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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글로벌 시대] 한반도의 통일과 한·중 공조/전가림 호서대 교양학부 교수

    지금 북한에서는 ‘지식인의 탈주 내지 이반 현상’과 ‘국제적 고립무원 상태’, 그리고 ‘도덕적 불감증’ 등과 같은 체제 말기적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필자는 얼마 전 본지에 실린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가 일반 백성의 빈곤이 정치적 변혁의 원인이라고 지적한 이래 심각한 경제적 위기가 정치권력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저명한 정치학자인 라스웰 교수도 계속적인 가치박탈이야말로 지배에 대한 반항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최근 미국 공영방송 PBS의 뉴스 프로그램 ‘프런트라인’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체제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체제의 종말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지난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 생각한다”고 한 이래 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 그간 우리 사회에는 ‘통일 부담론과 회피론’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통일이야말로 민족의 블루오션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대박’이란 통속적인 언어를 사용한 이면에는 통일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통일에 대한 국민의 심리적 부담과 회피를 불식시키려는 계산된 정치적 수사로 여겨진다. 그러나 세상사란 여의치 않은 것이어서 기대했던 대박이 쪽박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헌법 제4조에 명시한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즉, 자유민주주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 통일된 한반도에 정치적 비전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도 그런 통일을 염두에 두고 ‘대박’이라고 했을 것이다.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7500만 인구의 ‘통일 한국’이 경제·정치적으로 세계의 주도국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고,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통합이 시작되면 최소 3억 달러의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으니 말이다. 적어도 통일이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준비와 노력은 북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신속한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이미 진부한 말같이 들릴지라도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병가의 주장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되었으니,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능력은 물론 국내외에서의 대공수사력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예측불허의 북한 정권의 행태와 모험주의적 도발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이른바 종북 내지 친북 세력이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이 그런 것처럼 통일도 국제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므로 관련국들에 대한 이해와 공조는 불가피하다. 지난번 박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기조연설 직후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 포럼 회장과의 질의응답에서 “통일은 한국에만 대박이 아니라, 동북아 주변국 모두에게 대박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는 실증적인 자료와 객관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관련국들의 이해와 공조를 구해야 한다. 특히 주변국들 중에서도 대북 영향력이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이해와 공조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반도 통일은 나쁜 통일(쪽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기제사 어떻게 지내시나요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기제사 어떻게 지내시나요

    ‘제사가 계속될 것인가, 중단될 것인가, 변형될 것인가.’ 제례(祭禮) 문화가 어떻게 변모할까. 설이나 추석 명절이 되면 가족들이 한데 모여 차례(茶禮)를 지내며 조상들의 덕을 기린다. 또 기일(忌日)이 되면 제사(祭祀)를 지내며 돌아가신 분을 추모한다. 오랜 세월 가족의 구심점으로 구성원 간 결속력을 다져온 제례의식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횟수가 줄고 음식도 간소화되고 있지만 제사는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한 기성세대의 맏아들, 맏며느리들에겐 여전히 부담이다. 유교문화의 마지막 세대로서 부모세대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지만 한편으론 전통의식이 희박한 신세대 자식들에게 제사를 잇게 해야 하는 의무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낀 세대’의 고민이다. 제사는 조선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인 조선은 가정이 잘 다스려지면 국가도 저절로 통치된다고 보고 효를 강조했다. 효는 제사를 통해 실천하고, 제사는 가정에서는 아버지나 할아버지·장남 등 가부장이, 국가 차원에서는 왕이 집전하도록 했다. 이런 전통은 오늘날까지 계속돼 유교의 발상지인 중국보다 더 오랫동안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건전가정의례준칙에 따르면 기제사는 제주부터 2대조까지로 하되 매년 조상이 사망한 날 제주의 가정에서 지내게 돼 있다. 제수(祭需)는 평시의 간소한 반상(飯床)음식으로 부담 없게 차리도록 했다. 차례는 명절 아침에 맏손자의 가정에서 지낸다고 돼 있다. 경국대전에 따르면 정3품 이상의 높은 벼슬을 가진 사람들만 부모, 조부모를 넘어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 4대 봉사를 하게 돼 있다. 그러나 좋은 집안이 되려는 심리가 작용, 일반인들도 4대 봉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머니, 할머니 등 배우자까지 모시면 제사횟수가 8번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들쭉날쭉한 제사일자에 맞춰 많은 친척들이 모이기 어려워지면서 제사횟수는 자연스레 조정되고 있다. 바라봄사진관 나종민(51) 대표는 “종갓집이어서 어머니가 3대 봉사를 해왔으나 몇 년 전 하나로 합쳤다”면서 “조상을 모시는 것이 중요하지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제사음식도 간편해지고 있다. 종전에는 ‘붉은색 과실은 동쪽, 흰색은 서쪽에 둔다’는 홍동백서(紅東白西) 등 예법을 따졌으나 최근에는 정성을 중요시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제사 음식은 형제들끼리 분담해 가져오고 제사상을 업체에 주문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이모(51·여)씨는 “시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3년 전부터 제사상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내켜 하지 않았지만 이젠 시댁 식구들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설의 경우 제사상 차림이 전년보다 10%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퇴계 이황 종가는 지난달 문중운영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자정에서 저녁 6시로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퇴계 종가가 제사 문화의 롤 모델인 만큼 제사 현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8일(음력 7월 2일) 퇴계의 권씨 부인 제사와 내년 퇴계 불천위 제사는 초저녁에 지내게 됐다. 불천위는 큰 공이 있거나 도덕성 및 학문이 높아 4대가 지나도 계속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제례문화의 간소화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고향, 문중 등 전통사회의 개념이 해체돼 친척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게 되면서 기제사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5대조 이상 제사를 모시는 시제(時祭) 때 후손들에게 장학금이나 여비를 지급해 참석을 독려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가부장 중심의 유교문화가 퇴조기미를 보이면서 가정살림을 책임지는 여성의 영향력이 커지고 남아선호사상도 엷어지고 있다.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는 것도 제사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수목장이나 바다장까지 나올 정도다. 부모세대들도 자식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후 화장을 당부하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김모씨는 설을 쇠러 시골에서 올라온 어머니가 “죽으면 화장해 돌아가신 아버지와 함께 납골당에 합사하고 봉분을 없애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퇴계의 16세손인 이근필(82) 종손도 ‘죽으면 납골당에 가겠다’는 뜻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렇다고 제사에 대한 장남이나 장손의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집안 전통에 따라 여전히 예법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경기 과천에 사는 이모(55)씨는 제사상을 차리는 아내에게 미안하다. 장손이어서 제사를 지내지만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 작은아버지 등 집안 어른들이 제수가 잘못됐다는 등 이런저런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도 마음을 상하게 한다. 이씨는 “친척들의 눈이 있는데다 맏이로서의 책임감으로 인해 나까지는 감당하겠지만 아들에게 제사를 계승시킬 자신은 없다”면서 “미래의 며느리가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를 지내려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사는 유모(57)씨는 딸만 둘이다. 그는 절에서 집안 제사를 지내고 있지만 동생 가족들로부터 은근한 압력을 받고 있다. 아들을 둔 제수씨가 자식대에 가서 제사가 넘어오지 않도록 정리해달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진흥팀 김미영 팀장은 “50~60대는 과도기적 세대이다 보니 제사 문화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친척 등을 의식해 과감하게 나서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조상을 숭배하는 제례적 측면보다는 가족 간의 결속과 단합을 도모하는 기능이 강해져 기제사가 사라지고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반드시 장남이 제사를 모실 것이 아니라 기제사는 맏이가, 추석과 성묘는 동생이 담당하는 등 가족 간 대화를 통해 윤회봉사(輪回奉祀)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16세기 학자 유희춘(柳希春)이 친필로 쓴 ‘미암일기’(眉巖日記)를 보면 ‘오늘은 큰 누님 댁에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딸들이 제사를 지내는 외손(外孫)봉사도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제사를 합사해 합동추모제를 지내거나 시제를 10월 셋째 주 일요일 등으로 정례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도 “제사가 조상의 덕을 기리는 것에서 가족 간의 만남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가족들끼리 의논해 기일을 2월 마지막 주 금요일로 정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들었다”고 말했다. 중앙대 비교민속학과 박환영 교수는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려는 의식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만 제례문화는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형될 것”이라면서 “차례는 친척들이 참여하지만 기제사는 형제 등 직계 가족들 중심으로 치러지도록 이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stslim@seoul.co.kr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폴리널리스트 논란…“MB는 깨끗한 사람” 과거 행적도 입방아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폴리널리스트 논란…“MB는 깨끗한 사람” 과거 행적도 입방아

