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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檢, 산재 브로커 제대로 수사 안 했다”

    구형 3년보다 높아 이례적 판결 “다른 공무원들과 돈거래 의심” 금품 받은 前공단직원 법정구속 산업재해 장해등급 조작을 청탁하며 뇌물을 주고받아 구속 기소된 산재 브로커들과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21일 산재 브로커 김모(54)씨에게 뇌물공여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5년과 추징금 2억 6656만여원, 또 다른 산재 브로커 임모(38)씨에게는 김씨를 통해 공단 직원에게 제3자 뇌물을 교부한 혐의로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모(52) 전 공단 과장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4270만원이 선고됐다. 공단 경기 지역 A지사에 근무했던 이 전 과장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산재 환자들의 장해등급 심사를 잘봐 달라는 청탁을 받고 브로커 김씨에게 65회에 걸쳐 총 873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3월 구속 기소됐다. 또 2007년 다른 브로커 김모(2015년 사망)씨에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할부금으로 375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지위에도 브로커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며 금품을 수수했다”며 1심 구속 기한 직전 직권보석으로 풀려났던 이 전 과장을 법정 구속했다. 브로커 김씨와 임씨는 이 전 과장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2010년 7월부터 2013년 3월 사이 1억 3570만원의 돈을 주고받은 혐의(제3자 뇌물수수 및 교부)로 유죄를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사가 미진해 이 전 과장이 김씨에게 받은 8730만원의 뇌물 수수 혐의를 무죄로 판시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판결문에도 별도로 ‘수사과정 및 공소사실 자체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김씨가 계좌들을 통해 공소사실 기간인 2010년 이전에도 산재 브로커로 활동한 사실과 이 전 과장에게 부탁했다는 2010년 이후에도 A지사 접수 건을 비롯해 다른 브로커와 공단 직원들과의 돈거래 정황이 포착됐지만 이에 대한 내용이 검찰 공소장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검찰 공소장에는 또 브로커들이 이 전 과장에게 청탁했다는 환자 명단만 있을 뿐 어느 지사 환자이며 어떤 청탁을 했는지 등이 빠졌다. 재판부는 “이로 인해 김씨의 죄책이 가벼워졌고 추징금액도 감소했다”면서 “범행이 훨씬 많고 다른 공단 직원들에게도 뇌물을 줬을 가능성도 크다”고 꼬집었다. 재판 과정에서는 김씨가 검찰 조사를 받던 지난 3월 지인에게 “추징은 엄청 줄여 놨어”, “내 통장은 하나도 안 털었어”라고 말하고 4월엔 “27억 걸렸어”라고 하는 등의 구치소 접견 대화도 공개됐다. 임씨도 구치소에서 가족들과 지난 1월 “26억원 변호사법으로 맞을 것 같아”라거나 재판이 시작될 무렵인 4월 “공무원을 잡아서 나한테 공적을 준대. 형을 6개월 줄여 주든가 하는…” 등 석연치 않은 대화를 나누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들 혐의가 축소됐거나 플리바게닝(수사 협조 피의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감형 협상)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추가 범행을 은폐하고 양형과 추징을 줄이기 위한 허위 진술로 수사기관과 재판부를 농락했다”며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징역 3년)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반면 검찰이 징역 12년을 구형한 이 전 과장은 선고 형량이 반 이상 줄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미성년자 성폭행하려 한 해경 파면

    미성년자 성폭행하려 한 해경 파면

    미성년자를 성폭행하려 한 경찰이 파면 당했다.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10대 청소년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구속된 이 경찰서 소속 A(30) 순경을 파면했다고 21일 밝혔다. A 순경은 지난달 밤 목포의 한 카페에서 혼자 있던 이 카페 여직원(16)을 화장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여성이 소리를 지르자 10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A 순경은 만취한 상태로 혼자 이 카페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해경은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해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A순경의 파면을 의결했다. 김정식 목포해경서장은 “성범죄에 대해 높은 도덕적 윤리와 행동규범이 요구되는 경찰 공무원 특수성을 고려하고 재발방지와 복무기강 확립 차원에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했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나라다운 나라 꿈꾼 촛불정신… 정치는 아직도 구태 머물러”

    [서울 구청장 6인의 시국토론] “나라다운 나라 꿈꾼 촛불정신… 정치는 아직도 구태 머물러”

