축시리즈의 마지막 책. 인류 최초의 거주지로 평가받는 고대의 카탈 후육 주거지부터 근대 명품 건축인 슈뢰더 하우스까지 세계적 건축물의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 등을 소개한다. 기념비적인 건축·주택·종교적인 숭배 등 8가지 분야로 나눠 담았다. 종교적인 숭배를 위한 건축물로는 고대 이집트의 아몬라 신전부터 크메르 왕국의 앙코르와트, 이슬람의 위대한 사원 등을 꼽았다. 또 방위를 위한 건축물 가운데는 일본의 히메지성과 중국의 만리장성, 프랑스의 카르카손, 냉전시대 베를린 장벽 등이 포함됐다. 공장 및 교육을 위한 건축물로는 고대 그리스의 스토아 학당, 로마의 트라야누스 시장부터 이슬람권의 메디나 시장이 두루 나열됐다. 근대 영국과 프랑스의 대학 도서관도 만날 수 있다. 천안문 광장,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 베를린의 포츠담 광장에 대한 역사적 배경도 접할 수 있다. 320쪽. 5만 5000원.
  • 대학생 정치성향 “그때그때 달라요”

    대학생 정치성향 “그때그때 달라요”

    “저는 중도이거나 사안마다 다릅니다.” 절반에 가까운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성향을 이렇게 분류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지난 10월 30일~11월 10일 전국 4년제 대학 113곳의 재학생 3861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해 26일 내놓은 ‘2013년 전국 대학생 실태 백서’에 따르면 정치성향 조사에서 ‘사안에 따라 다르다’고 응답한 비율은 27.1%였고 ‘중도’는 19.7%였다. 스스로 ‘보수’ 또는 ‘진보’라고 답한 학생은 각각 16.5%와 16.2%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0.5%였다. 보수성만 따지면 남학생들이 더 짙었다. 응답률은 보수 21.8%, 중도 20.3%, 진보 15.7%씩이었다. 여학생은 각각 11.7%, 19.1%, 16.7%로 비교적 중도적 성향이 강했다. 정치의식 형성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수단으로는 언론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44.1%로 가장 많이 꼽혔다. 가족·친구 및 지인은 32.1%였다. 정치인의 유명세에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8.3%, 학교 교육은 7.4%였다. 투표 시에는 후보자의 공약(38.9%)과 도덕성(35.1%)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성장과 분배’ 중 어떤 것을 더 중시하느냐는 질문에는 46.7%가 ‘비슷한 수준’이라며 중립적 입장을 밝혔다. 굳이 순서를 따졌을 때에는 선(先)성장이라고 답한 비율이 24.6%로 21.3%인 선분배보다 3.3% 포인트 높았다.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찬성이 49.8%, 반대가 49.5%로 거의 똑같았다.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가장 심각한 사회적 갈등은 ‘빈부갈등’(45.0%)이었다. 정치갈등도 26.9%로 적잖게 꼽혔다. 다음으로 지역갈등 12.5%, 이념갈등 7.7%, 세대갈등 6.2% 순이었다. 안보 관련 설문에서 통일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대학생은 47.3%로 집계됐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법인 돈 한 푼 안 들이고 건물 세운 사립대들

    무분별하게 건물 신축 경쟁을 벌여온 대학들이 정작 법인 돈은 한 푼도 쓰지 않고 있다. 지난해 땅을 사고 건물을 짓는 데 200억원이 넘는 돈을 쓴 사립대가 19곳인데 그중 14곳의 법인 전입금이 제로였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갖다 썼다는 말이다. 사회적 책임은 망각한 채 학부모들의 고혈(膏血)을 짜내 외관 치장에 열을 올려 온 학교 법인들의 행태는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 사립대학들이 학교 운영경비를 등록금이나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면서 법인 전입금은 쥐꼬리만큼 써 온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사립대학들의 운영수입 가운데 법인 전입금은 5.2%에 불과했다. 반면 등록금 의존율은 66.6%나 됐다. 등록금으로 건물만 지은 게 아니다. 얼마 전 교육부 감사에서는 교직원들의 사학연금과 개인연금, 건강보험료도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대신 내주는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지 않았던가. 그렇다고 사립대학들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적립금이 500억원 넘는 45개 사립대 중에서 지난해 적립금을 늘린 대학은 28곳으로 62.2%에 이른다. 건물을 짓는 등에 848억원이나 쓰면서도 법인 돈을 1원도 지원받지 않은 연세대의 누적 적립금은 4792억원이다. 그러면서도 사립대학들은 때만 되면 재정난 타령을 하며 등록금을 올리거나 기부금을 걷는 데 혈안이 되다시피했다. 불룩한 제 주머니를 여는 데 인색한 사립대학들의 이런 현실을 고치려면 법인 전입금 비율 규정을 만들어 강제로 부담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 건설비나 인건비, 관리비 가운데 적어도 50%는 법인이 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우리의 대학등록금은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올라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새 학년만 되면 어김없이 등록금 인상을 외친다. 그렇게 올린 등록금을 강의나 연구의 질을 높이는 데는 쓰지 않고 법인이 부담해야 할 건축비나 교직원들의 연금보험료 등 엉뚱한 곳에 남용하니 학부모나 학생으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이런 무책임한 대학재단들이 있는 한 사학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당장 법인은 돈을 풀고, 대신 등록금을 내려서 학부모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 주는 게 마땅하다.
  • 死地 마다않고 한국전 참전 前대통령 아들 죽음에 휴가 중 오바마도 특별 애도