    민경욱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KBS 윤리강령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2007년 대선 직전 주한미국대사관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극찬하는 평을 전한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청와대의 신임 대변인 내정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4일까지도 KBS 보도국 문화부장으로서 ‘뉴스9’에 출연해 ‘데스크분석’ 코너를 진행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5일 임명 직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대변인직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9월 1일 제정된 KBS 윤리강령 제1조 3항은 ‘KBS인 중 TV 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경욱 대변인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KBS 뉴스9 앵커를 맡았다. 즉 민경욱 대변인의 경우 오는 4월까지 정치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윤리강령에 위배된다. KBS 측은 “윤리강령 1조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활동이란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나 당적을 가지고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와대 대변인은 선출직이 아닌 공직이므로 정치활동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의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1년 9월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발 미 국무부 비밀전문’에 민경욱 대변인이 등장한 것. 이 외교전문에는 민경욱 대변인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낙관하며 그에 관한 평가를 전한 내용이 나와 있다. 비밀전문에 따르면 민경욱 대변인은 “내가 만난 이명박을 잘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명박이 ‘매우 깨끗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가 도덕성보다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명박은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졌고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큰 탐닉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명박은 경제적 전문성이 제한됐지만 뛰어난 결단력 덕분에 한국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한 김대중과 비슷할 수도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 외에도 ‘수줍음이 많은 사람’, ‘청탁을 받지 않는 사람’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은 전문 마지막에 “민경욱은 다큐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 달 동안 이명박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평가했다. 전문에는 당시 민 대변인이 이명박 후보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을 해온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자 민경욱 대변인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깨끗하다’는 것은 한 달 동안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이명박 후보의 지인들의 말을 옮긴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밝혔다)”고 해명했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간첩? 대변인 영전을 축하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공직을 시작하기 전에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대변인직을 맡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대해 네티즌들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MB가 깨끗한 사람이라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어떻게 언론인이 하루 만에 청와대로 직행하나”,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KBS 윤리강령은 있으나마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논란…“폴리널리스트의 극단적 사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논란…“폴리널리스트의 극단적 사례”

    민경욱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2007년 대선 직전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극찬했던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청와대의 신임 대변인 내정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4일까지도 KBS 보도국 문화부장으로서 ‘뉴스9’에 출연해 ‘데스크분석’ 코너를 진행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5일 임명 직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대변인직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9월 1일 제정된 KBS 윤리강령 제1조 3항은 ‘KBS인 중 TV 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경욱 대변인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KBS 뉴스9 앵커를 맡았다. 즉 민경욱 대변인의 경우 오는 4월까지 정치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윤리강령에 위배된다. KBS 측은 “윤리강령 1조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활동이란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나 당적을 가지고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와대 대변인은 선출직이 아닌 공직이므로 정치활동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의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1년 9월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발 미 국무부 비밀전문’에 민경욱 대변인이 등장한 것. 이 외교전문에는 민경욱 대변인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낙관하며 그에 관한 평가를 전한 내용이 나와 있다. 비밀전문에 따르면 민경욱 대변인은 “내가 만난 이명박을 잘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명박이 ‘매우 깨끗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가 도덕성보다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명박은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졌고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큰 탐닉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명박은 경제적 전문성이 제한됐지만 뛰어난 결단력 덕분에 한국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한 김대중과 비슷할 수도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 외에도 ‘수줍음이 많은 사람’, ‘청탁을 받지 않는 사람’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은 전문 마지막에 “민경욱은 다큐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 달 동안 이명박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평가했다. 전문에는 당시 민 대변인이 이명박 후보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을 해온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자 민경욱 대변인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깨끗하다’는 것은 한 달 동안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이명박 후보의 지인들의 말을 옮긴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밝혔다)”고 해명했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간첩? 대변인 영전을 축하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공직을 시작하기 전에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대변인직을 맡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대해 네티즌들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폴리널리스트의 신기원을 이뤘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MB가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 다했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KBS는 부끄럽지도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사회복지사 1급 시험 결과 분석해보니…