    “숙의 민주주의 과정 긍정적…대통령 리더십 의존은 문제” ‘촛불 혁명’이 일어난 지 1주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됐다. 나라다운 나라를 외쳤던 ‘촛불 정신’은 과연 제대로 구현되고 있을까. 서울신문은 가장 일선에서 국민을 접하는 풀뿌리 지방자치단체장들로부터 민심의 현주소를 들어보고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이창우 동작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등 서울의 6개 자치구 구청장이 특별 좌담에 참여했다. 자치단체장 6명이 한자리에 모여 시국에 대해 토론한 것은 1995년 지방자치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좌담은 지난 14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김상연 서울신문 사회2부장의 사회로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촛불과 문재인 정부 6개월 평가, 적폐 청산, 북핵과 한반도 국제정세 등의 주제로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다.구청장들은 지난해 광화문 광장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정신’은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와 나라다운 나라를 구현해달라는 요구로 정의했다.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와 공공성 강화라는 염원이 촛불에 녹아 있다는 분석도 곁들여졌다. 촛불시위 당시 성숙하고 자제력 있는 시민의식을 보여준 국민은 이제 자치의 역량을 의심받지 않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6개월간 사회 각 분야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진전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정치 분야에서는 여전히 촛불민심을 따라가지 못하고 구태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도 내놨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수행에 대해서는 숙의·참여 민주주의를 통한 갈등 해결 사례 등 긍정적 평가가 많았지만 너무 대통령 한 사람의 리더십에만 의존하는 것은 문제라는 쓴소리도 제기했다.→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밝힌 지 1년이 됐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됐다. 당시의 촛불민심이 정치권에서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고 보나.-이성: 국민들이 광화문광장에서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랫말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였다. 이를 토대로 촛불민심을 총체적으로 요약한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지극히 민주주의적이지 않았던 사례, 요즘 말하는 적폐들에 대한 분노와 법률주의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전방위적으로 민주주의를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정치권을 보면 ‘아직도’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이창우: 1년 전 광화문에서 온 국민이 요구했던 목소리는 딱 하나였던 것 같다. ‘이게 나라냐’다. 우리는 나라다운 나라의 주인이자 국민이고 싶다는 주권의식이 바로 촛불민심이다. 국민의 힘으로,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국가권력까지 교체하는 힘을 보여줬는데 국회에서는 여전히 권력 투쟁을 일삼고 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 결과 보고서와 관련해 야당에서 장관을 임명하면 예산안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 자체가 국민들에게 국회는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장관 후보자 검증과 예산안 처리는 별도 사안이다. 국회에서 사안마다 타당성 조사를 거쳐 확정하는데, 장관과 예산안이 무슨 연관이 있나.-김영배: 삶의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고민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이 지나는 과정에서 자기 삶이 더 피폐해지는 현실에 절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는 새 정부가 그만큼 기대도 받고 있고 무거운 짐도 지고 있다. 최근 한 행사에서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을 만났다. 올레길이 10년이 됐다고 하더라. 외환위기 10년 후인 2007년 올레가 시작됐고 이후 10년 만에 720만명이 걸었다고 한다. 왜 올레가 그렇게 각광을 받을까.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전에는 ‘빨리빨리’ 속도를 중시했다면 이제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며 자기 삶에 대해 원천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뭘까, 어떤 게 행복한 삶일까, 이런 것들을 스스로에게 묻고 답을 찾으려 하는 거다. 이것이 지난해 촛불에 녹아 있는 것 같다. 큰 틀의 방향성에 대해 사람들이 묻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은 이제 그런 사람들의 삶과 생활, 인생의 방향, 이런 것에 대해 천착해야 되는데, 아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차성수: 광화문광장에서 터져 나온 ‘이게 나라냐’는 말 속에는 박근혜 정권에 대한 불만, 민주주의 복원에 대한 염원 등이 전반적으로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공공성 쇠퇴’를 지적하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공공영역이라고 하는 것이 외환위기 이후 거의 작동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정부 시절에는 작동하려고 애는 썼는데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이명박 정부 이후부터는 작동 자체가 아예 되지 않고 있다. 공공성이 완전히 붕괴되면서 각자의 삶이 황폐해진 게 ‘이게 나라냐’는 외침으로 터져 나왔다. 즉, 그 말 속에는 공공성을 복원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 있는 것이다. 내 삶을 바꾸는 걸로 공공성을 복원해 달라, 이명박 정부 이후 신자유주의나 시장에 의해 압도당했던, 또는 대기업에 의해 압도당했던 것들을 회복시켜 달라는 게 촛불민심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2010년 민선 5기부터 지방정부에서 공공성 복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해오고 있다. 무상급식, 마을공동체 사업, 사회적경제 사업 등을 이끌어 왔다. 문재인 정부도 공공성 복원을 짊어져야 할 가장 큰 짐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돌봄 문제, 건강 문제, 주거개선 문제 등 삶을 바꾸는 것들을 화두로 제시하고, 국정 100대 과제에 포함시켰다고 본다. 공공성 복원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데, 문제는 이것을 구현하는 방법이 교과서처럼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사회적 세력과 정치적 세력 간에 협치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앙정부 공무원들과 관료들, 정치인들이 지난 9년 동안 솔직히 공공성 복원 기능을 전부 상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공성을 복원하는 게 더더욱 어렵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굉장히 높고, 현 정부의 책임도 막중하지만 현실적으로 풀어나가기에는 쉽지 않다. -이성: 촛불혁명 당시 광화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이 제일 큰 원인이긴 하지만 또 다른 요인도 작용한 것 같다. 바로 오랫동안 쌓였던 분노다. 권력이든 돈이든 가진 자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그들 중심으로 사회를 바꿔가는 행태, 국민을 개돼지로 아는 관료, 갑질, 양극화 등 여러 분노가 오랫동안 국민들 가슴에 누적돼 있었다. 이런 분노가 우리 사회가 보다 정의롭고 온정적이고 배려하는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갈망으로 표출됐다고 본다.-정원오: 아주 뜻깊게 보고 있는 게 있다. 바로 숙의민주주의 전형을 보여준 신고리 원전 5·6호기에 대한 공론화위원회의 결정 방식이다. ‘숙의’(熟議), 말 그대로 깊이 생각하고 충분한 의논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 즉 숙의가 의사결정 중심이 되는 민주주의를 보게 돼 인상적이었다. 촛불은 연령별, 세대별 등 사회 구성원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정신을 담고 있다. 그중에는 국민을 무시하는, 불통과 아집으로 똘똘 뭉친 정권에 대한 저항 정신도 내포돼 있다. 이것은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문제다. 신고리 원전 5·6호기와 관련해 촛불을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는 원전 반대가 훨씬 많았다. 하지만 결론은 원전을 계속 짓는 방향으로 났다. 결정 과정에 국민들이 주인이 돼 참여했기에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이것이 바로 촛불정신이 반영된 결정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87년 6월 항쟁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참여’에 대한 갈망을, 말 그대로 ‘타는 목마름’으로 분출했지만 그걸 담을 수 있는 제도적 그릇이 없었다. 지금 필요한 건 다른 게 아니다. 촛불정신을 제도적으로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마련해야 한다. 그 단초는 참여민주주의를 보여준 공론화위원회에서 찾을 수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촛불정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개헌을 통해 국민들이 불만을 갖고 있는 대의제에 대한 보완책을 담아내야 한다.-김우영: 광화문 촛불 당시 전경차를 부수거나 폭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을 시민들 스스로 제지했다. 차벽에 붙은 스티커도 직접 다 뜯어내고 의경·전경들까지 자식처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단의 지혜를 발휘하며 평화적 시위의 전범을 보여줬다. 위대한 대중만큼 뛰어난 지도자는 없다는 점, 그리고 시민들이 직접 자치의 기술로 나라를 이끌어갈 때가 왔다는 것을 여실히 확인한 게 지난번 촛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새 정부가 자치분권 개헌을 중요 국정과제로 제시한 건 아주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치의 기술 핵심은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여러 변화를 겪어 왔다. 하지만 그 변화 이후 대부분 우리 삶의 문제를 정치 세력에게 위탁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망이 커지고 기대가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계속 답보 상태였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답보 상태를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우리가 누구에게 기대거나 의지하지 않고, 마을 단위에서 우리의 삶의 문제를 직접 토론하고 결정하면 정부는 그 결정 내용에 대해 지원해 주는 진정한 의미의 마을자치, 분권시대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간 협상, 사회 대타협을 통해 개헌을 이끌어내 자치의 기술에 기반을 둔 마을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렸으면 한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평가해 달라. 대통령에게 직언한다는 자세로 말씀해 주셨으면 한다. -이창우: 문재인 정부 6개월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게 나라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국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치유했기 때문이다. 국가와 국민의 상호 신뢰, 이것이 국가 최고지도자로부터 구현됐다고 평가하고 싶다. -차성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있고, 국민 지지도도 높다.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소통을 몸소 실천하는 등 총론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집권한 뒤 바로 국정 운영에 들어간 짧은 기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다만 앞으로 국민들 삶을 바꾸는 각론적 정책 과제를 해결해야 되는데, 너무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대가 크기에 당연한 듯한데 걱정되는 부분이다. 앞서 얘기한 공론화위원회는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참여와 결과의 투명성, 모든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도 형식은 다를지라도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김우영: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는 둘 이상의 태풍이 충돌해 그 영향력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자연현상을 의미하지만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 최악의 상황이 닥쳤을 때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데도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은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이었다. 북핵, 트럼프발 위기 국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등 여러 악조건이 겹쳤는데, 인사라든가 정권을 운영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가운데서도 상당히 슬기롭게 대처하고 안정감 있게 해결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위기에 강한 정부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성: 대통령도 국민 속 한 사람이라는 걸 확실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식판 들고 직원들과 함께 밥 먹는 모습에, 대통령과 나란히 사진 찍을 때, 대통령이 아이들을 만나 무릎 꿇고 앉아서 이야기하는 모습에 국민들이 환호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당연한 일인데도 그동안 그렇게 하지 못했다. 대통령도 국민 속 한 사람이라는 것을 심어주고 있는 데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로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70%라는 높은 지지도를 견고하게 유지하는 것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영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 민주주의는 절차로서의 민주주의와 내용으로서의 민주주의, 양 측면이 있다. 사실 절차로서의 민주주의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그동안 여러 사안을 대통령 리더십을 중심으로 이끌어온 것 같다. 참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앞으로 민생과 관련된 여러 난제들이 닥칠 텐데, 상당히 걱정된다. 인수위가 없어 발생하는 한계인 듯하다. 인수위 기간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다. 대통령은 인수위 두 달 동안 모든 참모들과 함께 오롯이 국정을 준비할 수 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아주 무겁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 리더십은 탁월한 반면 참모가 보이지 않는 아쉬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원오: 인수위 기간도 없이 온갖 어려운 국면에서 출범했지만 청와대 비서진과 함께 초창기를 성공적으로 보낸 것 같다. 북핵을 비롯한 여러 가지 외교적인 문제, 경제 문제 등과 관련, 총론을 잘 잡고 각론도 잘 맞춰 가면서 해결해 나가고 있다. 굉장히 긍정적으로 본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제 자치구인 성동구 마장동주민센터에 왔을 때 지방자치와 관련해 연방제에 준하는 분권을 하겠다고 최초로 선언했다. 국정과제로도 채택되고 신뢰 있게 진행돼 기대가 크다. 김승훈·윤수경·송수연·이범수·최훈진 기자 hunnam@seoul.co.kr
  • 아내를 죽이는 상상, 그리고 죽은 아내…‘카인드 오브 머더’ 예고편