    死地 마다않고 한국전 참전 前대통령 아들 죽음에 휴가 중 오바마도 특별 애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휴가지인 하와이에서 한 전직 대통령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노환으로 별세한 존 아이젠하워(91)를 특별히 애도한 것은 그가 미국의 전쟁 영웅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아들이기 때문이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존은 미국 영웅의 아들이면서도 자발적으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함으로써 조국에 헌신한 위대한 미국인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존은 아이젠하워가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총사령관으로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행했던 1944년 6월 6일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다. 존은 보병 소대장으로서 2차대전 최전선에 참전하고 싶어 했지만 조지 패튼 등 아버지의 동료 장군들은 혹여 존이 전사하거나 포로로 붙잡힐 경우 아이젠하워가 충격으로 사령관직 수행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해 만류했다. 어쩔 수 없이 존은 영국과 독일 전선에서 정보·행정 장교로 복무했다. 그 후로도 존은 아버지의 임무 수행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전투에 배속되지 못하는 ‘역차별’을 겪었다. 아이젠하워가 전역해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1952년 여름 존은 마침내 아버지의 정치 행보 때문에 보류돼 온 한국전 참전을 허락해 달라고 졸랐다. 이에 아이젠하워는 전투부대 참전을 허락하는 조건으로 “대신 절대 적의 포로가 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 너를 인질로 적이 협박한다면 나는 대통령직을 사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자 존은 “적의 포로가 되기 전에 자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드디어 존은 꿈에도 그리던 보병 전투부대의 소령으로 낙동강 전투 등에서 공을 세웠지만 몇 달 못 가 ‘안전한’ 사단 본부로 전보됐다. 존은 2008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대통령의 아들은 전투에 배속되지 못한다”며 역차별을 토로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재난구호와 국제정치/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어제의 공동체는 처참하게 사라졌다. 단란한 가정을 함께 꾸며온 7000여명의 처자식, 남편, 부모, 형제들은 온데간데없다. 삶의 터전을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망연자실해 있는 400만 이재민의 눈앞이 캄캄하다.”, 40여일 전 초강력 태풍 하이옌이 할퀴고 지나간 초토화된 필리핀 레이테 섬에서 전해온 참상이다. 재난 대처는 타이밍이 생명이다. 동시에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국가의 이미지를 고양하는 공공외교의 중요한 현장이다. 미국, 일본,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은 기동성 있게 대규모 구호에 나섬으로써 외교의 비중을 어디에 둬야 하는지 웅변해 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재해 발생 나흘 만에 5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결정에 이어 향후 3년간 2000만 달러의 재건복구 지원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4차에 걸쳐 긴급구호대를 파견하여 의료지원 활동에 주력해 왔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며칠 후면 한국군 520명 병력이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에서 구호와 재건활동을 펼치게 된다. 향후 구호병력 파견의 기동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회의 사후 동의제 도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아울러 아세안+3(한·중·일) 및 동아시아정상회의 등 지역 내 다자협의체제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재난관리, 인도적 지원 및 긴급대응 훈련에 적극 참여해 역내 재해대처 능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미·중·일 등 주요 이해당사국들이 보여준 재난구호 외교 현장의 대차대조표를 관찰하면서 앞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핵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재해 나흘 만에 피해지역에 급파하고 6000여 명의 병력이 투입돼 수색, 구조, 구호와 의료지원 활동을 전개했다. 나아가 골드버그 신임대사는 미 국무부 역사상 가장 이른 아침 시간에 선서식을 마친 후 조기 부임하여 미국의 필리핀 긴급지원을 재난현장에서 진두지휘했으며, 케리 국무장관은 지난주 이번 태풍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시를 방문하여 초기 긴급구호는 물론 중·장기 재건 과정에서도 이재민들과 늘 함께할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신뢰의 추를 하나 더 달아주었다. 일본 또한 자위대함정과 1000여명의 병력을 신속 파견하여 구호활동에 집중함으로써 필리핀을 통해 아세안의 마음을 일본으로 돌리는 징검다리를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 취임 원년의 동남아 10개국 방문성과와 ‘12·14 일-아세안특별정상회의’ 성과를 접목시켜 입체적 총합외교를 구현했다. 이는 대중국관계에서 동남아를 우군화하려는 일본의 전략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라 하겠다. 이에 반해 중국은 처음 10만 달러 지원을 발표함으로써 속좁음을 드러내 주요 2개국(G2)으로서 면모에 구김살을 가게 했다. 또한 남중국해 도서 영유권을 둘러싼 필리핀과의 분쟁과 인도주의적 위기상황을 분리 대처할 수 있는 외교적 유연성과 성숙함을 보여주지 못해 지금까지 정성껏 가꿔 온 아세안 외교가 더욱 빛날 수 있는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우리의 이니셔티브로 중견국 외교에 시동이 걸렸다. 국제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중견국으로서 우리의 목소리를 훨씬 더 효과적으로 내기 위해서는 도덕적 권위가 뒷받침돼야 한다. 재난의 현장에 빨리 달려가 마음 어린 나눔의 미덕을 실천하는 노력은 이러한 권위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 [사설] 개인회생 신청 급증, 취약계층 대책 서둘러야