    올 사회복지사 1급 시험 결과 분석해보니…

    지난달 25일 제12회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이 시행됐다. 올해는 각 과목 문제 수가 30문제에서 25문제로 줄면서 시험 난도가 지난해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치러진 사회복지사 1급 시험 합격률이 홀수해보다 짝수해가 더 높았다는 점을 들어 짝수해인 올해는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두 가지 엇갈린 전망이 교차하는 가운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 ‘짝수해의 법칙’이 들어맞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문제 수마저 줄어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기가 지난해에 비해 수월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1교시 과목인 ‘사회복지 기초’ 중에서 ‘인간행동과 사회 환경’ 영역에서는 여러 학자들의 발달단계 이론과 생애주기별(태아기~노년기) 특징을 묻는 문제가 주로 등장했다. 이는 기존 출제 경향과 다르지 않다. 발달단계 이론으로는 로렌스 콜버그의 도덕성 발달 단계,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 5단계(구강기·항문기·남근기·잠복기·생식기), 장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 칼 구스타프 융의 이론에 등장하는 ‘페르소나’(자아의 가면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개인의 이미지) 및 ‘리비도’(생명을 보존시키는 생활 에너지) 등이 출제됐다. ‘사회복지 조사론’ 영역은 과학적 연구 및 조사와 관련한 개념들을 망라했다. 이 영역에서는 척도, 변수, 표집오차, 조작적 정의와 같은 용어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해야 하고 단일사례연구, 질적연구, 실험설계, 자료 수집(우편·전화·대면면접 조사)·설문지 작성 방법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김진원 에듀피디 강사는 “올해 사회복지 조사론에서 최대변화량·예외사례·준예외사례 표집 개념이 새로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시험에서는 낯선 개념이 일곱 문제에 각각 흩어져 출제돼 수험생들이 난감해했던 반면 올해는 새 개념들이 한 문제 안에 들어가 있어 파급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2교시 과목인 ‘사회복지 실천’ 중 ‘사회복지 실천론’은 사회복지 실천 현장의 역사와 분류, 생태체계 모델과 더불어 사례관리자·사회복지사의 기능과 역할, 사회복지 실천 과정(접수-자료수집-개입-평가 및 종결)과 목표, 클라이언트 권리 보호 등 실제 사회복지 실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이 영역에서 올해 새롭게 제시된 개념은 ‘홀론’(holon·작은 체계들 속에서 그들을 둘러싼 큰 체계의 특성이 발견되고 작은 체계들이 큰 체계에 동화되는 현상) 하나뿐이다. 다른 문제들은 모두 기존 시험에서 출제됐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회복지 실천기술론’ 영역은 각종 사회복지 실천 모델, 치료집단, 집단의 치료적 요인, 머레이 보웬의 가족치료기법, 단일사례 설계 등의 개념을 활용한 문제들이 출제됐다. ‘지역사회 복지론’ 영역에서는 지역사회 복지 실천모델 및 이론, 우리나라와 미국의 지역사회 복지 발달과정을 비롯해 자활사업, 지역사회 복지계획, 사회복지관·자원봉사센터·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 단위에서의 복지시설들의 특징 등을 묻는 문제들이 주를 이뤘다. 정리하면 1교시 과목보다 이론 비중이 높은 게 2교시 과목이다. 전미숙 에듀윌 강사는 “지역사회 복지론은 이론과 모델 학습에 중점을 두고 사회복지 실천론, 실천 기술론은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개념을 사례에 접목시키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3교시 과목인 ‘사회복지 정책과 제도’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복지정책과 그것의 근간이 되는 법령들을 다루는 만큼 공부하기 까다로운 과목이다. ‘사회복지 정책론’ 영역은 사회보장기본법에 명시된 ‘사회보장’의 범위, 근로장려세제, 기초생활수급비, 4대 사회보험 관련 문제와 함께 영국·독일·미국의 사회복지 정책, 에스핑 앤더슨의 복지국가 유형론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 ‘사회복지 행정론’ 문제들은 일반행정과 구별되는 사회복지 행정의 특징, 지역 복지 네트워크, 사회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조직이론·구조, 계획예산제도 등 복지정책 집행을 둘러싼 개념들을 다뤘다. ‘사회복지 법제론’ 영역은 일련의 복지 관련 법령들을 활용한 문제가 두루 나왔다. 산업재해재상보험법, 고용보험법, 국민건강보험법, 국민연금법 등 4대 보험 관련법과 기초노령연금법, 아동복지법, 장애인복지법 및 가정폭력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법령이 문제화됐다. 사회복지사 1급 시험 문제는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가 편찬한 ‘사회복지 교과목 지침서’를 기본으로 한다. 지침서 목차 안에는 사회복지사 1급 각 과목 내용이 모두 들어 있다. 그동안 출제된 문제를 살펴보면 지침서의 내용을 벗어난 문제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김 강사는 “올해도 지침서 목차에 명시된 내용에서 골고루 문제가 출제됐다”면서 “앞으로 공부할 때 지침서를 참고하고 기출문제에서 다뤘던 내용에서 벗어난 개념을 학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폴리널리스트 논란…최경영 기자 “네가 떠들던…” 맹비판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폴리널리스트 논란…최경영 기자 “네가 떠들던…” 맹비판

    민경욱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폴리널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2007년 대선 직전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해 극찬했던 사실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청와대의 신임 대변인 내정 사실이 발표되기 하루 전인 4일까지도 KBS 보도국 문화부장으로서 ‘뉴스9’에 출연해 ‘데스크분석’ 코너를 진행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5일 임명 직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대변인직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003년 9월 1일 제정된 KBS 윤리강령 제1조 3항은 ‘KBS인 중 TV 및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그리고 정치관련 취재 및 제작담당자는 공영방송 KBS 이미지의 사적 활용을 막기 위해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민경욱 대변인은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KBS 뉴스9 앵커를 맡았다. 즉 민경욱 대변인의 경우 오는 4월까지 정치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은 윤리강령에 위배된다. KBS 측은 “윤리강령 1조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치활동이란 국회의원 등 선출직이나 당적을 가지고 정당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와대 대변인은 선출직이 아닌 공직이므로 정치활동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경욱 대변인의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1년 9월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발 미 국무부 비밀전문’에 민경욱 대변인이 등장한 것. 이 외교전문에는 민경욱 대변인이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낙관하며 그에 관한 평가를 전한 내용이 나와 있다. 비밀전문에 따르면 민경욱 대변인은 “내가 만난 이명박을 잘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명박이 ‘매우 깨끗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가 도덕성보다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이명박 후보가 ‘도덕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이명박은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졌고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큰 탐닉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명박은 경제적 전문성이 제한됐지만 뛰어난 결단력 덕분에 한국을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한 김대중과 비슷할 수도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 외에도 ‘수줍음이 많은 사람’, ‘청탁을 받지 않는 사람’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은 전문 마지막에 “민경욱은 다큐에 대해 조사를 하는 한 달 동안 이명박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평가했다. 전문에는 당시 민 대변인이 이명박 후보의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일을 해온 것으로 나온다. 이러한 논란이 커지자 민경욱 대변인은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깨끗하다’는 것은 한 달 동안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이명박 후보의 지인들의 말을 옮긴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밝혔다)”고 해명했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간첩? 대변인 영전을 축하한다”고 독설을 날렸다. 전 KBS 기자이자 인터넷 독립신문 ‘뉴스타파’의 최경영 기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민경욱, ‘KBS 문화부장, 전 9시 뉴스 앵커’라고 트위터에 자신을 소개하고 청와대 대변인 되셨네요”라면서 ”네가 떠들던 공영방송의 중립성이 이런 건 줄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축하합니다”라고 비판했다. 김영근 민주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공직을 시작하기 전에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대변인직을 맡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에 대해 네티즌들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폴리널리스트의 신기원을 이뤘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MB가 깨끗한 사람이라고? 말 다했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임명, KBS는 부끄럽지도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금 당신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박찬구 논설위원

