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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소방공무원 장비 산 것처럼 속여 예산 빼돌린 100여명 무더기 적발

    소방 장비를 산 것처럼 속여 예산을 빼돌린 제주지역 소방공무원들이 무더기 적발됐다. 제주지검은 강모(49)씨 등 8명을 사기와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김모(43)씨 등 5명은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등 소방공무원 13명을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들 소방공무원들과 공모해 장비를 납품한 것처럼 속여 7억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소방장비 납품업자 김모(53)씨를 구속 기소했다. 허위 구매 서류 작성 등에 관여하거나 비리를 묵인한 소방공무원 88명은 제주도감사위원회에 비위를 통보, 자체 징계토록 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13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소방장비 납품업자 김모(53)씨와 짜고 장비를 산 것처럼 가짜 문서를 만들어 40회에 걸쳐 9600만원의 예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빼돌린 예산은 회식비나 행사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 1월 소방공무원과 납품업자 간의 뇌물수수 등을 조사하다 납품업자와 결탁해 예산을 빼돌리는 소방공무원의 관행적인 비리를 포착, 수사를 벌여왔다. 김한수 제주지검 차장검사는 “개인 장비를 사비로 사는 등 열악한 소방관들의 근무환경이 오래전부터 문제 돼왔으나 그 이면에는 예산 장비 담당 소방공무원들의 구조적 비리가 있었다”며 “결재권자도 비리를 묵인하거나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 등 공직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0명 남짓의 소방공무원들이 지역에서 근무 관서를 이동하며 지속적으로 계약담당 업무를 전담하고 있어 계약담당 부서 근무 기간 제한, 순환 근무 등 납품업자와의 유착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현장] 제18회 퀴어문화축제…동성혼 합법화 목소리

    지난 1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축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2014년까지 홍대와 신촌 일대에서 개최되다가 이후 서울광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서울시가 서울광장을 내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퀴어축제’가 추구하는 바는 매년 바뀌는 슬로건에 여실히 반영된다. 지난해 ‘퀴어 아이 엠(QUEER I AM), 우리 존재 파이팅!’으로 ‘성소수자의 존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면, 올해는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라는 슬로건으로 동성혼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분위기였다.원내 정당의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퀴어축제’에 참석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우리 사회 다양한 가족 제도를 인정하는 동반자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면서 “(한국을)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국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동성애와 동성혼은 국민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현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라,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고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제도의 개선”이라며 “많은 분이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하는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권과 부합하지 않는 인권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도 참석했다. 인권위 신홍주 소통협력팀장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퀴어축제에 참가한다는 자체가 상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고, 아직까지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않은 사회 분위기에서 국가기관이 참석하는 것에 논란이 있었다”며 “그러함에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시정 기구로서 성소수자 문제에 차별을 해소하고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서울광장에는 미국·영국·호주 등 13개국 대사관과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인권재단 사람·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인권 단체가 마련한 총 101개 부스가 설치됐다. 또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무지개예수 등 진보 성향 개신교 단체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부스도 눈에 띄었다. 그동안 퀴어축제의 참가자들이 주로 10대, 20대 젊은층의 퀴어였다면, 올해는 30대 이상의 연령층뿐만 아니라 남녀커플,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도 곳곳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11살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송영덕(46)씨는 “아들에게도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성소수자들도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퀴어축제에는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했지만, 언론 취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축제에 비판적인 매체(국민일보, 크리스천투데이, KhTV)는 취재를 거부당했고, 기자들에게 프레스카드를 발급하며 서약서를 받았다. 서약서에는 성소수자들을 근접 촬영할 때는 촬영 가능 여부를 당사자에게 물어볼 것,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 제8장 성적소수자 인권조항을 지킬 것 등이 명시됐다. 한국기자협회 제8장 성적 소수자 인권에 관한 조항은 △성적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나 진실을 왜곡하는 내용, ‘성적 취향’ 등 잘못된 개념 용어 사용주의 △성적 소수자가 잘못되고 타락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담지 않음 △혐오 표현 사용 금지 △성 정체성을 정신 질환이나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묘사하는 표현에 주의 △에이즈 등 특정 질환이나 성매매, 마약 등 사회병리 현상과 연결 짓지 않음 등의 주의사항이 포함돼 있다. 한편 이날 서울광장 맞은편에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개신교의 목소리도 컸다. 최낙중 서울 해오름교회 목사는 “동성애자는 에이즈 매독 곤지름 등 성병에 쉽게 노출돼 있어 평균 수명이 짧다”면서 “자연의 섭리를 거슬러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의 성적 결합을 장려하고 부추긴다면 하나님을 거역하는 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승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장도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원, 정부 관료, 서울시장이 인권을 보호한다면서 정작 (성소수자들이) 어기는 법과 윤리 도덕 문제에 침묵하고 있다”면서 “동성애와 동성 결혼 문제는 한국 사회의 미래와 직결돼 있으므로 죄는 밉지만, 사람을 미워해선 안 된다는 자세로 사랑으로 저들을 품자”고 강조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주변을 펜스로 둘러싸고 광장 인근에 경력을 배치하는 등 양측의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충돌은 없었다고 했지만, 양측 참가자들이 만나는 지하철 통로에서는 일부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이번 퀴어문화축제는 주최 측 추산 7만명(경찰 추산 9000명)의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서울 도심서 열린 축제의 끝은 서울광장을 출발해 을지로와 종로, 한국은행 앞 등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퍼레이드로 마무리 됐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퀴어축제 참가자들과 개신교인들에게 ‘사랑’에 대해 물었다. 같은 대답이 나왔다. 하지만 분명 달랐다. 그들은 사랑을 둘러싼 ‘동상이몽’을 꾸고 있었다.
  •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역사 속 북소리] 왕조차 두려워한 신문고