    올해 개인회생 신청 건수가 사상 최대 규모인 10만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 말까지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9만 6412건으로, 2012년 1년간의 9만 368건을 넘어섰다. 2004년 9월부터 시행된 개인회생 접수 건수가 지난 8년간 연평균 5만 7637건임을 감안하면 심상찮은 조짐이다. 개인회생은 최대 10억원 이내 담보채무와 5억원 이내의 무담보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무 재조정을 통해 갱생을 도모하는 절차다. 대표적 서민금융 지원제도인 국민행복기금 신청도 크게 늘어 한 달 새 1만 7000건이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1월 말까지 채무조정 신청을 받은 결과, 신청자 26만 4000명 가운데 23만 2000명에 대한 지원이 확정됐다. 채무 조정을 했거나 하려는 사람들이 이처럼 많은 것은 가계금융 상황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뜻이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 증가폭이 큰 현실도 주목을 요한다. 올 들어 9월까지 은행 가계대출은 5조 5000만원 증가한 반면 상호금융과 보험, 증권사, 대부업체 등 비은행권 대출은 26조 5000억원 늘었다. ‘한계 가계’가 더 쏟아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가 다가왔음을 보여주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대부업법 상한이자 제한, 비은행권 가계대출 속도조절, 일자리 확대 등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할 구체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긴박한 상황이다. 양적완화 축소에 나선 미국이 돈줄을 죄면서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상환 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 이는 가계 소득감소와 기업의 생산· 투자위축으로 이어지고 종국에는 국가 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는 올해로 시효가 종료되는 대부이자율 연 39%를 낮추는 방안 등 단기적 처방은 물론 일자리 확대 등 경제의 선순환 여건을 조성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는 채무자의 상환능력이나 신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익만을 노린 금융사들의 잘못된 대출 행태와도 무관치 않다. 그런 만큼 제2금융권의 대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국민행복기금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빚을 꼬박꼬박 갚아 온 일반 채무자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서민금융 지원책 운용에 있어 도덕적 해이를 막는 데도 각별히 신경을 쓰기 바란다.
  • [서울광장] 한은 총재도 ‘수첩’에서 나오는가/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은 총재도 ‘수첩’에서 나오는가/안미현 논설위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내년 3월 31일 끝난다. 한은법 개정으로 새 총재부터는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슬슬 여론 검증이 시작돼야 하는데 자천타천 물밑 하마평만 무성하다. 그래서 요즘 만나는 사람들마다 ‘차기 한은 총재의 자질’을 묻곤 한다. 가장 강렬한 답변은 외국계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에게서 나왔다. 시장이 원하는 한은 총재의 상(像)을 물었더니 “시장은 한은을 잊은 지 오래”란다. 이 답을 꺼내놓는 데 단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금융통화위원회 개최일에 다들 점심 먹으러 간다는 냉소가 나온 지는 오래됐지만 이렇게까지 지독히 한은을 불신할 줄은 몰랐다. 이어지는 그의 답변. “김 총재의 말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매번 말이 바뀌기 때문이다. 한은이 시장의 신뢰를 너무 잃어 누가 (총재로) 오든 일관성만 갖추면 박수받을 것이다.”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의 ‘주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첫째 전문성이다. 장관은 몇 달 ‘학습기간’을 가져도 크게 무리가 없지만 통화정책은 바로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 메커니즘과 시장 생리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였다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통화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경제학 박사인 김인준 서울대 교수와 신세돈 숙대 교수는 정책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불리하다. 둘째 독립성이다. 정부로부터의 독립,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 시장으로부터의 독립을 지킬 의지가 확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금리를 내려 경기를 띄우고 싶어 한다. 시장은 이익 추구가 목적이라 대단히 군집적이고 이기적이다. 이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소신도 중요하지만 ‘빚’이 없어야 한다. 금통위원과 우리은행장을 지낸 이덕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대표는 스펙은 무난하지만 ‘박근혜 인맥’으로 분류되는 점이 약점이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도 마찬가지다. 조윤제 서강대 교수와 김대식·최도성 전 금통위원은 현 정권과의 연(緣)이 없어 유리하면서 불리하다. 셋째 뚝심이다. 통화정책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몇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걸린다. 그 사이 온갖 비판과 압력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이를 견뎌낼 뚝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경제관료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주열 전 한은 부총재는 전문성은 있되 기획재정부의 지지가 약하다. 넷째 국제감각이다. 현 정권이 무척 욕심냈다던 신현송 미 프린스턴대 교수는 국제결제은행(BIS) 조사국장행을 확정지어 ‘못쓰는 카드’가 돼 버렸다. 다섯째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정도의 도덕성이다. 이미 청문회를 거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이 점에서 유리하다. 하지만 모양새가 좋지 않다. 이런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 “세상에는 좌표에 강한 사람과 파동에 강한 사람이 있다. 그런데 파도를 이기는 데만 정신이 팔려 너무 바닷가에서 멀어지면 헤엄쳐 못 나온다. 이럴 땐 좌표에 강한 사람이 살아남는다. 한은 총재는 파동보다는 좌표에 강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는 좌표에 강한 대표적인 인물로 이성태 전 한은 총재를 꼽았다. 하지만 어떤 경제관료는 이 전 총재를 무능하다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렇듯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좌표에 강해야 한다는 말은 미국의 돈줄 죄기와 엔저 등 그 어느 때보다 혼돈스러운 국내외 경제상황과 맞물려 공감이 간다. 혹자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 파문 이후로 대통령의 ‘수첩’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하지만 한은 총재까지도 ‘갑툭튀’(수첩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가 돼서는 곤란하다. 미국은 새 중앙은행 총재를 뽑기 위해 올 초부터 1년 가까이 혹독한 여론 검증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강하게 밀었던 후보가 탈락했지만 대신 청문회 진통 없이 바통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실력 있고 존경받는 한은 총재가 국회의 박수 속에 취임하는 광경을 보고 싶다. hyun@seoul.co.kr
  • 누군가 본다고 느낄 때 착한 척하죠, 왜 그럴까

    누군가 본다고 느낄 때 착한 척하죠, 왜 그럴까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로랑 베그 지음/이세진 옮김/부키/368쪽/1만 6000원 한 연구에 따르면 조깅을 하는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될 때 좀 더 열심히 달린다고 한다. 혼자 공중화장실에 있을 때보다 다른 이가 함께 있을 때 볼 일을 본 뒤 손을 씻는 빈도가 높아진다거나 고사실의 조명시설 숫자가 적을수록 커닝 등 부정행위 횟수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타인의 존재가 자신의 행동을 억제하거나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새 책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가 말하고 싶은 건 ‘도덕적 인간’이고 싶어 하는 우리의 욕망이다. 선과 악 자체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선악이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 그런 관념들이 타인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심사다. 이를 밝혀내는 수단이 수많은 실험과 사례다. 책의 출발점은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이는 도덕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라면 억울할 수도 있겠다. 자신의 고귀한 도덕성이 그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좌우된다는 게 말이다. 하지만 책에 나온 각종 실험과 사례들에 따르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모습을 바꾸는 인간의 도덕성은 ‘겁나게’ 많다. 이게 도덕적 착각이란 거다. 평균의 착각이라는 것도 있다. 자신이 중간 이상은 된다고 믿는 경향이다. 자신은 남들보다 늘 더 도덕적이다. 심지어 자기집 X개조차 앞집 개보다 나으면 나았지 모자라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경향에서 불화의 싹은 잉태된다. 우리 모두가 ‘착한 사람’이었다면 사회는 반드시 좋은 쪽으로 갔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도덕적 인간’들이 모여 허구한 날 도덕의 기근을 개탄하는 형국이다. 왜 그런가. 자신은 착한 나라 사람이고 교도소에 모여 있는 죄수들만 나쁜 나라 사람들이어서? 책에선 독특한 실험들이 수없이 이어진다. 예컨대 폭력과 단맛 실험을 보자. 영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폭력전과가 있는 성인의 69%가 10세 어린이 수준으로 사탕과 초콜릿을 섭취했다. 단것을 찾는 건 욕구충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는 부모들이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적당히 단것을 먹도록 통제해야 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도덕‘적’ 인간이 좋은 사회를 만들 가능성은 있을까. 뜻밖에 답은 익숙하다. 문제제기의 격렬함에 견주면 김이 샐 정도다. 자신이 도덕‘적’인 인간이란 걸 자각하는 거다. 저자는 “타인의 시선을 나를 돌아보는 거울로 활용한다면 우리는 비로소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좋은 사회’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2013년 이그 노벨상’을 수상했다. 미국 하버드대의 유머 과학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가 노벨상을 패러디해 만든 상이다. 고정관념이나 일상적인 사고로는 불가능한 기발한 연구나 업적을 대상으로 해마다 10월쯤 노벨상 발표에 앞서 수여된다. 바로 이 상이 기막힌 실험과 실험의 연속인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가늠할 만한 단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커버스토리] 구술 인터뷰 10시간 3일 안에 녹취 풀고 베테랑 작가가 일필휘지 보름이면 의원님 책 뚝딱