    아내를 죽이는 상상, 그리고 죽은 아내…‘카인드 오브 머더’ 예고편

    ‘캐롤’의 원작자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심리 스릴러 ‘카인드 오브 머더’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카인드 오브 머더’는 불행한 결혼 생활에 지쳐 부인을 죽이는 상상에 빠진 월터 스택하우스 앞에 상상처럼 부인의 시체가 나타나며 살해 의혹을 받는 이야기를 그렸다. 공개된 예고편은 “죽었으면 좋겠다고 비는 것과 실제로 죽이는 것, 무엇이 다를까…”라는 휠터 스택하우스의 대사로 시작한다. 이어 그의 집에 초대받은 매력적인 가수 ‘엘리’가 찾아온다. 이후 월터 스택하우스와 엘리의 관계는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의 부인 ‘클라라’를 뒤흔들기 시작한다. 의부증을 보이며 남편에게 집착하는 그녀에게 월터 스택하우스는 이혼을 선언한다. 하지만 며칠 후, 클라라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그는 유력한 용의자 선상에 오른다. 특히 엘리는 그가 했던 말이 잊히지 않는다며 두려움에 떠는 모습은 과연 진짜 범인 누구일지 궁금케 한다. 영화의 원작이기도 한 ‘아내를 죽였습니까’의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자신의 친구에게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스스로 맡길 정도로 영화화 작업에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모든 소설들이 그러하듯, ‘카인드 오브 머더’의 주인공들 역시 선과 악의 구분이 불분명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색을 맡은 수잔 보이드는 “그녀의 원작엔 도덕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그녀의 소설 속 선인과 악인들은 아주 작은 차이만을 가지고 있다”며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에 대해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상상의 악행에서 비롯된 사건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케 하는 영화 ‘카인드 오브 머더’는 11월 23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사설] 국정원 특활비 정치권 간 곳 예외 없이 밝혀야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최 의원은 경제부총리 시절 1억원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건네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최 의원은 “사실이라면 동대구역 앞에서 할복자살하겠다”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병기 전 국정원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한 데다 ‘최경환 1억원’이라고 적힌 국정원의 회계장부까지 입수한 상태라고 한다. 청와대에서 시작한 국정원 특활비 수사가 정치권으로 범위를 넓힌만큼 그 파장도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금 국정원 돈을 받은 국회의원이 한 사람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당시 최 부총리에게 기관 예산 확보에 편의를 봐달라며 로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각 기관의 예산안을 좌지우지하는 경제부처의 장(長)에게 국정원이 거액의 로비를 했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해당 예산안의 국회 통과 여부를 결정짓는 여야 의원들에게 훨씬 더 강력한 로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검찰이 특활비 수사를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특활비가 여당 의원 3명, 야당 의원 2명에게 전달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의원들이 소관기관인 국정원에서 비정기적으로 ‘떡값’을 챙겼다는 설(說)도 없지 않다. 검찰은 “국정원이 의원들에게 특활비를 전달했다는 진술은 아직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의지만 있다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근거는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최 의원 수사에서도 국정원의 예산 내역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헌수 전 기조실장의 진술이 뒷받침됐다. 검찰은 국정원 회계장부도 입수했다고 하지 않았나. 검찰의 국정원 특활비 수사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비리를 드러내는 데만 그치지 않는 것은 다행스럽다. 정치권 수사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측근이었던 친박(親朴)의 부도덕성을 부각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수사는 부정에 연루된 몇사람을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에 오용(誤用)된 정보기관이 제자리를 찾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어야 한다. 검찰은 우선 정치권에서 ‘국정원 돈은 뒤탈 없는 안전한 돈’이라는 인식부터 사라지게 예외 없이 수사하라.
  • 미해군 조종사, 제트기로 하늘에 ‘불측한 그림’···해군 “사과”

    미해군 조종사, 제트기로 하늘에 ‘불측한 그림’···해군 “사과”

    미국 해군 소속 조종사가 훈련 도중 제트기 배기가스로 하늘에 외설적인 형상을 그렸다가 일반 시민들의 제보로 적발됐다. 워싱턴포스트와 CNN,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주 북서부 위드비 아일랜드에 있는 해군비행기지에 주변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하늘에 이상한 형상이 그려져 있다는 내용이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도 이 형상을 찍은 사진들이 속속 올라왔다. 위드비 아일랜드 해군비행기지 측은 곧바로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가 이런 일을 저지른 조종사를 적발했다. 해당 제트기가 전투기인지 훈련기인지 등은 확인하지 않았다. 기지 측은 성명에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있었고, 훈련의 가치가 전혀 없었다”면서 “우리는 해당 조종사에 책임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조종사는 내부적으로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법 위반 혐의로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작다고 미 언론들은 설명했다. 연방항공관리청(FAA)은 이번 해프닝에 대해 “‘공중 글씨쓰기’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할 일은 없다. 도덕성을 감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낯선 여성과 얘기 나눴다 체포된 사우디 男