    이른 아침 북소리에 세조가 잠에서 깼다. “누가 무슨 연유로 신문고를 쳤느냐?” 대관내시가 아뢰기를 “지금은 시간을 알리는 누고(漏鼓)의 북소리입니다”라고 했다.세조에게 북소리는 날카로운 비수였다. 단잠을 쫓았고 깨어 있을 땐 뒷머리를 선선하게 했다. 어린 조카인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그에게 정통성은 늘 부족했다. 민심도 흉흉했다. 백성들이 관리들의 부당한 행위를 고발하기 위해 치는 신문고 소리는 그래서 손끝에 들어온 바늘처럼 그를 찔렀다. 이런 심경이 신문고와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를 혼동케 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시간을 알리는 북소리와 헷갈리게 해 백성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신문고를 폐지했다. 하지만 신문고 폐지는 세조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를 안겨 줬다. 신문고가 없어지면서 지방 수령과 아전들이 백성들을 마음 놓고 수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염려스러웠다. 세조가 최초로 분대어사(分臺御史)를 조선 8도에 파견하여 민정을 시찰하고 백성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한 것은 신문고를 대신한 고육책이었다. 분대어사는 조선 중기 이후 암행어사와는 달리 부정과 비리를 조사하고 적발할 수 있는 권한만 있고 범죄자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처분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신문고가 다시 설치된 것은 20여년의 시간이 지난 성종 때였다. 성종의 뒤를 이은 연산군은 집권 초기 유교적 가치관에 따라 조정의 풍토를 쇄신하고 부패한 관리들의 기강을 세우는 데 진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왕이 친히 인정전에 나가 관리들을 뽑는 문과시험을 주관하며 왕과 백성의 소통인 신문고와 관련된 과거시험을 출제(책문:策問)했다. “예로부터 천하 국가를 다스리는 길은 백성을 편안히 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나는 밤낮으로 백성들이 편안하고 풍속을 바르게 하려고 하는데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고 편안하지 않으니, 중국 하·은·주 삼대와 같은 정치를 회복하는 데는 어떠한 설이 있겠느냐? 논술하라.” 연산군은 이처럼 즉위 초기 예의와 도덕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노력했지만 점차 총기를 잃고 폭정으로 빠져들었다. 연산군의 실정으로 인한 왕권 실추는 신문고 역시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백성들은 이제 더이상 왕에게 부당하고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해결받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백성들은 신문고를 치는 대신 벽서(대자보)와 한글익명서(삐라)를 이용해 왕의 부도덕성을 고발했다. 대궐 누각에는 “왕의 폭정에 항거하라”는 벽서가 붙었고 대궐 안팎과 고위관리들의 집에까지 “사람의 목숨을 파리머리 끊듯이 한다”며 왕의 폭정을 비판하는 한글 익명서가 뿌려졌다. 조선 500년 역사에서 신문고는 왕권·신권·백성이라는 세 주축의 보이지 않는 균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왕의 권위가 강할 때는 왕은 신하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백성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들의 부정이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왕의 권위가 미약하거나 심지어 없을 때는 신문고는 유명무실하거나 폐지의 길을 걸었다. 이렇게 신문고는 우여곡절과 부침을 겪으며 왕과 백성들 간의 민의의 소통 통로로서의 역할을 꾸준히 했다. ■출처: 세조실록 2년,1456년 3월 8일, 성종실록 2년, 1471년 12월 15일, 연산군일기 3년, 1491년 9월 10일, 연산군일기 10년, 1504년 7월 19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커버스토리] “추상적인 품위 유지 의무… 인사 담당자가 자의적 처벌 우려 커”

    [커버스토리] “추상적인 품위 유지 의무… 인사 담당자가 자의적 처벌 우려 커”

    [쟁점] 26개 부·처·청·위원회가 참여하는 국가직 공무원 노동조합인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 안정섭 위원장은 16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공무원 이중 징계 논란에 대해 “인위적인 잣대로 징계를 적용할 수 있는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의 의무를 삭제하고 항목별로 구체화해서 합당한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공무원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징계 수위도 일반인보다 높은 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공무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투철한 윤리의식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도하면 위축된다. 과도한 적용으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예컨대, 단순한 접촉사고라도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해 형사 입건이 되면 공무원은 유무죄와 관계 없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 또 상대가 시비를 건 뒤 싸움이 나서 상대가 고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받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품위유지의무 조항이 있다. 해당 조항은 너무 추상적이다. 공무원 인사담당자가 이를 악용해 특정 공무원의 언행을 트집 잡아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들이대면 피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품위유지의무 조항을 삭제하고 해당 사안마다 구체적인 조항을 만들어 위반사항이 적발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범죄 현황을 보면 강력범죄보다 직위를 이용한 지능범죄의 발생률이 높다. 대책은 . -공무원들은 각자 맡은 담당업무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공무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횡령을 해도 동료가 쉽게 눈치챌 수 없는 구조다. 그러다 보니 횡령이나 배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업무구조 시스템의 다원화를 통해 서로 업무를 조금씩 겸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견제나 감시 기능이 작동해 횡령이나 배임 범죄가 사전에 예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공무원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방안은. -공무원들 스스로가 변화하는 사회적 기준에 맞춰 윤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그것은 기본이다. 예산을 절감한다거나 어려운 민원을 해결해 준 공무원 등에게 적절한 포상이나 인센티브를 주면 스스로 윤리성을 높이는 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커버스토리] ‘주홍글씨’ 공무원