    [커버스토리] 구술 인터뷰 10시간 3일 안에 녹취 풀고 베테랑 작가가 일필휘지 보름이면 의원님 책 뚝딱

    “10시간 인터뷰하고 빠르면 2주 정도면 한 권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정치인 책 대필작가로 4년째 활동 중인 H(43)씨. 그는 “정치인들의 책은 정형화돼 있어요. 일대기 형식의 라이프 스토리에 ‘도전’, ‘열정’ 등의 콘셉트를 잡아 버무리면 되죠. 틀도, 주제도 정해져 있는데 어려울 게 뭐 있겠어요. 사건 구성만 조금씩 바꾸면 끝이에요”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그가 소속된 출판사의 직원은 6명. 작가는 H씨 달랑 1명이다. 최근 몰려든 인터뷰 일정 때문에 겨우 짬을 냈다는 H씨는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필작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오히려 제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게 아니라서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대필 경험이 풍부한 새누리당의 한 보좌관은 “도전이나 열정 같은 주제로만 10권 넘게 책을 썼다”고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주로 라이프 스토리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반면, 재선 이상 의원들은 의정 활동 소개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의원의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 의정 활동을 소개하는 정책보고서 형태 등도 있다. 정치인의 책을 많이 다룬 A출판사의 대표는 “국회의원 자신이 초고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대필작가에게 요구되는 제1 덕목은 ‘스피드’다. 아예 출판기념회 날짜를 정해 놓고 작가를 섭외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밤을 새우는 일도 부지기수다. 대필작가에게 맡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작가를 교체하는 일도 종종 생겨난다. 대부분 인맥으로 맺어진 관계라서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지인들이나 보좌진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는 상황이 적지 않다. H씨는 “글을 완성해 초고를 의원에게 줬는데, 맘에 안 든다고 다시 쓰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용을 추가하고 문체도 바꾸는 등 전반적으로 다시 손질해야 하는데 시일이 촉박해 작업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책의 질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A출판사 대표는 “선거 때 공격할 거 없나 하고 읽어 보는 선거의 상대 진영이 최대 독자라고나 할까. 책의 질로 따지자면 형편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H씨는 4년 전 뜻이 맞는 몇몇 사람과 함께 선거기획사를 만들어 일을 시작했다. 선거 때마다 홍보물을 만들어 왔으나 이 일만으로는 기획사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대필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H씨는 “선거가 끝나고 다음 선거가 돌아올 때까지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인 출판 시장에 주목하게 됐다”며 “평소에 선거 홍보물을 만들면서 알게 된 정치인들이 있어 의뢰를 받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의 의원실로 직접 찾아가 구술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하루에 2~3시간, 두세 차례 하면 된다. 이후에는 2~3일에 걸쳐 녹취를 풀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초고가 완성된 뒤에는 출간될 때까지 늦어도 3개월 이내에 작업을 끝낸다. H씨가 속한 출판사는 최근에만 현역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용 책을 3권 출간했다. 이 출판사는 사무실 하나를 빌려 작가, 디자이너, 인쇄 등 업무를 분담해 작업하고 있다. H씨는 “요즘에는 외부에 연결된 프리랜서 작가들이 많아져 따로 의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재하청이다. A급 유명 작가들은 건당 1500만~2000만원 정도고, 그 외 평범한 작가들은 1000만원 이하의 보수를 받는다. A출판사 대표는 “A급 작가란 기존 포트폴리오가 있는 작가로 3~4건 정도 작업한 사람들이고, 책을 쓰거나 도운 경험이 그나마도 되지 않을 때는 B급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대필 비용과 인쇄·출판 비용은 별도로 책정된다. 그는 “보통 정치인들이 한번 출판기념회를 하면 2000~5000부를 찍는데, 정치인들의 책은 초판만 찍고 재판은 안 찍는 특이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대필작가가 쓰는 책들을 굳이 나쁜 시각으로만 봐야 할까. A출판사 대표는 “외국에서는 대필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만드는 과정에서 구술을 통해 참여하기 때문에 이것도 책을 내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준 낮은 책을 후원금 모금을 위해 출간하지 말고, 책의 수준을 높여 진정성을 담는다면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씨줄날줄] 현대판 고려장/박현갑 논설위원