    낯선 여성과 얘기 나눴다 체포된 사우디 男

    사우디아라비아 남성이 낯선 여성과 얘기를 나눴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17일(현지시간) 아랍계 온라인 뉴스미디어 스텝피드는 사우디 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한 패스트푸드점 뒤 편에서 두 남녀가 짧은 대화를 나누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근처 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이 점심시간에 음식점 직원에게 다가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남자 직원은 국가의 규범과 가치에 위배되는 행동을 저질렀고 규칙과 규정에 따라 그를 검거해 조사와 처벌을 내렸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해당 영상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두 남녀가 부도덕한 행동을 보였다거나 둘의 대화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두 가지 의견이 대립을 이뤘다. 왜 여성은 조사를 받지 않았느냐는 추가적인 반응도 있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이 운전하는 것을 허가하는 등 과도하게 보수적인 규칙을 완화하기 시작하면서 이 문제도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가 ‘중동의 열린 이슬람’을 복원시키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남성 후견인의 허락없이 일면식 없는 남성과의 대화가 금지된다. 양육권 분쟁에서도 권리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덕 함양·악덕 방지 위원회’(Commission for the Promotion of Virtue and the Prevention of Vice) 입장에선 대중들이 이슬람 법을 어기지 않도록 할 책임이 있지만 과도한 인권침해로 여러 차례 비난을 받고 있다. 사진=스텝피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유엔, 위안부 사죄 권고…日 “부끄러울 것 없다” 적반하장

    일본 정부가 17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사죄 권고안 결정에 반발하며 사실상 불복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 위안부 한·일 합의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전날 나온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 보고서는 (최종이 아닌) 잠정적인 것”이라며 “내용을 정밀히 살펴보고 확실하게 대응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열린 보편적정례인권검토(UPR) 회의에서 일본은 이전 심사 이후의 중요한 진전으로 2015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언급했다”며 “각국의 지적에 대해 확실히 반론해 설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5년 한·일 양국 정부 간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의미의 지적이다. 스가 장관은 이어 “잠정 보고서는 각국과 지역의 발언과 권고를 모아 놓은 것으로 극히 일부 국가의 발언도 게재되는 경향이 있다”고 깎아내리면서 “각각의 국가들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철저하게 이해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이 문제에 대한 한·일 합의를 상기시키면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임을 주장해 왔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 14일 열린 UPR 회의 결과를 토대로 전날 일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사죄를 하고 희생자에게 보상하라”고 요구하는 권고를 내렸다. 인권이사회는 내년 2월 26일~3월 23일 총회에서 권고에 대한 일본의 수락 여부 판단을 반영한 최종 권고를 채택할 예정이다. 인권이사회의 권고는 도덕적 권위와 준거의 기준은 되지만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오카무라 요시후미 유엔 인권이사회 UPR 회의의 일본 정부 대표도 전날 유엔 유럽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언론에 “한국과 중국에 의한 위안부 문제 항목과 미국 등이 요구한 보도의 자유 관련 항목에 대해 검토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엇도 부끄러워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고 내용을 하나하나 자세히 조사해 내년 2~3월의 인권이사회 개최까지 수락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2008년, 2012년에 이어 올해 다시 심사 대상국이 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검찰 “다큐 백년전쟁 내용 일부는 틀려” 제작진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임현)는 17일 이승만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민족문제연구소의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에 일부 허위 내용이 포함됐다며 감독 A(50)씨와 프로듀서 B(50·여)씨를 사자(死者)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다큐 중 ‘1920년 6월 이 전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맨(Mann)법 위반으로 체포·기소됐다가 백인 유력 인사들의 보증으로 빠져 나갔다’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맨법은 성매매나 음란행위 등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과 주 경계를 넘는 행위를 처벌하던 미국법으로 1910년 발효됐다. 검찰은 이 부분을 제외한 다큐 내용에 대해서는 “다소 과장이나 공격적 표현이 있더라도 형사처벌 영역이 아닌 의견표명에 해당한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양자인 이인수 박사는 2013년 5월 “백년전쟁 제작진이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해당 내용을 영상물로 제작해 고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제작진과 민족문화연구소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영상물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민족문제연구소장에 대해선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귀순병사 직접 구조한 JSA 대대장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

    귀순병사 직접 구조한 JSA 대대장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

    “대대장이 포복해서 북한군 병사를 데리고 왔다고 하는데, 여기는 대대장 무용담을 늘어놓는 자리가 아니다.” 지난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정진석 의원은 지난 13일 오후 북한 군인 1명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하는 과정에서 우리 군의 대응이 잘못됐다며 질타만 했다.하지만 북한 군인 귀순 당시 JSA 한국군 경비대대의 대대장은 북한군의 총을 맞고 즉사할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제는 귀순하려다 총격을 받고 쓰러진 북한 군인을 JSA 한국군 경비대대장 권영환(육사 54기) 중령이 어떻게 구조했는지를 관련 제보를 종합·재구성해 16일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3시 15분쯤 총탄 발사음이 들리자마자 권 중령은 전방의 적황부터 살폈다. 권 중령은 순간 ‘전쟁으로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북한 군인의 귀순을 막기 위해 북한군 증원병력이 몰려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초소의 북한군 병력과 합치면 적군의 수가 아군보다 많아지는 상황이었다. 권 중령은 무장부터 시켰다. 평소 무장인 권총 대신 K-2소총과 방탄복·방탄헬멧을 갖추고 병력을 길목에 배치하는 한편 대대 병력의 증원을 명령했다. 전투 준비와 배치가 끝난 후 권 중령은 감시 장비를 다시 돌렸다. 이때서야 북한군 병사가 부상을 입은 채 쓰러져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낙엽을 모아둔 곳에 쓰러져 외부 식별이 쉽지 않은 상태였으나 감시 장비가 찾아냈다. 권 중령은 즉각 부사관 중에서 행동이 민첩한 중사 2명을 대동해 낮은 포폭으로 북한군 병사에게 접근해 구조해냈다. 북한군의 최초 발포와 전투 준비를 거쳐 구조까지 걸린 시간이 바로 16분이라고 서울경제는 전했다. 쓰러진 귀순병사와 북한군 초소의 거리는 수십미터에 불과했다고 한다. 권총 사격으로도 맞힐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한 북한군 초소에는 소총뿐 아니라 중화기까지 배치돼 있었다. 북한군이 발포한다면 그야말로 즉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권 중령은 ‘왜 부하들을 보내지 않았느냐’는 군 장성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는 없었습니다.” 권 중령은 자신의 무용담이 알려지는 데 부담을 느끼며 한사코 마다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하들을 죽일 수 없다며 자신이 나선 권 중령의 솔선수범 리더십이 여러 관계자를 통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권 중령은 대대원 모두를 무사하게 지켜냈다는 점을 감사하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하지만 ‘안보 정당’을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은 귀순한 북한 군인에 대한 북한군의 사격이 남쪽 구역까지 이어졌는데 ‘왜 우리 군은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한국일보에 기고한 칼럼 ‘이승기, JSA 대대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통해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 “이런 대대장에게 판문점 현장에도 안 가본 사람들이 즉시 대응 사격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한다. 만약 덮어놓고 대응사격을 했다면 우리 측의 피해는 차치하고 현재 생사의 기로에 있는 그 귀순병사가 더욱 집중사격을 받아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 MDL 북측에서 차량사고가 나고 총성이 울리면 우리 측 피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북측의 내부 일이다. 또 도로가 아닌 숲으로 숨어들어간 북한 병사를 재빨리 찾지 못했다고 질책하는 것은 현장 지형을 너무나 모르고 하는 주장이다. 일반인이 TV 속에서 보는 판문점은 아스팔트 위에서 우리 병사들이 권총을 찬 채 선글라스를 끼고 서 있는 모습뿐이다. 그 옆으로 북한 귀순병사가 왔는데 왜 대응사격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할 만하다. 그런데 그 경비병들은 관광객이 있을 때 보호를 위해 나오는 것이라, 평소에는 아무도 없고 화면 바로 옆은 숲이다. 따라서 여론주도층쯤 되면 현지 상황을 모른 채 함부로 예단해서 소리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사회지도층으로서 적을 이롭게 하지 않는 최소한의 도덕적 책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형 교회, 성장 멈추고 지역사회 섬기는 방법 고민 할 때”