    “당신들에게 국가는 무엇입니까.” 광화문 지하도의 장애인 농성장에서 만난 활동가에게 물었다. 장애인 야학교사인 정민구(35)씨는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왜 절박한지를 설명하고 “거지가 동냥하듯 떼를 써야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을 정도의 복지만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국가”라고 푸념했다. “절차를 밟아 합법적으로 호소해 봐야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기본권마저 무시해 버리는” 존재, 그것이 이들이 마주한 국가의 실체였다. 장애등급제는 의료적 판단만으로 장애인에게 1~6급으로 등급을 매겨 차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부양의무제는 일정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직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도록 한 조항이다. 개별적 현실은 고려되지 않은 채 열악한 가족에게 장애인을 돌볼 의무가 전가되기 일쑤다. 한 달 200만원 안팎인 아들 부부의 소득으로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었던 70대 장애인은 손주들에게까지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숙자로 전전하다 목숨을 잃었다. 농성장에는 제도의 희생양이 된 장애인 영정이 10여 점 놓여 있다. 방치와 차별, 반인권, 벼랑 끝으로 내몰기…. 농성장에서 국가는 이렇게 정의되고 있다. 같은 질문에 대학생 황지윤(21·여)씨는 “수직적 소통의 불가능성”과 “학습실패의 누적”을 얘기했다. 대화와 양보로 대안을 모색하는 쌍방향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국가이며, 아무리 얘기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학습된 실패가 거듭되면서 국가에 무기력증과 답답함을 느낀다는 의미다. 물은 흐르게 하고 언로는 여는 게 민주주의라 한다면, 젊은 세대는 ‘명박산성’처럼 소통과 대화의 통로가 꽉 막힌 민주주의의 역류를 직시하고 있다. 386출신의 회사원(49)은 주문에 가까운 답변을 내놨다. “국가보안법은 폐지하고 대신 국민보안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 안위를 국가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역설이다.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하는 국가보안법보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침탈하는 국가의 행위’를 규제하는 국민보안법이 더 필요하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제10조는 규정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하지만 장애인 농성장의 활동가와 대학생, 40대 회사원이 일상에서 목도하는 국가의 모습은 헌법 조항과 멀어도 한참 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부작위(不作爲)의 책임을 국가에 물어야 할 일이다. 나아가 5월의 광주와 용산 남일당에서 국가가 합법을 가장한 물리적 폭력을 휘둘렀다면, 일상적이고 무형적인 국가의 폭력이 도처에서 다양한 층위로 개인의 삶과 의식을 옥죄고 있음을 시민들의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형의 폭력은 인간 내면의 자유 의지를 국가나 특정 정권의 입맛대로 억압하고 규율하며 때로는 음습하게, 때로는 노골적으로 복종을 강요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최근 일련의 시대 역행적인 사안들, 예컨대 채동욱과 김학의, 연제욱의 사례를 보면 국가와 제도의 폭력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게 자행되는지 알 수 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의욕적으로 지휘하던 채동욱을 혼외자식 논란을 계기삼아 일련의 시나리오에 따라 찍어내고, 성폭력 피해 여성의 증언을 묵살한 채 제 식구 감싸기로 김학의를 풀어주고,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의 핵심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연제욱은 수사하긴커녕 청와대 비서관으로 불러들여 감싸 안고…. 일반 시민에게는 반대파로 낙인 찍히지 않고 제도권 안에서 묵묵히 순종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강압과 폭력의 메시지로 와 닿는다. 과연 국가는 도덕적이고 정의로운가, 모든 국민은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고 있는가.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ckpark@seoul.co.kr
  • ‘우방’ 美·이스라엘, 중동평화협상선 삿대질

    ‘우방’ 美·이스라엘, 중동평화협상선 삿대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중동 평화 협상을 두고 우방인 미국과 이스라엘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2일(현지시간) “중동 평화회담이 7개월째 들어서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먹질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공격은 존 케리(왼쪽) 미 국무장관이 먼저 시작했다. 지난 1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면서 “평화협상에 실패할 경우 (보이콧이) 가속화해 이스라엘의 번영과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이스라엘 총리도 가만있지 않았다. 다음 날 내각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그는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려는 시도는 부도덕하고 부당하다”며 “어떤 압력이 와도 이스라엘의 중대 이익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어 “(이스라엘을 보이콧하려는) 그들의 목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파장이 확산되자 미 국무부는 진화에 나섰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케리 장관은 협상이 실패할 경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를 위태롭게 할 사실을 언급했을 뿐”이라며 “그는 30여년간 이스라엘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중동 평화 협상에 대해 비협조적인 태도를 여러 번 보였다. 지난달에는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이 케리 장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집착과 구세주라도 된 듯한 열정에 사로잡힌 채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에 유대인 정착촌을 새로 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케리 장관이 언급한 대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기업과 거래를 끊는 각국 정부와 기업이 점차 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세계 최대인 노르웨이 연금 펀드가 재무부 결정에 따라 이스라엘 기업을 투자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금호家 ‘형제의 난’ 다시 불붙나

    금호家 ‘형제의 난’ 다시 불붙나

    경영권을 둘러싼 금호가(家)의 형제간 분쟁이 ‘박삼구 회장실 문건 유출’ 파동으로 또다시 불붙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운전기사인 A씨와 금호아시아나그룹 보안용역직원 B씨를 ‘방실침입 및 배임수·증재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보안용역직원 B씨의 자술서에 따르면 A씨는 2011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B씨에게 80여 차례에 걸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비서실 문서를 촬영토록 했다. B씨는 A씨에게 향응을 받고 박삼구 회장의 개인 일정과 비서실에서 관리하는 문건 등을 촬영한 사진을 문서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A씨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B씨가 그룹 비서실에서 관리하는 문서를 촬영하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회장 비서실 자료가 외부에 유출된 정황을 최근 포착하고 자체 조사를 벌였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박 회장이 2012년 추석 연휴 때 미국에 있는 딸과 함께 이틀간 멕시코 여행을 한 사실이 있는데 워크아웃 상태에서의 여행경비 등을 문제 삼고, 이를 언론에 알린 배후로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화 쪽을 지목하고 있다. 경영권을 노린 끊임없는 그룹 흔들기가 회장실 문건 빼내기란 비도덕적인 사안으로까지 비화됐다는 것이다. 이른바 ‘형제 경영’의 모범적 예로 꼽혀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대우건설 인수를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이 경영권 갈등을 빚으면서 ‘형제의 난’을 겪었다. 결국 그룹은 두 갈래로 쪼개져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2011년 3월 금호석화가 공정위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제외해 달라고 신청하면서 상가에서도 말을 섞지 않을 정도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현재 계열분리소송은 대법원에 계류돼 있다. 2013년에는 반대로 박삼구 회장 측이 공세를 폈다. 금호산업이 “배임 이슈가 있다”며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화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낸 것이다. 재계에서는 외견상 형제의 난에서 형인 박삼구 회장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박찬구 회장 측이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2.6%를 소유한 2대 주주라는 점을 무기로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항공은 물론 석유화학과 관련성이 있는 타이어를 손에 넣기 위한 노림수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가지고 대응할 수 없는 만큼 관련자를 불러 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소장 내용 등을 검토한 뒤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증가로 심사 엄격, 꼼꼼히 준비해야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증가로 심사 엄격, 꼼꼼히 준비해야