    “정신장애인을 적절히 돌볼 수 없는 가족들은 정신병원에다 부모, 형제, 자식을 버렸고 정신병원은 고려장(高麗葬)이 되었다. 강아지를 버리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면서 사람을 버리는 법은 유지하고 있다.” 어제 공익변호사그룹 ‘공감’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정신보건법 24조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며 밝힌 내용이다. 정신보건법 24조에 따르면 보호의무자 2명이 동의하고,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환자 동의가 없어도 강제입원이 가능하다. 자기 문제를 알지 못하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강제입원을 놓고 인권말살, 자살충동 등 만만찮은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재산이나 유산 분쟁 등을 해결할 목적으로 강제입원 조항을 악용하는가 하면, 정신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강제입원을 당해 장애인화하는 사례 등 논란이 적지 않다. 이들은 “정부는 정신보건법이라는 이름으로 정신병원, 가족들에게 도덕불감증을 부여했다”면서 정신보건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늙은 부모를 산속의 구덩이에 버려 두었다가 사망한 뒤에 장례를 지냈다는 풍습. 두산백과사전에 나오는 고려장에 대한 설명이다. 이런 풍습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역사적 자료나 고고학적 증거는 없다. 전래동화로만 있을 뿐이다. 아버지가 지게에 할머니를 짊어지고 산으로 가 버린 뒤 지게도 함께 버리려 한다. 그러자 아버지를 따라나섰던 아들이 지게를 도로 가져오겠다고 한다. 이유를 묻는 아버지에게 아들은 “나중에 아버지를 버릴 때 이 지게를 쓰겠다”고 한다. 결국 아버지는 버려진 어머니를 데리고 온다는 내용으로 효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훈이다. 이런 풍습이 우리에게 있었던 것처럼 여겨지게 만드는 고려장이라는 명칭은 일본의 날조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우리나라를 수탈한 일본이 무덤 도굴의 명분을 삼으려고 꾸며낸 말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현대사회에서 고려장은 늙고 힘들어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자식들이 봉양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정신장애인의 인권회복을 위해 현행 강제입원 요건에 덧붙여 인권위원회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 ‘2013 한국의 사회동향’이라는 통계청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다. 30년 뒤에는 성인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해, 현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도 노인 부양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3대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은 꿈에 불과한가.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장성택 처형사건 北 붕괴 가속화시킬 것”

    “장성택 처형사건 北 붕괴 가속화시킬 것”

    중국에서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북한 비난 여론이 연일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언론을 통해 김정은 정권이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며 당국에 대북정책 수정을 촉구하는가 하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김정은을 조롱하는 글이 넘치고 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뉴쥔(牛軍) 교수는 18일 홍콩 명보에 게재한 칼럼에서 “권력을 세습하는 북한 정권은 시대에 맞지도 않고 지속될 수도 없다”면서 “장성택 처형 사건은 북한의 붕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중국이) 북한을 사회주의 동지라는 호칭으로 부른다는 것은 ‘비도덕적인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면서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고 (북한을 부정적으로 보는) 중국 내 민의도 충분한 만큼 당국은 북한을 ‘완충지대’라고 생각해 그들에 투자하는 일을 그만두고 거리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이날 ‘장성택 처형은 중국이 북한에 강경 대응해야 함을 경고하는 사건이다’라는 제목의 중문판 칼럼을 게재했다. 신문은 “중국은 북한을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막아줄 완충지대라고 보지만 북한에 내란이 생기면 중국은 더 위험해진다”면서 “중국은 미국 및 기타 국제사회 구성원들의 지지하에 북한에 강경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인민일보 해외판의 인터넷 사이트인 해외망은 지난 12일 “장성택 없는 김정은 정권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북한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대다수 중국인은 확실히 반감을 느끼고 있다”고 적시했다. 한편 이날 신랑(新浪) 웨이보에는 김정은을 조롱하는 글들이 여과 없이 올려지고 있다. “중국은 김가네 백두혈통 세습을 지켜주려 항미원조 전쟁(한국전쟁의 중국식 표기)에서 수십만 인민의 목숨을 바쳤느냐”, “더 사악한 무리가 돕지 않는 한 김정은 정권은 곧 망한다”, “가족도 죽이는 사람이 못할 일은 무엇이냐”, “최악의 날씨가 스모그라면 최악의 잔인한 뚱보는 김정은이다”라는 등의 글들이 게재됐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스마트폰 장물 삽니다” 범죄 홍보장 된 블로그