    [커버스토리] ‘주홍글씨’ 공무원

    공무원은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다. 실업난이 계속되면서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공직 입문을 위한 구직자들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이라는 이름 때문에 겪어야 하는 남모를 고통도 적지 않다. 특히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일반인 신분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뒤 소속 기관에서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한 차례 더 징계를 받는다. 징계를 통해 해임이나 파면이 될 경우 노후 자금인 공무원연금도 삭감된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5년 공무원 범죄는 1만 1243건이 발생해 전체 범죄 186만 1657건의 0.6%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무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충격과 체감도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공복(公僕)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이중 처벌을 받아야 하는 공무원들의 속내를 들어 봤다.경찰 공무원 A씨는 2015년 1월 모임에서 소주를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다. 4㎞ 정도를 운전하다 빨간불 신호에 차를 멈췄다. 피로가 겹쳐 잠시 눈을 감는다는 것이 그만 그대로 잠이 들어 버렸다.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A씨는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가 형사처벌 기준(0.05%)을 약간 넘는 0.055%가 나와 형사 입건됐다. 면허는 정지됐고, 벌금 100만원을 냈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는 경찰 내부에서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더 받았다. A씨는 ‘평소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됐었다’며 소청을 제기했다. A씨는 17년간 성실하게 근무했다는 점 등이 참작돼 징계 수위가 ‘감봉 3개월’ 낮춰졌지만 중징계는 피하지는 못했다. # 고강도 징계 앞에 맥 못 추는 공무원 이처럼 공무원들은 비리나 범죄 앞에 ‘추풍낙엽’이다. 일반 국민들은 형사처벌을 받으면 끝이지만, 공무원은 형사처벌에다 내부 징계까지 받는다. 특히 금품수수, 성 추문, 음주운전 등 정부의 신뢰를 실추시키거나 비난 가능성이 높은 3대 범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감경’이 적용되지 않는다. “불가피했다”는 해명이 거의 수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공무원이 음주운전으로 면허취소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되면 징계위원회에서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진다. 2회 적발되면 해임이 가능하고, 3회 적발되면 파면된다. 실제로 한 공무원은 소속 기관에 스스로 음주운전 사실을 신고하고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하며 ‘경징계’를 요구했지만 중징계인 ‘정직 2개월’에서 감경되지 않았다. 공무원이 금품을 100만원 이상 수수하면 곧바로 옷을 벗게될 수 있다.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하는 성 추문 역시 처벌 수위가 높다. 고강도 징계는 ‘돈 문제’, 즉 생계와도 직결된다. 공무원이 파면되면 연금의 2분의1이, 해임되면 연금의 4분의1이 삭감된다. 정만석 인사혁신처 윤리복무국장은 “복무 규정을 위반한 공무원 수는 100만명 가운데 연간 약 5000명(0.5%)으로 수사 당국에 적발되는 범죄뿐만 아니라 성실 의무 위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 직업 꽁꽁 숨기는 공무원 공무원들은 범죄나 비리를 저질렀을 때 사실상 이중, 삼중 징계를 받다 보니 신분을 공개하기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걸렸다 하면 ‘십중팔구’ 신분을 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음주단속에 적발돼 경찰로 연행된 한 검사는 신분을 밝히지 않고 난동을 피우다 수갑이 채워진 끝에 자신이 검사라는 사실을 밝혔다. 공무원이자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가 면허취소 수준의 혈중 알코올농도로 경찰에 적발됐다는 점이 치욕스러웠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이철성 경찰청장도 지난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1993년 강원경찰청 근무 당시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경찰 신분임을 밝히지 않아 벌금형만 받았을 뿐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징계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당시 “너무 정신도 없고 부끄러워서 신분을 밝히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징계 기록은 없다”고 해명했다.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음주운전 혐의를 받은 각 시·도 교육청 소속 공무원 1610명 가운데 53.4%인 859명이 적발 당시 공무원 신분을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시·도 교육청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감사원 조사를 통해 뒤늦게 파악할 수 있었다. # 공무원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공무원’이라는 신분에 발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는 일도 다반사다. 주로 군인이나 경찰 등 직업을 숨기기가 쉽지 않은 직군들이 이런 상황에 자주 놓인다. 중사로 전역한 권모(24)씨는 2014년 1월 초임 하사 시절 휴가 중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의 취객으로부터 얼굴을 가격당했다. 단순히 쳐다봤다는 게 폭행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권씨는 군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저항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를 하기만 하면 사건이 헌병대로 이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씨는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군인이다 보니 폭행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 불이익을 받게 될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일반직 공무원에겐 ‘진상 민원인’이 눈엣가시다. 법원직 9급 공무원인 전모(25)씨는 최근 일부 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다 징계의 위기까지 갔다. 민원인은 자신이 요청한 민원이 빨리 처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무원이 말야. 이래서 되겠어”라며 전씨에게 폭언을 해댔다. 그러면서 “책임자가 누구야”라며 ‘윗선’에 직접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씨는 처음엔 그 말을 믿지 않았으나, 상급자로부터 호출을 받고서야 ‘일이 벌어졌구나’ 싶었다. 전씨는 진상 민원인 사태의 전말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뺐다.# “공공의 적, 철밥통 인식은 억울” 그저 공무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게 억울하다는 하소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사무관(37)은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징계받아 마땅하지만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공의 적’이나 ‘철밥통’으로 인식되는 건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교육공무원인 김모(45)씨는 “공무원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공무원을 ‘신의 직업’이라 말하면서 업무 강도도 약할 것이라고 비꼬는 사람들을 보면 직접 한번 일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김모(35·여)씨는 “직업적 안정성이 높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지만, 관공서의 공식적인 일 처리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공무원인 양모(46)씨는 “공무원은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을 섬기는 서번트(servant·하인)”라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만큼 책임감도 막중하기 때문에 범죄에 대한 징계 수위가 높은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글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인상, 소득 불평등 해소로 이어져야

    노동계 핵심 과제인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향한 첫 발걸음을 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그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6470원보다 16.4%나 인상된 것이다. 주 40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는 월급 기준으로 올해보다 22만 1540원 오른 157만 3770원을 받게 된다. 근로자 463만명이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돼 전체 근로자 100명 중 23명가량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저임금 협상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이 그대로 투영됐다. 노동계와 사용자 측은 지난 3월 31일부터 시작된 협상 기간 내내 서로의 입장만 고수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다 협상 당일 7530원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사용자 측은 2.4% 인상을 주장하다 막판에 7300원을 최종안으로 내놓았다. 이런 갈등 속에서도 역대 세 번째로 노사 양측이 표결에 의한 합의로 최저임금을 결정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노동계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폭이 2001년 16.8% 이후 최대라는 점과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용자 측은 역대 최고 인상액이었던 450원보다 2.4배나 많은 1060원이 한꺼번에 인상된 것에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최근 중소기업의 42%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고 있고, 소상공인의 27%는 월 영업이익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소기업들의 추가 부담액이 내년에 당장 15조 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인건비 부담으로 편의점, 음식점, 슈퍼마켓 등은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고, 고용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엄살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사정들을 볼 때 이번 최저임금 협상은 노사 양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라는 문 대통령의 공약과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최저 수준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외면만 할 수 없는 현실이 최저임금 인상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어제 30인 미만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등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가 초과 인상분 3조원을 직접 재정에서 지원키로 했다. 국민 세금으로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벌써부터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임대료 안정, 생계형 적합업종 확대, 하도급가 현실화 등 공정경쟁이 가능한 사회·경제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근본 대책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소득불균형 해소와 가처분소득 증대, 내수 활성화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정부와 노동계의 주장이 현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463만명 혜택 ‘소득주도 성장’…영세업자 카드수수료 인하도