    “대형 교회, 성장 멈추고 지역사회 섬기는 방법 고민 할 때”

    “한국 교회는 이제 성장보다는 성숙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어떻게 섬길지를 놓고 더 고민해야 하고 그 운동에 작은 교회들이 먼저 헌신해야 한다고 봅니다.” 초교파 개신교 단체 생명평화마당의 창립 멤버로 초창기부터 ‘작은 교회 운동’을 사실상 주도해온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방인성(63·함께여는교회) 목사. 방 목사는 “작음은 생명과 평화의 상징”이라며 “작은 교회야말로 그 성경적 가르침을 올곧게 실천할 수 있는 첨병이 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예수님은 작은 인간의 몸으로 마구간에서 태어나 생명과 평화의 삶을 사신 분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고 기독교를 믿는 이라면 응당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내 개신교 교회의 80%가 100명 미만의 신도를 갖고 있지만 대형 교회의 힘과 목소리에 눌린 채 살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작은 교회 운동은 대형 교회에 맞서 싸우려는 게 아니고 대형 교회들이 성장을 멈추고 성숙된 길을 찾도록 앞장서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 도덕, 사회윤리가 타락하고 사회윤리의 지렛대인 종교마저 일탈하면 사회의 자정능력과 희망이 사라지게 되지요.” 평화가 위협받을 때 종교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진다는 방 목사는 그래서 “작은 교회 운동은 평화의 운동이기도 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금 한국 교회는 공룡처럼 되어가고 있어요. 영성이 아닌 건물 중심으로만 대형화하고 있는 지금의 교회라면 미래는 없습니다.” 2014년 41일간 세월호 유가족들과 단식을 함께했던 방 목사. 그는 ‘단식의 광장’에서 서민들을 통해 생명의 기운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그가 그토록 생명 평화와 작은 교회 운동에 천착하는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 슬픈 경험을 들려준 방 목사는 결국 이 땅의 종교들이 연합해 생명과 평화를 일궈내는 새로운 종교운동을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웃 종교들이 사회의 공공선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하며 각 종단의 개혁세력들이 앞장서야 해요.” “500년 전 종교개혁은 유럽 사회를 바꿔놓지 않았습니까. 한반도에서도 그런 종교 개혁이 일어나야 합니다.” 존경이 아닌, 손가락질당하는 지탄의 대상인 된 종교의 현주소. 방 목사는 “이제 급박한 세상의 위기 앞에서 작은 교회는 어쩔 수 없는 종교개혁의 큰 단초가 될 것”이라며 “생명체인 모든 종교가 작게 어울리자”고 당부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11세 몸무게 13㎏…새엄마가 8년 동안 아들 굶긴 이유?

    11세 몸무게 13㎏…새엄마가 8년 동안 아들 굶긴 이유?

    한 부도덕한 엄마가 정부가 지급하는 질병 수당을 가로채기 위해 고의로 수양 아들을 굶겨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러시아에 사는 여성 류보프 코로트코바가 양아들 발레리 콘도로브(11)를 8년 동안 굶긴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코로트코바는 8년 전 3살이었던 발레리를 고아원에서 입양해 키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아들을 입양한 이유는 사실 다른 데 있었다. 그녀는 남편 몰래 교묘한 계획을 세워 아들에게 적은 양의 죽과 생선만 먹여 피골이 상접하게 만들었다.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그걸로도 모자라 아들에게 희귀한 위장질환 병력이 있는 것처럼 꾸며내기 위해 약물까지 투여했다. 그후 의사와 지역 공무원들을 속여 아들을 장애인으로 등록한 다음 정부로부터 융자, 보상금, 기타수당과 같은 재정적인 지원을 받았다. 현지언론은 코로트코바가 손에 넣은 보조금만 2만 파운드(약 3000만원)에 달하며, 자선단체에서도 기부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 돈은 사치품을 사는 데 모두 탕진했다. 깡마른 발레리는 11살이지만 몸무게가 13㎏이 채 나가지 않으며, 키도 104㎝ 정도다. 얼마나 먹지 못했으면 3살 때 고아원에서 입었던 옷이 여전히 딱 맞는다. 지난 5월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사관들은 아이를 영양실조로 만들어 수당을 가로채려 한 그녀를 고발했다. 그녀는 사기, 고의적인 아동 건강 침해 등 혐의로 징역 10년형에 처해진 상태다. 아들 발레리는 코로트코바가 입힌 피해 말고는 실제로 의학적 병력이 없으며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남의 대회에서 난동 맥그리거, 사과했지만 “심판 그러면 안돼”

    남의 대회에서 난동 맥그리거, 사과했지만 “심판 그러면 안돼”

    장문의 사과글을 올렸다. 하지만 심판에 대해서는 준엄하게 꾸짖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벨라토르 187 도중 옥타곤에 난입해 심판, 관계자와 충돌한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 얘기다. 그는 메인이벤트로 존 레드먼드와 대결한 팀 동료인 찰리 워드를 응원하다가 옥타곤에 뛰어들었다. 1라운드 종료를 약 10여초 남겨두고 레드먼드가 워드의 정타를 맞아 쓰러진 순간이었다. 난장판이 벌어졌고 고다르 주심은 결국 워드의 승리를 선언했다. 맥그리거는 경호요원들에 의해 옥타곤 밖으로 나간 뒤에도 다시 펜스를 넘어 들어오려다 말리는 대회 관계자의 뺨을 때렸다. 자신이 속한 대회도 아니고 남의 대회에 응원하러 갔다가 거의 난동 수준의 과한 행동을 했다. 맥그리거는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주말 더블린에서 벌어진 나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나의 팀원과 친구들을 돕고자 했을 때 감정이 앞섰고 선을 넘어 행동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UFC의 멀티 체급 챔피언으로서, 공인으로서, 롤 모델로서 난 더 높은 수준의 도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이 등을 떠민 심판 마크 고다르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날 밤 레퍼리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파이터를 일으켜 세우고선 2라운드로 속행해 싸우라고 하는 끔찍한 결정을 하려고 했다. 심지어 코치의 말도 무시하고 말이다. 이미 경기는 끝이 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상대가 부상을 당해 죽는 것(지난해 4월 주앙 카르발류)을 목격한 뒤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이성을 잃고 선을 넘는 행동을 했다. 모두에게 정말 미안하다”라고 해명했다. 반면 레드먼드는 KO로 끝날 상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쓰러지는 순간 즉시 회복하기 위해 바로 주짓수로 들어갔다. 경기는 끝나지 않았고, 라운드가 거의 종료될 무렵이었기 때문에 2라운드로 갈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현장의 서커스 같은 광기 때문에 결정이 흔들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맥그리거가 어느 정도 징계를 받느냐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벨라토르를 주관한 모히칸부족 체육규정위원회는 맥그리거의 행동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UFC와 관련 기관들과 대화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징계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맥그리거는 UFC 소속이고, UFC를 이끄는 최고의 카드란 점 때문에 징계 수위는 미미하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나부터 바로 서서 그에게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나부터 바로 서서 그에게