    지난달 21일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시는 개인파산 및 개인회생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신속처리절차를 1년간 시범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시민들의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하며 과도한 채무로 인해 고통 받는 많은 시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 신속처리 절차가 진행되면 해당 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도덕적인 논란으로 인한 부담을 덜고 빠른 사회 복귀가 가능하게 되지만, 현재는 시행 초기 단계로 도움의 손길이 급한 시민들은 법률사무소에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에 관해 많은 문의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기관에 문의를 하기 전에 채무자도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제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준비해야 더욱 확실하고 빠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개인회생절차를 이용할 수 있는 채무자는 일정한 수입이 있는 급여소득자와 영업소득자로서 현재 과다한 채무로 인하여 지급불능의 상태에 빠져있거나 지급불능의 상태가 발생할 염려가 있는 개인이 신청 가능하다. 또한 채무액이 무담보의 경우는 5억원, 담보부채무의 경우에는 10억 원 이하여야 하며 계속적으로 얻는 순소득에서 장래 생계비를 제외한 일정 금액을 3년 내지 5년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반면 개인파산제도는 수입이 없는 채무자가 신청 가능하다. 그러나 일정한 수입이 있어도 가족 생계 유지를 위한 비용 외에 쓸 수 있는 소득이 없을 때도 신청할 수 있다. 세금, 벌금,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채무 등 면책 대상이 아닌 것을 제외한 모든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고 파산선고가 내려지면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 가압류, 가처분이 중지되고 담보권의 설정 또는 담보권의 실행을 위한 경매도 중지된다. 위의 두 제도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하고 있는 개인채무자가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함으로써 다시 경제적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입한 것으로 2004년 실시된 후로 늘어나는 가계부채만큼 연간 신청자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내외합동법률사무소 회생 및 파산절차 관계자는 “날로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제도의 신청자가 많아지는 만큼 심사가 엄격해지고 있어 채무자도 전문가와 함께 관련 제도에 대해 지식을 가지고 관련 자료를 꼼꼼하게 준비하여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내외합동법률사무소는 채무로 인해 서민의 삶이 무너지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가계경제에 최소한의 힘을 보태고자 전화(02-598-9020)를 통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자가진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공공기관 정상화 가로막는 장애물 걷어내라

    공공기관들의 정상화 작업이 겉으로는 속도를 내고 있다. 부채가 많은 18개 공공기관은 2017년까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40조원 더 부채를 줄이기로 하는 정상화 방안을 최근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또 38개 공공기관은 복리후생비를 1인당 144만원씩 줄이겠다고 한다. 방만 경영에 대한 비판을 받아온 공공기관들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계획대로 실행될지는 여전히 미덥지 않다. 노조의 반발 등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난관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공공기관들의 도덕적 해이는 아직도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무상으로 지급하거나 자동 승진 조항을 두는 등 62개 공공기관이 특혜를 숨기려고 노사 간에 이면 합의를 맺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정부가 이면 합의를 공개하라고 요구해서 밝혀진 내용이다. ’낙하산 사장’들이 노조의 비위를 맞추려고 부린 이런 꼼수에 국민들만 속은 셈이다. 이뿐만도 아닐 것이다. 그래서 방만 경영을 바로잡기 위한 정상화 필요성은 절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채 감축 등의 목표 달성은 정부의 의지와 공공기관장의 추진력이 어우러져야 가능하다. 계획만 거창하게 세워 놓고 이행 과정을 점검하고 감독하는 일을 게을리한다면 목표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악순환이 또 되풀이될 것이다. 노조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공공기관 노조들은 노사 교섭과 경영평가를 거부하며 정부의 개혁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이런 노조를 설득하고 개혁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정부와 공공기관 경영진의 몫이다. 공공기관들이 빚을 갚으려고 매물로 내놓은 부지의 매각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될 것 같지 않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 면적을 다 합치면 거의 여의도 만큼이나 되는 땅을 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면 대기업 등에 특혜를 주었다는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민간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재조정하겠다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계획에 대해서는 우회 민영화라는 주장도 나온다. 이래저래 어려운 점이 많다. 과거에도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바로잡으려고 시도했다가 이런 문제들 때문에 중단된 사례가 있다. 지난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굳은 각오로 개혁 작업에 임해야 한다.
  • [신흥국 금융위기 후폭풍] 1000兆 가계 빚 폭탄… 외자 이탈 기폭제 우려

    [신흥국 금융위기 후폭풍] 1000兆 가계 빚 폭탄… 외자 이탈 기폭제 우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해 내에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개인회생과 신용회복지원 신청은 처음으로 20만건을 돌파하는 등 가계부채 문제는 심각하고, 봉급생활자의 임금인상률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대출상환 능력은 바닥이다. 가계부채 문제가 불거질 경우 외국자금 이탈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일 대법원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 및 신용회복지원 신청 건수는 20만 3024건으로 개인회생이 시행된 200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대출·카드 연체 채무조정) 및 프리워크아웃(단기 연체 채무조정) 등 신용회복지원을 신청한 이들은 지난해 9만 7139명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만 1714명)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이들은 지난해 10만 5885명으로 제도가 시작된 후 가장 많았다. 일각에서는 빚을 갚기보다 지원을 받으려 한다는 ‘도덕적 해이’를 지적한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채무를 상환하는 능력이 현저히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예금취급기관의 전체 대출 중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 비중은 2007년 말과 비교해 약 7% 포인트 증가했다. 비은행권 대출은 은행보다 대출 이자가 높은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이 제공한다. 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돈을 벌어 빚을 갚아야 하는데, 지난해 노사가 결정한 협약임금 상승률은 3.5%로 2009년(1.7%)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1.3%)을 감안하면 실질임금 상승률은 2.2%에 불과하다. 반면 가계부채는 2012년 말 963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91조 7000억원으로 2.9% 증가했다. 4분기 가계부채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0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국제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은행이 올해에는 기준금리(2.5%)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분기, HSBC는 3분기, JP모건·노무라는 4분기를 인상 시기로 봤다. 금리가 오르면 가계대출 이자도 오르게 된다.가계의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교육비와 주택 구입자금이 가장 큰 문제다. 2000년 1분기 4조 2437억원이었던 교육 소비는 지난해 3분기 10조 922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사교육비의 증가가 주원인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정부는 부동산 규제 완화로 경기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과도하게 규제를 풀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월 중 부동산 규제를 더욱 완화하는 식의 선거전략을 쓸 경우 가계부채는 크게 증가할 수 있다”면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것과 맞물릴 경우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빠르게 자금을 유출하도록 하는 주요 판단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수현의 ‘별그대’, 만화 ‘설희’와 표절 공방…강경옥 작가 “법정싸움 돌입”

    김수현의 ‘별그대’, 만화 ‘설희’와 표절 공방…강경옥 작가 “법정싸움 돌입”

    전지현·김수현을 앞세워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표절과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만화 ‘설희’를 그린 강경옥 작가는 28일 ‘별에서 온 그대’가 자신의 작품과 유사하다며 법정싸움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강 작가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세상에 법적인 심판대 뿐 아니라 도덕적 심판대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오랜 작가 생활을 한 사회적 책임이란 게 일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의 글과 제작발표회부터 걱정했다는 방송관계자, 다른 저작권 피해사례자들이 보내온 글들과 만화계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들으면서 조용히 끝내는 게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은 개인적 성향을 잠시 접고 사회적 이유로 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자신의 만화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가 광해군일기를 토대로 작성된 작품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그는 “광해군일기에 나온 글은 강원도에 나타난 미확인물체에 관한 기록으로, 이 기록 하나만이 역사적인 기록이라 누구나 쓸 수 있는 공통된 정보”라면서 “그것을 UFO와 외계인으로 보는 것이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덧붙인 모든 이야기들은 전부 작가들이 각자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을 소재로 한 작품이 확인된 바로는 5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는 400년을 살아오며 전생과의 인연을 찾아간다는 줄거리가 유사하다는 것이 강 작가의 주장이다. 그는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의 스토리메모는 작성시점을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거(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 관계가 성립된다는 변호사 의견”이라면서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리웨어 버전이 됐다. 드라마 제작은 준비기간도 꽤 긴 걸로 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회의와 의논도 할 것이고 시나리오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런데도 제작사의 누구도 작품의 존재를 몰랐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는 “처음에는 사실 관계 목표가 목적이었다. 내 작품이 먼저 저 설정으로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밝혀야 하기도 했다”면서 “법정으로 가면 많으면 몇천 단위의 법정 비용과 1~2년이란 시간이 드는데, 그 기간에 원고 작업에 방해는 물론, 변호사들조차 현재 법의 저작권 기준이 모호해 내부에서도 이건 문제점이 많다는 의견들이 많아 개선안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하며, 피해자보다는 가해자가 유리한 게 저작권법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분쟁이 계속되는 건 이 업계의 사회적 자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설희’의 남은 연재기간과 재판기간이 겹쳐서 고민되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시간과 체력안배를 해가며 해야겠다. 법정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강 작가는 지난달 별에서 온 그대의 첫 방송 이후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구성안이다”라면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드라마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는 HB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를 통해 “설희라는 만화를 본 적이 없다.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다”면서“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희’ 강경옥 작가 “별그대 표절, 법정싸움 돌입”…문제점 살펴보니