    “스마트폰 장물 삽니다” 범죄 홍보장 된 블로그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8일 인터넷 포털에 분실 스마트폰을 사들인다는 내용의 홍보 게시물을 올린 뒤 훔친 스마트폰 수십 대를 매입, 중국으로 가는 보따리상에게 팔아넘긴 장물업자 장모(29)씨를 구속했다. 장씨는 자신의 블로그 게시물이 포털 검색 결과의 상단에 오를 수 있도록 중국에 있는 불법 블로그 마케팅 업체에 1주일에 50만원씩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4월 경찰에 붙잡힌 스마트폰 장물업자 4명도 자동 댓글 프로그램을 이용해 광고 블로그를 검색 결과 상위에 올리는 방법을 사용했다. 금전 거래로 도덕성 논란을 빚었던 광고성 블로그 게시글들이 범죄 행위에 이용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블로그 마케팅 업자들이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특정 게시물을 포털 검색결과 상위에 올리는 불법 마케팅을 펼치는 것뿐 아니라 이를 범죄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업체는 인위적으로 블로그 게시글을 검색 결과 상위에 올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네이버에서 ‘습득폰’을 검색해 보면 블로그 검색 결과 가운데 상위 10여개가 장물 스마트폰을 사들이겠다는 광고성 게시글이다. 3~5시간 전에 작성된 원래의 게시글은 삭제됐다. 다만 검색 결과에는 ‘분실폰·습득폰·주운폰 010-0000-0000’이라는 문구가 미리보기 형태로 남아 있다. 남겨진 휴대전화 번호가 여러 개이지만 게시물은 한두 곳이 만든 것처럼 비슷하다. 다음과 구글에서도 비슷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블로그 게시글 가운데 한 곳에는 스마트폰 장물 매입 외에도 퇴폐 출장안마 광고가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올라와 있다. 내용상 이 같은 블로그 게시글이 검색 상위 결과에 오를 가능성이 낮지만 버젓이 맨 위쪽에 위치해 있다. 포털 측은 검색 결과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NHN 관계자는 17일 “검색 결과의 순위가 매겨지는 원리는 담당이 아니면 직원들도 모를 정도로 복잡하고 보안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면서 “프로그램 등으로 올라간 조회 수나 반복적으로 달린 댓글은 검색 결과 순위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어 “주기적인 감시 활동으로 불건전한 게시물을 삭제하고 있어 업자들이 활동을 해도 결과물이 오래 남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네이버에서도 게시물 삭제가 검색 결과에 반영되기까지 3~5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과 구글의 검색 결과에는 몇 달 전에 게시된 불법 광고성 게시글이 그대로 남아 있다. 불법 블로그 마케팅 업자들도 포털의 감시 활동에 대비해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에서 전날 확인된 불법 광고성 게시글들이 5시간 뒤 검색 결과에서는 사라지지만, 다음 날 같은 단어로 검색해 보면 다시 나타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로 동남아시아나 중국에 서버를 둔 업체가 현지 해커나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불법 홍보성 게시글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용어 클릭] ■블로그 마케팅 네티즌이 자발적으로 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제품을 홍보하는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의 일종이다. 홍보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파워 블로거와 업체 간 금전거래 등으로 도덕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與, 지자체 파산제 도입 검토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때 지자체를 견제할 장치의 하나로 ‘지자체 파산제’를 검토 중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지자체 파산제는 무분별한 사업에 따른 재정 파탄의 결과로 정상적인 행정 수행이 어려운 지자체의 빚을 중앙정부가 청산하는 대신 해당 지자체의 예산·인사 등 고유권한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제가 폐지되면 이들을 견제할 수단이 없다”면서 “빚 내서 호화청사를 건축하고 각종 사업을 벌이는 등 안 그래도 열악한 지자체 재정이 더욱 엉망이 될 것”이라고 지자체 파산제 도입 필요성을 제시했다. 당의 또 다른 인사는 “당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안을 국회 정치개혁특위로 넘긴 상태이며 내년 2월까지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파산제가 도입되면 해당 지자체에 파산 관리인이 파견돼 인력 구조조정, 추진 중인 사업에 대한 원점 재검토는 물론 공무원 정년보장 제한 등 선출직이 아닌 공무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당 일부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 지자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 도입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물론 민주당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아 지자체 파산제가 실제 도입되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애초 이 제도의 목적은 지역축제 등 전시성 사업에 예산을 물 쓰듯 하며 재선, 삼선을 노리는 선출직 지자체장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초공천제 폐지의 보완책으로 연관지어 논의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있다. 정치개혁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기초공천제를 없앤 이후 지자체 운영에 대한 정당 통제권이 약해지는 것을 우려해 나온 고육지책 아니겠냐”고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기초단체장·기초의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재갈이 없어지면서 정당이 지자체를 견제하는 기능이 약해지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한편에선 지자체 행정의 견제장치로 감사원과 안전행정부 자체 감사 등 중앙정부의 기능이 이미 존재하는데 ‘옥상옥’ 제도라는 비판도 흘러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야 모두 기초 공천제 폐지에 회의적인 분위기라 실제로 지자체 파산제를 도입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먼저 여론을 살피기 위해 내놓은 대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연리뷰] 체호프 단편 각색한 연극 ‘공포’

    [공연리뷰] 체호프 단편 각색한 연극 ‘공포’

    “무시무시하거나 비밀스럽거나 환상적인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어째서 실제의 인생으로부터가 아니라 꼭 유령이나 저승 세계에서 소재를 취하는 것일까요? 유령이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현실도 무섭습니다.”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는 단편소설 ‘공포’를 통해 죽음이나 저승도 아닌 삶 그 자체의 공포를 이야기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마주하기도 싫지만 살아야 하기에 삶이 바로 공포라는 것이다. 지난 13일 막을 올린 연극 ‘공포’는 체호프의 소설이 던진 질문을 무대 위로 끌어냈다. 원작은 화자인 ‘나’가 친구인 드미트리의 집에 방문해 머무르면서 보고 들은 기괴한 삶을 그렸다. 드미트리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마리가 있지만 마리는 남편을 경멸한다. 이 집의 하인인 가브릴라는 지나친 음주벽으로 쫓겨났는데 드미트리는 그를 하인으로 받아들이기로 해 마리를 절망하게 만든다. 이들은 과거의 행동에 대한 죄의식으로 고통받지만 그 과거의 행동을 여전히 반복한다. 드미트리는 자신도 아내도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지리멸렬함을 털어놓으며 “나는 삶을 이해하지 못할 뿐 아니라 두려워한다”고 토로한다. 연극은 소설을 각색하면서 ‘나’를 체호프로 설정했다. 그가 1890년 모든 문학 활동을 접어둔 채 사할린 섬으로 여행을 떠났던 사실을 연결고리로 삼았다. 연극 속 체호프는 사할린 섬에서 돌아와 드미트리의 집을 방문하는데 그가 사할린 섬으로 떠난 이유도, 돌아와서 여전히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도 드미트리와 아내와의 관계 속에 있다. 체호프는 인물들의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목격자이자 자신 역시 삶의 불가해성을 겪고 있는 당사자다. 실제로 체호프가 사할린으로 떠난 이유는 누구도 알지 못하며 사할린에서 돌아온 후 그의 작품은 인간에 대한 실존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연극은 체호프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의 삶의 궤적을 상상력을 덧붙여 재구성한다. 여느 체호프의 작품이 그렇듯 ‘공포’ 역시 인물들의 진부하고 견딜 수 없는 삶을 어떠한 가감이나 각색도 없이 보여준다. 그러면서 체호프의 절규를 통해 인간에게 선과 도덕의 의미는 무엇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존재하는지 묻는다. 젊은 작가들이 공동 창작의 실험을 이어 오고 있는 ‘창작집단 독’ 소속의 극작가 고재귀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오는 22일까지 서울 서강대 메리홀. 전석 3만 5000원. (02)922-082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국제노동계 “철도 민영화 부작용 심각…영국·뉴질랜드 이미 겪었다”

    국제노동계 “철도 민영화 부작용 심각…영국·뉴질랜드 이미 겪었다”