    유배인들이 유배지에서 했던 일들은 많다. 한시를 짓고 가사를 씀으로써 소위 유배문학이라는 전통을 만든 것도 그들이다. 그들이 살던 시대에는 한시를 짓는 능력이 교양으로 매우 중시됐다. 특히 과거시험을 위해 어려서부터 한시 짓는 방법을 익혀야 했다. 문학을 도덕과 교훈을 위한 도구로 생각했던 조선 지식인들은 한시를 짓는 일이 원칙적으로 남성들의 일이라 여겼다. 이 때문에 유배지에서도 많은 유배인들이 한시를 남겼다. 그런가 하면 한시 외에 편지를 쓴 유배인도 많다. 소학에 ‘선비의 일에 가장 가까운 것이 글씨를 익히고 편지를 쓰는 일’이라고 했듯이 편지는 조선 지식인들이 사는 일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유배인들은 외부와의 유일한 의사전달 방법이 편지였기 때문에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두 아들과 둘째형, 그리고 제자들에게 수백여 통의 편지를 보냈고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김정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것들은 모두 유배인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유배지의 현지 주민들을 위한 행위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중국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해남도(海南島)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소동파를 두고 “동파는 불행했지만 해남은 행복했다”고 하는 이유가 그가 시를 잘 썼기 때문이 아니라 무지몽매한 유배지 현지 주민들과 함께 어울렸기 때문이다. 어울림 가운데 으뜸은 바로 교육 활동이다. 1545년 을사사화로 성주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이문건 역시 유배지 주민들과 잘 어울리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현지 주민들에게서 전세 공물 및 잡역 등 부세를 받아서 대신 관에 납부하고 중간에서 차액을 남기는 방납에 관여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경제활동을 했을 뿐이었다. 유배인 신분에도 재산을 증식한 특이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유배지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현지의 젊은이들을 잘 가르쳐 조선 건국 이래 처음으로 가장 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하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4년 뒤 사면을 받았던 강백 같은 유배인도 있었다. 그는 1728년 이인좌의 난에 연루돼 철산에 유배됐는데 교육 활동을 통해 현지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만남으로써 그 결과 “강백은 불행했지만 철산은 행복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선비들이 유배를 당하면 정치인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학자적 기능은 여전히 가능했기 때문에 유배생활을 서재생활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많은 한시도 쓰고, 편지도 썼지만 어떤 유배인은 이 시간에 현지 주민들을 가르쳤던 것이다. 사실 김정희가 위대한 것은 추사체를 완성하고 세한도를 그렸기 때문만이 아니라 제주도 주민들과 기꺼이 만나고 그들에게 가르침을 주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배인들의 교육 활동이 왜 이렇듯 중요한가 하면 당시 계급으로 차별을 구조화한 조선시대의 위계질서를 넘어선 이타적 행위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만남, 이런 교육 활동이다. 자본의 위계질서를 정당화하고 부익부 빈익빈의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교육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한 ‘함께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교육이 가능하려면 무지몽매한 유배지 주민들에게 헌신했던 유배인들처럼 정부와 기업, 기득권자, 그리고 우리 개개인들이 나서서 가난과 질병, 냉대와 무관심, 스트레스로 소외받고 있는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지속적으로 인간적이고 생산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연말연시, 그 바람이 더욱 커진다.
  • 초등생 제자와 성관계한 30대 여교사에 징역 5년 선고

    초등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한 여교사에게 법원이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조은래)는 14일 미성년자 의제 강간과 미성년자 의제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교사 A(32)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또 A씨에 대한 정보 10년간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교사가 정신적 육체적 약자이자 훈육·보호 대상인 미성숙한 초등학생을 성적 쾌락과 유희의 도구로 삼아 추행·간음을 반복한 것은 교사 역할을 포기한 것임은 물론 교사를 믿고 따르는 학생과 학생을 맡긴 학부모 모두의 신뢰를 저버린 심각한 배신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 예의조차 저버린 행위이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만 12세 어린 아이에게 평생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의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준 것은 좁게는 피해 아동과 그 학부모에 대한 개인적 범죄일 뿐 아니라 넓게는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건전한 성도덕과 초등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사회적 범죄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처음 간음 한 장소가 피고가 담임을 맡은 학년 교실이라는 점, 그리고 피해 아동과의 연락·만남·추행 및 간음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행위를 피고인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해 합당한 처벌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어른스러워 서로 좋아하는 마음에 사랑한 사이라 생각하고 성관계를 했을 뿐 욕망을 충족시킬 목적으로 피해 아동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인 주장은 만 13세 미만 초등학생은 법적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결코 성관계가 예정된 사랑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만 13세 미만 초등학생은 결코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합의 하의 성관계라 하더라도 사실상 강간과 동일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 남편을 비롯해 가족과 주변 동료, 특히 피해자 부모까지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이 이미 파면처분을 받은데다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 형량을 결정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5~8월 근무하던 경남지역 모 초등학교 고학년 남학생과 교실·승용차, 야외 등지에서 7차례 성관계를 하고 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모든 범죄로부터 제자를 보호해야 할 스승인 A씨가 오히려 미성년자인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것은 용서할 수 없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 당시 A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잘못된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무엇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용서를 구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법원, 초등생 제자와 성관계한 30대 여교사에 징역 5년 선고

    법원, 초등생 제자와 성관계한 30대 여교사에 징역 5년 선고

    초등학교 남학생과 수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교사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부장 조은래)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 미성년자 의제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사 A(32씨에게 14일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 여름 근무하던 경남 지역 모 초등학교의 남학생과 교실·승용차 등에서 9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잘못된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무엇보다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적 육체적 약자이자 훈육의 대상인 만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성적 쾌락과 유희의 도구로 삼은 것은 교사의 역할을 포기한 것이며, 자신을 믿고 따르는 수많은 학생과 그 학생을 맡긴 학부모 모두의 신뢰를 저버린 심각한 배신행위일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행위”라고 나무랐다. 이어 “피고가 미성년자에게 평생 치유하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준 것은 좁게는 피해 아동과 그 학부모에 대한 개인적 범죄일 뿐 아니라 넓게는 오랜 기간 우리 사회에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던 건전한 성도덕과 초등 공교육을 무너뜨린 사회적 범죄이기도 하다”면서 “처음 간음을 한 장소가 피고가 담임을 맡은 1학년 교실이라는 점, 그리고 피해 아동과의 만남·연락·추행 및 간음에 이르기까지 피고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만 13세 미만의 초등학생은 육체적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설령 성관계를 합의했더라도 사실상 강간과 다름이 없다”면서 “피해 아동이 어른스러워 서로 좋아하는 마음에 사랑하는 사이라 생각하고 성관계를 했을 뿐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려고 이용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피고인 변소는 만 13세 미만의 초등학생의 경우 법적으로 언제 어떤 상황에서 성관계가 예정된 사랑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자백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고] 최부잣집과 대산공단/이완섭 충남 서산시장