    ‘설희’ 강경옥 작가 “별그대 표절, 법정싸움 돌입”…문제점 살펴보니

    전지현·김수현을 앞세워 시청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표절과 관련,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만화 ‘설희’를 그린 강경옥 작가는 28일 ‘별에서 온 그대’가 자신의 작품과 유사하다며 법정싸움으로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강 작가는 28일 자신의 블로그에 “세상에 법적인 심판대 뿐 아니라 도덕적 심판대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오랜 작가 생활을 한 사회적 책임이란 게 일부 내게 있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드라마 작가 지망생들의 글과 제작발표회부터 걱정했다는 방송관계자, 다른 저작권 피해사례자들이 보내온 글들과 만화계에서 있었던 사례들을 들으면서 조용히 끝내는 게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은 개인적 성향을 잠시 접고 사회적 이유로 이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 작가는 자신의 만화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가 광해군일기를 토대로 작성된 작품이라는 것은 인정했다. 그는 “광해군일기에 나온 글은 강원도에 나타난 미확인물체에 관한 기록으로, 이 기록 하나만이 역사적인 기록이라 누구나 쓸 수 있는 공통된 정보”라면서 “그것을 UFO와 외계인으로 보는 것이 아이디어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덧붙인 모든 이야기들은 전부 작가들이 각자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을 소재로 한 작품이 확인된 바로는 5개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희’와 ‘별에서 온 그대’는 400년을 살아오며 전생과의 인연을 찾아간다는 줄거리가 유사하다는 것이 강 작가의 주장이다. 그는 “별에서 온 그대를 쓴 박지은 작가의 스토리메모는 작성시점을 규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의거(어떤 사실이나 원리 따위에 근거함) 관계가 성립된다는 변호사 의견”이라면서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리웨어 버전이 됐다. 드라마 제작은 준비기간도 꽤 긴 걸로 안다. 많은 사람이 모여 회의와 의논도 할 것이고 시나리오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볼 것이다. 그런데도 제작사의 누구도 작품의 존재를 몰랐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 작가는 “처음에는 사실 관계 목표가 목적이었다. 내 작품이 먼저 저 설정으로 만들어져있다는 것을 밝혀야 하기도 했다”면서 “법정으로 가면 많으면 몇천 단위의 법정 비용과 1~2년이란 시간이 드는데, 그 기간에 원고 작업에 방해는 물론, 변호사들조차 현재 법의 저작권 기준이 모호해 내부에서도 이건 문제점이 많다는 의견들이 많아 개선안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하며, 피해자보다는 가해자가 유리한 게 저작권법이라고 모두들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분쟁이 계속되는 건 이 업계의 사회적 자성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설희’의 남은 연재기간과 재판기간이 겹쳐서 고민되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시간과 체력안배를 해가며 해야겠다. 법정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강 작가는 지난달 별에서 온 그대의 첫 방송 이후 “‘400년을 살아온 늙지 않는 사람이 현실에서 사는 법’과 ‘인연의 이야기’는 내가 만들어낸 ‘설희’의 원구성안이다”라면서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드라마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는 HB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를 통해 “설희라는 만화를 본 적이 없다. ‘설희’라는 작품이 있다는 것도 이번 사건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면서 처음 알았다”면서“작가로서의 양심과 모든 것을 걸고 강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고 참조하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위안부,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 NHK회장 망언 파문

    “위안부, 어느 나라에나 있었다” NHK회장 망언 파문

    ‘친(親)아베’ 성향의 일본 공영방송 NHK 신임 회장이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나 위안부는 있었다”면서 한국을 비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선임 과정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뜻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영방송 회장의 편향된 발언으로 자민당 내부에서조차 비난이 쇄도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모미이 가쓰토(70) 신임 NHK 회장은 25일 도쿄 시부야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프랑스, 독일 등 전쟁을 했던 어느 국가에나 있었던 일이다. 지금의 도덕 기준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발언했다고 일본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모미이 회장은 이어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한 것처럼 주장하는 바람에 대화가 힘들어진다. (배상 문제는) 일·한조약으로 해결됐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이상하다”고 강변했다. 모미이 회장은 독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영토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일본의 입장을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왼쪽’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정부의 견해에 방송의 논조를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모미이 회장은 “총리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참배했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말할 입장이 아니다. 참배했다는 사실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모미이 회장은 규슈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물산에 입사, 부사장 등을 역임한 뒤 2005년부터 정보기술서비스업체인 일본 유니시스의 사장·상담역·고문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마쓰모토 마사유키 전 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뒤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1월 회장 선임을 주관하는 NHK 경영위원회 위원 12명 중 4명이 ‘친아베’ 인사로 채워진 뒤 선출된 것이라 총리 관저 쪽 의향이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 마쓰모토 회장은 수신료 7% 인하와 직원 급여 삭감 등 개혁정책을 단행, 지난해 중간결산(4∼9월)에서 180억엔(약 1874억원) 흑자를 내는 등 경영을 안정시켰지만 자민당으로부터 아베 정권이 중시하는 국제방송 강화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아베 내각의 한 각료는 “언론사 최고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이라면서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NHK 경영위원들도 그의 이번 발언이 외교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NHK 내부에서는 그의 자질을 의문시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모미이 회장의 임기는 25일부터 3년간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세기의 작가들에게 글쓰기란 ‘끝없는 사랑과 고통’

    세기의 작가들에게 글쓰기란 ‘끝없는 사랑과 고통’