    463만명 혜택 ‘소득주도 성장’…영세업자 카드수수료 인하도

    4조 투입 영세中企 고통 최소화 자영업자 패자부활전 적극 지원 일각 “고용주 모럴 해저드 우려” 정부·여당이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른 후속 대책 마련에 발 빠르게 나섰다.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영세기업과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림으로써 ‘최저임금 1만원 대선 공약’을 실천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고통 분담해야 한다”거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시행한다”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정부가 16일 내놓은 지원규모는 4조원에 이른다. 먼저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평균(7.4%)을 웃도는 최저임금 인상분을 직접 지원하는 데 3조원가량을 투입한다. 최저임금 인상의 직·간접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약 463만명이다. 이 가운데 약 218만명이 30인 미만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사업장에서 일하는 만큼 지원 대상은 대체로 30인 미만 소상공인·영세 중소기업 중 부담 능력을 감안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 뒤 곧바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과 긴급 당정협의를 가졌다.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규모 등이 확정되는 대로 내년도 예산안에 신속히 반영하기로 당정은 뜻을 함께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고용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하려던 고용연장지원금 제도는 2020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아파트 경비 등 60세 이상을 고용하면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분기당 지원금액도 현행 1인당 18만원에서 2020년 30만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최저임금 인상률과 연계해 두루누리 사업의 지원대상 월 보수 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 사회보험료 지원도 늘린다. 두루누리 사업이란 10인 미만 사업장의 월 소득 140만원 미만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업주·근로자의 국민연금과 고용보험료를 신규 60%, 기존 40%씩 지원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카드 수수료 등 다른 경영 비용을 줄여주는 간접 지원책도 내놓았다.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영세(0.8%)·중소가맹점(1.3%) 범위를 확대해 이달 말부터 즉시 적용하기로 했다. 연말까지 카드 수수료 종합 개편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상가임대차법 적용 기준인 환산보증금(임대료와 보증금 등을 합산해 산출, 예컨대 서울은 4억원)은 상향 조정한다. 이 기준이 올라가면 지금은 전체 임대차 계약의 60∼70%만 적용받지만 90% 이상이 보호받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권리금 보호대상에 전통시장도 포함한다. 자영업자들의 패자부활전도 적극 지원한다. 재창업에 도전하는 소상공인 3000명에게 교육, 컨설팅, 정책자금을 연계 지원한다. 폐업하거나 폐업 예정인 소상공인 8500명을 대상으로 ‘희망리턴 패키지’ 지원사업을 벌여 사업정리 컨설팅, 재기 교육, 정책자금 융자도 지원한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 중 일부를 직접 지원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와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은 (초과분 지원이) 가능하겠지만 내년에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내후년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내후년에도 지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만 언급한 채 “고용주들의 모럴 해저드 부분은 최소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宋 국방, 투명하고 강한 자주국방 기틀 다져야

    논란 끝에 임명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어제 취임했다. 거두절미하고 송 장관은 국민의 눈높이를 거론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흠결이 너무 많다. 방산비리 연루 의혹, 고액 자문료, 음주운전, 연평해전 기념일 골프 등 도덕성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각종 의혹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송 장관의 임명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송 장관 스스로 국방 개혁과 자주국방의 기틀을 다지는 적임자임을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청와대의 송 장관 임명 강행을 놓고 야 3당이 어제 한목소리로 비판한 것을 야당의 괜한 어깃장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회와 야당을 무시한 인사’, ‘보은·코드인사’라는 지적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한다. 그만큼 그를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은 하나같이 국정 수행, 특히 국가 안보를 책임질 수장으로서는 부적격한 사유들이다. 오죽하면 자진 사퇴할 사람은 조대엽 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아니라 ‘비리 3종 세트의 끝판왕’ 송 장관이라는 말이 나오겠는가. 하지만 언제까지 임명된 장관을 놓고 뒷말로 허송세월할 만큼 우리의 안보 환경이 한가롭지 않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준엄하다. 북핵과 미사일 고도화·현대화 문제는 이제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 조직의 조속한 안정과 사기 진작, 깨끗한 국방 개혁을 위해 (임명을)더 늦출 수 없었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송 장관은 취임식에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지켜 낼 수 있는 자주국방의 강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주국방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의지와 함께 군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적의 도발에 우리의 힘으로 단호하고도 강력하게 맞설 수 있는 군사력이 기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시작전권 환수, 군 현대화,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국방 투자를 늘린 것도 그 때문이다. 새 정부의 국방정책도 노무현 정부의 자주국방 연장선에 있다. 문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송 장관을 밀어붙인 것도 단순히 국방개혁만 하자고 하는 게 아닐 거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의존도를 줄여 우리 힘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고 우리의 영토를 수호하는 자주국방의 기틀을 촘촘히 짜라는 주문일 것이다. 송 장관은 이런 막중한 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자신에 대한 우려와 불신을 씻어내길 바란다.
  • 한수원 노조,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 결정 거부…“손해배상 청구하겠다”