    [기고] 최부잣집과 대산공단/이완섭 충남 서산시장

    조선시대 최대 거부인 ‘경주 최부잣집’은 기부왕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현종 때 최국선은 보릿고개를 맞으면 쌀 100석을 이웃에게 무상으로 나눠줬다. 흉년으로 쌀을 빌려 간 농민들이 이를 갚지 못하면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담보 문서를 불살랐다. 최국선의 할아버지는 최진립으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 참전한 공으로 나라에서 많은 땅과 재물을 받았고, 국선의 아버지 최동량은 이를 토대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서민의 고혈을 짜내 돈을 벌지 않았다. 소작료도 수확한 양의 반만 받았다. 중간에서 빼돌리는 마름도 두지 않았고, 딱한 사정이 있는 농민의 소작료는 깎아 주었다. 최국선은 어릴 적부터 부자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뼈에 새긴 것이다. 이처럼 후한 인심 덕에 최부잣집엔 사람이 끊이지 않았고, 이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는 더 큰 부의 원천이 됐다. 그런데 이 집안에는 ‘육훈’(六訓)이라는 독특한 가르침이 있다. 첫째, 절대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둘째, 1년에 1만석 이상을 모으지 말고 그 이상은 사회에 환원하라. 셋째, 나그네를 후하게 대접하라. 넷째,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마라. 다섯째, 집안에 새 식구가 들어오면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혀라. 여섯째,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부자의 도덕·사회적 책임이 절절히 느껴진다. 서산시에는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의 하나인 대산공단이 있다. 이곳에는 ‘대산5사’로 불리는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KCC를 비롯해 70여개 기업에서 1만 50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연간 40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5조원에 이르는 국세를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세 납부액은 국세의 1% 정도인 543억원에 불과하다. 지역사회 공헌도 극히 미미하다. 오히려 1988년 조성 이후 환경오염과 교통사고, 생활불편만 갈수록 가중시키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곳은 개별산업단지로 조성돼 울산이나 전남 여수석유화학단지처럼 국가산업단지로서 받는 그 어떤 혜택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 시는 그동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기관과 관련 연구원 등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사회간접자본 확충 및 주민 생활불편 해소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 8월 30일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대산공단 입주 기업의 지역사회 공헌을 촉구하는가 하면 이후로도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의원 및 지역 정치인, 대산공단 대표 등과 대화를 지속하면서 동반 성장의 목소리를 높여 나가고 있다. 지금은 기업과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시대다. 울산 SK이노베이션은 1000억원을 투자해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뒤 시민의 품에 안겼다. 여수의 GS칼텍스도 1000억원을 들여 종합공연장을 희사했지만 대산공단 기업에서는 이러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리 고장에서 날로 발전하는 대산공단 기업에 다시 묻고 싶다. 무려 300여년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부를 유지한 최부잣집처럼 오랫동안 지역사회와 함께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생각이 없는지 말이다.
  • [고진하의 시골살이]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집

    [고진하의 시골살이]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집

    달력과 시간의 굴레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는 자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다. 사랑과 미움,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등 존재의 대극(對極)과 마주치고 살 수밖에 없는 우리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찍이 이것을 깨달은 성인은 대극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의 예술을 제시했다.붓다의 제자 중 비파 타는 것을 생업으로 삼는 이가 있었다. 어느 날 비파를 조율하고 있는 악사에게 스승 붓다가 물었다. “줄이 느슨하면 어떻더냐” “소리가 나지 않지요.” “줄이 너무 팽팽하면 어떻더냐“ “줄이 끊어졌습니다.” “줄을 좀 늦추고 조음(調音)이 알맞으면 어떻더냐” “여러 소리가 고르고 아름다웠습니다.” 붓다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를 배우는 것도 이와 같아서 마음가짐이 고르고 알맞으면 도를 얻을 수 있느니라.”그렇다. 우리는 삶의 균형을 잘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삶 자체가 끝없는 변화의 연속이기 때문에 삶의 균형을 이루고 살아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한무릎공부로 간단히 되는 일이 아니다. 악사가 현악기 앞에 앉으면 먼저 줄을 고르듯 바다 물결처럼 천변만화하는 우리 삶에도 균형을 잡기 위한 조율이 끊임없이 요청된다. 나는 젊은 시절을 바닷가에서 살았다. 똑같은 바다지만 바다 빛깔은 늘 달랐다. 어느 날 나는 그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됐다. 바다의 빛깔은 하늘의 변화에 따라 끝없이 변화한다는 것을. 하늘이 투명한 쪽빛이면 바다도 쪽빛으로 변하고, 하늘이 먹구름으로 덮여 있으면 바다도 불투명의 잿빛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기가 누리는 행복이 지속하기를 바라지만, 행복의 빛깔이 온종일 지속될 수는 없다. 연인들의 사랑이 아무리 지극하다 해도 연인을 위한 사랑 노래를 온종일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행복에는 불행이 끼어들게 마련이고,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은 어느 순간 미움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 몸의 근육에도 긴장과 이완이 필요하듯 행복한 삶을 바란다면 때때로 끼어드는 불행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연인들의 사랑이 갓 뜯어 낸 푸성귀처럼 신선도를 지니려면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둘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 줄에 묶어 놓은 두 마리 강아지를 본 적이 있다. 서로 물고 뜯으며 온종일 싸움이 그치지 않더라. 연인들도 그렇다. 죽으면 죽었지 헤어지고 못 산다는 어제의 연인들이 함께 못 살겠다고 오늘 갈라지는 것은 사랑에도 균형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득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얼마 전 무뎌진 낫을 갈다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 시절에도 나는 농사일로 분주한 아버지를 도우려 소꼴을 베러 가곤 했는데, 소꼴을 베러 가려면 먼저 낫을 갈아야 했다. 날이 많이 무뎌진 낫은 먼저 거청숫돌로 갈고 나서 다시 고운 숫돌로 갈아 날을 곱게 세웠다. 그렇게 낫을 갈고 있으면 아버지는 언제나 잔소리를 하셨다. 너무 날카롭게 갈면 금세 무디어지니 적당히 갈아야 한다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그런 잔소리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소중한 지혜였다. 어디 숫돌에다 낫 가는 일뿐일까. 노자도 ‘도덕경’에서 말했다. 금화가 집안에 그득하면 그것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어렵고, 부와 명예로 교만하면 스스로 몰락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고. 이런 지혜를 터득한 중국의 여곤(呂坤)이란 이는 ‘아름다움’조차 멀리하며 살았다고 한다. “아름다운 음식은 사람으로 하여금 과식하게 만들고, 아름다운 여인은 사내들로 하여금 미색에 빠지게 만들며, 아름다운 물건은 사람으로 하여금 탐욕에 사로잡히게 하고, 아름다운 일이나 아름다운 경치는 그것에 연연하게 만들어 끝내는 재앙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곤은 자기 집에 ‘원미헌’(遠美軒)이라는 편액을 걸었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멀리하는 집’이란 뜻. 그렇다면 여곤은 아름다움을 아끼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지나친 경사가 존재의 균형을 잃고 불행을 불러올까 염려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아름다움마저 경계하며 자기 삶을 조율할 줄 아는 여곤이란 이의 균형의 예술이 정말 아름답지 않은가.
  • DVD방 무한경쟁 ‘乙들의 리그’…“서글픔 아닌 용기 낸 모습 담아”