    “저는 대가족에서 자랐고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라고 배웠지만 나중에는 떨어져 나오고 싶은 충동을 갖게 됐어요. 어릴 때 공동체가 제 상상력을 죽인다는 걸 깨달았답니다. 제 상상력이 작동하게 하려면 외로움이라는 고통이 필요해요.”(오르한 파묵) “그(무라카미 류)는 아주 자연스럽고 강력한 재능이 있어요. 마치 표면 바로 아래 유정이 있는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유정이 너무 깊이 자리 잡고 있어서 파고 또 파고 또 파내야 합니다. 정말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일단 도달하면 저는 강해지고 자신감을 느낍니다.”(무라카미 하루키) “글쓰기는 당신의 도덕적인 성품에는 낯선 특질을, 당신이란 존재를 통해 빨아올리는 매우 고된 정신적인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만큼 작가에게도 고되지요. 복화술사나 공연 배우보다는 칼을 삼키는 사람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필립 로스) HB 연필 일곱 자루를 뭉툭하게 만들면 하루 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세계적인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늘 작가가 되고 싶었다”고 대답한 그는 “글쓰기를 끝내고 나면 마치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난 뒤처럼 가득 채워진 느낌이 든다”고 했다. 작업이 잘 될 때는 흥분한 아이처럼 땀을 뻘뻘 흘리지만, 영감의 기운이 사라지면 금세 비참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글쓰기를 위해서라면 스스로 부과한 규율의 노예를 자처했던 천생 작가였다. 세기의 작가들이 글쓰기를 향한 가없는 고통과 사랑을 고백했다.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문학잡지’로 불리는 미국 문학잡지 ‘파리 리뷰’가 만난 소설가들의 인터뷰를 엮은 ‘작가란 무엇인가’(다른)이다. 지난해 출판사 ‘다른’은 국내 문예창작과 대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가장 만나고 싶은 작가’를 설문조사해 36명을 선정했다. 이번 책은 1위부터 12위까지를 담은 1권. 나머지 24명은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2, 3권에 각각 등장할 예정이다. 가장 최근 인터뷰(2008년 움베르토 에코)와 가장 오래된 인터뷰(1953년 E M 포스터) 사이에는 반세기가 넘는 간극이 흐른다. 20~21세기 세계 문단을 지배한 작가들은 사소한 글쓰기의 습관부터 작가로서의 인생을 살아가게 만든 순간들, 작가가 존경하는 동시대 작가들, 작품을 쓸 때마다 엄습하는 불안과 절망,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솟는 글쓰기에 대한 사랑, 문학에 대한 신뢰까지 내밀한 고백을 이어 나간다. 서서 글을 썼던 헤밍웨이는 소설의 제목 하나를 정하기 위해 많게는 100여개의 제목을 쓴 적도 있다. 움베르토 에코는 마음에 드는 어조를 찾아내기 위해 같은 페이지를 수십 번 쓰는 것도 모자라 쓴 문장을 다시 소리 내어 읽어 보기도 했다. 처음 시에 도전했던 오르한 파묵은 ‘시인이란 신이 말을 걸어 주는 자’라는 사실을 깨닫고 시쓰기를 단념한 뒤 하루 평균 열 시간씩 ‘사무원’처럼 글쓰기에 몰두한다고 고백했다. “내 책이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믿음이 내가 가진 유일한 위안”이라는 고백과 함께. 글쓰기에 대한 성찰과 정의, 목표도 다채롭다. 자판 위에 손가락을 얹으면 명징하게 생각할 수 없어 늘 펜으로 쓴다는 폴 오스터는 “펜을 쓴다는 것은 말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그 말들을 종이에 새겨 넣는 과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글쓰기의 이상이자 목표는 “레이먼드 챈들러와 도스토옙스키를 한 권에 집어넣는 것”이었다. 생계 때문에 빠르게 쓸 수 있는 단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미국 소설가 레이먼드 카버에게 소설 쓰기는 “아무리 희미할지라도 계속해서 불타오르는 불꽃을 쏘아 올리는 일”이었다. 이런 ‘선배’들의 고백을 접한 작가 김연수는 “소설가는 늘 실패한다는 사실을 운명처럼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토로한다. “그제야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소설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됐다. 단 한 번의 불꽃, 뒤이은 그을음과 어둠, 그리고 평생에 걸친 글쓰기라는 헌신만이 나를 소설가로 만든다는 것을.”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꿈에 앞서 할 일/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글로벌 시대] 일본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꿈에 앞서 할 일/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외교가 본격화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추가는 안보리 시스템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며 현행 국제협력체제의 기본 틀인 유엔 헌장의 개정을 필요로 한다. 1945년 출범한 유엔은 회원국이 51개국에서 193개국으로 약 4배 늘어났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2차 세계대전 전승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안보리 개편 논의가 1993년 이래 20여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국가·지역별 입장 차가 워낙 커 단시일 내 합의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며, 특히 상임이사국 개편은 더욱 요원하다. 안보리는 유엔 헌장에 따라 막강한 권위와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해 분쟁 해결의 권고와 비군사적 조치는 물론 군사적 조치까지도 취할 수 있다. 게다가 회원국을 구속하는 결의까지 채택할 수 있으니 유엔 안보리는 그야말로 국제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다. 안보리는 상임 5개국과 비상임 10개국의 이사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임이사국은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과 달리 그 지위가 영구 지속되며, 거부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 상임이사국 증설은 국제정치상 힘의 균형을 변화시킬 중대사안인 만큼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비상임이사국 증설 등 다양한 대안에 대한 검토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안보리 이사국과 같은 중요한 국제적 역할을 논할 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요건이 바로 높은 신뢰와 도덕성이다. 이 요소들은 해당 국가의 품격을 보여주는 잣대이기도 하지만, 그 나라가 그런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경우의 행동과 기여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시도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이는 식민지배와 침략역사를 부인·미화하고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퇴행적 행보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 위안부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한 ‘고노 담화’와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뒤흔들려는 움직임이나, 미국 내 위안부 소녀상 철거 시도 등은 일본의 오도된 역사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본으로 인해 아픈 역사를 강요당한 인근국들에는 우려스럽고 크게 공분을 살 일이다. 더구나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도 지난해 12월 26일에 있었던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공개적으로 비판적 입장을 보이고, 이달 중순 ‘위안부법’의 의회 통과와 오바마 대통령 서명을 통해 2007년 위안부 결의안의 준수를 촉구한 사실 등은 이러한 문제가 안고 있는 역사적 책무의 무게를 느끼게 해준다. 신뢰 회복은 대규모 개발원조나 경제기술 지원과 같은 돈 보따리 외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꾸준하고 진심 어린 노력으로 마음을 얻어야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같은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과거사의 멍에를 떨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해 온 과정은 대조된다. 지난해 11월 24일 타결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개국, 즉 ‘P5+1’과 이란 간 핵 협상 시 독일은 상임이사국과 대등하게 교섭에 참여할 수 있었다. 유엔 안보리 이사국 진출을 희망하는 나라는 이렇듯 먼저 역사를 직시하고, 진실한 반성과 사과, 화해를 통해 신뢰와 도덕성을 쌓아나가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인근 나라들의 신뢰가 더 중요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낙하산 기준을 정하자