    한수원 노조, 신고리 5·6호기 공사중단 결정 거부…“손해배상 청구하겠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조합은 한수원 이사회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일시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전면 거부한다”고 14일 밝혔다.한수원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국가에너지 백년대계를 설계하고 책임져야 할 정부가 대통령 의중이란 이유로 수십 년간 신중하게 진행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를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한수원은 같은 날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부터 3개월간의 공사 일시중단을 결정했으며, 공사 중단으로 인해 들어가는 비용을 약 1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본인들이 공사 진행을 결정해놓고 정권 요구라고 이를 뒤집는 이사진을 국민이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도둑이사회에서 의결한 건설중단은 원천무효이고 앞으로 무효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투쟁하겠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소집해 주민, 원전종사자 모두 결집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수조원 국민 혈세를 우습게 생각하는 부도덕한 이사진들은 즉각 퇴진해야 하고 앞으로 이사 개개인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대통령 공약사항이란 이유로 이사를 압박한 정부에 대해서도 강력한 투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사,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한다/김성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인사,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한다/김성수 정치부장

    예비역 육군 중령 피우진이 문재인 정부에서 일하게 된 건 사연이 있다. 청와대 인사수석실에서 국가보훈처장 인선을 할 때 그는 3순위 후보였다고 한다. 인선안대로라면 피 중령이 선택을 받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그를 보훈처장으로 전격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위주 사회인 군대에서 비주류인 여성으로 소신 있게 일해 온 업적을 높이 산 것이다. 보훈처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곧 장관급으로 격상될 만큼 중요한 자리다. 피 처장에게 이전 보수 정권 시절의 구태를 깨고 보훈처를 개혁하라는 중임을 맡긴 것으로 볼 수 있다. 피 처장은 흔히 말하듯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다. 상고(청주여상)를 나와 대학(청주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교사로 일하다가 여군사관후보생으로 군에 입문했다.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특전사 중대장을 지낸 헬기 조종사 출신이다. 2006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뒤 군이 부당하게 전역 조치를 하자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 승소한 뒤 군에 복귀한 전력도 있다. 군 복무 시절 출격 암호명인 ‘피닉스’(불사조)처럼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피 중령이 보훈처장에 내정되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는 영화 제목이 생각난다. 인사를 넘어선 정의의 실현으로, 그 자체가 ‘보훈’”이라고 했다. 국민에게 감동을 준 문재인 정부 인사의 하이라이트였다. 김상조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이나 장하성 교수를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발탁한 것도 이전 정부라면 꿈도 못 꿀 일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여성 30%’라는 공약에는 못 미쳤지만 17개 부처 장관(후보자)중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4명(23.5%)을 여성으로 임명한 것도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코드 인사’라는 비난도 있지만 검찰, 국정원, 재벌, 노동 분야에서 전면적인 개혁을 해야 하는 과제가 있으니 생각이 같은 사람을 쓰는 건 당연하다. 역대 모든 정부가 다 그랬다. 하지만 일부 인사는 고개를 가로젓게 한다.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 얘기다. 음주운전 등 고구마 줄기처럼 끝없이 나오는 도덕적 흠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실적인 한계는 이해가 된다. 국방장관 후보의 경우 “직업 특성상 원 스타 이상을 지낸 장군 중에 위장 전입을 안 한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게 청와대측 설명이다. 하지만 “일반 서민들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세계가 있어요…”라면서 매달 3000만원의 자문료를 챙기거나 음주운전을 하고 제자들을 위로하느라 함께 술을 마신 것이라고 변명하는 사람은 공직자로서 기준 미달이다. 범부(凡夫)들이 근접할 수 없는 ‘그들만의 세계’가 따로 있다면 몰라도. 두 후보자를 임명해야 하느냐, 아니면 지명을 철회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뜨겁다. 문 대통령은 어제 국회에 “인사는 인사대로, 추경은 추경대로 논의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쯤 최종 결단을 내린다. 두 명 모두 임명하거나 한 명만 임명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고 봐야겠지만 결국 송 후보자만 살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온다. 어느 쪽이든 피우진, 김상조, 장하성을 발탁하며 줬던 감동에는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구나 하고 느꼈던 국민들도 실망할 수밖에 없다. 개혁도 도덕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래야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도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추후 인사에서는 또 한번의 감동을 기대해 본다. sskim@seoul.co.kr
  • 박상기 “공수처 설치로 檢 개혁… 국정원 댓글 수사 필요”

    박상기 “공수처 설치로 檢 개혁… 국정원 댓글 수사 필요”

    朴후보 “검·경 수사권 조정 필요… 우병우 수사 철저하지 않았다… ‘정치 검사’ 인사에 반영할 것” 아파트 편법 증여 의혹 제기에 “독일 가면서 부친 명의로 한 것”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검찰개혁과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으로 견제와 균형을 통한 국민의 검찰상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시급한 검찰개혁 과제로는 ‘법무부의 탈(脫)검찰화’를 꼽았다.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포획되지 않는 외부자의 시각으로 검찰개혁을 하겠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서는 “한국적 현실에서 고려되는 고육지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고강도 인적 쇄신을 예고하며 “부부장부터 차장검사까지 인사에 검찰개혁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세습되는 식의 인사는 끊겠다”고 강조했다. 적폐 청산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공정성을 상실했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보였다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최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과거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고받지는 못했으나 그 부분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종용, 기획 낙마 등의 의혹과 관련한 진상조사 의사를 묻는 질의에는 “조치가 필요하다면 그런 방향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철저하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철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재수사 여지가 있으면 할 것인가”라고 묻자 박 후보자는 “새로운 단서가 나타나면 검찰에서 마땅히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답했다. 사형제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폐지될 제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 복무에 대해서는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박 후보자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아파트를 부친으로부터 편법 증여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의 모친이 분양받은 아파트를 팔아 4억 4000만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박 후보자는 “제가 산 집이었는데 독일로 떠나게 돼 부친 명의로 하고 떠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모친이 부동산 투기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한 적은 없다”고 했다. 앞서 여야는 자료제출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때문에 오전 10시에 시작된 청문회는 한 시간 만에 정회됐다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속개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문 대통령 “송영무 임명, 안보 위해 늦출 수 없었다”…조대엽은 자진사퇴