    철도노조 파업 나흘째인 12일 국제운수노련(ITF) 의장 등 국제 노동계 인사들이 방한해 파업 중인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철도 민영화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외스타인 아슬락센 ITF 철도분과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철도 노동자 1000만 명을 대표해 한국 철도노조의 민영화 반대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왔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아슬락센 의장은 “철도 민영화는 인프라를 분리하는 것에서 시작되는데 한국에서는 이미 민영화 작업이 진행됐다”며 “분할된 회사가 공공소유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분리된 것 자체가 민영화 직전 단계 조치라는 걸 말해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철도 효율성’은 민영화와도 전혀 상관이 없고 이데올로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이는 민영화가 추진된 유럽에서도 정치적이라고 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와 코레일이 하고 있는 행위는 노사분규를 다루는 국제기준에 전혀 맞지 않다”며 “대체인력을 쓰는 것도 도덕적으로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칼슨 링우드 영국 철도노조(RMT) 중앙집행위원은 철도 민영화가 이뤄진 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철도는 이윤이 아니라 국민에게 이롭게 이용돼야 하는데 영국의 철도민영화는 철도노동자들의 보건과 안정에 악영향을 끼쳤고 요금 인상 등의 부작용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웨인 벗슨 뉴질랜드 철도노조(RMTU) 사무총장도 “뉴질랜드에서는 철도민영화 이후 재국유화했는데 철도를 매각할 때 정부가 받은 돈보다 2배 이상 들어갔다”며 “현재 한국의 철도 시스템은 굉장히 훌륭하고 효율적이다. 한국 정부가 뉴질랜드의 민영화 경험을 되풀이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ITF 대표단은 이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철도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고소고발·징계 철회 △대체인력 사용 중단 △정부·코레일의 철도노조와 대화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ITF는 향후 철도파업에 대한 정부와 코레일의 노동기본권 침해를 감시하는 동시에, 가맹조직을 동원해 한국 정부에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기업 정상화 대책] 특목고 자녀 수업료 전액 지원 등 20곳 과도한 복지 ‘메스’

    [공기업 정상화 대책] 특목고 자녀 수업료 전액 지원 등 20곳 과도한 복지 ‘메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간의 연평균 복리후생비가 1인당 1489만원에 달했다. 기본 연봉 자체가 국내 최고 수준이면서도 월 120만원 이상을 ‘복지’라는 명목으로 추가로 받아온 것이다. 마사회도 연간 1인당 1310여만원이 사실상의 추가 급여로 지급됐다. 두 회사를 포함해 코스콤, 수출입은행, 강원랜드 등 20개 공공기관이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돼 무분별한 씀씀이에 제동이 걸린다. 최근 3년간 20개 기관의 1인당 연평균 복리후생비는 837만원이었다. 공공기관은 내년 1월까지 정상화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 3분기 말 중간점검을 통해 실적이 부진하면 심한 경우 기관장이 해임될 수도 있다. 과도한 지출도 문제지만 도덕적 해이의 성격이 짙은 내부 규정들도 뜯어고치도록 했다. 이를테면 특목고 자녀에 대한 수업료 전액 지원, 자녀 입학 축하금 제공, 산재보험 이외의 과도한 유족보상금 지급 등이다. 정부는 기관장이 방만한 경영을 뜯어고치기 위해 노사 단협 조항을 개정하려다 파업 등 문제가 발생해도 정상 참작을 하기로 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의 원전 비리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감사원 감사를 강화하고 비리 임직원은 퇴직금을 깎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방만 경영 관리 부분 점수가 현재 8점에서 성과등급을 두 단계 하락시킬 수 있는 12점으로 늘어난다. 다른 부분에서 우수 등급인 A를 받아도 방만경영 분야에서 실적이 안 좋으면 C로 강등돼 성과급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D가 되면 한 푼도 못 받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영화 多樂房] ‘프라미스드 랜드’

    [영화 多樂房] ‘프라미스드 랜드’

    맷 데이먼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함께 ‘응답하라’ 세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배우다. 배우에 대한 취향을 떠나 그의 성장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풋풋했던 시절의 기억들을 단박에 되살려 주는 출연작들 때문일까. 어떤 이유든 간에 향수, 친근감, 유대감 등 감상적인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맷 데이먼이 제작, 각본, 주연을 담당한 ‘프라미스드 랜드’는 보기 전부터 긍정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굿 윌 헌팅’을 합작했던 구스 반 산트 감독과 재회하고 환경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은 더욱 구미를 당긴다. 이 영화, 과연 포장보다 근사한 것이 들어 있을까? 연출, 연기, 음악까지 할리우드의 베테랑들이 참여한 만큼 ‘프라미스드 랜드’는 전반적으로 크게 흠잡을 것이 없는 영화다. 가장 큰 매력은 담백하고 수수한 극의 진행이다. 천연가스 개발을 위해 매킨리 지역에 파견된 글로벌사의 스티브(맷 데이먼)는 뜻밖에 환경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딪치게 되고, 주민 투표에서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대단히 참신한 내용은 없지만 돌려 말하거나 멋을 부리지 않고 정면으로 돌진하는 단순함이 나쁘지 않다. 내러티브의 한 축에는 ‘개발이냐 보존이냐’라는 가치의 문제를 놓고, 다른 한 축에는 기업 논리에 대한 한 개인의 갈등을 배치한 것도 균형이 맞는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여한 것은 요즘 영화들에서 보기 드문 새참함 덕분일 것이다. 그런데 환경 파괴와 기업 논리를 다룬 이 영화가 좀 더 치열하고 강렬하게 남지 않는 것은 낭만적인 결말 때문이다. 스티브는 자신의 임무를 가로막던 환경운동가 더스틴(존 크래신스키)이 사실은 글로벌사에서 보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투표를 하기 위해 모인 마을 사람들에게 이를 솔직히 털어놓는다. 이러한 스티브의 정직한 행동과 그 결과로서의 파면은 너무 당위적이고 비현실적이다. 도덕 교과서의 예화나 교육용 애니메이션이라면 모를까, 대기업의 비정함을 다룬 이 영화에서 굳이 개인을 이런 식으로 영웅화할 필요가 있었을까. 정의롭고 이상적인 결말은 각본과 주연을 맡은 맷 데이먼의 판타지이면서 배역과 자신의 이미지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발상이었을지 모른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스티브는 악역에 가깝지만, 성실하고 능력 있는 협상가로서 관객들의 감정이 이입되는 대상이다. 또한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고 외치는 술집 장면을 제외하고는 별달리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않을뿐더러 “나 나쁜 사람 아니에요”라는 대사까지 여러 번 등장한다. 스티브의 나르시시즘과 맷 데이먼의 착한 남자 콤플렉스가 묘하게 겹쳐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의구심과는 별개로 이 영화의 결말이 아쉬운 진짜 이유는 관객들 스스로가 갈등하고 고민할 여지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스티브의 희생은 다른 이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영화의 여운을 대신한다. 선한 영화도 좋지만, 역시 오래 곱씹게 되는 영화가 더 좋다. 12일 개봉. 윤성은 영화평론가
  • [北 장성택 숙청] 양봉음위적 종파행위 거론… 박봉주 눈물의 비판 ‘충성경쟁’ 시작