    [주병철의 빅! 아이디어] 낙하산 기준을 정하자

    공공기관 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한 드라이브에 공공기관이 부산하다. 각계에서는 이런저런 해법도 제시하고 있다. 알다시피 방만경영 해소, 과도한 부채 해결, 도덕적 해이 방지, 낙하산 인사 근절 등이 주된 과제다. 그중에서 낙하산 문제가 뜨거운 감자다. 그런데 낙하산과 공공기관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이라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근절은 말처럼 쉽지 않다. 지분을 갖고 있는 주체가 인사권을 행사하려 드는 건 당연하다.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295개에 이르는 전체 공공기관이 필요한지부터 하나씩 따져보고 민간기업 방식으로 경영하는 게 순서상 먼저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너나없이 낙하산의 폐해를 지적하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낙하산 임명의 주체만 바뀔 뿐 행위는 그대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임명권을 쥔 측에서는 낙하산을 개혁적인 인물로 포장하고, 반대 측에서는 전리품 나눠주기라고 한다. 그 사이에 힘든 건 낙하산으로 지목되는 당사자들이다. 누구든 낙하산이란 덫에만 걸리면 곤욕을 치른다. 설령 특정인이 낙하산 논란으로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해도 대기하고 있던 제2, 제3의 낙하산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결국 ‘있는 자리’에 누가 들어가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낙하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공공기관 문제를 얘기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소모적인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낙하산 기준을 정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사실 낙하산이라고 해서 모두 나쁘고 악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낙하산에는 ‘좋은 낙하산’도 있고 ‘나쁜 낙하산’도 있다. 현실적으로 낙하산을 근절하기가 힘들다면 바람직한 기준을 만들어 옥석을 가려 쓰자는 얘기다. 그러면 능력과 경험이 있는 인물인데 낙하산으로 매도돼 억울하게 손해를 보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형편없는 경력인데 낙하산이라는 이유로 분에 넘치는 자리를 차지하려는 인사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그런 차원에서 단순히 특정 지역, 특정 학교, 특정 직업, 특정 정당 출신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받거나 반대로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런 기준부터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낙하산 인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관료나 정치인을 한번 보자. 공직생활을 마친 뒤 10년이 지났고, 그 사이에 민간기업 CEO 경험도 가졌는데 공공기관에 원서만 내면 ‘관료 출신 낙하산’이란 딱지가 붙어 온갖 공격에 시달린다. 이런 경우 자신의 업무 영역과 연관있는 곳에는 퇴직 후 2년간 취업할 수 없다는 공직자윤리법 적용 기간이 끝나면 ‘관료 출신 낙하산’이란 꼬리는 떼줘야 한다. 정치인 등도 그렇다. 자신이 직업적으로 걸어온 영역과 관련이 있는 공공기관에 취직하려고 해도 ‘정치인 출신 낙하산’이라는 딱지가 붙어 괴롭힌다. 그렇다면 전직 관료나 정치인 등의 경우에는 아예 공공기관은 쳐다보지도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낙하산은 민간부문이 공공부문보다 오히려 더 은밀하고 넓게 퍼져 있다. 왠만한 제조업체 임원들은 퇴직하고 나면 1차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등에 재취업을 한다. 1차 협력업체 등은 2차 등으로 옮긴다. 금융업계의 생태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나 더 얘기하자면 정권이 바뀌면 수천개의 공적인 자리를 대통령이 임명하고 임기도 같이하는 미국의 사례도 신중하게 검토할 만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 같은 공기업은 없지만 행정부와 관련이 깊은 회사나 단체 등에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가 3000여개쯤 된다고 한다. 우리도 공공기관의 장이나 임원들의 임기를 정권과 같게 하면 어떨까 싶다. 우리는 낙하산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 낙하산 견제 방안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면 ‘좋은 낙하산’ 활용 방안에 눈을 돌려봄직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공청회 등을 거쳐 차선의 대안을 찾는 데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bcjoo@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통일로 기념비’ 제모습 찾았다

    [서울신문 보도 그후] ‘통일로 기념비’ 제모습 찾았다

    서울시 SH공사가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지 펜스 안 풀숲에 방치됐던 ‘통일로 기념비’를 바깥에서 보이게 하고 주변을 말끔히 단장한 사실이 24일 밝혀졌다. 기념비는 1971년 12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잇는 통일로(국도1호선) 준공을 기념해 가로 4m, 세로 3.2m로 만들어 은평구 진관동과 임진각 입구에 똑같은 모양으로 세워졌다. 40년 전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 표지에도 나왔다.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만든 이일영 전 남산미술원장이 제작했고, 기념비에 새겨진 글씨 ‘통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이다. 2개 기념비 중 구파발역 앞에 자리했던 것은 2003년 주변 지역이 뉴타운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임시 환승주차장에 위치하게 됐다. 서울시 주차계획과는 2008년 11월 환승주차장에 들어서면 주차면수 확보에 어려움을 준다며 SH공사, 은평구 도시계획과·고양시 건설과·서울시 도로관리과에 이전을 요청해 2010년 5월 300m 떨어진 지금의 장소로 옮겼다. 그러나 이전 장소가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 PF 부지 펜스 내부라서 외부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 덩달아 관리까지 소홀해지면서 풀숲에 방치돼 왔다. 이 같은 서울신문 지적에 지난해 펜스를 뜯어 기념비 뒤로 옮기고 죽은 잔디 대신 보도블록을 깔아 말끔하게 새 단장을 끝냈다. 40여년 전 고양군 토목계장 신분으로 통일로 건설에 참여했던 이창우 전 파주부시장은 “근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은 기념물이기 때문에 제자리에 다시 선 모습을 보게 돼 반갑고 기쁘다”고 밝혔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어려운 용어 뒤 법의 실체를 폭로한다

    어려운 용어 뒤 법의 실체를 폭로한다

    저주 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프레드 로델 지음/이승훈 옮김/후마니타스/280쪽/1만 3000원 ‘부족시대에 주술사가 있었다면 중세에는 성직자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날 문명사회에는 법률가가 있다’라고들 말한다. 그만큼 오늘날 우리의 문명사회를 운영하는 이들이 바로 법률가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회의원 가운데 법조인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또 현 정부에서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 여당대표 역시 모두 법조인으로 채워져 있다. 사적인 삶에서도 법률가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집을 사고팔거나 이혼할 때 자녀들에게 재산을 남길 때 또한 그렇다. 그런데도 보통사람들에게 법률가라고 하면 여전히 멀게만 느껴지는 게 현실이다. 왜 그럴까. 우선 어려운 법률용어가 그렇고 법적 판단이 보통사람들의 상식이나 도덕감정과 잘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40년간 예일대 로스쿨의 헌법학 교수를 역임했던 저자는 ‘저주 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를 통해 난해한 전문용어와 법 이론 뒤에 숨겨진 법의 실체를 폭로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승자를 자임하는 법원과 법관들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경구들로 가득하다. 때로는 냉소적이고 때로는 조롱 섞인 말로 법률가들을 향해 거침없는 일침을 가한다. 정부와 기업, 개인의 사적인 활동이 어떤 논리적인 규칙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혼란에 빠지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법률가들이 규칙을 만들고 전체 문명사회는 그들을 따르며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다. 민주적 경쟁과 결정의 논리를 사법적 판단의 잣대에 맡기는 순간 정치와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며 모든 정책과 결정사항들은 법률가들의 수중에 넘어가게 된다고 주장한다. 법률가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통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거나 대체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법률가들은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법률가들을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일반인의 머릿속에 법의 작동방식에 대한 회의의 씨앗을 조금이라도 뿌리기 위해 썼다”고 밝혔다. 1939년 첫 출간 당시 큰 반향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날카롭고 무자비한 법 비판에 당시 미국의 법조계는 분노와 경악으로 들끓었다. 진정한 법률가의 모습을 다시금 성찰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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