    문 대통령 “송영무 임명, 안보 위해 늦출 수 없었다”…조대엽은 자진사퇴

    문 대통령, 유영민 미래·정현백 여성 장관도 임명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로 국가 안보가 시급하고, 국방 개혁을 위해 송 장관의 임명을 늦추기가 어려웠다며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송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방침을 밝히면서 “엄중한 국내외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국가안보를 위해 국방부 장관 임명을 더는 미룰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한 송 후보자는 지난달 11일 지명 이후 32일 만에 임명장을 받게 됐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남북 대치가 심화하고 국제사회에서는 대북 제재 강화가 논의되는 심각한 상황이며, 군 인사와 조직의 조속한 안정화와 사기 진작이 필요하며 더 강력하고 유능하고 깨끗한 군을 위한 국방개혁도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송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후보자의 도덕성과 전문성을 철저히 검증하고자 한 국회의 노력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송 장관과 함께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해서도 임명장을 수여한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자진해서 사퇴했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17일 사퇴한 이후 현정부 장관 후보자 중 두번째 자진 사퇴다. 조 후보자는 고용노동부를 통해 출입기자단에 보낸 단체 문자에서 “본인의 임명 여부가 정국 타개의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하겠습니다. 이 선택이 부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11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지명된 지 32일 만의 사퇴다. 조 후보자는 그동안 과거 전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음주운전을 둘러싼 허위해명 의혹과 사외이사를 맡았던 한국여론방송의 임금체불이 가장 크게 문제가 됐다. 야권은 이밖에도 임야 불법 용도 변경, 직계존속 재산신고 누락, 모친을 부양하지 않았는데도 소득 공제를 받은 의혹 등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잇단 ‘악재’에 쑥대밭 된 관세청

    잇단 ‘악재’에 쑥대밭 된 관세청

    ‘고발’ 청장은 병가 내고 자리 비워 “할말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징계 등 후폭풍 우려 목소리 높아 관세청이 개청 이후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잊혀질 만하면 터져나오는 ‘악재’에 조직 전체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접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뒤따를 거센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12일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관세청은 전날 발표된 감사원의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감사 결과로 인해 크게 술렁였다. 연초 불거진 인천세관장에 이은 천홍욱 관세청장의 인사 청탁 파문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면세점 심사 조작까지 드러나자 ‘멘붕’에 빠졌다. 천 청장은 이날 오전에 출근했다 병가를 내고 청사를 나갔다. 현직 관세청장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개청 이래 천 청장이 처음이다. 이번 감사는 관세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무책임, 심각한 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청은 그동안 면세점 업무를 ‘계륵’으로 표현하며 “정책은 기획재정부가 정하고 (관세청 역할은) 특허심사와 면세품 관리 등으로 제한돼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감사원 결과를 보면 최대 1곳 추가라는 자체 연구용역 결과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상급기관의 무리한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평가 조작에 대해서도 “실무자 실수가 있었지만 평가결과가 뒤바뀔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변했지만 전문가까지 참여시킨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실수를 걸러내지 못하면서 심사가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서류를 보관하다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자 서류를 해당 업체에 반환하고, 서울세관은 탈락업체 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천 청장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징계와 처벌이 뒤따를 전망이다. 면세점 심사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당시 심사 업무를 지원했던 일부 직원이 관련 정보를 파악해 관련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사전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2015년 당시 급증하던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 현상에 매몰돼 면세점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착각했다”면서 “시내 면세점 추가에 대한 내부 반대가 있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잇따른 추문에 관세 공무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고위간부 접대 논란으로 당사자가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올 초 유일한 1급 세관장인 인천세관장이 국정농단 세력에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옷을 벗었다. 천 청장도 이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 국가공무원노조 관세청지부가 지난달 26일 인사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관세청 간부는 “할 말이 없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지게 됐다”면서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의 신뢰 및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마저 의심받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노숙인에 추적기 달고 ‘인간 포켓몬고’ 게임 만든 예술가

    노숙인에 추적기 달고 ‘인간 포켓몬고’ 게임 만든 예술가

    덴마크의 한 예술가가 노숙인들에게 추적기를 단 뒤 ‘인간 포켓몬고’, ‘인간 다마고치’와 같은 논란성 다분한 게임을 만들어 공개해 화제다. 영국 이브닝스탠다드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티안 반 혼슬레스라는 남성 예술가가 제작한 이 게임은 일명 ‘혼슬레스 홈리스 트랙커’로, 런던의 노숙인 10명에게 추적기를 달아 만든 게임이다. 혼슬레스의 설명에 따르면 추적기를 단 노숙인 10명은 런던 곳곳에 흩어져 있으며, 혼슬레스가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이들의 위치를 알 수 있는 간략한 지도가 뜬다. 사용자는 이 지도에 표시된 노숙인의 신호를 따라 움직이다가, 지도에 표시된 사진과 같은 외모의 노숙인을 발견하면 사진 등을 통해 이를 인증하면 된다. 혼슬레스는 게임 이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고르듯 노숙인을 고를 수 있으며, 포켓몬을 잡는 것처럼 노숙인을 찾으면 해당 노숙인의 얼굴이 담긴 순금 사진판을 약 2만5000파운드(약 3700만 원) 안팎에 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브닝스탠다드와 한 인터뷰에서 “총 10명의 노숙인들에게 추적기를 장착하게 했으며, 이를 통해 현실판 ‘포켓몬 고’나 ‘사람 다마고치’와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은 노숙인을 인격체가 아닌, 단순한 유희 혹은 게임의 대상으로 삼는, 도덕의 파탄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마치 중세 암흑기에 자행하던 ‘노예 사냥’과도 같은 인상마저 준다. 이처럼 자본주의 타락의 극단을 엿보는 듯하지만 그는 이 게임에 나름의 정치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혼슬레스는 “이번 프로젝트는 이 사회에 대한 나의 발언”이라면서 “노숙인과 사생활 침해, 사회적 불평등, 리얼리티 텔레비전, 문화적 타락 등 여러 문제점을 한꺼번에 녹여 담아 윤리적 경계에 얽매임 없이 만든 것이 혼슬레스 홈리스 트랙커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노숙인을 포함한 각종 사회적인 현상을 반영하고 직접 체험함으로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현상을 몸소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혼슬레스는 이 작업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용처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밝히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영국 전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노숙인 수가 급증했고,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일각에서는 노숙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해 차별하지만, 최근 런던에서 발생한 여러 번의 끔직한 테러에서 사람들을 돕는 노숙인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영국 노숙인복지센터인 센터포인트 폴 노블릿 대표는 “런던의 수백 만 파운드의 아파트들이 여전히 비어 있는 채로 매매의 대상이 되는 동안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노숙인들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노숙인 문제 자체에 무관심한 분위기 속에서 혼슬레스의 작업은 노숙인들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관심을 모아 해결책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0년간 병원살이… 7억 타낸 ‘나이롱 패밀리’