    [北 장성택 숙청] 양봉음위적 종파행위 거론… 박봉주 눈물의 비판 ‘충성경쟁’ 시작

    김일성 주석의 유일한 사위로, 김정은 체제 들어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말로는 참담했다. 조선중앙TV는 장성택 숙청을 결정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현장에서 인민보안원으로 추정되는 두 명에게 두 팔을 잡혀 강제로 끌려 나가는 장성택의 사진을 9일 오후 공개했다. 장성택이 관할했던 인민보안부가 직접 장성택 체포에 나선 장면은 권력의 냉혹함을 보여 줬다. 장성택을 본보기 삼아 당과 국가기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아닌 다른 권력자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는 엄중한 경고를 담은 메시지로 해석된다. 장성택의 체포 과정을 지켜보는 당 간부들의 경직된 표정에는 공포감이 역력했다. 북한이 고위 인사 현장 체포 장면을 공개한 것은 1970년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장성택을 참석시킨 가운데 확대회의를 열고 그의 죄행을 밝히는 결정서를 채택한 직후 체포한 것으로 보인다. 김기남 당 비서, 박봉주 내각 총리, 리만건 평안북도 당책임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이 장성택에 대해 비판토론을 하는 사진도 조선중앙TV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특히 장성택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박 총리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비판했다. 장성택의 실각과 함께 대대적인 숙청의 피바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충성 경쟁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가 8일 평양에서 열린 점에 비춰 볼 때 장성택은 그동안 모처에 감금돼 ‘자아비판서’를 작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장성택이 지난 5일 처형됐다는 설도 있지만, 8일 이전 김 제1위원장이 평양에서 주재한 다른 회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신빙성이 낮다. 장성택에 대해서는 재판 절차를 거쳐 신병처리를 결정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9일 발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결정서에서 장성택의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뿐만 아니라 마약·도박 행위, 여자 문제까지 일일이 거론하며 그를 파렴치범으로 만들었다. A4용지 4장, 총 3000자에 이르는 장문의 결정서에서 북한은 “장성택 일당의 반당·반혁명적 종파행위에 대해 오래전부터 주시해 오면서 여러 차례 경고도 하고 타격도 주었다”고 밝혀 장성택 숙청 작업이 예전부터 진행돼 왔음을 짐작하게 했다. 북한이 밝힌 장성택의 숙청 사유는 크게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내각의 경제사업 방해 ▲부정부패 타락행위 ▲반인륜적 배신행위로 요약된다. 북한은 그에 대해 ‘동상이몽, 양봉음위(陽奉陰違·앞에서는 받드는 척하지만 뒤로는 다른 행동을 함)하는 종파적 행위’를 한 자라고 밝혔다. 또 “부정부패를 일삼고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가졌으며, 고급식당의 뒷골방들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적나라하게 비난했다. 심지어 그가 마약까지 사용했으며 “외화를 탕진하고 도박장까지 찾아다녔다”고 밝혔다. 그의 사생활 문제까지 거론한 것은 장성택 처단의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단독] “술집 여사장에 명함 준 국정원직원 해임 정당”

    항만시설 보안점검을 마치고 피감기관으로부터 접대를 받는 자리에서 술집 여사장에게 명함을 건네 신분을 노출한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한 해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08년부터 국정원 대테러보안국 보안지도원 팀원으로 근무한 A씨는 2009년 동해지역 주요 항만시설을 방문해 보안 점검을 실시했다. 보안 점검을 끝낸 A씨는 항만청에서 마련한 만찬에 참석했다가 자신의 주량보다 많은 술을 마셔 만취 상태가 됐다. 그럼에도 A씨는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항만청 직원들과 함께 강원 동해시에 있는 한 가요주점으로 향했다. 가요주점에서 A씨는 여성 도우미 3명을 불러 함께 양주를 마셨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도우미가 마음에 안 든다며 3차례나 교체를 요구했고, 가요주점 여사장에게 “오늘 혼자 자야 하는데 함께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A씨는 접대를 받는 도중 가요주점 여사장에게 국정원에서 제작한 자신의 명함을 건넸다. 명함을 받은 여사장은 항만청 직원을 통해 A씨가 국정원 직원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러한 비위 행위를 파악한 국정원은 지난해 6월 고등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A씨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반정우)는 A씨가 국정원을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정원 소속 직원은 그 신분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 아니라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도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업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여사장에게 본인의 신분을 노출하고 항만청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그 비위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시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누드사진’ 인터넷 유출된 女교사의 굴욕

    ‘누드사진’ 인터넷 유출된 女교사의 굴욕

    미국의 한 여교사가 자신의 누드사진이 온라인이 유출돼 공개적인 망신은 물론 학교까지 떠나게 됐다. 최근 현지매체인 US투데이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힐스 크리스찬 아카데미에 근무하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여교사가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사직했다”고 보도했다. 사소한 실수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이 사건은 지난달 23일 이 여교사의 누드사진이 한 인터넷사이트에 게재되면서 시작했다. 곧바로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 번져나갔고 급기야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이 사실을 알게됐다. 조사에 나선 학교 당국은 도덕적 문제를 들어 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했으나 곧바로 그녀는 사표를 던지고 학교를 떠났다. 논란은 이 누드사진의 유출 배경이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여교사가 스마트폰을 도둑맞은 직후 이 속에 담겨있던 누드사진이 온라인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현재 다각도로 조사 중에 있으며 스마트폰 도둑이 사진 유출자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여론은 여교사를 옹호하기 보다 비난하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특히 몇몇 네티즌들은 “과거 학교에서도 이 여교사가 코치 및 학생과 부적절한 행위로 해고된 바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