    DVD방 무한경쟁 ‘乙들의 리그’…“서글픔 아닌 용기 낸 모습 담아”

    “제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예요. 비슷한 느낌의 사람들을 볼 때면 저라면 어땠을까, 거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곤 하지요.”독립 단편 ‘런던 유학생 리차드’와 장편 ‘10분’으로 청년 세대의 고용 불안을 조명하며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국내외에서 크게 주목받았던 이용승(37) 감독이 상업영화 데뷔작 ‘7호실’(15일 개봉)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에는 중산층 신화가 무너져 내리며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 그리고 학자금 빚에 허우적대는 알바생 이야기다. ‘10분’ 때도 공공기관 인턴 경험이 이야기의 뼈대가 됐는데 이번에도 짧았던 알바 경험이 기초가 됐다. “‘10분’을 준비할 때 급전이 필요해 야간에 할 수 있는 일을 구했는데 그때 DVD방에서 이틀 정도 일했어요. (이번 작품에는) 그때 사장님의 모습과 상황에서 따온 게 많아요.”‘7호실’은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의 압구정 골목 안쪽에 있는 할리우드 DVD방이 주 무대다. 파리만 날리고 있는 두식(신하균)은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관리비만 간신히 내는 형편이다. 어떻게든 장사가 잘되는 ‘척’을 해 DVD방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게 지상 과제. 야간 알바생 태정(도경수) 또한 뮤지션을 꿈꾸지만 학자금 대출에 어깨가 짓눌려 삶이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 그런데 알바비도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이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과 손대지 말아야 할 물건을 서로 7호실에 감춰 놓으며 한바탕 소동극이 이어진다. 영화에는 건물주 등 갑들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중국 교포 알바 한욱(김동영)을 비롯해 가게를 보러 오는 퇴직 교감 선생, 수시로 임대료를 올리겠다고 하는 건물 관리인이나 권리금을 후려치려고 하는 복덕방 사장 모두 ‘을의 리그’에서 무한경쟁에 내몰린 서글픈 인생들이다. 그래도 전작과는 달리 살짝 희망을 심어 놓은 대목도 있다. “‘10분’에서 갑에 억눌린 을들의 괴로운 얼굴을 보여 주다 보니 공포 영화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친구들에게 선물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발암 영화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번엔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을들이 도덕적으로 용기를 내는 모습도 넣었어요. 그러다 보니 다양한 장르가 섞인 블랙코미디가 됐네요.” ‘7호실’은 명필름이 제작하고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을 맡았다. 순제작비 10억원의 저예산이지만 그래도 상업영화 시스템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전 작품들은 독립영화라고 하지만 사실 학교 영화였고, 학교 밖에서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특히 무술팀과의 작업이나 CG 작업도 있어서 모든 게 낯설고 생소했죠. 그런 부분이 힘들었지 독립 영화와 상업 영화 사이에서의 고민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10년, 20년 뒤 어떤 영화감독이 되고 싶냐고 물었더니, 사람 이야기를 꺼낸다. “어떤 감독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았으면 해요.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삶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야 하니 현명한 사람이 먼저 되어야겠죠. 그럴 수 있다면 영화도 그렇게 닮아가지 않을까 싶네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단독]학종 자소서 0점인데 서류합격…도 넘은 경인교대

    [단독]학종 자소서 0점인데 서류합격…도 넘은 경인교대

    수업 안 한 교수는 출석 허위기재 논문 지도 명목 2억 받은 교수도 수업일수 미달 학생에 F 대신 A+ 경인교육대학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자기소개서 기재 위반으로 0점 처리된 학생을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이 대학 교수는 수업을 하지도 않은 날 출석부를 허위로 작성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학교에선 회계는 물론 인사와 입시, 학사 관리 등에서 30건의 비위가 적발됐다. 초등교사를 길러내는 학교라 이런 도덕적 해이가 더욱 심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최근 교육부가 공개한 이 학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과교육과 A교수는 지난해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공무 국외여행을 다녀오겠다고 한 뒤 12월 15일 입국했다. 14일에는 강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강의를 한 것처럼 출석부를 작성했다. 평생교육원 직원 B씨는 2009년 교육부 종합감사에서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학에 출강했다가 학교의 ‘불문경고’를 받은 적이 있는데도 2014학년도 1학기부터 6학기 동안 겸직허가 없이 또다시 강의에 나섰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근무 상황을 처리하지 않거나 출장·병가·공무휴가 등 허위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이들에게 각각 경징계와 중징계를 내리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이 밖에 이 학교 교육전문대학원은 논문 또는 논문 대체보고서 지도를 명목으로 교수 179명에게 2억여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기도 했다. 고등교육법에는 교수가 논문지도비를 받는 일을 금지하고 있다. 입시 비리는 물론 학사 처리 부분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대학 측은 지난해 수시모집 학생부전형 1단계 서류심사를 시행하면서 자기소개서에 학교 외 타 기관이 열었던 대회 수상 실적을 기재한 학생을 합격 처리했다. 고등교육법에는 이 경우 0점으로 불합격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경인교대 측은 “과학 관련 동아리 활동을 발표하는 대회 취지를 고려할 때 0점 처리하기는 부적합다고 판단했다”면서 “해당 학생은 예비 후보자로 심사돼 최종적으로 경인교대에 등록하지 않았고, 다른 대학에 입학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수 11명은 매 학기 총수업시간의 4분의1 이상 결석한 학생 20명에 대해 해당 과목 성적을 ‘F’로 처리하지 않고 ‘A+’ 등을 주기도 했다. 학생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교육부 고시에서는 ‘30시간 이상’으로 하고 있지만, 학교는 이를 어기고 ‘24시간 이상’으로 운영했다. 이 때문에 이 학교 학생 1855명이 교육봉사활동 시간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적정하게 지급된 논문 지도비를 학교가 모든 교수에게서 각각 회수해 세입조치를 지시하고, 성적을 함부로 매긴 교수 등에 대해서는 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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