    4명이 20곳 120여 차례 입원…중학생 딸 환자복 등교도 시켜한 동네 주민 21명 입퇴원 반복 사채업자 권유로 40억 사기도 #1. 올해 초 한 보험사 조사관은 광주 출장을 갔다. 부모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 자녀들은 골절 등을 이유로 입원 일수에 따라 지급되는 입원보험금을 장기간 받아 낸 일가족이 수상했던 탓이다. 아침 일찍 병실을 방문했지만 가족 모두 자리를 비웠다. 중학생 딸은 환자복 차림으로 지하철을 타고 등·하교를 하고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가족 보험사기단’ 4명이 최근 10년간 전국 병원 20여곳을 다니면서 120여 차례 입원한 사실을 밝혀냈다. 입원보험금으로만 7억원을 타내 생활비 등에 썼다. 금감원은 “이 가족은 각종 질환을 핑계로 사실상 병원에서 숙식을 해결했다”며 “보험사기는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는 점을 악용해 사기 규모를 더욱 키웠다”고 귀띔했다. #2. 전남 광양에서 40억원에 가까운 보험금을 가로챈 21명의 보험사기범이 2015년 적발됐다. 이들은 2008년부터 7년간 49곳의 병원에서 무릎이나 허리 통증 등을 이유로 3일에 한 번꼴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입원 기간에는 여행을 가거나 도박을 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한 동네 주민이었다. ‘입원하면 나오는 보험금으로 빚을 갚을 수 있다’는 사채업자의 꼬임에 넘어간 결과였다. 금감원은 한꺼번에 여러 개의 보험에 가입하고 허위 입원해 보험금을 타낸 보험사기 혐의자 189명을 경찰에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이 타낸 보험금은 457억원이다. 금감원은 이들이 생명·장기보험 상품 여러 개에 가입해 사기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이들 상품은 입원 등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하면 정해진 금액을 제공하는 ‘정액보험’이다. 하루 입원보험금 5만~10만원을 주는 상품에 복수 가입한 뒤 병원을 바꿔 가며 입원해 하루 80만원 정도의 보험금을 타낸 사례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순 허리 염좌 등 가벼운 병증으로 의사를 속이면 1~2주 단기 입원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병원 투어’를 다닌 경우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병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보험사기를 부추긴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입·퇴원 서류를 발급하는 등 과잉 진료를 조장하는 ‘사무장 병원’이나 외출·외박 관리가 허술한 ‘문제 병원’들이 협조한 탓이다. 보험사기 단골 메뉴였던 자동차보험의 경우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의 증가로 보험사기에서의 비중이 2014년 50.2%에서 지난해 45.0%로 줄었다. 대신 허위·과다 입원 등 생명·장기보험 사기 비중은 같은 기간 44.5%에서 51.6%로 커졌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김동철 “송영무·조대엽 임명 연기는 꼼수…지명 철회해야”

    김동철 “송영무·조대엽 임명 연기는 꼼수…지명 철회해야”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1일 “청와대가 송영무·조대엽 후보자 지명철회가 아닌 임명 연기론을 흘리는데, 이는 미봉책이자 또 하나의 꼼수”라고 지적했다.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두 후보자는 자질도 도덕성도 부족한 부적격자다. 문재인 정부가 임명 강행에 써먹던 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두 후보자는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또 “청와대와 여당은 둘 중 한 명 사퇴를 조건으로 국회 정상화 협조 요구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타진했다는데, 국민의당에는 어떤 연락도 없었다. 적폐세력, 국정농단 세력과 인사를 흥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 촛불혁명에 올라탔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부정하고 부도덕한 거래 행위에 협조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치 복원은 지명철회 뿐이다. 만약 임명을 강행한다면 대통령 스스로 마지막 명분으로 붙들고 있던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고, 청문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국정 운영에 더 이상 협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를 향해 “미필적이 아닌 확정적 고의로 야당을 탄압하고 짓밟는 것이 여당 대표 격에 맞는가. 추 대표의 조속한 결단을 촉구한다”며 거듭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식 요청에 따라 송영무·조대엽 후보자에 대한 장관 임명을 며칠 미루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야당에 추가경정예산안과 정부조직법 처리에 대한 협조를 구한다는 방침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우 원내대표가 하루라도 빨리 내각 인선을 완료해 국정에 충실하자는 청와대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국회에서의 추경 처리 등 국회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노력을 다할 수 있게 대통령께 며칠간의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에 문 대통령은 당의 간곡한 요청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기간에 문재인 정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정부 구성이 완료되지 못한 상황을 야당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민생에 시급한 추경과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해 필요한 정부조직법 등 현안에 대해 야당의 협조를 다시 한 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의정부고 ‘정치 풍자’ 졸업사진 사전검열한 진짜 이유

    의정부고 ‘정치 풍자’ 졸업사진 사전검열한 진짜 이유

    해마다 재치 넘치는 세태 풍자로 화제를 넘어 어엿한 학교 전통으로 자리잡은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10일 공개된 의정부고 졸업사진에는 이렇다할 풍자나 패러디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학생들의 재치는 여전했지만 ‘정치 풍자’ 없는 졸업사진은 심심함을 남겼다. 그러나 이는 학교 측은 사전검열로 발생한 일이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사전에 촬영 컨셉을 제출하게 하고 논란이 될 만한 아이템은 선정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도덕적으로 금기시되는 촬영은 제한했지만 정치 풍자는 허용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학생들은 과거 고승덕 전 서울시장 후보의 ‘미안하다’ 유세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내기에 물을 주는 모습 등 정치 풍자로 화제를 모았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졸업사진이 공개된 이후 학교에 항의전화가 쏟아져 업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명예훼손 고발로 이어져 교사와 학생들이 수사기관에 불려 다니며 조사를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학교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며 “계획서를 제출받기는 했지만 특정 아이템을 ‘하라 하지마라’한 게 아니라 학생들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아이템을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회 미방위, 유영민 미래부 장관 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미방위, 유영민 미래부 장관 청문보고서 채택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10일 유영민 미래창조부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신상진 국회 미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 미방위원들의 의견을 듣고 보고서 채택을 가결한다고 밝혔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한 국민의당의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종합의견을 통해 유 후보자가 도덕성과 업무 자질 면에서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서 ‘부적격’이라는 입장을 담았다. 미방위는 지난 4일 유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실시했고, 이날은 청와대가 유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요청한 시한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미애 “박지원·이준서 36초 통화, 최종 승인에 충분한 시간”

    추미애 “박지원·이준서 36초 통화, 최종 승인에 충분한 시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씨에 대한 의혹제보 조작 파문과 관련해 “국민의당은 이유미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은 박지원 전 대표의 발언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추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표가 지난 4월 1일 언론에 “3월 31일 저녁 문재인 후보 아들 특채 의혹을 보고받았는데 당의 별도 팀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거론하면서 이와 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이것은 이유미 단독범행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이 밝히고 있는 것이자 이전부터 상당히 준비했다는 것을 간접 시사한 것”이라면서 “5월 5일 (제보조작) 발표 때까지 상당한 주고받기가 있었다는 것이 짐작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박 전 대표가 지난 5월 1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36초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박 전 대표는 36초간 짧은 전화에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느냐’, ‘기억이 안 난다’고 하지만 최종 컨펌(승인)하는 시간은 36초로 충분하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국민의당 진상조사에서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되자 지난 5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전 최고위원이 5월 1일 오후 4시 31분 제게 전화해 36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날은 구속된 이유미씨가 이준서 전 최고위원에게 조작된 카카오톡 대화내용 캡처본을 보낸 날이다. 통화 내용에 대해 그는 이 전 최고위원이 당 진상조사단과의 면담에서 “박 전 대표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바이버로 보낸 것을 확인해달라고 말씀드리니 알았다고 해 다른 이야기 없이 통화를 마쳤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추 대표는 “이유미 단독범행이 결코 아니란 것을 본인 말로 스스로 증명한 분이 해답을 내놓길 바란다”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박 전 대표에게 양심에 따른 행동과 정치에 대한 책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 대선공작 게이트는 국민을 속인 것으로 피해자는 국민”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정 유린한 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은 스스로 끊임없이 공공 도덕성을 갖추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정당이 공공성을 배신하고 사당화하거나 도덕성 대신 거짓말, 부정부패로 얼룩지고 자정능력을 잃으면 국민에 피해가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관 매뉴얼’ 성공 5계명

    ‘장관 매뉴얼’ 성공 5계명

    “천재지변도 장관의 책임이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큰 수해가 나도 장관은 책임져야 한다.” “장관은 도덕군자여야 한다. 화가 나도 참고 늘 손해 볼 수 있어야 한다.” “보통 사람과 같아선 안 된다. 밤잠도 자지 않고 일해야 한다.” “술자리를 하지 않더라도 새벽에 전화를 건 기자에게 친절하라.”# 정권 말 2008년 ‘초판’ 나와 이른바 ‘장관 매뉴얼’에 실린 내용이다. 장관 매뉴얼은 최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TV 프로그램에서 “언론의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 장관 후보로 지명될 때, 국회 인사청문회 때 각각 무엇을 조심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적어 놓은 장관 매뉴얼이 있다”고 한 발언을 계기로 화제가 됐다. 장관 매뉴얼의 공식 이름은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한 장관 직무가이드’다. 전직 장관 수십 명의 심층 인터뷰를 토대로 장관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집대성했다.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끝나기 직전인 2008년에 발간된 장관 매뉴얼을 ‘초판’으로 본다. 앞서 김대중 정부 마지막 해인 2002년 9월 당시 중앙인사위원회(현 인사혁신처)가 비슷한 성격의 ‘장관의 성공적인 업무 수행을 위한 지침서’를 펴내기도 했다. 비매품으로 발간된 지침서는 당시 중앙부처 장·차관과 국·실장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등 ‘장관의 꿈’을 키우는 이들의 구매 요청이 쇄도하면서 200권을 추가로 찍기도 했다. 198쪽 분량의 장관 직무가이드는 임용 전, 임용 후 3개월, 퇴임 후 등 단계별 관리전략을 담고 있다. 장관의 역할에 대한 정의와 직무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정책·인사·조직·대외·본인 등 분야별 관리전략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 임용 前·퇴임 뒤 등 행동요령 정리 직무가이드를 집무실에 두고 자주 꺼내 읽었다는 전직 장관 A씨는 “‘장관의 임기와 권한은 유한하나 책임은 무한하다’는 말이 가장 와닿았다”고 말했다. 관료 출신 ‘늘공’(늘 공무원) 장관 B씨는 직무가이드를 ‘어공’(어쩌다 공무원) 장관을 위한 필독서라고 추천했다. 그는 “평생 공직자로 살아온 사람은 장관의 역할을 잘 이해하지만 교수나 정치인 출신 장관은 그럴 기회가 없어 매뉴얼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글로 배운 바를 직접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한계”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변화하는 행정 환경에 맞춰 직무가이드 ‘개정판’을 내놓고 있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과 법령 등 각종 변화 내용을 보완해 올해 안으로 새 직무가이드를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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